[9월_동아시아과로사통신] 정부기관의 인력남용으로 인한 과로사, 감찰원으로부터 시정요구 받아

정부기관의 인력남용으로 인한 과로사, 감찰원으로부터 시정요구 받아

 

황이링(Hwang Yiling), OSHLink

 

2021818, 감찰원은 고용주의 보호 의무와 책임을 이행하지 않고 법령에 따라 필요한 안전 보건 조치를 취하지 않은 신베이시(新北市) 진산(金山) 구청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는 감찰위원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아울러 신베이시 정부에 관련 직무 과실 인원의 처분을 요구하였다. 이번 시정요구는 지난해 진산 구청에서 근무했던 29세 직원의 과로사가 발단이 되었다.

 

2020년 당시 29세의 천지아웨이(陳嘉緯)는 신베이시 진산 구청에서 언론홍보 업무를 담당했다. 업무내용에는 기관신문 연락담당, 뉴미디어팀 팀장, 구청 공식 페이스북 계정 운영 및 관리 등이 포함되었다. 작년 84일 오후 63, 천지아웨이는 구청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구청장의 공식 일정 활동에 대한 글을 업데이트한 후, 7시쯤 집에 돌아와 먼저 샤워를 하고 이어서 업무 관련 홍보영상을 편집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는 욕실에 들어가서 줄곧 나오지 않고 문을 두드려도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가족들이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문을 세게 당겨 열어보니 그는 이미 바닥에 쓰러져 호흡과 맥박이 없는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다.

 

천지아웨이의 생전 근무 시간을 확인해보니, 그가 장기간에 걸쳐 초과 근로를 했음이 드러났다. 사망 전 6개월 동안의 월 평균 초과 근로시간은 89시간에 달하였고, 그 중 2개월은 초과 근로시간이 100시간이 넘었다. 가족들 역시 그가 밤늦게까지 일을 하는 경우가 잦았고, 어떤 때는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먹을 시간조차 없어서 밤참으로 먹어야 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놀랍게도 이렇게 과중한 업무를 감당하던 그의 월급은 겨우 27,000위안(한화 약108만원)에 불과했다. 행정기관은 고용주의 입장이 되어서 오히려 노동 착취에 앞장서며 저임금 과로를 조장했다.

 

사건 발생 후 사회적 관심이 일었고, 감찰위원 역시 적극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1년여의 조사 끝에 2021818일 조사보고서가 발표되었고, 행정기관이 다음과 같은 과실을 범한 사실이 적발됐다.

 

1. 임시직에게 팀장직 업무를 담당하게 하였다.

 

천지아웨이는 진산구청의 계약직 직원으로, 정식 공무원이 아니었다. 201711월부터 "직무 대리인"이라는 이름으로 임용되어서 사망 전 총 28개월 동안 다섯 차례의 대리직무전환을 거쳤다. 대리한 직무는 계속 바뀌었어도 실제로는 모두 동일한 언론홍보 업무였다.

 

관련 법규정에 따르면 계약직은 각 기관의 행정계약에 의해 기간제로 고용되는 인력을 지칭하며 사무 업무, 간단한 행정 혹은 기술업무를 처리하고, 팀장 직무를 담당하거나 겸임할 수 없다. 그러나 천지아웨이가 임용되기 전에, 언론 연락담당은 사무처장(구청장 다음으로 높은 고위 관리자)이 담당했으며, 202074일 이후에는 원래 천지아웨이가 맡았던 뉴미디어팀의 팀장 역시 사무처장이 담당했다. 그가 담당했던 업무 내용이 모두 고위 관리자의 직무임이 분명했다. 행정기관은 인력을 남용하여 임시 인력으로 하여금 팀장급의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게 했다.

 

2. 고용주의 보호의무과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

 

천지아웨이는 정부 기관의 임시직으로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지만 <산업 안전 보건법>의 보호범위에는 포함되었다. 고용주는 교대근무, 야간근무, 장시간 근무 등 업무에 대해 질병 예방을 위해 필요한 안전 보건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하지만 구청은 적극적으로 효과적인 조치를 마련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가 장기간 야근을 하도록 만들어 과로사에 이르게 함으로써 법적 보호 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했다.

 

3. 야근 수당 상한은 있고, 근로시간 상한은 없는 제도의 허점

 

정부에 고용된 계약직은 근로기준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므로 많은 규범을 공무원법령으로 준용하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은 국가 공무법상 직무관계에 기반하므로 초과 근로시간의 상한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이 없고 연장 근로수당 청구 상한선만 정해져 있어 인위적으로 관리를 하지 않으면 장시간노동 문제가 쉽게 발생한다. 게다가 계약직은 정식 공무원과 동일한 보호와 혜택을 받지 못하면서도 동일한 규범과 요구 사항이 적용되어 그 권익의 피해 가능성이 더 크다.

 

또한 공무원법이 비록 많은 복지제도의 보장면에서 근로기준법보다 우수하지만 주로 사후 보상의 개념에 치중되어 있으며, 사전 예방 부분은 관련 법규가 미흡하다. 특히 산재보상제도는 여전히 시혜적 사고방식에 머물러, 사후관리를 위한 복지제도만 있을 뿐 예방개념이 결여되어 관련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과로와 같은 직업상병의 발생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관련 통계 자료와 사례 분석을 통해 위험 요인을 찾아내어야 전반적인 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많은 부정행위에 대해, 감찰원은 이번 조사 보고서를 통해 신베이시 진산 구청에 대해 시정안을 전달하고 신베이시 정부에 관련 부정행위 인원에 대한 처분을 요구하고 개선방안을 전달했다. 동시에 현행 법규상 공무원에 대한 합당한 근로시간 규정이 부족하고, 공무제도가 사고 후 보상에 치중하고 과로 등 직업상병의 예방을 소홀히 하는 문제에 대해, 정부 기관에 관련 인원의 기본 권익 보장을 개선하기 위해 연구토론 및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9월호_연구리포트] 2021 한국 과로사•과로자살 발생 현황 이슈페이퍼

2021 한국 과로사과로자살 발생 현황 이슈페이퍼

 

장향미 회원, 노동시간센터

 

2020년도 한국 과로과로자살 현황

동아시아과로사통신은 한국(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대만(OSHLink), 일본(POSSE) 세 국가의 노동안전보건분야 시민단체가 과로사과로자살의 현황을 파악하고, 이에 함께 대응하고자 만든 네트워크입니다. 올해부터는 각 국의 매년 과로사과로자살 현황과 산재 승인율을 추적을 목적으로 한 이슈페이퍼를 발간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이번 연구리포트 코너에서는 지난 2015~2020년 과로사과로자살 발생건수 및 산재승인율 변화 추세를 다루고 있는 한국의 이슈페이퍼를 싣습니다.

 

1. 2020년도 업무상 뇌심혈관계 질병과 사망(과로사 추정), 정신질환, 자살(과로자살) 산재

현황

2020년 업무상 뇌심혈관계 질병에 대한 산재 판정건수는 2,429, 승인건수는 929건으로 승인율은 38.25%이다. 이 중 사망자수는 273명으로 나타났다. 업무상 정신질환에 대한 산재 판정건수는 581, 승인건수는 396건으로 승인율은 68.16%이다. 업무상 자살에 대한 산재 판정건수는 87, 승인건수는 61건으로 승인율은 70.11%이다.

[1: 업무상 뇌심혈관계 질병, 정신질환, 자살 통계(2020)]

케이스

질병
총계(질병+사망) 사망
산재신청 승인 승인율 산재신청 승인 승인율
업무상 뇌심혈관계 질병 2,429 929 38.25% 670 273 40.75%
업무상 정신질환 581 396 68.16% - - -
업무상 자살(과로자살) 87 61 70.11% 87 61 70.11%

(자료출처 : 근로복지공단)

 

2. 업무상 뇌심혈관계 질병과 그로 인한 사망(과로사) 발생 현황

산재 인정을 받은 뇌심혈관계 질환 사망자수(과로사)2015149명에서 2019292명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18년 뇌심혈관계 질환의 산재 승인률이 41.28%로 전년대비 8.72%으로 상승하였는데, 이는 정부가 과로사 인정 기준을 완화한 영향이 크다. 2020년 뇌심혈관계 질환의 전체 산재 승인건수는 929건으로 전년대비 26.56% 줄었으나, 산재 승인 사망자수는 273명으로 전년대비 6.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과로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더 늘었다.

[2: 업무상 뇌심혈관계 질병(2015-2020)]

케이스


연도
총계(질병+사망) 사망
산재신청 승인 승인율 산재신청 승인 승인율
2015 1,970 482 23.45% 585 149 25.47%
2016 1,911 421 22.03% 577 150 26.00%
2017 1,809 589 32.56% 576 205 35.59%
2018 2,241 925 41.28% 612 266 43.46%
2019 3,077 1,265 41.11% 747 292 39.09%
2020 2,429 929 38.25% 670 273 40.75%

(자료출처 : 근로복지공단)

 

3. 업무상 정신질환 및 자살(과로사) 발생 현황

최근 6(2015~2020) 업무 관련 정신질환 및 자살의 산재 신청 및 승인건수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이다. 업무 관련 정신질환 산재 인정률 또한 201538.18%에서 202068.16%로 증가하였고 업무 관련 자살 산재 인정률도 201537.29%에서 202070.11%로 증가하였다. 2018년 업무 관련 정신질환 및 자살 승인률이 전년대비 각각 15.85%p, 22.86%p 증가하였는데, 질병판정위원회 심사위원 구성의 변화와 함께 심사과정에서 판정 요건의 해석을 종전보다 폭넓게 해석함으로써 승인률이 전체적으로 높아진 영향에 따른 것이다.

[3 : 업무상 정신질환 발생 현황(2015-2020)]

케이스




연도
총계 승인질병상세
산재신청 승인 승인율 우울증 적응장애 급성 스트레스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불안장애 기타
2015 165 63 38.18% 17 13 9 14 2 8
2016 183 85 46.45% 14 21 5 25 4 16
2017 213 126 59.15% 52 32 8 21 1 12
2018 268 201 75.00% 72 53 15 36 5 20
2019 331 231 69.79% 66 78 15 39 13 20
2020 581 396 68.16% 113 162 23 55 19 24

 

[4: 업무상 자살(과로자살) 발생 현황(2015-2020)]

케이스




연도
총계 승인질병상세
산재신청 승인 승인율 우울증 적응장애 급성 스트레스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불안장애 기타
2015 59 22 37.29% 13 2 - - 2 5
2016 58 20 34.48% 7 - - - 1 12
2017 77 44 57.14% 34 - 2 2 2 8
2018 95 76 80.00% 49 2 3 1 3 18
2019 72 47 65.28% 25 1 5 - 2 14
2020 87 61 70.11% 41 1 1 - 3 15

(자료출처 : 근로복지공단)

 

4. 통계분석

1) 업무상 뇌심혈관계 질병과 그로 인한 사망

산재 인정을 받은 뇌심혈관계 질환 사망자수(과로사 추정) 는 2015년 149건에서 2019년 292건으로 매년 늘어나고 있다. 2018년 정부가 과로사 인정 기준을 완화하면서 이전 대비 과로사의 산재 승인율이 높아진 영향도 있다. ‘만성 과로’의 경우 기존에는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일 평균 60시간 초과하는 경우 업무와 질병의 연관성이 크다고 봤다. 2018년 개정된 고시에서는 기준 시간(52시간)을 추가하고, 업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조건을 추가되었다. 또 과로 시간을 산출할 때 야간근무는 주간근무 시간의 30%를 가산하도록 했다.

과로사 승인률이 높아졌다고 해도 전체 업무상 질병 승인율이 60% 정도인데 반해 최근 6년간 뇌심혈관계 질병에 대한 산업재해 신청자 3,767명 중 과로사 인정을 받은 노동자는 1,335명으로 과로사 인정률은 여전히 35%로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장시간 노동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2018년 7월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에서 주52시간 근무제(주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가 시행되었고, 2020년1월1일부터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 2021년7월1일부터 5인이상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적용범위가 확대되었다. 그러나 2018년~2020년 기간 동안 매년 300명에 가까운 과로사 사망자수가 발생하였으며 과로사는 여전히 줄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17일 세계보건기구와 국제노동기구는 2000년~2016년 194개국의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뇌심혈관계 질환 사망자 실태를 분석한 공동연구보고서를 발표하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한국에서 10만 명당 5.9명이 장시간 노동에 의해 사망했다고 밝혔는데, 한국 통계청 자료에 대입했을 때 뇌심혈관계 질환 사망자는 2,610명으로 계산됐다. 해당 보고서의 수치를 통해 짐작컨대, 현재 산재 인정 통계에 잡히지 않는 과로사 사망자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2) 업무상 정신질환과 자살

최근 6년(2015~2020년) 업무관련 정신질환 및 자살의 산재 신청 및 승인건수는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이다. 업무 관련 정신질환 산재 인정률 또한 2015년 38.18%에서 2020년 68.16%로 증가하였고 업무 관련 자살 산재 인정률도 2015년 37.29%에서 2020년 70.11%로 증가하였다. 2018년을 기점으로 산재 승인률이 올라갔으나 산재 신청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

<OECD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21>에 따르면 한국은 인구 10만 명당

자살사망자가 24.7명으로, OECD 평균인 11명 보다 2배 이상이며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9년 한국 자살사망자수는 13,799명이며 2019년 경찰청 변사자통계에서 직장 또는 업무상의 문제로 사망한 사람은 598명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19년 업무상 자살 산재 신청건수는 72건으로, 경찰청 변사자 통계의 직장 또는 업무상 문제로 사망한 598명과 비교했을 때 업무관련 자살의 산재 신청건수는 약 12%로 여전히 매우 낮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정신건강 악화와 자살 위험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7월4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1 자살예방백서에 따르면, 2020년 자살사망자 수는 잠정치 기준 13,018명으로 2019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사회적 영향이 본격화되는 2~3년 후 자살 증가 가능성을 예측하고 있다. 1998년 무렵 한국이 겪었던 IMF 시기에는 경제위기로 인해 직장을 잃거나 사업이 어려워지는 등의 어려움을 겪는 이들도 많았지만, ‘회사의 어려움’을 이유로 진행된 구조조정 끝에 남은 이들의 업무상 부담 역시 늘어났던 시기였다. 당시 한국의 자살율은 급증했다. 코로나의 영향이 가시화되는 시기, 그러한 과거 경험이 반복될 수 있다. 과거에 대한 학습을 바탕으로, 과로사•과로자살이라는 사회적 재난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

 

 

[자료집] 쿠팡 노동자, 일터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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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고객, 분기매출 5조, 
로켓성장은 어떻게 가능했나

쿠팡노동자, 일터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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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2021/9/9(목) 13-15시
○ 유튜브 생중계

**문자통역 :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

<순서>

○ 1부 -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한다는 것
😩 "쪄 죽는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어요. 이젠 금새 겨울이 오겠죠.”- 혁신기업 쿠팡의 냉난방 시설 수준은?
🧐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알아본다면서 가사노동시간은 왜 묻죠?”- 100만고객 쿠팡의 노동자 건강권은?
🤨 “안전교육이라구요?” -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그 이후
😤 “쿠팡 다녀왔어요!”  - 청년들의 쿠팡노동기

○ 2부 : 우리가 바꿔요!
😠 휴대전화 반입금지 철회 서명운동
😀 쿠팡을 바꾸기 위한 노동조합의 계획

 

자료집과 라이브링크 아래 주소에서 다운로드 및 보기 가능합니다 

https://www.kptu.net/board/detail.aspx?mid=F686C1F3&page=1&idx=32732&bid=KPTU_NEW04 

 

[증언대회] 쿠팡노동자, 일터를 말한다.

 

www.kptu.net

 

[8월_현장의목소리] 독점적 지배구조 개혁, 노동환경 개선의 출발점-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 오세윤 지회장 인터뷰

 

독점적 지배구조 개혁, 노동환경 개선의 출발점

-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오세윤 지회장 인터뷰

 

박기형 선전위원

 

지난 525일 네이버에서 일하던 한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되었다. 20년 가까이 IT업계에 종사한 고인은 네이버 지도 중 내비게이션을 담당한 기술자이면서, 동시에 네이버 지도 서비스 개선을 담당한 팀을 이끄는 조직장이었다. 평소에도 주변 지인들에게 네이버 지도 서비스의 개선점을 물어보았으며, 개발업무 관리프로그램인 깃허브에 휴일과 주말 구분 없이 업무기록이 수시로 올라왔다고 한다. ‘내비게이션 서비스 업계 1’. 2019년부터 네이버 지도 서비스를 담당한 고인의 팀에 부과된 목표였다. 이를 달성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지속된 과로와 한 임원의 과도한 직장 내 괴롭힘이 의심되었다.

 

사측에서는 사건 직후 리스크관리위원회를 통해 자체 조사를 진행했고, 지난 625일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음을 인정하면서, 해당 임원의 인사와 관련된 책임자들과 가해자들에게 징계조치를 내렸다.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경고를 받았는데,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네이버에서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다른 계열사들에서의 직책은 유지하였기에,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이하 네이버 노조)은 사측의 조사가 협소하게 진행되는 것을 비판하며 531일부터 623일까지 자체 조사를 진행하였고, 재발방지대책을 담은 최종보고서를 628일에 발표하였다. 네이버 노조는 이번 사건이 특정 임원의 개인적 책임으로 축소되어서는 안 되고,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하며, 나아가 성과 중심의 경영만 강조하면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묵살하는 경영진의 의사결정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23일 금요일 오후에 진행된 인터뷰에서 노조가 사측과 별도의 자체 조사를 하게 된 배경을 물었다. 오세윤 지회장(이하 오 지회장’)은 네이버가 회사 내 문제를 조사하고 처리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네이버는 사내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사건 처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는 명분으로 사건해결을 사외이사들에게 맡겨왔다고 한다. 지난 2018년 사내이사의 채용 비리가 터졌을 때도, 사외이사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외부의 법무법인에 조사를 의뢰했다. 문제는 해당 기관의 입장에선 네이버가 수익성이 큰 고객이라는 점에서 온전히 독립성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그러니 조사범위가 축소되거나 제대로 된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등의 한계로 이어지고 말았다. 더욱이 오 지회장은 위원회 소속 사외이사들도 그 명칭과는 달리, 실제로는 사측의 입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사외이사 임명 권한을 누가 쥐고 있는지, 해당 사외이사가 누구의 관점과 이해관계에 입각해 사건을 처리하는지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상시적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내에 감사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보상위원회, ESG위원회를 두고 있다. 이 중 리스크관리위원회는 2020년에 기존 투명성위원회의 역할을 확대 개편한 것이다. 투명성위원회는 201612월 기업지배구조 개혁, 즉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다는 취지로 이해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사퇴하고 임원제를 폐지하면서 글로벌인사위원회를 대신하여 구성되었다. 당시 논란이 되었던 검색어 순위 조작 의혹을 불식하기 위해 한성숙 현 네이버 대표가(당시 대표 내정자) 투명경영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투명성위원회를 직접 이끌었다. 리스크관리위원회는 투명성위원회에서 담당했던 회사의 중요한 대외정책, 사회공헌 및 재단출연, 환경·사회 관련 제반사항과 대규모 내부거래 등의 심의기능에 더해, 전사 통합적 리스크관리 기본방침 및 전략수립·관리기능을 맡고 있다. 위원회 구성원은 총 3인으로, 모두 사외이사다.

 

이렇게 보면, 네이버가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여 독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외이사가 형식상 회사 밖의 사람이라 하더라도, 실질적인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면 내부자나 다를 바 없다. 더욱이 네이버의 전체적인 기업지배구조의 형식과 실질이 분리되어 있다면, 더 주의해야 한다. 네이버의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네이버와 그 계열사의 임원직 현황을 살펴보면, 이해진 GIO와 삼성SDS 시절부터 함께한 창립멤버인 최 COO는 해피빈 재단대표직을 제외하고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이사 등 네이버 계열사 7곳의 임원을 겸직하고 있다. 그 외 채선주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이해진 GIO의 측근들이 네이버랩스, 네이버클라우드, 스노우, 네이버웹툰 등 주요 계열사의 임원을 겸하고 있으며, 책임리더들 중 일부는 9~10곳까지 계열사 감사직을 겸하고 있다. 이로 인해,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실질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오 지회장은 2017년 이후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제출된 경영체계 개편논의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네이버가 관계하는 사업마다 이를 담당하는 계열사를 별도의 법인으로 설립했는데, 형식적으로 볼 때는 각 계열사의 독립성을 보장함으로써 독점적 지배구조를 선진적으로 개선하는 모양새를 갖췄지만, 실질적으로는 임원 겸직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이해진의 신뢰를 받는 C-Level(CEO, COO, CFO )의 몇몇 경영책임자가 권한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 형식적으로만 분리해 법적인 책임은 지지 않고, 실질적 지배력은 유지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오 지회장은 실무에 있어서 소수의 경영진에 의한 탑다운(Top-down)’ 방식의 의사결정구조가 열악한 노동환경의 근원에 자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IT업계의 노동문제를 지속해서 대응하면서 느낀 바가 있습니다. 바로 IT업계에서 성공한 경영진들이 갖는 공통된 태도입니다. 그분들은 사업이 잘 안 되는 이유를 아랫사람이 열심히 일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영진의 사업방향은 올바른데 이를 노동자들이 성실히 따라와 주지 않아서, 또는 글로벌 경쟁이 심해지는데 살아남기 위해 더 치열하게 일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노동자는 시키는 대로 최대한 열심히 일하기만 하면 된다는 거예요.”

 

오 지회장은 IT업계의 경영환경은 기술발전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며, 특히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에서는 사람들의 필요를 잘 살펴야 하기에,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소수의 경영책임자만의 판단이 아니라, 시장의 동향과 방대한 정보를 직접 마주하는 일선 실무자들의 판단까지도 경영에 잘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자율성이 부여되어야 하며, 상향식 의사결정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하지만 오 지회장은 네이버에선 여전히 시키는 대로만 하라는 조직문화가 강고하다고 꼬집었다. 이로 인해, 무리한 업무일정을 강요하거나, 이번 사건처럼 오래전부터 업계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문제가 되었던 사람을 무리하게 채용하여 업무강도를 높이는 식으로 성과를 내려고 하는 등의 성과압박이 당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하나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팀 전체의 협력이 중요한 사업들에 대해 팀원 간 성과경쟁을 시키는 방식의 노무관리도 노동강도와 업무 스트레스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요컨대, 이번 사건은 장시간 노동과 성과급 경쟁, 이를 강제하는 위로부터의 일방향적 의사결정구조, 나아가 창업자와 그 측근들의 인사·기획 등의 권한 독점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다. 더욱이 오 지회장은 이런 여건 때문에 제대로 된 조사나 개선조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내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비롯한 여러 사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려면 퇴사를 각오해야 할 정도다.

 

네이버 노조는 이번 사건의 해결을 위해 노동환경을 개선을 논의하기 위한 기구로서의 재발방지대책위원회를 제안했다. 직장 내 괴롭힘 등 노동문제를 신고·조사·징계할 수 있는 기구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고 신뢰를 담보할 수 있도록 노사동수로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아직까지 응답이 없어, 단체교섭을 통해 이를 관철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더해, 앞으로 조직장에 전적으로 부여된 인사권한을 별도의 인사 시스템으로 독립시키거나, 성과급 중심의 인금체계와 성과평가기준을 개선하거나, 경영진 겸직을 완화하고 새로운 리더쉽에 대한 논의를 노동자와 함께 구상하며, 리더 임명 및 사업운영에서도 해당 조직 구성원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의사결정구조로의 전환을 논의해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8월_연구리포트] 택배 노동, 적정 노동시간 산정할 수 있을까?- “택배기사 적정 근로시간에 관한 연구” 소개

택배 노동, 적정 노동시간 산정할 수 있을까?

- “택배기사 적정 근로시간에 관한 연구소개

 

한노보연 노동시간센터 김형렬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은 더디기만 하다. 분류작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합의도 있었지만, 현장에서 실제 적용은 회사마다, 지역에 따라 다른 상황이다. 주당 52시간을 넘지 말아야 하는 노동시간 상한제가 있고, 이를 과로의 기준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택배노동자들에게는 주당 60시간 이하의 노동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 현실이다. 특수고용형태로 생활임금을 유지하기 위해 장시간 노동이 유지되는 체계는 택배 노동자의 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택배기사의 과로 방지를 위하여 노정 사회적 합의기구가 구성되었고, 2021121일 노정 사회적 합의(택배기사의 주 최대 작업시간은 60시간, 일 최대 작업시간은 12시간을 목표로 하되 그 구체적 작업 기준은 연구를 통해 정하고자 함)에 따라, 택배기사의 적정 노동시간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용역이 추진되었다. 이 연구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 연구용역을 발주했고 한양대학교 장태원 교수팀에서 진행했으며, 연구결과는 지난 7월 산업안전보건강조주간에 발표되었다. 이 연구에서는 택배노동자의 작업 중 심박수를 이용하여 적정노동시간(원래 의미는 최대 허용노동시간)을 산정하였다. 연구는 설문, 면접, 심박수를 이용한 적정노동시간 산정 내용을 모두 포함하는데, 이번 글에서는 일부 설문내용과 심박수를 이용한 적정노동시간 관련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1. 택배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설문)

 

4개 회사 91명의 택배 노동자가 설문과 심박수를 이용한 적정노동시간 산정 연구에 참여하였다. 일 평균 노동시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분류, 집화(개인, 사업장등에서 택배물품을 받아 오는 작업), 배송 등 모든 업무를 포함한 실제 하루 노동시간은 12.3시간(표준편차 2.1)이었다. 이중 분류작업에서 3.6시간(표준편차 1.1), 배송 작업에서 6.0시간(표준편차 1.8), 집화 작업에서 3.0시간(표준편차 1.9)으로 나눌 수 있었다. 택배노동자들은 여전히 상당한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에게서 실시한 설문과 실제로 측정한 결과에서도 하루 노동시간은 평균 11.5-12.3시간, 이를 16일로 환산하면 1주 노동시간은 69.0-73.8시간으로 상당히 길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구분 일평균 노동시간(시간)
평균 표준편차
분류 작업 3.6 1.1
배송 작업 6.0 1.8
집화 작업 3.0 1.9
12.3 2.1

 

2. 심박수를 이용한 적정노동시간 산정

 

택배 업무로 인한 신체부하 정도는 택배 배송량, 배송물품의 종류, 배송구역의 특성, 택배기사의 신체조건과 체력(심폐기능) 등 다양한 요건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나이, 배송구역 특성, 요일별 특성을 고려하여 측정시기, 대상자를 선정하였다. 나이는 다양한 연령대를 포함하되, 45세 미만과 45세 이상이 일정한 비율로 포함되도록 하였고, 배송구역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아파트 밀집지역, 많이 걸어 다녀야 하는 주택이나 빌라상가 밀집지역, 이동거리가 긴 시골이나 도서 지역의 3가지로 구분하고, 각 특성별로 일정 비율이 포함되도록 하였다. 측정시기는 요일별로 배송량과 신체부하 정도가 다를 수 있으므로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 3일 동안 측정을 실시하였다. 4개 회사(A, B, C, D)별로 각각 24, 25, 12, 30명으로 총 91명이 연구에 참여하였다. 참여자는 대부분 남성으로(여성 1) 나이는 평균 43.8세였고, 40세 미만이 35, 40-49세가 24, 50세 이상이 32명이었다. 배송구역별로는 아파트 지역 배송자가 23, 주택빌라상가 지역 배송자가 33, 그리고 시골도서 지역 배송자가 35명이었다.

 

심박수 측정은 Polar M430을 이용하였다. Polar M430은 손목에 착용하는 시계 형태의 도구로써, 손목을 지나가는 혈류를 감지하여 심박수를 측정한다. 노동과정에서 심박수를 측정하고 계산식을 이용하여 심최대허용 노동시간 MAWT (Maximal acceptable work time) 산출하였다.

 

[그림 1] Polar M430

 

구분 전체 작업 배송 작업
실제
노동시간
MAWT 신체부하
지수
실제
노동시간
MAWT 신체부하
지수
A 10.7 7.5 1.46 7.1 6.9 1.10
B 11.8 8.1 1.50 7.3 7.4 1.06
C 13.1 8.2 1.66 7.7 7.0 1.25
D 11.4 8.3 1.42 8.7 8.2 1.11
전체 11.5 8.0 1.49 7.8 7.4 1.11
실제노동시간 : 측정 당일 실제로 일했던 시간
MAWT : 주어진 강도의 업무를 신체의 피로 없이 수행할 수 있는 시간
신체부하지수 : 실제노동시간을 MAWT로 나눈 값

 

이 연구에 참여한 택배노동자들의 실제노동시간은 11.5시간으로 업무를 신체의 피로 없이 수행할 수 있는 시간(이하 MAWT)”8.0시간보다 약 3.5시간 정도 초과하였다. , 신체에 부담이 되지 않는 시간보다 3.5시간 만큼 과중업무를 하였다. 분류작업을 하지 않고 배송만 한다고 가정을 하면, 배송 작업의 노동시간은 7.8시간으로 MAWT7.4시간보다 여전히 길었으나, 그 차이는 매우 줄어든다. 신체부하 정도를 의미하는 신체부하지수는 1.49로서 매우 높았으나 배송작업만 감안하면 1.11로 상당히 감소하였다.

 

3. 사회적 합의 주당 60시간 이내, 택배 노동자 건강위협 줄이기에는 아직 멀다

 

택배기사의 과로 방지를 위한 노정 합의기구에서 1차 합의한 내용은 “1주 최대 노동시간 60시간이다. 택배기사들의 1주 노동시간이 70시간 정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1주 노동시간을 최대 60시간으로 제한한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주어진 강도의 업무를 신체의 피로 없이 수행할 수 있는 시간MAWT는 평균 8.0시간이었기 때문에, 이를 초과하는 경우 60시간 미만이라 하더라도 신체의 부담이 될 수 있다. 합의 내용인 분류작업 제외가 현실적으로 적용이 되어 택배기사들이 분류작업을 하지 않고 배송작업만 하게 된다면 노동시간을 더욱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연구는 육체적 부담이 높은 노동자들에게 심박수를 이용해 건강위험을 줄일 수 있는 노동시간을 산출하여 제안했다는데 의미가 있고, 향후 적정노동시간 산정에 활용될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적정노동시간의 산정에는 생활임금의 보장, 장시간 노동을 강제하는 저임금구조, 고용형태 등이 연관되어 있어, 이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말하기는 어려운 한계가 있다.

 

[7월_동아시아과로사통신] 과로사 판단기준 변경과 노동법에서 배제된 가사노동자

과로사 판단기준 변경과 노동법에서 배제된 가사노동자

 

623일자 신문기사에서, 일본 정부는 후생노동성이 뇌심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업무 관련인지 혹은 과로사인지 판단하는 과로사 기준의 수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년 동안 변함없이 유지돼 온 현재의 판단 기준에서는, 질병 재해 발생 전 한 달 동안 100시간 혹은 질병 재해가 발생하기 2~6개월 전 평균 80시간 이상의 초과 근로를 했을 경우 업무 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서류상으로는 초과 노동 여부를 과로사 판정의 유일한 기준으로 삼지 않고, 직장 내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는 다른 문제들도 고려한다고 정부는 이야기 한다. 하지만 이제까진 실질적으로 초과 노동 시간이 가장 주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했다. 이는 업무 관련으로 승인된 사건들 중에서 초과 노동시간이 한 달 동안 80시간 미만인 사건은 단지 10%에 불과하다는 사실에서도 드러난다.

피해 가족 구성원들은 수 년 동안 이 기준을 낮출 것을 주장해 왔다. 정부나 법원은 피해자가 한 달 동안 60-70시간의 초과 노동을 했다는 단순한 이유만으로 과로사 인정을 거부한 사례가 많다. 피해자 가족은 피해자의 노동 조건과 같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증거에 대해서는 접근할 수 없다. 이렇게 피해자 가족들이 피해자의 실 노동시간 정보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초과 노동 시간이라는 판단 기준은 추가적인 걸림돌이 된다. 하지만 정부 부처 스스로도 한 달 동안 45시간 이상의 초과 근무는 뇌심질환 발병을 야기할 위험이 높다고 인정했고, 세계 보건기구(WHO)는 주당 55시간(40시간 근로 기준으로 한 달 동안 60시간 초과 근로) 일하는 노동자는 뇌심장 관련 질병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80시간 기준은 이 문제에 대한 수많은 학술 연구를 무시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많은 피해자(피해 가족)들이 정부를 상대로 보상을 청구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

그러나 기준이 낮아질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정부는 보다 전체적이고 포괄적인 방식으로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부상이나 질병의 업무 관련성 여부를 판단하는 여러 기준을 추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새로운 기준은 4 시간 이상의 시차가 있는 곳으로의 해외 출장, 교대근무 사이 휴식 시간이 11 시간 미만인 경우, 무휴 근로 등이다. 하지만 정부는 시간 기준을 낮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 보호에서 배제된 가사 노동자

대부분의 노동자는 근로기준법에 의해 보호되지만 개인이 고용한 가정부 또는 가사 도우미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근로기준법 제 116조는동거하는 친족만 고용하는 사업체나 가사 노동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어, 가사 노동자는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에서 배제되었다는 것은 가사 노동자들이 직장 상해 보상 제도(역자주- 한국의 산업재해 보상보험 제도에 해당함) 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개인 가구를 위해 일하는 동안 입은 부상은 업무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기업에서 고용한 가사 노동자는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는다는 점이다. 개인 가구를 위해 일하는 근로 계약에 동의한 사람만 제외된다(노동권 보호 측면에서 노동자가 고용주와 집에 함께 거주하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가사 노동자는 직장 상해 보상 청구에서 명시적으로 배제된 유일한 노동직군이다.

게다가 더 많은 여성들이 노동 시장으로 진출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이주 노동자가 가사 노동자로 일할 수 있도록 경제 특구를 만들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는 대부분 필리핀에서 온 약 1000명 이상의 여성 노동자가 일본에서 가정부로 일하기 위해 입국했다. 그들 모두는 주요 노인 요양 기업들의 직원이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에 의해 보호를 받겠지만, 개인 가구에 고용되는 순간 그들은 모든 권리를 잃게 된다.

법이 제정된 지 약 70년 만에 마침내 이 규정이 사회적 논쟁거리가 되었다. 68 세의 일본인 가사 노동자가 2015년 거의 6일 연속으로 24시간 동안 일 하다가 심장 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남편은 2017년 시부야 노동 기준국에 직장 상해 보상 청구서(역자주- 한국의 산업재해보상보험 유족급여 청구에 해당함)를 제출했지만 보상을 받지 못했다. 근로기준법 제 116조 제 2항에 따라 가사 노동자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72세가 된 고인의 남편은 POSSE의 도움으로 20203월 도쿄 지방 법원에서 후생 노동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 고인의 사망에 대해 정부의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하고, 개인 가구를 위해 일하는 가사 노동자에 대한 차별은 위헌임을 주장하였다. 이는 동종 사건에서 최초의 소송이며, 이는 아직 진행 중이다. 우리는 차별을 용인하고 가사노동자를 일회용처럼 다루는 법에 도전하고 있다.

(Makoto Iwahashi(POSSE))

[토론회 자료집]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령 긴급 토론회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령 긴급 토론회

○ 일시 : 2021년 7월 15일 목요일 오전 10시
○ 장소 : 금속노조 4층 회의실 
○ 주최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운동본부 
○ 온라인 생중계

1. 취지
-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령이 7월12일 입법예고 되었습니다.  5인 미만 적용제외 등 ‘반쪽짜리 법안’으로 지탄받아 왔으나, 경영계의 요구를 수용한 시행령에서 핵심대책을 제외하면서 경영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습니다.  
- 이에 현장의 실태를 기초로 시행령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제기하고, 온전한 시행령 제정을 촉구하는 긴급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 토론회에서는 시행령 입법예고안에 대해 2인1조, 과로사, 하청, 특수고용노동자의 현장실태에 기초한 토론이 진행됩니다. 직업성 질병의 시행령 문제점을 제기하는 전문가, 피해자 유족, 재해 관련 시민단체 등이 참석합니다. (끝) 

2. 긴급 토론회 순서 

- 여는 말 : 이태의 민주노총 부위원장.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운동본부 집행위원장
- 발제 :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령 내용과 문제점 
- 산업재해 : 민주노총 최명선 노안실장
- 시민재해 :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운동본부 오민애 변호사

토론 
- 2인1조, 안전인력 확보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령의 문제점  - 공공운수노조
- 노동자 관점에서 바라본 공중교통 재해 시행령 문제점 – 공공운수노조 조성애 노안국장
- 과로사, 특수고용노동자와 시행령의 문제점 – 서비스 연맹 택배노조 진경호 위원장
- 화학물질 시민피해와 시행령의 문제점 – 화학물질 감시단체 건생지사 기획국장 현 재순
- 직업성 질병 시행령의 문제점 – 이진우 직업환경의학의 의사
- 피해자와 유족이 바라보는 시행령의 문제점 – 김미숙 김용균 재단이사장

 

0715처벌법시행령 토론회 자료집 최종.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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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 <그리고 우리가 남았다> 북토크 (경기)

과로사, 과로자살 노동자의 가족 그리고 동료와 함께하는 
<그리고 우리가 남았다> 북토크 

* 일시: 2021년 7월 15일 목요일 오후4시,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5층 대회의실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수대로 566 신용빌딩)

1. 강의 
- 과로사, 과로자살을 통해 보는 노동강도 강화 요소들과 좋은 노동시간이 포함해야할 조건들 

2. 북토크 
- 과로사, 과로자살에 대응하는 유족과 노조의 경험 공유 

* 이야기 손님 
- 한국과로사과로자살유가족모임 배고은, 장향미 
- 공공운수노조 경기본부 조직국장 이민진 

* 사회자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손진우

[일터6월호_직환의가 만난 노동자 건강이야기]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

유형섭 후원회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지난 5월 택배노동자의 적정노동시간 연구를 하며 면접조사를 위해 직접 노동자들과 만날 일이 있었다. 코로나 이전에도 과로에 시달렸지만 코로나 이후 물류량이 대폭 늘면서 과로사의 대명사가 된 사람들이다. 사회적 대화 이후 분류작업에 드는 시간은 줄었지만, 월 평균 7,000여개의 물건을 나르고, 조금이라도 일찍 퇴근하기 위해 쉬는 시간 없이 일을 한다. 일하는 만큼 건당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더 많이 벌려면 더 많이 일해야 한다.

여기서 딜레마가 생긴다. 적정 노동 강도를 위해 노동 시간을 지정해도, 해야 하는 물량이 있으니 노동 강도는 더욱 집중될 것이다.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집배량을 감소시키면 그만큼 벌이가 줄어들 것이고, 과로로 인한 건강 영향에 대비해 수입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면접을 진행한 이들 중 자신의 업무량, 즉 수입에 만족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그들의 노동시간은 주 평균 60-80시간이고, 업무량이 많기 때문에 아프거나 일을 쉬어야할 때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확실한 것은 택배노동자들은 계속 죽어나가고 있다는 것이고, 그들의 업무에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휴가라는 개념 자체가 저희에겐 없어요. 저는 어머니한테 돌아가실 거면 주말에 돌아가시라고 이야기해요."

자신이 하는 일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제일 잘 아는 사람은 당사자인 경우가 많다. 어떤 부분이 바뀌면 나아질 것 같은지 노동자들에게 물었다. 첫 번째는 낮은 단가이다. 택배 업무를 10년간 해왔지만 택배 단가는 오히려 떨어지고 물류량은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택배 물량이 늘면서 택배업체간 경쟁으로 인한 것이다. 낮은 단가를 유지하는 대신 가격 경쟁력을 높여 많은 업체나 지역을 담당하게 되므로, 경쟁업체 역시 이를 따를 수밖에 없다.

이 와중에 등이 터지는 것은 택배 노동자이다. 대체 인력이 없어, 일을 쉬어야 하는 경우 동료에게 일부 나눠줄 수도 있지만, 물류량이 많으면 그것도 어렵다. 그런 경우 용달차에 배송을 맡기기도 하는데 1건당 2,000원 가량을 주어야한다. 반면 택배 단가는 점점 낮아져 1건당 700-1,000원 밖에 못 챙기는 현실에선, 아파도 일하는 것이 당연해진다.

두 번째로는 당일, 익일 배송과 같은 서비스가 점차 늘어나면서 배송 시간이 빠듯해졌다는 점을 지목하였다. 배송 시한이 정해져 있지 않다면 물류센터에 쌓여있는 물건만 배송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물건들은 항상 빠듯하게 도착하기 때문에, 아침 출근 후 1차 배송을 마친 뒤, 다시 물류 센터에 도착해 있는 물건을 싣고 2차 배송을 나가거나, 동료한테 전달 받게 된다. 결국엔 물류 배송량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배송 업계에 해로운 경쟁을 불어넣는 업체들이 있다. 쿠팡, 마켓컬리 등을 필두로 새벽 배송이 활성화되기 시작했으며, 이젠 당일이나 익일 배송이 당연해지고 있다. 특히 쿠팡이 로켓배송이라는 이름으로 상품보관부터 배송까지 한 과정으로 수행하는 풀필먼트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2020년 시행된 쿠팡 부천물류센터 노동자 인권실태조사 보고서와 덕평 물류센터 노동자 노동실태 기초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시간당 작업 속도(UPH)를 통제하는데, UPH가 낮은 경우 모욕감을 주며 관리한다. 이렇게 생산량은 최대로 높이면서 노동자들에게 적절한 휴식을 제공하지 않았고, 결국 과로사에 집단 감염 사태까지 발생시켰다.

반면 쿠팡은 지난 3월 미국 증시에서 상장을 하며 성공가도에 오르고 있고, 여러 대기업에서는 이러한 모델을 따라가기 위한 구상을 밝히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물류업계는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반면, 비대면 배송이 늘어나면서 택배 및 배달 노동자들은 더욱더 보이지 않게 되었다.

지난 4월 22일 평택항에서 일하던 고 이선호군의 사망과 비슷한 시기 발생한 한강 의대생 실종 사건이 비교되곤 한다. 모든 죽음이 안타깝지만, 죽음의 관심에도 계급이 있는 듯하다.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 사고가 너무나 자주 일어나 그런 것일까? 이 현저한 관심의 차이는 현재 한국 사회에서의 노동자의 위치를 보여준다.

"예전에는 젊은 사람들이 배송을 하면 돈도 안 되는 일인데 왜 이런 일을 하느냐고 연민으로 바라봤다면, 이제 저희가 버는 돈의 액수를 알고는 많이 벌려고 욕심 부리다 죽는 거 아니냐고 이야기해요."

노동자는 돈 많이 벌려고 욕심 부리면 안 되는 존재인 것이다. 딱 어느 정도를 지켜야하는 사람. 아파트 단지 내에 들어오면 안 되는 사람, 내 눈에 띄면 안 되는 사람이다. 반면 기업이 돈을 벌려는 행동은 당연한 것이고 그들이 성공하면 모두 우러러보며 예전에 투자하지 않았던 자신을 책망한다. 성공한 기업의 노동자가 죽는 것에는 무뎌지고, 그들은 부품으로 취급된다. 이런 인식에 자본가뿐 아니라 이를 두둔하는 사회, 소비자, 심지어 노동자 자기 자신까지 갇히게 된다. 기업은 날이 갈수록 커져가고, 소비자는 점점 편안해지며, 노동자는 점점 더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동자들이 더 보여야 한다. 제품과 서비스를 보면 그 과정이, 과정 속의 사람이 보여야 한다. 다시, 택배 노동자의 과로로 돌아가 해결책을 고민해보지만 답은 쉽지 않다. 택배 단가를 정상화하고, 근무 시간을 제한해야 한다. 그리고 택배회사는 더 많은 인력을 뽑아야하며, 고객 민원, 배송 문제에 대한 책임부터 휴가, 휴게시간, 건강검진 등 노동환경에 관여해야 한다. 시민들은 자신의 편의 속에 무엇이 감춰져 있는지 알아야한다.

 

 

 

[노동시간센터 6월 월례토론] 로켓배송과 쿠팡의 퇴행적 혁신


일시: 21.06.30(수) 오후 7시
발표자: 전주희(노동시간센터)
신청: bit.ly/시간센터월례토론

"물류센터의 중층적인 계약형태와 배송노동의 레벨제도와 같은 장치들은 ‘로켓배송’을 전면에 내세운 쿠팡의 혁신성장의 본질이 결국 저임금 노동의 과도노동이라는 낡은 비밀에 근거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쿠팡의 ‘혁신’은 데이터에 기반한 전자감시 시스템과 노동자에게 가해지는 불안과 모욕감을 경쟁의 땔감으로 사용하는 경쟁시스템의 결합의 결과로 등장했다. 또한 그 ‘혁신’은 또한 한국사회의 밀집된 인구구조와 대도시화, 그리고 코로나19로 촉진되고 있는 실직노동자들의 광범위한 저임금 예비노동력의 형성이라는 조건위에 형성되는 ‘퇴행적 혁신’이라는 이율배반을 그 본질적 특징으로 한다." 
  
작년부터 지금까지, 쿠팡에서 과로사한 노동자만 9명입니다. 이번 6월 노동시간센터 월례회에서는, "로켓배송" 서비스와 쿠팡의 비약적인 경제적 성과의 비결은 사실상 저임금-과노동, 인권침해의 노동환경이라는 조건들임을 짚어보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안내] <과로의 섬> 출간 안내

대만의 과로 실태를 폭로하고 대책을 탐구한 책 <과로의 섬>이 새롭게 출간되었습니다. 

'과로사'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나라의 경우 세계에서 한국, 대만, 일본 뿐입니다. 대만의 장시간 노동환경 문제는 한국과 유사한 측면이 많습니다. 

대만의 사회운동가와 기자가 현실에 발을 딛고 면밀하게 담은 <과로의 섬>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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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의 섬 - 교보문고

죽도록 일하는 사회의 위험에 관하여 | 노동자에게 ‘선택의 자유’는 없었다장시간 노동, 저임금 착취로 쓰러진 이들의 흔적메모리 반도체 제조회사 엔지니어인 쉬샤오빈은 매일 밤 11시가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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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의 섬

대만을 ‘과로의 섬’이라 부르며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의 실태, 현행법의 허점과 사각지대, 노동자를 과로로 내모는 근본적인 구조를 폭로한 르포다. 국회 보좌관 출신 사회운동가인 저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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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과로사통신] 코로나19와 사회적 합의 이후, 택배현장은 얼마나 변화했는가 : 낮은 택배 수수료와, 택배 노동자의 ‘강제된 자발적 과로’/2021.5

[일터 5월호_동아시아과로사통신] 

코로나19와 사회적 합의 이후, 택배현장은 얼마나 변화했는가

낮은 택배 수수료와, 택배 노동자의 강제된 자발적 과로

 

코로나19 이후 택배산업의 변화

2020년은 택배노동자에게 가혹한 한 해였다. 택배노동자의 과로사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택배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이 재조명되었다.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소비패턴을 변화시켰고 이에 따라 택배산업은 급속도로 팽창했다.

2020년 택배물동량은 전년 대비 20.93%(337천만 개)가 증가했다. 이는 최근 10년 중 가장 폭발적인 물동량 증가를 기록한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에도 택배산업은 10년 동안 연평균 10% 내외의 물동량 증가 추세를 기록해왔다. 예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물동량이 급증한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2020년 택배 평균단가는 전년 대비 2.1%로 하락했다. 20192,269원이었던 평균단가는 20202,221원으로 낮아졌다. 이는 최근 10년간 가장 낮은 수치다.

택배자본의 이윤창출과 일하다 쓰러지는 택배노동자

택배자본은 코로나19를 전후로 큰 이윤을 얻었다. 2020CJ대한통운, 한진택배, 롯데택배, 로젠택배는 모두 전년 대비 10~20% 대의 택배부문 매출액 증가폭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최소 20%에서 최대 130% 대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택배자본은 택배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출혈적인 저단가 경쟁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택배 평균단가의 하락은 코로나19를 전후해 이러한 영업전략이 변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택배자본이 거둬간 이윤의 이면에는 택배노동자의 과로사와 극한의 노동조건이 자리하고 있다. 택배노동자는 낮은 수수료 체계에서 많은 물량을 처리하는 선택지밖에 없었다. 코로나19로 폭증한 물량은 취약한 택배노동자의 노동조건을 더욱 악화시켰다. 택배노동자가 일하다 쓰러지고 죽어가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 것이다.

쿠팡을 필두로 한 유통산업의 재편

쿠팡은 20211월 택배사업자 자격을 획득했다. 또한 3월에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쿠팡은 향후 택배시장에도 공격적인 시장점유율 확보전략을 취할 것이다. 쿠팡은 시장독점을 위한 적자경영과 유연한 노동력 활용으로 이미 온라인유통산업을 장악해나간 전력이 있다.

쿠팡은 택배산업 재진출을 시도하면서 택배업 운영에서 직고용 방침을 밝혀왔다. 그러나 최근 택배사업자 자격을 획득하고 돌연 직고용과 위탁계약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택배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고용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향후 쿠팡의 택배업 진출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쿠팡이 물류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

쿠팡은 공격적인 투자로 확보한 물류창고와 배송센터를 바탕으로 로켓배송이라는 풀필먼트 시스템(fulfillment system)을 완성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쿠팡의 모델을 따라가기 위한 움직임이 진행 중이다. CJ대한통운과 네이버는 지난해 3천억 원 규모의 상호 지분교환을 했다. 최근 빠른 배송이라는 풀필먼트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네이버의 온라인마켓 장악력과 CJ대한통운의 물류창고와 배송시스템을 결합하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이베이코리아(G마켓, 옥션, G9) 인수에 신세계, 롯데, SK, MBK(홈플러스)가 치열하게 경합하는 것도 쿠팡의 모델을 추격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신세계, 롯데, 홈플러스는 오프라인 유통산업(대형마트)의 쇠락을 대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기존 대형마트는 물류창고 형태로 개편하고 온라인몰과 마트 직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라스트마일 운송시장(Last Mile Delivery)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산업 내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추세다.

사회적 합의 이후 택배노동자 실태

2020년 택배노동자 과로사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하면서, 연말에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를 중심으로 한 사회적 합의기구가 구성되었다. 이후 20211월 사회적 합의문 발표에까지 이르렀다. 그 이후 택배현장은 얼마나 변화했을까?

아직 실질적인 효과를 확인하기에 이른 감이 있으나, 현장에서 극적인 노동시간 감소는 관찰되지 않았다. 화물연대 자체조사 결과, 분류작업 시간은 평균 1.5시간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노동시간에서는 유의미한 차이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20년 하반기 조사 결과 총 14.5시간에 달했던 노동시간이 감소한 것은 분명하나, 여전히 상당한 수준의 장시간 노동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분류인력 투입은 단기 대책으로 효과는 있다. 다만, 분류자동화설비 도입, 택배 수수료 인상, 이에 따른 적정 작업량 산출 등의 전반적인 개선 없이는 택배노동자의 장시간 노동을 해결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래서 택배·유통부문 안전운임제

화물연대는 화물운송시장의 고질적인 저단가 운임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오랫동안 안전운임제법제화를 요구해왔다. 2020년부터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품목에 대해 도로안전운임제가 시행되기 시작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노동자의 운임이 노동조건과 도로안전에 깊은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 제도이다. 택배 평균단가의 하락 추세에서 볼 수 있듯이, 택배노동자 역시 운임(수수료) 하락이 장시간 노동의 근본적인 원인이다. 수수료 인상을 통한 노동시간 단축을 이루기 위해 택배와 유통부문을 포함하는 안전운임제 확대가 필요하다.

(화물연대본부 강동헌 전략조직국장)

[현장의 목소리]쿠팡의 꿈이 결코 이뤄지지 않는 세상_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 김혜진, 조혜연 인터뷰/2021.5

[일터 5월호_현장의 목소리]

쿠팡의 꿈이 결코 이뤄지지 않는 세상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 김혜진, 조혜연 인터뷰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웃지 못할 이들이 여럿이었지만, 쿠팡만큼은 예외였다. 팬데믹의 장기화는 이커머스(E commerce) 산업의 성장을 이끌었고, 업계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쿠팡 역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85% 급증해 13조 원을 넘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직원 수도 지난해 말 기준 4만 9천여 명으로 삼성과 현대에 이어 3위의 고용 규모를 기록했다. 고질병으로 지적되던 영업적자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이고, 얼마 전에는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며 대규모 투자를 확보했다. 몸집을 더욱 불릴 만반의 준비가 완료된 셈이다. 고객이 “내가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지?”라는 단 한 가지의 질문을 하게끔 만들겠다던 김범석 의장의 꿈이 실현되는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듯 보인다.

그런데 이 꿈, 정말 이뤄져도 되는 걸까? 9명. 작년 3월 택배 노동자가 배송 중 빌라 계단에서 쓰러져 사망한 이후, 약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쿠팡에서 일하다 사망한 노동자의 숫자다. 확인된 숫자만 9명이다. 그간 쿠팡은 사망자가 나올 때마다 업무와의 무관함을 앞세우며 그들의 죽음은 산업재해가 아니라는 태도를 고수했다. 그러다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 판정이 나오면 그제야 유가족에게 사과하는 식이었다. 저들의 주장에 따르면, 쿠팡만큼 억울한 기업도 없다. 법이 허용하는 ‘야간노동’을 준수하고, 노동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일하게 했으며, 물류 및 제조업체에서 공정관리를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개인별 UPH(Unit Per Hour, 시간당 물량 처리 개수)이지만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마저 ‘삭제’했는데 말이다. ‘이 정도면 된 거 아니냐’는 쿠팡에게 ‘충분하지 않다’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노동자를 죽음에 몰고 가는 야간노동의 위험을, 불안정 노동의 재생산에 지나지 않는 쿠팡의 고용체계를, 여전히 노동자를 짓누르는 성과압박의 존재를 말한다. 이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쿠팡이 벌써 장밋빛 미래를 바라볼 때, 핏빛으로 얼룩진 쿠팡의 어제와 오늘을 직시하는 ‘쿠팡 노동자와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이하 대책위)’의 김혜진, 조혜연 동지를 만나 ‘쿠팡 없이도 괜찮은 세계’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쿠팡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함께 바꿔나갈 노동자들을 조직하기 위한 선전활동 또한 이어가고 있다. 출처: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

일회성의 문제도, 우연한 사고도 아닌 쿠팡의 문제

쿠팡은 자신들이 대한민국 택배·물류업계에 새로운 근로환경을 선도해 왔다고 말한 바 있다. 쿠팡의 큰소리가 무색하게 지난해 5월 말, 쿠팡 부천신선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으로 인해 노동자 84명을 포함한 시민 152명이 감염됐다. 그런데도 쿠팡은 피해당한 노동자에 대한 사과는커녕 적절한 대응을 제공하지 않은 것마저 자신들은 법과 정부의 지침대로 했을 뿐, 더 이상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그간 쿠방팔 코로나19 피해자지원 대책위원회(이하 지대위)에서는 피해자 모임과 함께 문제해결을 위한 교섭을 요청해왔어요. ‘乙(을)’지로위원회(이하 을지로위원회)의 중재로 쿠팡과의 교섭이 진행됐고, 4차례 정도 만났죠. 쿠팡의 집단감염으로 드러난 피해 정도가 예상보다 컸고 심각했어요. 그래서 피해조사를 할 수 있는 기구를 공동으로 구성하자고 제안했고, 중재를 했던 을지로위원회는 쿠팡도 이에 동의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쿠팡 측의 태도가 돌변하며 자신들은 피해자의 민원을 들어주는 것 외에는 할 게 없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교섭은 결렬됐어요.

쿠팡과의 교섭은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보상 대책 마련,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사과와 보상 대책 마련은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소송으로 다 넘어갔고요. 남은 건 재발 방지 대책의 수립인데, 지금 쿠팡 자의로는 잘못된 노동조건과 구조를 바꾸는 게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조: 뉴스나 신문을 보면 아시겠지만, 쿠팡과 관련된 각종 사고를 다룬 기사들이 연일 빵빵 터지고 있잖아요. 코로나19 집단감염을 계기로 지대위가 시작됐지만, 실태조사를 하면서 알게 된 쿠팡 노동자들이 처한 노동환경이 너무 심각했어요. 그리고 이런 문제들은 어느 날 갑자기, 우연히 생긴 문제가 아니거든요. 계속해서 사건,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 때문에 생겨난 문제죠. 이처럼 고민의 지점도 넓혀졌고, 여러 차원에서의 대응도 이전보다 폭넓게 이뤄져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지대위에서 대책위로 확장이 이뤄졌습니다.

더는 묵과할 수 없는 쿠팡의 문제들

그간 유구히 쿠팡의 문제로 지목된 것들이 있다. 노동강도와 야간노동에 뒤이은 과로사, 불안정 노동을 생산해내는 고용구조 등 어느 것 하나 시급하지 않은 사안이 없다. 말 그대로 우리 사회의 문제적 노동을 한데 모아놓은 집약체나 다름없다. 이뿐만 아니라, 문제는 지금껏 계속해서 자신의 몸집을 부풀려 왔다.

조: 쿠팡의 문제는 어느 것 먼저 해야 한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총체적으로 문제예요. 그래도 그중에서 노동강도 문제가 가장 시급한 문제가 아닐까 해요. 이전에는 개인별 UPH라고 해서, 각각의 노동자가 시간당 처리하는 물량 개수를 측정했거든요. 별다른 기준도 없이 가장 높은 노동자의 UPH와 비교하는 식이에요. 그리고 내일은 어제보다 더 높은 UPH를 기록해야 해요. 쿠팡 측에서는 UPH가 고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지만, UPH가 낮게 잡히면 다른 업무로 교체되거나 관리자가 심적으로 엄청난 압박을 주거나 하는 일들이 생겨요. 그러다 보니 노동자 입장에는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점점 더 빨리 물량을 칠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과로, 나아가 과로사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죠.

지금 당장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야간노동 역시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풀어나가야만 하는 문제예요. 쿠팡의 가장 큰 전략은 로켓배송인데 이걸 가능하게 하려면, 물류센터는 밤낮없이 한밤중에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돌아가야 해요. 국제암연구소(IRAC)에서 야간노동을 2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듯이 같은 노동을 하더라도 야간노동일 경우, 우리 몸에 미치는 악영향은 더 클 수밖에 없어요. 추후 야간노동 전반에 대한 보편적인 기준과 원칙을 마련하기 위해서 조사, 연구팀을 구성해 구체적인 실태조사를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근로복지공단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쿠팡의 산재는 꾸준히 증가해왔어요. 쿠팡 물류센터의 산재 신청은 2017년에 50건, 2018년에 150건, 2019년에는 191건, 2020년에는 239건이에요. 신청 건수가 계속해서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증가 폭도 상당히 크죠. 그리고 해당 자료는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한 것만 집계된 건데, 모종의 이유로 신청하지 못한 경우를 고려하면 실제 산재 발생 건수는 더 많을 거라고 예상해요. 쿠팡 노동자들의 커뮤니티인 네이버 밴드 ‘쿠키런’을 보면, 산재 신청 시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고용 유지가 어렵다는 등의 글들이 올라와요. 이처럼 산재 신청을 마음먹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 그런데도 계속해서 산재 신청 건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미뤄 짐작하자면 그만큼 현장의 안전이 매우 위급한 수준인 거겠죠. 추후 쿠팡 대책위의 활동에 산재 실태에 대한 조사와 연구도 빠질 수 없는 과제예요.

너무 늦은 사과도, 답도 아니려면

현재 쿠팡은 전국에 170여 개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230만㎡(약 70만 평) 규모라고 하는데, 크기가 채 가늠되지 않을 정도로 어마하다. 지금 물류센터만 해도 미식 축구장 40개 정도를 합친 크기라 하는데, 앞으로 여기에다 330만㎡(약 100만 평) 규모의 부지 추가 확보에 나설 계획이라 밝혔다. 이처럼 드넓은 공간에 수많은 노동자가 일하고 있지만, 정작 공간의 쓰임에 있어 노동자에 대한 어떤 고려도, 원칙도 존재하지 않는다. 마치 쿠팡의 물류센터에는 일하는 ‘사람’은 없다는 듯이 말이다

김: 쿠팡의 일자리 창출을 이유로, 지자체들이 MOU를 체결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MOU에서 빠진 게 있다면 바로 노동자들의 권리죠. 지금은 산업에 대한 표준이 마련돼야 해요. 지금 같은 대규모 물류센터는 이전에 없던, 새로 생겨난 공간이죠. 그러다 보니 어떤 공간이 돼야 한다는 기준이 하나도 없는 거예요. 공간의 적정인원은 얼마인지, 물류센터라는 공간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계약 형식은 어때야 하는지에 대해서 아무것도 합의된 바가 없어요. 이 같은 공백의 공간에서 쿠팡과 같은 쪼개기 계약과 일용직 고용과 과도한 노동이 물류산업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매우 커요. 정말 심각한 문제예요.

대표적인 예로 쿠팡의 물류센터는 냉난방 설치가 안 돼 있어요. 신선센터는 일정한 온도가 유지되지만, 노동자가 아닌 오직 물품의 냉장과 냉동을 위한 온도죠. 애초에 쿠팡의 물류센터는 사람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공간이에요. 그렇다면 원래 물류센터에는 일하는 노동자를 고려한 냉난방 설치가 불가한 공간인가 하면 그건 또 아니에요. 그냥 건물의 공조설비를 잘하면 되는 일에 불과해요. 그런데도 그걸 안 해서 쿠팡에서 일하다가 너무 춥고, 너무 더워서 사람들이 죽는 거예요.

이건 건물의 설비에 한정된 얘기가 아니에요. 노동강도, 고용 형태 모든 문제에 해당하는 얘기예요. 쿠팡이 말하는, ‘어쩔 수 없다’는 핑계는 물류산업의 특성이 아닙니다. 그건 쿠팡의 문제죠. 고용노동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나서서 제대로 된 산업의 표준안을 만들 때예요. 이걸 위해서 쿠팡 대책위의 향후 활동에 실태조사도 계획에 두는 것이고요.

쿠팡은 관련된 비판 보도가 나올 때마다 ‘사실관계’를 ‘바로 잡는다’라고 하지만, 사실을 넘어 쿠팡에게 묻고 싶은 진실이 있다. 8명의 노동자가 죽어 나간 이유가 ‘야간노동’도, ‘성과압박’도 정말 아니었을까? 어쩌면 노동자의 죽음이 자신과 무관하다는 ‘쿠팡’이 아니었다면, 그들의 삶은 지금도 계속될 수 있지 않았을까? 이 질문에 답을 듣기 위해선 우리 모두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조: 인천의 학생치고 쿠팡에서 일 안 해본 사람 없다는 말을 들은 적 있어요. 누구나 다 어렵지 않게 쿠팡에서의 노동을 경험하는 거예요. 앞으로 더더욱 그럴 테고요. 소비자로서도 마찬가지죠. 다들 쿠팡의 편리함이 낯설지 않으니까요. 다만 편리함 속에 숨은 노동의 열악함을 한 번쯤 떠올려 봤으면 좋겠어요. 우리에게 필요한 감각이 있는데요, 프랑스에서 한국인이 자발적으로 야근하니까 프랑스인 동료가 ‘우리 노동자들이 힘들게 싸워서 쟁취한 권리를 훼손하지 말라’고 했다는 얘기 있잖아요. 저는 이 얘기 속의 감각을 우리가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후 쿠팡 대책위에서도 관련된 활동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 필요성도 느껴요.

김: 우리의 편리함을 위해서 쿠팡이 만들어진 게 아니라, 쿠팡이 우리의 편리함을 거꾸로 생산해내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왜 그런 걸까? 노동자를 부품처럼 취급해 만들어낸 편리함은 과연 누구의 이익이 될까? 저는 앞선 질문들을 자본에게 던질 수 있는 시민사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하다 보면, 노동자와 시민사회가 연대해 건강한 대안을 마련하고 새로운 사회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람을 고려하지 않는 쿠팡의 성공 신화가 결코 성공 신화로 인식되지 않길, 쿠팡이 하나의 표준이 되지 않는 게 우선이겠죠.

(한재영 상임활동가)

[자료집] 경비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국회토론회


경비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국회토론회 

최근 6년, 과로사 전수조사 사례분석 발표

- 일시: 2021년 4월 19일 월요일 오전10시
- 장소: 이룸센터 제1회의실 
유튜브 '기본소득당 용혜인' 채널 생중계

- 좌장: 김현주 교수 (이대 목동병원 직업환경의학과)
- 발표: 경비노동자 과로사 업무상질병판정서 전수조사 결과 발표 / 유상철 노무사 (노무법인 필, 근로복지공단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
- 토론 
: 남우근 노무사 (전국아파트경비노동자 공동사업단 연구위원)
: 김형렬 교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노동시간센터, 서울성모병원 직어보한경의학과)
: 김은풍 노무사 (서울노동권익센터)
: 김승희 사무관 (고용노동부 산업보건과)
: 현장 아파트 경비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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