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여성노동자 일터 내 화장실 이용실태 및 건강영향 연구 (2021.03)

 

. 연구 개요

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2. 사업의 목표

3. 연구 방법

4. 선행 연구 검토

1) 국내 연구 검토

2) 해외 화장실 이용 문제와 건강영향 연구 검토

 

. 제도 정책 현황 분석

1. 분석 개요

2. 분석 결과

1) 화장실의 정의

2) 화장실 설치 의무 및 설치 기준

3) 화장실 관리의무

4)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 의무

5) 기타 노동자 편의시설 등에 관한 규정

6) 외국의 일터 내 화장실 관련 규정

3. 소결

 

. 단체협약 조사 결과

1. 분석 개요

2. 분석내용

1) 기초 노동조건에 관한 단체협약 조항

2) 교육에 관한 단체협약 조항

3) 생리휴가, 출산, 육아 등에 관한 사항

4) 노동안전보건에 관한 규정

5) 기타 조항

3. 소결

 

. 설문 조사

1. 설문조사 내용

2. 설문 결과

1) 설문 참여자 기본 정보

2) 노동시간 및 노동강도

3) 화장실 시설 및 사용 실태 (일정한 공간 군)

4) 화장실 시설 및 사용 실태 (이동/방문 군)

5) 건강영향

6) 화장실 사용에 대한 인식

 

. 면접 및 참여조사 결과

1. 여성노동자의 화장실문제는 왜 문제화되지 않았을까?

1) 노동자의 힘을 약화시키는 노동환경

2) 차별적 인식과 구조

3) 화장실 및 재생산 건강에 대한 일터의 인식

2. 화장실 이용 조건과 환경

1) 화장실 이용 시간의 자율성 침해 문제

2) 화장실 환경의 존엄성 침해 문제

3. 화장실 이용으로 인한 여성노동자 건강 영향

1) 화장실 이용 제약으로 인해 발생하는 건강 문제

2) 생애주기 변화에 따른 화장실 이용과 건강 문제

3) 치료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

4) 화장실 이용하지 못해 발생한 건강 문제에 대처하는 방식

4. 소결

 

. 결론 및 제언

1. 적정 노동강도 쟁취

2. 여성노동자 건강 문제에 대한 인식 변화와 차별 해소

3. 법제도 기준 및 환경 개선

4. 노동조합의 역할

 

참고문헌

. 부 록

1. 여성노동자 일터 내 화장실 이용실태 및 건강영향 조사 설문지

2. 면접 참여자 일터 화장실 지도

 

 

[보고서] 여성노동자화장실연구_2021.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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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사무금융노동자 업무상 정신질환 실태 및 대응연구

사무금융노동자 업무상 정신질환 실태 및 대응연구 보고서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와 사무금융노조는 2020년 '사무금융노동자 업무상 정신질환 실태 및 대응 연구'를 진행했다. 본 연구를 통해, 사무금융노동자들의 전반적인 정신건강 현황을 드러냄과 동시에, 금융업종 기업의 조직문화와 실적 중심의 일 문화, 감정노동과 정신질환 문제를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금융업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노동자 자살 문제와 업무상 정신질환 문제가 노동환경 및 기업의 성과주의 시스템과 어떻게 연관되어있는지 구체화하고 의미를 해석했다. 

_금융노동자_업무상_정신질환_실태조사_보고서_최종_제출용_★.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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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구 배경

(1) 연구배경

(2) 연구목표 

(3) 연구방법


2. 기사 분석: 추세 

1) 연구 목표 및 방법

(1) 첫째, 금융업 자살 실태에 대한 우회적 탐색 

(2) 둘째, 금융노동자 자살은 어떻게 재현되고 있나?

(3) 셋째, 연구 방법


2) 연구 내용 

(1) 시기별 자살 실태

(2) 자살 사건은 어떻게 씌여졌나?


3) 소결: 증가 추세 그리고 원인의 개인화 

(1) 증가 추세

(2) 원인의 개인화

(3) 무엇을 할 것인가?


3. 설문 분석: 실태

1) 연구 목표 및 방법 

2) 연구 내용

(1) 참여자 특성 

(2) 심화분석 

3) 소결 


4. 면접 분석: 의미

1) 연구 목표 및 방법 

2) 연구 내용 

(1) 성과압박, 닿지 못할 숫자를 항상 이고 있는 삶

(2) 우리의 월급은 고객에게 욕 먹는 값

(3) 조직 내 괴물과 그 괴물을 키우는 구조 

(4) 기술 변화로 인한 과로와 구조조정의 불안 

(5) 일하는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더욱 강화시키는 것들

(6) 대응방안과 필요한 지지  

3) 소결 


5. 개선 방안 

1) 회사별 노동자 정신건강 증진 체계 수립 

2) 실적 중심주의에 기대지 않은 금융노동

3) 고객에 의한 스트레스도 달라질 수 있다

4) 노동조합의 중장기적 전략 및 정책 수립

 

[공모전]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 이은진, 최수미, 장민지 (2021 제2회 청소년 노동안전보건 콘텐츠 공모전 수상작)

[공모전] Diary - 손나연, 신유진, 이주희 (2021 제2회 청소년 노동안전보건 콘텐츠 공모전 수상작)

[공모전] 우리가 함께 안다는 것 - 남보경 (2021 제2회 청소년 노동안전보건 콘텐츠 공모전 수상작)

 

우리가 함께 안다는 것

 

나는 작년 6월 초, 알바를 구했고 두 달 반가량의 짧고도 고된 노동을 하고 알바를 그만두었다. 내가 알바를 구하기 전부터 내 주변 친구들은 대부분 알바를 구하거나 이미 하고 있었다. 학교도 다니고 있고 고등학생이라 당장 입시 문제가 제일 시급했던 나에게는 시간적 여유도 없고 엄마도 강하게 반대하는데 굳이 알바를 구할 이유가 없었다. 아마 작년 초까지 계속 그런 생각을 해오던 도중, 어느 날 엄마, 아빠와 갈등이 심하게 일어났다. 그로 인해 독립하기 위해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나는 이미 알바를 알아보던 중이었다.

알바를 구하는 가게는 항상 있지만, 청소년을 고용하는 가게는 손에 꼽는다. 알바 어플에 들어가 나이제한 없음으로 검색을 해도 항상 청소년은 고용 안 함을 내건 가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청소년은 아는 지인을 통해 알바를 구하거나, 가족들의 일을 돕지만 가끔 나처럼 운 좋게 청소년을 고용하는 곳을 만나 알바로 채용이 되기도 한다.

나는 정말 운이 좋았다. 친구들이 여러 가게에 전화를 돌리고 청소년은 구하지 않습니다.’라는 말을 끊임없이 들을 때 다섯 가게도 안 되어 나를 고용하겠다는 곳을 만났기 때문이다. 알바가 구해졌을 때는 정말 너무 신이 났다. 나도 이제 사회인이 된 기분이 들었고 돈을 열심히 모아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자는 생각도 하며 한창 들떠있었다. 일이 힘들더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잘하게 되리라 믿었다. 하지만 내 생각과 현실은 꽤 달랐다.

나를 고용한 곳은 여러 매체에서 힘들다며 떠드는 고기 집이었고 근로계약서도 쓰지 않았지만, 처음에는 크게 상관없으리라 생각했다. 처음 일을 배울 때만 해도 내가 하는 건 거의 없었고 같이 일하는 알바생이 대부분을 하며 일을 가르쳐 줬기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자연스럽게 나도 잘 하게 되겠지, 인정받겠지 생각했었다.

하지만 현실은 시간이 점점 지나며 실수를 해서, 포스기에 주문 찍는 걸 깜빡해서, 너무 느려서 등등의 이유로 혼이 나는 날들만 늘어갈 뿐이었다. 날이 가며 점점 일하는 능력이 늘어가고 육체적인 힘듦은 익숙해져 갔지만 날이 갈수록 혼나는 일이 늘어갔다. 처음에는 실수를 해서 혼이 났다면 나중에는 실수를 전혀 하지 않아도 느리다고 혼이 나고, 상을 꼼꼼히 안 닦는다고 혼이 나고, 손님이 없을 때에는 일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다고 혼이 나고, 내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며 화를 냈다. 제일 억울하게 혼이 났던 건 사장님이 그릇을 높게 쌓아놓지 말래서 그대로 했는데 나중에 사모님이 왜 그릇을 충분히 높게 쌓아놓지 않았냐고, 아직도 자기가 가르쳐줘야 하냐며 혼을 냈을 때다. 그때는 아무리 열심히 해보려 노력해도 자꾸 하나씩 까먹는 스스로가 너무 미웠었다.

알바를 하며 내가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생각을 했다. 일이 처음이니 모르는 게 당연하고, 실수하는 게 당연한데 매일 혼나며 스스로가 많이 위축되고 월급을 받을 때도 괜히 눈치가 보여서 쩔쩔맸다. 일을 하고 돈을 받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 나는 일을 하고서도 내가 돈을 받는 만큼의 일을 하는지 항상 고민하고 자책했다. 실제로 나와 같이 일했던 오빠는 내게 네가 알바라는 자각이 있어야 해. 나도 알바이긴 하지만 돈을 주면 그 돈이 아깝지 않을 만큼의 일을 해야지.”와 같은 말을 했다.

나는 일을 하고도 돈을 떼어먹힐 뻔하고, 근로계약서도 못 쓰고, 주휴수당도 못 받고, 아팠을 때 욕을 한참 들어먹었다. 한번은 불판을 들고, 숯불 통을 맨손으로 잡았다가 손가락에 꽤 크게 화상이 난 적이 있다. 가만히 있어도 손가락이 너무 뜨겁고 아파 차가운 물을 컵에 담아 계속 잡고 있었지만 다른 일을 하느라 손을 떼면 금세 다시 손이 아파서 너무 괴로웠다. 하지만 크게 다친 것도 아니고 손가락 조금 다쳤다고 걱정해주는 사람도 없었고 말을 하면 또 혼이 날까 너무 눈치가 보여 제대로 말하지도 못했다.

또 한 번은 정말 크게 아팠던 적이 있다. 열이 39도까지 오르고 목이 부어 죽도 두 입 먹다가 못 먹을 정도로 아팠었다. 학교도 이틀이나 빠졌었는데 몸이 아픈 것도 아픈 것이었지만 코로나 걱정도 있어서 밖에 나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사장님한테 전화해보니 떨떠름한 목소리로 알겠다고 했다. 병원에 가도 약만 처방해주고 열이 안 내리면 다시 오라는 말만 들어서 특별히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약을 먹어도 열이 안 내리며, 나는 두 번째 전화를 해야 했다. 사장님은 그냥 일하기 싫어서 그러는 거 아니냐.’, ‘열나는 거 병원에 입원해서 링거 맞으면 금방 내리는데 왜 아무것도 안 했냐.’, ‘토요일에 갑자기 빠진다고 하면 대타도 없는데 그러면 어쩌냐.’ 등등 내가 아픈 걸 꾀병이라 치부하며 소리를 지르며 내게 화를 냈다. 나는 너무 억울해 눈물을 흘리면서 아니라고 해봤지만 믿질 않아서 결국 전화를 끊은 뒤 내가 갔던 병원에서 처방받았던 약 봉투를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기까지 했다.

멀쩡하던 내가 갑자기 열이 나고 몸살이 났던 건 아무리 생각해봐도 갑자기 고된 노동을 하게 돼서 몸에 무리가 되서 열이 났던 거라고밖에 추측할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아팠던 것에 대해 사장은 걱정은커녕 내가 꾀병을 부리는 건 아닌지 의심만 잔뜩 했다. 더 슬펐던 건 내가 그 당시에 했던 생각들이다. 아파서 하루, 이틀 빠졌다가 잘리는 건 아닌지, 또 혼이 나진 않을지 너무 무서워 전화도 겨우 했었다. 왜 아픈데 아플 걸 미리 알고 미리 연락해야 하고, 열이 펄펄 끓어도 꾀병이 아니라는 걸 애써 증명해야 하고 내가 푹 쉬고 나을 수 있도록 보장받지 못하는 걸까?

그렇게 하나, 둘씩 의문이 쌓이며 나는 겉핥기로만 알고 있던 근로기준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게 된다. 비록 내가 일했던 곳은 근로기준법상 5인 미만 사업장이었지만, 5인 이상 사업장에서는 사장이 약속한 시각만큼 일을 시키지 않고 일이 없다고 일찍 퇴근시키면 그만큼의 돈도 다시 받을 수 있었고, 근로계약서를 안 쓰는 것도 불법이고, 청소년은 밤 10시 이후부터 오전 6시까지의 야간 근로도 불법이고, 야간에는 야간수당이라고 원래 급여의 1.5배를 줘야 하며 알바라도 생리휴가에 퇴직금도 받을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정말 많은 것들이 있었다. 청소년은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손해배상액이나 위약금을 정하는 계약도 청소년을 대상으로는 불법이었다.

나는, 그리고 나와 같은 청소년들은 지금까지 너무 많은 것들을 모르고살았다. 알바하며 주휴수당이란 것을 받아본 청소년은 아마 극소수 중에서도 극소수일 것이다. 보통의 청소년들은 주휴수당이라는 게 있는지도 잘 모르고 5인 이상 사업장과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사업장의 기준이 나누어지며 5인 이상 사업장이면 다양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얼마나 억울한 현실인가? 법을 잘 알지 못하면 내가 받을 수 있는 돈을 못 받고 내가 쉴 수 있는 날에 쉬지 못하고 아파도 내 돈으로 치료해야 한다. 하지만 청소년은 상대적으로 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할 수밖에 없다.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은 청소년이 최대 몇 시간까지 일할 수 있는지, 어디서 일하지 못하는지, 그리고 근로계약서의 개념 정도까지만 가르친다. 5인 미만 사업장과 5인 이상 사업장이라는 게 있고, 주휴수당은 어떤 사업장이든 관계없이 받을 수 있고, 받아야 할 돈을 못 받으면 노동부에 찾아가 진정을 넣거나 민사소송을 걸 수도 있으며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월급 400만 원 미만 근로자를 대상으로 무료로 소송을 지원하고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산업재해를 당한 노동자에게 보험 급여를 보장하기 위해 제정된 산재보상보험법 등 노동자를 위한 법이 다양하게 있다는 사실을 모를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나는 이 모든 사실을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안다는 것과 모른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차이다. 내가 얼마만큼의 돈을 받을 수 있는지 보다 중요한 건, 내가 앎으로 인해 내 권리를 보장하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태일 열사도 근로기준법이란 것을 모를 때에는 자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 일이 그저 시다들이 덜 힘들게 그들을 도와주는 것에서 그쳤지만, 근로기준법이란 게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 그는 달라졌다. 아는 게 있으니 힘이 생긴 것이다. 결국 그가 살아생전에는 원하는 바를 못 이뤘지만 자본가들이 그의 눈치를 보며 그에게 꼭 개선해준다는 거짓말이라도 하게 만든 것은 그가 아는 게 생겼고 그로 인해 무기가 생겼기 때문이다. 앎이란 그런 것이다. 안다는 것은, 그저 머릿속에 있음으로 제 역할을 다하는 게 아닌, 그것을 꺼내어 쓸 때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알아야 한다.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보장받을 수 있는지를.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알아야 할까? 근로기준법만 알면 끝나는 걸까? 주휴수당만 받아내면 끝나는 걸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알아야만 한다. 당장 우리가 다니는 학교의 청소노동자, 급식노동자 등의 노동자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지, 저 멀리 공장에 다니는 노동자들의 농성은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들의 삶과 우리의 삶이 어떤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는지. 그들의 삶은 곧 우리 삶이다. 우리는 누구나 노동을 하고 살아간다. 그 말인즉슨, 내가 노동자로 살아가는 한 다른 노동자가 천시 받고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데 어떻게 내가 내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겠냐는 말이다. 저 사람들의 삶이 곧 내 삶이 될지 모른다. 그리고 우리는 싸우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 또한 알아야 한다. 당장은 주휴수당 못 받은 것으로 끝나겠지만 나중에 가면 퇴직금도 못 받을 수 있고, 내가 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무시당하고 천대받을 수 있고, 직장에 들어가 최저시급도 못 받으며 일을 할 수도 있다. 그 모든 것들을 알고서야 비로소 세상이 보이고 내가 보인다. 사실 다른 사람의 삶까지 알아야 한다는 말은 엄청나게 생뚱맞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그 모든 사람의 삶이 이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청소년 노동자들은 상대적으로 성인인 노동자들에 비해 어리다고 더 무시당하는 경향이 있다. ‘어리니까 잘 모르겠지, 어리니까 그냥 고분고분하겠지.’ 등등. 이런 차별적인 생각들이 청소년 노동자들의 무지와 어우러져 나와 같은 사람들이 더욱더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살아가게 만든다.

특히나 여성 청소년 노동자들은 성희롱을 들어도 꾹 참고 넘겨야만 하는 상황을 많이들 겪게 된다. 나도 알바를 했었을 때 같이 일했던 오빠가 불편한 상황을 수도 없이 만들었지만, 그때마다 그냥 웃으며 넘겨야만 했다. 일하는 첫날부터 내게 성적인 이야기들을 수차례 해왔고 나는 그 상황이 무지하게 힘들었다. 웃으며 대하는 것도, 내 몸에 손을 대는데도 그러지 말라고 하지 못하는 것도, 집에 따라오지 말라고 할 수 없는 것도. 그 모든 것들이 내가 너무 예민한 탓일까 생각하고 고민하게 했다. 그렇다고 마냥 그에게 벽을 칠 수는 없었다. 우선 그는 사장의 조카였고, 일을 잘했다. 그래서 내가 등갈비를 어떻게 자를지 모른다거나 예약 손님이 왔을 때 상을 어떻게 차려야 하는지 헷갈린다거나 찌개류가 나갈 때 어떤 반찬이 나가야 하는지 헷갈릴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내게 모르는 게 있으면 다 물어보라고 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내가 혼나지 않게, 그리고 일을 계속할 수 있게 도와준 사람이면서 내게 성적인 얘기들을 꺼내고 집 가는 길을 허락 없이 따라오고 자꾸 불편한 얘기들을 해서 일을 그만둘까 고민하게 만든 사람이었다.

나와 같은, 혹은 나보다 더 심한 일을 겪는 사람들이 아주 많을 것이다. 직장 내 성희롱을 당해도 알바를 하는 곳은 작은 사업장이라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다. 특히나 심한 일이 아닌, 어디 가서 말하면 그게 성희롱이냐 할 것 같은 일, 너무 예민한 거 아니냐는 말을 들을 수도 있을 것 같은 일들은 밖으로 꺼내어 이야기하기도 꺼려진다. 이게 여성 청소년 노동자의 현실이다.

나는 알바를 하며 가게에서 겪었던 많은 일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너무 힘든 시간이었고 매일 욕먹고 첫날부터 성적인 얘기를 들어야 했고 내가 집 가는 길을 같이 일하는 오빠가 따라왔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지만 나는 그로 인해서 내게 어떤 권리가 있는지, 어떻게 보장받을 수 있는지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학습지 노동자로 일하며 유령회원으로 인해 자신의 월급이 부당하게 깎이는 경험을 겪은 엄마의 일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내 주변 사람들이 어떤 일을 겪는지에 더 눈이 가게 되었다.

청소년 노동자가 겪는 차별, 여성 노동자가 겪는 차별 등 직장 내에는 여러 차별이 있고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한 채 노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비록 작은 관심일지도 모르고 아무 도움이 되어주지 못하겠지만, 내가 알고 내 엄마가 알고 내 옆의 사람들이 안다면 우리는 서로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고 그게 바로 연대이며 우리가 앎으로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함께 앎으로써 함께할 수 있고, 우리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싸울 수 있다. 싸우지 않더라도 덜 외로울 수 있고, 일터에서 더 당당해질 수 있다. 아주 작은 것으로 보일지 몰라도 그 전과 후는 아주 단단하고 얇은 유리벽이 그 사이를 가르고 있다. 분명히 다르다. 알기 전과 후는, 우리가 모르고 외면해오고 있던 것들의 단면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제 이 모든 것들을 알게 되었기에 함께일 수 있다. 청소년 노동자의 알 권리는 그렇게 실현된다고 믿는다.

[공모전] 유니폼 - 홍정은(2021 제2회 청소년 노동안전보건 콘텐츠 공모전 수상작)

 

2021 제2회 청소년 노동안전보건 콘텐츠 공모전 "알권리, 안전을 외치다" 수상작


유니폼

홍정은

 

추운 바람에 아직 녹지 않은 눈이 쌓여있는 하굣길. 담요로 치마 위를 덮어 추위를 피하는 여학생, 삼삼오오 모여 피시방을 가자며 소리를 지르는 남학생, 그런 학생들을 횡단보도 앞에서 통제하는 경비 아저씨 그리고 차를 가지고 와 자신들의 딸, 아들을 데리러 오는 부모님. 예인은 그런 것들을 부러워했다. 친구들과 모여 하교 하는 것도, 친구들과 피시방을 가는 것도, 부모님이 데리러 오는 것도. 예인은 하지 못하니까. 예인은 학교가 끝나면 유일하게 가족으로 남은 동생을 찾으러 가야 하니까. 그리고 돈을 벌러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향해야 했으니까.

 

예인 학생, 종일반이 끝나서 유인이는 돌봄 교실에 가 있어요 유인이 선생님

 

유인의 선생님한테서 문자가 왔다. 예인은 그 문자를 보자 급하게 유인의 유치원 쪽으로 발걸음을 빨리했다. 머릿속에서 부러움은 지우고 현실을 생각하며 볼을 무섭게 스치는 차가운 바람을 뚫고 걸어간다. -! 문자가 하나 왔다. 예인은 발걸음을 멈춰 세우고 문자를 본다. 문자를 본 예인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하늘도 그런 예인이 마음을 아는 걸까 어두운 하늘 위로 눈이 퐁퐁 내리기 시작한다.

 

예인아, 너 일찍 와서 일 좀 도와라. - 사장님

 

예인은 자신의 일그러진 얼굴은 상관도 안 쓴다는 듯 얼굴을 더욱 찡그리며 한숨을 쉬었다. 그리곤 사장에게 알겠다는 문자를 보낸 뒤 눈 때문에 물기 어린 핸드폰을 소매로 대충 닦고 교복 재킷 속 주머니에 깊게 넣는다. 발걸음을 돌린다. 교실에 혼자 남을 유은을 생각하며 걷던 발걸음을 자신을 기다리며 화를 낼 사장 수희에게로 향한다. 차가운 바람이 분다. 차가운 바람은 예인의 볼을 파고든다. 하얀 눈이 예인의 머리에 녹는다. 예인은 그런 차가운 바람과 눈에 고개를 목도리 속으로 파묻으며 걸음을 빨리할 뿐이다. 얼마나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걸었을까, 목도리를 뚫고 들어오는 매서운 바람에 목도리 속으로 파묻은 볼은 빨개졌고 머리에 닿자마자 녹는 눈에 머리는 꽤 축축해졌다. 그리고 여전히 예인의 얼굴은 일그러져 있다.

 

어느새 편의점 앞이다. 예인은 일그러져 있는 자신의 표정을 그제야 인지했는지 애써 입꼬리를 올려 보이며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간다.

 

띠링~

 

- 어서 오세요! CS17입니다~!

 

사장 수희는 예인이 들어오는 종소리를 듣자 손님인 줄 알고 미소를 활짝 피우며 인사를 건넨다. 하지만 예인인 것을 확인하고 활짝 피웠던 미소를 지운다.

 

- 아 예인아 좀 빨리빨리 좀 다녀라! 나 약속 있는데 늦었잖아!

- 저 아직 근무시간 아닌데요……. 사장님이 부탁하셔서,

- - 모르겠고 나 간다~ 물건 들어오면 잘 정리하고 알았지?

 

사장 수희가 자신이 입고 있던 유니폼을 예인의 품으로 던지며 가방을 들고 편의점을 나선다. 예인은 그런 수희가 떠밀 듯 던지고 간 유니폼을 잡고 카운터로 들어간다. 카운터로 들어간 예인의 얼굴은 아까 애써 입꼬리를 올리던 노력이 무색할 만큼 다시 일그러져 있었다. 이번엔 얼굴을 애써 다시 풀어보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그 대신 한숨만 쉴 뿐이었다. 예인은 한숨을 쉬며 학교 마크가 그려져 있는 교복 자켓을 벗고 편의점 마크가 그려진 유니폼을 입었다.

 

유니폼을 입은 예인은 편의점을 둘러본다. 아무 소리 없이 매대를 환하게 비추는 형광등 불빛만 있는 편의점은 예인의 얼굴처럼 적적하다. 예인은 그런 적적함이 싫은지 노래를 틀어 편의점의 적적한 분위기를 없애본다. 그리곤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한다.

 

첫 일은 시재 점검하는 것이다. 예인은 포스기를 열며 자신의 첫 시재 점검, 부모님 허락확인은커녕 근로 계약서조차 쓰지 않았던 알바 첫날을 회상해본다.

첫날 오자마자 인상을 잔뜩 쓰며 최저시급에 못 미치는 8천 원 밖에 못 준다고 뻔뻔하게 말하던 사장 수희, 매대를 밝게 비추던 형광등, 편의점 문에 달린 종을 딸랑이며 들어오는 손님들, 예인은 어수선한 그 속에서 복잡하기만 한 포스기 다루는 법을 배웠다. 예인은 자신이 첫날 어리숙하고 서툴렀지만 잘 해냈다며 안심을 했다. 하지만 안심을 하기 무색하게 문제가 생겼다. 예인 타임 정산에서 8천 원이 비었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수희는 바로 예인에게 잘못을 따졌고 예인이 그 8천 원을 물어내기로 하였다. 그래서 최저시급조차 못 받는 예인은, 한 시간에 8천 원만 받는 예인은, 알바 첫날 월급에서 8천 원이 까였다. 그렇게 알바 첫날 끙끙대며 어수선한 편의점에서 1시간 동안 열심히 일했던 것은 없었던 일이 된 격이었다. 그 이후에도 정산이 잘 안 맞는 날들이 종종 있었다. 역시나 그럴 때마다 사장 수희는 예인의 월급에서 빈 돈을 깠다.

나중에 예인이 알게 된 사실로는 정산 속 돈이 비었다는 사실을 수희에게 알린 것도 백명이었으며, 정산 속 빈 돈을 가지고 있는 것도 백명이었다는 것이었다. 예인은 그 사실을 알고서도 아무 말 하지 않았다. 백명에게 따지지도, 사장인 수희에게 일러바치지도 않았다. 그냥 집에 있는 동생을 생각하며, 자신의 통장에 줄어드는 잔고를 생각하며, 침묵하고 애써 입꼬리를 올리며 다시 일할 뿐이었다.

 

-! 문자가 오는 알람 소리에 옛날 회상을 하던 예인이 번쩍 정신을 차린다.

 

언니야 오늘 늦게 오는 거야?ㅠㅠ 돌봄교실 선생님

 

예인의 동생이었다. 동생의 문자를 본 예인은 고개를 떨군다. 아까 바로 데리러 간다는 게 수희의 부름에 얘기조차 못 하고 혼자 교실에 머물게 한 게 미안한 모양이다. 입술을 뜯으며 예인은 그냥 늦는다고 문자를 할까 생각하다, 혼자 있을 동생과 늦게까지 자신의 동생을 돌봐줄 선생님께 미안해 전화를 걸어본다.

 

- 여보세요?

- 네 선생님 저 유인이 언니인데요. 혹시 유인이 한 번만 바꿔주실 수 있으실까요?

- 언니??

- 어 언니야, 바로 일하러 왔어 미안해.

- 아냐. 나 여기서 기다릴게

- 알아서 좀만 기다려- 끝나고 바로 갈게.

 

예인은 의기소침해진 유인의 목소리를 걱정한다. 그리곤 돌봄 선생님께 자신이 갈 때까지만 봐달라며, 죄송하다며 거듭 사과를 한다. 유인의 선생님과 전화를 끊은 예인의 표정이 한결 나아진다. 예인은 한시름 놓았다며 살포시 웃으며 포스기를 닫는다. 그리곤 카운터에서 나와 또 다른 일을 한다. 새로 들어온 물건 수량 체크하기, 매대가 비어있으면 물건 채워 넣기, 꽉 채워져 있는 쓰레기통 비우기 등을 말이다. 사실 이런 것들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이다. 허나 사람들 상대하는 것이 어려울 뿐.

 

오늘같이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손님들은 계속해서 온다. 원래 진상이 오는 날에는 진상만 오는 건지 오늘따라 힘든 손님들만 온다. 앳된 얼굴로 카운터에 서 있는 예인에게 다짜고짜 반말로 이거 달라 저거 달라 명령하는 사람, 초저녁부터 술을 먹고 들어와 술주정하는 사람, 아이와 같이 와서 교복을 입고 일을 하는 예인을 보며 아이에게 공부 열심히 해야 해, 안 그러면 저 언니처럼 어릴 때부터 이런 일 하는 거야.’라며 다 들리게 말하는 사람까지 이러한 사람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예인의 앞에 나타났고 예인의 얼굴은 그때마다 수척해졌다.

예인은 오늘도 그런 사람들은 몇 번이나 스쳐 보내고, 매대를 정리하고, 매장 청소를 했다. 그리곤 시계를 본다. 지금 시각은 오후 10시 드디어 퇴근 시간이었다. 예인은 포스기를 열고 정산을 한다. 그리곤 백명을 기다린다. 하지만 백명은 10분이 지나도 오지 않는다. 밖의 하늘은 더욱 어두워지고, 내리는 눈은 이제 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순찰을 돌기 위해 순찰차를 몰고 거리를 도는 경찰까지 보인다. 그런 바깥의 풍경을 보는 예인은 초조해지기 마련이다. 예인은 그런 순찰차를 보며 의자에 걸려있던 교복을 숨긴다. 사장이 불러 일찍이 일을 시작해 다른 때보다 힘들었고, 거기다 늦은 밤에 자신을 기다릴 동생에 걱정만 늘어가는 것이었다. 예인은 결국 오지 않는 백명에 사장 수희에게 전화를 건다.

 

- ....... 상대방이 전화를 받을 수 없어…….

 

역시나 전화를 받지 않는 수희였다. 예인은 마냥 기다릴 수 없어 편의점 전화기로 백명에게 전화를 건다. 연결음이 가는 내내 예인의 다리는 쉴 틈 없이 떨고 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건가? 백명은 전화를 받는다.

 

- 여보세요?

- 네 저 CS17 편의점 전 타임 임예인이라고 하는데요,

- 아 뭐야 사장인 줄 알고 놀랐네!

- 지금 제 타임이 끝나는 데 안 오셔서 전화 드렸거든요.

- 아 지금 가고 있어, 아 좀만 기다려-

- 빨리 와주세,,,

 

.....

 

예인은 끊긴 전화기를 들고 땅이 꺼질 듯 한숨을 쉰다. 그리곤 가방을 싸기 시작한다. 이때 예인의 핸드폰이 울린다. 발신자는 사장 수희였다.

 

- 여보세요

- 예인아 전화했네?

- 네 그게, 다음 타임 알바생이 안 와서요.

- 에이 뭘 그런 거로 전화를 하니, 좀만 기다리면 올 텐데

- 지금 10시도 넘었고 동생도....

- 아니다. 마침 잘됐네, 나 너한테 할 말 있었다.

 

할 말이 있다는 수희의 말에 예인의 얼굴이 살짝 굳어진다.

 

- ?

- 다른 게 아니라 다음 주부터 알바 안 나와도 될 것 같다.

 

갑작스러운 해고통보에 예인은 한숨이 덜컥 나온다. 마치 편의점 전체가 침체되는 것처럼 순간 조용해지기까지 했다.

 

- 다음 주부터 나오지 않아도 된다니 이게 무슨 말이세요?

- 최저시급이 더 오른다네 나도 사정이 힘들어 어쩔 수 없다.

- 원래 저 최저시급에 못 미치게 주셨잖아요-!

- 그건 너도 동의하고 시작한 거였잖아.

- 저 억울해요. 저 오늘도 그렇고 초과근무수당 받은 적도 없고 정산 빌 때마다. 제 실수 아닌데도 제 월급에서 깎였는데 갑자기 다음 주부터 나오지 말라니 무슨 소리세요?!

- 예인아 청소년 받아주는 편의점 몇 없다. 그냥 이때까지 일한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해.

- ....

- 그럼 다음 주부터 안 오는 거로 알고, 이번 주 월급까진 통장으로 넣어줄게

 

.... ... ....

 

전화가 끊겼다. 예인은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카운터 의자에 털썩 앉는다. 예인은 한숨을 땅이 꺼질 듯 내뱉고, 고개는 땅에 처박힐 듯 떨어뜨린다. 띠링~ 자신의 또래로 보이는 교복을 입은 학생이 들어온다. 핸드폰을 급히 자켓 깊숙이 넣는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손님은 온다. 허나 백명은 아직도 오지 않았다. 예인은 허망한 눈빛으로 자신의 또래로 보이는 손님의 물건을 계산한다. 손님이 나가고 예인은 의자를 박차고 일어난다. 그리곤 편의점 로고가 박혀있는 유니폼을 벗고 학교 마크가 새겨져 있는 교복 자켓을 입는다. 띠링~! 편의점 종소리가 울리고 가방을 멘 예인이 편의점 밖으로 나간다. 아직도 백명은 오지 않았다. 하지만 예인은 개의치 않는다. 예인은 자켓 깊숙이 놓여있던 핸드폰을 꺼내 유인에게 전화를 건다.

 

- 여보세요? 언니?

- 어 언니야. 언니 일 끝나서 이제 집에 갈게-

- 언니 빨리와~~!!

- 알았어 얼른 갈게

 

... ... ..

 

어둑어둑한 밤하늘 위로 흰 눈이 내려온다. 예인의 검은 머리통에도 흰 눈이 소복소복 쌓인다. 유인과의 전화를 끊은 예인은 살짝 울먹인다. 눈에 살짝 고인 눈물을 훔치며 애써 입꼬리를 올려본다. 아까 편의점에 들어올 때와 같이 말이다. 그리곤 사장 수희에게 전화를 건다.

 

- 사장님 저 예인이에요. 저 잘리는 거 아니고 제가 그만두는 거예요.

 

예인은 울컥했다. 바람에 흔들려 소리를 내는 편의점의 종, 여전히 매대를 밝게 비추는 형광등의 잔상, 그리고 그런 밝은 편의점 밖에 서 있는 예인이다. ‘사장님 저 예인이에요…….’ 이 오래 작은 응어리 하나가 터지니 봇물이 터지듯 말이 쏟아져 나왔다.

 

- 저 여기서 1년 넘게 일했으니까 퇴직금 주세요. 또 제가 지금까지 못 받았던 주휴수당, 추가 근무수당 다 주세요. 안 주시면 저 다 신고할 거예요... 근로 계약서 안 쓴 처음부터 부당해고하는 것까지 모두.

- -! 예인아 그게 무슨 말.

 

... .... ...

 

전화가 끊겼다. 이번에는 예인이 먼저 끊은 것이다. 아직도 추운 바람이 분다. 어쩌면 아까보다 세게 부는 것 같다. 눈도 아직 내린다. 길가에는 눈이 쌓였다. 예인은 가방을 다시 고쳐 매고 목도리에 볼을 파묻는다. 하지만 고개를 움츠리진 않는다. 뽀드득뽀드득 눈 밟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뻔뻔하기만 했던 수희의 얼굴을 떠올려본다. 이내 머릿속에서 수희의 얼굴을 지워본다. 예인의 핸드폰은 계속 울린다. 하지만 예인은 받지 않는다. 자켓 깊숙이 핸드폰을 숨기지도 않는다. 전화벨이 울리는 핸드폰을 들고 눈을 밟으며 유인에게로 갈 뿐이다.

[공모전] 책임은 이겨내면서 지는 것 - 배건효 (2021 제2회 청소년 노동안전보건 콘텐츠 공모전 수상작)

 

 

2021 제2회 청소년 노동안전보건 콘텐츠 공모전 "알권리, 안전을 외치다" 수상작

 

책임은 이겨내면서 지는 것

 

배건효

 

, 정신 안 차리고 뭐해!”

벼락같은 고함 소리에 고개를 들어보니 성난 얼굴을 한 팀장님이 나를 쏘아보고 있었다. 내 옆에는 어느 새 옮겨야 할 제품들이 한 가득 싸여 있었다. 팀장님이 한 마디 더 할 새라 아무 대답 없이 얼른 몸을 일으켰다.

또 그 사이에 잠시 딴 생각을 한 모양이다. 요즘은 몸도 힘들지만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굉장히 많이 받는다. 분명 공장 일은 기계와 함께 하는 것인 줄로만 알았는데 사람들이 참견을 또 얼마나 하는지... 그래서 어제도 늦게까지 형에게 신세 한탄을 하다가 그만 새벽이 되어서야 잠에 들었다.

처음 이곳에 왔던 날만 해도 나의 기대와 희망은 한껏 부풀어 있었다. 사장님은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고 무뚝뚝해 보였지만 더 친해지고 싶었던 팀장님이 공장 탐방을 시켜주었다.

나는 당분간 이곳에서 일하게 되었다. 바로 100m 부근에 있는 가정집에서 숙식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나를 가장 끌리게 만들었다. 그곳은 사장님의 자녀분들이 살았던 집으로 지금은 보다시피 일하는 노동자들의 숙소로 제공되고 있다. 비록 외딴 곳이긴 하지만 월급으로 이만큼 많이 주는 곳은 거의 없었다. 게다가 숙식도 제공해주다니.

무슨 일을 하는지는 구체적으로 나와 있지 않았지만 식품 공장에서 하는 일이어야 봤자 어느 정도 되겠냐는 심정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렇게 4주간의 시간이 흘렀고 건강한 몸으로 들어왔던 나는 어느 새 몸무게가 8kg이나 빠져, 힘없는 노예가 되어버렸다.

 

상표가 찍혀있는 포장지를 하나하나 확인하는 도중 배에서 신호가 왔다. 아무래도 늦잠을 잔 바람에 급히 먹었던 우유가 탈이 났나보다. 이곳은 더 이상 친절히 가르쳐 주는 학교가 아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쉬는 시간도 없다. 아직 점심시간까지도 40분가량이 남아 있었다. 아까 전에 팀장님께 눈초리를 한 번 받은 터라 쉽사리 포장실을 나가기가 꺼려졌다. 게다가 평소에 부상이 아닌 이상 어떤 사유로도 일을 멈춘다면, 변명으로 치부해버리기 때문에 설득은커녕 이해를 바라기도 불가능하다. 불편한 마음에 안절부절하고 있으니 배 속에서는 더욱 난리가 났다.

그러던 중 머릿속에서 뒷문이 떠올랐다. 포장실은 공장 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구석에 위치하고 있지만 배달차가 싣고 가기 위해서 뒷문이 마련되어 있다. 실내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평소에는 꽁꽁 잠궈 두고 있었기에 문을 여는 데에만 1분이 걸렸다. 드디어 포장실을 나선 뒤 곧장 화장실로 직행했다. 공장 바로 옆에는 사무실 건물이 있는데 그 안에 두 칸짜리 화장실이 전부다. 지금은 모두가 열심히 일하고 있는 시간대라 다행히 아무도 마주치지 않았다. 이정도 힘든 점은 사실 매우 약과다.

 

처음에는 모든 게 의아했다. 화장실이 떨어져 있던 것도 나에게는 마치 옛날 시골집을 연상케 했다. 하지만 위생을 위해서라는 말을 듣고는 어느 정도 수긍이 갔다. ‘내가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이곳에 왔구나.’

하지만 애초에 내가 알 수 있는 정보가 없었을 뿐더러 해보지 않은 일을 잘 가르쳐 주지도 않았다. 막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나온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한정적이었다. 그들의 업무를 방해하지 않으며 심부름꾼으로 전전했다. 그렇게 점차 익숙해질 무렵부터 갑자기 노동량이 확 늘었다. 웬만한 물건 옮기기는 모두 나의 몫이었고 모두가 함께 하면 순식간에 끝나는 일도 나 혼자 남아서 다 옮겨놓고 가야했다. 조금은 억울했지만 세상에 공짜라는 것은 없다라고 생각하며 한 몸 바치고 일했다. 그럴수록 나의 체력과 인내심은 떨어져 갔다.

 

오늘은 모처럼 쉴 수 있는 주말이라 늦잠을 자고 있었다. 갑자기 벨소리가 들려 핸드폰을 보니 알람이 아닌 팀장님의 전화였다. 전화를 받아보니 갑작스레 공장에 누수가 생겼는데 와서 좀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가장 가까이에 살면서 주말에도 혼자라 할 게 없었던 나는 어쩔 수 없이 불려갔다.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아서 업체를 부르지 않고 팀장님과 나, 그리고 마찬가지로 근처에 있던 아저씨 두 분이서 해결하기로 했다. 아직 시설에 대해서 잘 모르던 나는 또 다시 심부름꾼이 되어 3km나 떨어져 있는 철물점에 다녀와야 했다. 따스한 햇살에 기분이 한결 나아졌지만 지칠 대로 지쳐있던 몸이라 걸음은 점점 느려졌다. 그렇게 물건을 사가지고 왔는데 누수처리는 이미 다 되어 있었다.

마침 사무실에 있는 걸로 해결했어. , 이건 또 보관했다가 다음에 쓰면 되니까 이리 줘.” 팀장님이 내 손에 있던 봉지를 낚아채고는 사라졌다.

나는 온 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공장을 둘러봤다. 그렇게 시끄럽고 정신없으며 항상 뜨거운 김과 밝은 불빛으로 가득 차 있는 공장인데 지금은 고요한 적막 속에 덩그러니 남겨지니 기분이 이상했다. 사람도, 기계도 모두 멈추어 버린 이 시간, 나의 의미도 더 이상 남아 있지 않았다. 문득 내가 무엇을 위해서 일을 하고 있나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지쳐서 아무 생각이 다 드는 거라고 마음을 추스르고 일어나는데 팀장님이 다시 들어왔다. 그리고는 주위에 물이 새어 나온 자국들을 둘러보다가 말했다.

너 저거까지 닦고 가지 않을래?”

팀장님, 오늘은 너무 힘듭니다. 알아서 마를 것 같은데 혹시라도 제가 더 도울 게 있다면 내일 알려주세요.”

더 이상 의욕이 남아 있지 않았던 나는 정중히 거절했다. 그런데 말을 마치자마자 팀장님이 벌컥 화를 냈다.

아니 별로 힘든 일도 하지 않는 주제에 무슨 생색이야? 너만 힘들어? , ?”

그리고는 정말 한 대 칠 기세로 나에게 다가왔다.

..죄송합니다.”

, 이거 다 닦고 가. 알았어?”

네에...”

결국 또 불의에 굴복하고 말았다. 걸레로 물기를 닦고 있자니 문득 내 신세가 초라해졌다. 나의 편은 어디에도 없었다. 나는 푸른 초원 속에 던져진 한 마리의 새끼 사슴에 불과했다. 아니지, 여긴 초원도 아니다, 그야말로 전쟁터다, 전쟁터. 그렇다고 이곳의 대장을 찾아가보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며칠 전 나는 사장님을 직접 찾아갔다. 업무와 관련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며 하소연을 했다. 그러자 사장님이 다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한 마디 했다.

그래도 자네가 지금 안전한 게 어디야~ 나 같으면 이렇게 안전하고 건강하게 다닐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히 생각하겠어.”

나에게 건네는 무언의 압박이자 마치 스스로에게 동의를 구하는 듯한 뻔뻔함에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나와야 했다.

그래, 안전한 게 최고지. 왜 공사장에서도 안전을 제일이라 하겠어.’ 그렇게 스스로 합리화를 하긴 했지만 작업환경이 안전한 건지 아니면 내가 더 조심하고 있기 때문인지는 여전히 의문이었다. 일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상쾌한 바람과 함께 어느덧 노을이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 억울한 마음은 금세 어디로 가버리고 뿌듯함으로 가득 차 만족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사건은 머지않아 터졌다.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었지만 곧 연휴가 시작될 터라 이번 주는 4일만 출근을 하면 되었다. 하루가 이렇게 크고 소중하게 여겨지는 것도 노동을 하면서야 알게 되었다. 기대와 설렘이 더해지자 의욕도 살아났다. 오늘은 평소보다 15분이나 일찍 할 일을 끝내고 점심시간을 맞이했다. 점심을 배식해주시던 아주머니도 나를 보며 깜짝 놀라셨다.

어이구, 이게 무슨 일이야. 오늘은 1등이네, 1~”

자리에 앉아 모처럼 여유 있게 식사를 했다. 일할 때는 그렇게 안 가던 시간이 쉬는 시간만 되면 왜 이렇게 빨리 가는지 모르겠다.

오후 작업도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일이 수월하고 잘 풀리니까 시간도 빨리 흘러갔다. 어느 덧 5, 청소시간이 되었다. 청소는 기계 분리 및 세척과 바닥 정리 정도이다. 나도 한 번쯤 호스를 잡고 강력하게 뻗어나가는 물줄기를 느껴보고 싶었지만 호스를 연결하고 바닥을 쓰는 것까지가 나의 몫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웬일로 팀장님이 나를 불렀다.

, 물청소 해볼래?”

평소에 로망이 있었던 지라 기쁨에 겨워 대답했다.

! 잘할 수 있습니다!”

잠시 후, 호스는 나의 손에 쥐어졌고 고대했던 손잡이를 누르자 그에 보답하듯 물줄기가 시원하게 터져 나왔다. 내 키보다 높은 기계를 향해서 물을 뿌리고 바닥의 이물질들을 배수구 쪽으로 몰아내기도 하면서 즐겁게 청소를 했다. 차례차례 물청소를 하며 지나가다가 혼합기가 아직 그대로인 걸 보았다. 주로 양념과 반죽을 배합시키는 용도로 사용하는데 지금껏 멀리서 지켜봐왔던 것을 가까이서 보니까 신기했다. 혼합기도 예외 없이 나의 물줄기를 맞았다. 그런데 안쪽에 끼인 찌꺼기가 도무지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호스를 끈 뒤 팔을 쭉 뻗었다.

그 때 뒤에서 팀장님의 벼락같은 외침이 들렸다.

!!! 너 거기서 뭐해!”

무슨 일이지하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 몸이 휘청하더니 무게중심이 앞으로 쏟아졌다.

운동신경이라고는 1도 없다고 생각한 채 살아왔건만 그 순간에는 초인적인 힘이 발휘되었던지 순식간에 몸을 비틀어 오른손을 갖다 댄 뒤 뒤로 넘어졌다. 다리가 풀리고 온 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팀장님과 선배님들이 곧장 달려왔다.

여러 목소리가 한꺼번에 들렸다

, 너 정신 나갔어?”

뭐하는 짓이야!”

어디보자, 괜찮냐?”

호통과 고함소리가 들리던 와중에 누군가의 떨리는 목소리가 귀속에 박혔다.

..,오른손이...”

? 내 오른손?’하며 들어 올렸는데 그것은 피로 물들어 있었고 그 사이에 있어야할 엄지손가락이 보이지 않았다. ‘...... 이거 뭐야.’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손에서 아무 감각도 느껴지지 않다가 갑자기 고통과 충격이 몰려왔다.

으아아아아악

비명소리와 함께 나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다.

 

눈을 떠보니 낯선 천장이 눈에 띄었다. 하나, 둘 기억이 맞춰지면서 이곳이 병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마취가 아직 덜 풀렸는지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고 또 다시 눈을 질끈 감았다.

완전히 정신을 차린 것은 사고 일어나고, 이틀 후였다. 팀장님을 통해 사건의 경위를 쭉 들을 수 있었다.

혼합기를 담당하던 선배가 마침 자리를 비웠을 때 내가 혼합기를 보고는 가까이 다가갔고, 혼합기가 멈춰 있더라도 청소할 때는 반드시 전원을 끈 뒤에 만져야 하는데 그런 걸 알 리가 없던 내가 무심코 다가간 것이다. 때마침 팀장님이 나를 부르지 않았다면 엄지손가락뿐만 아니라 상체가 빨려 들어갈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러게 조심했어야지...쯧쯧

팀장님은 이 한 마디를 남긴 채 병실을 나갔다.

뒤이어 사장님이 오셔서 나의 상태를 살폈다.

괜찮아요.”

뭐가 괜찮은지는 나도 모르겠다. 놀란 내 마음이 괜찮아 진건지, 아니면 엄지손가락의 상태가 괜찮거나, 다행히 죽지는 않아서 괜찮다는 건지 스스로도 알 길이 없었다. 걱정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던 사장님이 돌연 진지한 얼굴을 하고선 말했다.

자네, 이번 일이 누구의 책임이라고 생각하나?”

묵직한 한 마디였다. 기계를 가만 내버려두었던 선배, 물청소를 시켜주었던 팀장님, 그리고 조심성이 부족했던 나의 모습이 차례로 지나갔다. 쉽게 말문이 열리지 않았다.

그러게, 내가 얼마 전에 얘기하지 않았나. 안전이 최고라고.”

그 순간 내 머릿속에도 답이 떠올랐다. ‘내가 왜 안전하지 못했나그건 나의 부주의도 누군가의 잘못도 아니었다. 책임은 애초에 안전하다고만 말하고 안전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은 공장에게 있었다. 내가 지금까지 겪은 모든 일들의 원인이 바로 이것이었다. 나는 아는 게 없으니 방법을 몰랐고 그로인해 매번 혼나고 피해를 보았다. 문득 회사에 처음 들어올 때 작성했던 계약서가 떠올랐다. 계약기간, 업무 장소, 임금 등은 세세하게 살펴보았지만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에 관한 업무 내용이나 작업 환경에 대해서는 들어보지 못했다. 주말에도 불려나가 무급으로 일을 하고 노동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빈번했지만 중요한 건 그 와중에도 나는 모른다는 것이었다. 여태 나는 그게 나의 잘못이라 생각했고 일을 하면서도 의식하지 못했다.

이제 와서 분명하게 깨달은 것은 나에게는 알권리가 없었다는 것이다. 위험한 게 무엇인지 몰랐고 무엇으로부터 어떻게해야 하는지도 몰랐으며 그 모든 위험을 미리 알려줄 누군가가 없었다.

 

그로부터 며칠 후, 나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나섰다. 다시 한 번 알권리를 떠올려 보았다. 몰라서 생기는 안전문제는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을 직접 겪어보았다. 이제는 무엇이 문제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를 앎으로써 노동자의 권리를, 알권리를 행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토론회 자료집] 여성노동자 일터 내 화장실 이용실태 및 건강영향 연구

여성노동자 일터 내 화장실 이용 실태 및 건강영향 연구 토론회

2021년 3월 4일 목요일 14시,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 코로나로 인해 당일 온라인 진행합니다. 

온라인(zoom) 참가 신청 bit.ly/여성노동자토론회

 

발제
- 김규연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회원)
- 이나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토론
- 권수정 (금속노조 여성위원장)
- 여민희 (서비스연맹 학습지노조 재능지부장)
- 이현정 (민주노총 노동안전국장)
- 황수옥 (한국노동사회연구소)
- 오정원 (산부인과 전문의)

주최 및 주관 민주노총 여성위원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토론회 자료집] 여성노동자화장실연구(최종).pdf
4.88MB

[보고서] 영화현장 일터괴롭힘대응 가이드라인 연구(20.12)

영화현장 일터괴롭힘대응 가이드라인 연구(20.12.15)

영화진흥위원회 KOFIC 연구 2020-16

*공동연구 영화인권리증진소위원회

*연구진

류은숙 (인권연구소 ‘창’ 연구활동가/대표)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연구원)
모지은 (영화감독, 前 ㈔한국영화감독조합 부대표)
이진희 (프로듀서, 영화사 ㈜아토 대표)

KOFIC연구_2020-16_영화현장일터괴롭힘대응가이드라인연구.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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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제1장 서문

제2장 영화현장 일터괴롭힘 대응 가이드라인 연구
1. 일터괴롭힘이란?
2. 일터괴롭힘을 다루는 이유
3. 괴롭힘 방지를 위해 해야 할 일/하지 말아야 할 일
3-1) 제작사가 해야 할 일/하지 말아야 할 일
3-2) 관리자(감독, PD, Key Staff)가 해야 할 일/하지 말아야 할 일
3-3) 영화 제작 현장의 모든 구성원이 해야 할 일/하지 말아야 할 일
4. 괴롭힘을 당했다고 생각할 때 해야 할 일
5. 괴롭힘을 목격하거나 알게 됐을 때 해야 할 일

제3장 영화현장 일터괴롭힘 대응 절차
1. 사건 처리절차
2. 영화현장 일터괴롭힘 체크리스트(제작사용, 스태프용)
3.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법
4. 일터 괴롭힘 대응 방법
5. 일터 괴롭힘 대응이 필요할 때 연락하세요.
제4장 영화현장 ‘일터괴롭힘’ 체크리스트

[참고자료]
[부 록] 외국의 가이드라인 사례
• 영상산업에서의 불링과 괴롭힘 대처와 방지를 위한 원칙
- 영국영화협회(BFI), 영국 영화‧텔레비전 예술 아카데미(BAFTA)
• 가이드라인: 영화 산업에서의 괴롭힘 방지를 위한 일터 실무 지침
- 영국영화협회(BFI), 영국 영화‧텔레비전 예술 아카데미(BAFTA)
• 미국 프로듀서 조합 반(反)-성적 괴롭힘 가이드라인

 

 

[보고서] 단속적 노동자의 건강검진 지원제도 마련을 위한 연구보고서(20.12)

단속적 노동자의  건강검진 지원제도 마련을 위한  연구보고서

-이 연구보고서는 2020년 고용노동부 단체지원사업으로 연구되었음.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issuu.com/kilsh2003/docs/____________________2020

 

단속적노동자건강검진지원제도연구보고서_2020

 

issuu.com

<연구배경>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영화산업 특성상 영화제작에 참여하는 스태프는 일 년 평균 두 개의 작품에 참여하고, 한 작품 당 평균 4.7개월간 고용되는  형태를 띤다고 한다.

영화스태프의 일평균 노동시간은 12.3시간, 22시 이후  야간근무는 주당 3.22일, 주당평균 노동시간은 65.6시간2), 주당 평균 야간 노동시간은 21.3시간3)에 달하는 불규칙한 장시간노동이 고착돼 오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불안정한 자세와 반복동작, 중량물작업, 사고위험, 야간작업, 수면부족 등 영화제작과정에서 근골격계질환과 뇌심혈관계질환 등 발병 위험·유해요인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검진은 중증질환을 예방하고 만성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으로 국가적으로 장려하고 있는 건강관리사업 중 하나이다. 4대보험 중 하나인 건강보험료로 운영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역건강검진은 2년에 1회, 직장건강검진은 사무직은 2년에 1회, 비사무직은 1년에 1회 받도록 권장하고 있고,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에는 직장인 건강검진을 실시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포함해 고의성이 있을 때는 사업주에게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근로자 귀책사유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영화스태프의 건강관리는 일반건강검진 수검율 76.09%(통계청, 2019년)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스태프 안전보건실태조사(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2019)에서 영화스태프의 4대보험 가입은 표준근로계약 이후 개선되었음에도 73.1% 수준에 머물고, 이 중 지역과 직장, 개인검진을 모두 합해 33%만이 최근 2년 이내 1번 이상 건강검진을 받은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단속적 노동특성이 있는 영화산업종사자들이 직업적 위험·유해요인에도 건강검진 수검율이 낮은 이유를 밝혀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목 차>

I 서론
1. 연구배경
2. 연구목적
3. 연구방법
1) 설문조사
2) 면접조사
3) 건강검진 시범사업

II 설문 분석

1. 기본 사항

1) 인구학적 사항

2) 업무관련 사항

3) 근로계약 및 4대 보험 가입

2. 일반 노동조건 및 뇌심혈관질환 부담 요인

1) 노동시간

2) 야간작업

3) 주휴일 및 연차휴가

4) 휴식시간과 휴게 공간

5) 노동 밀도 및 노동 강도

6) 뇌심혈관질환의 업무부담 인자 및 뇌심혈관질환 유병율

3. 노동 안전보건 및 작업 환경

4. 스트레스 원인과 정신 신체적 건강상태

1) 직무스트레스 평가

2) 직장 내 괴롭힘 및 직장 내 부정적 행동경험

3) 고위험 음주와 니코틴 의존도

4) 불안 증상 및 우울 증상

5) 수면 장애 및 위장 장애

6) 근골격계 증상 평가

5. 영화스태프 건강검진 실태와 검진의 필요성

6. 소결

 

III 면접 분석

1. 건강검진 관련 면접

2. 설문지 보완 면접

 

IV 건강검진 시범사업

V 결론

1. 영화 스태프의 노동 환경과 업무 부담 요인

1) 장시간 노동과 야간 노동

2) 직무스트레스

2. 영화 스태프의 건강상태 평가

1) 뇌심혈관 질환

2) 정신 심리적 질환과 행동 장애적 문제

3) 소화기 증상

4) 근골격계 질환

3. 영화 스태프의 건강검진 상태

4. 영화스태프 등 단속적 노동자 건강검진 누락에 대한 해결 필요

 

VI 제언

1. 영화 스태프와 단속적 근무 노동자에 대한 공단 일반 건강검진 제도 보완

2. 영화 스태프와 단속적 근무 노동자에 대한 특수 건강검진 제도 보완

1) 영화노동자의 야간작업 특수건강진단 시행

2) 영화노동자의 야간작업 특수건강진단 지원

3.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

4. 영화산업 근로 표준계약서 개정

5. 영화진흥위원회, 건강진단 지원 활동

6.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장 가입 체제 전환에 관한 사회적 논의

 

VII 부록(영화산업 노동자의 건강상태 파악 및 건강검진 필요성 설문지)

[중대재해 대응 매뉴얼] 이 발간되었습니다! (PDF본 첨부)

 누군가 죽었던 현장에서 또 다른 노동자가 사망하는 현실이 매일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망사고와 같은 중대재해의 발생은 사업주의 안전보건관리의 ‘총체적 부실’이 빚은 결과이자, 산물입니다. 이러한 부실 문제를 바로잡아 이후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중대재해 발생 원인을 규명(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하고, 이에 따른 재발방지대책을 세운 뒤 실제 조치를 이행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사실상 현장에서 실제로 중대재해가 일어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중대재해가 발생한 결과에 대한 대응이 미진하면, 원인이 사망한 작업자의 실수와 책임으로 오롯히 전가되고 그만큼 재발방지를 위한 작업환경의 개선은 요원해진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에서 [중대재해 대응 매뉴얼]을 제작하였습니다. 이 매뉴얼을 통해, 노동조합과 노동안전보건활동가가 어떤 관점과 태도로 중대재해를 다뤄야 하는지, 그리고 대응 과정에서 수행해야 할 기본적인 실무에는 무엇이 있는지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래서는 안 되겠지만 혹시라도 중대재해가 발생 한다면, 이 매뉴얼을 현장의 상황에 맞게 수정/변형하여 적용하면서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중대재해매뉴얼.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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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매뉴얼표지.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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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건축현장 본층 노동강도 평가 보고서(2020.11)

2020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와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이 함께

<건축현장 본층 노동강도 평가>를 진행하였습니다.

아파트 건축현장의 본층에서 알폼 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의 노동강도와 노동환경을 드러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향과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하였습니다.

아래에 보고서 차례와 요약문을  소개해드립니다.

이 보고서가 건설노동자들의 건강하고 안전할 권리를 쟁취하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본층노동강도평가보고서_최종(201207).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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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차례>

. 연구의 배경 및 방법 1

1. 연구의 배경 1

2. 사업의 목표 1

3. 조사연구의 방법 2

1) 노동강도의 정의와 연구 범위 2

2) 구체적 조사 방법 3

3) 노동강도 평가사업 일정 4

 

. 조사 결과 5

1. 설문조사 결과 5

1) 설문조사 개요 및 설문 참여자 기본 정보 5

2) 노동시간 7

3) 건강행동 및 건강 일반 9

4) 유해인자 노출 13

5) 손상 경험 및 산재처리 경험 22

6) 근골격계 증상 설문조사 결과 25

7) 노동강도 평가 및 노동강도를 낮추기 위한 과제 35

8) 소결 45

 

2. 면접조사 49

1) 면접조사의 목적 및 방법 49

2) 면접조사 결과 51

3) 소결 70

 보론 : 본층 이주노동자 조직화를 위하여 71

 

3. 현장 조사 77

1) 개요 및 방법 77

2) 현장 조사 결과 78

3) 소결 110

4. 분진 및 소음 측정 112

1) 조사 방법 112

2) 조사 결과 113

3) 소결 117

 

5. 생체지표 측정 결과 119

1) 조사 배경 및 방법 119

2) 신체활동량 측정 결과 120

3) 심박동수 측정 결과 124

4) 소결 128

 

. 결론 및 제언 130

1. 결론 130

1) 설문조사 130

2) 면접조사 132

3) 현장조사 133

4) 소음·분진 작업환경측정 134

5) 생체지표측정 134

 

2. 제언 136

1) 단기적 과제 136

2) 중기적 과제 137

3) 장기적 과제 138

 부록 : 설문지 및 면접 질문 개요 71

<요약문>

1. 연구의 배경 및 방법

2018년 형틀목수 노동강도 평가에서 아파트 본층, 주택, 아파트 지하 순으로 칼로리 소모량이 높았다. 여전히 도급 식으로 운영되는 아파트 본층의 경우 노동강도가 훨씬 높다는 조합원들의 평가가 현실이었다. 노동조합이 투쟁으로 쟁취해 온 건설 현장의 노동시간 단축, 불법하도급 근절, 고용안정 등이 아파트 본층에서는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계속해서 아파트 본층 현장의 노동강도는 지속해서 높게 유지되고 있었다.

이는 본층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협할 뿐 아니라, 조합원들의 본층 작업 진출을 막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현재 아파트 본층 작업의 노동강도와 작업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후 본층 노동자 조직화 등 논의의 기초 자료를 생성하는 것을 목표로 본층 노동강도 평가 사업을 실시하였다.

 

2. 설문조사 결과

우선 본층 알폼 작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노동시간은 평균 9.65시간으로 다른 노동자 집단에 비해 장시간 노동에 해당하였다. 주관적인 노동강도 평가 지표인 보그지수 평균값은 14.36이었다. 하루에 한층을 작업해야 하는 공사기간 단축 압박과 성과급/하도급제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였다. 노동시간도 길고, 휴식 없이 계속해서 바쁘게 일해야 한다는 점에서 상대적 노동강도 역시 높다. 설문 응답자들은 지금 수준보다 30%가량 노동강도가 줄어야 한다고 보고 있었다.

본층 알폼 작업의 유해요인은 크게 인간공학적, 물리적, 화학적 유해요인으로 구분된다. 인간공학적 유해요인 중 중량물 취급의 경우, 설문에 응답한 본층 구간 알폼 노동자 중 78.6%가 최소한 근무시간의 1/4이상 동안 중량물 취급이라는 물리적 유해요인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폼 작업에 따른 어려움 중 중량물 취급의 문제는 근골격계 증상 유병율과 손상경험 등에 비춰볼 때 재확인된다.

신체부위별로 근골격계 증상 호소율/유병율을 NIOSH 기준에 따라서 살펴보면, 기준1에 해당하는 증상자는 52.7%이었다. 건설업의 특성 및 알폼 작업의 높은 노동강도로 인해, 증상 호소율(어느 한 부위라도 기준1에 해당하는 경우)이 과반수 넘게 나타났다. 이는 평균 연령이 낮고 경력이 적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오히려 짧은 시간 내에 근골격계 증상이 빨리 나타나며, 따라서 상대적으로 노동강도가 높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체부위별 근골격계 증상 유병률을 보면, 기준1에 해당하는 신체부위 중 허리/등이 40.9%로 가장 높은 근골격계 증상유병률을 보였다. 알폼 작업의 특성이라 할 수 있는 받아치기 작업의 위험이 근골격계질환 발생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할 수 있다. 중량물 취급에 따른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작업 중 휴식시간 보장, 중량물 인양기 도입, 자재 경량화 등의 대안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

물리적 유해요인의 경우, 여름철 고온에 노출된다는 응답이 근로환경조사 대상 전체에 비해 10배 가량 높았다. 혹서기나 혹한기 때에는 고용노동부에서 권고하는 안전보건관리 사항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음에 대해선 노동자들도 노동시간 전반에 걸쳐 노출된다고 응답하였을 뿐만 아니라, 작업환경 측정 결과, 평균 93.9dB으로 법적 노출기준을 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귀마개 등 소음을 예방하기 위한 안전장비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설문조사 결과에서 이주노동자, 특히 더욱 노동자로서의 지위가 열악한 국적의 노동자일수록 노동시간이 길고, 노동강도가 높으며, 연령이 젋음에도 불구하고 근골격계질환 호소나 손상경험 등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달리 말해, 이주노동자의 노동환경, 노동조건 등이 전체적인 수준에서 본층의 노동강도를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앞으로 이주노동자 간 비교 등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3. 면접조사 결과

면접조사에서는 건설산업연맹의 건설노조 조합원과 조합원 팀에서 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을 포함한 20명의 노동자들을 만났다. 면접조사를 통해 본층 노동강도를 노동자 관점과 입장에서 평가함으로써 노동강도 및 작업환경에 대한 인식과 현재의 노동강도를 만든 원인, 그리고 노동조합이 마련해야 할 대안을 모색하고자 했다.

면접에서 확인된 바에 따르면, 아파트 본층 건설 현장의 알폼 노동자들은 높은 노동강도, 건설 노동에 대한 사회적 저평가, 불규칙한 일정과 불안정한 급여 등 건설 노동자 일반이 느끼는 노동강도와 직무스트레스의 문제를 공유하고 있었다.

그에 더해, 본층 알폼 작업의 높은 노동강도를 뚜렷이 인식하고 있었다. 10~30kg에 달하는 폼과 자재들을 아래에서 위로 인양하는, 일명 받아치기로 대표되는 심한 중량물 취급, 하루에 한 층을 작업해내야 하기에 일하는 내내 여유가 없는 작업 공정, 박리제 사용으로 기름이 손에 묻어 재래식 형틀 목수보다 지저분한 일이라는 인식, 금속성 소음에 지속적으로 시달릴 뿐만 아니라 땡볕 아래에서 오랫동안 일해야만 하는 조건 등으로 인해, 스스로도 알폼 일은 어렵고 복잡한 일은 아니지만, 힘들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작업이 이런 방식으로 계속되도록 떠받치는 구조로는, 본층 작업을 지배하고 있는 도급제 계약과 맞물려 있는 공사기간 단축 압력, 이를 감내할 경제적, 사회적 동기를 가지고 있는 건설 산업의 미등록 이주노동자 문제를 짚어볼 수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본층 알폼 노동자들의 건강권 문제는, ‘다른 데보다 덜 다치는 곳’, ‘험하고 힘들어도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 밑에 숨어 미뤄지고 있었다. 다수를 차지하는 이주노동자들이 사각지대에 있어 더욱 그럴 것이다.

면접조사를 진행하면서, 설문조사에서 확인했던 실태를 다시금 확인함과 동시에, 노동자들의 인식과 노동강도의 원인을 드러낼 수 있었다. 하지만 노동강도 완화를 위한 노동조합의 대안은 분명하게 떠오르지 않았다. 적정 공사기간과 적정 임금이라는 요구를 구체화시키기 위한 방향을 잡기 위해선, 공개적이고 전면적인 조합 내 토론이 필요하다. 알폼 규격 조정이나 인양기 도입 등의 기술적 대안 외에 본층 작업과정 자체를 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이는 한 층 당 공사기간을 늘리거나 인원을 더욱 충원하는 일이며, 이는 건설사의 이윤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그렇기에 도급 관계와 미등록 이주노동자 문제 등 보다 어려운 과제에 부딪히게 된다. 이에 대한 치열한 고민과 열린 토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4. 현장조사 결과

아파트 본층 현장 조사는 525~26일 경기도 성남, 620, 22일 부산, 818~19일 부산에서 진행했다. 현장 평가 결과, 대부분의 하루 작업이, 거의 모든 근골격계 부위의 부담 작업에 해당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용노동부가 고시로 정하고 있는 11가지 근골격계 부담작업은 정형 작업에 해당되는 것으로, 공사 기간 중 위치나 하는 일이 달라지거나 건설업의 특징을 잘 반영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층 구간 알폼 노동자의 작업은 여러 가지 근골격계부담작업에 해당됐다.

여러 가지 근골격계 부담 작업 중에서도 특별히 문제가 되는 것으로 과도한 중량물 작업이다. 중량물 작업은 근골격계에 부담을 주는 유해요인일 뿐 아니라, 심혈관계에 부담을 주는 대표적인 노동강도 강화 요인이다. 원래 경량화를 위해 도입된 알폼의 크기가 커지면서, 자재가 과도하게 무거워졌다. 미드빔 조립 작업처럼, 작업시간 단축을 위해 여러 개의 자재를 조립하여 구조물을 만들어 작업하는 경우 무게가 훨씬 더 나가게 된다. 자재 경량화, 알폼 크기 줄이기, 인양기 도입 등 과도한 중량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동시에 현장에서는 매우 간단한 안전수칙도 무시되고 있었다. 지나치게 무거운 자재 운반, 두 사람이 나눠 들지 못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중량물 작업, 빠르고 수월하게 작업하기 위해 생략하는 안전수칙들은 단순히 노동강도를 높일 뿐 아니라 안전사고 위험도 높이고 있다.

, 본층 알폼 작업에서는 근골격계부담작업 외에도 다양한 유해요인에 노출된다. 대표적으로 소음, 분진, 화학물질, 직사광선과 고온 등이 있다. 이런 열악한 물리적 환경 요인 역시 노동강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게다가 재래식 구간보다 짧은 휴식시간, 긴 노동시간으로 본층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는 매우 높았다.

이런 다양한 측면에서 살펴봤을 때, 본층 알폼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는 매우 높았다. 넘어짐, 떨어짐 등의 위험 부담을 안고, 거의 모든 신체 부위의 근골격계 부담 작업을 실행하고 있다. 작업 환경은 열악한데, 작업 속도는 빠르고, 노동시간은 길다.

 

5. 작업환경측정 결과

4회에 걸쳐 작업환경측정으로 알폼 노동자의 분진 및 소음 노출수준을 평가하였다. 총분진과 호흡성분진 농도는 낮은 수준이었고, 발암물질인 결정형 유리규산은 전체 18(지역시료 2개 제외) 시료 중 2개 시료에서만 검출되었는데 고용노동부 노출기준의 약 1/10 수준이었다. 한편, 소음은 전체 22개 시료 중 1개 시료를 제외하고는 모두 노출기준(90 dB)을 초과하였다. 평균은 93.9 dB, 최대는 96.6 dB이었다

분진의 농도는 6월보다는 8월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결정형 유리규산(석영)82개 시료에서만 검출되었다. 그 이유는 이번 조사는 상부(천정)가 개방된 지상층에서만 작업하였으므로 대기 중 미세먼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옥외작업에 따른 폭염, 혹한 대책 외에 미세먼지에 대한 예방대책 또한 필요하다.

본층 알폼 노동자의 소음 노출수준은 노출기준을 초과하는 심각한 수준이다. 하지만 팀 단위의 작업이라는 특성을 고려할 때, 작업 시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고자 귀마개를 거의 착용하지 않았다. 더욱이 면접조사에서 확인된 바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알폼 해체 시 귀마개를 착용하면 위험 인지가 잘 안 된다고 얘기했다. 귀마개 자체도 제대로 보급받지 못하는 현장도 있었다. 귀마개가 개별 지급되도록 조치하되, 작업 여건상 착용이 어려운지를 현장 내에서 면밀한 평가가 필요하다. 만약 다른 대안이라고 한다면, 저소음 알폼, 저소음 도구의 도입이 있을 것이다. 소음 문제에 대해선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6.생체지표 측정 결과

6일에 걸쳐, 전체 29명 본층 작업 노동자를 대상으로 생체지표를 측정하였다. 하루 노동시간 동안 액티그래프와 심박동수 측정계를 착용하여, 27명의 작업 시 신체활동량과 10명의 작업 시 심박수를 측정하였다.

신체활동량 측정 결과, 개인별 노동시간 한 시간 당 칼로리 소모량은 평균 134kcal에 해당한다. 똑같은 방법으로 측정한 사무직 노동자보다 5.85, 완성차 제조업 노동자보다 2.71배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었다. 2018년 측정했던 아파트 지하팀 칼로리 소모량보다 1.27배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였다. 심한 노동강도는 뇌심혈관질환 위험 요인으로 적정한 노동강도로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

측정한 심장박동수를 활용하여, 최대적정노동시간과 과로지수를 산출하였다. 10명의 측정자 중, 7명이 과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대적정노동시간은 평균 7.35시간으로 확인됐지만, 상당수의 이주노동자가 9시간 이상 작업하고 있었다. 일부 노동자의 경우, 현재 작업량의 절반 이하로까지 작업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과도 있었다. 실제로 일하고 있는 시간과 최대 적정 노동시간의 비율을 의미하는 평균 과로지수는 1.5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금 노동시간의 33% 가량의 노동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유난히 과로지수가 컸던 1명의 노동자는 현재 작업량의 1/3 이하로, 그 외 2명의 노동자도 현재 작업량의 절반 이하로 작업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과이다.

최대적정노동시간은, 그 시간만큼 일해야 한다는 기준이 아니라 그 이상은 일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적극적인 노동강도 저하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이는 정상적인 주간 근무, 5일 근무를 가정했을 때, 하루의 최대적정노동시간이기 때문에, 토요일에도 근무하는 본층 현장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더불어, 이번 생체지표 측정은 특별한 질병이 없는 다양한 연령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기 때문에, 좀 더 고령의 한국 노동자를 기준으로 한다면 적정 노동시간은 더 낮아야 한다. 본층 건설현장에서 적정 노동강도로 낮추는 것은 시급한 과제다.

 

7. 결론 및 제언

먼저, 근골격계질환 예방 및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활동이 시급하다. 노동강도가 높은 본층 알폼 노동자들이 산재보상을 통해 치료받을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아야 한다. 또한 보상에 멈추지 않고, 본층 알폼 작업에서 근골격계 부담작업을 줄이기 위한 예방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

본층 현장 개선 중 중량물 취급을 줄이는 것은 가장 시급한 과제다. 적정한 무게만 취급할 수 있도록 자재 크기를 줄이거나 자재 단위 당 무게를 줄이는 등의 경량화를 추진해볼 수 있을 것이며, 받아치기 작업에서 인양기를 도입하는 기술적 방안도 가능하다. 작업 중간 충분한 휴식 시간을 보장하는 관리적 측면 또한 중요하다.

중기적으로는 본층 알폼 노동자들의 노동자 건강권 관련 문제의식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더욱 그럴 수 있다. 노동조합이 노동안전보건활동을 강화하여 건설현장에서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문제를 발굴하고, 이를 통해 문제의식을 고취시키는 활동이 필요하다. 현장에서 노동강도를 높이는 구체적인 문제들을 드러내는 것이 첫 번째이고, 다음으로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을 요구하고, 현장을 개선해나가야 한다.

장기적으로 본층 알폼 작업에서 적정 노동강도를 쟁취하고, 이를 위해 적당한 공사기간을 설정하도록 해야 한다. 본층 알폼 작업의 노동강도를 낮추는 일은 아파트 건축현장 전체 공정, 하루 한 층을 올려야 하는 공사기간의 압박과 연관된다. 아파트 본층 현장에서의 하루 공정 작업 관행은 노동강도를 높이고, 작업 속도를 증가시키는 압력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적정 공사기간 쟁취 요구는 노동강도를 낮추고 작업을 안전하게 함으로써 본층 알폼 노동자의 건강을 보호해야 한다. 그런데 이를 어렵게 하는 다단계 하도급이라는 노동관계 또는 산업구조를 장기적으로 바꿔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장기적인 과제이기 때문에, 현재의 노동강도를 당장 낮추기 위해, 한층 당 작업에 투입되는 인력을 추가로 1~2명 확보하도록 해주는 방안 등을 고민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건설사를 상대로 한 적극적인 대응이 수반되어야 한다. 장기적으로 본층 알폼 작업이 적정한 노동강도로, 적절한 공사기간에 걸쳐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전략과 전술을 마련해나가야 한다. 또한 이를 현장에서 실현시켜볼 수 있도록 다양한 실험을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한다.

 

[부산] 현장활동가를 위한 노동안전보건강좌 3강

 

11월 17일 부산 현장활동가를 위한 노동안전보건강좌 3강 산업안전보건법 이해 1-산업안전보건법 총괄, 알권리를 중심으로-를 김기돈노무사와 유선경노무사가 진행중입니다.

관련 강의안과 실제 참여프로그램으로 진행했던 참조자료 함께 공유합니다.

부산현장활동가를 위한 노안강좌 3강(산업안전보건법이해1).pdf
2.51MB
노동안전보건3강 참조자료.hwp
0.09MB

[부산] 현장활동가를 위한 노동안전보건 강좌 2강 자료

부산 현장활동가를 위한 노동안전보건 강좌 2강이 11월 10일 오후 7시에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2층 대강당에서 진행되었습니다.
2강 내용은 '업무상질병과 산재보상절차 이해'로 연구소 회원인 이은수님(직업환경의학과 전공의)과 조애진님(법률사무소 소통 변호사)이 교육해주셨습니다.

2강 첫시간에는 대표적인 작업관련성질환인 근골격계질환, 뇌심혈관계질환, 직업성암, 정신질환의 특징, 종류, 산재신청시 유의해야할 사항에 대한 내용을 공유하였고, 두번째 시간에는  최근 변화된 산업재해 보상 기준 및 절차, 산재신청시 유의해야할 사항 등을 함께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교육자료를 잘 살펴보시기 바라며, 관련 질문이 있으시면 한노보연 부산사무실(051-816-8633)로 연락주시면 됩니다.

교육자료는 아래 첨부파일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부산현장활동가를_위한_노안강좌_2강_이은수,조애진.pdf
2.56MB

 

[강좌] 부산 현장활동가를 위한 노동안전보건 1강 자료

11월 3일(월) 오후 7시에 '부산 현장활동가를 위한 노동안전보건 강좌' 1강을 진행하였습니다.

1강 참석하신 분은 29명으로 다양한 현장에서 활동 중인 노조 간부와 조합원 분들, 부산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노무법인에서 일하시는 노무사 등 다양한 현장에서 함께하셨습니다.

1강 교안자료 첨부파일로 첨부하오니 참고바랍니다.

현장활동가대상 강좌 1강 교안.pdf
5.32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