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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비교 검토 연구] 노동 인권의 사각지대, 농업 / 2018.08 노동 인권의 사각지대, 농업권종호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선전위원) 2013년 6월부터 2014년 1월까지 경기 이천의 농장에서 일한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 차이 스레이 오운(24, 여) 씨의 하루는 아침 6∼7시 시작됐다. 그는 비닐하우스에서 치커리, 상추, 겨자, 시금치 등을 재배하고 수확하는 일을 했다. 6월부터 9월까지 비닐하우스 안은 찜통처럼 더웠고, 허리를 펴고 쉴 수 있는 시간은 점심을 먹는 30∼40분 정도였다. 10월에는 특히 일이 많아 하루 11시간씩 29일을 일하고 이틀밖에 쉬지 못했다. 한 달간 일한 시간은 309시간이었다. 그런데도 가장 일을 많이 한 10월에 차이 씨가 받은 월급은 118만 5천100원에 불과했다. 지난해(2013년) 법정 최저임금인 시간당 4천860원 기준으로.. 더보기
[직업환경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폭염 속에 노동자들이 죽어간다 / 2018.08 폭염 속에 노동자들이 죽어간다김정수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향남공감의원 의사) 며칠 전 오후, 진료실에 30대 중반의 한 남성이 들어왔다. 건장한 체격과 달리 얼굴은 창백하고 힘이 없어 보였다.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어요?"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그런지 몸에 힘이 하나도 없고, 머리도 아프고, 찬물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설사를 해서요." "무슨 일을 하세요?" "토목 공사요." "그럼 바깥에서 일하시는 거 아니세요?" "네, 맞아요." "이렇게 더울 때도 일을 하세요?" "공사 기한 맞추려면 어쩔 수 없어요." 역대 최악이라고 불리는 폭염이 며칠째 계속되고 있을 때였다. 병원을 제 발로 찾아오셨고 이정도의 대화를 나눌 수 있으니 의식은 멀쩡해 보였고, 다행히 체온도 정상 범위 내였.. 더보기
[노동안전보건활동가에게 듣는다] 건설현장을 안전하게 바꾸고, 노동자의 삶도 바꾼다 / 2018.08 건설현장을 안전하게 바꾸고, 노동자의 삶도 바꾼다- 이준상 건설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 노동안전부장 인터뷰 나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 건설노조 토목분과 노동안전보건 담당자 회의에서 교육을 진행하는 이준상 노동안전부장의 모습 [출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바로 건설 노동자들이다. 목수, 철근공, 건설기계, 타워크레인, 전기원 등 다양한 분야의 건설 노동자들이 존재한다. 상가, 주택, 빌라, 아파트의 다양한 건물을 완성해 나가는데 이들의 땀과 노력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들의 노동환경은 위험천만하다. 건설 노동자들의 사망 사고 소식은 하루가 멀다고 들려온다. 최근에는 전주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20년 경력 베테랑 목수 노동자가 .. 더보기
[A~Z까지 다양한 노동 이야기] 편의점 알바, 누가 쉽다고 하나요? / 2018.08 편의점 알바, 누가 쉽다고 하나요? - 20대 편의점 아르바이트 노동자 안지완 님 인터뷰 나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 청년이 많이 이용하는 편의점은 아르바이트 청년들이 많은 사업장이기도 하다. 알바노조의 2013년 2월 28일 '점주와 알바를 착취하는 대기업 프랜차이즈 규탄' 알바5적 기자회견 모습. (출처: 알바노조) 길거리를 지날 때마다 꼭 한 번은 마주하게 되는 편의점. 간단한 간식류부터 도시락, 생필품, 비상약 등 생활 전반에 필요한 물품을 파는 곳으로 기능한다. 국내 5대 편의점 프랜차이즈 점포 수가 올해 3월 4만 개를 넘어섰다. 그 수많은 편의점에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있다. 계산할 때 말고 그들을 제대로 마주한 적이 없었다. 최근 최저임금 논란으로 다시 주목받은 편의점 아.. 더보기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폭염 속 노동시간 / 2018.08 폭염 속 노동시간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그림] 카유보트, 마루를 깎는 사람들(1875, 오르세 미술관) 남성 노동자 세 명이 마룻바닥을 대패로 긁어내고 있다. 건축 막바지에 나무로 된 마룻바닥을 다듬는 작업이다. 날씨가 몹시 더운지 세 명 모두 웃옷을 벗어 던졌다. 한여름에 무릎을 꿇고, 힘을 다해 바닥을 긁어내는 일을 하다 보면, 옷이고 뭐고 거추장스러울 것이다. 서너 시간 같은 일을 하다보면, 무릎, 허리, 어깨, 손가락 어디든 아프지 않을 수 없다. 아니, 오늘이 이 일을 처음 하는 날이 아닌 이상, 어쩌면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여기저기 아파질 것이다. 꿇어앉아 체중을 지탱해야 하는 무릎은 뻐근할 것이고, 뻗었다 당겼다 반복해야 하는 어깨는 묵직하고, 대패를 꼭 쥐어야 하는 손가락은 .. 더보기
[연구리포트] 인천공항 수하물시설관리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질환 및 작업환경 실태조사 / 2018.08 인천공항 수하물시설관리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질환 및 작업환경 실태조사전지인 (건강한노동세상) 1. 한 노동자의 폐암으로부터 시작된 노동안전보건활동인천공항 여객터미널이 수많은 사람이 이동하는 공간이라면, 같은 넓이의 지하 2층은 수하물이 이동하는 공간이다. 하루에도 수천, 수만 개의 수하물은 얼기설기 놓인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흘러간다. 수하물처리시설은 기본적으로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유지보수업무는 그림자처럼 보이지 않는 노동자들의 노동이 존재하는 공간이기도 하다.얼마 전 인천공항 지역지부 노동조합을 통해 17년간 24시간 교대로 하루의 1/3을 수하물시설이 있는 지하 2층에서 보냈다던 노동자가 폐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노동조합과 건강한노동세상은 이 노동자에 대한 산.. 더보기
특집5. 노동자에게 필요한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되어야 한다 / 2018.08 노동자에게 필요한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되어야 한다조기홍 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연구소 본부장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이하 질판위)는 2008년 7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을 개정하여 설치된 업무상 질병 판정 전문기구다. 뇌심혈관계질환을 비롯하여 근골격계 질환 및 암 등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 판단이 어려운 업무상 질병 판정의 전문성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설치됐다. 과거 업무상 질병의 경우 전문성 부족 및 편파적인 판정으로 당연히 인정되어야 할 업무상 질병이 인정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인정이 되더라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어 노동자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질판위가 설치된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질판위 설치 이후 무엇이 달라졌을까? 질판위가 노동자의 업무상질병 인정에 큰 .. 더보기
특집4. 질병판정위원회 10년 노동자 직업병 산재인정의 성과와 과제는 무엇인가? / 2018.08 질병판정위원회 10년 노동자 직업병 산재인정의 성과와 과제는 무엇인가?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아래 질판위)가 도입된 지 10년이 되었다. 질판위 도입 이전 직업병 산재심사는 근로복지공단에서 진행되었고, 민주노총은 불공정·불승인 남발과 장기간 소요되는 산재심사의 문제를 제기하며 '독립적· 객관적 심의기구'와 '선(先) 보장 후(後) 평가제도'를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된 2006년 산재보험제도 노사정논의에서 직업병심의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구성'이라는 단 한 줄로 정리됐다. 그러나 그 구성과 운영에 대한 논의 없이 정부의 일방적 추진으로 2008년 제도가 도입됐다. 또 뇌·심질환 등 직업병 인정기준이 나빠지고, 오히려 산재 불승인이 남발되면서 민주노총은.. 더보기
특집3. 왜 / 2018.08 왜- 최근 불승인 사례를 중심으로 본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안재범 (운영집행위원,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노안위원장)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7월 2일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아래 질판위) 10주년 기념식을 했다. 당시 근로복지공단은 "질판위가 지난 10년간 심의 안건만 9만 2000여 건에 이르며 직업병 인정률은 2010년 36.1%, 2013년 44.1%, 2017년 52.9%로 상승했고 판정위원도 218명에서 550명으로 대폭 늘었다"는 평가를 했다. 하지만 2018년 현재도 여전히 질판위의 엉터리 심의와 부실한 운영능력으로 인해 억울한 불승인 처분이 나오고 있다. 재해자는 이미 정신적·물리적 손실을 입은 상태에서 산재 승인 여부까지 다퉈야 하는 탓에 결국 스스로 포기하게 된다. 최근 민주노총 세종충남지역본부에.. 더보기
특집2.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 바란다 / 2018.08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 바란다 유상철 (노무법인 필, 노무사) 2012년 7월, 도시철도 기관사의 자살 사건 대리인으로 구술 심리에 참석했다. 당시 다른 심의위원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서울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아래 질판위) 위원장만 50분 가량 집중적으로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당시 위원장은 이 사건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는 다양한 이유를 세세하게 열거하면서, 대리인에게 반박할 수 있으면 한 번 해보라는 태도로 심리를 진행했다. 당연히 사건은 인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지방법원에서 승소한 뒤 고등법원까지 올라가 업무상 재해로 최종 인정됐다. 몇 개월 후 질판위 심의위원으로 위촉돼 회의에 참석했다. 위원장은 멋쩍은 표정으로 내게 악수했고, 아주 공손하고 차분하게 그.. 더보기
특집1.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10년의 기록 / 2018.08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10년의 기록재현 선전위원장 근로복지공단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이하 질판위)는 2006년 12월 노사정 합의 이후 2008년 7월 1일 발족했다. 질판위는 뇌·심혈관계질환, 근골격계 질환, 정신 질환 등 업무 관련성 평가가 어려운 업무상 질병 판정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질판위원은 변호사 또는 공인노무사, 의사, 산업재해보상보험 관련 업무 5년 이상 종사자 등이 판정위원 임무를 수행한다. 지난 7월 산업안전강조주간을 맞아 질판위 10년 기념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근로복지공단 심경우 이사장은 아래와 같이 긍정적으로 자평했다.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명실상부한 업무상질병 전문 판정기구로서 그 존재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더보기
[언론보도]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재절차 개선, 사회적 확장 기대한다 (매일노동뉴스)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재절차 개선, 사회적 확장 기대한다김형렬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김형렬승인 2018.08.16 08:00 지난주 노동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종사자, 산재인정 처리절차 개선”이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노동자의 과중한 입증부담 해소와 산재보호 확대 지원”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보도자료에 의하면 근로복지공단과 법원 판결을 통해 업무관련성이 인정된 사례와 유사한 공정에서 근무한 종사자가, 백혈병 등 이미 승인된 8개 상병으로 산재신청을 할 경우 역학조사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업무관련성 판단 과정을 간소화해 노동자의 과중한 입증부담을 줄이겠다는 내용이다.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3330 더보기
[보도자료] 고 박선욱 간호사 산재신청 보도자료 20180817 고 박선욱 간호사 산재신청 보도자료 서울아산병원 내과 중환자실 간호사로 입사한지 채 6개월이 되지 않아 업무상 스트레스로 극단적 선택을 했던 고 박선욱 간호사의 죽음에 대해, 5개월이 지난 오늘에서야 산업재해신청을 하게 되었다. 딸의 허망하고 억울한 죽음을 가슴에도 묻을 수 없었던 가족들은 7월 10일에서야 겨우 사망신고를 할 수밖에 없었다. 딸의 죽음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직도 어려운 일일 것이다. ‘고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산재인정 및 재발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이하 공동대책위)는 무엇보다도 서울아산병원의 진심어린 사과를 유족과 함께 기다렸으나 아직도 서울아산병원은 이를 행하지 않고 있다. 공동대책위는 산재신청과 더불어 서울아산병원에 대해 지속적인 투쟁을 할 것이다. 유족의 산재신.. 더보기
[언론보도] 휴게시설은 복지가 아니다 (매일노동뉴스) 휴게시설은 복지가 아니다김정수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김정수승인 2018.08.09 08:00 최근 일부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휴게시설 규모가 지나치게 작거나, 화장실 같은 부적절한 공간을 휴게시설로 사용하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사회적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특히 휴게시설을 창고로 사용하거나 폐쇄하는 등의 사례도 있어 대중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고용노동부가 얼마 전 이런 노동자들을 위해 ‘사업장 휴게시설 설치·운영 가이드’를 마련했다고 한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3219 더보기
[언론보도] 오늘도 노동 현장을 찍는 1인 미디어, '미디어뻐꾹' (프레시안) 오늘도 노동 현장을 찍는 1인 미디어, '미디어뻐꾹'[ACT!] 1인 미디어 활동가 '미디어뻐꾹' 인터뷰김주현, 차한비 ACT! 편집위원2018.08.08 16:43:55 1인 미디어의 시대다. SNS를 켜면 각종 먹방, 뷰티방송 등이 대세다. 한편 새로운 영상 문법으로 사회적 주제를 다루는 콘텐츠 제작사도 있다. 닷페이스, 지픽쳐스, 씨리얼, 스브스뉴스 등은 자칫 딱딱하게 느껴기 쉬운 주제를 재치있게 접근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한다. 에서는 사회적 주제를 다루는 미디어를 찾아가보기로 했다. 첫 번째 인터뷰 대상은 '미디어뻐꾹'이다. 현장영상을 다루는 1인 미디어는 여럿 있지만 미디어뻐꾹은 노동분야, 특히 산업재해를 주로 다룬다. 최근에는 삼성 반도체 백혈병 피해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모임인 '반올림'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