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609968.html
[건강] 건강 렌즈로 본 사회
대한민국은 항상 깨어 있다. 발전소나 병원만 24시간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반도체나 자동차를 만드는 공장이나 패스트푸드점, 카페 등도 24시간 돌아간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늘 피곤하다. 이른 아침 지하철은 거대한 수면실이고, 각종 피로회복제 등이 날개 돋힌 듯 팔린다.
이번에 소개할 연구 결과는 현대 사회의 수면이 과연 적절한가를 다루는 것이다. 수면 문제를 주로 탐구해왔던 윌리암스 영국 워익대 교수팀은 올해 간행된 <사회과학과 의학> ‘수면 특집호’에 한 논문을 발표했다. 제목은 ‘의료화인가, 맞춤화인가? 365일 24시간 깨어있는 사회에서의 수면, 기업, 고양’인데, 일터에서의 낮잠을 허용하는 것과 각성제 확대라는 두 사례를 통해 현대 사회에서 잠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드러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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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논문의 관점에서 보면 교대 근무 노동자에게 휴식과 수면을 보장해야 한다는 ‘안전보건론’, 중고등학생들이 충분히 잘 수 있게 하자는 ‘건강담론’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잠은 고요한 꿈나라가 아니라 현대사회의 최후의 격전장이자 정치적 공간이다. 왜 우리는 잠을 조절해야 하는가? 누가 우리의 생물학적 시계를 멋대로 돌려놓고 있는가? 한국 사회에 보다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김명희 시민건강증진연구소(health.re.kr) 상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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