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 토론회-한국 장시간 노동의 원인과 해법 3가지_노동시간센터(준) 주최

최근 장시간 노동이 사회적 쟁점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노동시간 단축은 이제 거부할 수 었는 시대적 요구가 된 듯 합니다. 

정부와 기업은 이미 발빠른 대응을 보여주고 있으나 아직 노동의 준비는 부족합니다. 

어쩌면!! 지금은 위기의 순간입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노동시간센터(준)는 노동시간 문제에 대한 노동의 목소리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노동시간센터에서는 노동과 시간에 대한 꾸준히 고민을 축적해 온 진보적학자들과 함께 3차례 강연회을 준비했습니다. 

다양한 시각을 통해 한국 노동시간 문제의 해결책을 모색해보는 자리로 마련하였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1회] 노동시간과 젠더: 일과 일상생활의 불균형. 성별불평등은 어떻게 지속되는가?

* 날짜 : 7월 25일(금) 19시

* 발제 : 신경아 _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여성과 일> <젠더와 사회> 저자


[2회] 장시간 노동의 현재: 양태와 원인, 대안" 

* 날짜 : 8월 8일(금) 19시

* 발제 : 김영선 _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연구교수, <잃어버린 10일> <과로사회> 저자


[3회] 노동시장과 노동시간: 무엇이 문제인가?" 

* 날짜 : 8월 29일 (금) 19시

* 발제 : 강수돌 _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자본을 넘어 노동을 넘어>, <일중독 벗어나기> 저자



*공개 강연/토론회 장소는 정동 경향신문 15층 민주노총 교육원 입니다. (3회 모두)







[특집] 3.저는 이런 '시간'을 원해요 / 2014.6

저는 이런 ‘시간’을 원해요
- 각계각층 5인에게 ‘노동, 시간’을 묻다 -

 

노동시간센터(준)

 

어느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시간을 지배하는 자”라는 제목의 게임을 하던 날이 있었다. 시간을 ‘지배’하는 자. 일하는 시간 동안 우리는 노동시간을 지배하며 일하고 있을까? 노동시간센터 기획연재를 시작하며 일반 사무직, 프리랜서, 알바생, 전문직 등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만나 딱 두 가지만 질문해 보았다.

 

Q1. 지금 일을 하면서 노동시간 부문 중 무엇이 제일 문제라고 생각하십니까?
Q2. 그럼 노동시간에서 무엇이, 어떻게 바뀌길 원하십니까?

○○병원에서 3교대제로 일하는 간호사, 김○○ 씨

 

일하는 시간만 놓고 보면 아주 길지는 않아요. 식사시간 포함해서 8시간 30분에서 9시간이니까. 그런데 일하는 동안 잠시의 짬도 안 난다는 게 정말 힘들어요. 중간에 좀 쉬면서 티타임도 갖고 싶고, 가끔은 하늘도 보면서 일하고 싶은데 일하는 내내 쉴 틈이 없어요. 환자들이 계속 찾으니, 40분 식사시간도 다 못 채우고 밥만 먹고 올라와야 하죠. 저녁 근무 때는 식당 내려갈 틈도 없어 식판이 간호사실로 올라오고, 일하다 먹게 되니까 찬밥이 돼 있죠.


교대 근무라는 것도 너무 힘들어요. 낮 근무는 아침 7시 10분에 출근해서 오후 4시 안에는 퇴근하는데 퇴근 후에 뭘 배우고 싶어도 낮, 저녁, 밤 3교대 근무스케줄 때문에 규칙적으로 뭘 배우기가 힘들어요. 오후 2시 40분에 출근해서 밤 10시 30분에 퇴근하는 저녁 근무 때는 삶을 포기해야 해요. 남들 놀 때 일하고, 남들 일할 때 나는 노니까요. 그래도 제일 힘든 건 ‘수면 장애’입니다. 밤 근무 때는 낮에 잠을 자 놓아야 하는데 주위가 밝으니까, 자는 듯 마는 듯 3시간 자고 마는 거죠. 낮에 자면 밤에 못 잘까 봐 낮에 안자는 사람도 많아요.


바꾸려면, 그냥 직업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하하하! 교대근무 자체가 가진 문제들이 많으니까요. 그래도 일하는 중에 좀 쉴 수 있고, 휴일을 늘리면 좀 나을 텐데. 그러려면 간호사를 지금보다 훨씬 많이 뽑아야겠죠.

 

 

○○25시 편의점에서 주말알바를 하는 대학생, 정○○ 씨

 

23살이고요, 대학교 다니면서 주말만 일하고 있어요. 근무시간은 토․일요일 오후 3시부터 10시까지예요. 근무 자체에 어려운 점은 없지만, 한 명이 근무하는 업장이다 보니 교대할 사람이 안 오면 꼼짝없이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 힘듭니다. 아! 그러고 보니 첫 3개월은 수습기간이라면서 최저임금도 안 되는 돈을 임금이라고 준 게 생각나네요. ‘3개월’이나요. 지금 생각해도 어이없어요.


오전 9시부터 근무했으면 좋겠지만 이건 편의점 사장님 사정상 쉽지는 않을 거 같고……. 일단 제시간에 교대자가 왔으면 좋겠고, 교대자가 오지 않더라도 약속된 근무시간이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업장 문 잠가놓고서 라도요.

 

 “편의점 알바의 패기” 출처| http://humorstorage.tistory.com/

 

대기업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는 송○○ 씨

 

우리 같은 사무직 노동자의 경우 시간 외 노동에 대한 인정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 가장 문제입니다. 다시 말해 법적 규정과 무관하게 사무직 노동자에게는 연장 근로에 대한 수당 지급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라는 거죠. 사무직은 보이지 않게 법정 노동시간을 넘어 시간 외 노동을 하고 있고, 이에 따른 직무 스트레스, 과로사 같은 문제가 많지만, 타 직종만큼 주목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 않습니까? 한편 최근 들어서는 IT 기술의 발달로 퇴근 후에도 일해야 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동은 아예 노동시간 통계에서조차 잡히지 않습니다. 우선은 법정 노동시간 준수가 사무직 노동자에게도 매우 중요하다는 사회적, 주체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기업의 효율성이란 미명으로 사무직 노동자의 공짜 노동을 강요하는 관성이 없어져야 할 것입니다. IT를 통한 업무 시간 외 지시 등을 엄격히 금하는 사회적, 법적 강제 등이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림 : 박원종

 

공중파방송국 라디오 프로그램 작가 10년 차, 이○○ 씨

 

많은 사람이 알고 있듯이, 방송작가는 대표적인 ‘프리랜서’ 직종입니다. 시간 운영과 업무 운용이 자유롭죠. 쉽게 말해서 아이템과 섭외 대상자가 결정 됐다면(팀 내에서 일하는 방식에 합의된 경우) 집에 가서 일해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TV든 라디오든, 메인 작가가 돼야 비로소 자유로운 운용이 가능합니다. 서브작가나 막내 작가는요? 방송사에서 붙어삽니다. 서브나 막내급이 기혼자라면 어떨까요? (어린 자녀가 있다면 더더욱) 얼마 버티기 힘듭니다. 물론 메인이어도 일의 분량까지 조절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제가 맡는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은 매일 생방송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매일 원고 마감(정규 1시간 분량 프로그램의 경우 A4 20장 안팎)이 있고, 시의성이 중요해서 사실관계나 시점이 틀리지 않도록 늘 뉴스의 추이에 안테나를 맞춰야 하는데요. 이렇다 보니 원고가 한 번에 완성될 수가 없어, 종일 일에 붙들리기 십상입니다. 그러나 업무 강도나 투입된 시간과 상관없이 작업 결과물, 애초에 계약된 원고료로만 급여가 지급되고 있어요. 게다가 이미 준비된 원고가 방송사 사정으로 방송되지 않을 경우에도 급여가 (부분적으로도) 처리되지 않습니다. 그날은 똑같이 일하고도 공치는 거죠.

 

아주 소박한 바람 같지만, 현실적인 수준에서 가장 바라는 것은, 장기적인 휴가계획을 세워보는 것입니다. 휴가(무급)신청을 하면 대타 작가가 무리 없이 일을 해주긴 하지만, 제작팀원은 기존 작가의 부재상황을 몹시 불안해하고 번거로워합니다. 결혼식을 앞둔 작가도 결혼식 전날 밤까지 방송에 매달려야 했죠. 작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도 이유겠지만 명확한 근로 계약 없이 고용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계약서상에 휴가를 며칠이라도 공식적으로 보장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현직 노무사, 유○○ 씨가 바라보는 현행 노동시간의 문제와 개선점

 

현재 근로기준법 체계는 노동시간에 맞춰 임금이 지급되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임금 수준은 별도로 정하지 않고 최저임금을 따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소 생계비 이상의 임금을 받기 위해서는 장시간 노동을 해야만 가능한 상황입니다. 결국,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구조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즉, 사회적으로 장시간 노동을 하는 것을 너무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순응케 만드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근로기준법은 1일 8시간, 1주 40시간을 원칙으로 하며, 주 12시간 한도로 연장근로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업종별 특례제도를 통해 근로시간, 휴게시간에 사실상 제한을 두지 않아 사용자가 악용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노동자의 동의 없는 연장근로를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방안,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방안이 함께 고민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1일 노동시간의 단축, 주 30시간제는 상상이 아닌 현실의 지향으로 고민되어야 할 것입니다.

 

 

 

 

 

 

 

 

 


 

[특집] 1. 노동시간센터(준) 기획연재를 시작하며 / 2014.6

노동시간센터(준) 기획연재를 시작하며

 

김경근 노동시간센터(준)

 

한국의 노동자들은 정말 오래 일한다. 여전히 그들은 하루 종일 일하고, 일 년 내내 일한다.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부터 장시간 노동이 사회적 쟁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점점 더 가족과 여가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생명과 건강의 소중함이 인정받게 되면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오르게 되었다. 정부와 기업은 이미 발 빠른 대응을 보여주고 있다. 노동시간 단축 자체를 거부할 수 없게 되자, 속도와 방향을 자신들의 뜻대로 좌우하려 한다. 따라서 노동시간 단축이 노동자들의 삶과 생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될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커다란 변화가 예정되어 있지만 아직 우리의 준비가 부족한 상황. 노동시간센터는 바로 이러한 위기에서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비단 ‘길이’ 만 문제가 아니다. ‘배치’의 문제, 즉 비표준적 노동시간이 확산되고 있다. 예전에는 비슷했지만 이제는 개인별로 다양해진다. 누군가는 너무 많이 일하고 누군가는 너무 적게 일한다. 어떤 이들은 남들과는 다른 시간에 일해야 한다. 예전에는 무조건 오래 일을 시키는 것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시간만큼 일을 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변화했다. 그들의 관심은 이제 노동시간을 누가 어떻게 통제하는가이다. 구조조정을 통해 고용의 유연화를 확보한 그들은 이제 시간의 유연화마저 손에 넣으려 하고 있다.

 

한국에서 장시간 노동이 그토록 오랫동안 지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기업들이 최대한 적은 인원을 채용하여 최대한 오랫동안 일을 시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전 세계 모든 자본의 꿈이다. 중요한 것은 왜 한국에서 그러한 방법이 성공할 수 있었느냐이다.  우선 임금과 법·제도의 문제, 사회적 규범 등을 원인으로 제시할 수 있다. 저임금에 기본급 비중이 낮기 때문에 먹고 살기 위해서는 장시간 노동을 해야 한다. 초과 노동에 대한 법 규제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으며, 사회적 분위기는 장시간 노동을 미덕이자 의무로 여긴다.


이에 더해, 소비가 점점 더 중요한 삶의 요소가 되고 있다. 원하는 물건을 사기 위해 노동자들은 더 많이 일해야 한다. 이처럼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을 ‘선택’하고 있다. 실제로 어떤 이들은 노동자들이 오히려 장시간 노동을 요구하고 원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들이 보지 못하는 것이 있다. 노동자들의 선택은 ‘욕망’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 속에 숨겨진 ‘공포’와 ‘불안’을 읽어야 한다.

 

IMF 경제위기 이후, 노동자들은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끊임없는 구조조정 속에서 고용이 절대적 과제가 되었지만, 노동조합이라는 기존의 방식은 별다른 힘을 가지지 못했다. 집단적 해결책이 좌절된 상황에서 남은 길은 개별적 순응뿐이었다. 장시간 노동은 당연한 현실이 되었고, 나아가 부러움의 대상이자 감사한 선물이 되었다. 무엇보다 작업장의 권력이 완전히 넘어간 상황에서, 회사가 초과노동을 ‘권했을’ 때 이를 거부할 수 있는 노동자는 없다. 돈을 더 벌 수 있어서 만족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고용에 대한 불안과 현실을 바꿀 수 없는 무기력에서 시작된 선택이었다. 그렇게 노동자들은 생존을 위해 장시간 노동을 강요당했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처럼 IMF 이후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기업의 이윤이 절대적 가치로 자리 잡았고 합리성의 기준이 되었다.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분명 중요하다. 그것은 모든 변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하지만 힘의 격차가 압도적인 상황을 바꿔내지 못한다면, 그 변화가 긍정적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결국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것과 노동시간의 통제권을 확보하는 것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곧 게임의 규칙을 바꿔야 함을 의미한다. 일터를 바꿔내지 못한다면, 장시간 노동 문제는 그저 가족과 여가의 문제로 국한되고 기업의 입맛에 맞는 노동시간의 유연화로 이어지고 말 것이다.


하지만 역으로, 노동시간 문제가 중요한 것은 규칙을 바꿀 수 있는 강력한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심야노동 철폐와 노동시간 단축과 같은 주장들은 관점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능하게 한다. 더 이상 이윤이 아니라 인간이 우선임을, 생명과 건강 그리고 삶의 행복이 합리성의 기준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제까지 기업의 요구가 일방적으로 관철되는 것이 게임의 규칙이었다면, 노동자들의 ‘당연한’ 요구가 새로운 기준으로 등장하는 것이다.

 

결국 관건은 ‘일터’의 안과 밖을 연결시키는데 있다. 노동시간은 가족이나 여가 그리고 본인의 건강과 직접적인 관계를 가진다. 따라서 개인의 사생활 문제로 여겨지기 쉽다. 노동시간 단축의 원동력은 분명 그렇게 일터 ‘바깥’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일터 ‘안’의 문제와 연결되는 것이며, 무엇보다 ‘안’을 바꾸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 문제이다. 노동시간은 일터 안과 밖을 연결하는 핵심적인 고리이자, 변화를 위한 핵심적인 장소이다.


이번 연재 기획을 통해 장시간 노동, 노동 강도, 심야노동, 여성노동과 가족, 비정규직과 불안정 노동과 같은 노동시간의 여러 측면들을 다룰 것이다. 각각의 사안들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 현재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를 보여줄 것이다. 그리고 그 사안들이 어떻게 서로 연결되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무엇보다, 노동시간 문제가 어떻게 개인과 가족 그리고 일터를 넘나드는지를 보여 줄 것이다. 노동시간을 통해 일터의 안과 밖을 변화시키려는 움직임에 많은 관심 가져주기를 부탁드린다.

[현장의 목소리] 다음 생에는 버스기사가 대우받는 곳에서 태어나겠습니다 / 2014.6

다음 생에는 버스기사가 대우받는 곳에서 태어나겠습니다
- 열사의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투쟁하는 신성여객지회 오동석 조합원 -

 

재현 선전위원

 


지난 4월 30일 노동절을 하루 앞두고 ‘사측의 농간에 놀아나지 말고 또다시 나 같은 억울한 일이 없도록 투쟁해달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자결을 시도한 진기승 조합원. 그가 6월 2일 밤 9시경 우리 곁을 떠났다. 2012년 11월 부당해고 이후 힘든 생활고에서도 투쟁을 멈추지 않았던 그가 왜 우리에게 이와 같은 메시지를 남겼을까? 이유를 듣기 위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북지역버스지부 신성여객지회에서 그와 동고동락을 함께했던 오동석 조합원을 만났다.


진기승 조합원이 이렇게 마음 아픈 결정을 내린 이유가 무엇인가?

 

기승이랑 같이 지회 조합원 8명 정도가 모임을 하나 하고 있는데 죽기 이틀 전 편의점 앞에서 이런 말을 했다. 관리자 놈들한테 농간당하고 이용당한 것 같다고 억울해서 죽겠다고.

 

관리자 중 하나인 영업부장은 올해 2월 말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진기승 조합원에게 월급 250만 원을 챙겨줄 테니 민주노조를 탈퇴하고 회사 관리자로 들어오라고 회유했다. 대신, 다시 회사 들어오고 싶으면 회장에게 가서 무릎 꿇고 빌라고 했고 두 번 무릎을 꿇었다고 한다. 진기승 조합원은 가족의 생계를 위해 자존심까지 다 버렸다.

 

회사가 약속을 어겼다. 이후 몇 날 며칠을 힘들어하다 4월 15일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만나보고 마음의 결정을 해야겠다고 하라고 했다. 그러고 나서 이제 마음 다 정리하고 행정법원 판결 결과 기다리면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는데 결국, 행정법원 판결을 10시간 앞두고 이렇게 됐다.

 

진기승 조합원이 상당히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 같다

 

노조에서 생계비 50만 원 주는 걸로는 고3, 고1 애들 키우기엔 턱도 없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조끼 벗겠다고 했고, 조합에서 생계를 보장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서로 미안해했다. 그리고 또 하나 기승이가 한 부모 가정이라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애들 생계 때문에 합의 이혼을 했다. 그리고 4월 30일 그즈음 정부에서 집으로 실사가 나온다 해서, 자기 짐을 모조리 빼야 했는데 그마저도 옮길 공간이 마땅치 않아서 굉장히 힘들어했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어려운 길을 가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 같은데

 

그날 오전만 해도 사무실에 와서 평소와 다름없이 얘기도 나누고, 친구랑 전화 통화를 하더니 점심 먹기로 했다고 나갔었다가 그날 저녁 소식을 들었다. 누구한테 내색도 못 하고. 회사에 대한 부당함이 머릿속에 떠나지를 않으니까 회사를 믿지 말라는 그런 유언을 남기고 더는 회사를 이렇게 둬서는 안 되겠다 생각했는지 그 길을 선택한 것 같다.


함께 동고동락 하던 동료였는데 마음이 아주 아프겠다

 

요즘은 잠도 잘 안 오고 마음도 안 좋다. 나쁜 생각이 들까 봐 겁이 나서 술도 못 먹는다. 나뿐만 아니라 전 조합원들 마음에 상처가 크다. 기승이는 우리도 못하는 일을 항상 앞에 나서서 했던 사람이었다. 나는 오래 일했어도 노동조합 활동은 꿈도 못 꿨는데 기승이는 입사한 지 1년 만에, 그것도 야물게 하고 10년 넘게 차이 나는 동생인데 배울 게 많은 동생이었다.

 

지회는 진 조합의 자결 시도 이후 5월 6일부터 차고지 앞에 전 조합원이 무릎을 꿇고 승차거부투쟁을 전개했다.


특별히 무릎을 꿇고 승무거부를 한 이유가 있나?

 

기승이를 지켜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과 한국노총도 함께 해달라는 의미를 담고자 무릎을 꿇었다. 승무거부 투쟁을 19일까지 진행했고, 싸움이 길어지면서 조합원들의 생계도 힘든 터라 지금은 간부를 제외한 평조합원들은 현장에 복귀해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조합원들의 간절한 마음이 전달된 걸까? 한국노총도 조합원 찬반 투표를 통해 7, 8일 이틀간 승무거부투쟁에 함께했다. 한편 지회는 19일까지 승무거부투쟁을 진행하면서 싸움이 장기화됨에 따라 조합원들의 생계를 무시할 수 없었기에, 조합원은 현장으로 복귀했고 간부들은 승무거부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한편 9일부터 매일 오후 4시 전주 도심에서 3보1배는 일을 쉬는 조합원과 간부들이 매일같이 진행하고 있었다.


현재 사측과 시의 반응은 어떤가?

 

민주노총이랑 전북시민사회대책위가 5월 7일 7대 요구 사항을 정리해서 시에 전달했다. 사실 노동조합은 기승이 자결 전부터 언제든 이런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매번 경고했다. 그럼에도 시는 부당해고와 계속되는 임금 체불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회는 이번 요구사항 중 다른 건 몰라도 진기승 조합원을 농락한 중간 관리자 3명은 반드시 퇴출하게 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전주시는 14일 여객운수사업법에 따라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부실경영에 대해 경영개선 대책을 버스사업주에게 요구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제출했다. 현재 전주 5개 시내버스 회사는 2013년 대중교통 시책평가에서 전국 최하위일 정도로 대중교통 현황이 열악하다. 그 결과 시내버스 이용자가 매해 줄면서, 버스회사 재정도 악화되어, 4개의 회사가 빚더미에 올라있다. 한편 이렇게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는데도 시는 보조금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지 못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빚더미에 올라있는 버스 회사들이 적자가 늘어날수록 적반하장으로 더 많은 보조금을 시에 요구하고,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버스를 운행하지 않겠다는 협박마저 서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게 어떻게 가능한가?

 

고향 선후배, 형님 아우 하는 지역에서 오래된 세력들이 운영하니까 무서운 게 없다. 도지사나 시장도 매번 민주당 놈들이고 뒤를 다 봐주니까. 그러니까 힘없는 조합원들만 짓밟는 거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우리 목적이 승무거부는 아니지 않겠나. 그런데 우리가 이렇게까지 하는 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그런 거다. 그 목적이라 하면 버스 공영제 빨리하고, 노조탄압 문제 해결하고 관리자 3명은 꼭 처벌하는 거다. 개인적인 심경으로는 다른 건 몰라도 기승이가 억울한 선택을 하게 만든 관리자 3명은 꼭 몰아낼 거다. 그리고 빨리 한명자 회장이 옆에서 감언이설 하는 관리자들 말만 듣지 말고 제대로 정신 차리고 노동조합이랑 협의해서, 회사가 정상화되었으면 좋겠다.

 

누구보다 강직했고 앞장서서 동료 조합원들의 모범이 되었던, 다음 생에는 버스 기사가 대우받는 곳에서 태어나겠다고 한 진기승 열사의 염원이 지금, 여기 구현될 수 있도록 모두가 다시 힘을 내야 할 때다.

[직업환경의사가 만난 노동자건강 이야기] 대행의사가 건강(?)한 노동자를 만나는 방식 / 2014.6

대행의사가 건강(?)한 노동자를 만나는 방식
- 건강노동자 역설, 그리고 노동시간센터 -


류현철 회원

 

그는 자리에 앉으면서 양팔을 가로질러 팔짱부터 끼었다. 상체를 쑤욱 뒤로 젖히고 앉는  바람에 의자의 등판은 한껏 뒤로 젖혀지고 엉덩이는 아슬아슬하게 의자 끝에 걸쳐져 있다. 낯선 방문자에 대한 심드렁함을 온전히 드러내려는 듯, 그는 기름때가 완연한 작업복 바지에 다소 유행이 지난 안전화(분명 안전화에도 유행도 스타일도 있다!)로 마감된 단단해 보이는 하체의 한쪽 다리만 길게 뻗은 채 쩍 벌리고 앉는다. 짐짓 한쪽으로 고개를 기울여 삐딱해진 시선은 이 바닥에서는 나름 젊은 축에 속하는 그래서 더욱 시답잖아 보이는 의사양반의 행색을 아래위로 훑고, 잠깐 왼쪽 가슴의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라는 이름표에 머물렀다 떠나지만 의사의 시선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법은 없다. 공장 사무실 한켠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긴장.
 
나는 의자를 바싹 끌어당기고 상체를 그에게 훅 깊숙이 기울이며 갑작스런 인파이팅을 시도하듯 다가가 대화를 시작한다.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져야 한다. 공장의 배경 소음을 이겨내기 위해서, 내밀한 개인의 건강 문제들을 마냥 떠들다가 주변 동료들을 미필적 고의의 정보유출자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바싹 다가가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시작이 된다. ‘약이나 처방은 주지도 않고 술 끊고 담배 끊고 운동하라는 식상한 이야기나 할 테지’ 싶어 일부러 비딱하게 앉은 그에게 다가가 그의 마음을 흔들어야 한다. 대략 그렇게 회사에 6일도, 6주도 아닌, 6개월 만에 방문한 보건관리대행 의사와 건강(?)한 노동자와의 첫 상담은 시작된다.

 

최초 대면의 긴장은 바싹 거리를 좁혀 나눈 몇 마디 일상적인 대화와 그가 하는 절단업무, 그 중 플라즈마 절단이라는 비교적 생소한 자기 일에 대해 풍월을 읊을 줄 아는 의사에 대한 신기함 등으로 조금씩 풀어져 갔다. 45세 남성 노동자인 그와의 최초 면담을 기록하는 나의 방식은 이랬다.

 

 

2014년 2월 입사, 플라즈마 절단, 절단 경력 14년
과거력 (-), 가족력 (-), 귀마개/마스크/보안경 (+/?/+)
흡연 1갑반 20세부터, 음주 (-), 운동 (-)
08:00-20:00, 월-금, 토 08:00-17:00
 

 

 

오전 8시에 업무를 시작해서 오후 8시에 퇴근하는 일과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이어지며, 토요일에는 그나마 오후 5시에 업무가 끝난다. 평일 식사 및 휴식시간을 빼도 하루에 10시간, 토요일은 8시간 근무, 주당 58시간이 그의 노동시간이다. 


2011년 OECD 통계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090시간이다. 이것만 해도 OECD 회원국 2위로 OECD 회원국 평균 연간 노동시간인 1,765시간보다 325시간 이상 길다. OECD 노동자들보다 평균 8.1주 이상 일한다.

 

그런데 나는 이것조차도 도통 믿지 못하겠다. 지난주 근무시간이 어땠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철야를 2번 했단다. 교대근무 얘기는 없었는데 철야라니요? 오전 8시에 근무를 시작해서 밤을 꼬박 새워 철야근무를 하고 새벽에 2~3시간 잠을 잔 후 다음날 오후 5시까지 근무를 한단다. 33시간 동안 회사에 있는 것이다. 비록 그의 업무가 지속적인 라인작업은 아니고 기계장비를 운용하는 것이고 잠시도 일손을 놓을 수 없는 업무는 아니라지만... 그렇게 일을 한 후 오후 5시에 퇴근하고 다음날 오전 8시에 출근한 그는 다시 철야근무를 했다. 지난주에 그렇게 하고 오늘도 철야근무를 할지 모른다. 맙소사! 늘상 있는 일이 아니라 최근 늘어난 물량 탓이라고는 하지만 너무 했다. 그렇게 일을 하는 그는 아직 건강(?)하다. 이 회사에 오면서 받은 배치 전 건강진단에서도 특이한 문제는 없었고, 이제껏 건강문제로 병원 신세를 진적도 없고 오늘 측정한 혈압도 정상이었으니 “거보슈”라며 뿌듯해 한다.

 

‘건강노동자 효과’ 라는 것이 있다. 직업성 질환 연구에서 최초로 관찰된 현상으로 종종 노동자들은 일반 인구보다 전체 사망률이 더 낮게 제시되는데, 그 까닭은 심각하게 아프거나 장애가 있는 사람은 고용에서 배제되거나 일찍 퇴직하기 때문이다.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당최 견뎌 내기 어려운 조건의 일이라 상대적으로 건강한 사람들만 남아있게 되는 현상이 거꾸로 그 일을 해도 건강상 악영향은 없거나 오히려 건강에 이롭기까지 한 것으로 해석되기도 하는 것을 말한다. 바로 이야기하자면 이렇게 일을 해도 그는 괜찮고 건강하기까지 한 것이 아니라, 그나마 건강한 탓에 이렇게 일을 버티고 있다. 그는 언제까지 건강할 수 있을까?

 

“아휴, 그래도 철야한 다음날 아침 먹고 난 이후부터는 몽롱하지~ ...오후가 되면 정신이 부웅 떠서 일하는 것 같다니까요~”


그는 건강하다. 아직까지는... 첫 상담의 분위기를 성공적으로 이완시켰다는 것 외에는 그렇게 일하시다가는 언제 몸이 망가질지 모른다는 막연한(장시간 노동의 건강문제를 열심히 의사스럽게 이야기한다 해도 결국은 막연한) 이야기밖에 못 한 대행의사에게 ‘노동시간센터’가 자못 간절한 이유이다. 그의 건강이 무너지고 일상이 더 무너지기 전에 어서!

<일터> 통권 125호 / 2014.6


 

 

     22

특집

 1. 노동시간센터() 기획연재를 시작하며

 2. 한국 노동자의 노동, 그리고 시간

 3. 저는 이런 시간을 원해요

노동시간은 개인과 가족 그리고 일터의 안과 밖을 넘나들며 노동자들의 삶을 규정한다. 장시간 노동, 노동강도, 심야노동, 여성노동과 가족, 비정규직과 불안정 노동과 같은 노동시간의 여러 측면들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이며, 어떻게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드러내고자 한다.

03

뉴스

삼성전자서비스 하청 노동자의 죽음 그리고 경찰의 강제 시신탈취 l 장영우

06

지금 지역에서는

단결하는 노동자는 패배하지 않는다 l 재현

08

A-Z까지 다양한 노동 이야기

나는 뮤지컬 노동자다 l 정하나

12

현장의 목소리

다음 생에는 버스기사가 대우받는 곳에서 태어나겠습니다 l 재현

15

연구소 리포트

2013년 두원정공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연구(1) l 푸우씨

21

사진으로 보는 세상

일 그리고 쉼 l 사진 / 김세은

32

직업환경의학의사가 만난 노동자건강이야기

대행의사가 건강(?)한 노동자를 만나는 방식 l 류현철

34

기획

작업중지권의 현재(2) l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조합원 안규백

38

문화읽기

우리의 집회 문화를 되돌아보자 l 김정수

40

유노무사의 상담일기

도시철도 기관사의 직업성 정신질환과 자살 l 노무법인 필 유상철

42

일터 다시보기

작업중지권과 노동자의 주인의식 l 윤성호

44

이러쿵저러쿵

아날로그 시대가 때론 그립다 l 김재천

46

입장

삼성과의 2차 교섭에 대한 반올림의 입장

48

퀴즈

가로세로 퀴즈로 본 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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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Korea Institute of Labor Safety and Health)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 64-140

Tel : 02-324-8633

Fax : 02-324-8632

E-mail : laborr@jinbo.net




[현장의 목소리] 우리에게도 노동조합이 생겼습니다 / 2014.5

우리에게도 노동조합이 생겼습니다


재현 선전위원

 

알루미늄 휠을 만드는 회사 핸즈코퍼레이션은 1972년 설립해 43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인천에 네 개의 공장, 경기도 화성에 있는 자회사, 중국 청도에 있는 공장까지 전체 1,300여명이 일하고 있는 이 회사는 연간 1200만 개의 휠 생산량을 자랑하며 업계에서 국내 1위, 세계 5위의 시장 점유율로 2012년 매출액만 5050억 원에 달한다. 회사가 이렇게 성장했음에도 노동자들은 일하다 다쳐도 병원 한번 제대로 못가고, 밥도 마음 편히 못 먹었다. 이 부당함을 극복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지난 3월 18일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고열 작업 등 위험한 작업이 많은데도 회사는 기본적인 안전 조치나 보호구도 주지 않아서 노동자들이 화상을 입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또한 일하다 다쳐도 산재는 꿈도 못 꾸고 대부분은 자비로 치료했고, 간혹 회사에서 자체처리를 할 땐 시말서를 요구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 한석훈 부지회장이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회전근개 파열로 업무상 질병 산재승인을 받았는데 그 과정이나 결과가 녹록치 않았다. 

 

부지회장 : 저는 2012년 12월 21일 1공장에 입사해서 주조 반에서 근무를 했어요. 고열 작업이다 보니 힘든 점이 많았죠. 보통 하루에 SUV 차량에 들어가는 휠을 410개 정도 만들었는데 장갑을 몇 개씩 끼고 일해도 워낙 뜨거워서 별 소용이 없었죠. 예전에는 기계 1개당 담당이 1명이었는데, 제가 일할 때는 1명이 기계 2개를 담당하면서 일이 더 힘들었어요. 그리고 이 휠이 굉장 뜨거운데 이걸 컨베이어벨트에 직접 올려야 하는데 문제는, 컨베이어벨트가 워낙 가까이 있다 보니 너무 뜨겁고 작업하면서 움직일 때 위험하고 무엇보다 컨베이어벨트가 원활하게 작동을 안 하거나 물건이 끼이면 상황을 점검해야했는데 그때 제 종아리가 끼는 사고가 있었어요.


일하는 동안 목, 어깨, 허리 안 아픈 곳이 없었다고 했다. 병원에 가거나, 조퇴하는 등은 항상 여유인력이 없어 쉽지 않았다고 한다.

 

부지회장 : 작년 5월에 다쳤을 땐 진료비 지급과 관련해서 회사 면담을 요청했는데 차장이랑  부서장이 안 된다는 거예요. 이후에 계속 항의하니까 나중에는 말을 바꿔서 진료비는 줄 테니 사고 경위서랑 시말서를 쓰라고 하더라고요. 치사하지만 일단 쓰라는 거 썼는데 위에서 결정이 날 때까지 기다리라 하더니 지금까지도 아무 답이 없네요.

 

회사는 노동자들에게 지급한 치료비를 6개월 후 월급에서 제하거나, 물어내라고 강요했고 실제로 물어준 경우도 잦았다고 한다. 일하다가 다친 노동자들에 대한 회사의 태도가 어떤지 알 수 있었다.

 

부지회장 : 8월에도 작업을 하다가 어깨를 다쳐서 병원에 가겠다고 했어요. 그때 제가 당시 부서장에게 이전에 병원비도 안 줬는데 오늘은 병원비를 주는 거냐고 물어봤죠. 그랬더니 꼭 주겠다는 거예요. 그 확답을 듣고 병원에 갔어요. 그리고 진료를 받는데 MRI를 찍자고 해서 찍었어요. 그리고 회전근개 파열 진단을 받았죠. 한편 진료 끝나고 회사에 갖는데 말을 바꾸더니 병원비를 못 주겠다는 거예요. 이유가 참 황당했는데 MRI 촬영한다는 얘기는 없었는데 그걸 왜 했냐고 따지더니 못 주겠다는 거예요.

 

이후 회사는 부지회장에게 자체처리를 해주겠다고 했고, 빨리 진료 받고 회사로 복귀하자는 생각으로 일단 회사 말에 따라 회사 지정병원에서 두 달 가량 재활 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그런데 진단 기간이 지나도 어깨 진통이 계속되고 잠도 제대로 못 자면서 건강이 악화됐고 두 달 추가 요양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자 회사는 왜 완치가 안 되냐며 더는 자체처리가 힘드니 회사를 관두든 아니면 병가를 내고 개인적으로 치료하고 완치가 되면 출근하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이후 한석훈 부지회장은 이에 회사에 산재신청을 하겠다고 했고 회사에서는 산재처리는 절대 안 되니 병가를 내든 그만두든 결정하라는 얘기만 되풀이했다고 한다.

 

결국 산재신청을 했고 산재승인을 얻어냈다. 올해 2월 21일 요양기간이 끝나고 부지회장은 적재부서로 전환 배치되어 복귀했다.


부지회장 : 적재 부서의 경우 하루 8시간 일하면 2,000개 정도, 12시간 하면 3,000개 정도 휠을 쌓았어요. 무게만 다 합쳐도 40~50톤 정도 될 텐데 그렇다 보니 몸이 너무 힘들더라고요. 회사에선 처음엔 건강이 염려된다 하고, 저도 아무래도 걱정도 되고 하니까 회사 말을 따랐는데 알고 보니 일도 힘들고, 잔업도 없어 월급 적으니 사실 나가라는 말이었던 거죠. 무엇보다 다른 동료들은 밥도 허겁지겁 먹고 담배 피우고 커피마실 시간도 부족해서 허덕이는데 저는 1시간씩 쉬면서 미안하고 눈치도 보이고 그런 게 힘들었어요.

 

부지회장은 이후 최근까지 부서를 4번이나 강제로 부서를 옮기게 되었고 4월23일 회사 징계를 통해 해고 통보를 받았다. 산재신청과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보복이었던 것이다.

 

너무나 열악한 환경이기에 개선돼야 할 점이 많겠지만 가장 먼저 어떤 점이 시급한지 물었다.

 

지회장 : 가장 큰 문제는 여유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인 것 같아요. 회사가 날이 따뜻해지는 4월에 되면 주조 부서에 여유인력을 뽑기는 하는데 일이 워낙 힘들고 근무 조건이나 월급이 많지 않으니까 대부분 금방 그만둬요. 회사도 그만둘 거 알고 사람을 뽑는 거고요. 여유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일하다 다쳐도 병원 가기가 힘들고, 제대로 쉬거나 치료도 못 받아요. 뜨거운 쇳물 작업을 하는데 방열복을 못 입어요. 여기는 방열복을 입고 일 할 수가 없어요. 이거 입고 일하려면 30분 일하고 30분은 쉬어야 하는데 인원이 부족하니까. 30분 쉬는 게 불가능한 거죠. 밥도 교대로 먹는데. 여기 있는 사람들은 정말 화상이나, 근골격계 질환은 달고 살아요. 정말 토가 나올 지경이에요.

 

한편 노동조합을 만든다는 일이 쉬운 일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했다. 

 

지회장 : 특별한 계기는 없어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여기서 일하다 보니 사람이 일할 수 있는 곳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그만두려고 했는데, 회사 규모가 이렇게 큰데 작업환경이 왜 이렇게 열악한지 이해가 안 돼서 알아보다 보니 노조가 없다는 걸 알았어요. 그때 이 회사는 노동자들 노동력을 착취해서 벌어먹는 회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지금 집행부가 1년간 노조를 설립을 준비하게 됐고 이번 3월 18일에 노동조합을 만들었죠.

 

 

회사 측은 금속노조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4월 1일 어용 기업노조를 만들어 조합 가입을 독려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회사는 4월 23일 부지회장은 해고, 지회장은 3개월 정직, 사무장과 문화체육부장 1개월 정직 징계로 압박하고 있다. 

 

지회장 : 이 징계도 정말 어이가 없어요. 회사는 정보보안정책 위반을 주장하는데 우리가 산재신청 하거나 노동부에 보낼 자료로 쓰려고 식사 시간에 일하는 조합원들 사진을 찍었는데 회사는 기계를 찍어서 회사 보안을 유출했다는 근거로 징계를 내린 거예요. 잔업을 안 했다고 업무지시 위반이라고 하고, 조합 활동시간 보장을 안 해주니 4명이 연차를 썼는데 제품 생산에 차질이 있다고 반려를 했어요. 1,500명이 직원이 있는 회사에 4명 휴무가 연차를 반려할 만큼 무슨 차질을 빚는다는 건지. 회사가 무슨 동네 구멍가게도 아니고...

출처 : 금속노조

 

징계 이후 자칫 현장 분위기기가 위축될 수도 있고 상황이 쉽지 않지만, 아침 · 저녁으로 공장별 선전전을 계속 진행하면서 조합 가입을 권유하면서 힘을 모아내고 있다.

 

지회장 : 현재 뭐가 바뀌었다고 딱히 내세울 건 없지만 예전에는 아침 8시 출근인데 7시 반에 조회를 하는 바람에 돈도 못 받으면서 일찍 출근하고 그랬는데 조합에서 문제를 제기 하면서 지금은 많이 바뀌었어요. 또 전에는 사람들이 도축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일이 너무 힘들어했는데 지금은 분위기도 많이 좋아지고 웃는 사람도 늘어나고 1년에 1번도 회식이 없는 문화였는데 이제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임도 만들고 그러면서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핸즈코퍼레이션은 해고가 없고, 비정규직이 없고, 노사 간 마찰이 없는 3무 사업장이라고 스스로 자랑스럽게 선전한다고 한다. 위험에 노출된 채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을 뻔뻔하게 기만하는 것이다. 노동조합을 통해 사측의 기만을 분쇄하여 마침내 노동자들이 행복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진정한 3무 사업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알림] 노동시간센터(준) 참세상 주례 토론회 '노동시간의 주인되기 꿈이 아닌 현실로'

 

 

위기와 불안의 시대 사회적 대안을 상상하다'라는 주제로 매주 화요일 참세상 주례 토론회가 열립니다. 5,6월은 노동시간센터(준)에서 '노동시간'을 주제로 대안을 상상해보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주제

5월 27일 : 주간연속 2교대와 노동자의 삶 - 김보성

6월 10일 : 주간연속 2교대 도입과정과 쟁점 - 엄정흠

6월 17일 : 장시간 노동의 실태와 건강영향 - 해미

6월 24일 : 노동시간을 둘러싼 정치 - 김경근

 

□ 시간 장소

매주 화요일 늦은 7시

장소 : 참세상 5층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 3가 277-1)

 

문의

노동시간센터(준) / chunghanac@daum.net

 

 

[노안뉴스] 현대차 생산직 2명 중 1명 "주야 맞교대 없어지니 삶의 질 향상" [매일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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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5096

 

 

현대차 생산직 2명 중 1명 "주야 맞교대 없어지니 삶의 질 향상

"현대차 근무형태변경추진위 설문조사 결과 … 응답자 59.8% "노동시간단축이 잔업·특근수당보다 중요"

구은회 기자

 

"현대자동차 생산직 노동자 2명 중 1명은 지난해 3월부터 시행된 주간연속 2교대제로 삶의 질이 향상됐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차 노사로 구성된 현대차 근무형태변경추진위원회(근추위)가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최근 현대차 울산·전주·아산공장 생산직 노동자 2천60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노안뉴스] 과도하게 긴 노동시간 뇌출혈 외험 높인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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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health/635168.html

 

과도하게 긴 노동시간 뇌출혈 외험 높인다

 

김양중 기자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김범준 교수팀은 뇌출혈 환자 940명과 일반인 1880명을 대상으로 직업, 근무 시간, 근무 강도와 뇌출혈의 발생 가능성을 비교 분석한 결과, 하루 평균 13시간 일하는 사람은 4시간 일하는 사람보다 뇌출혈 발생 위험이 94% 더 높아졌다고 30일 밝혔다. 또 9~12시간 일하는 사람도 4시간 이하로 일하는 사람에 견줘 뇌출혈 발생 위험이 38% 높아졌다. 하지만 5~8시간 일하는 경우 뇌출혈 발생 위험은 4시간 이하보다 11%보다 낮아, 5~8시간 일할때 뇌출혈 발생 위험이 가장 낮았다."

[연구소 리포트] 엄마의 장시간 노동과 아이의 비만 / 2014.4

엄마의 장시간 노동과 아이의 비만


김형렬 소장 ·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이고은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편집자 주> 노동시간센터()에서는 노동시간 관련한 연구들을 작년부터 <일터>를 통해 소개하고 있다. 201310월호와 11월호에는 노동시간센터()에서 수행한 철강업종 노동자의 교대제와 건강영향 실태 연구, 20138월호에는 가톨릭의대 직업환경의학과에서 수행한 장시간노동과 비만 연구를 소개한 바 있다. 이 연구에서 육체적 노동을 하는 남성에서 장시간 노동은 비만의 위험성을 뚜렷이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하였는데, 이번호에는 엄마의 장시간 노동이 아이의 비만 가능성도 뚜렷이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엄마의 장시간 노동이 아이의 비만과 관련이 있다는데...

 

여러 연구를 통해 장시간 노동은 노동자의 정신건강, 심혈관계질환, 수면장애 등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당뇨, 고혈압, 비만 등과의 관련성도 밝혀졌다. 특히 비만과 관련된 연구 결과는 주목을 받아왔는데, 일을 오래하면 힘든데 왜 비만이 생기는지 잘 설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일을 오래할수록 수면시간이 줄어들고, 수면시간의 부족은 당대사에 영향을 주고, 이로 인해 비만이 생기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한 장시간 노동에 따르는 스트레스가 노동자의 생활에 영향을 주어,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섭취하거나 운동부족을 일으켜 비만에 이르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비만은 심혈관계질환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유방암, 대장암 등과의 관련성도 잘 알려져 있다. 장시간 노동이 비만을 통해서 이렇게 다양한 건강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장시간 노동과 건강의 문제가 노동자 자신의 문제를 넘어서 가족의 건강과 관련이 된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사실이다. 이 연구는 엄마의 노동시간과 자녀의 비만의 관계를 밝힌 연구로, 아이의 성별에 따른 영향의 차이도 보고자 하였다. 그동안 이와 유사한 연구가 미국과 일본에서 진행된 적이 있는데, 이들 연구에서는 어머니의 노동시간이 길어질수록 자녀들의 TV 시청 시간이 길어지고, 아이들의 적절한 신체활동이 줄고, 칼로리가 높은 정크푸드의 섭취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연구는 어떤 방법으로 수행되었나?

 

국내에서 매년 수행하고 있는 국민건강영양조사 2008~2010년 자료를 이용하여 29,235명 중 6세에서 18세 자녀 2,016명과 직업을 가진 어머니 1,2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다. 아이의 비만은 2007년 한국 청소년 성장 기준에 따라 95% 이상이거나 체질량 지수가 25 이상인 경우로 정의하였다. 어머니의 노동시간은 한 주에 40시간 미만, 40~48시간, 49~60시간 미만, 60시간 이상으로 구분하였다. 자녀의 비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엄마의 체질량지수, 교육수준, 가정의 소득 수준 등을 보정하였고, 자녀의 성별에 따라 별도로 분석하였다. 이런 층화와 보정을 통해 어머니의 노동시간에 따라 자녀 비만의 위험도를 분석하였다. 이때 40~48시간 노동하는 것을 ‘기준집단’으로 하였고, 다른 시간 노동하는 경우, 그들의 자녀가 비만이 될 확률을 제시하였다.

 

연구 결과는?

 

<표>에서 제시한 비차비는 기준집단에 비해 해당 집단에서 결과에 대한 위험 확률의 비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2” 라는 값이면, 기준집단에 비해 해당 질병이 발생할 확률이 2배 높다고 해석할 수 있다. 남자 아이에서는 어머니의 노동시간과 자녀의 비만 사이에 뚜렷한 관련성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여자 아이의 경우, 어머니가 주 49-60시간 일하는 경우, 40-48시간 일하는 어머니의 자녀에 비해 비만일 가능성이 1.89배 높았고, 60시간 초과해서 일하는 엄마의 자녀는 비만일 가능성이 1.94배 높았다 (표).

 

<표> 엄마의 주당 노동시간과 자녀의 비만과의 관계

 

자녀의 성별

엄마의 주당 노동시간

비만에 대한 비차비

(95% 신뢰구간)

남자

< 40

1.26 (0.87~1.81)

40 ~ 48

1 (기준집단)

49 ~ 60

0.91 (0.56~1.48)

> 60

1.11 (0.65~1.89)

여자

< 40

1.20 (0.78~1.84)

40 ~ 48

1 (기준집단)

49 ~ 60

1.89 (1.13~3.15)

> 60

1.94 (1.08~3.48)

* 자녀의 나이, 가정의 수입, 엄마의 체질량 지수, 교육 수준을 보정한 결과임.

 

연구결과에 대한 고찰

 

1) 어머니의 노동시간이 길수록 자녀의 비만 확률이 높아졌다.


이는 몇몇 연구 결과와 유사한 결과로서, 국내에서도 어머니의 장시간 노동이 가족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60시간을 초과해서 일하는 여성노동자의 여아는 2배에 가까운 비만의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그 관련성의 정도가 상당히 높았다.

 

2) 남아보다 여아에서 어머니의 노동시간과 자녀 비만의 관련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여아에서 엄마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서 나타난 결과로 해석할 수도 있고, 남아의 경우 신체활동의 정도가 여아에 비해 일반적으로 높아 어머니의 노동시간 영향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다.

 

3)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는 아니었지만, 40시간 미만 노동하는 어머니의 자녀들이 40-48시간 노동하는 어머니의 자녀들보다 남녀 모두에서 비만의 위험이 높았다.


이는 40시간 미만 노동하는 어머니들이 대부분 비정규직일 가능성이 높아, 사회경제적 위치의 차이에 따른 결과라고 생각된다. 최근 부모의 교육수준, 학력, 직업에 따라 자녀의 비만 정도에 차이가 있다는 연구가 발표되고 있다. 과거에는 부유한 집안의 자녀들이 좋은 영양섭취에 의해 비만일 가능성이 높았으나, 최근에는 부유한 집안일수록 영양섭취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함으로써 비만의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 연구의 의미

 

1) 본 연구는 장시간 노동이 노동자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가족의 건강에도 영향을 주고 있음을 밝혔다.

 

2) 여성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은 실제 필요한 생활임금을 얻기 위해 강제되는 유형이 많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강제하는 구조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장시간 노동을 하는 여성노동자에게 자녀를 돌보기 위해 노동시간을 줄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가 장시간 일하는 여성노동자들이 자녀에 대한 죄책감을 갖는 방향으로 해석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3) 또한, 주 40~48시간 노동을 표준 노동이자 기준 집단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한국의 상황에 대해서도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우리가 기준 집단이라고 말하는 이 노동시간은 여러 나라에서 장시간 노동으로 규정된다. 본 연구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온 주 60시간 초과 노동은 많은 나라에서 상상하기 힘든 매우 이례적이며, 있어서는 안 되는 노동시간이다.

 

* 이 연구는 2013년 대한직업환경의학회지에도 실렸습니다

 

[노안뉴스] 공단 노동자 10명 중 4명, 고정급 월 106만원 저임금 고통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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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03182155475&code=940702

 

공단 노동자 10명 중 4명, 고정급 월 106만원 저임금 고통

 

정대연 기자


"국내 주요 공업단지에서 일하는 노동자 10명 가운데 4명은 저임금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졸 이하 청년들은 저임금으로 장시간 노동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서울남부지역노동자권리찾기사업단 ‘노동자의 미래’를 비롯한 4개 노동단체는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디지털산업단지, 부산 녹산공단, 안산 반월시화공단, 대구 성서공단 노동자 3717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실시한 임금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소 리포트] 2013 코스파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 2014.3

2013 코스파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무엇을 남겼나?


푸우씨 집행위원장

1. 연구 배경

 

“회사 설립 20년 만에 처음 알게 된 근골격계 질환과 유해요인조사”


애경그룹과 일본 JSP 자본합작으로 EPP/EPE Foam 제품(자동차부품, 포장재, 건축자재 등)을 생산하는 코스파는 1991년 4월 음성에서 공장가동을 시작해 김천까지 생산시설을 확장하였다. 24시간 돌아가는 장치산업의 일반적인 특성이 그러하듯이 코스파 또한 12시간 주야 맞교대와 장시간노동, 협소한 공간에 빼곡하게 자리한 생산설비가 가동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집중적인 소음, 성형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높은 온도와 물을 사용하여 제품을 식히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높은 습도, 음성 공장에서 상시로 이주노동자나 용역을 고용해야 할 정도로 확인되는 인력부족 등 다양한 근골격계 유해요인이 존재하는 곳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2012년 5월 13일 음성과 김천에서 노동자들이 금속노조에 가입하기 전까지, 20여년 동안 코스파 노동자의 집단적 작업환경과 노동조건은 어느 누구도 주목하지 못했다. 따라서 2013년 노조설립 1년을 경과하는 과정에서 진행한 첫 번째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는 그 자체로 상당한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


2. 연구 과정

 

“유해요인조사는 그동안 주목하지 못했던 현장의 일상을, 노동자의 몸과 삶을 제대로 꼼꼼히 들여다보기 위한 것”

 

노동부가 2004년부터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를 3년마다 실시해야 할 사업주의 의무로 제도화했지만, 갓 노조가 출범한 코스파 노동자에게는 ‘근골격계’도 ‘유해요인조사’도 낯설고 생소한 것이었다. 따라서 무엇보다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사업의 필요성과 의미에 대해 조합원 전반의 공감대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이를 위해 양 지회 확대 간부 수련회에서 “근골격계직업병과 유해요인조사의 필요성”에 대한 간부교육을 먼저 진행하였고, 이후 음성과 김천 전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시행하였다. 교육을 마무리한 후 양 지회 간부들과 대충지부 간부, 연구진이 함께 ‘유해요인조사의 목표와 방향 수립-실행점검-대안토론-사업마무리와 평가’를 공동으로 책임질 기획팀을 구성하였고, 기획팀 논의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사업을 착수하였다. 먼저 기초인적사항, 급여, 노동시간 등의 노동조건, 근골격계 증상 유무, 직무스트레스 등을 파악하는 설문조사를 교육을 통해 실시(전체 노동자 104명, 응답자 86명, 82.6%)하였다. 그리고 양 지회에서 부서별로 인간공학평가 등 현장조사를 함께할 인원을 선발해 현장팀을 구성하여 집중적인 교육과 실습을 진행하고 현장조사를 진행하였다. 설문조사 결과와 현장조사 결과 자료를 가지고 기획팀에서 대안 토론을 진행하였으며, 설문조사에서 확인된 근골격계 유증상자 중 증상이 ‘중간정도로 심하다’, ‘심하다’라고 답변한 노동자와 의사와 면담을 희망하는 노동자 전 인원(설문조사 응답자 86명 중 44명, 51.2%)을 대상으로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진찰을 수행하였다. 최종적으로 음성과 김천 전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결과를 보고하는 설명회를 진행하여 이번 조사를 마무리하였다.

 

3. 연구의 주요 결과

 

1) 근골격계 질환, 이렇게 심각할 줄이야 

 

코스파 노동자들의 몸 상태는 예상보다 훨씬 심각했다. 근골격계 증상 유병률은 신체 어느 한 부위 이상이 지난 1년 동안에 1주일 이상 지속하거나 한 달에 1회 이상 나타나는 경우인 기준 1에 해당하는 경우가 70명(81.40%), 증상이 ‘중간 정도로 심하다’인 기준 2에 해당하는 경우가 44명(51.16%)이었다. 이는 2012년 시행된 “금속노조 경기지부 노동조건과 건강실태 조사” 결과와 비교해보면 그 심각성이 바로 확인된다. 경기지부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증상은 기준 1이 44.7%(최소 18.2%~최대 65.9%), 기준 2가 34.1%(최소 9.1%~최대 61.5%)이었다. 코스파 노동자들은 기준 1의 경우 경기지부 평균치는 물론 최대치보다 높은 유병률을 보였고, 기준 2의 경우 경기지부 평균치를 훨씬 웃돌고 최대치보다 약간 낮은 유병률을 보였다. 특히 코스파 노동자들의 평균연령이 34.3세로 2012년 “금속노조 경기지부 노동조건과 건강실태 조사” 대상 노동자들의 평균 연령 41.1세에 비해 젊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준임이 확인되었다.

                                                            

▲ 발포부서, 딜렘퍼 청소                             ▲ 발포부서, 원재료 투입                     

 

2) 하지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해 온 현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스파 노동자들은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있었다. 설문조사 결과 근골격계 질환과 관련해 어떤 방식으로든 치료를 받은 노동자는 36명(47.38%)으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고, 그중 공상처리 했다고 응답한 1명을 제외한 35명(46.05%)은 개인 비용으로 치료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코스파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질환이 대부분 업무로 인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치료는 지극히 개인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특히 일부 부서의 노동자들은 과다한 작업량과 반복동작과 같은 인간공학적 위험요인 때문에 근골격계 질환이 매우 심각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노동시간까지 길어 개인적으로 치료받을 시간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다.

 

3) 굽히고, 젖히고, 쪼그리고, 비틀고...


코스파 생산현장은 좁은 공간에 설비가 빼곡히 들어차 있고, 그 설비에 맞춰 노동자가 허리를 굽히거나, 목을 뒤로 젖히고, 쪼그리거나, 비트는 일을 해야 하는 업무가 상당하여 전체 생산 공정의 상당수가 노동부가 고시한 11개 부담작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근골격계 부담작업을 지나치게 협소화하여 작업장의 유해․위험요인을 간과, 누락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고용노동부 고시 기준에 해당할 정도로 인간공학적 유해위험요인이 상당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작업공정의 전반적인 위험요인의 노출 수준을 평가하는 ANSI-Z365로는 43개 작업 중 27개 작업이 ‘저위험성 초과작업’으로, 목, 허리, 팔, 팔꿈치 등 상지부담을 확인하는 RULA에서는 소수 일부 공정을 제외한 모든 평가 대상 작업이 4단계인 ‘즉각적인 작업자세 변경’ 결과가 나왔으며, 역시 소수 일부 공정을 제외한 모든 평가 대상 작업에서 비특이적 작업자세와 전신부담을 확인하는 REBA에서 3단계 ‘위험단계 높음, 곧 조치가 필요함’ 이상의 결과가 도출됐다.

 

4) 근골격계 질환을 악화시키는 노동조건


2개의 생산시설 중 음성공장 노동자들의 근골격계 증상 유병률이 김천에 비해 약간 높게 나타났다. 이는 음성 공장 노동자들의 근속연수가 김천에 비해 길고, 노후화된 설비 등 작업환경이 열악하고, 작업물량이 많아 노동시간이 길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4. 현장 개선, 무엇을 바꿔야할까?


1)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종합 대책 마련해야


노동조합에서 이번 유해요인조사를 거치면서 양 지회에 노동안전보건부서를 신설한 것처럼, 회사에서도 이 문제를 전담할 부서와 담당자를 선임하고, 장단기 계획의 수립, 실행, 점검 및 평가를 위해 노사가 협의할 수 있는 기구를 갖추어야 한다. 이러한 협의 기구가 실제 기능하려면 이 기구에 참여하는 노동자들의 활동 시간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2) 눈치 보지 않고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고통을 호소하는 노동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이를 위해서 산재처리 등 공적인 방식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은 물론, 요양 이후 원직 복직에 대한 불안감, 요양으로 인해  동료와의 관계가 불편해질 것을 우려하여 치료에 나서지 못하는 현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또한, 당장 즉각적인 의학적 치료가 필요하지 않지만 자가 치료가 필요한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적절한 휴식과 함께 마사지와 찜질, 작업 전후 스트레칭, 유산소 운동 등 자가치료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회사 차원에서 마련해야 한다.

 

3) 인간공학적 작업환경 개선, 장·단기적 대책 동시에 마련해야


열악한 작업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이번 유해요인조사의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였다. 이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코스파의 경우 작업공정의 특성상 설비 규모가 크고 의존도가 높지만 설비 자체가 인간공학적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쉽지 않은 현실이다. 따라서 이에 따른 장단기 대책을 동시에 마련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피로방지 매트 도입과 입좌식 의자 제공, 높낮이 조절 가능 작업대 도입, 철재 계단 이동시 무릎 부담 완화를 위한 충격완화 매트 설치부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4) 근본적인 예방을 위한 노동조건 개선이 중요해


과다한 작업물량과 장시간 노동 등 일부 노동조건은 그 자체로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고 위험요인을 강화한다. 따라서 이런 노동조건 개선은 그 자체로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근골격계 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그 여건을 마련해 줌으로써 근골격계 질환이 심각한 상황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이러한 노동조건 개선이 실질 임금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월급제 도입과 같은 임금체계 개편이나 적절한 임금 인상을 통한 생활임금 보장도 반드시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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