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 썸네일형 리스트형 [직업환경의학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드가의 발레, 아니 빨래하는 여인을 보았나요 / 2017.12 드가의 발레, 아니 빨래하는 여인을 보았나요김지원 후원회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관내 영세한 업체 건강진단은 우리 병원의 몫이다. 지역 내 유일한 특수건강진단 기관이지만 인근 경쟁병원들의 영업망이 죽 훑고 지나간 뒤 이삭을 줍는 터라 50인 미만의 소규모 업체를 맡는 데 익숙해졌다. 물론 의사 입장에서는 사실 편하고 사업장도 중간중간 둘러볼 수 있어 나쁘지만은 않다. 오히려 덕분에 조그만 유리를 입으로(!) 불어 성형하는 공장, 소규모 도금업, 화장품 용기 따위를 제조하는 업체 등을 훨씬 많이 가보게 되었다. 가을에 방문한 이 업체는 수술복과 가운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곳이었다. 압도적이었다. 갠지스 강가의 빨래터를 본다면 이러할 것만 같다. 병원에서는 가운, 수술복을 아무렇게나 수거함에 집어 던진다. ..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