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3. 노동자 정신건강 문제, 함께하기 / 2018.10

노동자 정신건강 문제, 함께하기

- 치유활동가 허윤제 님 인터뷰

재현 상임활동가 


노동자 정신건강 관련해서 현장에서 함께했던 활동, 그 과정에서 느낀 고민 지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치유활동가 허윤제님을 만났다. 인터뷰는 지난 9월 21일 충남아산노동인권센터 노동자 심리치유단 두리공감에서 했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시작한 활동

"저는 2011년부터 충남노동인권센터 노동자 심리치유단 두리공감에서 활동을 시작했어요. 두리공감은 충남도, 아산시, 금속노조, 공동으로 활동하는 현장, 개별 등의 후원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첫 활동은 지역에 있는 유성기업의 불법적인 직장폐쇄와 노조파괴 문제로 조합원들 정신건강 문제에 개입하면서였어요."

허윤제님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본인에게 가장 중요한 이슈는 어떻게 하면 사람을 살릴 것인가인데 이 점이 가장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이 투쟁하면서 다치거나, 자살하는 경우를 해마다 보면서 어떻게든 한 사람이라도 죽지 않게 살려보자는 마음으로 활동해왔는데 유성기업에서 한광호 열사 돌아가셨을 때는 일을 그만둬야 하나 생각할 정도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가 2차, 3차 피해는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현장에서 긴급하게 위기 지원 활동을 했어요. 처음부터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었는데 이 활동으로 사람이 살아나지는 않는 거 같아요.

노동자 개인적 원인이나 문제도 있겠지만 결국 현장에서 노동자의 정신건강을 나쁘게 하는 건 노동조건의 문제이고 관계의 문제이거든요. 회사가 노동자에게 가하는 괴롭힘, 업무 스트레스 등의 문제를 해소하지 않고 노동자 정신건강 문제가 나아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실낱같은 가능성을 보여주었던 지난 시간

"유성기업은 직장폐쇄 이후에 5년 동안 꾸준히 노동자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했어요. 개인, 집단 상담은 물론이고 공동체 프로그램 등을 통해 노동자들이 마음을 열고 힘들고 어려운 점을 이야기하도록 했어요. 이 과정에서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노동조합이 노동자 정신건강 문제를 자신들의 문제로 받아 안고 주체적으로 고민하게 하는 것이었거든요. 그래서 현장에서 사업단을 구성하게 하고 늘 공동으로 진행하고자 했어요.

그러다 한광호 열사가 돌아가시고 나서는 일단 현장에서 상주하자는 생각으로 1주일에 2~3일 정도 내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때는 조합원들이 굉장히 예민해져 있어서 낯선 사람을 경계하고 그랬거든요. 그러다 저희가 오랫동안 현장에서 함께 있으니까 경계심도 풀고 마음을 열고 각자 이야기를 했던 것 같아요. 갑을오토텍 역시 직장폐쇄 이후였는데 투쟁 과정에서 분임조를 운영할 때라 분임조장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조합원들 상황을 같이 점검해보고, 몇 달간 집단 상담 등을 해왔어요."

유성기업의 경우 노동자들이 차량에 자살 도구를 가지고 다니거나, 정신을 차려 보니 베란다나 옥상에 있었다는 등 노동자들의 정신건강이 위급한 상황이었다. 노동조합은 지속해서 정신건강 문제로 고통받는 조합원에 대한 산재 인정을 촉구하고 현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임시건강진단 등을 요구했으나 관철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결국 국가인권위원회가 나서서 현장 노동자에 대한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했으나 아직 결과를 공유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과정 역시 두리공감 활동가들이 함께해왔다.

모두가 개인의 문제로만 취급하는 문제

"개별 기업이나 자본, 정부, 지자체, 국회, 전문가들까지도 대부분 비슷한 시각인 것 같아요. 노동자의 정신건강 문제를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사실 이게 굉장히 어려운 문제인 게 만약 노동자가 일하다 현장에서 사고가 나거나 다쳤다, 그러면 원인이 너무나 명확하잖아요.

그런데 질병처럼 노동자 정신건강 문제의 원인은 너무 다양하고 복합적이라서 업무로 인해 우울증 증상이 있는데 가정에서의 분란 등으로 인해 알코올에 의존하게 되었다고 하면 정신건강의 원인이 현장에서의 상황 때문인지 개별적인지 명확하게 밝히기가 어렵잖아요. 이렇다 보니까 개별 기업은 노동자의 스트레스가 개별적인 문제라고 주장하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개별의 문제라고만 단정할 수 있겠어요."

허윤제님은 일부 개별 기업에서 EAP(Employee Assistance Program) 제도라는 것을 만들어 현장 내 자체적인 상담실을 마련해서 노동자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상담하고 대응하는데, 이 역시 회사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일환이라고 말했다.

"노동자 개인의 정신건강이 생산성과 효율성에 영향을 미치니까 정신건강을 돌봐서 생산율을 높이겠다는 의도예요. 회사 복지 차원으로 제공하는 것과 다를 게 없는 거죠.

그런데 노동자들이 회사가 운영하는 이러한 시스템을 거부해요. 상담 과정에서 개인 정보도 많이 요구하고 나한테 정신건강 문제가 있다는 게 알려지면 인사고과나 구조조정 등에 있어 불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회사가 자신을 보호하지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모든 이야기를 다하겠어요.

심지어 저희 두리공감에도 말씀을 꺼리는 분들이 많아요. 내가 힘들다고 이야기하면 내가 약하다는 걸 인정하게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선입견으로부터도 자유롭기가 쉽지 않거든요."

허윤제님은 이런 상황에서 노동자의 정신건강은 노동조건이나 업무 스트레스 등이 주요한 원인이라는 연구나 사례들을 전문가가 많이 발견해서 개별 노동자의 탓으로 돌리는 기업이나 자본에 영향을 미쳤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노동조합에서도 아직은 고민이 부족한 문제

"유성기업 문제 이후로 노동조합에서 투쟁이 어렵거나 뭔가 돌파구가 없을 때 정신건강 문제를 수단으로 활용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물론 노동자의 정신건강 문제를 드러낸다는 것 자체는 중요한 일인데, 문제를 드러내는 것 못지않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동조합의 계획이 무엇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걸 물었을 때 답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더라고요. 실제 노동자들의 정신건강 문제를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를 적극적으로 고민하지 않거든요. 어렵기도 하고요. 그럴 때는 저희가 현장과 만나서 이러한 이야기를 나누고 조금 더 고민해달라고 부탁드리고 있어요."

허윤제님은 이런 사례들은 노동자 정신건강 문제를 일상적으로 고민하지 못하거나, 고민하기 어려운 점이라며 아쉽다는 이야기를 했다.

"생각해보면 노동자 정신건강 문제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고 해결하려면 현장에서 일상적으로 하는 노동안전보건 활동의 일환이 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현장에서 담당자도 세우고 이 문제를 적극 고민이 가능하도록요.

그런데 아직은 어려운 것 같아요. 현장에서 이 고민을 주도적으로 하는 주체도 별로 없고요. 그래서 두리공감에선 이제부터라도 현장 주체를 발굴해보자 고민하고 있어요. 일단은 시작으로 상담, 치유활동에 대한 양성과정과 매뉴얼 등을 고민하고 있어요.

상당히 고무적인 게 유성기업에서 오랫동안 활동을 하다 보니 이제는 현장에서 우리가 직접 해 보겠다 이야기 나오는 상황이에요. 처음에는 투쟁할 시간도 없는데 뭘 이런 거까지 해야 하느냐 이야기도 있고, 주요 투쟁 일정에 밀리기도 했는데 이제는 적극적으로 고민하게된 거예요."

허윤제님은 갑을오토텍의 경우 투쟁 백서를 만들고자 하는데 이때 조합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또 다른 상담, 치유 활동을 만들어가면서 주체 발굴 활동의 가능성을 조금씩 발견해나가는 것 같다고 한다.

노동자 정신건강 문제의 가장 큰 원인

"현장에 가서 노동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실태조사 등을 해보면 개별 기업이나 자본이 노동자의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을 때 우울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노동자는 이 회사에서 일하는 게 생계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국 나의 노동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고 싶은 것인데 그렇지 않거든요.

그리고 여러 논문을 검토해보고 현장에 가서 봤을 때 노동조합이 없는 노동자들은 생계가 너무 힘들고, 고용이 늘 불안하고, 장시간 노동이 건강에 많은 영향을 미치겠더라고요. 아직 사회적 인식이 기업이 잘 살아야 나도 잘산다고 생각하잖아요."

지금까지 활동의 성과

"노동자 정신건강 문제라는 게 집단의 문제, 공동체의 문제라는 걸 알았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개별 기업이나 자본이 우리를 탄압해서 힘들어도, 노동자들이 마음이 나약해서 그런 거지 투쟁해서 이기면 괜찮아 지지 않겠어 라고 생각했죠. 그러나 이제는 공동 활동을 하면 할수록 우리가 노동자 정신건강 문제를 중요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인식한 거예요. 내가 마음이 아프다는 걸 동료들에게 이야기하는 게 부끄럽지 않게 된 것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치유활동가의 의미

"제가 개인적으로 노동운동을 했던 사람이 아니고 그렇다고 전문상담사라거나 전문가는 아니거든요. 그래서 저를 어떻게 소개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하는 활동이 현장과 전문가를 연결해주고, 그들에게 현장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무엇을 해결해야 할지 고민하도록 해주는 코디네이터 역할과 노동자의 정신건강 문제를 사회적으로 알리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이야기하는 사람이 치유 활동가라고 생각해요."

특집2. 정신건강 보호와 예방? 행복하게 일할 권리! / 2018.10

정신건강 보호와 예방?

행복하게 일할 권리!

최민 상임활동가, 직업환경의학전문의


"본인의 일, 직업에서 자부심이나 즐거움을 느끼고 있습니까?"
"혹시 로또에 당첨되어 10억 원 정도의 돈을 받게 되더라도, 지금의 일을 계속할 생각인가요?"


'과로자살'이라는 말이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고, 매년 500명~600명이 일과 관련된 이유로 자살하는 한국에서 얼마나 되는 노동자가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을까?

2017년 프랑스 민주노조총연맹이 프랑스 노동자 19만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6.4%는 '자신의 일을 좋아한다'고 답했다. 설문 참여자의 70.5%는 '일을 하면서 가끔 웃는다'고 답했고, 일에서 즐거움을 느낀다는 노동자도 절반 이상, 자부심을 느낀다는 노동자도 절반이 넘었다. 39%는 로또에 당첨되더라도 지금의 업무를 계속하겠다고 응답했다.¹⁾ 

노동자의 정신건강을 보호한다는 것은, 결국 노동자가 자신의 일을 좋아하고, 즐거움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정신질병 예방이 아니라 행복하고 건강하게 일하기

이렇게 노동자 정신건강 증진 활동을 '노동자가 자신의 일을 좋아하고, 즐거움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까지 폭넓게 정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터에서의 정신건강 문제라고 하면 흔히 우울증과 같은 중한 정신 질병이나 자살을 떠올리게 된다. 일터에서의 정신건강보호 활동으로는 심리 상담이나 치료 지원, 직업병 인정 등이 제안된다. 직장 내 스트레스나 업무와 관련해 발생한 정신 질병이나 자살 사건에 대한 산업재해 승인과 보상 역시 갈 길이 멀다. 하지만, 노동자의 정신건강 보호와 예방 논의는 업무 관련 정신질환이나 자살을 줄이기 위한 대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한마디로, 노동자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직무스트레스를 줄여나가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한 과제로 인식돼야 한다. 직무스트레스라고 하면 막연하게 느껴지지만, 직무스트레스를 평가하는 여러 모델을 활용하여 ▲업무의 양과 요구가 적당할 것 ▲업무에서 노동자의 자율성을 가능한 보장할 것 ▲고용 불안정을 가능한 낮출 것 ▲직장 내 조직 체계를 공정하고 정의롭게 할 것 ▲업무환경이 심리적 안정을 방해하지 않도록 할 것 ▲동료, 상사와의 관계에서 생긴 갈등을 제기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 것 ▲평등한 조직 문화를 구축할 것 등의 과제로 구체화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전사회적으로 높아지는 고용 불안정이나, 일하는 노동자를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업무 요구, 노사갈등이나 노조 탄압에 업무를 활용하는 행태 등은 모두 노동자 정신건강을 저해하는 요인들이다. 이 문제들에 대해서도 '노동자의 정신건강 증진'이라는 측면에서 사회적 문제 제기가 더 높아져야 한다.

정신 질병에 대한 관심 역시 질병에 도달하기 전 상태인 소진 증후군, 병가 사용 증가, 업무 만족도 감소, 이직 의도 상승 등으로까지 확대돼야 한다. 예를 들어, 스웨덴에서는 의학적 진단명이 아닌 '소진 증후군'도 업무와의 관련성이 증명되면, 산업재해로 인정되어 노동자가 산업재해와 관련된 각종 보상을 보장받는다.

실제로 2011년 스웨덴에서 총 451건의 번아웃 증후군 관련 질병이 산업재해 승인 신청됐고, 이 중 70건이 인정되었다고 한다.²⁾ 보상에서의 확장뿐 아니라, 직종별, 세대별로 질병 이전의 이런 실태에 대한 조사와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 개선을 위한 정부, 기업의 역할이 사회적으로 활발히 토론돼야 한다. 

노동자 정신건강 보호를 사업주의 법적 책임으로 

이를 위해, 노동자의 정신건강을 보호하는 것이 사업주의 책임이라는 것이 법적 수준에서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노동자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줄일 수 있는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근로조건을 개선 할 것'을 사업주의 의무로 두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 사업주가 해야 할 일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보건조치' 조항에는 물리적 요인, 화학적 요인, 인간공학적 요인에 대한 조치는 담겨있지만, 정신건강과 관련된 내용이 빠져 있다. 노동자 건강과 관련된 사업주의 의무를 가장 포괄적으로 규정하는 조항이라는 점에서, 보건조치 조항에 정신적 스트레스와 관련된 조치 의무를 담는 것이 필요하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보건조치)
① 사업주는 사업을 할 때 다음 각 호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1. 원재료·가스·증기·분진·흄(fume)·미스트(mist)·산소결핍·병원체 등에 의한 건강장해
2. 방사선·유해광선·고온·저온·초음파·소음·진동·이상기압 등에 의한 건강장해
3.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기체·액체 또는 찌꺼기 등에 의한 건강장해
4. 계측감시(計測監視), 컴퓨터 단말기 조작, 정밀공작 등의 작업에 의한 건강장해
5. 단순반복작업 또는 인체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작업에 의한 건강장해
6. 환기·채광·조명·보온·방습·청결 등의 적정 기준을 유지하지 아니하여 발생하는 건강장해
<추가 제안> 7. 업무 수행 및 이와 관계된 인적, 물적 환경에 의한 신체적 피로 및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한 건강장해


물론 사업주에게 법적 의무가 부여된다고 현실에서 바로 작동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신건강 문제를 전체 산업안전보건관리의 영역 내로 포함하여 규율화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유럽 기업체 조사를 기반으로, 유럽 나라들의 직장 내 심리적 위험요인 관리를 비교·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내에서도 나라에 따라 심리적 위험을 관리하는 정책, 수단의 차이가 크고, 일반적인 산업안전보건관리가 잘 되는 나라가 심리적 위험관리도 잘 되고 있다. 이 보고서는 또 노동자, 경영진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국가의 계획과 주도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³⁾

개별 사업장의 과제

개별 사업장 차원에서도 노동자의 정신건강이 노사 간에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사업장마다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다양하다. 직무스트레스나 정신건강과 관련된 교육 활동, 직무스트레스 요인과 정신건강 상태에 대한 조사·연구, 조사 결과에 기반한 스트레스 저감계획 시행, 시행 이후 평가와 새로운 목표 설정 등이 모두 노동자의 정신건강을 보호하는 사업주의 책임을 다하기 위한 구체적인 할 일이 된다.

앞서 강조한 대로, 이런 활동이 사업장 산업안전보건 체계 내에 통합되어 진행돼야 한다. 직무스트레스와 정신건강 예방 활동이 산업안전보건위원회나 노사협의회의 중요한 안건이 되고, 법적 의무로 실시되는 안전보건교육의 일부로 직무스트레스 교육을 진행되는 것이다. 직무스트레스 관리나 술·담배 의존 관리가 노동자 뇌심혈관질환 예방 활동과 통합되고, 근골격계질환에 따른 통증 관리가 다시 정신건강 증진 활동과 통합되는 사업장 보건관리도 모색돼야 한다.

또, 노동자들에게 주요 스트레스가 될 문제들에 대해 미리 회사 차원의 규정을 수립해두는 것도 중요한 예방 활동이다. 예를 들어, 사내에 일터괴롭힘에 대한 규정을 마련할 수 있다. 이런 규정은 일터괴롭힘이 발생했을 때 처리를 신속히하고, 피해자를 도울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일터괴롭힘에 대한 조직 구성원의 인식을 높여 사건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일가정양립과 관련한 정책, 업무 평가 등 조직 체계상의 정의를 확보하기 위한 정책이 미리 노사 합의로 수립되어 공표되는 것도 마찬가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정부 정책과 법 개정에서 출발하자

사실 노동은 많은 경우 살아갈 힘을 제공한다. 급여와 복지 등 기본적 토대를 제공하고, 불안하거나 우울한 노동자에게도 규칙적인 일상을 부여해 사회적 기능을 유지하도록 돕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 많은 일터는 살아갈 힘을 제공하기는커녕,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파탄내고, 죽음을 생각하게 만드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예전에는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던 노동과 자살이, 지금의 불안정한 노동 조건 아래에서는 지극히 가까워졌다고 분석하는 학자도 있다.

노동자가 무한한 경쟁으로 내몰리고, 혼자라고 느끼며 폭력과 모욕에 노출되다 자살을 선택하게 되는 사회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일하는 것은 불가능한 목표인지도 모른다. 결국은 생산성과 이윤 대신 노동자의 몸과 삶을 우선시하는 사회가 될 때, 혹은 최소한 노동자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일할 권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협상할 수 있는 힘이 있을 때에야 가능하다고 냉소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기 때문에, 지금은 정부와 법적 차원에서 먼저 일터에서의 정신건강 문제를 지금보다 훨씬 폭넓게, 전향적으로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 각주 
1) 황재훈, 프랑스의 번아웃 증후군 예방을 위한 시도, 국제노동브리프 2018.9,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재인용
2) 위의 글과 같은 재인용
3) https://osha.europa.eu/en/tools-and-publications/publications/management-psychosocial-risks-europeanworkplaces-evidence/view

[언론보도] 산업안전보건법 적용 제외를 없애야 한다 (매일노동뉴스)

산업안전보건법 적용 제외를 없애야 한다송윤희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송윤희
  • 승인 2018.10.11 08:00







법의 문구 하나하나는 우리 삶을 규정한다. 하나 마나 한 말이지만 매번 공장들을 다닐 때마다 피부로 느낀다. 어느 날 한 대기업 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했더랬다. 커다란 디스플레이 공장 안에는 대략 수백 개 하청업체들이 있다. 당연히 서로가 서로를 다 파악하지도 못한다. 필자는 이 수백 개 하청업체들 중 서너 사업장과 산업보건의사로 계약을 맺고 상담 일을 한다. 그런데 두 개 업체를 방문했을 때 안전보건 담당자들이 공통된 말을 하는 것을 발견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4356

[언론보도] 기자는 누구에게 공감하나 (한국기자협회)

기자는 누구에게 공감하나

[언론 다시보기] 구정은 경향신문 정책사회부

정은 경향신문 정책사회부장2018.10.10 14:29:13


“나는 사업주와 과학자, 행정가들이 노동자를 존중하지 않고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는 상태로 여러 노동조건과 노동자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지켜봤다. 과학자나 정책 결정권자가 노동자의 입장에서 역지사지하려는 의지나 능력이 없는 것을 가리켜 나는 ‘공감 격차’라고 부른다.”


http://www.journalist.or.kr/news/article.html?no=44972

[간담회]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노동시간과 현장의 변화 연속 간담회 안내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노동시간과 현장의 변화 

연속 간담회 안내


2018년 7월 1일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됐습니다. 연장 휴일 노동 포함 1주 최대 52시간 노동, 노동시간특례업종 축소, 18세 미만 연소노동자 최대 노동시간단축 등이 주요 내용입니다. 그러나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이번 개정은 연장근로 주 12시간을 당연시하게 하는 역효과를 낳고, 18년 7월엔 300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되고 있어 아직 시행도 매우 제한적입니다. 

노동시간센터는 이런 문제의식 하에 전반적 상황을 조망하고, 노동운동의 과제를 제안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연속 간담회를 개최하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 일정

1. 제조업 간담회

- 일시: 2018년 10월 17일 수요일 19시

- 발제: 박현희, 금속노조 법률원 노무사

- 토론: 김영수, 기아차지부 화성지회, 노동시간센터 회원


2. 우편업 간담회

- 일시: 2018년 10월 24일 (수) 19시

- 발제: 허소연, 집배노조 선전국장

- 토론: 김형렬, 노동시간센터장 / 최승묵, 집배노조 위원장 


3. 노선버스운송업 간담회

- 일시: 2018년 11월 14일 (수) 19시

- 발제: 공공운수노조

- 토론: 엄도영, 협진여객지회 지회장


4. 유통업 간담회

- 일시: 2018년 11월 21일 (수) 19시

- 발제 및 토론: 추후 공지


5. 사무직 간담회

- 일시: 2018년 12월 5일 (수) 19시

- 발제: 김경수, 사무금융노조 정책기획국장

- 토론: 사무금융노조 조합원 


* 장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서울시 동작구 남부순환로 2019, 501호)

* 간담회 참석을 원하시는 분은 아래 연락처로 사전 신청을 해주세요

02-324-8633, laborr@jinbo.net 

[강연회] 캐나다 여성노동보건학자 캐런 메싱 강연회 안내


캐나다 여성노동보건학자 캐런 메싱 강연회

공감 격차 줄이기

한국과 캐나다의 경험과 과제


의사, 법률가, 학자들은 왜 노동자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나?

노동자의 보이지 않는 고통에 공감할 때 전문가는 무엇을 얻나? 

"40년간 노동자의 건강을 연구해 온 캐런 메싱은 전문가들이 노동자의 보이지 않는 고통에 공감할 때, 

노동자들이 연구에 적극 참여할 때, 보이지 않는 문제가 드러나고 새로운 해법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 캐런 메싱 (1943~)

서비스직노동자, 여성노동자의 보이지 않는 고통을 연구해 온 캐나다 여성노동보건학자, 

<보이지 않는 고통>, <반쪽의 과학-일하는 여성의 숨겨진 건강문제>의 저자


- 일시: 2018년 11월 5일 (월) 저녁7시

- 장소: 서울대학교 연건캠퍼스 교육관 401호 강당 (지하철 4호선 혜화역 3번 출구)

- 강연 

1. 과학자와 노동자, 공감격차 주링기 (캐런 메싱, 퀘백 대학)

2. 한국여성노동자 건강권 운동의 역사 (김현주,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 통역이 제공됩니다 

- 참가신청 http://bit.ly/%EC%BA%90%EB%9F%B0%EB%A9%94%EC%8B%B1%EA%B0%95%EC%97%B0%ED%9A%8C

- 문의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02-324-7633), laborr@jinbo.net 

건강과대안, 노동건강연대, 사회건강연구소, 시민건강연구소, 일과건강,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한국여성노동자회 (가나다순)

[언론보도] 아저씨, 요즘도 야간순찰 도세요? (매일노동뉴스)

아저씨, 요즘도 야간순찰 도세요?

기사승인 2018.10.04  08:00:01

- 김정수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우리는 노동을 하며 살아간다. 내가 일해서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를 타인이 사용하거나 이용하고, 나 또한 누군가 생산한 제품과 서비스를 누리고 있다. 이렇듯 우리는 노동을 통해 서로 연결된다.

http://m.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4233

[안내] 노동안전보건활동가 양성을 위한 학습모임


노동안전보건 활동가 양성을 위한 학습모임


- 강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이숙견 상임활동가

- 진행방식: <굴뚝 속으로 들어간 의사들> 함께 읽고, 관련 법/제도를 알아봅니다. 

- 참가대상: 산별/단위노조 노안담당자 및 노동안전보건 활동에 관심있는 조합원

- 첫모임: 10월 5일 (금) 오후2시, 지역본부 중회의실 (매일 1회 모임 예정)


- 책 구입 및 참가 신청 문의: 지역본부 김진원 조직부장 010-4678-7971

[언론보도]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매일노동뉴스)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손진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집행위원장
  • 손진우
  • 승인 2018.09.27 08:00







추석연휴가 끝났다. 모두 고루 즐거워야 할 명절이 어떤 이들에게는 가장 고달픈 시기가 되곤 한다. 추석연휴 직전 소식지를 받기 위해 동네 한 여성단체에 방문했다. 이런 저런 담소와 차를 나눈 후 헤어지며 활동가들과 “성평등한 명절 보내세요”라는 인사를 나눴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도 때마침 추석 인사로 “평등한 명절 보내세요”라는 인사말을 담아 주변 분들과 나눴다는 것을 떠올렸다. 과연 우리는 얼마나 평등하게 일상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는가. 명절 내내 곱씹어 보게 됐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4109

[언론보도] 창립 30주년 대한직업환경의학회 노동자·시민과 함께하길 (매일노동뉴스)

창립 30주년 대한직업환경의학회 노동자·시민과 함께하길김형렬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김형렬
  • 승인 2018.09.13 08:00







2018년 11월1일부터 3일까지 대한직업환경의학회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대회가 개최된다. 올해는 문송면군의 수은중독 사망, 원진레이온 직업병 사건이 30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3903

<일터> 통권 175호 / 2018.09




노동자가 만드는 <일터> 통권 175호 / 2018.9

특집 : 일터 괴롭힘 끝낼 수 있을까? 

4 직장갑질119 300일, 이제 정부가 답할 때   

10 일터 괴롭힘 대책에 대한 평가 

13 슈퍼갑질, 인권유린 끝낸다


18 [지금 지역에서는] 

석면으로부터 안전한 학교가 우선이다!!

20 [국제 노동안전건강뉴스] 

대만 대법원, RCA 산재판결에서 의미있는 선례 남기다

22 [국제 안전보건기준에 관한 비교 검토 연구] 

독일 산업안전보건 체계가 한국 산안법 전면개정안에 주는 메시지 ①

24 [연구 리포트]

출판산업 내 숨은 노동 일러두기

30 [사진으로 보는 세상]

32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스마트폰 수리하는 여성 엔지니어의 하루

36 [현장의 목소리]

지난 38년의 세월을 뒤엎다 

40 [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

“장시간 중노동 근절을 위해 오늘도 달립니다”

44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우리는 시(時)쓰는 버스 운전 기사를 만날 수 있을까

46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48 [노동자건강상식] 

장염에 대하여

54 [유노무사 상담일기 더불어 與] 

보일러공의 악성중피종 

52 [발칙 건강한 책방]

페미니즘은 모두를 위한 것이 맞다!

54 [이러쿵저러쿵]

반올림과 같이 걷는 걸음

56 한노보연 이모저모 

특집3. 슈퍼갑질, 인권유린 끝낸다! / 2018.09

슈퍼갑질, 인권유린 끝낸다!

보건의료노동조합 가천대길병원 강수진 지부장 인터뷰

장영우 선전위원, 내과의사

최근 아산병원에서 근무하다 태움으로 자살한 고 박선욱 간호사의 죽음 이후 병원에서 일터 괴롭힘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병원은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않아야 한다는 명목으로 일터 괴롭힘, 태움이 만연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에 만난 가천대길병원 노동자들은 지난 19년간 극심한 슈퍼 갑질을 견뎌왔다. 최근 정부에서 병원 내 태움 등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직장 등에서의 괴롭힘 근절 대책을 확정한 바있는데, 실제 현장에서의 상황이 어떠한지 이야기를 듣고자 강수진 지부장을 지난 8월 23일에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 가천대길병원의 노동 환경은 어떠한가요?
"병원이 다 비슷하겠지만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상명하달식의 업무수행, 그리고 병동이나 부서별로 서로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르는 폐쇄적인 구조로 운영해왔어요. 서로 소통하지 않다 보니 이해가 되지 않는 조직 문화가 많았고, 업무를 수행하면서 기준이 되는 업무 지침이 없었어요. 관리자들 역시 업무 지시에 대한 기준을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기준이라고 하면 근로기준법이나 노동법 같은 법과 제도일 텐데 관리자들이 이런 것들을 잘 모르니 현장에서 지켜질 리가 없거든요. 그래서 가천대길병원의 상황은 일터 괴롭힘을 논하기 이전에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법이나 규정을 지키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저희가 근로기준법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투쟁을 해나가는 것이 옳다고 봐요."

강수진 지부장은 명절 이후 받게 되는 대체휴일이나 임시공휴일과 관계없이 늘 일해왔다고 하였다.

"병원에서 대체휴일은 진료부 재량에 따라서 업무를 하도록 공문이 내리는데 실제로는 모든 부서가 다 근무를 했어요. 정부에서의 대체휴일이 가천대길병원에서는 적용이 되고 있지 않는 거죠."

강수진 지부장은 근무시간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는데 간호사들의 경우 병동에서 본 업무 시간에 앞서 30분 ~ 1시 정도 먼저 출근해서 일하는 게 다반수였다고 하였다.

"출근 전과 일 마칠 때 인수인계를 하는데요. 그러다 보면 업무가 미진했던 거에 대해서 지적도 받고 교대를 해도 문제가 없도록 중요한 사항들을 공유하는데 길게는 2시간 정도 걸려요. 그런데 이 추가 노동에 대해서 수당이나 보상이 전혀 이뤄지지않고 있어요. 병동 뿐만 아니라 외래에서도 전혀 수당이나 보상 없이 일을 하고 있어요. 문제는 저희 병원이 외래 접수를 당일 접수로만 받기 때문에 늘 외래환자들이 많거든요. 결국 보상이 없이 추가 근무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강수진 지부장은 쉴 틈 없이 오전에 외래 환자들을 보다 보면 점심시간을 훌쩍 넘길 때가 많아서 점심도 먹지 못하고 바로 오후 근무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도 말하였다. 병동에서 업무가 많아지다 보니 관련되어 있는 다른 부서도 퇴근이 늦어지고, 모든 직원이 평균 1시간 정도 초과근무를 하는 상황이라고 말하였다.

한편, 병원의 슈퍼갑질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고 한다. 가천대길병원 노동자들은 회장 생일에 전 직원 축하 동영상을 만들고 공연을 해야 하고, 회장의 사택(私宅) 관리와 사택 내 행사에 직원들을 동원하기도 했다고 한다. 온갖 갑질로 병원 노동자들은 마음에 멈이 들어 가는데 회장은 단 돈 18원에 VIP 병실을 이용하며 각종 특혜를 누리고 있고, 잊을만하면 비리를 저질러 언론에 오르내리는 상황이라고 한다.

- 태움, 갑질 문제도 결국 인력 부족의 문제로 시작된 것 아닌가요?
"네 아무래도 인력 부족이 가장 중요한 문제예요. 그래서 최근 병원 측과 간담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어요. 초과근무를 하고 노동강도가 높은 것 역시 본질적으로는 인력 부족이 원인인데요. 병원에서는 보조 인력의 확충을 비정규직으로 하
고 있어요. 1년 계약으로 고용하는데 몇 개월의 교육 기간을 거쳐 업무에 익숙해지려고 하면, 바로 계약이 끝나서 다른 사람을 재교육해야 하거든요. 이런 과정 자체가 노동강도가 높아지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어요."


강수진 지부장은 인력 부족이 낳는 어려운 상황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였다.

"신규 간호사들이 업무에 투입되면 업무량이 워낙 많다 보니 일을 빨리 배워야 해요. 선배간호사들 역시 주어진 업무량은 이전과 같거나 더 많아졌는데, 추가로 신규 간호사를 가르쳐야 해요. 이렇다 보니 선배간호사들 입장에서 후배간호사들을 잘 가르치기 보다 혼내고 강압적으로 업무를 빨리 배우게끔 하게 되는 상황이에요. 후배를 보듬어주거나 세심하게 가르쳐주는 분위기가 잘 안 되거든요."

강수진 지부장은 태움도 인력부족 문제의 연장선에 있다고 말하였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다 보니까 많은 간호사가 1년을 채우지도 못하고 병원을 그만 둬요. 사직이 줄을 잇다 보니까 임신순번제처럼 사직순번제라는 것도 생겼어요. 신규 직원이 충원되어야 그 사람이 그만둘 수가 있어요. 그런데 이 기간이 교육기간 포함해서 5~6개월 정도 걸리니까 바로 퇴사를 못 하고 대기하는 경우도 생겨요. 상황이 이래서 연차도 못 써요."

- 노조를 결성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앞서 얘기한 노동강도, 업무환경, 조직문화 등 전반적으로 기존 기업노동조합에 대한 불만 등이 누적되어서 제대로 된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느끼게 된 것 같아요. 가천대길병원은 기업노동조합 간부가 누구의 사위, 누구의 조카 이런 식으로 병원 경
영자의 친인척으로 엮여 있거든요. 그래서 노동조합이 허수아비라는 인식이 팽배했어요. 의료기관 평가에 대한 불만도 있었는데 평가 준비를 위해서 서류 업무는 늘었지만, 인력이 보충되지 않으니 우리에겐 노동 착취로 다가왔어요. 제대로 된 시설 개선도 하지 않고 평가 기간에만 반짝 필요한 물품을 갖추고 평가 기간이 끝나면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거든요."


강수진 지부장은 노동자들이 아무리 힘들고 어렵게 평가를 준비하고 마쳐도, 병원에서는 애쓴 것에 대한 보상으로 전 직원에게 모두 만원만 지급했다고 한다.

"현장에서 고충을 말해도 책임지고 해결해주는 부서장은 없어요. 부서장은 인사팀에게 미루고 인사팀은 정해진 기준이나 지침이 없으니 고충 해결을 다시 부서장에게 미뤘죠. 기존에 있던 노동조합에 찾아가도 해결해 줄 수 없다는 답만 돌아왔어
요. 그래서 우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민주노총 서울본부에 찾아갔고 민주노총 서울본부에서 보건의료노조 인천지부를 만나게 해줘서 노동조합을 결성했어요."


한편, 가천대길병원은 민주노조 설립 이후 노조 간부의 밤 늦은 퇴근길을 미행하고, 업무시간 내내 바로 곁에서 감시하는 등 노조탄압을 자행하였다고 한다. 또, 노동조합 가입 활동을 병원 보안요원(외주용역)을 동원하여 가로막고있다고 하였다. 예를 들면 일부 관리자가 조합원에게 고성을 지르며 방해하거나, 많은 동료가 보는 앞에서 위세를 떨며 큰소리로 하대하며 비속어로 언어 폭력을 가한다는 것이다. 이
러한 병원의 노조 탄압으로 가천대길병원 노동자들은 극도의 위화감과 공포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 노조가 새로 결성되고 시작한 변화가 있었나요?
"공식적으로 우리의 요구사항을 다 들어주겠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아요. 교섭하려고 할 때도 기존의 기업노조가 있고 새 노조가 있으니 중립을 지키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현장에서는 작은 변화들이 감지되고 있긴 해요. 예를 들어 임산부는 야간
노동을 공식적으로 못하게 되어있지만, 본인이 원하면 동의서를 받고 있는데요. 여긴 임신하자마자 동의서를 들이밀면서 출산 마지막 달까지 근무하기도 했어요. 임신 초기와 말기에 사용 가능한 근로시간 단축이나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도 그림에
떡이었어요. 하지만 임산부의 야간 노동 문제를 우리가 계속 제기하니깐, 이제는 동의서를 받고 있지 않고 임산부는 야간 노동에서 제외하고 있어요. 그래서 한 조합원이 우리한테 문자를 보냈는데 임신하고 밤에 일하기 막막했는데 밤에 일하지
않게 해주어 너무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가천대길병원, 슈퍼갑질 중단해야

공짜노동, 인권유린 등 슈퍼 갑질을 당하며 일해왔다고 말한다. 노동조합은 고용노동부에 일터 괴롭힘 없는 현장을 위해 특별근로감독과 기획 수사 등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하루 빨리 가천대길병원이 반인권적 노동탄압과 슈퍼 갑질을 중단하고 노동조합과 이전과는 다른 현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집2. 일터 괴롭힘 대책에 대한 평가 / 2018.09

일터 괴롭힘 대책에 대한 평가

재현 선전위원장


노동자들이 일터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보도가 연일 쏟아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일터 괴롭힘 형태 역시 다양해지고 복잡해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법과 제도로 처벌하거나, 예방 대책 마련 등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자본은 일터 괴롭힘을 단순히 일하는 사람을 괴롭히는 것을 넘어 노동조합을 파괴하거나, 노무 관리를 하는데 적극 활용하고 있다.

노동·인권 운동 진영은 일터 괴롭힘을 사회적으로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를 시작으로, 그 실태는 어떠한지, 일하는 사람들의 개선 요구는 무엇인지, 해외 사례는 어떠한지를 연구하고 법과 제도, 현장에서 운동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이야기해왔다.

2017년에는 노동조합·현장 활동가, 노무사, 변호사 등이 모여 직장갑질 119를 만들고 전국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터 괴롭힘 신고를 받고 해결하며, 근본적인 일터 괴롭힘 예방을 위한 방안과 노동자 조직화를 위해 고민하고 활동해왔다. 한편 정치권은 지난 19대 국회부터 일터 괴롭힘을 예방하고 가해자를 처벌하기 위한 법안을 발의해왔지만 별다른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

그런데 7월 18일 정부가 '직장 등에서의 괴롭힘 근절대책'을 발표하며 그동안 방치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부쳤다.

한국 일터 괴롭힘, EU국가들 2배

정부는 한국의 일터 괴롭힘 피해율이 업종별로 EU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3.6~27.5%로서 2배 이상 높은 점, 일터괴롭힘으로 인한 노동시간 손실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연간 4조 7천억 원에 달하는 점, 일터 괴롭힘에 따른 우울증과 자살 문제가 심각한 점, 직장 괴롭힘 피해자의 자녀가 학교 괴롭힘의 피해자로 대물림되는 점 등을 이번 대책을 마련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일터 괴롭힘을 정의함으로써 문제에 개입할 계기를 마련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일터 괴롭힘은 '사용자 또는 노동자 등이 업무상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을 이용하여 업무의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노동자 등에게 신체적·정신적·정서적 고통을 주거나 업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다. 또 정부가 정규직 노동자뿐만 아니라 일터 괴롭힘에 노출되기 쉬운 불안정 노동자(파견 노동자, 일부 특수고용노동자)에게도 이 대책을 적용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노동자가 일터 괴롭힘을 인지했을 때 신고할 수 있는 체계도 만들어진다. 이전까지 이 사회에서 일터 괴롭힘 문제는 개념 자체가 불명확하고 특정 개인, 회사의 일로 치부되어 오면서 피해자들 역시 민간단체인 직장갑질119에만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8월부터 일터 괴롭힘 피해 노동자나 직장 동료 등 누구든 범정부차원으로 운영하는 신고센터에 사건을 접수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또 정부는 이번 기회에 사용자에게도 일정 책임과 역할을 당부하면서 일정 규모 이상이 되는 사업장에서는 일터 괴롭힘 신고·대응부서를 설치하거나 지정(노사협의회, 인사·감사부서 등 활용) 하도록 했다. 하지만 범정부차원의 신고센터 설치가 예정한 일정보다 늦어지면서 정부가 약속을 지킬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정부는 이번 대책 발표에서 사용자가 일터 괴롭힘 사실을 인지 또는 신고 접수 시 해당 사건을 조사하도록 의무화했다. 만일 사업장에서 일터 괴롭힘 관련하여 관련 법 위반행위를 인지 · 신고 접수한 경우 정부가 직권조사를 실시하며 그 결과에 따라 형사처벌, 과태료 부과 등도 이뤄진다.

또 정신적 괴롭힘 등으로 노동자의 건강장해가 발생한 사업장 의료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필요 시 임시건강진단명령 등 조취를 취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임시건강진단명령이 물리적 상해 위주로 진행되는 점을 정신적 괴롭힘 등으로 확장해서 실시하도록 한 것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 발표에서 일터 괴롭힘 피해 노동자 또는 피해 발생을 주장하는 자 및 신고자에 대한 징계, 해고 등 보복행위 및 불리한 조치를 금지하도록 했다. 또 피해자의 심리·경제·법률 지원프로그램도 강화하기로 했다. 산업재해 문제에 있어서도 보상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자살, 우울증, 법정싸움 등 지원 넓혀

그동안 일터 괴롭힘으로 인한 자살, 부상, 질병, 우울증 등을 산재 보상하는 기준은 지나치게 협소했다. 또 법률적으로는 일터 괴롭힘으로 인한 범죄 피해자가 된 경우 손해배상 청구소송만 지원했다. 앞으로는 복직 소송 및 보복소송에 대응할 때도 피해자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 가해 입증자료가 부족해 소송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피해자를 위해 행정청이 직권·현장조사, 감사자료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제는 일터 괴롭힘 발생 시 사용자가 피해자 의견을 들어 가해자 징계 등 필요한 조치를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정부는 사용자가 피해자 불이익 처우 금지나 일터 괴롭힘 예방교육 의무 등 관련 법령을 어길 경우 형사 처벌, 과태료 부과 등 책임을 묻는 기준도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일터 괴롭힘 예방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는 사용자가 취업규칙필수 기재사항에 사용자 및 노동자의 일터 괴롭힘 금지의무, 예방 및 해결 등에 관한 사항을 포함해야 한다. 가령 사용자 및 노동자의 일터 괴롭힘 금지 의무, 괴롭힘 예방 · 해결을 위한 사용자의 책무, 괴롭힘 발생 시 처리 절차 및 조치, 고충처리 시스템 등을 마련하는 것이다. 

정부는 사업장 실태에 맞는 자율적 예방·대응 시스템 구축을 위한 컨설팅 지원에도 나선다. 또 사용자의 일터 괴롭힘 예방교육 실시를 의무화하고 이를 위해 일터 괴롭힘 예방교육 표준안과 동영상을 제작하여 배포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정부는 일터 괴롭힘과 관련하여 '간호사 태움' 문제가 불거졌던 서울아산병원처럼 병원 업종을 대상으로 TF도 수시로 운영하는 한편 '(가칭) 존중받는 일터 조성을 위한 노사정 선언'도 추진한다. 일터 괴롭힘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노동자 정신건강 연구도 확대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 대책을 실천하기 위해 일터 괴롭힘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업장의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는 한편 캠페인 등으로 사회·문화적 인식 개선을 추구한다. 무엇보다 국회 등과 논의해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일터 괴롭힘 방지법 제정을 검토할 계획이다.

늦었지만... 이제는 구체화하고 실천해야

정부의 이번 대책은 너무 늦었다. 하지만 이제라도 일터 괴롭힘 문제를 사회적으로 정의하고, 정부와 사업주의 역할과 책임을 강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관건은 정부가 대책을 실질적으로 집행할 예산과 인력 등 집행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현재 방향 정도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를 구체화하고 집행 할 수 있을지 여전히 물음표를 지울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결국 입법 기관인 국회가 법·제도 마련을 위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는데, 과연 국회가 이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실질적인 입법으로 나아갈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와 국회는 일터 괴롭힘 예방을 특별법으로 해결하려고 모색 중이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이전부터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사업주의 안전·보건 조치 의무 중 하나로 일터 괴롭힘을 예방하고 문제에 따른 해결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여왔다. 이 점에서도 정부와 국회가 시민사회와 지혜를 모아야 하겠다.

[언론보도]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재절차 개선, 사회적 확장 기대한다 (매일노동뉴스)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재절차 개선, 사회적 확장 기대한다김형렬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김형렬
  • 승인 2018.08.16 08:00







지난주 노동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종사자, 산재인정 처리절차 개선”이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노동자의 과중한 입증부담 해소와 산재보호 확대 지원”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는 보도자료에 의하면 근로복지공단과 법원 판결을 통해 업무관련성이 인정된 사례와 유사한 공정에서 근무한 종사자가, 백혈병 등 이미 승인된 8개 상병으로 산재신청을 할 경우 역학조사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업무관련성 판단 과정을 간소화해 노동자의 과중한 입증부담을 줄이겠다는 내용이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3330

[언론보도] 폭염재난에 쓰러져 가는 서울시 도시가스 점검검침원 (레디앙)

폭염재난에 쓰러져 가는
서울시 도시가스 점검검침원
    2018년 08월 02일 02:15 오후


서울시는 폭염은 재난이라는 기조아래 폭염 대책마련에 힘쓰겠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서울시민의 가스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서울지역 도시가스 점검검침원들은 배당된 업무량을 소화하기 위해 서울시의 폭염주의보 발령 속에서도 아무런 대책 없이 옥외업무(점검, 검침, 송달)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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