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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간 「일 터」

[직환의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야간작업 노동자의 검진과 사후관리 / 2020.02 야간작업 노동자의 검진과 사후관리 이선웅 회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필자는 직업환경의학 의사로 노동자 특수건강검진도 하고 있지만, 외래진료실에서 지역사회 환자와 노동자들에 대한 일반 진료도 하고 있다. 직업환경의학 의사임에도 막상 외래 진료를 하고 약 처방을 하게 되면, 일일이 직업을 물어 질병과 관련성을 유추하고 필요시 업무적 대책을 생각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많다. 우리 사회에서는 특수건강검진의 다양한 항목들이 기본적으로 주의하여야 할 직업적 위험요인이지만, 일반 외래에서는 특수건강검진 프로그램과 외래 프로그램이 연동될 수 없어 이 환자가 특수건강검진을 받은 분인지 또 그 결과 판정은 어떤지를 같은 기관 안에서라도 쉽게 확인할 수가 없다. 하지만 외래 진료 시에도 말을 하다 보면, 쉽게 눈에 띄는 .. 더보기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초장시간 노동이 만연하는 방송 영역, 더욱 심각한 아동-청소년 연기자의 노동 / 2020.02 초장시간 노동이 만연하는 방송 영역, 더욱 심각한 아동-청소년 연기자의 노동 성상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활동가, 문화평론가 "12시간 일하고 12시간 쉬자!" 독자들에게는 이 말이 무척이나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루 12시간 일하는 것도 엄연히 노동법에 위배되는 상황인데 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일까. 그러나 드라마 촬영을 비롯한 방송 노동에서는 12시간 쉬는 것도 무척이나 감지덕지한 상황이 오랜 시간 이어졌다. 본래 이 구호는 2005년 결성한 전국영화산업노조에서 사용하던 문구였다. 문화예술과 관련된 업계 중에서는 가장 빠르게 노조가 생긴 편이었던 영화 영역은 다른 문화 영역의 노동과 다를 바 없이 매우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 있었다. 노동인권을 고려하지 않는 무리한 야간 촬영, 장시간 촬영도 척.. 더보기
[현장의 목소리] 빼앗긴 노동, 빼앗길 수 없는 희망을 위한 투쟁 / 2020.02 빼앗긴 노동, 빼앗길 수 없는 희망을 위한 투쟁 - 금속노조 시그네틱스 분회 윤민례 분회장 인터뷰 정재현 상임활동가 시그네틱스(주)는 1966년 9월 12일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 전자산업을 한국에서 처음 시작한 기업이자 최초의 외국인투자기업이었다. 한국에서 반도체 사업 이끌었던 사업장이다보니 삼성전자, 엘지전자 등이 기술을 배우러 올 만큼 시장에서의 영향력이나 높았고,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자부심 역시 상당했던 현장이었다. 그런데 1975년에는 필립스가 1995년에는 거평 그룹이 지분을 인수했다가 기업 부도로 2000년 영풍 그룹의 계열사로 넘어가면서 시그네틱스 노동자들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18년의 세월동안 3번의 해고를 당하며 소소하고 평범했던 일상은 까마득한 과거가 되었고 눈물겨운.. 더보기
[노동안전보건활동가에게 듣는다] 안전은 환경개선에서 비롯됨을 온몸으로 보여주다 / 2020.02 안전은 환경개선에서 비롯됨을 온몸으로 보여주다 - 금속노조 경기지부 유진기공분회 김기원 노동안전부장 인터뷰 정경희 선전위원 낯선 곳에서 낯선 누군가를 만나는 일은 기대와 걱정이 함께 한다. 만나기로 한 장소까지 5km를 남겨둔 시점에 문을 닫았다는 연락을 받고,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재설정하였다. 좁은 계단을 올라가니 비교적 널찍한 열람실과 사무실과 교육실이 자리한 ‘좋은이웃 작은도서관’이 있었다. 1월 15일 오후. 마침 한적한 시간이라 인터뷰 장소로 안성맞춤이었다. 인터뷰 일정을 정할 때 금속노조 경기지부 차원에서 평택지역 연대투쟁을 다녀오신다는 일정을 들었다. 어떤 내용인지 먼저 들어보았다. 단체협약 사항을 어기고 사측에서 일용직을 고용하여 노조에서 문제제기한 현대위아사업장이 있어요. 노조에서 법원에.. 더보기
[A부터 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평등한 일터에서 ‘자율성’은 어떻게 압박이 되는가 / 2020.02 평등한 일터에서 ‘자율성’은 어떻게 압박이 되는가 : 출판사 편집자 차소영 님 인터뷰 지안 상임활동가 인턴·실습 노동이란 다른 형태의 임금노동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특이한 방식의 노동이다. 해당 기업에 정식으로 고용되는 것이 아닌데다가 교육·경험 제공·경력의 이유로 보조금 수준의 저임금 지급 또는 무임금도 정당화 된다. 또 인턴·실습 노동자는 교육과 경험, 경력, 고용 가능성이라는 명목 하에 저임금과 각종 열악한 처우를 감내해야 한다. 이러한 불안정 일자리는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 자체로도 문제적이지만, 나아가 ‘경력·경험’과 노동조건, 권리의 문제들이 상호 교환되는 것처럼 생각하도록 만든다는 점에서 더욱 비판이 필요하다. 인터뷰를 통해서 일하는 과정에서 인턴·실습 노동자들이 어떤 위치에.. 더보기
[연구리포트] 배전 전기 노동자 노동강도 평가사업 최종보고서 / 2020.02 배전 전기 노동자 노동강도 평가사업 최종보고서01 편집 선전위원회 1. 연구의 배경 및 방법 건설노조 산하 전기분과위원회 조합원들의 노동강도와 건강 실태를 설문조사, 면접조사, 현장조사, 생체지표 측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사하고, 배전 전기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를 높이고 건강을 위협하는 원인을 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조사 사업을 수행하였다. 2. 설문조사 2,558 명이 설문에 참여하여, 이 중 2,189명의 답변을 분석했다. 40~50대, 장년 노동자가 다수를 차지하고, 전원이 남성이었다. 활선 노동자가 다수를 차지했다. 하루 노동시간은 8시간 이내라는 응답이 75%였지만 준비와 이동, 정리 시간을 제외하고 응답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작업 도중 점심시간 외에 따로 충분한 쉬는 시간을 갖지 못하는.. 더보기
특집3. 우리에게 남겨진 구조 신호- 노무법인 필 유상철 노무사 인터뷰 / 2020.02 우리에게 남겨진 구조 신호 - 노무법인 필 유상철 노무사 인터뷰 상임활동가 나래 삶에 정해진 때가 있을까. 우리는 오늘을 살면서 동시에 내일을 살아간다. 내일을 준비하고, 챙겨 나가기 위해선 많은 것들이 필요로 하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이 바로 그것이다. 이 확신은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그것은 자신 또는 내가 속한 공동체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경제적 상황이 갖춰져야 하며 더불어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더 나아가 영적 건강까지 유지·증진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노동자의 삶은 위태롭다. 작년 산재 사고 사망자 수 855명으로 하루 2~3명이 안전사고 문제로 삶을 마감한다. 업무상 질환 사망자 수도 1,171명으로 지난해보다 178명이 증가했다. 어디 그뿐인가. 노동자들은 살.. 더보기
특집2. 문중원을 대하는 정부와 공기업의 자세 : 노동자 자살로 본 자살예방정책 / 2020.02 문중원을 대하는 정부와 공기업의 자세 : 노동자 자살로 본 자살예방정책 최민 상임활동가 2018년 자살에 의한 사망자는 총 13,670명. 10만 명 당 자살률은 26.6명이다. 이미 널리 알려져 새로울 것도 없게 느껴지는 이 숫자를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하루 37명이 자살한다. 2시간에 3명꼴이다. 같은 해 교통사고 사망률의 2.9배다. 자살은 10대부터 30대까지 사망원인 순위 1위이고, 40대, 50대에서는 사망원인 순위 2위다. 연령을 표준화하여 비교했을 때, OECD 평균 자살률의 2배가 넘는다. 자살률이 높고, 자살자 수가 많기도 하지만,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자살률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2008년부터 2018년까지 교통사고 사망률이 14.7명에서 9.1명으로, 38% 줄어들 때.. 더보기
특집1. 노동자 자살, 일터에서의 인간적 삶이 불가능함을보여주는 비극적 저항의 몸짓 / 2020.02 노동자 자살, 일터에서의 인간적 삶이 불가능함을보여주는 비극적 저항의 몸짓 김영선 회원,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 7명의 자살이라는 강렬한 몸부림의 의미 부산경마공원에서 7번의 자살이 이어졌다. 7번이나 반복된 자살 사건도 놀랍지만 더욱 놀라운 점은 죽음을 통해 ‘이곳의 문제’를 ‘밖으로 알리려는’ 몸부림이 강렬한 흔적으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고통도 없고 편히 숨 쉴 곳엘 가기 위해’, ‘경마장은 참 많은 것들을 잃게 만드는구나. … 내 자존심 또한 남아나질 않게 밑바닥으로 떨어뜨리고 떨어뜨린다 … 도대체 부산에서 몇 번의 자살 시도냐 … 경마장은 내 기준으로는 사람이 지낼 곳이 못 되는구나’, ‘한 달에 많이 서면 12번의 당직을 섭니다. 이게 어찌 사람 사는 일입니까 … 이제 조금은 쉬어야겠네요.. 더보기
<일터> 통권 192호 / 2020.02 일터 제192호 2020년 2월 [특집] 1. 노동자 자살, 일터에서의 인간적 삶이 불가능함을 보여주는 비극적 저항의 몸짓 2. 문중원을 대하는 정부와 공기업의 자세 : 노동자 자살로 본 자살예방정책 3. 우리에게 남겨진 구조 신호 [지금 지역에서는] 반월시화공단 『직장 내 괴롭힘 실태조사』 결과와 고민 [산재보험 톺아보기] 산재보험제도의 선순환 체계 마련을 위하여 : 예방 기능을 중심으로 [연구리포트] 배전 전기 노동자 노동강도 평가사업 최종보고서 [A-Z까지 다양한 노동 이야기] 불평등한 일터에서 ‘자율성’은 어떻게 압박이 되는가 [사진으로 보는 세상] [현장의 목소리] 빼앗긴 노동, 빼앗길 수 없는 희망을 위한 투쟁 [노동안전보건활동가에게 듣는다] 안전은 환경개선에서 비롯됨을 온몸으로 보여주다 [노.. 더보기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노동자 건강의 현실세계(real world)와 실시간(real time) 확인 / 2020.01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노동자 건강의 현실세계(real world)와 실시간(real time) 확인 -과학기술이 노동자건강에 기여하도록 예병진 / 후원회원, 인제대 부산백병원 몇 년 전부터 노동자 건강검진을 하다보면 고혈압이나 콜레스테롤 기준을 적으면서 설명해준 문진표 자체를 사진으로 찍어가는 노동자들이 일년에 꼭 한 두 명은 있다. 왜 그러시냐고 물어보면 건강검진 결과를 받았을 때 무슨 내용인지 잘 몰라서 건강검진과 관련된 내용이면 일단은 찍어간다고 한다. 스마트폰의 사진 기술이 고맙다기 보다 카메라를 적절하게 잘 사용하는 그 분들이 대단해 보였다. 하지만 이런 분들보다 검진 결과를 집으로 보내주느냐, 회사로 보내주느냐를 거듭 물어보시는 분들이 더 많은데 작년에 검진 결과를 .. 더보기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내일을 위한 시간: 영화 <내일을 위한 시간>, 2014 / 2020.01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내일을 위한 시간: 영화 , 2014 천주희 / 문화사회연구소 병가 후 복직을 앞둔 어느 날, 회사에서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사장이 직원들에게 1000유로의 보너스와 자신의 복직 중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지 투표로 결정했다는 통보였다. 투표 결과 2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보너스를 택했다. 복직도 전에 해고라니! 이 전화를 받은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영화 은 이렇게 황당한 상황으로 시작한다. 복직을 앞둔 주인공 산드라(마리옹 꼬띠아르 분)는 갑작스러운 해고 소식에 절망한다. 동료에 의한 해고라는 말에 더 충격을 받는다. 산드라 남편은 요리사지만 네 식구 생활비를 마련하기에는 수입이 부족하다. 이대로 산드라가 일자리를 잃으면, 가족은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다시 임대 아파트로 .. 더보기
[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 노동자가 건강한 사회, 간절함으로 만들고 싶어요 / 2020.01 [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 노동자가 건강한 사회, 간절함으로 만들고 싶어요 -민주노총 세종충남지역본부 이정호 노동안전보건부장 나래 / 상임활동가 일터의 안전은 노동자의 안전이자 동시에 시민의 안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터의 문제는 지역사회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노동안전보건 문제는 중앙 정부만으로 는 해결하기 어렵다. 지자체가 지역의 특성과 위험요소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맞는 다양한 정책과 지원을 펼쳐야 한다. 고민의 시작은 바로 자기가 서 있는 곳에서부터 출발한다. 약 10년 동안 노동자 33명이 사망한 사업장이 있다. 바로 '현대제철 당진공장'이다. 이 공장이 위치한 곳은 충남이다. 이에 충남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한 지 2년 반가량 되어 가는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의 이.. 더보기
[산재보험 톺아보기] 개별실적요율제가 산재보험의 공평성과 예방효과를 담보하는가? / 2020.01 [산재보험 톺아보기] 개별실적요율제가 산재보험의 공평성과 예방효과를 담보하는가? 천지선 / 회원 대한민국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율은 업종별 요율과 개별실적요율을 채택하고 있다. 이 중 개별실적요율제도란 해당 사업의 재해의 많고 적음에 따라 보험료율이 증감되는 방식이다. 재해가 많을수록 보험료율이 높아지는 이 방식은 일견 공평하고 산업재해 예방에 효과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 개별실적요율제의 운영과 결과를 살펴보면 과연 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생긴다.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 왜곡, 위험부담 분산기능 약화 우선 개별실적요율제에 따른 보험료 부담이 과연 공평한가 하는 의문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는 산업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사회가 분산하기 위한 제도이다. 그런데 개별실적요율제도 적용에 의해.. 더보기
특집3. 노동안전보건 '활동'으로서의 조사를 바라며 / 2020.01 [산재예방을 위한 조사활동이란 무엇인가③] 노동안전보건 '활동'으로서의 조사를 바라며 박기형 / 상임활동가 "위험에 관한 과학적 조사는 어디서나 환경과 진보와 문화의 전망에서 산업체계에 대해 가하는 사회비판의 뒤를 절름거리며 따라간다." - 울리히 벡, 『위험사회』 중 최근에 라는 제목의 토론회가 열렸다. 거기서는 주로 조사보고서에서 원인이 드러났음에도 예방을 위한 권고안 이행이 되지 않는 문제를 지적했다. 권고안 이행의 문제는 이행을 둘러싼 정치적 투쟁의 중요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조사활동이 보고서라는 문서 하나를 더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조사활동의 목적이 결국 예방에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예방을 위한 조사란 도대체무엇일까? 권고안 이행 이전에 그렇게 권고안을 만들어내는 작..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