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안전보건활동가에게 듣는다] 부딪히며 배우며 만들어간 안전보건활동 / 2020.07

[노동안전보건활동가에게 듣는다] 

 

부딪히며 배우며 만들어간 안전보건활동

 

박기형 / 상임활동가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희망연대노조 산업안전보건법(아래 산안법) 세미나가 2020년 5월 14일부터 총 6회차에 걸쳐 진행되었고, 6월 18일에 마무리되었다. 세미나에서는 희망연대노조에 소속된 지부들의 현장 상황과 안전보건과 관련한 고민을 들을 수 있었다. 그때 적극적으로 자신의 활동 경험을 나누려고 하는 한 분이 눈에 띄었다. 바로 딜라이브 지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형진 명예산업안전감독관(아래 명감)이었다. 지난 6월 29일에 노동안전보건(아래 노안)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못다한 이야기들을 듣고자 성수역 인근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제안으로부터 시작한 노동안전보건 활동

김형진 명감은 통신 분야에서 10여 년을 일했고, 파트너사에서 근무하다가 희망연대노조 가입 이후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겪었다고 한다. 이때 정책차장으로 파트너사에서 고용형태 전환과 관련한 투쟁을 했다. 그러다 딜라이브 지부에서 산업안전보건위원회(아래 산안위) 활동을 제안받았고, 2016년부터 단계적으로 직접고용으로 전환된 이후, 산안위 활동을 이어오다 2019년 1월 명감으로 위촉되었다.

"처음 제안받았을 때는 생소했습니다. 파트너사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는 현장에서 작업을 하지만, 정작 위험요소는 느끼지 못했어요. 전봇대에서 승주하고 담벼락에 올라가 작업하는 것도 일상업무라고 당연시했죠. 안전하게 일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산안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점차 배워나갔죠. 업무 외 시간을 활용해 산안법 스터디도 하고, 회의 일정 잡히면 사전 회의에 참석해서 관련한 내용도 검토하다보니, 현장의 위험요소가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명감은 제가 처음은 아니에요. 지부에서 1기 명감을 위촉했었죠. 처음에는 노안활동이 자리잡기 전이었고, 노사관계도 불안정할 때였숩나다. 과도기였던 거죠. 그래서 사용자 측과 산안위든 실무협의든 많이 부딪혔어요. 그런 갈등 속에서 활동의 기본틀을 갖춰나갔습니다. 제가 2기 명감인데, 지금은 노안활동이 정착되어 가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진행하는 위험성 평가나 근골격계유해요인조사 등에 업무시간 내 참여하고,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최대한 일정을 맞춰서 현장점검 및 대응도 하고 있습니다."
 

▲   희망연대노조 딜라이브지부는 안전문제를 인식하지 못 하고 위험 노동을 당연시하던 시기도 있었으나, 현장의 위험 업무와 사측의 안전조치 미실시 등을 알려가면서 노동안전보건활동을 해나가고 인식을 변화시켜왔다.

 

서로 몰랐던 안전보건 의제

김형진 명감이 노안활동을 시작했을 때는 직고용 전환 국면과 겹쳤다. 이 때문에 본사와 파트너사 등 사측과 충돌하는 일이 잦았다. 단지 투쟁 국면이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안전보건과 관련해, 사측도 충분한 이해나 정해진 관례가 없었다. 한마디로 어떻게 해야 할지 서로 모르는 상황이었다.

"저로서도 일하면서 누군가 다치거나 사고났던 걸 봤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뭐가 문제인지를 잘 알지 못했었죠. 수습, 대응, 산재신청 등 누구한테 물어봐야 할지도 몰랐으니까요. 사측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동안 산안법과 관련한 위반사항들을 전혀 인지조차 하지 못했으니까요. 산안위 처음 시작했을 때, 사측도 산안법 책을 펴놓고 찾아가며 얘기를 나누기도 헀습니다."

"그럼에도 정책차장으로 있을 때, 현장의 위험을 최대한 많이 알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측이 위험업무에 대해 안전조치를 하지 않는다는 걸 작업과정을 담은 영상을 통해 알려보려고 했습니다. 승주 작업부터 아치형 옥상 작업까지 여러 현장 상황을 영상에 담았고요. 작업량, 장비 무게 등을 측정하고, 위험상황별 사진도 찍어서 자료로 만들었습니다. 야간작업 문제도 지적하고요."

산안위에서 만들어간 노안활동

현장점검으로부터 시작한 노안활동은 산안위로 이어졌다. 산안위에서 사전회의, 실무회의, 본회의로 이어지는 안건마련 및 준비, 협의과정을 통해 여러 의제를 제기하고 관철시킬 수 있었다. 일과시간과 병행해야 하는 어려움은 있었지만, 최대한 협조를 이끌어내 업무시간을 조정하고 활동을 이어갔다.

"비록 산안위원 활동을 전임으로 하지 못하지만, 함께 업무 외 시간에서 열심히 준비하고 대응해나가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서로 소통도 하고요. 산안위의 경우에는 파트너사별, 지사별로 위원을 위촉하고 다양한 의제를 모아내려고 했습니다. 이제는 멀티, 텔레웍스, 내근직, 영업 등 직군별로 배정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산안위를 통해서 각종 노안의제를 파악하고, 제기하고 있어요. 현장작업의 경우 팔토시나 워머, 사무직들의 경우 발받침대 등을 구비해서 작업부담을 덜 수 있도록 요구했고, 안전화 교체주기나 작업복 제공도 늘리고 작업복 자체도 작업하기 편하게 개선하고요. 작업중지도 할 수 있도록 노안활동 초기부터 꾸준히 제기했습니다. 현장에서 좀 더 실효성있게 작동하도록 작업중지 이후 현장개선 등으로 이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조합 내 의견을 모아 요청하고, 사측과 협상을 통해 현장을 개선해나가고 있었다. 최근에는 현장직군 외에 상담 및 사무 직군과 관련한 의제로 확장해나가고 있다고 한다. 상담직군의 경우, 고객갑질 등 감정노동에 따른 정신건강 보호를 위한 조치도 하도록 했고, 코로나19 이후 사무공간과 콜센터 내 아크릴 보호막 설치도 하도록 했다.

"현장 직군의 경우 사다리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사다리 사고에 대해 현황 점검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LS사다리로 지급될 수 있도록 하고, 전봇대에 거치할 때에도 고무지지대 등을 설치해서 작업 중 미끄러져 돌아가지 않게 조치도 취했습니다. 계속해서 현장의 위험요소들을 알린 결과, 사측에서도 현장개선의 필요성을 인지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런 안전조치가 현장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합니다. 안전장구류 지급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잖아요.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안전보건교육도 개선하고, 작업시간 등도 충분히 확보하는 등의 후속 노력이 이어져야 합니다. 고소작업의 경우엔 2인 1조 도입이 중요한데, 아직은 좀 더 고민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전송망 관리와 관련해서 긴급출동을 위한 대기근무조가 운영되고 있는데, 인원이 부족해서 야간근무 부담과 함께, 혼자 출동하는 데 따른 위험도 있습니다. 그런데 고용조건 개선, 신규인력채용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은 과제라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법제도를 넘어선 활동을 만들어야

딜라이브 지부에서 명감을 위촉하면서, 사측과 갈등이 있었다고 한다. 1기와 2기 모두, 사측에서는 명감 위촉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고 한다. 위촉 여부에 대해 사측의 의견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활동에 협조적이지 않아서 어려움이 있었다. 명감의 지위와 권한에 대해 제대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도 명감 활동을 지속한다면, 활동시간 보장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반전임으로 하든, 안전관리팀으로 직책 변경을 하든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필요가 있어요. 노조 상황도 고려해야 하긴 해야죠. 물론 현재 수준에서 별도로 협오를 구하면, 시간할애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직군이다 보니 업무를 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요. 그러다보니 법에서 규정한 명감활동 내용 중 일부만 수행하고 있습니다. 좀 더 사고 대응도 열심히 해보고 싶고, 조사활동도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남아요. 나아가 산안위 활동과 지부 활동을 더 연계할 수 있도록 매개하는 역할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김형진 명감은 딜라이브 지부에서 노안활동을 활발히 이어왔지만, 한 번의 도약이 필요한 게 아닐까 고민이 든다고 했다. 산안위 활동 등을 통해 현장 개선을 해왔는데, 여전히 회사는 법제도 안에서만, 법에 규정된 최소기준만 지키려 하기 때문이다.

안전보건 문제는 법에 규정된 기술적인 사항만 지키면 끝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노안활동은 이를 법적 테두리를 벗어나 더 많은 문제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서 노동조건, 고용형태, 임금과 노동시간 등 개선해야 할 과제는 더 넓다. 이를 위한 김형진 명감은 임기를 마치더라도, 노안활동을 이어가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와 함께 세미나 때 함께 의견을 나눴던 것처럼 희망연대노조에서 더 많은 지부가 함께 노안의제에 관심을 갖고 교류하며 활동을 만들어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 바람에 연구소도 함께 연대할 수 있기를 바란다.

[언론보도] [공포의 집이 아니기를 운에만 맡길 것인가] 방문노동자는 작업을 중지할 권리가 필요하다 (매일노동뉴스)

[공포의 집이 아니기를 운에만 맡길 것인가] 방문노동자는 작업을 중지할 권리가 필요하다

김재광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

 2017.10.26 08:00


아주 잠깐이라도 자신의 집에 낯선 이가 방문하면 불편하고 조심스러운 것이 인지상정이다. 이럼에도 우리 모두는 불가피하게 낯선 이들의 방문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바로 무언가를 설치하거나 점검하는 노동자들의 방문이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7596

특집 4. 위태로운 인터넷 설치·수리 노동자들 / 2017.8

위태로운 인터넷 설치·수리 노동자들

나래 상임활동가

 

인터넷 강국이라 불리는 한국의 인터넷 설치·수 리 노동자들은 어떤 환경에서 일할까? 속도가 빠르고 안정적인 만큼 노동자들의 삶도 그럴까? 지 난해 927SK브로드밴드 의정부센터 인터넷 설치기사가 비 오는 날 전신주 위에서 작업하다 추락해 하루 만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분명 사고가 예상되는 작업이었지만, 당시 센터팀장은 실적압박을 하며 작업을 강행했다. 결국, 죽은 것은 전신주 위에 올랐던 노동자였다. 죽음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올해 616KT 자회사 KTs 직원은 인터넷 수리를 하던 중 흥분한 고객에게 살해당했다.

날씨뿐만 아니라 고객에 이르기까지, 인터넷 설치· 수리 기사노동자는 위태롭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725SK브로드밴드 자회사 홈앤서비스에서 근무하는 조정욱 님을 만났다.

▲ 업무를 하고 있는 조정욱 님의 모습 

일반적으로 개통, 멀티, 장애(수리)파트가 있는데 저 는 장애 업무를 맡고 있고, 통신업계에서 일한 경력은 14~15년 정도 됐습니다. 전에는 한국통신 KT에 있었는 데, 입사한 해 결혼을 했습니다. 그때 아내가 일하는 걸 물어보기에, 전봇대에 올라가는데 오늘 바람 부니 휘청 휘청했다는 얘기를 했죠. 아내가 그 얘기 듣고 직장을 옮겼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여기로 옮기게 됐죠.”

인터넷·TV 설치, 수리 노동자들은 대기업 원청 소속이 아닌, 원청과 위탁계약을 맺은 협력업체 소속이다. 거기서도 협력업체 소속과 개인 도급 방식의 형태가 혼재돼있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느끼는 가장 근본적 문제의 원인은 무엇일까?

실적 압박이 문제예요. 접수가 취소된다거나 하면 마 이너스 패널티를 줘요. 저희는 성수기, 비성수기 따로없어요. 아파트 입주 단지 오픈이나 봄·가을 이사철, 영 업정책이 시행되면 일이 몰려요. 보통 시간당 하나씩 접 수데요. 그런데 그 한 건이 인터넷 하나가 아니라, 요즘 IPTV가 많이 활성화 돼서 시간에 많이 쫓겨요. 건수로 치면 많은 집에 가는 건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요즘엔 인터넷과 TV가 여러 대인 집이 많거든요. 그 배선 다 하고 품질 측정하면 결국 시간에 쫓기죠. 점심 못 먹는 친 구들이 최근에도 제법 많아요.”

점심도 못 먹고 시간에 쫓겨 일하는 이들의 임금 수준은 기본급 138만 원, 식비 10만 원, 업무수행수 당이 10만 원이 공통이고 여기에 개통 목표 포인트 이상했을 때 플러스로 받는 것과 시간 외 수당을 받는다. 만약 목표 포인트를 채우지 못하면 공통으 로 받는 158만원이 전부다. 지금까지 월 2백을 못 넘긴 기사도 있다고 했다. 자회사 전환 후 임금인 상을 묻자, 기본급 10만 원에 식비 3만원 총 13만 원 인상이 끝이라고 했다.

자회사 전환됐어도, 저희는 정규직이라고 얘기 안해요. 사장만 달라졌죠. 저는 전에 하나넷이란 업체에서 속해있었는데, 지금은 홈앤서비스 자회사 소속인 거죠. 진짜 사장인 SK브로드밴드 직원으로 인정은 못 받은 거예요.”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는 인터넷 및 IPTV 설치, AS 업무를 103(직원 약 5,200) 위 탁업체를 둬 운영했다. 얼마 전 문재인 정부가 출 범하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하자, 73 일 민간부문에서 최초로 자회사 정규직전환을 하기로 했다. 그동안 노동조합에서 끈질기게 간접 고용 문제를 제기하고, 2015년엔 80일 넘게 고공 농성도 불사했던 투쟁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런데도 서울 강서·마포, 부산·제주·전주지역 5개 협력업체가 자회사 편입을 거부하고 있다. 어 수선한 상황에서 자회사 전환 후 분위기를 물었다.

이름은 바뀌었지만, 유니폼은 그대로예요. 분위기로 봤을때 달라진 건 하나도 없어요. 왜냐면 여전히 실적압박이 있고, 노동조합을 탄압했던 관리자들이 그 전에는 팀장이었는데, 지금은 센터장이 됐거든요. 센터장 되고 승계돼서, 똑같은 업무를 하고 있죠. 비조합원들도 또 시작이네그래요. 관리자들이 여전히 압박하고 그러니 까요.”

인력충원이 없기는 매한가지다. 인력충원이 미비 한 상황에서 휴가를 제대로 쓰기 어렵다. 서로 고생하는 동료들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이 있기 전에는 저녁 8시 이전에 집에 들어가지 못했 다고 했다. 조정욱 님은 저녁 늦게까지 근무하던 때로 돌아가면 어떨 것 같을지 질문을 하자 난색을 표했다. 

싫죠. 그렇게 일 못 해요. 그리고 우리 직군에 일하는 사람들은 평생직장이란 개념을 안 가져요. 이직률이 굉장히 높죠. 무엇보다 젊은 친구들이 들어오면 일은 힘든데, 처우가 나쁘니까 오래 근무할 생각을 못하는 거죠. 그나마 노동조합 생기고 싸워서 이직률이 약간 줄었어요. 그래도 여전히 이직률은 높죠. 그런데 요즘 자회사에서 지난 금요일, 토요일 프로모션을 걸었어요. 기사에게 저녁 6시 이후 개통 시 15천 원 추가 지급하겠데요. 결국, 야간개통을 하라는 거죠. 야간을 강제로 못 시키니 이런 조건을 걸더라고요.”

연장 근무도 회사 눈치 때문에 하는 사례가 많다. 관리자가 실적 압박 메시지를 직원 단체방에 계속 보내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 설치·수리 업계 노동자들의 안전사고 발생의 주요 원인은 실적압박이라고 지적했다.

산업재해도 그렇고 모든 문제가 실적압박 때문에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수리 기사는 오전9시 반부터 첫 업무가 들어와요. 자회사 전환돼서 업무 관련 동영상 보면 915분 정도가 되죠. 그런데 일하러 나가는 것도 눈치가 보여요. 평일은 그렇다 쳐도, 토요일에는 45분 단위 할당이거든요. 토요일에는 두 지역을 맡아요. 그런데 지역은 더 넓고, 업무 시간은 45분이니. 컴퓨터 위치 변경만 해도 한 집에서 40분에서 1시간은 걸려요. 그걸 얘기해도 회사는 실적만 따지니까 신경도 안 쓰죠. 그래서 기사들 교통사고, 접촉사고 건수도 많아요.”

지난해 9월 발생한 추락사 문제도 여전히 현장에선 개선이 안 되고 있었다.

얼마 전에도 비가 왔거든요. 다른 기사들 얘기 들어보니, 비 조금 내릴 때 올라갔데요. 실적 때문에 미룰 수가 없었다고요. 비가 계속 오면 일을 못 해요. 그러면 실적이 안되죠. 날씨에 의한 문제인데도 담당 기사가 고객과 직접 통화해서 미뤄야 해요. 업무가 밀려있으니 한참 뒤로 배치되죠. 그러면 클레임이 발생되고, 해피콜 점수가 안나오죠. 고소 작업에 대한 2인 작업, 안전조치 매뉴얼도 없어요. 산업안전보건법에 나온 정도예요. 본사 지침으로 나온 건 우천시 승주금지, 그거 하나예요. 헬멧 착용하고 절연작업 장갑 끼고 그게 다죠. 2인 작업도 자기 업무가 끝나야 가능해요. 업무가 밀려있는 상황에서 안 될 수밖에 없죠.”

몸을 다치는 사고 외에도 마음에 상처를 많이 입는다. 고객들을 직접 상대하는 업무이기 때문이다.

처음 노동조합에서 임금단체협약 맺을 때도 감정노동자라는 점을 많이 강조했죠. 저희는 업무 특성상 고객이 통화를 하면 연락처를 저장해요. 그러면 새벽에도 인터넷이 끊긴다고 전화를 하는 분도 있어요. 받아서 내일 아침에 간다고 해도, 막 욕을 해대요. 얼마 전 일요일에 가족들과 점심을 먹었는데, 그날도 고객이 전화해서 불만사항을 얘기하더라고요. 지금 와서 빨리해놓으라고 반말을 해요. 결국, 밥 먹다 말고 나가서 통화하고, 담배 한 대 피우고 식당에 들어갔어요.”

문제가 있는 고객 대응도 기사 개인에게 떠맡겨진다. 다른 기사를 보내더라도 사고는 발생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지난달까진 접수 시 다른 기사 방문 요청이 기재입되어 있으면, 기사에게 패널티를 부과했다고 했다. 조정욱 님은 회사가 그런 상황을 만든 것이며 강조했다

그건 회사가 그렇게 만든 거예요. 자회사 전환 되고서 아침마다 이런 구호를 외칩니다. ‘고객은 퍼스트(first)!’, 그걸 시작으로 하고 마지막엔 우리는 홈앤서비스!’를 외쳐요. 그 전에는 안 했죠. 일부 고객들은 무리한 요구를 해요. 예를 들어 컴퓨터가 한 대인데 회선은 4개를 연결해달라고요. 그래서 안 된다고 하면, 다른 기사를 불러요. 이런 문제는 회사가 막아줘야 해요. 하지만 기사 개인에게 책임을 미루면 정작 고객들과의 갈등만 키우죠.”

그렇다면 인터넷 설치·수리 노동자들의 안전과 건강 보장을 위한 시스템과 문화가 만들어지기 위해선 어떤 것들이 가장 먼저 마련되어야 할까?

이게 가장 고민 많이 했던 부분이에요. 답이 안 나오더라고요. 왜냐면 가장 기본적인 스케쥴 조정조차 기사가 요청하는 대로 안 해주잖아요. 실적 압박에 대해 어느 정도 해소만 되도 진짜 많은 게 바뀔 거예요.”

최근 KT 자회사 KTs 인터넷 수리 노동자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인터넷 설치·수리 기사들에 대한 작업중지권 요구가 나온 배경에 대해 물었다.

반드시 필요해요. 사실 위험요인을 미리 파악할 수 있으면 좋은데, 저희 업무는 그게 어려워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거든요. 가서 상황 발생하기 전까진 몰라요. 작년쯤 다른 인터넷 업체 기사가 작업 마치고 뒤돌아서 신발 신는데 칼에 찔렸어요. 다행히 작업복에 장비가 많아서 약간 찢어진 정도였죠.”

인터넷 설치·수리 기사노동자들을 비롯해 최근 반복되는 노동자들의 사고와 죽음을 막기 위해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

사고들을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거의 비정규직, 아르바이트더라고요. 이 노동은 대부분 노동인권이 정착되어 있지 않죠. 우리가 비정규직, 무기계약직,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을 공장 부품처럼 회사에서 취급하는 마인드를 바꾸지 않으면 안 돼요. 지금은 오로지 이렇게 해야 매출이 올라간다는 계산밖에 안 해요.”

20여 년 가까이 인터넷 설치·수리 노동자로 살아온 조정욱 님이 바라는 안전한 일터는 어떤 모습일까.

산재보험, 4대 보험 가입됐다고 안전한 일터가 아니에요. 그건 법적 테두리 안에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죠. 저는 노동자들이 인격적으로 대우받으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안전한 일터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금도 더운 여름날 무거운 공구 가방을 들고 골목을 누빌 조정욱 님에게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노동인권이 정착되는 시기가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제가 나중에 노동자가 아닌 위치에 있다 해도 노동인권에 대한 간절함은 끝까지 갖고 살 거예요.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 계속 그 생각이 날 테니까요.”

[토론회] 노동자가 바라본 산재보험 실태와 개혁방안

 

목 차

 

1

개회사

[여는말] 민주노총 이상진 부위원장 …………………… 3

[인사말] 국회의원 심상정, 은수미, 이인영, 장하나, 한정애 …………………… 5

2

현장증언

[특수고용노동자 산재보험 적용확대] 오세종 보험인협회 대표 ……………… 14

[특수고용노동자 산재보험 적용제외신청] 골프장 경기보조원 …………………… 24

[해외현장 노동자 산재보험 적용] 장만기 포항 건설노조 …………………… 28

[여성노동자의 직업병] 신미향 전남대병원지부 수석부지부장 ……………… 32

[하청 비정규 노동자의 근골격계 질환 산재 신청] 김진태 티브로드 지부 40

[급식실 조리사 노동자 화상사고] 이숙희 서울일반노조 학교급식지부장 44

[이주 노동자] Tayyab Mushtaq 파키스탄 이주 노동자 ……………………… 50

3

토론회

[발제1] 임 준 산재보험 개혁방향과 정책 방안 …………·…………………… 54

[발제2] 최명선 산재보험 10대 개혁과제 ·…………………·…………………·……… 71

[토론1] 이성종 감정노동과 산업재해보상 …………………………………… 90

[토론2] 임자운 산재보상의 입증 책임 전환 ………………………………………… 113

[토론3] 장안석 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 운영현황과 개선 ………………·……… 122

[토론4] 오복수 노동부 산재보상과 ……………………………………………………… 130

 

 

 

[노안뉴스] '안전보건 무풍지대' 케이블방송업계 근로감독 받을까 (매일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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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5858

 

'안전보건 무풍지대' 케이블방송업계 근로감독 받을까

 

김학태 기자

 

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장교동 서울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부가 나서 케이블방송업계의 산업안전보건 실태를 점검하고 불법·위법상태를 일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케이블방송업계의 산업안전보건 실태의 배경에는 다단계 하도급이 있다”며 “산업안전보건 책무를 자회사와 협력업체에 떠넘기는 원청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의 특별근로감독 요청에 대해 서울노동청 관계자는 “본부가 지침을 내릴지, 지방청별로 지침을 내릴지 본부에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노안뉴스] 노동시간에 대한 권리 (참세상)

출처 :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renewal_col&nid=72086

노동시간에 대한 권리

[기획연재] 비정규직 사회헌장(8) 초 단위 통제·감시... 콜센터 노동자 

김영아(희망연대노조 다산콜센터지부장) 2013.11.20 14:25

[편집자 주] 비정규직없는 세상만들기 네트워크(이하 비없세)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가 무시되고, 기업의 이윤만이 최고의 가치로 여겨지는 세상에 문제제기하기 위해,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들 스스로가 법적인 권리를 뛰어넘어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찾는 길에 함께하기 위해,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사회헌장’ 운동을 시작하였습니다. 참세상과 함께 사회헌장의 내용을 하나씩 이야기하면서 그 권리를 찾기 위해 싸우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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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는 앉은 자리에서 상담사가 통화를 하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실시간으로 통화내용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화장실에 갔는지, 밥을 먹으러 갔는지, 누구와 주로 같은 시간에 흡연을 하러 가는지, 민원을 접수하고 있는지, 이력을 남기고 있는지, 몇 분 몇 초 동안 통화하고 있는지, 누구와 몇 시에 나가서 아직도 들어오고 있지 않은지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소름끼치는 사업장 통제 감시이다.

더욱 소름끼치는 현실은 이런 콜센터 노동현장의 상황을 노동자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관리자가 콜 관리를 실시간으로 하고 콜센터 노동자들을 실시간으로 감시, 통제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전반적인 인식이다. 하루 일하는 시간이 1분 1초 단위로 기록되고 감시, 통제당하고 있는데 정작 노동자들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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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조. 노동시간에 대한 권리가 있어야 한다. 적정한 휴가와 휴식시간을 누리고, 원하는 시간에 일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이기 때문에 회사가 원하는 시간에 맞춰서 살 수는 없다.”

정부에서 소위 ‘시간선택제’ 일자리라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노동자들이 직접 시간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준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일자리는 결코 노동자들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단시간 일자리를 양산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단시간제에서 전일제로 전환할 수도 없고, 단시간 적합직무를 개발해서 그 직무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무조건 단시간제로 일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노동자는 사람이기 때문에 회사가 원하는 시간에 무조건 맞출 수 없습니다. 필요하다면 쉬어야 하고, 화장실도 가야 하고 제 때 밥도 먹을 수 있어야 합니다. 밤에는 잠도 자야 합니다. 그런데 기업들은 언제라도 자신들이 원할 때 노동자를 부려먹으려고 합니다. 일을 하는 시간은 철저한 통제 아래 두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노동자들은 항상 피곤하고 방광염도 걸리고, 위장병도 많습니다. 노동자들의 건강을 해치는 시간에 대한 통제에 맞서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기계에 맞춘 시간이 아니라 사람의 시간, 생산성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사람답게 살기 위한 시간을 되찾아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