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평] 장난하냐?! (2021.1)

 

[일터1월_특집2] 장시간 노동 근절을 위한 과제, 포괄임금제 금지 / 2021. 01

[과로사회에서 노동존중사회로]

장시간 노동 근절을 위한 과제, 포괄임금제 금지

혜인 선전위원, 노무사


▲ 지난 2020년 11월 5일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포괄임금제 금지법" 공동발의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동자의 1주일은 휴일을 포함한 7일이며, 그 1주간 법정 근로시간은 40시간임을 명시한 개정 근로기준법(법률 제15513호, 2018. 3. 20.)이 시행된 지도 벌써 2년이 훌쩍 넘었다. 2018년 7월 1일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과 국가‧지방자치단체 등을 선두로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되었고, 2021년 7월 1일부터는 모든 5인 이상 사업장의 법정 근로시간은 1주 40시간이 된다.

노동시간 단축을 기조로 한 현 정부의 입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국면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노동시간단축 기조에 배치되는 일련의 노동개악도 진행 중이다. 주52시제를 정착시키겠다면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확대하는 등 표면적으로는 노동시간을 줄이는 듯 보이나 실제로는 오히려 장시간 노동을 지속하도록 해주는 조치들이 취해지고 있다.

탄력근로제 도입 등 노동개악이 장시간 노동을 심화할 수 있는 맥락의 근저에는 포괄임금제라는 오래된 제도적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장시간 근로를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는 포괄임금제의 금지 또는 제한에 대한 목소리가 재점화되고 있다.

포괄임금제의 개념

포괄임금제는 근로기준법상 근거 없이 판례에 따라 용인된 임금 지급 방식으로 ① 기본급을 미리 산정하지 않은 채 시간 외 근로 등에 대한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 금액으로 정하거나("정액급제"), ②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정액 수당제")하기로 하는 임금지급계약(대법원 1997.4.25. 선고 95다4056판결, 대법원 1998.3.24. 선고 96다24699 판결, 대법원 19995.28. 선고 99다2881 판결 등)을 말한다.

<예시>
① 정액급제
- 1주 52시간을 근무하기로 하고, 월 급여를 200만원으로 책정
- 1일 10시간을 근무하기로 하고, 일당을 10만원으로 책정

② 정액 수당제
-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한 임금을 기본급의 20%로 책정
-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한 임금을 매월 25만원으로 책정

임금은 노동자가 실제로 근무한 시간만큼 산정하여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실제 노동 현장에서는 사용자가 임의로 노동시간(특히, 장시간 노동)을 가정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포괄임금제가 만연하다. 한국경제연구원에서 2018년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총 195개 응답기업 중 113개사(57.9%)가 포괄임금제를 도입하고 있었다.

구체적인 포괄임금제 적용 직군은 '일반 사무직' (94.7%), '영업직' (63.7%), '연구개발직' (61.1%), '비서직' (35.4%), '운전직' (29.2%), '시설관리직' (23.0%), '생산직' (13.3%), '경비직' (8.0%), 기타 (4.4%) 순으로, 포괄임금제에 포함되는 임금항목은 '연장근로 수당' (95.6%), '휴일근로 수당' (44.2%), '야간근로 수당' (32.7%),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1.8%), '퇴직금' (0.9%), '기타' (1.8%) 순으로 나타났다. (포괄임금제 활용 기업 중 70.8%, 포괄임금제 원칙적 금지에 반대, 한국경제연구원, 2019.02.11.)

포괄임금제의 성립 및 유효 요건

포괄임금제의 성립 여부는 노동자와 사용자 사이에 포괄임금제로 임금을 지급받기로 한 합의가 존재하는지를 기준으로 결정된다. 대부분의 판례는 묵시적 합의만으로도 포괄임금제 약정을 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법원 1983. 10. 25. 선고 83도1050 판결, 대법원 1991. 4. 9. 선고 90다16245 판결 등)

노동자와 사용자 사이에 포괄임금제 약정이 적법하게 성립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약정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판례가 제시한 다음의 유효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첫째,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워야 한다. 이 때,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란 '사용자의 지휘·명령 하에 있는 시간'을 명확히 파악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하며, 사업장 밖에서 장거리 운행을 하는 트랙터 트레일러 운전원(대법원 1982. 12. 28 선고 80다3120 판결), 매일 기상상황에 따라 근로시간이 달라지는 염전회사 직원(대법원 1990. 11. 27. 선고 89다카15939 판결) 등이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로 판단된 바 있다.

둘째, 노동자의 자발적인 동의가 존재해야 한다. 포괄된 제 수당을 사용자가 임의로 구성하는 등 노동자의 의사결정권이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셋째, 포괄임금제 약정이 노동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해야한다. '노동자에게 불이익이 없다'는 것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 규정된 임금 지급 기준에 비추어 불이익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이며,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는 것은 포괄임금계약 체결 경위, 동종 업계의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부당함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와 같은 유효요건을 갖추지 못한 포괄임금제 약정은 무효가 되며, 사용자는 노동자의 실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을 산정한 후, 포괄임금에 포함하여 지급한 법정수당과의 차액을 노동자에게 지급해야한다.

포괄임금제의 문제점

근로시간 관점에서 포괄임금제가 노동자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포괄임금제는 노동자의 시간 주권을 박탈한다. 다시 근로기준법으로 돌아가면, 노동자의 근로시간은 1일 8시간, 1주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이러한 근로기준법 규정의 취지는 구체적인 근로시간을 규율함으로써 노동자의 근로시간 안과 밖의 삶을 보장하는데 있다. 하지만 포괄임금제는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한 연장근로·휴일근로 등을 사전에 예정하여 이를 임금 구성에 포함시키는 것이므로 노동자가 자신의 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하는 것을 방해한다.

둘째, 포괄임금제는 노동자의 실 근로시간 측정을 어렵게 한다. 포괄임금제를 도입한 사업장에서는 노동자의 근로시간에 대한 모든 수당을 포괄하여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여기므로, 추가적인 임금 계산을 위한 근로시간을 기록하는 등의 노력을 기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사업장의 행정력 부재는 향후 노동자가 임금체불 진정을 제기할 때 뿐 만아니라 과로로 인한 업무상 재해 신청 시 상당한 불이익으로 작용한다.

포괄임금제가 이미 많은 사업장에서 관행적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고, 새로운 산업의 출현으로 업무 형태가 다변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오히려 포괄임금제를 새로운 임금 산정 방식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논의도 존재한다. 그러나 적정한 근로시간 규제를 통한 노동자 보호 측면에서 포괄임금제는 "임금산정의 자유는 아주 넓게 발휘된 것인 반면에, 경제적 압력을 통한 근로시간의 제한은 거의 또는 상당한 수준으로 무력화 될 수 있는 제도"(강성태, "포괄임금제의 노동법적 검토", <노동법연구> 제26호, 서울대학교 노동법연구회, 2008, 269쪽.)다.

노동시간 자체에 대한 규제가 유연화되고, 장시간 노동이 습속처럼 배어있는 상황에서 임금 산정의 측면에서조차 노동시간을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상황을 지속해서 악화시킬 뿐이다. 그러므로 노동시간단축을 위해선 포괄임금제 활용에 대한 제재가 중요하다. 1주 40시간 준수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장시간 노동을 조장하는 포괄임금제의 규율을 위한 입법과 행정적 조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셋째, 포괄임금제는 장시간 노동을 고착시킨다. 근로시간은 법정근로시간을 준수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법정근로시간을 한도로 실 근로시간만큼 임금을 산정하여 지급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포괄임금제는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전제로, 임금 지급의 편의를 위해 탄생한 기형적 제도이므로 장시간 노동을 부추기고 고착시키는 폐단을 만들고 있다.

 

[일터1월_특집1] 누더기가 된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 지금처럼 해서 노동시간 단축 이뤄질까? / 2021.01

[과로사회에서 노동존중사회로]

누더기가 된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 지금처럼 해서 노동시간 단축 이뤄질까?

박기형/상임활동가

▲ 2018년 국회에서 통과한 주52시간 근무제가 1월부터 50~299인 사업장에, 7월에는 5~49인 사업장에 시행된다. 대통령 공약으로 "노동존중 사회"를 내세우고 장시간 노동을 없애겠다고 말 했지만, 정부와 여당은 재계가 반대할 때마다 세부 규정에서 장시간 노동을 허용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장시간 노동은 언제쯤 사라질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주52시간 상한제가 드디어 본격 시행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020년 12월 50~299명 사업장에 대한 주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 계도기간을 연말에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주52시간 이상 노동을 규제하는 근로기준법(아래 '근기법') 개정사항을 2021년부터 제대로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노동부는 그간 중소규모 사업장 등에 주52시간제 도입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서 계도기간을 부여했다. 이제 당장 1월부터 50~299명 사업장에 적용되고, 7월부터 5~49명 사업장에 대한 자율적 개선지원 사업도 시행된다.

2021년 주52시간 상한제가 본격 시행되니, 드디어 장시간 노동을 해소할 길이 열렸다고 반가워해야 할까? 반갑게 맞이하기엔, 상황이 녹록지 않다. 오히려 장시간 노동 타파는 요원해 보인다.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과제들이 산적해있지만,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노동자와 시민들이 그들에게 부여한 소명을 쉽사리 내팽겨쳤다. 오히려 노동시간을 늘리고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일을 벌이고 있다. 주52시간 상한제가 본격 시행되지만, 장시간 노동 타파를 위한 여정은 더디기만 하고, 심지어 무산될 위험에 처했다.

노동존중 약속은 저버린 지 오래

문재인 정부는 출범하면서, '노동존중 사회'를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진행된 노동개악을 되돌려, 노동권을 제대로 보장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해야 할 의무가 그들에게 있었다. 이를 위해 노동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행정지침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자신들의 약속을 저버리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는 '전태일3법', 그리고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라는 사회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2020년 12월 국회에서는 근기법 개악이 이뤄졌다. 장시간 노동 구조를 유지해 자본과 기업에게 부담을 덜어주려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노력'은 주52시간 상한제를 둘러싼 논쟁에서 계속 확인되었다. 주변 상황 악화를 노동시간 규제 완화의 핑계 삼으며 자신들이 만든 법에 예외를 계속 둘 뿐만 아니라, 미약하게나마 보장된 노동기본권조차 후퇴시켰다.

대표적인 국면들을 돌아보자. 먼저 2018년 3월 정부와 국회는 근기법을 개정해 노동자의 1주일은 휴일을 포함한 7일이며, 그 1주간 법정 근로시간은 40시간임을 명시하였다. 2018년 7월 1일부터 공공기관과 300명 이상 사업장에서 주52시간 상한제를 먼저 시행하였다. 하지만 주 52시간 상한제 도입을 놓고 재계의 반발이 일자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시도했다. 또한 주 52시간 상한제 적용에 계도기간을 설정하고, 그 기간을 몇 차례 연장했다.

지난 2019년 8월에는 고용노동부가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겠다며, 장시간 노동을 조장하는 조치들을 시행하였다. 당시 고용노동부는 일본의 수출규제를 "자연재해와 재난 또는 이에 준하는 사고가 발생해 이를 수습하기 위한 연장근로를 피할 수 없는 경우"로 본다며, 관련 사업장에 '인가연장근로'를 허용했다.

기존 법제도에서는 노동시간 규제의 취지에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재난안전법)에 따른 재난 또는 이에 준하는 사고가 발생해 이를 수습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거나 재난 등의 발생이 예상돼 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만 특별연장근로를 인가하도록 하고 있었다. 그런데 고용노동부 해석으로 기업들은 노동부 장관 승인만 받으면 노동자들에게 무한 연장노동을 시킬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고용노동부는 탄력근로제 대상업무를 확대하는 고시와 함께 탄력근로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법정 연장근로 한도에 구애받지 않고, 얼마를 더 일하든지 노사가 서면합의한 시간만을 일했다고 허용해준 것이다.

2020년에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 2020년 1월 31일 고용노동부는 특별연장근로 인가사유를 규정한 근기법 시행규칙 9조를 개정했다. 2019년 8월에는 기존 법제의 해석을 유리하게 해준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이를 넘어 법제 자체를 유리하게 바꾸어주었다. 인명보호·안전확보, 돌발적 상황 수습, 업무량 폭증, 소재·부품 연구개발까지 특별연장근로가 가능하도록 인가 사유를 확대했다. 특별연장근로 활용 기간 또한 지난 조치에서 제한한 1년 내 90일이라는 한도를 확대하기까지 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때가 코로나19 발생 전이었다는 것이다. 2020년 7월 15일에 이르러서는 코로나19 사태를 빌미로 삼기 시작했다. 국가 위기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특별연장근로 활용 가능 기간을 한시적으로 조정했다. 그러나 이 조치는 특별연장근로 인가사유 확대를 사후적으로 정당화해주는 것에 불과했다. 역시나, 주52시간 상한제 시행 의지는 온데간데 없었다.

개악으로 열린, 장시간 불규칙 노동으로의 길

국회에서 공수처 설치를 둘러싼 대치가 격화되던 2020년 12월, 민주당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6개월 확대, 선택근로제 정산기간을 3개월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근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선진국' 유럽과 일본에서는 탄력근로제를 운용하면서도 장시간 노동을 규제하기 위해 총노동시간을 규제하지만, 정작 한국은 탄력근로 등 변형근로 도입 시 추가적 총노동시간 제한에 대한 규정은 없었고, 최장 주 64시간까지 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건강권 침해 우려가 있는 걸 고려해, 11시간 연속휴식시간제도도 담고 있으나, 그에 대한 해석이 1일(24시간) 단위가 아니기에 건강권 보호조치의 실효성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마저도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합의사항으로 뒀다. 이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자대표를 임명하는 등 근로자대표제를 악용해온 그간의 관행을 고려할 때, 법적용 제외의 길을 터준 것과 다를 바 없다.

또한 양적으로 노동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해준 것에 더해, 불규칙노동까지 확대될 위험이 커졌다. 기존 3개월 탄력근로제는 '일별' 노동시간을 합의해야 했다. 하지만 신설된 3개월 초과 사항에 대해선 '주별' 노동시간만 정하면 된다. 이를 노동자에게 2주 전까지만 알려주면 되며, 그마저도 업무량 급증 등 사유가 있으면 근로개시 전까지만 알려주면 된다. 이로 인해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시간을 예측도 할 수 없고, 결국 노동 통제권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 자본과 기업의 이윤 창출 압박이 노동자들을 더욱 옥죌 것이다.

여전히 강고한 포괄임금제

노동시간 자체를 규제와 더불어 임금 제도를 통해 장시간 노동 관행을 유지, 운영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동안 포괄임금제도는 사무직군, IT·게임 업계 등에서 장시간 노동을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현행법상 포괄임금제는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로 한정해, 명확한 노·사 합의가 있고, 노동자에 불이익이 없으며,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 유효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실제 근로시간 산정이 어렵지 않은 경우에도 광범위하게 악용되고 있다.

포괄임금제는 무엇보다 노동자 건강 측면에서도 악영향을 미친다. 포괄임금제가 시간 외 근로를 전제하고 있으니, 노동자는 회사에서 지시하는 야간, 주말 연장근로를 거부하기 힘들어진다. 포괄임금제는 장시간 노동시간 관행을 조장하고 유지하는 요인이다. 이에 대해서도 문재인 정부는 노동존중사회 실현의 과제 중 하나로 초과수당 제대로 안 주는 포괄임금제를 규제하고, '눈치야근 잡는 출퇴근시간기록의무제(일명 칼퇴근법)'를 제정하고, 퇴근 후 카톡 업무지시 근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이 약속 또한 이행되지 않고 있다. 자연스레 임금체불은 막대히 쌓여만 가고, 노동자들은 과로에 지쳐 쓰러져 죽어간다.

최근 정의당을 중심으로 포괄임금제 폐지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다. 포괄임금제는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지만, 현실에서는 오랜 기간 불법과 편법에 기대 강고한 제도로 자리 잡았다. 근본적으로는 이를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 또한 현재는 과로사 산재신청 시 실노동시간 입증 책임이 노동자에게 부과되어 있는데, 근무시간 기록의무를 져야 할 주체를 사업주로 규정하여 노동자의 산재신청을 막지 않게 해야 한다. 고용노동부 또한 포괄임금제 규제 지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단속조차 안 하고 방관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행정 집행을 해야 한다.

장시간 노동 근절, 노동존중 사회의 전제조건

문재인 정부는 주 52시간 상한제 도입 취지를 잊었는가. 노동존중 사회 실현이라는 소명을 부여받았음을 잊었는가. 21세기에도 한국은 장시간 노동이 만연해 있다. 한국의 노동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연평균 노동시간인 1700시간보다 400~500시간 이상 길다.

주40시간 노동이 노동법에서 규정한 원칙이자 노동기본권 실현의 핵심임에도, 여전히 우리는 장시간 노동의 굴레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했다. 주52시간 상한제를 둘러싼 싸움에서조차 자본과 기업의 반발에 밀려, 그리고 말로만 노동존중을 외치며 정작 저들을 대변하는 정권에 속아 뒷걸음질치고 있다. 노동자·시민의 안녕을 위한, 일터에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의 여정을 새롭게 재조직해야 할 때이다.

[언론보도] 돈 많이 주는 금융권? 밥도 제대로 못 먹는다 (오마이뉴스)

돈 많이 주는 금융권? 밥도 제대로 못 먹는다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현장의 변화 추적기 ⑤] 금융업

18.12.18 18:02l최종 업데이트 18.12.18 18:02l



금융업, 그 중에서도 증권업은 노동시간 논의에서 독특한 지위를 차지한다. 영업실적에 따른 급여 변동성이 커, 성과 압박 스트레스가 매우 큰 대표적인 업종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퇴근 시간 이후 '자발적인' 영업시간이 매우 긴 업종으로도 알려져 있다. 게다가 모바일 시장 확대, '증권 거래 수수료 평생 제로'를 광고하는 대형 회사들의 공격적 마케팅, 지점 통폐합 등 시장의 변화도 빠르게 계속되고 있어, 노동시간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궁금한 현장이기도 했다.

http://omn.kr/1f5t0

[언론보도] '야근 근절' 동생 유언 지키려 1인 시위 나선 언니 (오마이뉴스)

'야근 근절' 동생 유언 지키려 1인 시위 나선 언니

[에스티유니타스 웹디자이너는 왜 힘들어 했는가 - 프롤로그]

18.04.19 18:38l최종 업데이트 18.04.19 18:38l



동생이 출근하던 길 위에 언니는 우두커니 섰다. 그런 그녀 주위로 직장인들이 바삐 지나갔다. 동생과 또래로 보이는 여성도 스쳐갔다. 하지만 그 행렬에 동생은 없다. 대신 언니가 '에스티유니타스는 야근을 근절하라'라는 동생의 유언을 들고 서 있을 뿐이다.


http://omn.kr/r2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