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보험 톺아보기] 산재보상보험 전면 적용, 어디부터 어떻게 : 산재보험 적용 확대 3

산재보상보험 전면 적용, 어디부터 어떻게 : 산재보험 적용 확대 3

 

최민 상임활동가

 

지난 두 번의 기사를 통해 산업재해보상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 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1인 자영업자가 여전히 많다는 것을 살펴보았다. 일하는 사람 누구나 일하다 다치거나 병들었을 때 치료받을 수 있고, 다시 일할 수 있도록 지원받는 것은 누구나 보장받아야 할 기본권이다. 혹시라도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하게 다치거나 사망한 경우에도 충분한 보상이 따르고, 사회는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믿음은 노동에 기초한 사회가 운영되기 위한 기반이다. 그런 점에서 산재보험 전면 적용은 더 이상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인 과제가 되어야 한다.

 

산재보험 적용 확대, 기준과 원칙은?

 

논의는 이제, 산재보험 적용을 어떤 기준으로, 어떤 순서로, 어떤 속도로 확대해나갈 것인가이다. 한국노동연구원 박찬임은 2천 년대 초반부터 산재보험 적용 확대 방안의 원칙을 몇 가지로 제안한 바 있다. 첫째, 보호의 필요성이 높은 업종부터, 둘째, 산재 보험 적용확대로 실질적 보호 수준이 높아질 수 있는 집단부터, 셋째 이미 산재보험이 적용되고 있는 노동자와의 형평성, 넷째, 한국보다 더 넓은 적용범위를 가진 외국 산재보험의 적용 범주를 고려하는 것이다. 이런 기준에 따라 제안하는 적용 확대는 현 적용제외 노동자를 먼저 적용 확대하고, 그다음 농민 및 위험작업 종사 자영업자와 특수고용관계 종사자, 마지막으로 일반 자영업자의 순으로 실시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사회적 논의가 본격화되어야 한다고 본다. 물론 산재보험 적용 범위는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사회적 이슈가 된 특정 직종, 업종을 기워가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전면적인 적용 확대를 목표로, 일정한 우선순위 원칙에 따라 확대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징수체계의 개편 등도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모색되어야 한다.

 

적용제외 노동자 전면 적용부터

 

가장 시급한 것은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적용되지 않는 적용제외 노동자들에게 산재보험을 전면 적용하는 문제다. 농업, 임업, 어업 및 수렵업의 법인이 아닌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가구 내 가사서비스 노동자 등이다. 농업, 어업, 임업은 모두 산업재해율이나 사망만인율이 높은 업종이다. 특히 임업은 2018년 기준 사망만인율이 1.11로 전체 산업 평균 0.51명의 2배가 넘는 위험한 업종이다. 위험한 업종의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에게 사업장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사회보험을 똑같이 보장하지 않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일하며 발생하는 사고나 재해 위험을 사회적으로 나누어 책임진다는 산재보험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 국가 간 협약에 따라 입국해 일하는 농·임어업의 이주노동자 중 산재보험 대상이 되지 않는 노동자들이 있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정부는 적용 제외 문제에서 노동자임에도 산재보험 적용 대상이 아닌 노동자들의 문제를 최우선으로 다루어야 한다.

 

공무원 재해보상법, 선원법, 사립학교교직원연금법 등 타법으로 업무상재해를 보상받는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심과 보완이 필요하다. 보상을 사회보험 대신 특수한 법으로 따로 규율할 때는, 이로 인해 해당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산재보험이 지속적인 관심과 사회적 감시, 투쟁으로 개선되어가는 사이 이들 분야에서는 개선이 없거나 행정적 수준에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과로에 의한 뇌심혈관질환 인정 기준을 먼저 주 52시간으로 채택했던 공무원재해보상법 하에서 뇌심혈관질환을 업무상재해로 인정받는 것이 더 어렵다는 비판도 있다.

 

특수고용노동자는 보편적 접근으로

 

그나마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 최근 적용 확대 논의의 중심이 되는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해서도 좀 더 보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지난 107일 고용노동부는 특수고용노동자와 중소사업주 산재보험 적용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고용노동부는 스스로 특수고용 노동자들과 중소기업 사업주 다수가 산재보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내놓은 개선안이다. 내년 7월부터, 방문판매원, 방문교사, 대여제품 방문 점검원, 가전제품 설치기사, 화물차주 등 약 274천 명의 특수고용노동자가 추가로 산재보험 적용을 받는다.

 

기존 산재보험 적용 대상인 특수고용노동자가 47만 명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큰 폭의 변화처럼 보인다. 그러나 아쉬운 점이 여전하다. 특수고용직 규모는 정부 추산으로 150만 명에서 최대 221만 명에 이르고, 지속해서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이번 개선안으로 확대된 대상을 모두 포함해도 75만 명도 되지 않는다. 규모도 문제지만,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전히 특수고용노동자 전체를 산재보험 대상으로 하겠다는 계획 없이, 일부 직종 그것도 문제가 제기되는 직종에 대해서만 땜질식으로 늘려가고 있다는 점이다.

 

직종이 포함되더라도 전속성 등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가입 대상이 되지 않는 특수고용노동자도 많다. 특례 대상인 대리운전 노동자는 전국적으로 20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주로 한 사업장에 소속되어야 한다라는 규정 때문에, 가입 대상이 2019년 기준 12, 가입된 사람은 8명에 불과하다.

 

이런 장애물을 모두 통과해 당연 적용 대상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적용제외 신청이 가능하도록 하는 점도 큰 문제다. 임의 가입이 가능한 자영업자와 달리 해당 직종의 특수고용 노동자는 당연 적용 대상이라고 하지만, “적용제외 신청이 가능해 사실상 임의 가입과 다를 바 없다. 지난 기사에서 살펴본 대로, 계약 당시 사업주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기를 설득하거나, 제대로 된 설명 없이 적용제외 신청서를 받아 가는 경우도 많다. 이러니 기존에 산재보험을 적용받아 온 9개 직종 가입률은 올해 6월 기준으로 13.7%에 불과하다.

 

특수고용노동자의 보편적 권리로 접근되기 위해서는 전속성 폐지 등 개념 규정을 정비하고, 적용제외 신청 제도도 폐지해야 한다. 더불어 필요한 경우 산재보험 징수 체계도 개편해야 한다. 이미 민간 보험들은 배달노동자 등을 대상으로 건별 산재보험료를 부과하는 등 변화된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산재보험 사각지대에서 이윤을 얻어가고 있다. 이윤이 목적이 아닌 사회보험의 견지에서, 이렇게 변화된 노동환경에서 적절한 보험료 부과와 징수 방편이 무엇일지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

 

일하는 사람 모두의 보편적 권리로

 

보험료 부과와 징수 체계 개편 논의는 특수고용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수고용노동자나 플랫폼 노동자뿐만 아니라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일하는 방송, 영화, 건설 등의 불안정한 노동자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누가 정확한 고용주인지 알기 어려운 복잡한 고용 관계가 늘어나면서 특수고용뿐 아니라 다양한 고용관계와 비용의 외부화가 벌어지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도 도급인이 산업안전의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법이 진전되어 온 것처럼, 안전과 관련된 비용인 산재보험에 대해서도 원청, 바로 진짜 사용자가 책임을 지도록 하는 변화가 필요하다.

, 고용 관계에만 기초한 산재보험은 여러 일자리를 이동하거나,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오늘날의 노동자가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인식하기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일하는 기간 동안 발생하는 사고성 재해에 대해서는 그나마 보상을 적용할 수 있어도, 누적된 손상이나 직업력에 의해 발생하는 암이나 근골격계질환, 뇌심혈관계질환, 정신질환과 같은 만성 질환에 대해서는 노동자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보상을 청구하기도 어렵게 된다.

업무상 재해에 대해 보상받을 권리를 취업자 모두의 보편적 권리로 만들어가기 위해, 노동관계를 중심으로 산재보험을 적용하는 기존의 보험체계 자체를 의심하고 바꾸어가야 할 시점이다. 산재보험료를 사업장 매출에 따라 부과하고 보험 적용은 일하는 사람 누구나 대상이 되도록 하는 방안, 전 국민이 강제 가입되는 건강보험에 상병수당을 도입해, 업무상 재해 여부와 무관하게 일정한 소득을 보전하는 방안과 적극 연계한 새로운 (그러나 아주 오래전부터 제안되어 온) 고민이 본격화되어야 한다.

[산재보험 톺아보기] 노동자 기본권, 산재보험 전면 보장하라 : 산재보험 적용 확대 2 / 2019.10

노동자 기본권, 산재보험 전면 보장하라 : 산재보험 적용 확대 2

전국보험설계사노조 오세중 위원장 인터뷰

최민 상임활동가

 

한국 산재보험은 특수고용 노동자 중 일부를 특례 형태로 산재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이렇게 특례 형태로 특수고용 노동자들을 산재보험 보장 범위로 포함하면서, 특수고용노동자 중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특정 직종만 적용 대상이 됐으며, 산재보험료를 사용자와 특수고용노동자가 반씩 부담한다. 또 무엇보다 당사자가 적용제외 신청을 할 수 있게 해 가입률이 계속해서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특수고용 직업군인 보험설계 노동자들은 특히 산재보험 가입률이 낮다. 보험설계사가 30~40만 명 정도 될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 중 10% 정도만 산재보험에 가입돼 있다. 보험설계 노동자들의 산재보험 적용 문제에 대해 보험설계사노조 오세중 위원장을 만나 들어보았다.

보험설계사노조는 2013년부터 대한보험인협회라는 이름으로 모여 활동하다, 2017년부터 노조로 이름을 바꾸어 활동해오고 있다. 지난 918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오세중 위원장은 최근에 ILO 핵심협약 등 노조할 권리, 노조법 개정에 활동의 중점을 두다 보니 산재 적용 확대 얘기는 최근에 잘 다루지 못 했지만, 특수고용노동자 전체에 걸쳐 핵심적인 요구사항은 노조법 개정과 산재보험 의무화. 이 두 가지라고 얘기했다.

“산재보험 가입 현황은 10% 정도지만, 노동조합이 보기에 훨씬 많은 보험설계사가 원한다. 근로기준법의 노동자 적용과 노동조합법의 노조할 권리는 구분된다. 우리가 조사해보면 보험설계사들은 본인이 자영업자라 생각한다는 비율은 대략 반반인데, 노조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90%가 넘는다. 당장 정규직으로, 보험회사 직원으로 모두 받아들여달라는 이 아니다. 사실상 노동자로서 일하고 있는데,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를 인정하지 않아 발생하는 갑질, 부당 행위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거기에 대응할 수 있는 노동조합을 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바로 이런 핵심적인 노동자 기본권 중에 산재보험 적용이 포함된다고 본다.”

그런데도 이렇게 산재보험 가입률이 낮은 것은 보험회사들이 말하는 대로, 보험회사에서 제공하는 단체보험이 충분히 보장성이 높고 산재보험 가입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은 아니라고 본다.

“산재보험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어서 가입을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생각한다. 직장인들도 본인이 특별히 선택해서 고용보험에 가입하고 산재보험에 가입하는 게 아니지 않나. 처음 보험회사랑 계약을 맺을 때, 작성하는 계약서나 동의서가 수십 장 된다. 그중에 ‘산재보험 적용제외신청서’가 들어 있는데, 저절로 싸인만 하면 되게 돼 있다. 아예 ‘적용제외’에 체크까지 돼 있어서, 술술 싸인하면서 넘어가면 누구나 가입하기 어렵게 돼 있기도 하다.

보험회사의 단체보험 가입 때문에 산재보험 가입률이 낮다는 것도 과장이다. 보험설계사는 총 40여만 명으로, 크게 손해보험, 생명보험, 법인대리점 소속으로 나뉘는데, 대략 손해보험이 8만 명, 생명보험이 약 11만 명, 법인대리점이 약 22만 명 정도 된다. 그런데, 이 중 보험회사에서 단체보험으로 보장해주는 것은 생명보험사뿐이다. 손해보험이나 법인대리점은 대부분 사각지대라고 보는 게 맞다. 회사 단체보험으로 보장받는 대상자 자체가 전체 보험설계사 중 절반도 안 되는 것이다. 각자 개인 보험에 많이 들어 있어서 걱정을 덜 할 수는 있겠지만, 단체보험 때문이라고 보는 것은 악의적인 왜곡이다.”

보험설계사들은 본인이 속한 회사에서 운영하는 단체보험이 산재보험을 대체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산재보험 가입을 원하지 않는다는 설명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17년 보험연구원에서 실시한 한 조사결과는 단체보험을 선호하는 비중이 산재보험 선호 비중보다 월등히 높고, 산재보험 가입의무화도 반대가 65%나 된다고 했다. 하지만 오세중 위원장은 이 조사 자체가 그나마 단체보험의 대상이 되는 생명보험사만 대상으로 했고,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선택지를 구성해 특정 대답을 유도했으며, 미리 설문 대상을 지정한 왜곡 조사라고 평가했다.

“보험회사들이 거짓말과 과장이 몇 가지 있다. 앞서 말한 실제 단체보험 적용받는 보험설계사가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 외에도 마치 노동자로 인정받으면 지금보다 세금을 더 많이 내게 된다는 잘못된 소문도 있다. 보험설계사들은 지금도 사업소득세로 수익의 3.3%를 원천징수하고, 연말정산과 종합소득신고 시 기본세율(6%~40%)을 적용받는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보험설계사의 근로자성이 인정될 경우 최대 40%에 달하는 세금을 내야 하지만 개인사업자로 될 경우 3.3%의 원천징수분만 내면 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잘못된 정보가 널리 퍼져 있는 것이다.

보험회사의 산재보험료 부담이 매우 커서, 산재보험 모두 적용하면 고용이 불안해진다는 것도 과장이다. 고용보험도 그렇지만 산재보험료가 1인당 비용이 월 1만 원 정도다. 두 개 의무화되어도 2만원 밖에 안 된다. 이 정도 부담 때문에 고용 악화된다는 주장은 신뢰하기 힘들다. 사실 지금도 열 명 중 6~7명은 1년 내 이직을 계속한다. 전체 40만 명은 유지되지만, 물갈이는 계속 이뤄지고 있다. 이미 고용불안이 심하다. 산재보험 적용으로 더 심해질 상황도 아니다. 보험회사뿐 아니라 행정도 보험설계사들이 산재보험 가입하기 어렵게 돼 있다. 처음 계약할 때 적용제외를 신청했다가, 이를 철회하는 것은 연초에만 된다. 지금 신청해도 내년 초부터 적용된다.”

그나마 있는 단체보험의 보장 범위나 보장성은 어떨까?

“보험회사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암 진단 시천만 원 정도 정액을 지급하고, 의료실비를 보장하거나, 상해나 사망 시 1억 정도 보장해주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산재보험이 보장성이 훨씬 좋다. 특히 휴업급여, 장애보상 등이 있기 때문에, 크게 다친 경우 차이가 커진다. 재발 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든지, 재활 등도 보상 범위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보장성이 훨씬 좋다. 그런데 이런 사실을 모르는 보험설계사가 대부분이다. 나 역시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됐고, 그 뒤로는 조합 가입을 안 하더라도 주변 설계사들에게 꼭 가입하라고 한다. 지금처럼 50% 부담한다 해도 훨씬 낫다.”

보험회사들이 이렇게까지 산재보험적용을 반대하는 이유는 노동자성을 부인하는 것이 핵심적 이유라고 본다.

“노동자성 부인이 핵심이다. 노조로 이어질까 두렵기 때문이다. 사실 고용보험이나 산재보험 자체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을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자영업자라고 생각했던 보험설계사들이, 보험회사의 부당 행위 등을 겪으면서 점차 노동자라고 생각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데, 보험까지 해 주면 근로자성 인정에 더 가까워질 거라고 보는 거다.

그런 만큼, 우리의 주장도 산재보험 적용은 노동자의 기본 권리라는 것이다. 외근이 많으니까, 자동차 사고 등도 많다. 대부분 자동차 보험으로 처리한다고 하지만, 장애가 남거나 하면 산재가 더 좋을 수있는데 이런 것도 잘 모른다. 그 외에 자살을 비롯한 업무 관련 정신질환도 많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데 여전히 가입률 자체가 10%에 머물고, 가입해 있는 사람도 신청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산재보험은 노동자가 받아야 할 기본적 복지라면 이 상황이 바뀌어야 한다. 국가가 최소한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

고용형태가 나날이 다양해지고, 새로운 형태의 특수고용노동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기존의 종속근로자만을 사회보험의 대상으로 제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여전히 가입률 논의에 머물고 있지만,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산재에 대해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2018년 초 한 조사에 따르면, 업무상 질병에 대한 일반 노동자의 승인율이47.2%인 데 반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승인율은 26.5%였다고용형태가 승인율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어떤 부상과 질병으로 치료받고 있는지,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한발 더 나아간 논의를 위해서도 특수고용노동자들에 대한 산재보험 전면 적용이 선행돼야한다.

1)“왜냐면, 산재를 산재라 말하지 못하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한겨레. 2018.01.04.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크라우드소싱’이 배달노동자에게 자율성을 가져다줄까? / 2019.10

크라우드소싱이 배달노동자에게 자율성을 가져다줄까?

  지안 상임활동가

 

배달앱 배달의 민족은 지난 9월 새로운 광고 하나를 올렸다. 30초짜리 광고는 주인공의 역동적인 몸의 움직임으로 시작해,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팝핀댄스를 추고, 옥탑방에 걸터 앉아 옷을 매만지는 모습으로 이어진다. “춤춘 지는 15년이 넘었어요. 세계대회도 크루들 하고 계속 나가고 있어요. 강의도 하면서. 제가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서 요즘 옷도 만들고 있어요.”  

크라우드소싱, 초단시간 미만의 배달노동을 가능케 하다

이 배달앱에는 당신을 위한 다양한 음식점이 구비되어있어요라는 것도 아니고, 빠른 배달에만족할 거라는 메시지도 아닌 대체 무슨 광고일까? 라는 의문이 들 때쯤, 주인공은 그래피티가 그려진 지하차도에서 춤을 추다가, 배달 옷과 보호구를 착용한 채 자전거를 열심히 밟으며 같은 차도를 지난다. 그리고 되묻는다. “제 직업이 뭐냐고요? 그게 뭐 중요한가요?” <춤도 추고, 디자인도 하고, 배달도 해요>라는 제목의 이 광고는 배달의 민족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 우아한 형제들의 새로운 배달 프로그램인 배민커넥트를 홍보하는 영상이다. 배민커넥트는 대중(Crowd)과 아웃소싱(Outsourcing)의 합성어인 크라우드소싱방식의 배달 프로그램을 활용한, ‘일반인대상의 배달 서비스이다. 이러한 방식은 대표적으로 우버이츠가 한국 시장에 진출하던 초기에 크라우드소싱 기반 배달 프로그램을 기업의 대표적인 전략으로 내세우면서 잘 알려졌다. 현재는 우버이츠와 배민커넥트 뿐만 아니라 쿠팡이츠, 쿠팡플렉스 등 다양한 배달, 물류 서비스들이 크라우드소싱 기반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있고 참여자들을 모집하기 위해 홍보하고 있다.

배민커넥트가 만든 구글링크로 신청을 하면, 1회의 오프라인 교육 이후에 바로 원하는 시간”, “원하는 만큼일할 수 있다. 이동수단도 각 서비스에 따라 자차부터 전동자전거, 전동킥보드, 심지어는 도보나 일반자전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강력한 유입책이 된다. 애초에 1~2시간, 혹은 분이나 건단위의 배달이 이 서비스의 핵심이기 때문에 기업은 시간 단위로 일하는 노동자가 필요하지 않다. 또 최대한 많은 인력을 단시간 확보하여 개별 사용자들의 집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를 배차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배달노동의 대표적 이동수단인 오토바이도 크게 필요하지 않게 된다. 그래서 특정 구에서 공유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는 전동킥보드나 서울시 따릉이를 활용한 배달도 가능해진다.

내가 원할 때, 달리고 싶은 만큼만”, 누구의 자율성인가?

지금까지 배달노동자들에게 가장 우선적인 문제는 이들이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되어 근로기준법에서 적용제외 된다는 문제점이다. 배달앱의 관리/감독 속에서 일을 하더라도 현재 노동법 상으로 플랫폼과 노동자를 고용관계로 보지 않기 때문에 플랫폼 노동자들은 노동자로 인정되지 않는다. 일을 해도, 심지어 장시간 해도 특수고용노동자 신분으로 인해 각종 법적 보호에서 배제되는 것이다. 반면에 배민커넥트 등의 서비스들은 플랫폼과 노동자간의 고용관계가 성립 안 된다는 문제점을 넘어서 초단시간 미만의 건당 배달자 다수를 채용하는 것이 목적이라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 점에서 이 일반인노동자들의 기본적인 노동법 적용이나 노동환경은 물론이고, 배달 과정 중 사고가 났을 때 책임은 기업이 부담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러나 단순히 초단시간 배달 노동자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초단시간 노동에 대한 법적 규제가 없다거나 플랫폼 노동자들에 대한 법적 보호가 없다는 점만이 문제는 아니다. ‘크라우드’ ‘소싱이라는 말 자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기업은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 속의 남는 인력, ‘일반인들을 모집하고 건당, 시간당 가격을 지불한다. 그래서 배달앱이라고 하는 전체 서비스에서 사용자와 가장 최적의 경로로 배달 장소가 배치되는 프로그램, 지금 배달하면 얼마를 더 주겠다는 공지만 있을 뿐 이 배달 프로그램에 배달을 수행하는 노동자는 없다. 노동자와 노동이라는 과정은 지워지고 그 자리를 무수히 많은 초단시간 미만의 건당 배달들이 채우는 것이다.

내가 정하는 자유로운 스케줄” “자유로운 근무”(배민커넥트), “스스로 선택하여 일할 수 있습니다.” “유연합니다”(쿠팡플렉스) 등의 수사를 통해 볼 수 있듯이 자율성과 유연성은 이 서비스들이 참여자에게 부여하는 가장 큰 혜택이다. 참여자들의 후기를 담은 형식으로 만든 쿠팡플렉스와 배민커넥트 웹페이지는 시간이 남는 김에, 근처에 볼일이 있어서, 운동 삼아 잠깐씩 일하는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한다. 이러한 인식 속에서 서비스에 참여하는 일반인라이더들 역시 이 행위를 노동으로 인식하거나 스스로를 노동자로 생각하지 않는다. 여기서 이 서비스들이 강점으로 꼽는 자율성은 마치 노동(과 그에 따르는 법적 보호)과 교환되는 것처럼 생각된다.

이 자율성은 분명히 기업에게 이익이다. 이 자율적인 일자리를 통해서 4대보험, 퇴직금, 각종수당 등 수많은 비용이 절감된다. 그러나 퇴근 이후나 주말을 이용해서 배달할 수 있는 자율성이란 대체 어떤 자율성인가? 여기에는 쉬지 못하는 삶, 진정한 의미의 자율성과 협상한 비자율적인 노동만 있을 뿐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플랫폼이 개발될 것이고 그에 따라 쿠팡플렉스에 등록된 30만명의 일반인라이더들은 여러 형태의 일자리로 옮겨갈 것이다. 이 초단시간 미만의 노동을 어떻게 문제화할 수 있을지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연구리포트] 문화예술노동자의 노동시간 / 2019.10

문화예술노동자의 노동시간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

 

기업들은 노동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노동자들이 더 많은 일을 하도록 만든다. 그런데 노동자들은 기계가 아니기에 적정한 노동시간, 적정한 노동강도로 일을 해야 하고, 충분한 휴식을 보장받아야 한다. 그래서 노동시간을 둘러싼 기업과 노동자들의 투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문화예술노동자도 마찬가지다.

1. 노동시간을 둘러싼 투쟁

기업들은 가급적 노동시간을 늘리려고 한다. 장시간노동을 시킬수록 시간당 노동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업들은 노동시간을 늘리는 것만이 아니라 노동시간에 대한 주권을 빼앗아서, 언제라도 기업이 원하는 시간에 노동자들이 일하도록 만들고자 한다. 노동하지만 노동시간으로 인정되지 않는 부지불노동시간을 늘리기도 한다. 이것은 표준화된 노동시간이 있을 때의 이야기이다.

프로젝트 노동이나 플랫폼 노동 등 표준적이지 않은 노동의 경우에도 노동시간에 대한 통제는 이루어진다. 건당수수료 등 임금체계를 바꾸면 노동자들은 생존을 위해 장시간노동을 택한다. 개인도급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은 기업에게 선택되기 위해 경쟁하면서 임금을 낮추고 그러다 보면 더 장시간노동을 하게 된다. 준비 비용도 노동자들이 감당한다. 겉으로는 자율적으로 시간을 쓰는 것처럼 보이지만 생존경쟁은 더 시간에 매달리도록 만든다. 이 경우 노동자들의 권리는 더 이야기 되기 어렵다. 법은 표준적인 노동시간을 기준 삼기 때문에, 비표준적인 방식으로 일하는 노동자들 은 권리에서 배제된다. 때로는 자신이 표준적인 노동시간에 해당한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 그러므로 표준적인 노동시간을 기준으로 만든 법에 얽매이지 않고, 노동시간에 대한 권리의 원칙을 수립해야 한다.

예를 들어 건강권을 지킬 수 있는 충분한 휴식시간이 보장되어야 한다. 불규칙하지 않아서 예측할 수 있는 노동시간이 보장되어야 한다. 노동하기 위한 준비시간과 마무리 시간이 노동시간으로 인정되어야 한다. 지나치게 짧거나 단속적인 노동시간을 강요해서, 생계를 위해 투잡을 하도록 하면 안 된다.” 등 원칙을 수립하고, 그 원칙 위에서 제도적 방안 등을 논의해야 한다.

2. 문화예술노동자들의 노동시간

문화예술노동자들은 프로젝트형 노동도 많고 단시간 노동도 많다. 부지불노동도 일상이고, 행이라는 이름으로 장시간노동도 강요된다. 문화예술노동자들의 노동시간에 대한 권리를 생각해보자.

단속적 노동시간(프로젝트형 노동)

문화예술노동은 일하는 시기와 휴지기로 나누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휴지기라 하더라도 온전한 휴식시간이 아니라, 대기시간이거나 일을 구하는 시기일 확률이 높다. 그리고 그 시기에는 생계유지가 안 된다. 언제 일을 구할 수 있을지도 알기 어렵다. 고용보험 가입률은 24.1%¹이므로 사회적 보장도 안 된다. 문재인정부가 약속한 예술인 고용보험’²을 공약했지만, 아직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다. ‘예술인고용보험을 하루 빨리 도입하고, ‘실업부조등 문화예술가들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휴지기의 생계를 보장해야 한다. 여기에서 또 다른 질문이 필요하다. 정말로 문화예술 노동자들은 단속적 노동을 하고 있는 것일까? 문화예술노동자들은 계약을 체결하여 일하는 시기가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노동을 위한 준비를 한다. 사람을 만나고 미술관을 가고 현장을 찾아 가는 모든 활동이 축적의 시간이다. 그런데 단속적 노동이라는 특성은 계약 이외의 시간을 모두 불필요한 시간으로 간주하고, 예술활동 바탕의 축적을 모두 개인의 책임으로 떠넘긴다. 휴지기가 일을 하지 않는 시간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준비기간임을 사회적으로 인정해야 한다. 문화예술은 사회서비스의 성격도 갖고 있다. 문화예술이 사회적으로 미치는 좋은 영향은 이미 많은 연구가 증명한다.

따라서 문화예술가들과 향유자들의 공적 문화예술활동을 늘리고 많은 예술가가 여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예술가들이 자신의 작품활동만이 아니라 공적 문화예술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예술가들의 휴지기가 사회적인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시간·고강도 노동시간

예술노동자들은 프로젝트로 일을 하는 경우, 그 기간에는 매우 집중적인 장시간 노동을 한다. 그런데 장시간 노동이 인정되지 않거나, 높은 노동강도가 제대로 보상되지 않는다. 1년간 해야 할 일을 몇 달에 몰아서 하도록 요구하되, 단지 일을 한 시간만 인정해주는 셈이다. 그러면서도 이것을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한다. 그런데 이 관행은 문화예술노동자들의 권리를 배제하는 수단에 불과하며, 충분히 변화 가능하다.

이런 장시간 고강도 노동을 해결하려면 문화예술노동자들이 근로기준법을 적용받아야 한다. 그런데 회사는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고용노동부는 계약의 형식을 문제 삼아서 근로기준법 적용을 회피하려고 한다. 문화예술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2018년 말 산업안전보건법의 적용 대상을 노무를 제공하는 자로 확장했던 것처럼 노동자성 인정 여부와 무관하게 노동시간 제한이 법적으로 보장되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적정노동시간을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업종별 T/F’를 통해 연구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작품 전체에 들어가는 비용과 그 안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공개되어야 하고프로젝트 당 얼마라는 도급계약 구조도 바뀌어야 한다. 이 경우 계약기간의 적정성이 노동시간과 연계될 수밖에 없다. 계약서상에 노동시간이 명시되어야 하며, 숙련에 따른 시간당 임금도 명시되어야 한다. 또한 계약기간보다 기간이 더 늘어났을 때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면 안 된다.

문화예술노동자의 단시간노동

문화예술노동자들은 근로계약서를 쓰더라도 단시간노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예술강사들이 대표적인데, 이들은 2017년 기준 연 최대 374시간 근무하는 초단시간 노동자이기도 하다. 이 초단시간 노동에는 준비시간과 상담시간 등이 제외되어 있다. 제대로 지불되지 않는 노동시간인 것이다. 단시간 노동으로 인해 생계유지가 어려운 문화예술노동자들은 겸업할 수밖에 없다.

<2018년 예술인 실태조사>에 의하면 42.6%가 겸업예술인이다. 불규칙한 소득 때문인데 겸업을 할 때 예술관련 직업은 기간제와 계약직 혹은 임시직, 비예술직업은 파트타임과 형태가 많았다. 겸업을 하다보니 예술활동 외 직업 투입비율이 74.8%로서 예술활동을 충분히 하지도 못하며, 단시간노동을 하지만 겸업이다 보니 실제로 평균 주 58.6시간의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다.

문화예술활동을 전업으로 한다는 것은 예술활동에 충분한 시간이 투입된다는 의미이다. 그러려면 문화예술노동자들에게 많은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 그런데 인적 네트워크에 따라 하고 예술활동을 하게 되는 구조라서 어떤 네트워크 안에 포함되어 있는가가 예술노동자들의 노동시간에 영향을 미친다. 인적 네트워크에 의존하지 않고도 문화예술노동에 종사할 수 있도록 창작활동이나 교육활동의 기회를 늘려야 하고, 노동조합이 모든 문화예술노동자의 열린 네트워크로 기능해야 한다.

노동시간을 측정하기 어려운 노동

노동시간을 측정하기 어려운 문화예술노동도 많다. 기획을 하고 창작을 하는 과정은 사람마다 다르며 매우 큰 시간의 편차를 보이기 때문이다. 노동시간 평균적 측정이 어렵고, 노동시간이 개인마다 다르다고 해서 이 시간을 보상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간주근로시간제등 노동시간을 합의하는 방식도 있다. 즉 노동시간을 엄격하게 측정해서 계산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기획이나 준비에 들어가는 시간 자체를 노동시간으로 인정하지 않는 관행에 제동거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문화예술노동자들 스스로가 이런 관행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도 서울시향 교향악단 단원의 개인연습시간은 노동시간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 경우에도 개인연습시간을 간주근로로 인정한 것이다. 개인마다 연습시간의 양은 차이가 있겠지만 합주를 하기 위한 기본 연습시간은 평균적으로 특정할 수 있고, 그 시간을 인정한 것이다. 서울시향의 사례에서 해당 노동자는 연습시간을 노동시간으로 인정받아 연차휴가를 받을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고용보험에 편입되더라도 근무일수가 확인되어야 한다. 노동시간을 측정하기 어렵다 하더라도 표준적 노동시간을 정하고 그 시간을 제대로 인정받는 것은 임금만이 아니라 부가적 복지와 사회복지 시스템에 잘 편입되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3. 문화예술 노조의 과제

문화예술노동자들의 건강권과 재생산을 위해서 노동시간은 매우 중요하다. 우선 법적인 측면에서, 근로기준법상 노동자 개념을 확대하여 프로젝트형으로 일하는 문화예술 노동자들이 노동자성을 인정받도록 해야 한다. 근로기준법의 적용 대상이 되어야 노동시간에 대한 강제도 가능하다.

또한 고용보험과 실업부조 제도를 통해 문화예술가 재생산을 위한 시간을 사회적으로 인정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문화예술노동조합의 교섭에서도 노동시간의 권리가 중요하다. 준비시간과 교육훈련 시간을 노동시간으로 인정하도록 하고, 적정노동시간을 명문화하기 위한 협약도 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나 사용자단체에 업종별 적정노동시간을 산출하는 T/F 구성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 충분한 휴식과 노동자들의 관계형성이라는 면에서 휴일과 휴게시간 명문화도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예술가들에게 더 많은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노동조합이 노력해야 한다. 문화예술 노동자들은 창작물을 만들고 공유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교육과 훈련의 기회도 가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 정부가 공적 예술활동의 공간을 만들어야 하고, 노조가 교육훈련을 담당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노조는 시민사회 및 지역사회와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예술가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를 위해 문화예술노동조합은 지역사회 및 시민사회와 지속적인 연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

01. 문화체육관광부, <2018년 예술인실태조사>

02. 문화예술노동연대에서는 프랑스의 앙떼르미땅과 같은 제도 도입을 고민한다. 그런데 앙떼르미땅의 경우 최근 재정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수급자들의 대상이 확대되지 못하고 수급 기간도 줄어드는 추세이다. 독립적인 고용보험제도를 활용할 것인지, 전체 고용보험 구조 안에 포함되도록 하고, 문화예술인의 특성에 맞는 실업부조의 성격을 보충할 것인지는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독립적인 고용보험 구조가 자칫 ‘권리’가 아닌 ‘시혜’가 되지 않도록 전체 고용보험 안에 편입하는 방안도 모색할 필요가 있다.

03. 건설산업 공공입찰에서는 표준품셈을 적용하도록 되어 있다. 표준품셈이란 시설공사의 대표적이고 보편적인 공종, 공법을 기준으로 하여 작업당 소요되는 재료량, 노무량, 장비사용시간 등을 수치로 표시한 표준적인 기준으로서 매년 정부가 발표한다. 물론 이것은 입찰상의 기준일 뿐, 현실에서 이 표준품셈에 훨씬 못 미치는 임금이 지급된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집단적 요구를 하는데 주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산재보험 톺아보기] 모든 산재를 산재로 : 산재보험 적용 확대 1

모든 산재를 산재로 : 산재보험 적용 확대 1

최민 상임활동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의 노동시간센터에서 운영 중인 '산재보험 연구모임'은 논의한 주제들을 갈무리하여, 지난 8월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국내 유일 노동안전보건잡지 월간 <일터>에 [산재보험 톺아보기]에 연재합니다. 이번 두번째 글은 두 차례 걸쳐 '산재보험 확대적용 문제'를 다뤄보려 합니다. - 기자말


일하던 사람이 일과 관련된 원인에 의해 질병, 부상, 사망을 당하는 것이 산업재해다. 하지만 모든 산업재해가 모두 산업재해보상보험에 의해 보상받는 것은 아니다. '모든 산재를 산재로' 하자는 말장난 같은 구호는, 그래서 나오게 됐다.

우리나라 산재보험은 현재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에서 산재보험에 가입해야 하는 것이 의무이지만 '노동자'에게만 적용된다. 자영업자나 특수고용노동자가 일하다 다치거나 병에 걸려도 산재보험을 통해 보상받을 수 없다. 노동자 중에도 여전히 산재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농업, 임업, 어업의 5인 미만 사업장은 산재보험이 의무 가입 대상이 아니다.

사업장은 적용 대상이고, 거기서 일하는 노동자인데도 산재보험으로 보상받지 못하는 질병, 부상도 있다. 산재보험의 요양급여는 '4일 이상의 요양을 필요로 하는 질병이나 부상'에 대해서만 지급된다. 3일 이내의 요양으로 치유될 수 있는 질병이나 부상은 해당이 안 된다. 산재보험 적용 확대 과정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과제를 짚어본다.

500인 이상 대기업부터 시작된 산재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은 건강보험, 고용보험, 국민연금보다 먼저 시작됐다. 한국에서도 1963년 법이 제정되고 1964년 노동청 출범과 함께 시행되었다. 4대 사회보험 중 최초다. 1964년 처음 시행된 사업장은 노동자 500인 이상의 광업과 제조업이었다. 산재 발생 위험이 높은 광업에 먼저 적용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500인 이상 대기업에서 먼저 시작된 것은 고개가 갸웃해진다. 작은 사업장일수록 사고 위험이 높은 것은 동서고금의 진리인데 말이다. 우리 산재보험 제도가 처음부터 노동자 권리와 형평성은 물론 노동력 재생산 문제보다 보험 재정 안정화와 행정 편의를 중요시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이렇게 시작된 산재보험은 10여 년이 지나 1972년 3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됐고, 1992년이 되어서야 5인 이상 사업장까지 확대될 수 있었다. 근로기준법은 5인 이상 사업장에만 적용되는 반면 산업재해보상보험 적용 대상 사업장은 2000년 7월부터 1명 이상의 사업장까지 확대됐다. 2018년에는 1인 미만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까지 확대됐다. 즉 노동자를 고용하는 사업장은 무조건 산재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모든 노동자는 자동적으로 산업재해에 대해 산재보험으로 보상받을 권리가 있다. 사업주가 보험에 가입하고 있지 않았을 때 발생한 사고나 질병에 대해서도 노동자는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다.

지금도 산재보험 사각지대의 노동자들

지금의 적용 범위까지 확대되는 데에도 50년이 넘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여전히 사각지대가 남아 있다. 농업, 임업(벌목업은 제외), 어업 및 수렵업 5명 미만인 사업장은 산재보험 적용 사업장이 아니다. 이렇다 보니 농업, 임업, 어업의 사업장에서 일하는 등록 이주노동자 중 산재보상보험에 가입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엄연히 국가 대 국가의 협약을 근거로 '노동'을 하러 온 이주노동자들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의 자유를 제약하는 고용허가제까지 시행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는 말과 문화가 달라 사고 위험이 크다. 그런데도 노동자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산업재해 발생 시 치료받을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농축산업과 어업에서는 사업자 등록이 돼 있지 않은 곳에서도 이주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어 이주노동자들이 건강보험 직장가입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주노동자의 산재보험, 직장 건강보험은 전면 의무화돼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모든 농업, 임업, 어업의 노동자들에게도 산재보험이 전면 적용돼야 한다.

가구 내 고용 활동 역시 산재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다. 근로기준법에서도 '가사 사용인'을 법 적용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사노동자들은 최저임금, 연차나 휴식 시간, 퇴직금 등을 보장받지 못하고, 산재보험에 따른 산재 보상도 받을 수 없다. 그래서 2017년 겨울 국회에 제출된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안>은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이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고 사용자로서 책임을 묻게 하자고 제안한다. 이를 통해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을 적용하고, 사회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전국가정관리사협회' 등 당사자와 관계자들이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음에도 아직도 해당 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최근에는 이런 공백을 이용해 플랫폼을 활용한 '특수고용' 형태의 가사 노동이 늘고 있는 등 다른 측면에서 노동권 사각지대의 가사노동자가 급증하고 있다. 그렇기에 '노동자'임에도 산재보험에서 배제되고 있는 이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노동자가 아니라서?

산재보험 적용 대상 논의에서 더 주목받는 것은 특수고용형태 근로자(이하 특수고용노동자)들과 자영업자 문제다. 한국 산재보험은 2010년부터 특수고용 노동자 중 일부를 특례 형태로 산재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지금도 보험·신용 카드·대출모집인, 건설기계 운전자, 학습지 교사, 골프장 경기보조원, 택배, 퀵서비스, 대리운전 노동자에게만 산재보험이 적용된다.

하지만 '노동자'와 달리 '특수고용노동자'는 보험료의 50%를 납부해야 하며 이를 이유로 본인이 적용 제외 신청을 하면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 사업장을 강제 가입시켜 보호가 필요한 노동자에게 권리를 보장한다는 사회보험의 원리를 포기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회사의 압력 때문에, 번거로워서 당장 필요성을 못 느껴서 산재보험 가입을 미루게 된다. 2018년 조사에서도 여전히 특수고용노동자의 산재보험 가입률은 70% 미만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 중 자신이 일하는 보험 회사의 민간 보험에 가입해, 산재보험을 대체하게 되면서 이중의 착취에 처하는 보험모집, 보험설계 노동자들의 사례는 다음 달 기사로 더 자세히 다루기로 한다.

특례 형태로 사회문제가 된 노동자들에 한해 차츰 산재보험 적용을 확대하는 방향은 산재보험제도의 취지을 충실히 실현하기에 적합하지 않다. 산재보험 제도의 제대로된 운영을 위해서는 전면적용이 원칙으로 자리잡아야 할 것이다.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치료받을 권리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자 산재보험 대상에 특수고용노동자들을 일부 포함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 과정은 특수고용노동자의 '근로자성' 문제를 다루지 않으면서 일부 노동자만 '보호'하려는 접근이어서 10년이 지난 지금도 제자리걸음과 다를 바 없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특정 업종에서 사회적 문제가 대두되고 나면 해당 업종만 특례를 추가하는 식의 접근은 결국 해당 노동자들에게도 큰 실효성이 없고, 특수고용 노동자 전체로 확장성도 없었다. 따라서 사실상 노동자인 특수고용노동자의 산재 발생 책임을 누가 지느냐, 노동안전보건 예방책임은 누구에게 있느냐에 대한 물음과 답변을 담은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

유사한 논리가 영세 자영업자에게도 적용된다. 산재발생의 위험이 높은 영세 자영업자도 산재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다. 현재는 재해위험이 높은 자영업자 일부 직종에 대해서만 산재보험 가입을 허용하지만 보험료는 100% 본인 부담이다. 나날이 기존의 근로계약으로 포괄할 수 없는 다양한 방식의 노동이 등장하고 자영업자와 임금노동자 경계에 놓인 일자리, 사실상 본인의 노동에 따른 소득에 의존하는 노동자가 늘고 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산업재해로 인한 손실 역시 적극적인 재활과 사회 복귀 대상이 돼야 한다. 이는 단순히 도덕적 요구만이 아니라 산재보험 제도의 목적과 취지에 비춰 봐도 그러하다.

산재보험 목적과 취지를 다시 들여다본다

산재보험은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인해 발생하는 심각한 직업병과 사고 재해에 분노한 노동자들의 저항이 사회주의 정치세력으로 결집 된 19세기 말 독일에서 시작됐다. 산재보험을 제도화한 것은 노동자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서 뿐만이 아니었다. 생산력 유지 및 증진의 측면에서 노동자의 신체와 건강을 관리하는 것, 즉 다친 노동자가 치료와 재활을 통해 사업장에 복귀하는 것이 국가와 자본에도 중요한 과제라는 점을 직시한 독일 정부가 내놓은 타협안이었다.

이렇듯 단지 노동자들의 분노에 찬 저항만이 아니라 산업재해 자체가 국가와 자본을 위협할 수 있다. 그렇기에 사회의 재생산을 위해서라도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일하는 사람의 제대로 치료받고 재활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그리고 노동력 재생산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라는 산재보험 제도의 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우리나라 산재보험 제도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그 논의의 출발은 산재보험 적용 대상의 전면적인 확대에서 시작될 것이다.

 

[언론보도] 스마트폰 앱 배송기사의 정체... 미처 몰랐던 것들 (19.06.08, 오마이뉴스)

스마트폰 앱 배송기사의 정체... 미처 몰랐던 것들
플랫폼 경제 시대의 사장 아닌 사장, 노동자 아닌 노동자
19.06.08 16:02 l 최종 업데이트 19.06.08 16:02 l 박기형(kilsh)

출처: tvn

요즘 곳곳에서 회자되는 4차 산업혁명. 이게 정말 '혁명'이냐 아니냐로 논쟁이 꽤 많았다. 만약 혁명이라 부르더라도, 그 단어가 내포하는 '변화'의 의미에 대해 돌아볼 필요가 있다. 물론 현재 진행 중인 상황에 대해 평가하기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변화가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는 중요한 분석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http://omn.kr/1jlup

 

스마트폰 앱 배송기사의 정체... 미처 몰랐던 것들

플랫폼 경제 시대의 사장 아닌 사장, 노동자 아닌 노동자

www.ohmynews.com

 

[기자회견] 위험의 외주화 금지 약속 파기 규탄 및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개정 촉구 청년, 시민사회 단체 공동 기자회견

위험의 외주화 금지 약속 파기 규탄 및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개정 촉구 

청년, 시민사회 단체 공동 기자회견

 

일시 : 2019527() 오전 10

장소 : 전태일 기념관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계천로 105)

공동주최 건강한노동세상, 고김용균사망사고진상규명및책임자처벌시민대책위원회, 노동건강연대,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반올림, 생명안전시민넷,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일과건강, 일터건강을지키는직업환경의학과의사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청년전태일, 평등과 연대로! 인권운동더하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순서 (사회 : 김혜진 전국불안전노동철폐연대 활동가)

- 여는 말씀 --- 김훈(생명안전시민넷 공동대표, 칼의노래 저자)

- 산안법 하위법령에 대한

건강권 단체 입장 --- 최민(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활동가)

법률가 단체 입장 --- 정병욱(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인권단체 입장 --- 어쓰(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청년단체 입장 --- 김종민(청년전태일 대표)

종교단체 입장 --- 양한웅(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

연구소 산안법 하위법령 입장 보러 가기 -> 클릭

 

[기자회견문]

위험의 외주화 금지 약속파기한 문재인 정권 규탄한다

일터에서의 죽음을 멈출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전면 수정하라

 

3년 전 이맘 때, 서울의 구의역은 포스트잇으로 뒤덮였습니다. ‘외주화가 사람을 죽였다의 외침, ‘너의 잘못이 아니야라는 위로와 더불어 앞으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염원이었습니다. 구의역 김군의 사망은 앞 선 두 번의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와 같은 방식이었습니다. 그 죽음은 예방 할 수 있었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죽음을 예방하는 법을 만들라 이 자리에 섰습니다. 1년에 2,400명씩 일을 하다가 죽습니다. 구의역에 모인 수많은 시민들이 알았던 그 이유를 정말 모릅니까. 대통령이 산재사망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하지만, 현실에선 떨어짐, 끼임 같은 예방 가능한 원시적인 사망이 줄을 잇습니다, 이 죽음의 더 근본적인 이유를 모릅니까. 위험의 외주화는 일상이 되었고, 원초적인 사고는 모두 위험의 외주화 속에 가장 아랫 단계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낮은 일자리에서 이 나라를 지탱하는 사람들이 일을 하다가 죽음을 당합니다.

 

사람을 죽이는 구조를 바꾸기 위한 법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해야 했고, 기업에 의한 살인을 처벌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자 요구했습니다. 2016년에서 2018년이 되어서 여전히 매년 2,400명씩 노동자가 죽어나가고, 태안화력의 김용균이 산재로 사망했을 때, 그 요구는 더 커졌습니다. 작년에 통과된 산업안전보건법은 수많은 죽음을 가슴에 묻으면서 발판삼아 개정된 법입니다. 현실에서는 정체조차 모르던 산업안전보건법이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그 역사적인 사건의 시간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정부의 약속은 거짓이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의 구체적 행동 지침인 시행령과 시행규칙에는 위험의 외주화를 도려낼 방법이 보이지 않습니다. 태안화력의 김용균 동료들이 살아갈 현장이 그 법에서 빠졌습니다. 이 나라에 일하는 현장은 드넓은데 적선이나 하듯 아주 적은 범위에만 법이 적용되도록 하위법령을 만들어버렸습니다. 위험의 외주화가 그를 죽게 했다고 인정했던 정부는, 그 현장을 외면하며 오로지 적극적이고 의도적으로 위험의 외주화를 방치했습니다.

 

지난 410일 김태규 노동자가 추락하여 죽었습니다. 가족들이 의문을 품지 않았다면, 그저 그 노동자의 잘못으로 치부되는 사건이었을 겁니다. 5월에도 한전에서 하청노동자가 추락해 죽었습니다. 한전은 지속적인 안전장비 교체 요구도 무시했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죽음이 어제도, 오늘도, 지금도, 내일도 분명히 많습니다. 단언할 수 있습니다. 하루 평균 6명의 노동자가 죽는 나라입니다. 이들은 법의 보호 없이 죽어도 되는 사람들 입니까? 앞으로도 계속 죽어도 되는 사람들 입니까? 차라리 위험의 외주화를 보호 하겠다 선언하는 겁니까?

 

산업안전보건법은 사람을 살리는 법의 기초여야 합니다. 사람을 죽이는 구조에서 사람을 살리는 구조로 바꾸기 위해, 하위법령은 무엇보다 위험의 외주화를 직시하고 큰 뼈대를 구성해야 합니다. 그래야 이윤만을 위해 움직이는 기업이 안전을 고려하며 움직입니다. 더 나아가, 사람을 죽이는 기업은 더 강력하게 처벌 하겠다 천명해야 합니다. 기업에 의한 살인을 우리 사회는 묵과하지 않겠다고 소리쳐야 합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어내야만, 노동 하는 이의 삶을 구체적으로 지키고 죽음으로부터 예방하는 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예방을 원합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지게 하겠다는 의지가 우리를 이 자리에 서게 했습니다. 기술은 확장되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할 것처럼 세상은 움직이는데, 사회를 지탱하는 노동을 하는 사람들은 원시적으로 죽습니다. 누가 이 사회를 만들고, 유지하고, 발전시켜나가는지, 그 사람들은 어느 현장에 있는지 잊으면 안 됩니다. 위험이 외주화 된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하루하루 일상을 사는 사람들을 모른척하면 안됩니다. 그 사람들이 서 있는 곳의 위험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개정되어야 합니다.

 

2019527

위험의 외주화 금지 약속 파기 규탄 및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개정 촉구

청년, 시민사회 단체 공동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보도자료_190527_산안법개정 기자회견.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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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에 따른 시행령· 시행규칙 전면개정안 해설 및 의견

[입장]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에 따른 시행령· 시행규칙 전면개정안 해설 및 의견

2019.05.27

반올림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고 김용균의 죽음과 이후 투쟁의 결과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이 지난 연말 가까스로 통과됐다.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이 여전히 아쉬움과 한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법의 보호 대상 확대와 원청 책임 강화라는 법의 개정 취지에는 공감하며, 하위법령 개정 및 이후 법 시행 과정에서 이런 문제의식이 제대로 구현되기를 기대했다. 이를 위해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에서는 지난 312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에 따른 하위법령 개정 의견을 제출하기도 했다.

사실 현재의 산업안전보건법은 오랜 기간 동안 문제가 제기되는 부분에 대해서만, 땜질식으로 개정돼 오면서 법체계의 일관성이 부족하고 복잡하며,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도움받기 어렵게 돼 있다. 무엇보다 노동자의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한다는 적극적 목표의 실현 방안 대신, 사업주의 최소 의무를 협소하고도 기술적으로 나열하고 있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전면개정과정에서도 법의 목적과 체계, 적용 대상 등 더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변화나 고민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정부가 422일 제출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시행규칙 전면개정안과 산업안전보건기준에관한규칙 일부개정안은 실망을 넘어 분노스러울 정도였다. 법의 보호대상 확대 취지에도 불구하고 적용제외 등 조항은 변화가 없고, 새로 적용이 확대된 분야는 매우 선별적이고 시혜적이다. 건설기계 노동자들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원청 책임 강화를 위해 도입한 도급인의 사업장범위와 도급승인 대상 사업장은 지나치게 협소하여 김용균은 보호받을 수 없는 김용균법이 되고 말았다. 대통령도 강조했던 작업중지권은 노동자의 작업중지권을 규정한 법의 일부 진전에도 불구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의 작업중지 부분에서는 오히려 후퇴되었으며, 시행령· 시행규칙에서도 이 문제는 여전하다. 영업비밀 물질의 물질안전보건자료에 대해서도 특정한 경우 정보를 제공하도록 한다면서, 재해자 당사자와 유족은 정보 청구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수준에서 보장할 수 있는 노동자 참여와 관련된 조항은 전혀 손대지 않았다.

이런 한계에도 이번에 정부가 제출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시행규칙 전면개정안과 산업안전보건기준에관한규칙 일부개정안 중 우리가 직접 활동하고 투쟁했던 다음 6가지 분야의 개정법, 시행령, 시행규칙 개정안 주요 내용에 대한 입장을 밝힌다.
수많은 노동자의 죽음을 딛고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이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 생명을 지키는 데 실효를 다 하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1. 산업안전보건법 적용범위 확대
2. 원청 책임 강화
3. 작업중지권
4. 물질안전보건자료
5. 건설업 안전보건
6. 바뀌어야 하는데 바뀌지 않은 문제들 : 산재보고, 위험성 평가와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산안법하위법령_반올림_한노보연_입장_0527.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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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2. 건설기계 노동자, 산재법 확대적용의 명암을 들여다보다 / 2019.05

[모든 사람에게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②] 

 

건설기계 노동자, 산재법 확대적용의 명암을 들여다보다 

 

박기형 / 상임활동가 

 

2018년 12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법) 시행령이 일부 개정되어, 올해 1월 1일부터 건설기계 노동자 산재보험 적용을 받게 됐다. 개정 이전에는 27개 건설기계 중 레미콘 1개 직종만 특수형태근로(이하 특고) 종사자로 적용됐다. 개정 이후 27개 직종에서 일하는 1인 사업주 모두가 특고로 간주되어 산재보험에 당연가입 할 수 있게 됐다. 지난 4월 22일 건설노조 기계분과 서울경기북부 김학열 지부장을 만나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산재법 확대적용에 대해 갖는 기대감과 우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직면하는 건설현장의 위험들

건설현장은 전체산업 사망자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그중 건설기계에 의한 사망사고는 전체 사고의 21%를 차지한다. 특히 최근 건설현장의 고층화·대형화·기계화가 진행되면서, 건설기계 장비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중대형 장비인 건설기계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면 건설기계의 조종사뿐만 아니라 인근 노동자들까지 위험에 처해 중대재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도 건설기계에 의한 사고 책임은 오롯이 건설기계 노동자가 져야 했다.

"산재처리와 관련한 현장의 원칙은 '당신이 사장이니까 당신이 책임져야 하는 거다'에요. 현장에선 근로자처럼 일하기를 요구받는데, 일하다 다치면 근로자가 아니라 자영업자로 취급했던 거죠. 직접 장비를 운전했을 경우엔 공상 처리도 안 해주는 경우가 다반사에요.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영세한 1인 차주가 많아 경제적 부담이 커요. 더욱이 근무 조건이나 개인 사정에 따라 기사를 쓸 때가 종종 있다는 사실이 문제에요. 기사가 큰 사고를 당하면, 1인 차주가 중소기업사업주로 임의가입해서 해당 기사를 산재처리를 해줘야 해요. 기사와 같이 일하다 차주 본인까지 다쳐도 마찬가지죠. 그러면 차주의 부담은 더 커지죠."

건설기계 장비는 대개 고가의 제품이다. 이 비용을 한 번에 지불하기 어렵기 때문에 금융기관에 빚을 지거나 장비매매업체에 리스 방식으로 구입한다. 만약 사고로 인해 일하지 못하게 되면, 할부 대금, 대출 이자, 리스 대금을 납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 결국엔 금융기관에 차량을 차압 당하거나 매매업체가 차량을 회수해가는 지경에 이른다. 결국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몸이 상하고 장비를 잃는다. 생계유지가 어려워져 가정이 무너지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산재법 확대적용이 갖는 의미와 한계

올해부터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특고로 간주되어, 산재법의 특례 적용을 받게 되었다. 이는 건설기계 노동자가 근로자성의 인정 여부와는 별개로 보호의 필요성을 인정하여 산재법 적용 범위에 포함한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에 따라 산재법 확대적용으로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휴업급여, 요양급여 등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김학열 지부장은 장비에 대한 손실을 보상받지 못하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언제나 기계와 함께 노동을 제공해요. 더구나 기계 손실에 대한 비용도 상당한 부담이죠. 과거 공상 처리 시에 노동조합이 압박하면, 회사와 사고에 대한 책임 비율을 책정해서 장비 손실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보상받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산재 원칙에 따라 장비는 보호 범위에서 제외되죠. 현행법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보호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장비손실에 대한 보상 대책도 고민할 필요가 있어요."

이에 더해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다른 노동자들과 달리, 근로복지공단의 구상권 청구에 따른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구상권 청구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에요. 차주가 고용한 기사가 상해를 당했을 경우와 1인 차주의 장비 사고로 다른 노동자가 상해를 입었을 경우죠.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근로복지공단이 기사나 다른 노동자에게 보상해주고, 해당 금액을 차주가 가입한 보험회사에 구상권을 청구합니다.

구상권 청구로 인해 보험료가 크게 인상되죠. 대다수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장비 보상을 위해 민간 보험에 가입해요. 이런 상황에서 구상권 청구는 건설기계 노동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악화시켜요. 근로복지공단이 기금 규모를 유지 및 확대하려는 태도로 보아, 산재법 확대적용 이후에도 구상권 청구 관행이 지속될 것 같아 걱정입니다."



원청책임 더욱 강화되어야

김학열 지부장은 산재법 확대적용 의미가 퇴색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원청책임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건설기계·장비는 건설업 하도급 구조로 산재사고 예방관리 및 안전보건 조치의 책임 소재가 불명확했다. 더욱이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맺는 계약 형태는 고용계약이 아니라 임대계약이었다. 근로자의 속성과 자영업자의 속성 모두를 가진 것으로 간주되어 기존의 근로자 개념으로 규정되기 어려웠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 전부개정안에서 기존의 근로자보다 넓은 개념인 '노무를 제공하는 자'로 규정이 바뀌면서, 건설기계 노동자들에까지 안전보건 조치가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이는 산재법 적용확대와 마찬가지로, 건설기계 노동자들을 보호할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었다.

하지만 4월 22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산안법 전부개정안 시행령·시행규칙 입법예고안에는 타워크레인, 건설용 리프트, 항타기, 항발기 등 4대 기종에 제한하여 원청이 책임지도록 하는 내용이 담기고 말았다. 김학열 지부장은 건설현장의 안전을 제대로 담보하기 위해선 27개 기종 전체로 규정을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원청은 관행적으로 건설현장의 안전보건 조치와 그에 대한 책임을 하청사에 미뤄왔어요. 그렇지만 건설기계와 관련한 산재사고가 빈번했고 현장 내외에서 예방관리에 대한 요구도 컸어요. 특히 타워크레인 사고가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면서, 이미 고정식 기계 설비의 설치·해체에 대해서는 원청도 충분히 책임을 인정하고 있었죠. 이번 입법예고안은 이러한 현장의 요구와 변화를 법적인 조항으로 확정한 것에 불과해요."

"더구나 현장에서 사고가 나는 건 고정식 기계 설비만이 아니에요. 물론 대형 타워크레인이 넘어지면 위험의 정도가 크지만, 현장투입 비율만 놓고 보면 다른 건설기계 기종들이 훨씬 많고 사고도 빈번해요. 예컨대, 대개 25톤 덤프가 27개 기종 중에 현장투입 비율이 절반이 넘어요. 그만큼 덤프 전복이나 작업 중 추락 등 크고 작은 사고들이 매일 같이 일어나죠.

하지만 사회적으로 문제되지 않으면 보호받지 못해요. 산재보험 적용 특례를 정할 때처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어야만 해당 직종을 포괄하는 것이죠. 싸우지 않으면 보호받을 수 없는 거예요. 그런데 정부가 진심으로 건설현장의 산재사망사고를 줄이고 싶다면, 그렇게 접근하면 안 되죠. 이동식 기계 설비를 포함한 27개 기종 전체에 대해 원청책임을 강화해야죠."



건설기계 노동자에게 위험과 비용을 전가하는 원청

하지만 원청책임을 묻는 것은 단지 건설기계 노동자 보호 필요성이 사회적으로 인정되기 때문만은 아니다. 원청이 하도급 구조를 활용해 건설기계 노동자에게 위험과 비용을 전가하기 때문이다. 김학열 지부장은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원래부터 전통적인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틀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처음부터 특고였던 건 아니에요. 예전에 덤프기사들도 건설사에 정규직으로 고용돼서 일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저는 한진그룹 계열사였던 한일개발에 입사해서 7~8년간 근무했어요. 그때만 해도 건설사들이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장비와 기사를 갖추고 있어야 했죠. 하지만 80년대 중후반 국내 건설경기가 나빠지면서 공사수주자격 규제가 완화되고 건설사들이 재무건전성을 높여 이윤을 최대화하기 위해 중장비 등 유휴고정자본들을 줄여나가기 시작했어요.

물론 90년대 초반에 주택 200만호 건설 정책으로 건설경기가 반짝 좋아졌지만, 건설사 몸집 줄이기는 계속됐죠. 저도 그때 장비를 불하해주는 조건으로 회사 일을 계속 줄 테니 개인 사업자로 일하라는 요구를 받고 나왔어요. 기계 하나 주고 회사가 직원을 내친 격이었죠. 사업증 하나 달랑 가진 사장 아닌 사장이 됐죠. 이런 일이 레미콘부터 시작해서 다른 기종들로 확산됐어요. 그렇게 하도급 구조가 널리 퍼진 게 건설기계 노동자들의 모호한 근로자성의 출발점이었다고 생각해요."

건설업의 특성상 공정에 다수의 건설기계가 필요하다. 건설기계는 고정자본, 즉 유형고정자산에 해당한다. 유형고정자산의 구입·운영·유지에는 각종 고정비용과 감가상각비용이 든다. 문제는 계절에 따라 공사수주 물량의 변동이 크고 거시경제순환에 따라 건설경기가 유동적이라는 점이다. 몇몇 대형건설사를 제외하고는 공사 물량이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확보되는 경우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건설사들은 경기 순환에 유연하게 대응하여 재무구조 건전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한국의 건설사들은 80년대 중후반 이후 지속적으로 건설경기가 하락하는 국면에서, 이윤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기 위해 고정자본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취하였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건설기계를 임대하여 공정에 투입하는 비율을 높였다. 그 결과, 하도급이 건설현장에 널리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나 그 반대급부로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건설기계 운용에 따르는 각종 비용과 건설현장의 위험을 떠맡게 되었다.

한마디로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특고로 진입하게 된 이유는 건설사들의 이윤추구전략 때문이었다. 원청이 이윤은 최대한 사유화하고 비용과 위험은 건설기계 노동자들에게 전가한 것이다. 따라서 건설기계 노동자들에 대한 산재 적용 및 안전보건 조치 확대 요구는 단순히 건설현장의 위험이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보다 근본적으로 건설기계 노동자들을 특고로 전환시킨 원청에게 사회적 책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건설현장의 하도급 구조가 위험의 외주화를 통해 지탱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고용노동부의 입법예고안은 한계가 명확하다.     



건설기계 노동자들의 안전보건을 위해 남은 과제들

다른 한편, 원청책임 강화뿐만 아니라 27개 기종에 대한 산재법 확대 적용이 정말 실효성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해 질문해봐야 한다. 특례규정에 따라, 건설기계 노동자들도 1인 차주에 한해서 산재를 인정받는다. 하지만 김학열 지부장은 실제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타인을 고용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공사 기간이 점점 단축되면서 정해진 시간 내 많은 공사 물량을 해치워야 하기 때문에, 1인 차주 혼자서는 해낼 수가 없어요. 그래서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타인을 고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산재법은 여전히 1인 차주에 한해서 보험이 제공되도록 규정되어 있죠."

또한 김학열 지부장은 지금처럼 특고에 대한 특례 조항으로 산재보상과 안전보건 조치의 적용범위를 확대해 나갈 경우, 노동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난점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임금체불, 부당해고 등에 대항하기 위해선 노동기본권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전통적인 근로자와 동등한 법적 지위를 누리지 못할 경우, 현행 법체계 내에서 어렵지 않겠냐는 우려였다.

마지막으로 일부 건설현장들에서는 고용 조건으로 적용확대 제외신청을 건설기계 노동자들에게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얘기하며, 이런 사례들을 적발하고 위반 시에는 강력한 처벌을 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평생 정규직이길 바랬다는 김학열 지부장. 사업증만 하나 달랑 가진 사장 아닌 사장이 되어 버린 지금, 그의 바람은 단 한 가지였다.

"최저수준의 임금을 유지하며 겨우겨우 살아가는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노동기본권과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권리를 쟁취하기를 바랍니다. 건설기계 노동자들 모두에게 산재법, 산안법이 제대로 적용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싸워나갑시다. 투쟁!"

 

 

[언론보도]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입법예고안 평가 (19.04.26, 매일노동뉴스)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입법예고안 평가

승인 2019.04.26 08:00

정부가 지난 22일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의 하위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김용균법에 김용균이 없다”는 우려부터 “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준다”는 정반대 비판도 나온다. 노·사·전문가들에게 입법예고안 평가를 들었다.

입법취지 살리지 못하고 뒷걸음질
류현철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

출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원래 고용노동부는 최초 제출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에서 보호 대상을 ‘일하는 사람’으로 잡았다. 그게 사실 중요한 입법정신이고 입법취지다. 현대사회에서 고용형태가 급격하게 달라지고 있는데 그런 고용관계 복잡성과 특수성을 인정해 근로자가 아닌 일하는 사람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산업안전보건법을 만들겠다니 환영할 만했다. 이제까지 제대로 적용되고 보호받기 어려웠던 부분, 특히 위험한 노동이나 특수고용직 등을 포괄하기를 기대했다.

[언론보도] [건설노동자가 본 김용균법 하위법령1~3] 안전할 권리에 차별이 있을 수 없다 (19.04.25, 매일노동뉴스)

[건설노동자가 본 김용균법 하위법령 ①] 안전할 권리에 차별이 있을 수 없다

이승현 건설노조 노동안전국장
 2019.04.25 08:00

출처: 건설노조

정부가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의 하위법령을 입법예고했다. 노동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 밑바닥에서 일하며 사망사고를 가장 많이 당하는 건설현장 노동자들도 그렇다. 건설노동자들이 왜 문제를 제기하는지 3회에 걸쳐 이유를 설명한다.<편집자>

전부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 76조는 건설공사도급인(원청)에게 "자신의 사업장에서 타워크레인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계ㆍ기구 또는 설비 등이 설치돼 있거나 작동하고 있는 경우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건설기계의 계약형태가 아닌 위험성을 기준으로 건설공사 도급인(원청)에게 건설기계에 대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문제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67조에서 해당 기계·기구를 타워크레인, 건설용 리프트, 항타기, 항발기로 협소하게 제한했다는 것이다. 이는 설치·해체가 필요한 기계·기구에만 원청 책임을 부여한 것이다. ‘작동하고 있는’ 건설기계에도 안전보건조치를 규정하고 있는 해당 법조항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내용이다. 중요한 것은 실제 대부분 건설기계에 의한 사망사고가 덤프·굴착기·크레인·지게차 등 ‘작동하고 있는’ 건설기계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노동부 역시 같은 진단을 하고 5대 건설기계를 중심으로 건설기계 사망사고 예방활동을 전개한 것 아니었나.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8080

 

[건설노동자가 본 김용균법 하위법령 ①] 안전할 권리에 차별이 있을 수 없다 - 매일노동뉴스

정부가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의 하위법령을 입법예고했다. 노동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 밑바닥에서 일하며 사망사고를 가장 많이 당하는 건설현장 노동자들도 그렇다. 건설노동자들이 왜 문제를 제기하는지 3회에 걸쳐 이유를 설명한다.<편집자> 고용노동부가 지난 22일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건설현장의 많은 노동자들은 산업안전보건법이 통과될 때 원청 책임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노동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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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동자가 본 김용균법 하위법령 ②] 건설기계 노동자 안전보건조치 '빛 좋은 개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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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동자가 본 김용균법 하위법령 ②] 건설기계 노동자 안전보건조치 '빛 좋은 개살구' - 매일노동뉴스

정부가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의 하위법령을 입법예고했다. 노동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 밑바닥에서 일하며 사망사고를 가장 많이 당하는 건설현장 노동자들도 그렇다. 건설노동자들이 왜 문제를 제기하는지 3회에 걸쳐 이유를 설명한다.<편집자> 2018년 2월 처음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을 제출했을 때 고용노동부는 야심 차게 ‘일하는 사람’ 개념을 법안에 넣겠다고 공표했다. 결국 법안 확정 과정에서 ‘노무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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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동자가 본 김용균법 하위법령 ③] 송·배전노동자 안전보건대책 한국전력 책임이다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8177

 

[건설노동자가 본 김용균법 하위법령 ③] 송·배전노동자 안전보건대책 한국전력 책임이다 - 매일노동뉴스

정부가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의 하위법령을 입법예고했다. 노동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 밑바닥에서 일하며 사망사고를 가장 많이 당하는 건설현장 노동자들도 그렇다. 건설노동자들이 왜 문제를 제기하는지 3회에 걸쳐 이유를 설명한다.<편집자>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은 송전-변전-배전의 과정을 거쳐 각 가정과 기업에 전달된다. 송전공사는 발전소와 변전소 사이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송전탑을 세우고 전선을 가설하는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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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4. 필요하다! 택배 노동자들의 권리 찾기 선언 / 2017.10 ·11

필요하다! 택배 노동자들의 권리 찾기 선언

-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김태완 위원장 인터뷰


나래 상임활동가


청명한 가을 하늘은 과연 누구에게나 고를까. 함박웃음을 짓는 인파들을 가로질러 인터뷰하러 가는 길이 무겁게 느껴졌다. 지난 8월 28일부터 서울 고용노동청 앞에서 택배 노동자의 노조 인정을 요구하며 2달 넘게 노숙농성을 하는 김태완 위원장을 10월19일 가을 하늘빛을 닮은 푸른색 천막 농성장에서 만났다.


본인 역시 2013년부터 택배 일을 시작해 지금도 택배 노동자로서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김태완 위원장은, 특수고용 노동자인 택배 노동자들이 왜 노동조합을 만들 수밖에 없었는지 이유를 털어놓았다.

"우리 신분이 특수고용 노동자이다 보니, 노동자로서 기본권리가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우리를 노동자로 대하고 일을 시키죠. 그런데 법적 보호가없다 보니 노예시장 분위기가 있어요. 예를 들어 회사가 정책 변화하면서 비용이 발생하면 그 비용을 노동자에게 전가해요. 발생하는 비용을 메우기 위해 노동자는 일해요. 결국, 장시간 노동으로 이어지고, 부당함에 맞서 자기 권리를 주장하려고 하면 바로 계약해지 당합니다. 그러므로 노동조합 만들기가 어려워지죠."

특수고용직은 근로계약이 아닌 위임계약, 도급계약을 맺어 개인사업자로 분류가 된다. 학습지 교사, 화물 노동자, 골프장 캐디 등이 있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 가장 일상적으로 접하는 이들 중 택배 노동자들이 있다. 이들은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업무 대가로 수수료를 받으며,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당연히 회사는 노동자들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회피하고 악용한다. 따라서 노조 설립은 물론 파업, 사용자와 교섭조차 할 수 없다.

"노조에서 설문조사를 했는데 월평균 소득이 320만 원 정도 나왔어요. 많이 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희가 일하는 걸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혀 그렇지 않아요. 아침 7시까지 출근해서 오전 내내 터미널에서 물건을 받아요. 그러면 배송 출발 시각이 평균 1, 2시예요. 오후 5시까지 고객들에게 배송하죠. 하루 평균 배송 물량이 250개, 200가구 정도예요. 물건 당 소요시간이 1분이어야 해요. 1시간에 40~50개를 해야죠. 그런데 배달이 어려운 지역은 한 시간에 20개 하기도 벅차요. 그렇게 배송 못 한 게 남으면 다시 배송 나가요. 거기서 끝이 아니에요. 다시 서브 터미널(옥천, 대전 등)의 사무실로 복귀해서 누락, 가격 조정 등 전산업무를 약 1시간 동안 해요. 배달 업무가 전부가 아니죠. 평균 저녁 8시에 퇴근하는데, 배송이 다 안 끝나면 밤 11시, 12시까지 일합니다."

특수고용직인 이들은 당연히 연차도 없고, 수당도 없다. 오로지 물건 당 수수료로 월급이 책정된다. 하지만 회사는 택배 노동자들이 돈을 많이 번다며 악선전을 한다. 가족들과 저녁밥 먹을 시간도 없이 일하는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지 않으면서 말이다.

다행히 지난 5월 국가인권위원회는 노조법이 정한 근로자의 범위에 특수고용직을 포함할 것을 고용노동부에 권고했다. 이어 10월 17일 고용노동부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독려, 특수고용직의 노동권을 보호할 수 있게 특별법 제정 또는 노동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김태완 위원장의 판단과 고민을 물어보았다.

"특수고용 노동자 문제는 워낙 심각한 문제입니다. 특수고용 형태 노동시장은 계속 확대되고 있죠. 사용자 관점에서 비용 절감, 업무지시 등에 쉽기 때문에 이렇게 될 수밖에 없어요. 워낙 문제가 심각했기 때문에 이전 정부들이 친 노동 정부가 아님에도 개선에 대한 의견이 있었죠. 권고 발표 후 아직 노조와 구체적 안을 만들기 위한 자리를 제안 받진 않았습니다. 이후 구체적으로 방안을 마련한다면 정부는 설립신고 내주는 것뿐만 아니라 노동자 편에서 증인으로 나와 적극적으로 방어해줘야 합니다. 노동존중을 얘기하는 정부라면 그렇게 해야죠."

김태완 위원장에게 택배 노동자들이 바라는 일터에 관해 물었다.

"가족을 위해, 나라를 위해 고생하며 온 사람들입니다. 그러면 적어도 이 사람들이 정당하게 일한 만큼 대우받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 되면 좋겠습니다. 청년들이 들어와 보람을 느껴 '평생 여기서 일하며 살 수 있겠다.' 생각할 수 있도록 노동조건을 바꿔야 해요."

노숙농성이 하루빨리 끝나길 바라며 농성장 인터뷰를 마친 얼마 후 노조는 지난 10월 23일부터 노조 설립 필증 쟁취를 위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그리고 바로 11월3일 고용노동부는 "택배노조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설립신고 요건을 충족했다고 판단해 설립신고증을 교부했다"고 노조설립을 인정했다. 노동자들의 투쟁이 없었다면, 시민사회의 연대가 없었다면 불가했을 결과였다. 그러나 대리운전기사노조의 설립신고는 반려됐다. 택배노조의 승리를 시작으로 전체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권 쟁취를 위한 투쟁이 힘이 받길 간절히 바란다.

[노안뉴스] 2016.01.25.~02.22 모음

                                

- 2/1 '울산산업단지 사고사례집' 발간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60201_0013871631&cID=10814&pID=10800

 

- 2/1 가정폭력 안전체감도 '불안'이 '안전'보다 5배 높아...국민 10명중 3명 "사회 안전"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60201_0013872714&cID=10201&pID=10200

 

- 2/2 안전보건공단 "산재감소 목표 달성에 매진하겠다" 올해 첫 전국 기관장 회의 개최
http://www.electimes.com/article.php?aid=1454381567131151015


- 2/2 삼성전자서비스, 저성과자 일반해고 선제적 도입, 영등포센터 저성과자 분류 공고 통보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100484


- 2/11 ‘50인 미만 도매ㆍ숙박 및 음식업도 근로자 안전보건교육 시켜야’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60211000110


- 2/11 하반기부터 50억원 이상 건설현장엔 안전관리자 '필수'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60211_0013890141&cID=10201&pID=10200

 

- 2/12 파견사업 결격 '3년 유지' 조항 삭제 추진
[the300][런치리포트-2016년 정부입법계획(8)]고용노동부 파견근로자보호법 등 개정 추진
http://the300.mt.co.kr/newsView.html?no=2016021110587695207

 

- 2/16 삼성전자 하청공장에서 벌어진 상상초월의 산업재해
“유령 노동자들, 70년대도 아니고 메탄올 중독이라니”… 드러난 건 처음, 추가피해가능성도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28052

 

- 2/16 삼성 백혈병 3주체, 첫 공개 토론…사과·보상 이견 팽팽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30620.html


- 2/18 '산업재해 80%' 50인 미만 사업장서 발생…산업안전 기술지원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60218_0013904640&cID=10201&pID=10200

 

- 2/18 '교대근무자'를 위한 잘 자고 잘 사는 법 (조선일보 큐레이션 뉴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2/15/2016021502022.html


- 2/19 반복되는 태안화력 사고사… '안전불감증' 여전
대형 공사 현장임에도 안전장치 없어 발생한 '인재'
부실 설계·비전문 기계공 작업 등 '주먹구구식 공사' 지적도
http://www.shina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491749


- 2/19 건설현장서 톱날에 다친 하도급업체 직원…法 "건설사 75% 책임“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60219_0013905997&cID=10201&pID=10200

 

- 2/19 보험업계 걱정에? 산재보험 의무화법 2년째 방치
퀵서비스·보험설계사 등 특고노동자, 회사 눈치에 가입률 10% 못 미쳐
개정안 발의 됐지만 법사위서 낮잠, 여당 "국가가 가입강제 안돼" 제동
야당도 통과 어려운 원안만 고수, 노동계선 민간 보험사 입김說 돌아
http://www.hankookilbo.com/v/f26ff68e6e9746c4bd91df0ad3fa9f52

 

- 2/19 [속보]대법 “산별노조 지회, 기업별노조로 형태 전환 가능”…파기환송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2191419491&code=940301

 

- 2/19 노동계 “노조법 제정 취지에 위배” 반발 경총 “노동자의 자주적 선택 존중 판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02192154305&code=940301


 

[성명] 배달알바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멈춰야 한다.

[성명] 배달알바노동자, 죽음의 행렬을 멈춰야 한다.

설 연휴 막바지인 2월 21일, 비오는 토요일에 한 알바 노동자가 사망했다. 오토바이 배달을 하던 추모씨(19)가 빗길에 미끄러진 것이다.

 

배달 아르바이트노동자들의 죽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제 배달알바 노동자들은 자동차 사이 좁은 틈으로 빨리 빠져나가기 위해 오토바이의 백미러를 떼 가며 배달 속도를 올리고 있다. 추모씨처럼 수수료 2천원에 목숨을 걸며 역주행과 신호위반을 밥 먹듯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배달의 민족이나 배달통 같은 스마트폰 배달앱이 활성화되고, 자영업자들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고심하면서 ‘배달대행’ 이라는 시스템이 생겨나고 확산되기 시작했다. 각 점포에서 배달원을 고용하지 않고, 배달만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에 배달을 외주화 한 것이다. 배달대행업체는 더 많은 수익을 위해 더 많은 음식점과 제휴를 맺게 되고 그 결과 배달알바 노동자는 더 많은 음식점에서 음식을 가져다가, 더 넓은 지역으로 배달을 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배달노동자는 음식점과 배달대행업체 양쪽으로부터 음식이 신속히 배달할 것을 요구받게 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배달알바노동자는 처음 배달대행업체에 고용될 때 노동자가 아닌 오토바이를 대여 받아 본인이 기름 값을 부담하는 외양을 띄고 있다. 게다가 자비로 음식점에서 음식을 구매한 후 거기에 수수료 2~3천원을 더 붙여 음식을 주문한 손님에게 되파는 형식이다. 그리고 이 주문이 취소되었을 때, 모든 손해는 배달알바 노동자가 떠맡아야 한다.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 인정되지 않는 특수고용노동자인 것이다.

 

심지어 2012년 인천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가 한 배달대행업체에서 일했던 청소년 노동자들이 배달대행업체 사장님을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노동청에 진정했을 때, 인천 중부고용노동청은 “해당 업주와 오토바이 배달 청소년들이 고용주와 고용인의 종속관계가 아니다” 라며 사건을 간단히 종결시킨 바 있다. 이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빨리 배달하라며 음식점과 배달대행업체에서 이중으로 압박을 받고, 배달이 늦어져 손님이 음식을 반품하면 온전히 자기 손해로만 남으면서도, 노동자로 인정을 받지도, 산재보상을 받지도 못한다. 그러는 사이 음식점에서는 인건비를 절약하고, 배달대행업체는 수수료로 배를 불리고 있다.

 

속도 경쟁을 요구하는 배달노동은 다른 형태로 지속되고, 청소년들은 성인배달노동자들이 꺼리는 틈새시장에서 배달대행이란 형태로 열악한 노동이 반복되고, 불이익을 받더라도 어디에도 호소할 곳조차 없는 노동시장의 가장 밑바닥으로 내몰리면서 이번과 같은 사고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게다가 이들을 사업주로 만든 것은 오로지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한 탐욕의 소치이다. 따라서 배달대행 업체에서 노동을 하는 청소년들에 대한 노동자성 인정과 함께 고용노동부의 상시적 근로감독과 최저임금 현실화, 노동인권교육 및 산업안전보건교육이 시급히 이루어 져야 한다. 그것이 이 끝없는 배달 알바 노동자의 죽음의 행렬을 멈추는 유일한 길이다.

 

3월 4일
알바노조 ·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