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리포트] 특성화고 실습실 유해환경 개선을 위한 조사 및 분석 연구 / 2019.02

[연구리포트]

 

특성화고 실습실 유해환경 개선을 위한 조사 및 분석 연구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연구 배경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SKY 캐슬이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이제 학벌도 계급과 계층에 따라 결정된다고 하지만, 한국 사회 누구도 대학 서열, 학벌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에 비하면 특성화고 학생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참 관심이 적은 편이다. 201711월 제주에서 전공과 관련 없는 생수 업체에서 특성화고 이민호 씨가 현장실습 도중 사망한 것을 계기로, 교육부는 조기취업형 현장실습을 폐지하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제도 변경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 1월 사실상 조기취업형 현장실습을 부활시키겠다는 제도 보완책이 나왔다. 2017년 한 해에만 2명의 고등학생이 현장실습 도중 사망했고, 이 때문에 제도가 바뀌었다는 것은 다들 잊은 듯하다. 농담처럼 교육계와 우리 사회의 관심은 인문계 고등학교>초등학교>중학교>특성화고등학교 순이라고 자조하기도 하는데, 이래서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특성화고 학생들의 실습실 환경을 보면 이런 자조가 농담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특성화고 학생들은 실습실에서 상당 시간 교육을 받고, 전문교과 교사들은 가르치는 업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특성화고 실습실은 일반적인학습 환경으로서 학교보건법에서도, 교사가 일하는 일터로서 산업안전보건법에서도 전혀 관리받지 않고 있다. 2016년 한 기계과 교사의 제보로 처음 특성화고 교내 실습실의 환경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연구소에서는 서울노동권익센터와 서울성모병원의 지원을 받아 서울시 내 2개 특성화고의 실습실 환경을 조사했다.

 

  당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 사업장 노동자들이 노출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유해물질에 교사와 학생이 모두 노출되고 있었다. 기계과 용접 실습의 경우 소음은 TWA79.8~87.1 dB(A), 용접 흄 및 분진은 1.56~5.86 mg/이었다. 자동차과의 경우 소음은 72.1~86.4 dB(A), 용접 흄 및 분진은 0.92~2.72 mg/이었다. 이는 조선소 용접작업자나 자동차 정비사업소 작업환경측정 사례와 유사한 수준이다. 중금속 및 유기용제 노출 수준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런 노출 수준은 산업안전보건법상의 노출 기준보다는 낮지만, 통계적으로 보면 노출 기준을 초과할 때도 있으며, 당장 노출을 줄이기 위한 행동이 필요한 노출 수준을 웃도는 수준이다. 2016년 이 연구 결과를 서울시교육청에 알리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결국 2018년에 서울시교육청이 특성화고 실습실 작업환경 실태 조사연구 용역을 내게 되었다. 이 연구를 통해 더 다양한 특성화고와 실습실의 실태를 드러내고, 특성화고의 특성에 맞는 교사와 학생의 안전보건 관리 체계를 제안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연구 결과 1 : 학교 실습실,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

 

전문교과 교사들이 상당한 수준의 유해물질에 노출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학교 실습실은 산업안전보건법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 산업안전보건법상 교육서비스업은 시행을 유보하거나 제외 조항으로 되어 있는 영역이 많다. 그래도 가장 기본적인 안전보건 조치 중 하나인 작업환경측정, 특수건강진단 등은 적용 제외가 아니다. 물론 지금까지 특성화고 내 실습실과 전문교과 교사를 대상으로 이런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조차 거의 없었다. 학교 환경 측정 시에도 실습실은 제외하고 조사를 하기도 한다.

 

특성화고 실습실 작업환경측정은, 청소년이 함께 노출된다는 점을 고려해 적정한 노출 기준을 마련해서 진행해야 한다. 전문교과 교사들의 건강을 위해서 특수건강진단 적용 의무 여부를 확인하고, 적절한 수준에서 실시해나갈 필요가 있다. , 교육서비스업에서 실시 의무가 없는 안전보건교육, 보건관리자 선임,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운영 등도 교육청 단위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성화고 학생에 대해서는 안전교육에 산업안전보건교육을 포함하여 강화할 뿐 아니라, 교사들도 노동자로서 필요한 안전보건교육을 충분히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현행 학교보건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학교 보건위원회에 노동안전보건 담당자가 들어가 역할을 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다.

 

연구 결과 2 : 실습실 환경 개선과 교육 강화, 전문인력 선임 필요

 

  연구 중 가장 중요한 과정은 실습실 방문 조사였다. 2개 산업정보학교, 5개 공업고등학교를 방문학교로 선정하였다. 대표적인 학과들은 모두 한군데 이상 학교에서 방문이 가능하도록 하였고, 방문 시 해당 학과에 속한 실습실을 가능하면 모두 관찰하도록 했다. 한 개 학교를 제외하고는 모두 2인의 연구진이 방문하여, 짧은 시간 현장을 돌아보는 대신 놓치지 않고 문제를 발견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방문 전 연구진 회의를 통해 특성화고 실습실 현장평가용 위험성 평가 도구를 만들었다. 안전보건 체계, 피난수단 및 안전 장비, 개인보호장비, 위험정보전달, 환기장치 등 총 9개 영역에 대해 각각 2~5개 문항으로 구성했다. 조사 이후 학교에서도 실습실 환경관리를 위해 활용되기를 바랐다.

 

학교 방문 결과, 안전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높아졌으나, 산업안전, 산업보건으로까지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안전교육은 증가했으나 산업안전보건교육은 부족하고, 안전보건규정이나 화재안전설비는 갖춰져 있지만 산업안전보건 관련 설비는 미비했다. 

이를 개선하려면, 실습실 환경 개선과 안전보건증진 활동을 위해 실습 안전과 보건을 목적으로 하는 예산을 따로 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이 비용 중 일부는 과목별로 필수적인 보호구를 제공하는 데 사용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학교에 따라 예산 규모와 환경 수준의 차이가 컸는데, 학교에 따라서는 간단한 호흡기 보호구 구입 마저 어려운 경우도 있었다. 안전보건과 관련된 비용에 대해서는 프로젝트나 성과 중심의 접근 대신 보편적인 예산 배분이 필요하다. 

학교 실습실은 설계 단계에서부터 안전보건 관점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현존하는 실습실에 바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실습실이나 학교 신축 과정에서는 설계 단계에서부터 안전보건을중요 요소로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세안시설, 조도나 채광, 적절한 면적, 국소배기장치, 내장 안전 설비 등은 애초 설계 단계에서부터 충분히 고려돼야 할 것이다.

그나마 산업안전보건 분야에 부족한 관심마저도 특정 부분에 집중돼 있었다. 예를 들어, 화학물질 관리의 기본이 되는 물질안전보건자료에 대한 인지도는 매우 낮았다. 유기용제뿐 아니라, 용접봉, 납땜 실 등도 모두 화학물질로 다뤄져야 하고 물질안전보건자료 등을 갖춰야 하는데, 교사나 학생 모두 거의 인지하지 못 하고 있었다. 화학물질 격리, 밀봉, 문서관리 등도 잘되지 않고 있었다. 인간공학적 유해요인에 대한 인지도 역시 낮았다. 

더불어 과별, 학교별 유해요인 노출 및 실습실 환경에 차이가 매우 크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개선 과정에서 유해요인 노출이 많은 과, 고독성 물질 노출이 많은 과 실습실을 우선 개선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 실습실 개선을 개별 학교에 맡기는 방식보다, 교육청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가능하다면 교육청이 계획을 수립해 순차적으로 개선해나가는 것이 효율적인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일부 학교에서 돈과 시간을 들여 개선 활동을 했지만, 안전보건 측면에서 부적절하거나 효과가 떨어지는 방식을 채택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안전보건 전문가가 아닌 각 학교 교사들이 개선 활동을 책임지는 방식 대신, 교육청이 나서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실습실 환경만 개선하는 게 전부가 아니다. 보호구 착용, 안전작업 등 작업 관행과 문화를 바꿔나가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방편 중 하나로, 기능 및 자격 시험 평가 항목 점수 구성에서 안전 비중을 높이는 방안도 고민할 수 있다.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안전보건 교육을 점검하고 강화해야 하며, 학교 위험성 평가에 실습실을 포함시켜야 한다. 나아가 교육청 차원에서 실습실 안전보건 총괄하고 관리/지원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선임하여 이와 같은 과제를 추진해 나가는 방안을 고민할 것을 제안한다. 이런 전문인력 선임은 정책의 효율성을 높일뿐 아니라, 교육청이 특성화고 학생과 교사의 안전 보건 문제 해결을 중요한 문제로 보고 있다는 신호가 될 것이고, 현장에서의 변화를 추동하는 힘이 될 것이다.

 

후속 과제


 이번 연구는 특성화고 실습실 환경 조사에서도 아주 초보적인 수준이었다. 실측도 없었고, 문제의 실마리를 드러낸 정도였다. 범위를 더 넓혀서 특성화고 교사의 노동건강권, 특성화고 학생들의 건강권 전체의 과제로 생각해본다면 앞으로 할 일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학교 실습실 안전보건을 증진하고 교사와 학생의 건강권을 확보하기 위한 후속 연구들이 진행되어야 한다.

 당장 산업안전보건법 이행을 위한 과제들이 있다. 표본 학교를 대상으로 실습 중 유해물질 노출 수준을 실제로 측정해 평가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를 통해 실습실 유해환경 평가모델을 만들어, 작업환경측정처럼 정기적인 관리와 감독을 해나가야 한다. 대표성 있는 표본 학교의 교사를 대상으로 특수건강진단을 시행하고 특수건강진단 시행 매뉴얼을 제시할 필요도 있다. 기계과, 전기과, 자동차과, 미용과 등 주요 전문과별 실습실 표준모델을 개발하여 각 실습실의 설계, 건축, 장비 설치, 환기설비, 유지 보수와 관련한 표준을 선정하고, 이를 근거로 학교별로 실습실에 개선과제를 적용하도록 도와야 한다.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시 교육청에서 특성화고 유해환경 개선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구에서 제안했던 것처럼 교육청 차원에서 개선 활동을 직접 진두지휘하지 않고 개별 학교의 개선 활동이 된 점은 아쉽고, 제안된 다양한 후속 연구와 사업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연구 결과가 서울시교육청에 특성화고 실습실 상황까지 고려한 산업안전보건 체계 수립의 근거가 되기를 기대한다. 향후 각 시도교육청에서도 포괄적인 산업안전보건 체계를 수립하고 운영하는 데에 본보기가 된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다.

[기자회견] 현장실습 개악안 중단 요구 기자회견

기/자/회/견/문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현장실습으로 회귀하자는 것인가? 
더는, 희생을 강요하지 마라!
당장, 직업계고 현장실습 제도 개악안을 중단하라!




교육부는 ‘산업체 현장실습 참여 기피’, ‘조기취업 기회 단절에 따른 고졸 취업률 하락’을 이유로 안전과 교육을 포기하고 있다. 교육부는 1월 17일 ‘직업계고 현장실습 보완 방안 마련’을 위한 국회 공청회에서 산업체가 ‘안전사고 부담’과 ‘관리 부담’, ‘늦은 채용’으로 현장실습을 기피하기 때문에 ‘보완’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직업계고 현장실습이 교육 목적보다는 저임금 노동력 활용’으로 변질되어 ‘조기취업형 현장실습’을 폐지하고 ‘학습중심 현장실습’으로 가려던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산업체가 기피하는 것은 학습중심 현장실습이 가능한 기업이 극소수이고, 그간 현장실습이 무분별하게 이뤄졌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우리는 교육부가 교육과정 운영을 중심으로 현장실습을 고민하지 않고 기업 요구 중심으로 판단하고 정책을 뒤집는 현실에 깊이 우려한다. 시행 1년도 안 되어 방향을 바꾸고, 기업의 ‘늦은 채용’을 걱정하는 것은 교육부가 교육을 포기하는 것이다. 교육부는 기업의 요구대로 학생을 일찌감치 ‘저임금 노동력’으로 내어줄 방안에 골몰할 것이 아니라 학생에게 필요한 훈련체계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 지원할 것인지 고민한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교육부는 ‘욕받이 부서’에서 학생을 혹사시키고, 제주 음료공장에서 홀로 기계를 지키도록 내버려둔 산업체의 무책임함을 벌써 잊었는가. 이를 방기한 교육부는 어떤 책임을 졌는가? 기업의 ‘안전’에 대한 책임은 부담이 아니라 마땅히 져야 할 의무다. 기업이 져야 할 마땅한 의무는 요구하지 않고 교육의 방향만 바꾸겠다는 것은 ‘보완’이 아니라 ‘개악’일 뿐이다.

교육부는 안전 책임을 다하지 않는 기업에 학생을 내모는 개악안을 당장 멈춰야 한다. 
2017년 두 명의 안타까운 희생 후 교육부가 ‘학습중심 현장실습’ 계획에서 가장 강조한 것이 ‘안전’이다. 이를 위해 안전하게 학습중심 현장실습이 가능한 ‘선도기업’을 선정한다고 했다. 그러나 선도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조차 학생들에게 제대로 실습을 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안전하고 건강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우리는 서울, 전북, 충남 등의 지역에서 선도기업 선정 과정, 실태 조사 과정, 실습 운영 과정 전반이 모두 엉망인 것을 확인했다. 선도기업 선정을 신청한 학교의 교장과 취업담당교사가 선도기업 선정위원회에 참여하고, 실태 조사자가 불승인 의견을 낸 기업이 최종 선정되기도 했다. 실습이 운영 중인 기업을 방문해보니,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업장도 수두룩했다. 무엇보다 현장실습 나간 학생이 “이런 기업에 오래 있고 싶지 않다”는 의견을 내도 무시하고 선도기업으로 선정했다. 
교육부가 선도기업 3만 개 이상 발굴 책임을 담당교사에게 미루고, 담당교사가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기업을 찾아다니며 읍소하는 현실에서 이런 결과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교육부는 듣기에만 그럴듯한 선도기업을 내세워 ‘학습중심 현장실습’을 강행한 것에 책임부터 져야 한다. 안전은 뒷전인 기업에 학생을 내모는 일을 당장 멈추고, 더 늦기 전에 교육부 본연의 역할이 무엇인지 성찰하기 바란다. 

교육부는 시대착오적인 ‘취업률 60% 달성’ 목표를 철회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1월 25일 사회관계장관 회의에서 교육부장관은 “2022년까지 직업계고 취업자 비율 60% 달성”이라는 시대착오적인 취업률 목표를 내놓았다. 2008년 MB정부에서 추진한 취업률 60% 계획은 2006년에 마련한 ‘현장실습 정상화 방안’을 되돌리는 결과를 낳았다. 그 후 취업의 질은 외면한 채 취업률 목표 달성을 위한 양적 경쟁에만 매달린 학교에서 학생을 마구잡이로 기업에 보내 사고와 사망이 끊이지 않았다. 2011년 광주 기아자동차에서 주야 맞교대 현장실습 중이던 학생이 쓰러져 아직 사경을 헤매고 있다. 2012년 고 김OO, 2014년 고 홍OO, 고 김동준, 2016년 고 김동균, 2017년 고 홍수연, 고 이민호, 또, 그 밖에 알려지지 않은 현장실습생이 취업률 경쟁에 희생되었다. 이런 결과를 두고 다시 ‘취업률 60% 달성’을 목표로 10년 전으로 돌아가자는 것인가. 더는 교육부가 나서서 학교간, 학과간, 학생간 경쟁을 부추겨 죽음의 취업률 컨베이어벨트에 오르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교육부는 정확한 통계 없이 신뢰하기 힘든 하이파이브(hifive) 집계 자료를 근거로 주먹구구식 통계를 내고 이를 근거로 오락가락 정책을 내고 있다. 교육부가 추진해야 할 정책은 직업계고 학생의 졸업 후 취업유지율 확보와 취업 지원, 학력간 임금 격차 해소, 고졸 취업자 차별 문제 해소 방안이다. 이런 책임은 방기한 채 다시 학생들을 위험한 일터로 내몰아 졸업 전 현장실습을 취업이라 우기며 취업률 목표를 달성했다고 호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교육부가 무책임하게 과거 회귀 정책을 반복하는 동안 현장실습 중 목숨을 잃은 학생들의 가족은 조금도 바뀌지 않은 답답한 현실에 분노하고 있다. 가족이 모여 교육부 장관 면담을 요구했지만, 아직 답변조차 없다. 희생자 가족의 목소리도 듣지 않는 ‘현장실습 보완책’은 누구를 위한 보완책인가? 현장실습에 참여한 학생에게 실태를 묻지도 않고 성급하게 내놓는 정책은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청년 노동자의 죽음으로 사회가 공분하고 있는 지금, 안일하게 거꾸로 내달리며 직업계고 학생의 안전과 생명권, 학습권을 위협하는 교육부를 강력히 비판한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교육부는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현장실습 개악안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2. 교육부 장관은 현장실습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학생들의 유가족과 먼저 대화하라.
3. 교육부는 학습중심 현장실습 참여 학생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하고 그 결과를 낱낱이 공개하라.
4. 결국 기업의 저임금 노동력 확보만이 목표인 파견형 현장실습을 폐지하라.

2019년 1월 30일 
기자회견 참여자 일동

[공동성명] 학생 안전과 교육을 포기한 현장실습 개악안 추진을 반대한다

교육부 현장실습 보완 방안은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현장실습으로 회귀하자는 것,

학생 안전과 교육을 포기한 현장실습 개악안 추진을 반대한다


교육부가 본격적으로 직업계고 현장실습 제도의 개악을 추진하고 있다. 2017년 한 해에만 콜센터와 제주 생수 생산 업체에서 두 명의 특성화고 현장실습생이 사망한 후, 당시 교육부 장관은 조기취업 현장실습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학습과 전혀 무관한 저임금 일자리에 고등학생들이 내몰리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교 현장의 반발을 핑계로 고작 3개월 뒤인 20182월 교육부는 계획을 후퇴시켰다. 실습 운영 역량과 학생 안전이 검증된 선도기업에는 3개월까지 조기 취업이 가능해졌다. ‘선도기업3만개 이상 발굴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고스란히 일선 교사들의 업무가 됐을 뿐이었다. 현장실습을 둘러싼 조건이 하나도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탁상공론으로 제시된 학습중심 현장실습은 시작부터 불가능한 계획이었다.

 

현재 선도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조차, 학생들에게 제대로 실습을 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안전하고 건강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실제로 우리는 서울, 전북, 충남 등의 지역에서 선도기업 선정 과정, 실태 조사 과정, 실습 운영 과정 전반이 모두 엉망인 것을 확인했다. 선도기업 선정을 신청한 학교의 교장 또는 취업담당교사가 선도기업선정위원회에 참여하고, 실태 조사자가 불승인 의견을 낸 기업이 최종 선정되기도 했다. 실습이 운영 중인 기업을 방문해보니,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업장도 수두룩했다.

사실상 직업계고 학생에게 학습중심 현장실습을 제공할만한 기업이 턱없이 적은 현실을 인정하고, 다시 한 번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자체의 목표와 필요성, 현실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그런데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현장실습 보완 방안학습중심 현장실습의 불가능성을, 2017년 이전의 조기취업 현장실습으로 회귀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다. 지난 117일 국회에서 열린 직업계고 현장실습 보완 방안 마련 국회 공청회에서 교육부는 안전사고에 대한 부담과 강화된 안전점검에 부담을 느낀 기업들이 현장실습에 참여를 기피한다면서, 학교-산업체가 원하는 시기에 현장실습이 가능하도록 절차 간소화, 선정 기준 완화하고, 선도 기업을 현장실습 전에 선정하지 않고 현장실습 운영 중에 심사인정하겠다고 했다. , 취업 기간이 짧은 것도 기업의 참여 기피 사유라며 사실상 6개월 조기 취업이 가능한 실습학기제를 실시하겠다고 한다.

한 마디로 사고 날까 부담스러운 기업까지 조기 취업 시키자는 얘기다. 안전사고가 부담되어 산업체 참여가 위축됐다면, 이는 그 동안 위험한 기업에도 억지로 현장실습을 나갔다는 방증이다. 안전점검과 지도· 관리를 두려워하는 기업이 배제된 것은 학교와 교육당국으로서는 반겨야 할 일이다. 취업 기간이 짧아 기업이 참여를 기피한다는 얘기는, 현장실습이 사실상 조기취업에 불과하며 졸업 이후 학생들을 붙잡아 둘 매력이 없는 기업들이 주로 현장실습에 참여하고 있다는 자기 고백일 뿐이다. 이런 기업들까지 참여를 확대하여 실시한다면, 그 현장실습의 목표는 대체 무엇인가?

 

심지어 125일 사회관계장관 회의 이후에는 “2022년까지 직업계고 취업자 비율 60% 달성이라는 시대착오적인 취업률 목표까지 내놓았다. 그 동안 취업률 달성을 위해 학생들은 배울 것이 없고 위험한 일터로 내몰리고, 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학교로 돌아올 수도 없었다. 사고와 죽음은 그럴 때 발생했다. 현장실습 보완대책과 연결해서 보면, 결국 취업률이라는 정치적 성과와 노동력 제공을 위해 현장실습이라는 미명으로 직업계고 학생들을 열악한 일자리에 욱여넣을 작정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학생의 안전 보장이 아니라 기업의 규제 완화에, 교육이 아니라 저임금 노동력 확보에만 매달리는 현장실습제도 아래서 사고는 언제든 다시 발생할 것이다.

 

이런 우려에 현장실습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학생들의 유가족들이 모여, 교육부 장관 면담을 요구했지만, 아직까지 답변조차 없다. 유가족의 목소리도 듣지 않는 현장실습 보완책은 누구를 위한 보완책인가? 청년 노동자의 죽음으로 사회가 공분하고 있는 지금, 직업계고 학생들의 안전 및 생명권과 학습권을 위협하며 거꾸로 가는 교육부를 강력히 비판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교육부는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현장실습 개악안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2. 교육부 장관은 현장실습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학생들의 유가족과 먼저 대화하라.

3. 교육부는 학습중심 현장실습 참여 학생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하고 그 결과를 낱낱이 공개하라.

4. 결국 기업의 저임금 노동력 확보만이 목표인 파견형 현장실습을 폐지하라.

 

2019128

전국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협의회

(경기도/광주/대구/부산/전북/충남/충북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민주노총제주본부 청소년노동인권사업단, ()부천노동인권 노랑, 서울청소년노동인권지역단위네트워크, 인천청소년노동인권넷 바로, 전남 청소년노동인권센터,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언론보도] '학습형' 현장실습 도입하자 취업률 '뚝'...기준 완화가 답? (EBS)

'학습형' 현장실습 도입하자 취업률 '뚝'‥기준 완화가 답?

교육, 중등

송성환 기자 | 2019. 01. 23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아직 정확한 취업률 통계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1년 만에 정책을 다시 뒤집는단 겁니다.

 

특히 산업현장은 그대로인데 현장실습 참여 기준을 낮추고 근로자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건 다시 과거로 돌아가잔 주장이라는 지적입니다.

 

인터뷰: 최민 상임활동가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현장실습) 나갈 데가 적어서 더 풀어줘야 한다는 건 한마디로 예전에 사고났던 곳, 자살 사고 있었던 곳 이런 곳들도 나가자는 말하고 다를 바가 없거든요. 3학년 2학기에 몰아서 하는 건 최대한 짧게 하고 다양한 다른 방식의 현장실습을 고민하는 게 맞다…"

 

정부는 고졸 취업을 늘리기 위한 각종 지원책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지만 오락가락하는 정책에 현장의 불신만 커져가고 있습니다.


http://news.ebs.co.kr/ebsnews/allView/20027401/H

[안내] '학습중심 현장실습' 시행 1년, 무엇이 달라졌나? - 선도기업 운영 실태 진단과 대응 토론회


'학습중심 현장실습' 시행 1년,

무엇이 달라졌나?

- 선도기업 운영 실태 진단과 대응


간담회_학습중심 현장실습 시행1년_190124.pdf


일시 : 2019년 1월 24일(목) 오후2시

장소 : 민주노총인천지역본부 1층 교육실

사회 : 하인호 (인천청소년노동인권넷 바로)

발표 1. 김용기 (충남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 충청남도교육청 사례 (선도기업 선정위원회 구성 및 운영상 드러난 문제점)

발표 2. 박공식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 서울특별시교육청 사례 (선도기업 실태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

발표3. 강문식 (전북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 전라북도교육청 사례 (선도기업과 인정기업 현장실습 운영 실태 및 문제점)

전체 토론 : 지역 상황 공유 및 대응 논의

주최: 전국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현장실습대책회의

주관: 인천청소년노동인권넷 바로 


특성화고 실습실 유해환경 개선을 위한 조사 및 분석 연구

서울시교육청이 2018년 실시한 '특성화고 실습실 유해환경 개선을 위한 조사 및 분석 연구'에 연구소도 참여하였습니다. 

보고서를 첨부합니다. 

 

특성화고 실습실 유해환경 개선을 위한 조사 및 분석 연구.pdf


연구책임자 : 김형렬 (가톨릭대학교 교수)

 공동연구원 : 명준표 (가톨릭대학교 부교수)

 강모열 (가톨릭대학교 조교수)

 이숙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연구원)

 최 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연구원)

 박형모 (서울공업고등학교 교사)

 연구보조자 이재용 (가톨릭대학교 박사과정)

 연구협력관 : 박희용 (서울특별시교육청)


I. 연구배경


특성화고 학생들은 실습실에서 상당 시간 교육을 받고, 전문교과 교사들

은 가르치는 업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특성화고 실습실은 ‘일반적인’

학습 환경으로서 학교보건법에서도, 산업안전보건법에서도 관리 받지 않

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이번 연구는 특성화고 실습실 작업환경 실태를

조사하여 교사와 실습생의 직업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증진하기 위한 개

선 과제를 도출하며, 특성화고의 특성에 맞는 교사와 학생의 안전보건 관

리 체계를 제안하기 위해 실시됐다.


II. 주요 연구내용

1. 법령 검토

산업안전보건법상 교육서비스업은 실시를 유보하거나 제외 조항으로 되

어 있는 영역이 많지만, 안전보건교육, 보건관리자 선임, 산업안전보건위

원회 운영 등은 학교에서도 실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에

서는 작업환경측정과 평가를 위한 노출기준을 설정하고 있는데, 청소년이

라는 특성을 고려해 적정한 노출기준을 마련해야 하며, 교사들의 건강을

위해서 특수건강진단 등의 적용 의무 여부를 확인하고, 적절한 수준에서

실시해나갈 필요가 있다. 최소한 특성화고 학생에 대해서는 안전교육에

산업안전보건교육을 포함하여 강화하고, 학교 보건위원회 구성에 안전보

건 담당자가 포함될 수 있어야 한다.


2. 해외사례 검토

해외의 직업교육 상의 안전보건관리 사례를 통해 도출할 수 있는 시사점

은 다음과 같다. 법체계 내에서 국가․지자체․상급 교육행정기관․일선학교의 

특성화고 실습실 유해환경 개선을 위한 조사 및 분석 연구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여, 직업교육에서의 안전보건관리에서 행정적 책

임을 분명하게 유지하여야 한다. 직업교육 시 안전보건교육이 핵심적인

정규교육 과정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

가 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안전보건교육을 위한 정교한 매뉴얼을 제작

하여 보급하여야 한다.


3. 학교 방문 결과


안전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높아졌으나, 산업안전, 산업보건으로까지 확

대되지 못 하고 있었다. 실습실 환경 개선과 안전보건증진 활동을 위해

실습 안전과 보건을 목적으로 하는 예산을 따로 배정하도록 하는 것이 필

요하다. 과별/ 학교별 유해요인 노출 및 실습실 환경에 차이가 크기 때문에, 유

해요인 노출이 많은 과, 고독성 물질 노출이 많은 과 실습실을 우선 개선

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또, 실습실 개선을 개별 학교에 맡기는

방식보다, 교육청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가능하다면 교육청이 계획

을 수립해 순차적으로 개선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산업안전보건 교육을 점검하고 강화해야

하며, 학교 위험성 평가에 실습실이 포함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

아가 교육청 차원에서 실습실 안전보건 총괄하고 관리/지원할 수 있는 전

문 인력을 선임하여 이와 같은 과제를 추진해 나가는 방안을 고민할 것을

제안한다.


[안내] 제주 현장실습생 이민호 님 사망 1주기 추모제

제주 현장실습생 이민호 님 사망 1주기 추모제 

2018년 11월 19일 월요일 19시

서면 하트조형물 앞 


제주 음료공장에서 현장실습을 나갔던

이민호 님이 사망한지 벌써 1년이 되었습니다

직업계고 현장실습 제도의 잘못으로 희생을 당한 이민호 님의 죽음을 함께 되새기고,

이러한 죽음이 더 이상 되풀이 되지 않도록 

현장실습 제도를 바꾸고 대안적인 직업교육을 만들어냅시다


공동주최

부산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가톨릭노동상담소, 대안문화연대, 민주노총부산지역본부, 민중당부산시당, 부산경남울산열사정신계승사업회, 부산녹색당, 부산반빈고센터, 부산여성회, 부산학부모연대, 사회변혁노동자당부산시당, 전교조부산지부, 차별금지법제정부산연대, 참교육학부모회부산지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구리포트] 저임금 불안정노동자 ‘공급원’인 현장실습 / 2018.10

저임금 불안정노동자 ‘공급원’인 현장실습

- 반월시화공단 현장실습생 실태조사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상임활동가


2016학년도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에는 전국 593개교 60,016명이 참여했으며 참여 기업은 31,404개에 이른다. 2017년 제주도의 한 산업체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학생이 기계에 깔려 결국 죽음을 맞았다. 그 이전에도 많은 죽음이 있었다. 2017년 12월 1일 정부는 ‘조기 취업형 현장실습 전면 폐지’를 발표했다.

하지만 2018년 2월 발표한 개선안에서 ‘산업체 채용 약정형 현장실습’을 제시하고 있어 조기 취업형 현장실습을 여전히 살려놓고 있다. 이 글은 반월시화공단에서 현장실습을 한 19명, 그리고 도제학교 학생 4명의 면접 조사를 토대로 한 실태조사 결과이며,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의 문제점과 이후 직업 세계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반월시화공단은 25만 명이 일하는 큰 공단이지만, 한 업체당 20명 미만이 일하는 소규모 제조업체 중심 공단이다. 2015년 9월 민주노총의 ‘2015년 전국 산업단지 노동실태조사’ 결과에서 반월시화공단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위반은 92%였고 최저임금 위반은 40%를 넘었다. 2016년 3월 <반월시화공단 인권침해 실태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반월시화공단 노동자들의 인권침해 빈도수는 55.74%에 달한다. 이런 현장이 결코 좋은 ‘실습장’이 될 수는 없다. 현장실습생들의 첫 번째 일터, ‘실습’이라는 명분으로 일하게 되는 현장은 노동에 대한 불안과 혐오를 심고, 자신의 미래를 고통스럽게 인식하도록 만들 뿐이다.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등 전국 각지에서 반월시화공단으로 현장실습을 하러 온다. 경기도 지역이 특히 많은데, 안산에 있는 한 공고의 경우 2015년부터 2016년까지 반월공단 내 모두 213개 업체에 모두 생산직으로 현장실습을 보냈다. 그 외에 안산과 시흥지역의 공업고등학교들이 반월공단 내 제조업체로 현장실습을 많이 내보냈다. 전공과 관련이 없는 제조업 생산직이다. 그 외에 경기권 공업고등학교의 경우 반월시화공단 생산직으로 현장실습을 내보내는데,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학생들도 현장실습을 ‘취업’이라고 인식하고, 교사들도 마찬가지이다. 기업들도 현장실습을 ‘저임금 노동력을 공급받는 통로’로 인식한다. 직업계고 학생들은 이름만 ‘현장실습’일 뿐 실질적으로는 ‘조기 취업’을 하러 반월시화공단으로 가는 것이다.

1. 현장실습에 대한 학교의 준비와 대응

학생들이 직업계고를 선택한 이유는 주로 ‘내신성적’이었다. 면접 참여자 대부분이 고등학교 진학을 결정할 때 직업계고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적성과 진로 계획에 따라 선택하기보다 성적, 친구, 취업률을 앞세운 학교 홍보물에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또, 공부로는 뒤처지기 때문에 기술을 배우는 것이 경쟁력이 있겠다고 생각한 이들도 있었다. 직업계 고등학교는 공업, 상업, 농업, 해양, 보건, 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과를 개설하여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학교와 학과 특성이나 향후 진로와의 연관성 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선택에 어려움을 느낀 상태로 직업계고에 들어오게 된다.

학생들은 재학 중에 전공 여부와 상관없이 각종 자격증 준비에 많은 시간을 쏟았다. 취업에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자격증을 따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정작 사회에 나와 보니 자격증을 인정하거나 대우해주지도 않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한다. 학교에서 노동인권 교육을 받은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대부분 ‘노동인권 교육’이 무엇인지 묻거나, 뭔가 배우기는 한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산업안전과 근로관계법”에 대해 의무적으로 15차시 교육을 하게 되어 있는데, 이 교육의 효과성이 의문이다. 대강당에 전체 학생을 모아놓고 외부 강사가 대규모로 교육하거나, 온라인으로 교육을 하기 때문이다. 현장실습에 필요하지 않은 자격증만 갖춘 상태로 대부분의 학생들은 준비 없이 현장실습에 나간다.

면접자들은 ‘취업’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고 한다. 한 손에 아메리카노 커피를 들고 목에 사원증을 매는 일자리를 상상했다고 한다. 그러나 공단으로 출근한 이들은 바로 현실을 알게 된다. 실망하는 학생들에게 교사들은 ‘어디가든 똑같다’고 말한다. 대기업과 공기업 등 상대적으로 노동조건이 좋고 취업으로 연결되는 확률도 높은 곳은 ‘성적 좋은 애들만 뽑아서 보내’는 곳이다. 성적이 안되면 기계과를 나왔지만 리조트에 가고, 설계를 하고 싶지만 도면은 구경조차 할 수 없으며, 기능장을 만들어준다 말했지만, 청소의 달인이 된다고 말한다. 도저히 견딜 수 없어서 돌아간 학생들에게 학교는 ‘청소’나 ‘껌 떼기‘를 시키고, 깜지를 쓰는 등 징계를 하기도 했다.

현장실습이 의무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현장실습을 나간다. 3학년 2학기 수업은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현장실습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은 방치되어 있기 때문에 차라리 학교를 벗어나 돈을 벌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학생들은 현장실습을 통해 보람을 느끼기보다는 열악한 노동환경과 차별적인 대우를 알게 된다. ‘억압받고 무서운 느낌을 일찍 알게 되어 취업을 망설이게 된다’고 말한다. 결국 다시 취업하지 않고 알바를 하거나 대학 진학으로 진로를 변경한다. 그런데 대학을 가더라도 현실이 달라질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취업’을 유예하는 것이다.

2. 실습 현장의 실태

학교는 ‘현장실습’을 조기 취업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학교-기업’의 연결망을 형성하려고 한다. 현장실습은 취업률 지표로 나타나고 학교의 실적과 연결되고, 기업은 저렴한 노동력을 공급받고자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현장실습을 나온 경우 학생들은 이곳을 ‘직장’이라고 생각하고 계속 일하는 것을 전제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현장실습을 마친 후 일터에 대해 ‘무서운 느낌’을 갖고 졸업과 동시에 그만두거나, 대학진학을 모색한다. 대부분이 기업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 없이 선생님이 소개해주는 곳에 ‘조기 취업’을 했기 때문에 쉽게 실망하게 된다.

게다가 실습지의 노동조건도 형편없다. 면접 조사에 참여한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에 대해 검토해보니 2018년 현재 월 임금 총액은 평균 169만원, 주당 노동시간은 무려 51.4시간에 달한다. 주 40시간 노동을 기준으로 계산한 2018년 월 최저임금이 약 157만 원임을 고려한다면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사실상 최저임금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 아니 51.4시간에 이르는 주당 노동시간을 고려한다면 실질적으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경우도 다수일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기업들이 현장실습을 했던 이들을 대상으로 수당을 기본급에 편입하는 등 편법으로 임금체계를 바꾸기도 했다.

무책임한 기숙사 공간도 이들에게는 매우 충격이었다. 지방에서 온 학생의 경우 기숙사 한 방에 16명이 자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한회사는 공장 사장실 옆방을 기숙사로 만들어서 밤에도 호출하여 일하도록 종용하기도 했다. 면접자들이 경험한 일터는 노동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들이 매우 미흡하고 위험한 환경이었다. 이에 한 면접 참여자는 ‘무서웠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결국 대다수는 현장을 떠난다. 그리고 현장을 떠나지 않는 이들도 자신의 미래를 이곳에서 찾지 않는다. 모든 면접자 중에 이곳에서 일을 계속하겠다고 생각을 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여기에서 돈을 벌어서 자영업을 하거나, 대학에 진학하여 공부를 더 하거나, 혹은 다른 기술을 배워서 이 공간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이민을 준비하는 이도 있었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려고 하는 이도 있었다. 그러나 이것이 실현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현장실습을 왔다가 중도 포기한 경우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거나 대학을 가더라도 더 나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 (부유하는 노동자:시흥시 정왕동 1인 가구 노동자들의 노동과 생활세계,”(『산업노동연구』 22권 1호))에 의하면 결국20대 후반이 되어 다시 제조업 공단으로 찾아오는 경우도 높다고 한다.

3. 졸업 후에도 현장에 남는 학생들은 왜?

일부 학생들은 졸업 이후에도 계속 현장에 남는다. 이들의 현장실습지였던 반월시화공단이 결코 좋은 일자리가 아닌데도 친구들이 떠나간 일자리에 계속 남아서 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방 출신의 경우 서울 근교에 온다는, 수도권에 진입한다는 생각에 막연한 희망을 품고 현장실습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일단 지방을 떠나오면 다시 돌아가지 않고 수도권에 정착하려고 하게 되는 것이다. 면접자들은 그래도 집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곳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어렵더라도 반월시화공단에서 일자리를 구하려고 한다. 젊은 나이에 집에서 독립한다는 것도 매우 큰 기대감이다.

또 하나 남성 노동자들의 경우에는 군대 가기 전에 자신의 전망을 뚜렷하게 세우지 못하기 때문에 군대 가기 전까지 일하는 ‘임시직’ 일자리라고 생각하며 다니기도 한다. 졸업 이후에도 반월시화공단에서 일하는 면접 참여자들의 경우 ‘뭘 할지는 군대 다녀와서 생각을 해보겠다’고 하거나 ‘군대 가기 전에 돈을 벌어서 군대 다녀온 이후에는 다른 일을 찾아보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은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이전의 임시적 과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노동조건이 형편없다 하더라도 새로운 일을 구하기보다는 현장실습을 한 곳에서 그대로 돈을 버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반월시화공단에 계속 남아서 일을 하는 이들은 ‘산업기능요원’인 경우도 많다. 산업기능요원제도란 기술 자격이나 기술 면허를 가진 청년들을 군 복무 대신 국내 중소기업에 근무토록 하는 병역대체 복무제도로서, 중소기업 인력난을 덜고 고교졸업생의 취업을 지원한다는 의미로 2011년부터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위주로 운영을 하고 있다. 2016년의 경우 특성화고 등의 배정율이 무려 85.7%에 달했다. 그런데 일자리를 옮길 경우 노동자가 직접 다른 특례업체를 찾아야 해서 쉽게 옮기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기업들은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인 헌신과 차별을 강요한다. 대부분의 산업기능요원이 최저임금을 받고 있었고, 노동법위반 사실을 알아도 제보를 하기 어려워했다. 졸업 이후에도 3년간 열악한 일자리에서 일하도록하는 굴레이다. 

최근에는 일·학습병행제가 노동자들을 열악한 일자리에서 계속 일하도록 만든다. 일·학습병행제는 ‘기업이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을 학습근로자로 채용해 현장 훈련을 하면서 동시에 전문대에서 이론 교육을 받게 하는 교육 훈련 제도’이다. 이 제도에 참여하는 노동자는 6개월 ~ 4년간 직장에 다니면서 학교 교육을 받는다. 회사와 학교 간 협약을 통해 운영되며 비용은 고용보험 기금에서 지출된다. 다른 회사로의 전직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대학’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노동자들은 산재를 당하고 불이익을 당해도 이 회사에서 계속 일할 수밖에 없다. 고용허가제처럼 전직을 불가능하게 하는 제도는 노동자를 저임금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묶어둔다.

현장실습이 학생들에게 노동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고 대부분은 현장실습 이후 현장을 떠나지만, 정부가 중소기업 구인란 해소, 고졸 취업 장려를 명목으로 만드는 일·학습병행제나 산업기능요원제도가 노동자들의 발목을 붙잡아서 이 열악한 일자리에 3년 ~ 4년간을 버티도록 만들고 있다. 그러나 그 간을 버틴 노동자들은 이 일자리에서 자신의 미래를 꿈꾸지 않으며 이곳을 탈출할 준비를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년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된 일자리를 제공하지 않고, 중소 공단의 일자리 질을 높이지 않고, 열악한 일자리에 노동자들을 붙잡아두는 제도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젊은 노동자들이 이 현장에서 미래를 꿈꾸지 않는다.

4. 왜 대안적 목소리는 나오지 않는가

힘들고 위험한 작업환경에서 부당한 대우를 경험하면서도 현장실습을 하거나 혹은 현장실습 이후에도 반월시화공단에 남아있는 이들은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 자신에게 강요되는 상황에 맞서는 것은 생각도 못 하고 있으며, 친구나 동료를 만나서 자조 섞인 한탄을 하거나 혹은 장기적으로 이곳을 떠나는 것을 꿈꾸며 버틸 뿐이다. 그렇게 된 이유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현장 실습제도가 불만이 있어도 다시 학교로 돌아가기어렵기 때문이며, 졸업 이후에는 산업기능요원제도나 일·학습 병행제도에 묶여 현장을 떠나기 어려운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현장실습을 시작할 때 학생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 노동인권교육에서는 근로기준법이나 최저임금은 가르치지만,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가르치지 않는다. 문제가 발생했을때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도 설명해주지 않는다. 학교는 문제가 생길 경우 ‘참으라’고 할 뿐,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 한 회사에 16명 정도가 들어가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매우 드물고, 대부분 한 회사에 1명 내지는 2명 정도가 현장실습생으로 들어가게 된다. 뿔뿔이 흩어져있기때문에 집단으로 목소리를 내기도 어렵다. 설령 산재를 당해도 회사에서 공상 처리하라고 하면 그래야 하는 줄 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서 ‘노동조합’을 상상하지도 못한다. 이번 조사에서 놀란 것은 ‘노동조합’에 대한 인식이 너무 없다는 점이었다. 조사에 참여한 노동자들 대부분이 ‘노동조합’에 대한 질문 자체를 어려워했다. 노동조합이 무엇인지 전혀 들어본 적도 없고 생각해본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언론을 주의 깊게 보는 것도 아니고, 사회적인 문제에도 관심을 두지 않는 이들의 경우, 학교에서 배우거나 경험이 있지 않는 이상 ‘노동조합’을 인식하기 어려웠다.

5.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은 폐지해야 하고 새로운 직업교육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교육부는 2018년 현장실습에 대해 ‘교육과정’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하고, 학생의 선택을 보장하도록 관련법을 정비했지만, 현장실습의 여러 유형 중 ‘산업체채용 약정형’ 중심으로 개선안을 마련하여 학교현장과 학생이 체감하는 변화는 미지수다. 포장지만 ‘학습 중심’이고 실제로는 조기 취업이기 때문이다. 학교 입장에서는 취업률을 올릴 수 있는 도구로, 산업체 입장에서는 저임금 노동력을 받는 통로 정도로 여기는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은 중단해야 한다. 학교가 중심이 되어 학과 특성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현장실습을 운영할 수 있도록 현재 의 직업교육을 점검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 노동권 교육도 의무화해야 한다.

현행의 산업기능요원 제도와 일·학습병행제도에 대한 성찰과 개선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산업기능요원’, 일·학습병행제도의 ‘학습 근로자’라는 특수신분의 폐해가 심각하다. 일반노동자와 구분되는 특수한 신분으로 인해 해당 노동자들은 자신의 회사에 상당 기간 동안 묶여있을 수밖에 없다. 전직을 불가능하게 하는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 학교에서의 학습과 특정기업근무를 분리하는 방향으로의 일·학습병행제도를 개선해야 하고, 산업기능요원을 지속하기가 어려운 조건에서 남은 병역기간을 다른 형식으로 대체복무할 수 있는 제도 개선 등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산업기능요원 제도와 일·학습병행제도를 활용하려는 기업의 기준을 강화하고 별도로 특별 근로감독을 해야 하고, 전담 상담창구도 마련되어야 한다.

고졸 청년 진로를 위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취업담당 교사가 전체 학생들을 감당하기는 어렵다. 고용지원센터와 학교가 연계하여 전문 직업상담원을 배치하고, 학생들을 위한 진로 선택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주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취업과정에서는 담당 교사와 전문 직업상담원과 함께 취업상담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부에서 고졸 취업에 대한 지원을 하고자 한다면 학교와 고용지원센터를 연계하는 직업상담원을 적극적으로 배치하는 것이 의미 있을 것이다. 취업을 ‘현장실습’, 혹은 ‘중소기업 생산직이나 사무보조’ 등으로 단일화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에 대한 맞춤형 진로 및 취업상담을 해야 한다.

청년노동자들이 유입되려면 공단이 좋은 일자리가 되어야 한다. 정부는 열악한 노동조건은 그대로 둔 채, 병역특례나 일·학습병행 제도 등 공단에 유입할 수 있는 외부적 유인만 강화한다. 중소기업이 좋은 일자리가 되어야 유인이 생긴다. 최저임금의 실질적 인상이나 청년노동자들이 주로 취업하는 중소사업장에 대한 정부 지원을 통해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것, 그리고 노후화된 공단을 청년노동자의 필요와 요구에 따라 ‘재생’하는 것, 예를 들어 주거환경 개선이나 노동자들의 교육 훈련 기관의 확대 등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개선이 필요하다.

청년노동자들이 스스로 뭉치고 자신의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 많은 노동자에게 노조를 경험하게 하는 것, 노조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노동조합이 전교조 직업계 담당 교사들과 연계하여 노동권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만드는 시도를 할 필요가 있다. 노조에 대한 인식이 확산될 수 있도록 현수막, 공중파 광고 등 최선을 다해서 노조를 알리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의 노동조합 형식으로는 공단의 작은 사업장에서 일하는 젊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기는 어렵다. 개인이 가입할수 있는 형태로 노동조합의 형식을 바꾸어 노조의 문을 열어두어야 한다.


[언론보도] 현장실습 학생들의 비극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참여와혁신)

현장실습 학생들의 비극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  김란영 기자
  •  승인 2018.09.07



지난해 ‘이민호 군’부터 ‘LGU+ 홍 양’까지 현장실습을 나갔던 특성화고 학생들의 죽음이 이어지자, 정부는 조기취업형 현장실습제도를 폐지하기로 하고 ‘직업교육훈련촉진법’ 개정을 추진했다. 올 7월 직업교육훈련촉진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예고 됐고 오는 28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출처 : 참여와혁신(http://www.laborplus.co.kr)

[기자회견] 죽음을 부르는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에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기자회견문]

죽음을 부르는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에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오늘 전국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협의회는 417일부터 17개 시도 교육청 교육감 후보에게 전달한 직업계고 현장실습 운영 정책제안 및 질의서에 대한 답변 결과를 발표하고, 학생들의 안전과 교육권 보장을 위해 죽음을 부르는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의 즉시 중단대안적인 직업교육 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모였다. 

이번 6.13 교육감 선거에 나서는 후보들은 편차는 있으나 직업계고 현장실습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필요하다고 답하였다. 또한, 후보들은 그동안 직업계고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이 실무를 익히는 교육과정이 아니라, 중소기업의 인력 부족 해소와 학교교육청의 취업률 끌어올리기에 활용한 현실을 인정하고 있다. 

20171월과 11, 2명의 학생이 현장실습 중 사망하자 교육부는 2018223학습중심의 현장실습방안을 내놓았다. 사실상 조기 취업을 허용하는 이 방안에 대해 56.7%의 후보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답하였다. 학교도 기업도 준비 없이 시행하는 학습중심의 현장실습방안은 그간 파행적으로 운영해 온 직업계고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을 답습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이다. 대부분의 교육감 후보는 조기취업 허용이 양질의 취업을 보장하기보다 현장실습의 본질적인 문제해결을 더디게 할 뿐이라고 답하였다. 저임금 노동착취 수단으로 변질된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에 더 빨리 노출되면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양질의 취업도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 악순환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다. 

우리는 새롭게 당선되는 교육감이 교육부의 말뿐인 학습중심의 현장실습 정착방안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우려되는 문제점을 제대로 지적하고 보완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대안적인 직업교육을 마련하는 정책 운영자로서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한다. 그 시작은 현장실습을 경험한 학생의 평가 반영, 학생/교직원/학부모/시민단체 등의 의견 수렴이 되어야 할 것이다. 

직업교육의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현장실습 운영 전반에 관한 알권리 보장이 중요하다. 현 교육감을 포함하여 96.7%의 교육감 후보가 현장실습 운영 전반에 대한 알권리 보장을 약속하였다. 그러나 59일 전국청노넷협의회에서 17개 시도 교육청과 교육부를 대상으로 현장실습 운영에 관하여 정보공개청구(414) 한 결과는 후보들의 답변과 동떨어진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정보부존재205건이었으며, 공개나 부분공개 내용 또한 정보 부존재와 비공개에 가까운 형태여서 알 권리 보장 약속을 의심하게 한다. 교육감 당선 후 답변대로 직업계고 현장실습 운영 전반을 투명하게 공개하여,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마련할 것을 기대한다. 

514일 교육부는 기습적으로 직업계고의 산업체 현장실습 지도.점검 지원위탁사업 기관을 모집하는 공문을 관련 기관과 단체에 발송하였다. 공교육의 책임을 다하지 않고 학생의 안전을 외주화하겠다는 발상과 선정된 기관 1곳이 전국의 현장실습 참여기업 3,500개를 지도점검하는 사업 계획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교육부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은 교육부교육청교원단체시민단체가 포함된 조사단을 꾸려 전국 직업계고 현장실습 참여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전수 조사. 방식 또한 외주화 방식이 아니라 직접 교육부가 나서 산업체의 직업교육 준비 현황을 점검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어야 한다. 

현재 교육부의 학습중심의 현장실습 정착방안은 포장만 그럴듯한 학습중심이지 여전히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조기취업을 내세우고 있다. 우리는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 나서는 후보에게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을 중단하고 대안적인 직업교육 마련을 위한 여정에 앞장서기를 바라며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직업계고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교육부의 학습중심 현장실습 정착방안을 거부하라.

하나, 조기취업을 폐지하고 학생들의 학습권과 교사의 평가권을 보장하라.

하나, 학생, 학부모, 교사, 시민단체에게 현장실습 운영전반에 대한 알권리를 보장하라.

하나, 현장실습을 경험한 학생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여 제대로 평가하라.

하나, 학생-교직원-학부모 대상으로 노동인권교육을 제대로 실시하라.

하나, 노동인권침해 예방과 권리구제 지원을 위한 민관협의체를 구성하라. 

 

2018531 

전국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협의회

경기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대구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대전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부산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부천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서울청소년노동인권지역단위네트워크/인천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전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전북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충남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충북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부산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현장실습 대책위원회/

현장실습 제주 대책위


기자회견자료17개_시도교육감_후보_정책질의_답변_결과_기자회견_20180531.hwp

첨부자료1_17개_시도_7대_교육감_후보_답변결과_요약.hwp

첨부자료2_17개_시도_7대_교육감_후보_30명_답변결과.hwp


[언론보도] 학교 노동인권교육, 직업계고 학생 인권보장의 시작 (매일노동뉴스)

[직업계고 현장실습 바꾸자 ⑤] 학교 노동인권교육, 직업계고 학생 인권보장의 시작

기사승인 2018.05.11  08:00:01

- 이나래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활동가


우리 사회가 노동인권 침해를 막고, 노동자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사회로 가기 위해 학교 노동인권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8월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그중 63번째 과제인 노동존중 사회 실현에 학교 노동인권교육 활성화를 포함시켰다. 잇따른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생들의 사망·사고로 폐지 요구가 높아지자 교육부는 마치 사고의 주요 원인이 학생이 ‘몰라서’ 발생한 것처럼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 중단이 아닌 유지 일환으로 노동인권교육 확대를 내놓았다. 하지만 당사자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면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알 수 있다. “취업 나간 데가 이상해서 선생님한테 얘기하고 돌아오려고 하면 일단 참으래요. 그만두면 다른 데 취직 안 시켜 준다고 해요.”


[언론보도] [직업계고 현장실습 바꾸자 ③] 취업률 경쟁에 산산이 부서지는 직업계고 학생들 (매일노동뉴스)

[직업계고 현장실습 바꾸자 ③] 취업률 경쟁에 산산이 부서지는 직업계고 학생들

기사승인 2018.05.08  08:00:01

- 양현주 전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 대표


직업계고 취업률 경쟁은 왜 시작됐을까. 이명박 정부는 고졸 성공신화를 만들겠다며 고졸 취업정책을 과거 어느 정권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이전까지 실업계·전문계고로 불리던 학교들을 특성화고로 전환을 유도했고, 학생들에게는 수업료·기숙사 운영을 위한 재정적 지원을 강화하면서 △마이스터고 개교 △선 취업 후 진학 정책 △고졸적합 일자리 창출 △공공기관·대기업·금융권 고졸채용 장려 정책을 시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