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다양한 노동이야기] 뉴미디어 산업은 MCU 히어로처럼 멋지기만 할까? - 자유로운만큼 불안정한 뉴미디어 산업의 과제들 / 2020.05

뉴미디어 산업은 MCU 히어로처럼 멋지기만 할까?

- 자유로운만큼 불안정한 뉴미디어 산업의 과제들

박기형 상임활동가

 

지난 4월호에서는 온라인 방송 산업의 구조와 MCN의 역할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번 5월호에서는 파트너쉽 매니저와 크리에이터들이 노동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소개하고, 신산업으로 주목받는 온라인 방송 산업이 제대로 된 산업으로 자리 잡고 발전하기 위해선 어떤 문제들이 해결되어야 하는지 검토해보고자 한다.

[관련기사] 전략분석부터 발굴까지... 크리에이터 매니저의 일과 http://omn.kr/1nd39

뉴미디어의 특성으로부터 비롯되는 문제
 

뉴미디어 콘텐츠는 크리에이터 각각의 특성이 자유롭게 드러난다. 그렇기에 MCN이나 광고회사 등이 콘텐츠 생산 자체에 깊숙이 개입하기 시작하면, 뉴미디어의 강점이 사라질 수 있다. 크리에이터의 색깔이 사라져서, 콘텐츠의 독특성을 잃어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MCN에서는 기본적으로 크리에이터들의 창작을 자율성에 맡기고, 도움을 통해 그들이 강점을 살릴 수 있을 때나, 도움을 통해 더 높은 퀄리티의 콘텐츠가 제작될 것으로 기대될 때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4월호에 살펴봤던 기획과 모니터링이었으며, 그 외에도 기술적, 인프라적으로도 지원한다. 기획에 따라 평소와 달리, 외부촬영을 하게 될 경우, 장소섭외를 도와주거나, 외부촬영 장비를 제공하기도 한다. 특별한 컨셉의 촬영 시 MCN이 보유하고 있는 스튜디오를 빌려주기도 한다. 이러한 지원 서비스들이 크리에이터들에게 제공될 때에는 파트너쉽 매니저가 중간에서 소통 역할을 담당한다.

이렇듯 파트너쉽 매니저가 컨설팅과 기획 등을 주된 업무로 한다고 해도, 늘 중심에 놓인 것은 다수의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이다. 즉 업무 전반에서 사람을 상대하는 게 빠질 수가 없다. 이는 크리에이터들도 마찬가지다. 뉴미디어의 특성 중 상호작용이 빠르고 활발하다는 것은 장점이기도 하지만, 다르게 보면 부정적인 피드백도 빠르고 자극적으로 전달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연예인들처럼 크리에이터들도 온갖 악플과 위협 등에 노출되어요. 그러다 보니 크리에이터들도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호소하게 되죠. 소통 과정 자체가 늘 수반되다 보니 피할 수도 없죠. 여러 방식으로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죠. 그럼에도 받는 스트레스가 있죠. 이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고 나누게 되는 가장 가까운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담당 매니저예요. 매니저가 직접적으로 공격을 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크리에이터와 협업을 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크리에이터가 악플로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게 되죠. 이는 상당히 힘든 일이에요. 매니저가 해결할 수 있는 영역 바깥의 일이지만, 업무에 상당한 부담을 주죠. 크리에이터들은 말할 것도 없고요."

최근 MCN에서도 대면 업무에서 발생하는 갈등 상황이나 악플 등에 대한 대처 등 파트너쉽 매니저들의 감정노동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문제를 분명히 인지하고서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한다. 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심리치유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감정노동과 관련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위한 상담 지원도 도입했다. 이러한 사후적 대처뿐만 아니라, 매니저 등 직원의 감정노동에 대한 사전적 예방 조치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
   

▲  뉴미디어는 각양각색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다양성이 실현되는 매체가 될 수 있을까? ⓒ pixabay

 


뉴미디어의 발전, 특성에 맞는 사회적 보장이 뒷받침되어야

"악플 등으로 인한 감정노동 외에 또 다른 어려움은 모든 게 자유로운 만큼 아무것도 정해져 있지 않아서 생기는 어려움도 있어요. 내가 하고 싶은 콘텐츠를 내가 만드는 것이다 보니 규칙도 없고 정해진 시간도 없어요. 그런데 시청자들의 요청과 피드백은 끊이질 않죠. 그러다 보니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어요. 기획, 출연, 촬영, 편집을 다 하는 상황에서 1일 1업로드, 1주일 1업로드를 한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에요."
 
모든 콘텐츠를 언제까지고 혼자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다 보니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편집자와 섬네일러가 있다. 크리에이터들은 이들을 프리랜서 등의 형태로 고용한다. 이렇듯 뉴미디어에서도 간단하고 단순한 형태의 분업이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뉴미디어 산업 자체가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이다. 업계 표준이나 법적 규정이 마련되지 못한 상황이다. 그래서 의도하든 그렇지 않든, 편집자들과 섬네일러들을 고용할 때 여러 사건·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여러 사람이 함께 작업하든, 혼자서 만들든, 열심히 콘텐츠를 만들어도 반드시 고소득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에요. 한 달에 수천만 원씩 버는 유튜버들이 주목받으면서 많은 사람이 유명 크리에이터를 꿈꾸게 되었죠. 하지만 마치 자영업처럼 내가 열심히 일하는 거랑 대중이 나를 선택하는 건 별개의 문제에요. 그래서 크리에이터들의 주된 고충이 규정되지 않는 노동시간과 소득 불안정성이에요. 뉴미디어에서 인기가 급상승하는 것과 급하락하는 것은 순식간인데, 이를 예측할 수도 없고, 명확한 이유를 알기도 힘들죠. 이를 직업으로 삼게 되면, 누구라도 큰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관련 업계 종사자로서 크리에이터를 직업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안정적으로 창작을 이어나갈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나도 저렇게 성공하고 싶다는 막연한 동경만 가지고 있다고 해서 내 삶이 보장되는 산업이 절대 아니니까요."

필자가 상상해보건대,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세상은 참으로 흥미롭고 재밌지 않을까 싶다. 이런 상상이 실현되기 위해선 아무런 분석이나 대책 없이 장려할 것만이 아니라, 누구나 안심하고 이 산업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관련 인프라를 탄탄하게 만드는 일부터 이뤄져야 한다. 더불어 안정적인 노동환경을 만드는 일도 이뤄져야 한다. 새로운 산업이 등장하고 발전하는 과정에는 새로운 노동 형태가 등장하고 안정화되는 과정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사회정책을 시행하고자 한다면, 뉴미디어 산업의 자유로운 만큼 불안정하기도 한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   급속도로 변하는 미디어 환경은 서로 다른 삶을 연결시켜준다. 이러한 관계망을 바탕으로 한 뉴미디어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 사회적으로는 무엇이 뒷받침 되어야 할까? ⓒ LIUC.it


그럼에도 뉴미디어와 함께하고 싶은 이유

그렇다면 H씨가 파트너쉽 매니저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뉴미디어 산업이 갖는 매력이 분명히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4월호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뉴미디어는 레거시 미디어와 달리, 쌍방향 소통이 내재해있다. 기존의 창작활동들은 일방향적일 수밖에 없는데, 이는 아무리 소통하려고 해도, 사후적이거나 제한적인 영향만을 행사할 뿐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H씨는 뉴미디어 산업은 기획부터 결과물이 나오기까지의 의사결정 구조가 단순하고 빠른 게 강점이라고 보았다. 그로 인해 때론 영상의 질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누구나 쉽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얘기했다. 문턱이 낮아지면서,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되어 다양한 콘텐츠를 더 쉽게 만들고 즐길 수 있는 것이다.

"그게 저에게는 큰 매력이었어요. 저는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사람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누구나 자기 의견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각자의 독특성을 실현할 수 있는 사회가 좋은 사회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점에서 뉴미디어 산업은 혁신적인 소통의 수단이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죠.

전문가가 아니어도 내 목소리를 낼 수 있고, 미디어 산업 종사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영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고, 거기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의견을 덧붙이고, 나아가 듣는 사람과 말하는 사람이 계속 자리를 바꿀 수 있는 상호연쇄 작용이 빠르고 자유롭게 일어나는 게 너무 좋았어요. 거기서 함께 웃고 떠드는 게 즐거웠죠.

이 즐거움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었고, 뉴미디어의 세계를 더 자세히 알고, 그 세계가 더 발전하는 데 기여하고 싶었어요. 매니저이기도 하지만, 언젠가는 크리에이터로도 활동하는 바람도 있어요. 이미 때때로 취미와 일의 경계, 매니저와 크리에이터의 경계가 흐려질 때도 종종 있고요(웃음)."
 

H씨는 뉴미디어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이유에 대해서 사회 전반의 변화에 뉴미디어의 특성이 잘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점점 '공감'과 '소통' 그리고 '자기표현'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게 된 것 같아요. 사회에서 이런 가치들을 잘 구현할 수 있는 매체를 찾게 된 것이죠. 뉴미디어야말로 콘텐츠의 다양성과 독특성뿐만 아니라, 제작과정 자체가 적합한 매체 같아요.

이런 생산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크리에이터의 인간적인 매력과 자기만의 재능이 각자의 콘텐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죠. 이로 인해 크리에이터가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는 거죠. 그래서 매니지먼트의 차원에서 본다면, 크리에이터 각자가 가진 장점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좋은 매니지먼트라고 생각해요."
  
물론 뉴미디어를 이윤을 내려는 수단으로만 생각한다면 트렌드를 쫓고 어떻게 조회 수와 구독자를 늘릴지 고민할 수 있다. 그 연장선에서 유명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이들이 느는 것만큼, 레거시 미디어들이 뉴미디어 산업에 투자하거나 자회사 등으로 진출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H씨는 앞으로도 뉴미디어가 뉴미디어답기를 바라고, 자신도 그에 기여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뉴미디어가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고 우리 생활의 중심에 들어왔죠. 산업이 발전하면서, 여러 문제도 수반되고, 이 매체만의 특성도 약해질 수 있겠죠. 하지만 저는 뉴미디어 세계에서 우리 모두가 크리에이터로서 자신의 창의성을 자유롭게 발휘하고, 사람들과 생각을 나누고 서로를 존중하며 공감대를 만들어나갈 수 있길 바랍니다."

[A-Z 다양한 노동이야기] 유투버에게도 매니저가 있다고?! / 2020.04

[A-Z 다양한 노동이야기] 

 

 

유투버에게도 매니저가 있다고?! 

 

 

 

 

박기형 / 상임활동가 

 

 

크리에이터. 원어를 그대로 번역한다면 창작자.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직업이 바로 크리에이터다. 하나의 고유명사로 자리 잡은 크리에이터는 유튜브, 아프리카TV, 트위치 등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거나 영상을 기획·제작하여 올리는 사람을 일컫는다.

이 크리에이터들이 영상을 만드는 과정은 전통적인 방송, 영화 산업에서의 영상물 제작과는 다르다. 그래서 방송, 영화 산업을 가리켜 레거시 미디어, 동영상 공유 서비스 또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가리켜 뉴미디어라고 분류하기도 한다. 언제나 영상기술이 발전하면서, 뉴미디어들이 등장하곤 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검색조차 텍스트가 아닌 이미지, 특히 영상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 새로운 유망직종과 산업은 정말 새로운 것일까? 모두가 꿈꾸는 크리에이터의 일은 정말 장밋빛으로 물들어 있을까? 취미와 일이 일체가 되는 삶을 누릴 수 있을까? 휴대폰과 태블릿, PC 화면에 송출되는 크리에이터의 방송이 기획, 제작, 방영되기까지 어떤 노동과정이 숨어있는 것일까? 한 MCN(Multi Channel Network, 다중 채널 네트워크) 업체에서 일하는 H씨를 지난 3월 28일에 만나 얘기를 나눴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의 산업구조와 MCN의 역할

MCN은 뭐 하는 곳일까? MCN은 한 마디로 인터넷 방송의 SM, YG, JYP와 같은 곳이다. 방송 스트리머,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를 유통하고 콘텐츠 기획·제작을 지원하며, 저작권을 관리해주고 광고를 유치하는 등 각종 매니지먼트를 제공하는 기획사다.

대표적인 회사로 CJ E&M과 같은 대기업도 있지만,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스타트업 기업인 샌드박스 네트워크, 트레져헌터 등이 있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서 영상을 찍고 올리는 사람과 보는 사람만 있으면 충분하지 않을까? 그런데 왜 연예기획사 같은 회사가 등장한 것일까

 
"유튜브나 트위치와 같은 곳에서 크리에이터 혼자 일하는 게 아니에요. 일종의 협업구조죠. 방송 콘텐츠의 수요 측면에서는 크리에이터와 시청자 둘만 있지만, 공급 측면에서는 크리에이터와 플랫폼 그리고 광고주가 있어요. 광고주가 중요해요.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이 커지면, 광고주가 자신들의 제품 또는 이벤트를 홍보하기 위해 접근해요. 방송이나 영화처럼 광고비를 얼마 줄 테니 영상이나 라이브 방송 때 노출 시켜달라고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죠. 이때 광고주들은 최소 비용으로 최대 홍보 효과를 누리고 싶죠. 크리에이터들은 광고의 대가로 최대한 많은 이윤을 얻고 싶고요.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해요. 광고주와 크리에이터 간의 비대칭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크리에이터는 사업자 등록의 여부와 관계없이, 개인으로 활동하는 것이죠. 하지만 광고주는 기업들이죠. 플랫폼 업체 입장에서도 광고주들이 이윤 측면에서 중요하죠. 그런 상황이니 크리에이터 혼자서는 광고주와 제대로 협상할 수가 없어요. 협상력이 떨어지는 거죠. 더구나 광고업계는 바닥이 좁기 때문에, 어느 한 광고주와 관계가 어긋나면 다른 광고주들로부터도 광고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요. 정말 '대도서관' 같은 사람, 뭐 방송으로 치면 유재석이나 강호동처럼 대체 불가능한 크리에이터가 아닌 이상 힘들다는 거죠.


더구나 광고 요청이 여러 군데서 연락 오기도 해요. 이럴 때 크리에이터 혼자 대응하려면, 정작 콘텐츠와 구독자 관리에 신경 쓸 여력이 없어요. 쉽게 말해, 공장에서 팔 물건을 만드는 것과 자본투자를 유치하는 것 간의 차이와 마찬가지죠. 투자를 받도록 도와줄 조력자가 필요한 것입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게 바로 MCN입니다."
 
달리 말해, MCN 개별 크리에이터들의 합집합과 같다. 아니, 그 이상의 효과를 낳는다.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집단으로 협상할 수 있는 단위를 갖게 된다. 반대로 MCN 입장에서는 영향력이 큰 크리에이터를 확보하면 할수록 플랫폼, 광고주, 기타 업체들과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한 마디로, 회사 대 회사의 구도를 갖게 되는 것이다. 크리에이터가 안정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차원에서 지원을 제공해주는 대신 MCN은 크리에이터가 얻는 수익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받는다. 일종의 광고대행사와 같다고 보면 편하다.

크리에이터와 MCN은 어떤 관계를 맺는 걸까?

크리에이터와 MCN의 관계는 크게 네 명의 행위자들 간의 관계로 이뤄진다. 크리에이터⇄매니저⇄광고매니저⇄광고주. 매니저는 크리에이터를 응대하고, 광고매니저는 광고주를 응대한다. 이후 회사 내에서 담당 매니저와 광고 매니저가 상호소통을 한다. 예컨대, 광고주 A가 이러이러한 상품을 광고하고 싶다고 하는데, 크리에이터 B한테 맡기면 좋을 것 같다고 한다는 걸 광고매니저 C가 매니저 D에게 전달한다. 그러면 매니저 D가 판단해서 광고주 A 및 광고매니저 C 등과 합의를 하고, 해당 내용을 크리에이터 B에게 전달한다. 크리에이터 B의 의견을 확인한 후 매니저 D는 다시 광고매니저 C에게, 광고매니저 C는 광고주 A에게 요청사항을 전달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광고가 체결된다.

광고 계약 체결 및 관리 외에 MCN의 주요 업무 중 다른 하나는 바로 크리에이터에 대한 매니지먼트다. 우리가 흔히 매니저 하면 떠올리는 건, 로드 매니저다.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으로 익숙한 연예인 매니저의 한 형태다. 하지만 로드매니저만 연예기획사에 있는 건 아니다. H씨는 연예인에 대한 매니지먼트의 유형이 다양한 것처럼 MCN에서도 파트너십 매니저는 여러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로드 매니저처럼 각종 행사나 방송에 동행하기도 하죠. 하지만 이보다 더 많이 수행하는 역할들이 있어요. 방송 콘텐츠의 특성이나 구독자 성향, 영상별 포인트, 인기 요인 등 각종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홍보 전략이나 콘텐츠 기획을 짜는 것이죠. 또는 앞서 설명한 것처럼 광고를 유치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크리에이터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하고, 해당 크리에이터의 방송, 영상을 모니터링하고 피드백을 주기도 해요. 만약 크리에이터가 활동하다가 악플에 노출되거나 개인사로 힘들어할 경우에 상담사 역할을 하기도 하죠. 데이터 분석가부터 PD, 상담사까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죠."

전략분석부터 크리에이터 발굴까지

"그뿐만 아니라 잠재력 있는 크리에이터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역할도 해요. 유튜브로 치면, 구독자 수가 많은데 상품 가치가 있는 영상을 만들지는 못하고 있으면, 광고주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해요. 어떤 경우에는 구독자 수가 많지는 않지만, 개성 있는 영상을 만들고 있다면, 기술적으로 더 완성도 있는 영상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하고요.

게임 크리에이터로 치면, 한 크리에이터가 롤이라는 게임만 해요. 방송에서 게임도 잘할 뿐만 아니라, 시청자와 소통도 잘하고, 본인 캐릭터도 특이하죠. 그런데 롤 게임 하나만 하면, 광고주들의 관심을 얻긴 어려워요. 롤은 이미 유명한 게임이니 광고를 널리 띄울 필요도 없고, 다른 게임 광고주들은 이 방송에 광고를 올릴 유인도 없죠.

이때 만약 MCN에 크리에이터가 들어오게 되면, 다양한 게임을 다룰 수 있도록 하도록 교육을 제공함과 동시에, 해당 크리에이터의 게임 패턴, 게임 능력, 시청자에 대한 반응과 소통 방식, 구독자·시청자들의 댓글과 채팅창, 조회 수가 높은 영상의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주죠. 그러면 주요 키워드와 내용, 형식이 드러나죠. 이렇게 해당 크리에이터의 특성과 장단점에 맞는 게임들을 선별하고, 게임별로 적합한 방송 전략을 세워줘요."
 
H씨에 따르면, 흔히 업계에서 크리에이터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연기자형이다. 즉흥적인 진행과 다채로운 표현력이 장점이다. 하지만 기획력이 떨어져서 짜임새 있는 방송은 힘들다. 하지만 시청자와의 소통이 원활하고 리액션이 좋다. 더욱이 광대와 같이 콩트를 통해 시청자들을 울고 웃기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렇다면, 라이브 스트리밍에 적합하다고 한다.

다른 유형은 기획자형이다. 본인이 계획한 시나리오대로 영상을 찍는 것을 좋아하며, 실제로도 영상이 진행되는 시나리오를 탄탄하게 짤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들은 편집점을 잘 잡아서 VOD를 잘 만들 수 있기에, 유튜브 등 제작된 영상에 적합하다.

게임 크리에이터의 경우에도 이러한 두 유형에 맞게 게임들을 추천해준다고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자들과 리액션을 주고받으면서 진행하는 것에 적합한 게임과 상황별 콩트와 시나리오를 짜서 진행하는 것이 적합한 게임으로 나뉜다. 그에 맞게 진행하도록 제안하는 것이다. 연기자형에게는 방송 들어가기 전에 캐릭터를 잡아서 철저히 보여주려는 이미지와 특징들을 중심으로 연기를 보여주라고 지도하기도 한다. 본인이 잘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를 고려하기도 하고, 게임에 따라서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해보라고 주문하기도 한다.

영상 제작 자체에 내재한 쌍방향 소통

쌍방향 소통이라고 하면, 1980년대 말부터 뉴미디어라고 지칭된 여러 미디어 매체들의 특성으로 언제나 거론되던 것이다. 그래서 색다를 것이 없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H씨는 쌍방향 소통의 위상이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과거 인터넷이 유행할 때, 쌍방향 소통이 언급되는 지점은 영상 제작과정과는 별개였다. 영상이 제작된 이후 제작된 영상을 시청한 시청자들이 방송사의 인터넷 게시판이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후기를 남기고 피드백을 줬다. 하지만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은 시간적으로 거의 즉시 피드백이 오가며, 공간적으로도 분리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물론 유튜브처럼 제작된 영상을 올리는 경우에는 제작과정 자체에 쌍방향 소통이 내재해있지는 않다.

하지만 유튜브의 실시간 방송이나 트위치 등의 라이브 방송의 경우에는 영상 콘텐츠 자체가 시청자와의 실시간 소통을 통해 만들어진다. 시청자와 소통하며 영상의 내용이 채워진다. 시청자의 참여가 언제나 영상 기획·제작·편집에 내재해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형식의 집단적인 영상 제작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동시에 H씨는 크리에이터 개인의 특성이 오롯이 반영되는 점이 독특하다고 지적했다. 방송과 영화 제작과정에는 출연자, 연출자, 기획자가 모두 분리되어 있지만,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의 경우에는 크리에이터로 참여하는 이들 간의 역할 배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누구나 출연자, 연출자, 기획자로 분할 수 있기 때문에, 각자의 캐릭터와 인간적인 매력이 콘텐츠에 녹아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크리에이터의 특성이 중시되며, 그러한 특성을 지닌 영상물이 자유롭게 올라가고 사람들이 접할 수 있다는 점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만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파트너십 매니저들이 매니지먼트를 하거나 MCN에서 기술적인 지원을 할 때도 주의하는 사항이 있다. 물론 계약 조건에 따라 지원의 정도가 달라질 수 있겠다. 하지만 H씨에 따르면, 크리에이터의 특성을 해치지 않는 한에서 최대한 자유롭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필수적인 조치에 국한해서 지원하는 것이 권장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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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 산업은 밝고 희망차기만 할까?
  
지금까지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과 MCN, 크리에이터, 파트너십 매니저들이 어떤 관계를 맺고 일하고 있는지, 이들이 속한 산업의 구조는 어떤지, 이들이 하나의 영상 콘텐츠를 만들 때 어떤 노동과정을 거치는지를 살펴보았다.

그런데 과연 MCN에서 일하는 이들과 크리에이터의 노동은 영상에서 비치는 것처럼 언제나 활력이 넘치고 생기발랄하기만 할까? 5월호에서는 H씨와 함께 급성장하는 산업들이면 언제나 수반되는 각종 노동문제가 여기서도 반복되고 있음을 확인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