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업책임, 확실히 물어야 한다

[성명]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업책임, 확실히 물어야 한다

- 청해진 해운 임원진 항소심 재판에 부쳐

 

3월 3일 청해진 해운 임원에 대한 항소심 공판이 시작되었다. 청해진 해운 임원에 대한 재판은 선장‧선원과 해경에 대한 재판에 비해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대형참사에서의 기업책임에 대한 중요한 판례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김한식 청해진 해운 대표 및 상무, 해무이사, 물류팀장, 해무팀장 등 임직원은 세월호의 복원력 악화를 충분히 알고 있었음에도 과적을 지시하고, 무리한 출항을 강행하게 한 책임이 있다. 또한사고 당시 선박직 선원과 몇 차례나 통화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승객 구조를 최우선으로 지시하지 않은 의혹을 받고 있다.이들이 바로 생명보다 돈벌이를 우선시한 기업을 운영한 당사자들인 것이다.

 

그러나 1심에서 김 대표가 횡령‧배임 혐의 유죄로 인해 징역 10년을 선고받은 것을 제외하고, 다른 임원들은 모두 금고 5년형 이하를 선고받았을 뿐이다. 이를 세월호 침몰의 구조적 원인을 제공한 이들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항소심에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유명 로펌에서 온 변호인들은 청해진 해운 임원들이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없고,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침몰사고에 따른 사망은 선장과 선원들의 책임이지 임원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드러난 세월호 침몰의 원인을 살펴보면 위 주장이 말도 안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망한 유병언의 일정한 개입이 있었다 하더라도 노후한 선박 도입과 불법개조 지시가 가능한 이들은 청해진 해운의 임원진이다. 선장과 선원은 이 과정에 아무런 개입을 할 수 없다. 또 선장과 선원이 자발적으로 화물을 많이 실은 것도 아니고, 항해를 너무 사랑해서 안개 속에 출항한 것이 아니다. 임원진은 화물실적을 매주 확인하며 과적을 독려했고 출항이 금지되는 경우 항상 무리해서 출항허가를 받아냈다. 이들은 침몰을 예방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이들이었고 기업의 안전정책 전반에 대한 결정권을 쥐고 있는 이들이었다.

 

그럼에도 변호인들이 임원진의 행위와 침몰로 인한 사망의 인과관계 단절을 주장할 수 있는 이유는, 이러한 논리로 책임을 경감한 사례가 수도 없이 많기 때문이다. 현재의 법제도에서 기업 임원들은 자신은 현장상황을 몰랐다고 발뺌하고,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며 현장책임자들보다 적은 책임을 지고 있다. 한국 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가 대형참사에서 기업책임을 제대로 묻지 못했다. 그러나 이대로라면 참사가 반복되리라는 점을 깨달은 세계 많은 나라가 기업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영국, 호주, 캐나다, 스위스와 같은 나라들은 이미 사망사고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더 강력히 묻기 위해 새로운 법을 마련하거나 기존 법을 수정하였다. 일본에서도 기업 책임을 묻는 법을 제정하자는 운동이 시작되고 있다. 한국 역시 기업이 누리는 막강한 권력과 기업의 무책임한 행태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엄청난 피해에 대해 기업에 책임을 지울 수 있는 법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3월 3일 항소심 공판을 시작으로 앞으로 4차례의 공판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4월 21일에는 결심공판이, 5월 12일에는 판결이 선고된다. 지금까지 기업 고위책임자들은 유능한 변호팀을 구성하고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려가며 형량을 줄이고 끝끝내 무죄를 받아내기도 했다. 우리는 대구지하철참사의 책임을 졌어야 할 대구지하철공사 사장은 1심에서 징역 3년을 받았지만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았다는 점을 기억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에서도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번 항소심 재판을 지켜볼 것이다. 재판부가 기업에 대한 책임을 확실히 물을 수 있는 방향으로 판단할 것을 기대한다.

 

3월 4일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논평] 청해진해운 임직원에 대한 1심 판결에 부쳐

[논평] 청해진해운 임직원에 대한 1심 판결에 부쳐


생명보다 돈벌이를 우선시한 기업에아무런 경종도 울리지 못한 사법

청해진해운 임직원에 대한 1심 판결에 부쳐



청해진해운 임직원에 대한 1심 판결이 선고되었다. 이들은 복원성이 약한 배를 출항시켰고, 화물 고박이 허술한 것을 알면서도 시정하기는커녕 오히려 부추기면서 과적을 지시했던 이들이다. 세월호 침몰의 원인으로 지적된 ‘복원성 약화’ ‘과적’ ‘불량한 화물 고박’의 직접적 원인제공자이며, 생명보다 돈벌이를 우선시한 기업을 운영한 당사자들이다.

 

청해진해운의 김한식 대표는 징역 10년과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상무이사와 물류팀장, 해무팀장은 금고 5년형 이하를 받았다. ‘세월호 참사는 교통사고’라는 막말을 현실에서 증명이라도 하듯, 이익에 눈이 멀어 죽음의 항해를 지시한 이들의 죗값으로는 너무 가볍다. 더욱이 피고가 항소하여 상급심이 진행될수록 형량이 낮아질 가능성도 많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에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이 정도라도 가능했던 것이다. 이 정도의 참사, 이 정도의 여론 집중이 안 되는 다른 사건에서는 기업의 경영책임자는 기소조차 되지 않는다. 현행법으로는 생명과 안전을 도외시한 경영으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어도, 책임자 몇몇을 최고형이 금고 5년형으로 정해져 있는 ‘업무상과실치사죄’로 기소할 수 있을 뿐이다. 기업의 과실로 노동자들이 한꺼번에 몇십 명씩 사망해도 기업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판례가 수두룩 쌓여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청해진해운 임원의 변호인들은 세월호 참사는 선장과 선원들의 잘못이지 기업 임원들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인과관계 단절’을 주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번 판결에서는 ‘예외적으로’ 국민의 법감정을 고려하여 이러한 변호인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뿐이다.

 

 

세월호는 139회의 과적을 통해 약 29억 6,000만 원의 초과 운임을 취득하였다. 이를 위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304명의 목숨이 검푸른 바다 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과적은 20년 주기로 반복된 연안여객선 사고에서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원인으로 지적되었다. 과적은 그만큼 위험한 행위였지만, 절대로 고쳐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에야말로 기업들이 과적이나 화물 고박 불량을 비롯한 제반 안전규정에 대한 무시가 수많은 인명을 앗아갈 수 있는 심각한 범죄행위라는 것을 깨닫게 해야한다. 기업의 최고 책임자에 대한 수취해 온 이익에 상응하는 처벌뿐 아니라,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면서까지 취한 그 이윤에 대한 제재조치도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판결을 보면 청해진해운이라는 기업이 받은 벌은 기름 유출로 인한 벌금 1,000만 원뿐이다. 유병언보다 더 돈이 많고, 정치권에 연줄을 자랑하는 게 아니라 정치인들이 오히려 연줄을 대는, 그래서 법을 어겨가며 배임·횡령 따위를 하지 않아도 법이 스스로 바뀌어 주는 우리 회장님들은 오늘의 판결을 보고 무엇을 생각할까? 그리고 오늘도 자그마한 비용 앞에 안전 규정을 무시하는 수많은 청해진해운의 사장님들은 이번 판결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너무 적은 형량에 함께 비분강개하긴 쉬워도 이를 반면교사 삼으려는 이는 없을 것이다.

 

 

세계 많은 나라가 기업의 형사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기업이 누리는 막강한 권력과 기업의 무책임한 행태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엄청난 피해에 비해 기업에 책임을 지울만한 방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업무담당자가 관리 감독의 의무를 다하였느냐를 따지는 것을 넘어,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나 문화 자체가 위험을 방치하고 조장하는 결과를 낳았다면 기업을 처벌하도록 하자는 적극적인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는 더 이상 이윤을 앞세운 기업이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 현행법의 한계가 드러난 이상 새로운 법과 제도가 필요하다. 우리는 운동단체들이 그동안 주장해왔던 기업살인법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검찰이 이야기하는 기업책임법은 분명한 면피용이지만, 이 역시 검토할 수 있다. 오늘을 시작으로 기업의 과실에 책임을 물을 방법에 대해 공론화하고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해나갈 것이다.

 

 

2014년 11월 21일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논평] 국민안전처장에 전 합창 차장이 왠 말인가?

[논평] 국민안전처장에 전 합참 창장이 왠 말인가?


국민안전처장에 전 합참 차장이 웬 말인가

박근혜 정부는 ‘안전’을 빌미로 국민들을 통제하려고 하는가!

 


박근혜 대통령은 11월 18일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신설되는 국민안전처 장관에 박인용 전 합참 차장을 내정했다. 그동안 현 정부가 말하는 국민안전처의 실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막연하게나마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위한 기구가 되지 않을까 기대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해경과 소방방재청을 해체하고 국민안전처 산하에 둘 경우, 보고체계가 중첩되고 현장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런데 대통령이 전 합참 차장을 국민안전처 장관으로 임명한 것으로 보아, 정부가 전쟁 등 대외적인 국가안보와 국민들에 대한 ‘통제’를 안전으로 상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된다. 합참 차장은 재난과 안전에 대해 경험이 있는 전문가가 아니다. 합참 차장은 대통령, 국가안전보장회의, 국방부 장관을 보좌하며 동시에 군령권을 행사하는 합참 의장을 보좌하는 역할을 했을 뿐이다. 이런 사람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기구의 수장으로 자리할 경우 ‘안보’ 논리로 국민들의 자유로운 발언과 행동을 가로막으려는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안전은, 정부가 정책 방향을 사람의 생명과 존엄을 존중하기 위한 방향으로 전환해야 보장될 수 있다. 그를 위해서는 일상적인 시민안전과 노동안전을 위한 관리 감독과 그에 필요한 인력과 제도 마련, 재난 발생 시 생명구조를 우선할 수 있도록 현장 대응력을 높일 수 있는 인력과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 노력을 기울여왔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인물이 국민안전처장이 되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박인용 국민안전처장 내정자는 이런 일들을 총괄적으로 지휘해낼 수 있는 적합한 인물이 아니다.

 

 

지난 5월 정부가 발표한 안전대책에는 재난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급하게 전문 인력을 투입할 수 있도록 <특수사고 전문대응단>을 마련하겠다고 되어있다. 그러다 9월 23일 발표한 ‘안전혁신 마스터 플랜 기본방향 및 향후 추진 계획’에서는 조직의 명칭이 <특수기동구조대>로 바뀌었는데, 이 조직이 어떤 수임으로 활동할 것인지 지금으로써는 전혀 알 수가 없다. 혹여 국민에 대한 즉각적인 물리적 통제, 즉 경찰기동대와 같은 역할을 부여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다시 한 번 정부에게 촉구한다. 국민안전처 신설의 목적이 무엇인지 정부는 뚜렷하게 밝혀야 한다. 아울러 논란을 몰고 올 수도 있는 <특수기동구조대>의 역할도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당연히 군사전문가에 불과한 박인용 전 합참 차장을 국민안전처장으로 내정한 방침도 철회되어야 한다.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안보’를 내세워 국민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는 술책은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

 

 

2014년 11월 19일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