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성인지적 관점에 기초한 산재예방과 보상이 필요하다 (19.07.25, 매일노동뉴스)

성인지적 관점에 기초한 산재예방과 보상이 필요하다

 2019.07.25 조애진 변호사(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반면 급식실에서 식판과 식기류를 세척하는 작업, 쌀 포대를 운반하거나 솥에 담는 작업, 재료를 손질하고 칼로 식자재를 토막 내는 작업, 배식차와 배수구를 청소하는 작업, 건물의 계단을 닦거나 화장실을 청소하는 작업, 환자를 침대에서 일으켜 세우고 화장실까지 부축하는 작업, 때로는 환자의 배변기저귀를 갈거나 목욕을 시키는 작업 등은 남성의 노동에 비해 작업방식이 비정형적이라 경험칙과 상상력을 동원해야만 노동 과정을 떠올릴 수가 있다. 건설업도 대표적인 비정형 작업이지만 ‘힘든 일’ ‘위험한 일’이라고 인식되는 반면 ‘돌봄노동’ ‘서비스노동’ 등 여성이 하는 노동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이라는 편견이 강하다. 때문에 그 작업이 여성노동자의 손목·어깨·허리·무릎에 얼마나 부담이 되는지 상대적으로 많은 설명을 요한다. 맹점은 경험칙이 없으면 상상력조차 동원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9607

 

성인지적 관점에 기초한 산재예방과 보상이 필요하다 - 매일노동뉴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1980년 42.8%, 2000년 48.8%에서 2016년에는 58.4%로 높아졌다. 도식적으로는 여성의 일자리가 증가하고 사회 진출이 활발해졌다고 볼 수 있겠지만, 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는 연령을 불문하고 여전하다. 만약 여성이 경제적 필요에 의해 뒤늦게나마 취업하려 한다면 그가 구할 수 있는 일은 낮은 숙련과 단순 반복을 요하는 작업이거나 언제든 대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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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업무상질병 인정률 상승과 후속 과제 (190418, 매일노동뉴스)

업무상질병 인정률 상승과 후속 과제

 

김정수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2019.04.18 08:00

 

출처: pixabay

이렇듯 업무상질병 인정률이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증가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아직 여전히 아쉬운 부분들이 있다. 우선 인정률의 지역별 편차가 여전히 크다. 2018년 광주질병판정위의 전체 인정률이 69.9%인데 비해 경인질병판정위는 54.2%로 15%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2015~2016년 지역별로 2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던 것에 비하며 그나마 나아졌지만 그 차이가 여전히 크다. 인정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어떤 질병인지다. 뇌심혈관계질병 인정률과 근골격계질병 인정률은 30%포인트 가까운 차이가 난다. 지역별 질병 구성비를 보면 특수질병에 대한 통합심의를 담당하는 서울질병판정위의 기타질병 비중이 38.9%로 타 지역에 비해 높은 것을 제외하면 다른 지역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인정률의 지역별 편차가 이렇게 크다는 것은 각 지역별로 업무상질병에 서로 다른 판단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즉 동일한 사례가 어느 지역에서는 인정되고 다른 지역에서는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업무상질병에 대해 엄격한 판단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고 판정위원에 따라서 판단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15%포인트는 분명 작은 차이가 아니다. 인정률의 지역별 편차를 줄여야 한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7954

[언론보도] [더딘 업무상질병 판정, 눈물짓는 재해노동자 ④] 신속한 산재 처리를 위한 제안 (매일노동뉴스)


[더딘 업무상질병 판정, 눈물짓는 재해노동자 ④] 신속한 산재 처리를 위한 제안최진수 공인노무사(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



  • 최진수
  • 승인 2019.02.28 08:0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입법목적은 업무상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는 것이다. 업무상질병 판정 과정에서 공정성과 일관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신속성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업계 전문가들은 업무상질병 처리가 더디다고 비판한다. 60일 이내에 마무리하라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가 1천일 동안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직업환경의학전문의와 공인노무사들이 신속한 판정이 필요한 이유와 개선방안을 보내왔다. 4회에 걸쳐 싣는다.<편집자>

▲ 최진수 공인노무사(민주노총

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

“지금 산업재해를 신청하면 얼마나 걸릴까요?” 상담을 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안타깝지만 필자도 모른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규칙에서는 신청일로부터 7일 이내에 산재 승인 여부를 알려 주도록 하고 있지만 그 7일에는 보험가입자(사업주)에게 의견을 받는 기간, 근로복지공단 직원이 조사하는 기간, 특진을 하는 경우 특진 소요기간, 서류보완에 걸리는 기간, 역학조사 기간,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에 걸리는 기간 등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3년이 다 돼 가도록 산재보상신청 결과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명색이 산재보상인데 이건 아니다 싶다. 어느 곳을 뚫어야 이렇게 막힌 과정이 조금은 해소될까. 필자는 근로복지공단의 조사인력 문제와 질병판정위 사건 배분구조를 지적하고 싶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7089

[언론보도] [더딘 업무상질병 판정, 눈물짓는 재해노동자 ②] 업무상질병 추정의 원칙 도입과 제도개선 (매일노동뉴스)

[더딘 업무상질병 판정, 눈물짓는 재해노동자 ②] 업무상질병 추정의 원칙 도입과 제도개선최민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최민
  • 승인 2019.02.26 08:00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입법목적은 업무상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는 것이다. 업무상질병 판정 과정에서 공정성과 일관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신속성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업계 전문가들은 업무상질병 처리가 더디다고 비판한다. 60일 이내에 마무리하라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가 1천일 동안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직업환경의학전문의와 공인노무사들이 신속한 판정이 필요한 이유와 개선방안을 보내왔다. 4회에 걸쳐 싣는다.<편집자>

▲ 최민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

안전보건연구소)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위원으로 일한 지 1년이 조금 넘었다. 질병판정위원이 된 뒤 산업재해 유가족들에게 업무상질병 판정 과정을 설명하면서, 심의 한 번 할 때 보통 10건 내외 사건을 다루는데 자료를 읽고 준비하는 데 하루가 꼬박 들고 3시간 정도(빠를 때는 2시간, 길 때는 4시간) 걸려 판정한다고 얘기했다. 나름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고 얘기한 건데, 오히려 깜짝 놀라며 “그 시간에 그 자료를 다 보고, 토론해서 결정을 내릴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7028

[언론보도] [더딘 업무상질병 판정, 눈물짓는 재해노동자 ①]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가 (매일노동뉴스)

[더딘 업무상질병 판정, 눈물짓는 재해노동자 ①]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가이종란 공인노무사(반올림 상임활동가)
  • 이종란
  • 승인 2019.02.25 08:00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입법목적은 업무상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는 것이다. 업무상질병 판정 과정에서 공정성과 일관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신속성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업계 전문가들은 업무상질병 처리가 더디다고 비판한다. 60일 이내에 마무리하라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심의가 1천일 동안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직업환경의학전문의와 공인노무사들이 신속한 판정이 필요한 이유와 개선방안을 보내왔다. 4회에 걸쳐 싣는다.<편집자>

▲ 이종란 공인노무사(반올림 상임활동가)

2014년과 10월과 2015년에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 보상신청을 한 삼성반도체 포토공정 여성노동자 박○○·구성애님의 ‘루푸스’ 요양급여 신청건은 아직도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열리지 않고 있다. 3·4년씩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 역학조사를 하느라 지체됐다는 것이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6989

[언론보도] 산재 승인, 지금보다 빨라져야 한다(매일노동뉴스)

산재 승인, 지금보다 빨라져야 한다김정수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산재보상제도의 궁극적인 목적이 일하다가 다치거나 아픈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기억할 필요가 있다. 처리기간이 한정 없이 늘어나 재해노동자들이 불필요하게 받게 되는 고통을 줄여야 한다. 몇몇 제도적 개선을 통해 변화가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당국의 의지일 것이다.
(사진 : 2018.7 열린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10주년 기념식)

http://m.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6938

[노노모-한노보연] 질판위원 워크숍


[노노모-한노보연] 질판위원 워크숍

2019.1.5


1부 질판위원들의 수다


발제 1 나는 심의회의 때 무엇을 신경쓰는가?

최진수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민주노총서울본부 노동법률지원센터)

발제 2

질판위란 무엇인가? 질판위원은 누구인가?

류현철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근로복지공단 안산산재병원)


2부 질판위를 넘어, 업무상질병판정의 개선과제

발제

질판위를 넘어, 업무상 질병판정의 개선 과제

권동희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지정

토론

‘판’을 새로 갈 수 있으려면

김형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질판위원_워크숍_자료집.pdf


[안내] 노노모-한노보연 콜라보 "질판위원 워크숍"


노노모-한노보연 콜라보

"질판위원 워크숍"

일시: 2019년 1월 5일 (토) 14~17시30분

장소: 용산 철도회관 6층 대회의실

[1부] 질판위원들의 수다

- 최진수 (서울지역질판위, 노무사), 류현철 (서울지역질판위, 직업환경의학전문의)

- 직종별 토론

[2부] 질판위를 넘어, 업무상 질병판정의 개선 과제

- 권동희(노무사), 김형렬(직업환경의학전문의)

- 전체토론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문의: minchoi2015@gmail.com


준비를 위해 미리 신청 받습니다. 

www.bit.ly/질판위원워크숍

으로 신청해주세요~

[안내] 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 10년 평가와 발전 방향 모색을 위한 워크샵

업무상 질병판정위원회 10년 평가와 발전 방향 모색을 위한 워크숍 


사회 : 정상래 (민주노총 부산본부 노동안전보건국장)

발제1 : 판정위 도입 후 인정률 변화에 대한 고찰 / 지문조 ((사)노동인권연대 운영위원장)

발제2 : 부산 업무상질병판정위 운영현황 및 향후 계획 / 정충식 (부산질병판정위원회 위원장)

발제3 : 사실인정 측면에서의 질판위 운영상 문제점 / 조애진 (부산지방변호사회 노동인권소위원회)

발제4 : 업무상질판위 향후 발전적 방향 모색 / 예병진 (인제대부산백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일시 : 2018년 11월 26일 월 15시~17시30분

장소 : 국가인권위원회 부산인권사무소 (8층) 인권교육센터


민주노총부산본부, (사)노동인권연대, 부산지하철노동조합, 부산지방변호사회노동인권소위원회, 

부산지역공공기관노동조합협의회, 한국공인노무사회부울경지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일터> 통권 174호 / 2018.08




노동자가 만드는 <일터> 통권 174호 / 2018.8

특집 : 질판위 10년 평가와 과제 


4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10년의 기록  

8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 바란다 

10 왜 

13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10년 노동자 직업병 산재인정의 성과와 과제는 무엇인가

16 노동자에게 필요한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되어야 한다 

18 [지금 지역에서는] 

향남에서 '우편물에 담긴 일과 건강에 관한 토크콘서트' 열려

20 [국제 노동안전건강뉴스] 

뜨거워지는 지구, 노동자 보호는?

22 [국제 안전보건기준에 관한 비교 검토 연구] 

노동인권의 사각지대, 농업

24 [연구 리포트]

인천공항 수하물시설 노동자들의 근골격계질환 및 작업환경 실태조사 

28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폭염 속 노동시간 

30 [사진으로 보는 세상]

32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편의점 알바, 누가 쉽다고 하나요? 

36 [현장의 목소리]

2018 여름건강현장활동 대학생, 모두의 건강을 고민하다 

44 [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

건설현장을 안전하게 바꾸고, 노동자의 삶도 바꾼다 

48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폭염 속에 노동자들이 죽어간다 

50 [노동자 건강 상식]

당뇨 이야기 

52 [문화읽기] 

사당동 더하기 25

54 [이러쿵저러쿵] 

문송면 · 원진 산재사망 30주기 추모위 활동을 돌아보며 

56 [한노보연 이모저모]

특집5. 노동자에게 필요한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되어야 한다 / 2018.08

노동자에게 필요한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되어야 한다

조기홍 한국노총 산업안전보건연구소 본부장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이하 질판위)는 2008년 7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을 개정하여 설치된 업무상 질병 판정 전문기구다. 뇌심혈관계질환을 비롯하여 근골격계 질환 및 암 등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 판단이 어려운 업무상 질병 판정의 전문성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설치됐다. 과거 업무상 질병의 경우 전문성 부족 및 편파적인 판정으로 당연히 인정되어야 할 업무상 질병이 인정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인정이 되더라도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어 노동자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질판위가 설치된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질판위 설치 이후 무엇이 달라졌을까? 질판위가 노동자의 업무상질병 인정에 큰 기여를 했을까? 대답은 '아니다' 일 것이다. 여전히 노동자들은 업무상 질병을 인정받기 매우 힘들 뿐만 아니라 오히려 뇌·심혈관계질환의 경우 인정률이 질판위 설치 이전보다 훨씬 낮아진 결과를 초래했다.

질판위 10주년을 맞이하여 근로복지공단 심경우 이사장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명실상부한 업무상 질병 전문 판정기구로서 그 존재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자평했으나 노동계에서는 질판위의 문제점을 지속해서 제기하고 있고 심지어는 질판위 해체까지 주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설치 목적 잊지 말아야 

첫째, 질판위의 공정성 및 전문성이다. 질판위 구성은 정부, 노동자 단체, 사용자 단체 각각 1/3로 구성되어 있으나 위원장의 경우 근로복지공단 출신 등 정부 인사가 차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판정에는 참여하지 않으나 부당하게 판정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았으며, 이는 노동자에게 피해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질판위 위원장을 공단 출신보다는 공정하고 산재보험에 이해도가 높은 외부 민간인 전문가로 확대하여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서 질판위를 산재보험 급여를 지급하는 근로복지공단 산하가 아닌 노동부 직속 독립기구로 확대하여 더욱 공정하고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그리고 신속한 판정이 이루어질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질판위에 참여하는 위원들의 전문성도 문제다. 질판위 위원들 중 산재보험 제도와 업무상 질병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위원이 얼마나 될까? 질판위에서는 임상 의사를 비롯하여 변호사, 노무사 등 추천 전문가의 능력에 대해 검증은 하고 있지 않다. 과연 이러한 임상 의사를 비롯한 추천 전문가들이 이 노동자의 작업환경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능력도 검증 안 되고 노동현장도 모르는 사람들한테 노동자의 업무상 질병판정을 맡긴다는 게 말이 안 된다. 개인의 잘못된 판단에 의해 노동자가 피해를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향후, 질판위 심의를 2단계로 구분하여, 1차 단계에서 임상 의사의 참여 상병을 확인하며, 2차 단계에서 법률가 및 직업환경의학 의사 등이 참여하여 업무 관련성을 심의하는 구조로 개편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2017년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문진국 의원이 25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질판위에서 2008년부터 10년간 연이어 활동한 위원 수는 58명이었다. 위원은 임기 2년에 4회 연임할 수 있다. 10년 임기가 불법은 아니지만, 일부 위원들이 장기 연임하면서 일부 심의위원들의 '독식 구조'가 형성돼 판정이 경직되고, 새로운 유형의 판정에 적응하기 어려워 노동자들이 산재 판정에서 불리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규정을 어기고 노사 동수를 맞추지 않은 상태로 회의를 진행한 사례도 2008년부터 최근까지 169차례였다. 위원들에 대한 검증과 부당한 회의 진행은 금지해야 한다.

둘째, 질판위의 신속성이다. 2008~2017년 상반기까지 질판위는 3970건의 심의 처리기한을 넘겨, 산재 판정을 기다리는 노동자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문진국 의원은 지적했다. 2015년 최장심의 기간이 916일이었던 사건도 있었다. 심의기간이 길어질수록 피해 노동자의 고통은 그만큼 길어질 수밖에 없다. 역학조사, 직업성폐질환연구소, 산재병원의 업무 관련성 조사 등 전문가의 평가를 거쳐 업무 관련성이 높을 경우 질판위를 거치지 않고 소속기관에서 결정하도록 하여야 한다. 노동자를 위해 설립된 질판위의 취지를 되살리기 위해 인력풀 확보와 위원장 위촉방식, 처리기간 및 회의 구성의 개선이 시급하다.

셋째, 보상과 예방의 연계방안이 필요하다. 업무상 질병 판정을 받을 경우 이는 개 별 노동자의 문제가 아닌 사업장 전체 노동자의 문제일 수 있다. 따라서 업무상 질병 발생을 노동부에 통보하고 노동부는 이를 근거로 사업주에게 예방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고 이행 여부를 감독하여야 한다.

끝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 1조에는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며 (생략) 재해 예방과 그 밖에 근로자의 복지증진을 위한 사업을 시행하며,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로 되어있다. 질판위 또한 산재보험 운영 목적에 따른 운영을 하여야한다. 노동자에게 피해를 주는 질판위가 아니라, 노동자에게 필요한 질판위가 되어야 한다


특집4. 질병판정위원회 10년 노동자 직업병 산재인정의 성과와 과제는 무엇인가? / 2018.08

질병판정위원회 10년 노동자 직업병 산재인정의 성과와 과제는 무엇인가?

최명선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장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아래 질판위)가 도입된 지 10년이 되었다. 질판위 도입 이전 직업병 산재심사는 근로복지공단에서 진행되었고, 민주노총은 불공정·불승인 남발과 장기간 소요되는 산재심사의 문제를 제기하며 '독립적· 객관적 심의기구'와 '선(先) 보장 후(後) 평가제도'를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불참한 가운데 진행된 2006년 산재보험제도 노사정논의에서 직업병심의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구성'이라는 단 한 줄로 정리됐다.

그러나 그 구성과 운영에 대한 논의 없이 정부의 일방적 추진으로 2008년 제도가 도입됐다. 또 뇌·심질환 등 직업병 인정기준이 나빠지고, 오히려 산재 불승인이 남발되면서 민주노총은 질판위 해체 투쟁을 진행했다. 

이후 2012년 ~2013년 질판위 운영과 직업병 인정기준 제도 개선에 관한 노사정 논의가 이뤄지면서 민주노총은 질판위에 추천 위원을 보냈다. 또 질판위원 워크숍, 지역별 간담회를 진행하고, 2016년 2월 초부터는 민주노총 내부 질판위 사업단을 통해 제도개선안을 만들어 일부 제도 개선을 이뤄냈다.

2012년에는 상병별 심의, 직업환경의학 위원 확대, 사업주 제출 자료 제공, 위원장과 공단 추천 산재보험 전문가 역할 제한, 근골과 뇌심의 현장재해조사 강제 등이 이뤄졌다. 이와 더불어 '역학조사 의뢰에 대한 공단본부 심의, 신청인과 대리인 참여 보장 등의 제도 운영과 퇴행성 근골· 뇌심질환 만성과로·직업성 암 등 직업병 인정기준 개정도 진행됐다. 

이후 한 달여간 농성 끝에 근골격계 재해조사 시트가 만들어졌다. 2016년에는 '상병미확인'으로 불승인이 남발되는 것을 개선하기 위해 소위를 구성하고 재심의하도록 했다. 

또 근골격계 재해조사 동영상 제출 시 당사자 확인, 질판위 위원의 회의참석 균등 배분, 회의자료 일체 사전 제공강화, 위원장 의결권 제한 준수 등으로 제도가 개선됐다. 민주노총 추천 질판위원을 상대로 조사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 노동부와 공단에 제출하고 노사정 논의를 추진하는 과정 등으로 이뤄낸 것이다. 또 금속노조가 심각한 운영 문제를 일으키던 서울 질판위 위원장 퇴진 투쟁을 전개한 끝에 위원장이 바뀌기도 했다.

끈질긴 싸움, 산재 승인으로 이어져

그동안 질판위의 전향적인 심사 승인 뒤에는 노동조합의 투쟁이 있었다. 공공운수노조의 철도 지하철 노동자 정신질환 문제, 유성기업 등 금속노조의 투쟁, 전기원 노동자의 전자파 직업병에 대한 건설노조의 투쟁, 압구정동 경비노동자의 괴롭힘으로 인한 자살 산재 인정 투쟁, 유산과 불임·성희롱의 산재인정, 라돈과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지하 공간 직업병, 지게차·청소자등의 디젤에 의한 직업병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다. 

산재신청, 재해조사, 역학조사의 전 과정에 개입하고, 불승인에 대한 소송까지 끈질긴 노동조합의 대응 투쟁은 산재 승인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른 노동자의 산재승인과 새로운 직업병 인정기준의 개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노동·시민사회단체의 투쟁 또한 마찬가지다. 반올림에서 진행한 전자·반도체산업 노동자의 직업병 인정 투쟁은 직업성 암 인정기준의 개정은 물론이고, 노동자의 입증 책임 완화, 추정의 원칙(작업 또는 노출기간, 노출량 등이 충족되면 반증이 없는 한 인정하고, 충족 못할 경우에도 의학적 인과관계 있으면 인정)도입 등의 큰 계기가 되었다. 질판위 문제와는 다르지만 광주의 남영전구 수은중독 대응도 중독사고 산재신청 처리에 대한 개선으로 이어졌고, 제주 이민호 군의 산재보상 대응 투쟁도 유족급여기준에 대한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 10년 동안 질판위 해체·제도 개선 투쟁을 현장과 중앙에서 이어가면서 답답한 마음에 속이 터지는 상황을 한 두 번 겪은 것이 아니다. 직업병 산재심사승인 과정에서 너무도 당연하고 상식적인 노동자의 권리는 정부와 공단의 안일한 운영, 보수적인 전문가 위원들의 태도에 번번이 좌절되었다. 너무도 상식적인 문제만 갖고도 수많은 집회와 제도개선 논의를 거쳐야 했던 순간마다 "정말 질병판정위원회의 대안은 없는 것일까"라는 고민의 반복이었다. 

여러 제도개선이 진행되었지만, 아직도 산재노동자들은 본인의 신청 건이 다뤄지는 회의에 어떤 위원이 참여하는지, 질판위 심의자료에 회사에서 어떤 근거로 산재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공단에서 조사한 내용의 결과는 무엇인지, 산재 불승인이 어떤 근거와 이유로 된 것인지와 같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핵심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알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

지난한 투쟁과 요구에도 불구하고 가장 기본적이면서 핵심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비밀'이 유지되고 있다. 노동위원회가 1회 심의당 3-4건이지만, 산재심사는 여전히 13건을 넘고, 일반적인 소송은 1건당 수차례의 재판이 열리지만, 질판위는 1번 보류를 하더라도 많아야 2회 정도의 심의에 건당 7분 내외를 넘지 않고 처리되고 있다. 

질판위 심의기간의 문제는 졸속심의가 되지 않으면서도, 처리기간도 단축되어야 하는 두 가지 과제를 모두 안고 있다. 장기간 소요되는 직업병 심의문제는 대부분 질판위보다는 역학조사 기간의 장기화 문제여서 이 또한 추가적인 과제이다. 이는 역학조사, 재해조사, 질판위의 인력 문제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질판위의 형식적 심의건수를 축소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는 다른 측면에서 '당연인정기준 혹은 추정의 원칙'으로 표현되고 있다.

그동안 사실상 당연인정기준의 도입은 경총의 주장이 많았다. 그 이유는 당연인정기준화 되어 있는 외국의 직업병 리스트가 상당히 엄격하고 좁은 기준이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민주노총은 당연인정기준의 도입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외국과 달리 질병판정위원회가 직업병 인정기준보다 보수적인 판정이나 불승인 남발을 많이 하는 상황에서 당연인정기준은 제도 취지와 달리 불승인 남발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또한 당연인정기준을 도입하는 외국의 경우에도 산재신청 건수 대비 승인율이 낮거나 한국과 비슷한 경우가 많았다. 

'추정의 원칙'은 그와는 별도로 입증책임의 문제와 연동되어 기간의 승인사례가 질판위 심의나 판례로 축적되어 있고, 산재가 아니라는 명백한 반증을 못하거나 없다면 산재로 인정한다는 의미에서 제도의 취지나 한국적 현실에서는 매우 중요한 원칙이다. 이후에는 상병별로 당연인정기준과 추정의 원칙을 적재적소에서 발휘, 직업병 심사에서 산재 불승인이 남발되는 것을 해결해야 한다.

산재 불승인 남발, 질판위만의 책임 아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도 현재 질판위 위원들의 전문성·객관성을 현격히 높여야 한다. 아울러 산재 심의 자료·결과 공개에 대한 비밀주의가 타파되어야 한다.

그동안 산재 불승인 남발은 질판위 책임 문제로만 여겨진 측면이 있다. 그러나 실상은 직업병 인정기준, 현장재해조사, 역학조사를 비롯하여 근골격계 등 의료기관의 과잉진료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2013년 이후 프랑스와 독일, 일본, 대만 등의 산재 심사·승인제도 관련 연구가 진행됐다. 국가별로 중요과제는 달랐지만, 기본 심사·승인절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제는 '한국에서 직업병의 심사와 승인은 어떤 절차로 이뤄져야 하는가'를 두고 근본적인 논의를 해야 한다. 그동안 노동단체들은 민주노동당 초기 시절의 '선 보장 후 평가, 독립적 심사·승인제도'라는 슬로건 외에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산재 심사·제도의 종합적 측면보다는 부분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이름'만 있는 개선 과제를 제출한 채 10년을 흘려보냈다.

민주노총은 질판위 해체 투쟁에서 질판위 위원 추천으로 조직 내 논의를 진행하면서 두 가지를 같이 논의했다. 하나는 위원 추천으로 전체 노동자의 산재 불승인 남발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심의 참여로 근본적인 개선책을 찾아 나가자는 것이다. 그동안 참여를 통한 불승인 남발 축소 및 운영과 인정기준 등의 부분적인 개선은 진행되어 왔다. 이제 한걸음 더 나아가 산재 심사·승인제도의 근본적인 개선대안 모색의 시작을 제안 드린다.

특집3. 왜 / 2018.08

- 최근 불승인 사례를 중심으로 본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안재범 (운영집행위원,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노안위원장)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7월 2일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아래 질판위) 10주년 기념식을 했다. 당시 근로복지공단은 "질판위가 지난 10년간 심의 안건만 9만 2000여 건에 이르며 직업병 인정률은 2010년 36.1%, 2013년 44.1%, 2017년 52.9%로 상승했고 판정위원도 218명에서 550명으로 대폭 늘었다"는 평가를 했다.

하지만 2018년 현재도 여전히 질판위의 엉터리 심의와 부실한 운영능력으로 인해 억울한 불승인 처분이 나오고 있다. 재해자는 이미 정신적·물리적 손실을 입은 상태에서 산재 승인 여부까지 다퉈야 하는 탓에 결국 스스로 포기하게 된다. 최근 민주노총 세종충남지역본부에서도 2건의 산재 불승인건을 정보공개청구한 결과,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질판위 심의 내용을 확인했다.

[사례①] 의사가 "업무-질병 관련성 높다"는데도...

재해자는 10년간 하루 평균 11시간 정도의 주야교대 근무를 하였으며 주 업무는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수량에 맞게 손으로 옮겨 팔렛트에 적재를 하고, 적재된 물건을 지게차를 이용하여 배송차에 상차해주는 업무를 했다.

그러던 중 2017년 9월경 참을 수 없는 통증이 계속되어 병원에 내원하여 MRI를 찍은 결과 '경추추간판 탈출증 제6-7번 간', '경추의 염좌 및긴장'의 진단을 받고 요양신청을 했다. 근로복지공단 해당 지사는 재해조사·평가결과 재해자가 해온 전체 공정이 목에 부담을 주는 정도가 최대 7점 중 6점이라고 평가했다(지게차 작업 6점, 피킹 작업 6점, 빵 피킹 작업 6점, 제품 제고 체크 6점). 

자문을 맡은 임상의와 직업환경의학의도 다음과 같은 의견을 냈다.

○ 임상 자문의사 의견 : 진료 기록상 상기 진단명이 확인됨.

○ 직업환경의학과 자문의사 의견 : 2007년부터 약 10년간의 근무경력 및 업무 내용, 작업 자세 등을 고려한 결과 높은 높이의 적재물을 지게차를 이용하여 적재 및 하차작업 등이 경추부터의 과도한 신전이 이루어져 부담 작업으로 업무 관련성이 높음.


그러나 질판위는 결국 불승인을 판정했다. 사유는 이렇다. "신청인은 지게차 작업 외에도 패킹 작업을 병행하여 1일 4시간 정도 지게차 작업을 수행하고 렉의 위치도 3단으로 이루어져 있어 정상적인 자세로 작업을 하는 비율이 상당하여 반복하는 작업 빈도가 낮다는 판단으로 업무 부담 작업으로 볼 수 없다"고 불승인 판정을 하였다.

[사례②] 팔을 사용하는데... "팔꿈치 부담작업 아니다"

재해자는 완성차 사내하청에서 근무하는 여성조합원이며 1997년에 입사하였고 재해 발생공정으로 직종을 전환한 것은 8년 정도였다. 주업무는 차량의 출하 전 검사를 하는 공정이며 구체적으로 차량의 휴즈박스, 도어, 트림, 본네트, 트렁크 등을 손과 팔을 이용하여 올리고 내리는 반복적인 동작을 통해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을 2인 1조로 일 3백 대 정도 하였다.

이로 인해 수년 전부터 손, 손목, 팔꿈치, 어깨 등의 통증으로 퇴근 후 병원에서 약물과 물리치료를 하였으며 2017년 11월경 업무 수행이 도저히 어려워서 주치의로부터 'M770 내측상과염'을 진단을 받고 요양신청을 하였다. 해당 지사 임상 자문 및 업무 관련성 자문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 임상 자문의사 의견 : : 진료 기록상 상기 진단명이 확인됨.

○ 직업환경의학과 자문의사 의견 : 장기간 근무 기간 및 작업 내용을 고려한 결과 반복적 상지 및 손사용으로 인한 업무 관련성이 높다고 판단됨.


그러나 질판위는 결국 불승인을 판정했다. 사유는 이렇다.

"신청인이 수행한 작업 내용상 팔을 사용하는 작업 자세가 신청 상병을 유발할 정도의 팔꿈치 부위 부담 작업으로 보기 어렵다는 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으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이처럼 두 건의 사례만 보더라도 질판위가 얼마나 부실한 운영과 엉터리 심의를 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두 사례 모두 임상 및 직업환경의학 자문 의사는 모두 질병이 확인되며, 업무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하였다. 또한 지사의 재해조사결과 역시 재해자의 전 작업공정에서 업무 관련성이 높다고 평가하였다. 

그러나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불승인 판단 근거는 매우 추상적이며, 직업환경의학 자문의사 자문결과와 해당 지사의 재해조사결과, 재해자가 제출한 자료에 전부 반하고 있다. 불승인 판정의 핵심적인 근거가 되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 의견은 단지 모두 동일하게 "상병은 확인되나 업무 관련성은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했을 뿐이다.

왜 업무 관련성을 인정하기가 어려운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 누가 보더라도 이해가 될 수 있는 상세하고도 구체적으로 서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왜?'라는 이유가 빠져있다. 이렇게 불성실한 판정 의견을 제출하는 것은 그 누구도 불승인 근거를 찾을 수 없는 것을 의미한다.

문제는 불승인 이유가 명확하지 않으면 심사 청구나 재심사청구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질판위가 근로복지공단 의견과 반하는 결정을 하려면 최소한 질판위 위원장은 심의안건을 충분히 검토해야 하고, 설령 불승인 판단을 내리더라도 명확한 근거로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이처럼 질판위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설치배경과 취지에 맞지 않는 운영을 되풀이하고 있다. 이는 심의위원 구성부터 심의안건의 검토, 심의회의 절차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고 운영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문제로 고군분투해가며 언제까지 싸워야 할지 이제는 다른 판단을 해봐야 할 시점인 듯하다.



특집2.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 바란다 / 2018.08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 바란다 

유상철 (노무법인 필, 노무사)

 

2012년 7월, 도시철도 기관사의 자살 사건 대리인으로 구술 심리에 참석했다. 당시 다른 심의위원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서울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아래 질판위) 위원장만 50분 가량 집중적으로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당시 위원장은 이 사건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는 다양한 이유를 세세하게 열거하면서, 대리인에게 반박할 수 있으면 한 번 해보라는 태도로 심리를 진행했다. 당연히 사건은 인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지방법원에서 승소한 뒤 고등법원까지 올라가 업무상 재해로 최종 인정됐다. 

몇 개월 후 질판위 심의위원으로 위촉돼 회의에 참석했다. 위원장은 멋쩍은 표정으로 내게 악수했고, 아주 공손하고 차분하게 그날 심의회의를 진행했던 기억이 난다. 2018년의 질판위에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지난 몇년 간 질판위는 노동계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 운영 면에서 실질적인 변화가 느껴질 정도가 됐다. 물론 세부사항에 대한 제도 개선 노력은 지속해야 한다. 다양한 논의과정을 거쳐 제도 개선 요구를 반영하는 것은 노동자의 건강권 확보를 위해 더없이 중요한 일이다.

2018년 업무상 재해 인정기준이 개선되면서 근로복지공단은 업무관련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럼에도 근로복지공단 <뇌·심혈관 질병 업무상 질병 조사 및 판정 지침>을 보면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52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라도 업무부담 가중 요인에 복합적으로 노출되는 업무의 경우에는 업무관련성이 증가한다"고 나온다. 여전히 업무시간이 업무관련성 판단의 주요 지표다.

최근 진행한 사건의 노동자는 월요일 새벽 자택을 출발하여 전국의 거래처를 돌아다니며 AS 등 기술영업을 한 후, 금요일 야간 또는 토요일 새벽 자택으로 돌아오는 업무 형태로 일했다. 그리고 이 노동자는 근로계약서상 근무지가 자택으로 되어 있고, 자택을 산재보험 적용사업장으로 신고한 상태였다. 사건을 하면서 업무시간을 산정할 때 자택을 출발하여 거래처에 도착하는 시간을 모두 업무시간으로 합산하였다.

그런데 근로복지공단은 자택에서 나와 거래처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업무시간에서 제외한다는 입장이었다. 대리인이 산정한 업무시간과 근로복지공단의 조사 과정에서 산정한 업무시간에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분명 "업무시간은 근로계약상의 근로시간과는 다른 개념으로 업무를 위한 준비 및 정리 시간을 포함하여 사용자의 지휘, 감독하에 놓여 있는 시간을 의미한다."고 지침에서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 사건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질판위 사건들을 종합하여 업무시간 산정에 대한 세부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질판위 판정의 공정성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질판위, 노동과정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판단해야

질판위는 전문적이고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심의위원의 전문 분야에 따라 각각의 전문성을 존중하고 있다. 질판위 심의 전에 심의안뿐만 아니라 제출 자료, 조사 자료 등 모든 자료를 심의위원이 검토할 수 있도록 개선되었다. 그러나 심의회의를 진행하다 보면 일부 위원의 경우 심의안 이외 제출 자료에 대해 사전에 숙지하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노무사인 기자는 심의를 진행하면서 제출 자료를 근거로 재해자의 노동과정, 업무특성, 기계설비, 작업도구, 스트레스 요인 등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임상의의 경우 재해자의 구체적인 노동과정에 대한 이해보다 의학적 소견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전문분야의 특성을 고려할 때 임상의, 직업환경의학과 외 산재 전문가로 참석하는 이들의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 물론 주관적인 견해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사건의 제출 자료와 유사 사례, 판례 등을 근거로 심의위원들을 설득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민주노총 추천으로 질판위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회의 참석 연락이 오면 반드시 참석하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 7일 전에 연락이 오는 관계로 일정 조정이 어려운 경우도 있지만 가급적 질판위에서 연락이 오면 조정 가능한 일정을 옮겨서라도 꼭 참석하려고 노력한다. 재해자의 노동과정과 업무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면 할수록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지고, 업무관련성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근로복지공단은 질판위 심의위원 수를 더욱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심의위원들은 무엇보다 업무를 수행하다가 질병에 걸린 재해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고, 객관화시키고 업무관련성 판단의 타당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수많은 노력을 통해 개선된 제도를 사건에 반영하고 적용하여 현실에서 실현하는데 질판위 심의위원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