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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환의

[9월_직환의이야기] 산재장해를 딛고 ‘당연히’ 출근할 수 있게 되길 산재장해를 딛고 ‘당연히’ 출근할 수 있게 되길 김은경 후원회원, 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마스크 밖으로 보이는 눈매가 무척 선해 보이는 남자 분을 외래에서 만났다. 40대 초중반, 세 아이의 아빠라며, 병원에 입원해있으면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하는 것이 가장 싫고 불편하다면서 수줍게 말하는 환자였다. 2020년 10월의 어느 날, 여느 새벽처럼 트럭을 운전해서 나갔고, 늘 해왔던 것처럼 동료를 돕기 위해 운전석에서 내려 트럭 뒤쪽에서 작업을 하던 중 승용차가 추돌하면서 환자의 양다리에 부딪혔다고 한다. 그 사고로 왼쪽다리는 무릎 위에서 절단하고 오른쪽은 골절로 수술을 받게 되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로 다리를 잃었을 뿐 아니라 가족과 함께 하던 평범한 일상이 깨졌고, 20여년을 성실하.. 더보기
[직업환경의학 의사가만난 노동자건강이야기] ‘다음 생일까지 살아있을 수 없다’는 말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건강이야기] ‘다음 생일까지 살아있을 수 없다’는 말 "며칠 전부터 숨이 차고 힘들어요. 왼쪽 가슴이 너무 아파요." 진폐 진단을 받고, 우리 병원 외래로 2~3개월에 한 번씩 와서 엑스레이(X-ray) 검사를 하고, 약을 타가시는 분이었다. 굉장히 마른 몸을 가지신 분으로, 늘 볼이 움푹 파여져 있었다. 언젠가 한 번은 '식사는 제때 챙겨서 하세요?'하고 여쭤본 적이 있었는데, 영 입맛도 없고 해서 하루에 밥 한 공기를 드실까 말까 한다고 하셨다. 엑스레이를 찍어보자고 했다. 잠시 후 컴퓨터 모니터에 한쪽 폐에 액체가 가득하게 찬 사진이 떴다. 6개월 전에 외래 방문하셨을 때 흉수(흉막강, 흉벽과 폐 사이 공간 내 고인 액체로 정상적으로도 소량의 흉수는 존재하지만, 세균.. 더보기
[직업환경의사가 만난 노동자건강이야기] 코로나19 대응시 근로자건강센터가노동자 건강을 지켜줄 수 있을까? / 2020.05 코로나19 대응시 근로자건강센터가 노동자 건강을 지켜줄 수 있을까? 강충원 후원회원, 서울서부근로자건강센터 코로나19 대응 과정은 "방역저지선이 뚫렸다", "전사, 영웅" 등의 단어부터 재난 극복을 위한 총동원 체제, 고양된 어조로 전하는 뉴스속보 등 흡사 '전쟁'을 떠올리게 한다. 전쟁과 같은 재난은 일상을 잊게 만들고,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았던 '노동자', '노동'이라는 단어는 자취를 감춘다. 필자가 속한 서울서부근로자건강센터를 찾아오는 노동자분들의 발길 또한 끊어졌다. '사회적(물리적) 거리두기'로 인해 예정되었던 안전보건교육과 운동교실, 집단상담, 찾아가는 이동상담이 모두 취소되었다. 국가적 재난에 모든 공공기관의 의료진들과 정신보건요원, 자원봉사자 등이 함께 동원되어 코로나19의 위험에 대응하.. 더보기
직업환경의사가 알아야 할 법률 강좌 자료집(20200111) 입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시면 자료집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drive.google.com/open?id=1cqXZ4IyL3j1VKJmuhPREbS3Ag3qxDZC- 더보기
[언론보도] 우리에게 노동자 주치의는 요원한 일일까? (19.09.19, 매일노동뉴스) 우리에게 노동자 주치의는 요원한 일일까? 이선웅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2019.09.19 08:00 몇 년 전 한 사업장에서 이황화탄소 배합 공정 노동자의 혈당이 너무 높았다. 그는 빚이 있어 투잡을 하고 있었다. 수년 전 당뇨병 진단을 받았지만 병원을 제때 방문하지 못하고 있었다. 다급한 마음에 그가 방문했을 당시 측정한 당화혈색소 수치를 근거로 약을 처방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보건관리전문기관 의사는 사업장 보건관리의사임에도 고용노동부의 법적 해석이 불분명해 처방을 못하는 상황이다. 또 이황화탄소 업무가 당뇨합병증을 유발한다는 위험관계를 알고 있으므로 의원에 진료를 예약해 치료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으나 그 또한 하지 못했다. 보건관리의사는 개인의원을 병행할 수 없게 돼 있기.. 더보기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두 명의 PTSD 환자 이야기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두 명의 PTSD 환자 이야기 최혜란 회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1시간 간격으로 연달아 2명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환자를 만나게 된 어느 날이었다. 두 환자는 모두 직장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했고, 그 후에 사고와 관련된 자극을 회피하고 작은 자극에도 지나치게 불안해하는 등 전형적인 PTSD 환자였다. 그러나 본인의 이야기를 할 때의 감정 상태와 태도는 판이하게 달랐다. 재구성해보면 다음과 같다. 환자1. (흐느끼며) "저한테 왜 이런 일이 생긴 건지…. 저는 정말 멀쩡하게 회사에 다니고 있었는데. 도무지 이해가 안 됩니다. 회사는 이 사고에 대해서 책임이 없다고만 말하고, 평소에 친하게..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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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우리의 안전의식은 아직 진화 중 (19.03.21, 매일노동뉴스) 우리의 안전의식은 아직 진화 중 김정수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2019.03.21 08:00 대부분의 사람은 어떤 특정 상황에 부닥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심한 공포감을 느낀다. 숲속에서 지나가는 뱀을 볼 때, 인적이 드문 어두운 골목길에서 기척이 느껴질 때가 그렇다. 이런 공포감은 본능적인 것으로 인류의 조상이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살기 시작한 이래 수백 만 년 동안 진화한 것이다. 그렇게 위험한 상황에서 순간적으로 심한 공포감을 느껴 잽싸게 도망을 친 우리의 선조들이 살아남아서 우리에게 그렇게 반응하도록 만드는 유전자를 물려준 것이다. 아마도 이것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안전에 관한 가장 원초적인 의식이 아닐까 싶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 더보기
[언론보도] 사업장 안전보건체계 책임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19.03.14, 매일노동뉴스) 사업장 안전보건체계 책임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2019.03.14 08:00 이선웅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2001년부터 2016년까지 우리나라 노동자 3만8천명이 산업재해로 사망했다. 매년 2천400명이 목숨을 잃었고, 2016년에도 2천40명이 산재로 숨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산재사망 만인율은 0.68(2013년 기준)로 독보적 1위다. 일본·독일의 4배, 영국의 14배나 된다. 한국 교통사고에 비해서도 1.3배 높다. 산재 사망률이 줄어들고 있지만 자살을 제외한 다른 외부 원인 사망률과 비교하면 그 변화 속도가 같아서, 산재를 줄이기 위한 사회적 대처가 없었다는 지적이 설득력이 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 더보기
[언론보도] 누구에게나 글로 남기고 싶은 기억 속 환자가 있다 (청년의사) 누구에게나 글로 남기고 싶은 기억 속 환자가 있다기사승인 2019.02.25 06:00:03- 제18회 한미수필문학상 시상식 개최…대상 류현철 과장 등 14명 수상 영예의사와 환자 간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마련된 ‘제 18회 한미수필문학상’ 시상식이 지난 24일 한미약품 2층 파크홀에서 열렸다. ‘제 18회 한미수필문학상 시상식’에는 작품 로 대상을 수상한 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 류현철 과장 등 6명의 수상자와 청년의사 신문 이왕준 발행인, 한미약품 우종수 대표이사, 심사위원장 정호승 시인, 한국여자의사회 이향애 회장을 비롯해 4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http://m.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65596 더보기
[언론보도] [제18회 한미수필문학상 대상] 당신 탓이 아닙니다 (청년의사) [제18회 한미수필문학상 대상] 당신 탓이 아닙니다근로복지공단 안산병원 류현철 직업환경의학과장청년의사승인 2019.01.01 06:00최종 수정 2019.01.01 06:00 머뭇머뭇 지인의 손에 이끌려 상담실 문을 들어선 칠순의 노동자를 만난다. 단정한 옷매무새와 차분한 말투, 오랜 시간을 두고 일터에서 그을려온 이들 특유의 구릿빛 얼굴과 미간을 가로지르는 세월의 주름, 거기에 더하여 뭔가 짐작하기 어려운 무거움과 어두움이 더해진 낯빛을 한 아버지 세대의 노동자와 마주한다.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노동을 시작했을 그가 아들뻘 직업환경의학과 의사를 찾아온 사연은 무엇일까? 하지만 내가 듣고 싶은 이야기보다는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편히 풀어내도록 해야 한다. 한자리에 머물지 못했던 시선이 조금씩 내 시선.. 더보기
[언론보도] 그는 일할 수 있는 다니엘 블레이크였다 ② 업무적합성 평가 사례 (매일노동뉴스) 그는 일할 수 있는 다니엘 블레이크였다 ② 업무적합성 평가 사례송윤희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송윤희승인 2018.12.13 08:00 다니엘 블레이크는 심근경색을 앓은 후 직장에 복귀하지 못했다. 노동 말고는 생계를 유지할 길이 없었던 그는 주치의에게 가서 다시 일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그의 심초음파 결과를 본 심장내과 의사는 걱정스런 얼굴로 단호하게 말했다. “일하면 죽을 수도 있어요. 절대 일하지 마세요.”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5625 더보기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직업을 묻고 대답하는 불편함을 넘어 / 2018.10 직업을 묻고 대답하는 불편함을 넘어강충원 일터건강을 지키는 직업환경의학과의사회 회장의대생들에게 "일하는 사람의 건강"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직업환경의학과라는 정식 수업 이외에 의학 공부에 집중된 의대생들에게 사회의 현실을 알려주는 일종의 교양수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때 의대생이나 의전원생들에게 여러분들이 노동자를 진료하는 일이 얼마나 될 것 같으냐고 물어보면 잠시 정적이 흐르고 대부분 고개를 갸우뚱한다. 학생들 머릿속에는 병원에서 보는 환자 이외에는 없기 때문이다.여기서 덧붙여 이야기하며 여러분들이 만나게 될 환자분들은 일을 하고 있거나 과거에 일을 했거나 앞으로 일을 해야 할 사람일 가능성이 높음을 상기시켜 주곤 한다. 그런데 학생들에겐 의학지식보다 어려운 것이 직업을 묻는 일.. 더보기
[언론보도] 창립 30주년 대한직업환경의학회 노동자·시민과 함께하길 (매일노동뉴스) 창립 30주년 대한직업환경의학회 노동자·시민과 함께하길김형렬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김형렬승인 2018.09.13 08:00 2018년 11월1일부터 3일까지 대한직업환경의학회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대회가 개최된다. 올해는 문송면군의 수은중독 사망, 원진레이온 직업병 사건이 30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3903 더보기
[직업환경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 2018.09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권종호 선전위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요긴한 것이 없어지면 다른 것으로 대체하면 된다는 의미로 많이 쓰이고 실제로 그렇게 일이 해결된 후 자신감을 표현하면서 쓰기도 한다. 하지만 잇몸까지 쓰는 상황이 좋을 수는 없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잇몸을 써야 할 상황이 온다면 훨씬 조심해서 써야 한다. 잇몸까지 상하고 나서는 더 이상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를 외칠 수는 없으니 말이다.얼마 전 출장을 나간 곳에서 방아쇠 수지로 고생하고 있는 노동자를 만났다. 에어건(air gun)을 온종일 쓰면서 방아쇠를 수시로 당기니 검지 쪽인대에 전형적인 방아쇠 수지가 생겨버렸다. 병원에 다니면서 주사도 맞아봤지만, 그때뿐이고 어차피 검지를 계속 쓰면 더 안 좋아진다는 이야기에 이제는 중지로 방아쇠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