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주 40시간 노동, 2003년 도입했는데 아직까지…” (19.12.09, 미디어오늘)

“주 40시간 노동, 2003년 도입했는데 아직까지…”
노동부 ‘주 52시간제’ 계도기간 늘리자 노동계 집단 반발 “16년 기다렸는데 또 기다려달라?”

손가영 기자 ya@mediatoday.co.kr 이메일 바로가기 승인 2019.12.09 15:12

 

정부가 오는 1월부터 주 52시간 노동제를 지켜야 할 중소기업(노동자 50인 이상 300인 미만)에 추가 계도기간을 부여하자 방송·노동계 단체, 산재 피해자 모임 등이 “주 52시간제 파기 시도를 당장 철회하라”며 집단 반발했다.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 김용균재단 등 25개 노동·법조·언론·의학계 단체는 9일 오전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소기업의 주 52시간제 적용을 추가로 유예한 정부를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기존 계획대로면 노동자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은 내년 1월부터 주 52시간제를 시행해야 한다. 300인 이상 대기업은 지난해 7월1일부터 주 52시간제를 시행했고 50~300인 규모 중소기업엔 오는 1월까지 1년 6개월 준비기간을 줬으며 5~50인 미만은 2021년 7월부터 주 52시간제를 갖추게 된다. 그런데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18일 ‘충분한 계도 기간을 두겠다’며 중소기업에 적용 유예 방침을 밝혔다.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4053

 

“주 40시간 노동, 2003년 도입했는데 아직까지…” - 미디어오늘

정부가 오는 1월부터 주 52시간 노동제를 지켜야 할 중소기업(노동자 50인 이상 300인 미만)에 추가 계도기간을 부여하자 방송·노동계 단체, 산재 피해자 모임 등이 “주 52시간제 파기 시도를 당장 철회하라”...

www.mediatoday.co.kr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미국 공장’의 노동자들은 어쩌다 ‘교체’됐을까

미국 공장의 노동자들은 어쩌다 교체됐을까

-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아메리칸 팩토리(American Factory)>

 

강남규 문화사회연구소 운영위원

 

이런 가정을 해보자. 당신이 10년간 잘 다니던 회사가 있다. 야근도 별로 없고 나름대로 노동문화가 잘 잡힌 모범 직장이다. 하지만 어느 날 지속적인 경영악화로 사장이 홀라당 도망가고, 회사는 공중분해 위기에 처했다. 그때 한 귀인이 나타나 자신이 회사를 사겠노라고 약속한다. 아아, 당신의 이름은 착한 자본가.

그런데 이 사장님, 취임 일성에 난데없이 6일제복원을 외친다. 아침마다 1시간씩 일찍 집합해서 단결을 위한 조례를 갖자고도 한다. 아이고, 어떻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소리들을 태연하게 할 수 있단 말인가? 함께 일해 온 동료들도 동요하는 게 느껴진다. “미친 거 아냐? 시대가 어느 땐데.”

 

3세계의 일이 미국에서 일어난다면

 

사람에겐 국경이 있지만 자본에겐 국경이 없는 시대에 이런 일은 그다지 낯설지 않다. 이런 일은 주로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높고 임금수준이 높은 나라의 자본이 사람 값이 싼 나라로 생산 공장을 옮기면서 일어난다. 어떤 나라의 임금수준이 낮다는 것은 대체로 노동자의 힘이 약하다는 뜻이고, 밀려드는 자본의 공세에 속수무책이기 쉽다. 그리고 자본은 그래도 되는곳에선 필연 그렇게한다. 자국에선 그리하지 못하는 기업들이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등 제3세계에서 끔찍한 노동착취를 자행해 왔다는 이야기는 비밀 축에도 못 낀다.

그런데 세계 최강대국이자 자본주의의 총 집산이라는 미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 오바마 부부가 제작해 화제가 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아메리칸 팩토리(American Factory)>는 바로 이 드문 사례를 근접거리에서 생생하게 보여주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원래는 GM이 자동차를 만들다가 2008년에 버리고 떠난 미국 오하이오 주 데이턴 시의 빈 공장을 중국계 차량용 유리제작 기업인 푸야오(FUYAO)6년 만인 2014년 인수하면서 2년 반 동안 생긴 일들을 보여준다.

다큐멘터리는 희망적으로 시작한다. 가장 큰 일자리를 잃고 도시가 황폐화되던 와중에 글로벌 기업이 공장을 인수해 일자리를 제공하겠다고 하니, 지역에서도 큰 희망을 품을 수밖에. 물론 홍보를 위한 멘트일 테지만 푸야오도 자기들이 상당한 일자리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며 지역사회에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한다. 그들은 이 말을 실천해서 데이턴 시의 주민들을 적극 고용한다.

 

중국식 경영과 노동자들의 패배

 

갈등은 푸야오 회장이 본격적으로 중국식 경영을 도입하면서 시작된다. 장시간 노동. 중국 본사는 12시간 2교대제를 운용하고, 주말도 잘 보장되지 않는다. 어용 노조. 중국 본사의 노동자 대표 기구를 책임지는 것은 푸야오 차오 더왕 회장의 사위다. 군대식 문화. 중국 본사의 중간 관리자들은 아침마다 노동자들을 집합시켜 회사를 찬양하는 구호를 외치게 한다. 위험한 노동. 유리를 자르고 나르는 노동자들에게 반드시 필요할 안전장비들도 비용을 이유로 지급되지 않는다. 그리고 중국 본사 노동자들은 그걸 당연하다고 여긴다. (‘중국식이라기엔 좀 낯익은 경영법이긴 하다.)

자본주의가 진작 고도로 발달한 까닭에 노동조합이 일찍 성장한, 그래서 상식적이라고 부를 만큼은 노동문화가 안착된 미국의 조건 속에서 그 같은 시도들은 크게 논란이 됐다. 하지만 차오 더왕 회장은 최선(?)을 다해 중국식 경영을 미국 공장에 이식하려 들고 노동자들은 강력 반발하기에 이른다. GM이 있을 적 노동조합의 힘을 경험한 고참 노동자들로서는 퍼뜩 이런 생각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노동조합을 만들어야 한다!

본격적인 갈등이 시작된다. 노동자들은 노조 조직에 나선다. 차오 더왕 회장은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에 노조는 안 된다는 듯 노조파괴 컨설팅을 고용하거나, 임금을 올려준다며 회유책을 뿌리거나, 노동조합 생기면 공장 버리고 떠나겠다며 협박을 해대는 식으로 노조 조직을 방해한다. 결과는 어떨까. 반대 800여 표, 찬성 400여 표, 부결. 이후 노조 조직을 주도한 노동자 몇몇은 교체’(경영진은 해고를 이렇게 표현했다)된다. “노동조합의 필요를 못 느낀 젊은 노동자들이 많이 반대한 것 같아요.” 교체되어 나가는 노동자의 마지막 말이다.

다큐멘터리는 노조 조직 실패 이후의 이야기도 보여준다. 얼마간 시간이 흐른 뒤 푸야오 경영진은 공장 자동화 시스템 구축에 돌입한다. 쉽게 말해 기계팔로 대체할 수 있는 공정은 모두 기계팔로 대체해서, 노동자 2~3명이 일해야 할 곳에 1명만 일하게 하거나 아무도 일하지 않아도 되게 만들자는 얘기다. 노동조합이 조직되었다면, 그래서 노동자들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면 이런 계획을 감히 언급이나 할 수 있었을까.

 

5일제에서 주52시간제까지

 

<아메리칸 팩토리>가 보여주는 것은 미국과 중국의 노동문화 성장 차이에 따른 갈등이지만, 한편으로 이러한 갈등은 한 국가 안에서도 종종 발생한다. 5일을 출근하고 주말 이틀은 쉬는 문화에 대해 생각해보자. 젊은 독자는 이렇게 물을 수도 있겠다. 그게 무슨 문화씩이나 되냐고, 당연한 것 아니냐고. 하지만 주5일제는 시행된 지 불과 15년밖에 되지 않은 제도다. 게다가 시행 초기에 논란도 많았다. 경영계가 특히 우는 소리를 많이 냈다. “지금 주 5일 근무제로 들어가기에는 대단히 빠르다(한국경총)”고 했던가.

그들 중 누구도 이제는 주5일제에 대해 이런 얘기를 (적어도 공개적으로는!) 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 상식적인 회사라면, 토요일에 출근하라는 말을 당연하게 하지는 않는다. 이제 주6일 출근은 비상식적이거나 예외적인 편에 속하게 됐다. 물론 여전히 주6일 출근을 강요하는 직장들이 제법 많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지만, 적어도 정치권이든 경영계든 6일제로 법제도를 복원하자는 식의 이야기를 감히 할 수 없다는 시대라는 사실 역시 분명하다.

오늘날 갈등의 대상이 된 것이 있다면 바로 주52시간제다. 하지만 주5일제가 그랬듯, 최저임금 인상이 그렇게 되어가듯, 시간이 흐르면서 주52시간제 역시 점차 당연한 것이 되어 우리 사회에 착근될 것이다. 달리 말하면 그들의 징징거림은 일종의 상수라는 얘기다. 그들은 언제나 그랬고, 그들의 말은 대체로 틀려왔다.

 

불가역적 제도를 만들려면

 

그런데 이번에는 정부의 입장이 이상하다. 52시간 시행 1년 조금 지난 지금 노동시간 단축에 대해서 내년도 50인 이상 기업으로 확대 시행되는 것에 대해서는 경제계의 우려가 크다(108일 국무회의 대통령 들머리발언)”면서 탄력근로제 도입을 의제화하고 나선 것이다. 새로운 제도가 정착되도록 독려하며 인내심을 요청해야 할 정부는 이번 결정으로 시곗바늘을 한참 뒤로 돌리고 있다.

중국 공장의 전근대적 풍경을 마주한 미국 노동자의 표정을 기억한다. “5일제를 주6일제로 바꾸겠다는 말을 누군가 한다면 우리의 표정도 과연 그러할 터다. 문화란 그렇게 발전하는 것이다. 우선 법으로 제도화되고, 당장은 잡음들이 일어날 수밖에 없지만, 시간이 흘러가며 자연히 사회가 제도에 맞춰 재구성되고, 마침내는 모두가 당연한 문화로 인식하게 된다. 52시간제에 대해 지금 필요한 것도 시간일 뿐이다.

노동조합 결성에 실패하고 해고되어 나가는 미국 노동자들의 뒷모습도 기억한다. 미국에서 당연한 것이 푸야오 공장에서만은 당연하지 않게 된 것은 노동조합을 저지한 자본이 이곳은 그래도 되는 곳이라고 확신을 가졌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자들은 푸야오의 문화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지만, 결국 노동자들은 힘을 잃음으로써 이런 파국을 맞았다. 이곳 문재인 정부가 자신들이 추진한 정책을 스스로 뒤집은 것도 그래서일 게다. 자본 앞에선 그럴 수 없지만, 노동 앞에선 그래도 되니까.

어떤 제도도 그 자체로 불가역적일 수 없으며, 다만 그것을 불가역적으로 만드는 힘이 있을 뿐이다. 무한 야근의 시대에서 주52시간의 시대로, 그리고 적당히 합의된 노동시간이 아닌 노동자 스스로가 그리는 노동시간의 시대로 가는 길을 보장하는 것은 착한 정부착한 자본가가 아니라 오직 강한 노동조합이다. <아메리칸 팩토리>의 씁쓸한 결말이 보여주는 사실들이다.

 

[활동소식] '근로기준법 59조와 탄력근로시간제 영향' 현장간담회

 

19년 3월 28일 부산에서 '근로기준법 59조와 탄력근로시간제 영향' 노동시간단축 현장간담회를 노동조합, 시민 등 많은 분들이 참여로 진행했습니다. 

 

주 52시간 상한제를 둘러싼 현장의 변화를 함께 이야기하고, 노동자 삶을 중심에 둔 노동시간단축을 위한 방향을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언론보도] 노동시간 줄면 경쟁력 떨어질까 (19.03.25, 주간경향)

노동시간 줄면 경쟁력 떨어질까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2019.03.25ㅣ주간경향 1319호




이 때문에 노동계에서는 법정 노동시간 단축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기존의 운동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동-자본의 권력관계가 변함에 따라 법과 제도에 기댄 일괄적인 노동시간 단축은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최민 노동시간센터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는 “제도를 통해 노동시간의 양을 줄이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다양한 고용형태가 있는 상황에서 일률적인 시간 단축은 한계가 있다”며 “노동시간을 노동자 스스로 자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방식으로 노동시간 단축운동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artid=201903181412431&code=115



특집3. 도돌이표만 반복되는 노동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 2019.01

도돌이표만 반복되는 노동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조은혜 (돌꽃노동법률사무소 노무사, 회원) 


지난해 7월 1일부터 공공기관 및 300인 이상 사업장에 '주 52시간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으로 연장근로와 휴일근로를 별도로 봤다. 따라서  그동안 1주일에 휴일을 2일로 지정하여 주 52시간(연장근로 포함) 외에 휴일근로를 별도로 노동자에게 지시해왔던 사업장의 경우,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무조건 1주 52시간(휴일, 연장 포함)의 노동시간을 준수하여야 한다.


또, 근로기준법 제59조의 특례업종들도 이번 개정안에서 대거 제외되었다. 그래서 휴식시간과 노동시간을 자의적으로 운영했던 과거와 달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의 제한을 받게 되었다. 2019년 7월부터는 1주 52시간의 노동시간을 준수해야 한다. 최근 유명드라마들이 장시간 근로로 쟁점이 되고 있는 것 또한 방송업이 특례업종에서 제외되고 근로기준법상 노동시간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발생하면서 더욱 불거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노동시간 단축 개정안이 발표되자 뉴스 등 언론에서는 '저녁이 있는 삶'이 실현될 수 있을거라는 희망의 메시지들을 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런 희망이 너무 섣불렀던 걸까? 시행일인 7월 1일을 열흘가량 앞두고 정부는 6개월의 계도기간을 건의한 경총의 요구를 수용하여 지난해 연말까지 처벌을 유예하는 6개월의 계도기간을 시행하였고, 시정 기간도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였다.

심지어 고용노동부는 그동안 근로기준법에 있지만 주목받지 않았던 유연근로시간제에 대한 매뉴얼을 제작하여 배포하기 시작했다. 마치 주 52시간 제도가 시행되지만, 이 방식을 활용하면 예전과 같이 노동을 시킬 수 있다고 안내해주는 듯 했다.

유연근로시간제에서도 현재 가장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것은 탄력근로제이다. 탄력근로제는 일정 단위 기간 내에 그 평균 시간은 법정 시간한도 내로 맞추되 일이 많은 주의 노동시간을 늘리고, 일이 적은 주의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는 제도이다. 업종, 업무 특성상 일정 기간에 업무가 가중되는 경우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예를 들어 제조업, 운수업, 전기·가스 등 물량이나 소비량의 변동으로 일정 기간에 근무량이 많아지는 경우라면 2주 또는 3개월 단위 내에서 탄력근로제를 활용할 수 있다.

문제는 현재 2주 또는 3개월 단위로 시행할 수 있게 되어있는 탄력근로제를 6개월 혹은 1년으로 기간을 확대하자는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행 탄력근로제에서도 3개월 단위로 하는 경우 연속 6주 동안 주 64시간의 노동이 허용된다. 그러나 이를 6개월 단위로 확대하게 되면 1주 64시간의 노동을 연속 13주 동안 할 수 있고, 1년으로 하면 연속 26주 동안 할 수 있게 된다.

단위 기간 확대는 사실상 주 52시간제 시행의 의미가 상실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정부는 주 52시간제의 계도기간으로 정한 6개월이 지나는 시점인 작년 연말에 다시 올해 3월 말까지 계도기간을 연장하였다. 현재 국회는 2월안에 탄력근로제 관련 입법을 마무리하겠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어 사실상 탄력근로제 관련 입법을 염두에 두고 계도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탄력근로제의 단위기간 확대는 합법적으로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장시간 노동을 연속적으로 더 길게 허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주 52시간제를 시행한 의미를 무시하는 개악에 불과하다.

사실 노동시간과 더불어 노동자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최저임금도 지난해 많은 진통을 겪어야 했다. 올해 최저임금이 전년도보다 820원이 올랐다는 이유로 최저임금은 중소 영세 상인을 망하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몰려야 했다. 그러고 나서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일부가 최저임금산입범위에 들어가는 개악이 이루어졌다. 또 내달 중으로 최저임금의 결정구조에 대한 개편이 이루어질 예정이어서 이 개편이 어떤 풍파를 가져올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저임금제도는 노동자의 생계유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최저수준의 금액을 정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최저임금이 곧 노동자의 임금수준인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게다가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노동시간이 감소하게 되는 경우 노동자들의 임금 보전을 위해서라도 최저임금의 인상은 지속해서 이뤄져야 하는데, 법 개정을 통해 그 인상속도를 저지하고 있는 현실이다. 노동자들이 과중한 노동에서 벗어나 조금 더 사람답게 살 수 있으려면 노동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은 함께 연계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최저임금은 생활임금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노동자를 위한 정책을 펼치겠다고 한 정부는 지난해 그 발걸음을 힘차게 시작하는 듯했으나 얼마 가지 않아 다시 도돌이표를 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돌파하지 않으면 노동시간 단축과 최저임금의 문제를 개선할 기회가 언제 다시 돌아올지 모른다.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환경을 위해 더 지체하지 말고 완전한 노동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보장을 위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집2.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노동자 건강을 위협한다 / 2018.12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노동자 건강을 위협한다

김형렬 (노동시간센터장,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보수 언론들과 자본은 지속해서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 정책을 우려하는 여론을 만들어 가고 있다. 하지만 자본이 노리는 더 큰 속마음은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시간당 노동밀도 증가 등을 통한 노동유연성을 확보하는데 있는 듯하다.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 문제는 양보(?)했으니,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는 꼭 도입하라는 정부에 대한 압박이 먹혀들어 가는 듯하다. 탄력근로시간제가 확대되더라도 노사합의를 전제하므로 확대의 영향은 영세 사업장, 미조직 노동자들에게 더 큰 타격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를 막아내기 위한 민주노총의 파업을 이기주의로 몰아가는 여론은 관성과 타성의 정도가 지나치다.

바쁠 때 일을 좀 더 하고, 일이 없을 때 노동시간을 좀 적게 하자는 것이 나쁜 것인가. 자본의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생각일 수 있지만, 노동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노동과 노동시간을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만든다. 육아 문제를 포함한 생활 문제에서는 보다 복잡한 상황을 만들어 낸다. 사회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 있지 않은 우리 현실에서는 추가적인 경제 부담뿐 아니라 심리적 부담을 낳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데도 서구의 나라들을 예로 들어 탄력적 근로시간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나라와 우리 상황은 너무 다르다.

적어도 탄력근로 시간제가 노동자들의 삶과 건강의 위협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가 뒷받침돼야 한다. 노동자가 장시간 노동을 자발적으로 해서 생활임금을 유지해야 하는 저임금구조가 아니어야 하고, 일을 많이 하는 시기에도 하루 노동시간의 제한이 있어야 한다. 탄력적 근로를 통해 장시간 노동을 해야 하는 상황은 노동자가 예측 가능하도록 해야 하고,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생활의 문제를 기업과 사회가 해결해줄 수 있어야 한다.

임금수준이 생활임금에 훨씬 미치지 못해 연장근무를 통해 생활임금을 유지하려는 노동자들에게 같은 노동시간을 하면서도 이를 연장근무로 인정받지 못 하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하루에 정해진 노동시간이 없어 수면 부족을 초래할 정도의 노동시간으로 심혈관계질환을 촉발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예측 가능하지 않은 연장근무의 확대로 아이돌봄을 위해 별도의 비용을 사용해야 하거나 생활의 불규칙성 증가로 사회 활동의 위축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탄력근로시간제는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되고 있다. 탄력근로 시간제가 확대되면 노동자들의 삶과 건강이 위협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는 노동시간을 단축하려는 정책과도 충돌한다. 특정 주의 노동시간을 최대 64시간까지 가능하게 한다. 이미 올해부터 시행되는 과로사의 인정기준은 주당 52시간을 넘어서는 경우 특정 직무스트레스를 하나만 가지고 있더라도 발생한 심혈관계질환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러한 기준은 국내외 여러 연구 결과를 근거로 만들어진 것이다. 국내에서 진행한 환자대조군 연구에서 주 50시간 이상 일하는 노동자가 심혈관계질환 발생의 위험이 1.85배 증가하고, 주 60시간을 초과할 경우 4.23배 위험이 증가함을 보고하였다.¹⁾

심혈관계질환뿐 아니라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 국내연구에서 주당 60시간 이상 근무하는 노동자에서 우울 증상이 1.62배 증가함을 보고하기도 하였다.²⁾ 미국 자료를 이용하여 연장근무를 하는 것이 61%의 사고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고,³⁾ 독일에서는 하루 노동시간이 8시간을 초과하는 시간에 사고의 위험이 급격히 증가함을 보여주었다.⁴⁾

▲ 10시간 이상 근무하는 날이 월 9일(주2회) 초과인 경우와 아닌 경우 비교 결과

제4차 근로환경조사 자료를 이용하여 노동시간센터에서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월 9일을 초과하여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하는 노동자들에서 '근무시간이 가정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하기에 적당하지 않다'는 질문에 2.4배, '귀하의 건강상태는 전반적으로 어떠합니까?' 질문의 경우 1.5배, '내가 하는 일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1.5배, '지난 12개월 동안 우울 또는 불안장애'를 겪은 비율은 2.4배, '지난 12개월 동안 전신피로 건강상의 문제'를 겪은 비율은 1.3배, '지난 12개월 동안 불명증 또는 수면장애'를 겪은 비율은 2.1배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하는 날이 월 9일(주2회) 초과할 경우 모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장시간 노동, 그리고 이를 더 극단적인 상황으로 만들고 있는 탄력근로시간제를 확대하는 정책은 노동자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 각주
1) Jeong IC et al. Working Hours and Cardiovascular Disease in Korean Workers: A Case-control Study. Journal of occupational health 2013
2) Kim I et al.Working hours and depressive symptomatology among full-time employees: Results from the fourth Korean 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Examination Survey. Scand J Work Environ Health. 2013
3) Dembe et al. The impact of overtime and long work hours on occupational injuries and illnesses: new evidence from the United States. OEM 2005
4)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노동시간센터. 제한 없는 하루노동 가능케 하는 '고무줄 노동시간제' 탄력근로제- 하루 노동시간 제한을 통한 노동시간 단축이 필요하다. 이슈페이퍼 2018

[언론보도] 노동시간 단축이 비정규 여성노동자에 '폭력적'인 이유 (오마이뉴스)

노동시간 단축이 비정규 여성노동자에 '폭력적'인 이유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현장의 변화 추적기 ④] 유통업

18.12.07 11:42l최종 업데이트 18.12.07 11:44l



특례업종이었던 유통업이 최근 노동법 개정으로 특례에서 제외되면서, 주 52시간제 적용이 2019년 7월부터 이루어진다. 그러나, 실제로 기업들은 지금부터 다양한 방식으로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손실을 대비하고 있다. 운수업나 우편업 같이 전형적인 유혈적 장기노동으로 특징지어지는 업종은 아니지만, 사용자 측이 앞장서서 노동시간을 줄이고 인원 감축과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노동자들의 노동강도와 임금 수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http://omn.kr/1en2z

[언론보도] 졸린 눈 비비며... 오늘도 버스는 달린다 (오마이뉴스)

졸린 눈 비비며... 오늘도 버스는 달린다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현장의 변화 추적기 ③] 노선버스운송업

18.11.23 21:46l최종 업데이트 18.11.23 21:46l


특례업종에서 버스가 제외됐지만 그게 곧바로 특례 업종에 있던 노동자들도 주 52시간 이내로 노동시간 제한을 받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정부는 특례업종에서 제외된 업종에는 주 52시간 제한을 1년간 유예했다. 물론 무제한 연장 노동은 불가능해졌지만, 지금도 주 68시간까지 노동이 가능하다.

http://omn.kr/1drvl

장시간 조장하는 탄력근로제 반대한다!


2018년 11월 14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오전 10시 탄력근로제 반대 기자회견을 마치고, 가로수길가에 '탄력근로제 반대' 현수막을 달았습니다.

노동자 건강과 삶을 망가뜨리는 탄력근로제는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공지]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노동시간과 현장의 변화 연속 간담회

[연속간담회]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노동시간과 현장의 변화 연속 간담회

연장 휴일 노동 포함 1주 최대 52시간 노동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노동시간과 현장의 변화를 살펴보기 위한 연속 간담회를 진행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석 바랍니다. 


1. 노선버스운송업 간담회

- 일시: 2018년 11월 14일 수요일 19시

- 발제: 공공운수노조

- 토론: 엄도영, 협진여객지회 지회장


2. 유통업 

- 일시: 2018년 11월 21일 수요일 19시

- 발제: 이성종 (서비스연맹 정책실장)

- 토론: 전수찬 (이마트지부 위원장), 하인주 (로레알코리아노조 위원장) 


3. 사무직 

- 일시: 2018년 12월 5일 수요일 19시 

- 발제: 김경수 (사무금융노조 정책기획국장)

- 토론: 사무금융노조 조합원


* 장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서울시 동작구 남부순환로 2019, 501호)


* 간담회 참석을 원하시는 분은 아래 연락처로 사전 신청을 해주세요

02-324-8633, laborr@jinbo.net 



[언론보도] '주 52시간 도입'... 집배원들이 불친절한 이유 (오마이뉴스)

'주 52시간 도입'... 집배원들이 불친절한 이유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현장의 변화 추적기 ②] 우편업

18.11.07 09:58l최종 업데이트 18.11.07 10:13l




집배 노동자들의 연이은 죽음이 알려지면서 집배 노동자들과 여러 시민사회의 요구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이 만들어졌다. 10월 22일, 이들은 1년여의 활동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10년간 166명의 집배 노동자가 교통사고, 심혈관계질환, 자살 등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사고에 의한 부상 등의 위험이 크다고 보고했다.

http://omn.kr/1chtv

[언론보도] 노동시간을 둘러싼 전쟁 (매일노동뉴스)

노동시간을 둘러싼 전쟁김정수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김정수
  • 승인 2018.11.01 08:00







정부가 지난 24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을 확대하는 방안을 올해 안에 구체화하겠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올해 초 여야가 어렵게 합의한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를 사실상 무력화하는 조처라고 강력 반발하고 나섰고, 참여연대도 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재계는 기업의 숨통이 트이게 됐다며 반겼고, 자유한국당은 추진하려면 제대로 하라고 거들었다. 심지어 한국경제는 제작비 100억원대 이상 대작 영화들이 잇따라 흥행에 참패한 원인이 주 52시간제에 있다는 기사를 내놓았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자, 이는 한 제작사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한 것으로 해당 기사에 적합하지 않았음을 인정하는 별도의 알림을 내보내는 해프닝까지 있었다. 바야흐로 노동시간을 둘러싸고 노동과 자본의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4785

[언론보도] 주52시간이 노동시간 단축? 사라진 12시간을 찾아서 (오마이뉴스)

주52시간이 노동시간 단축? 사라진 12시간을 찾아서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현장의 변화 추적기①] 제조업

18.10.27 17:15l최종 업데이트 18.10.28 13:15l



2018년 7월 1일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됐다. 연장·휴일 노동 포함 1주 최대 52시간 노동, 노동시간 특례업종 축소, 18세 미만 연소노동자 최대 노동시간 단축 등이 주요 내용이다. 그러나 이번 근로기준법 개정은 주당 68시간이라는 장시간 노동이 가능하도록 했던 행정해석을 중지시킨 것뿐, 연장근로 주 12시간을 당연시하게 하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

http://omn.kr/1bkpe

[언론보도] 주 52시간 시행 100일, “진작 그랬다면, 남편 내 옆에 있을 텐데…” 과로사·과로자살 유족들이 말하는 주 52시간제 입력 (국민일보)

주 52시간 시행 100일, “진작 그랬다면, 남편 내 옆에 있을 텐데…”

과로사·과로자살 유족들이 말하는 주 52시간제

입력 : 2018-10-06 05:00

김모(57)씨의 남편은 지난해 1월 사망했다. 그는 한 주에 70시간 넘게 일했다고 한다. 세상을 떠난 날에도 회사에서 일을 하다 쓰러졌다. 김씨는 5일 “진작 일 좀 덜 했으면, 아휴… 지금 내 옆에 있을 텐데”라고 말했다. 시행 100일을 앞둔 ‘주 52시간 근무제’에 대한 회한이었다.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2737755&code=61121111&cp=n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