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유성기업은 조합원 자결에 대해 사죄하고 노동자 괴롭히기 중단하라!

[성명] 유성기업은 조합원 자결에 대해 사죄하고 노동자 괴롭히기 중단하라!


오늘 새벽 유성기업 영동지회 조합원 한광호 씨가 자결했다. 유성기업은 2011년 노사가 합의한 심야노동을 주간노동으로 전환시키지 않기 위해 온갖 폭력을 저질렀다. 직장폐쇄를 하고 용역들을 동원해 노동자들을 차로 치고 때리며 폭력을 휘둘렀다. 국정감사 결과, 유성기업의 폭력은 우발적인 사고가 아니라 현대자동차의 개입과 창조컨설팅의 조력을 받은 의도적이고 조직적인 폭력이었음이 드러났다. 그러나 그 후에도 유성기업은 노동자의 기본권리가 명시된 단체협약을 해지하고,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뒤로 후퇴시켰다. 항의하는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복수노조를 만들더니, ‘기초질서지키기’란 명목으로 노동자들을 옥죄어 징계하고 몰래카메라 감시와 고소고발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노동자들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그 결과 노동자들의 정신건강은 나빠졌고 이에 2012년 충남노동인권센터 부설 ‘노동자 심리치유 사업단 두리공감’은 유성기업지회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실태조사를 했다. 고위험군이 40%나 될 정도로 노동자들의 심리상태, 정신건강은 매우 위험했다. 그 후 충남인권센터는 노동자들에 대한 검사와 상담을 지속했다. 또한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와 아산지회도 악화되고 있는 조합원들의 정신건강 때문에 현장에 노동자 혼자 남겨지지 않도록 담당자를 정해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노동자들을 차별하고 괴롭히는 상황이 바뀌지 않는 한 노동자들의 상태가 나아질 수 없는 일. 결국 오늘 노동자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가 죽음 외에는 다른 것을 선택할 수 없었기에 이는 명백한 타살이다. 지옥 같은 현장을 벗어나는 것은 죽음 밖에 없었다는 사실이 남은 동료들과 가족들의 가슴을 찢는다. 


노동자가 건강을 회복하고 치유되기 위해서는 인권침해 상태가 종결되고 가해자가 처벌받는 일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반인권적 불법행위를 저지른 유성 경영진은 이제까지 한 번도 처벌받지 않았다. 반면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건강상태는 날로 악화되고 있었다. 이에 작년 말 인권단체, 노동안전단체, 법률가단체들이 모여 <노조파괴 범죄자 처벌, 유성기업 노동자 살리기 공동대책위원회(약칭 유성기업 공대위)>를 꾸렸다. 그러나 노동자의 죽음을 막기에는 너무나 역부족이었다. 아직도 불안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힘을 얻기 위해서 더 많은 연대가 필요하다. 더 이상 노동자가 죽지 않기 위해서는 함께 싸워야 한다. 유성기업 공대위는 이번 한광호 노동자의 죽음을 계기로 부정의한 기업경영, 노동자 괴롭힘, 노조탄압을 그냥 넘기지 않을 것임을 다짐하며 유성기업과 정부, 사법부에 다시 한 번 요구한다. 


유성기업은 한광호 조합원의 죽음에 대해 사죄하라. 그리고 징계와 고소고발 등 노동자 괴롭히기를 당장 중단하라! 그를 죽게 만든 책임자를 징계하라!

정부에게 요구한다. 유성기업의 가학적 노무관리 및 괴롭힘, 부당노동행위 등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라!

사법부에게 요구한다. 노조탄압, 위법 행위로 일삼는 유시영을 제대로 처벌하라!


2016년 3월 17일 

노조파괴 범죄자 처벌, 유성기업 노동자 살리기 공동대책위원회 (약칭 유성기업 공대위)


[공대위 참여단체]

*노동안전보건단체: 건강한노동세상, 노동건강연대,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일과건강,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심리치유단체: 충남노동인권센터 부설 노동자 심리치유 사업단 두리공감 

* 학계: 민주화를위한교수협의회 

* 법조계: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민주주의 법학 연구회

* 노동계: 노동자전선, 민주노동자전국회의,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네트워크, 사회적파업연대기금, 손잡고, 전국금속노동조합, 

전태일을따르는사이버노동대학, 좌파노동자회, 현장실천사회변혁노동자전선

* 정당: 사회변혁노동자당

* 종교 : 기독교목회자정의평화위원회,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 사회단체: 경제민주화실현네트워크, 손잡고,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 진짜 사장 나와라 운동본부, 참여연대

* 인권: 인권운동사랑방



특집 3.좋은 노동시간 만들기 /2016.1

좋은 노동시간 만들기

 


이혜은 노동시간센터(준)



2015년 연말 즈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의 노동시간센터에서는 <우리는 왜 이런 시간을 견디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삶을 소진시키는 노동시간의 문제를 건강, 가족, 청소년, 시간제 노동, 심야노동과 같은 다양한 매개로 풀어냈다. 여러 언론에서도 추천할 책으로 비중 있게 소개해주고 양대 인터넷 서점의 메인에 등장할 정도로 관심을 받았는데 이는 사실 저자들의 기대를 뛰어넘는 것이었다. 한국사회의 장시간 노동 문제나 시간 주권을 찾고자하는 외침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닌데도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새롭게 한 해가 시작되는지금, 노동자의 건강을 위한 투쟁 과제에서 노동시간 문제를 놓을 수 없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우리는 더 이상 이런 시간을 견디지 않기 위해 무언가 해야만 한다.

 

 

역시 노동시간 단축

지난 9월 노사정 대타협 혹은 야합이후 정부와 새누리당이 개악안을 밀어붙이면서 양보했다는 듯이 생색을 내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노동시간 단축이다. 한국의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으나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해’ 1주간에 12시간 한도 내에 연장근로를 할 수 있다. 마치 일주일의 최대 노동시간은 52시간인 것처럼 보이나 휴일 근로는 연장근로에 포함 되지 않는다는 기괴한 행정해석 덕택에 토, 일요일 각각 8시간을 근무할 경우 1주 최대 노동시간이 68시간에 달하고 이 관행이 암묵적으로 묵인되어 왔다. 이번 개정안은 대단한 개선이 아니라 상식적인 해석대로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켜 최대 노동시간을 진짜로 52시간으로 하겠다는 것이다. 이건 그냥 당연한 바로잡음이다.


그런데 말도 안되는 생색내기에 한 술 더 떠서 새누리당이 내놓은 개정 법률안은 기업 규모별로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18시간의 범위 안에서 근로자대표와의 합의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자고 한다. 그동안 애매한 해석에 기대어 장시간 근로를 강행시키던 것을 이젠 법적으로 보장받겠다는 의지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OECD에서 밝힌 국가별 통계에 의하면 한국의 노동 시간은 OECD 국가 중 멕시코에 이어 2위로 길고, 2013년 연 2079시간에서 20142124시간으로 더 늘어났다. 고용노동부가 노동시간을 줄이겠다고 각종 정책을 펴고 자동차산업을 중심으로 주간연속 2교대제도 도입되었고 박근혜 대통령이 자랑하듯이 풀타임보다 짧은 노동시간의 시간제 일자리는 늘어났다. 이런 사회분위기에서 오히려 평균 연 노동시간이 늘었다는 것은 이상하지 않나? 여전히 누군가는 어쩌면 꽤 많은 노동자들이 더 심하게 늘어 난 노동시간에 고통 받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동시간 단축은 그래서 2016년에도 여전히 유효한 구호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질 좋은노동시간 단축

2016년은 완성차 사업장에서 2013년에 도입된 주간연속 2교대제(8/8+1)의 노동시간을 1시간 더 단축하여 8/8 노동시간제를 시행하기로 한 해이다. 2015,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노동시간센터에서는 금속노조 노동연구원과 함께 자동차 부품사 주간연속 2교대 시행 현황과 교대제 변화에 의한 영향연구를 수행했다. 이 조사에서 많은 자동차 부품사들이 완성차를 따라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하고 야간노동과 노동시간을 줄여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만족은 하였으나, 노동시간의 질은 더욱 나빠졌다는 것이 드러났다. 특히 부품사의 경우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 이전부터 이미 노동 강도가 높은 경우가 많아 더욱 심각하였다. 게다가 일부의 경우에는 물량보전을 위한 사내하도급이나 비정규직 문제 등 의도치 않았던 쟁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아직은 견딜만해서 노동 강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응답했던 노동자도 이제 마지막 ‘1시간 단축의 싸움은 더 이상 같은 방식으로 진행할 수도 없거니와 해서도 안 된다. "물량보전=임금보전"의 공식을 버리고 필요한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한 월급제 도입, 적정 노동 강도와 적정 인력으로 생산할 수 있는 물량 책정, 하루 8시간 주 40시간의 표준적 노동시간을 요구해야 할 때이다.


좋은 노동시간을 위해

노동시간 싸움은 갈수록 복잡하고 어려워지고 있다. 모두 같이 출근해서 같이 일하고 같이 퇴근하고 노동조합도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더 쉬운 출발이다. 한국사회는 고용의 유연화 뿐 아니라 노동시간의 유연화도 심해지고 있다. 문제는 노동자가 선호하는 시간대에 일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입장에서 가장 효율적인 시간에 노동을 배치하기 위해 쓰인다는 것이다. 반쪽짜리 시간제 일자리나 손님 이 뜸한 시간에 일을 못하게 하고 임금을 주지 않는 알바생들의 꺾기사례를 보라. 이메일과 스마트폰으로 어디서나 업무 대기 중이면 계약된 노동시간은 의미를 잃게 된다. 심지어 배달 앱 알바나 대리운전기사처럼 노동자로 인정 받기 조차 어려운 특수고용 노동자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단순한 노동시간 단축을 넘어 이들의 좋은 노동시간을 위해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 때이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노력해야 할 것은 결국 경계를 허무는 단결과 요구를 조직하는 일일 것이다.노ㅗ

<일터> 통권 143호 / 20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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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례 -


[특집] 노동자 건강, 지옥문이 열린다

28 노동개악과 노동자 건강

30 일반해고의 도입과 고용불안 확대

32 비정규직 늘리는 힘, 노동자를 불건강하게 만드는 힘

34 산재법 개정에 대한 간단한 소고

36 내용없는 당근책으로 이용된 노동안전의제들


4 [노동안전건강뉴스]

 

8 [지금 지역에서는]

주간연속2교대 전환, 가학적 인사관리 다룬 2015 현장연구나눔마당

 

10 [달려라 건강권, 날아라 노동자]

보건의료노조, 고려대의료원지부 인터뷰

 

12 [안전보건활동 참고서]

감정노동 문제를 노동안전보건활동으로

 

14 [현장의 목소리]

청년 알바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싸운다

 

18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주제전문 사서에게 드는 도서관 노동이야기

 

22 [연구소 리포트]

유성기업 노동자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와 과제

 

26 [사진으로 보는 세상]

 

38 [직업환경의학의사가 만난 노동자건강이야기]

일하는 사람을 보호하지 못하는 건겅검진

 

40 [지키고 되살리자, 작업중지권]

노동자가 라인 잡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44 [시간의 재발견_노동시간 에세이]

적정 소득, 적정 시간 그리고 건강한 삶

 

48 [문화읽기]

패션, 광고모델 비자로 배추를 절이는 이주노동자들

 

50 [유노무사의 상담일기 더불어 與]

검진뿐인 건강검진은 소용없다

 

52 [일터 다시 보기]

더 늦기 전에 석면피해 구제해야!

 

54 [이러쿵저러쿵]

변화, 그리고 오버로딩



특집 2.자동차 부품사 주간연속 2교대제 투쟁에서 나타난 노동시간-생산성을 둘러싼 교전 / 2015.8

자동차 부품사 주간연속 2교대제 투쟁에서 나타난 노동시간-생산성을 둘러싼 교전



전주희 노동시간센터(준) 회원


자동차 공장에서 벌어지는 지루하고 소소한 싸움

한국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하면 흔히 현대, 기아, 쌍용 등을 떠올리겠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갑을 오토텍, 동희오토, 한라공조 등의 생소한 이름을 가진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공장들이다. 자동차 한 대가 완성되기 위해 들어가는 2만~3만 개의 부품을 만드는 기업을 자동차 부품사라고 한다. 이 부품사들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긴밀하게 작동하지만 이 기업들 사이에는 지배와 위계가 존재한다. 

기계를 완성하는 기업, 부품을 조립하는 공장 사이에 불공정 거래와 자본의 추가적 수탈이 가능한 것은 자본 그 자체의 힘이다. 그 위계들의 아래에는 언제나 노동자들이 있고, 노동자들은 자본의 위계에 따라 또 다시 분할된다. 완성차 정규직-완성차 비정규직-협력사 정규직-협력사 비정규직. 여기에 다른 나라에서 한국의 자동차를 만드는 검은 피부와 하얀 피부의 노동자들이 줄 세워진다. 

현대자동차, GM대우, 쌍용차, 기아, 르노삼성의 이름에는 시기는 다르지만, 모두 각기 구조조정과 정리 해고의 상처와 투쟁의 흔적들이 새겨져 있다. 노동자들은 정리해고와 희망퇴직으로 동료들을 보내야 했고, 비정규직과 사내하청으로 동료들의 일자리를 내주어야 했다. 기업들은 이를 발판으로 생산성 질주를 시작했고, 스스로 초국적 자본이 되었거나 초국적 자본의 하위파트너가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동차 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은 극에 달했다. '나도 언젠가는 짤릴 수 있다'는 불안감을 왼쪽 가슴에 지니고 일해야 했고 그 불안감은 어느 때보다 잔업과 특근을 열망하게 만들었다. 87년 노동자대투쟁을 이끌었던 대공장 노동자들은 이제 한국사회의 장시간 노동을 이끌고 있다. IMF 위기가 각인시킨 불안의 흔적이 장시간 노동으로 남아 '연봉 1억 원 현대차 귀족노동자의 신화'를 완성한다. 

완성차 노동자들이 이럴진대 완성차 기업에서 물량 오더를 받고 있는 부품사 노동자들의 실상이야 더 말할 것도 없다. 부품사 노동자들을 인터뷰하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들이 장시간 노동, 심야 노동을 한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수십 년 일해 왔다는 것이다. 


"왜 여태까지 노동시간을 단축하려는 싸움을 시도 조차 못한 거죠?" 

"인식을 못했거나 아니면 별 필요성을 못 느꼈던 것 같아요... 저희들이 그러니까 심야노동에 대해서 잘 모르기도 했고. 사실은 저희들이 교육을 받기 전에는 심야노동, 오히려 야간을 뛰면 낮에 볼일도 볼 수 있고 더 좋은 거 같은데. 이렇게 심야노동이 우리 인체에 미치는 영향, 그런 것들을 몰랐던 거죠. 또 야간 들어가야 돈이 되니까. 야간 들어가고 안 들어가고 돈 차이가 많이 나거든요. 또 장시간 노동? 장시간의 기준을 저희가 몰랐고 스스로도 이렇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자각이나 이런 게 없었고. 그래서……예전에는 정말 오랫동안 일 했거든요." 

1998년 정리해고 도입이후 현대자동차를 시작으로 자동차 노동자들은 '주야맞교대'를 '주간연속 2교대제'로 전환하자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당시 자본은 보다 본격적으로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을 도입하는 데 골몰했으므로 고용을 안정시키기 위한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국가와 자본이 한목소리로 내는 경영합리화에 묻힌 소음에 불과했다. 

2002년 주40시간제가 도입되어 언론은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라며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대를 축하했지만 자동차 노동자들은 줄어든 법정 시간만큼 더 많은 초과노동을 해야 했다. 고용불안을 떨치지 못한 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러한 초과노동을 온 몸으로 흡수했다. 줄어든 시간만큼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공장을 짓고 기계를 들여 더 많은 노동자들이 일하도록 해야 하지만, 자동차 자본은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거래로 이뤄진 다단계 하도급 체계를 구축하면서 완성차 노동자와 부품사 노동자 사이의 임금격차를 벌렸다. 

2006년 이후에도 주간연속 2교대제에 대한 요구는 이어졌다. 커다란 싸움이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자동차 노동자들은 참으로 길게, 지루하리만치 요구했다. 이때 현장 노동자들 일부는 여전히 특근과 잔업을 하게 해달라고 간부들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급기야 2012년 현대자동차 노사가 주간연속 2교대제에 합의했다.

그 결과 2013년부터 완성차 노동자들은 주간연속 2교대제로 일하고 있다. 무엇이 변했을까? 보통 새벽1시부터 5시까지는 공장에 불이 꺼진다. 주야맞교대로 24시간 돌아가던 공장이 그나마 몇 시간이라도 멈추게 되었다. 그리고 노동자들의 잔업이 줄었다. 무조건 8시간 노동하고 2시간 잔업하던 것이 이제는 잔업할 틈 없이 교대를 해야 하니 강제로 줄어든 셈이다. 무엇보다 심야노동을 하지 않게 되었다. 2조는 새벽 1시에 근무가 끝나고 1조는 6시까지 출근해야 하니 여전히 야간노동과 새벽노동은 있지만 그래도 '노동자 모두가 잠든 시간'은 자동차 노동자들이 처음 겪는 사건이다. 

이들은 단 한 번도 동료들이 모두 잠을 자는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다. 그들 중 절반은 늘 깨어 있었다. 이들의 신체는 누군가 나 대신 일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잠들 수 있었던 것이다. 1998년부터 시작된 길고 지루한 싸움은 완성차에서 부품사로 번지고 있다. 모두가 잠자는 시간은 자동차 산업뿐만 아니라 자동차 노동자들의 신체와 삶을 바꿔놓고 있다. 이제는 이 변화의 방향을 둘러싸고 자본과 노동의 두 번째 싸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장시간 노동이라는 감각 일깨우기 

2012년 한국의 노동시간은 2,092시간으로 OECD 국가 중 2위다. 같은 해 OECD 평균 노동시간은 1,765시간이다. 그런데도 노동시간이 예전에 비해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한국의 기업들은 장시간 노동이 문제가 아니란다. 그러나 같은 해 금속노조가 조사한 자동차 부품사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2,856시간이었다. 

이들은 한국노동자들 평균 노동시간보다 800시간을, OECD 노동시간보다는 1,000시간을 더 일했다. 자동차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이 한국사회의 노동시간 단축을 저지하고 있는 형세다. 부품사 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을 해왔던 이유는 자신들이 다른 노동자들보다 1 년에 1,000시간을 더 일하고 있다는 "인식을 못했기 때문" 이었고, 다른 나라의 자동차 노동자들은 심야노동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장시간 노동이 가능하려면 동료들의 장시간 노동이 보이지 않고, 내가 장시간 동안 일하고 있다는 인식을 망각하는 상태여야 한다. 인간의 신체는 분명 고통을 호소했을 것이다. 자본의 속도에 맞추는 인간의 신체는 급격하게 소진될 수밖에 없다. 이 고통의 시간을 신체가 기꺼이 흡수하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자동차 노동자들이 밤을 '심야노동을 할 수 있어서 수당이 붙는 쏠쏠한 노동시간'으로 인식했던 것은, 왜곡된 임금구조와 낮은 임금 때문이다. 화폐가 부르는 밤의 노래에, 장시간 노동이라는 굳은살은 노동자들의 감각을 무디게 만들었고, 급기야 "견딜만 하다"고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이 느낌은 화폐가 덧씌운 느낌, 장시간 노동이라는 감각을 제거한 통증 없는 상태에 불과하다. 


"밤에는 잠 좀 자자"는 유성지회의 싸움은 장시간 노동에 대한 감각이 깨어나는 목소리였다. 

"유성기업이 밤에는 잠 좀 자자, 우리는 올빼미가 아니다 라는 타이틀을 걸고 싸울 때 우리도 집회에 참여했어요. 이렇게 싸우다보니 조합간부와 임원이 느낀 거죠. 아~ 밤에 왜 일을 해야 하나." 

주간연속 2교대제를 경험하고 있는 자동차 노동자들은 이제 다시는 심야노동을 하고 싶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되돌아가고 싶지 않은 것은 이미 장시간 노동이라는 통각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그들의 '잠자는 밤 시간'은 자연스럽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만든, 싸워서 다시 찾은 공통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생산성과 노동시간 단축의 교전-제2라운드 

그래서 잠을 자는 시간은 이제 자본이 멈춘 시간이 되었다. 자본 측이 이를 그냥 두고 볼리는 만무하다.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윤이고, 이윤이란 시간당 생산성의 증대다. '시간이 줄었으니 생산성을 더 올려라.' 다른 한편 잠을 자는 시간은 노동자에게는 심야수당이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했다. 노동자들은 밤 시간을 두고 갈등했다. '밤에는 잠을 자야지'와 '죽으면 원 없이 잘 텐데, 임금이 줄면 안 된다' 사이의 간극은 1,000시간의 초과노동을 수 십 년 일한 만큼이나 깊다. 이러한 갈등을 파고들어 자본은 생산성과 임금을 연결하고자 했다. 

"임금보전 수준은 생산량 보존 수준과 연계하는 것이 회사의 기조다. "(Q사 관리자) 

완성차와 부품사 지회는 점심시간을 줄이고, 휴게시간을 없애고, 노조교육시간을 근무시간 밖으로 내밀면서 일하는 시간을 최대한 확보했다. 그것도 모자라 "숨어있는 여유율"을 뽑아내기 위해 노동강도를 높였다. 노동강도의 척도로 사용되고 있는 UPH(시 간당 생산대수)를 10~15% 올렸다는데, 이 정도는 현장 노동자들에겐 "더는 못 올리는" 수준이다. 

완성차를 필두로 부품사들의 합의 과정에서 잡음이나 소란은 없었다. 심야노동을 철폐하고 노동시간을 단축하자는 싸움치고는 매끄럽게 진행되었다. 표면적인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완성차가 그렇게 매듭지었다. 생산성의 증대와 임금보전,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요구를 적절하게 조정했다. 완성차의 합의안은 암묵적인 가이드라인이 되어 부품사 자본과 노동자에게 전달되었다. 

두 번째는 주간연속 2교대제를 선도적으로 전개하고 본격적인 투쟁으로 만들고자 했던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패배다. 현대차 자본이 개입하고 공권력이 실행한 폭력은 주간연속 2교대제의 가이드라인을 넘을 경우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가 되었다. 인터뷰에 응한 50명이 넘는 부품사 노동자들은 유성기업의 투쟁에 대해 기묘하리만치 함구했다. 완성차 지부의 타결과 유성기업 노동자들에게 가해진 타격이 그어 놓은 선 안에서 부품사 노동자들은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하게 된다.

더욱 근본적인 이유는 생산성의 이데올로기에 잠식된 현장에 있다. IMF 위기를 겪은 지금의 노동자들, 그 위기에서 살아남은 노동자들은 자본의 생산성 증가 요구를 노동강도 강화로 흡수했다. 고정급이나 기본급을 높이기 위한 집단적인 요구보다는 잔업과 특근에 따른 보상적 임금을 요구했다. 연쇄적인 구조조정을 저지하지 못하면서 '우리의 일터'라는 집단적 공간성에 균열이 심화되었고, 그 틈으로 생산성 이데올로기가 초과수당이라는 개별적 성과주의로 채워졌다. 

주간연속 2교대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현장의 기조는 "물량 수평이동" "임금 수평이동" 이라는 이데올로기로 정리되었다. 하지만 임금은 보전되었지만 몸이 흡수하는 시간당 물량은 더욱 늘어났다. 임금은 하락하지 않고 고정되었지만 몸이 흡수하는 물량이란 몸이 견디는 한 더욱 늘어나는 속성을 가진다. 노동시간 단축으로 시작한 싸움이 생산성을 둘러싼 교전으로 역전되었다. 

우리가 임금을 보전 받으려면 사측이 요구하는 생산성도 보전해주어야 한다는 기묘한 평등주의가 자동차 공장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주간연속 2교대제 전환은 아직 진행 중이다. 1조와 2조 시간을 각각 8시간, 9시간으로 도입했지만 2016년 이후부터 8시간, 8시간으로 더 낮춰야한다. 지금의 기묘한 평등주의 논리 하에서, 1시간 더 줄인 만큼 1시간 분의 노동강도를 더 높이는 건 어렵지 않아 보인다. 그러니 노동강도로 흡수하지 않은 단 1시간을 확보하는 싸움은 이 평등주의를 깨야만 가능하다. 

개별화된 임금을 전체의 보편적인 임금구조로 바꾸는 것, 시간급제가 아니라 월급의 형태로 임금을 바꾸어야만 한다. 생산성의 이데올로기를 깰 수 있는 지루하고 소소하고 지속적인 잡음을 지금부터라도 만들어야한다. 그래야만 우리는 임금과 생산성의 고리를 끊어낸 '단 1시간' 을 확보할 수 있다. 이제부터는 주간연속 2교대제의 2라운드를 고민할 시간이다.

[특집] 2. 주간연속 2교대 이행 실태와 향후 연구 방향 / 2014.12

주간연속 2교대 이행 실태와 향후 연구 방향



정리 : 선전위원회




노동시간센터(준)에서는 올해 ‘자동차 부품사업장에서 주간연속 2교대제 이행 실태 조사’ 와 ‘장시간 노동의 요인’ 에 관한 두 가지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중 첫 번째 주제에 대한 김형렬 연구원의 발제와 청중토론이 있었다.



연구의 배경


자동차산업에서 주간연속 2교대제의 시행은 장시간 노동과 심야노동 모두를 해결하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 2013년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공장에서 주간연속 2교대제의 시행은 장시간 노동과 야간노동을 단축하는 분명 긍정적 변화였다. 하지만 야간노동 단축의 효과가 크지 않고, 주말 특근이 다시 시작되고, 노동 강도가 증가하는 등 불완전한 변화라는 면도 존재한다. 이는 지속적인 노동시간 단축을 만들어갈 수 있는 노동 측의 기획과 현장통제력이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완성차 노사관계의 직간접적 영향을 받는 자동차 부품사에서 주간연속 2교대 이행의 실태는 어떠할까? 일부 부품사의 경우 사측 주도의 주간연속 2교대제가 시행되었고, 노동조합의 주도면밀한 준비는 태부족한 상황에서 주간연속 2교대제로의 전환은 물량 보존을 내세운 사측의 공세에 노동 강도와 임금, 고용을 양보(비정규직 확대)하며 진행될 가능성이 농후했다. 



연구의 내용과 목적


1) 이에 이행의 과정에 노동 강도, 임금, 고용의 문제가 어떻게 결정되었는지, 노동조합의 대응은 어떠했는지(노동조합 지도부의 준비과정, 조합원과의 논의 과정, 사측에 대응 과정) 현장의 실태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확인을 통해 향후 노동자의 필요와 요구에 부응하는 주간연속 2교대제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그 활동의 계기를 만들어보자는 것이 이 연구의 주된 목적이고, 발굴된 모범사례도 함께 공유하고자 했다. 

2) 또한, 근무시간대의 변화나 조합원 개인 생활의 변화로 인해 노동조합 활동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어려움이 있다면 극복 방안은 무엇인지 제시해 보고자 했다.

3) 마지막으로, 교대제 변화 전후로 건강과 생활의 변화를 조사하고자 했다.



이행 실태와 기초 면접 조사


금속노조 정책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금속노조 산하 111개 지회 중 이행한 사업장이 26개 지회(23.4%), 이행을 논의 중인 사업장이 17개 지회(15.3%), 미파악 혹은 논의조차 안 된 사업장이 68개 지회(61.3%)나 되었다.


지난 11월 5일에는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시행 중인 금속노조 충남지부 산하 2개 자동차 부품사업장에서 기초면접 조사를 해보았는데, 고용불안의 정서가 여전히 깔려 있었고, 제도 시행에 있어 임금이 조합원들의 가장 큰 관심사였다. 일정 정도의 노동강도 강화는 수용하거나 문제가 없다는 평이었고, 토요일 특근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즉, 제도는 시행되었지만 실노동시간 단축, 임금, 노동 강도, 고용의 문제를 돌파할 수 있는 개별 현장의 상황이 녹록치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러모로 지부 단위, 금속 중앙 차원의 견인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 연구는 2015년 4월 완료할 예정이다. 이후 금속정책연구원과 함께 연구조사 발표회를 가질 예정이다.



청중 토론


이훈구 한노보연 상임활동가는 “근무형태가 바뀌면 조합 활동 방식과 활동 시간이 바뀌어야 한다. 조합 활동시간의 변화에 대응하여 현 타임오프제[각주:1]와 무노동 무임금에 시비 걸기를 해야 하고, 물량과 시간에 구속된 임금이 아닌 생활 임금과 같은 다른 임금 체계가 필요하다. 이행 과정에서 현장의 힘에 기초한 조직력 강화로 이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본 연구가 그런 지침과 안내서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진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미조직 ․ 비정규직 부장은 “고용불안, 노동 강도, 임금의 문제들을 완성차도 극복 못 했는데, 부품사가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단사 지회 차원에서는 더욱더 그러하다. 지역 지부에서 TFT팀을 꾸려 진행하기도 했는데, 지회별 상황도 다르고 활동시간도 다르기 때문에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안재범 갑을오토텍 노안부장은 “3(고용불안, 임금저하, 노동 강도 강화)무 원칙을 세우기 위한 상급단체의 지도와 지침이 있었으면 좋겠다. 노동 강도의 경우 근골격계 질환 대응이라든지, 임금의 경우 다른 임금체계에 대한 정책과 지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1. 근로시간면제 한도제라고 하며 노조전임자가 급여를 받으면서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제한하는 제도이다. 유급 노조활동 시간 제한제라고 부르기도 한다. [본문으로]

[언론보도] 장시간 노동의 실태와 건강 (2014.08.27, 노동시간센터)

출처 :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79808&page=1&category2=203


장시간 노동의 실태와 건강

[주례토론회] 참세상-노동시간센터() 공동기획 연속토론(4)

 

 

김인아 (노동시간센터())


지난 6월 참세상 주례토론회에서는 4회에 걸쳐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삶과 투쟁을 살펴보았다. 이 자리에서 노동시간센터() 회원들의 다년간에 걸친 연구 작업의 성과가 발표되었다. 구체적으로 주간연속 2교대제를 둘러싼 투쟁의 과정 속에서 성과와 한계를 짚어 보았다








1. 장시간근무 & 야간근무의 건강영향

 

장시간 노동과 야간노동이 노동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점차로 관심이 증대되고 있으며,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장시간근로제도에 대해 개선을 추진하고 야간노동에 대한 특수건강진단을 법제화 하는 등 장시간 노동과 야간노동으로 인한 건강문제를 예방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장시간노동 및 야간노동으로 인한 건강영향에 대해 현재까지 어떤 건강문제가 연구되었는지 살펴보고자 하며, 이에 김현주 등 (2011)연장·야간 및 휴일근로 등 과중업무 수행 근로자 관리방안의 문헌조사결과를 요약 정리하였다.





장시간 노동의 건강영향

 

장시간 노동의 건강영향에 대한 연구는 최근 들어 점차로 증가해왔다. 주로 연구되었던 주제는 작업장 손상, 전반적인 건강, 심장질환, 수면장애와 정신건강 등을 들 수 있으며 그 외에도 건강행동, 생식건강, 스트레스, 내분비질환 등이 있었다.

 

(1) 작업관련 손상

장시간 노동이 작업장 손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결과는 대체로 일관되게 작업장 손상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가 되고 있으며, 많은 연구에서 주당 근무시간이 50~60시간을 넘는 경우 작업장 손상의 발생을 1.2~2 배가량 높이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2) 심장질환

장시간 노동의 심장질환에 대한 연구는 주로 고혈압, 급성심근경색, 관상동맥질환 등의 결과를 사용하여 수행되었으며 전반적으로 주당 근무시간이 55-60시간을 넘을 때에 심장질환의 발생 또는 사망위험을 1.5~2.3 배가량 증가시킨다고 보고하고 있다.

 

(3) 수면장애

일부 연구에서는 장시간 노동과 수면장애 사이에 유의한 연관성이 없었다고 보고하였으나 관련성이 있다고 보고한 연구가 더 많았다. 최근의 코호트연구(Virtanen, 2009)에서는 주당 근무시간이 55시간 이상인 경우 수면증상이 2.2-6.7배가량 높아진다고 보고하였다.

 

(4) 정신건강

장시간 노동과 정신건강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지만 최근 대규모 표본을 이용한 연구 (Klepp, 2008)에서 장시간 노동이 우울 및 불안 등의 증상을 1.3-1.7 배가량 증가시킨다고 보고하였다.

 

야간노동의 건강영향

 

야간노동을 수반하게 되는 교대근무의 건강영향에 대해 국내외에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으며 주로 수면장애, 위장관 증상 및 위장관 질환, 작업장 손상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그 외에도 당뇨병, 간질, 갑상선기능 항진증 등의 악화, 뇌심혈관질환 및 암 발생, 생식보건의 영향 등에 대한 연구 등 광범위한 건강영향에 대한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1) 작업장 손상

손상과 관련된 연구들에서 많이 사용한 연구방법은 사고가 일어난 시각 및 사고 노동자의 야간근무 스케줄에 대해 분석한 것이다. 전반적으로 교대근무자들에게서, 야간 근무 시에 사고 발생률이 높았고, 특히 연속적인 야간 근무시에 발생률이 높았다. 또한 이전의 연구결과를 모아 메타 분석한 연구 (WagstaffSigstad, 2011)에 의하면 교대근무자가 비교대근무자에 비해 작업장손상 위험이 1.2~2.0배 높은 것으로 보고하였다.

 

(2) 뇌심혈관질환

야간노동이 뇌심혈관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에서 뇌경색에 대한 연구의 숫자는 많지 않으며, 위험도가 1.0~4.6배 증가한다는 보고들이 있다. 심혈관 질환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많이 수행되었으며 위험도는 0.9~2.2의 범위로 증가한다고 보고되었다. 뇌심혈관질환의 위험요인으로서 대사증후군, 고혈압, 당뇨병과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들도 보고된 바 있으며 아직 소수의 연구결과만 발표되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3) 우울증

교대근무와 우울증과의 연관성은 여러 연구에서 보고되었으며 특히 여성, 장기간 교대근무자에게서 그 연관성이 더 잘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들에서 교대근무자가 비교대근무자에 비하여 우울증상 또는 우울증이 대략 1.4-6.0 배가량 더 높게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4) 수면장애

교대근무와 수면장애의 연관성은 잘 알려져 있다. 대부분 단면연구로 수행되었으며 많은 연구들에서 비교대근무자에 비하여 교대근무자의 수면장애 유병률이 높은 것을 보고하였다.

 

(5)

국제암연구소는 야간노동을 포함한 교대근무를 인간에게 발암가능성이 있다(probably carcinogenic to human)" 고 분류하였다. 특히 유방암에 대하여 연구가 주로 수행되었고 그 외에 대장암과 전립선암에 대한 연구결과도 보고되었다. 유방암에 대한 연구의 경우 교대근무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유방암 발생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고 전반적으로 교대근무자는 비교대근무자에 비하여 대략 1.5배 정도의 유방암 발생 증가를 보였다.

 

(6) 위장관계 질환

교대근무와 위장관계질환의 관련성에 대한 연구로서 소화성궤양의 위험이 증가하는 것이 잘 관찰되며 그 외에 기능성 위장장애와 위식도 역류질환의 위험 역시 높인다는 보고를 찾을 수 있다. 소화성궤양의 경우 교대근무자에게 대략 1.3-2.3배 정도 발생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2. 주간2교대제 이후 긍정적 변화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 이후 가장 긍정적인 변화 세 가지

 

주간연속2교대제 실시 이후 경험한 가장 긍정적인 변화’(세 가지 복수 답)를 항목*세대별로 살펴보면, ‘건강 개선의 경우 30대 응답 조합원의 48%, 40대의 69.5%, 50대의 70.78%가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가 높아질수록 건강 개선효과를 많이 경험한 것이다. 또한 여가 시간 증대의 경우, 30대의 88%, 40대의 73%, 50대의 74.15%가 선택한 것으로 나타나, 30대의 조합원들이 여가 시간 증대로 인한 긍정적 경험을 보다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부관계 개선의 경우, 30대의 40%, 40대의 38.5%, 50대의 36.51%가 선택한 것으로 나타나, 젊은 세대일수록 부부관계 개선의 경험 비율이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관계 개선은 세대별 차이를 가장 크게 드러냈는데, 30대의 60%40대의 39.5%가 자녀와의 관계 개선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반면, 50대의 경우 11.23%만이 자녀와의 관계 개선을 긍정적 변화로 보고했다. 이러한 차이는 상대적으로 어린 연령의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30-40대와 집중적 자녀 양육 시기를 이미 지나보낸 50대와의 차이를 반영한다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볼 때, 30대의 경우 여가시간 증대자녀와의 관계 개선경험 비율이 높고, 40-50대의 경우, ‘여가시간 증대건강 개선경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의 질 측면에서도 교대제 변화가 긍정적인 변화를 가지고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수면의 질을 매우 나쁘다에서 매우 좋다까지 5점 척도로 질문하였을 때, 교대근무자의 야간 근무 시 수면의 질이 극적으로 좋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07년 교대근무자가 야간 근무할 경우 수면의 질이 매우 좋다고 응답한 경우는 한 건도 없었고, 좋다고 응답한 비율도 2.9%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2013년에는 매우 좋다가 3.5%, 좋다가 6.4%로 나타났다. 수면의 질이 매우 나쁘다는 응답이 2007년에는 27.9%, 나쁘다는 응답이 44.9%였는데, 2013년에는 각각 5.0%, 34.8%로 크게 감소하였다.

 

또한 교대근무자의 야간 근무시 수면의 질 변화만큼 뚜렷하지는 않지만, 주간근무자와 교대근무자의 주간 근무 시 수면의 질 점수 역시 모두 향상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수면의 질은 나빠진다. 평균 연령이 200742.3세에서 201347.6세로 증가했음을 고려할 때, 의미 있는 변화라 할 수 있다.

 

3. 노동시간에 있어서 제도와 단체협상의 영향

 





















[언론보도] 누가 시간을 지배할 것인가? 노동시간을 둘러싼 정치와 투쟁 (2014.08.13, 노동시간센터)

출처 : http://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79653&page=1&category2=203


누가 시간을 지배할 것인가? 노동시간을 둘러싼 정치와 투쟁

[주례토론회] 참세상-노동시간센터(준) 공동기획 연속토론(1)


김경근(노동시간센터(준)


지난 6월 참세상 주례토론회에서는 4회에 걸쳐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삶과 투쟁을 살펴보았다. 이 자리에서 노동시간센터(준) 회원들의 다년간에 걸친 연구 작업의 성과가 발표되었다. 구체적으로 주간연속 2교대제를 둘러싼 투쟁의 과정 속에서 성과와 한계를 짚어 보았다.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른 장시간 노동


한국의 노동자들은 정말 오래 일한다. 한국 노동자들은 OECD 평균인 연간 1700여 시간보다 500시간 정도 더 길게 일한다. 주 40시간을 일한다고 했을 때, 다른 나라보다 자그마치 3달을 더 일하고 있는 셈이다. 눈부신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한국 노동자들의 삶의 모습은 몇십 년 전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여전히 그들은 하루 종일 일하고, 일년 내내 일한다. 


언제까지나 당연하게 여겨질 것만 같았던 장시간 노동이 어느 순간부터 사회적 쟁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점점 더 가족과 여가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생명과 건강의 소중함이 인정받게 되면서, 장시간 노동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오르게 되었다.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선거 캠페인이 등장했듯, 한국 사회는 점점 더 노동시간 단축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깨닫고 있다. 


정부와 기업은 이미 발 빠른 대응을 보여주고 있다. 노동시간 단축 자체를 거부할 수 없게 되자, 속도와 방향을 자신들의 뜻대로 좌우하려 한다. 노동시간이 단축되는 과정을 최대한 뒤로 늦추는 한편, 단축의 내용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따라서 노동시간 단축이 노동자들의 삶과 생명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커다란 변화가 예정되어 있지만 아직 우리의 준비가 부족한 상황, 위기의 순간이다. 


노동시간 유연화와 노동시간의 통제권 


장시간 노동의 문제점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한국 노동시간은 비단 ‘길이’ 만 문제가 아니라 ‘배치’의 문제도 있다. 비표준적 노동시간이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예전에는 노동자들이 같은 시각에 시작하여 같은 시간동안 작업하고 같은 시점에 일을 마쳤다면, 이제는 개인별로 다양해진다. 누군가는 너무 많이 일하고 누군가는 너무 적게 일한다. 어떤 이들은 남들과는 다른 시간에 일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은 더욱 더 자유롭게 노동시간을 배치할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 예전에는 무조건 오래 일을 시키는 것이 목표였다면, 이제는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시간만큼 일을 시킬 수 있는 것으로 변화했다. 그들의 관심은 이제 노동시간을 누가 어떻게 통제하는가이다. 구조조정을 통해 고용의 유연화를 확보한 그들은 나아가 시간의 유연화마저 손에 넣으려 하고 있다. 

노동시간의 유연화가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연구가 다수 존재한다. 이들은 개인들이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노동시간을 선택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따라서 노동시간이 개인별로 다양해지고 유연해지는 것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노동시간 유연화 자체가 노동자들의 ‘시간주권’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은 한국의 현실이 잘 보여주고 있다. 선택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과 선택의 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결국 관건은 노동시간의 통제권이다. 


장시간 노동의 원인 


한국에서 장시간 노동이 그토록 오랫동안 지속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기업들이 최대한 적은 인원을 채용하여 최대한 오랫동안 일을 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전세계 모든 자본의 꿈이다. 중요한 것은 왜 한국에서 유독 그러한 방법이 성공할 수 있었느냐이다. 


임금 : 저임금과 낮은 기본급 


우선 임금의 문제를 들 수 있다. 한국의 노동자들은 시간당 임금이 적으며, 기본급이 낮은 임금 구조이다. 게다가 복지제도는 열악하다. 따라서 잔업·특근을 동반한 장시간 노동을 통해서만 비로소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먹고 살기 위해서는 장시간 노동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많은 연구들은 고임금 노동자도 잔업·특근을 한다는 것을 근거로 장시간 노동의 원인이 저임금 때문이라는 것을 부인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고임금이 잔업·특근의 결과라는 점, 즉 장시간 노동을 해야만 고임금이 된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 장시간 노동을 해도 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들로 인한 착시효과일 뿐이다. 


법·제도와 사회적 규범


법·제도와 사회적 규범 역시 장시간 노동을 가능하게 한다. 명목상으로 법정 노동시간은 존재하지만 초과노동에 대한 규제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법·제도 자체가 허술할 뿐만 아니라 그나마 실질적인 제재까지 미약한 것이다. 


거기에 장시간 노동을 미덕이자 의무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더해진다. 약속된 시간만큼 일하는 것은 이른바 ‘칼퇴근’이라 불리며 비정상적인 것으로 치부된다. 휴가 일수 자체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크게 부족하지만, 그마저도 전부 사용하지 못하고 반납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많은 연구들은 노동자들이 휴가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두고, 돈을 더 받기 위해서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이처럼 장시간 노동이 노동자들의 자발적 선택이라고 보는 관점은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는 사회적 규범이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거스를 수 있는 개인은 많지 않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게다가 한국의 경우 일터에서 자본과 노동의 힘 차이가 매우 크다는 점까지 감안해야 한다. 


소비 


이에 더해, 소비가 점점 더 중요한 삶의 요소가 되고 있다. 이제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낙은 갖고 싶은 물건들을 ‘지르는’ 것이다. 원하는 상품을 사려면 돈을 더 벌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더 많이 일해야 한다. 그렇게 열심히 일하다 힘들 때면, 물건을 사고 다시 행복해진다. 


많은 연구들은 이러한 모습을 ‘일 중독’ 혹은 ‘소비와 노동의 악순환’으로 설명한다. 더 많은 소비를 위해서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더 많이 일한다는 것이다. 노동은 결국 임금을 받기 위함이라는 점에서, 위와 같은 설명은 분명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한국의 노동자들이 자신의 일에 대한 가치 부여가 적으며 소속 기업에 대한 충성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설득력은 더 커진다. 


하지만, 노동자들이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오히려 장시간 노동을 원한다는 주장이 결정적으로 놓치는 부분이 있다. 그들이 한국의 현실에서 보지 못하는 것이 있다. 한국 노동자들의 선택은 ‘욕망’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 속에 숨겨진 ‘공포’와 ‘불안’을 읽어야 한다.


노동현장의 권력 변화


장시간 노동을 하는 것이 공포와 불안에 의한 것이라면, 노동자들이 단순히 욕심을 버리는 차원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장시간 노동이 자발적 선택이 아니라 강제된 것이라면, 노동자들이 의식을 바꾼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포와 불안의 정체가 무엇인지, 무엇이 그들을 오래 일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지를 좀 더 깊이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구조조정과 고용불안


IMF 경제 위기 이후, 노동자들은 극심한 변화를 경험해야 했다. 끊임없는 구조조정 속에서 노동자들은 실질적인 그리고 심리적인 고용불안에 시달리게 된다. 이제 고용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벌 수 있을 때 벌어야 한다. 언제 일거리가 줄어들지, 일자리가 사라질지 알 수 없다. 잔업과 특근이 다 떨어져서 법정 노동시간만큼만 일하는 것은 임금 자체가 워낙 낮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고용불안 때문에 견딜 수가 없다. 쉴 새 없이 공장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은 곧 누군가가 떠나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장시간 노동만이 곧 자신들이 안전하다는 것의 유일한 증거가 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노동조합은 고용과 노동조건에 대한 믿음직한 방패가 되지 못했고 점점 더 힘이 약화되어 갔다. 집단적 해결책이 좌절된 상황에서 남은 길은 개별적 순응뿐이었다. 미래를 보장받을 수 없는 노동자들에게 장시간 노동은 당연한 현실이 되었고, 나아가 감사한 선물이 되었다. 


기업의 권력 강화 


무엇보다 일터의 권력이 완전히 넘어간 상황에서, 회사가 초과노동을 ‘권했을’ 때 이를 거부할 수 있는 노동자는 없다. 구조조정이 언제든 벌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회사가 구조조정의 대상자를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조건에서, 형식적으로 주어지는 선택권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노동자들은 돈을 더 벌 수 있는 것으로 만족하지만, 그러한 자기 위안은 고용에 대한 공포와 현실을 바꿀 수 없다는 무기력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결국 장시간 노동은 IMF 위기 이후 재편된 작업장 권력 관계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노동시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 먼저 시간당 임금 상승이 필요하다. 그리고 법· 제도의 변화도 중요하다. 또한 소비를 좀 더 줄이려는 의식 변화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을 꿈꾸도록 강요당했다. 그러한 꿈에 익숙해지고 만족하게 된 것은 사후적인 결과일 뿐이다. 지금처럼 오직 장시간 노동만이 유일한 선택지로 제시되고 있는 것을 막지 못하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다른 꿈을 꿀 수는 없다.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작업장 권력 관계를 변화시켜야 한다. 


노동시간의 중요성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분명 중요하다. 그것은 모든 변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하지만 힘의 격차가 압도적인 상황을 바꿔내지 못한다면, 그 변화가 긍정적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결국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것과 노동시간의 통제권을 확보하는 것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는 곧 일터에서 벌어지는 자본과 노동의 게임의 규칙을 바꿔야 함을 의미한다. 일터를 바꿔내지 못한다면, 장시간 노동 문제는 그저 여가와 가족의 문제로 국한되고 기업의 입맛에 맞는 노동시간의 유연화로 이어지고 말 것이다. 


하지만 역으로, 노동시간 문제가 중요한 것은 일터의 규칙을 바꿀 수 있는 강력한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심야노동 철폐와 노동시간 단축과 같은 주장들은 관점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능하게 한다. 더 이상 이윤이 아니라 인간이 우선임을, 생명과 건강 그리고 삶의 행복이 합리성의 기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의 요구가 일방적으로 관철되는 것이 현재의 규칙이었다면, 노동자들의 ‘당연한’ 요구가 새로운 기준으로 등장할 수 있다. 


결국 관건은 ‘일터’의 안과 밖을 연결시키는데 있다. 노동시간은 본인의 건강과 여가 그리고 가족과 직접적인 관계를 가진다. 따라서 개인의 사생활 문제로 여겨지기 쉽다. 노동시간 단축의 원동력은 분명 그렇게 일터 ‘바깥’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일터 ‘안’의 문제와 연결되는 것이며, 무엇보다 ‘안’을 바꾸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 문제이다. 노동시간은 일터 안과 밖을 연결하는 고리이자, 둘 모두의 변화를 위한 핵심적인 장소이다.



[연구소 리포트] 어느 완성차 생산 공장의 교대제 변화 후 삶과 건강의 변화 / 2014.8

어느 완성차 생산 공장의 교대제 변화 후 삶과 건강의 변화


김형렬, 최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1. 연구 배경 : 주간연속 2교대제, 정말 몸과 생활이 나아졌을까?


한국 완성차 생산 공장 노동자들은 노동귀족이라고 손가락질 받지만, 실상은 장시간 노동과 그 대가에 따른 임금을 받아가는 ‘생계형 장시간 노동자’다.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은 전체 제조업 평균 근로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장시간 노동을 해 왔다.


본 연구 대상 사업장 역시 10시간씩 주야 맞교대로 근무하고, 주말에는 특근을 밥 먹듯 하는 전형적인 장시간 노동 사업장이었다. 연구에 참여한 7명의 노동자 중 2013년 12월 주·야 맞교대 시절, 2주 근무 중 4일 쉰 사람은 2명뿐이었다.


이러던 회사에서 올해 1월부터 주간연속 2교대를 시작하게 되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 10시간씩 하던 맞교대가 전반조 8시간(오전 7시~오후 3시 40분), 후반조 9시간 20분(잔업 1시간 20분 포함, 오후 3시 40분~새벽 1시 50분)으로 노동시간이 줄었다. 


주간연속 2교대가 전격 도입되고 3개월 후, 노동시간이 줄어든 만큼 노동강도가 증가하지는 않을까? 임금이 줄어들지는 않았을까? 노동자들의 몸과 삶은 정말 나아졌을까? 이런 것들을 확인하기 위해 노동조합과 함께 본 연구를 기획했다. 


2. 객관적 지표를 활용한 연구 과정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 후 삶과 수면의 질이 좋아졌음은 이미 몇 개 회사에서 대규모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한 바 있다. 그래서 본 연구에서는 소규모라 하더라도 교대제 변화의 영향을 ‘객관적 지표’를 활용하여 확인해보기로 하였다. 이를 위해 매일 생활일지를 직접 적어보기로 했고, 24시간 측정하는 혈압계와 신체활동 측정기기를 활용하여 교대제 변화에 따른 차이를 비교해 보았다. 

측정은 주야 맞교대와 주간연속 2교대 시기 각각 2주간 진행하였다. 먼저 주야맞교대를 하던 2013년 12월, 주간 근무 한 주, 야간 근무 한 주 동안 혈압과 신체활동도를 측정하고 생활일지를 작성했다. 그리고 주간연속 2교대를 3개월가량 겪은 뒤인 2014년 3월, 전반조 한 주, 후반조 한 주 동안 다시 측정을 실시했다. 가장 규모가 큰 조립부서에서 근무하는 7명의 노동자가 연구에 최종 참여하였다. 


3. 주요 연구 결과


1) 다시 찾은 여유와 가족생활


주간연속 2교대로의 변화 이후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가장 증가하였고, 이를 가장 긍정적인 변화로 꼽는 조합원이 많았다. 


“저는 훨씬 좋아요. 저 뿐 아니라 사람들도 아무래도 일찍 끝나니까 술도 덜 먹는 것 같고요. 같이 축구하는데 사람들 표정이 밝아진 것 같아요.”

“4시 반에 집에 갈 때 어린이집 끝날 시간이니까 둘째 데리고 집으로 가고... 밥을 일찍 먹고 저녁에 애들이랑 놀거나 공부 가르치거나 하는 시간이 늘었죠.”


하지만 새로 취미생활을 시작하는 등의 적극적 여가 활동은 아직 많지 않아, 새로운 노동자 여가 문화의 형성을 과제로 삼을 필요가 있어 보였다.

 

한편, 연구에 참여한 조합원들 대부분은 임금이 감소했지만, 이에 대한 불만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저는 매달 30만 원 정도 월급이 줄었는데, 이 정도면 바꿀만한 거 같아요. 몸이나 생활이 훨씬 좋아요.”


하지만, 임금 감소가 3~4개월 이상 지속되자 슬슬 특근 등 장시간 노동으로 이를 만회하려는 움직임이 보여 안정적인 임금체계 도입이 장시간 노동 문제 해결에 중요한 지점임을 알 수 있었다. 


2) 피로는 감소, 수면 질은 향상


주간연속 2교대 도입 이후 노동시간 감소에 따른 피로 감소, 체감하는 노동강도의 저하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후반조 근무는 이전 야간조에 비해 노동시간이 40분 줄어들었고, 여전히 야간 노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시간 감소 효과가 적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여러 조합원들은 그 40분 감소의 차이가 확연하다고 진술했다. 


“야간 때보다 지금 후반조 근무는 실제로는 40분만 줄어들었거든요. 근데 부담감이 훨씬 적고, 몸이 달라요. 다리 아프고 그런 게 훨씬 덜 하고요.”



교대조에 따른 주관적 노동강도 (12; 약간 힘듦)


이런 변화는 생활일지에 표시한 주관적 노동강도 점수에서도 나타났다. 6점(아주 편함)에서 20점(최대로 힘듦)까지 본인이 느끼는 노동강도 점수를 표시하도록 했고, 주간조에 비해 전반조가, 야간조에 비해 후반조가 노동강도가 낮다고 응답해 우려했던 노동강도 증가는 발생하지 않았고 피로도 감소했음을 알 수 있었다. 


또, 수면의 질은 전반적으로 향상되었다. 이런 결과는 두원정공이나 기아자동차 등 주간연속 2교대 변화 이후 수면의 질을 조사한 다른 사업장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는 것이다. 다만 전반조 근무 시작 시각이 이전 주간근무 때보다 한 시간 앞당겨지면서 아침 근무 시간에 피로와 졸림 증상을 호소하여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교대조에 따른 평균 수면의 질 점수 (낮을수록 좋음)


3) 더 활동적으로 변한 여가시간


주간연속 2교대 변화 후 신체활동량이 늘었다. 그런데 근무시간 중 활동량은 감소한 반면, 여가시간 활동량은 증가해서 총 신체활동량이 늘었다. 시간당 칼로리 소모량은 근무 시간과 여가시간에 모두 증가했다.

주간연속 2교대 이후 근무 시간 중 시간당 칼로리 소모가 많아진 것은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 감소, 실질적인 노동강도 강화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어 이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 중요한 것은 여가시간의 시간당 활동량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예전에는 주로 누워서 TV를 보내며 휴식을 취했다면, 이제는 아이들과 놀아주거나, 가사 일을 하거나, 운동이나 등산을 하는 등 더 활동적인 여가를 보내게 된 것이다. 


“취미생활로 헬스장 다니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애들하고 놀고 공부 가르치고, 부인이랑 마트 같이 다니는 정도였는데, 최근에 좀 멀리 이사하면서 차라리 집에 일찍 가버리거든요. 그러면서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여가 시 신체활동의 증가는 심혈관질환, 암 예방에 중요한 기여를 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인 효과라고 할 수 있다. 



교대조에 따른 시간당 칼로리 소모량


4. 지속적인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숙제


주간연속 2교대제의 도입이 노동자의 삶과 건강에 매우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음을 확인했던 선행 연구들에 비교하여, 본 연구에서는 객관적 지표를 통해 신체활동의 증가, 수면의 질 향상, 피로도 감소 등의 건강의 긍정적 변화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자유시간의 증가, 적극적 여가활동의 증가, 가족과 보내는 시간의 증가 등 삶의 변화도 매우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변화의 한계도 여실히 볼 수 있었다. 여전히 후반조 근무가 새벽까지 이어져 야간 노동시간 감소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후반조 근무를 마치고 귀가하면 새벽 3시경 취침하는 조합원이 많았다. 반대로 전반조 아침 출근 시간은 너무 빨라서 전반조 근무 때 수면시간이 줄어드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건강 영향 중 수면의 양이나 질, 신체활동량은 상당히 개선되었으나 혈압 감소 효과는 기대했던 것만큼 뚜렷하지 않았다. 앞으로 대상자 수를 늘려 지속적인 변화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또한, 지속 가능한 노동시간 단축을 위하여, 임금감소를 벌충하기 위해 또다시 잔업과 특근으로 회귀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현 임금체계의 개편이 필요하다. 본 연구 사업장인 대기업도 그럴진대, 중소기업이나 하청업체의 사정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전반적인 노동조건 개선과 노동시간 단축을 함께 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사업장 차원의 과제로는 조합원들이 새로 생긴 여가시간을 잘 보내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지원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노동시간 단축과 함께 새로운 노동자 문화를 형성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하겠다. 


[연구소 리포트] 2013년 두원정공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연구 (1) / 2014.6

2013년 두원정공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연구 (1)

 

푸우씨 집행위원장

 

1.연구의 배경은?

 

2002년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를 진행한 후 10여 년을 경과한 두원정공은 자동차 부품인 디젤 기관용 연료분사장치 등을 제조하여 현대, 기아 완성차에 납품하는 곳이다. 1997년 IMF 경제 위기 이후 사측의 구조조정은 다수의 노동자에게 근골격계 직업병을 집단적으로 발생시켰다. 이에 두원정공 지회는 2003년 근골격계질환 집단 산재요양을 시작으로 2004년, 2007년, 2010년 3년마다 유해요인조사를 진행하며 노동자들의 참여와 요구를 바탕으로 한 현장 개선 노력을 지속해왔다. 2013년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는, 2002년 최초 유해요인조사 실시로부터 10여년이 경과한 시점에서, 현장 개선을 꾸준히 진행해 온 현실을 반영하고, 작업자의 건강상태, 노동환경의 변화를 주되게 살펴보고자 하였다.

 

2.연구의 목적 및 연구 과제는?

 

2013년 유해요인 조사를 진행하는 데 있어, 지회와 실천단 운영위(단장, 부단장, 공장별 실천단대표), 연구진이 함께 구성한 기획단에서는 조합원의 평균연령이 10년 전에 비교하여 훌쩍 높아진 조건과 10년 전부터 현재까지 근골격계 산재요양자들의 숫자가 꾸준히 늘어나 1/3에 가까운 인원이 산재요양의 경험을 가진 현실, 그리고 이제는 10년 전 산재요양을 나갔던 동지들이 다시 산재요양 신청을 하고 있다는 상황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또한 조사에 참여한 실천단원들의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의 참여가 예정된 상태로, 조사에서 도출된 개선 과제의 실행이 담보될 수 있는 체계를 사전에 마련하였다.

 

이에 따라 1) 2003년 집단요양 이후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근골격계 산재환자의 치료 현황과 요양과정, 요양 후 복귀과정을 평가하고 2) 기존에 수행했던 작업자세와 노동강도를 작업자 스스로 평가하는 ‘주관적 근골격계 작업 위험도 평가(실천단이 주도하는 부서별, 라인별 간담회에 참여한 작업자들이 자신의 공정에 대한 생각을 각 문항에 대해 기입하는 방식으로 수행)’와 ‘인간공학적 평가’ 등을 조사해보고자 하였다.

 

3.연구 조사 과정은?

 

급여, 노동시간 등의 노동조건, 근골격계 증상, 직무스트레스, 수면건강 등을 묻는 설문조사와 함께 2013년 유해요인조사의 방향과 목표가 무엇인지 지회 확대간부, 실천단, 전 조합원 교육을 통해 공유하고 논의하는 과정을 거쳤다. 특히 3년마다 관행적으로 찾아오는 유해요인조사에 대한 조합원들의 관성화된 인식을 극복하고자 이번 조사는 10년의 과정을 되돌아보는 과정임을 분명히 하며 조합원들의 참여와 관심을 높이고자 하였다. 또한, 실천단을 대상으로 ‘산보위란 무엇이며, 어떻게 활동해야 하는가’, ‘현장 조사에 앞서 조합원과의 대화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인간공학평가’ 등의 교육을 진행하였다.

 

4.주요 결과는?

 

1) 근골격계 증상 설문조사 결과

 

설문 응답자 403명을 분석한 결과, 근골격계 증상이 지난 1년 동안에 1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한 달에 1회 이상 나타나는 경우인 ‘기준1’ 해당자가 330명(81.9%), 이 중 증상 정도가 ‘중간 정도로 심하다’고 답변한 ‘기준2’ 해당자는 229명(56.8), 증상 정도가 심하다고 답변한 ‘기준3’ 해당자는 100명(24.8%)으로 나타났다. 이를 부서별로 살펴보면 특이한 점이 확인되는데, 노즐제조부 작업자들의 근골격계 증상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는 예전 조사와는 다른 결과로, 노즐제조 작업자들은 타부서 작업자들보다 휴식시간과 점심시간이 충분하지 않고, 근무중 여유시간도 충분하지 않으며, 시간당 해야 할 일도 과도하다고 응답했다. 이와는 달리 기왕에 근골격계증상 유병률이 가장 높았던 PE 부서의 경우, 근골격계증상 유병율 증가 경향이 둔화되었는데, 이는 주간연속2교대 도입으로 노동시간이 가장 많이 줄어든 부서였기 때문으로 분석되었다.

< 부서별 근골격계 증상 유병률 (%) >

 

부서

 

2013

 

 

2010

 

기준 1

기준 2

기준 3

기준 1

기준 2

기준 3

PE 제조

109(81.3)

77(57.5)

38(28.4)

100(80.0)

68(54.4)

25(20.0)

노즐제조

59(88.1)

42(62.7)

14(20.9)

47(69.1)

32(47.1)

14(20.6)

VE 제조

99(82.5)

67(55.8)

31(25.8)

95(74.2)

62 (48.4)

26(20.3)

지원부서

61(79.2)

42(54.5)

16(20.8)

60(71.4)

37(44.1)

11(13.1)

 

2) 근골격계질환 산재요양자 실태조사

 

2003년부터 2013년까지 근골격계질환 산재요양을 경험한 현 재직자 153명 중 142명이 연구에 참여하였고, 사고성 재해, 답변이 부실한 경우를 제외한 132명의 설문 자료를 최종 분석하였다. 이 중 16명에 대해 심층면접을 수행하였다. 설문조사와 심층 면접을 통해 요양신청 과정, 산재승인 소요 기간, 요양치료의 내용과 의료서비스 만족도, 요양 중 우울 정도, 요양 중 가족 관계, 요양기간 연장의 경험, 요양 종결 시 회복 정도, 복귀 후 업무 변화 및 동료 관계 등을 알아보았다. 이를 통해서 4가지 주요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1) 위압적인 산재 요양 제도

 

많은 산재 요양 경험자들은 근골격계질환의 산재 승인율이 낮을 뿐 아니라, 승인이 점차 더 어려워지고, 요양 기간을 줄이려는 시도도 강화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아파도 산재 신청을 ‘포기’해버려 산재 신청 자체가 감소하고 공상 처리나 자비 치료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산재 승인이 업무 관련성을 기준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질환의 중증도나 진단명, 수술 여부, 노동조합과 노동자 본인의 노력 정도에 따라 승인 여부가 달라진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여기에는 조합원들의 노조에 대한 믿음이 반영돼 있으나, 동시에 산재요양 결정 과정이 공정하고 합리적이지 않다는 인식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요양 기간과 종결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개별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채, 환자와 충분한 의사소통 없이, 진단명이나 수술 여부를 근거로 한 표준화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비수술적 치료 도중, 공단에서 요양기간을 늘리려면 수술이 필요하다고 해서 수술을 하게 된 경우도 있어 요양 기간 표준화가 오히려 요양비 증가나 요양기간 연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농후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2) 몸 아픈 것보다 더욱 심한 정신적 고통

 

많은 산재요양 경험자들은 몸이 아파 산재 요양을 나갔지만, 정신적 스트레스가 더 큰 문제였다고 평가했다. 근골격계 산재요양자 중에 ‘날라리 환자’가 섞여 있다는 낙인은 여전히 널리 형성되어 있다. 이 때문에 동료들에게 눈치가 보여 행동이 제약되므로 요양 기간 시간 대부분을 고립된 채 보내는 것이 대다수 노동자들의 공통된 경험이었다. 요양 기간을 ‘창살 없는 감옥’으로 묘사하거나 ‘복귀해야 편안하다’고 하기도 하였다. 두원정공처럼 거의 1/3에 해당하는 노동자들이 근골격계질환으로 산재 요양을 다녀왔으며, 집단요양 투쟁을 통해 라인을 바꿔낸 경험이 있는 사업장에서도 이런 낙인이 팽배해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이런 낙인은 심지어 내부에서도 존재하고 있었다. 면담에 참여한 노동자들은 모두 “나는 나이롱 환자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도 산재요양 경험자 가운데 ‘꾀병’ 환자가 포함돼 있다고 표현하기도 하였다. 일부 노동자들은 재요양이 반복되는 노동자에 대해 ‘자기 관리를 못 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 요양 승인이나 요양 연장 결정을 기다리면서 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기도 했고, 요양 중에는 ‘증상이 언제쯤, 얼마나 좋아질까?’ 하는 불안감도 느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일부 노동자들은 환자임에도 가족이나 동료에게 가장이나 노동자로서 해야 할 역할을 해내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을 표하기도 했다. 요양종결 시에는 남은 증상과 복귀에 대한 불안감, ‘빨리 나아야 한다는 압박감’ 등이 스트레스 요인이 되었다. 요양 신청에서부터 종결까지 전 기간 마음 졸이는 불안한 심리 상황에 놓이고 있었다.

 

(3) 부실한 치료와 방치되는 산재 노동자

 

그러나 이런 정신 심리적 스트레스에 노출된 많은 환자가 받은 치료는 ‘회사 물리치료실이나 다름없는’ 수준이었다. 그들은 하루 1시간 남짓만을 치료에 쓸 뿐, 나머지 시간 대부분은 집에서 혼자 보내게 된다. 요양 기간 의사와의 상담이나 진료는 매우 제한적이었고, 물리치료와 약물치료 이외에 작업과 관련된 상담, 운동 치료를 받은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진술했다. 이는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나, 특정한 운동 방법을 가르쳐주거나, 함께 운동을 도와주는 방식의 운동치료를 받은 경험을 묻는 설문에 17%만이 ‘그렇다’고 답하였다. 체계적인 치료 프로그램의 부재는 산재 노동자들이 시간 대부분을 집에서 보내도록 하여 심리적 불안정과 고립감을 강화하기도 하였고, 일부 노동자들은 요양 기간 중의 치료가 효과적이지 않다고 느끼고 운동 등 자구책을 개인적으로 찾거나 대체 의학, 민간요법 등 비보험 진료를 받기도 하였다. 의료상의 개입의 부재는 요양 종결 시에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대부분의 노동자가 산재 종결은 ‘의사’와 얘기하는 게 아니라 ‘원무팀장’과 얘기해서 결정했다고 한다.

 

(4) 불안한 종결과 복귀

 

많은 노동자가 요양 종결 때까지 증상이 충분히 좋아지지 않았다고 답하였다. 노동자들은 당사자에게 충분한 설명 없이 요양 종결이 결정되고, 공단과 병원 사무장이 복귀 시기 결정을 종용하는 경험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게다가 복귀 시 복귀업무 적합성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나 업무에 적응하기 위한 작업장 기반 재활 훈련이 없으므로 복귀 이후에도 증상이 남아 있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상태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40명(30.6%)의 노동자들이 요양 전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더 나빠졌다고 응답했으며, 완치되거나 거의 다 좋아졌다는 응답은 17.6%에 불과하였다. 재활 훈련과 업무 적합성 평가, 작업 조정 등이 부족한 채 작업장에 복귀한 경우, 덜 회복된 업무능력과 기대되는 역할 사이의 간극은 주위 동료들의 선의로 메꾸고 있었다. 복귀 후에도 요양 전과 같은 업무에 배치할지, 직무를 변화시킬지에 대한 일관된 판단 기준이 없고, 결정 과정에 당사자가 참여할 수 있는 여지가 적어 복귀 후 갈등과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고 있었다.

 

* 연구 결과 중 ‘작업자들의 주관적인 근골격계 작업 위험도 평가’와 ‘인간공학평가’, ‘제언’은 7월호 일터에서 이어집니다.


[알림] 노동시간센터(준) 참세상 주례 토론회 '노동시간의 주인되기 꿈이 아닌 현실로'

 

 

위기와 불안의 시대 사회적 대안을 상상하다'라는 주제로 매주 화요일 참세상 주례 토론회가 열립니다. 5,6월은 노동시간센터(준)에서 '노동시간'을 주제로 대안을 상상해보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랍니다

 

□ 주제

5월 27일 : 주간연속 2교대와 노동자의 삶 - 김보성

6월 10일 : 주간연속 2교대 도입과정과 쟁점 - 엄정흠

6월 17일 : 장시간 노동의 실태와 건강영향 - 해미

6월 24일 : 노동시간을 둘러싼 정치 - 김경근

 

□ 시간 장소

매주 화요일 늦은 7시

장소 : 참세상 5층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 3가 277-1)

 

문의

노동시간센터(준) / chunghanac@daum.net

 

 

[노안뉴스] 현대차 생산직 2명 중 1명 "주야 맞교대 없어지니 삶의 질 향상" [매일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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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5096

 

 

현대차 생산직 2명 중 1명 "주야 맞교대 없어지니 삶의 질 향상

"현대차 근무형태변경추진위 설문조사 결과 … 응답자 59.8% "노동시간단축이 잔업·특근수당보다 중요"

구은회 기자

 

"현대자동차 생산직 노동자 2명 중 1명은 지난해 3월부터 시행된 주간연속 2교대제로 삶의 질이 향상됐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차 노사로 구성된 현대차 근무형태변경추진위원회(근추위)가 주간연속 2교대제 시행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최근 현대차 울산·전주·아산공장 생산직 노동자 2천60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