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통권 139호 / 2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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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특집] 노동시간을 둘러싸고 계속되는 싸움 

27 주간연속 2교대 시행 현황과 교대제 변화의 영향 

29 노동시간-생산성을 둘러싼 교전 

33 자동자 부품사 교대제 변경과 사내하도급/비정규직 문제 

36 통상임금 임금체계 바꿔 노동자가 누려야 할 권리 


4 [노동안전건강뉴스] 


8 [지금지역에서는] 

  이렇게 일하다가 죽을 거 같아요


8 [지금지역에서는] 

  군산 유해가스 누출사고, 노동자는 대피하지 못했다 


10 [달려라 건강권, 날아라 노동자]

   이제 30%쯤 알게 된 것 같아요 


12 [안전보건활동 참고서]

   노동안전보건교육 


14 [현장의 목소리] 

   안전한 삶을 보장하지 못하는 한미동맹이 대체 무슨 소용일까 


18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6만명을 매일같이 안전하게 떠나 보내죠 


22 [연구소 리포트]

   조선업종 물량팀 노동조건 실태연구 


26 [사진으로 보는 세상] 


38 [직업환경의학의사 만난 노동자건강 이야기] 

   병원에 갈 시간이 없어요 


40 [지키고 되살리자, 작업중지권] 

   개선 요구해도 안 듣던 회사, 시정조치 바로 하는 게 변화죠 


44 [시간의 재구성 노동시간 에세이] 

   시간 빈곤의 세계, 영화 인타임은 우리네 자화상 


48 [문화읽기] 

   어린이집에 대한 재고 


50 [유노무사의 상담일기 더불어 여] 

   사라진 사법부의 권위 이유는 


52 [일터 다시 보기] 

   직장 내 괴롭힘 공론화가 시급하다 


54 [이러쿵저러쿵] 

   소중한 결실 그리고 첫걸음 (사)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56 [가로세로퀴즈]



특집 4.자본이 호들갑을 떠는 '통상임금' 임금체계 바꿔 노동자가 누려야 할 권리 /2015.8

자본이 호들갑을 떠는 '통상임금' 임금체계 바꿔 노동자가 누려야 할 권리



김영선 노동시간센터(준) 회원


1990년대 이후 그간 통상임금의 범위는 계속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그 가운데 2012년, 2013년의 대법원 판결은 통상임금 논쟁에 불을 지폈다. 특히 자동차의 주간연속 2교대라는 교대제 개편 논의와 맞물리면서 그 파장은 더욱 컸다. 그래서인지 자본은 통상임금의 범위 확대에 따른 총노동 비용이 '38조 원'에 달한다는 위기론을 조성한다. '날벼락 같은 임금폭탄', '기업 간 임금격차 더욱 벌어져', '대규모 사업장일수록 인상률이 높다', '노조의 무리한 떼쓰기', '통상임금으로 고용률 1% 줄어', '한국GM은 철수할 수 있어' 등 통상임금의 범위 확대에 따른 '위기' 를 확대 재생산하고 그 원인을 '대기업 정규직 노조의 이기주의'로 몰아세웠다.


자본의 '이유 있는' 볼멘소리

자본이 이렇게 볼멘소리를 하는 이유는 통상임금 문제가 저임금 구조에 기반을 둔 장시간 노동을 압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통상임금은 한국 사회의 왜곡된 저임금 체계와 이를 매개로 한 기형적인 장시간 노동체제의 모순을 집약하는 지점이다. 따라서 통상임금에 대한 문제제기는 저임금 구조에 기반을 둔 총자본의 착취 체계에 정면으로 맞설 수 있고 맞서야 하는 투쟁인 것이다.

통상임금을 기업에 대한 비용부담 전략으로 활용해 주간연속 2교대를 보다 주체적으로 이행한 한 사업장의 경우, 통상임금의 범위 확대를 저임금-장시간 노동을 극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하였고, 통상임금을 매개로 주간연속 2교대로의 이행을 구체화하는데 있어 보다 공세적일 수 있었으며 실천적으로도 야간노동 철폐, 노동시간 단축, 임금 안정성을 동시에 구축한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통상임금 논쟁이 주간연속 2교대로의 이행에 긍정적인 지렛대로만 작용한 것은 아니다. 많은 경우 부품사들은 '특정한 가이드라인'에 매인 채 대응하였다. 부품사의 위치적 한계 즉 자본 위계와 생산 서열에 종속된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통상임금 합의 현황을 보면, 특히 계열사의 경우, "자동차의 교섭결과에 따라 추후 특별교섭을 통해 재논의 한다"는 전제를 달고 있다.

부품사들은 교대제 개편안을 '일종의 가인드라인과 같은 자동차의 합의안을 넘어서지 않는 수준'에 맞춰야 했다. 그 원인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는 규명해야겠지만 일차적으로 자동차 산업의 기업 간 구조가 종속적 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부품사들의 제도 선택은 '강제적 동형화'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또한 통상임금 확대 적용이 노동시간 단축의 방향으로 전개됐다기 보다는 노동 강도를 감수한 채 어느 정도 생산성 향상에 동의하면서 총액임금을 보전하는 수단에 그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이를 테면, 한 사업장의 '선(先) 통상임금 (단계별) 적용'은 '자금 사정이 열악해 신규 설비투자와 신규인원 충원이 곤란하다'는 이유로 사측에 유예를 주고 2교대로의 이행 속도를 늦추는 상황을 낳기도 했다. 


조합원이 공감하고 함께하는 투쟁 만들어야 한다

물론 임금 보전에의 매몰을 특정한 부품사만의 한계로 언급하는 것은 주간연속 2교대로의 이행과정에서 나타났던 근본적인 문제를 축소하는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물량을 절대화하고 노동의 필요를 제대로 담지 못하는 '생산량 만회를 전제로 한 임금 보전' 프레임은 완성차에서 주간연속 2교대 논의가 시작될 때부터 등장했고 2000년대 중반 구체화됐다. 이러한 맥락에서 부품사 지회들의 임금 보전에의 매몰을 소득을 극대화하기 위한 최선의 수단으로 해석하기 보다는 어쩌면 '가이드라인' 을 넘어설 수 없다는 제한적 상황에서 이뤄진 '차악' 의 선택으로 봐야 하는 건 아닐까 싶다. 

자본의 '물량보전-임금보전' 프레임의 영향력은 여전하고, 성과 연동형 임금체계 개편 같은 정부와 자본의 전 방위적인 유연화 기획들은 더욱 가속도를 내고 있다. 그 가운데 업체들은 편법으로 취업규칙을 바꾸고 있는 상황에서, 노동의 '심야노동 철폐' 구호가 이전만큼의 효과를 발휘할지 미지수이다. 결과적으로 통상임금 카드를 '설비 투자'나 '일자리 창출' 및 '월급제 시행' 등과 같이 보다 공세적인 대안들과 연결하기 쉽지 않은 현실이다.

여기서 다시, 보다 주체적인 주간연속 2교대 등 근무형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오래된 언어, 다시 말해 오래되고 낡아서 쓸모없어져 버린 것 같지만, 노동자들의 현실과 요구를 담지하는 생명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요구를 새롭게 제기하는 투쟁이 필요하다. 그것은 '기본급 비중을 높이는 방향의 임금 구조개선' 이다. 단순히 시급제에서 월급제로의 전환이라는 지불 형태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통상임금을 매개로한 교대제 개편의 방향은 저임금 구조에 기반을 둔 자본의 착취 시스템에 정면으로 맞서는 주요 투쟁의 하나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기본급 비중을 높이고 생활임금 쟁취라는 방향으로 임금체계를 표준화하는 것은 물론 고착화된 저임금-장시간 노동의 고리를 끊고 노동자 스스로가 자신의 필요는 물론이고 총 노동의 지향을 자신의 것으로 구체화해 나가야 한다. 또한 편법과 꼼수로 취업규칙을 바꾸려는 사측의 시도들을 저지하는 동시에 총자본의 신자유주의적 임금체계 개편 시도의 본질과 정치적 의도를 꿰뚫고 조합원들이 공감하고 함께하는 투쟁과제로 만들어나가야 한다. 

특집 3.자동차 부품사 교대제 변경과 사내하도급/비정규직 문제 /2015.8

자동차 부품사 교대제 변경과 사내하도급/비정규직 문제


김보성 노동시간센터(준) 회원



부품사의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과 사내하도급

부품사 주간연속 2교대제와 사내하도급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 먼저 자동차 부품사의 상황을 이해 할 필요가 있다. 완성차를 정점으로 하여 위계적으로 수직 계열화 되어 있는 한국 자동차 산업의 종속적 기업 관계를 고려할 때, 물량조절은 주간연속 2교대로의 전환 시 부품 업체가 고려할 수 있는 변수가 될 수 없다. 완성차가 요구하는 물량을 맞추지 못하면 부품업체는 언제든지 계약해지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품업체 노사는 물량보전 방안을 놓고 고민하게 된다. 

물론 사내에 노조가 조직되어 있는 경우 부품사는 설비투자와 신규인원 충원에 대한 노조의 요구에 직면하기도 한다. 그러나 종속적인 기업 구조 속에서 완성차에 의한 강제적인 납품단가 인하 압력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온 부품사는 이러한 요구를 감당할 수 있는 재정적 여력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부품사는 설비투자와 신규인원 충원과 같은 방식의 문제해결을 꺼리게 된다. 노조 역시 이러한 요구를 끝까지 관철시키지 못한 채 제한적인 설비투자 및 인원충원을 받아들이거나 업체가 제시하는 다른 방식의 해결책에 타협하게 된다. 

결국 부품사 노사는 노동강도를 조정하여 물량을 소화하는 방식을 검토하게 된다. 이것은 현대자동차 노사가 취한 해법이기도 하다. 그러나 동일한 방식이 부품업체에는 보다 많은 문제들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완성차에 비해 부품업체들의 노동강도가 더 높기 때문이다. 즉 편성효율이 더 높고 설비가 감당할 수 있는 생산능력 역시 최대치에 보다 가깝게 도달해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부품사 노동조합뿐만 아니라 기업 역시 노동강도 강화를 통한 물량보전에 대해 난색을 표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정규직을 활용하거나 물량의 일부를 보다 낮은 가격에 하도급업체에 넘겨주는 외주화를 검토할 수 있다. 물론 자동차 산업 부품업체의 수익성 악화와 이에 따른 외주화의 가능성, 비정규직 노동력 활용 가능성에 관한 논의는 이전부터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양상이 자동차 산업 내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을 계기로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설비투자와 신규인원 채용 비용에 대한 부담을 원청사에 비해 훨씬 많이 느끼며 편성효율과 설비의 작동 능력이 한계치에 도달해 있는 부품사들의 경우, 외주화와 비정규직 활용에 대한 유인을 훨씬 많이 느낄 수 있다. 즉, 주간연속 2교대제가 수직 계열화 되어 있는 원청과 1-2-3차 밴더의 기업간 구조가 보다 강화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주간연속 2교대제를 계기로 한 작업장 구조조정과 도입 부담의 외부 전가 


▲  사업장 L사례는 고용노동부 조사에서 발굴된 사례로, 여기서는 다른 유노조 사업들과 비교를 위하여 발췌하여 다루기로 한다 (배규식 외, 2013)


이번 조사에서 사내하도급이나 비정규직을 활용한 임금-물량 보전 양상은 <표 1>과 같이 나타났다. 대표적인 양상을 살펴보면, 1) 사내하도급 인력을 통해 비용 절감 및 노동강도 완화(R사). 2) 원청과의 도급계약 변경을 통해 24시간 공정의 외부화 및 내부 노동강도 완화(D사). 3) 그 외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하기 전에 이미 노동강도를 강화시켜놓고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한 기업이 임금보전을 대가로 다른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는 사례도 발견되었다(J 사). 이들은 모두 유노조(금속노조) 직서열 부품업 체들로, 물량보전을 위해 UPH를 향상하고 추가 작업시간을 확보하는 것 외에 비정규직이나 사내하도 급을 활용하여 노동강도와 교대제 전환비용을 조정 하는 공통점을 보였다. 

이에 비교해 볼 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무노조 업체 L 사업장의 경우, 사내하도급 업체와의 도급 계약에서 임금보전을 전제로 인력충원 없는 UPH 상승을 관철시켰다. 재정적 여력이 작은 중소부품업체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조직화되어 있지 않은 상황을 활용하여 인력충원 없이 극심한 노동강도의 강화가 예견된 교대제 전환을 관철시킨 것이다. 네 사업장만을 놓고 비교해 볼 때, 유노조 사업장에서는 임금보전과 더불어 노동강도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가 노사 간의 쟁점이 되었으나, 무노조 사업장에서는 임금보전을 대가로 기계적인 UPH 상승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사내하도급과 비정규직이 크게 쟁점이 된 것으로 확인되는 사업장이 모두 직서열 업체였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직서열 업체들은 대부분 치밀한 준비와 내부조직화 없이 현대차의 근무 형태 변경과 더불어 자동적으로 근무형태를 변경하였다. 현대차가 교대제를 전환했으므로 당연히 따라 가야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따라 주간연속 2교대제의 도입은 내부적인 큰 고민 없이 현대차 모델을 동형화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그 결과 거의 모든 직서열 사업장에서 8/8+1의 근무형태가 도입되었고 임금보전은 물량보전과 맞교환 되었다. 

그러나 부품업체들은 이러한 맞교환에 있어 완성차에 비해 보다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국내 자동차산업 기업사슬에서의 위치상 부품업체들은 완성차에 비해 재정적 여력이 빈약하고 노동강도가 이미 높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임금보전과 물량보전을 맞교환하기에 부담을 느끼는 부품업 체들의 경우, 상황에 따라 사내하도급이나 비정규직을 활용하여 문제를 우회하고자 유인을 보다 크게 받을 수 있다. 

물론 비정규직과 사내외 하도급 노동력 활용은 임금 부담을 낮추고 노조와의 갈등을 우회하고자 할 때 기업이 일반적으로 고려하는 선택지들 가운데 하나이다. 따라서 반드시 직서열 부품업체에서만 비정규직과 사내외 하도급 노동력 활용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다른 부품업체뿐만 아니라 완성차나 여타 제조업 분야에서도 유사한 목적을 가진 고용유연화 사례들이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많은 직서열 부품업체들이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을 위한 체계적인 준비가 미비했던 상황에서 완성차의 합의안을 그대로 모방하며 교대제 전환을 추진했으며, 그 과정에서 사내하도급과 비정규직의 활용이 전환 비용의 부담을 낮추기 위한 보다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게 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주간연속 2교대제가 완성차-1차-2차 밴더 간의, 유노조사업장-무노조사업장 간의, 정규직-비정규직 간의 작업조건에 대한 격차가 확대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러한 노동 내부의 분절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준비된 교대제의 전환, 전환 시 최소한의 원칙에 대한 확인은 중요하다.

특집 1.주간연속 2교대 시행 현황과 교대제 변화의 영향 /2015.8

주간연속 2교대 시행 현황과 교대제 변화의 영향



김형렬 노동시간센터(준) 회원



확대되는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 

2013년 완성차 공장에서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시행한 이후 자동차 부품 회사들이 연속적으로 교대제 변경을 진행하고 있다. 주야 맞교대를 시행하던 20여 년의 장시간 노동과 야간 노동이 일부 완화되고 있고, 노동 시간과 야간 노동의 단축이라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일부 지회에서 수행한 조사에서 조합원들의 만족도는 높았고, 일상의 삶도 변화가 감지되었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취미 활동을 기획하고, 자녀 돌봄이나 가사 노동에 대한 분담도 늘어났다. 무엇보다 주간연속 2교대 실시와 함께 노동 시간 단축과 심야 노동 단축의 문제는 끝이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과제로 인식된 점은 중요한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야간노동의 단축 효과가 예상했던 것보다 미미하고, 토요일, 일요일 특근이 다시 시작되는 등 노동시간 단축의 효과가 크지 않은 불완전한 변화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또한, 일부 사업장에서 교대제 변경과 함께 노동 강도의 증가가 있거나 예측되는 상황이 벌어졌고, 비정규직 고용을 확대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임금 감소에 따른 조합원들의 반발도 있었다. 

완성차 공장의 교대제 변화 과정에서 발생한 이와 같은 문제는 예측했던 문제이거나 얻은 성과의 크기에 비해 작은 문제라고 판단하는 관점이 있다. 또 한 측면으로는 이러한 문제와 한계를 극복하고 지속적으로 노동 시간 단축과 야간 노동 철폐를 만들어 나갈 기획과 현장 통제력이 충분치 않다는 비관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교대제 전환의 흥정과 협상 

이러한 상황에서 자동차 부품 사업장의 주간 연속 2교대로의 전환은 임금, 노동 강도, 고용(비정규직 확대)의 문제와 연동되어 몇 가지를 양보하거나 맞바꾸는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임금의 유지를 위해 생산물량을 더 늘리고, 비정규직을 확대하려는 시도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고, 이러한 변화가 단위 사업장에서 고립되어 진행될 가능성 또한 존재한다. 이에 부품사들의 주간연속 2교대 이행 실태를 파악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이행 과정에 대해 구체적인 상황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즉, 이행의 과정에서 임금, 노동 강도, 고용의 문제가 어떻게 논의되고 결정되었는지, 조합원을 설득하는 과정은 어떠했고, 사측의 대응과 투쟁방향을 설정해 가는 과정은 어떠했는지 확인이 필요했다. 이러한 확인과 평가를 통해, 향후 주간연속 2교대 뿐 아니라 이후에 벌어질 노동 시간 단축 투쟁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기초 자료를 만들고자 하였다. 그리고 이미 교대근무의 변화를 경험했거나, 변화를 준비하고 있는 단위 사업장의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건강과 삶의 변화를 조사하고, 노동 시간과 생활의 변화로 인해 노동조합 활동의 변화가 없는지, 있다면 구체적인 변화의 양상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연구 방법 

이러한 결과를 얻기 위해, 38개 지회 51명의 조합 간부 및 조합원들에 대해 면접을 진행하였다. 면접의 주요 내용은 교대제 변화 전후의 작업환경, 임금, 노동시간, 조합 활동에 대한 내용과 교대제 이행 과정에서 어려움, 조합원과의 소통, 사측과의 합의 과정 등이었다. 사업장 단위의 설문조사도 수행하였는데, 45개 사업장에 대해 교대제 이행 상황, 교대제 변화의 주요 내용, 작업환경의 변화, 교대제 전환의 주요 동력, 조합의 대응과 조합원 소통 등에 대해 설문하였다. 

또한 7개 사업장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교대제 이행 전후 건강과 삶의 변화, 특히 수면건강 및 건강행태, 취미 생활 등에 대해 물었고, 교대제 변경에 따른 노동시간, 임금, 노동 강도 변화에 대해 설문하였다. 진행했던 연구 결과 중에 부품사의 교대제 이행과정에서의 특징, 외주화 경향, 통상임금의 문제를 둘러싼 쟁점 등에 대해 주요 내용을 싣는다. 

일부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문제를 짚어 내고 논쟁을 제기하는 것은 노동 시간 단축과 심야 노동의 철폐가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현장의 힘을 만들어 내지 않는다면 더 이상 우리가 원하는 변화를 만들어 나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절실함을 이야기하고 싶어서다.

[언론보도] 두원정공 주간연속 2교대 도입과 현장투쟁 (2014.08.22, 노동시간센터)

출처 :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79762&page=1&category2=203


두원정공 주간연속 2교대 도입과 현장투쟁

[주례토론회] 참세상-노동시간센터() 공동기획 연속토론(3)

 

엄정흠(노동시간센터()


지난 6월 참세상 주례토론회에서는 4회에 걸쳐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삶과 투쟁을 살펴보았다. 이 자리에서 노동시간센터() 회원들의 다년간에 걸친 연구 작업의 성과가 발표되었다. 구체적으로 주간연속 2교대제를 둘러싼 투쟁의 과정 속에서 성과와 한계를 짚어 보았다.

 

두원 정공 교대제 전환의 의의

 

1974년에 설립된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두원정공은 기계식 연료분사장치 주력 생산하며, 생산물량의 대부분을 현대자동차에 납품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기계식 연료분사장치의 80% 가량을 두원정공으로부터 공급받으며, 나머지 20% 정도만을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

 

기계식 연료분사장치는 현재 사양부품 중 하나로, 국내에는 이 장치를 필요로 하는 차종이 거의 없다. 현대자동차는 유럽 및 북미 제외 지역과 전자식 연료분사장치를 사용하기 힘든 열대 및 극지방에 수출하는 차종을 생산하기 위해 이 부품을 필요로 한다. 또한 일부 중장비 차량 생산과 이미 판매한 차량의 AS를 위해서도 이 부품을 구입하고 있다.

 

따라서 두원정공은 현재까지는 비교적 안정적인 수요를 확보하고 있으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서서히 감소할 수밖에 없는 수요로 인해 업체의 전망마저도 불투명해질 수 있는 상황에 놓여있다 볼 수 있다. 아래 표를 보면 실제로 두원정공이 2000년대 초반까지는 높은 당기 순이익을 기록하며 호황을 누렸으나, 이후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어왔음을 알 수 있다. 면접조사에 응한 노동자들 역시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는 물량이 넘쳐나 하루 3~4시간의 잔업과 철야작업도 빈번히 했으나, 이후로는 서서히 물량이 줄어들었다고 회고하였다. 이러한 흐름은 기본적으로 기계식 연료분사장치 기술이 높아져가는 글로벌 환경규제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여 생겨난 문제로 분석될 수 있다.

 

그러나 두원정공에 먼저 찾아온 위기는 환경규제로 인한 것이 아니라 1997년 한국 경제위기로 인한 것이었다. 아래 표에 나타나듯, 1997년까지 호황을 누리던 두원정공은 경제위기를 맞아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대로 급락하는 등 경영상의 위기를 맞게 된다. 물론 매출액과 이익은 1999년에 들어 다시 큰 폭으로 성장하는 등 빠르게 회복되었지만, 다른 많은 사업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를 기회로 두원정공은 전면적인 구조조정을 시도하여 관철시켰다. 당시 한국노총 소속이던 두원정공 노동조합은 임금동결과 상여금 반납 등의 내용이 포함된 양보교섭안을 모두 수용하였으며, 이러한 흐름을 타고 두원정공은 2001년 말까지 총 40%에 달하는 인원을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을 밀어붙였다. 절반에 가까운 동료 노동자들이 현장을 떠난 작업장에서, 남은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과 강화된 노동조건을 감내하고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두원정공의 이른바 민주집행부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당선되었다. 민주노총 가입을 내걸고 2001년 선거에서 당선된 두원정공 노동조합 집행부와 이후 민주집행부는 강도 높은 임단협 투쟁(2002)과 근골격계 집단요양 투쟁(2003), 보쉬(Bosch)로의 매각 저지(2005)1) 및 신규 물량 확보 투쟁(2006) 등을 전개하며 무너지고 쪼개진 현장조직력과 투쟁력을 복원해나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두원정공 노동조합은 지난 구조조정의 트라우마 속에서 물량을 사이에 두고 동료가 아닌 경쟁자로 변모한 노동자들에게 연대의식을 다시 일깨우는 데 집중했다. 노동조합의 헌신적이고 강력한 리더십 하에서 현장은 차츰 복원되어 나가기 시작했으며, 투쟁들의 승리 속에서 노동조합에 대한 조합원들의 동의와 신뢰는 견고해졌다. 물론 두원정공은 물량이 곧 고용이라며 물량이 줄었으므로 고용조정은 불가피하고, 고용조정을 해야 회사가 살 수 있다는 담론을 유포하며 노동자들의 단결을 깨고 구조조정을 완성시키고자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조합원들의 강경한 대응에 맞부딪혀 번번이 좌초되고 말았다.

 

기계식 연료분사장치를 생산하는 두원정공의 예고된 운명을 잘 알고 있는 노동조합은 회사의 물량 이데올로기에 대해 물량이 없다면 천천히 쉬면서 일하자!’는 응답으로 맞섰다. 그리고 이를 현실화시키기 위해 주간연속2교대제와 월급제로의 전환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2007년에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토대 마련 작업을 시작으로 하여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주간연속2교대제 연구팀 활동을 전개하였으며, 조합원들의 불안과 불만은 끊임없는 토론과 설득을 통해 해결해나갔다. 그리고 그 결과 결국 201010월 주간연속2교대제 및 월급제 동시 도입을 성공시켰다. 아래 표는 노사합의 내용이다.


*2010년 제도개선 합의서 내용


1. 회사는 2010921(10월 급여부터) 새로운 근무제도인 월급제를 실시한다.

 

1) 월급제는 시간외 수당 30시간을 적용 지급한다.

전 조합원에 적용한다. (관리직 조합원 포함)

교대근무자(2)는 교대근무수당으로 심야근로 3시간 30분의 50%를 지급한다.*

2) 근무형태는 8+8을 직도입한다.

3) 근태(지각, 조퇴 등) 관련 사항은 현행대로 한다.

4) 노사는 인원 이동 관련 성실한 협의를 통해 원활한 생산이 되도록 노력한다.

5) 특별부서(열처리, 보일러, 변전실)는 해당부서 구성원의 의견을 들어 결정한다.

6) 월급제 시행 전후 중대한 문제 발생시 노사 협의하여 방안을 강구한다.

7) 기타 기본급, 통상임금 산정 및 근무시간 등 세부적인 사항은 첨부1**을 따른다.

 

2. 월급제에 적합한 단일 호봉제를 201110월부터 실시한다.

 

1) 월급제 실시에 맞추어서 2010101일부터 단일호봉제 완성을 위한 노·사 공동연구팀을 구성 운영한다.

 

* 이전에는 오후 10시부터 420분까지 야간근무였는데, 12시부터 1250분까지의 식사시간은 무급이었으므로1250분부터 420분까지의 3시간 30분 중 50%에 대한 임금보전을 요구한 것.

** 첨부1은 임금계산공식 및 근무표 등.

 

자료출처: 노조 자료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이전 두원정공 생산직 노동자들의 노동시간 시스템은 여느 완성차 및 자동차 부품업체와 마찬가지로 ‘10+10 교대제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그리고 여기에 주말 특근이 덧붙여져,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50시간을 상회하게 나타났다. 아래 표는 OECD 최장시간 노동을 기록하는 한국 연평균 노동시간을 거뜬히 초과하는 두원정공 노동시간 추이를 보여준다.

 

그러나 주간연속2교대제가 도입된 이후, 잔업이 사라지고 ‘8+8 주간연속2교대제가 실시되는 동시에 노동조합에 의해 특근이 통제되어 총 노동시간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2013년 설문조사에서 조합원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46.95시간으로 나타났다. 아래 표는 근무형태 변경 이후의 근무시간표이다.



주간연속2교대제와 월급제는 도입 논의 초기에 조합원들의 저항을 많이 받았다. 임금이 줄어들 것에 대한 우려가 가장 컸고, 20년 가까이 혹은 그 이상 동안 적응해온 교대제 시스템이 바뀌면 생체리듬이 깨져 더 힘이 들 것이라는 예상도 많았다. 한편 임금감소에 대한 조합원들의 우려를 꿰뚫고 있던 두원정공 사측은 잔업 및 특근을 노사 합의 후 주간연속2교대제 시행 직전인 920일까지 최대한 운영하다 21일부로 전면 중단해 실제로 임금이 감소한 듯한 느낌을 불러일으켜 노조에 대한 불만을 부채질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동조합은 물량이 줄어드는 조건에서는 주간연속2교대제를 통해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월급제를 도입하여 기본급을 확충하는 것이 고용안정 및 임금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조합원들을 설득해나갔다. 동시에 일시적으로 특근에 대한 통제를 풀어 수당을 통해 임금을 보전해줌으로써 조합원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렸다. 이와 관련한 노동조합의 문제의식은 아래 제시한 자료에도 잘 나타나 있다.





현재는 주간연속2교대제 및 월급제 도입 3년째로, 제도가 많이 안정화되어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노동시간 및 임금 시스템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안과 불만은 대체로 많이 가라앉았으며, 오히려 현장에서 새 제도 도입 이후 삶이 더 만족스러워졌다는 반응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실제로 두원정공 주간연속2교대제 도입 사례는, 노동조합이 오랜 준비를 통해 큰 타협과 양보 없이 원칙에 입각해 근무형태를 변경시키는데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1997년 경제위기와 구조조정을 계기로 노동운동 내에서 고용을 유지하는 동시에 노동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안으로 주간연속2교대제의 도입이 적극적으로 고려되었으나, 정작 그 원칙으로 상정된 노동시간 연장 없는, 노동강도 강화 없는, 임금 삭감 없는이른바 3무원칙에 철저히 입각하여 교대제 변경을 이뤄낸 사례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3무원칙에서 제기된 노동시간, 노동강도, 임금이 사실상 새로운 근무형태 설계의 핵심 쟁점이며, 따라서 그만큼 노사간의 치열한 각축의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