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집] 쿠팡 노동자, 일터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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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고객, 분기매출 5조, 
로켓성장은 어떻게 가능했나

쿠팡노동자, 일터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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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시 : 2021/9/9(목) 13-15시
○ 유튜브 생중계

**문자통역 :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

<순서>

○ 1부 -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한다는 것
😩 "쪄 죽는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어요. 이젠 금새 겨울이 오겠죠.”- 혁신기업 쿠팡의 냉난방 시설 수준은?
🧐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알아본다면서 가사노동시간은 왜 묻죠?”- 100만고객 쿠팡의 노동자 건강권은?
🤨 “안전교육이라구요?” -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그 이후
😤 “쿠팡 다녀왔어요!”  - 청년들의 쿠팡노동기

○ 2부 : 우리가 바꿔요!
😠 휴대전화 반입금지 철회 서명운동
😀 쿠팡을 바꾸기 위한 노동조합의 계획

 

자료집과 라이브링크 아래 주소에서 다운로드 및 보기 가능합니다 

https://www.kptu.net/board/detail.aspx?mid=F686C1F3&page=1&idx=32732&bid=KPTU_NEW04 

 

[증언대회] 쿠팡노동자, 일터를 말한다.

 

www.kptu.net

 

[8월_현장의목소리] 독점적 지배구조 개혁, 노동환경 개선의 출발점-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 오세윤 지회장 인터뷰

 

독점적 지배구조 개혁, 노동환경 개선의 출발점

-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오세윤 지회장 인터뷰

 

박기형 선전위원

 

지난 525일 네이버에서 일하던 한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되었다. 20년 가까이 IT업계에 종사한 고인은 네이버 지도 중 내비게이션을 담당한 기술자이면서, 동시에 네이버 지도 서비스 개선을 담당한 팀을 이끄는 조직장이었다. 평소에도 주변 지인들에게 네이버 지도 서비스의 개선점을 물어보았으며, 개발업무 관리프로그램인 깃허브에 휴일과 주말 구분 없이 업무기록이 수시로 올라왔다고 한다. ‘내비게이션 서비스 업계 1’. 2019년부터 네이버 지도 서비스를 담당한 고인의 팀에 부과된 목표였다. 이를 달성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지속된 과로와 한 임원의 과도한 직장 내 괴롭힘이 의심되었다.

 

사측에서는 사건 직후 리스크관리위원회를 통해 자체 조사를 진행했고, 지난 625일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음을 인정하면서, 해당 임원의 인사와 관련된 책임자들과 가해자들에게 징계조치를 내렸다.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경고를 받았는데,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네이버에서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다른 계열사들에서의 직책은 유지하였기에,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당시 네이버 노동조합 공동성명’(이하 네이버 노조)은 사측의 조사가 협소하게 진행되는 것을 비판하며 531일부터 623일까지 자체 조사를 진행하였고, 재발방지대책을 담은 최종보고서를 628일에 발표하였다. 네이버 노조는 이번 사건이 특정 임원의 개인적 책임으로 축소되어서는 안 되고,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하며, 나아가 성과 중심의 경영만 강조하면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묵살하는 경영진의 의사결정시스템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23일 금요일 오후에 진행된 인터뷰에서 노조가 사측과 별도의 자체 조사를 하게 된 배경을 물었다. 오세윤 지회장(이하 오 지회장’)은 네이버가 회사 내 문제를 조사하고 처리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네이버는 사내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사건 처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겠다는 명분으로 사건해결을 사외이사들에게 맡겨왔다고 한다. 지난 2018년 사내이사의 채용 비리가 터졌을 때도, 사외이사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외부의 법무법인에 조사를 의뢰했다. 문제는 해당 기관의 입장에선 네이버가 수익성이 큰 고객이라는 점에서 온전히 독립성을 유지하기 힘들다는 점이었다. 그러니 조사범위가 축소되거나 제대로 된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등의 한계로 이어지고 말았다. 더욱이 오 지회장은 위원회 소속 사외이사들도 그 명칭과는 달리, 실제로는 사측의 입김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사외이사 임명 권한을 누가 쥐고 있는지, 해당 사외이사가 누구의 관점과 이해관계에 입각해 사건을 처리하는지 들여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상시적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내에 감사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보상위원회, ESG위원회를 두고 있다. 이 중 리스크관리위원회는 2020년에 기존 투명성위원회의 역할을 확대 개편한 것이다. 투명성위원회는 201612월 기업지배구조 개혁, 즉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다는 취지로 이해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사퇴하고 임원제를 폐지하면서 글로벌인사위원회를 대신하여 구성되었다. 당시 논란이 되었던 검색어 순위 조작 의혹을 불식하기 위해 한성숙 현 네이버 대표가(당시 대표 내정자) 투명경영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투명성위원회를 직접 이끌었다. 리스크관리위원회는 투명성위원회에서 담당했던 회사의 중요한 대외정책, 사회공헌 및 재단출연, 환경·사회 관련 제반사항과 대규모 내부거래 등의 심의기능에 더해, 전사 통합적 리스크관리 기본방침 및 전략수립·관리기능을 맡고 있다. 위원회 구성원은 총 3인으로, 모두 사외이사다.

 

이렇게 보면, 네이버가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여 독립성과 공정성을 담보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외이사가 형식상 회사 밖의 사람이라 하더라도, 실질적인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면 내부자나 다를 바 없다. 더욱이 네이버의 전체적인 기업지배구조의 형식과 실질이 분리되어 있다면, 더 주의해야 한다. 네이버의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네이버와 그 계열사의 임원직 현황을 살펴보면, 이해진 GIO와 삼성SDS 시절부터 함께한 창립멤버인 최 COO는 해피빈 재단대표직을 제외하고도 네이버파이낸셜 대표이사 등 네이버 계열사 7곳의 임원을 겸직하고 있다. 그 외 채선주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이해진 GIO의 측근들이 네이버랩스, 네이버클라우드, 스노우, 네이버웹툰 등 주요 계열사의 임원을 겸하고 있으며, 책임리더들 중 일부는 9~10곳까지 계열사 감사직을 겸하고 있다. 이로 인해,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실질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오 지회장은 2017년 이후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제출된 경영체계 개편논의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네이버가 관계하는 사업마다 이를 담당하는 계열사를 별도의 법인으로 설립했는데, 형식적으로 볼 때는 각 계열사의 독립성을 보장함으로써 독점적 지배구조를 선진적으로 개선하는 모양새를 갖췄지만, 실질적으로는 임원 겸직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이해진의 신뢰를 받는 C-Level(CEO, COO, CFO )의 몇몇 경영책임자가 권한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 형식적으로만 분리해 법적인 책임은 지지 않고, 실질적 지배력은 유지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오 지회장은 실무에 있어서 소수의 경영진에 의한 탑다운(Top-down)’ 방식의 의사결정구조가 열악한 노동환경의 근원에 자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IT업계의 노동문제를 지속해서 대응하면서 느낀 바가 있습니다. 바로 IT업계에서 성공한 경영진들이 갖는 공통된 태도입니다. 그분들은 사업이 잘 안 되는 이유를 아랫사람이 열심히 일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영진의 사업방향은 올바른데 이를 노동자들이 성실히 따라와 주지 않아서, 또는 글로벌 경쟁이 심해지는데 살아남기 위해 더 치열하게 일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노동자는 시키는 대로 최대한 열심히 일하기만 하면 된다는 거예요.”

 

오 지회장은 IT업계의 경영환경은 기술발전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며, 특히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에서는 사람들의 필요를 잘 살펴야 하기에,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소수의 경영책임자만의 판단이 아니라, 시장의 동향과 방대한 정보를 직접 마주하는 일선 실무자들의 판단까지도 경영에 잘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 노동자들에게 더 많은 자율성이 부여되어야 하며, 상향식 의사결정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하지만 오 지회장은 네이버에선 여전히 시키는 대로만 하라는 조직문화가 강고하다고 꼬집었다. 이로 인해, 무리한 업무일정을 강요하거나, 이번 사건처럼 오래전부터 업계에서 직장 내 괴롭힘으로 문제가 되었던 사람을 무리하게 채용하여 업무강도를 높이는 식으로 성과를 내려고 하는 등의 성과압박이 당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하나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팀 전체의 협력이 중요한 사업들에 대해 팀원 간 성과경쟁을 시키는 방식의 노무관리도 노동강도와 업무 스트레스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요컨대, 이번 사건은 장시간 노동과 성과급 경쟁, 이를 강제하는 위로부터의 일방향적 의사결정구조, 나아가 창업자와 그 측근들의 인사·기획 등의 권한 독점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다. 더욱이 오 지회장은 이런 여건 때문에 제대로 된 조사나 개선조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내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비롯한 여러 사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려면 퇴사를 각오해야 할 정도다.

 

네이버 노조는 이번 사건의 해결을 위해 노동환경을 개선을 논의하기 위한 기구로서의 재발방지대책위원회를 제안했다. 직장 내 괴롭힘 등 노동문제를 신고·조사·징계할 수 있는 기구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반영하고 신뢰를 담보할 수 있도록 노사동수로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아직까지 응답이 없어, 단체교섭을 통해 이를 관철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더해, 앞으로 조직장에 전적으로 부여된 인사권한을 별도의 인사 시스템으로 독립시키거나, 성과급 중심의 인금체계와 성과평가기준을 개선하거나, 경영진 겸직을 완화하고 새로운 리더쉽에 대한 논의를 노동자와 함께 구상하며, 리더 임명 및 사업운영에서도 해당 조직 구성원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의사결정구조로의 전환을 논의해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7월_연구리포트] 하루 6시간 노동을 위한 노동시간단축 실험연구

하루 6시간 노동을 위한 노동시간단축 실험연구

 

장시간 노동이 노동자들의 삶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국내외 수 많은 연구들이 증명해 왔다. 그런데, 우리가 장시간 노동이라 말할 때 기준이 되는 표준 노동시간은 얼마가 적절할까? 그리고 그 표준 시간을 정하는 기준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상품화된 노동을 판매해야 살아갈 수 있는 자본주의적 질서를 전제할 때, 일을 해야 한다면 우리는 하루 몇 시간 노동해야 만족스럽고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산업혁명 시기 유럽의 노동자들은 하루 20시간 일을 하는 경우도 많았고, 19세기 초반까지도 노동자들은 하루 12시간 이상 노동을 해야 했다. 130여 년 전 선언된 하루 8시간 노동제는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조차 되지 않았지만, 유럽의 국가들은 이미 주 35시간 이상 일을 하는 것은 인간적 삶을 유지하는데 무리가 있다고 판단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주 30시간 노동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는 중이다. 이 글에서는 21세기의 의제가 될 하루 6시간 혹은 주 4일의 노동제를 위해 스웨덴과 핀란드에서 이루어진 노동시간 단축 실험에 대한 네 편의 논문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소개할 논문 두 편은 스웨덴에서 20051월부터 200611월에 걸쳐 사회서비스, 기술서비스, 돌봄, 콜센터 노동자 등의 공공부문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종단 연구에 기반한 것이다. 이 실험 연구는 주당 25%의 노동시간 단축이 풀타임 노동자들의 건강과 삶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기 위한 것이었다. 실험을 위해 한 집단은 이 실험 기간 내내 이전과 같은 수준의 임금을 받으면서 하루에 두 시간 단축된 일 6시간 근무를 했고(실험집단), 다른 집단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실험 기간 동안 8시간 근무를 지속했다(통제집단). 노동시간 단축 실험이 시작되기 직전인 20052월에 두 집단에 대한 첫 번째 조사가 이루어졌고, 노동시간 단축이 이루어진 이후에는 양 집단에 대한 두 차례의 (20061-2, 그리고 200610-11)후속조사가 이루어졌다. 이렇게 두 집단 동시 조사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비교하여 두 시간 노동단축의 효과를 측정하였다.

첫 번째 논문은 노동시간 단축이 수면과 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앞서 소개한 스웨덴에서 실험한 노동시간의 단축이 수면과 스트레스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초점을 두었다. 이 논문은 직장에서의 일과 후 회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고혈압, 심박 증가, 만성피로, 수면 장애 등의 만성적 건강문제를 일으키는 부하 반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근무 시간의 단축은 일하는 시간을 줄이는 만큼 회복 시간을 늘려주기 때문에 만성적 건강 문제의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연구의 결과, 노동시간이 감소된 사람들은 8시간 노동시간이 유지되었던 통제집단에 비해 주관적으로 인지한 수면의 질과 수면 시간이 향상되었고, 일하는 시간 동안의 졸림, 스트레스가 감소하였으며, 잠자리에 드는 시간에 불안과 스트레스도 역시 감소되는 효과가 있었다.

이 실험에 관련된 또 다른 연구는 노동시간 감소 전 후, 사회복지사들의 스트레스 대처에 대한 비교 연구로서, 사회복지사라는 특정 직업군들의 스트레스 대처 방식의 변화라는 측면에서 노동시간 감소의 효과를 평가한 논문이다. 저자들은 양적 분석을 통해 노동시간 단축은 사회복지사들의 직업적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직업적 생활이 사생활의 영역에 침범하는 정도는 낮춰준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논문에서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직업적 삶의 상황과 관계적 특성을 고려하면서 노동시간 감축이 이들의 스트레스 대처 방식에도 영향을 주는지 연구했다는 점이다. 연구에 따르면, 사회복지사는 노동시간 감소 이후 더 다양한 스트레스 대처 전략을 활성화해 자신의 대처능력을 증가시켰다, 또한 감정적 소진을 덜 경험하면서 긴급 상황에 대한 시간 관리를 더욱 조직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감축된 노동시간은 수면, 여가, 휴식 등에 직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시간을 활용하는 방식을 포함하여 업무에서 오는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까지 높여주는 효과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소개할 논문은 스웨덴에서 2005년에 이루어진 노동시간 단축 실험 이후 10여년만인 2015년부터 이루어진 노동시간 단축 실험에 대한 결과 보고서, 23달 동안 6시간 근무하기- 감소된 노동시간에 대한 실험적 후속연구 이다. 이 실험 연구는 스웨덴의 예테보리시 (City of Gothenburg)에서 20152월부터 201612월까지 요양병원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는데, 근무시간 감축이 이 지역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경제적 측면을 포함하여 요양병원 근무 간호사들과 병원의 환자들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이 기간 동안 스바르테달렌(Svartedalens) 노인요양병원의 간호사들은 급여는 그대로 유지된 채 하루 6시간 근무했으며(실험집단), 스바르테달렌 병원과 비슷한 조건과 규모를 가진 예테보리시의 다른 요양시설의 간호사를 통제집단으로 설정하고 진행하였다.

최근의 이 실험설계와 분석이 이전의 연구 방법과 다른 점은, Best Practice Theory 라는 방법을 적용해 실험집단(하루 6시간 노동)에서 나타나는 긍정적인 결과들이 단축된 노동시간의 효과인지 아니면 환경적 요소 등 다른 요인에 의해 이루어진 효과인지를 측정한 데에 있다. 노동시간 감축은 간호사들의 피로감과 스트레스, 활력, -여가 양립, 기본적 육체 활동, 근골격계 증상, 일반적 건강상태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저자는 Best Practice Theory에 의한 실험설계 분석을 통해 노동시간 감축 자체는 6시간 노동하는 사람들의 건강상태를 유의미하게 향상시키기에 충분하지 않으며 어떤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영향력도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2시간의 노동감축이 제대로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정책들이 실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구자는 다섯 가지 영역에서 이러한 추가적 개입을 추천하는데, 1) 증가된 여가시간 동안의 건강한 신체 활동, 2) 건강한 음식섭취 습관과 양질의 음식, 3) 만족스러운 근무 환경 조성, 4) 지속가능한 건강한 일터와 그로 인한 근무자들의 권리 향상, 마지막으로 5) 장기적이고 효율적인 조직 운영이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연구는 앞선 스웨덴의 노동시간 단축 실험들보다 훨씬 앞서 핀란드에서 1996년부터 1998년까지 공공서비스 영역에서 이루어진 실험에 대한 연구 핀란드에서의 노동시간 감축 실험에 대한 연구 이다. 핀란드는 1990년대 초반에 경제 불황 속에서 실업률은 급등했고 공공복지의 비전이 불투명해지는 상황이었다. 노동시장의 전반적 위축과 사회 불안으로 인한 공공복지에 대한 요구는 높아지는 데, 반면 가용자원은 감소하고 있었다. 이 실험은 현재의 일자리를 다른 사람들과 나눔으로써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과부하를 줄이는 동시에 교육 수준이 높은 청년들의 실업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속에서 고안되어, 핀란드의 19개 지방자치단체들에서 3년간 실행되었다.

이 연구는 노동시간 감축이 건강뿐만 아니라 고용의 증가에도 영향이 있는지, 있다면 노동시간의 재편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효과가 가장 좋은지에 초점을 맞췄다. 이미 30년 전에 핀란드의 사회학자 파보 세페넨 (Paavo Seppänen)은 생산적인 조직은 12시간 운영되어야 하고 따라서 통상적인 하루 8시간 근무가 아닌 6시간 2교대제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특히 공공서비스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장시간 개방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데, 장시간 개방은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을 요구한다. 따라서 이러한 두 가지의 필요성을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 6+6교대제가 제기된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저자는 6+6교대제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근무 시간 제도를 시행하고, 이들을 상호 비교한다.

노동시간의 단축은 가족적 삶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고, 다양한 방식의 근무 시간 중 6+6교대제가 가족생활뿐 아니라 본인들의 개인적 삶에도 가장 긍정적인 효과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간 감축의 효과는 노동 강도가 가장 컸던 사람들에게서 가장 크게 나타났다. 또한 노동자들의 노동윤리를 향상시키고 앱슨티즘 (뚜렷한 이유 없는 결근)을 줄여줌으로써 긍정적인 경제효과 역시 가져왔다.

사실 이렇게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에서 이루어진 수차례의 노동시간 단축실험을 통해 6시간 노동제는 그 긍정적 효과가 확인되었음에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폐지와 도입을 반복하며 아직 제도적으로 정착하지 못했다. 게다가 노동시간 단축이 노동자들의 삶과 경제적 측면에서 모두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명백히 뒷받침할만큼의 연구 자료가 충분히 축적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OECD 국가들 중 노동시간이 두 번째로 긴 한국에서도 최근 몇몇의 기업들이 주 4일제를 도입해, 노동시간 단축으로 자본축적의 위기를 극복하고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는 움직임이 있을 만큼 노동시간 단축은 세계적 흐름이 되었다.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현재의 실험과 연구들은 한국에 단축된 노동시간이 제도적으로 정착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지 그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이다.

(신희주 회원(노동시간센터), 카톨릭대 사회학과)

 

 

 

 

[안내] <그리고 우리가 남았다> 북토크 (경기)

과로사, 과로자살 노동자의 가족 그리고 동료와 함께하는 
<그리고 우리가 남았다> 북토크 

* 일시: 2021년 7월 15일 목요일 오후4시,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5층 대회의실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수대로 566 신용빌딩)

1. 강의 
- 과로사, 과로자살을 통해 보는 노동강도 강화 요소들과 좋은 노동시간이 포함해야할 조건들 

2. 북토크 
- 과로사, 과로자살에 대응하는 유족과 노조의 경험 공유 

* 이야기 손님 
- 한국과로사과로자살유가족모임 배고은, 장향미 
- 공공운수노조 경기본부 조직국장 이민진 

* 사회자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손진우

[동아시아과로사통신] 코로나19와 사회적 합의 이후, 택배현장은 얼마나 변화했는가 : 낮은 택배 수수료와, 택배 노동자의 ‘강제된 자발적 과로’/2021.5

[일터 5월호_동아시아과로사통신] 

코로나19와 사회적 합의 이후, 택배현장은 얼마나 변화했는가

낮은 택배 수수료와, 택배 노동자의 강제된 자발적 과로

 

코로나19 이후 택배산업의 변화

2020년은 택배노동자에게 가혹한 한 해였다. 택배노동자의 과로사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택배노동자의 열악한 노동조건이 재조명되었다. 코로나19는 사람들의 소비패턴을 변화시켰고 이에 따라 택배산업은 급속도로 팽창했다.

2020년 택배물동량은 전년 대비 20.93%(337천만 개)가 증가했다. 이는 최근 10년 중 가장 폭발적인 물동량 증가를 기록한 것이다. 코로나19 이전에도 택배산업은 10년 동안 연평균 10% 내외의 물동량 증가 추세를 기록해왔다. 예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물동량이 급증한 것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2020년 택배 평균단가는 전년 대비 2.1%로 하락했다. 20192,269원이었던 평균단가는 20202,221원으로 낮아졌다. 이는 최근 10년간 가장 낮은 수치다.

택배자본의 이윤창출과 일하다 쓰러지는 택배노동자

택배자본은 코로나19를 전후로 큰 이윤을 얻었다. 2020CJ대한통운, 한진택배, 롯데택배, 로젠택배는 모두 전년 대비 10~20% 대의 택배부문 매출액 증가폭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최소 20%에서 최대 130% 대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택배자본은 택배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출혈적인 저단가 경쟁전략을 지속하고 있다. 택배 평균단가의 하락은 코로나19를 전후해 이러한 영업전략이 변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택배자본이 거둬간 이윤의 이면에는 택배노동자의 과로사와 극한의 노동조건이 자리하고 있다. 택배노동자는 낮은 수수료 체계에서 많은 물량을 처리하는 선택지밖에 없었다. 코로나19로 폭증한 물량은 취약한 택배노동자의 노동조건을 더욱 악화시켰다. 택배노동자가 일하다 쓰러지고 죽어가는 상황으로 치닫게 된 것이다.

쿠팡을 필두로 한 유통산업의 재편

쿠팡은 20211월 택배사업자 자격을 획득했다. 또한 3월에는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쿠팡은 향후 택배시장에도 공격적인 시장점유율 확보전략을 취할 것이다. 쿠팡은 시장독점을 위한 적자경영과 유연한 노동력 활용으로 이미 온라인유통산업을 장악해나간 전력이 있다.

쿠팡은 택배산업 재진출을 시도하면서 택배업 운영에서 직고용 방침을 밝혀왔다. 그러나 최근 택배사업자 자격을 획득하고 돌연 직고용과 위탁계약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택배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기 위해서는 유연한 고용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향후 쿠팡의 택배업 진출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쿠팡이 물류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

쿠팡은 공격적인 투자로 확보한 물류창고와 배송센터를 바탕으로 로켓배송이라는 풀필먼트 시스템(fulfillment system)을 완성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쿠팡의 모델을 따라가기 위한 움직임이 진행 중이다. CJ대한통운과 네이버는 지난해 3천억 원 규모의 상호 지분교환을 했다. 최근 빠른 배송이라는 풀필먼트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네이버의 온라인마켓 장악력과 CJ대한통운의 물류창고와 배송시스템을 결합하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이베이코리아(G마켓, 옥션, G9) 인수에 신세계, 롯데, SK, MBK(홈플러스)가 치열하게 경합하는 것도 쿠팡의 모델을 추격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신세계, 롯데, 홈플러스는 오프라인 유통산업(대형마트)의 쇠락을 대비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기존 대형마트는 물류창고 형태로 개편하고 온라인몰과 마트 직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라스트마일 운송시장(Last Mile Delivery)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산업 내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추세다.

사회적 합의 이후 택배노동자 실태

2020년 택배노동자 과로사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하면서, 연말에 더불어민주당 민생연석회의를 중심으로 한 사회적 합의기구가 구성되었다. 이후 20211월 사회적 합의문 발표에까지 이르렀다. 그 이후 택배현장은 얼마나 변화했을까?

아직 실질적인 효과를 확인하기에 이른 감이 있으나, 현장에서 극적인 노동시간 감소는 관찰되지 않았다. 화물연대 자체조사 결과, 분류작업 시간은 평균 1.5시간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 노동시간에서는 유의미한 차이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20년 하반기 조사 결과 총 14.5시간에 달했던 노동시간이 감소한 것은 분명하나, 여전히 상당한 수준의 장시간 노동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분류인력 투입은 단기 대책으로 효과는 있다. 다만, 분류자동화설비 도입, 택배 수수료 인상, 이에 따른 적정 작업량 산출 등의 전반적인 개선 없이는 택배노동자의 장시간 노동을 해결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래서 택배·유통부문 안전운임제

화물연대는 화물운송시장의 고질적인 저단가 운임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오랫동안 안전운임제법제화를 요구해왔다. 2020년부터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품목에 대해 도로안전운임제가 시행되기 시작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노동자의 운임이 노동조건과 도로안전에 깊은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 제도이다. 택배 평균단가의 하락 추세에서 볼 수 있듯이, 택배노동자 역시 운임(수수료) 하락이 장시간 노동의 근본적인 원인이다. 수수료 인상을 통한 노동시간 단축을 이루기 위해 택배와 유통부문을 포함하는 안전운임제 확대가 필요하다.

(화물연대본부 강동헌 전략조직국장)

[현장의 목소리]쿠팡의 꿈이 결코 이뤄지지 않는 세상_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 김혜진, 조혜연 인터뷰/2021.5

[일터 5월호_현장의 목소리]

쿠팡의 꿈이 결코 이뤄지지 않는 세상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 김혜진, 조혜연 인터뷰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웃지 못할 이들이 여럿이었지만, 쿠팡만큼은 예외였다. 팬데믹의 장기화는 이커머스(E commerce) 산업의 성장을 이끌었고, 업계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쿠팡 역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85% 급증해 13조 원을 넘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직원 수도 지난해 말 기준 4만 9천여 명으로 삼성과 현대에 이어 3위의 고용 규모를 기록했다. 고질병으로 지적되던 영업적자도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이고, 얼마 전에는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며 대규모 투자를 확보했다. 몸집을 더욱 불릴 만반의 준비가 완료된 셈이다. 고객이 “내가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지?”라는 단 한 가지의 질문을 하게끔 만들겠다던 김범석 의장의 꿈이 실현되는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듯 보인다.

그런데 이 꿈, 정말 이뤄져도 되는 걸까? 9명. 작년 3월 택배 노동자가 배송 중 빌라 계단에서 쓰러져 사망한 이후, 약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쿠팡에서 일하다 사망한 노동자의 숫자다. 확인된 숫자만 9명이다. 그간 쿠팡은 사망자가 나올 때마다 업무와의 무관함을 앞세우며 그들의 죽음은 산업재해가 아니라는 태도를 고수했다. 그러다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 판정이 나오면 그제야 유가족에게 사과하는 식이었다. 저들의 주장에 따르면, 쿠팡만큼 억울한 기업도 없다. 법이 허용하는 ‘야간노동’을 준수하고, 노동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일하게 했으며, 물류 및 제조업체에서 공정관리를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개인별 UPH(Unit Per Hour, 시간당 물량 처리 개수)이지만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이마저 ‘삭제’했는데 말이다. ‘이 정도면 된 거 아니냐’는 쿠팡에게 ‘충분하지 않다’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노동자를 죽음에 몰고 가는 야간노동의 위험을, 불안정 노동의 재생산에 지나지 않는 쿠팡의 고용체계를, 여전히 노동자를 짓누르는 성과압박의 존재를 말한다. 이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쿠팡이 벌써 장밋빛 미래를 바라볼 때, 핏빛으로 얼룩진 쿠팡의 어제와 오늘을 직시하는 ‘쿠팡 노동자와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이하 대책위)’의 김혜진, 조혜연 동지를 만나 ‘쿠팡 없이도 괜찮은 세계’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쿠팡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함께 바꿔나갈 노동자들을 조직하기 위한 선전활동 또한 이어가고 있다. 출처: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

일회성의 문제도, 우연한 사고도 아닌 쿠팡의 문제

쿠팡은 자신들이 대한민국 택배·물류업계에 새로운 근로환경을 선도해 왔다고 말한 바 있다. 쿠팡의 큰소리가 무색하게 지난해 5월 말, 쿠팡 부천신선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으로 인해 노동자 84명을 포함한 시민 152명이 감염됐다. 그런데도 쿠팡은 피해당한 노동자에 대한 사과는커녕 적절한 대응을 제공하지 않은 것마저 자신들은 법과 정부의 지침대로 했을 뿐, 더 이상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그간 쿠방팔 코로나19 피해자지원 대책위원회(이하 지대위)에서는 피해자 모임과 함께 문제해결을 위한 교섭을 요청해왔어요. ‘乙(을)’지로위원회(이하 을지로위원회)의 중재로 쿠팡과의 교섭이 진행됐고, 4차례 정도 만났죠. 쿠팡의 집단감염으로 드러난 피해 정도가 예상보다 컸고 심각했어요. 그래서 피해조사를 할 수 있는 기구를 공동으로 구성하자고 제안했고, 중재를 했던 을지로위원회는 쿠팡도 이에 동의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쿠팡 측의 태도가 돌변하며 자신들은 피해자의 민원을 들어주는 것 외에는 할 게 없다고 하더라고요. 결국 교섭은 결렬됐어요.

쿠팡과의 교섭은 피해자들에 대한 사과와 보상 대책 마련, 재발 방지 대책 수립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사과와 보상 대책 마련은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소송으로 다 넘어갔고요. 남은 건 재발 방지 대책의 수립인데, 지금 쿠팡 자의로는 잘못된 노동조건과 구조를 바꾸는 게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조: 뉴스나 신문을 보면 아시겠지만, 쿠팡과 관련된 각종 사고를 다룬 기사들이 연일 빵빵 터지고 있잖아요. 코로나19 집단감염을 계기로 지대위가 시작됐지만, 실태조사를 하면서 알게 된 쿠팡 노동자들이 처한 노동환경이 너무 심각했어요. 그리고 이런 문제들은 어느 날 갑자기, 우연히 생긴 문제가 아니거든요. 계속해서 사건, 사고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 때문에 생겨난 문제죠. 이처럼 고민의 지점도 넓혀졌고, 여러 차원에서의 대응도 이전보다 폭넓게 이뤄져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지대위에서 대책위로 확장이 이뤄졌습니다.

더는 묵과할 수 없는 쿠팡의 문제들

그간 유구히 쿠팡의 문제로 지목된 것들이 있다. 노동강도와 야간노동에 뒤이은 과로사, 불안정 노동을 생산해내는 고용구조 등 어느 것 하나 시급하지 않은 사안이 없다. 말 그대로 우리 사회의 문제적 노동을 한데 모아놓은 집약체나 다름없다. 이뿐만 아니라, 문제는 지금껏 계속해서 자신의 몸집을 부풀려 왔다.

조: 쿠팡의 문제는 어느 것 먼저 해야 한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총체적으로 문제예요. 그래도 그중에서 노동강도 문제가 가장 시급한 문제가 아닐까 해요. 이전에는 개인별 UPH라고 해서, 각각의 노동자가 시간당 처리하는 물량 개수를 측정했거든요. 별다른 기준도 없이 가장 높은 노동자의 UPH와 비교하는 식이에요. 그리고 내일은 어제보다 더 높은 UPH를 기록해야 해요. 쿠팡 측에서는 UPH가 고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지만, UPH가 낮게 잡히면 다른 업무로 교체되거나 관리자가 심적으로 엄청난 압박을 주거나 하는 일들이 생겨요. 그러다 보니 노동자 입장에는 어쩔 수 없이 스스로 점점 더 빨리 물량을 칠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과로, 나아가 과로사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죠.

지금 당장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야간노동 역시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풀어나가야만 하는 문제예요. 쿠팡의 가장 큰 전략은 로켓배송인데 이걸 가능하게 하려면, 물류센터는 밤낮없이 한밤중에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돌아가야 해요. 국제암연구소(IRAC)에서 야간노동을 2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듯이 같은 노동을 하더라도 야간노동일 경우, 우리 몸에 미치는 악영향은 더 클 수밖에 없어요. 추후 야간노동 전반에 대한 보편적인 기준과 원칙을 마련하기 위해서 조사, 연구팀을 구성해 구체적인 실태조사를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근로복지공단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쿠팡의 산재는 꾸준히 증가해왔어요. 쿠팡 물류센터의 산재 신청은 2017년에 50건, 2018년에 150건, 2019년에는 191건, 2020년에는 239건이에요. 신청 건수가 계속해서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증가 폭도 상당히 크죠. 그리고 해당 자료는 근로복지공단에 신청한 것만 집계된 건데, 모종의 이유로 신청하지 못한 경우를 고려하면 실제 산재 발생 건수는 더 많을 거라고 예상해요. 쿠팡 노동자들의 커뮤니티인 네이버 밴드 ‘쿠키런’을 보면, 산재 신청 시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고용 유지가 어렵다는 등의 글들이 올라와요. 이처럼 산재 신청을 마음먹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 그런데도 계속해서 산재 신청 건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미뤄 짐작하자면 그만큼 현장의 안전이 매우 위급한 수준인 거겠죠. 추후 쿠팡 대책위의 활동에 산재 실태에 대한 조사와 연구도 빠질 수 없는 과제예요.

너무 늦은 사과도, 답도 아니려면

현재 쿠팡은 전국에 170여 개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230만㎡(약 70만 평) 규모라고 하는데, 크기가 채 가늠되지 않을 정도로 어마하다. 지금 물류센터만 해도 미식 축구장 40개 정도를 합친 크기라 하는데, 앞으로 여기에다 330만㎡(약 100만 평) 규모의 부지 추가 확보에 나설 계획이라 밝혔다. 이처럼 드넓은 공간에 수많은 노동자가 일하고 있지만, 정작 공간의 쓰임에 있어 노동자에 대한 어떤 고려도, 원칙도 존재하지 않는다. 마치 쿠팡의 물류센터에는 일하는 ‘사람’은 없다는 듯이 말이다

김: 쿠팡의 일자리 창출을 이유로, 지자체들이 MOU를 체결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MOU에서 빠진 게 있다면 바로 노동자들의 권리죠. 지금은 산업에 대한 표준이 마련돼야 해요. 지금 같은 대규모 물류센터는 이전에 없던, 새로 생겨난 공간이죠. 그러다 보니 어떤 공간이 돼야 한다는 기준이 하나도 없는 거예요. 공간의 적정인원은 얼마인지, 물류센터라는 공간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계약 형식은 어때야 하는지에 대해서 아무것도 합의된 바가 없어요. 이 같은 공백의 공간에서 쿠팡과 같은 쪼개기 계약과 일용직 고용과 과도한 노동이 물류산업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매우 커요. 정말 심각한 문제예요.

대표적인 예로 쿠팡의 물류센터는 냉난방 설치가 안 돼 있어요. 신선센터는 일정한 온도가 유지되지만, 노동자가 아닌 오직 물품의 냉장과 냉동을 위한 온도죠. 애초에 쿠팡의 물류센터는 사람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공간이에요. 그렇다면 원래 물류센터에는 일하는 노동자를 고려한 냉난방 설치가 불가한 공간인가 하면 그건 또 아니에요. 그냥 건물의 공조설비를 잘하면 되는 일에 불과해요. 그런데도 그걸 안 해서 쿠팡에서 일하다가 너무 춥고, 너무 더워서 사람들이 죽는 거예요.

이건 건물의 설비에 한정된 얘기가 아니에요. 노동강도, 고용 형태 모든 문제에 해당하는 얘기예요. 쿠팡이 말하는, ‘어쩔 수 없다’는 핑계는 물류산업의 특성이 아닙니다. 그건 쿠팡의 문제죠. 고용노동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나서서 제대로 된 산업의 표준안을 만들 때예요. 이걸 위해서 쿠팡 대책위의 향후 활동에 실태조사도 계획에 두는 것이고요.

쿠팡은 관련된 비판 보도가 나올 때마다 ‘사실관계’를 ‘바로 잡는다’라고 하지만, 사실을 넘어 쿠팡에게 묻고 싶은 진실이 있다. 8명의 노동자가 죽어 나간 이유가 ‘야간노동’도, ‘성과압박’도 정말 아니었을까? 어쩌면 노동자의 죽음이 자신과 무관하다는 ‘쿠팡’이 아니었다면, 그들의 삶은 지금도 계속될 수 있지 않았을까? 이 질문에 답을 듣기 위해선 우리 모두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조: 인천의 학생치고 쿠팡에서 일 안 해본 사람 없다는 말을 들은 적 있어요. 누구나 다 어렵지 않게 쿠팡에서의 노동을 경험하는 거예요. 앞으로 더더욱 그럴 테고요. 소비자로서도 마찬가지죠. 다들 쿠팡의 편리함이 낯설지 않으니까요. 다만 편리함 속에 숨은 노동의 열악함을 한 번쯤 떠올려 봤으면 좋겠어요. 우리에게 필요한 감각이 있는데요, 프랑스에서 한국인이 자발적으로 야근하니까 프랑스인 동료가 ‘우리 노동자들이 힘들게 싸워서 쟁취한 권리를 훼손하지 말라’고 했다는 얘기 있잖아요. 저는 이 얘기 속의 감각을 우리가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후 쿠팡 대책위에서도 관련된 활동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 필요성도 느껴요.

김: 우리의 편리함을 위해서 쿠팡이 만들어진 게 아니라, 쿠팡이 우리의 편리함을 거꾸로 생산해내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왜 그런 걸까? 노동자를 부품처럼 취급해 만들어낸 편리함은 과연 누구의 이익이 될까? 저는 앞선 질문들을 자본에게 던질 수 있는 시민사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하다 보면, 노동자와 시민사회가 연대해 건강한 대안을 마련하고 새로운 사회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람을 고려하지 않는 쿠팡의 성공 신화가 결코 성공 신화로 인식되지 않길, 쿠팡이 하나의 표준이 되지 않는 게 우선이겠죠.

(한재영 상임활동가)

[자료집] 경비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국회토론회


경비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국회토론회 

최근 6년, 과로사 전수조사 사례분석 발표

- 일시: 2021년 4월 19일 월요일 오전10시
- 장소: 이룸센터 제1회의실 
유튜브 '기본소득당 용혜인' 채널 생중계

- 좌장: 김현주 교수 (이대 목동병원 직업환경의학과)
- 발표: 경비노동자 과로사 업무상질병판정서 전수조사 결과 발표 / 유상철 노무사 (노무법인 필, 근로복지공단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
- 토론 
: 남우근 노무사 (전국아파트경비노동자 공동사업단 연구위원)
: 김형렬 교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노동시간센터, 서울성모병원 직어보한경의학과)
: 김은풍 노무사 (서울노동권익센터)
: 김승희 사무관 (고용노동부 산업보건과)
: 현장 아파트 경비노동자 

자료집 다운 받기

www.dropbox.com/s/zx27t45zy2exwgk/%EA%B2%BD%EB%B9%84%EB%85%B8%EB%8F%99%EC%9E%90%EA%B3%BC%EB%A1%9C%EC%82%AC%EB%B0%A9%EC%A7%80%EB%A5%BC%EC%9C%84%ED%95%9C%EA%B5%AD%ED%9A%8C%ED%86%A0%EB%A1%A0%ED%9A%8C%EC%9E%90%EB%A3%8C%EC%A7%91_%EA%B3%B5%EC%9C%A0%EC%9A%A9_compressed.pdf?dl=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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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뉴스] 죽음의 택배노동에 작업중지명령을 (21.04.01)

죽음의 택배노동에 작업중지명령을
류현철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직업환경의학 전문의)

2021.04.01 07:30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2118

올 3월에 알려진 것만으로도 2명의 택배 노동자가 사망했다. 심야·새벽 배송 업무를 담당하거나, 주6일 하루 10시간 이상의 노동했던 택배 노동자들이었다. 3월30일 기준 지금까지 국내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 중 40대는 14명, 30대는 7명이다. 코로나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탱하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노동과정에서 사망한 30~40대 노동자들은 얼마나 될 것인가. 지난해만 16명의 택배 노동자 과로 추정 사망이 알려졌고 올해도 잇따르고 있으니, 오로지 택배와 물류 노동자들만으로도 그와 비슷한 숫자로 사망했거나 어쩌면 더 많을지도 모른다. 가히 죽음의 행렬이다. 똑같은 이야기를 이미 지난해 11월에도 바로 이 지면에서 했다. 달라진 것은 없다. 같은 기업에서 같은 업무를 하는 또 다른 노동자가 죽어 나간다. 멈춰야만 한다.



출처 : 매일노동뉴스(http://www.labortoday.co.kr)

 

죽음의 택배노동에 작업중지명령을 - 매일노동뉴스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자 서구 언론들은 바이러스를 위대한 균형자(the great equalizer)라고 불렀다. 부자나 유명인에서부터 수상과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가리지 않고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야 말

www.labortoday.co.kr

 

[행사안내] <그리고 우리가 남았다> 과로사/과로자살 가족, 동료, 친구 안내서 '북토크' (4/8)

과로사, 과로자살 노동자의 가족 그리고 동료와 함께하는 

<그리고 우리가 남았다> 저자 북토크

 

2021년 4월 8일 목요일 오후7시, 온라인 (ZOOM)

 

"우리의 목소리가 과로죽음을 미처 세상에 알리지 못하고 홀로 남겨진 이들의 회색빛 마음에 가닿아 한구석을 밝히길 바란다.

 

그런 희망으로 우리는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이야기 손님] 

한국과로사/과로자살 유가족 모임 : 장향미

전국민주우체국본부 : 허소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공유정옥

 

[사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이나래 

 

* 신청링크 

http://bit.ly/그리고우리가남았다

(신청자 분들께 한해 접속링크를 보내드립니다.)

 

* 문의

kilshlabor@gmail.com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성명서] 이주노동자에게 위험을 전가하려는 시도 즉각 중단하고, 물류센터‧택배노동자의 제대로 된 과로사 개선방안 마련하라!

[ 성 / 명 / 서 ]

이주노동자에게 위험을 전가하려는 시도 즉각 중단하고, 
물류센터‧택배노동자의 제대로 된 과로사 개선방안 마련하라! 



지난 3월 6일 쿠팡의 송파1캠프에서 심야‧새벽배송을 전담했던 노동자가 쓰러져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 같은 달 13일에는 로젠택배에서 배송업무를 하던 노동자가 쓰러져 결국 15일에 사망했다. 올해 들어 쿠팡에서만 7명의 과로사로 추정되는 사망자가 발생했고(물류, 배송업무 포함),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에만 16명의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사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쇼핑과 물류업이 급성장 하면서, 잇달은 노동자들의 죽음으로 물류센터와 택배노동자의 극심한 노동강도와 열악한 노동현실이 극명하게 드러나 노동조건 개선이 시급한 사회적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이 와중에 정부는, 로젠택배의 택배노동자가 사망하던 날인 3월 15일, 방문취업(H-2) 비자를 가진 이주노동자의 취업업종을 확대해 물류센터의 택배 상‧하차 작업에도 허용한다는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물류센터의 상‧하차 업무는 물류센터의 업무 중에서도 힘들기로 유명해 지옥의 알바라고 불릴 정도 악명이 높다. 심야에도 10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높은 중량의 택배물량들을 내리고 올려야 하는 업무이다.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실이 상하차 노동자를 대상을 진행한 택배물류센터 노동실태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57.7%가 일하던 중 다친 경험이 있고 38.5%가 업무상 상해로 병원 진료를 받았다고 답했다. 힘든 만큼 위험한 업무라는 의미인데, 이렇게 일해도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이다. 때문에 대부분이 계약직‧일용직인 물류센터에서도 이직률이 높은 업무이다. 

물류업계는 노동자들의 죽음을 방지하기 위해, 인원을 늘리고,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보다는 정부에 인력수급대책을 요구했다. 정부는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보다는 기업의 손을 들어 고용허가제에 관한 사항을 결정하는 외국인력정책위원회에서 이 논의를 하다 노사 쟁점이 있다는 이유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로 결정을 떠넘겼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는 택배노동자들의 과로사를 방지하기 위해 무임금의 분류작업을 택배노동자의 책임으로 전가하는 것을 금지하고, 적정 노동시간‧물량 등에 관해 주로 논의해 왔다. 그런데 정부는 이 과정에서 노동조건 개선을 빌미로 이주노동자 허용 문제를 끼워 넣었다. 특히 문제적인 것은 택배 과로사 문제의 핵심 업무가 분류작업이지만 엉뚱하게도 상하차 업무에 이주노동자 고용을 정식화하겠다고 하는 것이다. 상하차 업무는 택배노동자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물류센터의 공정이다. 이는 택배 과로사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이 아닌 인력난에 시달리는 상하차 업무에 이주노동자 고용을 오래전부터 요구해왔던 택배업계의 잇속을 채워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더구나 합의에 담긴 과로사 개선 노력은 하지도 않으며 사회적 합의라는 명분에 은근슬쩍 이주노동자 문제까지 끼워 넣은 점에서 정부의 과로사 개선 노력 의지를 찾아볼 수 없다.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외면한다면 그만큼 일자리의 질을 높여야 할 것이다. 고속성장에 맞게 이윤을 나눠 적정 임금을 지급하고, 두 명이 하기도 힘든 일을 혼자 하게 하지 말고 세 명으로 늘려야 한다. 건강과 안전에 위협이 되는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심야노동을 없애야 한다. 불안정한 일용직 노동이 아니라 안정된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 그런 노력을 하지 않고 또 다른 노동자들에게 위함한 일을 전가하는 방식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더 키워가는 것이다. 

우리는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하라고 요구해 왔다. 이윤은 위로 향하고, 위험은 비정규직에게, 여성노동자에게, 이주노동자에게, 고령 혹은 청년 노동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고용형태가 복잡해지면서 위험은 계속해서 또 다른 대상을 찾아 흘러든다. 
물류업은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업종이다. 주말도 없는 로켓배송‧새벽배송과 같은 편리함을 내세우는 소비시스템 뒤에 다른 사양산업에서 옮겨간 수많은 노동자들이 정부의 방치 속에 저임금의 힘겨운 노동을 강요받고 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기업의 이윤을 챙기기 위한 꼼수에 손발 맞춰 주는 것이 아닌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기업을 관리감독할 책임을 이행하는 것이다. 
이주노동자에게 위험한 노동을 전가하려는 시도를 중단하라. 시행령을 폐기하고, 과로사가 발생한 사업장들을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으로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전체 물류센터와 택배업을 대상으로 노동실태를 조사하라. 불안정하고 위험한 노동 시스템이 점점 더 밀도 높게 구조화 되어가고 있는 물류센터의 노동환경을 방치하지 말고 개선대책을 강구하라!



2021년 3월 22일

건강한노동세상 |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 
사단법인 김용균재단 |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 일과건강 | 충남노동건강인권센터 새움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건강한 노동이야기] 나쁜 노동조건 다 갖춘 쿠팡 물류센터, 이것이 ‘혁신 기업’인가? (21.03.04)

[건강한 노동이야기] 나쁜 노동조건 다 갖춘 쿠팡 물류센터, 이것이 ‘혁신 기업’인가?

쿠팡물류센터 노동자들의 연이은 죽음... 더 이상의 죽음 막으려면 당장 대책 내야

김형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회원·직업환경의학전문의

발행 2021-03-04 15:54:59

2020년 5월 27일 오전 2시 40분,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하던 40대 노동자가 현장에서 사망했다. 그로부터 1년도 안된 현재까지, 해당 일터에서 일하던 5명의 노동자가 심근경색 등으로 사망했다. 이들의 죽음은 전형적인 과로사로 보인다.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에는 불안정 고용, 야간 노동, 극심한 노동강도까지, 과로사에 이를 수 있는 특징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었다.

고용불안:4만 여명 노동자 중 무기 계약직은 1948명 뿐

쿠팡의 물류를 담당하는 곳은 ‘쿠팡풀필먼트서비스’란 회사다. 고용노동부 공시 자료에 의하면, 이곳에선 1만2천5백명의 노동자가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소위 무기계약직, 즉 ‘기간의 정함이 없는 노동자’는 1948명으로 전체 노동자의 15.5%에 불과했다. 심지어 이 고용노동부 자료에는 일용직 노동자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www.vop.co.kr/A00001552430.html

 

[건강한 노동이야기]나쁜 노동조건 다 갖춘 쿠팡 물류센터, 이것이 ‘혁신 기업’인가?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연이은 죽음...당장 대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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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쿠팡 물류센터 노동실태와 노동자의 죽음'

국회 토론회 '쿠팡 물류센터 노동실태와 노동자의 죽음' 

2021년 2월 25일 목요일 14시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주최 : 21대국회환경노동위원회 강은미의원실, 쿠팡발코로나19피해자지원대책위원회,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프로그램>

진행 : 김혜진 (쿠팡발코로나19피해자지원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1부 쿠팡물류센터 사망노동자 유가족 증언 : 동판물류센터, 옥천물류센터 사망노동자 유가족

2부 토론회

사회: 권영국 (쿠팡발코로나19피해자지원대책위원회 공동대표)

[발제] 
1. 물류센터의 노동실태와 고용구조의 문제점 : 장귀연 (노동권 연구소 소장)
2. 집단감염과 노동자의 죽음에서 나타난 회사의 태도 : 정병민 변호사  (쿠팡발코로나19피해자지원대책위원회 법률팀/공공운수노조 법률원) 

[토론] 
- 물류센터에 대한 관리감독,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 수열 (공공운수노조 정책실)
- 물류센터 사망사고로 본 과로 기준 : 김형렬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노동시간센터장)
- 과로사 보도에 대한 쿠팡의 태도 : 최용락 (프레시안 기자)
- 물류센터 사망사고에 대한 고용노동부 입장 (고용노동부) 

* 진행 방식
토론회는 현장 참석 없이 페이스북과 유튜브 라이브방송으로 진행됩니다. 
실시간 대화창이 열리며, 의견과 질문 등을 소통하실수 있습니다. 

www.facebook.com/kptu00/(페이스북링크)

[언론보도] 산재사고 빈번한데 안전관리자 없는 방송제작 현장(매일노동뉴스, 21.01.21)

산재사고 빈번한데 안전관리자 없는 방송제작 현장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조사결과 스태프 96.8% “안전관리자 없어” … “사업 기준으로 상시근로자 계산해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는 창립 3주년을 맞아 2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휴서울미디어노동자쉼터센터에서 ‘안전한 방송 현장을 위한 방향 모색 토론회’를 열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0957

 

산재사고 빈번한데 안전관리자 없는 방송제작 현장 - 매일노동뉴스

방송노동자 10명 중 9명이 제작현장에 안전관리자가 없었다고 응답한 조사 결과가 나왔다. 중소규모 제작사가 대부분인 방송현장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50~100명 이상 사업장이 중심인 안전보

www.labortoday.co.kr

 

[일터1월_특집1] 누더기가 된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 지금처럼 해서 노동시간 단축 이뤄질까? / 2021.01

[과로사회에서 노동존중사회로]

누더기가 된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 지금처럼 해서 노동시간 단축 이뤄질까?

박기형/상임활동가

▲ 2018년 국회에서 통과한 주52시간 근무제가 1월부터 50~299인 사업장에, 7월에는 5~49인 사업장에 시행된다. 대통령 공약으로 "노동존중 사회"를 내세우고 장시간 노동을 없애겠다고 말 했지만, 정부와 여당은 재계가 반대할 때마다 세부 규정에서 장시간 노동을 허용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장시간 노동은 언제쯤 사라질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주52시간 상한제가 드디어 본격 시행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020년 12월 50~299명 사업장에 대한 주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 계도기간을 연말에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주52시간 이상 노동을 규제하는 근로기준법(아래 '근기법') 개정사항을 2021년부터 제대로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노동부는 그간 중소규모 사업장 등에 주52시간제 도입에 대한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면서 계도기간을 부여했다. 이제 당장 1월부터 50~299명 사업장에 적용되고, 7월부터 5~49명 사업장에 대한 자율적 개선지원 사업도 시행된다.

2021년 주52시간 상한제가 본격 시행되니, 드디어 장시간 노동을 해소할 길이 열렸다고 반가워해야 할까? 반갑게 맞이하기엔, 상황이 녹록지 않다. 오히려 장시간 노동 타파는 요원해 보인다.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과제들이 산적해있지만,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노동자와 시민들이 그들에게 부여한 소명을 쉽사리 내팽겨쳤다. 오히려 노동시간을 늘리고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일을 벌이고 있다. 주52시간 상한제가 본격 시행되지만, 장시간 노동 타파를 위한 여정은 더디기만 하고, 심지어 무산될 위험에 처했다.

노동존중 약속은 저버린 지 오래

문재인 정부는 출범하면서, '노동존중 사회'를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진행된 노동개악을 되돌려, 노동권을 제대로 보장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해야 할 의무가 그들에게 있었다. 이를 위해 노동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행정지침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자신들의 약속을 저버리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는 '전태일3법', 그리고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라는 사회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2020년 12월 국회에서는 근기법 개악이 이뤄졌다. 장시간 노동 구조를 유지해 자본과 기업에게 부담을 덜어주려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노력'은 주52시간 상한제를 둘러싼 논쟁에서 계속 확인되었다. 주변 상황 악화를 노동시간 규제 완화의 핑계 삼으며 자신들이 만든 법에 예외를 계속 둘 뿐만 아니라, 미약하게나마 보장된 노동기본권조차 후퇴시켰다.

대표적인 국면들을 돌아보자. 먼저 2018년 3월 정부와 국회는 근기법을 개정해 노동자의 1주일은 휴일을 포함한 7일이며, 그 1주간 법정 근로시간은 40시간임을 명시하였다. 2018년 7월 1일부터 공공기관과 300명 이상 사업장에서 주52시간 상한제를 먼저 시행하였다. 하지만 주 52시간 상한제 도입을 놓고 재계의 반발이 일자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시도했다. 또한 주 52시간 상한제 적용에 계도기간을 설정하고, 그 기간을 몇 차례 연장했다.

지난 2019년 8월에는 고용노동부가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응하겠다며, 장시간 노동을 조장하는 조치들을 시행하였다. 당시 고용노동부는 일본의 수출규제를 "자연재해와 재난 또는 이에 준하는 사고가 발생해 이를 수습하기 위한 연장근로를 피할 수 없는 경우"로 본다며, 관련 사업장에 '인가연장근로'를 허용했다.

기존 법제도에서는 노동시간 규제의 취지에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재난안전법)에 따른 재난 또는 이에 준하는 사고가 발생해 이를 수습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거나 재난 등의 발생이 예상돼 이를 예방하기 위해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만 특별연장근로를 인가하도록 하고 있었다. 그런데 고용노동부 해석으로 기업들은 노동부 장관 승인만 받으면 노동자들에게 무한 연장노동을 시킬 수 있게 되었다. 나아가 고용노동부는 탄력근로제 대상업무를 확대하는 고시와 함께 탄력근로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내놓았다. 법정 연장근로 한도에 구애받지 않고, 얼마를 더 일하든지 노사가 서면합의한 시간만을 일했다고 허용해준 것이다.

2020년에도 마찬가지였다. 아니,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 2020년 1월 31일 고용노동부는 특별연장근로 인가사유를 규정한 근기법 시행규칙 9조를 개정했다. 2019년 8월에는 기존 법제의 해석을 유리하게 해준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이를 넘어 법제 자체를 유리하게 바꾸어주었다. 인명보호·안전확보, 돌발적 상황 수습, 업무량 폭증, 소재·부품 연구개발까지 특별연장근로가 가능하도록 인가 사유를 확대했다. 특별연장근로 활용 기간 또한 지난 조치에서 제한한 1년 내 90일이라는 한도를 확대하기까지 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때가 코로나19 발생 전이었다는 것이다. 2020년 7월 15일에 이르러서는 코로나19 사태를 빌미로 삼기 시작했다. 국가 위기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특별연장근로 활용 가능 기간을 한시적으로 조정했다. 그러나 이 조치는 특별연장근로 인가사유 확대를 사후적으로 정당화해주는 것에 불과했다. 역시나, 주52시간 상한제 시행 의지는 온데간데 없었다.

개악으로 열린, 장시간 불규칙 노동으로의 길

국회에서 공수처 설치를 둘러싼 대치가 격화되던 2020년 12월, 민주당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6개월 확대, 선택근로제 정산기간을 3개월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근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선진국' 유럽과 일본에서는 탄력근로제를 운용하면서도 장시간 노동을 규제하기 위해 총노동시간을 규제하지만, 정작 한국은 탄력근로 등 변형근로 도입 시 추가적 총노동시간 제한에 대한 규정은 없었고, 최장 주 64시간까지 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건강권 침해 우려가 있는 걸 고려해, 11시간 연속휴식시간제도도 담고 있으나, 그에 대한 해석이 1일(24시간) 단위가 아니기에 건강권 보호조치의 실효성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마저도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합의사항으로 뒀다. 이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자대표를 임명하는 등 근로자대표제를 악용해온 그간의 관행을 고려할 때, 법적용 제외의 길을 터준 것과 다를 바 없다.

또한 양적으로 노동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해준 것에 더해, 불규칙노동까지 확대될 위험이 커졌다. 기존 3개월 탄력근로제는 '일별' 노동시간을 합의해야 했다. 하지만 신설된 3개월 초과 사항에 대해선 '주별' 노동시간만 정하면 된다. 이를 노동자에게 2주 전까지만 알려주면 되며, 그마저도 업무량 급증 등 사유가 있으면 근로개시 전까지만 알려주면 된다. 이로 인해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시간을 예측도 할 수 없고, 결국 노동 통제권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이제 자본과 기업의 이윤 창출 압박이 노동자들을 더욱 옥죌 것이다.

여전히 강고한 포괄임금제

노동시간 자체를 규제와 더불어 임금 제도를 통해 장시간 노동 관행을 유지, 운영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동안 포괄임금제도는 사무직군, IT·게임 업계 등에서 장시간 노동을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현행법상 포괄임금제는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로 한정해, 명확한 노·사 합의가 있고, 노동자에 불이익이 없으며,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 유효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실제 근로시간 산정이 어렵지 않은 경우에도 광범위하게 악용되고 있다.

포괄임금제는 무엇보다 노동자 건강 측면에서도 악영향을 미친다. 포괄임금제가 시간 외 근로를 전제하고 있으니, 노동자는 회사에서 지시하는 야간, 주말 연장근로를 거부하기 힘들어진다. 포괄임금제는 장시간 노동시간 관행을 조장하고 유지하는 요인이다. 이에 대해서도 문재인 정부는 노동존중사회 실현의 과제 중 하나로 초과수당 제대로 안 주는 포괄임금제를 규제하고, '눈치야근 잡는 출퇴근시간기록의무제(일명 칼퇴근법)'를 제정하고, 퇴근 후 카톡 업무지시 근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이 약속 또한 이행되지 않고 있다. 자연스레 임금체불은 막대히 쌓여만 가고, 노동자들은 과로에 지쳐 쓰러져 죽어간다.

최근 정의당을 중심으로 포괄임금제 폐지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다. 포괄임금제는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지만, 현실에서는 오랜 기간 불법과 편법에 기대 강고한 제도로 자리 잡았다. 근본적으로는 이를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 또한 현재는 과로사 산재신청 시 실노동시간 입증 책임이 노동자에게 부과되어 있는데, 근무시간 기록의무를 져야 할 주체를 사업주로 규정하여 노동자의 산재신청을 막지 않게 해야 한다. 고용노동부 또한 포괄임금제 규제 지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단속조차 안 하고 방관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행정 집행을 해야 한다.

장시간 노동 근절, 노동존중 사회의 전제조건

문재인 정부는 주 52시간 상한제 도입 취지를 잊었는가. 노동존중 사회 실현이라는 소명을 부여받았음을 잊었는가. 21세기에도 한국은 장시간 노동이 만연해 있다. 한국의 노동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연평균 노동시간인 1700시간보다 400~500시간 이상 길다.

주40시간 노동이 노동법에서 규정한 원칙이자 노동기본권 실현의 핵심임에도, 여전히 우리는 장시간 노동의 굴레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했다. 주52시간 상한제를 둘러싼 싸움에서조차 자본과 기업의 반발에 밀려, 그리고 말로만 노동존중을 외치며 정작 저들을 대변하는 정권에 속아 뒷걸음질치고 있다. 노동자·시민의 안녕을 위한, 일터에서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투쟁의 여정을 새롭게 재조직해야 할 때이다.

특집3. 돌봄 떠안은 여성 고령 노동자들의 이야기 / 2020.08

[고령노동의 위험과 현실 들추기③] 

 

돌봄 떠안은 여성 고령 노동자들의 이야기

 

 

김가을길 / 상임활동가

 

'2019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19년 65세 이상 인구는 768만 5천 명으로 전체 인구 중 14.9%를 차지한다. 올해 들어 출산율은 급격히 감소해 통계 집계 이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고령화는 미래의 일이 아니라 코앞에 맞닥뜨린, 우리의 주요 사회 문제 중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이들이 제공하는 노동력은 이미 사회의 한 축으로 기능하고 있다.

같은 통계에 따르면, 55~79세의 고령자 중 64.9%가 장래에 일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실제 은퇴 이후 고령노동자 다수가 임시계약직·불안정 노동에 건강권을 침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여성고령노동자의 실태는 남성고령노동자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다.

많은 여성고령노동자는 은퇴가 아닌 경력단절 이후부터 노동시장에 진입하며, 특히 청소·조리·가사·유아돌봄·간병·요양 등 광범위한 돌봄노동에 종사하고 있다. 여성고령노동의 건강권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진은정 요양서비스노조 부산경남지부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경력단절 이후 선택한 요양노동
 


요양노동의 평균연령은 다른 직종보다 상대적으로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보편적으로 어느 연령대부터 일을 시작해 언제까지 하는지 궁금했다.

"보건복지부 공식 통계 기준으로 요양보호사 평균 연령이 60세입니다. 대단히 높죠. 보통 서울시 같은 광역도시일수록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낮고 인구가 적은 지역은 연령대도 더 높습니다. 시설요양보호사는 보통 50대 중반부터 60대까지 근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균 50대에 자녀양육을 마치고 이 직종을 선택하는데, 50대 여성이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거의 다 경력단절이라고 보면 되고요. 그리고 방문요양, 재가요양보호사들의 경우는 요양원에서 정년을 하고 일자리가 없어서 옮겨가기도 합니다. 50대에 하게 되면 단시간이 대부분입니다. 집안일에 신경을 써야 하니 하루 3시간, 4시간 근무하고 개인 생활을 유지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죠.

재가요양보호사는 훨씬 더 취약합니다. 고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못하는 게 가장 큽니다. 고용이 불안정하다는 건 사용자의 상황에 따라 쉽게 해고된다는 겁니다. 어르신이 아프다거나, 기관에 들어가신다거나, 돌아가신다거나, 보호자가 마음에 안 들어 한다거나. 그러면 바로 해고됩니다. 보호장치도 거의 없습니다.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기 때문에 전반적인 노동환경, 노동안전도 더 열약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임금이 불안정한 것 또한 해당합니다. 한 달에 50만~60만 원 받는데 그걸로 어떻게 생활하겠습니까."

최소인력으로 장시간 근무

보건복지부 시행령에 따르면 시설요양보호사의 인력배치는 서비스대상자(돌봄어르신) 2.5명당 1명 이상을 고용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설이 24시간 돌봄을 제공하기 때문에 기준에 맞춘 인력으로는 노동시간을 준수하기 어려웠으며, 실제 현장에서는 교대제가 일상적이었다. 또 노동시간이 지나치게 길어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문제가 요양보호사의 노동안전보건 의제에서 중요한 지점으로 보였다.

"2교대는 보통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15시간을 일하는데, 그 15시간 중에 명목상 휴게시간이 적게는 3시간 많게는 7시간까지 계산됩니다. 휴무를 잡아놓고 임금을 주지 않는 거예요. 실질적으로 쉬는 시간이 아니게 되죠. 밤에 일하는 경우엔 사고위험이 훨씬 큽니다. 치매 어르신들을 돌보기 때문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습니다. 요양보호사들은 비상상황을 대비해 늘 대기하고 있는 거죠. 그 때문에 보건복지부에 야간근로를 인정하고 수당을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사업주들은 야간 휴게시간을 많이 잡아놓고 임금을 주지 않는 형태로 장시간 노동을 시킵니다.

법적 인력 이상을 둘 수도 있지만 절대 그 이상 두지 않아요. 그렇기에 3교대를 하는 곳은 당연히 2교대를 하는 곳보다 노동밀도가 더 촘촘할 수밖에 없습니다. 절대적으로 쉴 시간도 모자라고, 빠르게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부담도 생기죠. 주로 2교대, 3교대를 많이 하지만 현장에 나가보면 별 희한한 근무 형태도 있습니다. 어떤 곳은 24시간 근무 후 이틀을 쉬게 해준답니다. 24시간을 연속으로 일하는데, 실제로는 12시간만 근무한 것으로 기록됩니다. 나머지는 휴무로 처리를 해버리는 거죠. 이걸 '퐁당당'이라고 부릅니다."

보건복지부에서 위법을 권장하는 수준이었다. 교대제나 노동시간을 보면 신체적, 정신적 부담이 상당히 클 것 같은데, 휴게공간이나 샤워시설은 별도로 마련이 되어 있는지 궁금했다.

"원래는 독자적인 휴게공간을 줘야 하지만 휴게시간을 보장하는 곳도 없기 때문에 아직 전면적으로 요구하기는 힘들어요. 지금은 정말 밥만 먹고 돌아서서 일합니다. 조합이 생긴 이후 쉬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는 노동자들도 많고요. 그만큼 휴게시간에 대한 보장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이러니 요양원의 경우 같은 시설에서 1년에서 3년 미만으로 일하는 비율이 90%가량 됩니다. 그 정도로 일이 힘들고, 인력이 없고, 일자리가 불안정해 여기저기 옮겨 다니니 통계가 그렇게 나오는 거죠."

실제로 많은 요양서비스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등을 알고 있음에도 직장에서 해고될까 봐, 이후에 일할 곳이 없어질까 봐 두려워 지나치게 긴 노동시간을 참고 일한다. 진은정 지부장은 이러한 현상에 직종 특유의 '고령', '여성'이라는 조건이 큰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폭언·폭행·성희롱은 산재가 아니다? 

시설돌봄 특성상 업무범위가 굉장히 넓어 사고도 다양하게 일어날 것 같은데, 요양보호사가 많이 겪는 사고의 유형은 무엇일지, 또 특별히 더 위험하다고 할 만한 업무와 그 이유는 무엇일지 물었다.

"골절이 가장 많죠. 목욕시키다가 미끄러지기도 하고, 사용자가 밀쳐서 넘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외 물기가 있는 곳에서 미끄러진다던가, 주방도 물기가 있는 곳에서 미끄러지면 부러집니다. 또 어르신들 다수가 치매 어르신인데 이분들 중 폭력적인 분들이 많습니다. 피멍이 생기는 게 일상이지만, 그런 건 아직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주지도 않습니다.

폭행, 폭언, 성희롱도 거의 매일 벌어집니다. 산재로 넣을 수 있는 건 골절사고나 폭행으로 다친 경우, 또 배식하거나 옮기다가 뜨거운 국을 쏟아 화상을 입는 그런 사례들입니다. 규모가 작은 곳에선 업무 구분이 없어 주방 일도 막 시키니까 사고가 많이 납니다. 김장철이 되면 배추 100포기를 쪼그려 앉아서 자르는 업무까지 하셨던 분이 있는데, 하다가 밑이 빠지는 느낌과 함께 통증이 심하게 들어 병원에 가보니 자궁이 탈출했다고. 그분은 심지어 업무가 끝날 때까지 참고 일을 하시다가 퇴근하고 119에 실려 가셨다고 합니다. 힘들어도 참고해야 한다는 인식이 상당히 보편적입니다. 노조에 상담 오는 거 보면 약 30%가 산재 관련 상담입니다." 

무리한 노동강도에 골병드는 몸
 
"환자를 휠체어에 태우고 내리는 일이 여러 차례 반복됩니다. 식사도 하셔야 하고, 거실에 나와서 TV도 보고, 목욕도 시키고 기저귀 교체 등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부분을 보조해야 하죠. 그때 개인 힘으로 어르신을 들어서 옮겨 태우는데, 최소 50~60kg 넘는 어르신들을 들어 옮기려고 하면 일단 허리에 큰 무리가 갑니다. 2.5명당 1명을 교대로 돌리려고 하니 규모가 작은 시설은 야간에 요양보호사 1인이 모든 돌봄을 다 담당하기도 합니다. 상황이 이러니 협동해서 한 분을 옮기는 방식은 지금 인력체계에서 불가능합니다.

시설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근골격계 질환이 많아요. 허리, 어깨, 손목에 부담이 많이 갈 수밖에 없죠. 디스크, 협착증, 탈출을 달고 산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니까 우리끼리는 요양보호사 일을 하면 6개월 안에 근골격계 질환에 다 걸린다고 합니다. 어깨 같은 경우 회전근개파열이 많고요, 요양원 규모가 크면 많이 걸어야 해 족저근막염도 상당히 많습니다."

근골격계 질환은 개인적 요인으로 나이와 성별을 많이 고려한다. 그렇다면 여성고령노동자들이 직업병, 특히 근골격계 질환으로 산재신청을 했을 때 그 과정에서 차별을 받은 경험은 없는지 궁금했다.

"연령대가 높고 대부분 여성 노동자인데다가, 원래도 근골격계 질환이 많기 때문에 산재로 인정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노동자들 본인도 대부분 일반적인 질병으로 치부해버리고요. 그래서 산재 신청 자체를 꺼리게 됩니다. 그런데 근래에 조합원 중에 회전근개파열이나 이런 진단명으로 인정받으신 분은 있습니다. 그분도 오랫동안 참고 일하셨는데,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되어서 수술을 하셨습니다. 병원에 가면 '원래 본인이 가지고 있었던 질환 아니냐'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고령인 만큼 수술력 같은 게 있을 수 있는데, 그것들이 업무상 요인으로 더 악화했음에도 산재로 인정받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또 사실 신청 자체가 극히 드문 편이에요. 조합이 생긴 곳 정도가 겨우 사고로 산재를 인정받고, 대다수의 시설에서는 고용 불안으로 신청 자체를 하지 않죠. 아프면 병가를 쓰거나 그냥 쉬거나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해고해버리니까요.

산재는 최초진술이 중요한데 자신이 어떤 일을 하는지 말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공상처리도 많이 하고, 여전히 산재하려면 회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인식의 문제가 큽니다. 결국 개인에 대한 차별보다도 전체적으로 낮은 인식과 고용불안 등 사회적인 요건이 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겁니다." 

인터뷰를 통해 들어본 요양보호사들의 노동시간 실태는 정말로 심각했다. 무엇보다도 노동시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가 최소인력 지침을 조금이라도 강화하도록 요구하는 사회적 움직임이 필요하다. 공공영역인 노인돌봄 문제를 국가가 책임지고, 요양서비스 노동자들의 노동이 비로소 존중될 때 우리 사회가 안전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