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 통권 179호 / 2019.01





[특집] 변화를 맞이한, 2019년 노동안전보건 행정 

1.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 노동자의 건강과 삶을 온전히 지킬 수 있도록 만들자 

2. 산재 보상 제도의 변화와 과제 

3. 도돌이표만 반복되는 노동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4. 2019년 건설현장 달라지는 것과 달라져야 할 것들  

[지금 지역에서는]

노동자 정신건강 돌봄을 위한 현장치유활동가 기획강좌를 마치며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비교 검토 연구]

2017년, 미국 내 일터에서 5천여 명이 사망했다 

[안전과 건강 칼럼]

어떤 경영자 눈으로 본 최저임금, 탄력근로제, 위험의 외주화 

[A~Z까지 다양한 노동 이야기]

놀이로 아픈 마음과 몸을 치료하는 놀이치료사를 만나다 

[사진으로 보는 세상]

[현장의 목소리]

"전태일의 정신을 이어갑니다"

[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

보석세공 노동자들의 삶도 보석처럼 빛나길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이야기]

그는 일할 수 있는 다니엘 블레이크였다

[유노무사 상담일기 더불어 여(與)]

외주화의 종말, 노동자의 생명, 안전 위협 

[노동자 건강상식]

건강검진 이야기(2)

[문화읽기]

우리는 죄는 중대하다

[발칙 건강한 책방]

이 세상에서 하나뿐인 나로, 함께 산다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돌봄노동자 마리아의 '어머니 되기'  

[이러쿵 저러쿵]

한노보연 활동을 시작하며 여는 글 

[안전보건동향]

[한노보연 이모저모]

[만평] 아직... / 2019.01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놀이로 아픈 마음과 몸을 치료하는 놀이치료사를 만나다 / 2019.01

놀이로 아픈 마음과 몸을 치료하는 놀이치료사를 만나다

- 놀이치료사 박선영 님 인터뷰 

나래 (선전위원) 


놀이로 '치료'를 한다는 사실, 많이 낯설다. 치료 행위는 보통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으로 이해된다. 병을 낫기 위해선 필요한 치료이지만, 만약 아동의 마음이 아프다면? 방법은 달라진다. 놀이를 매개로 마음이 아픈 아동과 가족, 더 넓게는 우리 사회 전체가 건강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이들이 바로 놀이치료사다. 지난 1월 2일 박선영(가명)님을 만나 놀이치료사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자세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 박선영 님의 일터 [출처: 박선영]


박선영님은 30대 초반으로 2012년에 대학원을 졸업하고 바로 일을 시작해, 2017년 출산과 함께 1년 6개월 가량 육아휴직을 한 뒤 다시 복귀해 놀이치료사로 일하고 있다. 여성에게 출산과 육아는 곧 경력단절로 이어져 불안함이 크기도 하지만, 다행히 당시 일했던 기관에서 4대 보험을 들어줘 출산 및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어 안정적으로 아이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덕분에 주변 놀이치료사의 부러움을 샀던 경험도 동시에 떠올렸다. 실제 취업포털 사람인이 '300인 미만 규모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육아휴직을 사용한 여성 노동자의 비율은 47%로 채 절반이 되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에게 관심이 많아서 유치원 교사가 꿈이었어요.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는데 공부하면서 뭔가 나랑 잘 안 맞는 다는 생각이 우선 들더라고요. 저는 일대 다수가 힘들어요. 일 대 일, 일 대 소수는 편한데 말이죠. 그래서 제 꿈을 찾으려고 이런저런 워크숍에 참여해봤어요.

마침 대구에서 재활심리학회 워크숍이 열려 참여했어요. 그 중 3시간짜리 한 과목이 놀이치료였죠. 놀이로 아이들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확 끌리더라고요. 그때부터 놀이치료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많이 알아봤어요. 저에게 터닝포인트였죠."


프리랜서로 감춰진 놀이치료사의 노동조건

놀이치료사의 하루는 오후에 시작된다. 보통 아이들이 어린이집, 유치원 마치고 치료를 받으러 오기 때문이다. 주로 만나는 아동의 연령은 아주 어린 경우는 15개월부터 초등학교 고학년까지다. 치료 40분, 부모상담 10분 총 50분 동안 일을 마치면 10분의 휴식 시간이 주어진다.

하지만 제대로 쉬진 못한다. 치료 기록을 남겨야 하고, 장난감 정리, 다음 상담 준비도 연이어 해야 하기 때문이다. 1시간 마다 상담 하나를 하는 셈이다. 보통 하루 4~5건을 하는데, 그러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간다.

전문적 지식과 기능이 요구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대학원에 진학해야 한다. 일을 하는 동안에도 필요한 자격증 취득, 세미나 참가 등 밀도 높은 공부와 경험이 필요하다. 그러나 직무에 대한 높은 요구에 비해 안정적 일자리는 찾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놀이치료사는 계약직,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만약 본인이 정규직으로 취업하길 원해도 애초에 파트타임, 프리랜서 등 형태의 구인만 한다. 그렇다 보니 임금은 상담 건당 보수를 책정하고, 4대 보험엔 가입되지 않는다. 심지어 지역마다 치료비용도 다르다.

"저희는 정해진 임금 가이드라인이 없어요. 임금인상도 거의 없죠. 5백 원 올리기도 힘들어요. 자격증 하나 더 따면 본인이 요구해요. 안 받아주면 나와요. 개인이 협상하는 거에요.

게다가 지역마다 책정 비용도 달라요. 서울은 1건당 3~4만 원, 경기도의 한 지역은 센터장들끼리 맞춰 2만2천 원으로 정해졌어요. 강원도의 경우 2만5천 원~3만 원까지 준다고 하더라고요. 차이가 많이 나죠. 심지어 1건당 1만5천 원 받는 분도 봤어요."


아동의 주체적 힘을 길러주는 놀이치료의 매력

"저는 놀이라는 매개를 가지고 아동이 지니고 있는 발달적ᄋ심리적 어려움을 해소하도록 역할을 해요. 최적의 발달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죠. 놀이치료가 끌렸던 이유는 바로 스스로 힘을 갖게 한다는 점이었어요. 치료사는 조력자인거죠. 제가 강제로 아동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놀이치료 안에서 스스로 성장하는 힘을 갖게 해주는 거예요. 그게 굉장히 매력이 있고, 지금도 좋아하는 점이예요."

아동의 주체적 힘을 길러주는 놀이치료. 그렇다면 놀이가 어떻게 치료로 작용하는 걸까? 인터뷰 전 사진을 통해 본 놀이실의 색이 눈에 띄었다. 푸른 바다색부터 강렬한 빨간색 장난감까지 색이 다채로웠다. 다채로운 공간에 발을 디딘 아동과 놀이치료사 간의 치료 과정을 물었다.

"처음에 아동이 오면 놀이실을 설명해줘요. 여기서는 너가 하고 싶은 대로, 마음대로 놀이를 하는 곳이고 소중한 곳이라고도요. 참고로 발달치료와 심리치료는 방식이 달라요. 심리치료의 경우 아동 주도적으로 아동이 선택하는 놀이를 읽어주고 반영해주고 촉진시켜줘요. 놀이실 안에서 아동이 존중 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하죠. 거의 아동이 선택한 놀이를 하고 그 흐름을 끌고 가는 식이에요.

반면 자폐, 지적장애 등을 대상으로 하는 발달 놀이치료의 경우 치료사가 먼저 적극적으로 놀이를 제안하고 아동 스스로 할 수 있게 해요. 두 치료 방식이 다르죠. 아동의 상태가 다르니까요. 그래서 예민한 치료사는 심리치료와 발달치료를 중간에 섞어서 하지 않아요. 왜냐면 본인의 치료 태도가 흐트러진다고 생각해서요.

치료 과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만약 아동이 나무를 꺼내요. 그럼 제가 '어? 나무 장난감을 꺼냈네'라고 하면서 그 놀이를 그대로 읽어줘요. 마치 스포츠 중계를 하듯요. 그러면서 아동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하고, 의미가 없는 것은 의미를 부여해주는 거죠.

놀이 중에 좌절감을 느낄 수도 있는데 충분히 좌절감을 느꼈지만 다시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줘요. 사실 부모와 지낼 때 그런 것들을 놓칠 때가 많거든요. 놀이치료사는 그런 것들을 다 들여다봐주죠. 아동에게 수용해주는 느낌을 주는 거예요."


아동의 상태와 양육자의 노력, 환경에 따라 케이스 마다 다르긴 하지만 짧으면 6개월에서 길면 2~3년 동안 치료를 한다. 심리치료의 경우 아동이 치료 과정에서 이뤄지는 것들을 빠르게 빨아드리고, 자기를 드러내는 친구들의 경우 치료가 빠르게 진행된다. 반면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감추는 친구들의 경우 더 기다려준다. 발달 놀이치료의 경우 길게 5년 동안 치료를 한 아동도 있다고 했다.

박선영님은 무엇보다 놀이치료는 치료를 받는 아동도 중요하지만 부모의 역할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7~8년 동안 많은 아동과 부모를 만나면서 경험한 사실이다.

"부모가 엄청 중요해요. 저는 일단 어머니에게 어떤 점이 아이를 키우는데 힘든지 들어봐요. 사실 기술이 부족해서 자녀와의 관계가 저해되는 것도 있거든요. 만약 그런 양육팁을 알면 '그래서 그랬구나'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양육팁을 알려주기도 해요.

치료 방향도 사실 부모가 어느 정도 정하는 것이거든요. 갑자기 치료를 중단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저 같은 경우는 부모 상담 때 숙제처럼 부모에게 어떤 것들을 해달라고 내줄 때가 많아요. 이번 주는 이런 것들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하는 거죠. 당연히 성실히 하는 부모가 치료 결과도 좋아요.

그렇기 때문에 처음부터 얘기를 하는데, '놀이치료 시작할 때 어머님이 함께 해야 하고, 본인은 1주일에 40분을 만나지만 어머니는 그 외 시간을 엄청 많이 보내고 있기 때문에 어머님이 변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면 치료는 시작할 필요가 없다'고 강하게 얘기해요. 같이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죠."


성대 결절에 걸리는 치료사들

문제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어렵게 치료실 문을 두드린 사람들이기 때문에 치료사 입장에서 치료를 할 때, 사람을 항상 마주해야 하는 일의 어려움이 있진 않은지 궁금했다.

"아직도 치료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있다는 점이 가장 힘들어요. 본인 아이 치료하는 걸 비밀로 해달라고 하기도 하죠. 저는 처음에 병원에서 일을 배웠는데, 거기서는 한 아동이 여러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았어요. 발달장애 아동의 경우 많이 그래요.

그런데 사설센터에 와보니 협업하는 과정이 없더라고요. 세 명의 치료사가 한 아동을 치료하는데 서로 지원하고 소통하지 않는 거죠. 각자 하는 거죠. 물론 치료 영역이 다르긴 하지만 같이 할 수 있는 방향이 분명 있을 텐데 그런 체계가 없는게 아쉬운 점이에요. 아동들이다 보니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등 다양한 공간에 가는데 그런 곳들과 연계되면 치료에도 훨씬 좋을 텐데, 우리나라에선 그렇게 하지 않아요.

만약 어린이집에 연락해 아동 생활이 궁금하다고 물어보면 반응이 반반이에요. 어떤 선생님은 받아주기도 하지만, 반면에 완전 싫어하고 정보를 줄 수없다고 해요. 업무 외 일로 취급하기 때문이죠. 사실 맞기도 하고요. 하지만 아쉽죠. 조력자가 필요하고 같이 하는 회의나 과정이 필요한데 말이에요.

그리고 아무래도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보니 어려움이 있긴 해요. 그래서 주변 놀이치료사들과 교류를 통해서 많이 풀어요. 동시에 노력도 하죠. 치료를 해주기도 하지만 자기 문제가 있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것들이 치료에 엮이면 안되기 때문에 주의하기 위해 자기 분석이란 걸 받기도 해요. 일종의 상담이죠."


어려운 점도 있겠지만 보람에 찼던 경우도 많다고 했다. 치료를 마치고 종결할 때 뿌듯한데 바로, 아이들이 주는 기쁨이라고 했다. 처음 만났을 때 소통이 잘 안됐는데 종결할 때 최소한의 사회 규칙을 알게 되는 등의 변화를 함께 할 때의 경험을 떠올리기도 했다.

기쁘고 보람찬 경험, 어렵고 힘든 점을 이야기 하면서 놀이치료사가 많이 겪게 되는 신체적 건강의 어려움은 없는지 물었다.

"우스갯소리로 항상 앉았다 일어나기 때문에 나이 더 들어서 무릎 아프겠단 이야기를 하기도 해요. 무엇보다 직업적으로 말을 많이 하기 때문에 목이 정말 아파요. 특히 언어치료사의 경우 성대 결절을 많이 겪어요. 그래서 저도 목이 안다치게 하려고 노력해요. 직업적으로 말을 크게 하고, 또박또박 하려는 직업적 습관이 모두 있죠."

"노동환경이 바뀌어야 부모도, 자녀도 행복할 수 있어요"

박선영님이 그동안 일 해오며 최근 두드러지는 문제 사례는 바로 아동의 영상물 중독이다. 자녀와 놀아주기 힘들고, 어려운 부모의 조건에서 아동의 영상물 노출은 하지 않기 어렵다. 부모의 장시간 노동, 교대근무, 심야노동은 바로 부모와 아동이 보내는 절대적 시간을 줄인다. 그렇기 때문에 아동과 부모의 개인적 문제로만 치부하고,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 측면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적 요인이 바뀌어야 해요. 상담하면 보통 어머님들이 많이 오세요. 아버님들이 오는 경우는 굉장히 적죠. 어머님만 아이를 보는 경우 주 양육자의 스트레스도 증가해요. 만약 아버지들의 노동시간이 줄어들면 양육에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에 확실히 양육의 질은 높아질 거예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놀이치료사가 치료사로서 신념을 제대로 지킬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하면 좋겠어요"라는 자신의 다짐을 전했다.

특집2. 산재 보상 제도의 변화와 과제 / 2019.01

산재 보상 제도의 변화와 과제 

이진우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국장)

작년 12월 27일,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이 28년 만에 개정되었다. 2월 입법 예고된 이후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은 꾸준히 대응을 해왔고, 태안화력 비정규직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을 계기로 유족들의 완강한 법 개정 요구와 노동안전보건 단체와 전문가들의 투쟁이 확산 강화되면서 본회의까지 통과된 것이다.


산재보상 제도도 오랜 출퇴근 산재, 산재신청 사업주 날인제도 폐지, 소규모 건설공사 적용, 뇌심혈관질환 산재 인정기준 고시 개정 등 최근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외에도 노동현장에서 꼭 점검하고 적용해 나가는 실천이 중요한 내용도 많다. 2019년에 주목해야 할 산재 보상 제도의변화와 과제를 살펴보자.

산재보험 적용이 확대되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건설기계업종 특수고용노동자 산재보험 적용 확대, 서비스업종 1인 자영업자 산재보험 가입이 가능해졌다.

기존에는 특수고용노동자 9개 직종(①보험설계사 ②골프장캐디 ③학습지교사 ④레미콘기사 ⑤택배기사, ⑥퀵서비스기사 ⑦대출모집인 ⑧신용카드회원 모집인 ⑨대리운전기사)에 한해 산재보험이 특례적용 되고 있었다.

건설기계 1인 사업주의 경우, 전체 27개 건설기계 중 '콘크리트믹서 트럭(레미콘)' 1개 직종만 특수형태고용으로 적용(26개 직종은 임의가입 대상)되고 있었는데, 이번 개정안을 통해 전체를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보고 산재보험에 당연히 가입할 수 있게 되었다. 건설기계 종사 특수형태고용 약 11만 명에게 적용확대가 되리라는 것이 노동부의 설명이다.

1인 자영업자의 산재보험 가입 가능 업종도 확대되고 있다. 기존에는 △여객운송업자, △화물운송업자, △건설기계업자, △퀵서비스업자, △대리운전업자, △예술인 등 6개 직종에 대해서만 적용되었다. 2018년 7월부터는 △자동차 정비업 △금속 가공제품 제조업 △1차 금속 제조업 △전자부품·컴퓨터·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 △의료 정밀 광학기기 및 시계 제조업 △전기장비 제조업 △기타 기계 및 장비 제조업 △귀금속 및 장신용품 제조업 등 8개 제조업종에 종사하는 자 영업자 5만6천여 명이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더해 2019년 1월 1일부터는 △음식점업, △소매업, △도매 및 상품중개업, △기타 개인서비스업 등 4개 서비스업종이 추가되어, 약 65만 여명에게 산재보험 가입자격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 주목해야 할 제도 변화는 다음과 같다.

우선, 산업재해 은폐와 미보고에 대한 처벌 강화는 2017년에 개정이 되었지만, 아직 현장에 널리 알려지지 않아 꼭 점검이 필요하다. 노조 전임활동 중 발생한 재해의 산재인정 기준이 정리되었다. 전임자의 노동자성과 전임활동의 업무를 인정하여, 사업장 노무관리업무와 관련된 노조 전임자의 전임활동(행사 포함) 중에 발생한 사고·질병은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야 하는 것으로 되었다(단, 사용자 사업과 무관, 쟁의단계 이후 활동은 현행과 같이 불인정).

점심시간 중 사고에 대한 업무상재해에 대해 점심 식사도 출퇴근과 같이 사회 통념상 본래 업무와 밀접한 행위이므로 그 취지에 맞게, 구내식당 유무 등과 관계없이 통상 이동시간 편도 10분 이내(도보, 차량 무관) 인근 식당에서의 식사를 위해 왕복 도중 발생한 사고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점심식사 목적이 아닌 사적 행위의 경우는 불인정)하는 것으로 개선되었다.

산재 해당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특별진찰 기간 중 증상이 위독하거나 증상 악화 방지가 필요한 경우에는 치료비용을 지급할 수 있다고 되어 있으나, 그동안은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없어 실제로는 치료비용이 지급된 사례가 없었다. 이제는 뇌·심혈관질환 또는 근골격계질환의 업무상 재해(질병) 여부 판단을 위해 업무관련성 전문조사(특별진찰) 기간 중 치료비용을 인정하고, 추가로 산재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는 특별진찰 실시 일부터 업무상 재해 결정 일까지 치료비용을 공단이 부담하게 된다.

직업성 암과 원인적 연관성이 밝혀진 '석면, 벤젠'의 노출기준이 개선되었고 '도장작업'의 인정 업무 범위를 늘리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이 진행되어, 직업성 암 산재 인정기준 확대되었다.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피해노동자 보호에 관한 법안이 통과되었고, 이에 상응하여 직장 내 괴롭힘, 고객의 폭언 등 업무상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질병에 대한 인정도 가능해질 예정이다.

산재보상은 노동자의 최소한의 기본권이다. 하지만, 한국은 산재보상 관련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번에 개선된 내용마저도 그렇다. 특수형태고용의 경우 노동자와 사용자가 보험료를 절반씩 부담해야 할 것에 더해, 적용제외 신청허용이 가능한 상황이라 사업주가 이를 악용하여 강요와 협박으로 대상 노동자의 9%만이 적용되고 있다.

적용제외 신청허용제도 폐지 개정안이 19대국회에 정부 입법으로 발의되었으나 삼성생명을 필두로 하는 보험 사업주 단체의 반대와 로비로 법사위를 통과 못 하고 폐기된 바 있다. 산재 입증 책임 전환이 필요하다. 산재 입증책임이 노동자에게 있지만, 업무 관련성을 증명할 정보는 사측이 보존하지 않거나 영업비밀로 감추고 있어 문제가 많다. 산재 치료가 건강보험 기준에 준용되어, 비급여가 많은 것도 여전한 문제이다. 산재 처리 절차가 어려워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어 국선 산재노무사 제도의 도입도 절실하다.

'마지막으로 산안법 전면개정안이 보호 범위를 '근로자'에서 '노무 제공자' 등으로 확대하는 추세인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배제되는 업종이 많은 산재법은 적용 범위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다.

<일터> 통권 173호 / 2018.07


<일터> 통권 173호 / 2018.7

특집 : 노동자 건강권 vs 기업의 영업비밀


4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와 삼성의 몽니 
8 백혈병 소송을 통해서 본 작업환경측정결과 보고서에 대한 소고 
10 노동자 건강권의 바로미터 
14 노동자 알 권리 거부하는 인천공항공사


16 [지금 지역에서는] 
충남서북부노동건강인권센터 ‘새움터’의 시작과 앞날


18 [국제 노동안전건강뉴스] 
산재 사망증가와 트럼프 정부의 예산 축소


20 [국제 안전보건기준에 관한 비교 검토 연구] 
건설업 안전보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22 [연구 리포트]
경기도 버스 운전 노동실태(2)


26 [안전과 건강 칼럼]
빛바래선 안될 청사진


28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과로와 인종주의 영화 <히든 피겨스>


31 [사진으로 보는 세상]


32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저희는 영어하는 기계가 아니에요


36 [현장의 목소리]
실적이 인격이라 하는 회사를 향한 IT노동자들의 싸움!


40 [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
우리 현장에도 노조가 생겼어요!


46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입사 6개월 만에 폭삭 늙는 신규 간호사들에 대한 이야기


48 [노동자 건강 상식]
B형 간염


50 [유노무사 상담일기 더불어 與] 
근로감독관의 과로사와 워라밸


52 [문화 읽기]
“우리의 죄는 증대하다”

54 [이러쿵저러쿵] 
내 인생의 시간으로 기록될 노벗 수습 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