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6월호_현장의 목소리]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의 뿌리를 키워낸 한국 기업들 - 국제민주연대 나현필 활동가 인터뷰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의 뿌리를 키워낸 한국 기업들 

- 국제민주연대 나현필 활동가 인터뷰

김다연 상임활동가

 

 

▲ 미얀마 시민들이 군부에 쓰러져가는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기업이 미얀마 군부와 사업으로 이어져 그 돈이 고스란히 군부로 들어가고 있다. 나현필 활동가는 한국 기업이 해외 사업 시 인권침해에 대한 예방책을 마련하게 하거나, 실제 문제 발생 시 정부에서 특별하게 개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한다.

 

2월 1일 새벽 미얀마 쿠데타가 일어난 지 벌써 4개월이 지났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5월 30일 기준, 사망자만 840명에 이른다. 쿠데타 기간이 하루 늘어날수록, 다음날 7명이 새로운 사망자로 집계된다. 지금 지나가는 몇 시간, 몇 분이 곧 사람 목숨이다. 미얀마 시민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걸 명확히 자각한 채로, 오늘도 불복종 운동을 버텨내고 있다.

이들의 투쟁에 발맞춰, 한국 사회도 연대의 움직임을 이어나가고 있다. 현장의 한복판에서 있는 국제민주연대의 나현필 활동가를 만나, 그간의 연대와 현재의 고민이 무엇인지를 들을 수 있었다.

적극적으로 대응한 한국 정부, 하지만 기업 투자 영역 제재는 빠져

한국 사회의 대응은 크게 정부와 시민사회 두 축에서 이뤄지고 있다. 다행히 한국 정부는 비교적 빠른 조치를 보였다. 전략물자와 무기 수출을 금지하고, 미얀마 군경과의 협력을 중단했으며 미얀마에 지원했던 유무상의 공적개발원조(ODA) 규모 조정, 국내 미얀마인들의 체류자격의 연장 등 미얀마 군부에 제재를 걸었다. 나현필 활동가는 정부가 가장 핵심적인 제재방안인 '미얀마 군부와 사업하는 한국 기업들에 대한 조치'를 배제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정부의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작년 홍콩과 태국 시위에 이어 이번 미얀마 민주항쟁 국면까지, 광주 민주항쟁이 국제 사회에서 호명됨에 따라 한국 시민사회에서 정부의 연대를 강력하게 요청하는 흐름이 있는 것 같아요. 이미 현 집권당이나 보수진영 모두 미얀마 문제와 친연성이 있었고, 여기에 일련의 강력한 사회적 요구들이 결부되면서 미얀마 군부 제재 결의안이 굉장히 빨리 나왔어요. 이례적이었죠. 저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필요한 내용을 담았고요. 그런 점에서 정부 조치가 의미는 있었다고 보는데, 역시 비판지점은 있죠. 가장 핵심적인 한국 기업 투자를 다루지 않았어요. 현재 정부가 미얀마-태국 국경지역에 난민들을 수용할 수 있는 '코리아 세이프 존'을 건설하고 있는데, 사실 정작 군부를 저지하는데 중요한 방안은 한국 기업들이 군부와 결탁해 진행하는 사업을 제재하는 거예요."

미얀마 군부의 무력, 경제력을 키워낸 한국 기업들

2015년도에 아웅 산 수 치 국가고문을 위시한 민족주의민족동맹(NLD)이 첫 문민정부를 열기 전까지, 현재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는 1988년부터 미얀마를 통치했다. 군부의 미얀마 인권침해 문제는 꾸준히 문제가 됐으나, 포스코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은 미얀마에서 군부와 결탁해 사업을 해왔다.

바세나르 협정 가입국인 한국 정부는 군부 정권인 미얀마를 '방산물자 수출 요주의 국가'로 지정하고 군수물자 수출을 매우 엄격히 제한하고 있었지만, 2001년 현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전신인 대우인터내셔널은 포탄 생산 공장설비와 기술자료를 넘기는 계약을 맺고 사업을 진행했다. 이는 군수물자가 아닌 '일반 공작기계류'를 수출하는 것처럼 꾸몄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 사건은 2006년에 적발됐다. 또한 대우인터내셔널은 천연가스를 채굴하는 슈웨 가스전 사업으로, 군부가 어마어마한 돈을 거머쥘 수 있게 했다. 가스전 개발 및 파이프라인 건설 과정에서 현지 주민들의 토지를 강제 몰수하고, 강제노역이 일어나는 등의 인권침해 문제가 발생한 것은 물론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면서 가스전 사업을 운영하게 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해당 사업 지분 중 51%를, 한국가스공사는 8.5%를 소유하고 있다. 미얀마 군부의 자금줄이 되는 미얀마국영석유가스회사(이하 MOGE)는 25%의 지분을 갖고 있는데, 매년 2~4천억의 배당금을 받는다. 이렇게 MOGE가 여러 가스전 사업으로 취하는 돈은 연간 약 1조 5천억 원으로, 미얀마 정부 예산의 10%에 달한다. 가스전 사업에 대한 제재가 절실한 이유다.1) 한국 기업들이 미얀마에 수출한 기술과 거둬들인 돈은, 미얀마 군부가 자신들의 무력과 경제력을 증강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

한편 쿠데타가 일어난 지 3개월이 넘어가는 무렵인 5월, 군부는 무기를 구매하기 위해 중국과 함께 UN의 미얀마 제재를 반대하고 있는 러시아로 사절단을 보냈다. 한국 기업이 미얀마 군부와 함께 거둬들인 막대한 부는 결국 군부의 통치 권력을 유지를 위해 미얀마 시민들에게 쏟아내는 포탄과 총알이 됐다. 그리고 그 돈은 국내에서도 돈다.

UN과 아세안의 국제적 개입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군부가 막대한 수익을 꾸준하게 유지할 수 있는 한, 쿠데타와 학살이 쉽게 멈출 리 만무하지만,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그에 기여하고 있다. 나현필 활동가를 비롯한 시민단체의 활동가들과 시민들은, 그중에서도 가스전 사업을 운영하는 포스코와 군부의 결탁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압박을 가해 왔다.

"군부의 로힝야 학살 때문에 UN에서 보고서를 냈었어요. 그래서 저희도 작년 11월 쿠데타 전에 이미 인권위와 한국의 OECD 가이드라인 연락사무소, UN기업과 인권 실무그룹 이렇게 3곳에 진정을 넣었어요. 인권위에서는 인권위의 조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아 기각됐고요. 한국 정부가 운영하는 산업통상부 소재 연락사무소2)는 벌써 5월 말인데 1차 평가도 안 내고 있어요. 한국 연락사무소의 주무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친기업적인 부서이다 보니 그동안 연락사무소의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OECD 가입국가들에는 이 연락사무소가 다 있는데, 다른 나라에서도 아주 잘 된다고 할 순 없지만, 한국에선 특히 잘 안 돼요.

두 번째는 '포스코·한국가스공사 미얀마 군부와의 관계 단절 촉구 서명운동'인데요. 만 명 서명 채우는 데 1달 걸렸어요. 미얀마 시민들의 불복종 운동과 군부 규탄에 대해서 시민들이 지지를 많이 하는데도, 한국 기업의 사업 제재에 대해서는 만 명 서명받는 것도 참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느꼈어요. '사업까지 못 하게 하는 건 좀 아니지 않냐 돈도 많이 버는데' 이런 정서가 있는 것 같아요. 서명 전달하고, 기자회견도 계속하고, 국회 대응도 하고 있는데 포스코가 움직이지 않고 있으니, 소송도 대규모 캠페인도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더 수위를 올려야 하는지가 가장 큰 고민이에요."

인터뷰 다음 날인 5월 28일, 포스코는 MOGE로 지급되는 배당금의 일부를 지급 중지하기로 했다. 역시 미얀마에서 가스전 사업을 운영하는 프랑스 에너지그룹 토탈과 파이프라인 수익금 수십억 원을 지급 중지한다는 입장이 발표된 이후였다. 포스코보다 토탈에서 먼저 그런 반응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토탈의 파이프라인과 관련해서 인권침해를 당한 주민들이 미국법원에 소송을 낸 적이 있어요. 미국에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있어서 소송에서 지면 어마어마한 배상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었죠. 그래서 법적 공방하다가 합의했어요. 토탈이 합의금으로 막대한 금액을 줬고요. 그런 경험이 있다 보니까 이번처럼 선제 조치를 하는 거죠."

하지만 토탈과 포스코에서 지급 중지할 배당금 액수는 전체 가스전 사업 수익금의 아주 일부에 불과해 실질적인 압박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게다가 미얀마에서 군부에 자금을 댈 사업을 하는 한국 기업은 포스코뿐만이 아니다.

"많이 부각은 안 됐는데, 이노그룹이라고 있어요. 2007년에 시작해 현재 미얀마에서 건설, 환전소, 대출사업 등 14개의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어요. 이노시티라고 군부가 쓰던 양곤 지역의 토지에서 우리로 치면 호화 아파트 주거단지 건설사업을 2007년부터 하고 있는데, 군부와 유착되지 않고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사업이거든요. 또 최근에 이노그룹이 미얀마에서 운영 중인 의류 공장에서 군복을 생산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어요. 쿠데타 이후에도 군복을 생산하고 있다면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죠. 언론에 알릴 준비를 하고 있어요."

해외 지역민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사업을 막을 시스템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미얀마 시민들의 인권침해로 이어지는 사업 규제를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 나현필 활동가는 한국 기업이 해외 사업 시 인권침해에 대한 예방책을 마련하게 하거나, 실제 문제 발생 시 정부에서 특별하게 개입할 수 있는 지점이 없는 시스템을 핵심적인 문제로 꼽았다. 그런 만큼 현재는 곧 있을 대선 전에 국회가 그러한 시스템을 위한 입법을 하도록 하는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그런 시스템은 징벌적 손해배상과 같은 확실한 처벌 규정을 두고, 이를 우려해서라도 기업이 인권침해의 문제를 예방하거나 사업 자체를 재고하도록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토탈의 사례처럼 2016년에 포스코의 가스 터미널 주변 토지수용 문제를 두고 현지 농민들이 한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어요. 근데 5년이 지난 지금까지 1심 판결도 안 나고 있어요. 기업이 잘못하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선례가 생겨야 기업들도 조심할 텐데, 한국은 아직 그런 게 안 돼 있죠. 그래서 저는 이 판결이 중요할 거라고 봐요. 중대재해처벌법과 마찬가지로요. 기업들이 예방할 수 있게 장려하는 방식들도 계속 가야 하지만, 처벌이 반드시 동반돼야만 가장 확실한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해요."

포스코는 기업의 윤리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사회적 책무를 다 하는지의 여부에 따라 기업을 평가하는 ESG(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 기준 중 최고등급을 받았다. '사회적 책무를 다한 기업'이라는 타이틀과 시민들을 공격할 무기들을 사들이고 있는 미얀마 군부에 자금줄을 대고 있는 기업이라는 현실 사이 거리가 아득하다. 포스코는 국내에서 2018년 이후, 올해 2월까지 산재사망만 19명을 낸 기업이라는 점을 상기하면 더더욱 그렇다.

"포스코가 근데 군부에 결탁했다고 해서 주가가 떨어지는 건 아닐 것"이라는 나현필 활동가의 말이 마음에 남는다. '기업활동은 어쩔 수 없지'라며 눈 감는 우리는 도처에 있다. 개인에게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되지만, 한편 그것은 우리 사회적 인식의 단면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기에 마음이 무겁다. 무고한 시민들을 죽이고 체포하고 구금하는 미얀마 군부를 규탄하면서, 동시에 한국 기업과 우리의 현주소에 무감해도 괜찮을까. 한국 기업들이 미얀마를 비롯한 다른 국가에서 어떻게 사업을 하고, 그곳의 사람들은 무엇을 경험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봐야 할 시점이다.


1) 2017년,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군부가 로힝야족 학살을 일삼던 시기에 ‘대민 지원용’ 선박이라는 명목으로 포장해 군함을 대리 구매까지 해줬을뿐더러, 현재 양곤의 군부 소유 땅에서 롯데호텔과 함께 호텔사업도 유지하고 있다.

2) 기업이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고 진정이 들어오면 1차 평가를 해서 기업들이 가이드라인 위반할 소지가 있는지를 판단해, 필요하다면 정부가 테이블을 주선하고 기업을 불러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성명]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한 감염병예방법·병원체자원법 개정안은 환자 인권을 무시하는 반인권적 법안이다 (21.03.30)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대표발의한 감염병예방법·병원체자원법 개정안은 환자 인권을 무시하는 반인권적 법안이다 

- 환자 생명과 인권을 무시하고 국제사회 연구윤리의 사회적 합의를 
훼손하는 법안 발의를 철회하라 -


지난 3월 2일 변재일 의원 등은 감염병예방법과 병원체자원법의 동시 개정을 발의하였다. 두 개정안은 현행 생명윤리법의 인체유래물 정의와 사전 동의절차 및 연구윤리위원회의 심의 과정이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연구개발 과정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감염병 환자의 검체를 인체유래물에서 제외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연구윤리위원회의 사전 심의와 환자의 동의없이 인체유래물을 무차별적으로 연구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병원체자원법 개정 발의안은 감염인의 혈액, 혈장, 혈청, 타액, 소변, 객담 등의 검체를 인간으로부터 유래된 인체유래물이 아니라 ‘병원체자원’으로 별도 정의하려고 하는 것이다. 감염병예방법 개정 발의안에서 감염병 병원체연구는 환자의 서면동의를 면제할 수 있다고 한다. 인간 대상 연구에서 사전에 연구 참여자의 자율적 참여를 보장하고 동의를 구하는 것은 국제사회가 역사적인 과정을 통해 합의한 의학 연구윤리 원칙이다.

이는 환자 인권 보장의 역사적 산물이기도 하다. 이러한 민주적이고 사회적 합의에 근거한 원칙에서 감염병 환자라고 예외가 되어선 안 된다. 따라서 환자의 검체를 환자 개인의 것이 아니라 병원체의 것으로 정의하고, 환자의 서면동의 필요 절차를 삭제하고 배제하는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다.

또 다른 문제는 병원 의료인이나 연구자가 치료를 목적으로 채취한 환자의 인체유래물을 활용하여 연구를 하는 경우 환자의 서면동의와 기관생명윤리위원회 사전 심의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외 학술지에 결과 발표를 못 한다. 즉, 환자의 인채유래물 활용 연구는 학술목적으로 활용이 불투명하므로 공익적 가치보다는 상업적으로만 확대 이용될 소지가 더 크다.

이 두 가지 개정안으로 개악이 이루어진다면 감염병 환자의 서면 동의 없이도 치료 목적 외 혈액과 척수액 채취 등이 이루어져도 환자와 환자 보호자가 알 수가 없게 된다. 제약회사나 기업들의 돈벌이용 연구에 자신의 인체유래물이 활용되는지조차 환자 당사자는 알 수 없어지는 것이다.

만일 진료와 무관한 연구 목적의 과도한 인체유래물 채취가 이루어진다면, 환자의 생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는 환자의 공익적 의학 연구 참여 권리자로서 환자의 인체유래물에 대한 권리를 박탈하려는 두 법안이 환자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도 두 법률 개정안에 반대한다.

마지막으로 개정 발의안의 취지도 현실을 왜곡하고 있다. 환자의 동의와 연구윤리위원회의 사전 심의가 신속한 연구개발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는 것은 거짓선동에 불과하다. 이미 생명윤리법은 모든 인체유래물 연구에 서면동의를 받도록 요구하지 않는다. 현행 생명윤리법에 따라, 적절한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 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심의에 따라 환자의 서면동의를 면제받을 방법이 있다. 잔여검체 연구 등 서면동의 면제를 통해 얼마든지 연구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의생명과학연구에 관한 국제사회 윤리 지침은 감염인을 포함한 취약한 연구대상자는 더욱 인권 존중과 보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만약 공중보건위기 등 긴급한 상황으로 빠르게 진단법, 치료제, 백신 등을 개발해야 한다면, 신속심의와 긴급사용 승인 등의 방법으로 상황을 개선할 수 있고, 이미 많은 연구개발의 산물이 이 절차를 활용하고 있다. 개정 법률안은 적용 가능한 대안이 이미 작동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감염인)의 권리를 원천적으로 박탈하려는 것이며, 전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반인권적 행위다.

학술적으로 검증된 좋은 의생명과학 지식이 생성되기 위해서는 적절한 연구윤리 보호 제도와 함께 가야 한다. 변재일 의원이 대표 발의한 두 법안은 감염병으로 고통받을 환자의 불평등하고 취약한 조건을 이용해 연구개발의 이익을 목표하는 산업계의 이권만 보장하려 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법적 윤리적 정당성을 갖기 어려운 감염병예방법· 병원체자원법 개정안 입법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

2021년 3월 30일

건강과대안,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건강권실현을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광주인권지기 활짝, 내가만드는복지국가, 노동도시연대, 다른몸들, 무상의료운동본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비평그룹 시각, 빈곤사회연대, 성적권리와재생산정의를위한센터 쉐어, 시민건강연구소, 우리들의 이야기,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인권운동사랑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장애인철폐연대, 진보네트워크, 참여연대, 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KNP+, 한국소비자연맹, 한국청소년청년감염인커뮤니티 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홈리스행동, Hi-Friends,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

[안내] 뼈 때리는 가구방문 노동자 인권침해 증언대회

뼈 때리는 가구방문 노동자 인권침해 증언대회 

- 일시: 2019년 6월 27일(목) 14:00
- 장소: 국회의원회관 2간담회실
- 주최: 윤소하 국회의원, 정의당 노동본부, 민주노총

- 행사순서
1. 도시가스 안전점검원: 인권침해 사례 증언 (공공운수노조)
2. 정신보건센터 노동자: 인권침해 및 안전위협 사례 증언 (보건의료노조)
3. 건강보험/연금 방문상담원: 인권침해 및 안전위협 사례 증언 (공공운수노조)
4. 재가요양보호사, 방문간호사: 인권침해 및 안전위협 사례 증언 (공공운수노조)
5. 수도검침 및 다문화가정 상담사: 인권침해 및 안전위협 사례 증언 (민주일반연맹)

- 전문가 발언
1. 국가인권위원회
2.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법률원 

[안내] 2018 전국이주노동자대회


2018 전국이주노동자대회 

- 일시: 2018년 10월 14일(일) 오후2시

- 장소: 서울시 파이낸스빌딩 앞 (시청역 4번출구)

민주노총, 이주노동자노동조합, 이주공동행동, 대경이주연대회의, 부울경공대위, 경기이주공대위



[국제안전보건기준에 관한 비교 검토 연구] 노동 인권의 사각지대, 농업 / 2018.08

노동 인권의 사각지대, 농업

권종호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선전위원) 

2013년 6월부터 2014년 1월까지 경기 이천의 농장에서 일한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 차이 스레이 오운(24, 여) 씨의 하루는 아침 6∼7시 시작됐다. 그는 비닐하우스에서 치커리, 상추, 겨자, 시금치 등을 재배하고 수확하는 일을 했다. 6월부터 9월까지 비닐하우스 안은 찜통처럼 더웠고, 허리를 펴고 쉴 수 있는 시간은 점심을 먹는 30∼40분 정도였다. 10월에는 특히 일이 많아 하루 11시간씩 29일을 일하고 이틀밖에 쉬지 못했다. 한 달간 일한 시간은 309시간이었다. 그런데도 가장 일을 많이 한 10월에 차이 씨가 받은 월급은 118만 5천100원에 불과했다. 지난해(2013년) 법정 최저임금인 시간당 4천860원 기준으로 계산하면 그가 받아야 할 월급은 150만1천740원이다. 비닐하우스 일은 겨울로 접어든 11∼12월에도 별로 줄지 않아 하루 9∼10시간씩 꼼짝없이 일했다. 이렇게 두 달 동안 각각 246시간씩 일하고 받은 돈은 107만 3천320원과 102만 4천770원이었다. 법정 최저임금대로라면 119만 5천560원을 받았어야 했다.

1월이 되어 일감이 확 줄자 고용주 이모(62) 씨는 열흘간 "일이 없다"며 차이 씨를 강제로 쉬게 하고 달랑 66만 9천940원의 월급을 줬다. 차이 씨가 "휴업 급여를 주든지 다른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근로계약을 해지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될 일이 아니었다. 이 씨는 "쉬는 동안 다른 곳에 다녀오라"며 숙소의 전기와 난방을 끊어버렸고, 차이 씨는 비닐하우스 가건물 숙소에서 혹독한 추위에 떨며 한겨울 추위를 견뎌야 했다. - <농업 이주노동자에게 인권을> ① 2만 명 농촌 잔혹사 2014/03/24 연합뉴스

위의 사례는 이주노동자들이 한국 농업에 종사한 이래 현재까지 지속되는 상황이다. 이주노동자의 노동 현실이 열악한 것은 어느 현장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농림축산, 어업(이하 포괄적 의미로 농업)에서 발생하는 노동 착취와 비인간적 처우는 그 정도가 더 심각하다. 이는 한국의 법제도 어디서도 관리 감독받지 않는 농업 노동의 특성 때문이다. 유일한 한국 근로기준법상 농업에 대한 언급은 '제63조 적용의 제외' 부분에서 근로시간과 휴식, 여성과 소년에 해당하는 부분마저 농업 부분에는 적용을 제외한다는 부분이다. 이를 다시 이야기하면 임신한 여성이라도 농업 부분에서는 연장 노동, 야간노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노동 인권의 심각한 침해가 가능한 것인가. 이는 농업 부문에서 엄연히 존재할 수 있는 '노동자'에 대한 인식과 보호가 그들이 소수라는 이유로 철저히 무시되어왔기 때문이다. 대부분 농업인은 자영업자에 해당하고, 임금노동자는 매우 소수였다. 하지만 농업 지역이 급격한 고령화와 규모가 커지는 농산업화를 동시에 겪으면서 현재의 농업 현장에서는 임금노동자의 필요성이 매우 커졌다. 문제는 이렇게 농업에 종사하는 노동자 규모가 점차 증가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법적 보호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이주노동자를 이용한 노동 착취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적으로 농업 부분에서 노동 착취 현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되어 왔다. 과거에 한국인도 이주노동자로 많이 갔던 플랜테이션 농장이 대표적이다. ILO의 '제184호 농업 안전 보건 협약'은 그렇게 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노동 인권이 유린당할 수 있는 농업 현장의 문제를 특별히 다뤄 관리하기 위해 1958년부터 있었던 '플랜테이션 농업에 관한 협약 및 권고'부터 1999년의 '가혹한 형태의 아동노동에 관한 협약'에 이르기까지 농업에 적용될 수 있는 모든 협약을 총망라해 2001년 제정되었다.

이 협약은 농업을 작물 생산, 임업 활동, 목축, 잠업의 직접 생산은 물론이고 사업장의 운영자에 의한 농산품 및 축산품의 가공과 농업설비의 사용과 유지보수 등을 포함한 농업 사업장에서 행해지는 모든 활동을 포괄하는 것으로 정의하여 노동 인권의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는 1차 산업 부분을 광범위하게 다루도록 하였다. 또한 특별한 예외가 있을 수는 있으나 그 이유를 명확하게 기술하며 이에 대한 개선 대책을 마련하고 대책 이행에 따르는 후속 보고서를 제출하게 되어있다.

이 협약의 세부 내용은 한국의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에 정해진 노동 시간, 복지, 산업 안전, 보건 등 대부분의 사항을 농업 분야에도 일관되게 적용하는 것으로 이루어져있다. 그에 따라 위험성평가 시행, 관청의 관리 감독, 작업중지권, 안전 보건 관련 정보 제공 및 협의, 기계 · 유해 화학물질 및 생물학적 물질로부터의 위험 예방은 물론이고 아동 · 여성 노동자에 대한 특별한 보호, 임시계절 노동자의 동등한 권리, 노동시간, 야간 노동, 휴식 시간 등의 일관된 적용 등을 모두 명시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한국의 근로기준법 제63조에서 아동 · 여성 노동자에 대한 특별한 보호와 노동 시간의 제한 사항을 농업 등 광범위한 1차 산업에서 모두 제외해 버린 점은 매우 심각한 노동 인권 침해이다. 그뿐만 아니라 산업재해보상보험 가입도 법인 또는 상시 5인 이상 농작업장 노동자로 한정하고 있어 대부분의 농업 노동자는 전혀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한국의 현행법은 열악한 농업 현장의 노동자를 전혀 보호해주지 못하고 오히려 애써 배제하고 있다. 

농업에서 임금 노동자의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이를 이주노동자를 통해 충당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법 제도의 문제는 농업을 심각한 노동 인권의 사각지대로 만들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으로서 ILO 제184조 농업 협약은 매우 중요하다. 이 협약의 비준을 위한 법 제도 정비 과정을 통해 농업 현장의 노동 인권이 보호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