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경찰의 성소수자단체 불법 정보수집을 규탄한다!

[기자회견문]

 

경찰의 성소수자단체 불법 정보수집을 규탄한다!

 

지난 3월말 A씨는 자신이 누군지 밝히지 않고 부산성소수자인권모임의 공개 카페에 가입하여, 부산성소수자인권모임에서 진행하는 전주퀴어문화축제 퀴어봉고사업과 관련하여 사업기간인 12일간의 식사 및 숙박의 구체적인 일정을 문의하였다. 이후엔 동일한 아이디로 부산퀴어문화축제 기획단 추가모집에 기획단에 참여하고 싶은 것처럼 속이고, 부산퀴어문화축제의 구체적인 일정과 개최시기 등을 문의하였다. 또한 부산퀴어문화축제를 후원한 일반사업장에 전화를 걸어 퀴어문화축제를 후원하게 된 경위를 묻고, 정해지지 않았다는 답변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올해 퀴어문화축제 개최일정을 물었다. 이러한 과정은 성소수자인권모임 활동가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특히나 후원사업자의 경우 혹여나 혐오세력이 사업장으로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극도의 공포와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

 

A씨는 트위터 계정을 만들어서 부산성소수자인권모임, 부산퀴어문화축제 기획단 공식 홍보계정은 물론이고 부산성소수자인권모임 소속 회원들의 계정을 팔로우 하면서 지속적으로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 그 후 A씨는 같은 번호로 부산퀴어문화축제 기획단 사무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부산서부경찰서 소속이라며 유사한 내용을 탐문하였다. 이상한 것은 관할구역도 아닌 성소수자단체를 대상으로 정보수집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A씨가 혐오단체의 사주를 받아서 자신의 권한을 남용하여 저지른 일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작년 제1회 부산퀴어문화축제 개최를 위하여 해운대경찰서에 집회신고를 한 후 외부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집회경로가 누출되어, 혐오집회인 레알러브시민축제 기획단측이 부산퀴어문화축제 집회경로와 똑같은 곳에 사람들을 배치하여 방해받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1990년 세계보건기구WHO가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한 날이다. 이날을 기념하여 성별정체성에 대한 무지와 편견에서 비롯한 성소수자 차별, 혐오, 폭력에 반대하는 전 세계 성소수자 연대와 행동의 날 행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정보관 A씨의 행위는 한국사회가 성소수자를 여전히 정신질환자로, 사회질서를 어지럽히는 대상으로 취급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행위이다.

 

인권조례 개악 및 폐지 시도가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6.13 지방선거의 본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성소수자들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고, 이를 후보에 대한 검증기준으로 만들기 위한 혐오세력들의 움직임이 가시화 될 것이다. 차별금지법제정부산연대는 성소수자를 이 사회에서 지우려는 혐오세력들, 그리고 이에 동조하듯 정보관이 벌인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서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성소수자들은 바로 이곳에, 우리 옆에 존재한다. 차별금지법제정부산연대는 소수자들의 인권을 나중으로 미뤄지지 않게 하기 위해, 차별과 배제혐오라는 글자가 사라지는 평등세상을 향해 뚜벅 뚜벅 걸어갈 것이다.

 

 

 

2018517

차별금지법제정부산연대

 

경찰의_불법_정보수집_규탄_기자회견_보도자료.hwp

경찰의 불법 정보수집 규탄 기자회견 자료 (2).hwp


특집1. 성소수자의 건강과 삶은 어떠한가 / 2018.05

성소수자의 건강과 삶은 어떠한가

재현 선전위원장


성소수자는 누구인가

성소수자는 남녀 동성애자를 포함하여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퀘스쳐닝(자신의 정체성에 확신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특정 젠더 또는 섹슈얼리티로 자신을 한정 짓지 않는 자), 간성 등을 포함하는 LGBTQI (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 Questioning, Intersex)를 총칭한다. 한국의 성소수자는 그 자체로 혐오에 대상이다 보니 많은 이들이 자신의 성적 지향을 밝히지 못하고 살아간다.

성소수자가 문제가 되는 사회

이 사회에서는 성소수자를 정신질환자로 여긴다. 그래서일까? 성소수자를 정신병 환자로 여기는 사람들은 성소수자가 꾸준히 전환 치료를 받으면 이성애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미 의학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이러한 주장은 틀렸음이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했다. 1973년 미국 정신의학회는 전 세계적으로 정신과 질환 진단에서 표준으로 사용하는 정신질환 진단 및 통계 매뉴얼의 정신질환 목록에서 동성애를 삭제하기로 했다. 1990년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하며 더는 성소수자가 정신질환자가 아니라는 점을 밝혔다. 이후 성소수자의 전환 치료를 주장하던 세력은 설득력을 갖지 못했다.

오히려 전 세계는 1990년 세계보건기구 결정이 있었던 5월 17일을 기념하여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Transphobia, and Biphobia)' 행사를 진행하면서 성소수자의 인권 증진을 위해 투쟁하고 있다. 한편, 보수개신교는 자의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해석하면서 성소수자를 죄악으로 여기는데 전념한다. 그러면서 이들은 차별금지법 제정, 인권조례 제정 등 성소수자의 인권 증진을 가로막는 데 일조하고 있다. 보수정치 세력역시 반공 이데올로기로 지지층 결집이 쉽지 않자, 성소수자에 대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정치세력을 동성애 집단으로 매도하며, 자신들의 지지층을 결집시키고 있다.

혐오는 성소수자의 삶 자체를 위협

지난 2017년 육군 A대위는 군대 밖에서 상호합의하에 업무와 무관한 사람과 성관계를 맺었는데, 상대가 동성이라는 이유로 군형법 92조 6항('군인 또는 준군인'에 대하여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하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으로 형사처벌 할 수 있다)에 의해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러한 반인권적인 판결은 당시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의 지시로 진행되었음을 확인했다. 당시 군은 의심이 가는 대상자 군인들에 통화 기록을 파헤치고, 개인의 성적지향을 강압적으로 진술하게 하는 면담 등을 통해 성소수자의 인권을 짓밟았다. 무엇보다 A대위는 성적지향이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일터에서 감옥에 갇히며 본인이 원치 않는 상황에서 성정체성이 밝혀지고, 생존권 자체가 박탈되었다.

문제는 한국 사회처럼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낙인이 판치는 세상에서 A대위와 같은 일은 어떤 성소수자 그리고 성소수자 노동자에게 나타날수 있는 일이라는 거다. 게다가 한국 사회는 성소수자라는 정체성이 알려졌을 때 일상적인 생활을 계속 이어가기가 결코 쉽지 않은 사회다. 한국 성소수자 건강 연구 '레인보우 커넥션 프로젝트' 연구팀 역시 '모든 인간은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경험하지만, 성소수자는 자신이 놓여있는 소수자 지위로 인해 차별과 폭력 등 편견적 사건을 겪게 되고 이들은 배제에 대한 예상, 정체성에 대한 숨김, 내재화된 동성애 혐오 등의 소수자만이 느끼는 스트레스를 경험한다'고 말했다(<한겨레 21> 낙인과 고립 그리고 죽음 2018.01.02).

몸과 마음의 건강마저 위협받는 성소수자

성소수자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서 고통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 역시 비일비재하다. 성소수자 인권포럼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성소수자가 일반 인구보다 자살 경험이 9.2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낙인이 결국 생명까지도 위협한다는 사실을, 혐오 세력들이 반드시깨달아야 한다. (2017 성소수자 인권포럼, 한국인 LGB(레즈비언·게이·바이섹슈얼) 건강연구)

성소수자들은 의료 영역에서도 방치되어 있다. 특히 트렌스젠더의 경우 성전환 과정과 이후 받아야 하는 의료적 조치가 있지만 대부분 건강보험에서 비급여 항목이기 때문에 이 모든 비용을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대부분 트렌스젠더들은 성정체성을 이유로 사회적으로 이른바 괜찮은 일자리에서 일할 확률도 낮고, 가족으로부터 지지와 동의를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성전환 수술에 들어가는 비용과 몇 년씩 호르몬 치료에 필요한 비용을 홀로 감당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미국이나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 해외에서 트랜스젠더의 성전환과 관련된 비용을 국가 의료보험 체계에서 보장하는 사례를 고민해야 한다.

성소수자를 포함해 모든 사람은 자신의 성적지향에 맞게 사랑하며 살아갈 권리가 있다. 따라서 우리는 성소수자를 혐오하고 차별하는 사회를 모든 성소수자가 건강하고 자유롭고 평등한 연대적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함께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