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리포트] OECD 통계로 본 한국 사회의 안전과 건강 /2016.5

OECD 통계로 본 한국 사회의 안전과 건강

 


조성식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회원

 


OECD(Ora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는 경제협력개발 기구의 약자로 1948년 마샬 플랜의 지원을 받은 유럽경제 협력기구에서 시작하여 1961년 미국과 캐나다가 참여하면서 만들어졌다. OECD의 목적은 홈페이지에 따르면 정책을 통해서 경제성장과 사회적 안녕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기술되고 있다. OECD는 경제협의체로서 협의사항에 강제성은 없지만 경제뿐 아니라 정치, 사회,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고 논의를 하고 있고 홈페이지에서는 OECD 회원국 간의 비교가 가능한 통계자료를 제시한다. 본글 또한 홈페이지에서 직접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하였다.

 

한국은 29번째인 199612OECD 회원국이 되었다. 가입 시 노동법의 수준을 국제기준 수준으로 개정하기로 합의하였다. 대다수의 회원국이 선진 자본주의 국가여서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했다는 자부심을 가지려는 찰나 한국은 OECD 가입 직후 IMF 금융위기 사태를 맞으면서 외국 언론으로부터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렸다는 비아냥을 듣기도 하였다. IMF 사태이후 한국사회는 경제성장이 어느 정도 지속되었지만 노동과 사회복지의 측면에서는 퇴보하거나 정체된 상태로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14년을 기준으로 하였을 때 한국은 구매력 기준 1인당 소득이 일본과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하였다. 하지만 아래에서 살펴볼 자료들은 한국이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 측면에서 현 주소를 보여준다.

 

1. 노동시간

아래의 그림은 국가별 평균 노동시간 순위이다. 한국의 장시간 노동은 이미 수십년간 지속되어 왔다. 산업화의 진전에 따라 노동시간이 점차 줄어드는 상황이 일반적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아직도 장시간 노동을 해야만 하는 노동자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최근에는 멕시코와 연간 노동시간을 두고 1-2위를 다투고 있다. 장시간 노동이 만연한 이유는 노동 생산성이 낮은 이유도 있겠지만, 낮은 임금을 보충하기 위해 장시간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이 많고, 고임금 노동자들도 퇴사 이후의 불안정한 예상 소득과 노후를 위해 벌 수 있을 때 벌자하는 심정으로 장시간 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한국사회의 구조가 이런 현상을 만든 것으로 보인다.

 

2. 구매력으로 보정한 최저임금

아래의 그림은 구매력으로 보정한 최저임금 순위를 나타내는 그림이다. 한국의 최저 임금은 2016년 기준으로 6,030원이다. 달러 기준으로 약 5달러 정도일 것이다. 아직 대중교통 등의 물가가 낮아서 구매력 기준으로 환산했을 때는 약간 올라가겠지만,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은 OECD 국가 중 매우 낮은 수준이다. 과거 동유럽 국가와 일부 남유럽 국가 남미 국가들만이 한국보다 낮은 최저 임금을 가지고 있다.

 

3. 낮은 노동조합 조직률 (노동자 중 노동조합에 가입한 사람 비율)

한국사회의 낮은 노조 조직률은 형편없는 사회복지제도와 노동자들의 대표성이 사라진 정치제도와 관련이 깊다고 할 수 있다. 북유럽의 사회민주주의 국가는 대부분 매우 높은 노조조직률을 보이며 이들 국가들의 잘 조직된 사회 복지제도와 강력한 사회민주주의 정당의 존재가 이러한 높은 노동조합 조직률과 깊은 연관성을 지닌다. 한국 사회에서도 대기업의 노동조합 이외에도 더 많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고 가입해야 한다. 더 많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고 가입한다면 사회운동과 진보정당의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4. 산재사망률과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

한국사회는 안전에 매우 취약한 사회이다. 한해 2,000명 가까운 사람들이 산업재해와 직업성 질환으로 사망한다. 그리고 매해 5,000여 명의 사람이 교통사고로 사망한다. 매우 안타까운 점은 산업재해와 교통사고 모두 예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안전과 관련한 규제는 반드시 필요하고 규제를 위반하면 처벌받아야 한다. 또한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시스템과 운전자들의 안전의식도 더 높아져야 한다. 아래의 그림은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률이다.

 

5. 남녀 임금 격차

수년째 한국이 지속적으로 1위를 하는 분야가 있다. 남녀의 임금격차이다. 한국 사회 성차별은 매우 심각하며 특히 노동시장에서의 성차별은 설명하기 조차 곤란한 수준이다. 결혼한 여성노동자가 출산과 육아를 지원받기는커녕 권고사직이나 당하고 있는 현실에서 출산율이 높아지기는 난망인 것 같다. 남녀 임금격차를 비롯한 성차별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점이다.

 

6. 자살률

남녀임금 격차와 더불어 OECD 회원국 중에서 계속적으로 1위를 차지하는 항목이 자살률이다. 어쩌면 헬조선이라고 불리는 한국사회의 심각한 모습이 이 높은 자살률에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한해 산업재해와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빈곤률을 줄이고 (특히 노인 빈곤)을 줄이고 자살 예방을 위한 사회적 대책이 절실하다고 판단된다.


마치며

한국사회가 OECD 회원국 중에서 대체로 좋지 않은 부문의 통계를 살펴보았다. 한국사회는 최근 급격한 산업화로 나름의 경제 성장을 이루었지만 여러가지 사회지표는 OECD 회원국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회지표의 개선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닐 것이다. 노동조합과 사회운동 단체와 같은 노동자와 민중들의 조직화된 요구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동문제로 쉽게 환원되지 않는 성차별과 같은 문제도 존재할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 역시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특집] 2. 안전한 일터, 국민 행복 시대는 가능한가?-제4차 산재예방 5개년계획의 의미와 과제 / 2015.3

안전한 일터, 국민 행복 시대는 가능한가?

- 4차 산재예방 5개년계획의 의미와 과제 -

 


선전위원회


 

지난 127일 고용노동부에서 산업현장의 안전보건 혁신을 위한 종합계획 <4차 산재예방 5개년계획 (2015~2019)>’ (이하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혁신안과 함께 안전한 일터·건강한 근로자·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한 4대 추진 전략을 제시했다. 그리하여 선전위원회는 이번 종합계획이 짧게는 박근혜 정부 남은 3, 길게는 2019년까지 노동자들의 안전보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그 의미와 과제를 짚어보았다.

 


산업안전보건 혁신 종합계획의 배경

 

고용노동부는 이번 종합계획을 수립한 가장 큰 이유로 그간 각종 안전보건대책의 성과로 재해율 지표는 꾸준히 개선되었으나, 산재사망만인율의 경우 여전히 선진국보다 2~4배가량 높고 (2010년 기준 한국 0.78, 일본 0.22, 미국 0.38, 독일 0.18), 경제적 손실액도 19조원에 달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또한, 작년 현대 중공업에서만 9명의 하청·비정규직 노동자가 사망한 사례에서 보듯 위험의 외주화에 따라 안전보건의 사각지대가 확대되고, 안전보건에 관한 책임을 하청에 떠넘기는 현실을 지적했다.

4.16 세월호 참사 이후 일터뿐만 아니라 전 사회적으로 안전보건에 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이번 종합계획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그밖에 고용노동부의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삼성 반도체 직업병 (백혈병) 피해자 고 황유미 씨의 산재인정 판결이나, 제주의료원 간호사 노동자들의 집단 유산 산재인정 판결 등 직업성 암, 생식독성 등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이번 종합계획이 만들어지는데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겠다.

 


산업안전보건 혁신 종합계획의 목표

 

고용노동부는 이번 종합계획으로 선진국 수준의 안전한 일터를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20130.71%의 산재사망만인율을 20190.3%로 낮추기로 했다. 이를 위해 4대 추진 안전보건 책임 명확화 대응 능력제고 확고한 기반 구축 실천 중심의 안전보건 문화 확산 과제를 설정했다.

 

 

사업주의 안전보건 책임 강화

 

위험의 외주화에 따른 안전보건 문제의 심각성을 반영하는 듯 이번 종합계획에서 가장 먼저 사내하청업체의 위험작업에 대해 원·하청 공동의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확대했다. 만약 유해·위험작업을 도급할 땐 하청 노동자의 안전보건이 확보되도록 기존의 도급인가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사업주의 안전보건 책임 확대를 위한 또 다른 방안으로 앞으로 300인 이상 고위험 업종 (조선·철강·건설 등) 사업장에서는 의무적으로 안전보건관리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하도록 했다. 사업장 내 안전보건관리자 선임 의무가 없는 5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사업장의 직·반장이 안전보건업무를 수행하도록 했다.

또한, 앞으로 위험성 평가를 하지 않는 사업주에게는 과태료 부과 및 안전보건공단에서 수행하는 사업 제공에 불이익을 주고, 위험성 평가에 따른 개선계획을 이행하지 않으면 사법조치 대상으로 분류하기로 했다.

 

노동자의 참여 및 역할 확대

 

노동자에게 작업현장의 급박한 위험 발생시 '작업회피' 를 결정하게 하고, 사업주에게 안전보건점검 실시를 요구할 수 있다. 또한, 현장책임자에게 안전수칙을 미준수한 노동자에게 작업을 제한하는 권리도 부여했다. 위험성 평가의 경우 노동자 대표가 의무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되었다.

 


업무 특성 맞춤형 안전보건 지원

 

여성노동자들이 주로 일하는 재생산 노동영역 (교육 · 사회복지 서비스, 청소, 병원) 노동자들의 건강증진 및 직무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을 보급하기로 했다. 청소, 현장실습 노동자를 다수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휴게 공간을 제공했는지, 현장실습 노동자에게 안전보건교육을 했는지 등 관련해서 집중 지도점검을 시행한다.

유해·위험 화학물질을 다루는 노동자들의 안전보건을 위해 산업안전보건법상 관리대상 화학물질의 범위를 현재 751종에서 확대해 나가는 한편, 유해·위험성 평가 프로세스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 사용물질, 노출정도, 작업방법 등이 노동자의 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실태조사를 통해 작업환경개선 등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안전보건문화 확산

 

··정이 T·F를 구성 산재 은폐 관련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한, 복지부 (건강보험관리공단 담당), 국민안전처 (119, 응급환자 이송기관 담당) 등 민·관 협업 체계를 통해 산재 은폐를 근절하고, 안전보건문화를 확산하도록 했다.

기존 안전점검의 날을 매월 4일에서 세월호 참사일인 16일로 변경해, 일터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안전의식을 높이는데 힘쓰기로 했다.

 


기업 편의 위한 규제완화 정부가 노동자 건강을?


그러나 이번 산업안전보건 혁신 종합계획역시 박근혜 정부 특유의 유체이탈 기조는 변함이 없었다. 왜 선진국보다 산재사망만인율이 2~4배 높은지, 하청·비정규직 노동자의 산재 사망이 왜 많은지, 4.16 세월호 참사가 왜 발생했는지에 대해 근본적인 고찰도, 책임도, 반성도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었다.

하청·비정규직 노동자의 산재 사망률이 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높은 이유는 고용의 불안정과 함께 위험 작업을 하청·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전가하기 때문이다.

일터에서 급박한 위험 발생 시 '작업회피' 를 결정하도록 보장한다고 하는데, 노동조합이 나서서 작업 중지를 선언해도 하루 일당 공치는 것이 답답해 항의하는 노동자들이 있는 현실이 존재한다.

원청의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확대한다지만, 그동안 기업 활동 규제완화에 관한 특별조치법(기업규제완화법) 아래에서 기업은 다양한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면제받아왔다. 정부가 지속해서 견지하고 있는 규제개혁이다. 전체 정부 정책과 기조는 노동자 안전과 건강, 생명을 경시하는 방향인데 개별적인 접근으로 안전보건이 혁신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헛될 뿐이다.

 


산재은폐 막지 않고 산재사망률 관리?


우리나라 산재 발생률 통계에 대해서는 항상 물음표가 따라 다닌다. 전체 산재 발생률은 낮은데, 사망사고 발생률은 높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를 근거로 사고 사망률을 낮추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제안했다. 그러나 만일 산재 발생 보고가 적어서 산재 발생률이 낮게 나타나는 것이라면 정확한 상황 인식과 통계를 위해 산재 은폐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이 더욱 시급한 과제일 것이다.

현재 낮은 산재 보험 적용률, 산재인정에 대한 부담, 3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만 보고하게 되어 있는 체계 등이 모두 산재 보고를 낮추는 원인이 된다. 물론 이런 단순보고 누락 외에 산재 은폐를 막기 위해 강력한 처벌을 포함한 실질적인 노력이 따라야 하는데, 규제 완화라는 미명 하에 산재 은폐의 중요한 기전으로 작용하는 개별실적요율제를 10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하자고 결정한 것이 작년의 일이다. 정부가 산재 발생 실태를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고민 없이, 산재 은폐를 부추기는 방향의 정책을 펴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 목표를 '사고 사망률 낮추기' 로 설정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진짜 노동자 참여가 필요하다

산재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현장책임자에게 안전수칙 미준수 근로자의 작업을 제한할 수 있는 권리를 준다고 한다. 이는 노동자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고, 안전에 불감하기 때문에 안전사고가 발생한다는 고용노동부의 발상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러면서 이 대책이 근로자의 참여와 역할을 강화하는 조치라고 한다.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데 노동자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그런데 기존 노동자의 참여를 보장하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명예산업안전감독관 등이 실질적으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수십 명의 산재 사망자를 낸 사업장의 비정규직 노조는 사고가 발생해도 공식적인 보고는커녕, 사고 조사에도 정규직 노동조합을 통해서만 참여할 수 있다. 숫자로도 절반에 가깝고 더 위험한 부서에 배치되어 있어도 산보위에도 참여할 수 없다.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 물론,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의 산업안전보건위원회가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곳도 많다. 노동자의 참여라기보다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는 작업중지권 사용 또한 회사의 징계와 고소·고발 폭탄을 맞는다. 노동자에게 사고의 책임을 묻고, 작업을 제한한다는 발상으로는 노동자들의 자율과 권리에 기반을 둔 노동자 참여를 통한 안전문화 확산은 요원하다.

 

물론 한 번의 종합계획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수 없다. 또한, 아무리 훌륭한 계획이라도 안전보건 감독 인력과 예산 확보 없는 계획은 증세 없는 복지처럼 그저 공염불에 불과하다. 공정안전보고, 위험방지계획, ·하청 공생협력, 위험성 평가 등 이미 있는 법과 제도조차 이행되지 않은 게 작금의 현실이다. 무엇보다 전체 국정 방향이 노동자의 삶을 불안하게 하고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 데 안전한 일터, 건강한 노동자, 국민 행복시대는 불가능할 것이다.

[선전] 하루에 5.3명의 노동자가 죽는다 - 4월 노동자건강권 쟁취의 달 기획선전물 (1호)

 

 

 

 

 

 

 

* 현장 선전물 (A3)로 활용하시려면 [기타공유방]에 자료를 활용해주세요

* 명의변경이 필요할 경우 연구소로 연락주세요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Korea Institute of Labor Safety and Health)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 64-140

Tel : 02-324-8633

Fax : 02-324-8632

E-mail : laborr@jinb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