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기획특집-노동안전 패러다임 바꿔야 줄인다 ③-2] 건강진단도 못 받는 특수고용직, 건강실태도 파악 못 하는 정부 (20.09.20, 매일노동뉴스)

[기획특집-노동안전 패러다임 바꿔야 줄인다 ③-2] 건강진단도 못 받는 특수고용직, 건강실태도 파악 못 하는 정부

 

특수고용직의 산재 관련 논의는 수년째 산재보험 가입 범위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사업주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전속성’ 울타리에 갇혀 있다. 그런데 산재보상은 산재가 일어난 이후의 문제다. 산재보상보다 중요한 것은 산재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일이다. 특수고용직 산재를 둘러싼 논의가 산재예방 제도와 정책으로 전환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산업안전보건법 77조가 내실 있게 구성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류현철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직업환경의학전문의)은 “특수고용직을 산업안전보건법 테두리로 끌어온 것 자체는 큰 진전이지만 하위법령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은 한계가 있다”며 “정부는 물론 노동계도 디테일하게 특수고용직이 안전·보건상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안전보건법 77조3항에는 “정부는 특수고용직 안전 및 보건 유지·증진에 사용하는 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사용자를 특정할 수 없어 특수고용직에 대한 안전·보건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선 정부가 나서서 필요한 조치부터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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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노동안전 패러다임 바꿔야 줄인다 ③-2] 건강진단도 못 받는 특수고용직, 건강실태도 �

“이 법은 산업안전 및 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의 안전 및 보건을 유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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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보험 톺아보기] 노동자 건강을 위협하는 산재보험 민영화 / 2020.03

[산재보험 톺아보기] 

 

 

노동자 건강을 위협하는 산재보험 민영화

 

 

 

김형렬 / 노동시간센터 

 

 

 

 

우리나라에서 산재보험을 운영하는 보험자(보험회사)는 근로복지공단이다. 우리나라 산재보험은 1963년에 제정된 이후, 1964년에 노동청 출범과 함께 시행되었고, 1995년부터는 국가에서 운영하던 산재보험을 근로복지공단에 위탁하여 운영하고 있다. 일본은 국가에서 직접 관리운영하고 있고, 오스트리아, 독일, 프랑스 등이 우리와 유사한 공단 중심의 공공운영을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일부 주와 몇몇 나라에서는 민간에서 산재보험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효율성, 포괄성 등을 중심으로 산재보험의 운영체계에 대한 논쟁은 지속되어 왔다. 국내에서도 산재보험의 운영을 민영화하자는 주장이 민간 보험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는 주장과 공공 운영의 경직성을 근거로 정부에서도 구체적인 도입 방안을 논의한 적도 있다. 산재보험을 민간에서 운영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그동안 산재보험 민영화에 대해 다양한 논의와 부적절함에 대한 합의가 있었지만, 여전히 이러한 시도는 금융자본에 의해 계속되고 있다.

산재보험 민영화를 주장하는 논리

산재보험 민영화를 주장할 때 가장 먼저 이야기되는 근거는 산재보험이 사회보험으로서의 속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산재보험은 사업주의 보험으로 국가가 법으로 제도화한 의무보험에 불과하며 이미 사회보험으로서의 산재보험이 개별실적요율제와 같은 민영보험의 방식을 활용하고 있고, 사회보험임에도 강제가입에서 누락된 다수의 노동자가 있어, 사회보험의 기능에 이미 한계가 있음을 제시한다. 즉 민영보험의 기능이 존재한다는 주장이다.

다음으로 민영보험사의 운영능력이 더 있다는 주장이다. 다원적 운영체계를 통해 독점관리체계의 경직성을 줄이고 개인맞춤형의 개별성 향상의 효과가 있을 수 있고, 경쟁체제 도입으로 비용절감과 성과향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때 성과향상은 불필요한 급여지급을 줄이는 방식의 효율 추구를 의미한다. 관리운영 효율화는 보험료 인하를 가져올 수 있고, 보험료 산정에서도 원가분석, 개별성 강화 등을 통해 보험료 인하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사회보장이 노동의욕 위축, 경제 성장저해를 가져온다는 주장이다.

 

 사회보험으로써 산재보험, 산재 노동자의 재활과 복귀를 위한 여러 가지 공공적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민영화 도입시 나타날 문제점

민영화를 도입할 경우 드러날 여러 문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산재보험의 사회보험으로서의 포괄성을 해친다. 단지 산재 노동자의 치료뿐 아니라 재활과 직장 복귀, 예방이라는 포괄적 목표를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 민영 보험에서는 재활과 직장복귀, 예방의 역할은 관심 밖의 문제다. 민영보험에서 생각하는 산재보험은 치료의 문제에 한정된 것이고, 민영화가 되더라도 예방, 재활의 문제는 공공이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둘째, 보험가입자를 철저히 개별화하여 사회보험이 가질 수 있는 소득재분배 효과를 무력화하고, 이로 인해 보험의 수혜가 필요한 대상자의 가입이 오히려 축소될 위험이 있다. 보험가입자의 개별화는 업종별 요율제, 개별실적요율제 강화를 통해 고위험 업종과 사업장에 대한 보험료 부과를 높이고, 상대적으로 산재발생위험이 낮은 업종과 대기업에게 보험료 부과를 줄이는 정책이다. 이로 인해 보험의 필요성이 높은 고위험 업종에서는 높은 보험료 부담으로 인해 보험가입이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셋째, 민영관리체계의 효율화는 급여의 축소를 의미하며, 오히려 일반적 관리 비용은 공공운영에 비해 높을 수밖에 없어, 실제적인 효율에 도달하기 어렵다. 민영보험의 관리 비용은 모집인의 활동비용, 보험회사 간 판매경쟁 유발로 광고 및 선전비용 그리고 영리기관으로서 이윤 확보 등이 필요하여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밖에 민영화 주장의 핵심인 관리체계의 다원화는 체계의 산만성으로 미가입 사업장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우려 지점에도 산재보험 민영화 주장은 보험업계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요구가 있었고,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적어도 관리운영체계를 민간과 경쟁체제로 운영하자는 주장과 사회보험과 보완적 형태의 민간 산재보험을 도입하자는 주장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민간에 의한 운영체제의 핵심적 주장은 완전 민영화보다는 엄밀한 의미에서의 운영주체의 다원화에 있다. 근로복지공단의 독점 운영체제가 아니라 민간에서도 산재보험을 운영하여 보험가입자의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고, 경쟁체제 도입으로 운영의 효율을 가져오자는 주장이다. 운영체계 다원화는 경쟁체제로 인한 관리운영비 감소가 아닌 증가가 우려되며, 가입자 이원화 문제로 민영보험사는 위험이 낮은 사업장을 선호할 가능성이 커서 공공운영의 재정적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으며, 급여 축소로 질 향상을 오히려 저해하거나 산재예방과 재활 사업의 축소를 야기할 위험이 크다. 
 

공공이 운영하는 산재보험이 바람직하다

산재보험 제도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공공이 운영하는 사회보험 형태가 바람직하다. 산재 발생을 줄이는 예방정책과 산재노동자의 장애를 최소화하고 직장복귀를 촉진하는 재활사업 그리고 모든 기업이 산재가입을 쉽게 하고 급여를 신속하고 적절하게 확보할 수 있어야 하고, 사회 총비용의 감소와 효율을 위해서도 사회보험으로서 공적 기관에 의한 관리운영체제가 유지될 필요가 있다. 여러 나라에서 다양한 제도 변화 과정을 거쳐 사회보험으로 정착한 것 자체가 사회보험으로서 산재보험이 가장 효율적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사회보험으로서의 산재보험이 구축해 온 예방-보상-재활의 과정을 통해 재해 발생을 줄이고, 장애를 최소화함으로써 재정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민간 보험회사의 새로운 시도와 우려

민간 보험회사에서는 특수형태근로자의 산재보험 적용 범위 확대에 따라 산재보험 가입을 해야하는 보험모집인에 대해 자사 보험에 가입하게 하고 산재보험 가입을 포기하게 했다. 왜 내가 다니는 보험회사를 두고 산재보험을 가입하느냐는 주장이었다. 노동자 개인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어 더 좋은 질의 민간보험을 선택하게 하겠다는 주장을 연이어 하고 있다. 보험모집인의 자사 가입 주장의 논리는 예방, 재활을 포괄하는 사회보험의 역할을 고려하지 않은 매우 협소한 시각의 접근이다.

또한 실제 급여에 있어서도 비급여 영역의 확대, 장해보상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현재의 산재보험에 비해 우수하다고 볼 수 없다. 실손 보험 등에서 추진하고 있는 공공 사회보험의 보완적 역할을 하겠다는 시도 역시, 사업주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실제 사회적 혜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사회보험에 비해 낮을 수 밖에 없다. 사업주가 비용 부담을 늘려야 한다면 민간보험 가입이 아닌 현재 산재보험의 급여의 범위와 규모를 더 늘리는 방향의 접근이 효과적일 것이다.

근로복지공단의 개선 방향

민영화 반대의 주장이 현재 근로복지공단 운영의 문제를 덮어 버려서는 안 된다. 공공운영기관의 존립근거가 재정 효율에 있지 않고, 충분한 보상과 이전 생활로의 복귀, 노동력 회복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 승인과 종결 중심의 판단을 위한 행정을 대폭 축소하고 산재노동자의 효과적인 치료와 요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재활과 직장복귀, 예방을 위한 서비스와 행정이 확대될 수 있도록 업무 효율을 높이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 근로복지공단이 개별실적요율제와 같은 개별화, 효율화에 집착할수록, 경영효율을 주요한 운영목표로 정할수록 민영화 주장과 위협은 더해질 것이고, 스스로 사회보험 운영자로서 사회보험의 성격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시도할 때 민영화 시도는 줄어들고, 공공기관으로서 존재의 의미는 더욱 부각될 것이다.

[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 노동자가 건강한 사회, 간절함으로 만들고 싶어요 / 2020.01

[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 

 

 

 

노동자가 건강한 사회, 간절함으로 만들고 싶어요

-민주노총 세종충남지역본부 이정호 노동안전보건부장 

 

 

 

나래 / 상임활동가

 

 

 

일터의 안전은 노동자의 안전이자 동시에 시민의 안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터의 문제는 지역사회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노동안전보건 문제는 중앙 정부만으로 는 해결하기 어렵다. 지자체가 지역의 특성과 위험요소를 제대로 파악하고 그에 맞는 다양한 정책과 지원을 펼쳐야 한다. 고민의 시작은 바로 자기가 서 있는 곳에서부터 출발한다.

약 10년 동안 노동자 33명이 사망한 사업장이 있다. 바로 '현대제철 당진공장'이다. 이 공장이 위치한 곳은 충남이다. 이에 충남 지역에서 활동하면서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한 지 2년 반가량 되어 가는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의 이정호 노동안전보건부장을 지난 2019년 12월 26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사무실에서 만났다. 지역의 노동안전보건 활동가는 어떤 고민과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는지에 대해 나누어보았다. 
  
'지역' 노동안전보건활동가의 활동과 고민들

이정호 부장은 민주노총세종충남본부 활동을 시작하기 전까진 노동안전보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뤄보거나 고민하지 못했다고 한다. 실제 지역에서 활동을 시작하면서, 그리고 관련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지금의 고민을 이어나가고 있다. 일상 활동을 이어나가며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하면 대응 활동을 하는 등 바쁘게 지내고 있다. 

"특별한 걸 하고 있는 건 아니에요. 기본적으로 산재 신청 요청이 들어오면 함께 하고 있어요. 교육을 제가 다 직접 하진 않지만 사업장 상황에 필요한 교육을 기획하고 함께 준비해요. 2020년부터는 명예산업안전감독관 활동을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만들어가려고 해요. 그리고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대응하고 있고, 충청권 노동안전보건 활동가대회도 준비하고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일상의 긴 호흡을 이어가며 중대재해 사고나 긴급하게 발생하는 사건 대응에도 힘쓰고 있는 이정호 부장은 노동안전보건 운동은 특정한 직업과 자격증을 갖춘 사람들만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모든 운동에는 전문적 역량이 있죠. 노동조합을 조직하고 만들 때도 그 부분에 깊숙이 들어가면 근로기준법이라던가 내용적으로 공부를 해야 하는 게 있어요. 전문가 영역이라고 하는 건 역으로 특수한 몇몇 사람만의 문제, 산재와 현장개선 문제는 전반적인 문제임에도 남의 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죠. 이런 태도가 노동안전보건 운동을 어렵게 한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이 운동이 대중적으로 충분히 공유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표현이 아닐까요?" 

'간절함'과 '제발'에서 비롯되는 노동안전보건활동
 

    
최근 몇 년 동안 언론 기사를 통해 노동자의 산재사고, 사망 문제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긍정적이라고 볼 순 없겠지만 이전보다 노동안전보건 문제가 사회적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기도 했다. 산업안전보건법이 김용균 투쟁을 통해 28년 만에 전부 개정되기도 했고, <닥터탐정>이라는 노동자의 산재 문제를 다룬 드라마도 등장했다. 
  
이정호 부장 역시 이러한 변화들, 사회적으로 올라오는 분위기를 느끼고 있다며 속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앞으로 점차 노동안전보건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지 않겠냐고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본인 역시도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서 많은 것이 바뀌었다고 했다. 

"노동안전보건 특히 중대재해를 접했을 때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물러날 수 없는 것들이 있더라고요. 이건 흑백이 있어요. 명확해요. 목숨이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사람이 최소한 지켜야 할 것들이 있는 거죠. '돈보다 사람이 먼저다'가 지켜지지 않더라도 그 자체를 부정할 순 없죠.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고 김용균 북콘서트에 갔었는데 그때 토크 참여자였던 안재범 당시 민주노총 세종충남본부 노동안전보건위원회 위원장이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간절함이란 게 생긴다'고요. 그 마음이 이해가 가요. '제발'이란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든 이 고개를 넘어가야 한다는 게 생긴 거죠. 거기서 방향타가 분명해져요. 가다가 못갈지언정 안 갈 순 없는 거예요. 노동안전보건 활동은 저에게 계속 무엇인가 하라고 계속 얘기해요. 지역에서 산재 사건이 발생하잖아요. 그럼 저는 밑도 끝도 없이 장례식장에 가봐요. 안가면 마음이 불편해요. 가서 산재 신청하는 방법이라도 말씀드리고 나와요."

'간절함'과 '제발'이라는 사이에서 이정호 부장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자기 역할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노동조합에 가입을 한 사람이든, 가입하지 않거나 못한 사람이든 사람의 목숨과 삶이라는 가장 중요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죽음과 다치는 문제를 겪고, 다루다 보면 때론 지치기도 한다. 그에게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물었다.

"아무래도 무겁죠. 스트레스도 받고요. 덜 받는 편이라고 생각을 하는데도 어려움은 있어요. 그런데 어쩔 수 없죠. 하다가 안 되는 일을 겪기도 하고 그러니까요. 가장 큰 어려움은 그런 거에요. 한 발도 나아가지 못했구나 싶을 때요. 한 발이라도 나아가지 못한 게 아니라 많이 어려워졌구나란 생각이 들어요. 현장을 개선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것만은 아니고, 같이 만들어야 하는데 꽤 쉽지 않을 때도 있어요. 그런 부분이 제일 어렵더라고요." 

아프고 다치고, 죽는 사람과 사건을 대면하고 바꾸고자 하는 의지로 활동해 나가는 이정호 부장은 그래도 이 운동을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산재 신청해서 승인될 때가 좋아요. 제가 승인을 한 건 아니지만요. (웃음) 일을 해서 현장이 조금이라도 개선되는 것도 기쁘고요.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생겨나는 것도 좋아요. 모든 게 다 실패는 아니잖아요? 사람이든 뭐든 구체적으로 보이고 만들어나가는 것도 즐거워요. 그런 게 좋아요. 운동이라는 게 끝이 없지만 그런데도 마무리는 시점이 존재하고 명확하죠. 뭔가 대응하고 결과가 있고요."

산재 대응과 보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려운 직장 복귀

"최근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정신질환이 생기고, 해고까지 당한 분의 사례에요. 산재 신청을 했는데 불승인이 됐어요. 그런데 불승인이 났다고 해고가 정당하다는 결과가 나온 거에요. 근로복지공단에 문의하니 해고의 정당성 여부를 갖고 산재를 판단하지 않고, 그 역도 맞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해고와 산재 문제는 법리 자체가 다른 문제잖아요? 그런데 지방노동위원회가 이걸 근거로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단한 거죠.

다시 재조사를 요청했고, 실제 조사를 했더니 중간에 조사가 완전히 잘못된 게 확인이 돼서 해고가 무효가 됐어요. 그러나 결국 그분은 일을 그만뒀어요. 복직을 할 수 있긴 했지만,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기 때문에 복귀한다는 게 쉽지 않으셨던 거죠. 이분은 조합원이 아니었어요. 이렇게 개별 상담만 받아서 산재 승인 받은 게 30건이 넘어요. 그런데 한 번도 직장 복귀를 한 분은 없어요. 노동자들이 상담받으러 올 때는 회사에 다닐 마음조차 없을 때 오시는 거예요. 관계를 끊겠다는 마음을 먹어야 산재 신청을 할 수 있는 상황인 거죠." 

정부는 지난해 일하는 중 재해를 당하거나 질병에 걸린 산재 노동자들이 일터로 복귀하는 비율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긍정적인 보도자료를 냈다. 2019년 6월 산재노동자 직업복귀율이 65.03%로 2018년 동월 61.58%보다 3.45%P(포인트) 증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역에서 겪는 문제들을 접한 이정호 부장은 이런 수치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했다.

여전히 노동자들에게 산재 신청은 높은 문턱이다. 게다가 건강을 악화시킨 요인이 그대로 남아있는 직장으로 다시 돌아간다는 것은 다시 아플 것을 각오하고 가야 한다는 것과 동일하다.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채 돌아가는 것은 노동자에겐 견디기 힘든 상황이다.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지역 사회 만들어가기 위한 과제들

"근로복지공단도 공단이지만 사실 병원도 어려워요. 여러 번의 일을 겪으면서 의사분들이 노동자 건강권과 산업재해에 대한 이해를 높이셔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요. 산재신청을 위해 함께 병원에 동행했어요. 그런데 담당 의사가 퇴행성이기 때문에 산재라고 보기 힘들다는 거에요. 대전지역 질병판정위원회 지침으로 퇴행성이라고 불승인을 못 내게 되어 있어요. 업무상 악화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고려해야 하죠. 그런데 병원에선 퇴행성이라고 소견서를 안 써주려고 하더라고요. 그런 문제로 여러 번 어려움이 있었죠. 병원에서 산재 노동자는 을이에요."

아픈 노동자의 문제를 함께 겪으며 깊어지는 고민도 있다. 바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운동이다. 이정호 부장이 최근 가장 관심을 가지며 지역에서 제대로 해보고 싶다고 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운동은 지금으로 가면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왜냐면 실제 처벌받는 기업이 없거든요. 법제도 변화는 현실변화가 있어야 가능한데, 아무 기업도 처벌을 안 받고 있죠. 처벌받는 기업이 생겨야 법제정도 된다고 봐요. 운동과 법 제정이 만나야 해요. 실제 그런 싸움부터 하고 바꿔나가야죠. 사업주에게 안전과 보건에 관한 책임이 있어요. 이걸 실제 하도록 해야 해요. 실제 어떤 해당 사업장에 문제가 있고, 사업주가 안전보건 의무 조치를 충분히 안 하면 정말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운동을 하고 싶어요. 지역에서 놓치지 않고 집요하게 받고 들면서 말이죠. 그래야 바뀔 것 같아요."

이정호 부장은 마지막으로 노동조합을 비롯해 우리 사회가 노동안전보건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힘주어 이야기했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가 중요해요. 우리가 함께 건강할 수 있는 것, 내가 재벌이 아니어도 돈을 많이 벌지 않아도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어야죠. 앞으로 노동안전보건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더 높아질 거라고 봐요. 사람들은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하잖아요. 권리로서 우리가 더 이야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언론보도] 산재 자료협조 거부 과태료 부과 법안 조속히 통과돼야 (20.01.30, 매일노동뉴스)

산재 자료협조 거부 과태료 부과 법안 조속히 통과돼야

손익찬 변호사(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2020.01.30 08:00

 

 

사업주는 공단이 산재보험금을 지급하면 그 부분만큼은 자신이 민사 책임을 부담하지 않아도 되므로 사업주에게 이득이 된다. 그러나 이를 이득으로 여기지 않는 이유는 사업주가 궁극적으로 민사책임마저도 손쉽게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산재 민사소송을 걸면 사업주의 고의나 과실을 증명해야 하므로 무과실 책임인 산재보험보다 입증이 어렵다. 또 노동자측 실수나 체질적 소인에 관한 ‘과실상계’만 있을 뿐이고, ‘징벌적 손해배상’은 없으므로 배상액도 깎인다. 결국 당장 필요한 변화는 한정애 의원안같이 산재보험 제도 내에서 해결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산재 피해 노동자의 답답한 마음을 풀어 주려면 이 법안이 국회에서 최대한 빨리 통과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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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자료협조 거부 과태료 부과 법안 조속히 통과돼야 - 매일노동뉴스

길을 걷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생각해 보자. 목격자도 CCTV도 없는 상황에서, 유일한 증거는 가해 차량 블랙박스뿐이다. 그런데 가해 차량 운전자가 블랙박스 제공을 거부한다. 심지어 가해자는 피해자인 내가 혼자 넘어진 것이고, 교통사고 자체가 없었다고도 주장한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현장에 출동하지도, 자료조사를 하지도 않는다. 그리고 경찰은 개인정보 침해 문제가 있으므로 피해자가 자료를 받을 권리는 없고, 경찰이 수집한 자료를 정보공개 청구해서 받아 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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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일하다 아픈 건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20.01.16, 매일노동뉴스)

일하다 아픈 건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이태진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노동안전보건부장(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승인 2020.01.16 08:00

 

필자는 노동조합에서 노동안전보건업무를 하고 있다. 사업장에서 교육을 할 때마다 일하다가 다치거나 질병이 발생하면 산재를 신청해야 한다고 강변하고 다니지만, 현실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금속노조 사업장들도 조합원들이 산재처리를 꺼리고 공상으로 처리하는 실정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 있겠지만 대부분 산재 신청·처리 절차에 대한 어려움과 기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 산재 불승인 우려와 회사에 찍힐 것에 대한 두려움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2549

 

일하다 아픈 건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 매일노동뉴스

필자는 노동조합에서 노동안전보건업무를 하고 있다. 사업장에서 교육을 할 때마다 일하다가 다치거나 질병이 발생하면 산재를 신청해야 한다고 강변하고 다니지만, 현실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금속노조 사업장들도 조합원들이 산재처리를 꺼리고 공상으로 처리하는 실정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 있겠지만 대부분 산재 신청·처리 절차에 대한 어려움과 기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 산재 불승인 우려와 회사에 찍힐 것에 대한 두려움이 공존하기 때문이다.직장내 괴롭힘과 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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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제대로 된 김용균법이 될 때까지 전력을 다하겠다” (19.12.08, 노동과세계)

출처: 노동과 세계 http://worknworld.kctu.org/news/articleView.html?idxno=250946

“제대로 된 김용균법이 될 때까지 전력을 다하겠다”

고 김용균 노동자 1주기 마석 모란공원 추도식

 

노동과세계 변백선승인 2019.12.08 19:04

 

“용균이 동료들이 편지글 낭독했던 것이 기억난다. 아직도 현장은 깜깜하고 자기 앞날도 깜깜하다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현장이 너무 많다. 용균이 동료들 뿐일까. 우리나라 많은 사람들이 그런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바뀌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 어떻게 하면 바뀔지 저도 잘 모른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지난해 12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중에 숨진 고 김용균 비정규직 노동자의 1주기를 앞둔 8일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서 추도식이 열린 자리에서 어머니 김미숙 씨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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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된 김용균법이 될 때까지 전력을 다하겠다” - 노동과세계

“용균이 동료들이 편지글 낭독했던 것이 기억난다. 아직도 현장은 깜깜하고 자기 앞날도 깜깜하다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현장이 너무 많다. 용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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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하청 노동자의 육신을 갈아 도시 밝히는 일 없어야 (19.12.09, 오마이뉴스)

하청 노동자의 육신을 갈아 도시 밝히는 일 없어야
김용균 1주기를 추모하며

19.12.09 09:45l최종 업데이트 19.12.09 09:45l

류현철(kilsh)

 

출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1년이 지났습니다. 노동자 김용균이 일하다 숨진 지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오늘 산재 노동자 김용균 추모하는 자리에 서서 그가 떠난 지난겨울을 다시 떠올려봅니다.

김용균은, 노동자들은 캄캄하고 두려웠을 것 입니다. 컨베이어의 압도적인 속도와 굉음, 탄가루로 자욱하여 한치 앞도 제대로 분간키 어려웠던 그 지옥도와 같은 일터에서 홀로 일하던 하루하루가 그랬을 것입니다.

우리도 캄캄하고 두려웠습니다. 그가 갈가리 찢겨 일터에서 죽어가야만 했던 이유를 제대로 밝히지 못할 것 같아서, 이렇게 노동자들이 죽어가는 상황 앞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무기력하게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끼어서 숨진 열아홉 살 구의역 김군을 보내며 시작되었던 산업안전법 개정 요구들은 24건이 넘었지만 차곡차곡 쌓여 묵혀져 가고만 있었습니다. 

 

http://omn.kr/1ltvw

 

하청 노동자의 육신을 갈아 도시 밝히는 일 없어야

김용균 1주기를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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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근로복지공단이 재해노동자와 유족에게 갖춰야 할 기본적 태도 (19.10.24, 매일노동뉴스)

근로복지공단이 재해노동자와 유족에게 갖춰야 할 기본적 태도

이태진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노동안전보건부장(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2019.10.24 08:00

근로복지공단의 핵심 가치는 배려·책임·혁신이다. 이 중 ‘배려’는 산재노동자와 취약계층 노동자가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다짐이자 약속이다. ‘책임’은 공정한 업무 수행을 통한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근로복지공단의 핵심 가치 세 가지가 지켜지지 않거나 불충분할 경우 재해자와 유족들에게 원성과 지탄을 받게 되고 근로복지공단 존재 이유까지 흔들리게 된다.

근로복지공단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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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이 재해노동자와 유족에게 갖춰야 할 기본적 태도 - 매일노동뉴스

2016년 3월14일 유성기업의 끈질기고 일상적인 노조탄압과 일터 괴롭힘으로 인해 금속노조 유성기업영동지회 고 한광호 조합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곧바로 열사대책위와 유성범대위가 구성됐고,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유성지회 조합원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열사의 한을 풀기 위해 투쟁했다. 그 과정에서 노조파괴를 묵인하고 방조했던 검·경과 고용노동부 등 정부기관을 상대로 한 투쟁은 잊지 못할 기억이다. 그들은 하나같이 열사의 죽음에 기본적인 애도나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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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 문송면, 원진31주기 산재사망 노동자 합동 추모제

산재피해자가족과 함께 하는 
'2019 산재사망 노동자 합동추모제' 함께 해주십시오

문송면/원진 31주기 산재사망 노동자 합동 추모제

일시: 2019년 6월 30일 (일) 오전11시
장소: 마석모란공원 

[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 반올림 11년의 싸움 일단락 짓다 / 2018.12

반올림 11년의 싸움 일단락 짓다

- 반올림 공유정옥 활동가 인터뷰

재현 상임활동가


지난 11월 23일 삼성전자와 반올림은 사회적 합의/중재라는 방식으로 길고 길었던 싸움을 일단락지었습니다. 협약식 이후 많은 언론에서 이번 결정이 갖는 의미를 보도했습니다. 길게는 11년간 반올림 운동을 함께 해왔고, 짧게는 5년 10개월 동안 반올림 교섭단 간사로 활동한 공유정옥 반올림 활동가를 만나 이번 사회적 합의에 대한 소회와 이후 계획에 대해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인터뷰는 지난 12월 4일 반올림 사무실에서 진행하였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전자산업 직업병 피해자 보상

“크게 보면 사과, 보상, 예방 대책에 대한 보완, 사회 공헌 이렇게 4개로 나눌 수 있어요. 각각 보면 보상은 개별 보상액은 낮아도 보상 대상은 넓다고 볼 수 있어요. 보상 대상자는 1984년부터 삼성전자 반도체 DS(디바이스솔루션)에서 일했던 분들이고요. 보상 기간은 향후 10년 뒤인 2028년까지 발생 할 수 있는 피해자들을 보상하도록 했어요. 여기에 사내하청업체 전/현직 노동자, 생산직은 아니지만, 현장에 상시 출입하는 업무를 했던 노동자들도 보상을 받도록 했어요.”

공유정옥 활동가는 보상 대상을 확보하면서, 보상 질병 범위도 넓혔다고 한다.

“질병의 경우 기존에 삼성전자 자체보상위원회가 했던 것보다 범위를 넓혀서 희귀 질환, 자녀에게 나타난 질환에 대해서도 보상하도록 했어요.”

구체적인 질병으로 보면 백혈병, 비호지킨림프종, 다발성골수종, 폐암 등 16종의 암이다. 자녀에게 나타난 질환의 경우 유산, 사산, 소아암 등이 포함되었다. 

재발방지와 사회공헌도 진행

“사과는 삼성전자 대표 이사가 공식 석상에서 사과하는 것으로 했어요. 반올림과 함께해왔던 피해자들에게는 개별로 사과문을 발송하도록 했고요. 재발방지대책은 2016년에 삼성전자와 합의했던 사항이 있는데 거기에 내용을 보완했어요. 구체적으로 보면 이전에 합의했던 재발방지대책이 삼성전자 내부에 이런 시스템을 마련
하고 그걸 감시하는 옴부즈만 위원회를 만드는 거였다면, 이번에는 삼성전자가 타 반도체 전자산업 기업, 공공기관과 협의해서 반도체 전자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지침을 만들라는 거예요. 일종의 업계 차원의 매뉴얼을 만들라는 거죠.”

또, 이번 사회적 합의로 삼성전자가 사회공헌을 하도록 내용을 마련하였다.

“사회공헌의 경우 삼성전자가 공공기관인 안전공단에 500억을 기탁해서 전자산업안전보건센터를 설치하고 전체 반도체 전자산업 노동자의 건강을 예방하도록 했어요.”

꼭 해야 할 재발방지와 사회공헌 활동

“아까 말씀드렸던 재발방지대책과 관련해서 지난번 조정위원회가 제안한 1차 조정안에서는 삼성전자가 1천억 원을 출연해서 직업병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예방 활동을 하는 독립법인을 만들라고 한 건데요. 결국 삼성전자가 못하겠다고 하니까 이번 2차 조정에서는 형식을 바꾼 것 같아요. 저는 이제 규모가 있는 반도체 전자산업 기업은 피해가 드러난 사람들에게 보상을 하고 있으니 개별 보상을 넘어서 사외협력업체 노동자를 비롯해 전체 반도체 전자산업 노동자의 위험이 외주화 되고 있는 것들을 안전공단이 긴시간을 들여서 연구하고 해결 방안을 꾸준히 찾아나가게 하는 걸 꼭 해야겠어요.”

공유정옥 활동가는 두 가지 집중해야 할 의제를 제안했다.

“첫째는 현장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를 삼성전자도 노동자도 잘 모르거든요. 그렇다면 삼성전자가 고객으로써 화학물질을 공급하는 업체가 위험성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을 하도록 해야 해요. 둘째는 사외 협력 업체 노동자들 문제인데요. 이분들은 마치 건설 현장 플랜트 노동자들처럼 반도체 전자산업 현장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일하다 병에 걸리는데, 기업은 다들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서요. 이 사회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위 사업장 문제를 넘어서 고민하는 게 필요하고 결국 그걸 할 수 있는 건 공공기관인 안전공단이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보상액이 아닌 과정을 주목

“많은분들이 보상액이 충분하지 못한 것 아니냐고 속상해하고 아쉬워하는 부분이 있는데요. 2028년에 보상 제도가 중단되면 답답해지는 점도 있을거고요. 무엇보다 이걸 보상금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피해자들의 젊음과 삶과 목숨을 어떻게 보상금과 비교 할 수 있겠어요.”

공유정옥 활동가는 보상액 못지않게 보상 과정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마도 이번 중재 합의로 보상지원위원회가 본격적으로 보상을 하게 되면 11년간 반올림이 알고 있거나 제보하는 사례보다 더 많은 피해자들이 나타날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자체가 2028년까지 10년의 연구라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드러나는 직업병 피해 사례들은 반도체 전자산업 노동자의 건강을 예방하는데 있어서 소중한 자료가 모이는 거니까요. 과거 피해자의 아픔을 기록해서 10년간 모인 이 정보를 바탕으로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남기기 위해서 계속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반도체DS 계열 노동자들만 보상을 받는 이유

“2012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요. 당시에 반올림과 함께하는 피해자, 유가족들이 산재를 인정받기 위해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에 삼성전자가 행정소송 원고 5명에게 개별로 보상을 하고 싶다 연락이 왔고요. 저희는 삼성전자가 보상하고 싶으면 5명만 하지 말고 직업병 피해자 전체에게 보상하라고 요구했고. 삼성전자로부터 답이 왔죠.”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사장이 본인이 책임지고 총괄 해서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한 것이다. 반올림, 직업병 피해자, 유가족은 논의 끝에 삼성전자 반도체 DS피해자들의 보상을 위한 대화에 응하기로 하였다.

“그때까지 반올림에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 외에 직업병 피해자들의 제보가 일부 있었지만 소수였고 반올림과 산재신청을 한다 던지, 싸우는 투쟁하는 상황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결국 삼선전자 반도체DS 부문 피해자에 대한 보상과 사과,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하며 대화에 응하기로 했어요.

삼성전자는 반도체DS 부문만 가능하다고 하니, 이 순간을 몇 년간 기다려왔던 반올림의 반도체DS 직업병 피해자 유가족들이 다른 부문까지 포괄하고 기다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반올림 활동가들이나 다른 피해자, 유가족들도 모두 마찬가지인데요. 다른 계열사에서 일했던 직업병 피해 노동자가 보상을 받지 못하는 부분은 정말 아쉽고 꼭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번 중재안 협약식에서 황상기 아버님이 삼성전자가 하루 빨리 다른 계열사 노동자에게도 보상하라고 요구한 것도 이러한 이유고요. 조정위원회 역시 중재안 권고 사항으로도 삼성전자가 다른 계열사 노동자를 보상하라는 요구한 것도 이런 맥락이고요.”

국제 사회의 평가

“활동가들이나 전문가들 반응은 일단 삼성전자가 화학물질 노출과 직업병 간 원인이나 노출 여부를 따지지 않고 보상한다는 것에 대해서 대단히 충격적이라고 보는 것 같아요. 그리고 1023일간 삼성본관 앞에서 농성을 이어나갔는데 그 힘이 이러한 성과로 귀결된 것에 대해서 뭐랄까 영감을 준다, 힘이 된다, 정말 하면 되는구나, 삼성이라는 기업에게 이런 약속을 받아낼 수 있구나라는 얘기들을 많이 해줬어요.”

공유정옥 활동가는 해외 활동가, 전문가, 언론 등에서 이번 중재 합의서와 조정권고안에 대한 여러 질문들을 해오고 있어서, 이 의미를 정확하기 전달하기 위한 번역 작업도 진행 할 거라고 했다.

이번 사과의 의미

“삼성전자가 한 사과가 충분했냐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우리가 충분했냐 아니냐를 결론 낼수 없는 것 같고요. 주목해야 하는 건 앞으로 우리가 붙들고 갈 사과 표현이 있느냐가 중요할거 같은데요. 삼성전자 김기남 이사가 ‘과거 화학물질 관리가 충분하거나 완벽하지 못했다’라는 말을 했다는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이 말을 두고도 누구는 빈말한 거라고 치부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런 빈말이라도 말이 나오게 하는데 11년이 걸렸다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이게 빈말이 아니려면, 우리가 삼성전자에게 구체적으로 무슨 잘못했는지 묻고, 사과의 의미가 어떻게 살아 숨쉬게 할 건지 결국 우리에게 달려 있는 문제 같아요.”


또, 공유정옥 활동가는 이번 삼성전자의 사과는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사과로 피해자들 당신이 몸이 약해서, 잘못해서가 아니라 삼성전자가 잘 못해서 병에 걸릴 수도 있었다는 말 자체가 피해자들에게 명예회복이 일부라도 되었기를 바라고요. 삼성전자가 했던 사과를 우리가 어떻게 진정성 있는 결과로 만들어 낼지, 어떻게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시키도록 만들지 적극 해석했으면 좋겠어요.”

주목해야 할 조정권고문

“1차와 2차 조정에서 조정위원회가 삼성전자가 노동인권선언을 하도록 권고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꼭 노동인권선언을 만들었으면 하는데 현실적으로 참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선 삼성전자가 2011년에 이 문제에 대해 사과했는데 여기에 더해 권고 사항까지 이행하라는 건 어려울 것 같고요. 운동 진영 안으로 보면 지금 삼성전자가 노동인권선언을 발표하도록 해서 사회적으로 면죄부 받을 기회를 주는게 아니라 기업이나 경영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해야 상황이라고 판단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선언도 선언인데, 이 선언이 현장에서 살아 숨 쉬려면, 현장노동자들과 이런 약속을 해야 한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11년을 싸웠는데 아직도 이 주체들이 없고 안보잖아요. 노동인권선언을 하는데 정작 현장 노동자는 없고 공장 밖 노동자들과 사회만 있는 상황인거죠.”

공유정옥 활동가는 여러 상황이 있지만 그럼에도 삼성전자 스스로 충분하지 않고 완벽하지 않았다던 현장 안전보건 관리에 대한 개선 방향과 노동자의 단결권을 비롯해 노동인권의 가치를 부여하는 의미로 노동인권선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회적 합의/중재의 의미

“이번 사회적 합의/중재의 가장 큰 의미는 삼성전자가 직업병 피해자가 발생한 원인이 무엇인지, 어떠한 유해화학물질에 얼마나 노출되었는지 따지지 않고 보상한다는 것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것도 첨단산업에 상징이라는 삼성전자가 그 공장이 생긴 이래로 현장을 완벽하고 충분하게 안전관리를 하지 못해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 보상하고 책임지겠다고 사과한거니까요.”


뒷짐지고 있던 정부의 책임

“사실 지금 오늘이 오기까지 정부의 책임이 있어요. 그래서 앞으로 정부가 당장 할 수 있는거부터 하나 하나 해나갔으면 해요. 일단 수십 건의 판례가 있으니 이걸 토대로 직업병을 폭 넓게 인정해야 하고 인정 기준 역시 낮추는 게 필요해요. 이것을 앞으로 일관되게 집행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하고요. 이런 작업은 정부가 관심과 의지만 있으면 당장 할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국회는 현재 미비한 법 제도를 보완하기 위한 연구와 입법적 개선 노력을 더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제는 현장 노동자들과 만나고 손잡아야 할 때

“이 부분과 관련해서 얼마전에 여성신문에 기고한 글이 하나 있는데. 이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최근 어느 방송에서, 반올림 최초의 산재 신청자이자 삼성과 정부에 맞서 11년 동안 투쟁의 구심에 서왔던 황상기 씨는 이렇게 말했다. 딸 유미와 했던 약속을 지켰으나 정작 유미의 목숨은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고. 많은 이들이 그 인터뷰를 보며 눈물을 훔쳤다. 필자도 도리 없이 울 수밖에 없었다. 만 스물 세 살을 채우지 못하고 숨진 유미 씨를 비롯하여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이들과, 생명은 유지하였으나 평생 통증과 장애를 안고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안타까와서 울었다. 이들의 고통은 그 어떤 것으로도 보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고, 더 깊이 울었다. 보상도 회복도 불가능한 고통이기에, 그 아픔을 예방하는 일이 더욱 절실하다. 이제는  목숨을 지켜주지 못한 딸과의 마지막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아버지만이 아니라, 목숨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딸들과 만나고 싶다.

[꽃다운 나이에] 가엾게 희생된 반도체 소녀의 영정이 아니라, 자신의 일터를 더 안전하고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한걸음 나서는 여성 노동자들을 마주하고 싶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한] 여동생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당당하게 나서는 멋진 그녀들을 만나고 싶다. 병상에 누운 차가운 손이 아니라, 뜨겁고 힘이 가득한 그 손을 잡고 싶다.] 지난 11년의 활동을 돌아보면 반올림이 산재 피해자이자 유가족 당사자들과 싸우면서 작은 불씨를 만들고 여기까지 왔는데요. 다음에 더 큰 횃불을 만들기 위해서는 공장 안에 있는 노동자를 만나야 하는데 지금까지 못 만나왔어요. 현장에서 여성 오퍼레이터들은 성별, 직무, 임금, 전문성 등 모든 위계에서 제일 밑에 있는 노동자들 이잖아요. 그렇다면 이 사람들이 현장의 문제를 알고 투덜대고 참여해서 바꿀 수 있느냐가 노동자 건강권을 보장하는 현장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리트머스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이 리트머스 종이를 언제 확인할 수 있을지 아직은 모르겠네요.“


공유정옥 활동가는 반도체 소녀의 목숨은 누가 지켜주는 게 아니라 그녀들, 노동자들 스스로 지킬 때 가능할거라고 힘주어 말했다. 

앞으로 놓인 과제

“많은분들이 이제 반올림은 일단락 하고 정리하는 거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요. 수많은 직업병 피해자들이 기업의 보상이 아니라 공적으로 산재를 인정받아야 해요. 또, 이번 삼성전자와 중재 과정에서 정말 많은 피해자분들이 전화를 주셨어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보상에서 배제되어 있는 다른 계열사분들이나 진단명이 없어서 보상을 못 받는 분들이 있어서 너무 괴로운데, 앞으로 이분들과 산재신청도 하고 개별 기업 보상을 희망하는 분들은 같이 싸우고 그러면 좋겠어요. 산재보험 개혁을 위해서 할 게 있어요. 지금 소송전을 하는 작업현경측정결과 보고서나 기업의 영업비밀 남용 문제 등에 대해서 싸워야 해요. 반올림 내부로 보면 긴 농성으로
조직 구조와 운영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어서 그걸 안정화하기 위한 계획이 필요하고요.”


반올림은 이번 삼성전자와 사회적 합의/중재로 11년의 싸움을 일단락 한다. 그러나 일단락이라는 말처럼 이번 결과는 쉼표이지 마침표가 아니다. 앞으로 더 많은 피해자들과 산재를 인정받기 위한 싸움, 더는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현장의 안전보건 예방을 강화하는 활동, 이를 위한 법제도 마련, 현장 노동자의 조직화 등을 위해 다음 싸움을 펼칠 것이다.

[언론보도] 오늘도 노동 현장을 찍는 1인 미디어, '미디어뻐꾹' (프레시안)

오늘도 노동 현장을 찍는 1인 미디어, '미디어뻐꾹'
[ACT!] 1인 미디어 활동가 '미디어뻐꾹' 인터뷰



1인 미디어의 시대다. SNS를 켜면 각종 먹방, 뷰티방송 등이 대세다. 한편 새로운 영상 문법으로 사회적 주제를 다루는 콘텐츠 제작사도 있다. 닷페이스, 지픽쳐스, 씨리얼, 스브스뉴스 등은 자칫 딱딱하게 느껴기 쉬운 주제를 재치있게 접근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한다.

<ACT!>에서는 사회적 주제를 다루는 미디어를 찾아가보기로 했다. 첫 번째 인터뷰 대상은 '미디어뻐꾹'이다. 현장영상을 다루는 1인 미디어는 여럿 있지만 미디어뻐꾹은 노동분야, 특히 산업재해를 주로 다룬다. 최근에는 삼성 반도체 백혈병 피해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모임인 '반올림'에 대한 영상 작업을 주로 하고 있다. 인터뷰도 역시 반올림 농성장이 있는 강남역 인근의 한 카페에서 진행되었다.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206684&utm_source=naver&utm_medium=search

[자료집] 한노보연 2013 현장연구 나눔마당


 


[2013]현장연구_나눔마당_자료집.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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