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서] 이주민의 건강보험 가입 장벽을 높이고 차별을 유지・강화 하는 보건복지부 「외국인 및 재외국민 건강보험 제도 개선방안」에 반대한다

< 공 동 성 명 서 > 

이주민의 건강보험 가입 장벽을 높이고 차별을 유지강화 하는 보건복지부 외국인 및 재외국민 건강보험 제도 개선방안에 반대한다 

지난 67, 보건복지부는 외국인 및 재외국민 건강보험 제도 개선으로, 도덕적 해이는 방지하고 내외국인간 형평성은 높인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6개월 이상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의 지역가입을 의무화하고, 건강보험료를 체납한 외국인에 대해 체류 관련 심사 시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이 개선안의 골자이다. 

장기체류 이주민에게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해 건강보험 적용인구를 늘리겠다는 것 자체는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보도자료를 발표하면서 도덕적 해이 방지,’ ‘·외국인간 형평성 제고등 마치 이주민들이 건강보험 부정수급의 주범이며 부당하게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표현을 사용한 것은 유감이다. 

나아가 건강보험 가입의 의무와 책임을 이주민 당사자에게만 부과하고 있다는 점과, 이주민의 건강보험 지역가입에 장벽이 되어온 체류기간 요건은 강화하면서 차별적인 보험료 부과기준은 여전히 유지하겠다는 입장에는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국민건강보험법장기체류 재외국민 및 외국인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기준 (보건복지부 고시 제2015-138)은 외국인등록을 하고 국내에 일정 기간 이상 체류하는 이주민에 대해 내국인과 마찬가지로 건강보험 직장가입 또는 지역가입의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2017년 말 기준 장기 합법체류 이주민의 건강보험 가입률은 59.4%에 불과해, 전체 건강보험 가입률인 95.6%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1). 이주민들의 건강보험 가입률이 낮은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건강보험

전체

외국인

재외국민

직장가입자

36,898,912

625,891

16,843

지역가입자

14,041,973

264,000

6,416

합 계

50,940,885

889,891

23,259

건강보험 가입률

95.6%1)

59.4%2)

N/A3)

출처: 국민건강보험. 2017 건강보험 주요통계

비고: 1) 주민등록인구와 외국인등록(거소신고 포함)을 한 합법체류 외국인인구 중 건강보험가입자의 비율

2) 외국인등록(거소신고 포함)을 한 합법체류 외국인인구 중 건강보험가입자의 비율

3) 재외국민 중 귀국해 주민등록을 한 자는 건강보험 가입이 가능하나 국내 체류 재외국민의 수가 별도로 집계되지 않아 건강보험 가입률 계산이 불가능함

 

 1. 건강보험 직장가입의 문제 - 건강보험 미적용 사업장에 외국인 고용허가, 당연가입 사업장이라도 건강보험 가입 여부 감독 및 제재 조치가 없어 

우선, 이주민들은 취업을 하고 있어도 건강보험 직장가입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 당연적용 사업장이 아닌 곳에 고용되어 있거나, 당연적용 사업장에서 건강보험 가입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정부가 이주노동자 도입과 고용을 위해 공식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고용허가제 하에서도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사업장에 고용허가를 내주어, 고용된 이주노동자들이 직장건강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사례들이 숱하게 존재한다. 

그럼에도 고용허가 발급 시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라는 인권단체들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건강보험 당연적용 사업장의 건강보험 가입여부를 감독하거나 사업주의 가입 거부를 제재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그런데 보건복지부의 개선안에는 건강보험 직장가입률 제고를 위한 대책은 전혀 마련되어 있지 않다. 

2-. 건강보험 지역가입 자격, 국내 체류기간 3개월에서 6개월 후로 요건 강화되면 건강보험 공백 기간만 길어져 

직장가입이 어렵다면 지역가입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 또한 쉽지는 않다. 유학이나 결혼을 목적으로 입국한 경우를 제외하고 이주민이 건강보험 지역가입자가 되려면 국내에 최소한 3개월 이상 체류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공백기간 동안 건강보험이 없는 외국인은 의료관광객으로 분류되어 그 의료비에 건강보험수가의 200%에 달하는 외국인수가가 적용된다. 즉 건강보험가입자가 부담하는 의료비가 20이라면 건강보험이 없는 외국인은 100이 아니라 200을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수가종류

비율

본인부담

의료급여 1

100%

없음

의료급여 2

100%

10%

건강보험

100%

20%

일반수가

150%

100%

외국인수가

200%

100%

이러한 고액의 의료비는 치료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주민 환자들을 몰아넣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이 기간을 앞으로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린다면, 장기 체류 이주민들의 건강보험 공백 기간은 더욱 길어질 것이다. 

단기간 적은 보험료 부담으로 고액진료를 받고 출국한 재외국민이나 외국인의 사례가 얼마나 많았는지, 또 그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손실은 얼마나 되었는지에 대한 정확한 근거 자료도 제시하지 않은 채 도덕적 해이를 막아야 한다는 명분으로 건강보험 지역가입 자격을 얻는데 6개월 이상의 체류기간을 요구하는 것은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서비스를 받을 권리를 빼앗는 것이다. 

2-. 건강보험 지역가입의 문제 - 소득이나 재산과 무관하게 최소한 전년도말 지역가입자 세대 당 평균보험료를 부과하는 규정 유지로 저소득층 또는 실직 이주민의 건강보험 가입 장벽은 여전히 남아 

이주민의 지역가입 건강보험료 산정 기준도 전혀 형평에 맞지 않는다. 보건복지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외국인은 국내에 소득·재산이 없거나 파악이 곤란한 경우가 많아 건강보험료를 상대적으로 적게 부담하는 경우가 있었다앞으로는 외국인 지역가입자 세대에 대해 전년도 지역가입자 평균보험료 이상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치 지금까지는 이주민 지역가입자들이 건강보험료를 적게 납부해온 것처럼 표현하고 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지금까지도 이주민들은 앞서 언급한 보건복지부 고시 제6조 제2(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과기준)에 따라 소득(임금)이 없거나 파악이 어려운 경우는 무조건 전년도말 지역가입자 세대당 평균보험료 만큼을 내야 했고, 소득(임금) 파악이 가능한 경우는 이를 바탕으로 보험료를 산정하되 산정된 액수가 평균 보험료 이하이면 평균 보험료를, 평균 이상이면 산정액을 내야 했다. 보건복지부가 언급하고 있는 영주권자와 결혼이민자에 대한 예외, 유학·종교 체류자격자에 대한 경감 조건 또한 이미 있었던 것으로 새로울 것은 없다. 

지금까지도 이주민들이 건강보험 지역가입을 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는 소득이 낮거나 실직 상태에 있더라도 매달 10만원 가까이 내야 했던 높은 보험료였다.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이주민의 소득과 재산을 파악해 공정하게 보험료를 산정하는 방법을 마련하는 대신, 차별적인 규정을 유지하는 쪽을 택했다. 그러면서 이주민들에게 지역 건강보험 의무가입을 강요하는 것이 정당한지, 게다가 실효성은 있을지 의문이다. 

3. 피부양자 등록의 문제 - 지금도 구비할 수 없는 서류 요구로 피부양자 등록 어려운데 앞으로는 본국 외교부 확인까지 받아야 

나아가 이번 개정안으로 이주민 가족의 피부양자 등록은 더욱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지금도 건강보험공단은 이주민이 배우자를 피부양자로 등록하는 경우 6개월 이내에 발급받은 혼인증명 서류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고, 자녀의 경우 유전자검사 결과를 요구하기도 한다.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외국인사실증명을 통해 가족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로 인해 본국에서 가족관계와 관련된 서류를 준비하지 못했거나, 난민 등 이를 발급받을 수 없는 상황에 있는 이주민들은 가족을 피부양자로 등록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으로 입국 후 6개월이 지나야 지역 건강보험 가입이 가능해지면 아예 본국에서 가져온 가족관계 증명 서류는 무용지물이 될 것이다.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문서 발행국 외교부의 확인까지 요구하겠다고 하니, 이주민 가족의 피부양자 등록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다. 

4. 사회보험으로서의 건강보험 - 기여와 수혜가 일치하지 않는 것은 당연, 가입 장벽 낮추고 공정성 담보해야

보건복지부의 외국인 및 재외국민 건강보험제도 개선방안발표 이후, 언론은 앞 다투어 먹튀’ ‘무임승차’ ‘부정수급이라는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하며 마치 지금까지 이주민들이 건강보험 제도를 남용해온 것처럼 묘사했다. 보건복지부가 보도자료에서 사용한 도덕적 해이’ ‘내외국인간 형평성’ ‘체납 시 불이익’ ‘자격 상실 후 급여 이용 차단’ ‘부정수급 시 처벌 강화와 같은 용어들이 부정적인 표현을 부추겼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사회보험에 대한 오해에 이주민에 대한 차별이 더해진 인식일 뿐이다. 

누군가는 수십 년간 꼬박꼬박 보험료를 내고도 병원 문턱 한 번 안 밟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태어나자마자 신생아 중환자실로 옮겨져 수년간 고액의 치료를 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후자의 경우를 건강보험 무임승차로 비난할 수는 없다.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능력껏 함께 모으고, 필요한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회보험이기 때문이다. 다만, 가입을 의무화하고 가입자의 기여금으로 재원을 마련하는 만큼, 형평성과 공정성은 필수 조건이다. 

지금까지 건강보험은 이주민들에게 체류자격과 체류기간의 제한을 두고, 소득수준에 비해 높은 보험료를 책정함으로써 가입 장벽을 높게 쳐왔다.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이주민에 대한 기존의 비형평과 불공정은 유지·심화하면서, 가입은 의무화하고 제재와 처벌은 강화하는 방안을 외국인 건강보험제도 개선책으로 내놓았다. 이쯤 되면 더 많은 이주민들이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인지, 건강보험 제도 운영의 문제를 이주민에게 덮어씌우려는 것인지 그 의도가 아리송하다. 

건강권(건강할 권리, 보건의료에 대한 권리, 보건의료체계 내에서의 권리)은 인권, 즉 인간이라면 누려야 할 보편적비차별적 권리이며, 세계인권선언,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1966), 인종차별철폐협약(1969), 여성차별철폐협약(1979), 아동권리협약(1989), 장애인권리협약(2006),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 보호에 대한 협약(1990) 등은 모두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기 위한 사회적 권리로서 건강에 대한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에 가입할 권리가 이주민 또한 누려야 할 최소한의 권리라는 관점에 입각하여, 외국인 및 재외국민 건강보험 제도 개선방안을 재고하고, 형평성과 공정성에 기반하여 이주민의 건강보험 가입률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직장건강보험 당연가입 사업장에 대한 건강보험 가입여부 감독방안을 마련하고, 고용허가 발급 시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라! 

2. 결혼, 유학 외에도 장기체류가 확실한 체류자격 보유자에 대해 입국 혹은 외국인등록과 동시에 지역건강보험 가입자격을 부여하라! 

3. 건강보험료 산정방식에서 내외국인간 차별을 폐지하고, 이주민에게도 소득재산 등에 따른 공정한 보험료를 부과하라! 

4. 이주민이 그 가족을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하라!

2018618 

경기이주공대위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 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

이주인권연대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부산경남지부

공익법센터 어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경기이주공대위

노동자연대 경기지회, 노동당 수원오산화성당원협의회, 녹색당 경기도당, 다산인권센터,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변혁당 경기도당, 수원이주민센터, 아시아의 친구들, 오산이주노동자센터, 이주노조, 지구인의 정류장,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화성이주노동자쉼터, 포천이주노동자상담센터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

()지구촌사랑나눔중국동포의집, ()한국이주민건강협회희망의친구들, 남양주샬롬의집, 부천이주노동복지센터,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외국인노동자와함께, 아산외국인노동자센터, 아시아인권문화연대, 외국인이주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용인이주노동자쉼터, 의정부EXODUS, 인천외국인노동자센터, 파주샬롬의집, 포천나눔의집,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 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경기이주공대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구속노동자후원회, 노동당, 노동사회과학연구소, 노동전선, 노동자연대, 녹색당소수자인권특별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사회노동위원회, 문화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노동위원회, 민주주의법학연구회,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한국불교종단협의회인권위원회, 사회변혁노동자당, 사회진보연대, 서울경인이주노동자노동조합(MTU), 아시아의창, 이주노동희망센터,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이주민방송(MWTV),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빈민연합, 전국철거민연합, 전국학생행진, 지구인의정류장, 천주교인권위원회, 필리핀공동체카사마코,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이주인권센터 

이주인권연대

경산이주노동자센터, 경주이주노동자센터, 이주민과 함께, 아시아의 창, 양산외국인노동자의 집, 울산이주민센터, 이주민노동인권센터, 이주와 인권연구소, 지구인의 정류장, 천안 모이세, 한국이주인권센터


201806017 [성명]이주민 건강보험 개악.hwp


[연구리포트] 경기화성지역 이주노동자 건강실태 / 2018.03

경기화성지역 이주노동자 건강실태

송홍석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향남공감의원장, 화성지역사회보장대표협의체위원)


화성시 지역사회보장협의체 건강분과에서는 2017년 9월 ‘찾아가는 이주노동자 이동 진료사업’을 아시아다문화소통센터에서 진행하였다. 이동 진료에 참여한 이주민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건강실태 설문조사를 시행하였다. 설문에 응답한 이주노동자는 총 113명으로 이중 비 전문취업(E9비자)노동자는 101명, 미등록이주노동자는 12명으로, 등록이주노동자 중심의 설문조사였고, 경기 화성지역 이주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수행한 첫 건강실태 설문조사 결과다.


1. 화성지역 이주노동자의 노동 현실

○ 이주노동자 대부분은 3년 이상, 혹은 5년 이상 비교적 장기간 한국에 거주하였다. 한편,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은 10년 이상 거주한 경우가 58%, 5년~10년 미만이 25%로 체류 기간이 등록이주노동자보다 확연히 길었다. 


 


○ 81%의 이주노동자들이 50인 미만의 소규모사업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미등록이주노동자의 경우엔 100%가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했다. 이 중 25%의 미등록이주노동자는 5인 미만의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대다수의 이주노동자가 50인 미만의 소규모 영세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는데 미등록이주노동자의 경우 더 영세한 규모의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었다.

○ 평일 평균 노동시간은 10.1시간으로 법정 하루 노동시간 8시간을 훌쩍 넘기며 일하고 있었다. 특히 대다수의 이주노동자들은 토요일에도 8시간 근무를 하고 있었고, 27%의 이주노동자들은 일요일에도 일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초장 시간 노동을 하는것으로 나타났다.

○ 한 달 급여는 등록이주노동자들은 200~299만 원이 60%, 50~199만 원이 26%, 100~149만 원이 11%였다.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의 경우 100~149만 원을 받는 경우가 45.5%로 가장 많았고, 150~199만 원이 27.3%, 200~299만 원이 18.2% 순이었다. 미등록이주노동자의 한 달 급여가 현저히 적었다.


○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작업장의 유해요인으로는 분진(47%), 소음(39.4%), 중량물 작업(37.5%), 화학물질(32.7%) 등을 꼽았다.


2. 산재 및 산재 예방 실태

○ 30%의 이주노동자에게 산재의 경험이 있었는데, 산재보험을 신청한 경우는 36%에 불과하였다. 설문참여자 수가 적어 통계적 의미는 없으나, 산재의 경험이 있었던 미등록이주노동자 전원 산재보험을 신청하지 않았다. 한편, 더 주목해볼 만한 통계는 다음이었다. 36%의 이주노동자들은 산재보험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고, 특히 미등록이주노동자의 경우엔 10명 중 7명에서 산재보험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 이렇다 보니 일하다가 다쳤을 때 본인이 치료비를 전액 부담한 경우가 36.4%, 공상처리가 27.3%나 되었다. 반면, 미등록이주노동자 4명 중 3명(75%)은 본인이 치료비를 전액 부담하였고, 산재보험으로 치료받은 경우는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나 미등록이주노동자는 산재보험은 물론이고 공상처리조차도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 사업장 배치 후 안전보건교육 실태는 50.5%의 이주노동자가 교육받지 않았다. 그런데 70%의 이주노동자가 안전보건교육이 실제 도움이 되었다고 응답한 것으로 볼 때 사업장에서 안전보건교육이 절실히 필요함을 말해준다. 

○ 30%의 이주노동자들은 법적으로 매년 받을 수 있는 직장검진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동 진료 시 다수의 이주노동자에게서 당뇨, 고혈압, 간 질환 등 만성질환이 발견되었음을 고려하면 회사에서 법적인 의무사항인 직장검진을 매년 반드시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3. 건강 및 의료기관 이용 실태

○ 이주노동자가 병원을 방문하는 질환은 근골격계 질환이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감기, 위장질환, 두통, 치과 질환, 피부 질환, 고혈압 순이 병원을 이용하였다.

○ 33%의 이주노동자가 정기적으로 병원 진료가 필요한 질병이 있었고, 그중 42%의 이주노동자만이 정기적으로 관리받고 있었다. 한편, 최근 1년 동안 아파서 병원에 가야 하나 가지 못했던 이주노동자는 34%나 되었는데 특히 미등록이주노동자의 절반은 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이주노동자의 의료기관 이용률은 매우 떨어졌다. 아파서 병원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상황이다.

○ 이를 반영하듯 건강을 해치는 요인으로 이주노동자들은 유해한 작업장 환경과 장시간·고강도 노동, 그리고 건강검진 미수검을 포함한 제때 병원 이용을 못 하는 문제를 건강을 해치는 주요인으로 꼽았다.


○ 병원에 가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일이 많아 병원 갈 시간이 없어서(77.6%)’ 였고, ‘의사소통의 문제(20.4%)’, ‘의료비용 부담(18.4%)의 문제’, ‘의료기관 정보의 부족(16.3%)’ 때문이었다. 한편, 미등록이주노동자의 경우엔 병원 갈 시간 없음, 의료비용 부담, 신분 노출에 대한 두려움 순이었다. 이는 대구 성서공단 이주민 건강실태조사나 부산·경남 미등록이주민 건강실태조사의 결과와 같았다.


○ 이주노동자들이 아플 때 가장 많이 이용하는 의료기관은 병·의원 63%, 약국 21%, 무료 진료소 8.6%, 보건소 3.8%, 한의원 2.9% 순이었고, 미등록이주노동자의 경우엔 약국 50%, 무료진료소 33.3%, 병·의원 16.7% 순이었다.

○ 등록이주노동자의 경우엔 내국인의 일반적인 선택의 기준과 비슷하였고, 다만 보건소의 이용률은 타 의료기관보다 현저히 떨어짐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미등록이주노동자의 경우엔 일반 병·의원보다는 약국과 무료 진료소를 중심으로 이용함을 확인할 수 있다.

○ 의료기관 이용 시 의사소통 문제 해결은 72.2%의 이주노동자들이 본인이 직접 한국어로 의사소통하였고, ‘의사소통이 어렵다’ 25%, ‘한국어를 잘하는 친구나 통역사가 함께 가서 해결한다’ 16.7%, ‘본인이 영어로 소통한다’ 8.3%였고, 전화 통역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응답자는 7.4%에 불과하였다.

○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이 병원 방문 시 의료비 지불은 본인이 의료비를 전액 부담하였고, 의료공제회를 통한 지불 방식은 없었다.

○ “수원의료원과 같은 공공병원에서는 미등록이주노동자들도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이주노동자들은 17%에 불과하였다. 특히 미등록이주노동자 12명 중 1명만이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러한 공공보건사업의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하겠다.

○ 의료기관 이용의 접근성 향상을 위해 이주노동자 전체적으로는 ‘건강보험/의료비 할인 등 경제적 부담문제 해결’과 ‘근무시간 중 병원 방문 허용’을 가장 우선순위로 꼽았고, ‘통역서비스’, ‘의료기관에 대한 정보’ 순으로 해결 과제를 꼽았다. 미등록이주노동자의 경우에는 ‘경제적 부담문제 해결’, ‘단속 문제와 근무 시간 중 병원 방문 허용’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 보건소 이용율은 40%로 낮은 편이었는데, 그나마도 대부분은 ‘비자발급을 위한 결핵 검사’를 받기 위함이었다. 미등록이주노동자의 경우에는 보건소의 이용율이 25%로 훨씬 낮아서 건강과 의료서비스의 취약계층인 이주노동자를 위한 보건소의 역할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야 하겠다.


4. 정책 제안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 병들고 다쳤을 때 제대로 치료받을 권리! 는 국적을 이유로, 등록과 미등록이라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차별할 수 없다. 노동자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보편적인 권리이다. 인권으로서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와 사업주는 ‘안전하게 일할 권리’, ‘위험을 회피할 권리’, ‘제대로 치료받을 권리’를 실현할 책무를 다 해야 한다.

(1) 정부 당국은 아프면 치료받을 권리를 제도적,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사업장 산재 예방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 근본적으로 미등록이주노동자에게도 건강보험을 적용해야 한다. 일하다 다쳤을때 산재보험으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의 영세사업장에서 고위험·고강도·초장시간 노동을 하는 미등록이주노동자가 법무부 공식통계로도 20만 명 이상이다. 미등록이주노동자에게 건강보험을 전면 적용하여 경제적 장벽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 단기적으로는 미등록이주노동자의 유일한 의료 안전망인 ‘외국인근로자 등 의료지원사업’의 예산을 확대하고,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어있는 ‘외래진료 및 약제비의 본인부담금’을 지원하고, 사업수행 의료기관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

○ 노동부는 산재 은폐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산재 발생 시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을 허용해야 한다.

○ 입사 전 형식적이고 일회적인 안전보건교육이 아니라, 입사 후 사업장별로 다양하게 존재하는 유해위험요인에 대한 지속적이고 실효성 있는 교육이 이루어져야한다. 안전보건교육은 이주노동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된 자료로, 통역을 동행해서 진행해야 한다.

○ 또한, 미등록이주노동자들은 아프거나 다쳐도 단속의 두려움 때문에 병원이나 보건소를 이용하기 힘들다. 법무부는 미등록이주노동자의 이러한 인권 침해적인 폭력적 강제 단속을 중단해야 한다.

(2)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 건강보험에서 소외된 미등록이주노동자의 외래 및 약제비를 지자체 예산확대를 통해서도 지원해야 한다.

○ 2000년 한국 정부는 지역보건소가 미등록이주민에게 최소한의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외국인 근로자 건강관리지침’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화성시 보건소는 기본적인 건강관리와 건강검진, 예방접종을 적극적으로 제공하고 이를 시스템화해야 한다. 지자체는 이를 위한 예산을 편성하고, 적극적인 홍보와 관계 기관의 협조, 그리고 사업장을 찾아가는 보건교육 및 예방접종 서비스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한다.

○ 미등록이주노동자의 의료기관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당장의 노력으로 의료공제회 가입을 독려하고, 지역의사회는 의료공제회와 협약을 통해 일차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

○ 의료기관을 이용하면서, 그리고 사업장에서 안전보건교육이나 재해 발생 상황에서 지자체 수준의 통역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 2016년 아시아 다문화소통센터에서 ‘화성 이주민실태조사’를 통해 ‘외국인 역량강화 네트워크사업’을 제안하였는데, 이사업으로 양성된 이주민들과 한국인 자원봉사자들에게 적정 수준의 활동비를 지원하여 상시 통역(전화, 방문)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화성시와 경기도는 이러한 모범사업을 통해서 여타 지자체에 확산시키는 선도적인 역할도 수행할 수 있음을 언급하였다.

○ 모든 사업주는 이주노동자의 건강보험 의무가입을 지켜야 한다. 그리고 이주노동자가 아프면 제때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재해 발생 시에는 산재로 처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그리고 이주노동자가 원하면 사업장 변경을 할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사업주는 유해요인으로부터 안전한 작업장 환경을 만들고, 안전보건교육 의무를 실효성 있게 수행하고, 정부 관계 당국은 재정적, 행정적으로 충분한 지도와 지원을 해야 한다.

[언론보도] 직업병 인정 회색지대, 더 넓은 사회보장 틀로 해결하자 (매일노동뉴스)

직업병 인정 회색지대, 더 넓은 사회보장 틀로 해결하자김형렬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김형렬
  • 승인 2018.01.18 08:00







탄광에서 일하던 분이 진폐증이 걸렸다면 이를 직업병으로 인정하는 것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원진레이온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이황화탄소 중독 증상을 보였다면 이 역시 진단 문제를 제외하고는 직업병 인정 과정에서 쟁점이 크지 않을 것이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9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