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목소리] 수탁법인의 부당해고 방관하는 경기도 각성해야 / 2020.03

[현장의 목소리] 

 

 

수탁법인의 부당해고 방관하는 경기도 각성해야

 

 

 

정경희 / 선전위원 

 

 

 

 

유난히 찬바람이 기승을 부린 2월 17일. 경기도청 앞에서는 '공정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경기도는 제대로 시정을 펼쳐라'는 목소리가 확성기를 통해 울려 퍼지고 있었다. 공공운수노조 경기마을공동체지원센터분회가 해고의 부당함을 알리는 점심 선전전을 진행 중이었다. 피켓팅을 함께 한 후 투쟁 중인 류태희, 장희진님을 천막농성장에서 뵈었다.
  
장희진님은 공동체지원실장으로 업무를 수행해왔고, 류태희 님은 정책지원팀장으로 일해 왔다고 한다. 두 분 다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가 생긴 2015년부터 일하다 2019년 12월 31일로 수탁법인으로부터 고용불가 통보를 받았다고 한다.
 
류태희: "기존에는 마을공동체, 사회적 경제 두 영역을 묶어놓은 사업이었는데 사회적 경제는 공공기관 위탁으로 일자리재단으로, 마을공동체는 민간위탁으로 나뉘게 되면서 사회적협동조합 문화숨, 더좋은 공동체 두 업체가 컨소시엄으로 마을공동체지원센터를 수탁 받게 된 거죠."
 

마을공동체지원센터는 지자체마다 존재하는 것 같은데 어떤 사업이나 활동을 하는지 설명을 부탁드렸다.
 
장희진: "현대사회에서 관계망이 깨지면서 범죄나 사각지대가 생기는데 이런 문제를 행정에서 다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구성된 공동체끼리 서로 안전망이 되어주고 그 속에서 관계망이 회복되면서 사회가 건강해지기를 바라는 차원에서 시작했습니다. 경기도에서는 10명 이상이 모이면 공동체라고 보거든요. 그래서 10명 이상의 사람들이 모여 뭔가 의미 있는 사회적 활동을 한다고 평가하면 지원해주면서 컨설팅도 해주고 교육도 해주는 사업을 진행합니다. 또한 영역별로 분야별로 다양한 지원사업들을 진행합니다."
 

지역에서 관계망 형성이라는 것이 장기계획 속에서 지속성을 담보로 진행해야 하는 사업인데 운영주체가 이렇게 자주 바뀌게 되면 실제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은 어떠한지 두 분이 서로 말을 이어갔다.
 
장희진: "사업 특성상 성과가 눈에 보이기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려요. 경기도의 한 시군에서는 올곧게 7년을 지원을 하며 그야말로 7년 동안 행정력이나 예산을 들여가면서 성과를 기다리는 반면 전반적인 경기도는 1년 단위로 성과평가를 하면서 계속 점검을 하는 거죠."
 
류태희: "민간위탁제도 자체의 근본적인 한계를 지적하는 분도 계시고, 이게 바뀌지 않는 한 마을공동체지원센터나 사업을 단발적으로 하다 단체장의 의지나 성향에 따라서 엎어지기거나 왜곡하는 우려를 하시더라고요. 사실 센터에는 1세대 운동가뿐 아니라 청년층, 새로운 사람들이 이로운 변화를 만들기 위해 진입하는데, 1~2년이라는 짧은 위탁기간동안은 안정적으로 자기 비전을 가지고 일하기 어려운 조건이죠. 자기전망을 가지고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최소한의 근로조건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유명무실한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
 
정부는 2019.12.04.에 민간위탁 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위해 위탁기관(공공부문)은 수탁기관(업체)을 모집하고 선정할 때, 반드시 "민간위탁 근로자 근로조건 보호 관련 확약서"를 제출받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제출 내용을 이행하지 않은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한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현재 벌어진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류태희: "마을공동체, 도시재생, 사회적 경제, 청년활동, 최근에는 사회적 자본, 사회혁신 등사회를 변화시키는 업무특성을 반영한 중간지원조직에 대한 개념정립, 정의가 필요하고 이것에 맞는 민간위탁관리매뉴얼이 없으면 안 될 것 같아요. 여기에 있는 개개인은 부속품은 아니잖아요. 저희도 지역과 주민들과 관계 속에서 성장하기도 하고, 그 관계를 바탕으로 사업 혹은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거든요. 비단 경기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적으로 시급한 문제이고 행정의 경직된 구조가 아닌 사업의 자율성과 전문성은커녕 생존권도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다 사업의 자기결정권도 하나도 없습니다. 지역마다 운영의 구조나 특성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돼요."
 
수탁법인에서 고용승계를 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었는지 여쭤봤는데, 질문이 되돌아왔다. '고용승계를 하지 않을 특별한 명백한 사유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상식적으로 특별한 사유란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공금횡령, 성폭행 등 결정적 사유가 있는 것을 말하지 않나.
 
장희진: "해고자 넷 중 저는 전(前) 법인의 경영진이라는 이유로 면접조차 보질 못했어요. 사실 팀장으로 근무하다가 실장직이 공석이라 승진을 한 케이스였거든요. 그런데 문제제기가 이어지자 두 달이 다 되어가는 시기에 형식적인 면접을 보고 불합격통보를 주더라고요. 그런데 해고자 모두 우선채용 대상자임에도 불구하고 불합격된 이유를 모르는 거예요.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사유가 있었더라면 저희가 지난 5년동안 업무를 수행할 수 없었겠지요. 저희가 문의했더니 말할 의무가 없다는 것이 법인대표의 답변이었고, 저희는 해고수준에 준하는 잘못을 저지른 적이 없기 때문에 부당해고라고 주장하고 있는 거죠."
 

그러나 이 문제는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고 했다.

류태희: "재작년 12월부터 업무, 인력의 분리, 고용승계 안정화에 대한 내부이슈는 계속 있어왔고, 경기도의 방침 분리는 예상되나 인력과 내용을 어떻게 가져갈지에 대한 결정 자체가 계속 지연되고, 작년 11월 말~12월 초까지 늦어지면서 위수탁공고가 나고 위수탁계약이 12월 19일 체결되면서 고용승계, 우선 고용에 대한 흐름 자체가 너무 촉박하게 진행됐던 거죠. 하지만 경기도는 그 문제를 계속 우려하고 있었기 때문에 위수탁 공고상에도 우선 고용의 방침, 위수탁협약서 안에도 우선 고용에 대한 의무사항을 계속 명시해두고 있었어요. 그런데 신규 수탁기관은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거죠."
 
법인이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무시하면서 고용승계를 하지 않고, 경기도는 이런 법인에 대해 계약해지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의견을 들어보았다.

장희진: "법인입장에서 주요 보직을 맡는 사람들을 교체해서 조직을 쇄신하겠다는 의지, 혹은 법인의 사람을 앉힘으로서 이것들을 장악하려는 심정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민간영역의 중간지원조직 혹은 관례처럼 해왔던 거고, 노동권이라는 건 딴 세상 얘기고, 아프더라도 참아야 되지 않을까가 관행처럼 흘러왔던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악행을 좌시하지 않은 직원들이 함께 투쟁을 한 것이고, 오늘부터 생계 때문에 일터에 복귀했습니다만, 다들 그런 문제의식들이 있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고 생각합니다."
 
해고에 대한 책임 회피와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
 
천막농성 29일차, 해고일수 48일차이신데 해고는 살인이라고 얘기할 만큼 해고는 노동자에게 치명적인 조치인데 개인적 생활은 어떠신지, 혹시 가장은 아니신지, 집에서는 어떠신지 어리석은 질문을 던졌다.
 
장희진: "모두 가장이지요. 집에서는 당연히 그만하라고 하죠. 뭐 하는 짓이냐고, 다들 낯선 행동들이에요. 저희뿐 아니라 함께 연대해 준 복귀한 직원들 역시 이런 행동이 생애 처음이에요. 초반에는 뭔가 낯설음에 대한 설레임 때문에 왔다면 어느 순간부터는 이런 노동권이라는 것을 우리가 주장하면서 약간의 생활, 생계에 대한 위협이 점점 다가오니 어떤 형태로든 다른 방식으로 이 투쟁을 이어가야하지 않을까 생각까지 이르게 되더라고요. 함께했던 동료들이 동참해준 투쟁에 감사하고 복귀할 수 있다면 자기자리에서 생활을 유지하면서 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생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현 상황을 경기도나 시의원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고, 점심선전전에는 여러분들이 함께하셨는데 함께 연대해주시는 분들은 어느 정도인지 여쭤봤다.
 
류태희: "도의 입장은 계속 법인의 권한입니다. 행정이 개입하면 법인의 인사권을 침해한다고 하는데, 직책이나 직급의 변화에 대한 인사권이 아닌 고용에 대한 지휘감독의 책임을 다하라는 것인데, 인사권 침해는 말이 안 되는 거예요. 모 도의원이 수탁법인에서 새로운 직원에 대한 모집공고를 내자 싸움에 동참했던 직원들이 생계의 문제로 계약을 맺고 오늘부터 출근했는데 마치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썼어요. 지인한테 타결됐냐고 연락이 온 거예요. 세 명의 해고자는 여전히 남아있고,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본질을 호도하고 본인에 의해서 해결된 것인 양 말하는 도의원의 태도에 문제의식을 느낍니다."
 
장희진: "중간조직 협의체에서도 찾아오시고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저희와 같이 활동가들, 현장에 있는 주민들 내방하셔서 도대체 무슨 일이냐 우리가 신규수탁법인에 들을 때는 이런저런 내용을 들었는데, 내방해서 듣고 보니 그게 다가 아니라고 알고 가시기도 합니다. 마을 활동가들도 관심은 많으나 정보가 고르게 전달되지 않으니 확인, 판단 자체가 어려운 것 같아요. 종종 사실관계를 명확히 아시는 분들은 문제의식을 느끼고 개별적인 지역단위에서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성명서도 발표해주시고 합니다. 오늘 선전전에는 아주대비정규직분들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노조차원에서 연대투쟁오신 겁니다."
 
투쟁의 끝에 마주할 따뜻한 봄날을 기다리며
 
마지막으로 집이 멀어서 이른 새벽에 일어나 초반에는 철야까지 하셨는데, 천막생활하시면서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물었는데 서로를 걱정하고 계셨다.
 
장희진: "사실 힘들어요. 자존감도 떨어지고..... 그나마 동료들이 와서 같이 지켜주고 함께 할 때는 이런 감정을 미뤄뒀었나 봐요. 근데 동료들이 들어간 후 한꺼번에 폭발하는 거예요. 텔레비전에서 비슷한 낱말 나오면 눈물 쏟고 대개 힘들더라고요. 저희에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이 좋을 거 같아요. 공동체를 지속가능하게 하는 일을 하며 헌신적인 활동과 품을 내는 사람들이 정치적인 선전 도구에 이용당하지 않고,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실상이 반영된 연구, 공론이 필요합니다."
 
전체 직원이 싸움을 함께하다 빠져 어느 때보다 개인적 소진이 우려되는 시기이다. 주변의 관심과 소통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말씀처럼 제대로 해결돼서 함께한 모든 직원들과 마음 편히 걸으며 마음을 정리할 따뜻한 봄날을 기대해본다.
 
류태희: "직원들도 복귀는 했지만 마음이 여러 갈래일 거예요. 숨겨왔던 갈등, 상황에 대한 서로 다른 판단 등이 있을 테고. 그래서 이 일이 정리되면 같이 좀 걷자고 한 적이 있어요. 걷는 행위가 굉장히 자기성찰도 되거든요. 서로 위로하고 정리하면서 파하는 자리를 갖자고 했거든요. 저희도 그렇지만 들어간 직원도, 퇴사한 직원도 뭔가 정리할 계기는 있어야 하고, 이대로 살아나간다는 것은 개인에게 굉장히 힘든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언론보도] "포스코 부당해고 철회하고 산재 대책 마련하라" (매일노동뉴스)

"포스코 부당해고 철회하고 산재 대책 마련하라"최근 한 달 산재사고만 5건 … 금속노조 "회사 반노조 정서가 산재로 이어져"
  • 양우람
  • 승인 2018.12.20 08:00







금속노조가 노조간부를 해고하고 되풀이되는 산업재해를 방치하는 포스코에 “반노동행위를 바로잡으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19일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고와 산재는 노동자에 대한 살인”이라며 “포스코의 부당해고와 산재 무대책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5753

[A-Z 노동이야기] 세상의 변화를 꿈꾸며 일하는 현정 씨의 하루 /2015.11

세상의 변화를 꿈꾸며 일하는 현정 씨의 하루
- 법률 사무소 소장 현정 씨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

 

 

“김앤장, 광장, 태평양, 율촌, 세종, 지평, 화우” 한번쯤 언론을 통해 들어보았을 법한 국내 최고 로펌으로 일컬어지는 법률 사무소들의 이름이다. 대형로펌들은 삼성, 현대, 기아 등 국내 대기업 물론 외국계 기업의 M&A, 구조조정, 인사 노무를 비롯해 지적재산권, 특허권 등 법적 분쟁을 해결한다. 거꾸로 말하면 노동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데 있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 일터는 앞서 언급했던 로펌들과 달리 변호사 1명이 운영하는 작은 법률 사무소에서 일하는 현정 씨를 만났다.

 

 

특별한 철학으로 운영하고 있는 법률 사무소

 

안녕하세요. 저는 경기도 수원에 있는 ㄷ법률사무소에서 소장으로 근무하는 현정입니다. 대학에서 법학 전공하고 법조인이 되는 게 꿈이어서, 현장에서 배울 수 있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하면 도움이 되겠다 싶어서 시작했는데 벌써 6년이 지났네요.

 

 

법률사무소 소장으로 일하는 현정씨

 

다른 법률 사무소와 다르게 직함이 소장인 이유가 있나요?

 

저희는 일반 사건이 아니라 노동인권전문 사건들 그 중에서도 노동조합과 관련된 부당해고, 해고 무효 확인 소송, 체불임금, 업무방해, 집시법 위반 이런 사건을 주로 맡아요. 그렇다보니 일하는 노동자를 존중한다는 의미로 이 직함을 달고 있어요.

 

처음부터 특별한 사무소인줄 알고 오셨나요?

 

아니요. 처음엔 이럴 줄 몰랐어요. 면접 볼 때 여기는 일반적인 사건은 맡지 않고 노동자들 사건을 주로 맡는 사무실이라고는 하셨는데 그때만 해도 저는 어딜가나 다 똑같은 사건만 맡을 수는 없으니까 다른 특색이 있을 거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 와서 돌이켜 생각해보면 특별한 느낌이 있었어요. 채용 공고가 나서 서류 제출후, 보통은 사무실 직원들이 면접통보를 해주고는 하지만 변호사님이 직접 전화를 걸어와 마치 저를 모시는 듯한 대우를 해주셔서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필요 이상으로 너무 친절하니까 뭔가 이상하다는 의심을 품게 되는 거예요. 그리고 면접을 봤는데 다행이 마음을 놓았어요.

 

어떤 점이 긴장, 의심을 풀게 되었을까요?

 

변호사라고 하면 뭔가 굉장히 권위적일 것 같은데 변호사님이 너무 수수하시고 마인드가 보통 분들과 다른 것 같더라고요. 그때 이런 분과 함께라면 일하면서 배울게 많겠구나 생각했어요. 지금도 여전히 저를 대하실 때 나는 변호사고 너는 직원이다 뭐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본인을 항상 낮추세요. 생각만이 아니라 실제 그렇게 하시구요. 그런 부분이 존경스럽고 지금까지도 같이 일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어요.

 

가족이나 주변 지인들이 현정 씨가 하는 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요?

 

처음에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한다고 하니까 오~ 좋은데서 일한다 이런 반응이었어요. 제가 맡고 있는 사건이 티비에 방송되고 보도될 때마다 가족들은 지금도 많이 자랑스러워하세요.  친구들도 저희 일에 특성상 집회나 이런 것들에 참여하게 될 때가 있는데 처음에는 빨갱이? 이런 얘기도 하더니 지금은 아무래도 남들이 하기 힘든 일을 하는 것에 대해 대단하다고 생각하거나 높게 평가해주는 것 같아요.

 

6년 정도 일했으면 관성에 빠지거나 일이 지겨울 법도 할 것 같은데 슬럼프 같은 건 없었나요?

 

작년에 회의감이 크게 왔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한번 회의감이 몰려오고 나니까 안 좋은 이야기를 듣거나 접할 때 내가 이 일을 하는 게 잘하고 있는 건가 싶은 생각이 많이 들어요. 가령 저희 사무실에 오시는 노동조합 간부들이 저희를 대하는 태도 때문에 힘들 때가 있어요. 왜 변호사를 산다고 하죠. 너는 내가 돈을 주고 샀기 때문에 그 값어치를 해야 한다는 그런 의식을 소위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다고 하는 노동조합 간부들이 보일 때 정말 화가 많이 나더라고요. 물론 다 그런건 아니고 일부 그런 분들 있는데 정말 그럴 때는 회의감도 느끼고 참을 수가 없어요. 조합원들은 저런 분들을 믿고 따를 텐데 그런 사상을 갖고 있는 사람이 민주주의를 위해 앞장 선들 뭘 기대할 수 있을까 ?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고요. 그러면 변호사님은 또 그런 일부의 사람들 때문에 제가 노동조합에 대해 왜곡되게 생각할 까봐 안타깝게 생각하시고요. 일부 몇 사람 때문에 왜곡해서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그런 분들이 있다는 게 제 입장에서 허탈해요. 의욕이 떨어진다고 해야 하나. 저런 분들을 위해 제가 열심히 해서 재판에서 이긴들 뭐가 달라질까라는 고민이 들어요.

 

 

법률 사무소 소장의 하루

 

하루가 정말 바쁘시죠? 일과가 대략 어떻게 되나요?

 

9시 출근해서 18시에 퇴근해요. 퇴근시간 잘 지키는 게 사무실 방침인데 일의 특성상 갑자기 사건을 맡게 되거나, 급하게 뭔가를 제출해야 할 때는 퇴근이 늦어질 때도 있어요. 재판은 기한을 지키는 게 중요해요. 안 그러면 재판 결과에 불이익이 있거든요. 출근해서 기본적으로 하는 일은 진행 중인 사건을 검색 하는 거예요. 상대측에서 어떤 자료가 제출되었는지. 판사님이 명령을 내린 게 있나 그런 걸 파악해야 해요. 재판 기일이 잡혔는지도 확인해야 하고요. 재판에 제출할 서면 검토하고, 제출 할 서류들도 챙기고요. 재판 전에 준비해야 할 자료들 있으면 그거 준비하러 법원이나 검찰청에 가서 서류를 등사 해 와야 해요. 또 신문기사도 많이 봐요. 사건 준비하면서 많은 사업장들을 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보게 되더라고요. 여기는 현재 상황이 어떤지 그런 것들. 일을 하다 보니까 눈에 보이는 것들이 많아 진 것 같아요.

 

기사들 접하다보면 대형 로펌들 얘기가 많이 나올텐데 그럴 땐 어떤 생각이 들어요?

 

기사뿐만 아니라 지금도 거의 대부분 사건이 김앤장, 태평양, 화우 이런곳과 싸우는 거예요. 대기업 사건은 더욱 그래요. 그렇다보니 소위 대형 로펌에 대해서는 우리가 싸워서 이겨야하는 적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생각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 솔직히 없는 것 같아요.

 

재판 관련 업무 외에도 사무실 살림 꾸리는 게 만만치 않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사무실 특성이 있다 보니까 입사해서부터 지금까지 풍요로웠던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월급도 솔직히 넉넉하지는 않고요. 그렇다고 해서 생활이 안 될 정도는 아니고 또 돈은 쓰기 나름이라서 돈을 따진다면 지금까지 이 일은 못했을 것 같아요.

 

함께 일하는 사무실 식구와 관계는 괜찮으세요?

 

직업의 특성상 항상 억울하거나 부당함을 많이 겪은 사건을 이겨야하는 그러나 이겨야 본전인 일을 하기 때문에 마음적으로 많이 힘든 직업이에요. 얼마 전까지 웃으면서 같이 상담하고 재판 준비했던 분들이 상해를 당했다는 소식을 접하기도 하고요. 변호사님이 정말 급한 일이 아니면 업무 외 시간에 연락을 안 하시는데 전화가 오면 겁부터 나더라고요. 또 누가 돌아가셨나. 그래서 한때는 전화벨이 울리면 덜컥 겁부터 나고 공황장애 같은게 올 정도로 힘들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일을 하다 보니 서로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하고 서로에게 해가 되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하는 것 같아요.

 

 

뭔가가 달라졌으면 좋겠다

 

지금껏 일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 내담자가 있나요?

 

쌍용차 사건인데, 처음에는 정치적인 문제에 전혀 관심도 없었고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일하는 것도 기계적으로 일했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쌍용차 사태 때 관련 영상이나 책을 접하고 한상균 당시 쌍용차 노동조합 위원장을 사건 맡으면서 피가 거꾸로 솓는 느낌이 들었어요. 특히 현장에 있던 아이들을 접하면서 왜 정말 크게 머리를 맞은 것 같은 그런 느낌 있잖아요, 아 내가 몰랐던 것들이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구나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그때부터는 사건마다 개인적인 감정 이입이 됐던 것 같아요. 저희 사무실의 특성이 저에게도 흡수가 되는 그런 느낌이었죠.

 

일하면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지금 진행하는 소송들이 좋은 성과를 얻어서 또 하나의 판례를 남기면 뿌듯할 것 같아요. 기존에 저희에게 불리했던 판례가 있다면 뒤집었으면 좋겠고요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법이 자리 잡는데 일조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뭔가가 달라졌으면 좋겠어요. 그게 무엇이든. 제가 겪고 있는 중에 한가지라도 작게나마 좋게 변화가 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일하면서 힘들기도 하지만 얻은 것도 많아요. 세상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느끼고, 여태껏 살아왔던 방식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되었고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은 줄 몰랐어요. 그런분들과 더불어 웃으며, 즐기며, 사람답게 살아가고 싶어요.

 

[노안뉴스] 법원, “삼성 노조 없애기 위한 해고는 부당” (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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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nid=72744

 

법원, “삼성 노조 없애기 위한 해고는 부당”
금속노조 삼성지회 부지회장 부당해고 소송 승소

 

백일자 기자

 

"재판부는 "조 씨의 행위가 사측의 취업규칙 130조 23항(사내 컴퓨터 통신망을 비업무용으로 사용한 경우) 위반에는 해당해 징계사유가 될 수는 있지만, 해고까지는 지나치다"며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또한 "삼성그룹이 2012년 작성한 노사전략을 보면 사측이 노조 소멸을 위해 조 씨를 해고한 것으로 보인다"며 "노조를 없애기 위한 해고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