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3. 여성 돌봄노동의 사회적 인정을 위해 / 2020.04

 

여성 돌봄노동의 사회적 인정을 위해

 

 

 

정경희 / 운영위원

 

 

 

오승은 전국공공운수노조 정책기획부장, 김정아 재가요양전략조직사업단 조직국장을 모시고 여성 방문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현재 준비 중이거나 논의하고 있는 것은 어떤 내용이 있는지 들어보았다. 평일 점심시간인데도 코로나19로 문 연 음식점을 찾기 어려웠던 3월 26일 대림역 인근 카페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명확한 업무규정과 대응매뉴얼 시급

코로나19 비상상황에서 돌봄 노동자에게 마스크를 지급해야한다는 요구가 있었고, 대면접촉을 해야 하는 돌봄 노동자의 수입이 급감했다는 소식도 이어졌다. 전염병 비상시국에서 중년여성이 대부분이고 대표적 돌봄 노동자인 재가요양보호사에 대해 어떤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다.
 

김정아: "마스크 같은 보호구나 안전장비 지급이 없어, 시설의 경우는 서울시나 공단에서 일정 지원해주는데, 재가 요양으로 방문하시는 분들은 대체로 개별 구매해야 해요. 최근 서울시가 시설에 4만8천 개, 재가에 1만 개 보급해줬어요. 그러나 공지가 일괄 되는 게 아니고 아는 사람만 받으러 가야 하는 한계가 있어요. 방문해야 할 가정의 안전 여부에 대한 정보도 제공받지 못하고 있어 노출되면 알아서 자가 격리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오승은: "대한의협에서 자가격리자의 부양자나 동거인을 위한 행동수칙으로 1m 이내 접촉은 위험하다든지, 분변은 접촉하면 안 된다 등이 권고돼있던데, 만약 이용자가 자가격리자인 경우 가족은 이것을 지킬 수 있을지 몰라도 요양보호사는 업무 특성상 지킬 수가 없어요. '주의해야 한다'라는 문구만 있고 명확한 업무에 대한 기준이나 비상시 작업매뉴얼이 없어서, 불안한 이용자는 매칭을 중단하고 있어요. 공공영역인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하 서사원)은 지역사회 정보를 파악해 일괄 공지하고, 비상시에는 다른 서비스 유형을 준비하고 있거든요. 공공기관이니 가능한 거죠.

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의 코로나19 대응 3차 지침에서 기존에 지원해주던 사회복지사 임금에 대해 계속 지원해주겠다고 했는데, 3월 24일 발표한 4차 지침에서 '시설급여 등 종사자에 대해 확진 또는 자가격리 기간은 유급병가로 처리한다'는 내용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민간센터의 재가요양보호사에게는 그림의 떡이고, 방문할 가정의 안전성에 대한 대책은 여전히 없어요."

 


이용자에 대한 조직적 관리, 위험 예방 지름길

각기 다른 환경의 가정을 방문했을 때 위험한 상황은 다양하다. 여성이기 때문에 더 취약한 성폭력뿐만 아니라 인격모독이나 사건·사고 발생 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권리로 산업안전보건법에는 작업중지권이 명시돼 있다. 이것을 방문노동 과정에서 실현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김정아: "위협적이고 불편한 상황을 자연스럽게 모면하고 카리스마 있게 이용자와 보호자를 제어하느냐가 업무능력의 기준으로 현장에서 얘기되고 있거든요. 그러나 서사원의 경우 이용자와 첫 매칭 시 기관의 팀장이 먼저 가서 초기상담을 해요. 제공할 서비스 내용과 이용자의 권리, 요양보호사가 노동자로서 갖는 권리, 이용자가 하면 안 되는 것에 대해 사전에 설명하고 나서 같은 조의 요양보호사 2명과 팀장이 함께 이용자와 상견례를 하면서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해요. 이때 하면 안 되는 부당한 요구에 대해서도 몇 가지 예시를 들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이용자가 1:1로 내가 부리는 사람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관리·보호받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 안전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는 의미 있는 말씀인 거죠."
 
오승은: "매년 복지부에서 발간하는 업무 매뉴얼이 있어요. 보호사가 해야 할 일과 이용자의 안전을 위한 일,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대처 방법이 나와 있어요. '부당한 요구를 받았을 때 말로 이해를 구하고 설명한다. 작업자 선에서 해결되지 않으면 언쟁하지 말고, 기관센터장과 상의한다.' 뒷부분에 센터는 지휘·감독의 책임이 있다고 모호하게 되어있는데, 사실상 개인의 책임으로 다 미루고 있거든요. 제대로 하려면 그 현장을 벗어날 수 있어야 하고, 기관에서는 업무를 재배치해야 한다는 게 기본인 건데, 민간기관처럼 호소가 들어가면 중단과 동시에 사실상 실직으로 이어지는 것부터 막아야 해요. 이용자에 대한 교육도 들어가야 하고, 그 사람에게 필요하면 휴가를 주고 다른 이용자로 연결해주는 조치까지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김정아: "서사원 단체협약안의 내용 중 초기상담 및 계약단계에서 음성과 서면으로 안내하고, 똑같은 내용을 노동자에게도 알리고 중간 점검한다는 내용이 있어요. 법 내용대로 하면 '차단할 수도 있다'가 아니라 '신고하고 처벌할 수 있다'로 안내돼야 하는 거죠. 고객이 바로 수익으로 연결되는 민간에서는 어렵다고 하겠지만요."

 


제대로 된 노동권 보장이 필수

방문노동자의 경우 다음 작업을 위해 이동 시간은 필수적이지만 근무시간에 포함되지 않고, 휴게시간이나 식사 시간도 보장받지 못한다. 개인 휴대폰으로 이용자와 연락하기 때문에 업무시간 외 고객 응대 문제가 매번 발생한다. 이것을 개선하려면 추가 재정이 필요한데, 민간센터의 재무회계 도입이 선행돼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또 방문노동자의 작업환경은 개별 가정이다. 이에 맞는 적절한 개선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할까?

오승은 : "서사원은 8시간 근무시간 산정에 이동 시간, 중간에 점심시간, 회의 시간도 넣으면서 월급을 주는데 당연히 돈이 더 필요하죠. 그래서 추가 재정이 있어야 해요. 자치구별 종합재가센터 만드는 건 정부계획이에요. 민간기관 측에서 헌법소원도 하고 수가 인상이라는 부대조건을 두고 시행 유예기간도 두는 등 회계 투명성 확보를 위해 엄청 힘겨루기해서 재작년부터 장기요양기관 재무회계 규칙을 단계적 도입했고, 작년에 첫 결산보고를 했어요. 전체 수가 중 인건비 비율이 정해져 있는데 곧 공개가 되는 것 같아요. 공공영역에서 투명하게 운영하는 종합재가서비스센터가 잘 자리 잡아가면 재정확보와 함께 제대로 된 인건비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해요."
 
김정아: "폰 연락 자체가 엄청난 감정노동인데 업무용 폰을 지급하려면 수가에 책정되어야 해요. 요구사항이나 필요한 게 있으면 센터를 통해서 전달되게끔 해달라는 구조가 정해지면 되는 데 그건 계약단계부터 3자 대면이 돼야죠."
 
오승은: "단협안 내용 중 사업장 소독을 포함한 안전보건관리를 매번 하고, 위험 물질을 없애고, 와상편마비 집중이용자인 경우 2인 1조 배치, 특히 경험이라든가 그날 일정에 따라서 필요한 인원을 배치해달라는 요구가 있어요. 그러나 사업주의 의지가 있어도 남의 집에 가서 일일이 점검하고 개입을 할 수가 없으니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여성 노동에 대한 편견을 활용한 일자리를,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돌봄 노동으로

대부분 중년 여성이 종사하는 돌봄 노동은 업무가 광범위하고, 민간에서 비계획적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수요와 공급에 불균형이 일어나 불안정한 나쁜 일자리로 이어지면서, 사회적으로 부차적인 노동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 사회서비스 종사자 근로조건 개선방안(국미애, 2018)에 따르면, 요양보호사는 상시근무로 월급제를 원하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하는 비율도 68.2%로 높았다.

오승은: "어느 집에 여자 하나 보내는 사업인데 많은 엄마들이 집에서 모든 일을 다 하는 게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잖아요. 밥도 해줘야 하고 정서도 감당해줘야 하는 것처럼 요양보호사도 특별히 업무 구분 없이 당연히 모든 업무를 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게 여성 노동에 대한 나쁜 인식과 편견을 활용한 일자리라는 생각도 들어요."
 
김정아: "옷을 하나 사 입으면 그 옷을 만드는 노동이 있고, 그것을 파는 노동의 가치가 인정되잖아요. 그런데 돌봄 노동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인데 당신이 와서 해주는 일쯤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이 너무 커요. 당사자 스스로 갖고 있는 사고도 크게 벗어나지 않아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지 싶어요."

오승은: "지자체가 파악하고 공급 계획을 세우는 게 맞는 거죠. 돌봄 노동 자체가 사회적으로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 인정돼야 임금도 올라가고 고용안정도 되는 거라 노조가 요양, 보육, 장애 활동 지원, 사회복지 단위를 합쳐서 시민 대상으로 모두를 위한 돌봄이라는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어요. 돌봄이 민간에 맡겨지다 보니 코로나 사태에서 구멍들이 드러났고, 국가가, 공공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확인이 된 것 같아요. 돌봄 노동의 사회적 가치를 확인하고 공공의 목소리에 동참해 주시라는 캠페인을 여름쯤에 전면적으로 시작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가져주셨으면 해요."

특집2. 방문노동의 공공성 보장, 안전보건의 출발점 / 2020.04

방문노동의 공공성 보장, 안전보건의 출발점

 

 

박기형 / 상임활동가 

 

 

방문노동은 각 가정에 방문하여 특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을 일컫는다. 재가요양보호사, 도시가스 안전점검원, 통합사례관리사, 다문화가정 방문지도사, 정수기·에어컨·인터넷 설치 등 가전통신서비스노동자 등이 포함된다. 여기서 우리는 이 다양한 노동들이 사회의 필수적인 서비스에 해당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더욱이 각 가정 또는 개인에게 직접적으로 제공되는 것이기에, 서비스 수요자들이 거주하는 공간에 방문하고 대면 접촉하는 일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집으로 찾아가고 사람을 만나는 일을 통해서만 서비스가 제공되고 서비스가 목적하는 바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방문노동은 사회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서비스들이 실현되는 한 형태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공공성이 사람 간의 관계에서 실현되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방문노동 형태를 띠는 각종 서비스에서 공공성이 담보되고 있는가? 그리고 이러한 공공성을 보장하는 일은 노동자의 안전보건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일까? 여성 방문노동자의 안전보건은 무엇으로부터 출발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 이번 4월호 <일터>에서는 다양한 방문노동의 형태 중 돌봄 노동 영역에서의 변화에 주목해보려 한다.
 
"불필요한 신체접촉에 언어폭력..." 
 

돌봄노동은 여러 방문노동 중 사회복지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서, 가장 공공성이 두드러진다. 하지만 그동안 돌봄 노동이 제공되는 방식은 공공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국 사회는 90년대 말부터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로의 전환 이후 여러 부문에 걸쳐 민영화가 진행되었고, 사회복지 서비스에서도 민간위탁 방식이 널리 확산되었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반면, 대가족 중심에서 핵가족 또는 1인 가구 중심으로 가계 구성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는 발전국가 시기에 유지되었던 복지서비스 제공방식, 즉 국가가 경제발전에 집중하는 대신 복지 문제는 각 가정에서 자율적으로 해결하도록 하는 방식이 한계에 부딪히게 되었음을 의미했다. 그에 따라 돌봄 노동의 영역에서 제도적 공백이 발생했고, 이에 대응할 필요성이 증가했다. 하지만 민영화 흐름 속에서 정부는 충분한 수준의 역량과 재원을 투입하지 않았다. 대신 시장을 통해 공백을 메우고자 했다.

바로 민간위탁 방식을 통해 사회복지 서비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시장경쟁을 통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는 취지가 무색해질 정도로 임금 떼먹기, 부당해고뿐만 아니라, 재정 운영상의 비리 등 각종 부정부패가 만연했다. 그에 따라 서비스의 질 또한 개선되기는커녕 악화 되었으며, 재가요양보호사들의 안전과 건강 또한 위협받기에 이르렀다. 서울의 어느 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요양보호사는 다음과 같이 자신의 경험을 토로했다.

"60대 후반의 남성 한 분이 계시는 집에 방문하는데요. 몇 번 불쾌한 신체 접촉을 하려고 했어요. 닫힌 공간에서 단둘이 있으니 일할 때 늘 불안할 수밖에 없죠. 더구나 제 일에 대해서도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고요. 여성 이용자나 이용자의 보호자들로부터도 언어폭력을 듣기도 해요. 사람 하나 또는 아줌마를 데리고 쓰고 있다는 말을 통화하면서 서슴없이 하실 때도 종종 있어요."
 
그러나 센터에서는 이들의 고충을 듣고 제대로 해결해주기보다는, 대상자 교체라는 손쉬운 방법을 택한다. 심한 경우에 대상자가 요양보호사 교체를 요구하면, 자칫 대상자와 갈등이 빚어져 센터의 실적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여, 그 요구가 적절한 것인지 검토하지도 않은 채, 일방적으로 요양보호사를 교체하기도 한다. 이에 불응하여 문제를 제기하자, 해당 센터에서 백화점 물건을 바꾸는 것과 같다는 식으로 대꾸했다고 한다. 와상환자를 혼자서 돌보다 어깨가 상하더라도, 산재 보상이나 재활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더욱이 일거리를 받지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고용불안에 늘 시달린다. 고용 형태도 문제지만, 중년 여성은 이 일자리를 잃으면 다른 곳으로 가기가 힘든 것도 이유다. 그로 인해 문제 제기는 더욱더 어렵다. 이는 요양보호사의 고충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해당 서비스 이용자들도 제대로 된 돌봄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게 된다. 공공운수노조 재가요양전략사업단 김정아 조직국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동안 신고제로 운영하면서, 쉽게 센터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해줬어요. 그러니 해당 센터가 충분한 재정과 적합한 운영방식을 취하고 있는지 검토하지 않았죠. 예컨대, 인천에 센터를 설립하고서 서울 중랑구에서 대상자를 모집해 서비스 제공하는 일도 부지기수였습니다. 사회복지사가 매달 점검하러 온다고 하지만, 대상자의 상황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채 주먹구구식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었죠. 설립부터 점검까지 체계적인 관리가 부재했던 것이죠.

그러나 센터들은 이용자의 보험금이 수익의 원천이니 어떻게든 이용자들을 붙잡아두려고 했어요. 이용자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이용자들의 자기부담금을 깍아주는 편법을 쓰고, 요양보호사의 임금을 빼돌려 차액을 별도로 충당하는 일이 빈번히 일어났었죠. 그러는 와중에도 이용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각 상황에 맞게 어떤 서비스가 더 제공되어야 하는지를 고려하는 사례별 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알선·파견용역업체'와 다를 바 없는 센터
 

센터와 이용자, 요양보호사 간의 소통은 오직 건수를 채우기 위해서만 이뤄질 뿐, 실제 서비스가 제공되는 과정에서는 소통이 부재했다. 결국 센터는 요양보호사와 이용자를 연결해주기만 하는 '알선·파견·용역업체'와 다를 바 없었다. 서비스의 질 관리는 오직 요양보호사의 몫으로 남겨졌다. 하지만 요양보호사 혼자서 이를 감당할 수는 없었다. 성희롱 등 성폭력의 위협과 센터로부터의 고용불안 등은 요양보호사가 위축될 수밖에 없도록 했다.
 
또한 센터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한 이용자들과 그들의 보호자들은 요양보호사의 역할과 지위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자신들이 고용해서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사람처럼 생각했다. 이로 인해 요양보호사는 어떤 관계로부터도 고립될 수밖에 없었고, 돌봄 노동 자체도 요양보호사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되었다.
 
이에 대한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최근 돌봄 노동의 공공성을 인정하면서 제도상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사회서비스원이다. 사회서비스원은 돌봄서비스를 정부가 직접 제공하기 위해 설립한 공공기관이다. 이를 통해 공공성을 강화하고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한다.
 
아직 시범사업 수준이지만, 서울시와 대구시, 경기도, 경상남도 4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물론 사회서비스원에서도 이동수단 및 이동 비용 제공 문제, 안전보건 관련 예방조치 문제 등 개선해야 할 과제들이 있다. 그런데도 민간위탁 방식에 비해 확연히 달라진 점이 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시 사회서비스원지부 김혜미 지부장은 현장의 변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예전에는 혼자서 한 분을 돌봤었는데, 이제는 요양보호사 둘이 들어가요. 그러면 확실히 안정감이 생기죠. 이용자들도 좀 더 주의하게 되고요. 함부로 할 수 없는 거죠. 그리고 처음 방문할 때는 센터의 관리자도 동행해요. 그냥 전화로만 연결해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용자의 상태나 환경도 점검하죠. 무엇보다 함께 방문해서 이 서비스는 무엇인지, 어떤 것들을 제공하는 건지 상세히 설명하죠.

이후에 이용자가 문의 사항이나 불만이 있으면 관리자를 통해서 센터로 연락을 해요. 민간에는 매번 개인번호를 교환하니 한밤중이나 주말과 휴일 할 것 없이 연락이 오고 부당한 요구까지 듣기도 해요. 이제는 요양보호사와 이용자 둘만의 개인적 관계가 아니라, 센터 차원에서 제공하는 사회서비스로서 프로세스가 갖춰졌어요. 센터, 이용자, 요양보호사 간의 소통이 잘 이뤄지면서 신뢰감도 생겼죠. 그러면 어떤 케어가 필요한지 확인하고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게 되겠죠. 안전확보와 서비스 질 향상 모두 가능해지는 거죠."

 


요양보호사는 직업, 개인의 봉사에 기대서는 안 된다
 
이에 더해 직접 고용에 따른 고용 안정성 담보뿐만 아니라, 인력 증원 및 돌봄 노동 중 발생하는 산업재해에 대한 보상과 치료 등이 가능해지는 부분도 주목해야 한다. 나아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마스크와 손 소독제 지급 등의 안전보건 문제를 집단적으로 협의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도 중요한 지점이다. 개별 노동자의 지위에서 집단적인 노사관계로 전환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무엇보다 지자체의 재정투입이 공적인 책임으로 이어지면서 센터가 직접 사례관리를 하게 된 것이 핵심적인 변화다. 요양보호사의 지위 인정과 안전보건 관리, 서비스 질 관리 등 모두가 가능해지기 위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건강보험공단의 보험료 중 일부를 장기요양보험으로 적립하고 이를 지원금으로 제공하는 간접적인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직접적인 재정투입과 이를 통한 공공성, 공적 책임강화가 요구되는 이유다.
 
하지만 사회서비스원이 시범적으로 시행된 이후, 사유재산 침해 등을 이유로 민간센터들의 반발이 극심한 상황이라고 한다. 그래서 아직은 법 제도로 정착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고 한다. 그런데도 김혜미 지부장과 김정아 조직국장 모두 강조한 바는 다음과 같다.

"돌봄 노동은 사회복지 서비스로서 공적인 것이잖아요. 그런데 요양보호사 한 사람의 착하고 선한 마음, 개인의 봉사에 기대서는 안 되는 것이죠. 사회에 필수적인 것이니 조직적, 집단적으로 해결해나가야죠. 그런 점에서 돌봄노동뿐만 아니라 방문 노동 전반의 공공성 강화가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특집1. 방문노동의 '위험'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2020.04

 

 

방문노동의 '위험'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김지안 / 상임활동가 

 

 

 

어떻게 위험의 원인을 '방문노동'에 내재하는 것으로 설명하지 않으면서, '방문노동'이라는 독특한 노동형태가 가진 문제점을 잘 드러낼 수 있을까? 2019년 여름, 울산 경동도시가스 검침원 투쟁 이후로 방문노동자들이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위험과 안전 문제가 잘 알려지게 되었다. 또 투쟁을 통해서 이미 수많은 검침원, 그리고 타 직종의 방문노동자 역시 언어적, 신체적 폭력부터 괴롭힘, 성폭력 등 지속적이고 일상적인 문제를 겪고 있었다는 점이 드러나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관심 속에서 방문노동이 그 자체로 위험한 노동으로 인식될 우려가 있다. 주로 방문노동의 위험이, 1인이 가정 등 사적 공간을 방문하는 형태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또 대다수가 여성 노동자로 구성되어있다는 점에서 설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험의 원인을 '방문'하는 방식 자체, 또는 여성 노동자들의 취약성으로 접근하면 '방문노동'의 위험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되어버린다. 그렇기에 방문 노동자의 안전과 권리를 위해 먼저 필요한 것은 위험이 어떤 조건을 통해서 가능했고 방치되어왔는지, 왜 매일의 일상 노동 속에서 되풀이되어왔는지 더 질문하는 일이다.

 


방문노동의 위험 잘 드러내기
  
울산 투쟁 초기 경동도시가스는 위험세대를 별도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노조의 지속적인 2인 1조 요구에 대해서는 "0.1%의 블랙컨슈머" 때문에 사회적 비용을 감수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형적으로 성폭력 문제를 몇몇 가해자의 잘못으로 축소하는 입장이다. 한편 몇몇 언론들은 여러 직종의 방문노동자가 겪는 위험을 보도하면서 '헐벗은 나체의 고객'이나 '남성 1인 가구' 등의 헤드라인을 부각시켰다. 이러한 보도방식은 방문노동에 따른 위험을 지적했다는 측면에서는 정반대의 경향처럼 보였지만, 남성 가해자의 심각한 가해 행위와 더불어 방문노동자의 대다수가 여성 노동자라는 측면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이런 강조는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방문노동자에 대한 성폭력 사건이 소수의 가해자에 의해 발생한다는 기업의 논리를 강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더욱이 가해 행위에 초점을 두자, 가해자의 성별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성별 역시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부각되었다. 이런 맥락에서 위험세대를 선별해 원청 남성 직원과 동행하도록 하거나, 위험세대는 남성 검침원이 방문하겠다는 기업의 대안들이 제기되거나 검침원을 남성으로 모두 바꾸라는 인터넷 댓글 등이 나타났다.

하지만 여성운동과 페미니즘이 오랫동안 말해왔듯이, 성폭력은 그것을 용인하고 묵인하는 사회문화, 사회 전반의 낮은 젠더감수성 속에서 벌어진다. 그렇기에 성폭력은 결코 소수의 남성 또는 개인에 의한 문제로만 접근해선 안 된다. 문화적 차원이나 성폭력의 발생 조건을 지적하지 않고 몇몇 개인의 일탈로 설명하는 것은 가장 흔히 문제를 축소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일터에서 발생한 성폭력 역시 노동자가 처한 위험이 방치되고 지속 반복되었던 구조적 문제를 짚어야 한다. 또한 무엇보다 우리는 고객에 의한 폭력을 방치한 기업과 사업주의 책임을 주목해야 한다. '여성' 방문노동자라는 점이 곧 성폭력과 고객의 폭력에 취약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방문 노동자'의 권리와 안전이 부재한 노동환경이 여성 노동자들이 더욱 쉽게 성폭력 및 폭력에 노출되도록 하는 것이다. 즉 방문노동의 노동환경이 위험을 만들어내는 일차적 조건으로써 더욱 드러나야 할 것이다.

 


방문노동의 '위험', 어떻게 봐야 할까
  
그럼 이 위험을 어떻게 봐야 할까. 방문노동은 확실히 일터의 공간적 특성이 위험을 쉽게 발생시키는 첫 번째 요인인 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고객을 대면하는 업무에서, 노동자가 고객이 가진 위계에 쉽게 대응하기 어렵게 만드는 기제를 잘 알고 있다. 노동자를 고용한 기업이 노동자의 안전할 권리보다 고객의 피드백·항의를 우선하기 때문이다.

방문노동의 경우, 대면 업무가 폐쇄적인 공간 속에서 이루어지기에 이런 기제가 심화되기 쉬운 여건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것 역시 방문 형태의 노동 자체가 곧바로 위험이라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방문 대상자인 고객에 대한 제재나 인식 개선의 노력이 전혀 없이 문제를 방치하는 것, 그리고 업무 중 안전사고나 폭력 사건이 발생해도 정확히 대응하거나 신고하기보다 상황을 무마하고 넘기도록 하는 '실적제' 또는 '할당제' 역시 중요 원인 중 하나다.

또 고객에게 입은 피해를 회사나 중간기관에 사후적으로 신고하더라도 별 응답이 없거나, 오히려 노동자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큰 문제다. 이용자와 노동자를 연결해주는 기관에는 이용자를 유치하는 일이 곧 이윤으로 직결되기에, 전적으로 이용자의 편의를 봐주는 데다가, 노동자를 쉽게 해고하고 교체하는 게 가능한 상황도 노동자의 권리를 약화시키는 원인이다. 이런 관계 속에서 어떻게 노동자가 제대로 된 노동의 권리를 말하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시 정확한 대응을 할 수 있는 힘과 역량을 가질 수 있을까.

그런 와중에 기업과 기관들의 실효성 없는 대책의 반복 또한 드러났다. 2015년 경동도시가스 업무 매뉴얼에는 위험 상황에서 '다음 가정을 빨리 방문해야 한다.'고 말하며 자리를 피하라고 제시되어있었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제작한 <노인장기요양 방문요양·방문목욕 급여 제공 매뉴얼>에 나오는 재가요양보호사 업무 지침에서도 거의 유사하게 존재한다. 그러니 과연 단순히 '사적 공간'에 '방문'해서 노동한다는 점 때문에 위험이 발생한다고 할 수 있을까. 결국 매뉴얼이 시사하는바 역시 기업과 기관들이 위험이 쉽게 가중될 수 있는 노동조건을 조장해왔으며 노동자의 안전은 협소하게 다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단시간 일자리, 비정규 노동의 특징 또한 불안정 노동을 심화하는 조건이다. 이때 불안정한 노동 자체도 문제이지만, 그에 더해서 노동자의 안전과 책임에 대한 부재가 대단히 심각하다. 예를 들어 재가요양보호사는 한 기관이 보통 1명의 노동자와 1건만 계약을 진행하기 때문에 흔히 노동자들은 장시간 일하기 위해서 2~3개의 기관과 고용계약을 하는 방식으로 일한다.

하루 동안 2~3명의 이용자에게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건마다 계약을 맺은 기관이 다른 셈이다. 이럴 경우, 노동자의 사회보험료 지급 등은 각 기관이 같은 비율로 나눠서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이렇게 복잡한 고용관계 속에서 노동자의 안전에 대한 책임 또한 소실될 수밖에 없다. 근본적 해결을 위해선 건당 계약, 단시간 고용 등 불안정 노동을 심화하는 조건들을 없애야 하며, '방문노동'의 형태를 충분히 고려한 산안법 적용, 사업주 책임이 부여되어야 한다.

한편에서 현재 방문노동자가 겪고 있는 고객에 의한 다양한 폭력의 양상들, 괴롭힘, 사적 연락, 성희롱 및 성폭력 문제는 안전을 일상적으로 위협하는 문제들이다. 하지만 이것이 방문노동자가 경험하는 안전 문제의 전부는 아니다. 일례로, 도시가스안전점검원들은 계단, 비탈길 등을 워낙 잦게 이동하기에 이동 중 안전사고가 발생하기 쉽다. 발목 염좌나 인대 부상은 빈번한 직업병이다.

또 검침 업무를 위해 확인해야 하는 계량기는 대개 사람이 드나들지 않는 건물 측면 위에 붙어있는 경우가 많다. 보통 다세대주택이나 빌라에서 건물 측면 또는 뒤편으로 가는 길은 자물쇠로 잠겨있기 마련이다. 높이 있는 계량기를 확인하기 위해 담이나 발판을 딛고 올라가 살펴보거나 출입문이 잠긴 경우에 어쩔 수 없이 출입문을 넘기 위해 담을 타는 일이 빈번하다. 이 경우 담에서 떨어지거나 하여 다치거나 정신을 잃은 노동자를 아무도 발견하지 못해 시간이 지나 스스로 정신을 차리고 수습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도시가스안전점검원/검침원에게 2인 1조가 필요한 까닭을 성폭력 등의 위험뿐 아니라 위와 같은 사고성재해 등 노동자의 안전과 관련된 여러 맥락을 통해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위험을 가중시키는 조건들: 노동시간, 실적제, '사적 관계'의 형성 
  

방문 노동자의 노동시간은 업무를 매번 관리 감독하는 게 어렵다는 이유로 대단히 임의적이고 기업 편의적인 방식으로 책정된다. 대부분 실제 일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보다 노동시간이 낮게 책정되어 있다. 예를 들면, 간주노동시간제로 운영되는 도시가스안전점검원이나, 구청 소속으로 일하는 방문간호사, 통합사례관리사 등을 제외하고는 정해진 서비스 제공 시간에 따른 방문 횟수가 노동시간 책정의 주된 방식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할당된 세대 수와 정해진 '간주노동시간'이 적절하게 설정되어 있는지, 정규 노동시간 동안 일하더라도 일과 중 휴게시간과 공간은 제대로 부여되고 있는지, 방문 시 심각한 상황에 처한 서비스 이용자를 발견했을 때 마음을 추스르거나 숨을 돌릴 시간은 주어지고 있는지, 위험 상황에 처했을 때 작업중지는 가능한지 등도 따져봐야 할 쟁점들이다.

또한 노동시간에 대한 단순한 양적 관리뿐 아니라 '실적제' 형태로 노동을 통제·감시하는 체계도 여러 방문 노동에 공통적으로 존재한다. 적은 노동시간 동안 정해진 할당량을 채워야 한다는 것은 다양한 직종에 여러 종류의 위험을 낳는다. 검침원들은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바쁘게 이동하다 이동과정에서 산재가 발생하기 쉽고, 방문간호사들은 담당하던 노인의 사망을 최초 목격하더라도 마음을 추스를 새도 없이 경찰신고 등 조치를 취하고서는 곧바로 다음 가정을 방문해야 한다.

한편 시급제로 임금이 책정되는 직종들은 더욱 노동시간 문제가 심각하다. 건당 계약을 하거나, 시간당 임금이 정해지는 장애인활동지원사, 재가요양보호사 등의 직종에서는 서비스 이용자가 할당받은 서비스 시간에 대한 수가에서 임금이 책정되는데, 노동한 만큼 시간이 정해지는 게 아니라 서비스의 제공 시간이 정해지고, 그만큼의 임금만 산정이 되는 방식이다. 중간기관인 방문요양기관이나 장애인활동지원 단체의 이윤과 운영관리비도 동일한 수가에서 지급되기 때문에, 초과근무가 발생하더라도 기관이 노동자에게 수당을 제대로 지급할리 만무하다.

그런데 이렇게 이용자에게 부여된 서비스 제공 시간만큼만 일하는 것이 실제로도 가능할까? 환자인 노인이나 장애인의 컨디션이나 업무 지시 등 상황에 따라서 초과근무 시간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때, 돌봄노동의 경우 서비스 제공과정에서 이용자와 노동자 사이의 관계가 불가피하게 형성되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이러한 관계형성으로 인해 노동자 스스로는 노동시간을 통제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회복지 서비스의 경우에는 방문의 대상이 주로 장애인, 노인, 환자, 이주여성 등이다. 이들은 사회적으로 고립되거나 취약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종종 장애인활동지원사나 재가요양보호사를 주민등록상 비상연락망에 등록하기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그럴 정도로 이들을 돌보는 노동자는 이용자들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적인 부탁이나 업무 외 시간에 오는 연락, 업무 범위를 벗어난 일을 지시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물론 이러한 사적 부탁, 업무 외 지시, 업무 외 연락 등은 노동자의 입장에서 대단히 거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특히 다수의 노동자가 불안정한 고용형태를 가지면서 이용자의 민원, 항의에 중간기관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현 체계상에서 더욱 그렇다.  이런 점에서 이용자의 사적 연락, 부탁 등 소위 '갑질'이 지적되어왔다. 하지만 과연 이 모든 문제를 이용자의 '갑질'로만 해석할 수 있을까. 이용자의 '갑질' 뒤에는 노동자 개인에게 사회복지 서비스의 공백의 책임을 전가하는 위탁운영 기관, 더 중요하게는 지자체 및 정부의 복지서비스 체계가 있다. 이런 전체적인 맥락과 상황마다 결이 지적되지 않고 단순히 이용자와 노동자 간의 문제로 축소되어선 안 된다. 노동자가 사적인 부탁이나 업무 외 지시를 받지 않도록 업무용 폰 지급부터 정해진 노동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이 필요하며, 다른 편에서는 이용자에 대한 복지 전달 체계 자체를 검토하는 일과 불편사항을 전담하는 별도 인력이 필요하다. 

 


안전하고 건강한 방문노동을 위한 과제

한 명의 사람이 사회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돌봄의 영역은 매우 광범위하지만, 정작 제공되는 서비스와 시간은 제한적이다. 그러니 제도적 공백을 방문노동자의 사적 시간과 사적 관계로 메우는 일이 발생한다. 개인의 헌신과 시간 투여에 의존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되고 있는 사회복지 영역에서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나아가 월급제 등 정확한 노동시간 책정과 업무의 명확한 분할을 통해 방문 노동자의 노동조건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뿐만 아니라 방문노동자가 일상적으로 겪는 감정노동부터 고객에 의한 괴롭힘, 성희롱 등 성폭력 문제, 이동 중 안전사고, 만연한 근골격계질환, 정신건강 등의 문제를 제대로 다룸으로써 현재 협소하게 인식되고 있는 방문노동자의 위험을 다각도에서 보는 일이 필요하다.

이와 더불어, 기업과 기관이 직접 문제적 행동을 한 고객을 제재하는 것부터 일상 수준에서 고객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실태조사와 안전조치를 마련하는 것까지 다양한 대응책과 개선방안을 만들어 가야 한다. 더 중요하게는 방문노동자들에게 위험을 예방할 수 있도록 작업중지권의 보장, 그리고 방문노동 전 직종에 만연해 있는 실적제, 할당제와 같은 노동 통제를 위한 제도들이 전부 폐지되어야 할 것이다.

노동안전보건 운동의 오래된 관점 중 하나는 위험 요인이 일터에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바로 사고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 위험 요인의 관리, 즉 안전 교육과 매뉴얼의 보급 등 예방적 차원의 문제부터 사고에 대한 대응, 그리고 재발 방지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과 조치가 노동자의 안전을 가름한다. 따라서 방문노동 역시 어떤 조건 속에서 안전 문제가 지속·반복되고 있는지를 규명하는 것, 그리고 어떻게 방문노동의 특성에 맞게 노동과정과 환경에 대한 책임을 사업주나 (대부분 민간에 위탁운영하고 있는 지자체와 같은) 원청에 부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까지 나아가야 한다.

<일터> 통권 193호 / 2020.04

 

 

[특집]
1. 방문노동의 '위험'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2. 방문노동의 공공성 보장, 안전보건의 출발점  
3. 여성 돌봄노동의 사회적 인정을 위해 

[지금 지역에서는] 

산업재해의 심각성, 영상으로 담아내다 

[일터 정신질환 짚어보기]

노동자의 정신적 고통이 산재가 되기까지 

[연구리포트] 

노동시간 연구동향 살펴보기 

[동아시아 과로사 통신]

대만의 과로사와 업무관련 정신질환 

[A-Z까지 다양한 노동 이야기] 

유투버에게도 매니저가 있다고?! 

[사진으로 보는 세상] 
[현장의 목소리] 

무늬만 프리랜서, 방송사의 책임을 묻는다

[노동안전보건활동가에게 듣는다]

건설 현장의 '걱정 인형'이 만들어가는 노동안전보건 활동

[문화로 읽는 노동]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기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를 보고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코로나 음성 증명서 

[유노무사 상담일기 더불어與]

마트 계산원에 대한 고객 갑질이 사망으로 이어지다 

[노동자 건강상식]  

요로감염

[발칙 건강한 책방]

관계의 불편함 때문에 참으면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이러쿵 저러쿵]

2주간의 실습을 돌아보며 

[안전보건동향] 
[한노보연 이모저모]



출처: https://kilsh.tistory.com/category/월 간 「일 터」/ο전권 다시읽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https://issuu.com/kilsh2003/docs/__4_-___3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