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집] 문재인 정부 1년 생명과 안전의 권리는 어디쯤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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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국민의 안전할 권리를 보장하라


국민의 안전할 권리를 보장하라


1. 삼성반도체, LCD 공장 ‘작업환경 측정 결과 보고서’ 공개를 막으려는 삼성전자와 산자부를 규탄한다. 

2. 대통령과 민주당은 ‘삼성전자직업병문제 해결 약속’을 지켜야 한다.

3. 안전에 관한 알권리는 보장되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보호위원회(이하 산자부)는 삼성전자의 신청에 의해 지난 17일 삼성반도체 공장의 ‘작업환경 측정 결과 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이 포함되었다’고 결정했다. 해당 결정의 적법성이나 타당성 논란에도 삼성전자는 이 결과를 보고서 공개를 막기 위한 근거자료로 법원과 행정심판위원회에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 대전고등법원 판결대로 삼성전자 작업환경 측정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겠다고 한 고용노동부의 결정과는 정반대의 결정을 산자부가 내린 것이다. 

2018년 2월 대전고등법원은 삼성전자 온양사업장 백혈병 사망 유족이 제기한 정보공개 청구 소송에 대해, ‘삼성전자 작업환경 측정 결과 보고서는 영업 기밀이 아니고, 산재노동자와 인근 지역 주민의 생명, 신체의 건강 등을 위해 필요한 정보이므로 공개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삼성의 주장과는 달리 고등법원은 해당 보고서상 측정위치도는 개략적이고 간략한 공장도면 모식도에 측정대상자의 위치나 시료채취 지점을 표시한 것에 불과하므로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고, 또한 단순히 라인명과 공정명이 기재됐을 뿐, 공정 간 배열이나 각 공정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사용량이나 구성성분은 적혀 있지 않아 영업기밀이 아니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결 이후에도 삼성은 작업환경 측정 결과 보고서의 공개를 막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기흥, 화성사업장, 삼성디스플레이 탕정사업장 등에서 일하다 백혈병, 비호지킨림프종 등 피해를 입은 피해노동자 및 유족들이 산업재해 입증을 위해 해당 정보를 고용노동부에 정보공개 청구하였지만 또다시 삼성전자는 이를 모두 가로막고 나섰다. 삼성의 신청에 의해 3월 27일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위원장(김대희 상임위원직무대행)이 직권으로 집행정지를 시킨데 이어, 4월 19일 수원지법 등도 삼성전자가 신청한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앞으로 또 행정소송 최종 판결이 있기 까지 피해노동자와 유족들은 보고서를 통한 산재입증의 길이 막힌 것이다. 더불어 지역주민들과 국민들의 알권리도 막혔다.  

잇따른 삼성의 작업환경측정보고서 공개 방해 활동에 대한 정부 기관과 법원의 후속 조처는 과연 이들이 국민을 위한 기관인지 삼성공화국의 기관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작업환경 측정 결과 보고서는 사업주가 작업장 내 유해물질에 대해 노동자의 노출 정도를 자체 측정한 결과이다. 일하는 노동자들이 얼마나 유해한 환경에 노출되는지 알 수 있는 미약하지만 거의 유일한 근거이다. 

직업병의 입증 책임을 사업주가 아닌 병든 노동자에게 돌리면서, 노동자에게 이런 정보마저 차단하는 것은 산재를 입증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소위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에서는 작업환경 측정 결과와 건강검진 결과에 대한 접근권 등 국민의 안전에 관한 정보 접근권을 보장하고 있다. 우리는 언제까지 산재 후진국, 노동자가 안전하지 못한 나라로 남을 것인가.

삼성직업병 피해자들에게는 아직도 정권 교체가 되지 않았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하지 말라.


2018년 5월 2일

국민의 안전권 및 알권리 보장을 염원하는 시민사회단체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거창평화인권예술제위원회,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광주인권지기 활짝, 구속노동자후원회, 기업인권네트워크(공익법센터 어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국제민주연대, 좋은기업센터, 환경운동연합 등),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다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 (사)4‧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건설을위한 피해자가족협의회,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생명안전시민넷, 일과건강, 인권운동사랑방, 원불교인권위원회, 장애여성공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 청소년인권행동아수나로, 함께하는시민행동, 환경보건시민센터


보도자료성명국민의_안전할_권리를_보장하라_삼성작업환경보고서.hwp

보도자료항의서한산자부_장관에_대한_항의_서한_180502.hwp


[언론보도] 작업환경측정 결과 노동자가 온전히 볼 수 있어야 (매일노동뉴스)

작업환경측정 결과 노동자가 온전히 볼 수 있어야김형렬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김형렬
  • 승인 2018.04.26 08:00







내가 일하는 곳에서는 어떤 물질을 이용해 어떤 완제품을 만드는지, 그 과정에서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은 무엇인지, 얼마나 많은 화학물질이 사용되는지, 얼마나 많은 화학물질에 노출되는지 작업환경을 평가하는 것이 작업환경측정이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1180

[언론보도] [국가핵심기술로 둔갑한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 삼성 비밀주의에 산재 입증 가로막힌 피해자들 (매일노동뉴스)

[국가핵심기술로 둔갑한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 삼성 비밀주의에 산재 입증 가로막힌 피해자들반도체업계 쌍두마차 SK하이닉스 "노조사무실만 와도 보고서 볼 수 있어"
  • 배혜정
  • 승인 2018.04.19 08:00








산업재해 피해자들의 알권리가 삼성의 과도한 비밀주의에 또다시 가로막혔다. 일하다 질병을 얻은 산재 피해자들이 산재를 입증할 때 꼭 필요한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가 '국가핵심기술'로 둔갑했기 때문이다. 산업안전보건 전문가들은 "공장 작업환경을 측정한 보고서가 느닷없이 국가핵심기술이 됐다"고 황당해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1004

[안내] 故황유미 11주기 및 삼성직업병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 참석 안내



故황유미 11주기 및 삼성직업병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 


“황유미와 함께 걷는 봄, 희망을 피우다”


이재용이 석방되었습니다. 

함께 촛불을 들어 이재용을 구속시켰던 국민들의 분노가 높습니다.

삼성직업병 피해자들에게 이재용 재판은 국정농단 범죄를 넘어, 기업살인과 직업병 문제 방치에 대한 죄를 묻는 재판이기도 했습니다. 

기가 막힌 판결에 막막한 심정입니다.


11년의 세월, 삼성에서만 320명의 피해제보가 있었습니다. 

118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거리에서 보낸 11년, 882일(3월 6일 현재) 간의 농성으로도 바뀌지 않은 삼성을 이제 바꿀 시간입니다. 

故황유미 11주기를 맞아 삼성직업병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방진복행진과 기자회견, 문화제에 힘을 모아 주십시오. 


[참여신청] http://goo.gl/9hRqsJ


[3월 6일 집중행동의 날]

- 기자회견 (11시, 리움미술관)

- 방진복행진 (리움미술관 1시 출발 - 서울고등법원 4시 약식 기자회견 - 반올림농성장 5시 도착) 

- 7시 농성장 문화제


[영화 ‘클린룸이야기’ 상영회]

3월 8일(목) 저녁 7시, 아트나인 (예약/문의:010-4248-8212)


문의 : 반올림 상임활동가 이상수(010-9401-1370)

후원 : 국민은행 043901-04-206831(예금주: 반올림)

故 황유미 11주기 및 삼성직업병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 집중행동 안내

[故 황유미 11주기 및 삼성직업병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

황유미와 함께 걷는 봄, 희망을 피우다


* 집중행동의 날 : 18년 3월6일(화)
오전 11시 기자회견
13시 방진복 행진 (서울일대)
19시 농성장 문화제


* 영화 <클린룸이야기> 상영회
3월8일(목) 저녁7시, 아트나인


※ 문의
반올림 상임활동가 이상수 (010-9401-1370)

후원
국민은행 043901-04-206831 (예금주 반올림)


[언론보도] 반도체 산재피해자 자체 보상, 산재보험 변화 촉매제 돼야 (매일노동뉴스)

반도체 산재피해자 자체 보상, 산재보험 변화 촉매제 돼야김형렬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김형렬
  • 승인 2018.02.22 08:00







벌써 10년이 지났다. 반도체공장에 근무하던 노동자들이 암·희귀질환 등에 걸렸고, 직업병으로 인정하라는 산업재해보상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까지 94명의 노동자가 산재를 신청했다. 행정소송을 통해 직업병으로 인정된 사례까지 포함해 노동자 24명이 산재로 인정받았다. 반도체 노동자들이 산재를 신청한 질병은 반도체 질병으로 알려진 백혈병을 비롯해 뇌종양·난소암 등 암과 다발성경화증·루게릭병·파킨슨병 등 희귀질환이 다수를 이룬다. 이와 같은 암이나 희귀질환이 현재의 산재보험 체계에서 직업병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해당 질병을 일으키는 동안 알려진 원인(화학물질이나 방사선)에 노출되고, 일정 기간(잠복기)이 지난 이후 해당 물질이 질병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전문가들이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다른 산업에 비해 반도체 산업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 종류와 양이 국내 최대 수준이지만 어떤 화학물질에 노출됐는지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고, 화학물질을 안다고 해도 발생한 희귀질환과의 관련성을 밝힌 연구는 아직까지 매우 부족하다. 그동안 산업안전보건연구원 등에서 한 대규모 역학연구에서도 혈액암을 비롯한 일부 질환과의 연관성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9880

[연구리포트] 베트남 전자산업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 / 2018.02

베트남 전자산업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


선전위원회


지난해 11월 CGFED¹와 IPEN²이 스웨덴 정부와 여러 기부의 재정 후원을 받아 베트남 삼성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 이야기를 보고서로 발간하였다. 이 보고서는 베트남과 삼성이 전자산업으로 얼마나 많은 이윤을 창출하는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환경, 건강 실태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이 보고서는 영어로 발표됐는데 한국에 이러한 실상을 알리기 위해 반올림, 다산인권센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활동가들이 번역으로 수고해주었다.


베트남 경제의 기둥인 전자산업

베트남은 아시아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국 중 하나로 손꼽힌다. 특히 전화, 컴퓨터 등을 포함한 전자산업은 베트남에서 수출 1위이자 GDP에 총 20%를 차지할 정도다. 베트남 국민 중 전자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 역시 2005년 4만6천 명이었던 반면 9년 뒤인 2014년엔 41만1천 명으로 확인된다. 전자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 중 80%는 조립 라인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이다.

그러나 앞서 이야기했듯 베트남에서 전자산업의 규모와 경제적 중요성은 드러나는 한편,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환경, 건강에 대한 실태는 드러나지 않으면서 정보 역시 제한되어 있다. 한국에서 이미 직업병 문제를 10년째 부정하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삼성’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이다.


공생관계인 베트남과 삼성

삼성은 1996년 베트남에서 공장을 처음 가동한 이래 20년이 지난 현재 자본 규모 총 148억 달러인 베트남 최대 외국인 투자자가 되었다. 2016년 베트남에서 삼성의 매출은 463억 달러나 되었다. 수출과 매출 규모만 보더라도 이미 삼성 공장은 단지 베트남뿐만 아니라 전체 공장 시스템에서 핵심을 차지한다.

또한, 삼성은 현재 전체 휴대전화의 50%를 베트남에서 생산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의 생산량은 8%에 불과하다. 베트남은 삼성을 전자산업과 외국인 직접 투자의 성공 사례로 평가하고, 전문가들은 베트남에서 전자산업이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초점 맞춘 보고서와 연구를 발표하였다. 그러나 경제성과를 이루기까지 현장에서 일해 왔던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방치된 현장 안전보건

베트남은 세계적으로 제품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표준 개발을 강조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와 동료들의 건강을 보호하는데 필요한 작업장 안전보건 시스템이 없다. 베트남과 삼성은 가장 낮은 임금을 받고 사회적으로 지위가 낮은 여성 노동자에게 노동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는 물론 노동자가 보장받아야 할 안전보건 문제도 방치해온 것이다. 삼성이 한국에서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여성 노동자를 고용해서 안전보건 조치는 방치하고 저임금으로 일 시켜왔던 것과 전혀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베트남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7개 전자산업 회사 중 3분의 1은 법을 어겨가며 초과노동을 시켜온 것으로 확인되었다. 베트남 법은 초과 노동을 월 30시간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법 위반 사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개 업체의 경우 초과 노동이 생산량이 많을 때 월 100시간 이상 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다른 3개 업체의 경우도 50∼60시간 초과 노동을 강제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베트남 노동장애사회부는 이러한 조사 결과에 대해 지나치게 긴 초과 노동은 전자산업 산재사고에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였다고 하지만, 이번 연구 인터뷰에 참여한 여성 노동자 중 이러한 사실에 대해 알거나 들어본 사람은 없었다.


베트남과 삼성만 알고 있는 위험성

베트남 전자산업이 노동자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연구된 적도, 알려진 바도 없다. 그러나 이들은 전자산업의 심각한 건강 문제에 대해 이미 알고 있다. 베트남 노동장애사회부는 전자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화학물질, 방사선, 전기파 노출로 인해 암이 발병하거나 심장마비를 유발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는 단지 추론일 뿐이며 실제 전자산업으로 인해 납중독과 직업병이 존재한다 하여도 지금은 통계상 입증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한국에서 삼성과 근로복지공단, 법원이 전자산업 직업병을 대하는 입장과 일맥상통하다.


베트남 전자산업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연구를 위해 45명의 여성 노동자를 인터뷰한 결과 대부분은 4일간의 주야 교대근무를 하며 하루 9∼12시간 내내 서서 일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장시간 노동과 함께 대개 베트남 법에서 허용하는 소음 노출 초과 기준을 초과해서 일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휴식 시간의 경우 공식적으로 주어지더라도 노동자들은 휴식을 갖지 못했다. 회사는 삼성에서 노동자들이 너무 많은 휴식시간을 갖는다고 지적하면 임금을 삭감할 수 있기 때문에 출근하면 퇴근할 때까지 최대한 생산라인에 머물게 했다고 하였다. 그 결과 노동자들은 화장실에 가려면 ‘화장실 카드’를 관리자에게 요청해야 할 갈 수 있을 정도로 휴식 시간을 통제하였다.

인터뷰에 참여한 여성 노동자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근무 중 실신 혹은 어지러움을 호소하였다고 증언했다. 일하는 사람 모두가 겪다 보니 노동자들은 이러한 증상을 교대 근무하면 당연히 겪는 정상적인 결과라고 인식하였다. 더욱 놀라운 건 유산을 겪는 것 역시 젊은 사람이라면 교대 근무하면서 겪는 매우 정상적인 일로 치부되었다고 한다. 그밖에 시력이 손상되고 코피를 쏟거나 종아리가 붓는 것, 관절의 통증 등도 호소하였다.

“한번은 고열이 나서, 작업장 감독을 불렀다. 그가 회사 관리자에게 연락해서, 구급차가 와서 나를 싣고 회사 건강센터로 갔다. 거기서 내게 응급 처치를 해 주고, 약을 투여한 뒤, 병원으로 보내줬다. 몸이 회복된 후, 집으로 혼자 갈 수 있었다. 나중에는 소화기계에 문제가 생겼다. 교대 근무에서 주간 근무에서 야간 근무로 바뀌고 나서 종종 복통으로 고생한다. 내 생각에는, 주간 근무 때는 점심을 먹는데, 야간 근무 때는 자정에 저녁을 먹고 낮에 계속 자느라 아무것도 못 먹는 것에 내 위가 적응을 못 해서 그런 것 같다. 너무 아프다 싶으면, 쉬겠다고 요청한다. 정상적으로는 통증이 4~5분이면 멈췄다가 30분쯤 뒤에 다시 아파진다. 때로 둔한 통증이면, 그냥 계속 일한다.”

또한, 여성 노동자들 스스로는 화학물질을 직접 다루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반대로 이들 중 누구도 세정제가 화학물질을 함유하였다거나 다른 부서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에 노출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휴대전화 조립 공장에선 업무 과정 중 페인트, 잉크, 세정제 등 화학물질을 이용하고 있다. 심지어 공정 단계에서 가열, 금속 코팅 가스 처리, 도색, 레이저 새김, 절단 등 작업으로 인해 화학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나는 삼성에서 일하면 독성 물질에 노출될 수도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공장에 일하러 오기 전에 부모님께 만일 가서 일하는 게 불가능하다 싶으면 돌아오겠다고 말씀드렸다. 하지만 또 동시에, 만일 내가 독성 물질에 노출된다면, 수천 명의 다른 사람들도노출될 것이고, 죽는 사람도 있을 것이니, 아마 별문제 없을 거라고도 생각했다. 생산 완료 제품 작업장에서 일할 때면, 도난 방지를 위해 만들어진 자기장 문을 매일 통과해야 한다. 최근 정기 건강 검진 결과도 좋았다. 나중에 아프게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지금 건강하다. 우리는 모두 자기장 문을 걱정한다. 솔직히 말해서 그게 정확히 어떤 건지 모른다. 그래도 그 문이 들고 나는 사람을 모두 체크해서 이런 소문이 퍼졌다.”


여성 노동자들이 바라는 변화

인터뷰를 통해 일터에서 어떤 변화를 가장 원하는지 물었을 때 대부분은 노동시간이 줄어들고, 교대근무를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응답하였다. 또한, 인터뷰 참가자 대부분은 특히 젊은 노동자일수록, 전자산업 공장에서 일하는 동안 돈을 모아, 나중에 다른 직장을 구하고 싶어 했다.

“여기서 일하는 것이 나의 목표는 아니다. 나는 싫증이 났다. 여기서 일하는 것은 당장 사는 데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서다. 나중에는 고향으로 돌아가 부모님과 함께 살거나, 결혼해서 남편과 함께 부모님 근처에서 살고 싶다. 우리 부모님도 내가 여기서 일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지금은 학교로 다시 돌아가서, 부모님 댁 근처에서 새 직장을 찾거나 내 가게를 열고 싶다.”


노동자 결사의 자유 침해하는 베트남과 삼성

베트남 국제노동기구 협약 제87조와 98조에서 보장하는 노동조합 결성과 단결의 자유를 비준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삼성은 어떤 기업인가? 무노조 정책을 고수하며 노동조합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회사를 운영하면 된다는 반노동적 경영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전자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노동조건과 작업장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집단적인 힘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있다.


베트남 전자산업

여성노동자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베트남과 삼성의 전자산업 사업은 지속적으로 확장될 것이다. 전문가들 분석에 따르면 베트남 삼성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15만 명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예측되고 있다. 베트남 입장에서도 전자산업이 국가 경제에 기둥 역할을 하고 있고 긍정적으로 기여해왔기 때문에 삼성과 이해관계를 같이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베트남은 지금처럼 전자산업 기업 활동에 우호적인 제도와 경제 환경을 조성하면서 더 많은 투자를 유인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전자산업의 성장과 반대로 안전하고 건강하지 못한 작업 환경을 개선하고 일하는 여성 노동자를 보호하는 일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 이번 연구팀은 베트남 차원의 전자산업에 대한 법과 규제, 제한적인 전자산업 정보 접근성 문제 해소, 여성 노동자 젠더 문제를 비롯한 건강 문제 실태 파악, 작업장 환경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권고하였다.


1. 개발과 젠더, 가족, 환경 연구센터(Research Centre for Gender, Family and Environment in Development)

2. IPEN은 1998년에 설립한 비영리 공익 단체로 전 세계의 환경 및 공공 보건 그룹을 이끌어 인간의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는 안전한 화학 물질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고 있다.

[언론보도] ‘운명의 날’ 앞둔 이재용… 강남역에 울려 퍼진 “이재용 엄벌” 목소리 (시사위크)

‘운명의 날’ 앞둔 이재용… 강남역에 울려 퍼진 “이재용 엄벌” 목소리
  • 권정두 기자
  • 승인 2018.01.31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운명의 날’을 일주일 앞두고 있다. 항소심 선고공판이 오는 2월 5일 진행된다. 이날 선고 결과에 따라 옥살이가 더 길어질 수도, 혹은 자유의 몸이 될 수도 있다.


http://www.sisaweek.com/news/articleView.html?idxno=102452

특집2. 반올림 10년, 정부·법 제도의 변화와 남겨진 과제 / 2017.12

반올림 10, 정부·법 제도의 변화와 남겨진 과제

 

임자운 반올림 활동가

  

산업재해 인정 투쟁의 경과와 성과

 

지난 1031일 제13차 집단 산재신청을 포함하여 반올림은 현재까지 전자산업 노동자 92명의 30여 개 질환에 대해 산재신청을 했다. 근로복지공단은 그중 11명의 7개 질환에 대해 산재인정 처분을, 법원은 10명의 6개 질환에 대해 산재인정 판결을 했다.

최근까지의 산재신청 및 인정 사례들을 검토해 보면 두 가지를 알 수 있다. 첫째, 여전히 산재신청숫자와 산재인정 숫자 사이의 틈이 크다. 둘째, 법원의 산재인정 판단이 그 숫자와 내용면에서 근로복지공단을 계속 앞서고 있다. 전체 숫자만 보아도 법원은 총 17, 공단은 총 12건의 산재인정판단을 했고, 사업장과 질병 면에서도 법원이 인정 범위를 확장하면 공단이 그 뒤를 따르는 형국이다.

반도체 산재인정 판결들의 주요 특징들을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의 목적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둘째, 유해물질 노출 정도를 추단하면서 사업장 안전보건 관리 문제와 같은 간접사실들을 적극적으로 고려하였다. 셋째, 다양한 유해인자가 복합적으로 노출되었을 때의 위험성(상가 작용)을 강조했다. 넷째, 업무환경의 유해성 입증을 어렵게 만드는 사정들에 대한 규범적 판단을 하였다. 다섯째, 희귀질환에 대한 업무관련성 판단 기준을 완화했다. 20178월에 나온 대법원 판결은 위에서 열거한 주요 내용이 대부분 들어가 있을 뿐 아니라,

더 진일보한 내용도 있다. 대법원은 먼저 산재보상보험이 첨단산업분야 근로자를 보호해야 할 현실적·규범적 이유와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의 목적과 기능을 세 페이지에 걸쳐 자세히 설명한 뒤, 산재보험법상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는 의학적자연과학적 관점이 아닌 법적규범적관점에서 판단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리고 세 가지 판단원칙을 제시했다. 첫째, 질병이 희귀질환또는 첨단산업현장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질환에 해당하고 관련 연구결과가 충분하지 않아, 현재의 의학·자연과학 수준에서 발병원인 의심 요인과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것이 곤란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인과관계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 둘째, 특정 산업 혹은 사업장에서 특정 질환의 발병률이 높게 나타나거나 사업주 혹은 행정청의 잘못으로 업무환경을 알 수 없게 된 사정이 존재한다면 이는 근로자에게 유리한 간접사실로 고려할 수 있다. 셋째, 작업환경에 여러 유해물질이나 유해요소가 존재하는 경우, 개별 유해요인들이 특정 질환의 발병 혹은 악화에 복합적으로 점점 더 작용할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노동자 알권리 투쟁의 경과와 성과

반올림은 활동 초기부터 노동자 알권리를 강조해 왔다. 반도체 등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건강권이 확보되려면 현장 노동자들이 안전보건 활동의 핵심주체가 되어야 하는데, 그 기본 전제가 알권리기 때문이다. 누구도 알지 못하는 위험에는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성반도체 직업병 피해자들이 하나같이 자신이 취급한 화학제품의 이름·성분조차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삼성반도체 공장 인근을 중심으로 지역 곳곳을 돌며 알권리 캠페인을 벌였고, 2013년에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등과 함께 지역사회 화학물질 알권리 법·조례 제정 운동에 함께 했다. 2015년부터는 민변 소속 변호사들과 함께 노동자 알권리법 알권리법 연구사업을 벌였다. 고용노동부가 보관하고 있는 사업장 안전보건자료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소송도 제기했다.

알권리법 연구사업의 성과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나왔고, 201510월과 201611월 두 차례에 걸쳐 발의되었다. 정보공개청구 소송의 주요 성과로 201710월 선고된 서울고법 판결이 나왔는데, 이 판결은 삼성반도체 공장 특별감독 보고서안전보건진단 보고서의 공개를 명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20171<안전보건자료 정보공개청구 처리 지침>을 마련했는데, 동 지침은 공공기관에서 산업안전보건법령에 따라 보유·관리하는 안전보건자료 등에 관하여 국민이 정보공개법에 근거한 공개를 청구하는 경우에 적용함을 전제로, “정보공개법에 따른 비공개대상 정보에 해당하지 않는 한 적극적으로 공개한다는 원칙을 명시했다.

 

남겨진 과제

전자산업 현장의 안전보건 관리에 대한 실효성 있는 감시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일회적 진단이 아닌 안정적으로 계속 이어질 수 있고, 공공기관과 전문가, 현장 노동자,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사회적 감시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위험의 외주화에 따른 사내외 협력업체 노동자의 건강권 문제도 근본적인 대책이 나와야 한다. 제도적으로 위험 사업의 외주화를 더욱 제한하고 하청업체 노동자의 안전·건강문제에 대한 원청의 책임이 강화되도록 해야 한다.

여전히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증명책임이 노동자에게 있는 것도 문제다. 이번 대법 판결이 그 입증 정도를 상당 부분 완화할 수는 있겠지만, 재해자 입증책임 원칙이 살아있는 한 그로부터 파생되는 기본적인 문제점들은 여전히 남는다.

직업병 역학조사도 전반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산보연, 직업성 폐질환 연구소 등이 시행하는 역학조사는 재해자 업무환경에 대한 자연과학적·의학적조사를 하는 것이고, 이는 업무상질판위가 내리는 질병의 업무관련성에 대한 규범적판단에 참고자료로 제공된다. 따라서 역학조사는 과학적 합리성을 갖출 뿐 아니라 질판위의 규범적 판단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역학조사는 어느 쪽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업무상 질판위도 위원 구성부터 바뀌어야 한다. 법적·규범적 판단을 하는 자리에 자연과학·의학 전문가가 많이 참여하는 것부터가 문제의 시작일 수 있다. 또한 위에서 설명한 반도체 직업병 판결의 주요 내용, 특히 최근 대법 판결 내용이 질판위의 구체적 판단원칙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 질판위에 어떤 사람이 들어오건 법원이 정한 원칙들이 모든 사건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세세한 판단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노동자 알권리 투쟁에 관하여는 우선 이미 발의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노동자 알권리법)이 무사히 통과되도록 해야 한다. 고용노동부의 2017. 1 <안전보건자료 정보공개청구 처리 지침>도 내용으로 개선이 필요하다. 안전보건진단 보고서의 경우, 동 지침이 비공개로 설정한 부분을 2017. 10. 서울고등법원 판결은 공개하라고 명했다. 정보공개 심의위원회에 외부 전문가를 위촉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전문가를 어떻게 선정할 것인지는 내용이 없다. 얼핏 보기에 기술분야 전문성을 강조하는 것 같은데 안전보건, 노동자 알권리에 대한 전문성이 더 필요하다.

한편, 발의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노동자 알권리법)은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안전보건자료를 대상으로 한다. 그런데 사업장 안전보건에 관한 훨씬 더 많은 자료를 사업주가 갖고 있다. 이들 자료에 대한 알권리 보장 방안은 별도로 마련되어야 한다. 물론 법으로 보장된 노동자의 권리를 현실화하는 문제는 노동자의 기본권 보장과 그에 따른 활동에 긴밀하게 맞물려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집1. 반올림 10년, 현장의 변화와 과제 / 2017.12

반올림 10년, 현장의 변화와 과제


공유정옥 회원, 반올림 활동가


반도체 산업의 안전보건에 눈뜨게 된 10년 

2007년 11월 반올림을 시작할 당시 한국 사회는 반도체 산업 안전보건에 관하여 관심과 지식이 거의 없었다. 반올림이 초기부터 산재신청을 통해 피해자의 존재를 공식화하여 단지 개인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정부와 기업의 진상 규명과 예방대책을 촉구해왔다. 그에 대한 반향으로 10년 동안 여러 연구·조사가 진행되었다. 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는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화학물질사용 실태를 조사하거나 암 발생 양상, 작업환경유해요인 등에 대한 연구를 해왔다. 기업들은 정부의 권고나 명령에 따라 안전보건관리에 대한 자문 및 점검을 받기도 했고, 여론의 비판에 대응하기 위하여 자체적인 조사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지금은 반도체 산업의 안전보건에 대한 정보가 상당히 많아졌다. 

반도체 제조에 1천 종 이상의 화학물질 성분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 중 4분의 1은 CMR(발암성, 변이원성, 생식독성) 물질임이 알려졌다. 약 40%는 영업비밀을 이유로 일부 성분을 모르는 채 사용 중이며, 노출평가도 극히 일부만 하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또한, 반도체 공정의 특성 때문에 단시간 고농도 노출이 수시로 이루어지고 부산물로 발암물질이 생기며, 여러 공정의 공기 혼합 때문에 직접 취급하지 않는 화학물질에도 노출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반도체 산업 현장의 안전보건관리 실태도 여러 번에 걸쳐 진단을 받았다. 2009년 반도체 3사 사업장 위험성 평가 자문(서울대학교), 2010년 삼성전자 반도체 노출평가와 노출재구성평가(인바이론), 2013년 불산누출사고를 계기로 진행된 삼성반도체 종합진단(안전보건공단), 2014년 한겨레신문 보도를 계기로 시작된 SK하이닉스 산업보건관리 평가(산업보건검증위원회) 등이 이에 해당한다.

SK하이닉스 산업보건관리 평가는 화학물질 관리와 작업환경측정, 노출평가 등 각 부문에서 127개의 개선 과제를 도출했고, 회사는 이를 100%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의 경우 2010년 인바이론을 고용하여 수행한 자체 평가에서는 작업환경이 매우 잘 관리되고 있어 개선할 지점이 없다고 결론 내렸으나, 2013년 안전보건공단이 수행한 평가에서 따르면 안전보건관리가 ‘통제 중심’이고 ‘형식적’이며 ‘전문성’이 부족하여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한 지경이었다.


들리지 않는 현장 노동자들의 목소리

안전보건관리가 성공하려면 사업주나 전문가의노력만이 아니라 노동자의 적극적인 참여와 실천이 필요하다. SK하이닉스에서는 노동조합이 산업보건 검증위원회와 그 후속 활동에 참여 중이다. 다만 현장 노동자들은 여전히 자신이 체감하는 문제들을 제기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회사가 줄 불이익이 두렵거나, 말해봤자 회사가 해결하지 않을거라는 예상 때문이다. 사실 최근 SK하이닉스 노동자들이 이런 고충 상담과 제보를 해오는 것은 긍정적인 면도 있다. 안전보건에 대한 노동자들의 관심과 필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삼성이다. 심각한 질병에 걸리지 않은 한, 삼성 반도체에서 일하는 현직 노동자들은 공장 이야기를 바깥에서 하지 않는다. 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유일한 경로는 회사가 만든 선전 영상 <반도체 백혈병 논란의 오해와 진실>이다. 영상 속 노동자들은 ‘15년 동안 근무한 사업장인데 무슨 문제가 있었다면 벌써 있지 않겠나’, ‘한 번도 위험하다고 생각한 적 없다’라 말한다. 삼성에 노동조합이 없어 노동자들이 안전보건관리 의사결정 및 실행에 참여할 경로가 부족하다는 걱정에 더하여, 일방적인 선전의 영향으로 기업이 조장하는 안전불감증에 젖어 있는 것은 아닐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의 사회적 소통 시작과 실패

지금까지 반도체 산업의 안전보건 문제에 대하여 사회 구성원들을 향해 입장을 밝힌 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곳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업무환경과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부정(否定, denial)’ 전략이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아직 모른다’는 정도의 조심스러운 부정으로 임하는 데 비하여 삼성전자는 직업병 문제 제기가 ‘호도’이며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고 단언하며 훨씬 공세적으로 대처해왔다. 삼성은 부정의 ‘과학적’ 근거를 스스로 생산하기 위해 청부과학자들을 고용하여 연구결과를 생산하기도 했고(2010년 인바이론 연구). 다른 기관들이 수행한 조사 결과를 호도하기까지 했다. 삼성은 자사 블로그에 2008년 이후 고용노동부 및 산하기관이나 서울대학교 등이 수행했던 각종 연구를 열거한 뒤 ‘이와 같은 다양한 과학적 검증 결과’ ‘회사에서 근무환경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었다고 요약하고 있다. 사실 이 조사연구들은 삼성전자의 화학물질관리가 부실하다거나 실제 작업 중 화학물질 노출이 빈번하다는 문제를 지적하고, 공장 안에서 발암물질이 측정되고 공정 부산물로 벤젠이 발생하고 있으니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꼬집는 내용이었다.

삼성은 직업병 위험이 없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로, 반도체 산업의 암 발병률이 한국 평균보다 낮다는 역학조사 결과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취업 인구의 건강 상태를 일반 인구 집단과 비교하면 대개 전자의 건강이 더 좋은 것으로 나오는 ‘건강 노동자 효과’의 전형적인 사례일 뿐이며, 반도체 산업이 안전하다는 증거로 사용될 수 없는 자료다.

또한, 삼성은 ‘반올림은 피해자가 2백 명이 넘는다고 주장하고 계시지만 한 번도 구체적 명단을 공개한 바 없다’면서 피해자의 존재를 부정하기도 하고, ‘삼성이 죽음의 사업장이라면서 왜 본인의 자녀들이 계속 근무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는가’라며 삼성에 자녀를 입사시킨 부모들이나 건강피해를 걱정하면서도 삼성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주장도 서슴지 않았다(2016년 1월 ‘아시아 미국 언론인 연합’ 토론회).

결국, 지난 10년 동안 삼성이 보여준 것은 책임의 부정, 문제의 존재 자체에 대한 부정, 피해자 비난 일색에 허위 주장까지 동원하는 일방적 선전(propaganda)이었지 사회적 소통이라 보긴 어렵다.


남은 과제

첫째, 반도체 작업환경이나 노동자 건강에 관련된 조사연구의 투명성이 제고되어야 한다. 노동자 안전과 건강에 관련된 정보들이므로 전적인 공개를 기본원칙으로 삼고, 기업의 영업비밀은 정말로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하여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둘째, 대기업 사내 협력업체를 넘어 부품이나 폐기물 처리 등 생산 시스템에 종속된 업무를 담당하는 사외 협력업체들 대한 조사와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유해위험성이 이전되지 못하도록 하고, 이미 이전된 문제들에 대해 원청이 책임 있게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 기업들의 사회적 대화와 소통 실패에 대해서는 기업 내부의 각성과 변화도 필요하지만 제대로 비판하지 못하는 언론의 무력함이나 이런 일들을 대수롭지 않게 수용하는 사회의 분위기도 한몫 해왔다. 비판과 감시의 주체들이 더 많아지고 더 단단하게 뭉칠 필요가 있다.

넷째, 노동자의 단결권, 내부고발과 보호받을 권리, 위험작업 회피 및 중지권 등을 실현하기 위한 현장 노동자들의 운동이 더욱 진전되어야 한다.

[기자회견] 반올림 10년, 우리는 아직도 거리에 있다. 삼성은 직업병 문제 해결하라!


반올림 10년, 우리는 아직도 거리에 있다.
삼성은 직업병 문제 해결하라! 


2007년 3월 6일 스물 세 살의 황유미가 세상을 떠났다. 그녀의 젊음을 집어삼킨 것은 백혈병이란 무서운 질병이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며 입사한 삼성. 먼지 없는 방, 굴뚝 없는 공장, 청정산업이란 반도체 공정은 노동자들의 건강이 아닌 반도체 칩만을 위한 공장임이 밝혀졌다. 코를 찌르는 냄새, 알 수 없는 화학물질, 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안전수칙도 설명 받지 못한 채 일했다. 삼성의 무책임한 안전대책은 결국 노동자들에게 무서운 질병으로 되돌아왔다. 황유미 뿐 아니었다. 지난 10년 동안 삼성에서 320명의 노동자가 직업병으로 제보해왔고, 118명의 노동자들이 세상을 떠났다.


노동자들은 젊은 시절을 꼬박 투병으로 보냈다. 투병의 끝은 처참했다. 아픔을 간직한 채 끝끝내 세상을 뜨거나, 후유장애로 또 다른 고통을 마주했다. 직업병의 고통은 노동자 자신 뿐 아니라 가족, 그들의 공동체가 짊어져야 할 아픔이었다. 세상을 떠난 가족을 잊지 못한 아픔에 절망해야 했고, 생활고에 어렵게 투병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직업병 피해자들을 더욱 분노케 했던 것은 자신들의 아픔을 외면한 삼성의 냉정한 민낯 때문이었다.


삼성은 직업병 문제를 개인의 질병이라 이야기했다. 자신들의 업무와 무관하다 했다. 시간이 지난 뒤 근로복지공단과 법원에서 산재가 인정되었지만 삼성은 여전히 직업병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삼성은 모든 피해노동자들에게 사과와 보상을 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을 나누고, 자신들의 선정기준에 맞춰 보상했다. 오래전 약속했던 재발방지대책 역시도 제대로 운영되는지 알 수 없는 실정이다. 삼성은 자신들의 과오에 대한 인정과 반성보다는 어떻게든 문제를 축소시키고, 모면하려는 꼼수만 보였다. 그것이 노동자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열과 성을 다해 일한 기업, 젊음을 보낸 기업은 노동자들의 삶과 생명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었다.


이미 법원과 근로복지공단에서 인정받은 질병이 10가지에 이른다. 백혈병 외에도 재생불량성빈혈, 비호지킨림프종, 유방암, 뇌종양, 폐암, 난소암, 불임, 다발성신경병증, 다발성경화증 같은 질병들이 반도체 전자산업에서 비롯된 것임을 인정받았다. 또한 법원은 ‘노동자들의 알권리가 기업의 영업비밀보다 우선한다’며 영업비밀보다 노동자의 삶이 우선임을 판결했다. 정부기관이 인정하고, 사회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제 삼성만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면 된다. 10년이 지났다. 삼성은 얼마나 더 외면할 셈인가! 삼성 직업병의 증인인 80여명의 노동자가 세상을 떠났다.삼성은 더 이상 노동자들의 죽음을 외면하자 말라! 삼성은 반올림과 대화하라! 우리는 아직도 거리에서 외치고 있다. 이제 10년이다. 노동자들의 고통과 죽음을 멈출 수 있도록 삼성은 직업병 문제 해결하라!


2017년 11월 20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반올림 10주년 토론회 안내


[언론보도] 가을날, 삼성 직업병 농성장에서 (시사IN)

가을날, 삼성 직업병 농성장에서

삼성 직업병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농성장이 709일 만에 대청소를 벌였다. 반올림 활동가 공유정옥씨의 공지를 보고 사람들이 찾아왔다. 덕분에 월동 준비도 마쳤다.

은유 (작가) webmaster@sisain.co.kr  2017년 10월 20일 금요일 제525호


비닐 천막을 걷어내자 두어 평 남짓 평상이 휑하니 드러난다. 이중 삼중으로 깔려 있던 돗자리 바닥 아래 플라스틱 지지대 사이엔 여름휴가철 해변처럼 쓰레기가 나뒹군다. 스티로폼 조각, 캔 음료, 빵 비닐들, 그리고 딱딱하고 거무튀튀한 고양이 똥이 발견됐다.


http://www.sisain.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302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