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 활동가에게 듣는다] “안전과 생명은 가장 중요하기에 꾸준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 2019.09

[노안 활동가에게 듣는다] 

 

“안전과 생명은 가장 중요하기에 꾸준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부산지하철노동조합 노동안전보건위원회 인터뷰 

 

이숙견 / 상임활동가 

 

파업 이틀 만에 극적인 노사 타협으로 통상임금 인상분 보전 대신 540명의 신규채용을 이루어낸 부산지하철 노 동조합의 타결 소식은 더운 여름날에 내리는 소나기처럼 시원함을 안겨주었다. 부산에서 가장 큰 사업장 중 하 나이며,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이 시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공공기관이기도 한 부산지하철이기에 조합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활동하는 노동안전보건활동가들이 소중하다.

지난 8월 30일, 부산지하철 노동조합 노동안전보건위원회 동지들을 만나 지하철 현장에서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여러 문제와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안위원회의 활동, 그리고 과정에서 고민을 함께 나누었다.

집행부와 독립적인 활동을 위한 위원회 형태로 출발

2011년부터 구성된 부산지하철 노동조합 '노동안전보건위원회'(이하 노안위)는 집행부와는 독립적인 노안활동을 하기 위하여 시작부터 '위원회'로 만들었다. 노안활동 자체가 연속적이고 조금은 전문적이기도 하기에 다른 노동조합의 집행부처럼 노안활동가가 매번 바뀌는 방식을 지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부산지하철 노동조합은 5개 지부-승무지부, 역무지부, 기술지부, 차량지부, 서비스지부(청소용역노동자)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금속노조처럼 한 공장에 모여있거나 단일한 공정으로 되어있지 않고, 여러 개의 지부에, 지부 또한 지역별로 흩어져서 있고, 5000명 이상의 노동자가 여러 직종으로 구성되어있는 곳입니다.

처음 노안위를 구성하였을 때, 집행부에 따라서 매번 바뀌는 노안활동가로는 활동 자체가 어려울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어서 집행부와는 독립적인 형태로 활동하는 '노동안전보건위원회'를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각 지부에 1명씩 선임하여 구성하였으나, 현재는 3개 지부-승무지부, 기술지부, 차량지부-의 노안위원과 명예산업안전감독관으로 4명이 구성되어 활동 중입니다. 타임오프 문제로 타 위원회와의 활동 시간을 고려하여, 격주 4시간의 활동시간을 보장받고 있으며, 정기적인 노안위 회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5개 지부에서 적어도 1명 이상의 노안위원이 선임되어야 그나마 각 지부의 여러 현황과 문제점을 파악하고, 실제 현장 점검 활동 및 일상적인 노안 활동에 힘을 쏟을 수 있겠지만 현재 2개 지부가 빠진 상태라 다소 힘들다는 이야기도 하였다.

하지만 일상적인 노안 활동은 전체 지부를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었으며, 특히 조직 전환 문제로 치열한 싸움을 진행 중인 서비스지부 조합원의 여러 직업성 질환 및 산재 상담 활동은 꾸준히 하고 있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사측의 산업재해 은폐 문제에 대한 대응 활동을 진행 중이었다.

"최근 사측의 산업재해보고 은폐 건에 대한 노동부 고소고발 대응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경전철사업소에서 조합원이 발등을 다쳤는데 개인 병가로 40일 이상 치료를 받았지만, 사측이 노동부에 산재 발생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측에 산재 발생 보고를 제기하였으나 계속 은폐하고 있기에 노동부에 고소 고발을 하게 되었어요.

이번 기회에 그동안 관행처럼 되어왔던 사측의 은폐 행태를 드러내고 되풀이하지 않도록 만들기 위해 집중적인 대응을 하고 있고요. 공공기관이라 이번 산재 은폐 건에 대하여 언론 보도도 나갔습니다. 이번 활동을 통해서 사측의 산재 은폐 근절은 물론 실제 조합원이나 지부 간부들도 산재가 발생했을 때 당연히 산재처리를 하게끔 하는 현장 분위기를 만들고자 합니다."

올해는 근골격계질환 정기유해요인조사 6번째 해이다. 2018년부터 노안위에서도 근골격계질환 유해요인조사를 추진해보고자 여러 준비를 하였다. 하지만 올해 임금인상 및 신규 인원채용, 교대제변경 등 노사 임단협 협상이 난항을 겪었고, 파업 하루 만에 극적으로 타결되면서 540명 정규인원 충원을 약속 받았고 4조2교대 변경이 2020년 7월이 되어야 시행될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더불어 서비스지부의 정규직 전환 문제가 중요하게 남아있는 상황이라 본격적인 근골격계유해요인조사는 2020년 7월이 되어야 추진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제대로 진행되기 위해선 지금부터 준비작업을 시작하고 있었다.

"신규 인원채용 및 교대제 변경, 서비스지부 조직 전환 등으로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통하여 2020년에 근골격계질환 정기유해요인조사를 하기로 유예한 상황입니다. 현재는 그동안 유해요인조사평가를 통하여, 보완할 부분을 논의 중에 있으며, 가능한 이번 유해요인조사에서 전체 작업자를 대상으로 유해요인조사를 계획하고 있기에 외부 조사기관 선정을 고민 중입니다. 사측은 공개 입찰을, 노조는 노사합의로 선정할 것을 요구 중인데 아직 좁혀지지 못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신규채용 540명과 2020년까지 자연감소(퇴직)인원 170명, 기술직 등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인원 300여명을 합치면 최대 4700여명의 정규인원이 될 예정이고, 서비스지부가 조직 전환이 되면 유해요인조사 대상 인원만 대략 6000명 이상이 되는 엄청난 규모가 됩니다.

3조2교대제에서 4조2교대제 변경도 내년 3~4월 중으로 시행계획을 잡았으나 승무지부의 준비 문제로 내년 7월이 되어야 변경될 예정이기에 본격적인 근골 유해요인조사는 2020년 7월경에 시작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금부터 열심히 논의하고 준비해야지요."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은 지역에서 석면공동대책위원회 활동 등 많은 연대 활동에 함께하고 있다. 특히 전국에서 두 번째로 지하철이 운행된 지역이기에 과거 지하철 역사 내 석면을 많이 사용하였다.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이고 공공기관이기에 2012년부터 현재까지 지하철 역사 및 현장에서 석면 해체 작업을 노안위의 감시감독 하에 추진하였고, 그 결과 현재 대부분 석면은 제거가 된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시민이 이용하지 않는 야간시간에 제거 작업을 해야 하기에 노안위원들이 교대로 밤을 새워가면서 감시·감독을 하였고, 지속적인 노안위원회의 관심과 요구로 석면으로부터 안전한 지하철을 만들고 있다.

현실에 맞는 다양한 활동과 의제로 조합원에게 다가가

"요즈음 안전사고보다 직업성 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거 같습니다. 최근에는 기술지부 시설사업소 궤도지회 선로 현장의 작업자들에게 폐암, 천식, 특발성 폐섬유화증 등 폐질환이 3건이 발생하여 1건은 승인이 나고, 2건은 산재 신청을 준비 중입니다.

아무래도 조합원이 근속 년수가 증가하고 고령화가 되어 감에 따라 특히 폐질환이 많이 발생하고 있어요. 특히 궤도 쪽은 레일연마, 자갈 다지기 작업, 청소작업 등으로 엄청나게 많은 유해물질-유기물질, 금속, 라돈, 석면, 페놀수지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고, 집진 설비 등 작업환경이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분진노출을 100% 방지할 수 없기에 작업자들의 보호구 착용도 매우 중요합니다.

사실 예전에는 대부분 불편하니깐 착용을 안했지만 지금은 주변 동료들이 폐암에 걸린다거나 사망하는 사례가 나오면서 보호장구도 신경을 쓰는 편이죠. 그래도 여전히 불편하니 착용하기 어렵다고 하는 조합원들이 일부 있어서 걱정입니다."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서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인 노안위원회의 활동 이야기를 들으며 조합원에 대한 애정과 노안활동의 중요성이 느껴졌다. 한편에선 노안 위원들만큼 노동안전보건활동에 적극적이지 못한 집행부와 지부 간부, 조합원의 태도에 아쉬움도 토로하기도 하였다.

"현재 건강검진제도 개선을 위한 전면 검토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단협에 보장되는 특수검진이나 여러 검진에서 이중 삼중으로 겹치는 항목이 많기에 조합원에게 꼭 필요한 항목을 선정 중이며, 안전보건관리규정도 정신보건 부분을 강화해서 변경하려고 합니다. 이와 함께 최근 공공기관 안전관리 가이드에 맞추어서 할 일이 많아졌어요.

향후 근골격계질환 유해요인조사도 좀 더 공신력 있는 기관을 선정해서 잘하고 싶은데.... 사실 힘든 부분은 이러한 노안위원회의 활동과 고민을 집행부와 조합원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5명으로 구성되어야 할 노안위원이 3명밖에 없는 상황이고, 안전과 건강을 위해서 노안위에서 제기하는 문제점과 요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경우가 있기에 힘들 때도 많습니다."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특히 부산지하철은 노동자의 안전이 곧 시민의안전과 직결되는 공공기관이기에 힘듦이 있어도, 꾸준히 지속하겠다는 노안위원들의 다짐을 들으면서, 집행부와 조합원이 좀 더 노안활동에 귀를 기울이고 이들의 활동에 함께하기를 기대하면서 노안위원들의 마지막 발언 내용으로 정리하고자 한다.

정영민 노안위원 : "몸이 건강해야지 노동을 할 수 있죠. 가족이나 동료가 산재를 당하면 나머지 남은 가족과 동료가 얼마나 힘든지를 여러 번 봤기때문에 나와 조합원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하여 활동합니다."

조영호 노안위원 : "25년 전 남동생이 산재 사고로 사망하였습니다. 지하철 입사 후 22년 동안 잊고 있다가 노안위원회 활동을 시작하면서 죽었던 남동생 일도, 입사 전 다른 회사에서 발생했던 동료의 산재 사고도 기억이 났습니다. 가장 늦게 활동을 시작한 노안위원이지만 역량강화를 위하여 스스로 노력중이며, 교육도 참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안전과 생명이 중요하니깐요."

이동훈 노안위원 : "노동안전보건위원회 시작할 때는 잘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그만두고 싶다고 생각할 때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집행부와 조합원에게 바라는 것은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노안 활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함께 활동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한규권 명예산업안전감독관 : "제 동기가 전기 감전으로 사망했던 경험이 있기에, 다시는 다른 이에게 그러한 일이 발생되지 않기를 바라기에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노안 활동이 힘들고 어렵다고 소문은 많이 났지만 그만두면 안 되는 가장 기본적인 노동조합 활동이기에 힘들어도 하고 있습니다."

[언론보도]끝나지 않은 '김용균 법' 투쟁 - 하위법령 개정을 주목하자 ⑤ 노동자 참여보장(2019.3.17 오마이뉴스)


노동자 참여 보장하는 산업안전보건법 만들자

[끝나지 않은 '김용균 법' 투쟁 - 하위법령 개정을 주목하자] ⑤ 노동자 참여보장




19.03.17 11:26l최종 업데이트 19.03.17 11:26l이태진(kilsh)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증진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률로서 산업안전보건의 각 주체인 정부와 사용자 및 노동자에 대한 책무가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법 제6조에서 "근로자, 또는 노무를 제공하는 자는 이 법과 이 법에 따른 명령으로 정하는 기준 등 산업재해 예방에 필요한 사항을 지켜야 하며, 사업주 또는 근로감독관, 공단 등 관계자가 실시하는 산업재해 방지에 관한 조치에 따라야 한다"라고 노동자의 소극적 책무만이 규정되어 있는데 적극적 권리로서 노동자참여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519586


사진 : 일과건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