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리포트] 일을 마친 후 지치지 않는, ‘적절한’ 노동강도 찾기 -형틀목수 노동강도 평가 사업 소개 / 2019.01

일을 마친 후 지치지 않는, ‘적절한’ 노동강도 찾기

- 형틀목수 노동강도 평가 사업 소개

최민 (상임활동가)


현장 방문 조사 중 연구진이 하나에 18kg쯤 나가는 유로폼을 양손에 하나씩 들고 이동하는 노동자에게, “유로폼 무게가 얼마나 나갈 것 같으세요?” 물었습니다. “이거? 한 5kg 나가려나?” 말끝을 흐리는 노동자에게 실은 하나당 20kg 가까이 나간다고 말씀드렸더니, 본인이 깜짝 놀랍니다. 쌀 한 가마니가 얼마나 무거운데, 내가 지금 그걸 두 개 들고 있는 거냐고 되묻습니다. 

본인들이 하는 일의 강도에 대한 건설 노동자들의 인식이, 이 장면에서 잘 드러납니다. 건설 노동자가 얼마나 힘든 일을 하는지 이미 잘 알려진 것 같지만, 본인들조차 그 ‘힘듦’이 어느 정도인지, 이렇게 수십 년을 일해도 되는지 잘 모릅니다. 사실 건설 현장에서 어떤 사람들이, 얼마나 힘든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그것 때문에 어떤 문제를 경험하는지 제대로 평가하고 드러낸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2017년부터 건설노조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함께 건설노동자 중 먼저 형틀목수 노동강도 평가 사업을 했습니다. 2년에 걸쳐 설문조사, 면접조사, 현장조사, 심장박동수 측정 등의 생체지표 측정 조사를 현장 중심으로 실시하여, 형틀목수 노동자들이 느끼는 노동강도를 평가하고자 했습니다. 나아가 노동강도를 강화하는 근본적 원인을 밝혀, 이후 적정 노동강도 쟁취를 위한 노동조합의 기준과 대안을 모색해보는 것도 중요한 연구 목표였습니다.

건설현장 노동강도는 “생애 최고”

두 차례 심층 면접 조사를 실시했는데, 면접 참여자 모두 형틀목수 노동자의 노동강도는 “최고”라고 답했습니다. 가장 큰 원인으로, 적정 공사비를 왜곡시켜 무리하게 공사 기간을 단축하는 불법 하도급이 지적됐습니다. 조사에 참여한 건설노조 조합원은 하도급으로 일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점심시간 1시간과오전 오후 참시간 각 30분을 잘 챙기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비조합원 노동자들은 불안정한 고용과 임금 때문에, 쉬는 시간도 지키지 않고 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있죠. 건설 현장에서 노동조합 조직률이 높아지고, 함께 ‘시간을 지켜’, ‘적절하게’ 일할 수 있다면 건설현장 산업재해도 훨씬 줄어들지 않을까요?

무리한 공사 기간 단축으로 인한 빠른 작업속도와 강도는 근골격계질환과 사고 위험을 함께 높이게 됩니다. 게다가 발판이나 안전대가 제대로 돼있지 않고, 바닥이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서 하는 일은 그 자체로도 위험 작업이 되기도 합니다. 피곤한 체력을 회복하고 피로를 풀 수 있는 휴게실, 화장실이 부족한 문제나 식당의 음식 질이 낮은 것처럼 기본적인 위생시설이 열악한 것은 신체적으로 불편함을 줄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의 자긍심을 떨어뜨리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형틀목수 노동자들은 정부정책을 실효성 없게 느끼고 있었습니다. 현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안전관리자, 노후에 대한 불안을 가중시키는 퇴직공제부금 문제 등 정부를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입니다.

형틀목수 노동자를 둘러싼 부정적 환경과 조건은 부실공사로까지 이어집니다. 건설노동자의 적정 노동강도 현실화와 노동환경 개선은 비단 형틀목수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조치입니다.

30~40대 건설노동자가 50~60대보다 더 아프다?

그런데, 막상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이런 결과가 뚜렷하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건설노동자들의 노동강도 체감 정도는 제조업 등 다른 생산직 노동자들보다 오히려 더 낮았습니다. 건설노동자들 본들이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별로 의식하지 못한 채 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높은 노동강도를 짐작케 하는 설문 응답도 많았습니다. 설문 참여 노동자의 평균 연령은 53.2세, 60세 이상이 28%가 넘었습니다. 어떤 일을 하던 나이 때문에라도 일이 힘들다고 할 법도 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형틀목수 노동자들은 계속 서 있거나 반복적 손과 팔 사용, 중량물 취급, 불편한 자세 등 인간공학적 유해요인, 한랭과 고열, 소음, 진동 등 물리적 요인, 각종 분진과 2차 흡연 등 화학적 유해요인에 일반 노동자 집단보다 2~10배 많이 노출되는 ‘위험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한 부위 이상 근골격계질환 증상을 호소한 비율은 62.2%. 이런 비율은 제조업 노동자나 학교급식노동자들에 비해 그렇게 높은 비율도 아닙니다. 한 분씩 만난 면접에서는 다른 어떤 직업보다 힘들다고 호소했지만, 동시에 ‘이 정도는 참고 일해야지, 이 정도 아픈 것은 아픈 것도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요? ‘예전보다는 나아졌다’, ‘도급팀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아프거나 피곤하다는 평가에 인색하도록 만드는지도 모릅니다. 일이 많이 힘든 분들은 이미 건설 현장을 떠났고, 상대적으로 더 건강한 노동자들만 형틀목수로 남아있는지도 모릅니다.

신기하게도 근골격계질환 증상 호소율은 50~60대보다 오히려 30~40대에서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형틀목수라면 유사한 업무를 하고, 오히려 경력이 오래된 노동자들이 힘든 일을 하는 경우도 많아서, 구체적으로 하는 일의 차이로는 이 결과가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건설현장의 높은 노동강도에 적응한, 오랜 경력의 노동자들은 근골격계 통증도 덜 호소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정말 힘들지 않고 아프지 않아서인지, 아프거나 피곤하다는 평가를 꺼리기 때문인지는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 합니다. 면접 과정에서, 몸이 재산인 건설 노동자는 아픈 경우에도 스스로 나쁜 건강 상태를 숨길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 역시 아픈 노동자에게 안타까움을 느끼지만, 같이 일하기는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형틀목수 현장평가,

제조업 노동자의 2.33배 노동강도

실제로 현장에 가서 들여다보니, ‘괜찮다’던 설문 조사 결과는 더욱 믿기 어려웠습니다. 현장 평가 결과 형틀목수 노동자들의 하루 작업 대부분이 거의 모든 부위의 근골격계 부담 작업에 해당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나치게 무거운 자재 운반, 두 사람이 나눠 들지 못 하므로 발생하는 중량물 작업, 불편한 자세 등은 물론이고 빠르고 수월하게 작업하기 위해 생략하는 안전 수칙들, 지나치게 이른 시간에 시작하는 작업 등 안전하지 못한 작업은 그 자체로 높은 노동강도의 작업이 되었습니다.

형틀목수 노동자들이 노출되는 소음, 분진, 화학물질, 직사광선과 고온 등의 유해요인 역시 형틀목수 노동자의 노동강도를 높이는 이유가 됩니다. 같은 일을 할 때, 더 열악한 물리적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 더 많은 직무스트레스를 받는 노동자는 더 쉽게 피로를 느끼고, 더 많은 근골격계 증상에 시달리게 됩니다. 여전히 낮은 사회적 인식과 평가, 상대적으로 낮은 보상, 고용 불안정 등 직무스트레스 역시 건설현장 노동자의 노동강도를 높이는 중요한 조건입니다.

형틀목수 노동자들의 높은 노동강도는 직접 신체활동량을 측정한 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형틀목수 노동자의 노동시간 한 시간당 칼로리 소모량은 평균 약 115.2kcal였습니다. 아파트 본층, 주택, 아파트 지하 순으로 칼로리 소모량이 높아 아파트 본층의 노동강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본층에는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거의 일을 하지 않고, 이주 노동자들이 하도급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주로 조합원들이 일하는 아파트 지하팀의 칼로리 소모량도 사무직 노동자보다 4.6배, 제조업 생산직 노동자보다 2.33배 높았습니다.

측정한 심장박동수를 활용하여, 최대적정노동시간과 과로지수를 산출한 결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심장박동수가 잘 측정된 11명 중 10명이 과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장박동수를 사용해서 계산한 최대적정노동시간은 평균 5시간으로, 현재의 노동강도로는 하루 5시간 정도 일하는 게 적당하다는 의미입니다. 일부 노동자의 경우 현재 작업량의 절반 이하로까지 작업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과도 있었습니다. 평균 과로지수는 1.97로 절반 정도로 노동시간 혹은 노동강도를 줄여야 한다는 의미이며, 유난히 과로지수가 컸던 2명의 노동자를 제외한 경우에도 과로지수 1.76으로 현재 작업보다 43% 가량 노동강도를 줄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의 노동이 할 만한 일이 되려면

이런 결과를 보면, 건설노동자들이 자신의 노동이 ‘힘든 일’이라는 것을 제대로 인정하는 것이 모든 활동의 기초가 되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누구나 건설 노동이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건설 일이니까 어쩔 수 없다’, ‘원래 이 정도는 힘들다’고 쉽게 포기해버리고 있습니다. 이런 태도 대신 우리의 일이 얼마나 힘든지, 왜 힘든지, 어떻게 힘들지 않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을지를 스스로가 먼저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 건설 노동을 ‘할만한 일’로 만드는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이번 노동강도 평가를 바탕으로, 건설노조에서는 조합원 근골격계질환 산재 승인 확대와 예방활동을 본격적으로 확대해가기로 했습니다. 건설노동이 위험한 일일 뿐 아니라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리자는 뜻도 모았습니다. 허리나 어깨가 아픈 노동자가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치료받도록 하는 활동에서 시작해서, 예방을 위한 활동까지 나아가는 것이 과제입니다.

이것은 건설노동자에게만 해당하는 과제는 아닐 것입니다. 다른 일터와 노동현장, 직장에서도 여러 노동자가 각각 본인이 현재하는 일이 적절한 노동강도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곱씹어보고 평가해보기를 기대합니다. 일을 마친 후에도 지치지 않을 만큼, 적당히 일하고 있나요? 아니, ‘지치지 않을 만큼’은 제대로 된 기준이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일을 마친 후,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보고 싶은 영화를 보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만큼의 적당한 일을 하고 있나요? 한번 같이 평가해보고, 어떻게 하면 그렇게 일할 수 있을지 함께 궁리해보실래요?

[연구보고서] 형틀목수 노동자 노동강도 평가

건설_노동강도_보고서_완.pdf



전국건설노동조합
토목건축분과위원회
형틀목수 노동강도 평가사업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최민, 이나래

전국건설노동조합 강한수, 이승현, 이준상, 정미경, 홍원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이진우


Ⅰ. 연구의 배경 및 방법 
1. 연구의 배경
2. 연구의 목적 

3. 조사연구의 방법

Ⅱ. 조사 결과 
1. 설문조사 결과
1) 설문조사 개요 및 설문 참여자 기본 정보 
2) 공수와 노동시간
3) 유해인자 노출
4) 노동강도 및 피로도
5) 건강행동 및 건강 일반 
6) 손상 경험
7) 근골격계 증상 설문조사 결과
8) 작업강도를 낮추기 위한 과제


2. 면접조사 결과 
1) 면접조사의 목적 및 방법
2) 면접 분석 내용


3. 현장 조사 
1) 조사 배경 및 방법
2) 아파트 지하층 현장 조사 결과
3) 주택 작업 현장 조사 결과
4) 아파트 본층 현장 조사 결과 
5) 소결 


4. 생체지표 측정 결과
1) 조사 배경 및 방법 
2) 신체활동량 측정 결과
3) 심박수 측정 결과 
4) 소결


Ⅲ. 결론 및 제언 
1. 결론
1) 설문조사 결과
2) 면접조사 결과 
3) 현장조사 결과 
4) 생체지표 측정 결과


2. 제언
1) 근골격계질환 산재 승인 확대와 예방 활동
2) 적정 노동강도, 적정 공사기간 쟁취
3) 건강과 안전에 대한 감수성 높이기
4) 더 넓은 조직화
5) 안전한 건설 현장을 위한 정부 과제


[연구소 리포트] 2017 근골격계 유해요인조사 결과 보고서(2) / 2017.7

2017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 결과 보고서

- 금속노조 A지회 현장조사를 중심으로


아이구 연구원


이번호 연구소 리포트는 지난 달 일터 연구리포트 A지회 설문조사 결과에 이어 현장 조사를 중심으로 주요 내용을 독자와 함께 나누고자 한다. 2015년에 연구소를 비롯한 노동안전보건 단체 활동가들은 금속노조 노안실과 ‘2016년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를 제대로 하기 위한 실태조사 보고서’를 만들었다. 보고서를 본 사람도 있겠지만, 혹여 못 보신 분을 위해 꼭 기억해야 할 내용을 소개한다. 보고서 발간사에서 금속노조 위원장도 강조한 것이다. ‘제대로 조사하고, 현장을 살려내고, 골병을 잡고, 제대로 치료받고, 더욱 안전한 현장을 만들기’ 위한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여야 한다는 점이다.


실제 2016년 많은 현장에서 유해요인조사를 했을 텐데, 현실은 제대로 하기 녹록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조사의 목적을 조직적으로 논의했었는지, 조사를 기관에 위탁하던 노사 공동으로 하던 노조 중심으로 하던 조사를 현장참여하에 제대로 했었는지, 조사과정을 현장의 관심과 참여를 북돋우면서 진행했었는지, 조사결과를 현장노동자에게 온전히 알렸었는지, 후속 조치인 치료와 개선 활동을 지속했었는지 등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를 되돌아보았으면 싶다. 지금이라도 현장을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조사결과를 다시 꼼꼼하게 살펴보고, 다음 유해요인조사 전까지 개선과제를 하나라도 제대로 실행에 옮기는데 A지회 사례가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2013년 유해요인조사에 이어 현장노동자가 함께하는 조사

A지회는 2013년 유해요인조사를 통해 환자를 찾고 개선과제를 찾으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인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인력을 충원한 바 있었다. 2016년 조사에서는 기본적인 과제인 개선과제를 찾고 환자에 대한 찾아 조치하는 것 이외에도, 자신과 현장의 노동을 제대로 살피고 기록하는 과정을 통해 자체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경험과 자료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A지회 (가)지역 8명과 (나)지역 10명의 현장노동자 한 사람당 16시간의 활동시간을 확보하여 직접 현장조사를 하였다. 이를 위해 하루 역량 강화 교육과 실습을 거쳐 현장조사준비를 하였다. 이날 교육은 근골격계 질환 및 유해요인조사에 대한 이해, 현장조사 시트 소개와 작성방법, 현장조사 실습 등의 순으로 진행하였다.


또, 2013년에 인간공학적인 평가 중심으로 진행했던 현장조사 방법을 바꿨다.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 신청자 현장조사 시 사용하는 시트를 재구성하여 현장의 노동 전반에 대한 실태를 있는 그대로 빠짐없이 전체 공정을 조사하였다. 처음 하는 조사방법으로 인해 조사과정이 쉽지 않았다. 실제 몸으로는 알고 있지만 글로 기록하는 것 자체가 익숙지 않아 너무 어렵고, 부담 요인 뿐 아니라 작업과정을 가급적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조사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조사대상을 조합원 뿐 아니라 (가)지역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비조합원인 이주노동자에 대한 근골격계 질환 증상조사와 현장문답을 진행하였다.


녹록하지 않았지만, 현장조사를 주도적으로 진행한 현장노동자의 관심과 애씀 덕분에 현장의 부담 요인을 제대로 찾을 수 있었고, 주요 개선과제에 대해 정리하여 산보위를 통해 합의할 수 있었다. 당연히 A지회의 가장 핵심적인 유해요인인 장시간 노동과 심야노동에 대한 개선을 위한 노사TFT 구성과 운영을 하자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질환 증상 호소자에 대한 문진을 진행하여 실질적으로 필요한 의학적 조치를 실행에 옮기는 중이다. 조사를 시작할 때, 조사할 때, 최종 보고서 주요내용을 설명할 때, 개선과제에 대한 산보위 합의를 할 때 사업 전 과정에 조합원에게 지회 소식지 등을 통해 알렸다. 사업과정 중에 옥에 티라면, 시간이 부족해서 최종 보고서 작성과정에서 조사에 참여한 이들과 직접 만나서 논의를 하지 못하고 온라인상으로만 의견수렴을 하는 데 그친 아쉬움이다.


현장 조사 주요결과를 반영한 후속 조치를 지속해나가기 위해 애쓰기

현장조사를 통해 확인한 주요 핵심 개선과제는 다음과 같았다. (가)지역과 (나)지역 모두, 심야노동과 장시간노동으로 인해 근골격계 질환 부담 요인이 가중되는 것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이는 부담 요인이 같더라도 장시간 노동으로 인해 노출 시간이 길어지는 것으로 인한 절대적인 가중요인을 줄이고, 12시간 주야맞교대로 인한 심야노동을 연속 5일 이상 격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누적된 부담 요인을 해소하지 못하고 지속해서 부담 요인이 쌓이게 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때문에 절대적인 부담노출 시간과 심야노동으로 인한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가)지역과 (나)지역 모두, 중량물 취급 부담과 상•하단 작업으로 인한 부담을 완화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중량물 취급의 경우 만성적인 부담 요인의 측면뿐 아니라 급성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데, 특히 허리 질환으로 이어질 경우 비용과 치료기간의 측면에서 엄청난 손실이 이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작업자에게도 치명적인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상•하단 작업의 경우 가급적 바닥에서 30cm 이상부터 어깨높이 사이에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차 최하단과 최상단 적재를 제한하거나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유압식 대차를 사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연동하여 작업대의 높이 개선 및 서서 하는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의자 제공 역시 주목해서 개선할 필요가 있다.


(가)지역과 (나)지역 모두, 공정별 인간공학적 부담 요인에 대한 개선을 구체적인 계획아래 노사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공정에서 다양한 인간공학적 부담 요인이 있다. 예컨대, 서서 작업하는 부담과 쪼그린 자세로 작업하는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적절한 의자를 사용토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가장 근골격계 질환 부담이 적거나 없을 것 같은 사무직 직원의 경우도 PC 작업으로 인한 부담 요인을 전면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다른 공정의 경우는 개선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개선을 하지 않거나 못할 경우 고스란히 작업자에게 근골격계 질환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사업주에게는 생산성 및 품질 저하와 직원의 건강을 지키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져 더 많은 손실을 감당하게 된다. 안전과 보건문제에 노사가 따로 없이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인 개선을 위한 활동체계와 활동시간을 보장하고 일상적인 개선 활동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지역과 (나)지역 모두, 소음, 조도, 온도, 분진, 사고위험 등 근골격계 질환에 직간접적 연관부담으로 작용하는 작업환경요인에 대한 개선 역시 놓치지 말아야 한다. (나)지역은 소음을 차단한 부스를 설치했지만, (가)지역의 경우 협소한 공간으로 인한 소음부스가 없어서 설비소음으로 인한 부담이 컸다. 두 지역 모두 청력보존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실시하면서, 실질적인 소음을 저감시키기 위한 개선이 절실하다. 또한, 적정 조도로 개선하고 이중 혹은 삼중조도를 개선하는 것, 온도로 인한 부담 특히 저온으로 인한 부담 가중요인을 완화하는 것, 유해화학물질 및 먼지 등으로 인한 분진 노출부담을 완화하는 것, 지게차 이동로와 작업자 통행로를 구분하는 것, 낙하와 추락 및 협착 위험을 줄이거나 없애는 것 등을 실제로 실행에 옮겨 개선할 경우 연관부담 요인을 낮추는 것은 물론이고, 작업환경 개선으로 통해 쾌적하고 안전한 일터 조성을 통해 활기 넘치는 현장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가)지역의 경우 이주노동자의 근골격계 질환 부담 요인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우고 실행에 옮기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특히, 근골격계 부담 요인 중 부담 자세의 반복 빈도와 중량물 취급 부담을 주목해서 평가하고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주노동자가 근골격계 질환으로부터 안전하게 일할 수 있다면 현장에서 일하는 모든 이들이 소위 골병으로 인한 질환과 증상으로부터 훨씬 안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를 위해 이주노동자에게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이해와 대처방안 등을 교육하고, 아프면 아프다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현장문화를 조성하며, 아프면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이주노동자만이 아니라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 모두에게 해당한다.


A지회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를 통해 확인한바, 사무와 QC 업무 이외 거의 모든 작업이 업무관련성이 높거나 매우 높게 평가되었다. 낮게 평가된 업무라도 중량물 취급부담, 자세와 힘 사용으로 인한 부담, 주요상병에 영향을 미치는 작업요인, 신체 부위에 영향을 미치는 연관 부담 요인, 온도, 소음, 분진, 조도, 사고위험 등과 같은 작업 환경 요인 등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 및 증상의 부담 요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공정별 부담 요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산업안전보건법 24조 5항과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규칙 12장에 명시되어 있기도 하지만 실제 근골격계 질환 및 증상에 영향을 미치는 인간공학적 부담 요인 개선을 포함한 구체적인 작업환경을 개선해야 부담 요인을 줄이거나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야 맞교대 장시간 노동과 상시주간근무지만 토요일 특근을 거의 매주 하다시피 하는 경우에 작업자의 부담은 훨씬 가중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대책 역시 중요한 요인이었다. 그래서 조사 직후의 산보위에서 주요 개선과제에 대한 노사합의 뿐 아니라, 노동시간 단축과 심야노동 단축을 위한 노사 TFT를 구성 운영키로 합의한 것이다. 실제로 3년 주기의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 취지를 제대로 실현해 나가기 위한 물꼬를 텄다. 이제 노동조합 차원에서 현장을 바꿔 나가면서, 일상적인 개선활동을 지속해 나갈 노동자가 되도록 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2013년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한 2016년 근골 조사의 의미

2013년 인력충원이라는 핵심과제와 개선을 한 것에 이어, 2016년에는 장시간 노동과 심야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사 TFT를 가동하며 도처의 유해요인을 개선하기로 하였다. A지회의 경우, 조합을 만들어 활동한지 5년여인 신생노조라면 신생노조로 그나마 두 지역으로 나누어져 있고, 현장 조합원 규모가 (가)지역은 40명 내외 (나)지역은 70명 내외로 적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를 제대로 했다고 할 수 있다.


다른 노동조합도 A 지회처럼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를 제대로 했으면 싶다. 현장 상황, 현장조직력, 노사관계 등 적지 않은 어려움을 이유로 유해요인조사를 제대로 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다양한 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유해요인조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의 전환이 중요하다. 물론 제대로 유해요인조사를 했거나 애쓴 노동조합이라도 개선과 의학적 조치 등 후속 조치를 일상적이고 지속해서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실제 개선과정에서 작업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개선하면 그만인 것이 아니라, 3개월 혹은 6개월 이후 작업자 의견을 수렴하여 수정 보완해 나가는 것을 통해 실효성 있는 개선으로 이어나가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 사업을 하면서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은 바로 사람인 노동자다. 노동자는 더 안전하고 행복하게 일하고 살아갈 권리를 누릴 주체이기도 하지만, 권리를 실제 행사하기 위해서 해야 할 개선과제를 추진할 주체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노동을, 현장의 모든 노동을 꼼꼼히 돌아보는 것, 그 노동을 하는 노동자를 제대로 살피고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근골격계 질환 유해요인조사의 시작이자 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