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집]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 7대 권고 이행 점검 토론회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
7대 권고이행 점검 토론회

일시: 2019년 7월 1일(월) 오후 2시
장소: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
주관: 국회의원 신창현, 집배노동자 장시간 노동철폐 및 과로사 · 자살방지 시민사회 대책위원회
주최: 국회의원 윤소하, 국회의원 추혜선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 7대 권고와 활동 의미 
이정희(기획추진단 전문위원,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권고안 이행 진행상황 및 최근 노동조건 악화 유형 정리 
오현암(전국집배노동조합 집배국장)

 

190701_집배원_권고이행토론회.pdf
3.13MB

 

 

[연구리포트] 일을 마친 후 지치지 않는, ‘적절한’ 노동강도 찾기 -형틀목수 노동강도 평가 사업 소개 / 2019.01

일을 마친 후 지치지 않는, ‘적절한’ 노동강도 찾기

- 형틀목수 노동강도 평가 사업 소개

최민 (상임활동가)


현장 방문 조사 중 연구진이 하나에 18kg쯤 나가는 유로폼을 양손에 하나씩 들고 이동하는 노동자에게, “유로폼 무게가 얼마나 나갈 것 같으세요?” 물었습니다. “이거? 한 5kg 나가려나?” 말끝을 흐리는 노동자에게 실은 하나당 20kg 가까이 나간다고 말씀드렸더니, 본인이 깜짝 놀랍니다. 쌀 한 가마니가 얼마나 무거운데, 내가 지금 그걸 두 개 들고 있는 거냐고 되묻습니다. 

본인들이 하는 일의 강도에 대한 건설 노동자들의 인식이, 이 장면에서 잘 드러납니다. 건설 노동자가 얼마나 힘든 일을 하는지 이미 잘 알려진 것 같지만, 본인들조차 그 ‘힘듦’이 어느 정도인지, 이렇게 수십 년을 일해도 되는지 잘 모릅니다. 사실 건설 현장에서 어떤 사람들이, 얼마나 힘든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그것 때문에 어떤 문제를 경험하는지 제대로 평가하고 드러낸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2017년부터 건설노조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함께 건설노동자 중 먼저 형틀목수 노동강도 평가 사업을 했습니다. 2년에 걸쳐 설문조사, 면접조사, 현장조사, 심장박동수 측정 등의 생체지표 측정 조사를 현장 중심으로 실시하여, 형틀목수 노동자들이 느끼는 노동강도를 평가하고자 했습니다. 나아가 노동강도를 강화하는 근본적 원인을 밝혀, 이후 적정 노동강도 쟁취를 위한 노동조합의 기준과 대안을 모색해보는 것도 중요한 연구 목표였습니다.

건설현장 노동강도는 “생애 최고”

두 차례 심층 면접 조사를 실시했는데, 면접 참여자 모두 형틀목수 노동자의 노동강도는 “최고”라고 답했습니다. 가장 큰 원인으로, 적정 공사비를 왜곡시켜 무리하게 공사 기간을 단축하는 불법 하도급이 지적됐습니다. 조사에 참여한 건설노조 조합원은 하도급으로 일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점심시간 1시간과오전 오후 참시간 각 30분을 잘 챙기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비조합원 노동자들은 불안정한 고용과 임금 때문에, 쉬는 시간도 지키지 않고 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있죠. 건설 현장에서 노동조합 조직률이 높아지고, 함께 ‘시간을 지켜’, ‘적절하게’ 일할 수 있다면 건설현장 산업재해도 훨씬 줄어들지 않을까요?

무리한 공사 기간 단축으로 인한 빠른 작업속도와 강도는 근골격계질환과 사고 위험을 함께 높이게 됩니다. 게다가 발판이나 안전대가 제대로 돼있지 않고, 바닥이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서 하는 일은 그 자체로도 위험 작업이 되기도 합니다. 피곤한 체력을 회복하고 피로를 풀 수 있는 휴게실, 화장실이 부족한 문제나 식당의 음식 질이 낮은 것처럼 기본적인 위생시설이 열악한 것은 신체적으로 불편함을 줄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의 자긍심을 떨어뜨리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형틀목수 노동자들은 정부정책을 실효성 없게 느끼고 있었습니다. 현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안전관리자, 노후에 대한 불안을 가중시키는 퇴직공제부금 문제 등 정부를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입니다.

형틀목수 노동자를 둘러싼 부정적 환경과 조건은 부실공사로까지 이어집니다. 건설노동자의 적정 노동강도 현실화와 노동환경 개선은 비단 형틀목수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조치입니다.

30~40대 건설노동자가 50~60대보다 더 아프다?

그런데, 막상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이런 결과가 뚜렷하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건설노동자들의 노동강도 체감 정도는 제조업 등 다른 생산직 노동자들보다 오히려 더 낮았습니다. 건설노동자들 본들이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별로 의식하지 못한 채 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높은 노동강도를 짐작케 하는 설문 응답도 많았습니다. 설문 참여 노동자의 평균 연령은 53.2세, 60세 이상이 28%가 넘었습니다. 어떤 일을 하던 나이 때문에라도 일이 힘들다고 할 법도 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형틀목수 노동자들은 계속 서 있거나 반복적 손과 팔 사용, 중량물 취급, 불편한 자세 등 인간공학적 유해요인, 한랭과 고열, 소음, 진동 등 물리적 요인, 각종 분진과 2차 흡연 등 화학적 유해요인에 일반 노동자 집단보다 2~10배 많이 노출되는 ‘위험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한 부위 이상 근골격계질환 증상을 호소한 비율은 62.2%. 이런 비율은 제조업 노동자나 학교급식노동자들에 비해 그렇게 높은 비율도 아닙니다. 한 분씩 만난 면접에서는 다른 어떤 직업보다 힘들다고 호소했지만, 동시에 ‘이 정도는 참고 일해야지, 이 정도 아픈 것은 아픈 것도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요? ‘예전보다는 나아졌다’, ‘도급팀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아프거나 피곤하다는 평가에 인색하도록 만드는지도 모릅니다. 일이 많이 힘든 분들은 이미 건설 현장을 떠났고, 상대적으로 더 건강한 노동자들만 형틀목수로 남아있는지도 모릅니다.

신기하게도 근골격계질환 증상 호소율은 50~60대보다 오히려 30~40대에서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형틀목수라면 유사한 업무를 하고, 오히려 경력이 오래된 노동자들이 힘든 일을 하는 경우도 많아서, 구체적으로 하는 일의 차이로는 이 결과가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건설현장의 높은 노동강도에 적응한, 오랜 경력의 노동자들은 근골격계 통증도 덜 호소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정말 힘들지 않고 아프지 않아서인지, 아프거나 피곤하다는 평가를 꺼리기 때문인지는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 합니다. 면접 과정에서, 몸이 재산인 건설 노동자는 아픈 경우에도 스스로 나쁜 건강 상태를 숨길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 역시 아픈 노동자에게 안타까움을 느끼지만, 같이 일하기는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형틀목수 현장평가,

제조업 노동자의 2.33배 노동강도

실제로 현장에 가서 들여다보니, ‘괜찮다’던 설문 조사 결과는 더욱 믿기 어려웠습니다. 현장 평가 결과 형틀목수 노동자들의 하루 작업 대부분이 거의 모든 부위의 근골격계 부담 작업에 해당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나치게 무거운 자재 운반, 두 사람이 나눠 들지 못 하므로 발생하는 중량물 작업, 불편한 자세 등은 물론이고 빠르고 수월하게 작업하기 위해 생략하는 안전 수칙들, 지나치게 이른 시간에 시작하는 작업 등 안전하지 못한 작업은 그 자체로 높은 노동강도의 작업이 되었습니다.

형틀목수 노동자들이 노출되는 소음, 분진, 화학물질, 직사광선과 고온 등의 유해요인 역시 형틀목수 노동자의 노동강도를 높이는 이유가 됩니다. 같은 일을 할 때, 더 열악한 물리적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 더 많은 직무스트레스를 받는 노동자는 더 쉽게 피로를 느끼고, 더 많은 근골격계 증상에 시달리게 됩니다. 여전히 낮은 사회적 인식과 평가, 상대적으로 낮은 보상, 고용 불안정 등 직무스트레스 역시 건설현장 노동자의 노동강도를 높이는 중요한 조건입니다.

형틀목수 노동자들의 높은 노동강도는 직접 신체활동량을 측정한 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형틀목수 노동자의 노동시간 한 시간당 칼로리 소모량은 평균 약 115.2kcal였습니다. 아파트 본층, 주택, 아파트 지하 순으로 칼로리 소모량이 높아 아파트 본층의 노동강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본층에는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거의 일을 하지 않고, 이주 노동자들이 하도급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주로 조합원들이 일하는 아파트 지하팀의 칼로리 소모량도 사무직 노동자보다 4.6배, 제조업 생산직 노동자보다 2.33배 높았습니다.

측정한 심장박동수를 활용하여, 최대적정노동시간과 과로지수를 산출한 결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심장박동수가 잘 측정된 11명 중 10명이 과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장박동수를 사용해서 계산한 최대적정노동시간은 평균 5시간으로, 현재의 노동강도로는 하루 5시간 정도 일하는 게 적당하다는 의미입니다. 일부 노동자의 경우 현재 작업량의 절반 이하로까지 작업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과도 있었습니다. 평균 과로지수는 1.97로 절반 정도로 노동시간 혹은 노동강도를 줄여야 한다는 의미이며, 유난히 과로지수가 컸던 2명의 노동자를 제외한 경우에도 과로지수 1.76으로 현재 작업보다 43% 가량 노동강도를 줄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의 노동이 할 만한 일이 되려면

이런 결과를 보면, 건설노동자들이 자신의 노동이 ‘힘든 일’이라는 것을 제대로 인정하는 것이 모든 활동의 기초가 되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누구나 건설 노동이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건설 일이니까 어쩔 수 없다’, ‘원래 이 정도는 힘들다’고 쉽게 포기해버리고 있습니다. 이런 태도 대신 우리의 일이 얼마나 힘든지, 왜 힘든지, 어떻게 힘들지 않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을지를 스스로가 먼저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 건설 노동을 ‘할만한 일’로 만드는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이번 노동강도 평가를 바탕으로, 건설노조에서는 조합원 근골격계질환 산재 승인 확대와 예방활동을 본격적으로 확대해가기로 했습니다. 건설노동이 위험한 일일 뿐 아니라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리자는 뜻도 모았습니다. 허리나 어깨가 아픈 노동자가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치료받도록 하는 활동에서 시작해서, 예방을 위한 활동까지 나아가는 것이 과제입니다.

이것은 건설노동자에게만 해당하는 과제는 아닐 것입니다. 다른 일터와 노동현장, 직장에서도 여러 노동자가 각각 본인이 현재하는 일이 적절한 노동강도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곱씹어보고 평가해보기를 기대합니다. 일을 마친 후에도 지치지 않을 만큼, 적당히 일하고 있나요? 아니, ‘지치지 않을 만큼’은 제대로 된 기준이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일을 마친 후,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보고 싶은 영화를 보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만큼의 적당한 일을 하고 있나요? 한번 같이 평가해보고, 어떻게 하면 그렇게 일할 수 있을지 함께 궁리해보실래요?

특집3. 과로사 예방하겠다는 정부가 내놓은 탄력근로제-노동시간 단축운동 역사를 통해 본 탄력근로제 / 2018.12

과로사 예방하겠다는 정부가 내놓은 탄력근로제

이나래 (노동시간센터) 


본 글은 11월 13일에 발행한 이슈페이퍼 「제한 없는 하루노동 가능케 하는 '고주물 노동시간제' 탄력근로제 – 하루 노동시간 제한을 통한 노동시간 단축이 필요하다」를 재구성하였습니다... 기자말

일하는 사람의 시간을 마음대로 줄였다, 늘렸다하는 '탄력근로제'

총성 없는 전쟁이다. 노동시간을 둘러싼 자본과 노동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무제한 노동을 허용했던 근로기준법 59조 특례제도 업종 축소, 연장근로 12시간 제한을 중심으로 하는 주 52시간제, 최근엔 초과 노동 가산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탄력근로제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쟁 중앙에 놓인 탄력근로제는 특정 일·주에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한 노동을 가능하게 하며, 초과 노동시간 가산수당조차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제도이다. 특정일의 노동시간을 연장하는 대신 다른 날의 노동시간을 줄여 일정 기간 평균 노동시간을 법정노동시간에 맞추는 방식이다. 유연근무제의 일종으로, 근로기준법 51조에 근거를 둔다.

무엇보다 탄력근로제는 대상 제한 없이 모든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을 야기할 우려가 크다. 정부는 유연 근로시간제 가이드에 탄력근로제 적합 직무를 계절적 영향을 받거나 성수기.비수기 등 시기별 업무량 편차가 많은 업종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전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도입할 수 있기 때문에, 업종.직무별 특성을 벗어나 사업주의 필요에 의하면 얼마든지 사업장에 도입될 수 있다.

또한, 정부는 탄력근로제를 포함한 유연 근로시간제의 의의를 '근로시간의 결정 및 배치 등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여 업무 생산성 향상 및 기업 경쟁력을 제고 한다고 밝히고 있다. 동시에 근로시간의 효율적 배분을 통해서 일 · 생활 균형이 가능한 근로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제도의 면면을 살펴보면 노동시간 제도는 노동자의 몸과 삶이 아닌 자본의 이윤 창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편, 자본은 탄력근로제를 통해 일하는 사람의 시간을 구속해 자율성을 침해한다. 어떻게 노동하느냐, 어떤 노동시간과 휴게.휴식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노동자의 건강과 삶,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다르다. 예를 들어 하루 8시간 주간 고정 노동자와 12시간 주야 맞교대 노동자의 생활은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다.

탄력근로제는 노동자의 필요, 욕구, 선택을 기준으로 하는 제도가 아니다. 노동자들의 의사와 판단, 필요와 무관하게 기업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시간 동안 일하도록 강제한다. 이미 탄력근로제가 아니더라도 오래 일하는 것으로 인해 자기 시간에 대한 자율성을 박탈당한다. 심야교대, 주말교대, 파트타임 등 다양한 교대제가 대표적 예이다. 결국 탄력근로제는 노동자의 시간 주권을 강화하는 방향이 아닌 자본의 생산 향상을 위한 시간 통제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자본은 끊임없이 노동시간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행법으로 정해진 최장 3개월 단위 기간 조차 짧다며 단위 기간 확대를 주장하고 있고, 정치권은 단위 기간 확대안을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은 6개월, 자유한국당은 1년을 주장하고 있다.

하루 8시간 노동 쟁취, 노동자들의 오랜 요구


노동운동 역사는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노동시간을 둘러싼 노동과 자본간 대립은 오래된 첨예한 사안이다. '시간'을 누구의 시간으로 확보할 것인가, 노동자에겐 곧 목숨과 삶이었고 자본에겐 이윤 창출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노동시간 단축 요구는 전 세계 노동자들의 쟁취 대상이었다. 하루 8시간 노동제는 피의 역사다.

1884년 미국 방직노동자들을 중심으로 8시간 노동제 실현을 주장했다. 당시 노동자들은 하루 12~16시간 일해 주급 7~8달러 임금을 받으며 월 10~15달러 판잣집 방세를 감당했다. 결국 노동자들은 파업을 결의했고, 1890년 5월 1일 전 세계적으로 하루 8시간 노동을 요구하는 국제적 시위인 제1회 메이데이(노동절)가 열렸다. 우리나라도 1920년대부터 메이데이 행사를 치르며 노동시간 단축, 임금인상, 실업방지를 외쳤다.

1953년 도입된 근로기준법은 노동시간을 1일 8시간, 주 48시간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을 거쳐 노동시간 단축 요구가 퍼졌고 1989년이 되어서야 주 44시간제로 개정됐다. 법정 근로시간 1주 4시간을 단축하는 데 36년이 걸린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주 40시간제가 입법화된 것은 2003년이다. 사업장 규모별 적용 제한을 두어 5인 이상 사업장에 주 40시간제가 완전히 도입된 것은 불과 7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 노동시간 단축 역사를 살펴봤을 때 1953년 법정노동시간은 1일 8시간 주 48시간, 1989년 주 44시간, 2004년 1주 40시간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노동시간 단축은 하루 단위 기준으로 요구되어 왔다는 점이다. 하루를 기준으로 노동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총 노동시간(주, 달)을 단축하는데 기준점이 되고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우리나라는 하루 노동시간 제한이 없다.

주 40시간제를 도입한 지 15년이 지났지만, 노동시간 단축 논의는 하루 노동시간 단축이 아닌 연장근로 12시간을 제한하는 주 52시간제로 전환됐다. 이는 노동시간 단축이 아닌 명백한 장시간 노동의 고착화일 뿐이다.

노동시간 단축, 하루 노동시간 제한으로 이뤄져야

일하는 사람들은 혼란스럽다. 분명 노동시간 단축이라고 정치권과 언론에서 호들갑을 떨긴 하는데, 정작 내 삶은 변한 게 없으니 말이다. 제도는 변하고 있지만 체감하지 못할 정도로 우린 이미 오랫동안 길게 일해 왔다.

한국은 OECD 최장 노동시간을 오랫동안 기록해왔으며, 이전에 묻혀 있던 노동자들의 장시간으로 인한 사고와 죽음이 '과로사'라 명명되어 세상에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이번 이슈페이퍼를 계기로 조사한 노동시간 상한선이 없는 특례 업종의 경우 운수업에서 35% 이상의 노동자가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를 한 달 10일 이상하고 있다고 응답한 결과가 나왔다.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 대상인 특수고용 운수 노동자까지 포함하면 장시간 노동 실태는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운수 노동자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못하는 모든 노동자 혹은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지만 노동시간 제한 대상이 되지 못하는 모두의 현실이다. 노동시간 단축은 일하는 사람의 건강과 삶에 근거해 이뤄져야 한다. 무엇을 원칙으로 삼느냐에 따라 너무나 많은 것이 달라진다. 하루 노동시간 제한을 통한 노동시간 단축, 그것이 노동시간 단축 투쟁을 통해 얻은 우리의 교훈이자,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특집1. 위기를 위기로 덮는 방법 / 2018.12

위기를 위기로 덮는 방법


전주희 (노동시간센터 회원, 서교인문사회연구실 연구원)


최근 개봉한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IMF 위기'로 회자되는 사건을 정면으로 다룬다. 젊은 남성들, 그러니까 'IMF 키드'로 어린 시절을 지나 성인이 된 이들은 이 영화를 어떻게 보았을까?

"역시 종자돈이 있어야 위기 때 과감하게 투자를 할 수 있어. 우리한테 인생역전은 이럴 때 가진 돈을 어떻게 활용하느냐, 이거거든."
"그래. 곧 또 닥칠 텐데, 알바해서 참 많이도 모아봐라. 쯧쯧"


자신들도 어이가 없는지 낄낄거리며 영화관을 빠져나간다.

IMF 위기. 따지고 보면 이상한 말이다. 김영삼 정부시절 경제위기가 있었고,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IMF(국제통화기금)에게 구제금융을 요청했다는 단순한 사실을 뒤집어놓는다. IMF로부터 야기된 위기인지, IMF로 극복된 위기인지도 불분명하다.

하지만 때로는 모호한 의미가 복잡한 사건을, 엉킨 실타래를 표현하기도 한다. 단어 혹은 개념은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단어들 간의 관계이다. IMF 그리고 위기라는 단어가 맺는 관계. 이것은 위기의 자리이동 혹은 한 국면에서 다른 국면으로 위기의 전화를 의미한다. 그러니까 위기는 여전히 한국사회를 떠받치는 불안의 이면이지만, 이것은 우리가 다른 위기 속에 놓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위기는 무엇일까?

<국가부도의 날>에서 내가 본 것은 위기의 층위다. 자본의 위기가 곧 노동자의 위기로 전화되는 국면, 자본이 위기를 극복했을 때 노동자의 위기가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장면으로 펼쳐지는 그 순간 말이다.

경제위기라는 이 의도적인 모호한 단어는 이 분열, 삶의 위기가 곧 자본의 위기가 되지 않는 IMF 이후 20년의 현실에 베일을 드리우는 효과적인 이데올로기가 된다. 그럼에도 위기는 '현실적으로' 존재한다. 우리는 피부로 느낀다. 하지만 이 생활세계의 바깥에서 어떤 자본은, 어떤 부자들은 그 어느 때보다 좋은 조건에서 부를 축적하며 황금의 20년을 살아왔다.

그래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위기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어떤 위기인가이다. 자본의 위기는 곧 삶의 위기로 간주되지만, 삶의 위기는 자본의 위기가 아닌 시대. 둘 중 하나는 현실이고 둘 중 하나는 기만인 이 기묘한 위기의 시대.

자본의 축적이 개인의 더 나은 삶으로 이어지지 않는 지금, 우리는 '유연화'라고 부르는 노동의 위기를 지렛대 삼아 유래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자본이 어떻게 지난 20년간 부를 축적해왔는지,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처한 삶의 위기를 어떻게 재료로 삼아왔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 노동시간 단축은 왜 흔들렸는가?

한때는 영광의 표현으로, 지금은 비난의 표현이 된 '촛불정부'. 문재인 정부는 수많은 논란과 반발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과 노동시간 단축을 감행했다. 그리고 이제 탄력근로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2018년 최저임금 16.4% 인상에 맞서 보수 언론이 내건 대응은 '자영업자의 눈물'과 '중소 자본의 한숨'이었다. 이것은 노동시간 단축 관련 보도에서도 반복된다. 언론사들은 이른바 '지불능력'이 없는 중소영세 사업장들의 문제를 현장의 목소리를 인용해 앞 다퉈 보도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최저임금의 가시적 인상을 무력화하고, 주 40시간인 법정노동시간을 사실상 주 52시간으로 대체하는 효과를 가지게 된 기묘한 상황이 펼쳐졌음에도 말이다.

이때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 성장론'을 이야기했다. 여기서 소득은 노동자들의 임금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영업자의 소득까지 포함한 자본소득을 의미하고 이는 중소영세사업장의 소득분배를 개선하는 것을 포함한다.

즉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은 이론상으로는 대기업과 상위 1% 혹은 상위 10%의 부의 집중이 사실상 대다수 노동자 대중들의 소득을 약탈한 결과이며, 이러한 부정의한 분배를 다시 바꾸겠다는 것의 부분적 인정인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최저임금인상과 같은 조치와 함께 무엇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약탈적 거래, 건물주들의 약탈적 지대 수취의 문제 해결이 우선해야한다.

왜냐하면 보수언론이 떠들어대는 중소영세 사업장의 '약한 지불능력' 원인이 중소기업의 부실함이나, 우후죽순으로 난립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태생적 한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것들은 원인이 아니라 지난 20년간의 결과이다.

다시 말해 부실한 중소기업이나 준비 안 된 자영업자들의 취약함은 지난 20년간 구조화된 거대자본과 중소자본 간 생산력 차이의 결과이며, 이 생산력의 차이는 IMF 이후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이 강화된 재벌이 "약탈적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면서 높아진 지배력의 결과이다. 그 결과 대기업은 자본집약적 고부가가치 부분과 중소기업의 노동집약적 저부가가치 부문으로 나뉘었다(홍장표 2014). 이에 따라 노동자들의 삶 역시 기업규모 뿐만 아니라 업종과 고용형태에 따라 분할되었다.

탄력근로제 확대가 지시하는 태세전환

그러기에 최근 정부에서 강행하고 있는 탄력근로제 확대 추진은 매우 중요한 전환처럼 보인다. 이는 '줬다 뺏는' 최저임금, 노동시간단축의 연장으로 보일 수 있지만 보다 궁극적으로는 소득주도 성장론의 폐기이다. 그리고 지난 20년간 진행된 IMF 위기를 노동자 대중의 '삶의 위기'로 정정하려는 시도의 발 빠른 포기이기도 하다.

이러한 포기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보의 입을 통해 드라마틱하게 표명되었다. 탄력근로제 확대 추진, 최저임금 결정구조 이원화, 제주영리병원 허용 등과 관련된 입장은 그가 여전히 후보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위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그는 소득주도 성장의 속도조절을 이야기하며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을 사실상 폐기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탄력근로제 확대와 관련한 보수 언론의 초점은 '중소기업 살리기'라는 프레임으로 정당화된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탄력근로제 확대를 둘러싼 여·야를 비롯한 정치권 일반의 논조는 그 차이가 식별불가능하다. 지난 12월 3일 바른미래당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 한국게임산업협회가 공동주관한 "ITC분야, 52시간 근무, 정답인가?"라는 정책토론회의 부제는 아이러니하게도 '저녁있는 삶과 선택근로제를 중심으로'이다.

여기에서는 "획일적인 노동시간 단축" 혹은 "과도한 노동규제"를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있다. 탄력근로제 도입의 정당성을 획일적인 노동시간 단축의 문제로 바라보고 있다. 여기서는 IT업계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러한 주장의 이면에는 또 다른 차원이 존재한다. 그것은 법에 대한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일지라도 국가가 필요한 이유는 이 획일적인 법, 제도가 반드시 자본주의의 재생산에 필요한 계기들을 마련하기 때문이다. 가령 기업은 노동력의 사용을 위해 노동력의 재생산 따위는 관심이 없기 마련이기에, 국가는 기업의 무정부적인 경쟁을 제어하며 교육이나 의료 등의 '획일적인' 조치를 취하며 노동력을 재생산해야할 필요가 있다.

정치는 이러한 보편성(그들이 "획일적"이라는 부정적 뉘앙스로 끌어내리고 있는)의 계급적, 사회적 의미를 둘러싸고 벌어진다. 그런데 경제부총리 장관 후보와 여, 야 모두는 지금 최저임금과 노동시간단축에 이어 탄력근로제 확대에 이르러 이러한 법의 보편성을 공격하고 있다.

이것은 지난 IMF 위기이후 20년간 시장권력이 국가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 독자적인 권력기반을 갖추었으며, 이제 그 시장권력이 국가의 정책과 제정된 법을 얼마나 마음껏 휴지조각으로 만드는 지를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자본의 반격이 한 두해의 일이 아님을, 단지 올해의 노동정책을 둘러싼 문제만이 아님을 익히 알고 있지만, 그래도 새삼스러운 것은 단지 '촛불정부'의 실망만은 아닐 터이다.

IMF 위기 이후, 20년 동안 이 위기는 과연 어떤 위기였는지, 누구의 위기였으며, 누군가는 이 위기가 엄청난 기회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얽힌 실타래를 붙잡고, 성급하게 풀리지 않는 매듭을 자르지 않고 한 올 한 올 풀어내는 시도를 우리는 매번 반복했지만 또 다시 반복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여전히 보수언론이 매순간 꺼내드는 '경제위기'에 움츠러들기 때문이다.

[언론보도] 형틀목수 노동강도, 사무직의 4.6배·제조업 생산직의 2.3배 (매일노동뉴스)

형틀목수 노동강도, 사무직의 4.6배·제조업 생산직의 2.3배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노동강도 절반으로 줄여야"
  • 김미영
  • 승인 2018.12.13 08:00







유택균(가명)씨는 올해로 18년째 건설현장에서 형틀목수로 일하고 있다. 그는 주로 아파트 건설현장을 다니며 콘크리트를 타설할 때 거푸집 역할을 하는 나무판자인 형틀을 조립하는 일을 했다. 지난 6월 20킬로그램이 넘는 형틀을 옮기는 도중 어깨에서 '뚝' 소리가 나면서 통증이 느껴졌다. 일당을 포기하고 병원에 갈 수 없었던 그는 파스를 붙이고 찜질을 하면서 일했다. 한 달 뒤 통증을 더 이상 참기 힘들었던 그는 병원에 갔다가 '오른팔 회전근개 파열과 오른팔 수근관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5604

[연구보고서] 형틀목수 노동자 노동강도 평가

건설_노동강도_보고서_완.pdf



전국건설노동조합
토목건축분과위원회
형틀목수 노동강도 평가사업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최민, 이나래

전국건설노동조합 강한수, 이승현, 이준상, 정미경, 홍원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이진우


Ⅰ. 연구의 배경 및 방법 
1. 연구의 배경
2. 연구의 목적 

3. 조사연구의 방법

Ⅱ. 조사 결과 
1. 설문조사 결과
1) 설문조사 개요 및 설문 참여자 기본 정보 
2) 공수와 노동시간
3) 유해인자 노출
4) 노동강도 및 피로도
5) 건강행동 및 건강 일반 
6) 손상 경험
7) 근골격계 증상 설문조사 결과
8) 작업강도를 낮추기 위한 과제


2. 면접조사 결과 
1) 면접조사의 목적 및 방법
2) 면접 분석 내용


3. 현장 조사 
1) 조사 배경 및 방법
2) 아파트 지하층 현장 조사 결과
3) 주택 작업 현장 조사 결과
4) 아파트 본층 현장 조사 결과 
5) 소결 


4. 생체지표 측정 결과
1) 조사 배경 및 방법 
2) 신체활동량 측정 결과
3) 심박수 측정 결과 
4) 소결


Ⅲ. 결론 및 제언 
1. 결론
1) 설문조사 결과
2) 면접조사 결과 
3) 현장조사 결과 
4) 생체지표 측정 결과


2. 제언
1) 근골격계질환 산재 승인 확대와 예방 활동
2) 적정 노동강도, 적정 공사기간 쟁취
3) 건강과 안전에 대한 감수성 높이기
4) 더 넓은 조직화
5) 안전한 건설 현장을 위한 정부 과제


[기자회견] 11.14 탄력 근로시간제 확대 규탄 기자회견

노동자 과로사 조장하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 추진 당장 멈춰라

근로환경실태조사를 이용한 장시간 노동에 의한 건강영향 분석 발표

 

 

일 시 : 20181114() 오전 10

장 소 : 청와대 앞

주 최 : 과로사 OUT 공동대책위원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공공운수노조, 금속노조, 언론노조, 서비스연맹, 법률원), 과로사예방센터,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한노동세상, 노동건강연대, 노동시간센터, 노동인권실현을위한노무사모임, 노동자연대, 노동자의미래, 대한불교조계종노동위원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노동위원회, 반올림, 사회진보연대(노동자운동연구소), 안전사회시민네트워크,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일과건강, 전국학생행진, 집배노조, 참여연대, 천주교 노동사목,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한국진보연대

 

기자회견 프로그램

1. 탄력근로시간제의 제도적 문제

정병욱 (민변 노동위원장)

2. 장시간 불규칙 노동의 건강영향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3. 탄력근로시간제 문제 현장 발언 1

안병호 (공공운수 영화노조 위원장)

4. 탄력근로시간제 문제 현장 발언 2

김두영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 지부장)

5. 특례 59조 문제 현장 발언

김철호 (공공운수 민주한국공항지부 지부장)

6. 기자회견문

 

7. 퍼포먼스

 

 

 

 [기자회견문]

과로사, 과로자살 조장하는 탄력근로제 확대시도 즉각 중단하고,

무제한 노동 강요하는 노동시간 특례 전면 폐지하라

지난 10년간 하루에 한명, 매년 370명의 노동자가 죽도록 일하다가 죽어 나갔다. 산재보상 통계에 잡히지 않는 공무원, 병원, 교사, 특수고용 노동자의 과로사와 과로자살까지 노동자와 그 동료, 가족의 통곡과 눈물이 넘쳐났다. 법정 근로시간은 주 40시간이었지만, 연장근로, 간주근로, 포괄임금제, 무제한 노동을 허용하는 노동시간 특례 등으로 한국은 OECD 최장 노동시간 국가였고, 매년 업무상 이유로 자살하는 노동자는 600명에 달했다. 장시간 노동은 교통사고, 의료사고의 가장 큰 원인으로 시민의 생명과 안전도 끊임없이 위협했다. 이에 과로사 아웃 대책위는 노동시간 양극화 해소와 실질 노동시간 단축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외국의 다수 연구에서 작업시작 9시간이상부터 사고율이 증가하고, 12시간 이상 노동은 사고위험을 2배로 증가시킨다. 11시간 노동은 심근경색이 3배가 증가하고, 당뇨병은 4배 증가한다. 한국의 근로환경 실태조사에서도 10시간 이상 노동이 주 2회 이상 계속되면 우울 또는 불안장애가 2.7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노동이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연구보고는 넘쳐나는 것이다. 이에 실질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부분적인 근로기준법 개정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 7월부터 시행인 그나마 300인 이상 사업장의 주 52시간제도에 6개월 시정기간을 도입하더니. 급기야 정부와 국회는 최장 주당 80시간 노동이 가능한 탄력근로제 확대를 밀어붙이고 있다. 게다가 자유 한국당과 바른 미래당은 탄력근로제 확대뿐만 아니라 올해 폐지된 노동시간 특례 업종을 부활시키는 입법발의조차 서슴치 않고 있다. 

탄력근로제 확대는 명백한 재벌 청부입법이다. 탄력근로제 확대를 주장하는 건설업은 매년 600명 산재사망이 발생하고, 지난 10년간 과로사 산재신청만 800명에 달한다. 과로사 산재신청이 많은 30개 기업 중 13개가 GS, 삼성, 현대, 롯데,SK를 비롯한 재벌 건설사들이다. 탄력근로제 확대를 주장하는 조선, 화학 산단의 대 정비 공사는 무리한 공기 단축, 하청 고용과 더불어 장시간 노동이 심각하게 제기된 바 있다. 게임 산업은 소위 크런치 모드라 불리는 압축노동으로 넷 마블을 비롯한 과로자살의 심각성이 드러난 바 있다. 국회가 무제한 노동을 허용하는 특례제도로 남겨 놓은 항공운송지상조업에서는 일일노동시간 상한 없는 연속휴식시간제와 인력충원 없는 근무표로 참혹한 장시간 노동이 여전하고, 이한빛 PD의 죽음으로 실태가 드러나 올해 7월 특례가 폐지된 영화 방송에서는 여전히 하루 16시간, 20시간 노동이 지속되며 <탄력근로제>를 동의하라는 근로계약서가 횡행하고 있다.

탄력근로제는 주당 64시간 노동을 가능하게 하고, 52시간제가 적용되지 않는 기업들은 주당 80시간 노동까지 허용하고 있다. 1일 노동시간 상한이 없어 <24시간 노동>도 가능하게 하면서도, 처벌 조항 없는 임금보전조항으로 실질 임금은 줄어들게 된다. 또한, 노동조합 조직률이 10%도 안 되는 현실에서 법전 상에만 존재하는 <근로자 대표와의 합의>로 노동조합이 없는 노동자들의 일터를 장시간 저임금의 노동지옥의 나락으로 떨어뜨릴 것이다. 

이제 더 이상 과로로 죽고, 자살을 결심하는 수 많은 노동자의 고통과 참극은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인력 충원 없이 오로지 장시간 노동유지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재벌 대기업의 살인행위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탄력근로제 확대를 합의한 여야정의 <민생> 협의체의 어설픈 민생 놀음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이에 과로사 아웃 대책위는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문재인 정부는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탄력근로시간제 확대를 즉각 중단하라

국회는 재벌 청부입법 탄력근로제 확대 즉각 중단하고, 노동시간 특례 전면 폐지하라

재벌 대기업은 노동자와 시민안전을 위협하는 탄력근로제 확대 즉각 중단하라

실질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1일 노동시간 상한제 즉각 도입하고, 포괄임금제 폐지하라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하고, 과로사 예방법 제정하라.

 

20181114일 과로사 OUT 대책위


탄력근로과로사대책위기자회견문 최종.hwp


특집2. 정신건강 보호와 예방? 행복하게 일할 권리! / 2018.10

정신건강 보호와 예방?

행복하게 일할 권리!

최민 상임활동가, 직업환경의학전문의


"본인의 일, 직업에서 자부심이나 즐거움을 느끼고 있습니까?"
"혹시 로또에 당첨되어 10억 원 정도의 돈을 받게 되더라도, 지금의 일을 계속할 생각인가요?"


'과로자살'이라는 말이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고, 매년 500명~600명이 일과 관련된 이유로 자살하는 한국에서 얼마나 되는 노동자가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을까?

2017년 프랑스 민주노조총연맹이 프랑스 노동자 19만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76.4%는 '자신의 일을 좋아한다'고 답했다. 설문 참여자의 70.5%는 '일을 하면서 가끔 웃는다'고 답했고, 일에서 즐거움을 느낀다는 노동자도 절반 이상, 자부심을 느낀다는 노동자도 절반이 넘었다. 39%는 로또에 당첨되더라도 지금의 업무를 계속하겠다고 응답했다.¹⁾ 

노동자의 정신건강을 보호한다는 것은, 결국 노동자가 자신의 일을 좋아하고, 즐거움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정신질병 예방이 아니라 행복하고 건강하게 일하기

이렇게 노동자 정신건강 증진 활동을 '노동자가 자신의 일을 좋아하고, 즐거움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까지 폭넓게 정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터에서의 정신건강 문제라고 하면 흔히 우울증과 같은 중한 정신 질병이나 자살을 떠올리게 된다. 일터에서의 정신건강보호 활동으로는 심리 상담이나 치료 지원, 직업병 인정 등이 제안된다. 직장 내 스트레스나 업무와 관련해 발생한 정신 질병이나 자살 사건에 대한 산업재해 승인과 보상 역시 갈 길이 멀다. 하지만, 노동자의 정신건강 보호와 예방 논의는 업무 관련 정신질환이나 자살을 줄이기 위한 대책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한마디로, 노동자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직무스트레스를 줄여나가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한 과제로 인식돼야 한다. 직무스트레스라고 하면 막연하게 느껴지지만, 직무스트레스를 평가하는 여러 모델을 활용하여 ▲업무의 양과 요구가 적당할 것 ▲업무에서 노동자의 자율성을 가능한 보장할 것 ▲고용 불안정을 가능한 낮출 것 ▲직장 내 조직 체계를 공정하고 정의롭게 할 것 ▲업무환경이 심리적 안정을 방해하지 않도록 할 것 ▲동료, 상사와의 관계에서 생긴 갈등을 제기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 것 ▲평등한 조직 문화를 구축할 것 등의 과제로 구체화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전사회적으로 높아지는 고용 불안정이나, 일하는 노동자를 고려하지 않은 과도한 업무 요구, 노사갈등이나 노조 탄압에 업무를 활용하는 행태 등은 모두 노동자 정신건강을 저해하는 요인들이다. 이 문제들에 대해서도 '노동자의 정신건강 증진'이라는 측면에서 사회적 문제 제기가 더 높아져야 한다.

정신 질병에 대한 관심 역시 질병에 도달하기 전 상태인 소진 증후군, 병가 사용 증가, 업무 만족도 감소, 이직 의도 상승 등으로까지 확대돼야 한다. 예를 들어, 스웨덴에서는 의학적 진단명이 아닌 '소진 증후군'도 업무와의 관련성이 증명되면, 산업재해로 인정되어 노동자가 산업재해와 관련된 각종 보상을 보장받는다.

실제로 2011년 스웨덴에서 총 451건의 번아웃 증후군 관련 질병이 산업재해 승인 신청됐고, 이 중 70건이 인정되었다고 한다.²⁾ 보상에서의 확장뿐 아니라, 직종별, 세대별로 질병 이전의 이런 실태에 대한 조사와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 개선을 위한 정부, 기업의 역할이 사회적으로 활발히 토론돼야 한다. 

노동자 정신건강 보호를 사업주의 법적 책임으로 

이를 위해, 노동자의 정신건강을 보호하는 것이 사업주의 책임이라는 것이 법적 수준에서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노동자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줄일 수 있는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근로조건을 개선 할 것'을 사업주의 의무로 두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 사업주가 해야 할 일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보건조치' 조항에는 물리적 요인, 화학적 요인, 인간공학적 요인에 대한 조치는 담겨있지만, 정신건강과 관련된 내용이 빠져 있다. 노동자 건강과 관련된 사업주의 의무를 가장 포괄적으로 규정하는 조항이라는 점에서, 보건조치 조항에 정신적 스트레스와 관련된 조치 의무를 담는 것이 필요하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보건조치)
① 사업주는 사업을 할 때 다음 각 호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1. 원재료·가스·증기·분진·흄(fume)·미스트(mist)·산소결핍·병원체 등에 의한 건강장해
2. 방사선·유해광선·고온·저온·초음파·소음·진동·이상기압 등에 의한 건강장해
3.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기체·액체 또는 찌꺼기 등에 의한 건강장해
4. 계측감시(計測監視), 컴퓨터 단말기 조작, 정밀공작 등의 작업에 의한 건강장해
5. 단순반복작업 또는 인체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작업에 의한 건강장해
6. 환기·채광·조명·보온·방습·청결 등의 적정 기준을 유지하지 아니하여 발생하는 건강장해
<추가 제안> 7. 업무 수행 및 이와 관계된 인적, 물적 환경에 의한 신체적 피로 및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한 건강장해


물론 사업주에게 법적 의무가 부여된다고 현실에서 바로 작동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신건강 문제를 전체 산업안전보건관리의 영역 내로 포함하여 규율화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유럽 기업체 조사를 기반으로, 유럽 나라들의 직장 내 심리적 위험요인 관리를 비교·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내에서도 나라에 따라 심리적 위험을 관리하는 정책, 수단의 차이가 크고, 일반적인 산업안전보건관리가 잘 되는 나라가 심리적 위험관리도 잘 되고 있다. 이 보고서는 또 노동자, 경영진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국가의 계획과 주도 역시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³⁾

개별 사업장의 과제

개별 사업장 차원에서도 노동자의 정신건강이 노사 간에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사업장마다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다양하다. 직무스트레스나 정신건강과 관련된 교육 활동, 직무스트레스 요인과 정신건강 상태에 대한 조사·연구, 조사 결과에 기반한 스트레스 저감계획 시행, 시행 이후 평가와 새로운 목표 설정 등이 모두 노동자의 정신건강을 보호하는 사업주의 책임을 다하기 위한 구체적인 할 일이 된다.

앞서 강조한 대로, 이런 활동이 사업장 산업안전보건 체계 내에 통합되어 진행돼야 한다. 직무스트레스와 정신건강 예방 활동이 산업안전보건위원회나 노사협의회의 중요한 안건이 되고, 법적 의무로 실시되는 안전보건교육의 일부로 직무스트레스 교육을 진행되는 것이다. 직무스트레스 관리나 술·담배 의존 관리가 노동자 뇌심혈관질환 예방 활동과 통합되고, 근골격계질환에 따른 통증 관리가 다시 정신건강 증진 활동과 통합되는 사업장 보건관리도 모색돼야 한다.

또, 노동자들에게 주요 스트레스가 될 문제들에 대해 미리 회사 차원의 규정을 수립해두는 것도 중요한 예방 활동이다. 예를 들어, 사내에 일터괴롭힘에 대한 규정을 마련할 수 있다. 이런 규정은 일터괴롭힘이 발생했을 때 처리를 신속히하고, 피해자를 도울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일터괴롭힘에 대한 조직 구성원의 인식을 높여 사건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일가정양립과 관련한 정책, 업무 평가 등 조직 체계상의 정의를 확보하기 위한 정책이 미리 노사 합의로 수립되어 공표되는 것도 마찬가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정부 정책과 법 개정에서 출발하자

사실 노동은 많은 경우 살아갈 힘을 제공한다. 급여와 복지 등 기본적 토대를 제공하고, 불안하거나 우울한 노동자에게도 규칙적인 일상을 부여해 사회적 기능을 유지하도록 돕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 많은 일터는 살아갈 힘을 제공하기는커녕,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파탄내고, 죽음을 생각하게 만드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예전에는 서로 관련이 없어 보이던 노동과 자살이, 지금의 불안정한 노동 조건 아래에서는 지극히 가까워졌다고 분석하는 학자도 있다.

노동자가 무한한 경쟁으로 내몰리고, 혼자라고 느끼며 폭력과 모욕에 노출되다 자살을 선택하게 되는 사회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일하는 것은 불가능한 목표인지도 모른다. 결국은 생산성과 이윤 대신 노동자의 몸과 삶을 우선시하는 사회가 될 때, 혹은 최소한 노동자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일할 권리를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협상할 수 있는 힘이 있을 때에야 가능하다고 냉소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기 때문에, 지금은 정부와 법적 차원에서 먼저 일터에서의 정신건강 문제를 지금보다 훨씬 폭넓게, 전향적으로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 각주 
1) 황재훈, 프랑스의 번아웃 증후군 예방을 위한 시도, 국제노동브리프 2018.9, 한국노동연구원에서 재인용
2) 위의 글과 같은 재인용
3) https://osha.europa.eu/en/tools-and-publications/publications/management-psychosocial-risks-europeanworkplaces-evidence/view

[현장의 목소리] 지난 38년의 세월을 뒤엎다 / 2018.09

지난 38년의 세월을 뒤엎다

-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대구카톨릭대의료원분회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장


이번 현장의 목소리는 대구가톨릭대학병원 노동조합을 찾아갔다. 대구가톨릭대학병원 노동자들은 선정적인 의상을 입어야 하는 강제 장기자랑, 관리자 이삿짐 나르기, 공원 조성 기부금 강요 등 부당한 갑질은 물론 병원 이익률과 반대로 가는 임금 인상, 임산부 강제 야간 노동, 장시간 과로 노동 등 부당한 업무환경을 바꾸기 위해 파업 투쟁에 나선 상황이었다. 지난 38년의 세월을 뒤엎기 위해 투쟁하는 조합원과 현지현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조직국장 동지를 만났다. 인터뷰는 지난 8월 16일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진행하였다.

억눌린 분노를 노동조합으로 조직하다

“안녕하세요. 우리는 11년차 간호사, 7년차 간호사,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보 조직국장 현지현입니다.”

현지현 지금 노동조합은 1,300명이 가입 대상자인데 조합원이 900여 명 정도 가입해있어요. 간호사, 의료 기사, 방사선사 등 모든 부서에서 일하는 분들이 함께하고 있죠.

11년차 간호사 사실 처음 병원에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고 했을 때는 망설였는데 우리가 몰랐던 병원 실상도 알게 되고 하면서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다 같이 노동조합에 가입했어요.

7년차 간호사 저도 비슷한데요. 널스케입이라고 전국에 간호사들이 이용하는 홈페이지가 있는데, 거기에서 저희 병원이 이슈가 됐어요. 그런데 그 이슈가 된 이야기들이 과장이 아니라 모두 사실이었다는 거에 분노해서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되었어요.

부당한 업무를 강제 당하며 일해왔다

7년차 간호사 병원이 인증평가를 받기 위해 준비할 때마다 사직하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다른 병원도 상황이 비슷한데 간호사 업무랑 관련 없는 일을 너무 많이 시키거든요. 가령 걸레로 병원 휠체어를 닦으라는 거부터 시작해서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일을 다 해요. 본격적인 준비만 두 달 정도 하는데 이때는 아침 데이 출근하면 밤 10시에 퇴근해요. 문제는 평상시에도 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거예요. 말이 8시간 근무지 환자 보는 일이 교대 시간을 딱딱 맞춰서 끝내기가 어렵잖아요. 그런데도 가끔 제시간에 딱 맞춰서 정시 퇴근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 눈치를 많이줘요. 어떤 분들은 그렇게 일찍 갈 거면 여기로 퇴근하지 말고 구석 엘리베이터 타고 퇴근하라고 하더라고요. 밤새워서 나이트 근무를 해도 다음날 데이 근무자들이 티 타임 할 때까지 남겨두고 집에 차 마시고 가라고 하기도 해요. 지금껏 아무리 힘들게 일했어도 그날 딱 하루 일찍 퇴근하면 그 병동은 퇴근을 빨리 한다더라 소문이 나요. 병원 자체가 간호사들이 집에 늦게 가야 일 잘하고 열심히 한다고 평가하는 분위기니까 다들 이렇게 살았어요.

현지현 대구가톨릭대학병원이 환자들이 직접 간호사, 의사 의료 서비스나 친절도 같은 걸 평가하면 전국 상위권에 들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거든요. 그 이야기를 뒤집어 보면 그만큼 일하는 사람들이 높은 강도로 일하고 있다는 뜻이거든요. 

그동안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 

11년차 간호사 노동조합이 있기 전에는 간호사들이 임신 마지막 달까지 나이트 근무를 하는 게 당연했어요. 저는 이 병원이 처음 다니는 병원이고 이직을 했던 적이 없어서 다른 병원에서도 다들 그러는 줄 알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다른 병원에서 일하는 친구들 이야기 들어보니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고 임신한 노동자에게 동의를 구해야한다는 거예요. 우리 병원은 지금까지 무조건 강제였거든요. 이 문제는 너무 심각해서 저희가 노동조합을 만들고 이것부터 바로 바꿨어요. 그리고 전에 제가 몸이 아파서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 병가는커녕 제 휴가랑 오프 이용해서 치료 받았어요.

7년차 간호사 대구에 대학병원이 4개가 있는데요. 우리 병원이 병상도 제일 많고 규모가 크다고 할 수 있는데 급여는 정말 작았어요. 그런데도 대부분 종교 재단이 운영하는 병원인데 다른 민간 병원보다 양심적으로 운영하지 않을까 기대를 걸고 버티면서 일해왔는데 달라지는 건 없었어요.

현지현 아무래도 노동조합 처음 만들 때 조합원들에게 갑질 중단해달라는 요구가 제일 많았어요. 관리자들의 부당한 인사나, 간호사들 선정적인 장기자랑 시키고, 관리자가 이사하면 이삿짐 날라줘야 하고, 눈 오면 병원 눈 쓸게 하고 그런 것들이 심각했더라고요.

11년차 간호사 예전에 병원에서 공원을 만든다고 전 직원들이 기부하도록 강요한 적이 있었어요. 제일 작은 구좌가 5만 원이었는데 최고 60만 원까지 할 수 있어서 다들 어쩔 수 없이 참여했어요. 그리고 끝전 기부하자고 해서 월급에서 끝전을 강제로 기부했거든요. 저는 지금까지 병원에 돈이 이렇게 많은지 모르고 기부했었는데 이것도 어이가 없어요. 또, 병원이 체계 자체가 없어요. 우리는 지금까지 임금명세서가 어떻게 되어있는지도 모르거든요. 같은 동기인데 월급이 다른 경우도 있어서 총무과 물어보면 너희가 재수가 없는 거라고 말하고 끝이었어요. 여기가 38년 된 병원인데 기본적인 시스템 자체가 없다는 게 정말 말도 안 되죠.

일하는 노동자를 위한 시스템이 없었다

현지현 여기 병원은 직장 갑질 문제만이 아니라 행정적으로도 문제가 많았더라고요. 지금까지 출퇴근을 주 5일 40시간으로 운영한게 아니었어요. 그래서 하루는 8시간 일하고 어떤 날은 6~7시간 일해서 남는 시간을 토요일에 시키는 방식이었어요. 이렇게 해서 토요일에 휴일, 연장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기본급으로만 일은 시킨 거예요.

11년차 간호사 아침에 출근했는데 만약 환자가 줄었잖아요. 그러면 병원에 다 왔는데 집에 가라고 그래요. 반대로 휴가나 오프여서 쉬고 있는데 환자가 많다고 출근하라 그래요. 해외여행이라도 가면 왜 네가 마음대로 해외에 나갔냐고 뭐라고 하고요. 최근엔 조합원한 분이 파업 중간에 휴가를 써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부서장이 환자 버리고 병원 나갈 땐언제고 휴가 가냐고 비난을 했다는 거예요. 외래팀장인 수녀님들은 노동조합에서 파업하면서 소식지를 냈는데 거기에 수녀님이 아니고 수녀라고 했다고 역정을 내더라고요. 여기는 기본적으로 신부님이나 수녀님이 최고 VVIP 에요. 만약에 본인이 일하는 병동에 입원이라도 했다 하면 기본적인 치료는 물론이고 물 떠다 드리고 심부름하고 수발들어야 해요.

대화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했다

현지현 작년 12월 27일에 노동조합을 만들고 지금까지 7개월 정도 교섭을 진행했는데요. 4월까지는 병원 책임자인 의료원장이 교섭에 나오지 않겠다고 해서, 책임자가 나오라는 교섭에 집중했어요. 그러다 의료원장 나오고 파업에 돌입하고 나서 4차례 정도 교섭을 했고 지금까지 대화를 하는 상황이에요.

노동조합은 이번이 첫 단협을 체결하는 거다보니 핵심 요구안이라고 해서 10개를 논의하고 있는데 첫 단추라고 할 수 있는 임금 문제가 안 풀려서 다른 사항들도 진전을 못 하고 있어요. 병원은 자신들의 제시한 임금 문제를 노동조합이 받지 않으면 이후 대화도 없다고 하고요.

끝까지 힘내서 투쟁해보자 다짐하고 있다

11년차 간호사 사실 다른 거보다 환자, 보호자들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들 얼마나 힘들었길래 이렇게까지 나와서 투쟁을 하냐고 많이 응원해주더라고요. 그게 제일 힘이 돼요. 파업 투쟁하면서는 사실 처음엔 3일이나 7일이면 병원이 교섭하겠지,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겠지 생각했는데, 그렇지가 않고 싸우면 싸울수록 병원의 실체를 알게 되니까 그래도 내가 11년을 몸담았던 병원인데 안타까운 마음도 들고 그렇네요. 마음 한편으로는 걱정이 많이 되는데 그래도 지금 포기하는 건 말도 안 되니까 힘내서 끝까지 해보자는 마음이 들어요.

7년차 간호사 투쟁하면서 울컥했던 적이 많았어요. 우리가 누렸어야 할 기본적인 권리 조차 누리지 못했구나. 지금까지 재단 좋을 일만 했구나 그런 걸 많이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노동조합이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11년차 간호사 저는 아까 말씀드렸듯이 학교 졸업하고 여기가 첫 직장이고 다른 곳에 이직했던 적이 없어서, 우리 병원이 노동조합이 없는 곳이니 할 수 없지라고 생각하고 말았거든요. 가까운 지역에서 영남대나 경북대병원에서 파업한다고 해도 그저 다른 세상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직장 생활 하면서 우리끼리 툴툴거리기만 했지 이런 목소리를 낸다는 것 자체를 상상하지 못했거든요. 나 혼자 할 수도 없는 일이고요.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 같아요.

7년차 간호사 저도 지금까지 부당한 상황을 보면 투덜거리고 말았거든요. 만일 돌파구가 있다면 퇴사다 이렇게 생각했었고요. 다른 간호사들도 마찬가지였을 텐데 이제는 달라진 거 같아요.

마지막으로 이 말을 하고 싶다

11년차 간호사 조합원들 함께하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힘들었을 것 같아요. 서로 의지하면서 여기까지 왔으니까 앞으로 며칠 더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끝까지 버텼으면 좋겠어요.

7년차 간호사 이때까지 힘들지만 버텨서 왔으니까 열심히 투쟁해서 꼭 같이 승리하기를 바라고 있어요.


지난 9월 2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가톨릭대학교의료원 분회가 병원과 잠정합의하였다. 파업투쟁 39일 동안 모든 조합원들이 한 마음으로 싸웠기에 이뤄낸 소중한결과이다. 노동조합은 이번 파업을 계기로 노동자들이 단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 가장 큰 성과이고, 앞으로도 환자와 노동자 모두가 안전한 병원을 만들기 위한 현장투쟁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 기본 합의 사항 *

▲ 기본급 정률 5.5%+정액 6만원 인상

▲ 갑질 전수조사, 부서장 상향평가 인사반영

▲ 주5일제 도입, 시차근무 폐지

▲ 간호사 1인당 환자수 10~12명 고정

▲ 배치전환 원칙 마련

▲ 육아휴직급여 지급, 임신기간/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 외주용역 금지 및 불법파견 정규직화

[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 “장시간 중노동 근절을 위해 오늘도 달립니다” / 2018.09

“장시간 중노동 근절을 위해 오늘도 달립니다”

- 공공운수노조 집배노조 허소연 선전국장 인터뷰

나래 상임활동가


2004년 개봉했던 영화 <인어공주>를 기억하는 분이 계실까. 배우 전도연과 박해일이 출연해 아름다운 섬마을의 풍광과 부모님의 과거 시절로 돌아가 비로소 그들을 이해하게 된다는 줄거리의 영화다. 극 중 전도연은 아름답지만 거친 바닷속을 힘차게 헤엄치는 해녀로, 박해일은 섬마을의 몇 안 되는 가구에 반갑고, 슬픈 소식을 전하는 우체부(집배원)으로 나온다. 영화 속의 우체부 박해일은 아름다운 섬마을을 오토바이로 타고 다니며, 보람있게 살아가는 그의 표정은 행복해 보인다. 하지만 2018년 집배원 노동자의 표정에 행복함을 찾기란 어렵다. 작년 19명, 올해 14명의 집배원이 노동현장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희망은 있다. 작년 한 해 장시간 노동 근절, 근로기준법 59조 폐지를 외쳤던 집배노조 허소연 선전국장을 지난 8월 24일에 만나 집배 노동자의 장시간 중노동을 없애기 위한 발자취를 함께 따라가 보았다.

허소연 선전국장은 집배노조가 출범한 2016년부터 함께 했다. 노동조합 일을 하기 전 대학교에서 학생운동하며 한국의 노동조합 조직률이 높아지는데 기여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해왔던 것이 계기였다. 


[출처: 집배노조]


“집배노조 설립의 가장 직접적 원인이 됐던 건 토요택배 부활이었어요. 기존 노조 체계로는 우리가 원하는 걸 이뤄낼 수 없겠다는 확신이 생겼죠. 장시간 노동, 중노동 근절은 몇몇 사람에게서 나온 요구가 아니었어요. 기층에 있는 우정노조 조합원들에게부터 올라왔던 요구였죠. 그래서 노조를 새로 설립하게 됐어요. 당연히 설립한다면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곳이 상급단체여야 한다고 판단했고, 민주노총을 선택했죠. 그렇게 대중의 요구로 만들어진 노조이기 때문에 집배원의 장시간 중노동 없애기가 가장 핵심적 요구였습니다.”

지금의 집배노조는 2016년 전국의 집배원 ‘전국우정노조’를 탈퇴한다. 그리고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가입을 결정하며 집배노조를 세웠다. 변화를 갈망하는 움직임은 2013년 집배원장시간 중노동없애기운동본부 활동을 시작하며 본격화됐다. 우정노조에서 나온 노조들은 기존 노조에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토요 택배 폐지, 장시간 중노동 폐지 등 같이 싸우자고 말이다. 

“집배원분들은 대안적 노동조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어요. 토요 택배가 재개됐지만 위원장 간선제 등 기층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는 노동조합이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우정노조는 오랜 역사, 큰 규모인 대단한 노조죠. 그런데 그것과 별개로 복수노조가 7개가 있고, 직종별로 분리된 현실에 대한 책임은 제일 먼저 생긴 우정노조에 있다는 것도 같이 통감해야 할 부분이에요. 복수노조를 만든 사람들이 노조가 없어서 새로 만든게 아니고, 기존 노조에서 탈퇴한 사람들이 대부분이거든요. 이 사람들이 우정노조를 탈퇴한 이유 분석을 철저히 해야죠. 우정사업본부에서는 노조가 많아서 관리하기 힘든 측면이 있겠지만 한편으론 더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치열하게 하는 부분도 있어요.”

집배 노동자들이 바라는 것들을 받아 안고 활동하는 집배노조는 최근 새 식구를 맞이하느라 정신이 없다. 올여름에만 담양우체국, 북광주우체국, 춘천우체국 등 전국 곳곳에서 지부가 설립되고 있다. 

“공동의 승리경험이 굉장히 중요해요. 우리가 함께 뭉쳐 요구하면 실제 바꿀 수 있다는 것이요. 기존의 긴 역사 속에서 그런 성취감이라고 할 게 많지 않아요. 집배노조 설립 초기에도 ‘될까?’가 있었죠. 그런데 노조가 생기고 장시간 중노동 쟁점화시키고 근로기준법 59조 폐지도 요구하고, 집배 노동자 노동조건 개선기획추진단도 꾸려졌죠. 그건 상층부의 제도이지만 실제 일하는 분들에게 느껴지는 변화가 있었어요.


[출처: 집배노조]


정규직 집배원은 근속연수가 15년 정도로 길어요. 긴 시간 동안 일을 하며 바뀐 게 별로 없었는데 최근에 뭔가 바뀐 거죠. 하다못해 관리자들이 집배원을 대하는 태도, 표정이 바뀐 거예요. ‘왜 바뀌었을까?’ 했었을 때 집배노조가 생기고 난 다음에 변화한 걸 체감하고 있어요. 최근 가입하신 분들은 내 삶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여태까지 보고만 있었는데 내가 가입하면 더 많이 바뀔까?’ 그런 기대와 희망을 품고 오시는 분들이요.”

허소연 선전국장은 한 가지 기억을 꺼냈다. 조합원의 99%가 남성, 평균연령대도 49세다. 한 조합원의 가족이 요즘 출근할 때 왜 그렇게 콧노래를 부르면서 나가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인지하지 못했지만 거의 죽지 못해 나가는 표정으로 아내에게 미안하지만 몸이 너무 힘들어서 집배원 그만두고 자영업이라도 하면 안 되겠냐고 얘기를 하고, 가족들이 서로 안타깝고 미안해하고. 하지만 최근 들어 근무환경에 많은 변화가 있진 않지만 본인이 요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였다. 하다못해 정수기 밑에 물이 떨어져 미끄러운 문제를 관리자에게 말할 수 있는 것, 택배 쌓는 팔레트 철이 어긋나서 일하다 다칠 것같은 문제를 과거엔 알아서 조심히 사용했다면 이제는 당당하게 바꿔달 라고 요구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집배노조는 장시간 중노동 근절을 위한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집배노조의 핵심 요구는 장시간 노동 해결이에요.제도적으로 근로기준법 59조에 우편업이 제외되긴 했지만, 공무원 집배원은 현역 공무원이라 무제한 노동이 허용돼요. 우체국은 무료노동, 중노동이 허용된 사업장이에요. 그래서 현장에서 기본적으로 내가 일한 시간만큼 인정받을 수 있게 하는 투쟁을 주요하게 하고 있어요. 과로사 관련해서 우정사업본부가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적용 사업장이지만 산업안전보건위원회도 형식적으로 하고 있어요. 사망사고 발생했을 때 체계적으로 보고하고 원인 분석을 내놔야 하죠. 사고다발 군을 미리 찾아내 예방도 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집배노조에서는 그런 걸 요구하고 있죠. 그런데 정말 황당했던 것 중 하나가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안건 중 ‘잘 씻고 다니게 해라, 팬티를 잘 갈아입어라’ 이런 내용이 었더라구요. 그게 안건이었어요. 그게 뭘 뜻하는 걸까요? 집배 노동자들이 지저분하니 개인 위생관리 해라 이런거죠. 또 한 곳의 사례는 샤워시설이 고장 나서 1층 영업장으로 물이 새니까 아예 샤워를 못 하게 했어요. 그러면 안건 1번으로 샤워시설 문제를 다뤄야 하는거 아니닌가요? 모든 걸다 개인 책임으로 돌려요.”

이처럼 안전 문제를 개인의 탓으로 여기는 우정사업본부의 태도는 노동자를 사고와 죽음으로 내몬다. 지난 8월 30일 부산지방우정청 거창우체국 소속 집배원이 배달을 하다 교통사고로 숨졌다. 인력부족으로 시간에 쫓기면서 일 하는 바람에집배원들은 사고 위험이 높다. 그런데도 우정사업본부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려 한다. 토요택배를 비정규직 위탁배달원에게 맡기겠다는 방침을 내세운 것이다. 

“집배노조는 당연히 반대하고 있죠. 고용형태에 따라 누구는 토요일에 쉬고, 누구는 일하고. 토요 택배완전 폐지 요구는 같이 쉬고, 같이 일하자는거예요. 택배업은 40대 남성분들이 많아요. 이 분들은 IMF 이후 정리해고 당하고 자영업, 물류사업으로 갔던 분들이죠. 정부는 그걸 악용해 열악한 일자리에 이 분들을 몰아넣고 있어요. 악순환이에요. 장시간노동이 만연해 오후시간에 택배를 못 받고, 밤늦게 받아야 하고, 그러니 밤늦게 배달을 해야 하죠. 어디서는 끊어내야 해요. 우정사업본부뿐만 아니라 한국의 배달, 물류 산업 자체가 바뀌어야 해요.”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건강 문제는 육체적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정신적 측면에서도 심각한 악영향을 끼친다. 작년 7월 6일 한 집배원이 자신이 일하던 우체국 계단에서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다. 이틀 뒤 끝내 그는 숨을 거뒀다. 21년 차 집배원이었고 높은 업무 강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기존 업무 구역에서 7년 일했지만 업무 구역이 바뀌고 익숙해질 수 있는 시간은 단 3일 주어졌다.

“처음 과로사를 생각했을 땐 노조도 협소하게 뇌심혈관계질환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과로자살 비중이 뇌심혈관계질환만큼 높더라고요. 자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그만두는 분들도 많아요. 국민에게 서비스 제공하는 것과 현실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에 대한 괴리가 심해요. 대부분 정신적 스트레스는 고객, 관리자에게 받아요. 

그런데 우체국에는 노동자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시스템이 없어요. 오히려 집배원에게 알아서 잘 해결하라고 하죠. 이번에 기획추진단에서 집배원 1만5천 명 대상으로 조사했는데 직무 스트레스가 굉장히 높게 나왔어요.”

우정사업본부를 비롯해 정부가 집배 노동자들의 노동안전, 건강문제를 대하는 태도를 어떻게 체감하고 있는지 물었다.

“이게 사실 가장 화나고, 일이 안 풀리는 이유라고 생각해요. 우정사업본부는 개인이 건강관리 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주장해요. 관리자들이 봤을때는 집배원들이 담배 많이 피고, 술 많이 마시고 그런거죠. 이 문제에 대한 이해가 없어요. 장시간 중노동 스트레스를 풀어낼 방법은 이분들에겐 가장 쉽게 담배와 술인 거죠. 사실 우정사업본부도 알 거예요. 원인이 장시간 중노동이란 걸요. 외면하는 거죠.”

근로기준법 59조 폐지를 위해 열심히 싸워왔던 집배노조 허소연 선전국장에게 노동안전 과제에서 장시간 중노동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마지막으로 물었다.

“한국의 노조 조직률이 높아져야 해요. 그러려면 노조가 기본적으로 임금인상, 복지증진을 해야죠. 문제는 노조가 어떤 비전을 갖고, 사람들을 만날거냐예요. 적정의 일을 하면서 삶을 잘 유지해나가는데 요즘 화두죠. 이걸 위해서라도 노조는 장시간 중노동 관련 의제를 계속 가져나가야 해요. 안전 문제도 부차적인 게 아니죠. 세월호 참사 이후 많은 것이 바뀌었어요. 노조에서 장시간 중노동, 안전 문제를 계속 다루는 것이 사람들의 많은 공감을 받을 수 있어요.”

[언론보도] 집배노동자 과로사는 국가에 의한 살인 (매일노동뉴스)

집배노동자 과로사는 국가에 의한 살인

기사승인 2018.07.12  08:00:02

- 김정수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7월1일 대구지역 우체국 소속 집배노동자가 택배 픽업업무를 하던 중 뇌출혈로 쓰러져 6일 만에 사망했다. 지난달에는 대진침대 매트리스 집중수거 작업을 마친 집배노동자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목숨을 잃었다. 이 사건은 집배노동자들에게 ‘특별기’라고 불리는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직후에 발생했다.


[언론보도] "과도한 야근·억압적 직장문화가 웹디자이너 죽음 내몰아" (연합뉴스)

"과도한 야근·억압적 직장문화가 웹디자이너 죽음 내몰아"


지난 1월 한 온라인 교육업체의 웹디자이너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과 관련해 과도한 업무와 억압적인 직장 분위기 등이 고인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5/09/0200000000AKR20180509101000004.HTML?input=1195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