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2. 노동자들의 건강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제도, 근로자건강센터 / 2019.11

 노동자들의 건강 불평등 해소를 위한 제도, 근로자건강센터

- 서울근로자건강센터 정최경희 센터장 인터뷰

 

박기형 상임활동가

 

건강 불평등 문제를 다룰 때, 우리가 흔히 놓치기 쉬운 것은 특정 집단이나 계층이 속한 공간이 어디냐는 것이다. 지역 간 보건의료 서비스 격차, 시스템 부재에 따른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그런데도 공간상의 위계가 건강 격차를 낳는 것은 또 다른 지점이 있다.

바로 일하는 곳에 따라 건강 진단 및 관리를 받는 수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내가 일하는 작업장·사업장의 노동환경·조건이 어떠한가가 나의 건강 수준에 많은 영향을 끼침에도, 건강불평등 해소를 논의할 때는 일하는 공간에서의 건강관리 서비스 및 시스템을 개선 및 강화하려는 노력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 이러한 노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노동자들 간의 건강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대표적인 제도로 근로자건강센터(이하 근건센)’10여 년 전부터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 노동자들의 건강 불평등 개선에 있어 근건센의 역할에 대해 지난 1028일 서울 근건센의 정최경희 센터장을 만나 얘기를 나눠보았다.

 

안전보건체제 사각지대인 소규모 사업장 지원 사업의 중요성

 

근건센은 안전보건 관련 법 제도에서 사각지대에 놓인 5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의 건강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제도화되었다. 소규모 사업장은 산업안전보건법 제3조 안전보건관리 체제 규정에서 면제됨에 따라 노동자의 안전보건 문제를 관리할 담당자가 부재하다. 그래서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지원을 받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소규모 사업장의 재정 상황에 비춰볼 때, 민간기관에 비용을 지불하기에는 여러 어려움이 있다. 근건센은 소규모사업장 노동자의 건강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공단에서 안전보건관리를 위한 비용 및 물품이나 의료적 지원을 해왔다.

 

“서울 근건센에서 하는 사업은 크게 두 개로 나눠집니다. 사업장에 나가서 하는 이동업무와 노동자들이 센터에 내방했을 때 하는 업무입니다. 주요 사업으로는 뇌심혈관계 질환 및 근골격계질환 예방관리, 고혈압·당뇨·과로 등 직업병 관련 상담 및 건강검진, 직무스트레스 평가 및 감정노동자 상담·치유, 작업장 위험성평가와 안전보건 정보제공 및 상담 등이 있어요. 예컨대, 만성질환의 경우 진단을 하고, 노동자 스스로 관리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관리계획을 함께 세우는 걸 돕는 식이죠. 공공기관이나 기업에서 운영하는 콜센터에서 하청업체를 통해 고용되어 일하는 콜센터 직원들에게 근건센을 통해 집단으로 상담 및 관리를 요청해오기도 했어요. 이 경우엔 직무스트레스 조사나 감정노동 관련 상담을 진행했었죠. 일터괴롭힘이나 직장갑질에 대해서도 상담을 했었고요.

 

다른 한편, 산업위생기사도 센터에 상주하고 있어서, 소규모 사업장에 직접 나가서 작업환경을 점검하고 향후 개선 및 관리에 대해 컨설팅도 해드리고 있어요. 현재 서울 근건센에서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사업은 개인 보호구 착용 관련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사업장 단위별로 작업환경 개선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설비 개선 등은 비용과 시간이 들기 때문에 영세한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컨설팅을 해드려도 실제로 실행에 옮기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그럴 경우에는 차선책으로라도 보호구를 잘 착용하는 것이 중요하죠. 물론 보호구 착용은 안전보건 조치에서 최후의 수단이죠. 그렇지만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도 하잖아요. 더구나 노동자들에게 보호구가 잘 지급되지 않는 경우도 많고, 보호구가 있더라도 어떻게 착용해야 할지, 착용한 채로 어떻게 일해야 할지 잘 모르는 분들도 많아요. 나아가 어떤 보호구가 더 좋은지 정보도 없으시고요. 그런 점에서 노동자들이 스스로 보호구를 잘 활용하고, 자신과 작업장 환경에 맞는 적합한 보호구를 고를 수 있도록 도와드리려고 해요. 다른 근건센에서 하고 있기도 해서, 이를 도입해서 시도해보려 합니다.”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마주하는 문제, 의무 또는 유인의 부재

 

근건센 사업의 핵심적인 문제는 지원 서비스를 주고받는 과정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소규모 사업장을 제도적으로 포괄하기 위해선 지원 프로그램에 노동자들이 각자 알아서 찾아오는 방식이 아닌 소규모 사업장 단위인 집단으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근건센과 소규모 사업장이 MOU 등 협약을 체결해 집단 수준에서 진단 및 관리를 받는 방식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이러한 집단적 관리방식의 일환으로 사업장 건강주치의프로그램이 마련되었지만, 이용률은 그리 높지 않다. 이는 근건센의 지원 서비스를 받는 이들에게 참여할 유인이 적기 때문이다. 소규모 사업장의 사업주는 안전보건 관련 문제를 책임지고 관리해야 할 의무를 지지 않으려 한다.

노동자들이 근건센의 프로그램을 이용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업주의 협조가 중요한데, 시간과 비용을 들여 할 정도의 관심과 열의가 있는 사업주가 아닌 이상, 일정 정도 이윤손실을 감수하면서 노동자들이 건강검진과 상담을 받도록 해주는 사업주는 거의 없다. 노동자가 필요하거나 방문하고 싶어도 찾아갈 시간을 내지 못하는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노동자들 또한 근건센의 효용에 대한 인식이 없고, 사업장 내 안전보건에 대한 문제의식이 낮아서 근건센을 이용하려는 욕구 또한 적다.

출처 : 서울근로자건강센터 홈페이지

 

“그나마 안전보건 문제에 관심이 있는 사업주가 있는 사업장이라면 모를까, 집단으로 노동자들을 만나기란 쉽지 않아요. 노동자가 자신의 건강을 걱정해서 상담받고 싶어서 여기저기 수소문해보다가 혼자 찾아오는 경우도 꽤 됩니다. 서울 근건센의 경우 아파트형 공장으로 되어 있어서, 근건센이 있는 빌딩과 그 주변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이 아름아름 찾아오세요. 여전히 근건센이 있다는 것, 근건센을 통해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모르는 분들이 많은 상황이죠. 그래서 근건센의 활동을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에게 더 많이 알려야 해요. 그래도 긍정적인 점은 근건센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는 거에요. 센터가 있는 빌딩의 환경미화원분들이 오셔서 집단 프로그램을 받고 계신데, 처음에는 잘 모르셨다가 프로그램을 받고는 건강이 개선된 분들이 많으세요. 만족도가 높으신 거죠. 그런데도 문제는 이분들조차 센터에 시간 내서 오시는 게 힘들다는 거예요. 정말 센터가 있는 지역 인근에서 오시는 것이죠. 그나마도 짧은 점심시간 활용해서 오세요. 만약 오전 오후 업무 시간에 내방하시는 분들은 그나마 사업장의 재정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곳에서 일하시는 분들이에요. 일반 소규모 민간 사업장에서는 거의 오지 못하세요.”

 

개인이 알아서 찾아오는 경우도 많지만, 집단 서비스 제공을 위해 센터에서 직접 대상 사업장들에 연락도 돌린다. 하지만 사업장에서는 민간 회사들의 판촉이라 여겨서 일방적으로 끊어버리는 경우도 다반사다. 만약 특수건강검진 사후관리를 하라고 안전보건공단에서 명단이 내려와 대상 사업장에 공문을 보내고 연락하면, 그나마 성공률이 20% 정도다. 그때야 비로소 사업장에 방문해서 현장에서 직접 건강진단 및 상담 등을 진행할 수가 있다. 어렵사리 사업장에 가더라도, 일하다 나온 노동자들에게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란 쉽지 않고 노동자 입장에서도 다시 일하러 가야 하는 상황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결국 소규모 사업장에도 안전보건 관리 의무를 부과하거나 노동자 건강관리에 따른 각종 유인을 제공해야 하며, 노동자들에게 유급으로 시간을 보장해줘서 근건센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노동환경 또한 조성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으로의 과제들, 운영시스템 체계화 및 인력·예산 확충

 

현재 전국에 21개 센터, 21개 분소가 있고 2020년 운영 10주기를 앞두고 있지만, 아직도 근건센의 운영을 기획 및 조정하는 중앙 근로자건강센터가 없다. 정부가 시행 중인 다른 센터 사업의 경우엔 광역 단위 이상의 규모를 갖춘 경우에 중앙관리조직을 두고, 시군구 규모를 가진 경우엔 광역관리조직을 두고 있다. 다양한 사업들을 평가 및 조정, 근건센 관련 데이터를 취합 및 생산, 기존 사업 개선 및 신규 사업 기획을 중앙부처 관료나 공단 직원 몇 명이 전적으로 부담하는 것은 근건센 운영의 효율성을 저해하는 일이며, 그들에게도 과중한 업무를 부과하는 일이다. 만약 안전보건시스템 구축 차원에서 근건센의 역할을 제대로 정립하고 장기적인 로드맵을 갖추려 한다면, 중앙관리조직을 두는 게 필수적이다.

 

“근건센 모델에 대해 많이 고민해요. 그때 제가 떠올리는 건 보건소예요. 노동자들의 보건소가 근건센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공공보건 영역에서 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 그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창구죠. 정부의 손발 역할을 하는 곳이란 말이죠. 근건센도 노동안전보건 영역에서 손발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두뇌와 심장도 있어야 하겠죠. 그게 중앙관리조직일 테죠. 하지만 중앙관리조직을 갖추는 것만큼 중요한 게 손발이 제대로 역할을 할 만큼 충분한 인력과 예산이 확보되고 있는가를 돌아봐야 해요. 보건소와 근건센의 인력 및 예산을 비교해보면 명확히 드러나죠. 더구나 21개 센터와 21개 분소가 있다고 하지만, 우리나라 소규모 사업장 숫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에요. 센터의 양적 확대뿐만 아니라, 지역 간 배치 또한 적절하게 조정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나아가 위치한 지역의 특성에 적합하게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갖춰야겠죠. 장기적으론 보건소처럼, 아니 모세혈관과 같이 노동안전보건 영역에서 건강관리 서비스를 촘촘하게 제공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를 위해 센터 운영의 체계를 갖추는 것만큼이나 인력의 질적 역량도 높아져야 하지만, 민간위탁 방식의 센터 운영은 고용 안정성을 저해하여 인력 확보를 어렵게 한다. 우선 운영기관이 위탁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사유가 발생할 경우 재지정에서 탈락할 수 있어, 안정적 고용을 보장할 수 있는 위탁운영 기관이 적으며, 근건센을 제대로 운영할 만큼의 전문성을 갖춘 위탁운영 기관 또한 한정되어 있다. 더구나 수년째 예산 증액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 임금상승이 정체되고 있어서 인력 유출이 쉽고 유입은 어려운 실정이다. 장기적 고용의 필요성이 확인되는 지점이다. 민간위탁 방식의 시범사업 형태에서 벗어나, 고용 책임성 및 사업 전문성을 확보하고 소규모 사업장 대상의 안전보건 사업을 양적으로 확장하고 질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는 공공 조직화, 즉 공단 직영 형태로 점차 전환하고 장기적으로는 독립법인을 설립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근건센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날카로운 문제 제기가 많은 건, 우리 사회에서 근건센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일하는 사람들의 건강 불평등 해소라는 지향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노동안전보건 영역에서 제도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소규모 영세 사업장의 노동자들, 법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자신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받는 이들에게 직접 다가갈 수 있는 창구로서 더 잘해보고 싶은 마음인 거죠. 근건센이 설립되면서 내세웠던 목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어요. 그렇지만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만큼, 근건센이 우리 사회의 건강 불평등, 건강 격차 해소에 더 많이 기여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언론보도] "비정규직 건강 챙기는 우리도 계약직 신세" (한국일보)

“비정규직 건강 챙기는 우리도 계약직 신세”

근로자건강센터 직원 고용불안

“센터가 정상화되자마자 바로 시내버스기사들을 만나 상담하고 있습니다. 12월이 되면 또그만둬야 할지도 모르니 속도를 내야죠.”

광주근로자건강센터의 주된 사업 중 하나인 ‘운수종사자 건강관리 사업’을 설명하는 문길주 사무국장의 목소리엔 힘이 없었다.

http://www.hankookilbo.com/v/67b5d64db9ea42c1bc3d67c4439e762b

[언론보도] 광주근로자건강센터가 보내는 신호 (매일노동뉴스)

광주근로자건강센터가 보내는 신호김재광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
  • 김재광
  • 승인 2018.03.22 08:00







문재인 정부 들어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성과평가와 보상은 언제나 기업과 기관운영의 화두가 아닐 수 없다. 이것만큼 동기를 부여하는 기제도 드물며, 대다수 사람들도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쉽게 말해 ‘잘하면 잘한 만큼’ 보상을 주는 것이니 이해가 쉽고, 수용의 폭도 넓다. 물론 ‘참 잘했다’와 ‘부진하다’의 기준, 보상체계가 합리적인가는 늘 논란의 대상이 된다. 어찌 됐든 적어도 공공기관이 설립취지에 부합하는 업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성과를 내고 여기저기서 칭찬을 받았다면, 그 성원들에게 적절한 보상과 자부심이 주어지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듯하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바로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이야기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0434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나 노동자 건강 이야기] 위험이 집중되는 열악한 사업장 실태 파악이 우선이다 / 2018.01

위험이 집중되는 열악한 사업장

실태 파악이 우선이다

조성식 회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올해는 근로자 건강센터에서 일하게 되다 보니 화학물질에 의한 중독사고나 중대재해가 발생하는 사업장에 방문해서, 해당 사업장의 안전보건 관리의 실태를 조금이나마 경험하게 되었다. 사고가 발생한 작업장의 작업환경은 매우 열악해서 화학물질에 대한 중독사고나 안전문제로 인한 재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작업환경이었다. 아마도 이 작업장이 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이어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다른 사업장보다 더 위험하고 더 해로운 환경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의 소규모 사업장, 하청 사업장과 파견 노동자들이 일하는 작업환경은 평소 안전과 보건에 관한 근로감독 수준을 고려했을 때 다른 사업장이라고 해서 반드시 나을 것 같지 않다. 중독사건이 발생한 작업장을 방문하면서 한국의 작업장의 안전보건문제와 관련해서 느꼈던 점을 기술할 것이다.

작년 여름 소화기 제조 공장에서 발생하였던 간독성 물질인 HCFC-123 중독이 생겼던 사업장을 방문해서 재해 노동자를 조사한 적이 있다. HCFC-123으로 인한 간독성 문제는 비교적 잘 알려 있지만, 특검이나 작업환경측정 물질은 아니어서 현재 관리가 되지 않는 화학물질이다. 그래서 이를 취급하는 사업장은 이 물질에 대한 노출관리가 안 되고 있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역시 예상과 다르지 않게 소화기 제조공장의 작업환경은 매우 열악한 상태였다.

소화액을 소화기에 충전하는 작업에서 작업자들이 호흡기와 피부로 고농도로 노출돼서 사업장을 방문해 확인하였다. 그 결과 작업과정 공학적으로 개선 국소 배기장치와 같은 환기시설이 미비하였다. 유기용제 노출을 줄여 줄 수 있는 적절한 보호구도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상황에서, 날이 더워지면서 끓는점이 낮은 HCFC-123이 대기 중으로 증발하면서 작업자의 피부와 호흡기를 통한 고농도 노출로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로 인해 작업자들에서 독성간염이 발생한 것이다.

이런 해로운 작업환경 때문에 한 명의 노동자가 독성 간염으로 사망하였고, 2명은 간 수치가 많이 올라가서 독성 간염으로 입원 치료를 하였다. 이 재해의 특징은 젊은 노동자가 희생되었고 파견업체서 파견한 노동자들이 산업재해 피해자였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요약하면 50인 미만 소규모 제조업의 육체노동자 그중에서도 비정규직 파견노동자에서 안전 보건관리의 실패로 일어나 사건이었다.

또 다른 사업장은 화학물질 보관 탱크에 점검하러 들어간 노동자가 화기 물질에 의한 질식 사건이 발생한 사업장이었다. 다행히 구조가 되었지만 끔찍한 중독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이 사업장도 많은 양의 화학물질을 작업자들이 다루고 있었고, 화학물질 중독으로 인한 건강문제를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현장은 관리되고 있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급성중독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저장 탱크에 송기 마스크와 같은 안전 장비도 없이 들어가서 저장 탱크에서 작업한 것은 안전 수칙에서도 많이 벗어난 일이었다.

내가 방문해서 조사했던 사업장이 한국의 소규모 제조업 사업장의 현실을 대표한다고 볼 수는 없을지 모르겠지만, 취업자 노동 환경을 조사를 분석해보면 제조업의 육체 노동자들이 더 해로울 수 있는 작업환경에서 일할 가능성이 높고 같은 직업군에서도 정규직보다 임시직이나 일용직 노동자들이 더 해로운 환경에서 일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된다, 하지만 한국의 작업장에서는 직업적 노출은 잘 관리되지 않고 있으며 안전 문제 역시도 마찬가지다. 최근에 많이 발생해서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크레인 사고가 한국의 작업장 안전문제를 현실을 잘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앞에서 경험한 중독사고와 취업자 노동 환경 조사 결과와 같이 많은 생산직 노동자, 특히 하청업체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좀 더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이들의 안전을 위한 화학물질 관리는 무방비상태이며, 어쩌면 위험성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우선 현재 산업재해와 중독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제조업의 생산직 노동자, 건설업의 일용직 노동자의 안전과 보건에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대책 마련의 기본이자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소규모 사업장, 하청업체, 파견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사업장의 화학물질 관리 실태는 더욱더 파악되고 있지 않다. 이렇게 취약한 노동자의 산업재해와 화학물질로 인한 중독 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일터> 통권 141호 / 20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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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례 -

 

[특집] 산재은폐를 넘어, 치료받을 권리로

28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산재은폐

32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산재은폐 고발 투쟁

34 조합원 결의로 모은 '대림비앤코 산업재해자 특별관리기금'

36 산재은폐 어떻게 대응할까

 

4 [노동안전건강뉴스]

 

8 [지금 지역에서는]

교육이 이루어지는 공간, 생명의 소중함을 지켜야 한다

 

10 [달려라 건강권, 날아라 노동자]

근로자 건강센터, 노동조합이 활용할 수 있습니다

 

12 [안전보건활동 참고서]

노동자를 위한 근로자건강센터 활용법

 

14 [현장의 목소리]

노동조합으로 하나가 되었어요

 

18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취객만 상대해야 하는 노동의 고달픔

 

22 [연구소 리포트]

팔고 싶어도 못 파는 현실, 판매노동자들은 괴롭다

 

26 [사진으로 보는 세상]

 

38 [직업환경의학의사가 만난 노동자건강이야기]

너무 흔한 산재은폐와 직업병의 은폐

 

40 [지키고 되살리자, 작업중지권]

작업중지권 시작은 노동조합 가입과 교육

 

44 [시간의 재발견_노동시간 에세이]

헬조선에 부는 '공정해고' 바람

 

48 [문화읽기]

이것은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50 [유노무사의 상담일기 더불어 ]

일반해고 제도 도입은 '정리해고' 보다 더 참혹한 결과를 낳을 것이다

 

52 [일터 다시 보기]

노동자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낸 갑을자본에 맞선 전략으로 승부한다

 

54 [이러쿵저러쿵]

막장인생???


[노안뉴스] 산업재해 예방 전면에 선 안전보건공단 (파이낸셜뉴스)

아래 주소로 들어가시면 기사 원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출처 : http://www.fnnews.com/news/201501271645065662

 

 

산업재해 예방 전면에 선 안전보건공단

 

 

 

김서연 기자

 

 

세월호 참사 등 최근 잇단 대형사고로 인해 '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산업 현장의 안전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산업재해 예방이 주업무인 안전보건공단의 역할과 위상이 부각되고 있는 대목이다. 이를 위해 공단은 올해 근로자의 사고·사망재해를 전년 대비 5% 줄이는 것을 목표로 정하고, 사업 예산을 전년 대비 20% 증액했다. 인력도 보강했다.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 보호'를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영순 공단 이사장은 "1400여명 임직원은 산업현장의 안전보건 확보를 통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우리 경제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