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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노동자들과 교육합니다.

저녁이 없는 공공기관 노동자

저녁이 없는 공공기관 노동자

 

박승권 / 후원회원,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

 

세종시에 위치한 공공기관 A 기관에 출장 검진을 다녀 온 경험이다.

 

2년 전 A 기관에 처음 갔을 때 의사 상담을 기다리는 잠깐의 시간에 졸고 있던 노동자를 볼 수 있었다. 여태 오랜 기간 수많은 사업장을 다녀봤음에도, 아무리 의사 상담 대기시간이 길지라도 그 찰나의 시간 동안 졸고 있는 노동자는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 기관에서는 졸고 있는 노동자가 2명이나 보이는 것이 다소 의아했다.

 

어제 잠을 많이 못 주무셨나 봐요?”

 

.. 일이 많아서..”

 

노동자가 잠을 많이 못 잤다고 하는 경우 보통 교대근무 등으로 인한 불면증 얘기가 나오는 경우가 가장 많다. 하지만 의아하게도 두 노동자 모두 일이 많아서라고 대답했다.

 

민간 사업장 노동자의 과로 문제야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비교적 과로와는 다소 거리가 있을 거라 으레 짐작하는 공공행정기관 노동자였기에 다소 생소한 대답이었다. 다행히 수검자가 밀리지 않아 한 명, 한 명의 심도 있는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었다.

 

보통 밤 12시에 퇴근해요. 일요일에도 출근합니다. 누가 강요하는 건 아니죠. 하지만 일요일에 미리 일을 안 해두면 주중에 일이 너무 많아요. 안 믿어지시죠? 저도 공무원 일이 이런 줄 꿈에도 몰랐어요.”

 

하루는 밤늦게 일을 마치고 퇴근하는데 도저히 집까지 운전할 힘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대리운전 불러서 갔어요. 술도 마시지 않았는데 대리운전 불러본 적 있으세요?”

 

저랑 엇비슷하게 공부했던 친구는 의사가 되었고, 전 여기에 있어요. 다들 그 친구가 바쁠 거로 생각하지만 사실 제가 시간이 안돼서 못 만나요.”

 

여기 와서 몸무게가 20킬로 넘게 빠졌어요. 우울증 설문이 모두 제 얘기 같아요. 그런데 평일에 병원에 갈 시간이 없어요.”

내가 굳이 과로나, 장시간 노동에 대해 얘기를 먼저 꺼내지 않아도 많은 노동자가 격무에 따른 피로감과 무기력감, 일부는 우울증상까지도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내게 하소연했다.

 

공공기관은 300인 이상 사업장과 함께 지난해 7월부터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었다. 작년에도 이 기관 노동자의 하소연은 재작년과 다르지 않았는데, 그때는 계도기간이라 그러려니 싶었다. 하지만 계도기간도 올해 진작 끝났는데 왜 이곳 노동자들의 삶은 변한 것이 없을까?

 

3년 전부터 전공의 특별법으로 수련의사의 주 근무시간을 제한한 것도 환자의 건강을 지키는 의사의 건강부터 지켜져야 한다는 전제가 깔린 것이다. 이 기관도 우리의 생활과 매우 밀접한 일을 하는 기관이다. 탈진에 가까운 강도로 일하는 공공기관 노동자의 공무를 국민들은 믿을 수 있을까? 누군가를 위해 일하기 위해서는 그 구성원의 건강부터 보장되어야 한다.

 

직업환경의학을 전공하는 의사의 사회적 소임 중 하나는 끊임없이 안전보건 사각지대를 찾아 이들을 보호하는데 일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문득 사각지대나 취약계층이라는 단어가 그다지 멀리에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2017년 초 과로로 숨진 보건복지부 사무관처럼 산업보건 사각지대에 몰리면서 일하고 있을 공공기관 노동자의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실태 파악이 미진한 거 같아 아쉽다.

 

이곳은 공공행정기관이기 때문에 적용 제외되는 산업안전보건법 규정이 많아 산업안전보건체계가 대부분 작동하지 않는 곳이다. 민간 사업장의 양호선생님 격인 보건관리자라든지, 산업보건의사, 하물며 이를 논의하는 위원회도 구성될 근거가 없다.

 

정말 등잔 밑이 더 어두운 것인지 모를 일이다. 등잔 밑에 있을지 모를 공공기관 노동자를 위한 산업보건, 건강증진 체계 정비 논의가 하루빨리 활발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언론보도] 주 52시간 그늘… 法개정 이후 102명 과로사 (19.04.30, 서울신문)

[단독] 주 52시간 그늘… 法개정 이후 102명 과로사 

입력 : 2019-04-30 18:04

출처: pixabay

사망을 포함해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산재를 신청한 건수는 2016년 1911건(승인 421건), 2017년 1809건(승인 589건), 2018년 2241건(승인 925건)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은 “장시간 노동으로 병을 얻거나 사망하면 산재라는 인식이 최근 강해지면서 신청 건수가 늘었다”면서도 “통계에 잡히지 않은 과로사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90501001006

 

[단독] 주 52시간 그늘… 法개정 이후 102명 과로사

지난해 3~12월 산재 중 43명만 인정 대기업 2곳 빼곤 영세사업장 노동자 “대한민국 과로사회 확인해주는 자료”일주일에 최대 52시간만 근무하도록 근로기준법이 바뀐 뒤에도 가족의 과로사를 호소하며 유족이 정부에 산업재해를 신청한 건수가 102명(사망 노동자수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 52시간 근무제가 아직 지켜지지 ...

www.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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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야간노동자들, 누워 잠드는데 53분..일반인 10배 수준" (190404, 노컷뉴스)

"야간노동자들, 누워 잠드는데 53분..일반인 10배 수준"
CBS 시사자키 제작진 메일보내기2019-04-05 05:30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 1 (18:15~19:55)
■ 방송일 : 2019년 4월 4일 (목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 연 : 최규화 (베이비뉴스 기자),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

 

◆ 김영선> 네. 국제암연구소에서 야간노동을 2급 발암물질이라고 규정을 했는데요. 건강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다는 얘기인데 앞서 말씀해 주신 야간 노동자들의 대표적인 증상이 수면장애인데요. 예전에 주야 맞교대로 일하던 분을 이제 인터뷰 주야 맞교대에서 주간 연속 2교대로 사업종이 다른 데로 잘 바뀐 사업장에 한 노동자를 이제 인터뷰했는데 다시 예전으로 돈 한 보따리 싸줘도 안 돌아가겠다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 정도로 수면장애에 대한 애로사항들이 많았는데요. 

수면장애 여러 가지 건강정보들 보면 수면장애뿐만이 아니라 소화기계 질환 같은 것도 많고 생리불순 같은 것도 여성의 경우에는 많이 보고가 되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암 연구소에서 말한 것처럼 암 보고도 많고 또 뇌심질환 같은 것도 심장질환 같은 것들에 대한 보고가 많은데요. 그런데 우리가 통상 야간노동을 개인의 신체 건강 문제만 연결시키는데 이 문제뿐만 아니라 아까 가족의 관계의 질에도 그런 영향을 미치는 것이고 이게 특히 고립감에 대한 호소도 많이 보고된다고 하니까. 

 

https://www.nocutnews.co.kr/news/5129927

[언론보도] 노동시간 줄면 경쟁력 떨어질까 (19.03.25, 주간경향)

노동시간 줄면 경쟁력 떨어질까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2019.03.25ㅣ주간경향 1319호




이 때문에 노동계에서는 법정 노동시간 단축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기존의 운동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동-자본의 권력관계가 변함에 따라 법과 제도에 기댄 일괄적인 노동시간 단축은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최민 노동시간센터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는 “제도를 통해 노동시간의 양을 줄이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다양한 고용형태가 있는 상황에서 일률적인 시간 단축은 한계가 있다”며 “노동시간을 노동자 스스로 자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방식으로 노동시간 단축운동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http://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artid=201903181412431&code=115



[언론보도] 그는 일할 수 있는 다니엘 블레이크였다 ③ 업무적합성 평가의 고려점들 (매일노동뉴스)

그는 일할 수 있는 다니엘 블레이크였다 ③ 업무적합성 평가의 고려점들송윤희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송윤희
  • 승인 2018.12.20 08:00








작은 건설폐기물 수거업체를 방문해서 노동자 상담을 했다. 스물여섯 젊은 남자의 혈압이 190/110으로 나왔다. 병원 입원 상태라면 당장 정맥에 혈압강하제를 투여해야 할 정도로 높은 수치다. 깜짝 놀라 더 자세히 상황을 물었다. 그는 혈압약을 먹은 지 두 달째였으나 하루 한 알 투약으로 조절이 안 되고 있었고 2조2교대제, 흔히들 말하는 ‘죽음의 맞교대’를 하고 있었다. 생활 습관도 엉망이었다. 혈압약을 먹고 있음에도 매일 소주 두 병에 담배 한 갑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런 증상도 없었고 건강해 보였다. 일하는 데 몸에 무리가 된다고 하지도 않았다. 그는 업무적합성 평가 대상인가? 맞다. 대상이다. ‘고혈압성 긴박’이라는 개념이 있다. 신체의 특이증상이나 병의 징후는 보이지 않지만 너무나 혈압이 높아(180/120 이상) 주의를 요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 젊은 노동자는 의학적으로 이 범주에 속했다. 하지만 나는 그런 말을 사업장에 꺼내지도 않았다. 왜냐면 영세 사업장에서의 업무적합성 평가는 너무나 쉽게 해고, 혹은 자진 퇴사의 전 단계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5760

특집3. 과로사 예방하겠다는 정부가 내놓은 탄력근로제-노동시간 단축운동 역사를 통해 본 탄력근로제 / 2018.12

과로사 예방하겠다는 정부가 내놓은 탄력근로제

이나래 (노동시간센터) 


본 글은 11월 13일에 발행한 이슈페이퍼 「제한 없는 하루노동 가능케 하는 '고주물 노동시간제' 탄력근로제 – 하루 노동시간 제한을 통한 노동시간 단축이 필요하다」를 재구성하였습니다... 기자말

일하는 사람의 시간을 마음대로 줄였다, 늘렸다하는 '탄력근로제'

총성 없는 전쟁이다. 노동시간을 둘러싼 자본과 노동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무제한 노동을 허용했던 근로기준법 59조 특례제도 업종 축소, 연장근로 12시간 제한을 중심으로 하는 주 52시간제, 최근엔 초과 노동 가산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탄력근로제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쟁 중앙에 놓인 탄력근로제는 특정 일·주에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한 노동을 가능하게 하며, 초과 노동시간 가산수당조차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제도이다. 특정일의 노동시간을 연장하는 대신 다른 날의 노동시간을 줄여 일정 기간 평균 노동시간을 법정노동시간에 맞추는 방식이다. 유연근무제의 일종으로, 근로기준법 51조에 근거를 둔다.

무엇보다 탄력근로제는 대상 제한 없이 모든 노동자의 장시간 노동을 야기할 우려가 크다. 정부는 유연 근로시간제 가이드에 탄력근로제 적합 직무를 계절적 영향을 받거나 성수기.비수기 등 시기별 업무량 편차가 많은 업종으로 설명하고 있지만, 전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도입할 수 있기 때문에, 업종.직무별 특성을 벗어나 사업주의 필요에 의하면 얼마든지 사업장에 도입될 수 있다.

또한, 정부는 탄력근로제를 포함한 유연 근로시간제의 의의를 '근로시간의 결정 및 배치 등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여 업무 생산성 향상 및 기업 경쟁력을 제고 한다고 밝히고 있다. 동시에 근로시간의 효율적 배분을 통해서 일 · 생활 균형이 가능한 근로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강조하지만, 제도의 면면을 살펴보면 노동시간 제도는 노동자의 몸과 삶이 아닌 자본의 이윤 창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편, 자본은 탄력근로제를 통해 일하는 사람의 시간을 구속해 자율성을 침해한다. 어떻게 노동하느냐, 어떤 노동시간과 휴게.휴식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노동자의 건강과 삶,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다르다. 예를 들어 하루 8시간 주간 고정 노동자와 12시간 주야 맞교대 노동자의 생활은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다.

탄력근로제는 노동자의 필요, 욕구, 선택을 기준으로 하는 제도가 아니다. 노동자들의 의사와 판단, 필요와 무관하게 기업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시간 동안 일하도록 강제한다. 이미 탄력근로제가 아니더라도 오래 일하는 것으로 인해 자기 시간에 대한 자율성을 박탈당한다. 심야교대, 주말교대, 파트타임 등 다양한 교대제가 대표적 예이다. 결국 탄력근로제는 노동자의 시간 주권을 강화하는 방향이 아닌 자본의 생산 향상을 위한 시간 통제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자본은 끊임없이 노동시간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행법으로 정해진 최장 3개월 단위 기간 조차 짧다며 단위 기간 확대를 주장하고 있고, 정치권은 단위 기간 확대안을 내년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민주당은 6개월, 자유한국당은 1년을 주장하고 있다.

하루 8시간 노동 쟁취, 노동자들의 오랜 요구


노동운동 역사는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노동시간을 둘러싼 노동과 자본간 대립은 오래된 첨예한 사안이다. '시간'을 누구의 시간으로 확보할 것인가, 노동자에겐 곧 목숨과 삶이었고 자본에겐 이윤 창출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노동시간 단축 요구는 전 세계 노동자들의 쟁취 대상이었다. 하루 8시간 노동제는 피의 역사다.

1884년 미국 방직노동자들을 중심으로 8시간 노동제 실현을 주장했다. 당시 노동자들은 하루 12~16시간 일해 주급 7~8달러 임금을 받으며 월 10~15달러 판잣집 방세를 감당했다. 결국 노동자들은 파업을 결의했고, 1890년 5월 1일 전 세계적으로 하루 8시간 노동을 요구하는 국제적 시위인 제1회 메이데이(노동절)가 열렸다. 우리나라도 1920년대부터 메이데이 행사를 치르며 노동시간 단축, 임금인상, 실업방지를 외쳤다.

1953년 도입된 근로기준법은 노동시간을 1일 8시간, 주 48시간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을 거쳐 노동시간 단축 요구가 퍼졌고 1989년이 되어서야 주 44시간제로 개정됐다. 법정 근로시간 1주 4시간을 단축하는 데 36년이 걸린 것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주 40시간제가 입법화된 것은 2003년이다. 사업장 규모별 적용 제한을 두어 5인 이상 사업장에 주 40시간제가 완전히 도입된 것은 불과 7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지난 노동시간 단축 역사를 살펴봤을 때 1953년 법정노동시간은 1일 8시간 주 48시간, 1989년 주 44시간, 2004년 1주 40시간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노동시간 단축은 하루 단위 기준으로 요구되어 왔다는 점이다. 하루를 기준으로 노동시간을 제한하는 것이 총 노동시간(주, 달)을 단축하는데 기준점이 되고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우리나라는 하루 노동시간 제한이 없다.

주 40시간제를 도입한 지 15년이 지났지만, 노동시간 단축 논의는 하루 노동시간 단축이 아닌 연장근로 12시간을 제한하는 주 52시간제로 전환됐다. 이는 노동시간 단축이 아닌 명백한 장시간 노동의 고착화일 뿐이다.

노동시간 단축, 하루 노동시간 제한으로 이뤄져야

일하는 사람들은 혼란스럽다. 분명 노동시간 단축이라고 정치권과 언론에서 호들갑을 떨긴 하는데, 정작 내 삶은 변한 게 없으니 말이다. 제도는 변하고 있지만 체감하지 못할 정도로 우린 이미 오랫동안 길게 일해 왔다.

한국은 OECD 최장 노동시간을 오랫동안 기록해왔으며, 이전에 묻혀 있던 노동자들의 장시간으로 인한 사고와 죽음이 '과로사'라 명명되어 세상에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이번 이슈페이퍼를 계기로 조사한 노동시간 상한선이 없는 특례 업종의 경우 운수업에서 35% 이상의 노동자가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를 한 달 10일 이상하고 있다고 응답한 결과가 나왔다. 근로기준법 적용 제외 대상인 특수고용 운수 노동자까지 포함하면 장시간 노동 실태는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운수 노동자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못하는 모든 노동자 혹은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지만 노동시간 제한 대상이 되지 못하는 모두의 현실이다. 노동시간 단축은 일하는 사람의 건강과 삶에 근거해 이뤄져야 한다. 무엇을 원칙으로 삼느냐에 따라 너무나 많은 것이 달라진다. 하루 노동시간 제한을 통한 노동시간 단축, 그것이 노동시간 단축 투쟁을 통해 얻은 우리의 교훈이자,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A~Z까지 다양한 노동이야기] 어둠이 내린 학교는 누가 지킬까 / 2018.11

어둠이 내린 학교는 누가 지킬까

[인터뷰] 학교 야간당직 경비 노동자 이한수 님 인터뷰                                                                                                                                                          나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학생과 여러 노동자로 북적이는 낮의 학교. 하지만 어둠이 내린 학교를 홀로 지키는 이들이 있다. 바로 학교 야간당직 경비 노동자들이다. 밤의 학교를 지키는 학교 야간 당직 노동자들은 어떤 일을 할까? 많은 사람이 잘 알지 못한다. 가리워진 이들을 만나기 위해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하는 이한수(가명) 님을 지난 10월 25일 만났다.
 
과로 권장하는 근로기준법
 
학교 야간 당직 경비 노동자들은 감시·단속적 노동자다. 근로기준법 제62조에 따라 노동시간, 휴게 및 휴일 등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무방비 상태다. 이한수 님은 오후 3시 30분에 집을 나서 일터인 학교로 향한다. 오후 4시 정도에 학교에 도착하면 바로 행정실로 향한다. 당직 근무 일지를 받기 위해서다. 오후 5시가 되면 학교 문을 잠그기 시작한다. 하지만 완전히 문을 다 잠그는 때는 밤 9시 30분 정도다. 학교 체육관을 지역 주민에게 개방하기 때문에 배드민턴을 치고 가는 사람들이 다 나가는 시간에 맞출 수밖에 없다. 최종 문을 닫는 시간은 밤 10시다. 문을 닫고 들어와 한 번 더 점검한다. 일을 마치고 밤 10시 40분 쯤 잠자리에 든다. 하지만 잠을 깊게 자기 어렵다. 간혹 비상벨이 울리기도 하고, 문이 1cm만 열려 있어도 작동되지 않는 세콤 때문에 몇 번씩 잠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
 
그렇게 긴장한 상태로 잠자리에서 일어나면 새벽 5시 30분이다. 씻는 일은 뒷순위다. 우선 학교 문을 열어야 한다. 그렇게 문을 다 열고 나면 겨우 씻을 수 있다. 문단속만 하지만은 않는다. 보이는 데를 쓸고 청소한다. 교감, 교사분들이 학교가 깨끗해졌다며 인사도 건넨다. 오전 8시가 되면 집으로 향한다. 여름, 겨울방학 때도 학교는 개방하기 때문에 독같이 근무한다. 이렇게 평일엔 꼬박 16시간을 교대 근무 없이 혼자 일한다. 주말은 이틀 내내 48시간 혼자 학교에 있다. 용역 소속 당시 2일 중 하루는 유급 휴무였지만 올해 9월 1일부터 교육감에게 직고용되고 나서 모든 휴일이 무급제로 전환됐다. 겨우 2일 가족, 친구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도 이젠 없다.
 
"무급으로 쉴 수는 있죠. 그런데 열악한 처우에서 이틀을 무급으로 쉬면 임금을 더 못 받아요. 그러니깐 다들 쉬지 못해요. 이번 달 기준으로 평일 하루 소정근로시간이 6시간이고 22일 일한거로 하면 총 132시간이에요. 주말은 하루 소정근로시간이 9시간으로 되어있고 8일 계산하면 총 72시간이죠. 한 달 총 204시간 일 한 것으로 돼서 사대보험 제하면 월 140여만 원 을 받아요. 대체 근무자를 세워서 쉬려고 해도 이 분들 일당이 6만 원, 이틀로하면 총 12만 원이죠. 이 돈이 지금 임금에서 빠지게 되면 임금이 확 줄어요. 용역소속일 때보다 더 나빠진 거죠."
 
누구를 위한 정규직화죠?
 
정부는 지난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용역 소속의 간접고용 노동자를 직고용하라고 했다. 인천교육청 역시 이 가이드라인을 따랐다. 하지만 무늬만 직고용일 뿐 이한수 님이 체감하는 긍정적 변화는 적었다. 오히려 악화된 부분에 아쉬움이 크다.
 
"올해 추석 연휴가 길었잖아요. 용역 소속일 땐 명절 때 학교에 너무 오래 있으니깐 하루 쉴 수 있게 대체 근무자를 보내줬어요. 그런데 올해 직고용으로 바뀌고 나선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학교에 있었어요. 직고용되고 나서 부풀었던 마음을 꺼트린 거죠. 전과 같든지 아니면 더 나아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일하는 시간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평일 16시간, 주말 24시간을 학교에 있고 일을 하는데 인정해주는 시간은 평일 6시간, 주말 9시간이에요. 나머지 10시간, 15시간 인정 못 받고 있어요. 전부 인정해달라고도 안 해요. 최소한 절반이라도 인정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학교 야간 당직 노동자가 하는 일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 하지만 이한수 님이 없는 학교는 상상을 못 한다. 소소하게는 학생들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는 것부터 다쳐서 밴드를 찾는 학생들에게 밴드를 붙여주는 것까지 여러 가지다. 밴드도 일부러 보건실에 가서 부탁해 받아오기까지했다.
 
학교 야간당직 노동자로 지키고 싶은 자부심 
 
노동시간조차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지만, 학교 야간당직 경비 노동자로서 자부심은 단단하다.
 
"제가 경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3년 정도 됐어요. 맨 처음 교육받고 나간 곳이 아파트예요. 학교보다 아파트 경비 일이 돈을 더 벌어요. 그런데 그럴 수밖에 없더라고요. 잠을 3시간밖에 못 자요. 돈을 더 주긴 하지만 아주 사람을 잡아요.

학교는 우리 집이란 생각이 들어요. 이렇게 큰 건물에 나 혼자밖에 없어요. 그런 책임감이 있죠. 어떤 사람은 무섭지 않냐고도 물어요. 나는 무섭지 않다, 자신 있다고 대답하긴 하는데 실제 근무를 해보니깐 무섭긴 해요. 밤에 아무것도 없고, 큰 건물에 혼자 있으니 말이죠. 헤드라이트 들고 학교 한 바퀴 돌 때 내가 이 큰 건물을 다 지킨다는 생각, 뿌듯함이 있어요. 또 그런 마음이 없으면 학교에서 근무 못 하겠더라고요."
 
자부심을 꺾는 노동환경
 
하지만 요즘 들어 자꾸 자부심을 꺾는 일이 있어 속상하다.
 
"노동시간을 제대로 인정 못 받는 게 정말 속상합니다. 그리고 본래 맡은 업무 외의 것을 자꾸 요구할 때도 그렇고요.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험을 할 때가 있어요."
 
자는 공간도 문제다. 당직실이 있기는 하지만 시설이 좋지 않다. 여름엔 모기가 너무 많아서 괴롭다. 겨우 몸을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있는 정도다. 에어컨이 있지만, 작동이 잘 안되서 얘기를 하니 그때서야 리모컨을 줬다. 처음 들어갔을 때 충격이었다. 이불이 너무 지저분하고, 새까매서 도저히 잘 수가 없다 싶어 얘기하니 세탁을 해줬다. 하지만 너무 오래된 이불이라 더는 쓸 수 없어서 바꿔 달라고 하니 그때 새 이불을 학교에서 사줬다. 지금은 바꾼이불을 덮고 지내고 있다. 모든 게 얘기를 해야 그제야 겨우 들어주는 식이다. 정기적으로 관리를 해주거나 미리 물어봐 주는 경우가 드물다. 이한수 님은 밥 먹는 것도 문제라고 입을 열었다.
 
"우리는 나가서 사 먹을 수가 없어요. 학교에 있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보통 도시락을 싸 오거나, 급식소에서 조그만 통에다 먹을 걸 담아서 줘요. 아니면 김치만 갖다 놓고 간단히 해 먹는 정도죠. 탕비실도 없어요. 화장실에서 겨우 쌀 씻어서 제가 집에서 밥솥 하나 가져왔는데 거기다 해먹고 그래요.
 
교육감 직고용이 되면서 식대로 13만 원이 나와요. 용역 소속일 땐 식대가 없었거든요. 그런데 나와서 좋지가 않아요. 식대가 나온다는 이유로 1끼당 3,100원~3,500원을 식대에서 빼요. 학교 행정실에서 급식실에서 밥을 받아먹냐고 묻길래 그렇다고 하니깐 식대를 빼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전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거든요."
 
종교 활동도 못하는 학교 야간당직 노동자의 고충 
 
이한수 님은 기독교 신자다. 하지만 학교 야간당직 경비 일을 하게 되면서 주말에 교회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1인 교대근무제, 무급 휴일로 인해 종교 생활도 하지 못하고, 가족, 친구 등 사회적 관계가 전부 끊겨 버려 속상하다고 했다.
 
"원래 교회를 다녔어요. 그런데 학교 일 시작하고선 주일을 못 지키고 있죠. 너무 마음이 쓰여요. 종교 생활도 못 하게 돼서 안타깝죠. 그리고 원래 친목회가 몇 군데 있었어요. 그런데 이젠 다 끝났죠. 못해요. 겨우 같은 일 하는 사람들끼리 친목회 만들자고 하고 있는데, 어려움이 크죠. 아내하고도 쉬는 날엔 근교로 놀러 가기도 하고 그랬는데 무급 휴일이 되고 나선 그것도 못 하고 있어요. 많이 아쉬워하죠."
 
일하다 다치면 건강이 아니라 해고 걱정
 
"회사는 상급 단체가 없는 자체 노동조합이 대표노조에요. 시설 쪽이랑 주차 업무노동자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합원이고요. 노동조합은 5~6년 전에 일하면서 부당한 것도 많고 처우는 나빠지다 보니까 한마음이 돼서 만들었어요. 저는 그때부터 지금까지 쭉 조합원이었어요."
 
이길섭 님은 얼마 전까지 용역 업체 소속이다 보니 2~3년에 한 번씩 업체가 바뀌면서 고용 승계 불안, 원청과 용역 업체 간 책임 소재 떠넘기기 등으로 인해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전에는 회사가 대표노조도 아니고 요구를 들어주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개별 교섭도 해왔고 우리가 목소리라도 낼 수 있었는데 최근에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나서는 개별교섭을 해야 할 법적 책임이 없다 보니 전혀 응하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지속해서 이 문제를 요구하고 있어요."
 
또, 노동조합은 같은 시설관리 업무 노동자 중 일부가 감시단속적 업무라는 이유로 근로기준법 63조에 의해 노동시간, 휴게, 휴일에 관한 근로기준법 적용이 제외 되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여기서 일하기 전까지는 노동조합에 대해 이야기만 들어봤고, 회사에서 일하다 억울한 일이 있다고 해도 어떻게 일일이 이야기하나 했었는데 결국 노동자가 자기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노동조합이 있어야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대기업도 경총으로 목소리 내고 중소상인들도
협회가 있잖아요. 그렇다면 노동자들도 노동조합이 있어야죠."
 
명절때라도 쉬면 안될까요? 
 
노인빈곤율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60~70세의 고령 노동자들에게 실업은 곧 삶의 불안으로 이어진다. OECD 한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8.6%로 OECD 평균(12.4%)의 4배에 달한다. 한국을 포함 호주 35.5%, 일본 19.4%, 그리스 15.8%,
미국 14.6% 등 5개 국가만이 OECD 평균을 웃도는데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압도적으로 높다. 하지만 가계의 노후 준비는 미흡하다. 연금의 소득대체율은 39.3%에 머물고, 사적연금 가입률은 24%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저임금에 힘든 일이어도 꾹 참고 버틴다. 하지만 이제 조금씩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이한수 님 역시 꼭 노동환경이 바뀌어야 한다고 마지막으로 강조했다.
 
"모두 똑같이 고생하는데 뭐라고 제가 얘기하겠어요. 그나마 용역 소속일 때보다 고용이 안정화된 건 다행이에요. 하지만 다른 것들은 아직 갈 길이 멀었죠. 정부와 교육청에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학교 야간당직 경비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이 필요합니다. 마음 놓고 건강하게 이틀만이라도 유급으로 제대로 쉴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최소한 명절 때라도 하루, 이틀 정도라도 쉴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주면 좋겠습니다."

[언론보도] 잠 못 자는 고통에 대해서 (매일노동뉴스)

잠 못 자는 고통에 대해서이선웅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이선웅
  • 승인 2018.11.08 08:00







우리나라는 전체 사업장의 33.4%(2013년 한국노동연구원)가 야간작업이 포한된 교대작업을 하고 있다. 교대작업을 하면서 노동자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 중 하나가 수면장애일 것이다. 일례로 2012년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조합원 대상 설문에서 80.6%가 수면장애 증상이 있고, 10%가량이 수면제를 복용하기도 한다는 놀라운 보도가 있었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4923

[공지]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노동시간과 현장의 변화 연속 간담회

[연속간담회]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노동시간과 현장의 변화 연속 간담회

연장 휴일 노동 포함 1주 최대 52시간 노동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노동시간과 현장의 변화를 살펴보기 위한 연속 간담회를 진행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석 바랍니다. 


1. 노선버스운송업 간담회

- 일시: 2018년 11월 14일 수요일 19시

- 발제: 공공운수노조

- 토론: 엄도영, 협진여객지회 지회장


2. 유통업 

- 일시: 2018년 11월 21일 수요일 19시

- 발제: 이성종 (서비스연맹 정책실장)

- 토론: 전수찬 (이마트지부 위원장), 하인주 (로레알코리아노조 위원장) 


3. 사무직 

- 일시: 2018년 12월 5일 수요일 19시 

- 발제: 김경수 (사무금융노조 정책기획국장)

- 토론: 사무금융노조 조합원


* 장소: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서울시 동작구 남부순환로 2019, 501호)


* 간담회 참석을 원하시는 분은 아래 연락처로 사전 신청을 해주세요

02-324-8633, laborr@jinbo.net 



[언론보도] '주 52시간 도입'... 집배원들이 불친절한 이유 (오마이뉴스)

'주 52시간 도입'... 집배원들이 불친절한 이유

[근로기준법 개정 이후 현장의 변화 추적기 ②] 우편업

18.11.07 09:58l최종 업데이트 18.11.07 10:13l




집배 노동자들의 연이은 죽음이 알려지면서 집배 노동자들과 여러 시민사회의 요구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이 만들어졌다. 10월 22일, 이들은 1년여의 활동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10년간 166명의 집배 노동자가 교통사고, 심혈관계질환, 자살 등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사고에 의한 부상 등의 위험이 크다고 보고했다.

http://omn.kr/1chtv

<일터> 통권 176호 / 2018.10


노동자가 만드는 <일터> 통권 176호, 2018년 10월호


[특집] 노동자 정신건강 문제 바로잡기

1. 노동자 정신건강과 자살실태

2. 정신건강 보호와 예방? 행복하게 일할 권리!

3. 노동자 정신건강 문제, 함께하기

[지금 지역에서는] 

사망사고 반복하는 삼성을 뜯어고쳐 보자

[국제 노동안전건강뉴스] 

번아웃 증후군 예방을 위한 프랑스의 시도

[연구리포트]

저임금 불안정노동자 '공급원'인 현장실습

[안전과 건강 칼럼]

골병의 악순환을 끊는 단초, 근로복지공단 병원의 시도

[사진으로 보는 세상]

[A~Z까지 다양한 노동 이야기]

작품 뒤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

[현장의 목소리]

목숨 걸고 일하는 청소노동자의 하루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일, 방치나 탈주 혹은 주체되기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직업을 묻고 대답하는 불편함을 넘어

[노동자 건강상식]

독감예방접종 이야기

[유노무사 상담일기 더불어 與]

똑바로 제대로 살아야 한다

[발칙 건강한 책방]

'오빠'가 읽은 '오빠는 필요없다'

[문화읽기]

우리의 죄는 중대하다

[이러쿵 저러쿵]

과로사의 나라, 일본에 다녀오다

[안전보건동향]

[한노보연 이모저모]


[현장의 목소리] 목숨 걸고 일하는 청소노동자의 하루 / 2018.10

목숨 걸고 일하는 청소노동자의 하루

- 마포구 청소위탁업체 노동자 인터뷰

나래 상임활동가


사람들은 더 사용할 수 없어지거나, 가치가 없어진 물건을 쓰레기라 칭하고 버린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발생시키는 폐기물을 '생활폐기물'이라고 하는데, 환경부 통계자료에 의하면 2015년 기준 하루 평균 51,247톤, 1인당 0.97kg 정도다.

하지만 우리는 이 쓰레기들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치워지는지 잘 알지 못한다. 왜냐하면 바로 그 일을 하는 사람들, 거리 환경미화원들은 어둠이 내린 밤에만 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도시의 유령'이라 불리기도 한다.

지난 9월 14일 오전 9시 마포구청 앞에서 피케팅 중인 그들을 만났다. 마포구 청소 위탁업체 소속 청소노동자들인 이들은 민간위탁 폐지와 직고용 전환, 산업안전보건법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인터뷰는 배성훈 위원장, 신용진 조합원, 서복석 조합원, 김성민(가명) 조합원 총 4명이 함께 했다.

이들이 노동조합을 설립한 건 작년 7월이다. 무엇보다 열악한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배성훈 "주 6일 야간근무를 합니다. 지금보다 당시엔 10명가량 적은 인원으로 일을 했고, 작업량도 훨씬 많았습니다. 관리직 빼고 22~23명 정도가 근무했어요. 아무리 짧게 끝나도 평일 10시간 근무는 기본이었어요. 저희가 토요일 휴무인데 쉬고 출근하면 쓰레기가 쌓여있어서 12~13시간 일을 해야 했죠. 게다가 관리자들은 사람 취급도 안 해주고, 막말을 서슴지 않았죠. 하다못해 내 연차도 자유롭게 못썼어요.

그래서 노동조합을 결성했는데 사측 탄압이 거셌습니다. 신입 직원 중 수습 하던 분들은 계약해지 당했고, 퇴사도 당했어요. 대부분 노동조합 가입을 하려는 분들이었죠. 노동조합 생기고 나서 회사는 신규직원을 10명가량 채용했어요. 상대적으로 저희 조합을 축소시키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은 우리 소속 조합원이 8명이에요. 대표노조는 기업노조가 됐죠."


이들의 일과는 밤에 시작된다. 일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을 하는데, 일요일 출근은 오후 4시 30분~5시에 하여 다음날 오전 6시~7시에 퇴근, 화~금요일은 저녁7시까지 출근해 다음날 오전 5시~6시에 퇴근했다. 노동조합이 만들어진 후에도 한동안 유지되다 얼마 전부터 일요일 저녁 7시에 출근해 오전 6~7시에 퇴근, 다른 요일에는 밤 9시에 출근을 하고 같은 시간에 퇴근한다.

쓰레기양도 어마어마하다. 뉴스타파 보도 영상(18년 1월25일)에 따르면, 마포구에서 일하는 청소 노동자의 경우 혼자서 하루 3톤이 넘는 폐기물을 처리하고 1805세대를 돌아야 한다. 5분에 쌀 한가마니(80kg) 무게에 이르는 폐기물을 쉼 없이 들어 올려야 겨우 일을 마친다.

휴일은 일주일에 토요일 단 하루다. 토요일 오전에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가 1주일 치 피로를 푸는 잠을 취하고 나면 출근해야 하는 일요일 밤이 금세 돌아온다. 만약 토요일에 일이 있다 치면 그마저도 날린다. 사실상 이들에게 온전히 쉬는 날은 없다.

연속 야간근무를 해도 되는 걸까? 야간노동은 노동자 건강에 절대 좋지 않다. 가장 흔하게 수면장애, 우울과 불안, 소화기계 질병을 일으키고, 오랜 기간 야간 노동에 종사할 경우 뇌심혈관 질환과 암 위험을 높일 뿐 아니라, 수명을 단축시킨다.

그럼에도 이들은 6일 연속 야간근무를 한다. 서복석 조합원은 벌써 11년째다. 한국의 근로기준법은 연속 야간근무 개수, 야간근무와 다음 야간근무 사이의 간격, 1주일 및 1개월에 가능한 야간근무 일수 등 세부적 규제가 없다. 단지 임금가산과 보상휴가만 명시할 뿐이다.

김성민 "불면증은 당연해요. 생체리듬이 바뀌니까요. 정말 힘든 건 생명의 위협을 매일 느낀다는거예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일을 하는데 말이죠."

서복석 "야간에는 시력이 저하돼요. 빛에 약해지죠.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오래 못 쳐다봐요. 별것도 아닌 거에 신경도 예민해져요. 잠도 많이 못 자죠. 자더라도 깊이 못자요. 사실 야간 일을 하지 말아야죠."


하지만 마포구청은 문제를 제기한 노동조합에 주민들이 냄새와 청결 문제로 낮에 하는 걸 싫어하기 때문에 밤에 하는게 낫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야간노동으로 겪는 문제는 건강 문제만이 아니다. 사회적 관계까지 단절된다.

배성훈 "가족 모임이요? 상상도 못하죠."

서복석 "친구들하고 멀어져요. 모임에 가서 술 한잔해도 일찍 뻗어요. 2차 갈 생각도 못하죠. 모임에 가서 심지어 졸아요."


아픈 몸과 사회적 관계 단절은 정신 건강까지 위협한다. 일을 하며 받는 스트레스는 이미 자신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김성민 "어느 직장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같은 경우는 민원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해요. 동일한 곳에서 민원이 들어오면 사유서를 써야 해요. 누적되면 징계도 가능하죠. 회사에서 노동자가 마음에 안 들면 해고할 수 있는 이유가 되기도 해요."

노동자로서 자존감이 날아가는 요인은 여러 가지다. 휴게시설이 근무지마다 있지 않아 지하철 화장실이나 빌라 주차장 뒤편에서 눈치 보며 갈아입는다. 어둡기 때문에 감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회사 옥탑에 탈의실이 가건물로 하나 있지만, 그곳에 가는 것은 거리가 멀어 불가능하다. 탈의실만 아니라 휴게실, 샤워실 등 필요한 공간이 없는 문제도 심각하다.

배성훈 "저희는 밥도 못 먹어요. 미화원 근무복을 입고 쓰레기를 수거하다보면 오물이 많이 묻어요. 냄새가 나서 식당을 못 가죠. 그래서 정말 배고픈 사람만 편의점에서 삼각 김밥을 사 먹는 정도예요. 그러다가 저희가 문제 제기를 계속하니까 이제야 취업규칙에 있는 1시간 휴게시간을 보내게 됐어요."

이들의 담당지역은 마포구인 상암동, 성산동, 합정동, 상수동, 창전동, 서강동 6곳이다. 유동인구도 많고 상업지구가 몰려있는 곳이기도 하다.

배성훈 "상암동은 다 빌딩이라 무거운 게 많이 나와요. 100L 쓰레기봉투에 150L 양의 쓰레기를 담아 버려요. 그리고 농수산물 시장도 어려운 곳 중 하나예요. 거긴 쓰레기 압축기를 쓰거든요. 젖은 쓰레기를 100L 봉투에 담아 버리는데, 80~100kg 정도는 나갈 거예요. 둘이서 낑낑대며 겨우 들죠. 시장에 가면 그런 야채 쓰레기가 엄청 쌓여있어요. 제가 올해 1월에 거기서 수거작업 하다 청소차 회전판에 손이 껴서 부러졌어요."

김성민 "쓰레받기나 빗자루 사용은 엄두도 못내요. 일단 큰 마대자루를 땅바닥에 놓고 손으로 막 쓸어 담아요. 봉투에 잘 담겨 있으면 좋은데, 편의점 봉다리 같은데 넣고 안 묶어 두는 게 많아요."



마구 섞여 있는 쓰레기, 묶여있지 않은 봉투, 날카로운 것 등 위험 물질이 섞여 있지만 알 수 없는 상황 등이 청소 노동자들의 안전을 항상 위협한다. 무게 제한 없이 담긴 무거운 쓰레기 뭉치를 청소차량에 직접 들어 던지고, 받는 과정에서 근골격계 질환, 부상, 추락의 위험도 높다.

청소 차량 적재함에 쓰레기를 담고 발로 눌러 담으면 어느새 산처럼 높이 쌓이지만, 회사는 노동자들의 안전이 아니라 한 번 실어 나를 때 무조건 많이 담는 게 중요하기에 무시한다. 전기선이 낮게 위치한 주택가를 치울 땐 긴장하게 된다. 밤이라 잘보이지 않는 전깃줄이나 나뭇가지에 걸려 추락하거나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적재함에 올라타 있다가 전깃줄에 얼굴이 걸려 입이 찢어진 동료도 있다.

배성훈 "발판에 매달려 이동하다가 사망 사건이 많이 생겼죠. 마포구청에 불법 아니냐고 물었는데, 서로 책임을 미루더라고요. 결국 신문고에 올려서 떼게 했어요. 그런데 다른 업체는 발판을 다시 붙여서 매달려 일하더라고요. 저희는 걸어 다녀요. 조금 거리가 있으면 운전석 자리에 탑승해요. 걸어 다니는 게 훨씬 안전해요."

이처럼 사고의 위험도 높고 중량물 취급의 반복 작업을 해서 몸이 성한 곳이 없지만 산재처리는 꿈도 못 꾼다. 공상처리라도 해주면 다행인 현실이다. 산재 신청을 하겠다고 회사에 얘기했더니 인정 못 해준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위탁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을 해야 하는 마포구청도 별 다른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안전하게 일할 노동환경을 쟁취하기 위해 마포구와 업체를 상대로 민간위탁이 아닌 직고용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에 대한 조치를, 조합원 상대 부당노동행위 중단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다. 하지만 마포구청은 올해 노동조합과 면담을 진행하고 나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고, 회사는 조합원들에게 징계처분을 몰아붙이고 있다. 그럼에도 결코 노동조합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눈을 반짝였다.

배성훈 "청소 노동자들에겐 안전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진 항상 위험을 강요받았어요. 내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면 안해야 해요. 야간근무는 매우 위험합니다. 야간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사고가 많아요. 그리고 민간위탁 형태는 업체가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 인원수를 줄이고, 안전에 투자를 하지 않아요. 전문 경영인이 보다 나은 서비스와 질을 제공하기 위한다는 목적에도 맞지 않죠. 사실 소수 몇 명을 먹여 살리는 게 민간위탁입니다. 다수의 노동자들을 죽여가면서요."

김성민 "저희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태풍이 와도 일해요. 만약 구청 소속이었다면 험한 상황에서 최소한 한 시간이라도 작업중지 시켰을 거예요. 저는 저희가 하는 이 일이 공공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산업안전보건법이 모든 노동자에게 제대로 적용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청소노동자들이 어떤 건강 문제에 처해있는지도 제대로 연구되고, 조사되면 좋겠습니다."

신용진 "우리가 다 같이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함께 하면 조금씩 변화할거라 생각해요. 우리가 비록 소수노조지만 회사도 분명 우리 눈치를 보거든요. 함께 뭉쳐서 바꿔내는 게 우리 힘의 원천이기도 해요. 많은 분들이 함께하면 좋겠어요."

서복석 "전국의 청소노동자분들 현실적으로 일을 그만두는 게 어렵겠지만, 그래도 힘들다면 과감히 건강을 꼭 먼저 챙기시라는 얘기를 꼭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