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건설노동자 고 김태규님의 검찰 재수사 촉구와 고소고발 기자회견 (2019.06.13)

기자회견문

2019년 4월10일 오전 8시 20분경, 수원산업단지 아파트형 공장 신축 현장에서 추락사고가 신고 되었다. 8시 30분에 구급차가 출동했고 8시 55분경 수원의료원에서 사망했다. 이름은 김태규, 올해 나이 스물여섯이다. 가족으로는 어머니, 할머니, 할아버지, 누나, 형이 있으며 19년째 살고 있는 수원에 많은 친구들이 있었다.

시공사인 은하종합건설은 수많은 불법행위를 통해 명백한 기업살인을 저질렀다. 안전장비를 일체 지급하지 않았고 안전교육 역시 전무했다. 사고 이후 곧 활짝 열려있던 절벽 쪽 엘리베이터 문을 내려 살인행위나 다름없는 개방 운행을 했으며, 추락현장도 훼손했다.

그동안 유가족들에게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무엇하나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 아무 것도 알 수 없었던 유가족들은 김태규 청년의 피가 채 마르지도 않은 현장을 수차례 방문해 직접 사건을 조사해야 했고, 이 죽음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할 것을 수 없이 호소했다. 하지만 어떠한 관계 기관도 지금까지 아무런 답이 없다. 이에 유가족과 대책회의는 오늘 직접적인 고소ㆍ고발을 통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위한 직접적인 활동을 시작하고자 한다.

추락의 직접원인을 실족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요소가 너무도 많다. 검찰은 경찰과 고용노동부를 지휘하여 유족들이 주장하는 정황에 대한 의문점을 철저히 재수사해야 한다. 은하종합건설의 현장, ACN 소유의 화물용 엘리베이터 5층에서 정확히 어떤 원인에 의해 김태규가 추락하게 되었는지 철저히 재수사해야 한다.

김태규 청년은 위험으로 범벅된 소규모 건설현장에서 엘리베이터 불법운행과 전무한 안전관리, 죽음의 작업지시로 인해 죽었다. 우리는 김태규 청년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기 위해, 또 책임을 묻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 시공사와 발주처, 그리고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끝도 없이 죽음으로 내모는 사회 전체가 제각각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미 김용균 청년노동자의 죽음을 보았다. 그 이후로만 벌써 50명 이상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끝없이 반복되는 죽음은, 아직 우리가 구조적 원인에는 접근도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김용균법” 이라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정부입법예고안을 통해, 이 정부와 정치권에게 변화의 의지가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청년 건설노동자 김태규 죽음의 진상규명은 한 개인이나 한 가족의 일이 아니다. 더 이상 이런 죽음이 이어지지 않도록 철저하고 투명한 재수사를 요구한다.


= 우리의 요구 =
                      하나, 김태규의 죽음을 철저히 재수사하라!
                      하나, 김태규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라!
                      하나,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규탄한다! 
                      하나, 중대재해 기업처벌법 제정하라!

2019년 6월 13일

청년 건설노동자 고 김태규님 산재사망 대책회의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민주노총 수원지부, 민주노총 건설노조 수도권남부본부), 일하는2030,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경기공동행동 준비위원회 (경기대학생연대, 경기민예총, 경기자주여성연대, 경기진보연대, 경기청년연대, 노동당 경기도당, 노동자연대 경기지회,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민중당 경기도당, 사회변혁노동자당 경기도당, 전국회의 경기지부, 전농경기도연맹),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 (매산지역아동센터, 수원YWCA, 수원나눔의집, 수원여성의전화, 수원여성회, 수원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 수원이주민센터, 수원일하는여성회, 수원지역목회자연대, 수원환경운동센터, 수원환경연합, 전교조 초중등사립지회 외 10개단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원회

<일터24시>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의 하루 (2부)

고공 위의 노동자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의 하루, 2번째 이야기입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와 미디어뻐꾹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일터24시' 프로젝트입니다. 일 하는 사람의 노동과정과 일터를 생생하게 카메라에 담아 우리 사회에 알리고, 함께 고민하며, 변화시켜 나가야하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고자 기획했습니다.

https://youtu.be/GAhGyonM9Rs

[기자회견] 위험의 외주화 금지 약속 파기 규탄 및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개정 촉구 청년, 시민사회 단체 공동 기자회견

위험의 외주화 금지 약속 파기 규탄 및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개정 촉구 

청년, 시민사회 단체 공동 기자회견

 

일시 : 2019527() 오전 10

장소 : 전태일 기념관 (서울특별시 종로구 청계천로 105)

공동주최 건강한노동세상, 고김용균사망사고진상규명및책임자처벌시민대책위원회, 노동건강연대,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반올림, 생명안전시민넷,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일과건강, 일터건강을지키는직업환경의학과의사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청년전태일, 평등과 연대로! 인권운동더하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순서 (사회 : 김혜진 전국불안전노동철폐연대 활동가)

- 여는 말씀 --- 김훈(생명안전시민넷 공동대표, 칼의노래 저자)

- 산안법 하위법령에 대한

건강권 단체 입장 --- 최민(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활동가)

법률가 단체 입장 --- 정병욱(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위원장)

인권단체 입장 --- 어쓰(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청년단체 입장 --- 김종민(청년전태일 대표)

종교단체 입장 --- 양한웅(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

연구소 산안법 하위법령 입장 보러 가기 -> 클릭

 

[기자회견문]

위험의 외주화 금지 약속파기한 문재인 정권 규탄한다

일터에서의 죽음을 멈출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전면 수정하라

 

3년 전 이맘 때, 서울의 구의역은 포스트잇으로 뒤덮였습니다. ‘외주화가 사람을 죽였다의 외침, ‘너의 잘못이 아니야라는 위로와 더불어 앞으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염원이었습니다. 구의역 김군의 사망은 앞 선 두 번의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와 같은 방식이었습니다. 그 죽음은 예방 할 수 있었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죽음을 예방하는 법을 만들라 이 자리에 섰습니다. 1년에 2,400명씩 일을 하다가 죽습니다. 구의역에 모인 수많은 시민들이 알았던 그 이유를 정말 모릅니까. 대통령이 산재사망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하지만, 현실에선 떨어짐, 끼임 같은 예방 가능한 원시적인 사망이 줄을 잇습니다, 이 죽음의 더 근본적인 이유를 모릅니까. 위험의 외주화는 일상이 되었고, 원초적인 사고는 모두 위험의 외주화 속에 가장 아랫 단계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낮은 일자리에서 이 나라를 지탱하는 사람들이 일을 하다가 죽음을 당합니다.

 

사람을 죽이는 구조를 바꾸기 위한 법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산업안전보건법을 개정해야 했고, 기업에 의한 살인을 처벌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자 요구했습니다. 2016년에서 2018년이 되어서 여전히 매년 2,400명씩 노동자가 죽어나가고, 태안화력의 김용균이 산재로 사망했을 때, 그 요구는 더 커졌습니다. 작년에 통과된 산업안전보건법은 수많은 죽음을 가슴에 묻으면서 발판삼아 개정된 법입니다. 현실에서는 정체조차 모르던 산업안전보건법이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그 역사적인 사건의 시간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정부의 약속은 거짓이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의 구체적 행동 지침인 시행령과 시행규칙에는 위험의 외주화를 도려낼 방법이 보이지 않습니다. 태안화력의 김용균 동료들이 살아갈 현장이 그 법에서 빠졌습니다. 이 나라에 일하는 현장은 드넓은데 적선이나 하듯 아주 적은 범위에만 법이 적용되도록 하위법령을 만들어버렸습니다. 위험의 외주화가 그를 죽게 했다고 인정했던 정부는, 그 현장을 외면하며 오로지 적극적이고 의도적으로 위험의 외주화를 방치했습니다.

 

지난 410일 김태규 노동자가 추락하여 죽었습니다. 가족들이 의문을 품지 않았다면, 그저 그 노동자의 잘못으로 치부되는 사건이었을 겁니다. 5월에도 한전에서 하청노동자가 추락해 죽었습니다. 한전은 지속적인 안전장비 교체 요구도 무시했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죽음이 어제도, 오늘도, 지금도, 내일도 분명히 많습니다. 단언할 수 있습니다. 하루 평균 6명의 노동자가 죽는 나라입니다. 이들은 법의 보호 없이 죽어도 되는 사람들 입니까? 앞으로도 계속 죽어도 되는 사람들 입니까? 차라리 위험의 외주화를 보호 하겠다 선언하는 겁니까?

 

산업안전보건법은 사람을 살리는 법의 기초여야 합니다. 사람을 죽이는 구조에서 사람을 살리는 구조로 바꾸기 위해, 하위법령은 무엇보다 위험의 외주화를 직시하고 큰 뼈대를 구성해야 합니다. 그래야 이윤만을 위해 움직이는 기업이 안전을 고려하며 움직입니다. 더 나아가, 사람을 죽이는 기업은 더 강력하게 처벌 하겠다 천명해야 합니다. 기업에 의한 살인을 우리 사회는 묵과하지 않겠다고 소리쳐야 합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어내야만, 노동 하는 이의 삶을 구체적으로 지키고 죽음으로부터 예방하는 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예방을 원합니다.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지게 하겠다는 의지가 우리를 이 자리에 서게 했습니다. 기술은 확장되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할 것처럼 세상은 움직이는데, 사회를 지탱하는 노동을 하는 사람들은 원시적으로 죽습니다. 누가 이 사회를 만들고, 유지하고, 발전시켜나가는지, 그 사람들은 어느 현장에 있는지 잊으면 안 됩니다. 위험이 외주화 된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하루하루 일상을 사는 사람들을 모른척하면 안됩니다. 그 사람들이 서 있는 곳의 위험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개정되어야 합니다.

 

2019527

위험의 외주화 금지 약속 파기 규탄 및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개정 촉구

청년, 시민사회 단체 공동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보도자료_190527_산안법개정 기자회견.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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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2. 건설기계 노동자, 산재법 확대적용의 명암을 들여다보다 / 2019.05

[모든 사람에게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②] 

 

건설기계 노동자, 산재법 확대적용의 명암을 들여다보다 

 

박기형 / 상임활동가 

 

2018년 12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법) 시행령이 일부 개정되어, 올해 1월 1일부터 건설기계 노동자 산재보험 적용을 받게 됐다. 개정 이전에는 27개 건설기계 중 레미콘 1개 직종만 특수형태근로(이하 특고) 종사자로 적용됐다. 개정 이후 27개 직종에서 일하는 1인 사업주 모두가 특고로 간주되어 산재보험에 당연가입 할 수 있게 됐다. 지난 4월 22일 건설노조 기계분과 서울경기북부 김학열 지부장을 만나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산재법 확대적용에 대해 갖는 기대감과 우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직면하는 건설현장의 위험들

건설현장은 전체산업 사망자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그중 건설기계에 의한 사망사고는 전체 사고의 21%를 차지한다. 특히 최근 건설현장의 고층화·대형화·기계화가 진행되면서, 건설기계 장비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중대형 장비인 건설기계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면 건설기계의 조종사뿐만 아니라 인근 노동자들까지 위험에 처해 중대재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도 건설기계에 의한 사고 책임은 오롯이 건설기계 노동자가 져야 했다.

"산재처리와 관련한 현장의 원칙은 '당신이 사장이니까 당신이 책임져야 하는 거다'에요. 현장에선 근로자처럼 일하기를 요구받는데, 일하다 다치면 근로자가 아니라 자영업자로 취급했던 거죠. 직접 장비를 운전했을 경우엔 공상 처리도 안 해주는 경우가 다반사에요.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영세한 1인 차주가 많아 경제적 부담이 커요. 더욱이 근무 조건이나 개인 사정에 따라 기사를 쓸 때가 종종 있다는 사실이 문제에요. 기사가 큰 사고를 당하면, 1인 차주가 중소기업사업주로 임의가입해서 해당 기사를 산재처리를 해줘야 해요. 기사와 같이 일하다 차주 본인까지 다쳐도 마찬가지죠. 그러면 차주의 부담은 더 커지죠."

건설기계 장비는 대개 고가의 제품이다. 이 비용을 한 번에 지불하기 어렵기 때문에 금융기관에 빚을 지거나 장비매매업체에 리스 방식으로 구입한다. 만약 사고로 인해 일하지 못하게 되면, 할부 대금, 대출 이자, 리스 대금을 납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 결국엔 금융기관에 차량을 차압 당하거나 매매업체가 차량을 회수해가는 지경에 이른다. 결국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몸이 상하고 장비를 잃는다. 생계유지가 어려워져 가정이 무너지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산재법 확대적용이 갖는 의미와 한계

올해부터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특고로 간주되어, 산재법의 특례 적용을 받게 되었다. 이는 건설기계 노동자가 근로자성의 인정 여부와는 별개로 보호의 필요성을 인정하여 산재법 적용 범위에 포함한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에 따라 산재법 확대적용으로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휴업급여, 요양급여 등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김학열 지부장은 장비에 대한 손실을 보상받지 못하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언제나 기계와 함께 노동을 제공해요. 더구나 기계 손실에 대한 비용도 상당한 부담이죠. 과거 공상 처리 시에 노동조합이 압박하면, 회사와 사고에 대한 책임 비율을 책정해서 장비 손실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보상받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산재 원칙에 따라 장비는 보호 범위에서 제외되죠. 현행법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보호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장비손실에 대한 보상 대책도 고민할 필요가 있어요."

이에 더해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다른 노동자들과 달리, 근로복지공단의 구상권 청구에 따른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구상권 청구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에요. 차주가 고용한 기사가 상해를 당했을 경우와 1인 차주의 장비 사고로 다른 노동자가 상해를 입었을 경우죠.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근로복지공단이 기사나 다른 노동자에게 보상해주고, 해당 금액을 차주가 가입한 보험회사에 구상권을 청구합니다.

구상권 청구로 인해 보험료가 크게 인상되죠. 대다수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장비 보상을 위해 민간 보험에 가입해요. 이런 상황에서 구상권 청구는 건설기계 노동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악화시켜요. 근로복지공단이 기금 규모를 유지 및 확대하려는 태도로 보아, 산재법 확대적용 이후에도 구상권 청구 관행이 지속될 것 같아 걱정입니다."



원청책임 더욱 강화되어야

김학열 지부장은 산재법 확대적용 의미가 퇴색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원청책임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건설기계·장비는 건설업 하도급 구조로 산재사고 예방관리 및 안전보건 조치의 책임 소재가 불명확했다. 더욱이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맺는 계약 형태는 고용계약이 아니라 임대계약이었다. 근로자의 속성과 자영업자의 속성 모두를 가진 것으로 간주되어 기존의 근로자 개념으로 규정되기 어려웠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 전부개정안에서 기존의 근로자보다 넓은 개념인 '노무를 제공하는 자'로 규정이 바뀌면서, 건설기계 노동자들에까지 안전보건 조치가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이는 산재법 적용확대와 마찬가지로, 건설기계 노동자들을 보호할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었다.

하지만 4월 22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산안법 전부개정안 시행령·시행규칙 입법예고안에는 타워크레인, 건설용 리프트, 항타기, 항발기 등 4대 기종에 제한하여 원청이 책임지도록 하는 내용이 담기고 말았다. 김학열 지부장은 건설현장의 안전을 제대로 담보하기 위해선 27개 기종 전체로 규정을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원청은 관행적으로 건설현장의 안전보건 조치와 그에 대한 책임을 하청사에 미뤄왔어요. 그렇지만 건설기계와 관련한 산재사고가 빈번했고 현장 내외에서 예방관리에 대한 요구도 컸어요. 특히 타워크레인 사고가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면서, 이미 고정식 기계 설비의 설치·해체에 대해서는 원청도 충분히 책임을 인정하고 있었죠. 이번 입법예고안은 이러한 현장의 요구와 변화를 법적인 조항으로 확정한 것에 불과해요."

"더구나 현장에서 사고가 나는 건 고정식 기계 설비만이 아니에요. 물론 대형 타워크레인이 넘어지면 위험의 정도가 크지만, 현장투입 비율만 놓고 보면 다른 건설기계 기종들이 훨씬 많고 사고도 빈번해요. 예컨대, 대개 25톤 덤프가 27개 기종 중에 현장투입 비율이 절반이 넘어요. 그만큼 덤프 전복이나 작업 중 추락 등 크고 작은 사고들이 매일 같이 일어나죠.

하지만 사회적으로 문제되지 않으면 보호받지 못해요. 산재보험 적용 특례를 정할 때처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어야만 해당 직종을 포괄하는 것이죠. 싸우지 않으면 보호받을 수 없는 거예요. 그런데 정부가 진심으로 건설현장의 산재사망사고를 줄이고 싶다면, 그렇게 접근하면 안 되죠. 이동식 기계 설비를 포함한 27개 기종 전체에 대해 원청책임을 강화해야죠."



건설기계 노동자에게 위험과 비용을 전가하는 원청

하지만 원청책임을 묻는 것은 단지 건설기계 노동자 보호 필요성이 사회적으로 인정되기 때문만은 아니다. 원청이 하도급 구조를 활용해 건설기계 노동자에게 위험과 비용을 전가하기 때문이다. 김학열 지부장은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원래부터 전통적인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틀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처음부터 특고였던 건 아니에요. 예전에 덤프기사들도 건설사에 정규직으로 고용돼서 일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저는 한진그룹 계열사였던 한일개발에 입사해서 7~8년간 근무했어요. 그때만 해도 건설사들이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장비와 기사를 갖추고 있어야 했죠. 하지만 80년대 중후반 국내 건설경기가 나빠지면서 공사수주자격 규제가 완화되고 건설사들이 재무건전성을 높여 이윤을 최대화하기 위해 중장비 등 유휴고정자본들을 줄여나가기 시작했어요.

물론 90년대 초반에 주택 200만호 건설 정책으로 건설경기가 반짝 좋아졌지만, 건설사 몸집 줄이기는 계속됐죠. 저도 그때 장비를 불하해주는 조건으로 회사 일을 계속 줄 테니 개인 사업자로 일하라는 요구를 받고 나왔어요. 기계 하나 주고 회사가 직원을 내친 격이었죠. 사업증 하나 달랑 가진 사장 아닌 사장이 됐죠. 이런 일이 레미콘부터 시작해서 다른 기종들로 확산됐어요. 그렇게 하도급 구조가 널리 퍼진 게 건설기계 노동자들의 모호한 근로자성의 출발점이었다고 생각해요."

건설업의 특성상 공정에 다수의 건설기계가 필요하다. 건설기계는 고정자본, 즉 유형고정자산에 해당한다. 유형고정자산의 구입·운영·유지에는 각종 고정비용과 감가상각비용이 든다. 문제는 계절에 따라 공사수주 물량의 변동이 크고 거시경제순환에 따라 건설경기가 유동적이라는 점이다. 몇몇 대형건설사를 제외하고는 공사 물량이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확보되는 경우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건설사들은 경기 순환에 유연하게 대응하여 재무구조 건전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한국의 건설사들은 80년대 중후반 이후 지속적으로 건설경기가 하락하는 국면에서, 이윤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기 위해 고정자본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취하였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건설기계를 임대하여 공정에 투입하는 비율을 높였다. 그 결과, 하도급이 건설현장에 널리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나 그 반대급부로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건설기계 운용에 따르는 각종 비용과 건설현장의 위험을 떠맡게 되었다.

한마디로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특고로 진입하게 된 이유는 건설사들의 이윤추구전략 때문이었다. 원청이 이윤은 최대한 사유화하고 비용과 위험은 건설기계 노동자들에게 전가한 것이다. 따라서 건설기계 노동자들에 대한 산재 적용 및 안전보건 조치 확대 요구는 단순히 건설현장의 위험이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보다 근본적으로 건설기계 노동자들을 특고로 전환시킨 원청에게 사회적 책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건설현장의 하도급 구조가 위험의 외주화를 통해 지탱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고용노동부의 입법예고안은 한계가 명확하다.     



건설기계 노동자들의 안전보건을 위해 남은 과제들

다른 한편, 원청책임 강화뿐만 아니라 27개 기종에 대한 산재법 확대 적용이 정말 실효성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해 질문해봐야 한다. 특례규정에 따라, 건설기계 노동자들도 1인 차주에 한해서 산재를 인정받는다. 하지만 김학열 지부장은 실제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타인을 고용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공사 기간이 점점 단축되면서 정해진 시간 내 많은 공사 물량을 해치워야 하기 때문에, 1인 차주 혼자서는 해낼 수가 없어요. 그래서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타인을 고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산재법은 여전히 1인 차주에 한해서 보험이 제공되도록 규정되어 있죠."

또한 김학열 지부장은 지금처럼 특고에 대한 특례 조항으로 산재보상과 안전보건 조치의 적용범위를 확대해 나갈 경우, 노동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난점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임금체불, 부당해고 등에 대항하기 위해선 노동기본권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전통적인 근로자와 동등한 법적 지위를 누리지 못할 경우, 현행 법체계 내에서 어렵지 않겠냐는 우려였다.

마지막으로 일부 건설현장들에서는 고용 조건으로 적용확대 제외신청을 건설기계 노동자들에게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얘기하며, 이런 사례들을 적발하고 위반 시에는 강력한 처벌을 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평생 정규직이길 바랬다는 김학열 지부장. 사업증만 하나 달랑 가진 사장 아닌 사장이 되어 버린 지금, 그의 바람은 단 한 가지였다.

"최저수준의 임금을 유지하며 겨우겨우 살아가는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노동기본권과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권리를 쟁취하기를 바랍니다. 건설기계 노동자들 모두에게 산재법, 산안법이 제대로 적용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싸워나갑시다. 투쟁!"

 

 

[언론보도] [건설노동자가 본 김용균법 하위법령1~3] 안전할 권리에 차별이 있을 수 없다 (19.04.25, 매일노동뉴스)

[건설노동자가 본 김용균법 하위법령 ①] 안전할 권리에 차별이 있을 수 없다

이승현 건설노조 노동안전국장
 2019.04.25 08:00

출처: 건설노조

정부가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의 하위법령을 입법예고했다. 노동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 밑바닥에서 일하며 사망사고를 가장 많이 당하는 건설현장 노동자들도 그렇다. 건설노동자들이 왜 문제를 제기하는지 3회에 걸쳐 이유를 설명한다.<편집자>

전부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 76조는 건설공사도급인(원청)에게 "자신의 사업장에서 타워크레인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계ㆍ기구 또는 설비 등이 설치돼 있거나 작동하고 있는 경우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건설기계의 계약형태가 아닌 위험성을 기준으로 건설공사 도급인(원청)에게 건설기계에 대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문제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67조에서 해당 기계·기구를 타워크레인, 건설용 리프트, 항타기, 항발기로 협소하게 제한했다는 것이다. 이는 설치·해체가 필요한 기계·기구에만 원청 책임을 부여한 것이다. ‘작동하고 있는’ 건설기계에도 안전보건조치를 규정하고 있는 해당 법조항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내용이다. 중요한 것은 실제 대부분 건설기계에 의한 사망사고가 덤프·굴착기·크레인·지게차 등 ‘작동하고 있는’ 건설기계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노동부 역시 같은 진단을 하고 5대 건설기계를 중심으로 건설기계 사망사고 예방활동을 전개한 것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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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동자가 본 김용균법 하위법령 ①] 안전할 권리에 차별이 있을 수 없다 - 매일노동뉴스

정부가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의 하위법령을 입법예고했다. 노동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 밑바닥에서 일하며 사망사고를 가장 많이 당하는 건설현장 노동자들도 그렇다. 건설노동자들이 왜 문제를 제기하는지 3회에 걸쳐 이유를 설명한다.<편집자> 고용노동부가 지난 22일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건설현장의 많은 노동자들은 산업안전보건법이 통과될 때 원청 책임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노동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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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동자가 본 김용균법 하위법령 ②] 건설기계 노동자 안전보건조치 '빛 좋은 개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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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동자가 본 김용균법 하위법령 ②] 건설기계 노동자 안전보건조치 '빛 좋은 개살구' - 매일노동뉴스

정부가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의 하위법령을 입법예고했다. 노동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 밑바닥에서 일하며 사망사고를 가장 많이 당하는 건설현장 노동자들도 그렇다. 건설노동자들이 왜 문제를 제기하는지 3회에 걸쳐 이유를 설명한다.<편집자> 2018년 2월 처음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을 제출했을 때 고용노동부는 야심 차게 ‘일하는 사람’ 개념을 법안에 넣겠다고 공표했다. 결국 법안 확정 과정에서 ‘노무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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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동자가 본 김용균법 하위법령 ③] 송·배전노동자 안전보건대책 한국전력 책임이다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8177

 

[건설노동자가 본 김용균법 하위법령 ③] 송·배전노동자 안전보건대책 한국전력 책임이다 - 매일노동뉴스

정부가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의 하위법령을 입법예고했다. 노동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 밑바닥에서 일하며 사망사고를 가장 많이 당하는 건설현장 노동자들도 그렇다. 건설노동자들이 왜 문제를 제기하는지 3회에 걸쳐 이유를 설명한다.<편집자>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은 송전-변전-배전의 과정을 거쳐 각 가정과 기업에 전달된다. 송전공사는 발전소와 변전소 사이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송전탑을 세우고 전선을 가설하는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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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리포트] 일을 마친 후 지치지 않는, ‘적절한’ 노동강도 찾기 -형틀목수 노동강도 평가 사업 소개 / 2019.01

일을 마친 후 지치지 않는, ‘적절한’ 노동강도 찾기

- 형틀목수 노동강도 평가 사업 소개

최민 (상임활동가)


현장 방문 조사 중 연구진이 하나에 18kg쯤 나가는 유로폼을 양손에 하나씩 들고 이동하는 노동자에게, “유로폼 무게가 얼마나 나갈 것 같으세요?” 물었습니다. “이거? 한 5kg 나가려나?” 말끝을 흐리는 노동자에게 실은 하나당 20kg 가까이 나간다고 말씀드렸더니, 본인이 깜짝 놀랍니다. 쌀 한 가마니가 얼마나 무거운데, 내가 지금 그걸 두 개 들고 있는 거냐고 되묻습니다. 

본인들이 하는 일의 강도에 대한 건설 노동자들의 인식이, 이 장면에서 잘 드러납니다. 건설 노동자가 얼마나 힘든 일을 하는지 이미 잘 알려진 것 같지만, 본인들조차 그 ‘힘듦’이 어느 정도인지, 이렇게 수십 년을 일해도 되는지 잘 모릅니다. 사실 건설 현장에서 어떤 사람들이, 얼마나 힘든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그것 때문에 어떤 문제를 경험하는지 제대로 평가하고 드러낸 적은 별로 없었습니다.

그래서 2017년부터 건설노조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함께 건설노동자 중 먼저 형틀목수 노동강도 평가 사업을 했습니다. 2년에 걸쳐 설문조사, 면접조사, 현장조사, 심장박동수 측정 등의 생체지표 측정 조사를 현장 중심으로 실시하여, 형틀목수 노동자들이 느끼는 노동강도를 평가하고자 했습니다. 나아가 노동강도를 강화하는 근본적 원인을 밝혀, 이후 적정 노동강도 쟁취를 위한 노동조합의 기준과 대안을 모색해보는 것도 중요한 연구 목표였습니다.

건설현장 노동강도는 “생애 최고”

두 차례 심층 면접 조사를 실시했는데, 면접 참여자 모두 형틀목수 노동자의 노동강도는 “최고”라고 답했습니다. 가장 큰 원인으로, 적정 공사비를 왜곡시켜 무리하게 공사 기간을 단축하는 불법 하도급이 지적됐습니다. 조사에 참여한 건설노조 조합원은 하도급으로 일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점심시간 1시간과오전 오후 참시간 각 30분을 잘 챙기려고 노력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비조합원 노동자들은 불안정한 고용과 임금 때문에, 쉬는 시간도 지키지 않고 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있죠. 건설 현장에서 노동조합 조직률이 높아지고, 함께 ‘시간을 지켜’, ‘적절하게’ 일할 수 있다면 건설현장 산업재해도 훨씬 줄어들지 않을까요?

무리한 공사 기간 단축으로 인한 빠른 작업속도와 강도는 근골격계질환과 사고 위험을 함께 높이게 됩니다. 게다가 발판이나 안전대가 제대로 돼있지 않고, 바닥이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서 하는 일은 그 자체로도 위험 작업이 되기도 합니다. 피곤한 체력을 회복하고 피로를 풀 수 있는 휴게실, 화장실이 부족한 문제나 식당의 음식 질이 낮은 것처럼 기본적인 위생시설이 열악한 것은 신체적으로 불편함을 줄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의 자긍심을 떨어뜨리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형틀목수 노동자들은 정부정책을 실효성 없게 느끼고 있었습니다. 현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안전관리자, 노후에 대한 불안을 가중시키는 퇴직공제부금 문제 등 정부를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입니다.

형틀목수 노동자를 둘러싼 부정적 환경과 조건은 부실공사로까지 이어집니다. 건설노동자의 적정 노동강도 현실화와 노동환경 개선은 비단 형틀목수 노동자들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조치입니다.

30~40대 건설노동자가 50~60대보다 더 아프다?

그런데, 막상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이런 결과가 뚜렷하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건설노동자들의 노동강도 체감 정도는 제조업 등 다른 생산직 노동자들보다 오히려 더 낮았습니다. 건설노동자들 본들이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별로 의식하지 못한 채 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높은 노동강도를 짐작케 하는 설문 응답도 많았습니다. 설문 참여 노동자의 평균 연령은 53.2세, 60세 이상이 28%가 넘었습니다. 어떤 일을 하던 나이 때문에라도 일이 힘들다고 할 법도 한 상황입니다. 게다가, 형틀목수 노동자들은 계속 서 있거나 반복적 손과 팔 사용, 중량물 취급, 불편한 자세 등 인간공학적 유해요인, 한랭과 고열, 소음, 진동 등 물리적 요인, 각종 분진과 2차 흡연 등 화학적 유해요인에 일반 노동자 집단보다 2~10배 많이 노출되는 ‘위험한’ 작업환경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한 부위 이상 근골격계질환 증상을 호소한 비율은 62.2%. 이런 비율은 제조업 노동자나 학교급식노동자들에 비해 그렇게 높은 비율도 아닙니다. 한 분씩 만난 면접에서는 다른 어떤 직업보다 힘들다고 호소했지만, 동시에 ‘이 정도는 참고 일해야지, 이 정도 아픈 것은 아픈 것도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요? ‘예전보다는 나아졌다’, ‘도급팀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아프거나 피곤하다는 평가에 인색하도록 만드는지도 모릅니다. 일이 많이 힘든 분들은 이미 건설 현장을 떠났고, 상대적으로 더 건강한 노동자들만 형틀목수로 남아있는지도 모릅니다.

신기하게도 근골격계질환 증상 호소율은 50~60대보다 오히려 30~40대에서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형틀목수라면 유사한 업무를 하고, 오히려 경력이 오래된 노동자들이 힘든 일을 하는 경우도 많아서, 구체적으로 하는 일의 차이로는 이 결과가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건설현장의 높은 노동강도에 적응한, 오랜 경력의 노동자들은 근골격계 통증도 덜 호소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정말 힘들지 않고 아프지 않아서인지, 아프거나 피곤하다는 평가를 꺼리기 때문인지는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 합니다. 면접 과정에서, 몸이 재산인 건설 노동자는 아픈 경우에도 스스로 나쁜 건강 상태를 숨길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 역시 아픈 노동자에게 안타까움을 느끼지만, 같이 일하기는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형틀목수 현장평가,

제조업 노동자의 2.33배 노동강도

실제로 현장에 가서 들여다보니, ‘괜찮다’던 설문 조사 결과는 더욱 믿기 어려웠습니다. 현장 평가 결과 형틀목수 노동자들의 하루 작업 대부분이 거의 모든 부위의 근골격계 부담 작업에 해당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나치게 무거운 자재 운반, 두 사람이 나눠 들지 못 하므로 발생하는 중량물 작업, 불편한 자세 등은 물론이고 빠르고 수월하게 작업하기 위해 생략하는 안전 수칙들, 지나치게 이른 시간에 시작하는 작업 등 안전하지 못한 작업은 그 자체로 높은 노동강도의 작업이 되었습니다.

형틀목수 노동자들이 노출되는 소음, 분진, 화학물질, 직사광선과 고온 등의 유해요인 역시 형틀목수 노동자의 노동강도를 높이는 이유가 됩니다. 같은 일을 할 때, 더 열악한 물리적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 더 많은 직무스트레스를 받는 노동자는 더 쉽게 피로를 느끼고, 더 많은 근골격계 증상에 시달리게 됩니다. 여전히 낮은 사회적 인식과 평가, 상대적으로 낮은 보상, 고용 불안정 등 직무스트레스 역시 건설현장 노동자의 노동강도를 높이는 중요한 조건입니다.

형틀목수 노동자들의 높은 노동강도는 직접 신체활동량을 측정한 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형틀목수 노동자의 노동시간 한 시간당 칼로리 소모량은 평균 약 115.2kcal였습니다. 아파트 본층, 주택, 아파트 지하 순으로 칼로리 소모량이 높아 아파트 본층의 노동강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본층에는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거의 일을 하지 않고, 이주 노동자들이 하도급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주로 조합원들이 일하는 아파트 지하팀의 칼로리 소모량도 사무직 노동자보다 4.6배, 제조업 생산직 노동자보다 2.33배 높았습니다.

측정한 심장박동수를 활용하여, 최대적정노동시간과 과로지수를 산출한 결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심장박동수가 잘 측정된 11명 중 10명이 과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장박동수를 사용해서 계산한 최대적정노동시간은 평균 5시간으로, 현재의 노동강도로는 하루 5시간 정도 일하는 게 적당하다는 의미입니다. 일부 노동자의 경우 현재 작업량의 절반 이하로까지 작업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과도 있었습니다. 평균 과로지수는 1.97로 절반 정도로 노동시간 혹은 노동강도를 줄여야 한다는 의미이며, 유난히 과로지수가 컸던 2명의 노동자를 제외한 경우에도 과로지수 1.76으로 현재 작업보다 43% 가량 노동강도를 줄여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의 노동이 할 만한 일이 되려면

이런 결과를 보면, 건설노동자들이 자신의 노동이 ‘힘든 일’이라는 것을 제대로 인정하는 것이 모든 활동의 기초가 되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은 누구나 건설 노동이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건설 일이니까 어쩔 수 없다’, ‘원래 이 정도는 힘들다’고 쉽게 포기해버리고 있습니다. 이런 태도 대신 우리의 일이 얼마나 힘든지, 왜 힘든지, 어떻게 힘들지 않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을지를 스스로가 먼저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이 건설 노동을 ‘할만한 일’로 만드는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이번 노동강도 평가를 바탕으로, 건설노조에서는 조합원 근골격계질환 산재 승인 확대와 예방활동을 본격적으로 확대해가기로 했습니다. 건설노동이 위험한 일일 뿐 아니라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리자는 뜻도 모았습니다. 허리나 어깨가 아픈 노동자가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치료받도록 하는 활동에서 시작해서, 예방을 위한 활동까지 나아가는 것이 과제입니다.

이것은 건설노동자에게만 해당하는 과제는 아닐 것입니다. 다른 일터와 노동현장, 직장에서도 여러 노동자가 각각 본인이 현재하는 일이 적절한 노동강도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곱씹어보고 평가해보기를 기대합니다. 일을 마친 후에도 지치지 않을 만큼, 적당히 일하고 있나요? 아니, ‘지치지 않을 만큼’은 제대로 된 기준이 아닌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일을 마친 후,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보고 싶은 영화를 보고,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서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만큼의 적당한 일을 하고 있나요? 한번 같이 평가해보고, 어떻게 하면 그렇게 일할 수 있을지 함께 궁리해보실래요?

[언론보도] 형틀목수 노동강도, 사무직의 4.6배·제조업 생산직의 2.3배 (매일노동뉴스)

형틀목수 노동강도, 사무직의 4.6배·제조업 생산직의 2.3배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노동강도 절반으로 줄여야"
  • 김미영
  • 승인 2018.12.13 08:00







유택균(가명)씨는 올해로 18년째 건설현장에서 형틀목수로 일하고 있다. 그는 주로 아파트 건설현장을 다니며 콘크리트를 타설할 때 거푸집 역할을 하는 나무판자인 형틀을 조립하는 일을 했다. 지난 6월 20킬로그램이 넘는 형틀을 옮기는 도중 어깨에서 '뚝' 소리가 나면서 통증이 느껴졌다. 일당을 포기하고 병원에 갈 수 없었던 그는 파스를 붙이고 찜질을 하면서 일했다. 한 달 뒤 통증을 더 이상 참기 힘들었던 그는 병원에 갔다가 '오른팔 회전근개 파열과 오른팔 수근관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5604

[연구보고서] 형틀목수 노동자 노동강도 평가

건설_노동강도_보고서_완.pdf



전국건설노동조합
토목건축분과위원회
형틀목수 노동강도 평가사업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최민, 이나래

전국건설노동조합 강한수, 이승현, 이준상, 정미경, 홍원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이진우


Ⅰ. 연구의 배경 및 방법 
1. 연구의 배경
2. 연구의 목적 

3. 조사연구의 방법

Ⅱ. 조사 결과 
1. 설문조사 결과
1) 설문조사 개요 및 설문 참여자 기본 정보 
2) 공수와 노동시간
3) 유해인자 노출
4) 노동강도 및 피로도
5) 건강행동 및 건강 일반 
6) 손상 경험
7) 근골격계 증상 설문조사 결과
8) 작업강도를 낮추기 위한 과제


2. 면접조사 결과 
1) 면접조사의 목적 및 방법
2) 면접 분석 내용


3. 현장 조사 
1) 조사 배경 및 방법
2) 아파트 지하층 현장 조사 결과
3) 주택 작업 현장 조사 결과
4) 아파트 본층 현장 조사 결과 
5) 소결 


4. 생체지표 측정 결과
1) 조사 배경 및 방법 
2) 신체활동량 측정 결과
3) 심박수 측정 결과 
4) 소결


Ⅲ. 결론 및 제언 
1. 결론
1) 설문조사 결과
2) 면접조사 결과 
3) 현장조사 결과 
4) 생체지표 측정 결과


2. 제언
1) 근골격계질환 산재 승인 확대와 예방 활동
2) 적정 노동강도, 적정 공사기간 쟁취
3) 건강과 안전에 대한 감수성 높이기
4) 더 넓은 조직화
5) 안전한 건설 현장을 위한 정부 과제


[언론보도] [안전 칼럼] 해마다 푸닥거리를 반복하는 대신 (생명안전시민넷)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최고 기온이 39도, 40도를 기록하던 때가 1달 남짓 되었는데, 벌써 저녁에는 바람이 선득하다. 10월에는 한파가 올 거라는 얘기도 있는데, 상상 밖으로 더웠던 여름을 생각하면, 가을에 한파가 닥치는 일이 벌어져도 크게 놀라지 않을 것 같다.

http://weeklysafety.blogspot.com/2018/09/blog-post_11.html

[직업환경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폭염 속에 노동자들이 죽어간다 / 2018.08

폭염 속에 노동자들이 죽어간다

김정수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향남공감의원 의사)


며칠 전 오후, 진료실에 30대 중반의 한 남성이 들어왔다. 건장한 체격과 달리 얼굴은 창백하고 힘이 없어 보였다.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어요?"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 그런지 몸에 힘이 하나도 없고, 머리도 아프고, 찬물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설사를 해서요."
"무슨 일을 하세요?"
"토목 공사요."
"그럼 바깥에서 일하시는 거 아니세요?"
"네, 맞아요."
"이렇게 더울 때도 일을 하세요?"
"공사 기한 맞추려면 어쩔 수 없어요."


역대 최악이라고 불리는 폭염이 며칠째 계속되고 있을 때였다. 병원을 제 발로 찾아오셨고 이정도의 대화를 나눌 수 있으니 의식은 멀쩡해 보였고, 다행히 체온도 정상 범위 내였다. 그런데 30대 성인 남성치고는 혈압이 상당히 낮았다. 폭염 속에서 일을 하다 보니 땀을 많이 흘려 탈수증상이 나타난 것 같은데, 찬물을 너무 많이 마신 탓에 설사를 해서 수분이 충분히 흡수되지 않아 오히려 탈수 증상이 심해진 듯 했다. 

환자에게 생리 식염수에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포함되어 있는 수액을 처방하고, 폭염 상황에서는 작업을 중단할 것, 어쩔 수 없이 작업을 해야 할 경우 중간 중간 그늘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할 것, 얼음물보다는 적당히 시원한 물을 마실 것, 물을 마실 경우 반드시 식염을 함께 먹을 것, 물보다는 이온음료를 마실 것 등을 권고하였다.

올해 7월 말까지 온열 질환자가 2천 명이 넘고, 이미 20여 명이 숨졌다고 한다. 올 여름이 다 지나고 나면 사망자는 더 늘어나 있을 것이다. 뜨거운 환경에 노출되어 열 때문에 생기는 질환을 온열 질환이라고 하는데, 열경련(heat cramp), 열실신(heat syncope), 열피로(heat exhaustion), 열사병(heat stroke) 등이 있다. 열경련은 뜨거운 환경에서 격렬한 운동을 하고 난 이후에 근육이 수축되면서 국소적인 통증과 근육경련이 생기는 것이다. 

열실신은 말초혈관 확장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저혈압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열피로는 땀을 많이 흘리는데 수분을 제대로 보충하지 못하는 경우에 생기는 피로함이나 어지러움, 두통, 구토 등의 증상을 말한다. 이런 질환들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것은 아니어서 서늘한 환경에서 수액을 공급해주면서 전해질 균형을 맞춰주면 보통 회복이 잘된다. 며칠 전 그 환자도 열실신 혹은 열피로 정도로 진단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열사병은 체온을 유지하는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서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올라가고, 의식변화가 생기며,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특히 체온 조절 기능이 떨어지는 노인들은 열사병에 취약하므로 주의를 해야 한다.

그런데 올해 7월 말까지 온열 질환으로 사망한 20여 명 중 30~40대 사망자가 6명이고, 이 중 4명이 야외 작업 중에 사망했다고 한다. 역대 최악의 폭염이라니 젊은 노동자들까지 죽음에 이르는 것이 이해가 되는 측면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 노동자들은 이런 무더위에, 연일 폭염 특보가 발효되고 있는 이런 상황에, 뉴스에서 매일같이 폭염으로 인한 사망 소식이 들려오는 이런 상황에, 뙤약볕 아래에서 꼭 일해야만 했을까? 이 노동자들의 사망은 명백히 업무로 인한 사망이고, 그 뙤약볕 아래에서 일하지 않았다면 예방할 수 있었던 사망이다. 그것을 예방하는 것이 산업안전보건법의 취지이자 국가의 의무가 아닌가? 하지만 고용노동부의 대응은 안일하기만 하다.

고용노동부는 얼마 전 「열사병 예방 3대 기본수칙 가이드」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폭염주의보(33℃) 발령 시에는 시간당 10분씩, 폭염 경보(35℃) 발령 시에는 15분씩 휴식'하라고 안내하였다. 그러나 고용노동부의 이 지침은 습도가 높은 우리나라 여름 기후의 특성을 무시하고 단순히 기온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데다, 휴식을 제공하라는 기준 기온이 지나치게 높아 온열 질환 예방의 효과가 의심된다. 기상청은 이미 기온 외에 습도를 포함한 건구습구온도(WBGT 온도, 더위체감지수)를 제공하고 있고, 건구습구온도가 30도를 넘을 경우 옥외 작업은 모두 중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예를 들어 7월 31일 정오 기온은 34도로 고용노동부 지침은 시간당 15분씩 휴식하는 것이면 족하지만, 건구습구온도는 33도로 기상청 권고에 따르면 실외 작업은 중단해야 한다. 이러니 고용노동부 지침의 실효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실제로 작업 현장에서 이 지침이나마 제대로 지켜질지 그 또한 심히 의문이다.

올여름은 1994년 이후 24년 만에 가장 더운 해였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이상 기후 현상이 전 지구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다. 24년 만의 폭염이라는 기록은 앞으로 단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식이라면 앞으로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노동자가 폭염 속에서 작업하다가 죽게 될 것이다. 폭염 속 노동자들을 살리려는 조치가 시급하다.

[언론보도] 휴게시설은 복지가 아니다 (매일노동뉴스)

휴게시설은 복지가 아니다김정수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김정수
  • 승인 2018.08.09 08:00







최근 일부 노동자들이 이용하는 휴게시설 규모가 지나치게 작거나, 화장실 같은 부적절한 공간을 휴게시설로 사용하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사회적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특히 휴게시설을 창고로 사용하거나 폐쇄하는 등의 사례도 있어 대중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고용노동부가 얼마 전 이런 노동자들을 위해 ‘사업장 휴게시설 설치·운영 가이드’를 마련했다고 한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3219

[언론보도] 허술한 안전망에 폭염까지…죽음 내몰리는 건설노동자 (경남도민일보)

허술한 안전망에 폭염까지…죽음 내몰리는 건설노동자

추락사고 잇따라 경남서 상반기만 9명 목숨 잃어
"영세 작업장 감독 강화·불법 하도급 근절 시급"

우귀화 기자 wookiza@idomin.com  2018년 08월 06일 월요일


최근 경남지역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안전시설 점검 등 사고를 막기 위한 대비책이 절실하다.


[성명서] 폭염으로 인한 노동자 사망을 막기 위한 정부의 비상한 노력을 촉구한다!

폭염으로 인한 노동자 사망을 막기 위한 

정부의 비상한 노력을 촉구한다


7월 30일인 어제, 올여름 온열 질환자가 2천 명이 넘고, 이미 27명이 숨졌다고 한다. 이제야 7월 말이기 때문에 8월 초·중순 온열 질환자 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중 30대, 40대 사망자는 6명뿐인데 이 중 4명이 실외 작업장에서 사망했다. 건강하던 청장년 노동자들이 폭염 중 일하다 사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고용노동부의 대응은 안일하기만 하다. 

노동부는 「열사병 예방 3대 기본수칙 가이드」를 통해 ‘폭염주의보(33℃) 발령 시에는 시간당 10분씩, 폭염 경보(35℃) 발령 시에는 15분씩 휴식’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부의 이런 지침은 습도가 높은 한국 여름 기상의 특성을 무시하고 단순 기온을 기준으로 제안하고 있는 데다, 휴식을 제공하라는 기준 기온이 지나치게 높아 온열 질환 예방의 효과가 의심된다.

이미 기상청은 기온 외에 습도를 포함한 WBGT 온도(건구습구온도, 더위체감지수)를 제공하고 있고, WBGT 온도가 30도가 넘을 경우 옥외 작업은 모두 중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7월 31일 정오 기온은 34도로 고용노동부 지침은 시간당 15분씩 휴식하는 것이면 족하지만, WBGT 온도는 33으로 기상청 권고에 따르면 실외 작업은 중단해야 한다. 이러니 고용노동부 지침의 온열 질환 예방 실효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에서 ‘현저히 덥고 뜨거운 장소에서 하는 작업’의 경우 노동강도와 WBGT 기온에 따른 노동시간 제한 기준이 있다.(화학물질 및 물리적 인자의 노출 기준, 고용노동부 고시 제 2018-24호) 폭염 속 실외 작업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에서 나열하는 ‘고열작업’에 속하지는 않지만, ‘열경련·열탈진 또는 열사병’ 등의 발생 위험이 높아, 고열 작업과 관련한 노동시간 제한 규정을 준용할 수 있다. 이 기준은 기상청의 「실외 작업자 단계별 폭염 대응 요령」과 거의 일치한다. 폭염지수가 30이 되는 경우는 작업 중단 및 휴업을 하도록 하고, 폭염지수 28 이상인 경우 30분 작업, 30분 휴식을 하도록 하는 노동부 지침이 시급하다.

강화된 지침과 더불어, 관리‧ 감독에도 힘써야 한다. 고용노동부에서는 폭염 취약사업장을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실시한다고 하지만, 자율점검 중심이다. 건설노조가 건설노동자 2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3.7%가 아무 데서나 쉰다고 답했으며, 그늘지거나 햇볕이 완전히 차단된 곳에서 쉰다는 응답은 26.3%에 불과했다. 열사병 사망이 발생하면 해당 건설현장의 작업을 중단시키겠다는 노동부 엄포는 ‘몇 명 죽으라는 얘기’와 다름없다. 사망 사고 발생 전, 휴식 시간, 휴식 장소, 물과 보냉 장비 제공 등에 대한 집중 감독이 필요하다. 

노동부가 해야 할 역할은 또 있다. 대부분 일용노동자인 건설 노동자나 조선소 하청 노동자, 건당 수수료 체제로 일하는 택배 노동자 등 실외 작업 노동자들에게 임금이 보장되지 않으면 폭염 작업 중단은 그림의 떡이다. 노동자 생계 보호를 위해 유급으로 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노동부가 제시해야 한다. 또, 최소한 관공서, 지자체가 발주한 공사의 경우 폭염 기간 노동시간 단축을 고려하여 공사 기간 연장을 승인하고, 민간 공사의 경우 정부가 원청 건설사들을 불러모아 공사 기간 연장을 받아들이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노동부 각 지청은 제조업 현장의 고온·고열작업에 대해서도 즉각적인 실태조사와 실효성 있는 조치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

폭염으로 인한 노동자 사망이 더는 없기를. 노동을 존중하고 국민 생명을 지키겠다는 정부의 비상한 노력을 촉구한다. 


2018.7.31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언론보도] "더 이상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죽기 싫다" (매일노동뉴스)

"더 이상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죽기 싫다"건설노조 안전기원제·안전요구 쟁취 결의대회 열어
  • 최나영
  • 승인 2018.03.06 08:00







“죽으려고 일하는 사람들이 어디 있습니까. 하지만 건설노동자들은 떨어져 죽고 물체에 맞아 죽고 장비에 끼여서 죽고 있습니다. 우리가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이 삶을 영위해 나가는지 돌아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5일 오후 건설노조(위원장 장옥기)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연 ‘안전기원제·안전요구 쟁취 결의대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도로에 앉은 300여명의 조합원들이 박수를 보냈다. 행사장 앞쪽에는 ‘건설현장에서 죽기 싫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0071

[언론보도] 왜 하는지 알아야 잘할 수 있다 (매일노동뉴스)

왜 하는지 알아야 잘할 수 있다류현철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또 크레인이다. 이번에는 건설현장이었다. 지난 10일 아파트 신축공사장에서 타워크레인이 무너져 건설노동자 3명이 사망했다. 삼성중공업 타워크레인 사고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노동자들에 대한 외상후 스트레스 관리를 진행 중인 상황인지라 가슴이 더 먹먹해진다. 보도를 접한 노동자들이 또다시 그날의 참담한 기억을 떠올리게 될까 싶어서였다. 이미 이 지면에서 언급한 바 있으나 작금의 상황이 다시 펜을 들게 한다.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47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