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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간 「일 터」

[직업환경의학의사가 만난 노동자건강이야기] 노동자의 건강지킴이가 되려는 이유 /2016.3 노동자의 건강지킴이가 되려는 이유 김정수 (한노보연 회원, (사)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향남공감의원 원장) 저는 올해 11년 차가 되는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입니다. 십 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제가 진료실에서 만나는 노동자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나 생각해 보면 답답한 마음에 한숨만 나올 뿐입니다. 특히 최근에 잇따라 터져 나오는 수은 중독, 메탄올 중독 등 7~80년대에나 있을 법한 사고들을 접하다 보면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자괴감마저 듭니다. 전문의를 취득한 이후 군 복무를 제외하고 주로 종합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특수건강진단 업무를 했습니다. 저와 같은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들이 주로 하는 일 중 하나입니다. 특수건강진단은 소음이나 분진, 중금속이나 유기용제와 같은 유해요인에 노출되는 노.. 더보기
[A-Z 노동이야기] 카메라로 먹고 사는 남자 /2016.3 카메라로 먹고사는 남자- 영상 촬영기사 겸 기획·편집자, 김병국 씨 이야기 정하나 선전위원 매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한 초겨울 어느 날 저녁이었다. 그날, 이병국 씨는 삼각대에 카메라를 얹어놓고 길거리에 펼쳐진 집회 풍경을 영상으로 담고 있었다. 그런데 햇볕이 따사로운 가을에나 입을 법한 홑겹의 얇은 점퍼를 입고 있기에, ‘추운 날 밖에서 가뜩이나 오래 있어야하는데, 왜 이렇게 춥게 입었냐?’고 물었다. “벌써부터 두꺼운 외투 입으면 겨울 못나요. 야외에서 촬영할 때가 많은데, 이정도 추위에 파카입기 시작하면 진짜 추울 때 입을 옷이 없거든요. 겨울을 나기위한 제 나름의 적응법이지요.” 군인도 아닌데 자체적으로 혹한기 적응 훈련을 하고 있던 그는 ‘1인 미디어’ 활동을 하는 이병국 씨이다. 일명 ‘미디어 .. 더보기
<일터> 통권 146호 / 2016.3 더보기
특집 5. 반올림 투쟁, 이렇게 왔다 /2016.2 반올림 투쟁, 이렇게 왔다 푸우씨 상임활동가 2014.05.14.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 사과 2015.07.23. 조정위원회 권고안 발표‘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가 2014년 12월 9일 논의 시작 후 5차례의 조정기일을 거쳐 권고안을 발표한다. 조정위는 "이번 조정 사안은 개인적 사안을 뛰어넘어 사회적 사안"이라 강조하며 보상과 재발방지에 초점을 맞춘 권고안을 제시했다. 권고안은 공익법인 설립을 통한 3가지 의제에 대한 해결을 담았다. 2015.08.02. 삼성전자, 권고안 거부입장 발표하지만 삼성전자는 "신속한 해결을 위해 1000억 원을 사내에 기금으로 조성, 보상금 지급과 예방 활동, 연구 활동 등에 쓰이도록 하겠.. 더보기
특집 4.근로복지공단과 고용노동부도 응답하라!! /2016.2 근로복지공단과 고용노동부도 응답하라!! 최민 선전위원장 지난해 10월 7일 삼성전자의 성실한 사회적 대화를 촉구하며, 삼성전자 본관 앞에 반올림이 농성장을 설치했다. 삼성에 대한 강도 높은 규탄과 사회적인 압박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긴 반올림 투쟁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해 왔던 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은 뒤로 빠져 팔짱만 끼고 있는 형국이다.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을 유지・증진시켜야 하는 사업주의 의무를 다하도록 산업안전・보건정책을 수립・집행하고, 사업주를 관리・지도 ・감독하는 것은 정부의 책무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고,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 복귀를 촉진하기 위해 근로복지공단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8년간 전혀 달라지지 않은 직업병 .. 더보기
특집 3.아버지, 나 잘하고 있는 거 맞지요? /2016.2 아버지, 나 잘하고 있는 거 맞지요? 손성배 반올림 피해자 유가족 아버지는 삼성반도체 화성·기흥 사업장에서 일했다. 반도체 생산라인의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협력업체 관리소장으로 재직하셨다. 2003년 2월 입사 뒤 2012년 8월 31일 세상을 떠날 때까지 아버지는 partners.samsung.com 메일을 가진 삼성 협력업체 직원이었다. 아버지는 2009년 5월 급성이형성 (골수성·림프구성)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놀란 아내를 진정시키기 위해 태연한 척 했지만,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암 병동으로 가는 통로에서 남몰래 눈물을 삼켰다고 하셨다. 1차 골수이식 후 회복해 복직한다고 하셨을 때, 말렸어야 했다. 아들이나라 지키러 군대를 가니, 자신도 가족을 지키러 회사에 가야 한다고 했다. 그 때 꼭 말렸어야.. 더보기
특집 2.재해예방대책합의의 의미 /2016.2 재해예방대책합의의 의미 공유정옥 회원, 반올림 교섭단 간사 재해예방대책 합의내용의 골자 2016년 1월 12일, 반올림, 삼성전자,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6명의 피해자 모임, 이하 가대위)는 재해예방대책에 대한 조정합의서에 서명했다. 합의조항은 셋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1조는 재해예방대책의 목표를 ‘건강하고 안전한 사업장 내부 체계의 완성’에 두고, 이를 위해 ‘내부 재해관리시스템을 강화’하는 동시에 ‘외부의 독립기구’에서 확인 점검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담고 있다. 제2조는 내부 시스템 강화를 다루고 있다. 주로 삼성전자가 조정절차에서 스스로 제안했던 내용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보건관리팀 강화, 건강지킴이 센터 신설, 체계적 연구조사 및 직업병에 대한 선제적 대처, 안전보건.. 더보기
특집 1.고통을 경쟁해야 보상받을 수 있다니 직업병 피해보상, 차별과 배제없이 이뤄져야!! /2016.2 고통을 ‘경쟁’해야 보상받을 수 있다니 직업병 피해보상, 차별과 배제 없이 이뤄져야!! 정하나 상임활동가 2015년 10월 7일 조정위원회, 삼성, 반올림의 조정회의가 파행이 된 후 시작된 반올림 강남역 8번 출구 앞 농성 투쟁이 100일을 훌쩍 넘겼다. 그 결과, 2016년 1월 12일 반올림 투쟁 8년만에 처음으로 삼성과 반올림 사이에 '재발방지 대책'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아직 끝이 아니다. 차별과 배제없는 보상, 여기에 담긴 진정한 사과가 있어야 반올림은 삼성과의 싸움을 매듭짓고, 왜곡된 산재보상체제 개혁과 노동자 알 권리 확보를 위한 다음 싸움으로 나아갈 수 있다.지난 1월 12일, 삼성전자가 직업병 재발방지대책 중 ‘일부’에 합의했다. 반올림이 싸워온 지 약 9년 째, 직업병 피해.. 더보기
[노동시간에세이] 우리는 왜 이런 시간을 견디는가? /2016.2 우리는 왜 이런 시간을 견디는가?- 사람을 사람취급 안하는 교대제에 관한 단상 김보성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노동시간센터 24시간 생산이나 서비스가 지속되어야만 하는 사업장이 있다고 하자. 둘러보면 그런 사업장은 주변에 많다. 전기, 가스, 수도, 통신 사업장이나 병원은 24시간 국민에게 공공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생산기술이나 업무의 특성상 24시간 가동을 해야 하는 사업장도 있다. 철강, 석유화학 사업장에서는 기계와 설비의 특성상 사업장을 24시간 가동해야한다. 이런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교대제 근무를 피할 수 없다. 일하는 사람의 몸과 삶을 위하는 교대제가 상식인데...꼭 24시간 운영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교대제를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미 설치된 설비를 많이 가.. 더보기
[작업중지권 기획] 단협을 통해 작업중지권을 얼마나 강화시킬 수 있는가? /2016.2 단협을 통해 작업중지권을 얼마나 강화시킬 수 있는가?- 금속노조 주요 사업장의 작업중지권 관련 단협 분석 중대재해 예방과 작업중지권 실현을 위한 ‘당장멈춰’ 팀 당장멈춰팀은 그동안 산업안전보건법 상 작업중지권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그 한계를 뛰어넘어 현장에서 작업중지권을 실물화하기 위한 방안과 사례를 소개해 왔다. 이번에 소개할 내용은 금속노조 주요 사업장의 작업중지권 관련 단협을 분석했다. 금속노조는 산별노조기 때문에 단협 또한 노조마다 비슷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작업중지권의 경우 운동적 의미가 상당한 단협부터 산업안전보건법에서 보장하는 작업중지권 조항보다도 못한 단협까지 천차만별이었다. 이번 분석은 ‘주체’, ‘작업중지 조건’, ‘작업중지 이후 진행’, ‘불이익 금지’ 등 4가지로 나누어 진행했으며,.. 더보기
[현장의 목소리] 아름다운 사람들의 비상을 꿈꾸며기 /2016.2 아름다운 사람들의 비상을 꿈꾸며- 구조조정에 맞서 투쟁하는 아시아나항공 노동조합 신철우 위원장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 “아시아나항공, 과도한 유급조합활동 보장 요구”“아시아나항공, 117일 근무 열외 노조 간부”"단체협약 교착, 과도한 유급조합활동 요구 탓” 아시아나항공을 검색하면 나오는 뉴스 헤드라인이다. 1988년 ‘최고의 안전과 서비스를 통한 고객 만족’이라는 경영이념으로 창립한 아시아나항공은 2015년 84대의 항공기로, 한해 5조 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는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하였다. 그러나 지난 2015년 12월 30일 아시아나항공은 구조조정을 핵심으로 하는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지부 노동조합은 이에 맞서기 위해 지난 1월 3일 김포공항 국내화물청사 내 회사 앞에서 천.. 더보기
[연구 리포트] 현장 노동자의 시선으로 본 한국의료의 부끄러운 실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MERS 대응백서 /2016.2 현장 노동자의 시선으로 본 한국의료의 부끄러운 실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MERS 대응백서 김태훈 회원,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원 2015년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다. 2015년 5월 20일 환자가 발생한 뒤 총 186명이 확진되었고 37명이 사망했다. 16,752명이 격리되었다.메르스 사태는 부끄러운 한국 의료의 현실을 낱낱이 드러냈다. 공공의료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과 책임 방기가 국가방역체계의 문제점을 가져왔고, 메르스 확산의 원인이 되었다. 또한, 개별 병원들이 전염성 감염병에 대비하기 위한 시설 준비도 되지 않았고, 장비도 충분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간호사를 포함해 병원 노동자들은 열악한 상황에서 메르스 환자를 치료하는 데 뛰어들어야 .. 더보기
[직업환경의학의사가 만난 노동자건강이야기]피부병 생겨도 대체 어렵다던 금속가공유가 바뀐 사정 /2016.2 피부병 생겨도 대체 어렵다던 금속가공유가 바뀐 사정 이선웅 후원회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몇 달 전, 같이 보건관리대행을 나가는 간호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한 사업장에서 직업성 피부질환이 생긴 것 같으니 의사방문을 예정보다 빨리하자는 것 이었다. 며칠 후 사업장을 방문하여 노동자들을 면담했다. 태양광 전지를 만드는 곳이었다. 피부증상자는 모두 6개월 전 새로 생긴 웨이퍼 공정의 노동자들이었고, 전체 웨이퍼 작업 노동자 35명중 10명에서 증상이 발생했고, 이 중 일부는 현재도 증상이 있었다. 증상은 대부분 팔 부위에 금속 가공유가 튀어 생긴다고 하였다. 대개 1~2cm 크기의 붉은 발진이 생겨서 가렵다가, 노출이 없어지면 사라졌다. 하지만 오래 남아있던 경우, 약국에서 연고를 사서 증상을 조절한 분도 있.. 더보기
[A-Z 노동이야기] ‘기술자’라고 쓰고 ‘노가다’로 막 불린다 30대 건설노동자 진혁 씨(가명) 이야기 /2016.2 ‘기술자’라고 쓰고 ‘노가다’로 막 불린다 30대 건설노동자 진혁 씨(가명) 이야기 정하나 선전위원 흔히 힘들고 어려운 일을 ‘노가다’라는 일본어로 표현하곤 한다. ‘행동과 성질이 거칠고 불량한 사람을 속되게 이르거나, 이것저것 가리지 아니하고 닥치는 대로 하는 노동(막일)을 뜻’한다고 사전에 나와 있다. 그래서인지, 작업 공간이나 도구의 특성상 몸을 많이 쓰고 거친 노동이 많은 건설현장의 일을 노가다라고 자주 표현한다. 그러나 건설업 ‘노가다’가 정말 닥치는 대로 아무거나 막 일하는 그런 노동일까? 우여곡절 끝에 발을 들인 건설현장공사현장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30대 젊은이인 오진혁(가명) 씨. 그는 요즘, 모처럼 큰 공사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일감이 있는 곳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니는 게 예사지만, .. 더보기
[만평] 돈에 대한 예의... /2016.2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