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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간 「일 터」/[A-Z 다양한 노동이야기]

[A-Z 노동이야기] ‘기술자’라고 쓰고 ‘노가다’로 막 불린다 30대 건설노동자 진혁 씨(가명) 이야기 /2016.2 ‘기술자’라고 쓰고 ‘노가다’로 막 불린다 30대 건설노동자 진혁 씨(가명) 이야기 정하나 선전위원 흔히 힘들고 어려운 일을 ‘노가다’라는 일본어로 표현하곤 한다. ‘행동과 성질이 거칠고 불량한 사람을 속되게 이르거나, 이것저것 가리지 아니하고 닥치는 대로 하는 노동(막일)을 뜻’한다고 사전에 나와 있다. 그래서인지, 작업 공간이나 도구의 특성상 몸을 많이 쓰고 거친 노동이 많은 건설현장의 일을 노가다라고 자주 표현한다. 그러나 건설업 ‘노가다’가 정말 닥치는 대로 아무거나 막 일하는 그런 노동일까? 우여곡절 끝에 발을 들인 건설현장공사현장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30대 젊은이인 오진혁(가명) 씨. 그는 요즘, 모처럼 큰 공사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일감이 있는 곳을 찾아 전국을 돌아다니는 게 예사지만, .. 더보기
[A-Z 노동이야기] 도서관에 가득한 책, 누가 다 채운 걸까? /2015.12 도서관에 가득한 책, 누가 다 채운 걸까? - 주제전문 사서에게 듣는 도서관 노동이야기 정하나 선전위원 예전부터 궁금했다. 한 도서관 안에는 몇 권의 책이 있을까? 도서관의 그 많은 책은 누가 선별하고 구매해서 채워놓은 것인지, 그리고 책등마다 쓰인 암호 같은 번호는 누가 다 붙이는 것인지 말이다. "한국의 일반 대학도서관 같은 곳을 기준으로 하여 대략 50만~100만 권 정도의 책이 있어요. 도서관의 성격에 맞게, 이용자의 필요에 맞게 책 등 각종 자료를 수집하고 채워 넣는 일, 바로 사서가 하는 일이에요. 어떻게 보면 각 도서관에 일하는 사서가 어떤 책을 골라서 채워 넣는지에 따라 그 도서관의 성격이 디자인된다고도 할 수 있겠죠?" 지난 11월 19일 서울에서 만난 이번 인터뷰의 주인공, 사서 김인희.. 더보기
[A-Z 노동이야기] 세상의 변화를 꿈꾸며 일하는 현정 씨의 하루 /2015.11 세상의 변화를 꿈꾸며 일하는 현정 씨의 하루 - 법률 사무소 소장 현정 씨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 “김앤장, 광장, 태평양, 율촌, 세종, 지평, 화우” 한번쯤 언론을 통해 들어보았을 법한 국내 최고 로펌으로 일컬어지는 법률 사무소들의 이름이다. 대형로펌들은 삼성, 현대, 기아 등 국내 대기업 물론 외국계 기업의 M&A, 구조조정, 인사 노무를 비롯해 지적재산권, 특허권 등 법적 분쟁을 해결한다. 거꾸로 말하면 노동자들의 권리를 침해하는데 있어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에 일터는 앞서 언급했던 로펌들과 달리 변호사 1명이 운영하는 작은 법률 사무소에서 일하는 현정 씨를 만났다. 특별한 철학으로 운영하고 있는 법률 사무소 안녕하세요. 저는 경기도 수원에 있는 ㄷ법률사무소에서 소장으로 .. 더보기
[A-Z 노동이야기]취객만 상대해야 하는 노동의 고달픔 /2015.10 취객만 상대해야 하는 노동의 고달픔- 주말 대리운전 아르바이트 박준형(가명)씨 정하나 선전위원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지난 2002년 대선 때 권영길 당시 민주노동당 대표가, 팍팍해진 국민의 삶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외친 문구이다. 오늘 만난 박준형(가명)씨는 투잡(two-job)족이다. 그야말로 '살림살이'가 녹록지 않아 투 잡을 뛰고 있다. 주말 저녁, 준형씨는 나이트클럽에서 음주가무를 즐기다 나오는 손님들을 태우기 위해 콜을 기다린다. 겹벌이로 대리운전을 하는 것이다. "최저임금 겨우 받다 보니 생활이 힘들어서요.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생활비 딱 떼면 단 얼마라도 저축도 하고 싶고, 하다못해 친구들이랑 간단하게 맥주 한 잔을 마시려 해도 영 여윳돈이 안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대리운전이.. 더보기
[A-Z 노동이야기]“친정 어머니의 마음으로 보살펴드립니다”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이선영 씨 /2015.9 “친정 어머니의 마음으로 보살펴드립니다”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이선영 씨 문영, 유기훈, 이재중 (2015 여름 한노보연 학생실습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친정 어머니의 마음으로.” 어딘지 모르게 진부함이 느껴지는 이 카피는 산모·신생아 건강 관리사를 소개하는 한 업체 광고에 나오는 문구이다. ‘어머니’라는 단어에서 연상하는 사랑 과 헌신의 속성을 광고 문구에서 보는 것이 누군가에겐 조금은 불편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어쩌면, 이 광고 한 줄의 광고가 오늘 인터뷰의 주인공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이선영(가 명) 씨를 이해할 수 있는 열쇳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해가 넘어가는 초저녁, 산모의 집 에서 일을 끝내고 퇴근한 선영 씨를 만났다. 10년 넘게 집에만 있다 하게 된 .. 더보기
[A-Z 노동이야기] 6만 명을 매일같이 안전하게 떠나 보내죠 /2015.8 6만 명을 매일같이 안전하게 떠나 보내죠- 인천국제공항 보안요원 신용쾌 부장 인터뷰 정하나 선전위원 푹푹 찌는 삼복더위, 그래도 휴가가 있어 다행이다. 7월 말 8월 초 피서철이 되면, 각지의 계곡과 해변이 인산인해를 이룬 광경이 뉴스에 종종 나오곤 한다. 그런데 이 휴가 기간에 마치 유명 관광지처럼 사람이 넘쳐나는 곳이 또 있다. 바로 인천국제공항이다. 2014년 기준 1년 이용객이 4500만 명을 웃도는 인천공항은 명실상부 아시아 항공교통의 허브다. 하루 평균 6~7만 명이 드나들고, 요새 같은 휴가철 혹은 연휴 시즌이면 이용객이 2배 정도 증가한다. 신용쾌(인천공항지역지부 보안검색지회 홍보부장)씨는 이 많은 사람이 들고 나는 공항에서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공항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안전하게 비행기를.. 더보기
[A-Z 노동이야기] 오래 일하면 허리 휠까 무서워요 /2015.7 오래 일하면 허리 휠까 무서워요 - 은행 퇴직 후 병원에서 청소하는 여성 노동자, 김민숙(가명) 씨 장영우 선전위원 나는 약 350병상의 서울의 한 공공병원에서 일하는 내과 의사이다. 병원이란 공간에서 10여 년 넘게 일하고 있지만 청소노동자와 대화다운 대화를 한 적이 없었다. 병원은 의사, 간호사뿐만 아니라 여러 직종이 톱니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곳인데, 나와 같은 종류의 일하는 분들 외에 다른 직종의 직원들하고 대화를 나눈 경우가 없었다. 사실, 병원 청소 노동자 인터뷰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같은 병원에 있고 매일 얼굴을 보는 사이니 말이다. 하지만 정작 인터뷰를 하려고 다가가면, 인터뷰의 '인'자만 들어도 바쁘다며 손사래를 치며 거부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하루 일과가 바쁘기도 하고 개.. 더보기
[A-Z 노동이야기] 마트에는 ‘까대기 치는’ 그 사람이 있다/ 2015.6 마트에는 ‘까대기 치는’ 그 사람이 있다 대형 할인마트에서 일하는 권혜선 씨 선전위원 정하나 물류창고에서 L카로 물건을 실어와 신선가공쪽 매대에 물건을 진열하고 있는 권혜선 조합원(사진제공: 홈플러스 노동조합) “작은 애가 초등학교 3학년 올라간 해에 그때부터 시작했어요. 일 시작하기 전이야 큰 마트 장 보러 가면 ‘깨끗하고 좋네~’ 이렇게만 생각했죠. 그게 다 저절로 된 게 아니더라고요.” 마트에 가면 과일도 있고, 채소도 있고, 장난감도 있고,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이 있다. 홈플러스 합정점에서 일하는 권혜선 씨는 지난 13년 동안 마트에 물건을 사러 가기보다는 물건을 채우러 다녔다. ‘까대기’. 그녀가 마트에서 하는 일을 부르는 속칭이다. 화물차로 배달 온 제품들을 창고에서 실어와 매대에 보기 좋게,.. 더보기
[A-Z 노동이야기] 취미로 하던 운동을 ‘업’으로 삼았더니 /2015.5 AZ 노동이야기 / 서른번째 이야기취미로 하던 운동을 ‘업’으로 삼았더니그룹운동(GX) 트레이너, 하지윤 씨 선전위원 정하나 오후 2시. 보통의 직장인이라면 인터뷰 약속을 잡기 어려운 시간대이다. 대부분 업무시간이 끝난 저녁 7시쯤이나 아예 주말을 선호하는데, 하지윤(가명) 씨는 그 시간이 제일 편하다며 자기 집 근처인 신도림역에서 만나자 했다. 부천 헬스장에서 오전 수업을 마치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그녀는 GX(Group Exercise, 그룹운동) 강사로 일하고 있다. 요즘 헬스장 광고를 보면 **개월 등록비 얼마에 에어로빅이나 요가, 재즈댄스 같은 프로그램을 요일별·시간대별로 제공한다고 쓰여있다. 이런 운동프로그램이 바로 GX이다. 지윤 씨는 그중에서도 다소 생소한 운동인 ‘스피닝’을 가르치는 전.. 더보기
[A-Z 노동이야기] 미디어로 운동하자? 미디액트 활동가 개미 인터뷰 / 2015.4 스물 아홉 번째 이야기미디어로 운동하자?미디액트 활동가 개미 인터뷰선전위원 정하나 사진출처: 서울 마을미디어 뉴스레터 ‘마중’ 블로그 “적대적인 신문 4개가 1,000개의 총검보다 더 무섭다!” 그 유명한 장군, 나폴레옹이 한 말이다. 자고로 ‘미디어’는 사회적으로 굉장한 영향력을 가진다. TV를 '바보상자'라고 까지 칭하는 것 역시, 전기통신 기술력 발전과 더불어 일반 대중에 대한 대중매체의 영향력이 극대화됐음을 반증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오늘 만난 개미(별명) 씨는 미디어의 대중적 파급력을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쉽게, 더 가깝게 사회문제 아니 바로 자신이 봉착한 삶의 문제에 관심을 두게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나와 우리의 문제를 스스로 말하게 하기 위한 ‘소통과 참여’.. 더보기
[A-Z 노동이야기] 네이티브 뺨치게 잘 가르쳐도 안정적으로 가르칠 순 없어요 / 2015.3 AZ노동이야기 28번째 이야기네이티브 뺨치게 잘 가르쳐도 안정적으로 가르칠 순 없어요방과후학교 영어강사, 고미래(가명) 씨 선전위원 정하나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 참 좋아했어요. 학교에서 배우고, 혼자 공부했어요. 중학교 때 선생님한테 따로 수업용 테이프 빌려달라고 해서 녹음해서 늘어질 때 까지 듣고 발음 따라하고 그렇게 했더니 꽤 잘하게 되었네요.” ‘네이티브’처럼 영어를 구사하는 고미래(가명) 씨는 ‘공부가 제일 좋았어요’ 타입이다. 영어가 좋아서 놀 듯 공부했더니 특기가 되었고, 그 특기를 살려 일을 시작했다. 대학교 2학년 때 시작한 영어강사 경력이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었다. 유치원 영어수업, 어학원, 중고등학생 내신·수능대비 학원, 특목고 준비반, 직장인 강의, 1:1 회화과외 등 그간 가르.. 더보기
[A-Z 노동이야기] 노무사가 없어도 되는 세상을 희망하는 노무사 / 2015.2 노무사가 없어도 되는 세상을 희망하는 노무사 노동자 측 사건만 맡는 공인노무사 인터뷰 재현 선전위원 우리가 흔히 노무사라고 부르는 공인노무사는 국가에서 공인하는 유일한 노동법률 전문가이다. 노동관계법상에서 발생하는 여러 분쟁에서 당사자가 해결을 못할 경우 그 분쟁을 대리하거나, 때론 기업을 위해 각종 인사노무관리 상담이나 자문 등의 업무를 담당한다. 얼마 전 영화 , 에서 노무사가 주요한 인물로 등장하면서 노무사라는 직업이 사회적으로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영화 속 등장인물처럼 기업을 위한 자문, 분쟁해결업무는 일체 보지 않고 10여 년간 노동자들의 곁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는 공인노무사 김가명(가명) 씨를 만났다. 노무사를 하리라곤 생각도 못 했어 “저는 딱히 처음부터 무슨 생각이 있거나 그래서.. 더보기
[A-Z 노동이야기] 새해, 우리의 노동을 응원해줘 / 2015.1 새해, 우리의 노동을 응원해줘- 작년에 만난 노동자 5인의 인터뷰 그 후의 이야기 정리 : 정하나 선전위원 을미년 새해를 맞아, 작년 이 코너를 통해 자신의 소소하고도 굵직한 일과 삶의 이야기를 기꺼이 들려주었던 인터뷰이 5인을 다시 찾았다. 과거 인터뷰 이후 시점으로부터 시작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시 청하였다. ▮ 아파트 경비아저씨, 분신사건 그 이후 (인터뷰 : 송홍석 선전위원)“3개월 전에 잘렸어. 관리실 눈 밖에 난 거야. 한번은 허리가 아파서 전지 작업, 토공 작업 못 한다고, 우리 일도 아닌데 왜 시키느냐고 따졌거든. 그랬더니 관리실에서 사람을 시켜 경비실에서 밥 먹는데 사진 대놓고 찍어가고, 일도 더 시키고... 나가란 얘기지. 엄청나게 화가 나서 고발한다 했었는데, 결국 우리한테 피해간다고.. 더보기
[A-Z 노동이야기] 기술과 예술의 사이에서 소리를 만드는 사람들 / 2014.12 기술과 예술의 사이에서 소리를 만드는 사람들- 사운드 엔지니어, 허정욱 녹음실장 인터뷰 정하나 선전위원 공감각적 표현이라는 걸 학창시절 국어 시간에 배운 적이 있다.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처럼 소리인데 색깔과 촉감까지 느껴지는, 두 가지 이상의 감각이 동시에 느껴지는 언어표현을 일컫는 말이다. 그런데 실제로 종을 쳐서 소리를 내되 그 소리가 분수처럼 허공에 산산이 부서지게 하려면, 그리고 그 부서진 소리가 푸른색을 내게 하려면? “이 소절에서 기타소리를 좀 따뜻하게 해주세요” 홍대 부근의 한 녹음 스튜디오(‘석기시대’)에서 만난 허정욱 씨는 실제로 기타 소리를 따듯하게 만들 줄 아는 사람이다. 그 따듯한 기타 소리를 도자기 그릇을 깨버릴 것 같은 소리로 만들기도 하고, 부모가 어린아이의 등을 .. 더보기
[A-Z 노동이야기] 원고느님의 신성함을 알렷다? / 2014.11 원고느님의 신성함을 알렷다? - 13년 베테랑 출판 기획편집자와의 인터뷰 정하나 선전위원 “당신에게 ‘책’이란?” 모 예능프로그램 MC가 초대 손님에게 하듯, 나도 다짜고짜 이렇게 묻고 싶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바뀐다는데, 장장 13년 동안 책 만드는 일을 계속 해 온 그녀였기 때문이다. 일하는 출판사는 몇 번 옮겼지만, 딱히 쉰 적도, 다른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고 했다. 그래서 만나자마자 제일 먼저 이 질문부터 하고 싶었다. 대학 졸업 후 30대 후반이 된 지금까지 출판계에서 일하고 있는 유지현(가명) 씨. 대체 이 사람에게, 책은 어떤 의미일까? Q. 와! 대체 13년 동안이나 출판사에서 무슨 일을 하고 계신 건가요? A. 저도 깜짝깜짝 놀라요. 이러다가 출판계의 조상, 화석이 될지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