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동건강상식] 생리, 아무도 소리 내어 말하고 싶지 않은 단어 / 2021. 04

[여성노동건강상식]

생리, 아무도 소리 내어 말하고 싶지 않은 단어

조이 산부인과 전문의, 여성노동건강권팀

산부인과 진료실에 내원하는 환자들은 산모를 제외하면 생리와 관련된 증상과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산부인과 의사로 살면서 남들보다 몇백 배, 몇천 배 많게 입 밖에 내게 되는 단어가 ‘생리’일 것이다. 생리 (Menstruation), 즉 월경이란 가임기 여성의 자궁에서 호르몬의 작용으로 임신을 준비하기 위해 자궁내막을 두껍게 만들었다가 그 달에 수정과 착상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 황체 호르몬 분비의 감소와 함께 자궁내막이 탈락하여 자궁 밖으로 배출되는 현상이다.

이처럼 생리는 말 그대로 건강한 여성에서 한 달에 한 번 일어나는 생리현상일 뿐인데, 우리는 왜 ‘그 날’, ‘마법’ 등의 단어로 생리를 표현하며 아무도 소리 내어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일까? 생리라는 단어는 왜 터부시되어 왠지 부끄럽거나 떳떳하지 못한 단어가 된 것일까?

생리의 불편함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생리혈이 배출되는 느낌을 말로 표현하려고 해도 쉽지 않다. 생리혈은 자궁에서 질을 통해 신체 밖으로 배출되는데 혈액은 공기와 접촉하면 정상적으로 굳는 특성이 있어서 생리혈로 배출되는 혈액은 완전한 액체보다는 조금 더 젤 형태에 가깝다. 인터넷에 돌았던 유머 중에는 ‘뜨거운 굴을 낳는 느낌’이라고 묘사된 바 있으며, 요새 아이들이 많이 갖고 노는 슬라임이나 달걀 노른자의 느낌에 가까워서 그 느낌이 유쾌할 수 없다.

종종 오해하는 경우가 있는데, 생리는 대소변처럼 조금이라도 참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생리하고 싶은 날은 지정할 수 있는 것은 더욱 아니며, 주기가 매우 규칙적인 소수의 경우를 제외하자면 1~2일 정도의 주기 차이는 정상적으로 존재하기에 그 날짜를 완벽하게 예측하기도 어렵다.

이 글을 읽는 독자 중에는 이러한 자세한 묘사가 불편하거나 이 정도도 모르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을 수 없는 분들도 있겠으나 진료실에서 만나는 많은 수의 환자와 보호자들이 잘 모르거나 오해하고 있는 사실들임을 밝힌다. 더불어 궁금하더라도 입 밖으로 내어 묻기 어려워하는 환자와 보호자들도 많다.

출처 : Mashable India



월경과 관련된 질환들

월경은 매달 반복되는 생리현상이지만, 그 주기에 따른 여러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생리통(Dysmenorrhea)은 생리 기간 중 다양한 경로와 강도로 느껴지는 통증을 말하는데, 이는 자궁내막이 탈락될 때 작용하는 프로 스타글란딘이라는 물질이 복부 혈관을 수축시키며 신경을 자극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생리통의 유무와 강도, 지속 기간은 개인차가 심하여 생리통이 없는 사람도 있고 생리 기간 내내 진통제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운 사람도 있다. 생리의 양과 생리 기간 역시 개인차가 크며, 이는 생리통과 관련이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미국의 한 통계에 따르면, 여성의 20% 정도는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는 정도의 생리통을 겪으며 유방통 및 두통, 설사 또는 변비, 몸살, 어지럼증, 구역감을 함께 겪는 경우도 있다. 흡연하거나 생리를 일찍 시작했거나 생리기간이 긴 경우 생리통의 정도와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리통이 심한 경우, 자궁내막증, 자궁선근증 등의 산부인과 기저질환을 의심할 수 있기에 진료가 필요하다.

규칙적인 생리주기란 28~30일을 의미하지만, 다수의 여성이 생리주기 자체의 불규칙함과 생리 기간이 아닐 때 발생하는 출혈을 호소한다. 이는 대부분 생리주기를 조절하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난포자극호르몬, 황체 호르몬 등의 불균형 때문인데 이러한 호르몬 불균형의 원인은 스트레스, 저체중, 과체중, 극심한 다이어트, 영양 불균형, 불규칙한 생활, 야간 노동 등으로 매우 다양하다.

생리 기간뿐 아니라 생리 1주 전부터 생리 시작 직전까지 신체적, 정서적 증상으로 고통 받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월경전증후군(PMS, Pre-Menstrual Syndrome)이라고 한다. 한 통계에 의하면,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월경을 하는 여성 중 75%가 월경전증후군을 호소하며 4~5% 정도는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정의 증상을 호소한다고 한다. 월경전증후군의 증상은 집중력 저하, 건망증, 초조함, 예민함, 긴장감, 불안감, 급격한 기분변화, 분노조절 장애, 공격성 증가, 식욕 증가, 의욕 상실, 업무능력 감소, 유방통, 요통, 두통, 부종 및 체중증가, 과도한 수면, 불면증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원인은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으나 프로게스테론의 비정상적 박동적 분비, 지나치게 높은 에스트로겐 레벨, 도파민 감소에 따는 프로락틴 분비 증가와 엔도르핀 및 세로토닌의 감소 등 호르몬 변화 및 이상이 증상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피임약을 복용하여 호르몬 변화를 감소시키거나 우울증 약으로 쓰이는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 (SSRI)를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생리휴가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5인 이상의 노동자가 근무하는 사업장의 여성노동자에 대해 월 1일의 생리휴가를 주도록 되어 있으며 이를 어길 때에는 5백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생리휴가는 노동자가 청구하는 날에 무조건 줘야 하는 휴일로, 당일 청구해도 부 여하도록 되어 있다. 즉, 회사 측에서 생리휴가 사용 며칠 전 휴가원 제출 요구, 생리휴가가 가능한 요일의 지정 등을 통해 사실상 근로자의 자유로운 생리휴가 사용을 제한하는 행위는 규정상 인정될 수 없다.

생리휴가는 1953년 제정된 근로기준법에서 월 1회의 유급휴가로 규정되었으나 거의 지켜지지 않았다. 역사적으로 여성노동자들이 생리휴가 보장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은 70년대 중반이다. 노동시간 단축이나 모성보호법 등의 법률의 제개정이 논의될 때마다 사업주들은 그 전제조건의 하나로 생리휴가 제도 폐지를 주장해 왔다. 이는 생리휴가 제도가 여성을 육체적으로 취약한 존재임을 증명하여 오히려 차별을 정당화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라든가, 여성을 재생산을 위한 도구로 취급함으로써 생리휴가가 여성비하에 해당한다는 식으로 그럴싸하게 포장되었지만, 실제로는 여성 노동자가 하루 동안 노동하지 않음에도 임금을 받으면, 그만큼 사업주의 이윤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근대적 경영관에 비롯된 주장이었다.

2004년 주 5일 근무제의 도입으로 1,000명 이상 사업장의 경우 생리휴가는 무급으로 전환되었으며 2012년부터는 20인 이상 사업장까지 확대되어, 실질적으로 한국의 생리휴가는 현재 무급휴가에 해당한다.

2014년에 시행된 한 조사(유한킴벌리&인 크루트 조사)에 따르면, 생리휴가가 무급휴가로 전환된 이후 76%의 여성이 생리휴가를 한 번도 쓴 적이 없으며 주변의 눈치 때문에 사용이 어렵다고 답했다. 당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생리휴가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42%가 “상사에게 눈치가 보여서”를 꼽았으며 36%는 “주위에서 아무도 안 써서”라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남성들은 “생리휴가는 다 꼼수”라고 응답했다.

생리휴가, 모두에게 온전히 보장되어야

생리는 말 그대로 생리적인 현상으로 많은 신체적 증상과 불편함을 유발한다. 생리휴가의 무급화 당시 경영계가 생리휴가 폐지를 주장하며 펼친 근거 중에는 “선진국에는 생리휴가가 없다”는 것이었는데, 이는 선진국에서는 생리 휴가를 특별히 제도화하지 않아도 노동자가 몸이 불편할 때 언제든지 쉴 수 있는 권리가 보장 되어 있으며, 그건 근무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임을 간과한 것이다. 즉, 생리휴가를 없애려면 생리휴가가 적극적으로 보장되고 그에 따른 비용을 기꺼이 부담할 수 있어야 한다.

2021년의 한국 사회에서 생리 중인 모든 여성 노동자들에겐 생리휴가라는 ‘사회적 배려’ 가 정당하게 보장되어야 한다.

[여성노동건강상식] 날 열받게 한 건 사회인데 왜 내가 약을 먹어야 하지? / 2021. 03

[여성노동 건강상식]

날 열받게 한 건 사회인데 왜 내가 약을 먹어야 하지?

권윤영, 회원, 정신의학과 전문의

일반적으로 타과 질환과 달리 원인 파악 및 치료과정에서 정신질환은 생물학적인 요인이 쉽게 간과되고 심리적-사회환경적인 요인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처럼 이해될 때가 있다. 외부적 스트레스로 인해서 병이 생겼고 그 병은 스트레스를 멀리하면 나아질 것이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에 비해 의료인은 생물학적인 요인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정신과에 가면 얘기도 안 듣고 약만 처방하더라.'라는 불만이 나온다.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된 계기가 사회환경적인 요인이라고 해도 결국 질병이 발생하는 영역은 생물학적인 신체! 바로 우리의 뇌와 신경, 몸이다.

특히, 여성의 몸은 초경과 월경, 임신, 출산, 완경 등 생리적 변화가 늘 일어나며, 이에 따른 스트레스가 높다. 월경 전 불쾌기분 장애와 같이 여성에게만 나타나는 질환도 있고 주요 우울장애, 불안장애, 섭식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등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흔한 질환도 있다.

이런 남녀의 유병률 차이는 문화, 제도, 사회적 역할에서 기인한 면도 분명 있고 성별에 따른 뇌발달의 차이, 생리적 차이, 생물학적인 원인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결국 생물학적-심리-사회적 요인들을 각각 균형 있게 보고 다루는 태도가 정신건강 문제 해결을 위해 바람직하다. 

한국 성인 성별 정신장애 일년유병률(2016): 지난 1년 동안 한 가지 이상의 정신질환에 한 번 이상 이환된 적이 있는 비율. 출처: 보건복지부, 정신질환실태조사(이 조사는 2011년부터 시작되어 5년 주기로 실시되는 조사로 만 18세 이상 국민의 주요정신질환유병률을 추정하고 있다) 


약물치료는 최후의 방법?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상담을 받는 것에 대한 거부감은 많이 없어진 것 같지만 약물치료에 대해서는 여전히 거부감이 크다. 정신과적 증상, 즉 우울, 불안, 불면, 악몽, 강박증, 대인 공포, 자살 생각, 환청, 망상 등은 신경 생물학적 원인(뇌에서의 세로토닌 조절 이상, 도파민 분비 조절 및 자율신경계 장애 등)과 환경적 스트레스, 심리적 어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환경적인 문제, 심리적 어려움이 첫 시작이었다고 해도, 그렇게 생겨난 스트레스는 신경전달물질,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쳐서 증상을 발생시키게 되고, 단순히 환경을 바꿔주거나 심리상담을 해주는 것만으로는 너무나 오래 걸리거나 해결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

또한 환경, 심리적인 영향보다 신경 생물학적 원인이 제일 크게 작용하는 질환도 일부 존재한다. 그래서 약으로 신경전달물질, 호르몬 분비를 교정해주면 생물학적으로 불균형이던 뇌의 기능이 정상화되고 그에 따라 증상이 한결 가라앉게 돼서 상담치료, 인지행동치료 등 다른 치료들의 효과도 높아지게 된다. 즉, 약이 심리적 어려움, 환경 변화 등의 외부 스트레스 자체를 없애주지는 않지만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증상을 완화시키고 준비시킬 수 있다.

정신과 약에는 주요우울장애나 불안 증상, 강박증에 쓰는 항우울제, 불안을 빠르게 가라앉혀 주고 수면을 도와줄 수 있는 항불안제, 기분이 너무 들뜨거나 너무 가라앉는 것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때 기분의 안정을 도울 수 있는 기분안정제, 환청이나 망상 등의 현실감의 저하가 있을 때 쓸 수 있는 항정신병제, ADHD에 쓸 수 있는 중추신경자극제 등 종류가 여러 가지이다.

항정신병제를 꼭 환청이나 망상이 있어야만 쓰는 것도 아니며 때로는 불면을 다스리기 위해, 때로는 분노를 조절하기 위해 사용하기 때문에 약물은 정신과에 방문한 분의 특성에 맞춰 섬세하게 처방된다. 때로는 원래 고혈압약으로 발명된 약을 불안을 조절하기 위해 쓰기도 하고 약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약을 쓰는 경우도 있다.

약물치료는 '하다하다 안되면 쓰는 최후의 방법'이라는 생각도 많이들 하신다. 약물치료 없이 상담만 받으면 정신과 문제가 경한 것이고, 약을 먹으면 정신과 문제가 심각한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앞서 말했던 정신과 문제의 다양한 원인과 속성에 맞추어, 약을 초기에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경우, 초기부터 사용하고 약이 필요 없는 경우에는 쓰지 않기도 한다.

정신과적 문제가 지속되면 뇌기능 저하가 뒤따를 수 있기 때문에 약물로서 정신과적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이 뇌기능을 향상시키고 보호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많은 양을 복용할 경우 부작용으로 인해 멍해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이러한 증상도 약을 줄이거나 중지하면 대부분 호전된다.

의사에게 물어보세요

우울증,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등에서 사용하는 약은 뇌에서 감정이나 주의집중력을 관장하는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해서 장기적으로 뇌의 신경망을 변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약 먹을 때만 효과가 있다고 보기보다는 장기적으로 뇌 기능을 치료해주는 역할을 하는 약도 있는 것이다.

약을 복용하기 시작하면 중독성이 있어서 평생 먹어야 하는지도 많은 분들이 궁금해한다. 항우울제, 기분안정제, 항정신병제 등은 의존성과 전혀 상관이 없다. 최근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등에서 쓰는 중추신경자극제 역시 '약 성분에 마약성 물질이 있다, 중독이 된다더라'라는 루머가 많다. 하지만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있는 환자들에서 경구 투여하는 약은 중독, 의존이 생기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이 환자들이 술, 담배, 약물, 도박, 게임 등에 '쉽게 중독될 수 있는 성향'이 있는데 그 성향을 크게 줄여준다.

항불안제와 수면제 중 일부 약물이 내성과 금단 등의 의존이 생길 수 있지만 최근 개발된 약은 의존성이 낮아졌고 몸에 독성이 없어서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정신과 의사는 알코올 중독, 도박 중독, 마약 등 약물 중독 등등 '중독'을 치료하는 의사이다. 정신과 의사가 약물에 중독이 생기게 내버려 두지 않으니 임의로 더 먹거나 갑자기 끊지 말고 처방한 대로 먹으면 내성, 금단으로 고생하는 일은 없다.

그리고 특정 약에 중독이 될 것 같으면 그 약은 되도록 소량만 일시적으로 쓰거나 다른 약으로 대체해서 쓰는 것이지 평생 쓸 수 없다. 어떤 정신과 환자가 약을 거의 평생 먹어야 했다면 그것은 약에 중독되어서가 아니라 약을 중단하면 조절되지 않을 증상이 있거나 재발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양극성 장애(조울병) 환자가 증상이 있으나 없으나 약을 먹지 않으면 조증이나 우울증이 다시 생길 가능성이 90% 이상이고 재발이 잦을수록 치료가 어려워진다거나 환자 및 보호자에게 손실이 많기 때문에 계속 약물을 복용하도록 안내하는 것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정신과 의사와 약의 작용과 부작용, 약에 대해 드는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의논하고 모르는 것을 의사에게 직접 물어보면서 용법, 용량을 지키는 것이다. 약에 이런저런 의미를 너무 부여하지 말자. 그냥 중요한 치료의 한 축일 뿐이다.

[여성노동 건강상식] 돌봄노동자의 성폭력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과제 / 202.02

[여성노동 건강상식] 

 

돌봄노동자의 성폭력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과제

 

추혜인/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가정의학과 전문의

 

 

  '요양보호사'라고 하면 중장년 여성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만큼 전체 요양보호사의 85% 이상이 50대 이상의 여성들이다. 고령자 노동에 대하여, 특히 요양보호사들이 방문요양을 통해 제공하는 1대1의 고립된 노동과 성폭력의 위험에 대해서는 지난 <일터>에서도 여러 차례 조망한 적이 있다.
  2020년 말인 11월, 서울시 어르신돌봄종사자 종합지원센터에서는 '서울시 장기요양 현장 성희롱 피해 근절 대책 마련 토론회'를 열었다. 요양보호사 2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42.4%가 업무 중 성희롱/성폭력을 경험했다는 응답을 했다. 서울시 전체 요양보호사 중 무작위로 뽑은 표본이 아닐 것이므로, 사실 전국 44만 명 요양보호사에게 이 비율을 일괄적으로 적용할 순 없다.
  다만, 위 설문조사 결과 중 필자가 주목하는 숫자는 성희롱/성폭력 유경험자 중에서 이것이 단 1회로 끝났다고 보고한 사람이 28.3%에 그쳤고, 6개월 이상 지속된 경우도 17.0%에 이른다는 응답이었다. 또한 기관운영자에게 보고하거나 조치를 요구하는 경우는 17.3%에 불과했다는 응답이었다.
왜 일을 하는 과정에서 성희롱/성폭력을 겪어도 그 즉시 제지하지 못하는지, 6개월째 그 현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또는 관리자에게 제대로 보고하고 시정을 요구하지 못하는지. 우린 그 이유를 너무 잘 알고 있다.

가로막힌 성폭력 피해의 목소리들

  요양보호사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인지가 저하된 노인에 밀착해서 돌보는 일을 한다. 요양서비스의 대부분이 재가 요양(가정에 방문하여 요양서비스를 제공) 형태이다 보니, 집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서비스를 제공받는 사람과 제공하는 사람이 1대1로 마주하게 된다. 이런 환경에서 성희롱/성폭력이 보다 쉽게 벌어질 수 있으며, 증인과 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가 문제제기를 하기 어렵다.
  또한 고령 여성들이 담당하는 노동은 저임금일 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노동으로 인정되기 힘들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돌봄이 전문적인 노동이 아닌 허드렛일처럼,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인 것처럼 여기고 있다. 이는 자연히 요양보호사의 처우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사회구성원의 생명을 유지하고 삶을 돌보는 등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담당함에도, 제대로 된 노동조건을 보장받기는커녕 온갖 비인격적인 대우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나아가 여성 노동자들의 돌봄노동에 대한 사회적 저평가는 직장 내 성희롱 문제를 제기하는 요양보호사의 의견을 쉬이 묵살하게 만드는 분위기로 조장한다.

요양보호사의 안전을 지켜줄 장치가 없다

  방문요양을 제공하는 요양보호사는 하루에 몇 시간씩 일주일에 몇 번, 2~3명 이용자의 집을 방문하여 요양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노동한다. 그러다 보니 근무시간이 유동적이라는 특성이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임금도 이에 따라 들쑥날쑥하다는 점에서 노동자들에게 압박이 되기도 한다.
  요양보호사도 남녀고용평등법의 적용, 즉 직장 내 성희롱 규정들을 적용받게 된다. 대부분의 성희롱/성폭력이 이용자 노인에 의해 자행된다는 점으로 볼 때, '고객에 의한 성희롱에 대하여 사용자의 조치 의무를 규정한' 남녀고용평등법을 원칙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당장 성폭력이 있었다고 해서 그 노인의 집에 가지 않겠다고 한다면, 다음 노인 이용자와 매칭이 될 때까지 요양보호사는 사실상 수입이 없다. 가해자에 대한 아무런 조치는 취해지지 않고, 오히려 요양보호사의 임금만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건강보험(장기요양보험)은 요양기관이 요양보호사를 전일제로 고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수가를 책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요양보호사가 이용자 노인의 가정을 방문하여 집안에 부착된 코드를 찍은 그 순간부터 다시 그 코드를 찍고 나올 때까지의 시간만큼만 수가로 인정한다. 그것도 최저임금을 줄 정도의 수가만으로. 그러니 성희롱/성폭력 현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녀고용평등법에 명시된 유급휴가를 신청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게다가 현행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은 노인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요양보호사가 노인을 학대하는 경우는 상정하지만, 반대로 노인 이용자나 가족이 요양보호사의 인권을 침해하는 경우는 상상하지 않는 채로 만들어진 것이다. 결국, 아무리 많은 성희롱·성폭력, 심지어 폭언·폭행 등의 가해행위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노인 이용자에 대한 서비스를 요양보호사가 중단할 방법이 없다.

 

▲   요양보호사들이 노동자로서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고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성폭력 예방을 위한 3가지 방향

  반성폭력 운동은 크게 3갈래로 나뉜다고 한다. 첫째는 성폭력특별법을 만들고 해바라기(성폭력/가정폭력ONESTOP지원)센터를 만드는 것과 같은 법제도를 만드는 운동이다. 둘째는 피해자를 상담하고 지지하고 지원하는 운동이다. 셋째는 피해자가 더이상 약한 피해자의 위치에 고립되지 있지 않을 수 있도록, 자기방어를 통해 좀 더 강건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피해자의 생존을 도모하는 운동이다. 물론 이 운동들은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순환되는 운동이다.
  요양보호사의 성희롱/성폭력 위험과 관련해서도 다음과 같이 상상해보면 어떨까. 성희롱 등 가해를 한 이용자의 가정은 당연하고, 요양서비스가 제공되는 모든 일터에 2인 1조 혹은 이용인과 동성(性)인 요양보호사를 투입할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반복적으로 여러 요양기관이나 요양보호사로부터 동일한 문제를 지적받은 가해 이용자에 대해서는 장기요양 수급자의 권리를 박탈하는 것도 상상해볼 수 있다. (물론 이런 경우, 인지기능의 저하가 있는 노인들은 별도의 조치가 필요할 것이기에, 이용자의 유형과 상황에 따라 보호 조치를 다양하게 취하는 게 필요하다) 그래야 이용자나 이용자의 가족이 경각심을 가지고, 장기요양제도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돌봄 현장에서의 성폭력/성희롱이 발생하였을 경우, 즉시 사건 현장에서 요양보호사가 벗어날 수 있도록 분리조치를 취해야 한다. 요양보호사에게 유급휴가를 보장해주고,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충분한 휴식과 필요한 경우 심리지원이 동반되어야 한다. 나아가 현장조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독립된 기구가 필요하다.
  개별 요양기관들의 경우, 이용자와 고객의 관계에 놓여 있다. 그렇기에 제대로 조사를 하고 예방조치를 명확히 취하기 어렵다. 이용자들의 민원을 피하고 이용자 수를 유지하거나 늘려서 평가가 낮아지는 걸 막고 싶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성희롱·성폭력 문제에 잘 대처한 요양기관에는 대해서는 특별한 지원을 하는 등의 지원대책도 고려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일은 돌보는 이들이 돌봄에 대한 적절한 권한을 가지는 것이다. 달리 말해, 요양보호사들이 노동자로서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고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법제도적으로 이들의 권리가 표명되고 보장되어야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돌봄노동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 돌봄의 사회적 가치가 인정되어야 한다. 돌봄노동이 필수적이고 전문적인 노동으로 자리매김할수록, 요양보호사 직종에 대한 사회적인 존중감과 요양보호사들 스스로의 사명감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더해, 노동자들 스스로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는 일도 필요하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에서는 돌보는 이들을 위한 자원활동가 교육 안에 '자기방어훈련' 프로그램을 넣었다. '집안'이라는 밀폐된 공간, '돌봄'이라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대단히 밀착된 노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자기방어와 거리 유지가 가능해야, 돌보는 이들도 자기 자신을, 나아가 어르신을 더 잘 돌볼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요양보호사 스스로도 성폭력/성희롱을 경험하고 나서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 '에휴, 노인이라 어쩔 수 없다, 몸이 불편하니 내가 이해해야지', '치매인데 어쩌겠어'라는 것이라 한다. 일면 그 마음이 이해가 가면서도, 어쩌면 오랫동안 반복적인 폭력에 노출된 이들의 체화된 무기력을 닮아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여성노동 건강상식] 갱년기 여성이 건강한 일터를 위해

▲   여성 갱년기의 신체적, 정신적 증상의 어려움이 개인의 질병의 영역을 넘어 사회적인 배려의 제도적 장치의 테두리에서 보호 받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여성의 생애주기에 걸친 건강한 노동이 보장될 수 있다.

어느 흔한 날

어느 오전, 진료실에서 마주한 50세의 여성환자는 안면 홍조, 불면증, 감정기복, 우울감, 전신 관절통을 호소했다. 그녀의 나이는 50세. 앞으로도 30여 년을 더 살아야 하는데 이러한 몸과 마음의 상태로는 하루 하루가 힘들어 차라리 죽을 생각도 해봤다는 그녀는, 이야기 도중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다. 아직 아이는 엄마의 손이 필요한 고등학생, 심지어 수험생이고 남편은 바쁘게 일하지만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아이의 수험생 뒷바라지를 위해 용돈벌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랜 경력 단절로 쉽게 일을 구할 수 없었다는 그녀는 집 근처 마트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겪고 있는 그녀의 신체적, 감정적 변화는 그 귀한 파트타임 업무조차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주변에서 흔히 만나게 될 것 같아 그 내용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이 환자의 이야기는 산부인과 의사로 일하며 하루에도 여러 명 만나게 되는 40대 후반~50대 초반 환자들의 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몸과 마음이 아픈 것이 서러워 쉽게 눈물까지 보이는 그녀들의 진단은 폐경 및 갱년기 증후군이다.

폐경이란

폐경이란 여성의 생식기관인 난소의 기능이 소실되어 월경이 영구적으로 중단되는 상태를 뜻한다. 대부분의 폐경은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의 하나로 평균 50세 경에 발생한다. 의학지식 및 기술의 향상으로 여성의 평균 수명은 80세를 훌쩍 넘기게 되어 일생의 1/3을 폐경 상태로 살아가게 되기 때문에 폐경기 여성의 관리는 그 중요성이 커졌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여성들이 월경이 끝나면 그때부터 갱년기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갱년기란 가임기 이후 폐경이행기를 거쳐 폐경이 이르는 기간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난소의 노화에 의해 배란 및 난소 호르몬 분비가 저하되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마지막 생리 후 1년까지의 기간을 '폐경 이행기' 라고 하며, 무월경이 1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 '폐경'으로 진단한다. 보통 폐경 이행기에는 생리가 불규칙하게 나타난다.

난소의 노화는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의 결핍을 가져오고 배란 촉진을 멈추게 한다. 여성호르몬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지칭하는 말로, 2차 성징을 발현 시키고 월경을 시작하게 하며 심혈관계 및 근골격계에 작용하여 신체 보호작용을 하고 있다. 폐경으로 인해 여성호르몬이 결핍되면 이에 따른 여러 신체적, 정신적 문제를 일으킨다. 급성증상으로 안면홍조 및 발한 등의 혈관운동증상이 가장 흔하게 나타나며 심한 경우 불안감, 감정기복, 우울감, 기억력 장애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아급성 증상으로는 비뇨생식계의 위축에 따른 증상으로 질이 건조해지고 부부관계시 통증이 심해지며, 생식기 면역저하로 인해 질염, 방광염, 요실금 등의 증상도 쉽게 나타날 수 있다. 피부 및 관절계에 변화가 오는데 골다공증의 진행이 빨라지는 한편 피부가 건조해지고 피부 탄력이 감소하며, 근골격계의 통증 등을 느낄 수 있다. 또한 폐경 여성은 심혈관계 질환 및 치매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정신적인 면에서 여성 호르몬의 부족은 대뇌 정서조절부위의 수용체에 교란을 일으켜 불안감, 감정기복, 우울감, 불면증 등의 증상을 야기한다. 이러한 일련의 증상들이 바로 폐경을 겪는 여성을 더욱 힘들게 하는 '갱년기 증후군'이다. 이러한 증상들은 폐경 1~2년 전부터 시작되어 폐경 후 3~10년간 지속될 수 있다.

폐경이 아닌 완경?

영어로 폐경을 뜻하는 menopause의 어원은 'Meno +Pause' 로 이는 달의 주기가 멈추었음을 뜻한다. 우리말로 '폐경'이라는 단어에 쓰인 '폐(閉)' 자는 닫다, 막히다, 그치다, 마치다 등의 뜻을 가진 한자이다. 즉, 버리다, 폐하다의 뜻을 가진 '폐(廢)' 자와는 다른 한자인 것이다. 그러나 한글로 발음하여 읽을 때의 '폐경'은 끝났다는 의미를 강조하거나 버리다는 뜻으로 오인되어 여성의 정체성의 종말을 강조하는 느낌이 들고, 마치 여성은 재생산이 가능할 때만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갖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이에 '폐경'이 아닌 '완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자는 주장이 10여 년 전부터 있어왔다. '완경'이라는 단어는 끝났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한 과정을 잘 완성하고 마무리했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는 폐경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시각을 대변해주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여성의 생애주기에서 엄청난 신체적, 정신적 변화 및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필요한 것이다.

갱년기 여성의 노동

2019년 통계청 통계에 의하면 여성의 평균 고용율은 51.6%이며 (남성의 고용률은 70.7%)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 후반에서 71.1%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50대 초반(68.0%), 40대 후반(67.4%)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결혼과 육아를 하는 30대 초반과 30대 후반에 경력이 단절되며 고용률이 감소했다가 40대 이후 다시 증가하는 M자 형태의 곡선을 보이는것이다. 경력단절 여성인구의 비율은 전체 기혼여성의 19.2%로 최근 5년간 3% 정도 감소했으나 비슷한 추세이다. 고용률의 연령대별 변화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파악해 보자면, 고학력 및 미혼 또는 출산하지 않은 경우는 M자형 곡선을 보이는 전체 여성 평균과 다르게 30대의 고용률이 감소하지 않는 ㄱ자 형태의 곡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직종의 분포를 살펴보면 45~65세 여성의 직종 분포는 타 연령대에 비해 도소매음식숙박업(마트노동자 및 청소노동자 포함), 광공업(제조업 노동자 포함) 및 기타 가구내 고용활동(청소도우미, 육아도우미 포함)에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러한 통계 결과들은 40대 이후의 여성 노동이 상대적으로 저학력, 저소득층의 경제적 필요에 의해 발생하며 그들의 노동 형태가 상대적으로 비정규직이고 저임금이며 고용불안정성을 띨 수 있음을 시사한다.

갱년기의 건강한 노동을 위하여

갱년기는 개개인이 느끼는 증상의 경중이 다를 뿐 모든 여성이 겪는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으로 갱년기 여성의 건강 관리는 공중보건의 영역에서 다뤄지는 것이 당연하겠다. 여성의 건강을 위협하는 문제는 공적인 사안이며 이를 인정하지 않고 슬며시 감추거나 여성 개인에게 알아서 해결하도록 내버려 둘 문제가 아닌 것이다. 갱년기 여성의 보건의료적 접근성은 필요한 사람 모두에게 제공되어야 한다. 병원을 방문하여 필요한 검사와 호르몬제 복용에 대한 상담을 하고, 적절한 식이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갱년기 여성 인구의 2/3는 임금 노동자이기에 그들의 노동 환경 개선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45~60세 여성노동 인구는 시대를 거치며 크게 늘어났으며 이는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을 수반하는 갱년기 증상을 견디며 일하는 노동자의 수도 클 것임을 반영한다. 그러나 그들은 앞서 언급했듯, 오히려 비정규직, 저임금, 높은 신체 노동강도 등의 열악한 노동 환경에 노출되어 있을 확률이 크다. 임신한 노동자에게 초과근무를 제한하고 근무시간을 단축해주며, 태아 검진 시간을 허용하고 유산 및 출산 시 휴가가 보장되는 것처럼 갱년기의 신체적, 정신적 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여성 노동자에게도 탄력적인 근무시간 조정, 융통성 있는 작업 환경, 조용하고 쾌적한 휴게공간과 휴식 시간의 보장, 폐경기휴가제, 적절한 관리자 교육 등의 제도적 개선 장치 마련을 고려해볼 수 있겠다.

갱년기의 신체적, 정신적 증상의 어려움이 개인의 질병의 영역을 넘어 사회적인 배려의 제도적 장치의 테두리에서 보호 받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여성의 생애주기에 걸친 건강한 노동이 보장될 수 있다. 이는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 중 하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