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동 건강상식] 돌봄노동자의 성폭력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과제 / 202.02

[여성노동 건강상식] 

 

돌봄노동자의 성폭력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과제

 

추혜인/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가정의학과 전문의

 

 

  '요양보호사'라고 하면 중장년 여성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만큼 전체 요양보호사의 85% 이상이 50대 이상의 여성들이다. 고령자 노동에 대하여, 특히 요양보호사들이 방문요양을 통해 제공하는 1대1의 고립된 노동과 성폭력의 위험에 대해서는 지난 <일터>에서도 여러 차례 조망한 적이 있다.
  2020년 말인 11월, 서울시 어르신돌봄종사자 종합지원센터에서는 '서울시 장기요양 현장 성희롱 피해 근절 대책 마련 토론회'를 열었다. 요양보호사 2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42.4%가 업무 중 성희롱/성폭력을 경험했다는 응답을 했다. 서울시 전체 요양보호사 중 무작위로 뽑은 표본이 아닐 것이므로, 사실 전국 44만 명 요양보호사에게 이 비율을 일괄적으로 적용할 순 없다.
  다만, 위 설문조사 결과 중 필자가 주목하는 숫자는 성희롱/성폭력 유경험자 중에서 이것이 단 1회로 끝났다고 보고한 사람이 28.3%에 그쳤고, 6개월 이상 지속된 경우도 17.0%에 이른다는 응답이었다. 또한 기관운영자에게 보고하거나 조치를 요구하는 경우는 17.3%에 불과했다는 응답이었다.
왜 일을 하는 과정에서 성희롱/성폭력을 겪어도 그 즉시 제지하지 못하는지, 6개월째 그 현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또는 관리자에게 제대로 보고하고 시정을 요구하지 못하는지. 우린 그 이유를 너무 잘 알고 있다.

가로막힌 성폭력 피해의 목소리들

  요양보호사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인지가 저하된 노인에 밀착해서 돌보는 일을 한다. 요양서비스의 대부분이 재가 요양(가정에 방문하여 요양서비스를 제공) 형태이다 보니, 집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서비스를 제공받는 사람과 제공하는 사람이 1대1로 마주하게 된다. 이런 환경에서 성희롱/성폭력이 보다 쉽게 벌어질 수 있으며, 증인과 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가 문제제기를 하기 어렵다.
  또한 고령 여성들이 담당하는 노동은 저임금일 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노동으로 인정되기 힘들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돌봄이 전문적인 노동이 아닌 허드렛일처럼,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인 것처럼 여기고 있다. 이는 자연히 요양보호사의 처우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사회구성원의 생명을 유지하고 삶을 돌보는 등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담당함에도, 제대로 된 노동조건을 보장받기는커녕 온갖 비인격적인 대우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나아가 여성 노동자들의 돌봄노동에 대한 사회적 저평가는 직장 내 성희롱 문제를 제기하는 요양보호사의 의견을 쉬이 묵살하게 만드는 분위기로 조장한다.

요양보호사의 안전을 지켜줄 장치가 없다

  방문요양을 제공하는 요양보호사는 하루에 몇 시간씩 일주일에 몇 번, 2~3명 이용자의 집을 방문하여 요양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노동한다. 그러다 보니 근무시간이 유동적이라는 특성이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임금도 이에 따라 들쑥날쑥하다는 점에서 노동자들에게 압박이 되기도 한다.
  요양보호사도 남녀고용평등법의 적용, 즉 직장 내 성희롱 규정들을 적용받게 된다. 대부분의 성희롱/성폭력이 이용자 노인에 의해 자행된다는 점으로 볼 때, '고객에 의한 성희롱에 대하여 사용자의 조치 의무를 규정한' 남녀고용평등법을 원칙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당장 성폭력이 있었다고 해서 그 노인의 집에 가지 않겠다고 한다면, 다음 노인 이용자와 매칭이 될 때까지 요양보호사는 사실상 수입이 없다. 가해자에 대한 아무런 조치는 취해지지 않고, 오히려 요양보호사의 임금만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건강보험(장기요양보험)은 요양기관이 요양보호사를 전일제로 고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수가를 책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요양보호사가 이용자 노인의 가정을 방문하여 집안에 부착된 코드를 찍은 그 순간부터 다시 그 코드를 찍고 나올 때까지의 시간만큼만 수가로 인정한다. 그것도 최저임금을 줄 정도의 수가만으로. 그러니 성희롱/성폭력 현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녀고용평등법에 명시된 유급휴가를 신청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게다가 현행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은 노인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요양보호사가 노인을 학대하는 경우는 상정하지만, 반대로 노인 이용자나 가족이 요양보호사의 인권을 침해하는 경우는 상상하지 않는 채로 만들어진 것이다. 결국, 아무리 많은 성희롱·성폭력, 심지어 폭언·폭행 등의 가해행위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노인 이용자에 대한 서비스를 요양보호사가 중단할 방법이 없다.

 

▲   요양보호사들이 노동자로서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고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성폭력 예방을 위한 3가지 방향

  반성폭력 운동은 크게 3갈래로 나뉜다고 한다. 첫째는 성폭력특별법을 만들고 해바라기(성폭력/가정폭력ONESTOP지원)센터를 만드는 것과 같은 법제도를 만드는 운동이다. 둘째는 피해자를 상담하고 지지하고 지원하는 운동이다. 셋째는 피해자가 더이상 약한 피해자의 위치에 고립되지 있지 않을 수 있도록, 자기방어를 통해 좀 더 강건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피해자의 생존을 도모하는 운동이다. 물론 이 운동들은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유기적으로 연결되고 순환되는 운동이다.
  요양보호사의 성희롱/성폭력 위험과 관련해서도 다음과 같이 상상해보면 어떨까. 성희롱 등 가해를 한 이용자의 가정은 당연하고, 요양서비스가 제공되는 모든 일터에 2인 1조 혹은 이용인과 동성(性)인 요양보호사를 투입할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반복적으로 여러 요양기관이나 요양보호사로부터 동일한 문제를 지적받은 가해 이용자에 대해서는 장기요양 수급자의 권리를 박탈하는 것도 상상해볼 수 있다. (물론 이런 경우, 인지기능의 저하가 있는 노인들은 별도의 조치가 필요할 것이기에, 이용자의 유형과 상황에 따라 보호 조치를 다양하게 취하는 게 필요하다) 그래야 이용자나 이용자의 가족이 경각심을 가지고, 장기요양제도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돌봄 현장에서의 성폭력/성희롱이 발생하였을 경우, 즉시 사건 현장에서 요양보호사가 벗어날 수 있도록 분리조치를 취해야 한다. 요양보호사에게 유급휴가를 보장해주고,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충분한 휴식과 필요한 경우 심리지원이 동반되어야 한다. 나아가 현장조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독립된 기구가 필요하다.
  개별 요양기관들의 경우, 이용자와 고객의 관계에 놓여 있다. 그렇기에 제대로 조사를 하고 예방조치를 명확히 취하기 어렵다. 이용자들의 민원을 피하고 이용자 수를 유지하거나 늘려서 평가가 낮아지는 걸 막고 싶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성희롱·성폭력 문제에 잘 대처한 요양기관에는 대해서는 특별한 지원을 하는 등의 지원대책도 고려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일은 돌보는 이들이 돌봄에 대한 적절한 권한을 가지는 것이다. 달리 말해, 요양보호사들이 노동자로서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고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법제도적으로 이들의 권리가 표명되고 보장되어야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돌봄노동에 대한 우리 사회의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 돌봄의 사회적 가치가 인정되어야 한다. 돌봄노동이 필수적이고 전문적인 노동으로 자리매김할수록, 요양보호사 직종에 대한 사회적인 존중감과 요양보호사들 스스로의 사명감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더해, 노동자들 스스로 자신을 돌볼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는 일도 필요하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에서는 돌보는 이들을 위한 자원활동가 교육 안에 '자기방어훈련' 프로그램을 넣었다. '집안'이라는 밀폐된 공간, '돌봄'이라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대단히 밀착된 노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자기방어와 거리 유지가 가능해야, 돌보는 이들도 자기 자신을, 나아가 어르신을 더 잘 돌볼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요양보호사 스스로도 성폭력/성희롱을 경험하고 나서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 '에휴, 노인이라 어쩔 수 없다, 몸이 불편하니 내가 이해해야지', '치매인데 어쩌겠어'라는 것이라 한다. 일면 그 마음이 이해가 가면서도, 어쩌면 오랫동안 반복적인 폭력에 노출된 이들의 체화된 무기력을 닮아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이다.

[여성노동 건강상식] 갱년기 여성이 건강한 일터를 위해

▲   여성 갱년기의 신체적, 정신적 증상의 어려움이 개인의 질병의 영역을 넘어 사회적인 배려의 제도적 장치의 테두리에서 보호 받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여성의 생애주기에 걸친 건강한 노동이 보장될 수 있다.

어느 흔한 날

어느 오전, 진료실에서 마주한 50세의 여성환자는 안면 홍조, 불면증, 감정기복, 우울감, 전신 관절통을 호소했다. 그녀의 나이는 50세. 앞으로도 30여 년을 더 살아야 하는데 이러한 몸과 마음의 상태로는 하루 하루가 힘들어 차라리 죽을 생각도 해봤다는 그녀는, 이야기 도중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다. 아직 아이는 엄마의 손이 필요한 고등학생, 심지어 수험생이고 남편은 바쁘게 일하지만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아이의 수험생 뒷바라지를 위해 용돈벌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랜 경력 단절로 쉽게 일을 구할 수 없었다는 그녀는 집 근처 마트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겪고 있는 그녀의 신체적, 감정적 변화는 그 귀한 파트타임 업무조차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주변에서 흔히 만나게 될 것 같아 그 내용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이 환자의 이야기는 산부인과 의사로 일하며 하루에도 여러 명 만나게 되는 40대 후반~50대 초반 환자들의 이야기를 엮은 것이다. 몸과 마음이 아픈 것이 서러워 쉽게 눈물까지 보이는 그녀들의 진단은 폐경 및 갱년기 증후군이다.

폐경이란

폐경이란 여성의 생식기관인 난소의 기능이 소실되어 월경이 영구적으로 중단되는 상태를 뜻한다. 대부분의 폐경은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의 하나로 평균 50세 경에 발생한다. 의학지식 및 기술의 향상으로 여성의 평균 수명은 80세를 훌쩍 넘기게 되어 일생의 1/3을 폐경 상태로 살아가게 되기 때문에 폐경기 여성의 관리는 그 중요성이 커졌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여성들이 월경이 끝나면 그때부터 갱년기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갱년기란 가임기 이후 폐경이행기를 거쳐 폐경이 이르는 기간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난소의 노화에 의해 배란 및 난소 호르몬 분비가 저하되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마지막 생리 후 1년까지의 기간을 '폐경 이행기' 라고 하며, 무월경이 1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 '폐경'으로 진단한다. 보통 폐경 이행기에는 생리가 불규칙하게 나타난다.

난소의 노화는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의 결핍을 가져오고 배란 촉진을 멈추게 한다. 여성호르몬은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지칭하는 말로, 2차 성징을 발현 시키고 월경을 시작하게 하며 심혈관계 및 근골격계에 작용하여 신체 보호작용을 하고 있다. 폐경으로 인해 여성호르몬이 결핍되면 이에 따른 여러 신체적, 정신적 문제를 일으킨다. 급성증상으로 안면홍조 및 발한 등의 혈관운동증상이 가장 흔하게 나타나며 심한 경우 불안감, 감정기복, 우울감, 기억력 장애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아급성 증상으로는 비뇨생식계의 위축에 따른 증상으로 질이 건조해지고 부부관계시 통증이 심해지며, 생식기 면역저하로 인해 질염, 방광염, 요실금 등의 증상도 쉽게 나타날 수 있다. 피부 및 관절계에 변화가 오는데 골다공증의 진행이 빨라지는 한편 피부가 건조해지고 피부 탄력이 감소하며, 근골격계의 통증 등을 느낄 수 있다. 또한 폐경 여성은 심혈관계 질환 및 치매의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 정신적인 면에서 여성 호르몬의 부족은 대뇌 정서조절부위의 수용체에 교란을 일으켜 불안감, 감정기복, 우울감, 불면증 등의 증상을 야기한다. 이러한 일련의 증상들이 바로 폐경을 겪는 여성을 더욱 힘들게 하는 '갱년기 증후군'이다. 이러한 증상들은 폐경 1~2년 전부터 시작되어 폐경 후 3~10년간 지속될 수 있다.

폐경이 아닌 완경?

영어로 폐경을 뜻하는 menopause의 어원은 'Meno +Pause' 로 이는 달의 주기가 멈추었음을 뜻한다. 우리말로 '폐경'이라는 단어에 쓰인 '폐(閉)' 자는 닫다, 막히다, 그치다, 마치다 등의 뜻을 가진 한자이다. 즉, 버리다, 폐하다의 뜻을 가진 '폐(廢)' 자와는 다른 한자인 것이다. 그러나 한글로 발음하여 읽을 때의 '폐경'은 끝났다는 의미를 강조하거나 버리다는 뜻으로 오인되어 여성의 정체성의 종말을 강조하는 느낌이 들고, 마치 여성은 재생산이 가능할 때만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갖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다.

이에 '폐경'이 아닌 '완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자는 주장이 10여 년 전부터 있어왔다. '완경'이라는 단어는 끝났다는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한 과정을 잘 완성하고 마무리했다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는 폐경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시각을 대변해주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여성의 생애주기에서 엄청난 신체적, 정신적 변화 및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필요한 것이다.

갱년기 여성의 노동

2019년 통계청 통계에 의하면 여성의 평균 고용율은 51.6%이며 (남성의 고용률은 70.7%)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 후반에서 71.1%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50대 초반(68.0%), 40대 후반(67.4%)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결혼과 육아를 하는 30대 초반과 30대 후반에 경력이 단절되며 고용률이 감소했다가 40대 이후 다시 증가하는 M자 형태의 곡선을 보이는것이다. 경력단절 여성인구의 비율은 전체 기혼여성의 19.2%로 최근 5년간 3% 정도 감소했으나 비슷한 추세이다. 고용률의 연령대별 변화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파악해 보자면, 고학력 및 미혼 또는 출산하지 않은 경우는 M자형 곡선을 보이는 전체 여성 평균과 다르게 30대의 고용률이 감소하지 않는 ㄱ자 형태의 곡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 직종의 분포를 살펴보면 45~65세 여성의 직종 분포는 타 연령대에 비해 도소매음식숙박업(마트노동자 및 청소노동자 포함), 광공업(제조업 노동자 포함) 및 기타 가구내 고용활동(청소도우미, 육아도우미 포함)에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러한 통계 결과들은 40대 이후의 여성 노동이 상대적으로 저학력, 저소득층의 경제적 필요에 의해 발생하며 그들의 노동 형태가 상대적으로 비정규직이고 저임금이며 고용불안정성을 띨 수 있음을 시사한다.

갱년기의 건강한 노동을 위하여

갱년기는 개개인이 느끼는 증상의 경중이 다를 뿐 모든 여성이 겪는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으로 갱년기 여성의 건강 관리는 공중보건의 영역에서 다뤄지는 것이 당연하겠다. 여성의 건강을 위협하는 문제는 공적인 사안이며 이를 인정하지 않고 슬며시 감추거나 여성 개인에게 알아서 해결하도록 내버려 둘 문제가 아닌 것이다. 갱년기 여성의 보건의료적 접근성은 필요한 사람 모두에게 제공되어야 한다. 병원을 방문하여 필요한 검사와 호르몬제 복용에 대한 상담을 하고, 적절한 식이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갱년기 여성 인구의 2/3는 임금 노동자이기에 그들의 노동 환경 개선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45~60세 여성노동 인구는 시대를 거치며 크게 늘어났으며 이는 신체적, 정신적 어려움을 수반하는 갱년기 증상을 견디며 일하는 노동자의 수도 클 것임을 반영한다. 그러나 그들은 앞서 언급했듯, 오히려 비정규직, 저임금, 높은 신체 노동강도 등의 열악한 노동 환경에 노출되어 있을 확률이 크다. 임신한 노동자에게 초과근무를 제한하고 근무시간을 단축해주며, 태아 검진 시간을 허용하고 유산 및 출산 시 휴가가 보장되는 것처럼 갱년기의 신체적, 정신적 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여성 노동자에게도 탄력적인 근무시간 조정, 융통성 있는 작업 환경, 조용하고 쾌적한 휴게공간과 휴식 시간의 보장, 폐경기휴가제, 적절한 관리자 교육 등의 제도적 개선 장치 마련을 고려해볼 수 있겠다.

갱년기의 신체적, 정신적 증상의 어려움이 개인의 질병의 영역을 넘어 사회적인 배려의 제도적 장치의 테두리에서 보호 받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여성의 생애주기에 걸친 건강한 노동이 보장될 수 있다. 이는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 중 하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