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LG전자 렌탈 가전 방문관리 노동자 안전·건강 실태와 개선방안 토론회

성장하는 LG전자 렌탈사업, 
다치고 골병드는 여성노동자

LG전자 렌탈 가전
방문관리 노동자 안전·건강 실태와 개선방안 토론회

2021년 8월 19일 목요일 오후2시
국회 본관 223호 

유튜브 LG케어솔루션 매니저 모임에서 생중계 진행 
* 사전 신청 없이 누구나 시청, 댓글 참여 가능합니다. 
접속 링크 bit.ly/LG토론회

좌장 : 황수진 금속노조 서울지부 조직부장

발제 -  LG전자 케어솔루션 매니저 노동강도 및 건강영향 실태조사 결과 
이나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연구원)

현장증언
김진희 (금속노조 LG케어솔루션지회 수석부지회장)
주단비 (금속노조 LG케어솔루션 경남부지회장)

토론
- 재벌대기업 LG의 책임 보장 방안, 특고 노동자 건강권 보장을 위한 법제도 개선 방안 : 이정훈 (민주노총 정책국장) 
- LG케어솔루션 매니저의 여성노동권 보장 방안 제언 : 최은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
- 특수고용노동자 안전보건 정책 및 제도 공백 문제와 개선 방안 : 이진우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 노동자건강증진센터 센터장)
- 렌탈가전 방문관리노동자 산재예방과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정부의 역할 : 고용노동부 관계자

주최 정의당 강은미 국회의원, 전국금속노동조합
주관 전국금속노동조합 서울지부 LG케어솔루션지회 

[8월_A-Z다양한노동] 선한 사회를 그려나가는 타이핑- 미디어오늘 손가영 기자 인터뷰

선한 사회를 그려나가는 타이핑- 미디어오늘 손가영 기자 인터뷰

 

기자는 사회 구성원이 궁금해 할 만한 내용을 취재해서 기사로 쓰고, 이를 매체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뉴스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직업을 말한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기자라고 하면 신문기자나 방송기자를 떠올렸지만 이젠 온라인이나 모바일로만 기사를 공급하는 인터넷 신문기자들도 많다. 이번 AZ 다양한 노동이야기에서는 손가영 기자의 이야기를 통해, 인터넷 신문 기자의 일과 삶의 한 편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인터뷰는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진행했다.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미디어 오늘이라는 인터넷 신문 기자로 2015년부터 일하고 있는 손가영입니다. 인터뷰를 많이 하는데 당해보니 새롭고 당황스럽네요.

저는 대학교에서 사회학을 전공했고 교지편집위원을 했었어요. 학생때는 구체적으로 기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진 않았지만 교지편집이 재미가 있었고 이쪽 분야의 일들이 제 적성에 맞겠다는 생각은 했어요. 그래서 생업으로 기자를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에 삶에 관심이 많아 사회분야 기사를 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노동, 복지, 환경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회부에서 3년 일했고 지금은 미디어부 소속입니다. 요즘은 오보, 왜곡보도, 기자들의 갑질 등 언론으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에 대한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기자들의 일과는 밀도가 있고 업무 스트레스도 많다고 들었는데, 어떤 일들을 하시고 그 과정은 어떠한지 궁금합니다.

공식적인 근무시간은 9시부터 6시까지인데, 9시 전에 오늘 어떤 기사를 쓸지 데스크 팀장에게 발제를 합니다. 이렇게 취재승인을 받으면 본격적인 일과가 시작되죠. 현장취재, 전화 문의, 자료검색 등을 통해서 그날 여섯 시 전후로 기사를 마감하게 됩니다. 기사를 작성하면 데스크에 넘기고 최종적으로는 국장승인 후 기사를 내보내게 됩니다. 평균적으로 하루에 한 개의 기사를 쓰는 것 같습니다. 출입처에 보도자료를 쓰는 기자들은 하루에도 몇 개의 기사를 쓰는 데 저희는 하루에 하나 정도 기사를 씁니다. 밀도 있게 일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어떤 언론사의 비리 문제를 전화로 확인하고, 인터뷰까지 마친 뒤 여기에 왔네요.

제가 관심있게 보고 있는 사안들이 여러 가지라 특정 기사를 쓰는 도중이라도 그 사안들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틈틈이 확인합니다. 그래서 하루 일과가 밀도 있게 돌아가는 편인데요, 일상적인 업무를 하다가도 갑작스럽게 큰 사건이 발생하면 바로 취재를 하는 일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아침 신문 솎아 보기라는 기사를 쓰는 당번이 있어요. 국내 일간지를 8시에 정리해서 기사를 작성하는 건데, 5시 반에 일어나서 8시 반까지 정리해서 올리고 좀 쉬다가 11시에 출근을 합니다. 52시간제 덕분에 업무시간은 줄어든 거 같습니다.

주말은 하루는 쉬고 하루는 자료 조사 하는 편입니다. 업무과 비업무 시간이 분리가 잘 안 되는 편이에요. 주말에도 취재원들로부터 불쑥 전화가 오는데요, 그러면 받아야지요. 이 또한 업무의 연장인데... 그림자 노동이라고나 할까요. 밥 먹고 있다가도 중요한 전화가 오면 받아야 되고요. 스트레스를 안 받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식의 업무가 지속되니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받더라구요.

 

일을 하다보면 인터뷰 거부당하고 기사로 비판 받는 일도 많을 것 같아요.

우리가 일상적인 삶에서는 거절당하는 일이 많지는 않잖아요. 하지만 기자는 거절 당하는 게 일상사입니다. 기자라고 신분을 밝히면 우선 피하고 인터뷰를 거부하는 사람이 정말 많으니까요. 비판적인 기사를 쓰면 욕을 듣기도 하고요. 중요한 사안이라고 생각해서 힘들게 인터뷰 했는데 인터뷰 받는 분(인터뷰이)이 언론에 기사화하는 걸 거부할 때도 있죠. 그런 때는 내가 설득을 못했다는 자책감도 듭니다. 그래도 거절이 연속되는 일상을 겪어왔다보니 이제는 거절 당하는 게 신경쓰이진 않습니다.

그리고 취재원들이 기사를 보고 비난할 때도 있어요, 사실관계가 맞는데도 기사를 철회해달라고 막무가내로 요구할 때도 있고요. 기사에 대한 반응과 평가는 여러 경로를 통해서 들어옵니다. 취재원들이 연락하기도 하고 데스크도 기사에 대한 평가를 하고요. 기사에 댓글도 달리고요. 다른 일도 마찬가지겠지만 마냥 편한 일은 아닌 거 같습니다. 기자 생활을 5년 이상 하다보니 맷집이 생기는 거 같아요, 웬만한 일에 상처받지 않는다는 거, 이게 입사초기에 비해 달라진 점이예요. 하지만 책임감은 더 느끼죠.

 

일 하시면서, 힘든 순간들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취재원이 1년 전 유서를 남기고 돌아가신 적이 있어요. 지역 방송사 비정규직 PD인데 만 13년 동안 정식 직원처럼 일을 했어요. 프리랜서 신분이었지만 고정으로 매주 1, 1시간의 고정 프로그램을 했고 그 외에도 다른 일을 했어요. 십 수년 간 박봉으로 일해왔기에 상사한테 13년 만에 월급을 올려달라고 했는데 바로 해고 되었어요. 이분은 정식 직원처럼 일을 했기에, 억울해서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진행했어요, 그런데 회사에서 동료를 회유해 진술을 번복하게 했습니다. 법원에서는 회사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1심을 패소했어요. 저는 몇 개월전부터 그 분 관련 기사를 썼었어요. 판결나고 후속 기사 쓰려고 통화했는데 며칠만에 돌아가신거지요. 그 일을 겪고 충격이 컸습니다. 유서에는 제 이름도 있었습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을 못했다는 자책감도 컸습니다. 제가 이분 관련 기사를 많이 썼는데 다른 언론에서는 기사가 많이 나오진 않았습니다. 이 사건 겪으며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기자가 뭔지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고 이재학 PD2018년 억울해서 미치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이 피디의 가족은 재판을 이어받아 법정 다툼을 벌여왔다. 지난 20215, 근로자였던 점과 부당해고 당한 점이 인정된다고 항소심에서 승소한 바 있다. 방송계 비정규직 문제는 고 이재학 PD만의 문제는 아니다. 방송계에 잘못된 관행, 열악한 노동환경이 자리 잡고 있다는 건 익히 알려졌다. 그의 죽음 이후 방송계 노동자들의 부당한 노동현실에 사회적인 관심이 모아진 바 있다. 손 기자는 이 PD의 사망 이후에도 여러 번 후속 기사를 낸 바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020년 올해의 좋은 보도상에 미디어오늘 손가영, 김예리 기자의 CJB청주방송 고 이재학 PD 부당해고 및 사망사건 관련 연속 보도를 선정했다.

기자의 직업병이라면 무엇이 있을까요?

지난 1년 동안 그 분 자살로 충격을 받고 집에 들어가면 문득 우울해지고 불면증도 생긴 적이 있어요. 지금은 좀 나아졌습니다.

대부분의 기자들이 손가락이 아파요, 저도 손가락이 욱씬거려 병원도 가 봤는데 딱히 병명은 못 찾았어요, 병원에서는 쉬라고 하는데 쉴 수는 없는 현실이고요. 그리고 두통이 생겼고요, 편두통인거 같은데 일을 시작하고 생활이 안 될 정도로 머리가 아픈 적도 있어서 약을 챙겨서 먹기도 합니다. 알고 보니 다른 기자들도 두통이 많더라고요. 매일 기사거리를 생각하고 작성해야 되니 긴장감이 높고 스트레스가 많은 편이예요.

 

언론사 내부 문화는 어떤가요?

우리 언론사는 각자 일 열심히 하자는 분위기입니다. 수평적인 분위기로 지시하는 편이라기 보다는 기자들이 스스로 각자 발제하는 아이템 위주로 흘러가는 편입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방향성이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다른 일부 언론사는 선후배 관계가 명확하게 수직적인 곳들도 많아요. 선배가 시키면 해야되는 분위기인 곳도 있고요, 심하게는 자기기 쓰고 싶지 않은 기사를 써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기 양심에 반하는 기사를 쓰게 되는 경우가 있어서 심한 경우 사직하는 경우도 있어요. 내가 쓴 기사가 기사내용이 바뀌어서 나가는 경우도 있고요. 또 직장내 괴롭힘이 있기도 하죠, 수 년전만 해도 잠도 안재우고 주말에 당직서게 했어요. 언어 폭력으로 스트레스 받는 기자도 있습니다. 변하고 있다고 하지만 옂너히 남성중심적인 편이고, 술자리에서 성희롱도 있어요. 언론계에 숨겨진 이야기가 많아요, 언론은 자기 이야기를 잘 안해요.

 

기사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일까요?

언론은 필요한 정보를 주고 기업, 정부, 공공기관 등 권력집단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며, 내 이웃의 문제를 충분히 보여 주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세 번째에 방점을 두는데요, 사회를 선하게 바꾸어 내려는 힘이 있는, 영향력이 있는 기사가 좋은 기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좋은 기사는 많은 노력이 끝에 완성됩니다. 시간을 들여 여러 사람들 만나야 합니다. 기사에는 1명 인터뷰한 걸로 나오지만 실제 취재과정에서 여러 명을 만나 인터뷰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발품을 들여야 좋은 내용이 나옵니다. 저도 한 명이 아니라 여러 명에게 물어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인터넷 기사를 보면 양은 많지만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라고 느낄 때가 많은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표적으로는 최근 손정민씨 사건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손정민씨의 사건에 대해 언론이 전해주는 수준으로 세세히 알 필요가 있을까요? 하지만 기사가 잘 팔리니까 많이 쏟아져 나왔죠.

요즘은 코로나백신 이상반응에 대한 기사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상관관계와 인과관계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이 보도하는 거 같습니다. 사람들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어 버린 게 아닌가 합니다.

 

좋은 기사, 좋은 언론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독자의 역할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기자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는 정확한 지적이 필요하고요. 그리고 경쟁과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다 보니 좋은 기사가 나오면 격려도 필요합니다. 이런 피드백이 언론 발전에도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선전위원장 장영우)

 

 

 

 

 

 

 

 

 

[8월_동아시아과로사통신] 과로사 판단기준 변경과 노동법에서 배제된 가사노동자

과로사 판단기준 변경과 노동법에서 배제된 가사노동자

 

623일자 신문기사에서, 일본 정부는 후생노동성이 뇌심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업무 관련인지 혹은 과로사인지 판단하는 과로사 기준의 수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0년 동안 변함없이 유지돼 온 현재의 판단 기준에서는, 질병 재해 발생 전 한 달 동안 100시간 혹은 질병 재해가 발생하기 2~6개월 전 평균 80시간 이상의 초과 근로를 했을 경우 업무 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서류상으로는 초과 노동 여부를 과로사 판정의 유일한 기준으로 삼지 않고, 직장 내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는 다른 문제들도 고려한다고 정부는 이야기 한다. 하지만 이제까진 실질적으로 초과 노동 시간이 가장 주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했다. 이는 업무 관련으로 승인된 사건들 중에서 초과 노동시간이 한 달 동안 80시간 미만인 사건은 단지 10%에 불과하다는 사실에서도 드러난다.

피해 가족 구성원들은 수 년 동안 이 기준을 낮출 것을 주장해 왔다. 정부나 법원은 피해자가 한 달 동안 60-70시간의 초과 노동을 했다는 단순한 이유만으로 과로사 인정을 거부한 사례가 많다. 피해자 가족은 피해자의 노동 조건과 같이 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증거에 대해서는 접근할 수 없다. 이렇게 피해자 가족들이 피해자의 실 노동시간 정보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초과 노동 시간이라는 판단 기준은 추가적인 걸림돌이 된다. 하지만 정부 부처 스스로도 한 달 동안 45시간 이상의 초과 근무는 뇌심질환 발병을 야기할 위험이 높다고 인정했고, 세계 보건기구(WHO)는 주당 55시간(40시간 근로 기준으로 한 달 동안 60시간 초과 근로) 일하는 노동자는 뇌심장 관련 질병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80시간 기준은 이 문제에 대한 수많은 학술 연구를 무시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많은 피해자(피해 가족)들이 정부를 상대로 보상을 청구하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

그러나 기준이 낮아질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정부는 보다 전체적이고 포괄적인 방식으로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부상이나 질병의 업무 관련성 여부를 판단하는 여러 기준을 추가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새로운 기준은 4 시간 이상의 시차가 있는 곳으로의 해외 출장, 교대근무 사이 휴식 시간이 11 시간 미만인 경우, 무휴 근로 등이다. 하지만 정부는 시간 기준을 낮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 보호에서 배제된 가사 노동자

대부분의 노동자는 근로기준법에 의해 보호되지만 개인이 고용한 가정부 또는 가사 도우미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근로기준법 제 116조는동거하는 친족만 고용하는 사업체나 가사 노동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어, 가사 노동자는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에서 배제되었다는 것은 가사 노동자들이 직장 상해 보상 제도(역자주- 한국의 산업재해 보상보험 제도에 해당함) 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개인 가구를 위해 일하는 동안 입은 부상은 업무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기업에서 고용한 가사 노동자는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는다는 점이다. 개인 가구를 위해 일하는 근로 계약에 동의한 사람만 제외된다(노동권 보호 측면에서 노동자가 고용주와 집에 함께 거주하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가사 노동자는 직장 상해 보상 청구에서 명시적으로 배제된 유일한 노동직군이다.

게다가 더 많은 여성들이 노동 시장으로 진출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이주 노동자가 가사 노동자로 일할 수 있도록 경제 특구를 만들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는 대부분 필리핀에서 온 약 1000명 이상의 여성 노동자가 일본에서 가정부로 일하기 위해 입국했다. 그들 모두는 주요 노인 요양 기업들의 직원이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에 의해 보호를 받겠지만, 개인 가구에 고용되는 순간 그들은 모든 권리를 잃게 된다.

법이 제정된 지 약 70년 만에 마침내 이 규정이 사회적 논쟁거리가 되었다. 68 세의 일본인 가사 노동자가 2015년 거의 6일 연속으로 24시간 동안 일 하다가 심장 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남편은 2017년 시부야 노동 기준국에 직장 상해 보상 청구서(역자주- 한국의 산업재해보상보험 유족급여 청구에 해당함)를 제출했지만 보상을 받지 못했다. 근로기준법 제 116조 제 2항에 따라 가사 노동자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72세가 된 고인의 남편은 POSSE의 도움으로 20203월 도쿄 지방 법원에서 후생 노동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여 고인의 사망에 대해 정부의 보상을 받을 수 있어야 하고, 개인 가구를 위해 일하는 가사 노동자에 대한 차별은 위헌임을 주장하였다. 이는 동종 사건에서 최초의 소송이며, 이는 아직 진행 중이다. 우리는 차별을 용인하고 가사노동자를 일회용처럼 다루는 법에 도전하고 있다.

(Makoto Iwahashi(POSSE))

[8월_만평] 답답하다..."중대재해조사 보고서 비공개"

[8월_현장의목소리] 직영화 파업투쟁 승리는 노동자와 가입자의 권리 지키는 길-국민건강보험공단 김숙영 고객센터지부장 인터뷰-

 

직영화 파업투쟁 승리는 노동자와 가입자의 권리 지키는 길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숙영 고객센터지부장 인터뷰-

 

1577-1000, 국민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에 볼일이 있을 때 이용하는 전화번호다. 하지만 통화가 되기까지 여러 번의 전화 시도와 짧게는 몇 분, 길게는 몇 십분 동안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한다. 연결되어 주민번호를 눌렀어도 개인정보에 관한 몇 가지를 더 확인 후 용건을 물어본다. 공단의 실무담당자와 통화가 필요한 경우 바로 연결되지 않고 민원인의 연락처를 남겨 담당자가 다시 전화를 주는 민원인에게는 매우 불편한 시스템이다. 건보공단이 왜 이렇게 복잡하게 일할까? 풀리지 않은 의문은 69일 오전 수원에서, 하루 전 무기한 파업투쟁을 선포하고 바쁜 일정에도 인터뷰에 응해주신 건보공단고객센터지부 김숙영 지부장과의 인터뷰에서 말끔히 해소되었다.

 

책임회피로 일관하고 있는 건보공단

인터뷰 하루 전 무기한 파업을 선포한 기자회견이 있었다. 지난 2월 파업 투쟁 후 이번에는 초강수를 결의한 것이다.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 이유를 먼저 물었다.

“2019년 12월 4일 지부 설립신고를 했고, 21일 제가 선출되고 그때부터 끊임없이 건보공단에 대화를 요구했어요. 노동 강도가 강하고 노동환경이나 처우가 너무 열악했어요. 12개 센터에 11개 도급업체를 교섭해야 하는 상황이라 원청인 건보공단에 대화를 요구했는데 안 만나줬어요.”

“2020년 대구 고객센터에서 감염으로 휴업이 들어가고, 구로고객센터에서 집단 감염이 되면서 건보공단에 조치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저희는 공단 직원이 아니니 위탁업체에 얘기하라는 거였어요. 위탁업체는 책상, 컴퓨터, 의자, 장소, 인력 모든 것을 건보공단이 하기에 설치를 마음대로 할 수 없어 해줄 수 없다는 거예요. 그 후 정부에서 발표한 가림막과 마스크, 유연근무 등 가이드가 있었어요. 건보공단에서 취해 준 조치는 앞면 가림막이었어요. 1인 시위해서 얻은 게 옆면 가림막이었고요.”

“마스크도 2020년 4월 위탁업체가 바뀌면서 일주일에 한 개씩 주는 거예요. 너무너무 스트레스였어요. 하루에 120~130건 콜을 받는데 한 시간 정도만 일하면 마스크 안에 습기 차고 열감 있으니 발열 생기고, 민원인들이 말소리 안 들린다고 뭐라 하니 배에 힘주고 큰소리로 얘기하는 상황들이 벌어지면서 구토, 두통, 발열이 심해지는 거예요. 구로센터에서 가족이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고, 임산부, 기저질환자, 가족 중 환자나 노약자가 있는 분이 있으니 불안하고 고통이 심했어요. 건보공단, 위탁업체와 같이 만나서 대책을 세우자고 했으나 만나주지 않았어요.”

“2월, 24일간 파업하는 동안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계속해서 파업할 수 없는 상황, 시민대책위의 중재시간이 필요하고, 국민들의 고통이 있어서 현장으로 들어가서 현장투쟁을 하면서 건보공단이 태도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언제든 파업을 할 수밖에 없다고 들어갔어요. 3~5월이 지났는데,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진전이 없으니, 조합원 입장에서 이 상황을 두고 볼 것이냐,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를 통해서 이 논의를 하겠다고 하면서도 고객센터지부는 들어오지 말라고 하고, 들어오려면 정규직노조와 같이 들어오든지, 둘 다 빠지든지 하라는데 사실 당사자는 저희거든요. 당사자는 빼고 전문가와 공단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도 모르는 곳에서 저희 내용을 결정한다고 하니 지난번처럼 강력하게 항의할 수 없는 거죠. 이번에는 마무리를 하자는 의미로 무기한 전면 파업을 결의하게 되었어요.”

 

힘겹게 코로나19 상황을 이겨내고 있는 상담사들

구로고객센터의 집단감염은 밀폐된 공간에서의 감염 위험성으로 주목받았던 사건이기도 하다. 국민건강을 먼저 생각해야 할 건보공단이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질병관리청에서 코로나19 콜에 관한 민원이 폭주하다보니 건보공단고객센터 인원 중 1,623명이 근무하는데 관리자를 제외한 1400명 중 500~600명이 차출되고, 재택근무인원이 빠져나가니 업무도 줄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힘들었죠. 질병관리청 업무로 갑자기 차출되신 분들은 두꺼운 페이퍼북을 놓고 3시간 100명이 넘게 집체교육만 한 후 업무를 해야 하는데 코로나19 상황이 수시로 바뀌었어요. 고객입장에서 시원한 답변을 못 받으면 면박을 줄 수밖에 없고, 저희는 스트레스를 이중으로 받고 있었지만 건보공단을 여전히 묵묵부답이었어요. 정부에서 코로나19 단계를 3단계로 올려 재택근무를 30%로 올려야하는데 저희는 10%로 떨어뜨렸어요. 국가의 재난적 상황에서 개인정보를 이용해서 업무하는 자는 예외라는 거예요.”

 

상담품질보다는 콜 건수로 평가하는 시스템

공공기관 위탁업체는 한정된 도급비로 인해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위탁으로 인한 문제는 단지 임금뿐만이 아니었다.

“임금교섭이 중요했던 이유는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친절하고 정확한 안내가 가장 중요한데 도급업체가 운영하다보니 콜 수로만 생산성을 판단하는 거예요. 5분 동안 통화할 내용도 최대한 2분 30초로 줄이는 사람들이 월급을 더 많이 가져가는 거예요. 복잡하고 어려운 상담은 오래 걸리고, 단순한 것은 금방 해결할 수 있잖아요. 그것은 내가 노력해서 되는 것이 아닌데 콜 수로만 평가하는 건 제대로 반영하는 게 아니죠. 그리고 ‘고객님 제가 확인해보겠습니다.’하고 시간이 몇 초 지났느냐에 따라 점수가 달라요. 그러나 고객은 상담사가 정확하게 찾아서 안내해주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이 더 중요한 것은 아니거든요. 업무가 방대하다 보니 오래 걸릴 수도 있고, 고객님께 양해를 구하고 찾아서 전화드리겠다고 하면 좋은데, 그것은 건수에 안 들어가요.”

“인센티브는 0~40만 원 가져가는데 40만 원 가져가려면 160콜 이상은 받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죽어라 일해야 해요. 200콜 받으면 점수를 3점 준다고 하면 화장실도 못 가고 일해야 해요. 이런 노무관리가 고객센터의 기능을 훼손하는 첫 번째거든요. 건보공단에서는 220만 원을 직접 인건비로 주라는데 위탁업체는 최저임금만 주고 나머지는 인센티브로 나눠주다 보니 세전 금액이 220만 원을 제대로 받아가는 사람은 130명 중 3~5명 정도밖에 안 되는 거죠. 이런 게 노동자 건강을 다 해치는 거죠.”

 

국가는 국민의 개인정보를 보호할 의무가 있다

국가는 국민의 개인정보를 관리하고 보호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이 정보를 민간업체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그것도 2년마다 바꿔가면서 말이다.

“몇 가지로 본인확인 후 고객의 정보가 열리는 순간 상상 이상의 개인정보가 나타나요. 재산 상태나 해외출국내역은 물론이고 현재의 배우자가 몇 번째인지, 자녀가 입양아인지 아닌지, 범죄여부 등 그래서 경찰 쪽에서 자료협조요청을 많이 하죠.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관계에 있는 사람, 직장의 정보까지 조회가 돼요. 그런데 민간위탁업체는 2년에 한 번씩 바뀌어요. 그 부분도 상당히 찝찝한 부분이죠. 고객센터에서 취급하는 국민의 개인정보에 대해 건보공단이 공적 책임을 지라는 게 저희의 요구인 거죠. 2월에 쟁의권 확보하고 첫 번째 요구가 이 문제에 관해서 건보공단 이사장과 대화하자는 것이었어요.”

 

4대 보험 고객센터 중 건보공단만 직영 안 해

건보공단 고객센터가 2006년부터 위탁되었고, 16년이 지난 시점에 직영화 요구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했다.

“문재인정부가 2017년 5월에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를 선언하고, 4대 보험 중 국민연금, 산재보험, 고용보험을 다루는 곳은 2019년 이후 모두 정규직 전환이 됐고, 건보공단만 남아있어요. 보건복지부 고객센터는 처음부터 직영화로 출발했고,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공적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므로 고객센터가 직영화 되었어요. 건보공단이 규모가 가장 크고, 업무도 복잡하고 많은데 아직까지 안 되고 있어요. 정부는 비용의 문제로만 보고 너무 많다 직원이 반대한다는 핑계만 대고 있죠.”

“가입자 입장에서 전화하시면 업무기능에 맞게 건보공단 직원이 처리하는 게 맞죠. 그렇다고 해서 저희가 공단직원처럼 되겠다는 게 아니라 건보공단의 1,069가지의 상담업무를 공단에서 책임지고 운영하라는 것이거든요. 고객센터에 있으면 건보공단의 전반적인 업무와 시시때때로 변경된 내용을 알아야 상담할 수가 있거든요. 상담업무에 있어서 2년마다 바뀌는 도급업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1도 없어요.”

 

파업투쟁은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을 넘어 가입자의 권리를 지켜내는 길

공공기관에서 가장 힘든 일은 민원을 접수하고 처리하는 것이다. 위험은 외주화된다는 말이 일치되는 대목이다. 방광염, 신우신염을 앓는 사람도 많고, 성대결절, 혈액순환 불순, 시급하게 대책이 필요한 근골격계질환 등 다양한 업무상 유해요인에 노출되어 있었다. 고객센터 상담사의 감정노동은 익히 알려진 바 있다. 감정노동예방매뉴얼이 존재하고 있는지조차 몰랐다고 한다. 고통의 사슬을 끊을 직영화 투쟁을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 물었다.

“약간의 임금이 오르거나 처우개선 하는 정도 가지고는 업무평가, 인사제도를 바꾸지 않으면 우리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 우리가 힘들다고 어렵다고 덮고 간다면 5년이든 10년이든 이 상태로 간다고 생각하거든요. 처음 말을 꺼냈을 때는 건보공단이 아예 만나주지도 않았어요. 이제야 민간위탁사무협의회를 열겠다고 했지만, 정작 노동자들의 목소리와 현장에서 마주하는 문제들에는 귀 기울이려고 하지 않았어요. 건보공단이 이게 정말 문제이구나 그러니 뭔가를 해야 하는구나라고 깨달을 수 있는 계기를 이번 파업으로 끌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의를 단단히 해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후회하지 않을 만큼 있는 힘을 다해서 싸워봐야죠. 우리의 요구가 정당하기 때문에 아무리 생각해도 노동환경을 바꾸고 노동권을 보호하는 것을 넘어 미래에 건보공단 가입자의 권리를 지켜드리는 길이라 생각해요.”

 

가입자, 시민들께 드리는 말씀

“입사할 때는 가입자의 한 사람으로 ‘건보공단 1577-1000에 전화할 일이 얼마나 있겠어’라고 생각했는데, 일해보니 정말 많은 거예요. 시민들이 시간을 쪼개서 내가 낸 보험료에 대한 권리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 전화를 주시는 거잖아요. 법적 테두리 안에서 해결은 다 못하더라도 건보공단에서 같이 고민할 수 있는 정도의 상담시간만큼은 저희에게 보장해달라는 거예요. 몇 콜을 받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고, 내가 가입자한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에 가치를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만이라도 해달라는 거죠.”

“파업하는 동안 전화연결이 안 되면 얼마나 답답하시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담사의 근무환경뿐 아니라 가입자의 민원 해결환경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을 기억해 주셨으면 해요. 앞으로 건강보험의 역할이 더 커질 텐데, 그에 걸맞은 고객센터가 되는 기회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가입자 분들이 언론에서 뿌려대는 말에 현혹되지 않고, 객관적 입장에서 저희의 요구가 어떤 것이고 왜 하게 됐는지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도 최대한 노력해서 좋은 결과 얻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정경희 선전위원)

[8월_문화로읽는노동] “이렇게도 노동재해를 이야기할 수 있구나”- 판 드라마 <야드> 관람기

이렇게도 노동재해를 이야기할 수 있구나

- 판 드라마 <야드> 관람기

 

올해 통영국제음악제에서는 야드라는 공연이 무대에 올랐다. 조선소 노동자의 산재 사고를 소재로 한 임채묵 작가의 단편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었다. 출연진은 단 한 명, 판소리꾼이자 이날치 밴드의 보컬 안이호 씨였다. 안이호 씨는 소설 속 이야기 위에 소설을 읽은 자신의 감상과 해설을 덧붙여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냈다. 연기도 하고, 소리도 하고, 춤 혹은 몸동작도 한다. 연극, 뮤지컬, 판소리, 뭐라고 불러야 적당할지 모르겠다. 그래서 제작진도 판소리와 드라마를 합쳐서 판 드라마라는 이름을 붙인 모양이다.

남의 눈으로 본 내 노동은 어떨까

시작을 알리는 공이 울리고 공연장이 칠흑처럼 어두워졌다. 무대 저 멀리 커다란 화물용 엘리베이터 출입문이 덜커덩 열렸다. 거기 한 사람이 서 있었다. 그이는 제 머리통에 알루미늄 호일을 둘러 감았다가, 벗겨내어 바닥에 내려놓고, 다른 호일을 집어 들어 다시 머리통에 감고 벗겨서 내려놓았다. 하나, , , 쉬지도 않고 열 개인가 스무 개인가 호일로 만든 머리통 모양의 구체를 벗어 던질 때마다 가볍고 차가운 금속성 잡음이 무대에 번졌다.

뭘 하는 거지? 저게 뭐지? 객석에 앉은 사람들은 모두들 눈에 힘을 잔뜩 주고 배우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는 환하게 불이 켜져 있는 엘리베이터에서 조금 걸어 나와 어두운 무대에 한걸음 다가섰다. 이제 엘리베이터 안을 비추던 환한 조명이 그의 등 뒤로 감춰졌다. 무대가 조금 더 밝았으면 좋겠는데. 배우가 우리 쪽으로 조금 더 가까이 오면 좋겠는데. 그는 그저 한 발짝만 나왔을 뿐이고, 이제 우리 눈에는 조명을 등지고 선 그의 실루엣만 보일 뿐이었다.

그는 거기 서서 알루미늄 호일을 머리에 감고, 벗겨내어 바닥에 내려놓고, 다른 호일을 머리에 감는 일을 계속 했다. 검은 실루엣을 한참 지켜보노라니 눈의 초점이 차차 흐려졌다. 어느 순간, 그가 끝없이 자라나는 자기 머리통을 떼어 던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혹은 인간의 속성 따위는 전혀 들어있지 않은, 텅 빈 가짜 머리통을 계속 찍어내고 있는 것도 같았다. 혹은 그저 기계처럼 아무 의미 없는 움직임을 반복하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궁금하고, 섬뜩하고, 처연하고, 답답해졌다. 내 일상의 노동도 멀리서 남의 눈으로 보면 그렇지 않을까.

 

나는 내 노동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공연의 뼈대는 원작 소설의 이야기에 있다. 조선소에서 일하는 사람들, 그 중에서도 선박에 케이블을 까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다.

제일 처음 나오는 목소리는 야드에 대해 이야기한다. 거대한 선박, 거대한 장비들, 그것들을 담고 있기에 더욱 거대한, 너무 거대해서 사람 따위는 보이지도 않는 야드의 장대함을 열정적으로 설명한다. 흡사 자기가 일하는 곳의 위대함에 가슴이 벅찬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다만, 옷섶마다 솔기마다 어찌나 쇳가루가 많은지 모르겠노라 한다. 털어도 털어도, 씻어도 씻어도, 귀신에 홀린 듯 어디선가 쇳가루가 계속 나온다. 끝도 없이 나오는 쇳가루는 과연 그이의 작업복에서 나오는 게 맞을까. 혹시 그이의 몸속 가득 쇳가루가 쌓인 건 아닐까. 피부의 주름과 땀구멍, 털 사이사이에, 온통 쇳가루가 들어찬 것은 아닐까. 세월이 더 흐르면 쇳가루 눈물, 쇳가루 땀을 흘리고 쇳가루 오줌, 똥을 싸게 되지는 않을까. 지금 그이의 몸은 본래 타고난 모습의 몇 퍼센트나 남아있는 걸까. 쇳가루가 들어차는 대신, 그이의 몸에서 사라진 것은 무엇일까.

생각을 더 이어갈 새 없이 이야기는 선박에 케이블을 까는 작업 설명으로 이어졌다. 아무리 장대한 선박도 동력과 신호를 전달하는 케이블이 구석구석 깔리기 전까지는 쓸모없는 쇳덩어리일 뿐이다. 그렇게 중요한 작업이건만 정작 케이블을 설치하는 일은 아주 간단하다’. 안이호 배우는 어느 새 고참 노동자가 되어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작업 방법을 가르쳐준다. ‘“하면 잡고 하면 당겨’. 이렇게 말하며 그는 라고 외칠 때 케이블을 움켜잡고, ‘라고 외칠 때 케이블을 당기는 시범을 보인다. 배우가 홀로 무대에 쭈그리고 앉아서 ’, ‘’, ‘’, ‘를 반복하는 동안, 관객의 머릿속에는 선박의 온갖 구멍이며 코너마다 몸을 구겨 접고 들어가 손바닥이 쓸리고 어깨와 허리를 삐어가며 케이블을 잡아당기는 노동자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그 노동은 그저, ‘하면 잡고 하면 당기는 일일 뿐일까.

 

가련할 손 백만 군병은 허망히 죽고

무대 위의 는 낯설고 거대한 야드에 처음 들어와 케이블을 당기는 일을 배우는 신참이다. 이런 나에게 먼저 다가와 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건넨 사람이 태식이다. 나보다 몇 살 적어 싹싹하게 굴면서도 경력으로는 선배랍시고 가르쳐주는 시늉도 제법 할 줄 아는, 밉지 않은 동료. 태식이는 아침마다 야드에 울려 퍼지는 신나는 안전송뒷이야기 따위도 슬며시 귀띔해주었다. 사람이 죽은 다음 날엔 안전송을 틀지 않는다나.

어느 날, 둘이 함께 야드를 걸어가던 중 지게차가 태식이를 덮쳤다. 태식이는 내 눈 앞에서 허리부터 다리까지깔려 즉사했다. 누군가는 탄식했다. 안전통로가 아닌 곳으로 걸어 다니면 안 된다는 걸 왜 누구도 이야기해주지 않았느냐고. 또 누군가는 담담하게 말했다. 매년 열 명이 따박따박 죽어나가는 조선소에서 늘 일어나던 일이 일어났을 뿐이라고. 그런데 담담하건 탄식하건 다들 손바닥을 털며 일어나 하는 말은 같았다. 결국 배는 나가야 되니까(가서 일이나 하자).

결국 배는 나가야 되니까, 결국 일은 해야 되니까, 태식이가 죽은 자리는 말끔히 치워지고 야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 딱 하나 달라진 것이 있긴 했다. 사고 다음 날 아침에 안전송이 나오지 않았다.

객석에 낮은 탄식이 흘렀다. 분노인지 슬픔인지 정의하기 힘든 감정이 밀려와 나도 모르게 어금니를 깨물었다. 그런데 갑자기 안이호 배우가 무대 앞으로 성큼 나오더니 판소리 적벽가한 대목을 부르기 시작했다.

가련할 손 백만 군병은앉어 죽고 서서 죽고 웃다 울다 죽고 밟혀 죽고 맞어 죽고 애타 죽고 성내 죽고 덜렁거리다 죽고 복장 덜컥 살에 맞어 물에거 풍 빠져 죽고 바사져 죽고 찢어져 죽고 흉하게 죽고 우습게 죽고무단히 죽고 함부로 덤부로 죽고 땍때그르르 궁굴다 아뿔사 낙상하야 가슴 쾅쾅 뚜다리며 죽고 실없이 죽고 가이없이 죽고 어이없이 죽고 허망히 죽고 재담으로 죽고 꿈꾸다가 죽고대해수중 깊은 물에 사람을 모두 국수 풀 듯 더럭더럭 풀며적벽 풍파에 떠나갈 제 일등명장이 쓸 디가 없고 날랜 장수가 무용이로구나

소리를 듣노라니 꽉 깨물고 있던 어금니에서 스르르 힘이 풀렸다. 앉아 죽은 이, 서서 죽은 이, 부서져 죽은 이, 실없이 죽은 이, 어이없이 죽은 이, 허망이 죽은 이들을 떠올리며 나도 모르게 아이고’, ‘저런탄식이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다. 가련할 손 노동자여. 전쟁 같은 일터에서 전쟁처럼 더럭더럭 죽어간 사람들이여.

 

공연보다 더 긴 여운

이 작품의 뼈대는 원작 소설 속 이야기지만, 그 뼈대 위에 이야기가 불러일으킨 감정이나 심상, 생각 따위의 근육과 피부를 덧붙여 완성된 것 같다. 이야기는 말만으로도 충분히 전할 수 있지만, 이야기가 불러일으킨 감정과 심상은 말로 다 전하기 어렵다. 그래서 음악으로, 미술로, 혹은 어떤 맛이나 촉감에 빗대어 설명해야 한다.

이 공연 말미에도 소리, , 모양, 동작, 그리고 사람의 눈빛과 표정 등 비언어적 방식으로 이야기 위에 덧붙여질 감정과 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 있다. 배우의 몸짓, 무대에 준비된 장치들과 조명 같은 것들이 관객들의 눈과 귀를 통해 이성과 감정의 모든 창문을 두드린다고나 할까. 그게 바로 공연 예술의 힘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런 공연이라면, 살면서 단 한 번도 산업재해 통계를 들여다보거나 중대재해 사례를 자세히 들어본 적 없던 사람들의 가슴 속 창문도 노크할 수 있지 않을까.

(공유정옥 회원, 직업환경의학 전문의)

[8월_연구리포트] 하루 6시간 노동을 위한 노동시간단축 실험연구

하루 6시간 노동을 위한 노동시간단축 실험연구

 

장시간 노동이 노동자들의 삶과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국내외 수 많은 연구들이 증명해 왔다. 그런데, 우리가 장시간 노동이라 말할 때 기준이 되는 표준 노동시간은 얼마가 적절할까? 그리고 그 표준 시간을 정하는 기준은 무엇이 되어야 할까? 상품화된 노동을 판매해야 살아갈 수 있는 자본주의적 질서를 전제할 때, 일을 해야 한다면 우리는 하루 몇 시간 노동해야 만족스럽고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산업혁명 시기 유럽의 노동자들은 하루 20시간 일을 하는 경우도 많았고, 19세기 초반까지도 노동자들은 하루 12시간 이상 노동을 해야 했다. 130여 년 전 선언된 하루 8시간 노동제는 한국에서 안정적으로 정착조차 되지 않았지만, 유럽의 국가들은 이미 주 35시간 이상 일을 하는 것은 인간적 삶을 유지하는데 무리가 있다고 판단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주 30시간 노동의 가능성을 실험하고 있는 중이다. 이 글에서는 21세기의 의제가 될 하루 6시간 혹은 주 4일의 노동제를 위해 스웨덴과 핀란드에서 이루어진 노동시간 단축 실험에 대한 네 편의 논문을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소개할 논문 두 편은 스웨덴에서 20051월부터 200611월에 걸쳐 사회서비스, 기술서비스, 돌봄, 콜센터 노동자 등의 공공부문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종단 연구에 기반한 것이다. 이 실험 연구는 주당 25%의 노동시간 단축이 풀타임 노동자들의 건강과 삶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기 위한 것이었다. 실험을 위해 한 집단은 이 실험 기간 내내 이전과 같은 수준의 임금을 받으면서 하루에 두 시간 단축된 일 6시간 근무를 했고(실험집단), 다른 집단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실험 기간 동안 8시간 근무를 지속했다(통제집단). 노동시간 단축 실험이 시작되기 직전인 20052월에 두 집단에 대한 첫 번째 조사가 이루어졌고, 노동시간 단축이 이루어진 이후에는 양 집단에 대한 두 차례의 (20061-2, 그리고 200610-11)후속조사가 이루어졌다. 이렇게 두 집단 동시 조사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비교하여 두 시간 노동단축의 효과를 측정하였다.

첫 번째 논문은 노동시간 단축이 수면과 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앞서 소개한 스웨덴에서 실험한 노동시간의 단축이 수면과 스트레스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초점을 두었다. 이 논문은 직장에서의 일과 후 회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고혈압, 심박 증가, 만성피로, 수면 장애 등의 만성적 건강문제를 일으키는 부하 반응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근무 시간의 단축은 일하는 시간을 줄이는 만큼 회복 시간을 늘려주기 때문에 만성적 건강 문제의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연구의 결과, 노동시간이 감소된 사람들은 8시간 노동시간이 유지되었던 통제집단에 비해 주관적으로 인지한 수면의 질과 수면 시간이 향상되었고, 일하는 시간 동안의 졸림, 스트레스가 감소하였으며, 잠자리에 드는 시간에 불안과 스트레스도 역시 감소되는 효과가 있었다.

이 실험에 관련된 또 다른 연구는 노동시간 감소 전 후, 사회복지사들의 스트레스 대처에 대한 비교 연구로서, 사회복지사라는 특정 직업군들의 스트레스 대처 방식의 변화라는 측면에서 노동시간 감소의 효과를 평가한 논문이다. 저자들은 양적 분석을 통해 노동시간 단축은 사회복지사들의 직업적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직업적 생활이 사생활의 영역에 침범하는 정도는 낮춰준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논문에서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직업적 삶의 상황과 관계적 특성을 고려하면서 노동시간 감축이 이들의 스트레스 대처 방식에도 영향을 주는지 연구했다는 점이다. 연구에 따르면, 사회복지사는 노동시간 감소 이후 더 다양한 스트레스 대처 전략을 활성화해 자신의 대처능력을 증가시켰다, 또한 감정적 소진을 덜 경험하면서 긴급 상황에 대한 시간 관리를 더욱 조직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감축된 노동시간은 수면, 여가, 휴식 등에 직접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시간을 활용하는 방식을 포함하여 업무에서 오는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까지 높여주는 효과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소개할 논문은 스웨덴에서 2005년에 이루어진 노동시간 단축 실험 이후 10여년만인 2015년부터 이루어진 노동시간 단축 실험에 대한 결과 보고서, 23달 동안 6시간 근무하기- 감소된 노동시간에 대한 실험적 후속연구 이다. 이 실험 연구는 스웨덴의 예테보리시 (City of Gothenburg)에서 20152월부터 201612월까지 요양병원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는데, 근무시간 감축이 이 지역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경제적 측면을 포함하여 요양병원 근무 간호사들과 병원의 환자들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이 기간 동안 스바르테달렌(Svartedalens) 노인요양병원의 간호사들은 급여는 그대로 유지된 채 하루 6시간 근무했으며(실험집단), 스바르테달렌 병원과 비슷한 조건과 규모를 가진 예테보리시의 다른 요양시설의 간호사를 통제집단으로 설정하고 진행하였다.

최근의 이 실험설계와 분석이 이전의 연구 방법과 다른 점은, Best Practice Theory 라는 방법을 적용해 실험집단(하루 6시간 노동)에서 나타나는 긍정적인 결과들이 단축된 노동시간의 효과인지 아니면 환경적 요소 등 다른 요인에 의해 이루어진 효과인지를 측정한 데에 있다. 노동시간 감축은 간호사들의 피로감과 스트레스, 활력, -여가 양립, 기본적 육체 활동, 근골격계 증상, 일반적 건강상태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저자는 Best Practice Theory에 의한 실험설계 분석을 통해 노동시간 감축 자체는 6시간 노동하는 사람들의 건강상태를 유의미하게 향상시키기에 충분하지 않으며 어떤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영향력도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2시간의 노동감축이 제대로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정책들이 실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구자는 다섯 가지 영역에서 이러한 추가적 개입을 추천하는데, 1) 증가된 여가시간 동안의 건강한 신체 활동, 2) 건강한 음식섭취 습관과 양질의 음식, 3) 만족스러운 근무 환경 조성, 4) 지속가능한 건강한 일터와 그로 인한 근무자들의 권리 향상, 마지막으로 5) 장기적이고 효율적인 조직 운영이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연구는 앞선 스웨덴의 노동시간 단축 실험들보다 훨씬 앞서 핀란드에서 1996년부터 1998년까지 공공서비스 영역에서 이루어진 실험에 대한 연구 핀란드에서의 노동시간 감축 실험에 대한 연구 이다. 핀란드는 1990년대 초반에 경제 불황 속에서 실업률은 급등했고 공공복지의 비전이 불투명해지는 상황이었다. 노동시장의 전반적 위축과 사회 불안으로 인한 공공복지에 대한 요구는 높아지는 데, 반면 가용자원은 감소하고 있었다. 이 실험은 현재의 일자리를 다른 사람들과 나눔으로써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과부하를 줄이는 동시에 교육 수준이 높은 청년들의 실업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속에서 고안되어, 핀란드의 19개 지방자치단체들에서 3년간 실행되었다.

이 연구는 노동시간 감축이 건강뿐만 아니라 고용의 증가에도 영향이 있는지, 있다면 노동시간의 재편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효과가 가장 좋은지에 초점을 맞췄다. 이미 30년 전에 핀란드의 사회학자 파보 세페넨 (Paavo Seppänen)은 생산적인 조직은 12시간 운영되어야 하고 따라서 통상적인 하루 8시간 근무가 아닌 6시간 2교대제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있다. 특히 공공서비스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장시간 개방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데, 장시간 개방은 노동자들의 장시간 노동을 요구한다. 따라서 이러한 두 가지의 필요성을 모두 충족시키기 위해 6+6교대제가 제기된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저자는 6+6교대제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근무 시간 제도를 시행하고, 이들을 상호 비교한다.

노동시간의 단축은 가족적 삶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고, 다양한 방식의 근무 시간 중 6+6교대제가 가족생활뿐 아니라 본인들의 개인적 삶에도 가장 긍정적인 효과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간 감축의 효과는 노동 강도가 가장 컸던 사람들에게서 가장 크게 나타났다. 또한 노동자들의 노동윤리를 향상시키고 앱슨티즘 (뚜렷한 이유 없는 결근)을 줄여줌으로써 긍정적인 경제효과 역시 가져왔다.

사실 이렇게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에서 이루어진 수차례의 노동시간 단축실험을 통해 6시간 노동제는 그 긍정적 효과가 확인되었음에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폐지와 도입을 반복하며 아직 제도적으로 정착하지 못했다. 게다가 노동시간 단축이 노동자들의 삶과 경제적 측면에서 모두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명백히 뒷받침할만큼의 연구 자료가 충분히 축적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OECD 국가들 중 노동시간이 두 번째로 긴 한국에서도 최근 몇몇의 기업들이 주 4일제를 도입해, 노동시간 단축으로 자본축적의 위기를 극복하고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는 움직임이 있을 만큼 노동시간 단축은 세계적 흐름이 되었다. 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현재의 실험과 연구들은 한국에 단축된 노동시간이 제도적으로 정착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지 그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이다.

(신희주 회원(노동시간센터), 카톨릭대 사회학과)

 

 

 

 

[성명서] 화성 스리랑카 이주노동자 사망사건,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은 철저하게 조사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하라!

[성명서]

화성 스리랑카 이주노동자 사망사건,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은 철저하게 조사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하라!

 

또 이주노동자의 부고 소식이 전해졌다. 26일 새벽, 화성시 팔탄면 플라스틱 제품 제조공장에서 스리랑카 이주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사망한 노동자는 입사한 지 3개월이 지나지 않았고, 납품기한을 맞추기 위해 장시간 노동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먼 타국에서 삶을 마감한 고인에게 애도를,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를 보낸다.

-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은 철저하게 조사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하라.

지난 4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0년 산업재해 사고 사망 통계'에 따르면 전체 산재사고 사망자 중 이주노동자의 비율은 10.7%이다. 국내 노동자 중 이주노동자의 비율이 약 3%라는 점에서 볼 때 이주노동자의 산재 비율은 높은 수치라는 것이 확인된다. 고강도 장시간 노동, 열악한 노동·주거·의료 환경, 부족한 교육·훈련, 안전설비·장비 미흡 등 이주노동자가 처해있는 조건은 산업재해에 더욱 취약한 상황이다. 이주노동자의 산재 사망사고를 구조적인 문제로 봐야하는 이유이다. 이번 사고 역시도 마찬가지다. 일터의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노동조건은 어떠했는지, 안전설비와 장비는 제대로 작동했는지, 이를 다루기 위한 교육과 훈련이 진행되었는지, 납품기한을 맞추기 위한 무리한 노동은 아니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죽음의 이주화라는 말에 걸맞게 갈수록 높아지는 이주노동자 산재 사망률은, 이주노동자의 생존과 안전을 외면하고 있는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사건이 일어났을 때만 관심을 기울일 뿐 근본적인 대책과 대안 마련은 부재한 상황이다. 응급조치식 대책, 미약한 사업주 처벌은 또 다른 산재사고를 불러올 뿐이다. 언제까지 이주노동자들의 죽음을 이대로 방치할 셈인가.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은 이 사건을 계기로 경기지역의 이주노동자 고용사업장에 대한 안전 및 노동환경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산재 예방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26일 사망 사건 당시 현장에 같이 있던 스리랑카 이주노동자에 대한 대책 역시 필요하다. 현장에는 고인 외에 2명의 스리랑카 노동자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지만, 현재 어떠한 상황에 놓여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동료의 죽음을 곁에서 겪은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심리적인 안정과 위로이다. 두 노동자의 현재 상황에 대한 파악 및 안정과 치유를 위한 대책이 즉각 마련되어야 한다.

매번 산재 사망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임시처방만 하고 형식적인 조치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 우리는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이 철저하게 조사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은 산재 사망사고 철저하게 조사하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하라!

-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은 경기지역 이주노동자 고용사업장 안전 및 노동환경 전수조사 하라!

-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은 이주노동자 산재 예방 대책 마련하라!

- 사건 현장에 있던 이주노동자에 대한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

- 화성시는 이주노동자가 많은 소규모 사업장에 대한 안전관리대책 마련하라!

 

2021. 7. 28

 

민주노총 경기도본부, 이주노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경기운동본부(경기민예총(), 수원그린트러스트(), YMCA경기도협의회, YWCA경기지역협의회, 경기교육희망네트워크,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경기버스공동행동, 경기복지시민연대, 경기북부진보연대, 경기시민사회포럼, 경기여성단체연합, 경기여성연대, 경기자주여성연대,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경기정의평화기독교행동, 경기주권연대, 경기진보연대, 경기청년연대, 경기환경운동연합, 경실련경기도협의회, 노동당 경기도당, 다산인권센터, 민주노동자전국회의 경기지부, 반월시화공단 노동자권리찾기모임 월담, 사단법인 경기민예총, 사회변혁노동자당 경기도당, 성남평화연대, 수원 나눔의 집, 수원KYC, 수원YMCA, 수원YWCA, 수원매산지역아동센터, 수원민예총, 수원새벽빛장애인자립생활센터, 수원여성노동자회, 수원여성의전화,수원여성회, 수원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수원이주민센터, 수원일하는여성회, 수원지역 목회자연대, 수원진보연대, 수원청소년성인권센터, 수원환경운동센터, 수원환경운동연합, 안산노동안전센터, 일하는 2030, 전교조 수원 중등지회, 전교조 수원 초등 사립지회, 전국농민회총연맹 경기도연맹, 정의당 경기도당, 진보당 경기도당, 참교육을위한 학부모회 수원지회, 참교육학부모회경기지부, 천주교 수원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천주교 수원교구 정의평화위원회, 평화비경기연대, 풍물굿패 삶터, 하남희망연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화성희망연대),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더큰이웃아시아, 한살림경기서남부생활협동조합, 화성여성회, 화성이주노동자쉼터, 화성YMCA

 

 

[일터7월_특집3] 현장에서 느끼는 중대재해 보고서 공개의 필요성

현장에서 느끼는 중대재해 보고서 공개의 필요성

 

우리나라에서 발생되는 중대재해는 추락, 협착 등 재래형 사고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동일하거나 유사한 원인으로 중대재해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더 심각한 문제다.

현대중공업, 현대제철과 같은 대기업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노동자의 죽음, 중대재해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50인 미만 사업장에서의 노동자들의 죽음, 또 중대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건설현장에서의 죽음. 이들 죽음에 대한 사고원인과 예방대책이 중대재해보고서에 담겨 있다. 현 법과 제도 하에서 사업장 재해에 대한 사고원인 조사는 사망사고에 따른 중대재해에 대해 노동부와 산업안전보건공단이 실시하는 조사와 그 후 작성하는 중대재해 보고서가 유일하다. 그럼에도 중대재해가 끊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중대재해보고서가 공개가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중대재해 조사의 실태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감독관집무규정에 따라 해당 사업장에 감독반을 편성해서 작업중지 조치명령을 하고 중대재해 발생원인 등을 조사한다. 산업안전보건법 제56(중대재해 원인조사) 규정은 중대재해 원인조사의 근거를 규정하고, 동시에 산업재해 예방대책 수립을 그 목적으로 명백히 밝히고 있다. 그러나 실제 조사는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와 동시에 이뤄지면서 피의자인 회사의 권리만을 온전히 보장할 뿐이다.

작업중지명령 과정에서도 회사에는 자세한 설명을 하면서, 해당 노동자들과 노동조합에는 제대로 된 설명조차 하지 않는다. 중대재해에 대한 사고조사를 수사라는 미명 하에 회사의 안내와 설명을 들으면서 진행하지만, 노동자와 노동조합 및 유족의 참여를 철저히 배제시키고 있다.

중대재해조사의 목적은 사고의 직접적 원인이 사업주의 산업안전보건법 등 위반인지를 조사하고 처벌하는 데 있지만 예방대책 수립역시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방대책이 실효성을 갖기 위해서는 조사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라도 다양한 당사자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검토해야 한다. 더불어서 예방대책이 문서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정착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해당 기업뿐만 아니라 노동자와 노동조합이 주체로서 대책 실행여부를 점검하고 확인할 수 있도록 중대재해보고서는 공개되어야 한다.

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의 조사 과정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것을 떠올려보면, 협착사고로 노동자가 사망한 사업장에서 회사가 개선계획으로 가져온 것은 사망설비에 추가로 센서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조사를 마치고 작업중지를 해제한 경우가 있어 황당해한 적이 있었다.

해당 사고의 직접적 원인은 센서가 작동되지 않아서 설비가 멈추지 않은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심각한 문제는 대부분의 공정에서 트러블 조치, 설비점검 작업 중 안전작업수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사업장에서 단위 시간당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서 설비를 중지시킬 수 없었거나 작동이 되는 상태에서 작업을 해야 하는 구조에 대해서 간과하거나 조사조차 하지 않은 것이 근본적인 문제다. 이러한 조사와 대책만으로는 구조적으로 개선되지 않은 사업장에서 하루도 지나지 않아 다시 안전센서가 작동되지 않게 될 것은 눈에 뻔히 보인다.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구의역 사고, 태안화력 사고처럼 해당 중대재해가 사회적으로 알려지고 공론화 되어 시민대책위 및 진상조사단이 구성되는 경우에는 사고의 직접적 원인, 구조적 원인을 비롯해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한 활동을 통해서 사고의 근본적 대책까지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중대재해보고서는 3일 이내 조사만으로 작성되다 보니 근본적인 접근까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방 및 대책활동

현재 중대재해를 제외한 사고와 질병이 발생하면 노동부는 사업장에서 작성한 산업재해조사표를 받는다. 산업재해조사표에는 사업장 정보 및 고용형태, 재해자 정보 등의 기본정보와 더불어 재해발생 당시 상황, 재해발생 원인, 재발방지계획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해당 조사표는 조사와 보고의 주체가 사업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사업장에서 노동조합이 노동안전보건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사업주의 관점만 반영된 조사보고서가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해당 산업재해조사표에 대해서 노동부가 통계를 내거나 분석을 하거나 데이터베이스화하지 않고 있는 상태이다. ‘1:29:300 하인리히의 법칙300번의 아차사고가 발생하면 신체손상을 일으키는 29번의 경미한 사고가 발생하고, 1번의 중대재해가 발생한다는 이론으로써 사고예방에 있어서 대표적인 이론이다. 그러나 노동부가 산재사망을 감소시키기 위한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데 있어 이런 사고발생에 대한 실태분석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충청지역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해당 사업장 노동조합, 민주노총을 비롯한 지역단체 및 노동안전보건활동가들이 공동대응을 하기 위해 2~3년 전부터 논의를 해오고 있다. 그 과정에서 난관에 봉착하는 경우 중 하나는 노동조합 내 노동안전보건활동에 대한 역량이 축적되지 않는 것을 확인하는 때다. 보고서가 공개된다면 다양한 사례 검토를 통해서 산업재해 예방활동 및 대응활동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중대재해보고서 공개운동으로 나가자

중대재해보고서 공개가 필요한 이유는 사고와 관련해 노동부가 유일하게 생산하는 공식적 문서이며 사고조사의 방법과 기술 등의 노하우가 축적된 문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보고서 공개가 보고서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사고의 직접요인 및 기술적 요인, 그리고 구조적인 원인을 조사해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이행여부에 대한 확인이 이루어지고 강제되어야 보고서의 궁극적인 목적이 달성될 수 있다.

어느 누구도 소중하지 않은 목숨은 없다. 사업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 중 사회적 관심을 받았거나, 노동조합 및 지역차원에서 대응했던 사건들에 대해서는 최소한 억울한 죽음을 밝힐 수 있었다. 그러나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 중소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이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은 신문 단신 하나로 끝나게 된다. 지역차원에서 대응을 해보려 해도 사업장 정보나 사실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개입조차 차단되는 경우가 있었다. 따라서 중대재해보고서를 공개해 지역사회에서 해당 죽음의 실태라도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개입을 모색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태진 회원,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노동안전보건부장)

 

 

[일터7월_특집2] 중대재해조사보고서 공개의 필요성에 관하여- 무엇을 바탕으로 예방하고, 무엇을 근거로 처벌할 것인가?

중대재해조사보고서 공개의 필요성에 관하여- 무엇을 바탕으로 예방하고, 무엇을 근거로 처벌할 것인가?

 

중대재해 원인조사와 중대재해조사보고서

우선 개념과 명칭을 명확히 정리해보자. 현재 중대재해(조사)보고서라는 문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이라 한다)은 중대재해 발생시 고용노동부장관이 그 원인을 규명하고 산업재해 예방대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중대재해 원인조사에 대한 근거를 두고 있다(56). 산업재해 중 사망 등 재해 정도가 심하거나 다수의 재해자가 발생한 경우로서 산안법상 중대재해’(법 제2조 제2, 시행규칙 제3)가 발생했을 때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법상 조치 중 하나다. ‘중대재해 원인조사시에는 현장을 방문하여 조사하고 재해조사에 필요한 안전보건 관련 서류 및 목격자의 진술 등을 확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등의 조사 내용에 관한 근거도 있다(시행규칙 제71). 고용노동부는 이와 같은 중대재해 원인조사의 일환으로 관련 조사 업무를 안전보건공단에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안전보건공단은 그 조사의 결과물을 재해조사 의견서라는 명칭의 문서로 작성하여 고용노동부에 제출하고 있다.

그런데 고용노동부의 요청에 따라 안전보건공단이 수행한 중대재해 원인조사의 결과를 담은 재해조사 의견서, 이상하게도 중대재해 발생으로 인한 고용노동부의 산업안전보건범죄 수사 과정에서의 자료로만 활용될 뿐 위 조사의 구체적 내용은 어디에도 공개되지 않고 있다. 수사자료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는 논리이다. 극히 일부의 내용이 지극히 일반적인 수준으로 재가공되어 재해사례별 또는 유형별 미디어 자료로 공개되고 있으나, 중대재해 원인 규명 및 산업재해 예방대책 수립을 위한 진정한 의미의 중대재해 원인조사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정리하면, 산안법상 중대재해 원인조사는 법문 그대로 중대재해 원인 규명 및 산업재해 예방대책 수립을 위한 제도이기에, 형사처벌을 위한 수사 절차로서의 조사로 한정 해석될 이유가 전혀 없고 그 조사를 거쳐 작성된 문서 역시 수사자료로서의 의미만을 가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고용노동부는 중대재해 원인조사를 근로감독관의 수사에 참고하기 위한 과정으로 축소한 채 이를 비공개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공개를 요구하는 중대재해조사보고서는, 첫 번째 기고글에서 담고 있는 바와 같이 근본적인 사고 원인을 포함한 진정한 의미의 중대재해 원인조사의 결과물이고, 제도의 목적에 맞게 그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점을 우선 밝혀둔다.

중대재해조사보고서 공개의 의의 및 활용 지점

그동안에도 중대재해 원인조사를 충실히 진행하고 그 결과를 공개할 필요성에 대한 현장과 전문가들의 요구는 있었지만, 작년에 제정 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이라 한다)을 고려하면 그 필요성은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 법의 제정이유, 기업의 조직문화 또는 안전관리 시스템 미비로 인해 일어나는 중대재해사고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사고의 원인에 대한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파악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중대재해조사보고서 공개의 문제는 어떻게 하면 중대재해처벌법이 실제 현장에서 작동되고(위하력/예방), 적용될 수 있을까(처벌)에 대한 문제와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2(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2. “중대산업재해산업안전보건법2조제1호에 따른 산업재해 중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결과를 야기한 재해를 말한다.
.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
.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
.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


4(사업주와 경영책임자등의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은 사업주나 법인 또는 기관이 실질적으로 지배ㆍ운영ㆍ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종사자의 안전ㆍ보건상 유해 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특성 및 규모 등을 고려하여 다음 각 호에 따른 조치를 하여야 한다.
1.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구축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
2. 재해 발생 시 재발방지 대책의 수립 및 그 이행에 관한 조치
3. 중앙행정기관ㆍ지방자치단체가 관계 법령에 따라 개선, 시정 등을 명한 사항의 이행에 관한 조치
4. 안전ㆍ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에 필요한 관리상의 조치
1항제1호ㆍ제4호의 조치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6(중대산업재해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등의 처벌) 4조 또는 제5조를 위반하여 2조제2호가목의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은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경우 징역과 벌금을 병과할 수 있다.
4조 또는 제5조를 위반하여 제2조제2호나목 또는 다목의 중대산업재해에 이르게 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항 또는 제2항의 죄로 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 이내에 다시 제1항 또는 제2항의 죄를 저지른 자는 각 항에서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중대재해처벌법위반죄의 구성요건은,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이 중대재해처벌법 제4조 또는 제5조에서 정한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위반할 것, 동법상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할 것, 의무 위반행위와 중대산업재해 발생 간의 인과관계가 존재할 것 등이다. 특히 경영계는 위 의 구성요건과 관련하여 명확성의 원칙 및 포괄위임입법 금지원칙 위반 등을 들고 나오고 있어 향후 해석 다툼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의 구성요건, 즉 동법 제4조의 안전·보건 확보의무의 내용과 범위를 해석하는데 있어, 재해가 발생한 사업장에서의 해당 중대재해 조사 결과는 물론이고 동일 사업장에서 이전에 일어난 사건의 조사 결과 및 동종 업종의 중대재해 조사 결과 등이 기준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중대재해 발생원인 조사 결과들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법원과 수사기관에서 해당 사업장이 제4조 제1항 각호에 따른 조치들을 얼마나 타당하게 했는지 평가하고 법 위반 여부를 판단하거나, 사업장에서 각호의 예방조치들을 현장에 적용하고 조치의 적절성을 스스로 피드백하는 과정이 얼마나 가능할지 의구심이 든다.

물론 제1호와 제4호에 대해 시행령으로 구체적인 사항을 정하겠지만, 여전히 중대재해조사보고서 등 중대재해 조사 결과의 구체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이 위 각호에 따른 조치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였는지, 설령 이행하였다고 하더라도 구체적인 이행의 내용이 적절하고 타당한지를 판단해야 한다. 그래야 조치가 내실 없이 형식적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가령 단순히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이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 및 예산 등 안전보건관리체계의 형식을 갖추고 이에 관한 이행조치를 재량껏 했다는 것만으로(1), 또는 재해 발생 시 재발방지 대책 수립의 형식을 갖추고 이에 관한 이행조치를 어느 정도 하기만 한다면(2), 안전ㆍ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에 필요한 관리상의 조치를 형식상 내지 임의로 이행하였다고 해서(4)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안전·보건확보의무를 다했다고 평가하는 것은 이 법의 입법취지에도 부합된다고 볼 수 없다.

중대재해조사의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중대재해처벌법위반죄 구성요건의 명확성을 확보하기 위한 해석 전략으로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된다.

대법원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의 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처벌법규의 구성요건이 명확하여야 한다고 하여 모든 구성요건을 단순한 서술적 개념으로 규정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다소 광범위하여 법관의 보충적인 해석을 필요로 하는 개념을 사용하였다고 하더라도 통상의 해석방법에 의하여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인 법감정을 가진 사람이면 당해 처벌법규의 보호법익과 금지된 행위 및 처벌의 종류와 정도를 알 수 있도록 규정하였다면 처벌법규의 명확성에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어떠한 법규범이 명확한지 여부는 그 법규범이 수범자에게 법규의 의미내용을 알 수 있도록 공정한 고지를 하여 예측가능성을 주고 있는지 여부 및 그 법규범이 법을 해석·집행하는 기관에게 충분한 의미내용을 규율하여 자의적인 법해석이나 법집행이 배제되는지 여부, 다시 말하면 예측가능성 및 자의적 법집행 배제가 확보되는지 여부에 따라 이를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법규범의 의미내용은 그 문언뿐만 아니라 입법 목적이나 입법 취지, 입법 연혁, 그리고 법규범의 체계적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해석방법에 의하여 구체화하게 되므로, 결국 법규범이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는 위와 같은 해석방법에 의하여 그 의미내용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해석기준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대법원 2014. 1. 29. 선고 201312939 판결 등)고 판시하고 있다.

수사기록에 편철되어 해당 사건 수사를 담당한 검사와 근로감독관만 참고하고 사라지는 깜깜이조사가 아니라, 기업과 노동자가 무엇이 중대재해의 원인인지 인지하도록 하여 관련 법령상 무엇이 금지되고 무엇이 필요한지 충분히 예측가능케 하는 토대로 기능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중대재해처벌법이 기업 내에서 위하력을 가지고 재해예방의 기제로 작동하고 중대재해 발생시 처벌을 위한 근거로서 적용되기 위해서는,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사고의 원인이 규명되고 현장에서 그 내용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중대재해 원인조사 완료 후 개인정보만을 삭제한 채 즉시 일반에 공개하여 현장에서 가급적 빨리 원인을 파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재해조사 결과에 기반해 도출한 재해예방 대책 등의 내용을 해당 사업장과 동종 업종 사업장들에 고지하고, 행정지도 등을 통해 그 이행을 점검하도록 하는 것도 시급히 고려해야 한다.

또한, 기존 산업안전보건법 체계 내에서도 공개된 중대재해조사 내용을 활용하여 재해예방을 위한 안전보건관리체제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위험에 대한 사업장 내 통제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노사 동수로 구성된 산업안전보건위원회는 사업주의 중대재해 원인조사 및 재발방지 대책 수립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해야 하는데, 이 때 고용노동부의 중대재해조사보고서의 내용은 중요하게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

(박다혜 회원,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

[일터7월_특집1] 중대재해 조사 보고서, 지금 이대로 충분한가?

중대재해 조사 보고서란?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근로감독관은 현장에 방문해 재해발생 원인조사와 재발방지 대책수립에 관한 조사를 진행한다. 이때 전문적·기술적 자문을 위해 재해조사에 참여하는 안전보건공단(이하 공단)의 해당 분야 전문가가 작성한 보고서(재해조사 의견서)를 참고한다. 이를 가리켜 중대재해 조사 보고서(이하 중대재해 보고서)’라 한다. 즉 중대재해 발생의 원인 규명 및 동종·유사 사고 방지를 위해 고용노동부에서 실시한 공공·행정 조사의 결과물이 중대재해 보고서다.

사고예방은 재해로부터 배운다라는 말이 있다. 안전보건활동의 상식이자, 중대재해 보고서 작성의 이유다. 하지만 오늘날의 중대재해 보고서는 세상에 온전히 드러나지 않는다. 결국 우리는 재해예방에 가장 기초가 되는 자료를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하는 셈이다. 그나마 다행인 부분은 고용노동부에서도 중대재해 보고서가 공개되지 않는 현재의 심각성을 일부나마 자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용노동부 산하의 공단에서 2020년 실시한 연구에서 기존 중대재해 보고서의 질적 측면의 한계와 함께 제한적인 수준이나마 재해조사 보고서 공개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일터7월호의 특집을 통해 중대재해 보고서 공개의 필요성은 충분히 다뤄질 것이므로 본 고에서는 관행적으로 행해지는 현재의 중대재해 조사 및 중대재해 보고서의 문제를 짚고자 한다.

도대체 중대재해 보고서는 작성하는 것일까?

앞서 언급했듯이 중대재해 보고서는 중대재해에 대한 공공·행정 조사의 결과물이다. 즉 중대재해라는 막중한 결과의 근본적인 원인을 밝히고, 해당 현장뿐만 아니라 수많은 일터의 재해예방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다시 한번 중대재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이유를 되짚는 이유는 중대재해 보고서가 자료로 활용되기는커녕 조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중대재해를 대하는 고용노동부의 태도부터 살펴보자. 우선 일반재해 경우 사업주가 재해발생 신고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하는 것으로 모든 처리 절차가 끝난다. 사망사고가 아니라면, 민원이 접수되지 않는 한 고용노동부에선 별도의 현장조사를 실시하지 않아도 된다. 이러다 보니 사업주가 재해발생 신고서에 재해 원인을 노동자의 과실이나 부주의 등으로 작성해, 피해자에게 재해의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일이 발생하곤 한다.

그러나 중대재해는 다르다.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 56조 제1항에 따라 고용노동부에서 직접 원인조사에 나서고, 동종·유사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고자 한다. 즉 일반재해와 달리 중대재해만큼은 산안법과 그 시행규칙에 조사 필요성과 처리 근거가 마련돼 있다.

어째서 중대재해는 고용노동부 차원의 별도 규정이 마련돼 있는 걸까? 그 이유는 무척이나 자명하다. 인간의 생명은 다른 어떤 가치보다 소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 한 명이라도 일터에서 죽음에 이르러서는 안 되고, 2명 이상의 노동자가 3개월 이상의 치료를 받을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발생시킨 사고에 대해서도 간과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한 사업장에서 10명 이상 동시에 다치거나 질병에 노출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면, 이 또한 우리 사회가 모른 척 지나칠 수 없다.

중대재해는 결코 운이 없거나 불가피한 상황에 의해 발생하는 게 아니다. 흔히 호도하듯이 노동자의 실수나 부주의로 발생한 게 아니라 안전보건 관리의 총체적 부실로 인한 결과가 드러난 것이다. 그렇기에 해당 사업장의 안전관리를 전적으로 자율성의 영역에 맡겨서는 문제해결이 쉽지 않다. 이 같은 문제의식하에 근로감독관의 직접조사와 공단의 자문이라는 행정력을 동원해, 재해발생의 원인을 철저히 규정하고 동종·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고용노동부가 실시하는 중대재해 조사는 산안법 시행규직 제3에 명시된 경우로만 국한된다. 직업병이나 직업성 질환과 관련한 조사는 보상을 위한 공단의 재해조사와 역학조사로만 갈음되고 있다. 또한 중대성이 심한 부상자가 다수 발생하더라도 의료기관에서는 최초 진단 시 3개월 이상의 요양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쉽게 내리지 않는다. 결국 대부분의 중대재해 보고서가 사고사망에 한정돼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한계를 참작할 경우, 사고사망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중대재해 조사는 제대로 이뤄지고 있을까? 여기에는 그렇다, 아니다로 답하기 곤란하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답하자면, 중대재해 보고서가 세상에 온전한 형태로 드러나지 않아 그 여부를 따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앞서 제시한 재해조사 보고서의 질적 제고를 위한 연구에서 일부나마 그 실태를 엿볼 수 있다. 중요한 지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현행 중대재해 조사 보고서의 한계

공단의 연구보고서를 살펴보기에 앞서, 중대재해 조사는 조사인가 아니면 수사인지 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중대재해 보고서와 재해조사 의견서를 작성하는 근로감독관과 공단 전문가는 보고서 공개에 우려를 표한다. 중대재해 보고서는 수사자료이고, 재판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재판 등 송사에 대한 부담은 조사내용의 손질로까지 이어진다. 즉 검찰의 기소 자료로 활용되는 산안법 법령 위반 자료 이외에 조사내용은 근로감독관에 의해 수정되거나 의견 조율이라는 형태로 수정을 요구받고 있었다. 이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담당자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채, 산업안전보건규칙 조항을 중심으로만 작성되는 한계로 작용한다.

5년간의 재해조사 의견서를 검토하고 분석한 연구에서는 재해조사 의견서의 내용상 문제를 언급한다. 재해 발생 과정이나 조사 및 확인 내용은 비교적 상세히 기술되지만, 재해 원인과 대책은 매우 단순명료하게 작성된다. 또한 작성 방법이나 재해조사 규정이 표준화돼 있지 않은 탓에 중대재해 보고서의 질이 들쑥날쑥하다. 특히 공단의 중대재해조사 실무 핸드북(2019)에서는 중대재해 보고서의 현장 확인 내용 및 분석항목에 총 12가지 요소에 관한 기술을 권하지만, 이조차 충실히 진행되지 않았다. 이는 7일로 한정된 재해조사 기간이라는 또 다른 문제와 연결되는 문제이다.

이외에도 고용노동부에서 재해조사에 한 명도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7.6%(56)에 이르는 것 조사 기간이 90.2%(668)3일 이내로 단순 현장 조사만 이뤄지는 것 중대재해 발생의 원인 수도 1~2개의 원인으로 작성된 게 63.8%(47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산안법 위반 법 조항 없이 원인만 (추락방지망 설치 미비, 방호물 설치 불량 등) 기술한 게 83.8%(62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단순한 기술적 관리 원인을 지적한 보고서가 98.4%(611)인 것 재해예방대책 제시에서도 1~2개로 작성된 게 56.7%(420)건에 달하고, 이조차 없는 보고서도 0.8%(6)나 되는 것 재해발생 대책에 교육적 대책의 필요성을 언급한 보고서는 1~2건을 포함한 게 9.3%(64)에 그치는 것 등이 문제임을 언급한다.

어떻게 보강할 것인가?

공단의 자체 용역연구 결과를 통해 제한적이지만, 그동안 중대재해 조사가 얼마나 허술하게 진행됐는지가 여실히 드러났다. 지금껏 관행적으로 이뤄졌지만 중대재해 조사와 중대재해 보고서는 재해감소와 동종·유사 사고의 재발 예방에 있어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다. 재해조사의 보강과 중대재해 보고서 작성의 본래 목적 달성을 위해 몇 가지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노동자 참여 보장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실제 사고를 유발한 현장의 실태가 가감 없이 고스란히 드러나야 한다. 이러한 실체적 기반 위에서 예방대책이 마련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재해조사 과정에서 해당 사업장의 노동자 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돼야 한다. 현재의 참고인 조사만으로는 불충분하다. 또한 안전보건활동 경험이 풍부한 지역 및 인근 사업장의 명예산업안전감독관이 재해조사와 예방대책 수립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둘째, 재해조사의 표준화다. 지금의 조사는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조사, 사고를 유발한 기인물 조사로 한정된다. 하지만 안전대책은 노동자의 실수가 사고로 이어지지 않기 위한 것이며, 노동자의 불안전한 행동과 관리적 대책이나 조직문화 등 간접적 원인 등을 전제로 이뤄지는 조치여야 한다. 따라서 조사의 내용을 확대하고 표준화해야 한다.

셋째, 재해조사 결과의 전면 공개를 전제로 중대재해 조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전면 공개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현재의 상태처럼 관행적인 조사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과연 우리 사회에 전면적으로 공개되는 재해조사라면, 이렇게 한정적으로 조사를 할 것인지를 되물어야 한다. 이를 통해 재해조사 과정에서 누락하거나, 미처 조사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보완하도록 해야, 재해조사가 내실화를 기할 수 있을 것이다.

(손진우 상임활동가)

[건강한 노동이야기] 주 30시간 일하는 사회, 자본주의에서 가능할까

이번 건강한 노동이야기는 연구소 운영회원이신 신희주님의 글입니다.

한국은 주 40시간 노동제이지만 현실은 52시간 근로시간 상한제조차도 온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북유럽의 노동시간 단축 실험은 앞으로 인간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일터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는 점에서 유의하게 봐야할 내용인거 같습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https://www.vop.co.kr/A00001585651.html

 

[건강한 노동이야기] 주30시간 일하는 사회, 자본주의에서 가능할까

주120시간 일하자는 어떤 대선후보 발언은 글로벌 트렌드에 역행한다

www.vop.co.kr

 

2021년도 한노보연 노동보건 연구공모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2021년 노동보건 연구 공모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약칭 한노보연)는

노동자의 건강권 확보와 노동자의 노동소외를 극복하기 위해 활동하는 단체입니다.    

그간 연구공모사업을 통해 청소년 노동 및 출판노동자 실태조사, 산재환자 복귀 연구, 한계기업 노동자의 역경 극복 과정 연구, 과로자살 사례비교, 노동안전보건 영상 제작 등을 지원했습니다. 또한 주간연속 2교대제 변화의 영향, 작업중지권 실태 조사 등의 자체 연구를 시행하기도 했습니다.

노동자 건강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기여하고자 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지원서양식_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독자연구공모.zip
0.03MB

 

1. 공모 주제 및 연구내용 ( 1)

- 노동보건과 관련된 자유주제이나, 현장참여연구/여성노동건강권 주제인 경우 각각 항목에 대한 가점 부여

 

2. 지원 자격

노동자 건강에 관심이 있는 개인 및 단체

 

3. 접수 시기

2021.7.23(금)~2021.9.10(금) 자정까지 

 

4. 공모 심사 및 채택 통보

1) 심사 : 2021.9.13.(월)~2021.9.17(금) 자체 심사

2) 통보 : 2021.9.20(월) 전화 또는 메일로 안내 

*심사 과정에서 연구자와 협의하여 연구계획이 수정 또는 보완 후 채택할 수 있습니다.

 

5. 연구 기간

6개월~1 (제출된 연구계획서에 따라 조정될 수 있습니다)

 

6. 연구비 지원액

- 500만원 내외로 심사에 따라 조정될 수 있습니다

- 지원비 지급 시기는 연구 계획에 따라 조정될 수 있습니다

 

7. 연구결과 제출

연구가 종료된 후 2주 이내에 연구보고서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에 전자 파일로 제출합니다.

 

8. 연구 과정 공유

연구 진행시 연구과정에 대한 진행 경과를 공유하여야 하며 1회의 중간보고서 제출을 합니다.

 

9. 연구결과 공유

1) 연구결과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내부토론회 또는 공식연구발표(최소 1회 이상)를 통해 공유되고 보고서 전자 파일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2) 연구보고서에는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의 연구 지원이 명시되어야 합니다.

 

10. 공모 방법

구비서류를 첨부하여 이메일로 접수

(서류접수는 이메일로만 받습니다. 공식창구로 접수되지 않은 지원은 받지 않습니다)

 

11. 갖추어야 할 서류

소정의 서식에 따른 연구 공모 지원서, 연구계획서, 예산 계획서 등 필요한 사항



12. 문의 사항

kilshlabor@gmail.com 

[토론회 자료집]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령 긴급 토론회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령 긴급 토론회

○ 일시 : 2021년 7월 15일 목요일 오전 10시
○ 장소 : 금속노조 4층 회의실 
○ 주최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운동본부 
○ 온라인 생중계

1. 취지
-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령이 7월12일 입법예고 되었습니다.  5인 미만 적용제외 등 ‘반쪽짜리 법안’으로 지탄받아 왔으나, 경영계의 요구를 수용한 시행령에서 핵심대책을 제외하면서 경영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습니다.  
- 이에 현장의 실태를 기초로 시행령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제기하고, 온전한 시행령 제정을 촉구하는 긴급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 토론회에서는 시행령 입법예고안에 대해 2인1조, 과로사, 하청, 특수고용노동자의 현장실태에 기초한 토론이 진행됩니다. 직업성 질병의 시행령 문제점을 제기하는 전문가, 피해자 유족, 재해 관련 시민단체 등이 참석합니다. (끝) 

2. 긴급 토론회 순서 

- 여는 말 : 이태의 민주노총 부위원장.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운동본부 집행위원장
- 발제 :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령 내용과 문제점 
- 산업재해 : 민주노총 최명선 노안실장
- 시민재해 :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운동본부 오민애 변호사

토론 
- 2인1조, 안전인력 확보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령의 문제점  - 공공운수노조
- 노동자 관점에서 바라본 공중교통 재해 시행령 문제점 – 공공운수노조 조성애 노안국장
- 과로사, 특수고용노동자와 시행령의 문제점 – 서비스 연맹 택배노조 진경호 위원장
- 화학물질 시민피해와 시행령의 문제점 – 화학물질 감시단체 건생지사 기획국장 현 재순
- 직업성 질병 시행령의 문제점 – 이진우 직업환경의학의 의사
- 피해자와 유족이 바라보는 시행령의 문제점 – 김미숙 김용균 재단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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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안전보건단체 공동 입장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은 더 망가졌다

[노동안전보건단체 공동 입장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으로 중대재해처벌법은 더 망가졌다

추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흰 눈 보다는 차가운 눈으로 더 기억되었던 농성장에서 버티며, 배고픔보다는 살려낼 수 있는 목숨을 기약하며 많은 이들이 함께 중대재해처벌법을 만드는 투쟁을 했다. 그랬기에 더욱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안전사회를 위한 첫 발을 내딛는 법을 만들었다는 것을 위안삼고 투쟁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중대재해처벌법을 세부적으로 적용할 기준을 담은 시행령은 어떠해야 한다는 우리의 의견을 냈다. 산안법 시행령처럼 중대재해처벌법을 더 망가뜨리는 시행령이 나오지 않기를 바랐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시행령은 우리의 기대를 무너뜨렸다. 

“안전보건관리자를 배치하고 관련 예산을 편성하면 경영책임자의 의무를 한 것이고,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감독하는 것은 외부기관에 위탁할 수 있도록 하고, 
24개 직업성 질병으로 1년에 3명 이상 발생해야 중대산업재해 질병으로 인정되고, 
몇 년이 걸릴지도 모르는 재판이 끝나야만 재해발생 사업장을 공개하고,
공연을 보다가 불이 나고 건물이 무너져도 중대시민재해가 아니고,
공중이용시설과 공중교통수단의 운영과 관리를 하도급 위탁할 경우 원청이 해야 할 책임은 모호하고, 
연료 제조물에 의한 중대시민재해는 12개 법령으로 최소화되고, 느닷없이 사업장 규모에 따라 의무면제를 해주고 있는“ 시행령이다.  

안전보건관리자 배치하면 재해가 예방되나

시행령에는 경영책임자들이 재해예방을 위해 어떤 조치들을 해야 하는지가 담길 것이라는 기대는 애초 무리였던 것일까.
고 김용균노동자, 구의역 김군, 혼자 일하다 다음날 시신으로 발견된 건설노동자, 파쇄기 위에서 혼자 작업하다 맞은 죽음, 압축기계에 낀 채 발버둥 치다 도와줄 사람 1명이 없어서 사망한 노동자 들이 매일 매일 생기고 있다.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2인 1조라도 가능하게 노동자를 더 채용 배치하고, 작업량과 작업시간을 조정하고, 사업장 전반의 작업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김용균 노동자의 사고가 있었던 점검구에 없던 뚜껑을 달아두는 것으로 재해가 예방되지 않는다. 점검구에 몸을 집어넣지 않고 작업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개선이며, 2인 1조 작업조를 편성하는 것이 재해를 예방하는 것이다.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이 아니라 안전보건 업무인력으로 한정하는 순간 인력부족에 따른 필연적인 장시간 노동이 해결되지 못하여 과로사망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어떤 심한 질병이라도, 살아있다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대상이 아니다?

뇌심혈관질환, 직업성암 등으로 사망하면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적용이 되지만 사망하지 않으면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급성중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업성 질병이 무엇인지 밝힌 시행령에서는 근골격계 질환, 소음성 난청 등은 아예 적용대상이 되지 않도록 해놨다. 
그리고 중대산업재해 관련 관계 법령에 대해 지난 9일 정부는 브리핑을 하면서 안전보건 관계 법령을 말하면서 근로기준법이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으면서 직장 괴롭힘이나 탄압 등에 의한 자살은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받지 못한다. 중대재해로 인정받기 위해 죽어야 한단 말인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재판종료 후 공표가 무슨 의미인가 

중대재해발생 사업장을 공표하는 것은 그 자체로 사회적 처벌이다. 어디서 어떤 일이 있었다는 것을 밝히는 것만으로 예방의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1심이 끝나는데도 1~2년이 걸리는 상황에서 최종 형이 확정된 다음에 공표하겠다는 것은 아무 의미없는 요식 행위일 뿐이다. 
그리고 경영책임자들에 대한 교육도 마찬가지다. 법을 몰라서 재해를 일으켰을까? 노동자, 시민, 피해자, 피해가족의 존엄성을 인정하고 예의를 갖추지도 않는 경영책임자들의 기본적인 시각을 바꾸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 그렇지 않고 배우는 법은 어떻게 하면 다음에는 걸리지 않을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기회가 될 뿐이다. 

중대시민재해로 규정되기는 하는 건가

본 법에 사업장 규모에 따른 의무의 제한을 두지 않았는데 시행령에서는 원료제조물 분야에서 제외되는 사업장규모를 정했다. 거기에 적용되는 원료 제조물의 종류도 12가지로만 제한함으로 공중이용시설과 공중교통수단의 협소한 규정과 더불어 시민재해라고 할 수 있는 경우를 줄여놓았다. 강연이 이뤄지는 장소, 공연장소,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가 있었던 철거현장도 모두 공중이용시설로도 공중교통수단으로도 포함되지 않는다. 교육시설인 유치원이나 학교 등도 빠져있다. 학교에서 재해가 발생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 평소에 누가 안전보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누가 평소에 관리감독을 해야 하는가. 

우리는 이런 시행령을 받아들일 수 없다. 제대로 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다시 모두의 행동을 준비하고 시작해야겠다. 

시행령을 개정하자! 제대로 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으로 개정하자!

2021년 7월 14일

(사)김용균재단/노동건강연대/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 반올림/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일과건강/충남노동건강인권센터 새움터/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210714_처벌법시행령 노안단체 성명서_보도자료.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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