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국과수가 해야 할 일은 사인을 밝히는 것이지 택배노동자 과로사 폄훼가 아니다

<성명>

국과수가 해야 할 일은 사인을 밝히는 것이지 택배노동자 과로사 폄훼가 아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창설 목적에서 드러나고 있듯이 ‘범죄수사 증거물에 대한 과학적 감정 및 연구활동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고 범인을 검거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다. 그런데 10월 29일자 문화일보 기사를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경찰청에서는 “정확한 사망 경위는 국과수의 서면 검증이 완료돼야 알 수 있을 것”, “1차 구두 소견에 따르면 현재까지 과로사와 관련해 인과관계가 검증된 부검 대상자는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올 해 확인된 택배노동자 과로 사망만 14명에 이르고 있고 앞으로 또 어떤 사망이 일어날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는 노동·시민사회단체의 마음에 불을 지르는 기사이다. 


읽은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우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과로와 노동자 사망 간 인과관계를 부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이다. 의료인들의 입장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최종 결론이 난 것도 아닌 상황에서 경찰에 1차 구두 소견을 통해 ‘인과관계가 검증된 부검 대상자가 한 명도 없다.’고 밝힌 이유는 무엇인가. 경찰이 아직 마무리가 되지 않은 조사를 닦달해 의견을 빨리 내라고 채근했거나 국과수가 최종 검증이 완료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결과를 조기 발표해야만 했던 이유가 있을 것이다. 또는 문화일보에서 오보를 내는 실수를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내용이다. 


그 이유는 앞서 지적 했듯이 부검을 통해 과로와 사망 간 인과관계를 밝힐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는 많은 선행연구를 통해 높은 인과관계를 검증해 왔고 확인된 바에 따라 과로와 질병 간 인과관계가 밝혀지면 산업재해로 인정하고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별표 3과 고용노동부 고시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에 따르면 최근 사망한 택배노동자의 대부분은 명확히 과로사 한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돌연사가 발생했거나 심장 통증을 호소하다가 사망한 노동자들은 충분히 ‘심근경색’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고 모두 주당 60시간 내외의 노동은 기본이었고 여기에 야간노동, 옥외노동을 수행하였기 때문에 노동시간이 30% 가산된다. 과로할 수밖에 없었던 업무 조건에 심근경색증이 동반되었다면 이는 빼도 박도 못하는 과로사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살을 선택한 노동자의 경우도 과로사가 분명하다. 유서가 명확한 단서이다. 대리점주로부터 가혹한 경제적 위협행위를 받았고 불법적인 ‘보증금 묻기’가 이루어졌고 이 때문에 생활고를 겪어야 했고 결국 빚, 도저히 벗어날 수 없는 빚의 무게 때문에 노동자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건 분명 직장 내 괴롭힘이고 이 때문에 사망한 것이다. 이 또한 현행 산업재해 인정기준에서도 충분히 인정하고 있는 과로사에 해당한다. 


따라서 국과수의 역할은 최종 결론도 안 난 사건을 유포하거나 부검을 통해 장시간 노동의 인과관계 밝혀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사망 노동자들의 사인을 분명히 밝혀내는 것이 진짜 해야 할 역할이다. 또한 경찰의 경우 나오지도 않을 결과를 다그쳐 내라고 닦달을 할 것이 아니라 과로사의 근본원인인 장시간 노동, 장시간 노동에 더한 옥외노동, 야간노동을 무리하게 지시한 원청과 원청의 요구를 가감 없이 받아 수행한 대리점주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는 것이 진짜 해야 할 일이다. 언론은 국과수가 불러주거나 경찰이 과도하게 중간결과를, 그것도 구두로 이루어져 신뢰하기 어려운 결과를 발표하는데 단 한 조각의 의심도 없이 그대로 옮겨 적는 기사작성 과정을 반성해야 한다. 남들이 주는 기사를 의심하거나 팩트인지를 확인할 능력이 없다면 언론의 기능을 잃은 것이다. 


건강하던 노동자가 힘들다는 말을 하다가 어느 날 유언도, 유서도 없이 우리 주변에서 스러져 가고 있는 황망한 상황을 겪고 있는 이 때 생뚱맞은 언론의 보도 내용은 그 저의를 의심하게 한다. 분노에 가득 찬 모두에게 ‘웃기지마, 그 농민의 진짜 사인은 심정지야’라고 했던 과거 어느 대학병원 교수의 사망진단서를 보는 느낌이 드는 것은 아직도 우리 사회가 정상사회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과수, 경찰, 언론은 더 이상 택배노동자들의 죽음을 폄훼하지 말라. 아무 이유 없이 죽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상상 자체가 불쾌하기 짝이 없다. 연이은, 더 이어질지도 모를 택배노동자의 죽음에 통탄해야 한다.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라. 시민사회는 눈 부릅뜨고 똑똑히 지켜볼 것이다. 

2020. 10. 29

과로사아웃공동대책위원회·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건강한 노동이야기] 야금야금 빼앗기고 있는 노동자의 근로조건 결정권(2020.10.27, 유선경, 민중의 소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서는  ‘근로자대표제도 개선에 관한 노사정 합의문’을 전원일치로 의결했다.노사협의회 위원들에게 근로자대표 권한을 주겠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현실에서 근로자대표가 ‘활용’되는 것은 공휴일을 연차휴가로 대체할 때처럼 근로조건 후퇴에 ‘동의’ 할 때이다. 사용자들은 노동자들에게 일일이 개별적으로 동의를 받지 않고도, 선출(?)된 근로자대표의 동의만 있으면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후퇴시킬 수 있다.

노동법이 개정될 때마다 변경합의의 주체로 근로자대표가 등장하는 것은, 근로자대표가 노동자들의 권리를 옹호할 사람이라기보다, 사용자가 가장 합의하기 쉬운 대상이기 때문일 거라는 의구심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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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노위 ‘근로자 대표제 개선 노사정 합의’가 주는 의문점에 대해 유선경 회원님이 써주셨습니다. 

민중의 소리 자료 사진

www.vop.co.kr/A00001522448.html

 

[건강한 노동이야기] 야금야금 빼앗기고 있는 노동자의 근로조건 결정권

경사노위 ‘근로자 대표제 개선 노사정 합의’가 주는 의문점

www.vop.co.kr

 

[판결 다시보기 토론회]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있었다면?

 

청년 노동자 고 김태규 산재사망 판결, 
가습기 살균제 참사 판결
유성기업 고 한광호 열사 판결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관점에서 다시 살펴보았습니다. 

자료집을 첨부합니다. 

 

1026_판결다시보기토론회_최종.pdf
0.76MB

[만평] "나이 들고 아파도 좋으니 일만 하게 해 달라" / 2020. 08

[만평] 통계의 함정?! / 2020. 07

[만평] 전태일3법 / 2020. 06

[만평] 일상적 재난 상황... / 2020. 05

[만평] 위험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만들어지고 심화된다 / 2020. 04

[만평] 화장실 문 앞에서 멈춘 평등 / 2020. 03

[만평] 응답하라... / 2020. 02

[만평] 몰라라... /2020. 01

[강좌] 부산 현장활동가를 위한 노동안전보건 강좌 개최합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부산에서 개최하는 '부산 현장활동가가 대상 노동안전보건 강좌'에 함께해주십시오.부산지역의 현장활동가와 노동안전보건 활동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위한 노동안전보건 강좌를 개최합니다.

* 일시 : 2020년 11월 3일~11월 24일 매주 화요일 오후 7시부터
* 장소 :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2층 대강당
* 참가비 : 3만원 (계좌 : 957502-01-347592 국민은행 이숙견)
* 대상 : 노동안전보건 활동에 관심이 있는 현장활동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아래 구글 신청서에 신청해주시기 바랍니다.

https://forms.gle/LEdnyVtFXniJhuDi6

 

[참가신청] 부산 현장활동가 노동안전보건 강좌

부산지역의 현장활동가와 노동안전보건 활동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위한 노동안전보건 강좌를 개최합니다. 아래 일정과 참가비, 강좌 프로그램을 보시고 신청바랍니다. * 일시 : 2020년 11월 3일~1

docs.google.com

 

[직업환경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이야기]석면, 그 끝나지 않는 고통 / 2020. 08

[직업환경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석면, 그 끝나지 않는 고통

곽경민 후원회원, 직업환경의학전문의

지난 겨울 외래 진료일에 호흡기 내과 외래에서 산재 신청 관련 문의 및 환자 의뢰가 와서 진료를 보았다. 보호자인 아들과 같이 온 환자는 80세가 넘은 분이고, 조직검사에서 흉막의 악성중피종을 진단받았다고 했다. 환자는 1980년부터 15년 동안 자동차 개스킷을 생산하는 제조업에서 프레스 업무를 했다고 하였고, 회사는 예전에 폐업했고, 석면을 사용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본인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악성중피종은 대부분 석면에 의해 발생하는 암이며, 잠복기가 30~40년으로 길다. 또 석면은 내구성, 내열성, 내화성이 뛰어나 과거 엔진 개스킷의 재료로 많이 사용되었기에 환자의 직업력을 근거로 하였을 때, 석면에 노출되었을 개연성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나는 의사 소견서를 작성해 근로복지공단에 업무상질병을 신청하라고 안내해줬다. 고령으로 아들에게 부축되어 나가는 환자의 뒷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산재를 신청한 이후 기약 없는 기다림의 시간을 보낼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좋지 않았다.

석면은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지정한 1군 발암성 물질로 석면폐증, 악성중피종, 폐암 등의 질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석면은 가격이 저렴하고, 내열성, 절연성, 내마모성, 내열성 등이 뛰어나, 건축재, 마찰재, 방직재 등에 1980~1990년대 중반까지 널리 사용되었다. 한국에서는 2009년 모든 종류의 석면 제조·사용·수입이 금지되었지만, 긴 잠복기(15~40년)로 인하여 폐암, 악성중피종, 석면폐증 등의 석면 관련 질환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석면 관련 질환 피해자 중에서 건설, 조선소, 자동차 수리 등 직업적으로 석면을 사용했던 근로자들은 산재법 등 관련법에 적용되어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다. 또 석면을 사용한 직업력은 없으나, 석면 광산이나 공장 주변에 살면서 환경성 요인으로 인해 발생한 석면질환 피해자들은 2010년 제정된 석면피해구제법에 의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즉, 직업적 요인에 의한 석면질환 보상은 산업재해보상법, 환경적 요인에 의한 석면질환 보상은 석면피해구제법에서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보상을 받는 사람들의 수는 두 가지 제도 간의 큰 차이를 보인다. 석면피해구제법이 시행된 2011년 이후 통계를 비교하였을 때,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산재법상 업무상 질병으로 최초 요양승인이 되었던 사람의 수는 85명에 불과하지만, 석면피해구제법에 의해 보상을 받은 사람의 수는 석면피해 보상이 1697명, 특별유족 보상 637명으로 산재법으로 보상되는 경우와 비교하여 그 수가 훨씬 많다.

우리와 비슷한 환경성 석면피해를 보상하는 구제법이 시행된 일본에서는 2006년 새로운 석면피해구제법이 시행된 이후 보상을 받은 사람은 모두 3230명이었고, 2007년에는 1057명이었다. 한편 산재법 등으로 업무상질병을 인정받은 사람은 2006년 1851명, 2007년 1057명으로 환경성 석면 피해와 직업적 노출로 인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은 수가 비슷한 수준이었다. 즉 한국의 경우 산재법으로 인정되어야 할 석면 관련 질환자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석면피해구제법에 의해 인정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유추할 수 있다. 산재법상 석면 관련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석면 질환의 긴 잠복기, 과거 사업장 정보의 부재로 인한 노출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운 것을 고려할 때, 임상적인 석면노출의 징후가 없다면 역학조사를 통한 석면 노출의 입증이 쉽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산업재해로 보상을 받지 못한 사람들이 석면피해구제법에 의해 보상을 받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실제로 석면피해 구제 신청자들 중 적지 않은 수가 직업적 석면 노출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산재법과 석면피해구제법의 보상액 차이는 상당히 크다. 통상 석면피해구제법은 산재보상으로 받을 수 있는 수준의 10~20% 정도로 위로금 정도에 불과하다. 석면폐증, 악성중피중, 폐암 등 석면 관련 질환들이 치료가 사실상 힘들고, 환자들이 끔찍한 고통 속에서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을 생각할 때, 직업병으로 인정을 받느냐, 환경성질환으로 인정을 받느냐는 천양지차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현재 산재보상보험법에서 석면관련질환에 대한 인정기준과 심의 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적어도 대부분 석면에 의해서 발생하는 악성중피종의 경우는 과거 석면 노출력을 세세하게 따지지 않고, 조직검사에서 확진이 된다면, 역학조사 없이 신속히 심의하여 인정해야 한다. 또한 방사선학적으로 진단이 어려운 석면폐증의 경우에도 현재의 흉부촬영 소견에 의한 판정이 아닌 고해상도전산화단층촬영(HRCT)를 통한 진단과 심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석면 사용이 금지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긴 잠복기로 인해 석면 관련 질환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산업적으로 석면을 다량으로 사용했던 시기를 고려했을 때, 아직 본격적으로 석면 관련질환들이 발생하는 정점에 이르지 않았고, 향후 20년은 석면 관련 질환들의 발생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아직 끝나지 않은 석면 사용 노동자들의 위험과 고통을 산재법과 근로복지공단은 더이상 외면하지 않길 바란다. 

[노동안전보건활동가에게 듣는다]산재은폐저지 투쟁은 안전한 현장 만들기의 첫걸음 -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노동안전보건부 인터뷰 / 2020. 08

[노동안전보건활동가에게 듣는다]

산재은폐저지 투쟁은 안전한 현장 만들기의 첫걸음 -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노동안전보건부 인터뷰

유청희 / 상임활동가 

최근 기업 매각 논의의 불안함 속에서도 산재은폐 저지 투쟁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를 찾았다. 현장을 안전하게 바꿔보겠다고 사방으로 뛰어다니며 기존에 해본 적 없는 노동안전보건 투쟁을 해나가면서 갖게 된 기대와 활동을 통해 생긴 변화에 대해 들어보았다.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총괄하는 이상우 노안1부장, 산업재해 처리와 관리 활동을 하는 손선호 2부장, 현장 위험 상황을 파악하고 작업중지 등 업무를 하는 이광기 3부장이 그 주인공이다. 각자 대우조선해양에서 근무한 경력은 각각 7년, 25년, 16년으로 다르지만, 현 노조 집행부와 함께 노동안전보건부에서 함께 활동하며 그 어느 때보다 힘차게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해 나가고 있다. 더불어 지회의 노동안전보건 담당 임원인 김정열 부지회장도 자리해 함께 지회 투쟁에 대한 생각을 나눴다.

조선소는 추락, 절단 등 각종 사고에서부터 방사능 노출로 인한 백혈병, 근골격계질환, 뇌심혈관계질환, 폐질환 등 각종 질환까지 업무상 재해 종합백화점이라 할 만큼 재해가 많은 곳이다. 그런데 잘 알려져 있다시피 조선소에서 재해가 발생하면 119를 부르는 대신 회사 차량으로 병원에 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산재처리와 보고가 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산재은폐를 막고자 지회에서는 원청과 하청, 지역 병원, 노동부까지 전방위로 점검하면서 다치고 아프면 산재신청으로 이어지게 만들고 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녿동안전보건부(왼쪽부터 손선호 노안2부장, 이상우 노안1부장, 이광기 노안3부장)

하청업체 사건에서 출발한 산재은폐 저지 투쟁

지난 5월 대우조선해양의 한 하청업체 노동자가 작업 중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하청업체에서 재해자를 차량으로 이동시키고 덮으려 한 것을 조합원들 신고로 지회에서 확인하고 산업재해 신청으로 이어지게 했다. 하청업체 노동자의 재해는 결국 원청 책임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며, 지회에서 대우조선해양 대표인 이성근 사장을 고소했다. 원청보다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들이 재해가 발생해도 산재신청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지회에서도 이런 저돌적인 산재은폐저지 투쟁은 처음 해보는 사업이기도 하고, 그 계기가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의 사고였던 것도 큰 의미가 있다.

김정열: "기존에도 산재은폐가 발생하면 노동조합에서 대응을 해왔지만, 최근 하청업체 사건이 발생하면서 노동조합 사업으로 하게 되었어요. 사회적으로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자는 요구가 증가했고요. 안전관리를 원청이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지적하면서 원청에 책임을 물으니까 회사도 확실히 움직인다는 걸 체감하고 있습니다.

119 제보 신고는 다친 노동자들이 하지 않더라도 관리자들이 하게끔 만들어 놓는 것이 노동조합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현장에서 변화가 올라오는 것도 있겠지만, 제도가 아래로 내려가게 하는 것도 있어요. 제보자를 보호하는 것도 관건인데, 제보 오면 직접 찾아가서 경고 하고 고소도 하면서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임기가 1년 반 가량 남았으니 그 때 까지 열심히 해보려고 하는데, 그렇게 하면 제도화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건강보험공단에 부정수급 적발사례 건도 요청하고 있습니다. 병원도 뻔히 알고도 건강보험 처리한다든지 하는 문제가 있어서, 의사도 공범으로 고발하겠다고 경고하고요. 노동부에도 근로복지공단이 부정수급 받아서 산재은폐 처리한 것 있는지 확인하고 산재처리 하게 합니다. 현장 관리자들에게 '숨길 수 없다, 드러나게 돼 있다, 그때 걸리면 박살 나니까 무조건 119 부르라'고 하고요. 거기까지는 어느 정도 돼 가고 있고, 앞으로 궁극적으로 산재보상보험으로 하라고 하는 거죠."

손선호: "과거에는 이런 저지투쟁이 아니고 산재은폐 사례 홍보하는 수준이었어요. 이번 하청업체 사건으로 산재은폐가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산재은폐에 관한 투쟁을 만들고 있습니다. 근무 한 25년 동안 처음이었어요. 전에는 정말 '이렇게 하면 안 된다'였지, 회사와 노동부를 압박하는 건 처음으로 알고 있어요.

원청이든 하청이든 사고가 나면 산재 신청을 하게 하는 것이 지회의 목표다. 지회의 산재은폐저지 투쟁 이후 조합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 노안부장들은 현장의 변화를 분명히 느끼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사업장 곳곳에서 하청 업체들에서 붙인 산재은폐 근절 현수막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상우: "확실한 인식 변화가 있어요. 지지해주시는 조합원분들도 만났습니다. 아직도 산재했을 때 회사의 보복, 불이익을 걱정하긴 하는데요. 이런 건 지회에서 해소해주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 부분은 지회의 숙제이기도 합니다. 이번 사업을 통해 신고 건수가 과거보다 125%가량 늘었어요. 미세한 사고까지도 신고하게 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이것도 빙산의 일각일 거라고 판단하고 있고요. 1차 자진신고 기간에 각 부서와 하청업체 산재은폐 적발 건수가 53건 정도 있었고, 그 외에도 더 나올 부분이 있다고 판단해 2차 자진신고 기간을 부여해서 산재은폐 털어내려 하고 있습니다.

사고는 즉각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적발했을 때 바로 대응하고 있지만, 질병의 경우 바로 드러나지 않아 조합원들이 지회에 알리지 않으면 업무상 질병 발생 여부를 파악하기조차 쉽지가 않다. 그 때문에 질병의 산재은폐 저지를 하는 것이 쉽지 않고, 조합원들에게 산재신청 후라도 사례를 취합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에 알리게 하는 등 또 다른 대응 방식이 필요했다."

김정열: "시작은 아무래도 '드러나는 사고도 은폐되는데 이것부터 막자'는 겁니다. 치료받을 권리 보장과 은폐 방지가 시작입니다. 조합원들이 따로 진행한 후에 승인/불승인만 지회로 통보되는 방식이라, 이런 사례들을 연구사업으로 분석한 다음 결과를 보고서, 질병산재은폐에 대응하는 것을 후속 사업으로 만들어가려고 고민 중입니다. 지금은 너무 당연한 권리가 박탈되는 부분들을 먼저 바꾸려 합니다.

직업병은 우회해서 시도하고 있고요. 지금까지 위임장 받아서 취합하는 사례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질판위 결과 확인을 찬성/반대 정도까지만 받아볼 수 있는데 그거라도 받아서 노동조합에서 정리하고 보관하려고 합니다."  

기업 매각과 노안활동의 현실 돌파하기

기업 매각 논의는 노동조합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 국가적 사안이기도 하다. 이런 큰 쟁점이 있을 때 노동조합 투쟁에 복무하면서도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끌고 가야 하는 담당자들은 고민이 컸다고 한다. 이상우 노안1부장은 작년에는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시작할 때 회사 매각을 저지하고 대응하는 데 노동조합이 힘을 쏟다 보니 노안 활동을 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올해는 매각 저지 투쟁을 하면서도 노동안전보건부에서 산재은폐를 막기 위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이 모두를 해나가는 것이 노동안전보건부의 활동이고 앞으로 이 균형 잡기는 노안부의 과제이기도 하다.

이상우: "처음 노안 활동을 시작하려고 했을 때 회사 매각이 터져서 농성에 들어갔는데 노안 의제를 챙기기가 어려웠어요. 돌아봐도 노안 의제를 하긴 한 것인가 헷갈리기도 하고요. 활동을 위해 첫발을 내디뎠는데 매각 투쟁을 하면서 중심을 잘 못 잡은 것 같기도 합니다. 노동안전보건이 뭐고 노동조합이 뭔지 정립하는 기간이 없었습니다. 산재 사고 조치는 부차적인 걸로 밀렸던 게 있고, 현재도 사실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공세적 노안활동으로 안전한 현장을

지회 노동안전보건부는 노동안전보건 사업이야말로 현 집행부가 잘 할 수 있고 조합원들에게 가까이 갈 수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더욱더 공세적으로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해나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현장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작업중지를 즉각 발동하면서 공격적으로 산재 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김정열: "노동조합 활동 중에 선방을 때릴 수 있는 활동이 노안활동이라고 생각해요. 현장을 바꿀 수 있고 회사가 무서워하게 만들 수도 있고요. 현장에서 노동조합을 찾게 만들고, 믿게 만들어야 하는데, 노안 활동을 잘하는 것이 민주노조를 사수하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핵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더 나아가야겠다는 사명이 있습니다."

이광기: "중국에서 블록이 들어올 때 발판이 설치돼서 오는데, 발판을 3장 깔아야 합니다. 노사합의로 그렇게 정한 건데 2장을 깔아서 온 겁니다. 그러면 폭이 좁아져서 위험하죠. 노사합의한 것은 지키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안 되면 고소·고발 진행하는데, 그게 적발이 돼서 로얄도크 전체를 작업중지한 적이 있었습니다. 또 우천에 옥외작업 못 하게 하고 있는데, 엊그저께 재난경보문자가 올 정도로 비 많이 왔거든요. 회사에서는 일을 안 시키겠다고 해놓고 현장 가보니까 일을 하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1도크 작업중지를 어제까지 이틀 정도 내렸습니다. 비가 그칠 때까지, 도크장 안에 물이 빠질 때까지는 작업중지 해제를 하지 않고 유지했죠."

노동안전부장들 역시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하기 전에는 재해가 발생해도 적절한 조치나 신고 없이 넘긴 적이 있었으나, 이 활동을 하면서 스스로 변화한 당사자들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이들이 생각하는 지회의 노동안전보건활동의 방향을 물었다.

이상우: "저도 산재은폐의 당사자였고, 그래서 작년에 특히 산재은폐 저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이제 집행위가 끝나고 내려가는 속에도 조합원이나 협력사 노동자들이 이 집행부를 떠올리면 노안을 인식할 수 있을 만한, 이것은 이 집행부가 했다고 기억할 수 있는 사업들을 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이광기: "저는 현장을 통제해야 하는 강력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작업중지 발동 등의 업무를 맡아서 하고, 현장 민원 담당이기도 합니다. 안전에 있어서 타협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집행부가 끝나고 현장에 내려갔을 때 현민투 하면 안전문제에 타협은 없다는 기억이 남게끔 할 생각입니다."

이상우 노안1부장은 쉽지 않은 노동안전보건 활동을 하면서 사고 재해자 가족이 산업재해 문제를 풀어나가면서 큰 도움이 되었다며 감사하다는 인사를 들었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현장의 위험을 항상 주시하며 조합원들이 두려워할 때 함께 해결해나가는 지회 활동가들이 대우조선지회 노동안전보건부, 그리고 지회의 힘이 아닐까?

기업 매각으로 오랫동안 불안한 시간을 보내면서도 산재은폐 저지 투쟁을 해나가는 대우조선지회 노동안전보건부가 힘차게 투쟁해나가길, 계획대로 산재은폐 없는 안전한 현장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A-Z 다양한 노동이야기] 건설현장 관리감독의 한 축, 감리 - OO건축사무소 L씨 인터뷰 / 2020. 08

[A-Z 다양한 노동이야기]

건설현장 관리감독의 한 축, 감리 - OO건축사무소 L씨 인터뷰

박기형 상임활동가

하나의 건물을 짓는 일은 무척이나 복합적이다. 설계, 시공, 준공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에는 땅을 고르고 다지는 일부터 건물을 올리고 내부의 각종 설비를 설치하고 외관을 다듬는 일까지 다양한 업무가 때로는 시간 순서대로 때로는 동시에 진행된다. 이렇게 수많은 업무와 그에 투입되는 다양한 인력을 관리·감독하는 일은 만만치 않다.

더욱이 한 번 건물을 지으면, 적어도 수십 년은 그 자리에서 사람들의 삶을 터전을 이루기에, 건물이 원래 설계 목적에 맞게 제대로 지어지는지, 건물을 만드는 과정과 이후 이용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의 안전이나 환경을 저해하지 않는지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이렇게 여러 관리·감독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 중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담당자가 있다. 바로 감리다.

지난 7월 21일 경기도의 한 복지센터 건설현장에서 감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L씨를 현장 근처 카페에서 만나 감리의 노동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L씨는 건축 디자인 및 설계를 주로 하다가, 최근 감리 업무를 겸하고 있다. 감리를 하면서 느낀 소감을 나누면서, 감리 업무에 대해 상세한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건설사업 전반을 관리·감독하다

건설현장과 건물 자체의 관리·감독에 대해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는 사람이 바로 감리라고 한다. 그런데 정작 건설현장에서 감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자세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감리의 주요 업무는 무엇인지, 실제 업무 수행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뤄지는 물어보았다.

"'공사감리'라 함은 건축물 및 건축설비 또는 공작물이 설계도서의 내용대로 시공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품질관리·공사관리 및 안전관리 등에 대하여 지도·감독하는 행위입니다. 감리 주요 업무를 단계별로 구분하여 설명 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크게 3단계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첫째, 공사착수 단계 둘째, 공사 단계 셋째, 준공 단계입니다.

우선 공사착수 단계에서는 ①허가된 설계도서(도면, 명세서, 계산서, 조사서) 등과 각종 인허가 및 인증 관련 도서 등을 검토하고 확인합니다. 오류나 누락 또는 개선할 부분을 발췌하여 발주처와 설계자의 의견을 들어 수정, 반영하지요. ②시공자와 함께 현지조사(각종 재료원 확인, 지반 및 지질상태, 진입도로 현황, 인접도로의 교통규제 상황, 지하매설물 및 장애물 등)의 조사를 수행하여 공사계획에 반영합니다. ③시공자가 각종 공사계획서(시공, 공정, 품질, 안전, 위해방지, 환경 등)를 사전에 작성하게 하여 검토, 확인 후 향후공사의 기준을 설정합니다."

이렇듯 공사가 시작되기 전에 설계와 공사계획이 제대로 작성되었는지 검토하고, 공사가 이뤄지는 현장에 비춰볼 때, 설계사항이 적합한지 공사단계에서 주의할 사항은 무엇인지 점검한다. 이를 통해 실제 공사가 이뤄질 때,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사가 시작된 이후에는 어떤 일을 할까?

"공사단계에서의 업무는 크게 6가지로 분류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①시공성과 확인 및 검측 업무로서, 작업의 추진 여부를 확인하고 금일 작업실적과 사용 자재, 품질시험회수 및 성과 등의 일치 여부를 검토하고 주요 공정별, 단계별로 시공 규격 및 수량이 설계도서의 내용과 일치하는지를 검사하고 확인된 부분에 대하여 다음 공정을 착수하게 합니다. ②하도급 관리업무는 하도급업체의 실적, 규모 등의 자격 검증과 적정도급 계약비율, 노무비 안심 지급 장치 등을 확인, 검토합니다.

③사용자재의 적정성 검토업무(품질관리)로서, 사용될 주요자재의 공급원을 검토하고 자재수급 시 자재 검수를 통해 규격, 품질 등이 적정하게 조달되었는지 확인하여 불합격된 부분은 공사시공자에게 시정 통보합니다. 또한 각종 자재의 품질시험 계획에 의거 품질시험 여부와 횟수를 확인하지요. ④시공계획의 검토업무로서는 시공자로부터 공사 시방서의 기준(공사종류별, 시기별)에 의하여 시공계획서를 진행단계별로 제출받아 검토합니다. 그 내용으로는 현장조직, 세부공정, 시공일정, 주요장비, 자재동원계획 등입니다.

⑤안전관리업무로서는 공사전반에 대한 안전관리계획의 사전검토, 실시확인 및 평가, 자료의 기록유지 등 공사시공자가 사고예방을 위한 안전관리를 취하도록 합니다. 공사시공자의 안전조직 편성 및 임무, 시공계획과 연계된 안전계획, 현장 안전관리 규정, 안전관리 협의체 구성, 일일 안전교육, 정기안전점검, 안전관리비 사용 내역 확인, 재해 예방 전문지도 기관의 기술지도 여부 등을 확인 시행하도록 감독합니다. ⑥그 밖에 공정관리, 기술검토, 환경관리, 기성검토, 설계변경, 조사, 계측관리, 전 공정 업무 조정 회의, 발주처, 유관 기관 협의, 각종 교육 진행 및 참가, 민원관리, 인증업무 확인 등 실로 모든 부분의 확인, 검수, 검측, 지도, 발주처 보고 등의 업무를 하지요."

이렇듯 감리는 공사단계에서 이뤄지는 작업 과정 전반을 일일이 챙겨야 한다. 작업 각각이 절차에 맞게 이뤄졌는지, 품질 수준을 맞추고 있는지, 해당 작업에 들어갈 자재가 적합한지, 수량은 충분한지 등을 살펴본다. 기존의 설계와 법제도적 기준에 맞게 건물이 지어지고 있는지 면밀히 점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건물의 안전과 품질을 적정 수준으로 담보하려 한다.

"마지막으로 준공단계 업무를 말씀드리죠. 예비준공검사를 통해 미비한 점을 보완 시정토록 하고 준공신청 이전에 예비 및 정상상태 시운전을 완료하여 준공검사원을 제출토록 합니다. 시공자가 작성 제출한 준공도면이 실제 시공된 대로 작성되었는지의 여부를 검토·확인하고 각종 인증에 대한 본 인증서, 통신, 소방, 전기, 배수 설치 등 전문분야 준공필증을 확인한 후 공사비 최종 지불 청구서를 검토·확인하지요. 그 후 관할관청과 발주자에게 감리 완료보고서를 제출하고 사용승인서를 받습니다.

준공 이후 단계 업무로는 건축물 시운전 및 유지관리 협력이 중요합니다. 공사시공자가 당해 시설물을 관리할 자에게 인계하도록 협의하여야 하며, 당해 현장에서 특수한 재료 혹은 공법을 적용하였을 경우 시공 부위, 방법, 특성, 공사시공자 관리상의 주의점 등에 대한 기록을 인계하도록 하여 유지관리, 점검이 용이하도록 협력체계를 구축하도록 합니다."

감리원의 자격과 선정

설계·시공·준공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감리가 맡은 역할이 다양하고, 건설 산업 내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감리되기 위해선 어떤 자격이 요구되고, 어떻게 선정이 되는 걸까? 이에 대해 얘기를 들어보았다.

"감리원의 자격은 여러 각도에서 평가해 주어집니다. 교육 수준, 실무 경험 등을 고려해서 감리 역량에 등급을 매기고 있습니다. 건설공사의 감리원에 대해서, 관련 해당 학과를 전공했는지 여부, 일정 기간의 설계, 시공 경력과 국가기술자격증, 교육이수현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등급 및 역량지수를 나누죠. 초급, 중급, 고급, 특급으로 정해집니다. 이후 감리나 건설사업관리의 현장의 규모에 따라 배치됩니다.

그리고 감리 선정은 법에 근거해서 이뤄지는데, 크게 두 가지 종류로 구분됩니다. 건축사법에 의한 감리는 (바닥면적의 합계가 5천 제곱미터 이상인 건축공사/연속된 5개 층(지하층을 포함한다) 이상으로서 바닥면적의 합계가 3천 제곱미터 이상인 건축공사/아파트 건축공사/준다중이용 건축물 건축공사)로 일반경쟁입찰방식으로 선정됩니다. 건설기술진흥법에 의한 건설사업관리용역(200억 원 이상 건설공사)은 기술용역 적격성 심사(보유 건설기술인 역량/신용도/실적평가)와 가격입찰로 선정됩니다."

감리 활동의 증진을 위해

한국의 건설 산업에서 안전문제는 오랫동안 논란이 되었다. 과거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등 각종 토목·건축현장의 건물 자체의 품질과 안전뿐만 아니라, 건설현장에서의 산업재해, 중대재해까지 시민과 노동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빈번히 벌어졌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는 데 있어서 현장에서의 관리·감독 업무를 제대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때 감리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선 무엇이 중요할지 의견을 구했다.

"감리는 설계도서 검토, 시방서에 기술된 각종 내용의 이해, 수많은 자재의 품질과 시험성표 해독능력, 각 공정별 전문기술의 폭넓은 기술능력, 공정 간 조정회의 등 실로 수많은 경험과 지식, 리더쉽까지도 필요합니다. 초급이나 중급정도의 경력자는 수행하기가 역부족일 것입니다. 규모와 관계없이 10년 이상의 경력자를 상주감리로 배치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지역 업체나 중소 건설회사는 이 수많은 건설과정 업무와 관리를 할 인원을 보유할 수 없는 실정이고 기술능력 또한 현저히 떨어집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시공 기술자의 배치를 지원하거나 품질, 안전, 환경, 과 시공을 분리 발주하는 등 다양한 정책이 필요합니다."

최근 국토부에서는 산재사망사고가 다발하는 소규모 건설현장의 안전을 증진하기 위해서, 감리를 통한 현장 관리·감독을 강화하려는 정책방침을 내걸었다. 현재 건설현장(철거현장에도 일정규모 이상(3층 또는 연면적 500㎡ 이상)에서 허가제로 전환하고 감리를 도입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건설업면허 없이 공사할 수 있는 소규모 공사는 현장관리인이 안전 관련 사항을 감리에게 보고하도록 의무화하고, 위험요인 확인 시 시공자에게 시정 요청, 정도에 따라 공사 중지, 주요시설 개선 등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였다(2018년 건축법 개정). 나아가 위험 상황 발생 시 감리의 공사중지 권한 법제화와 함께 이로 인한 손해책임을 부과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2018년 건설기술진흥법 개정). 또한 감리보고서에 안전관리이행상황을 기입토록 하였다.

하지만 문제는 감리가 건설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걸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서 건설 노동자의 안전까지 이들이 챙길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는 점이다. 과중한 업무 부담으로 관리·감독이 형식적으로 이뤄지기도 하는 문제를 먼저 개선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지난 잠실에서의 철거현장 붕괴사고 등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감리 활동 자체가 유명무실하거나 시공사의 요구에 좌우되는 상황이 종종 일어나기도 한다. 이런 조건 하에서 법제도상의 의무만 강화하는 것이 감리 몇몇의 개인적 책임으로만 전가하는 부정적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감리는 발주처(공공기관, 감독관)의 단순한 행정 대행자나 자신들의 책임을 전가하는 하수인이 아닙니다. 책임과 권한을 정확히 주어 소신 있게 감리에 임할 수 있게 감독(관료)의 권한을 축소시켜야하며, 공공기관의 불공정한 계약 행위도 근절되어야 합니다. 아니면 차라리 공무원들이 직접 상주하여 감리를 하거나, 별도의 공무직처럼 운영하는 등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일련의 정책적 변화와 관련해, L씨는 안전관리를 위한 체계 구축의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동시에, 감리원이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선, 감리 업무의 공공성 강화 및 독립성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 산업에서 제3자로서 관리·감독의 중요한 한 축인 감리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역량강화 및 인력관리, 실질적 업무수행 보장 등의 개선이 이뤄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