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노동뉴스] 사망이 아닌 산재사건 피해자의 권리 찾기

이번주 매노칼럼은 손익찬 변호사가 산재피해자의 입장에서 사망사고가 아닌 중대재해가 발생했을때 피해자 권리로서 요구해야할 내용을 담았습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문제는 사망사고가 아닌 경우라면, 예를 들어 1명이 3개월 이상의 중상을 입으면 범죄 수사나 재해조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산재 피해자인 가족이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공권력의 조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회사의 일방적이고 불성실한 설명만 듣게 되는 경우가 상당하다. 이런 경우에 먼저 해야 할 일은 노동청에 철저한 재해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것이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6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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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2p 순위 2020.08.14 18:15 ADDR 수정/삭제 답글

    포스팅 잘 보고가요~ 여유로훈 하루 되세요 ^^

[기자회견] “죽음, 파괴된 삶, 지속되는 고통” 산재사망·재난참사 피해자 증언 기자회견(20200812)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한 연속 행동 두 번째 
“죽음, 파괴된 삶, 지속되는 고통” 산재사망·재난참사 피해자 증언 기자회견> 

 

 

 

 

○ 일시 : 2020년 8월 12일 수요일 오전 11시
○ 장소 : 세종문화회관 계단   
○ 주최 :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운동본부  

○ 사회 : 운동본부 이종문 집행위원장(민중공동행동 사무처장)
○ 민중의례
○ 피해자 발언 
- 처벌되지 않는 책임자로 인해 받는 고통 
  손수연│가습기 살균제 피해 가족 
○ 현장 발언
- 중대재해가 남긴 트라우마 
  김진영│민주노총 동해삼척지부장, 삼표시멘트지부 조합원
○ 현장 발언
- 고통 속에 남겨진 피해자들 
  김영환|2017년 노동자의 날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피해 노동자
○ 노래 공연 : 지민주
○ 현장 발언
- 코로나19 피해도 노동자에게만, 책임은 누가 지나?
  쿠팡발 부천신선센터 코로나19 확진 피해노동자
○ 주장 발언
- 왜 책임자 처벌이 치유인가? 
  하효열│사회활동가와 노동자심리치유 네트워크 통통톡 운영위원장  

보도자료_2020_0812_산재사망재난참사_피해자증언_기자회견_fin.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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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노동이야기] 의암호 선박 사고로 숨진 노동자들에게 필요했던 것(2020.8.11, 민중의소리, 최민)

폭염 때는 폭염 대책, 비가 오면 호우 대책을 내놓는 것으론 부족하다. 다양한 양태로 갑작스레 찾아올 기후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보편적인 무기가 필요하다. 폭염이나 미세먼지, 장마나 태풍, 감염병 등, 앞으로도 기후위기의 직·간접적인 영향은 노동자들의 노동 환경과 작업 조건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것이 어떤 형태이더라도 일하는 과정에서 본인과 동료의 안전·건강에 악영향이 있다고 판단되면 거부할 수 있는 힘을 당사자들에게 부여해야 한다.

출처 : 전북녹색연합 SNS

www.vop.co.kr/A00001505888.html

 

[건강한 노동이야기] 의암호 선박 사고로 숨진 노동자들에게 필요했던 것

기후 위기 시대, 노동자들은 종종 건강을 위협받는 상황에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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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간센터 월례토론] 디지털플랫폼 통제기제의 유형화와 일중독

8월 월례토론합니다.

 

8월 26일 저녁 7시

디지털플랫폼 통제기제의 유형화와 일중독(김정훈, 이상아) 입니다. 

이번 발표는 2019한노보연 노동보건연구 지원 으로 진행된 연구 결과 발표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건강한노동이야기] 고용성차별과 직장 성폭력 피해구제, 실효성을 높이려면(김기돈, 2020.8.4, 민중의소리)

 

 

7월 고용노동부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고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 했습니다. 
이 중 고용상 성차별 또는 직장 내 성희롱 피해 노동자에 대한 사업주 조치 내용에 대한 ‘시정절차’가 도입된 데 대해, 김기돈 노무사님이 잘 정리해주셨습니다.

 

www.vop.co.kr/A00001504926.html

 

[건강한 노동이야기] 고용 성차별과 직장 성폭력 피해 구제, 실효 높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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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노동뉴스] 건강하게 일하고 싶으세요? 노조하세요.

 

이번주 매노칼럼은 새롭게 매노칼럼에 합류하신 류현철 소장님이 노동자가 건강하기 위해선 노동조합의 필요와 역할의 중요성을 제기해주셨습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고 제대로 된 안전보건행정체계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노조의 역할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또한 ‘법’이 만들어지고 ‘청’이 만들어진다 한들 그것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 노조는 어떻게 움직여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답해 주기를 기대한다.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를 만드는 데 있어서 노동자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노조활동이 노동안전보건 수준을 높인다는 것은 학술적으로도 입증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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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일하고 싶으신가요? 노조하세요 - 매일노동뉴스

변화의 조짐을 본다.비록 필자의 길지 않은 노동안전보건 관련 활동 경험에서 비롯된 것일지라도 지난 시기에 비해 최근 흐름은 고무적이다. 사회면 사건사고란 단신으로 처리되던 산재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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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환경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스테인리스 식기 제조 노동자에게 왜 급성 진폐가 발생했는가? / 2020.07

[직업환경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스테인리스 식기 제조 노동자에게 왜 급성 진폐가 발생했는가? 

 

 

김대호 / 근로복지공단 직업환경연구원 연구위원 

 

 

오랫동안 스테인리스 그릇을 가공하는 공장에서 일하다가 돌아가신 어느 노동자의 역학조사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46세 때부터 22년 4개월간 스테인리스 그릇을 가공하는 공장에서 분말 세척 및 포장작업을 한 후 대학병원에서 '과민성 폐렴'을 진단 받고 근로복지공단에 산재신청을 한 노동자가 있었다. 신청인은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였는데, 화재 진압 후 공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그을음에 노출되어 폐질환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산재신청 후 직업환경연구원에 업무상 질병 역학조사가 의뢰되어 자료를 검토해 보니 흉부 영상에서는 과민성 폐렴에 합당하였지만, 조직검사 결과에서는 과민성 폐렴의 증거가 없었다. 20년 이상 근무하였다는 업체는 스테인리스 식기류의 광택만 전담하는 업체로 산재 신청인(아래 신청인)은 미상의 분말로 세척하거나 포장을 하는 일을 하였는데, 면담하려고 유선 연락을 해보니 신청인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사망원인이 과민성 폐렴?

하는 수 없이 홀로 남은 유족인 남편과 함께 신청인이 오랫동안 일을 하였던 공장을 방문하였는데, 조그만 공장에서는 산화알루미나 크림을 식기에 바른 후 나무원단에 고속으로 마찰을 시키는 방식으로 광택을 내는 작업을 여러 노동자가 하고 있었다. 신청인이 하였던 일은 광택이 마무리된 식기를 미지의 분말을 이용해 용기 내부를 닦아내는 작업이었다. 그런데 국소배기장치가 있었지만, 미지의 분말이 주변으로 날리고 있었다. 사업장 담당자에게 미지의 분말이 뭔지 물어봤지만 잘 모르고 있었고, 산화알루미늄 가루라고만 추정하고 있었다.

직업환경연구원에서 이를 채취하여 분석(X선회절분석기)을 해보니 결정형 유리규산인 석영과 크리스토발라이트가 각각 12%, 9% 함유되어 있었고, 나머지 성분은 대부분 비결정형 물질이었으며, 다른 분석(X선형광분석) 결과에서는 SiO2 78.0%, Al2O3 6.76%, Fe2O3 6.23%, K2O 3.06%, CaO 1.58% 등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즉, 산화알루미늄 가루는 아니었다.

대학병원에서 진단받은 질병은 '과민성 폐렴'이었지만, 사업장 조사에서는 과민성 폐렴을 일으킬 만한 물질은 없었고 임상경과도 과민성 폐렴에 잘 맞지 않았다. 노출량이 상당할 것 같은 미지의 분말은 산화알루미늄 가루가 아닌 광물 성분으로 과민성 폐렴을 일으키는 물질이 아니라 폐암 발암물질이면서 진폐의 일종인 규폐를 일으키는 석영과 크리스토발라이트가 함유되어 있었다.
 

그게 정확한 진단명이었을까?

조사는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을 하였는데, 우선 신청인의 폐 조직을 입수하여 폐 조직을 전문적으로 판독하는 병리과 전문의에게 재판독을 의뢰하였고, 최초 '과민성 폐렴'을 진단할 당시부터 사망한 날까지의 흉부 영상을 입수하여 흉부 영상을 전문으로 하는 영상의학과 전문의에게도 재판독을 의뢰하였다. 한편, 미지의 분말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분말을 납품하는 업체를 방문하여 조사한 결과 분말의 성분 분석표에 시료 명칭이 '규조토 분말'로 표시되어 있었고, 원료는 포항 흥해 지역에서 생산된 규조토라는 사실을 알아내었다.

다공성(多孔性, porous) 광물인 규조토는 높은 온도로 가열하는 소성 가공 이전에는 석영이나 크리스토발라이트와 같은 결정형 유리규산의 함량이 1% 미만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우리가 입수한 시료에서는 9~12%나 함유되어 있었다. 이에 2회에 걸쳐 작업환경평가를 실시한 결과, 신청인의 작업 중 노출될 수 있는 공기 중 석영 농도는 각각 0.042 ㎎/㎥, 0.091 ㎎/㎥, 크리스토발라이트는 0.025 ㎎/㎥, 0.106 ㎎/㎥로 이 둘을 합친 결정형 유리규산의 농도는 고용노동부 노출기준(0.05 ㎎/㎥)을 초과하면서 최대 4배 가까이에 달할 정도로 고농도였다. 

의무기록을 재검토 한 결과, 다른 감염성 질환을 모두 배제할 수 있는 상태에서 흉부 영상에서는 규폐(silicosis)가 의심되는 소견이 확인되었고, 조직검사 재판독 결과에서도 결정형 및 비결정형 입자들이 확인되었으며, 퇴사한 후에 치료에 집중하면서 스테로이드를 투여하였으나 시간이 갈수록 폐 섬유화가 진행하면서 최초 영상으로부터 사망할 때까지 영상을 재판독한 결과에서는 급성 규폐(acute silicosis)에 합당한 소견이 확인되었다.

흉부 영상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되기 1년 전에 공장이 이전했다는 사실을 종합하여 복잡했던 실타래들을 하나씩 풀어보면, 스테인리스 공장에서 분말 세척작업을 하면서 결정형 유리규산에 노출되었지만 규폐가 발생하지 않다가 공장을 이전한 이후부터 고농도의 결정형 유리규산에 노출되어 규폐가 발생하였는데, 일반적인 규폐의 진행 경과에 비해 매우 빠른 경과를 보이면서 사망하였던 임상경과를 감안하면 고농도의 결정형 유리규산 노출에 의한 급성 규폐로 사망하였던 것으로 최종적으로 판단하였다.

즉, 스테인리스 식기를 최종적으로 세척하는 데 사용하였던 분말이 규조토 분말이었고, 규조토 분말에는 진폐나 폐암을 일으키는 석영과 크리스토발라이트가 함유되어 있었으며, 이에 노출되어 급성 규폐가 발생하였고, 노출이 중단된 상태에서도 급성 규폐가 진행하다가 호흡부전으로 사망하게 된 것이다.

스테인리스 제조과정의 유해위험요인, 규조토 분말

규조토는 수백만 년 전에 규조라고 부르는 단세포 식물인 프랑크톤 조류가 사멸하여 축적되어 생성된 것으로 규조토의 주성분은 함수비품질 규산(SiO2)이고, 화석 규조의 크기는 매우 작아서 평균 20㎍이며, 그 구조는 다공질각벽으로 형성되어 있고, 형태는 매우 다양하며, 색깔은 백색, 회색, 황색 등이 있다. 규조토는 현재 시멘트 혼합재, 각종 흡수재, 각종 여과 보조재로 사용되는 등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다. 자연 상태의 규조토는 65~90%가 규산(SiO2)로 이루어져 있으나 대부분 비결정형이라고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자연 상태에서도 결정형 유리규산이 21%나 함유되어 있었다. 

다른 스테인리스 제조업체에서도 규조토 분말을 계속 사용할 수도 있었기 때문에 이번 역학조사 결과를 안전보건공단과 고용노동부에도 알렸다. 스테인리스 세척용 분말에는 탄산칼슘(CaCO3) 분말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규조토를 사용하는 업체도 있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전국적으로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지는 알 수 없다.

이번 업무상 질병 역학조사를 진행하면서 추가로 알아낸 사실이 있는데, 영국 수입 제품이면서 스테인리스 제품을 세척하는 데 사용하는 분말 제품(아스***)의 물질안전보건자료를 찾아본 결과에서도 결정형 유리규산(CAS number: 14808-60-7)이 60~100% 함유되어 있었다. 나무그릇이나 사기그릇을 많이 사용하는 중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스테인리스 그릇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이를 생산하는 업체도 많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업체들에서 탄광이나 채석장에서나 생기는 진폐(규폐)가 얼마나 많이 발생할 것인지 걱정된다. 전국적인 실태조사를 하여 더 이상 진폐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빠른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문화로 읽는 노동] 그 노동자는 왜 복직투쟁에 나섰나 다큐영화 <그림자들의 섬> / 2020.07

[문화로 읽는 노동] 

 

 

그 노동자는 왜 복직투쟁에 나섰나 다큐영화 <그림자들의 섬> 

 

 

강남규 / 문화사회연구소 운영위원 

 

 

시간은 기억을 남기고, 기억은 감정을 만든다. 더 많은 시간은 더 많은 기억을, 더 많은 기억은 더 많은 감정을 남긴다. 이 감정이라는 것이 복잡미묘하다. 소위 '합리적 이성'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도 어떤 감정적 상황에서는 '그럴 수밖에 없는' 무엇이 되곤 한다. 이해하기 어려운 얘기는 아니다. 사소하게는 헤어진 애인과의 기억이 남아있다는 이유로 특정한 음식을 먹지 않는다든지, 뭐 그런 것들 있지 않은가.

그런데 이런 얘기가 남의 얘기가 되면 어쩐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된다. 별다른 동질성이 없어서 감정이입 할 구석조차 없는 남의 얘기라면 더욱 그렇다. 노동자가 그렇다. 국민 대다수가 노동자이지만, 스스로 '노동자'라는 정체성을 갖고 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을 하는 노동자는 더욱 그렇다. 노동조합 조직률이 10% 남짓밖에 되지 않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이 대체 왜 대화보다 투쟁을 선택하는지, 왜 일해서 돈을 벌기보다 자꾸만 파업을 벌이며 손해를 보는지, 그냥 다른 직장 알아보면 될 텐데 왜 그렇게 고집스럽게 수십 년간 '복직투쟁'에 매달리는지. 그들이 그럴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어떤 감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끝까지 모른다. 

<그림자들의 섬>이 보여주는 30년의 감정들

이런 사회에서 노동조합 운동을 하는 노동자들의 어떤 감정을 이해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것이다. 책을 읽거나, 인터뷰 기사를 읽거나, 영화를 보는 것이다. 누군가의 이름과 얼굴과 목소리를 알고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하는 공감의 범위가 넓어진다.

그것 역시 감정의 효과다. 무정형의 추상화된 어떤 낯선 타자가 아니라 이름과 얼굴이 있고 목소리를 알고 있는 특정한 누군가를 마주한 '기억'이 만들어낸 '감정'.

<그림자들의 섬>(2013)이 바로 그런 다큐멘터리 영화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30년사를 다뤘다. 이야기는 노동조합이 어용이었던 시절부터 시작된다. 질 떨어지는 도시락을 거부하는 투쟁을 조직해 회사가 식당을 만들도록 한 '도시락 거부 투쟁'부터 전환의 단초가 마련되고, 1987년 7‧8‧9월 노동자 대투쟁을 거치며 조합원 직접 선거로 민주노조 전환을 완성한다.

이어 박창수‧김주익‧곽재규 세 명의 열사에 대한 회상, 노동조합의 조직력이 가장 강했던 시기에 비정규직을 외면했다는 뼈아픈 반성, 정리해고와 희망버스 운동, 복수노조의 탄생과 최강서 열사까지, 끊임없이 투쟁하고 사람이 죽고 실패하거나 성공하고 반목하는 이야기가 반복된다.

그렇게 30년이다. <그림자들의 섬>은 이 30년에 걸친 이야기를 한진중공업 노동자들(김진숙‧윤국성‧박성호‧박희찬 등)의 목소리로 풀어낸다. 그들이 가진 '기억'이란 이런 것들이다. 그들은 어용노조를 민주노조로 바꿔내 인간다운 공장을 만들어냈다. 그럼에도 여전히 공장에서의 일은 그 자체로 얼마나 위험한지, 하루가 멀다하고 산재로 죽는 사람들을 목격해 왔다.

그들은 1991년 박창수, 2003년 김주익‧곽재규, 2012년 최강서까지 한 사람의 의문사(박창수)와 세 사람의 자살을 목격했다. 그들은 연대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무사안일주의가 어떤 결과로 돌아오는지, 노동조합의 힘이 약할 때 회사가 얼마나 쉽게 말을 뒤집을 수 있는지를 수십 년간 경험해 왔다.

그들의 '감정'은 바로 이러한 30년간의 기억들 속에서 형성된 것이다. 쌓이기만 하고 제대로 해소되어 본 적은 없는 감정들이다. 이러한 감정들이 만들어내는 복잡미묘한 장면들이 이 다큐멘터리에는 자주 나온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기억을 공유해야만 이해할 수 있는 장면들이다. 

'또 한 명 깨졌네', 그 말에 담긴 감정

그들은 어째서 그렇게 노동조합을 지키는 일에 매달리는가. 1986년 노동조합 대의원에 출마해 당선됐다가 해고된 뒤 지금까지 복직하지 못한 김진숙씨가 이런 말을 한다. "술 먹으면 세상을 뒤집을 것처럼 떠들면서도 그 다음날 출근하면 그렇게 순한 양이 될 수가 없는 사람들. 그 아저씨들이 변하는 것을 봤잖아요."

어용노조 시절에는 순한 양처럼 다니며 소모품 취급을 당했지만, 민주노조 건설과 함께 투사가 되어 숱한 권리를 쟁취해온 노동자들은 '민주노조'의 귀중함을 DNA에 새겼다. 김진숙씨 역시 그 노동자들이 변하는 과정을 함께했기에, 숱한 당근과 채찍에도 노동조합 깃발을 버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어째서 현장에서 떨어져 죽은 사람을 내려다보면서 "또 한 명 깨졌네…" 하고 비인간적으로 중얼거리는가. 그러지 않으면 도무지 그다음 날의 업무를 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생각해보라. 저 사람의 죽음을 자신의 일처럼 슬퍼하면, 자신도 당할 수 있는 일이라고 여기면, 저 사람이 떨어진 그곳으로 누가 다시 올라갈 수 있겠냐는 얘기다. 

김주익씨는 어째서 타워크레인에 홀로 올라갔고, 또 거기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나. 그의 죽음을 알게 된 곽재규씨는 왜 스스로 몸을 던졌나. 시간이 한참 흐른 뒤, 김진숙씨는 왜 김주익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 타워크레인에 올라갔나. 왜 그는 "129일(김주익씨가 타워크레인에 머문 시간)만 넘기자"고 생각했나.

최강서씨는 왜 박근혜 후보의 당선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나. 복수노조(한진중공업 노동조합)가 설립되고 민주노조(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이 대거 이탈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도 왜 노동자들은 그들을 원망하면 안 된다고 말하는가.

<그림자들의 섬>은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의 30년사를 그들이 직접 구술하게 함으로써 그들에게 이름과 얼굴, 그리고 목소리를 부여한다. 그들은 더 이상 낯선 타자가 아니게 되고, 우리는 그들의 감정을 비로소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리하여 언뜻 비합리적인 것처럼 보였던 그들의 말과 행동에 모두 맥락이 있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 노동자가 복직투쟁에 나서는 이유

그리고 여기, 새로운 싸움을 준비하는 60세 여성이 있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용접공. 수많은 남성이 민주노조 하기를 두려워하던 1986년, 겁도 없이 스물다섯의 나이로 노동조합 대의원에 출마하고 심지어 당선된 노동자. 바로 그 때문에 해고된 뒤로도 35년을 끊임없이 싸워온 운동가.

47미터 높이의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309일을 농성해 정리해고를 철회시킨 사람. 고공농성 하는 친구를 위해 항암 투병 중인 몸으로 부산에서 대구까지 걸어간 동지, 김진숙. 해고되지 않았다면 올해로 정년인 나이지만 그는 6월 23일 '복직투쟁'을 선언했다.

누군가는 물을 것이다. "왜 굳이?" 그의 싸움을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욕망을 투사한 말로 김진숙씨를 조롱하지만, 이제 우리는 안다. 그가 한진중공업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 '돈' 때문은 아닐 것임을. 그의 복직은 35년 전 민주노조를 건설하려던 그의 투쟁이 해고사유가 될 수 없음을 회사로부터 확인받겠다는 것이며, 다시 말해 그의 삶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비록 '지연된 정의'일지라도, 부당하게 해고당한 사람은 반드시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수많은 해고노동자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다. 그것이 항암 투병하는 몸을 이끌고 기어이 싸움에 나서는 이유임을 우리는 이제 안다. 

동료 노동자들은 그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다. "이번 복직 투쟁은 시대를 개척해 온 한 인간에 대한 예의이며 동지에 대한 의리를 지키는 투쟁입니다."(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그리고 무엇보다 김진숙씨 본인의 말이, 이것이 지난 35년의 맥락 위에 있는 투쟁임을 분명히 한다. 우리는 그의 말에 서린 감정을 이해해야만 하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35년 동안 단 한 번도 포기하지 않았던 복직의 꿈. 그 꿈을 이룰 마지막 시간 앞에 섰습니다. 나는 다시 전선으로 갑니다. 내가 돌아갈 곳. 박창수 위원장이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조합원들의 곁으로 가기 위해. 김주익 지회장이 그토록 내려오고 싶어 했던 현장으로 가기 위해."

 

[노동안전보건활동가에게 듣는다] 부딪히며 배우며 만들어간 안전보건활동 / 2020.07

[노동안전보건활동가에게 듣는다] 

 

부딪히며 배우며 만들어간 안전보건활동

 

박기형 / 상임활동가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희망연대노조 산업안전보건법(아래 산안법) 세미나가 2020년 5월 14일부터 총 6회차에 걸쳐 진행되었고, 6월 18일에 마무리되었다. 세미나에서는 희망연대노조에 소속된 지부들의 현장 상황과 안전보건과 관련한 고민을 들을 수 있었다. 그때 적극적으로 자신의 활동 경험을 나누려고 하는 한 분이 눈에 띄었다. 바로 딜라이브 지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형진 명예산업안전감독관(아래 명감)이었다. 지난 6월 29일에 노동안전보건(아래 노안)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못다한 이야기들을 듣고자 성수역 인근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제안으로부터 시작한 노동안전보건 활동

김형진 명감은 통신 분야에서 10여 년을 일했고, 파트너사에서 근무하다가 희망연대노조 가입 이후 직접고용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겪었다고 한다. 이때 정책차장으로 파트너사에서 고용형태 전환과 관련한 투쟁을 했다. 그러다 딜라이브 지부에서 산업안전보건위원회(아래 산안위) 활동을 제안받았고, 2016년부터 단계적으로 직접고용으로 전환된 이후, 산안위 활동을 이어오다 2019년 1월 명감으로 위촉되었다.

"처음 제안받았을 때는 생소했습니다. 파트너사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는 현장에서 작업을 하지만, 정작 위험요소는 느끼지 못했어요. 전봇대에서 승주하고 담벼락에 올라가 작업하는 것도 일상업무라고 당연시했죠. 안전하게 일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산안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점차 배워나갔죠. 업무 외 시간을 활용해 산안법 스터디도 하고, 회의 일정 잡히면 사전 회의에 참석해서 관련한 내용도 검토하다보니, 현장의 위험요소가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명감은 제가 처음은 아니에요. 지부에서 1기 명감을 위촉했었죠. 처음에는 노안활동이 자리잡기 전이었고, 노사관계도 불안정할 때였숩나다. 과도기였던 거죠. 그래서 사용자 측과 산안위든 실무협의든 많이 부딪혔어요. 그런 갈등 속에서 활동의 기본틀을 갖춰나갔습니다. 제가 2기 명감인데, 지금은 노안활동이 정착되어 가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진행하는 위험성 평가나 근골격계유해요인조사 등에 업무시간 내 참여하고,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최대한 일정을 맞춰서 현장점검 및 대응도 하고 있습니다."
 

▲   희망연대노조 딜라이브지부는 안전문제를 인식하지 못 하고 위험 노동을 당연시하던 시기도 있었으나, 현장의 위험 업무와 사측의 안전조치 미실시 등을 알려가면서 노동안전보건활동을 해나가고 인식을 변화시켜왔다.

 

서로 몰랐던 안전보건 의제

김형진 명감이 노안활동을 시작했을 때는 직고용 전환 국면과 겹쳤다. 이 때문에 본사와 파트너사 등 사측과 충돌하는 일이 잦았다. 단지 투쟁 국면이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안전보건과 관련해, 사측도 충분한 이해나 정해진 관례가 없었다. 한마디로 어떻게 해야 할지 서로 모르는 상황이었다.

"저로서도 일하면서 누군가 다치거나 사고났던 걸 봤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뭐가 문제인지를 잘 알지 못했었죠. 수습, 대응, 산재신청 등 누구한테 물어봐야 할지도 몰랐으니까요. 사측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동안 산안법과 관련한 위반사항들을 전혀 인지조차 하지 못했으니까요. 산안위 처음 시작했을 때, 사측도 산안법 책을 펴놓고 찾아가며 얘기를 나누기도 헀습니다."

"그럼에도 정책차장으로 있을 때, 현장의 위험을 최대한 많이 알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측이 위험업무에 대해 안전조치를 하지 않는다는 걸 작업과정을 담은 영상을 통해 알려보려고 했습니다. 승주 작업부터 아치형 옥상 작업까지 여러 현장 상황을 영상에 담았고요. 작업량, 장비 무게 등을 측정하고, 위험상황별 사진도 찍어서 자료로 만들었습니다. 야간작업 문제도 지적하고요."

산안위에서 만들어간 노안활동

현장점검으로부터 시작한 노안활동은 산안위로 이어졌다. 산안위에서 사전회의, 실무회의, 본회의로 이어지는 안건마련 및 준비, 협의과정을 통해 여러 의제를 제기하고 관철시킬 수 있었다. 일과시간과 병행해야 하는 어려움은 있었지만, 최대한 협조를 이끌어내 업무시간을 조정하고 활동을 이어갔다.

"비록 산안위원 활동을 전임으로 하지 못하지만, 함께 업무 외 시간에서 열심히 준비하고 대응해나가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서로 소통도 하고요. 산안위의 경우에는 파트너사별, 지사별로 위원을 위촉하고 다양한 의제를 모아내려고 했습니다. 이제는 멀티, 텔레웍스, 내근직, 영업 등 직군별로 배정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산안위를 통해서 각종 노안의제를 파악하고, 제기하고 있어요. 현장작업의 경우 팔토시나 워머, 사무직들의 경우 발받침대 등을 구비해서 작업부담을 덜 수 있도록 요구했고, 안전화 교체주기나 작업복 제공도 늘리고 작업복 자체도 작업하기 편하게 개선하고요. 작업중지도 할 수 있도록 노안활동 초기부터 꾸준히 제기했습니다. 현장에서 좀 더 실효성있게 작동하도록 작업중지 이후 현장개선 등으로 이어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조합 내 의견을 모아 요청하고, 사측과 협상을 통해 현장을 개선해나가고 있었다. 최근에는 현장직군 외에 상담 및 사무 직군과 관련한 의제로 확장해나가고 있다고 한다. 상담직군의 경우, 고객갑질 등 감정노동에 따른 정신건강 보호를 위한 조치도 하도록 했고, 코로나19 이후 사무공간과 콜센터 내 아크릴 보호막 설치도 하도록 했다.

"현장 직군의 경우 사다리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사다리 사고에 대해 현황 점검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LS사다리로 지급될 수 있도록 하고, 전봇대에 거치할 때에도 고무지지대 등을 설치해서 작업 중 미끄러져 돌아가지 않게 조치도 취했습니다. 계속해서 현장의 위험요소들을 알린 결과, 사측에서도 현장개선의 필요성을 인지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런 안전조치가 현장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합니다. 안전장구류 지급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잖아요.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안전보건교육도 개선하고, 작업시간 등도 충분히 확보하는 등의 후속 노력이 이어져야 합니다. 고소작업의 경우엔 2인 1조 도입이 중요한데, 아직은 좀 더 고민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전송망 관리와 관련해서 긴급출동을 위한 대기근무조가 운영되고 있는데, 인원이 부족해서 야간근무 부담과 함께, 혼자 출동하는 데 따른 위험도 있습니다. 그런데 고용조건 개선, 신규인력채용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은 과제라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법제도를 넘어선 활동을 만들어야

딜라이브 지부에서 명감을 위촉하면서, 사측과 갈등이 있었다고 한다. 1기와 2기 모두, 사측에서는 명감 위촉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다고 한다. 위촉 여부에 대해 사측의 의견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활동에 협조적이지 않아서 어려움이 있었다. 명감의 지위와 권한에 대해 제대로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앞으로도 명감 활동을 지속한다면, 활동시간 보장이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반전임으로 하든, 안전관리팀으로 직책 변경을 하든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필요가 있어요. 노조 상황도 고려해야 하긴 해야죠. 물론 현재 수준에서 별도로 협오를 구하면, 시간할애를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직군이다 보니 업무를 조정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요. 그러다보니 법에서 규정한 명감활동 내용 중 일부만 수행하고 있습니다. 좀 더 사고 대응도 열심히 해보고 싶고, 조사활동도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남아요. 나아가 산안위 활동과 지부 활동을 더 연계할 수 있도록 매개하는 역할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김형진 명감은 딜라이브 지부에서 노안활동을 활발히 이어왔지만, 한 번의 도약이 필요한 게 아닐까 고민이 든다고 했다. 산안위 활동 등을 통해 현장 개선을 해왔는데, 여전히 회사는 법제도 안에서만, 법에 규정된 최소기준만 지키려 하기 때문이다.

안전보건 문제는 법에 규정된 기술적인 사항만 지키면 끝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노안활동은 이를 법적 테두리를 벗어나 더 많은 문제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안전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서 노동조건, 고용형태, 임금과 노동시간 등 개선해야 할 과제는 더 넓다. 이를 위한 김형진 명감은 임기를 마치더라도, 노안활동을 이어가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와 함께 세미나 때 함께 의견을 나눴던 것처럼 희망연대노조에서 더 많은 지부가 함께 노안의제에 관심을 갖고 교류하며 활동을 만들어가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 바람에 연구소도 함께 연대할 수 있기를 바란다.

[현장의 목소리] 학교 비정규 여성 노동자, 외치다 "우리가 가는 길이 바로 여성노동자의 길" / 2020.07

[현장의 목소리] 

 

학교 비정규 여성 노동자, 외치다 "우리가 가는 길이 바로 여성노동자의 길"

 

나래 / 상임활동가 

 

인터뷰해야겠다는 다짐은 한 언론 기사의 두 줄에서 시작됐다. '충남에서만 여성 강사 3명이 임신 사실을 숨기고 체육활동을 하다 유산했다'라는 내용이었다. 임신 사실을 숨겨야 했던 절박한 상황, 불안을 참고 견디며 일하다 결국 유산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자체가 '현실' 같지 않았다. 정부에서는 저출산이 국가의 위기라고 떠들며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일터에서 여성 노동자의 재생산권은 전혀 보장되지 않고 있다.

초등학교 스포츠강사는 비정규직 노동의 문제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표적인 직군 중 하나다.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체육 직종 관련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학교에 배치하기 시작했고, 이후 교육부도 사업에 참여했다. 일자리 창출이란 명목으로 도입된 사업인 만큼 양적 양산 초점에만 맞춰지고, 일자리의 질은 한참 낮다. 노동조합에서도 꾸준히 제기해온 문제점이다. 담당 직무를 체육 수업 보조자라고 정해놓고 1년 단위의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더욱 문제는 공적 기관인 학교가 비정규직, 특히 여성 비정규직을 끊임없이 양산해내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는 여성 노동자 고용이 높은 대표적인 곳이다. 노동조합에 따르면 교육공무직원과 강사 포함 전국에 40만 명의 노동자가 있으며 여성이 93%, 남성 7%로 추산하고 있다. 교원의 경우에도 여성 비율이 높다.

2019년 교육부가 발표한 교육기본통계 자료에 따르면 전체 교원 대비 여성 교원은 71.3%(35만4093명)로 고등학교(53.5%), 중학교(70.1%), 초등학교(77.2%), 유치원(98.3%) 순으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으며 교원 성비 불균형이 두드러진다. 이처럼 학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성 노동자가 비정규직으로서, 여성으로서 겪는 이중차별 문제를 살펴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해결의 출발점도 여기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지난 6월 30일 노조 사무실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하 학비노조)의 안순옥 수석부위원장과 최은희 정책부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유령 취급당하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안순옥 수석부위원장은 11년 차 경력의 학교 식생활관(급식실) 조리실무사다. 노동조합에 가입해 지회장, 지부장을 역임하고 올해 노조 수석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도 처음엔 노조가 낯설었다. 하지만 학교에서 자신의 일이 존중받지 못하고, 차별받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으며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을 해야만 했던 경험이 스스로 노조를 찾게 만들었다. 

안순옥: "방학 날이었어요. 교직원 연수를 떠나는 날인데 급식실 빼고 다 가더라고요. 연수 참여자들이 일찍 움직여야 하니깐 배식 시간도 1시간 이상 빨라졌죠. 그러면 우리도 일찍 가서 일하거나 빠르게 움직여서 일해야 하는데, 너무 서럽더라고요."

최은희 정책부장은 자신이 노조에 가입하게 된 이유로 학비노조의 출범 계기를 꼽았다. 그는 2011년부터 8년 동안 초등학교 돌봄교실 전담사로 일하며 올해 1월 1일 자로 노동조합 전임을 맡았다. 

최은희: "일하면서 처음으로 '우리가 하는 일에 비해 저평가받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어요. '학교의 유령' 같다고 우스갯소리로 얘기한 적도 많아요. 제가 결정적으로 노조에 가입해야겠다고 생각한 게 돌봄교사의 무기계약직이 때문이었어요. 돌봄교사는 1년 단위로 계약을 했어요. 2년 이상 되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학교는 돌봄 교사가 괜찮다 싶으면 교장 선생님들끼리 암묵적으로 돌렸어요. 학교에선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가르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그렇게 인터넷으로 노조를 검색해서 가입했죠."

비정규직이란 불안정한 고용형태는 노동자뿐만 아니라 이 노동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학교는 배움의 장이 되는 공적 공간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하는 가치를 실현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학교는 오히려 차별적 구조와 문화를 끊임없이 양산해내고 있다. 50~70여 직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있는 곳이 바로 '학교'다. 

비정규직이라 차별받고, 여자라고 차별받고 

정부는 교육 분야에 비정규직을 도입한 이유로 학교행정업무의 경감 및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실제론 IMF 이후 유연해진 노동시장에서 소위 경력단절 여성들을 노동시장에 끌어들이며, 시간제 일자리와 같은 불안정한 고용형태, 저임금의 일자리를 집중 양산했다. 임신, 출산, 육아를 거쳐 다시 경제활동을 해야 하는 여성의 입장에서 그나마 손을 뻗을 수 있는 곳은 '비정규직 일자리'뿐이다. 특히 학교에서 조리, 돌봄과 같은 업무는 여성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지며 대표적인 비정규직 일자리다. 

2017년 한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한 말이 있었다. 당시 국민의당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가 민주노총 총파업에 참여한 학교 비정규직 급식노동자를 놓고 "아무것도 아니다. 그냥 급식소에서 밥하는 아줌마들"이라고 말한 것이다. 노동기본권에 대한 몰이해뿐만 아니라 여성 노동을 폄하하는 말로 당시 노동·여성계의 지탄을 받았다. (관련 기사: 이언주 "밥하는 동네 아줌마가 왜 정규직 돼야 하나?" http://omn.kr/np76)

안순옥: "예전엔 행정보조, 교무보조 명칭이 이랬어요. 교사들도 보조 선생님이라고 불렀고요. 초창기에는 교사, 행정 공무원의 보조 업무를 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교사, 행정 공무원들이 하는 일을 똑같이 하고 있어요. 어느 학교에 가면 공무원이 해야 하는 일을 비정규직 노동자가 하고 있어요. 만약 보조라고 한다면 교육청에서 업무 교육을 할 때 다른 교육을 해야겠죠. 그런데 그렇지 않거든요. 급여 담당자를 부르면 거기에 정규직, 비정규직 다 와요. 똑같은 일을 하기 때문이에요."

최은희: "돌봄교사의 경우 입직할 때 조건이 되는 자격증이 유치원, 중등 교사 자격증, 보육교사 2급 자격증 등이에요. 엄연히 자격이 요구되고 그에 필요한 것들을 다하죠. 그런데 보조적 업무라고 생각해요. 특히 돌봄의 경우 엄마들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게 강해요.

그런데 사회가 변했잖아요. 여성의 사회진출이 많아졌고 전문적으로 돌봄을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로 해졌죠. 그 업무를 하기 위해 돌봄교사들이 있는 거고요.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학교에서 유일하게 움직인 게 어딘지 아세요? 바로 돌봄교실이에요. 긴급돌봄이라고 해서 계속 운영했죠. 돌봄 업무가 보조적인 업무이거나 가치가 없는 노동이 아니에요. 이제는 정말 이 시대에 필요로 한 필수 노동인 거죠. 이제는 돌봄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때라고 봐요."

코로나19로 등교 수업이 미뤄지면서 자녀를 집에만 둘 수 없는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제공하는 긴급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공적으로 받을 수 있었던 돌봄노동이 중단되면서 그 부담이 돌봄의 주 담당자인 여성 개인에게 돌아간 것이다. 그리고 이 부담과 책임은 성별분업이 공고한 학교의 여성 노동자에게 다시 돌아갔다.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이라면 그만큼 사회적 투자와 지원이 아낌없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이나 지금이나 학교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에게 사회가 요구하는 것은 소위 '엄마의 마음과 태도'로 임해달라는 것이었다. 이처럼 비정규직이자 여성노동자로 부딪혀야 하는 이중차별에 노동조합은 끊임없이 싸우고 있다.   

여성 노동자의 길, 우리가 만들어 간다  
 

▲   지난 6월 27일 서울 여의도 여의대로에서 "코로나시대! 초등돌봄교실 시간제 폐지 및 법제화! 초등돌봄노동자대회"와 "코로나 시대, 비정규 직 차별철폐 법제화 쟁취! 집단교섭 승리! 공무직위원회 정상화! 간부결의대회"가 열렸다.

산업재해 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산업안전보건법상 학교 비정규 노동자는 법 적용에서 배제됐었다. 그러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끊임없는 현장 증언과 투쟁으로, 지난 2017년 2월 고용노동부는 학교 식생활관 업무를 적용 범위에 포함하는 지침을 내렸다. 이에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할 수 있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설치하게 되었다.
  
여성 노동자의 안전·보건 문제를 다룰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자리다. 특히 여성은 일터에서나 가정에서나 주요한 결정 권한을 행사하는 위치에 놓이지 못한 경험이 많다. 그런 측면에서 여성노동자의 렌즈를 통해 산업안전보건위원회의 역할과 의미를 찾아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것이 학교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이 걸어가는 길이자 여성 노동자가 만들어나갈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안순옥: "초등 스포츠강사 유산 문제를 알고 나서 화가 났어요. 이분들은 무기계약직도 아니에요. 비정규직이란 이유로 육아휴직도 못 써요. 쓰겠다고 하면 고용이 어렵잖아요. 여성이란 이유로 그런 거죠. 이런 문제로 임신 사실을 숨기다가 유산한 사실이 너무 속상해요. 상시지속 업무면 누구나 당연히 필요한 육아휴직 제도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해요. 정부에서는 계속 저출산이 문제라고 하는데 왜 필요한 제도를 비정규직이란 이유로 사용하지 못하는지 답답해요. 축복받아야 할 일을 숨겨야 하는 현실이 바뀌면 좋겠습니다."

최은희: "이전보다 여성 노동에 대한 인식도 높아지긴 했지만, 대기업만 봐도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여성 비율이 낮잖아요. 여성에겐 유리천장뿐만 아니라 벽도 존재한다고 봐요. 그만큼 여성에게 허용되지 않는 게 있어요. 남성은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게 여성에겐 그렇지 않은 거죠. 노조를 하면서 저희끼리 이런 얘기를 많이 해요. '우리가 가는 길이 여성 노동이 가는 길이야!'라고요. 우리 조합원 대부분이 여성이에요. 우리 처우를 올리는 게 결국 사회적 지위를 올리는 거고, 이런 활동과 경험이 여성 지위를 향상하는데 일조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A-Z 다양한 노동이야기] 활동지원사 노동자의 쉴 권리 보장을 위해 / 2020.07

[A-Z 다양한 노동이야기]

 

 활동지원사 노동자의 쉴 권리 보장을 위해 

-전덕규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전국활동지원사지부 사무국장 인터뷰 

 

 

김가을길 / 상임활동가 

 

"휴게시간은 근로기준법에 의해 4시간에 30분, 8시간에 1시간씩 부여하도록 돼 있잖아요. 휴게 시간의 부여 시기를 변경할 수 있게 해주는 게 특례업종이었어요. 국가인권위 권고사항으로 휴게시간을 유연하게 부여한다거나 하는 방안이 나왔는데, 이런 정책들이 7월 1일 근로기준법 개정안 시행 이전의 상황이었죠. 

활동지원사들의 쉴 권리가 특례업종 제외 이전에도 없었던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사실상 활동지원사들은 그간 제대로 된 휴게시간을 부여받지 못하고 일했어요.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의 권리가 있음에도 부여받지 못하는 불법적 상황이 근 10년 가까이 계속되어왔던 거예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시행된 지 벌써 1년이 넘었지만, 활동지원사 노동자들에게는 여전히 휴게시간이 없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전국활동지원사지부 전덕규 사무국장을 낙원상가 골목 근처의 활동지원사노조 사무실에서 만나 활동지원사 노동자의 쉴 시간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사회복지사업 특례업종 제외 후 변화

언론에서는 최중증장애인 사고방지 등을 앞세워 활동지원사의 끊임없는 서비스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그럼에도 쉼의 권리는 노동자 건강권의 측면에서 너무나 필요한데, 개정된 맥락에는 또 무엇이 있었을까? 개정 이후 휴게시간이 생겼다고 볼 수 있는가?

"근로기준법 개정안 시행이 2018년 3월 20일에 개정되었고 7월 1일 이후 시행입니다. 여기서 근로기준법상 특례업종이라는 게 뭔지가 중요한데, 특례업종이 될 경우 연장근무가 제한 없이 가능했어요. 그때 근로시간이 단축되면서 주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고 특례업종을 축소하자는 논의가 진행됐는데, 제외되는 특례업종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많았어요.

화물 운송 노동자가 장시간 노동으로 교통사고가 난다거나, 집배노동자가 과로로 사망한다던가. 그런 일들이 계속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회적 요구에 따라 특례업종이 축소됐던 겁니다. 많은 활동지원사들도 이용자 필요에 따라 장시간 노동을 했고요.

개정 후 사회복지사업이 특례업종에서 빠지면서, 휴게시간을 4시간에 30분, 8시간에 1시간 부여하게끔 변화하게 되었잖아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활동지원사들에게 휴게시간의 권리라는 게 기존에 없던 게 아니라는 거예요. 사실상 근로기준법을 위반하고 있는 상황이 제도 초기부터 있었고, 근로기준법이 개정되면서 활동지원사 휴게시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거지 '휴게시간이 생겼다'와 같은 표현은 맞지 않죠."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개정 이전 '휴게시간을 유연하게 부여하도록 한다'라는 등의 대안을 내놓았다. 특례업종 제외에 관해 활동지원사 노동자의 고용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보건복지부나 기타 정부 부처, 지자체 등의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했다.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사항은 돌봄서비스의 경우 휴게시간을 유연하게 부여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사실 그게 기존에 없는 걸 마련한 게 아니라 원래도 법률적으로 유연하게 하도록 돼 있는데 새로운 방법인 것처럼 또 권고한 것뿐이에요. 그렇다면 국가인권위의 권고는 유효한 권고일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방법은 조금씩 다를 수 있어도 법이 기본적인 테두리를 마련해 놓지 않으면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근로기준법 개정 과정에서 특례업종 제외에 관해 반대했어요. 보건복지부는 지금까지도 노동자 휴게시간 권리에 대한 책임을 방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에서 근로기준법 개정안 시행을 앞둔 2018년 6월에 '휴게시간 지원 방안'이라는 대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열어보니 사실상 공백을 가족돌봄으로 대체하고 한 시간 정도 되는 단시간 대체 인력을 5000원 정도 더 주는 방식으로 파견하거나 퇴근할 때 맞춰 8시간에 할당되는 휴게시간 1시간을 당겨서 교대 스케줄을 짜는 정도였죠. 실제로 그렇게 운영이 되지는 않습니다. 일하는 활동지원사 입장에서는 근무시간이 늘어나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보건복지부에서 국가기관과 실질적 고용주로서 책임을 지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정부에서 제대로 조치하지 않으니, 개정된 근로기준법상의 특례업종 제외의 의미가 잘 실행되기는 어려웠을 것 같았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물었다.

"사회적 논의로 인해 근로시간이 축소되고 특례업종이 줄어든 것은 노동자의 권리 보장의 측면에서는 진일보 한 것이죠. 그렇다면 보건복지부에서도 활동지원사에게 휴게시간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하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그런 건 전혀 안 되고 있고요. 일단 근로기준법상 휴게시간이라는 것은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잖아요. 하지만 활동지원사들은 그렇게 쉬는 것이 아니라 단말기를 종료해 근무기록을 삭제하는 등의 방법으로 근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게 가장 큰 문제예요."

보건복지부에서 대책이라고 내놓았던 위의 지원방안을 통해 휴게시간을 준 이용자는 다섯 손가락에 꼽았다고 한다. 그만큼 실효성이 없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이때 보건복지부는 계도기간이라 이용자들이 많이 쓰지 않았다는 핑계를 댔지만, 계도기간 동안 보건복지부나 고용노동부가 본 목적을 위한 제대로 된 시도를 한 적은 전혀 없었다. 

"그렇게 2018년 12월이 되어 계도기간이 지나자 보건복지부에서는 다시 또 같은 지원방안(단시간 대체 인력 고용)을 지자체에 공문으로 배포했습니다. 그래서 이제 벌써 2020년이 절반이 가까이 됐는데, 지난 1년간 이용자 수가 어땠냐 하면, 10명도 안 되는 처참한 실정입니다. 지금 보건복지부는 그것이 실패한 정책임을 알지만, 대책을 내놓지도 못하고 있어요. 

아예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아까 말했듯 일부 기관에서는 단말기만 종료하게 시킵니다. 단말기만 종료하게 되면 근무기록을 삭제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휴게시간 부여가 아닌 임금체불이 되죠. 그러니 지자체들 상황이 우스워요. 휴게시간을 부여하는 지자체는 사실상 단말기를 종료하고 있기에, 실질적인 휴게시간도 아닌 데다가, 임금체불까지 해서 이중 근로기준법 위반이겠죠. 그러나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는 지자체는 휴게시간에 관련한 법률 위반이 됩니다. 아무 대책이 없는 지금 상황에서는 최소한 일한 것에 대한 임금이라도 받게끔 설명하고 있습니다."

휴게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는 이유

그는 휴게시간을 쉴 수 없으니 돈으로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건강을 보장하기 위한 쉼의 권리마저도 돈 문제로 치환시키는 것이기에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래서 당장 조건을 바꿀 수 없다면, 휴게시간 저축제 등 온전한 휴게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운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국회에서도 노조에서 관련 법안을 발의했지만, 통과되지는 않았다. 휴게시간인데 쉴 수 없는 구체적인 사유는 무엇일까. 

"거의 모든 활동지원사는 1:1로 파견되기 때문에 한 사람이 일하는 동안 다른 사람이 쉬는 방식이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근육장애인이나 최중증장애인의 경우 특성상 끊김 없는 서비스를 원하죠. 또 장애인 이용자가 사회활동을 할 경우 대중교통 안에 있다면 휴게시간을 가질 방법도 공간도 없는 등의 문제가 있죠. 

활동지원사가 실질적으로 휴게시간을 쓸 수 있는가의 여부는 제도적 조건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바우처 제도, 1:1 방식으로 파견하는 방식 안에서는 이를 활용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휴게시간은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함으로 노동자 건강권에 있어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저희는 휴게시간 저축제를 요구하는 거예요. 휴게시간 저축제는 쉬지 못한 휴게시간을 유급휴가로 계산해 활용하는 방식으로 조금이라도 더 쉴 수 있겠죠."

언론에서는 근로기준법 이전의 특례업종으로 돌아가자는 의견이 여러 차례 제기됐는데, 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인터뷰 기사는 개별적인 의견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장애인 단체 같은 경우 근육장애인이나 최중증장애인 생존권연대 같은 데서 목소리를 많이 냈죠. 근육장애인 중에서는 활동지원사가 10분 정도 잠시 퇴근하고 교대하는 사이에 호흡기가 떨어져서 사망한 사례도 있었고, 그러다 보니 절박함이 있으셔서 끊김 없는 서비스를 필요로 하십니다. 

그런데 장애인은 활동지원사 노동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용자예요. 그러면서 한 가지 더 주장하셨던 게 과거의 특례업종으로 돌아가자고 하셨거든요. 그런데 아까 제가 말씀드렸듯 기존의 특례업종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아도 되는 게 아니잖아요. 돌아가는 것이 해법일 수는 없습니다.

또 특례업종을 축소하는 것 자체도 노동계의 성과인데 이걸 다시 돌아가자고 하는 건 퇴보시키자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최중증장애인 생존권연대 토론회 기사 내용에서 변호사가 지적하는 걸 보면, 2018년 7월 1일 시행 이전의 근로기준법이 말하는 특례업종과 시행 이후에서 규정하는 특례업종의 성격이 또 다르다는 건데요. 

가령 지금은 '연속적으로 근무를 하면 얼마만큼의 휴식이 주어져야 한다' 이런 이야기도 한다는 거죠. 그런 현행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특례업종에 지금의 사회복지사, 활동지원사가 들어간다고 해도 그분들이(이용자) 원하는 방향으로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검토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아마 그렇게 세세하게 보게 되면 (기존처럼 특례업종으로 포함시켰을 때) 원하는 상과는 다를 거라고 보고요."

활동지원사의 쉴 권리 보장을 위한 과제

휴게시간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 상황이 활동지원사 노동자들의 노동안전보건에 끼치는 영향은 무엇이 있는지 들어보았다. 

"휴게시간이 있는 근무를 상상해본 적이 없어서 영향이 무엇일까 명확하게 말하기는 힘듭니다. 산재에 관해서는 근골격계 질환이 많은데, 이용자가 가벼워도 60kg, 많이 나갈 경우 100kg가량 되기 때문에 그들을 한 사람이 들어야 하는 현 제도에서는 근골격계 질환의 위험이 아주 큽니다. 산안법상에는 10kg만 넘어도 두 명이 들게끔 권고했는데 그런 주장은 받아들여진 적이 없죠. 산재 인정률이 낮다 보니 대체로 산재 신청도 어렵고요. 이용자를 들어 옮기고 하는 업무가 많아 허리나 어깨에 영향이 크죠. 

조합원 중 직업병으로 산재 신청을 해서 인정받은 경우는 한 건 있었습니다. 요즘은 코로나19가 주요 이슈인데, 활동지원사 노동자들은 이용자와 밀접하게 자주 대면하는 것에 비해 마스크 지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근무 중인데 코로나 발생 이후로 지금까지 받은 마스크 수가 총 여섯 장입니다. 장애인이 보조구를 충분히 지급받지 못하는 문제가 활동지원사의 노동조건과도 충분히 연결돼 있습니다. 휠체어를 예로 들자면, 장애인들에게는 이동수단을 보장하는 기기겠지만 활동지원사 노동자에게는 노동을 보조해주는 기기라서요."

전덕규 사무국장은 활동지원사들의 온전한 쉴 권리를 위해 앞으로도 권리보호와 요구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활동지원사에게 실질적인 쉼의 권리가 주어질 때까지 함께 연대하고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건강한 노동이야기]직장인의 건강한 마음은 합리적 조직으로부터(2020.07.28, 민중의소리, 김세은)

갈수록 직원들의 정신건강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회사들이 늘고 있다는 것을 종종 체감한다. 여러모로 고무적인 일이다. 사내 심리상담실을 설치하고 명상 수업을 여는 것도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조직을 합리적으로 바꿔나가는 것, 비상식적인 규정을 하나씩 수정해가는 것이야말로 사업장 정신건강 예방과 관리의 가장 기본이 아닐까 싶다.

문화체육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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