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출연 관리자 집단 성폭력 사건’ 가해 경찰 조관군 해임‧처벌 요구 기자회견

-일시 : 2020년 9월 24일 (목) 오전 11시 30분 
-장소 : 광명경찰서 앞 

사회: 박희정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 피해자들에 대한 묵념
- 사건 경과
- [발언] 성상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기획차장
- [발언] 김용민 정의당 광명갑 지역위원회 위원장
- [발언]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직업환경의학전문의
- [발언] 장연록 (유가족)
- 기자회견문 낭독



기자회견문 “여성에게 안전한 일터와 정의를”


지난 8월 28일과 9월 3일은 ‘단역배우 자매’로 알려진 故 양소라‧양소정님의 11주기였습니다. 자매들의 묘 앞에 선 어머니는 그날이 바로 어제 같다며 오열했습니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가슴을 찢은 상처에서는 매일 새로운 피가 흘렀습니다. 생을 놓고 싶어질 때마다 “복수해달라”는 둘째 딸의 유언을 주문처럼 되뇌며 악착같이 이어왔습니다. 


2009년, 두 분의 사망 당시, 언니 양소라님의 나이는 서른넷, 동생 양소정님은 서른둘이었습니다. 원통한 죽음이었습니다. 2004년 여름, 양소라님은 여성학을 전공하던 대학원생이었습니다. 방학을 맞아 경험도 쌓고 용돈도 벌겠다며 나간 일터에서 성폭력을 겪었습니다. 4명의 보조출연배우 관리자들이 포함된 다수의 가해자들은 협박과 위력을 동원해 피해자를 괴롭혔습니다. 피해자가 용기 내 경찰에 고소했지만, 경찰 조사과정 역시 피해자에게는 ‘참사’였습니다. 
피해자의 곁에서 조사과정에 함께 한 유가족 장연록님은 조사를 맡은 경찰이 처음부터 ‘이런 건 사건이 되지 않는다’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증언합니다. 경찰은 피해자에게 ‘가해자들의 성기 크기, 색깔 등 구체적으로 그려보라’고 하고, 얇은 가림막만 사이에 둔 채 장시간의 대질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경찰서 안의 다른 경찰이 술에 취한 채 피해자에게 다가와 ‘아가씨가 12명이랑 잔 아가씨야?’라는 말을 했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1년 반 동안 고통을 견디며 조사에 임해온 피해자에게, 담당 경찰은 ‘성인에게 이런 건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합의를 종용했습니다. 피해자가 합의하지 않자, 강제로 합의서에 지장을 찍게 해 수사를 종결시켰습니다. 당시는 성폭력 범죄에 있어서 친고제가 적용되던 시기라 가해자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는 더 이상 어려워졌습니다. 


양소라님은 부서진 일상을 재건하고자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새로운 공부를 해보려 학원에 다니고, 공방에 다니고,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이 기억하는 ‘양소라의 얼굴’로 돌아가려 애썼습니다. 그러나 존엄에 상처 입고, 납득할 수 없는 일을 겪고, 그 부당한 일을 자행한 자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고 살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요. 
양소라님은 결국, 2009년 8월 28일 목숨을 던졌습니다. 동생 故 양소정님은 언니에게 일자리를 소개해줬다는 죄책감과 그리움에 6일 후 (9월 3일) 언니의 뒤를 따랐습니다. 두 달 뒤에는 아버지마저 지병이 악화해 사망하고, 어머니 장연록님만이 남아 이제껏 진실규명과 피해자의 명예회복을 위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2018년 미투의 흐름 속에서 재조명되어 재조사를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이 이루어졌습니다. 당시 2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호응해 경찰 재조사가 진행되었지만 요식행위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2018년 8월 28일, 피해자의 기일에 여성가족부, 한국여성인권진흥원 등의 지원으로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한 장례식이 거행됩니다. 같은 날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치유 : 방관자에서 조력자로>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합니다. 경찰의 재조사 보고서를 검토한 신경아 한림대 교수는 이 자리에서 "보고서의 한 페이지 넘는 분량이 피해자의 진술이 얼마나 엇갈렸는지에 대한 설명이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2004년과 2005년의 경찰조사 당시 피해자는 사건의 트라우마로 정신 장애 증세를 보였는데, 경찰은 재조사에서도 이것을 피해자의 진술을 의심하는 근거로 제시한 것입니다. 재조사를 맡은 경찰은 당시 공소시효가 끝난 사건인데다 고인이 된 피해자가 생전에 고소를 취하했다는 이유로 가해자 대부분이 조사에 불응하자 그들에 대한 조사 자체를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신경아 교수는 "(경찰 보고서) 그 자체가 피해자를 모욕하는 내용들이었으며, 경찰 조사가 완수되지 못한 책임을 여전히 피해자에게 돌리는 태도라고 할 수 있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스멀스멀 가해자들이 현장으로 복귀한 건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04년과 2005년, 피해자가 제기한 고소를 담당한 경찰 중 한 명이 조관군입니다. 피해자의 지장을 억지로 찍어 사건을 종결시킨 장본인입니다. 조관군은 광명 철산 지구대장이던 올해 4월 철산 지구대 앞에서 1인시위 중이던 장연록 어머니에게 “진작 니년을 죽였어야 했다”며 폭행하고 질질 끌고 가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이 사건은 현재 검찰로 송치된 상태인데, 조관군은 이후 감봉되어 광명경찰서로 발령되었습니다.

고 양소라 님은 어려움 속에서도 큰 용기를 내어 국가에게 정의를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의 최후의 보루가 되어야 할 경찰은 오히려 피해자를 모욕했습니다. 1년 반에 가까운 수사 과정 내내 피해자의 고통을 덜기는커녕 상처를 헤집어댔습니다. 그 책임에 사죄해도 모자랄 판에, 유가족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는 것은 국가의 존재 의미를 되묻게 하는 심각한 사건입니다. 


정부를 향해 말합니다. 2018년 여성들의 용기로 만들어낸 미투의 흐름 속에서 국민청원에 못 이겨 재조사를 수행하고 피해자들의 장례식을 치러줬다는 것으로 할 일을 다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사건의 ‘해결’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사건의 진실이 규명되고, 피해자가 가해자로부터 합당한 사과를 받아야 하며, 유사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사회가 함께 변화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입니다. 


정부는 2019년 보조출연자들의 노동환경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약속했지만, 제대로 된 결과조차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보조출연자의 노동환경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고, 사건의 가해자들이 현장에서 활동한다는 소식이 들리며, 피해자는 제대로 된 사과 한 번을 받지 못한 채 여전히 거리에서 목청을 높여야만 합니다. 


방송사와 외주 제작사들도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방송 제작 환경에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고 모든 방송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 여성 노동자가 불안해하지 않고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었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문제입니다. 그러나 공영, 민영을 막론하고 방송사들은 방송 노동환경을 개선을 등한시했습니다. 외주 제작사도 손을 놓고 있기는 매한가지였습니다. 이따금 언론을 통해 사건이 보도되고 여론이 들끓어 오를 때만 바뀌는 척 할 뿐, 실질적인 변화 없이 무려 15년의 세월을 허비했습니다. 이미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방송사와 제작사는 방송 노동환경과 문화를 바꾸기 위하여 최선을 다해야만 할 것입니다.


상처받아야 할 이들은 가해자들입니다. 책임을 져야 할 이들도 가해자들입니다. 이러한 가해를 방조하고 묵인하고, 반복되게 한 구조를 바꾸어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양소라 양소정 두 여성의 명복을 온전히 빌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경찰에게 요구합니다. 
- 보조출연자 관리자 집단성폭력 사건의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를 모욕한 가해자이자, 유가족 장연록을 폭행한 경찰 조관군의 해임과 처벌을 요구한다.
- 경찰은 조관군에 대한 해임과 처벌과 더불어, 성폭력 사건 수사에 있어 2차 가해 예방을 위한 교육과 정책, 2차 가해 발생 시 처벌 절차 등을 명확하게 공표하라.

우리는 방송사와 제작사에게 요구합니다.
- 방송사와 제작사는 성폭력 예방 교육 사전에 반드시 실시하고, 사건이 발생할 경우 공정한 절차에 따라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하여 피해자의 회복을 돕고, 가해자는 현장에서 즉시 배제할 수 있도록 실질적 피해구제절차를 만들어라.
- 방송 현장에서 여성이 차별받지 않고 건강하고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는 문화를 구축하라.

우리는 정부에게 요구합니다.
- 정부는 말로만 실태조사 말고 방송 현장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 보조출연자를 비롯한 방송 노동자의 다양한 영역에 대한 실태조사와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을 수립, 시행하라.


2020년 9월 24일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광명시민단체협의회, 녹색당, 다산인권센터,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문화예술노동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민주언론시민연합, 배움학교 시민연대, 사단법인 김용균재단, 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인권교육센터 들, 인권운동사랑방, 전국보조출연자노동조합,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방송작가유니온), 전국언론노동조합,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정의당 광명갑지역위원회, 정의당 여성본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한국여성노동자회,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매일노동뉴스] 처음부터 잘못 꿴 단추

 

이번주 매일노동뉴스 칼럼은 이태진회원이 작성해주셨습니다.

주요 산재 사망 사거 중 하나 인 지게차의 현실을 짚으며, 노동자의 안전보건이 일터에서 기준이 되지 않을때 발생될 수밖에 없는 사고발생과 죽음, 애초에 상품이 생산되고 기획될때부터 고려되어야 함을 담아주셨습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m.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6764

 

처음부터 잘못 꿴 단추

최근 과로사에 내몰린 택배노동자들이 분류작업 거부를 선언하자 물류대란을 우려한 정부가 발 빠르게 대응했다. 그만큼 물류는 이제 산업현장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에서도 많은 영향을 주고 �

m.labortoday.co.kr

 

 

 

[안내] 2021 제2회 청소년 노동안전보건 콘텐츠 공모전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2021 청소년 노동안전보건 콘텐츠 공모>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약칭 한노보연) ‘2021 청소년 노동안전을 권리로 말하다 공모전은 청소년 노동자가 경험하는 일터의 다양한 위험에 주목합니다. 많은 청소년 노동자가 배달업체, 웨딩홀, 식당 등 다양한 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또 제조업공장, 콜센터, 외식업체 등 현장실습생으로 일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저임금, 차별, 일터괴롭힘, 불안정한 일자리 등으로 인해 다치거나, 아프거나, 임금을 떼먹히기도 합니다. 한노보연은 이번 공모전을 통해 청소년 노동자가 안전할 권리를 선언하고, 청소년 스스로 노동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를 모아내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1. 공모 주제

- 청소년 노동자의 안전, 건강과 '알권리' 

*주제 예시 
1) 청소년 대상의 노동안전보건 교육의 필요성 
2) 정보/교육의 부재로 일터에서 건강권이 침해된 사례 
3) '알권리'를 통해 안전하게 일터를 바꾸는 방법 

2. 지원 자격

- 만 19세 이하 청소년으로 구성된 팀(단체, 동아리, 모임) 또는 개인

3. 시상 기준 및 동영상 안내 

- ‘노동자의 건강이라는 주제에 대한 관점과 관심의 명확성, 젠더 및 인권 감수성, 주제의 전달성 및 독창성을 중점적으로 심사함.

* 동영상을 통해 공모전 및 주제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안내합니다. 응모하시는 분들이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tv.kakao.com/v/412668944

4. 시상 부문 및 상금 

1) 에세이/소설 2팀 선정, 50만원
2) 영상/영화 2팀 선정, 50만원
3) 카드뉴스/웹포스터 2팀 선정, 25만원

*작품 분량은 아래의 기준을 준수해야 함.

- 에세이/소설: a4 10매 이내 
- 영상/영화: 장르 무관 20분 이내 
- 카드뉴스: 표지 포함 10장 이내 
- 웹포스터: 1장 


5. 전체
일정

- 접수기간: 2021 1 1()~1 31()
- 심사발표: 2021 2 15()
- 시 상 식:  2021 2 26() 상금 전달 및 시상식(시상 장소는 별도 안내) 

*한노보연 홈페이지, 개별 메일링을 통해 발표 예정

6. 제출방법 및 주의사항 

(1) 신청서 1부(양식은 아래 첨부 문서 참조) 
(2) 제한 분량에 맞는 파일을 메일로 전송 

*응모한 모든 창작물의 저작권은 출품한 개인, 팀에게 있으며 선정되지 않은 응모작은 공모전 심사 기간 종료 후 모두 폐기합니다 
*이 외에도 한노보연의 노동자 건강권을 위한 교육 및 활동에 비영리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 이는 선정 이후 선정된 팀, 또는 개인과의 협의 하에 결정합니다.
*선정된 출품작은 이후 다른 공모전에 지원할 수 있으나 한노보연 연구공모작이 표기되어야 합니다.

[양식] 2021 청소년 노동안전보건 콘텐츠 공모전_성명(팀이름).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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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접수·문의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메일(kilshlabor@gmail.com)로 접수 및 문의

*서류접수는 이메일로만 받습니다. 공식창구로 접수되지 않은 지원은 받지 않습니다.
* 영상, 영화, 만화 등 파일 용량이 큰 경우에는 구글 드라이브 링크 공유 방법을 활용해주세요. 그 외 전송이 가능한 파일의 경우 메일 첨부 바랍니다.

 

 

 

[매일노동뉴스] 하루하루가 위태롭고 불안하다

지난주 9월 17일 매일노동뉴스 칼럼입니다. 이숙견 상임활동가가 작성해주셨습니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이제는 행동할 때다.”

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6631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6631

 

www.labortoday.co.kr

 

[건강한 노동이야기] 사소한 고통은 없다(20200922, 김세은, 민중의소리)

3일 이내의 요양이 필요한 '자잘한' 아픔과 고통은 어디에, 어떻게 기록되고 있을까?  수술 받을 정도는 아니지만, 초기 증상으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은?  산재 보상 기준, 보고 의무에 해당되지 않는 직업병은 얼마나 숱하게 많을까? 

일터에서 일상적으로 늘 경험하지만 법적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 아픔과 고통까지 모두 기록하고 보고하게 된다면, 그런 통계가 산업보건 정책에 반영된다면 어떨까. 우리의 일터가 어떻게 바뀔지 상상해본다.



www.vop.co.kr/A00001514315.html

 

[건강한 노동이야기] 사소한 고통이란 없다

 

www.vop.co.kr

 

[홍보] 노동안전보건잡지 <일터> 1~200호 전권 소장용 USB 판매!

 

노동안전보건 잡지 <일터> 200호 기념 소장본 신청 공지

2003년부터 노동자와 함께해온 국내 유일의 노동안전보건 월간지 <일터>가 200호를 맞이했습니다. 200호를 기념해 1호부터 200호까지 1만 페이지 가량의 <일터>를 담은 소장본을 제작하고자 합니다.

<일터>를 통해 그간 노동자 건강권 투쟁의 역사와 의제를 만나보세요.

○ 노동안전보건운동의 역사를 담은 일터 200호 합본 USB

- 구성

1. 노동자가 만드는 <일터> 1호부터 200호까지 전권 PDF 파일

2. '일터' 로고 음각 USB

○ 신청: https://forms.gle/HmtnWQydH6jW1YHo6

- 가격: 배송료 포함 30,000원 후원시 1SET

- 입금 계좌: 국민은행 660401-01-702487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 신청 기간: 재고 소진시 까지

- 배송 기간: 10월 17일부터 순차배송

- 문의: kilshlabor@gmail.com (한노보연)

사전 신청기간 이후 재고가 남을 경우 일터 200호 기념 행사장에서 현장판매도 진행합니다.

[언론보도] ‘해고 또 해고’ 이게 다 코로나 때문인가 (20.09.20, 경향)

‘해고 또 해고’ 이게 다 코로나 때문인가

 

픽사베이 (기사와 무관합니다)

노동계는 재난자본주의를 경계하고 있다. 재난자본주의는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으로 사회가 혼란에 빠졌을 때 기업이 자신의 이익을 높이기 위한 약탈 행위를 벌이는 것을 뜻한다. 지난 IMF 외환위기 상황에서 자본은 노동자의 해고를 자유롭게 하기 위한 유연화 작업을 벌였고, 이후 정규직의 비정규직화와 불안정 고용은 한국사회의 뉴노멀이 됐다.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직업환경의학전문의)는 “외환위기 이후 노동자들의 노동강도는 급격히 높아졌고, 치솟은 자살률은 20년 동안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이번에도 코로나19를 이유로 무분별한 정리해고와 규제 완화를 용인한다면 이전과 같은 재난자본주의의 폐해를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2009191023001

 

‘해고 또 해고’ 이게 다 코로나 때문인가

비정규직을 강타한 코로나19발 해고 도미노가 상용직 노동자로 향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 해고’를 막기...

news.khan.co.kr

 

[언론보도] "일하다 죽은 당신, 뒤늦게 알았습니다"···홍대 거리에 붙은 '반성문' (20.09.20, 경향)

"일하다 죽은 당신, 뒤늦게 알았습니다"···홍대 거리에 붙은 '반성문'

지나가던 시민들도 발길을 멈추고 대자보를 읽거나 사진을 찍어 갔다. 프리랜서 사진작가 정정은씨(33)는 “서점에 가는 길인데 이 자보로 처음 알았다”며 “나도 지인의 아버지가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돌아가신 경험이 있다. 일하다 죽지 않아야 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 2020년에도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직장인 전예진씨(27)는 자보를 읽자마자 휴대전화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청원을 검색했다. 전씨는 “SNS에도 공유하려 한다. 돌아가신 소식을 기사로도 못 접했다. 계속 같은 일이 반복되고 노동자만 현장에서 고통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는 2020명이다. 하루 평균 7명이 산재로 사망했다. 승강기 관련 사고도 계속 일어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으로 최근 5년간 38명이 승강기 관련 작업을 하다가 사고로 숨졌다. 지난해에도 8명이 승강기 관련 작업(승강기 설치, 교체, 유지·관리작업)을 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2009201649001

 

"일하다 죽은 당신, 뒤늦게 알았습니다"···홍대 거리에 붙은 '반성문'

“이 번화한 홍대거리에서 여전히 노동자들은 일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기초적인 안전장비의 혜택도 받지 못...

news.khan.co.kr

 

[언론보도] [기획특집-노동안전 패러다임 바꿔야 줄인다 ③-2] 건강진단도 못 받는 특수고용직, 건강실태도 파악 못 하는 정부 (20.09.20, 매일노동뉴스)

[기획특집-노동안전 패러다임 바꿔야 줄인다 ③-2] 건강진단도 못 받는 특수고용직, 건강실태도 파악 못 하는 정부

 

특수고용직의 산재 관련 논의는 수년째 산재보험 가입 범위에만 초점이 맞춰졌다. 사업주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전속성’ 울타리에 갇혀 있다. 그런데 산재보상은 산재가 일어난 이후의 문제다. 산재보상보다 중요한 것은 산재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일이다. 특수고용직 산재를 둘러싼 논의가 산재예방 제도와 정책으로 전환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산업안전보건법 77조가 내실 있게 구성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류현철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직업환경의학전문의)은 “특수고용직을 산업안전보건법 테두리로 끌어온 것 자체는 큰 진전이지만 하위법령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이 정해지지 않은 한계가 있다”며 “정부는 물론 노동계도 디테일하게 특수고용직이 안전·보건상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안전보건법 77조3항에는 “정부는 특수고용직 안전 및 보건 유지·증진에 사용하는 비용의 일부 또는 전부를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사용자를 특정할 수 없어 특수고용직에 대한 안전·보건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선 정부가 나서서 필요한 조치부터 할 수 있다.

http://m.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6686

 

[기획특집-노동안전 패러다임 바꿔야 줄인다 ③-2] 건강진단도 못 받는 특수고용직, 건강실태도 �

“이 법은 산업안전 및 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의 안전 및 보건을 유지·증��

m.labortoday.co.kr

 

[중대재해기업처벌법] 10만 국민동의청원 달성!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국민동의청원이 드디어 10만명을 달성했습니다. 

청원에서 그치지 않고 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해요!

 

특집3. 돌봄 떠안은 여성 고령 노동자들의 이야기 / 2020.08

[고령노동의 위험과 현실 들추기③] 

 

돌봄 떠안은 여성 고령 노동자들의 이야기

 

 

김가을길 / 상임활동가

 

'2019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2019년 65세 이상 인구는 768만 5천 명으로 전체 인구 중 14.9%를 차지한다. 올해 들어 출산율은 급격히 감소해 통계 집계 이래 최저치를 경신했다. 고령화는 미래의 일이 아니라 코앞에 맞닥뜨린, 우리의 주요 사회 문제 중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이들이 제공하는 노동력은 이미 사회의 한 축으로 기능하고 있다.

같은 통계에 따르면, 55~79세의 고령자 중 64.9%가 장래에 일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실제 은퇴 이후 고령노동자 다수가 임시계약직·불안정 노동에 건강권을 침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여성고령노동자의 실태는 남성고령노동자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다.

많은 여성고령노동자는 은퇴가 아닌 경력단절 이후부터 노동시장에 진입하며, 특히 청소·조리·가사·유아돌봄·간병·요양 등 광범위한 돌봄노동에 종사하고 있다. 여성고령노동의 건강권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 진은정 요양서비스노조 부산경남지부장을 만나 인터뷰했다.

경력단절 이후 선택한 요양노동
 


요양노동의 평균연령은 다른 직종보다 상대적으로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보편적으로 어느 연령대부터 일을 시작해 언제까지 하는지 궁금했다.

"보건복지부 공식 통계 기준으로 요양보호사 평균 연령이 60세입니다. 대단히 높죠. 보통 서울시 같은 광역도시일수록 연령대가 상대적으로 낮고 인구가 적은 지역은 연령대도 더 높습니다. 시설요양보호사는 보통 50대 중반부터 60대까지 근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평균 50대에 자녀양육을 마치고 이 직종을 선택하는데, 50대 여성이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거의 다 경력단절이라고 보면 되고요. 그리고 방문요양, 재가요양보호사들의 경우는 요양원에서 정년을 하고 일자리가 없어서 옮겨가기도 합니다. 50대에 하게 되면 단시간이 대부분입니다. 집안일에 신경을 써야 하니 하루 3시간, 4시간 근무하고 개인 생활을 유지하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죠.

재가요양보호사는 훨씬 더 취약합니다. 고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못하는 게 가장 큽니다. 고용이 불안정하다는 건 사용자의 상황에 따라 쉽게 해고된다는 겁니다. 어르신이 아프다거나, 기관에 들어가신다거나, 돌아가신다거나, 보호자가 마음에 안 들어 한다거나. 그러면 바로 해고됩니다. 보호장치도 거의 없습니다.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기 때문에 전반적인 노동환경, 노동안전도 더 열약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임금이 불안정한 것 또한 해당합니다. 한 달에 50만~60만 원 받는데 그걸로 어떻게 생활하겠습니까."

최소인력으로 장시간 근무

보건복지부 시행령에 따르면 시설요양보호사의 인력배치는 서비스대상자(돌봄어르신) 2.5명당 1명 이상을 고용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시설이 24시간 돌봄을 제공하기 때문에 기준에 맞춘 인력으로는 노동시간을 준수하기 어려웠으며, 실제 현장에서는 교대제가 일상적이었다. 또 노동시간이 지나치게 길어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문제가 요양보호사의 노동안전보건 의제에서 중요한 지점으로 보였다.

"2교대는 보통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15시간을 일하는데, 그 15시간 중에 명목상 휴게시간이 적게는 3시간 많게는 7시간까지 계산됩니다. 휴무를 잡아놓고 임금을 주지 않는 거예요. 실질적으로 쉬는 시간이 아니게 되죠. 밤에 일하는 경우엔 사고위험이 훨씬 큽니다. 치매 어르신들을 돌보기 때문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습니다. 요양보호사들은 비상상황을 대비해 늘 대기하고 있는 거죠. 그 때문에 보건복지부에 야간근로를 인정하고 수당을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사업주들은 야간 휴게시간을 많이 잡아놓고 임금을 주지 않는 형태로 장시간 노동을 시킵니다.

법적 인력 이상을 둘 수도 있지만 절대 그 이상 두지 않아요. 그렇기에 3교대를 하는 곳은 당연히 2교대를 하는 곳보다 노동밀도가 더 촘촘할 수밖에 없습니다. 절대적으로 쉴 시간도 모자라고, 빠르게 일을 처리해야 한다는 부담도 생기죠. 주로 2교대, 3교대를 많이 하지만 현장에 나가보면 별 희한한 근무 형태도 있습니다. 어떤 곳은 24시간 근무 후 이틀을 쉬게 해준답니다. 24시간을 연속으로 일하는데, 실제로는 12시간만 근무한 것으로 기록됩니다. 나머지는 휴무로 처리를 해버리는 거죠. 이걸 '퐁당당'이라고 부릅니다."

보건복지부에서 위법을 권장하는 수준이었다. 교대제나 노동시간을 보면 신체적, 정신적 부담이 상당히 클 것 같은데, 휴게공간이나 샤워시설은 별도로 마련이 되어 있는지 궁금했다.

"원래는 독자적인 휴게공간을 줘야 하지만 휴게시간을 보장하는 곳도 없기 때문에 아직 전면적으로 요구하기는 힘들어요. 지금은 정말 밥만 먹고 돌아서서 일합니다. 조합이 생긴 이후 쉬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는 노동자들도 많고요. 그만큼 휴게시간에 대한 보장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이러니 요양원의 경우 같은 시설에서 1년에서 3년 미만으로 일하는 비율이 90%가량 됩니다. 그 정도로 일이 힘들고, 인력이 없고, 일자리가 불안정해 여기저기 옮겨 다니니 통계가 그렇게 나오는 거죠."

실제로 많은 요양서비스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과 산업안전보건법 등을 알고 있음에도 직장에서 해고될까 봐, 이후에 일할 곳이 없어질까 봐 두려워 지나치게 긴 노동시간을 참고 일한다. 진은정 지부장은 이러한 현상에 직종 특유의 '고령', '여성'이라는 조건이 큰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폭언·폭행·성희롱은 산재가 아니다? 

시설돌봄 특성상 업무범위가 굉장히 넓어 사고도 다양하게 일어날 것 같은데, 요양보호사가 많이 겪는 사고의 유형은 무엇일지, 또 특별히 더 위험하다고 할 만한 업무와 그 이유는 무엇일지 물었다.

"골절이 가장 많죠. 목욕시키다가 미끄러지기도 하고, 사용자가 밀쳐서 넘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외 물기가 있는 곳에서 미끄러진다던가, 주방도 물기가 있는 곳에서 미끄러지면 부러집니다. 또 어르신들 다수가 치매 어르신인데 이분들 중 폭력적인 분들이 많습니다. 피멍이 생기는 게 일상이지만, 그런 건 아직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주지도 않습니다.

폭행, 폭언, 성희롱도 거의 매일 벌어집니다. 산재로 넣을 수 있는 건 골절사고나 폭행으로 다친 경우, 또 배식하거나 옮기다가 뜨거운 국을 쏟아 화상을 입는 그런 사례들입니다. 규모가 작은 곳에선 업무 구분이 없어 주방 일도 막 시키니까 사고가 많이 납니다. 김장철이 되면 배추 100포기를 쪼그려 앉아서 자르는 업무까지 하셨던 분이 있는데, 하다가 밑이 빠지는 느낌과 함께 통증이 심하게 들어 병원에 가보니 자궁이 탈출했다고. 그분은 심지어 업무가 끝날 때까지 참고 일을 하시다가 퇴근하고 119에 실려 가셨다고 합니다. 힘들어도 참고해야 한다는 인식이 상당히 보편적입니다. 노조에 상담 오는 거 보면 약 30%가 산재 관련 상담입니다." 

무리한 노동강도에 골병드는 몸
 
"환자를 휠체어에 태우고 내리는 일이 여러 차례 반복됩니다. 식사도 하셔야 하고, 거실에 나와서 TV도 보고, 목욕도 시키고 기저귀 교체 등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부분을 보조해야 하죠. 그때 개인 힘으로 어르신을 들어서 옮겨 태우는데, 최소 50~60kg 넘는 어르신들을 들어 옮기려고 하면 일단 허리에 큰 무리가 갑니다. 2.5명당 1명을 교대로 돌리려고 하니 규모가 작은 시설은 야간에 요양보호사 1인이 모든 돌봄을 다 담당하기도 합니다. 상황이 이러니 협동해서 한 분을 옮기는 방식은 지금 인력체계에서 불가능합니다.

시설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근골격계 질환이 많아요. 허리, 어깨, 손목에 부담이 많이 갈 수밖에 없죠. 디스크, 협착증, 탈출을 달고 산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니까 우리끼리는 요양보호사 일을 하면 6개월 안에 근골격계 질환에 다 걸린다고 합니다. 어깨 같은 경우 회전근개파열이 많고요, 요양원 규모가 크면 많이 걸어야 해 족저근막염도 상당히 많습니다."

근골격계 질환은 개인적 요인으로 나이와 성별을 많이 고려한다. 그렇다면 여성고령노동자들이 직업병, 특히 근골격계 질환으로 산재신청을 했을 때 그 과정에서 차별을 받은 경험은 없는지 궁금했다.

"연령대가 높고 대부분 여성 노동자인데다가, 원래도 근골격계 질환이 많기 때문에 산재로 인정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노동자들 본인도 대부분 일반적인 질병으로 치부해버리고요. 그래서 산재 신청 자체를 꺼리게 됩니다. 그런데 근래에 조합원 중에 회전근개파열이나 이런 진단명으로 인정받으신 분은 있습니다. 그분도 오랫동안 참고 일하셨는데,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이 되어서 수술을 하셨습니다. 병원에 가면 '원래 본인이 가지고 있었던 질환 아니냐'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고령인 만큼 수술력 같은 게 있을 수 있는데, 그것들이 업무상 요인으로 더 악화했음에도 산재로 인정받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또 사실 신청 자체가 극히 드문 편이에요. 조합이 생긴 곳 정도가 겨우 사고로 산재를 인정받고, 대다수의 시설에서는 고용 불안으로 신청 자체를 하지 않죠. 아프면 병가를 쓰거나 그냥 쉬거나 회사에서 일방적으로 해고해버리니까요.

산재는 최초진술이 중요한데 자신이 어떤 일을 하는지 말을 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공상처리도 많이 하고, 여전히 산재하려면 회사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인식의 문제가 큽니다. 결국 개인에 대한 차별보다도 전체적으로 낮은 인식과 고용불안 등 사회적인 요건이 이 큰 영향을 미치는 겁니다." 

인터뷰를 통해 들어본 요양보호사들의 노동시간 실태는 정말로 심각했다. 무엇보다도 노동시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가 최소인력 지침을 조금이라도 강화하도록 요구하는 사회적 움직임이 필요하다. 공공영역인 노인돌봄 문제를 국가가 책임지고, 요양서비스 노동자들의 노동이 비로소 존중될 때 우리 사회가 안전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특집2. 늘어나는 고령 노동, 드러나는 현실 / 2020.08

[고령노동의 현실과 위험 들추기②] 

 

 

늘어나는 고령 노동, 드러나는 현실 

 

 

정경희 / 선전위원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현재, 전체 취업자 중 65~79세가 8.7%이다. 55~79세의 55.9%가 취업 중이며 희망 근로 상한 연령은 73세로 64.8%가 장래에 일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이 일하고 싶은 이유는 생활비에 보탬(60.2%), 일하는 즐거움(32.8%)이었고, 일자리 선택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일의 양과 시간대(28.4%), 임금 수준(23.9%), 계속 근로 가능성(16.6%), 일의 내용(13.2%) 순으로 나타났다. 고령화가 가속되면서 고령 노동자는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2018년에 이어 올해 5월 열악한 노동환경으로 인해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또 일어났다. 경비원 고 최희석씨가 아파트 주민의 갑질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역 대책위원회가 구성됐고 대응과 재발 방지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전국경비노동자지원단에 참여하면서 대책위에 함께하는 노원노동복지센터 법규팀장 임득균 노무사를 만나, 고령 노동자를 둘러싼 노동조건과 안전 보건 문제에 대해 들어보았다.



"고령 노동자들이 최소한의 목소리 내게 도와야"
 - 노원노동복지센터가 주축이 돼 지역에서 취약계층 노동자 모임이 일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들어 무척 반가웠습니다. 
"2012년부터 센터장님이 맡아서 월 1회 경비노동자를 만나는 자리를 갖고 있어요. 경비노동자 근무 특성이 24시간 격일제라 A조, B조 이렇게 두 번 만나요. 참여 인원이 조금씩 늘어나 지금은 작년 기준으로 50명, 30명씩 80명 정도 모이세요. 상담도 진행하고, 기간 만료, 해고, 연차휴가, 최저임금인상 등 실제 도움 되는 내용으로 교육도 합니다. 부당한 처우에 대응하고, 산재 접수도 진행하고, 식사하며 얘기 나눌 기회를 마련하고 있어요. 

현재 강북구 인근 구에는 노동복지센터가 있고 강북구에만 없는데, 고 최희석 경비노동자도 이런 모임에 오셨더라면 함께 대응하여 극단적인 선택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워요. 다양한 업종에서 상담받으러 오시고, 모임은 경비노동자 모임만 하다가 지금은 요양보호사, 학교비정규직노동자, 아파트 청소노동자 모임도 하고 있어요. 점점 사업을 넓히려 하고 있어요.

고령 노동자들 하시는 업무가 대부분 민원인을 직접 상대하는 경비, 청소, 주차관리 등입니다. 다수의 민원인을 상대하다 보니, 조금만 실수하거나 다른 업무로 인해 응대하지 못하면 아파트, 회사에 민원이 들어가고 계약 만료가 되는 등 불이익을 받기도 합니다. 그래서 갑질 당해도 참는 경우가 많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세요. 저희는 이런 고령 노동자들이 최소한 본인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법률적 지원을 해드리고 있습니다."

- 경비노동자가 감정노동에 노출되면서 겪는 어려움과 해소방안에 대해 대책위에서 논의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입주자를 대면하는 모든 소통창구가 경비노동자에게 있다 보니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거 아닌가 싶어요. 예를 들어 입주민 A가 차를 밀어 달라 업무지시를 내려서 B의 차를 밀었는데 B가 왜 그랬냐고 갑질하는 거죠. 민원창구를 관리사무소로 하고, 그것이 경비노동자의 업무라면 경비반장한테 전달해서 경비반장이 업무지시를 하는 구조가 되면 갑질 문제는 어느 정도 완화되지 않겠냐는 얘기가 있어요. 물론 관리사무소장이나 직원의 감정노동에 대한 보호 장치가 있어야겠죠.

갑질에 대한 처벌 규정을 만들자는 안이 올라오고 서울시에서 발표도 했더라고요. 공동주택 관리법 제65조 제6항에 입주자, 입주자대표회의 및 관리 주체 등은 경비원 등 근로자에게 적정한 보수를 지급하고 처우개선과 인권존중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하며, 업무 이외에 부당한 지시를 하거나 명령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돼 있어요. 그런데 처벌 규정이 없거든요. 천준호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강북갑)을 주축으로 진행된 토론회 이후 TFT를 꾸렸고, 국토교통부, 전국아파트경비노동자사업단, 전국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연합회, 대한주택관리사협회 등과 함께 '아파트 경비노동자 등 공동주택 종사자 고용안정과 권익 보호를 위한 상생 협약식'을 진행할 예정이에요."

- 경비노동자가 겪는 어려움은 감정노동 외에도 고용불안, 긴 휴게시간, 야간순찰, 열악한 휴게장소 등이 있습니다. 문제가 발생하는 지점과 이에 대한 대안은 무엇일까요?
"고용노동부에서 경비노동자를 감시단속적근로자로 인가해줄 때 근무 장소와 별도로 휴게장소가 있는지 조사하는데, 거짓이거나 지하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요. 지하 휴게실은 우수관이나 쥐, 석면 같은 게 있어 꺼리세요. 입주민 이해관계 때문에 아파트 수선충당금으로 새로운 건물을 짓기가 쉽지 않아요.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을 해줘야 하는 게 아닐까요. 

재작년 서울시 조사에서 초소에 에어컨이 없는 경우가 40%였는데 최근 사업을 진행해서 30%로 낮아졌어요. 이런 부분도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할 것 같아요. 그리고 정부나 서울시에서 이런 지원을 하면서 단기 계약 근절 얘기도 하거든요. 고용 관계는 계속 이어지면서도, 계약서에 사인하는 것이 월례 행사인 거죠. 그러다 민원 조금만 들어오면 해고하기도 하고요. 단기 계약을 장기로 늘리거나 적어도 용역회사랑 계약 기간을 맞추는 데 지원하겠다는 얘기는 있어요.

야간순찰 관련 불만이 제일 많으세요. 야간순찰 앞뒤 시간은 돈 안 받는 휴게시간인데 잠자다 중간에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 가장 문제예요. 보통 야간 8시간 중 6시간이 휴게시간, 나머지 한 시간은 순찰, 한 시간은 인수인계로 비워놓아요. 근로복지공단 뇌심혈관계질환 관련 지침에서 경비노동자의 경우 별도 휴게공간이 없거나 5시간 연속해서 휴게시간을 보장하지 않으면 야간휴게시간은 대기시간으로 보겠다는 내용이 있거든요. 

실제 근무시간이 주 60시간인지 조사해서 업무상 질병 가능성을 판단하겠다는 거예요. 야간에 일어나서 순찰하는 게 안 좋다는 것을 정부가 인정하는 거잖아요. 이런 건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요." 

"산재 인정될 수 있으니 제발 오세요" 

- 수원지법 행정3부가 "아파트의 택배 관리, 제초, 전지작업 보조, 쓰레기 분리수거는 경비업무가 아니다"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경비업무 외의 업무를 시킨 아파트 위탁관리 회사들에 단속을 예고했고, 내년부터는 처벌이 불가피합니다. 실제 경비 외 업무가 아파트 운영을 위해 필요하기도 하고, 현실적으로 대량해고 발생 우려가 있기도 합니다.
"경비노동자와 주택관리노동자를 이분화해서 경비노동자는 정문 후문 경비만 하고, 주택관리 서비스 업무자는 감시단속적근로자 승인 안 되는 것으로 현실에 맞게 조정하자는 안을 제시하고 있어요. 근무시간 조정해서 적어도 잠은 집에서 자고, 업무 범위에 맞게 급여 책정되고, 공동주택관리법 규약에도 명시하면서 인원은 감축하지 않는 방안을 찾자는 거죠."

- 경비노동자 대부분 열악한 근무환경에 노출되는데 개인적으로 감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령이기에 주의해야 할 건강상 특성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상담하다 보면 쓰러지신 분이 많아요. 워낙 근무시간도 길고, 다양한 업무를 하시니 뇌심혈관 문제가 있겠죠. 분리수거 과정에서 무거운 것을 많이 들거나 다치는 경우 근골격계질환 문제가 있고, 이틀에 한 번 지하에서 주무시다 일본뇌염으로 쓰러지신 경우도 있었어요. 주민들이 택배 찾으러 오거나 무언가 요청하러 오기 때문에 요즘은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계층 중 하나죠. 감정노동에 노출되니 직무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질환도 연관이 있을 거고요."

- 마지막으로 고령인 경비노동자가 연령을 고려해서 적절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인식을 확산해가는 과정에서 무엇이 필요할까요. 
"첫 번째, 고령 노동자라서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게 많은 것 같아요. 경비노동자도 그렇고, 학교 당직자도 마찬가지일 텐데 24시간 격일 근무를 당연시하면서 가정과 여가생활을 너무 소홀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거죠. 학교 당직의 경우 경비노동자보다 훨씬 열악해요. 급여도 90~100만 원으로 훨씬 적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두 번째, 아픈 것이 일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인식개선이 중요한데, 산재 교육할 때 단순하게 얘기해요. '이거 산재 인정될 수 있으니 제발 오시라'고요. 세 번째, 입주자들의 인식개선이 필요해요. 입주자대표회의를 비롯해 누구나 노동 인권교육을 듣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미화 노동자의 경우, 산재 교육을 진행해보니 산재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시는 것 같아서 무슨 일을 당하면 바로 연락할 수 있도록 센터 전화번호를 저장해드려요. 언제든지 신고하고 지원할 수 있는 기관들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집1. "아파도 일만 하게 해달라" 쉼 없는 나라의 비밀

[고령노동의 현실과 위험 들추기①] 

 

 

"아파도 일만 하게 해달라" 쉼 없는 나라의 비밀 

 

 

이선웅 / 직업환경의학전문의, 한노보연 회원

 

1. 정년퇴직 이후 한국의 고령노동

한국은 평균수명의 연장과 함께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00년에 고령화 사회(65세 인구가 전체 인구의 7% 이상)에 접어들었고, 2025년에 초고령 사회(65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25~54세의 핵심 생산층은 2010년에 비해 2020년에는 총 193만여 명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55~59세 인구는 2010년 27만 9천 명에서 2015년 38만 6천 명으로 증가했고, 그 이후에도 점진적 증가가 지속되고 있다. 이처럼 빠른 속도의 고령화는 노동력 구성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노동자의 평균연령이 1995년 34.8세에서 2016년에는 41.5세로 급격히 증가하였고, 2000년에서 2050년까지의 향후 노동력 연령 구성상의 변화를 보면, 2000년에 50세 이상 노동력의 비중이 약 25% 미만인 데 비해 2050년에는 50%를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 핵심 노동력인 25~49세 노동자 집단은 2000년 66%에서 2050년 44%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는 임금체계에서 여전히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상승하는 호봉제가 우세한 편이다. 이러한 연공급 임금체계에서 인건비 부담의 핵심대상은 고령 노동자 집단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현저히 높은 임금의 연공성은 한국의 고령 노동자에게 주된 일자리의 조기 퇴직을 강제하는 경향이 있다. 또 퇴직 이후의 낮은 연금 대체율 때문에 연금수급 개시 연령 이후에도 시장에서 은퇴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0년 기준 49.4세(2020 경제활동 인구조사)에서 의무조기퇴직을 당하는 경향이 높으며, 50대에 조기퇴직을 해도 연금제도의 미성숙으로 노후의 소득을 보완하기 위해 계속 일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2020년 5월 55세 이상 연금 수령자 비율은 47.1%이고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63만 원에 불과하다. 결국, 한국의 노동시장 은퇴 연령은 2016년 남녀 모두 72세로 OECD 평균(남 65.1세, 여 63.6세)보다 매우 높다. 그리고 2015년 한국의 65세 이상 노년 인구의 빈곤율은 50%에 가까워 OECD 평균의 4~5배 수준이다(표1). 이는 사회보장 시스템과 연금 제도의 미성숙이 큰 원인이다. 조기 은퇴자는 은퇴 이후 충분한 생활 수준을 확보하기 힘든 것이 당연시된다.
 

2. 한국의 고령노동 시장

한국의 고령자는 이런 이유로 노동시장 참여와 고용률이 매우 높은 특징을 보인다. '고령자 고용 촉진법'에서 고령자로 정의하는 55세 이상의 인구 비중(55~64세)은 2015년 15.4%에서 2020년 17.9%로 증가했으며, 이들의 고용률은 2015년 66.0%에서 2020년 67.2%로 증가했다. 2016년 50~74세의 고용률은 한국이 62.1%로 OECD 평균 50.8%에 비해 매우 높다. 55~79세까지의 노년층을 포함한 고령자 인구 역시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2020년 5월 1427만 명으로 이 중 55.3%인 789만 명이 고용상태에 있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한파를 제외하면 고용률 추이는 증가 상태에 있다(그림1).
 

이러한 높은 고용 참여율에 비해 한국 고령자 일자리의 질은 매우 낮고 불안정하다. 사회안전망이 확충되지 못한 상태에서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고령자에게는 노동시장에서 이탈하기 전까지 불안정한 일자리를 이어가는 것 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55~64세 노동자의 2016년 임시직 비율은 32.7%로 OECD 평균 7.9%의 4배에 달한다는 사실은 이를 반영한다. 또한 한국의 연령대별 비정규직 고용 형태도 60세가 넘어가면서 전체 근로자와 비교해 확연히 증가한다(그림2).

2014년 기준 임시직, 시간제, 비전형 근로 형태 모두 전체 근로자보다 60세 이상에서 2배에서 3.5배 높음을 알 수 있다(그림2). 주당 평균 노동시간도 18.6시간으로 OECD 평균 16.9시간에 비해 높다. 하지만 전일제 고령 근로자의 소득수준을 25~54세 근로자의 소득과 비교하면 한국은 0.91로 OECD 평균 1.10에 비해 고령으로 인한 소득수준의 감소가 눈에 띈다.
 
3. 고령 노동자의 주요 직종 및 안전 보건 문제

2014년 지역별 고용조사 자료를 근거로 55세 이상 고령층이 다수 고용되어있는 직종을 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선정하였다. 고령 노동자 342만 8826명에 대한 자료 분석을 통해 40개의 고령 노동자 다수 종사 직종 중에서 고령층 구성 비율이 높고 안전보건서비스가 필요한 직종을 15개 선정하였다. 15개 주요 직종은 고령 노동자 다수 직종 순으로, 1) 청소원, 2) 경비원, 3) 버스운전원, 4) 주방보조원, 5) 간병인(요양보호사 포함), 6) 건설 단순 종사원, 7) 가사도우미, 8) 조리사, 9) 제조 관련 단순 종사원, 10) 형틀목공, 11) 매장 판매원, 12) 도장공, 13) 배달원, 14) 재봉사, 15) 용접원이다.

이 15개 직종에 대해 취업자 근로환경 조사 결과를 분석하여 업무로 인한 일반적인 유해위험 노출 정도를 파악했다(표2). 물리적 유해요인(진동, 소음, 높은 온도, 낮은 온도), 분진 및 유해가스(연기 및 밀가루 흡입, 유해 증기, 담배 연기), 화학물질, 근골격계 유해요인(통증을 주는 자세, 사람을 들어 이동시킴, 무거운 짐을 이동시킴, 장시간 서 있는 자세, 반복 동작) 모두에서 55세 이상 고령 근로자가 55세 미만 근로자보다 노출 정도가 높았다.
 

표2의 유해위험 요인에 포함되지 않은 야간작업 역시 55세 이상 고령자에서 매우 높은데, 2013년 고용 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서 55세 이상 전체 근로자의 17.0~18.3%(22만~30만 명)를 야간작업 종사자로 추정했다. 또한, 대표적인 고령 노동 직종인 경비노동자 490명의 설문조사 결과 19.1%가 입주민으로부터의 부당 대우를 경험하여 경비원을 포함해 상당한 고령 노동자가 감정노동 상태에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고령 노동자의 건강 문제는 2014년 산업안전보건공단의 근로환경조사 자료를 이용한 55세 이상 고령 노동자의 질환 및 증상 조사 결과, 심혈관 질환율이 남성 3.88%, 여성 4.05%로 55세 미만의 남성 1.07%, 여성 0.74%에 비해 매우 높았으며 이는 연령에 의한 유병률 증가에 야간작업 등의 유해요인이 추가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 할 수 있다.

그 외 어깨, 목, 팔의 통증 비율도 남성 44.4%, 여성 60.8%로 55세 미만의 남성 28.7%, 여성 36.1%에 비해 높았고, 우울 또는 불안장애 남성 1.32%, 여성 2.43%(55세 미만 남성 1.14%, 여성 1.63%), 수면장애 남성 2.58%, 여성 4.15%(55세 미만 남성 2.25%, 여성 2.20%)로 55세 미만 노동자에 비해 높았다. 고령 노동자의 전반적인 산업재해 발생률 역시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2018년 60세 이상의 산재 비율은 23%로 2008년에 비해 11%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령 노동자 비율이 4.9%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노동자 수의 증가보다는 위험 노출의 증가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4. 고령 노동자와 산재

업무상 질병 통계를 보면 일반적으로 연령 증가에 따라 산재 인정률이 감소한다. 2018년 기준 30~50대는 산재 인정률이 60% 중반에 이르지만 60대는 57.8%, 70대는 44.4%로 떨어진다. 업무상 질병의 주된 항목인 근골격계 질환의 경우, 일하면서 증상이 생겨도 나이에 의한 퇴행성 요인이 어느 정도 확인되면 나이에 따른 자연적 경과로 산재 불인정하는 경우가 많다. 퇴행성 요인을 상쇄할 정도의 심한 업무 부담이 있어야 인정되는 경향이 있다.

퇴행성 요인이 있다고 하더라도 업무로 인한 부담이 질환 악화에 영향을 준다면 인정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일치된 기준이 없어 보수적으로 판단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뇌심혈관질환 인정에서도 업무 부담이 있다고 하더라도 고령자는 고혈압, 당뇨 등 만성 기저질환 존재가 산재 불승인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꽤 있다고 판단된다. 업무부담의 기준이 고령 노동자를 고려하지 못한 채 설정돼 있어, 고령 노동자는 업무부담 정도 판단에 노화에 의한 신체적 능력 감소분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고령 노동자는 표2와 같이 업무상 유해위험인자 노출이 비고령 노동자보다 더 큼에도 불구하고 산재 인정률은 낮은 결과가 당연시되는 것이다.

하지만 또 다른 근본적 문제는 고령 노동자의 고용 불안정성이다. 그림2와 같이 60대 이상부터 치솟는 비정규직 형태와 심각한 노인 빈곤율로 아프거나 심리적 상처가 있더라도 산재나 업무상 질병임을 호소할 수 없는 상황이 만연하다. 필자가 일하는 기관 역시 야간작업 특수검진을 하고 있다. 야간작업 특수검진을 하다 보면 간혹 검사 결과를 회사에 보내지 말아 달라는 고령의 노동자를 만난다. 어차피 개인 결과는 회사가 볼 수 없지만, 그분들의 심정을 느낄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나이 들고 아파도 좋으니 일만 하게 해 달라'는 마음일 것이다.

 

 

<일터> 통권 198호 / 20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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