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목소리] 공단의 담을 넘어 희망을 찾는다 / 2019.05

[현장의 목소리] 

 

 

공단의 담을 넘어 희망을 찾는다

 

 

나래 / 상임활동가 

 

 

지하철 4호선 하늘색 선을 남쪽으로 쭉 따라가다 보면 거의 끝자락에 가서야 눈에 들어오는 역명이 있다. 안산역이다. 반시화 산업단지가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일명 반월시화 공단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공단이란 명칭에서 풍겨오는 것들 드러내고 싶었던 것인지 2011년에 안산시와 시흥시는 어두운 이미지의 고정관념 타파와 사단 구조고도화산업의 기류에 발맞춰 신선한 산단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스마트허브라는 명칭을 사용키로 한다. 이름을 바꾼다고 속이 자연스레 바뀌진 않는다. 반월시화 공단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환경의 변화를 몸소 경험해야 한다.

25만여 명에 가까운 노동자들이 일하고, 전체 입주업체 80%가량이 소규모 영세기업이다. 이들은 법 테두리 망에서 가장 벗어나 있다. 일명 작은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뿐만 아니라 산업안전보건법도 적용 제외되는 내용이 상당하다. 그러다보니 문제를 드러내는 것부터 실제 노동조건을 바꾸기 쉽지 않다. 이런 현실의 벽을 넘고, 공장과 공장의 담벼락을 넘어 지역으로 함께 모여 공단 노동자의 권리를 되찾기 위한 행동을 조직하는 모임 반월시화공단노동자권리찾기모임 월담의 이미숙, 유월 활동가를 지난 423일 안산역 인근에 위치한 월담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미숙 “반월공단, 시화공단 두 곳은 70년대 중반 서울이 과밀화되고, 무분별한 공업화 정책으로 유해물질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정책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탄생했어요. 수도권에 있는 공장을 이전할 곳을 골랐고, 서울과 가까운 안산과 시흥이 선택됐죠. 업체당 고용 인원은 평균 20명 이내에요. 그정도로 영세하죠. 한국 사회에서 노동자로 살기 힘들다고 하는데, 특히나 이곳에 있는 소규모업체 노동자들은 더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어요.”

유월 “‘왜 반월시화 공단인가?’라는 질문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이곳은 안산에서 봤을 때 상당히 중요한 곳이에요. 많은 일자리, 공간,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죠. 안산에 살면서 노동자 관련한 것을 한다고 하면 반월시화공단을 빼놓을 수가 없어요.”

주요 문제로 지목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악취. 시 역시 해결을 골몰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경제발전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입주한 공단이 오히려 노동자, 주민의 생활, 건강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유월 “시에서도 장기적으로 환경 기준을 높여 부합하지 않는 업체들은 내보내는 방향으로 한다던데, 여전히 지금도 냄새가 심해요. 지금도 안개가 끼면 공단에서 맡았던 냄새를 상가나 주거단지에서 맡기도 해요. 그때 왜 악취가 나지 생각했는데 공단에서 맡았던 냄새가 여기서도 나는 걸 알았죠.” 월담이 생긴 지 5년째인데 시작부터 지금까지 쉬지 않고 해오는 것이 있다. 바로 노동자들을 직접 만나는 일, 선전전과 ‘난장’이다. 선전전은 매주 목요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진행하고 있고, 지금은 노동법률상담을 중심으로 하는 난장 사업은 매월 둘째주 수요일 저녁 안산역에서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이미숙 “난장 사업은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우리가 직접 들어보자는 거였어요. 우리가 하는 이야기들이 공단 노동자들에게 뜬구름 잡는건 아닌지, 어떤 이야기를 해야 닿을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처음 세웠던 것들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꾸준히 거리로 나가서였을까. 문제가 생겼을 때, 혹은 궁금한 게 있을 때 월담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한다. 이렇게 공단의 노동자들을 직접 만나며 공단이 어떤 곳이라고 느꼈는지 물었다.

유월 “상담은 다양한 케이스가 접수돼요. 이곳은 법이 없는 곳이란 생각이 들어요. 상담뿐 아니라 공단 연구사업 자료, 통계를 찾아서 사업 기획을 하기도 해요. 예를 들면 15~16년 전자산업 규모가 가장 컸던 때인데 그 뒤론 규모가 줄었어요. 앞으로도 공장 해외 이전으로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요. 그런 과정에서 만나는 노동자들이 문제를 얘기하면 그걸 주목하죠. 최근 주목하는 변화론 아파트형공장 증가에요. 임대사업자들이 들어와서 투기를 하는 거죠. 임대료를 주면 그만큼 노동자들에게 가는 부분이 줄어들거든요.”

그간 활동해오며 기억에 남는 사람 혹은 사건은 없었는지 궁금했다.

유월 “딱 한 명은 아니고요. 많은 사람이 자기 일터가 불법인데, 내가 말을 못하니깐 견디고 살아야 한다 생각을 많이 해요. 법은 복잡하고, 무엇이 합법이고 불법인지 알 수 없거든요. 어떤 경우가 있었냐면 한 회사 사장이 당장 이번 달부터 토요일 근무가 노동시간에 포함 안 된다고 하면서 임금을 깎았다는 거예요. 최저임금 인상되니깐 임금 안 올리려고요. 무슨 수를 쓴다거나, 산입범위를 조정하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이번 달부터 법 적용이 달라졌다고 하는 거예요. 당사자가 이상하게 생각해서 저희한테 물어본 거죠. 정말 뻔뻔한 거짓말인데, 그게 회사 안에선 법으로 정착돼요. 그리고 또 다른 사례는 노무사한테 거짓말을 하게 한 경우도 있어요. 당연히 노무사면 불법인걸 알았을 텐데도 거짓말을 한거죠. 그런데 사람들은 노무사라고 하니깐 부당해도 사인을 하고요.”

이미숙 “16년에 인권침해 실태조사를 한 적이 있어요. 10명 정도 만나서 인터뷰를 했거든요. 괴롭힘 사례가 많았어요. 정말 아직도 이런 곳이 있나 싶을 정도로 심각했죠. 화장실 횟수 제한부터 가방/사물함 검사까지. ‘머리가 왜 이따위야.’, ‘반바지는 왜 입었어.’ 등의 복장 검사도 있고, 외모지적도요. ‘아줌마, 어이’는 기본이죠. 마음에 안 드는 사람 찍어서 괴롭히고, 산재 처리해서 회사 피해 입혔다고 은근히 퇴사하게 하고요. 그 이야기를 하면서 몇몇 분들이 공장 다니면 다 그런 거아니냐고 하시더라고요. 스스로 그런 대우를 받아도 되는 사람으로 인식하게 된 거죠. 사실 공장 다닌다고 그런 취급을 받아도 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저도 생각해보면 공장 다닐 때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현실에서 그런 것들이 바뀌지 않고선 직장내괴롭힘방지법이 시행된다고 해서, 현장에서 정말 얼마나 작동할까 싶어요.”

기본적인 노동조건/환경 문제, 유해 화학물질 문제와 더불어 직업계고 산업체 파견 현장실습 문제도 월담의 주요 관심사다. 20183월부터 7월까지 진행된 직업계고 산업체파견 현장실습 노동환경 및 노동세계 진입 실태조사는 반월시화공단의 참여자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조사 지역이 될 만큼 반월시화공단엔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등 각지에서 온다. 경기도 지역이 특히 많으며, 안산에 있는 한 공고의 경우 15년부터 16년까지 반월공단 내 213개 업체에 생산직으로 현장실습을 보냈다. 그 외 안산, 시흥 지역의 공업고가 반월공단 내 제조업체로 현장실습을 보냈다. 전공과 관련 없는 제조업 생산직으로 말이다.

유월 “저희가 만난 현장실습생 분들은 본인이 배운 걸 실습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어떤 분이 그러더라고요. 첫날 공장에 들어갔는데 ‘아 여긴 아니구나’ 생각했데요. 일 시작하기도 전에요. 너무 지저분하고, 내가 지낼 일터로서 현장실습만 아니면 당장 그만뒀을 곳이라고요. 그래서 그날 입시 준비하는 거로 마음 먹었데요. 이렇게 공장 노동자로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한 거죠. 물론 모든 사람이 그런 생각을 한 건 아니에요. 다른 분들은 실습만 끝나면 당장 그만둬야지라고 생각했다고 하더라고요. 실습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어요. 위반사항도 너무 많았고요. 조사에 참여한 현장실습생 분들이 자기들이 아니면 젊은 층의 노동자가 올 가능성이 없다고 했어요. 최저임금 받는데 왜 여길 오냐는 거에요. 단체 카톡방에서 흔히 나오는 말이 상여금 없으면 폰팔이 하지 공장에 왜 있겠냐는 거에요. 서비스업에서 남성들이 할 수 있는 일로 핸드폰 판매가 있다면, 그런 걸 하지 최저임금 받으면서 뭐하러 공장에 있냐는 거죠. 노동시간 따져보면 최저임금도 안주는 거죠. 현장실습생인 자기들이 아니면 여기 올 사람 없는 거고, 기업도 이 제도를 활용하는 거고요. 남성의 경우 산업기능요원으로 군대안 가는 거 아니면 할 이유가 없다는 거에요. 이후 자기가 공장 노동자로 일 한다고 해도, 이곳은 아니란 판단을 하는 거죠.”

월담은 올 하반기 본격적으로 직업계고 현장실습 문제를 다룰 계획이다. 학교 앞 선전전부터 현장실습을 나가기 전 학생들을 모아 모임을 만들어 실습 나가기 전 여러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모아내기 위함이다. 마지막으로 영세하단 이유로 적용이 필요한 법에서 오히려 배제되고 있는 문제를 물었다. 지난 411일 헌법재판소는 상시 4인 이하 사업장 노동자들에게 근로기준법을 일부만 적용하고 부당노동행위 조항도 적용하지 않는 근로기준법과 시행령을 합헌이라고 판결했다. 근거로 근로자 보호의 필요성과 사용자의 법 준수 능력간의 조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들었다. 사업의 영세성, 관리감독의 어려움, 비용 지불 능력의 어려움 등을 들어 차별과 배제 정당성을 오히려 국가가 승인한 것이다.

이미숙 “어떤 분이 상담하러 오셨는데 물어보니 5인 미만 사업장이더라고요. 그러면서 하시는 말이 ‘그럼 난 노동자도 아니네’라고 하시더라고요. 우리가 만나는 분들 대부분이 그래요. 모든 게 법으로 해결되진 않지만 기본적으로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보건법은 전면적용되어야 해요. 그런 것들이 기본적으로 갖춰지지 않으면 너무 어려운 상황에 부닥치게 돼요.”

유월 “어떤 문제가 있다고 하면 법을 통한 방법이나 다른 방법을 모색해요. 그런데 5인 미만 사업장은 아예 뭐가 안 나와요. 뭘 얘기해도 일단 법이 없단 거죠. 당사자도 어렵다는 걸 알아요. 그래서 보통 상담에서 끝나죠. 정말 큰 문제에요. 공단에서부터 가장 큰 문제가 되기 때문에 공단에서부터 폐지하자고, 공단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어요.”

안전보건공단의 슬로건은 안전은 권리입니다이다. 과거보다 진일보한 것은 맞지만 슬로건과 현실이 전혀 맞지 않는 상황은 변화가 필요하다. 일하는 사람 누구라도 권리에서 배제당할 이유는 없다. 그것이 안전과 권리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반월시화 공단노동자들의 권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월담에서 그 희망의 새싹이 움트길 고대한다.

[A-Z까지 다양한 노동 이야기] 봄을 타고 전해 온 땅을 일구는 농민 이야기 / 2019.05

[A-Z까지 다양한 노동 이야기] 

 

봄을 타고 전해 온 땅을 일구는 농민 이야기 

 

나래 / 상임활동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점. 서늘하게 코끝을 감쌌던 기운은 말랑해져 새삼스레 다가오고, 눈길이 잘 가지 않았던 길가엔 어느새 푸른 새싹들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길거리뿐만 아니라 시장과 마트에 가면 계절의 변화가 확연하다. 푸른 잎의 채소들이 가득하고, 심심했던 과일 코너가 알록달록한 색으로 채워진다. 건조한 아스팔트가 가득 깔린 도시에 어떤 이들이 봄기운을 전해주는 걸까. 봄기운이 완연한 지난 4월 11일에 경기도 연천에서 농사 짓는 농민 이석희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석희씨는 올해로 58세다. 계절의 기운을 온몸으로 받은 그의 얼굴은 유난히 단단했다. 농사지은 횟수만 30년이 넘었다. 20대에 군 제대를 하고 부모님이 일궜던 땅에서 농민의 삶을 이어 나갔다. 부모님이 짓던 방식으로 농사를 짓다가 7년 전부터 친환경 재배를 하고 있다. 벼, 사과, 감자, 마늘, 양파 등 다양한 경작물을 그의 손으로 직접 키운다. 정성이 가득 담긴 친환경 무농약 인증 농산물은 학교 급식 재료로 출하되고 있다. 그러면 땅을 일구는 농민의 하루는 어떨까?

"새벽 5시 반에 일어납니다. 전날 스케줄을 확인해서 수첩에 적어요. 오늘은 사과 작업을 했죠. 내일 또 사과 작업을 해야 해요. 친환경이기 때문에 기계유제로 불리는 기름을 뿌려줘요. 아침밥은 오전 7시 정도에 먹고, 작업을 계속하고 저녁 6시 반까지 일을 합니다. 올해가 내 나름의 고비거든요. 그래서 일을 좀 많이 하는 편이라 그 시간에 끝나요. 보통 오후 6시 반 정도면 종료하거든요. 사실 이렇게 오래 일하면 몸이 못 버텨요."

경기도 연천에서 땅을 일구고 있는 농민 이석희씨.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날씨와 기상이 농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매년 가을이 되면 그해 벼농사가 풍년이었네, 흉년이었네 하는 기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성공 여부가 하늘에 달렸단 말인즉슨 농민들의 수입 역시 하늘에 달려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각각의 계절을 이석희씨는 어떻게 보내고 맞이하는지 궁금했다.

"겨울엔 공부를 많이 해요. 유투브로 공부한 걸로 마늘농사 덕을 봤어요. 겨울에도 쉬지 않아요. 미리 해둘 게 많습니다. 예를 들어 땅 일은 안 하지만 돌을 줍는다든지, 각종 주변 정리도 해야죠. 개인적으론 책을 많이 읽기도 해요. 농사에 필요한 물리적 일도 하고 나를 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요. 본격적으로 일하기 위해 준비하는 시기죠. 올해 3월 27일에 감자를 심었어요. 농작물은 빨리 심는다고 빨리 나는 게 아니거든요. 너무 더운 여름날에는 작업 시간을 조정해요. 그땐 기상시간이 빨라져요. 새벽 5시 정도요. 일어나서 오전 10시까지 일하고 오후에는 쉬는 식이에요."

그해 날씨와 환경에 따라 수확이 일정치 않기 때문에 사실상 농민들의 수입은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풀리지 않을듯한 문제를 해소하려고 농민수당 시행이 최근 농민들 사이에서 요구되고 있다.

 '농민수당'은 농가의 기본소득을 보장해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지킬 거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중앙정부가 직접 입안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자체별로 시행여부가 나뉜다. 지난해 6월 전국 최초로 농민수당 지급을 시작하기로 한 곳은 전남 해남군이다. 관내 전 농가를 대상으로 하며 지역상품권으로 연 60만 원을 상·하반기 농가별 균등 지원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부여군, 고창군, 강원도 등이 시행 예정에 있다. 이석희씨가 속한 경기도는 경기 기본소득위원회가 출범해 경기농민기본소득제를 검토하고 있다.

"농작물에 따라서 수확시기가 다 달라요. 감자는 5월 말, 마늘은 6월 말 정도요. 그럼 수익금은 그 이후에 들어오죠. 그 다음에 사과는 8월 말이고요. 벼는 11월 말에 탈곡해서 보내고요. 그럼 그 이후에 출하대금이 들어오는 거죠. 최근에 좋아진 점은 농민수당이 등장하기 시작한 거예요."

 이석희씨는 농민수당에 대한 고민, 요구와 함께 친환경 농업의 지속성도 중요한 문제라 얘기했다. 친환경 농업은 합성농약, 화학비료 및 항생·항균제 등 화학자재를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을 최소화해서 농업생태계와 환경을 유지·보전하면서 안전하게 농·축·임산물을 생산하는 농업을 가리킨다.

"저도 솔직히 말하면 돈을 벌기 위해 친환경 농법을 선택한 것도 있어요. 동시에 농민으로서 자부심도 중요했죠. 저 말고 다른 농민 분들도 친환경으로 재배를 하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토양을 지키고, 수자원 보호할 수 있고요. 친환경을 할 수 있으면 당당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려움이라고 한다면 풀 문제죠. 솔직히 제초제 한 방이면 끝나거든요. 그걸 극복해야 해요. 친환경으로 하니까 안정적으로 가격을 받을 수 있으니 선순환으로 친환경 작업이 가능해요."

 그는 친환경 농업이 지금보다 더 확산되고, 많은 농민들이 할 수 있으려면 필요한 재원을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렇지 않으면 온전히 경제적 부담을 개인이 져야하기 때문이다.

"경제적 측면에서 사실은 어려워요. 제가 그나마 희망을 갖는 건 작년부터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학교에 출하 한다는거에요. 귀농하는 사람들이 어떤 작물이 좋을지 물어봐요. 특용작물은 없다고 대답해요. 예전엔 업체들도 무조건 싼 값을 찾아 다녔는데, 이제는 식품 유통 딜러들도 상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걸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약간의 희망이 보인달까요."

농민들은 시민들의 건강한 밥상을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들의 안전과 건강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농민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의무가입 대상이 아니다.

여러 어려움에 봉착하면서도 이겨낼 힘과 농민으로서 자부심을 다지고 있는 이석희씨에게 '그럼에도' 농민으로 살아가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주변 친구들 보면 정년퇴임해서 노후 걱정을 많이 하거든요. 그런데 저 같은 경우엔 이제 조금씩 빛을 보기 시작하고 있어요. 전 팔십 정도까진 농사일을 하려고 해요. 더 오래 농사지으려고 운동도 하고 있고요. 일단 농업은 매력적입니다. 기회가 주어지거든요."

그러나 시민들의 건강한 밥상을 책임지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들의 안전과 건강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에 의하면 농업은 타 산업에 비해 재해율이 높아 건설업, 광업과 함께 3대 위험산업으로 분류될 정도다. 우리나라에서도 광업, 임업, 어업 다음으로 재해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농민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의무가입 대상이 아니다. 자영업자로 분류되거나, 농업사업장이 대부분 5인 미만이라 제외됐던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고자 2016년 '농어업인의 안전보험 및 안전재해예방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긴 했지만 임의가입이며, 민영보험을 채택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제도도 제도지만 이석희씨는 농민들이 산재로 인식하지 못하고 피로가 누적되어도 잘 느끼지 못하는 등의 문제도 있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최근 기계 작업이 활발해지면서 관절염 같은 질환은 많이 줄어들었다 했다. 기본적으로 농사일은 중량물 취급이 흔하고, 무릎을 꿇거나 쪼그려 앉거나 허리를 구부려 일하는 부담 작업이 많기 때문에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관절염은 농업인의 가장 흔한 질병 중 하나이기도 하다.

"제가 봤을 때 최근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정책은 지자체 농업기술센터의 농업기계임대 사업이에요. 저도 필요시 5천원~8만원 정도 저렴한 임대료 내고 해마다 대여하고 있어요. 바뀌었으면 하는 정책은 프로젝터처럼 뭉텅이로 몇몇에게만 지원하는 사업 말고, 농민수당처럼 모든 농민들에게 골고루 나눠줬으면 좋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농업기계임대사업의 경우 돈이 많은 농민이든 가난한 농민이든 모두 저렴하게 필요한 기계를 대여할 수 있어서 좋아요. 있는 사람이 계속 지원을 받는 것이 아니라 골고루 사람들이 나눠 쓸 수 있는 사업이 더 필요하다고 봅니다."

 농업의 기계화도 산재 위험과 동시에 농민들의 노동강도 부담을 완화하는 큰 변화 중 하나지만 이주노동자의 농촌 유입도 영향이 크다. 이석희씨도 농촌에서 이주노동자는 아주 중요하다고 했다. 이주노동자 없으면 한국의 농촌이 망한다는 말도 공공연하다. 그럼에도 농촌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문제로 임금차별, 그 중에서도 여성/남성 이주노동자들 간의 성별임금격차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그쵸. 확실히 예전보다 힘든 일이 덜하니까요. 내일도 이주노동자 1명 와달라고 요청했어요. 이 근처에도 인력사무소가 2군데 있어요. 말레이시아 분들이 오는데 일을 잘하세요. 덕분에 외국어번역 어플도 깔았고요. 일당은 여성 6만원, 남성 9만원이에요. 일의 차이가 없는데 말이죠. 한국문화의 나쁜 예에요. 이주노동자 본인들도 그 부분을 참 이상하게 생각해요. 자기 나라에서는 안 그렇다고요."

 현재 그는 농민의 권리 향상과 현실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 전국농민총연맹 활동도 함께 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노동조합 같은 조직이 있잖아요. 왜 농민들은 없을까 싶었죠. 현재 전국농민회총연맹 연천군 미산면 회장을 맡고 있어요. 요즘엔 지역 문제에 집중하고 있고, 농민수당을 얘기 많이 하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좋은 세상을 열어주고 싶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할 말을 묻자 이석희씨는 무엇보다 농민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농민들의 과제가 더 큰 것 같아요. 농민들이 먼저 소비자에게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와 함께 해결해 나갈 것들을 알려나가야 해요. 우리가, 농민들이 진실을 알릴 때만이 소비자에게 당당히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요."

특집3. 위험은 노동시간 규제가 없는 곳, 가장 낮은 위치로 전가된다 / 2019.5

[모든 사람에게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③]

 

위험은 노동시간 규제가 없는 곳, 가장 낮은 위치로 전가된다

 

지안 / 상임활동가 

 

 

2017년 한국은 OECD 36개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은 노동시간을 기록했다. 초과 노동을 하는 사회에서 그 어떤 노동자도 노동시간 규제의 예외로 존재해선 안 된다.

법정 노동시간인 주 40시간에 주당 최대 연장근로시간인 12시간을 합친 '주당 52시간'은 말 그대로 최소한의 조치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59조 특례조항에 따르면 특정 운송업과 보건업 등 5가지 업종은 연장근로 제한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경우에는 '합의'를 통해 주 당 52시간도 초과하는 노동이 법적으로 가능해진다. 장시간의 과로가 노동자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에도 법은 예외적인 노동자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의 건강은 '합의'의 대상이 아니다.

인터뷰이인 민주노총 IPOC지부 이동우 지부장은 인천항의 9개 부두운영회사가 공동 설립한 IPOC(인천내항부두운영주식회사) 소속이다. 야간 노동 후 연속 11시간 휴게시간을 부여하는 제도가 생겼다는 것은 노조 설립 이후의 성과다. 한편으로 전창환 지부장이 소속된 민주노총 인천지역일반노조 항만지부는 일용직 노동자로 구성된 노조다. 노조가 있지만 인력공급을 담당하는항운노조에서 이들의 권리를 인정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노동시간뿐 아니라 4대보험과 같은 기본적인 법적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24일 <일터>는 인천항에서 일하는 항만하역 노동자인 전창환 민주노총 인천지역일반노조 항만지부 지부장을 만나 장시간 노동이 어떤 문제를 야기하는지 들어보았다.

실제로 장시간 노동과 열악한 노동환경이 맞물리는 조건 속에서 각종 위험작업이 일용직 노동자에게 부가되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여기에 선박이라는 물류체계의 특성상 장시간 노동이 집약적으로 발생한다. 

민주노총 IPOC지부 이동우 지부장은 인천항의 9개 부두운영회사가 공동 설립한 IPOC(인천내항부두운영주식회사) 소속이다. 야간 노동 후 연속 11시간 휴게시간 부여 제도는 노조 설립 이후 만들어진 성과다.

그러나 전창환 지부장이 소속된 민주노총 인천지역 일반노조 항만지부는 일용직 노동자로 구성된 노조다. 노조가 있지만 인력 공급을 담당하는 항운노조에서 이들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 노동시간뿐 아니라 4대 보험과 같은 기본적인 법적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물량에 맞추는 일용직 노동자의 노동시간

인천항으로 배가 들어오면 TOC(부두운영사)의 정규직 노동자들은 배를 총괄하여 담당한다. 배에 어떤 물건이 실려 있는지를 파악하여 필요 장비와 인력을 요청한다. 현장에서는 한 조의 작업 시간을 '1슈트'라고 말한다. 오후 조로 8시간 근무하면 이는 '1슈트의 작업을 했다'는 뜻이다. 

예전에는 연달아 2슈트를 근무하면 연장근로 수당이 나왔다. 오전 4시에 마치는 새벽 근무 후 오전 8시부터 시작되는 오전 근무를 하는 장시간 노동이 만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노조가 슈트를 붙여서 일해 받는 연장근로 수당을 없애면서 사실상 연장근로 자체가 금지됐다. 

또 오전 0시를 넘겨 야간 노동을 하면 다음 날은 무조건 휴무다. 2018년 3월 연장근로 제한 특례 업종 26종 중 21종이 폐지되었고, 남아있는 5가지 특례업종에서 연장근로가 발생하면 '연속 11시간 휴게시간을 부여하라'는 2항이 같은 해 9월 1일부터 시행되었기 때문이다. 

즉 수상운송업에 해당하는 항만노동은 여전히 노동시간을 제한받지 못하고 있지만 TOC가 노사 합의를 통해 59조 2항인 '연속 11시간 휴게시간 제도'를 규정화하면서, 연근(2슈트 이상 노동)이 사라지고 연장 근로 후의 연속 11시간 휴게시간이 보장되었다. 이 덕분에 현장에서 장시간 노동에 따른 문제는 비교적 적은 편이다.

그렇지만 앞서 말했듯 법적 규제는 말 그대로의 최소한의 보장이다. 특히 탄력근로제가 도입된다면 물량에 따라 노동시간과 노동 강도가 단시간에 집중되는 항만노동은 더욱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

이동우: "IPOC 노동자들 같은 경우는 연장근로 금지, 철휴(24시 이후 노동)시 '연속 11시간 휴게시간' 제도 도입 등을 통해서 자체적인 노동시간 규제가 어느 정도 되고 있는 편입니다. 그러나 탄력근로제가 도입되면 이런 노력들이 물거품 됩니다. 인청항 특성 상 배가 많을 때는 많고 없을 때는 없기 때문이죠. 탄력근로제가 도입되면 이 스케줄에 맞춰 노동시간을 조정하게 될거고, 특정 기간에 노동강도와 시간이 집중될 거예요. 항만노동자들이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탄력근로제 저지가 노동시간 규제에 있어서 관건이예요." 

IPOC 노동자들에게 탄력근로제 저지가 중요한 이슈라면, 일용직 노동자들은 현재도 자신의 노동시간과 일정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가장 큰 이슈다. 일용직 노동자들의 들쭉날쭉한 노동시간은 우리가 왜 노동시간 규제의 필요성과 탄력근로제 도입 반대를 위해 싸우는지 문제의 시급함을 드러낸다. 

전창환 : "근무시간은 주·야간 하루 2번 나눠서 8시간을 기준으로 해요. 앞뒤로 1시간 연장근로가 가능하고요. 그런데 배 출항 시간이 가까운 경우에는 그냥 연장수당을 받으면서 몇 시간이고 연속해 작업해야 해요." 

노동자의 노동시간은 스케줄에 따라 하역작업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선박의 스케줄에 맞춰져 있었다.

또 인력 배치에서 일용직 노동자는 가장 뒷순위기 때문에 '내가 언제 일을 할 수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항만업 자체의 물량이 감소한 상황에서 일이 있을 때 최대한 많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강력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전창환 : "일용직 노동자들은 내가 일을 안 하면 돈을 못 벌기 때문에 무조건 회사 스케줄에 맞춰요. 일용직 노동자들도 순번이 정해져 있어요. 순번대로 돌기 때문에 본인 차례를 건너뛰면 언제 다시 일을 하게될지 몰라요. 그래서 가정일이나 일상생활을 포기하고 계속 근무를 할 수밖에 없어요. 지금 인천항 물량이 계속 줄기 때문에 아르바이트하는 사람도 많아요."


가장 열악한 노동자에게 전가되는 가장 위험한 작업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항만노동자 재해비율이 전체 산업 평균과 비교했을 때 2배 정도 높으며 항공운수사업과 비교했을 때 6배 정도 높다고 밝혔다.

전창환 지부장이 직접 찍은 인청항 항만노동 현장의 모습이다.

보기만 해도 아찔한 하역작업은 '홀드'라고 불린다. 기계가 운반할 수 있도록 제반 작업을 하는 업무다. 과중한 무게를 드는 작업이 많아서 당연히 허리와 다리 등 근골격계질환이 많이 발생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 물류 사이를 걸어 다니면서 기계가 들어 올릴 수 있도록 줄 거는 작업이 많은데 건설작업에 사용되는 집채만 한 원목과 쇳덩이 사이로 기어들어 가 작업을 해야 한다. 아무리 조심해도 무릎을 부딪치거나 쌓여있는 물류 사이로 사람이 빠지는 일이 부지기수다. 물건들이 겉으로는 평평하게 쌓여있어도 까딱하면 중심이 무너져서 크게 다칠 수 있는 위험한 작업이다. 중량물의 무게뿐만 아니라 작업의 긴장도가 심각하다. 

전창환 : "항만에는 '윈지'라는 크레인을 조작하는 작업과 '홀드'라는 크레인 운반에 필요한 제반 작업을 담당하는 업무가 있어요. 윈지 작업은 총 노동시간인 8시간 중에서 2시간마다 교대근무를 해요. 이 업무를 하려면 항운노조 소속이어야 하고 교육을 이수해야 해요. 

홀드는 기계로 할 수 없는 작업을 의미해요. 항만은 물건 자체의 무게가 톤수 단위이기 때문에 당연히 크레인 조작보다 훨씬 노동강도가 클 수밖에 없어요. 물건을 준비한 후 물건과 장비를 연결해야 해요. 또 컨테이너 사이에 물건이 쌓여있으면 그걸 꺼내는 작업도 있어요. 기계가 할 수 없는 기타 모든 작업이라고 보면 돼요.

원래 이 홀드 작업도 항운노조 노동자들이 하던 작업이었어요. 2007년 10월 1일부터 항운노조에 소속되지 않는 일용직 노동자들이 일하게 됐는데 이때부터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홀드 작업을 전가했어요." 

항만에는 IPOC 소속 노동자와 민주노총 항만지부의 일용직 노동자 외에도 항운노조에 소속된 정규직과 일용직 노동자들이 있다. 항운노조도 IPOC에서 월급을 부담하기 때문에 IPOC 소속으로 현장 인력공급을 받고 있다. 즉 IPOC 소속 노동자, 항운노조의 정규직과 일용직 그리고 항운노조에 소속되지 못한 일용직 노동자들이 인천항에서 하역작업을 하는 노동자들이다. 

일용직 노동자 중에서도 항운노조에 소속되지 못한 노동자들은 장기간 인천항에 근무하면서 같은 작업을 하더라도 4대 보험, 퇴직금 등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근로계약서를 매일 다른 하역회사와 새로 작성하기 때문이다. 

전창환 : "항운노조 소속인지 여부에 따라 같은 일용직 노동자라도 산재 적용이 달라요. 소속되지 않은 일용직 노동자들의 경우 몸이 회복된 상태에서 일을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다친 상태에서 그냥 일해요. 노동자를 고용한 회사에서 산재 책임을 져야 하는데 사고가 날 때 그걸 회사에서 책임지지 않기 때문이죠.

홀드 작업을 하다가 다칠 땐 장비에 든 보험으로 산재 처리를 받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산재처리에서 임금의 70%를 적용받는다면 일용직 노동자는 그중에서도 70%만 받아요. 누가 산재처리를 해주려고 하겠어요? 타박상 등의 사고는 일상다반사기 때문에 그냥 자비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보다 심한 수준의 산재가 발생하면 사측은 산재처리를 하지 않고 회사가 재해에 대해 일정 금액을 보상하는 공상처리를 유도해요. 공상처리를 안 하면 회사에서 다음에 안 불러주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따를 수밖에 없어요." 

선박이라는 위험한 환경에서 안전사고에 대한 대책과 산재 처리도 불가한 상황은 전형적인 위험의 외주화 문제다. 여기에 물류량에 따라 들쭉날쭉한 일용직 노동자들은 별도의 휴식 시간도 주어지지 않는다. 잠깐 담배를 피우며 허리를 펴는 것이 전부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항운노조는 일반노조 조합원들의 기본적인 노동조합 활동마저 저지하고 있다. 4대 보험과 같은 법적 조치는 물론 기본적인 복지조차 차별적으로 운영되는 상황이다. 이는 항만지부 일용직 노동자들이 투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13년 동안 인천항에서 항만노동자로 일한 전창환 지부장은 여전히 매일 다른 하역회사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한다. 다쳐도 산재 보상을 받지 못하고 마땅한 휴게공간도 없이 일용직 노동자들은 선박 안의 가장 위험하고 강도 높은 작업을 담당한다. 

이처럼 '위험의 외주화'가 본격화된 사회에서 노동의 종류에 따라 법 적용 제외를 만들어낸다면, 과연 그 사회를 누가 지탱하는가? 

사회의 위험이 법적 규제가 없는 곳으로 전가되고 있다. 규제가 없는 이러한 곳에서 물량과 배 출항 시간을 맞추는 사람은 누구인가? '법 적용 제외'라는 아이디어 자체에 대해 반대할 수밖에 없다. 노동시간 규제의 필요성이 제한 없는 연장근로가 노동자의 삶과 건강을 훼손하기 때문에 모든 노동자에게 법이 전면 적용되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IPOC 노조의 경우처럼 연속 11시간 휴게시간을 도입하더라도 우리는 59조가 제안하고 있는 노사 간 연속근로 합의 자체를 반대해야 한다. '법 적용 제외'라는 개념이 남아있는 한 위험한 노동은 전가될 뿐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전 지부장은 인터뷰를 마친 후 "오늘 근무를 못 해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러 가야 한다"며 자리를 떴다. 일용직 항만노동자들의 초과 노동시간과 안전장치 없는 노동환경 그리고 일의 불안정함은 우리가 모든 노동자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다.

[안내] 이주민 구술생애사 '담'프로젝트 두번째 북콘서트

이주민 구술생애사 '담'프로젝트 두번째 북콘서트 

담 허문자리
움트는 환대의 꽃

경기이주공대위 이주민 구술생애사 '담'프로젝트는 한국에 살아가는 다양한 이주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오롯이 전달하여 책으로 엮어내고 있다. 이번 책은 "담 허문자리, 움트는 환대의 꽃"이란 제목으로 '공간과 장소'를 주제로 이야기를 엮었다. 부디 이 작은 책이 국민과 비국민을 가르는 '접근 금지'의 팻말에 작은 의문을 품는 부싯돌이 되길 바란다. 

일시: 2019년 5월 23일 목요일 오후7시
장소: 창룡도서관 강의실 (팔달구 월드컵로 381번길 36)

[언론보도] 노동부 2018년 산재 현황 발표, 어설픈 해명과 아쉬운 개혁의지 (19.05.16, 매일노동뉴스)

노동부 2018년 산재 현황 발표, 어설픈 해명과 아쉬운 개혁의지

김정수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2019.05.16 08:00

사고사망자는 971명으로 전년 대비 7명(0.7%) 늘었고 사망만인율(노동자 1만명당 산재로 인한 사고사망자)은 0.51로 전년 대비 0.01 줄었다. 이 정도면 거의 변화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2022년까지 산재사망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을 지나치게 의식한 것일까? 노동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왜 사고사망자수가 줄지 않고 소폭 증가했는지를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다. 산재보험 적용이 확대되는 등의 제도개선으로 산재로 인정되는 사고사망이 증가했고(10명), 사망통계를 발생연도 기준으로 다시 분류해 보면 당해연도에 발생한 사고사망자는 (지난해 대비 8명) 감소했다는 것이다. 통계상 사고사망자수를 한 사람이라도 줄여 보고자 하는 몸부림이 안쓰럽지만 그래 봐야 결국 별 차이가 없다. 아무리 지엄한 대통령의 명령이라지만 당해에 바로 산재사망이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과연 노동부는 2022년까지 산재사망을 절반으로 줄이라는 대통령의 명령을 수행할 의지가 있는가? 그렇다면 당장 올해는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8386

 

노동부 2018년 산재 현황 발표, 어설픈 해명과 아쉬운 개혁의지 - 매일노동뉴스

지난 2일 고용노동부가 2018년 산업재해 발생현황을 발표했다. 해마다 이맘때쯤 전년도 산업재해 발생현황이 발표되는데 올해는 예년보다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2022년까지 자살·교통사고·산업안전 분야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기 위한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야심 찬 프로젝트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2018년 산업재해 발생현황과 이에 대한 노동부 보도자료를 살펴보자.우선 전체 사망자가 2천142명으로 전년 대

www.labortoday.co.kr

 

[언론보도] [박선욱·서지윤 간호사 죽음 무엇을 남겼나] "자살산재 기업처벌, 왜 죽었는지 진상규명 시급" (19.05.16, 매일노동뉴스)

[박선욱·서지윤 간호사 죽음 무엇을 남겼나] "자살산재 기업처벌, 왜 죽었는지 진상규명 시급"

윤소하·김상희·남인순 의원 '간호사 죽음 향후 과제' 국회 토론회 … 노동부 "하반기 의료기관 기획감독"

제정남  2019.05.16 08:00

출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두 간호사 죽음을 계기로 업무로 인한 자살 예방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토론자로 참석한 최민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는 "노동자 건강이 어떤 취급을 당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두 간호사 죽음 사건을 접근해 볼 수도 있다"며 "노동환경을 바꾸기 위한 노력과 함께 간호사 등 특정직종 자살규모를 확인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자살 예방정책 수립을 위해 업무상 원인에 따른 자살 규모를 추적·조사해야 한다는 얘기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8381

 

[박선욱·서지윤 간호사 죽음 무엇을 남겼나] "자살산재 기업처벌, 왜 죽었는지 진상규명 시급" - 매일노동뉴스

간호사가 직장내 괴롭힘을 호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지난해와 올해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의료원에서 연이어 발생했다. 민간병원과 공공병원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건으로 의료기관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사회적 논의가 촉발했다. 국회는 지난해 12월 사용자에게 직장내 괴롭힘 예방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7월16일부터 시행된다. 이것으로 완료된 것일까."직장내 괴롭힘, 개정 근기법만으로 해결 안 돼"윤소하 정의당 의원과 김상

www.labortoday.co.kr

 

[언론보도] [이슈in] 올 비정규직 노동자 52명 사망… “산업안전 감독관 등 제도 개선 필요” (19.05.13, 천지일보)

[이슈in] 올 비정규직 노동자 52명 사망… “산업안전 감독관 등 제도 개선 필요”

이대경 기자 (reocn12@newscj.com) 2019.05.13 21:00

출처: pixabay

 

[이슈in] 올 비정규직 노동자 52명 사망… “산업안전 감독관 등 제도 개선 필요” - 천지일보 - 문화ㆍ역사 콘텐츠 강자

5월까지 산업재해로 사망한 하청·비정규직 노동자들이 52명으로 조사돼 산업안전과 관련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노동건강연대는 작년 12월 16일부터 올해 5월 7일까지 총 52명의...

www.newscj.com

 

[기자회견] 서울의료원 진상대책위 활동 보장 및 서울시장 면담 촉구

□ 주요내용

1. 지난 1월 5일 서울의료원의 고(故) 서지윤 간호사가 자택에서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해 목숨을 끊었다. 시민대책위는 2개월 간 서울시에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요구를 하였고, 3월 12일 서울시 진상대책위가 출범하게 됐다.

2. 2달이 지나도록 진상대책위에서는 3차례나 함께 일한 동료간호사 및 조무사 보조원과 인터뷰 요청을 하였으나 서울의료원의 조직적인 방해로 이뤄지지 않았다. 서지윤 간호사의 사망이 병동에서 발생한 것도 아닌데 왜 부서장은 진상대책위와 병동간호사와의 인터뷰를 방해하는지 의혹만 커져 갈 뿐이다.

3. 5개월이 지나도록 서 간호사의 자살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동안 유가족들은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서울시 진상대책위 발족의 의미는 고인과 유가족의 억울함을 풀고, 서지윤 간호사의 죽음을 은폐하려는 사람과 구조적인 폭력에 맞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진상규명과 이를 통한 대책 마련으로 안전한 공공병원을 만들고자 함이다.

4. 박원순 시장은 유가족 및 시민대책위와 면담요청에 답하여 서 간호사 사망에 대한 진상규명 의지를 보여주길 바란다. 또한 서간호사 사망 진상대책위의 권한을 보장하고, 활동 기한을 연장하여야 한다.

<기자회견문>

진상조사 2달이 지나도록 주요 이해관계자 인터뷰 “불발”유가족의 불안감은 커져 간다

- 박원순 시장은 철저한 진상조사 약속을 지키고 유가족과 면담을 실시하라!

- 서울시는 진상대책위에 조사 권한을 키우고, 기한을 연장하라!

 

-서울시 공공병원 서울의료원에서 지난 1월 5일  고(故)서지윤 간호사가 ‘병원 직원에게 조문도 받지 말라’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리고 3년 전에도 서울의료원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잦은 부서 이동 후 목숨을 끊었다. 하지만  그 당시 두 아이의 아빠가 사랑하는 자식을 두고 스스로 생을 마감할 정도로 느낀 절망감이 무엇인지? 왜 잦은 부서 이동을 했는지? 등 제대로 진상조사도 하지 않았고 서울의료원은 서울시에 보고조차 하지 않고 쉬쉬하며 덮었다. 두 사망 사건 모두 김민기 서울의료원장 재임 기간 중이고 부서 이동 후 발생한 일이다.

- 故 서지윤 간호사 사망 사건이 발생 후 서울의료원은 자체 조사를 하고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다.   ‘심각한 따돌림이나 괴롭힘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서울시에 조사를 의뢰한다고 했다. 서울시 또한 감사위   원회에서 4명의 조사관이 조사했지만 별다른 일이 없다고 했다. 병원을 원망하며 사람이 죽었는데 특이한 사항이   없다거나 별일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진실을 가리는 행위이다.

-사건 발생 두 달이 지난 후 3월 12일 서울시는 진상대책위원회를 꾸려졌다. 진상대책위 출범 이후 서울의료원의 비협조로 계속 시간 끌기를 해왔고 서울시와 서울의료원은 진상대책위에서 필요한 자료조차 제대로 제공되지 않았다. 사건 이후  서울의료원에서는 지속적으로 고인의 죽음을 왜곡하는 악의적인 소문들과 '언제까지 노-노갈등을 일으킬거냐', '병원 경영 상태가 어려워진다'는 등의 사실과 전혀 다른 이야기들이 병원 내에 퍼지며 간호사들의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서울의료원의 한 관리자는 “5월까지만 버티면 된다”라는 속내도 거침없이 드러냈다. 

-서울의료원은 진상대책위원회에 서 간호사가 근무했던  前 병동 간호사들에 대한 스케쥴표를 제공하지 않았고, 조사과정에서 일부는 ▲인터뷰 대상자에 대한 녹취 및 녹음 ▲인터뷰 내용공유 ▲인터뷰 진행위원 명단 등을 요구 등 유족과 시민대책위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진상대책위 활동이 보장된 2달이 지났다. 진상대책위는 3차례나 서지윤 간호사가 함께 일했던 병동의 간호사 및 간호조무사의 전수조사 인터뷰 요청하였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병동 파트장은 매번 간호사들에게 “강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 면담거부해도 된다”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하였다. 간호사들은 ’면담거부‘로 인터뷰 스케쥴표에 표시하고, 일부 간호사는 진상대책위를 찾아가 면담 거부하겠다고 항의를 하는 등 진상대책위 활동을 방해하여왔다.

-서 간호사의 사망 사건의 원인이 5개월이 지나도록 밝혀지지 않아 유족들은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고인의 죽음에 대한 진상이 밝혀지지도 않고 억울함이 벗겨지지도 못한 채 서울시 진상대책위 활동이 마무리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시 진상대책위 발족의 의미는 고인과 유가족의 억울함을 풀고, 서지윤 간호사의 죽음을 은폐하려는 사람과 구조적인 폭력에 맞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진상규명과 이를 통한 대책 마련으로 안전한 공공병원을 만들고자 함이다.

-서울의료원의 연속되는 자살을 막아야 한다. 서울의료원은 환자를 살리는 병원이지, 노동자를 죽이는 일터가 아니다. 서울의료원이 환자뿐만 아니라 병원의 일 하는 사람이 살 수 있는 일터로 바뀌기 위해서는 故 서지윤 간호사 진상대책위원회의 활동이 제대로 보장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서울시가 제대로 관리 감독이 되지 않는 동안 서울의료원은 베일에 싸여 문제를 제기하는 노동자들은 결국 병원을 떠났다.

-진상대책위 활동이 주요부서 인터뷰도 하지 못하고 조사가 마무리된다면 가해자 및 책임자 처벌, 제대로 된 대책 마련은 요원해질 것이다. 유가족과 시민대책위는 서울의료원 간호사 사망 사건에 대한 박원순 시장의 의지를 확인하고자 ‘박원순 시장과 유족 및 시민대책위와 면담을 요청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故서지윤 간호사 사망 사건의 진상규명의 의지를 보여주길 바란다. 유가족과 시민대책위 면담을 통해 가슴 아파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유가족의 마음을 보듬어주길 바란다. 또한 故서지윤 간호사 사망 진상대책위의 위상과 권한을 보장하고, 진상대책위 활동을 연장해야 한다. 서울시와 서울의료원은 진상조사에 적극 협조하라. 시민대책위는 외압 없는 제대로 된 진상조사, 가해자 및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이다.

특집2. 건설기계 노동자, 산재법 확대적용의 명암을 들여다보다 / 2019.05

[모든 사람에게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②] 

 

건설기계 노동자, 산재법 확대적용의 명암을 들여다보다 

 

박기형 / 상임활동가 

 

2018년 12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법) 시행령이 일부 개정되어, 올해 1월 1일부터 건설기계 노동자 산재보험 적용을 받게 됐다. 개정 이전에는 27개 건설기계 중 레미콘 1개 직종만 특수형태근로(이하 특고) 종사자로 적용됐다. 개정 이후 27개 직종에서 일하는 1인 사업주 모두가 특고로 간주되어 산재보험에 당연가입 할 수 있게 됐다. 지난 4월 22일 건설노조 기계분과 서울경기북부 김학열 지부장을 만나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산재법 확대적용에 대해 갖는 기대감과 우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직면하는 건설현장의 위험들

건설현장은 전체산업 사망자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그중 건설기계에 의한 사망사고는 전체 사고의 21%를 차지한다. 특히 최근 건설현장의 고층화·대형화·기계화가 진행되면서, 건설기계 장비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중대형 장비인 건설기계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면 건설기계의 조종사뿐만 아니라 인근 노동자들까지 위험에 처해 중대재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지난해까지도 건설기계에 의한 사고 책임은 오롯이 건설기계 노동자가 져야 했다.

"산재처리와 관련한 현장의 원칙은 '당신이 사장이니까 당신이 책임져야 하는 거다'에요. 현장에선 근로자처럼 일하기를 요구받는데, 일하다 다치면 근로자가 아니라 자영업자로 취급했던 거죠. 직접 장비를 운전했을 경우엔 공상 처리도 안 해주는 경우가 다반사에요.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영세한 1인 차주가 많아 경제적 부담이 커요. 더욱이 근무 조건이나 개인 사정에 따라 기사를 쓸 때가 종종 있다는 사실이 문제에요. 기사가 큰 사고를 당하면, 1인 차주가 중소기업사업주로 임의가입해서 해당 기사를 산재처리를 해줘야 해요. 기사와 같이 일하다 차주 본인까지 다쳐도 마찬가지죠. 그러면 차주의 부담은 더 커지죠."

건설기계 장비는 대개 고가의 제품이다. 이 비용을 한 번에 지불하기 어렵기 때문에 금융기관에 빚을 지거나 장비매매업체에 리스 방식으로 구입한다. 만약 사고로 인해 일하지 못하게 되면, 할부 대금, 대출 이자, 리스 대금을 납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 결국엔 금융기관에 차량을 차압 당하거나 매매업체가 차량을 회수해가는 지경에 이른다. 결국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몸이 상하고 장비를 잃는다. 생계유지가 어려워져 가정이 무너지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산재법 확대적용이 갖는 의미와 한계

올해부터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특고로 간주되어, 산재법의 특례 적용을 받게 되었다. 이는 건설기계 노동자가 근로자성의 인정 여부와는 별개로 보호의 필요성을 인정하여 산재법 적용 범위에 포함한 것이라 평가할 수 있다. 그에 따라 산재법 확대적용으로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휴업급여, 요양급여 등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김학열 지부장은 장비에 대한 손실을 보상받지 못하는 점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언제나 기계와 함께 노동을 제공해요. 더구나 기계 손실에 대한 비용도 상당한 부담이죠. 과거 공상 처리 시에 노동조합이 압박하면, 회사와 사고에 대한 책임 비율을 책정해서 장비 손실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보상받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산재 원칙에 따라 장비는 보호 범위에서 제외되죠. 현행법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보호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장비손실에 대한 보상 대책도 고민할 필요가 있어요."

이에 더해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다른 노동자들과 달리, 근로복지공단의 구상권 청구에 따른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구상권 청구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에요. 차주가 고용한 기사가 상해를 당했을 경우와 1인 차주의 장비 사고로 다른 노동자가 상해를 입었을 경우죠.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근로복지공단이 기사나 다른 노동자에게 보상해주고, 해당 금액을 차주가 가입한 보험회사에 구상권을 청구합니다.

구상권 청구로 인해 보험료가 크게 인상되죠. 대다수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장비 보상을 위해 민간 보험에 가입해요. 이런 상황에서 구상권 청구는 건설기계 노동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악화시켜요. 근로복지공단이 기금 규모를 유지 및 확대하려는 태도로 보아, 산재법 확대적용 이후에도 구상권 청구 관행이 지속될 것 같아 걱정입니다."



원청책임 더욱 강화되어야

김학열 지부장은 산재법 확대적용 의미가 퇴색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원청책임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건설기계·장비는 건설업 하도급 구조로 산재사고 예방관리 및 안전보건 조치의 책임 소재가 불명확했다. 더욱이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맺는 계약 형태는 고용계약이 아니라 임대계약이었다. 근로자의 속성과 자영업자의 속성 모두를 가진 것으로 간주되어 기존의 근로자 개념으로 규정되기 어려웠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 전부개정안에서 기존의 근로자보다 넓은 개념인 '노무를 제공하는 자'로 규정이 바뀌면서, 건설기계 노동자들에까지 안전보건 조치가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이는 산재법 적용확대와 마찬가지로, 건설기계 노동자들을 보호할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었다.

하지만 4월 22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산안법 전부개정안 시행령·시행규칙 입법예고안에는 타워크레인, 건설용 리프트, 항타기, 항발기 등 4대 기종에 제한하여 원청이 책임지도록 하는 내용이 담기고 말았다. 김학열 지부장은 건설현장의 안전을 제대로 담보하기 위해선 27개 기종 전체로 규정을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원청은 관행적으로 건설현장의 안전보건 조치와 그에 대한 책임을 하청사에 미뤄왔어요. 그렇지만 건설기계와 관련한 산재사고가 빈번했고 현장 내외에서 예방관리에 대한 요구도 컸어요. 특히 타워크레인 사고가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면서, 이미 고정식 기계 설비의 설치·해체에 대해서는 원청도 충분히 책임을 인정하고 있었죠. 이번 입법예고안은 이러한 현장의 요구와 변화를 법적인 조항으로 확정한 것에 불과해요."

"더구나 현장에서 사고가 나는 건 고정식 기계 설비만이 아니에요. 물론 대형 타워크레인이 넘어지면 위험의 정도가 크지만, 현장투입 비율만 놓고 보면 다른 건설기계 기종들이 훨씬 많고 사고도 빈번해요. 예컨대, 대개 25톤 덤프가 27개 기종 중에 현장투입 비율이 절반이 넘어요. 그만큼 덤프 전복이나 작업 중 추락 등 크고 작은 사고들이 매일 같이 일어나죠.

하지만 사회적으로 문제되지 않으면 보호받지 못해요. 산재보험 적용 특례를 정할 때처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어야만 해당 직종을 포괄하는 것이죠. 싸우지 않으면 보호받을 수 없는 거예요. 그런데 정부가 진심으로 건설현장의 산재사망사고를 줄이고 싶다면, 그렇게 접근하면 안 되죠. 이동식 기계 설비를 포함한 27개 기종 전체에 대해 원청책임을 강화해야죠."



건설기계 노동자에게 위험과 비용을 전가하는 원청

하지만 원청책임을 묻는 것은 단지 건설기계 노동자 보호 필요성이 사회적으로 인정되기 때문만은 아니다. 원청이 하도급 구조를 활용해 건설기계 노동자에게 위험과 비용을 전가하기 때문이다. 김학열 지부장은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원래부터 전통적인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틀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처음부터 특고였던 건 아니에요. 예전에 덤프기사들도 건설사에 정규직으로 고용돼서 일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저는 한진그룹 계열사였던 한일개발에 입사해서 7~8년간 근무했어요. 그때만 해도 건설사들이 공사를 수주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장비와 기사를 갖추고 있어야 했죠. 하지만 80년대 중후반 국내 건설경기가 나빠지면서 공사수주자격 규제가 완화되고 건설사들이 재무건전성을 높여 이윤을 최대화하기 위해 중장비 등 유휴고정자본들을 줄여나가기 시작했어요.

물론 90년대 초반에 주택 200만호 건설 정책으로 건설경기가 반짝 좋아졌지만, 건설사 몸집 줄이기는 계속됐죠. 저도 그때 장비를 불하해주는 조건으로 회사 일을 계속 줄 테니 개인 사업자로 일하라는 요구를 받고 나왔어요. 기계 하나 주고 회사가 직원을 내친 격이었죠. 사업증 하나 달랑 가진 사장 아닌 사장이 됐죠. 이런 일이 레미콘부터 시작해서 다른 기종들로 확산됐어요. 그렇게 하도급 구조가 널리 퍼진 게 건설기계 노동자들의 모호한 근로자성의 출발점이었다고 생각해요."

건설업의 특성상 공정에 다수의 건설기계가 필요하다. 건설기계는 고정자본, 즉 유형고정자산에 해당한다. 유형고정자산의 구입·운영·유지에는 각종 고정비용과 감가상각비용이 든다. 문제는 계절에 따라 공사수주 물량의 변동이 크고 거시경제순환에 따라 건설경기가 유동적이라는 점이다. 몇몇 대형건설사를 제외하고는 공사 물량이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확보되는 경우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건설사들은 경기 순환에 유연하게 대응하여 재무구조 건전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한국의 건설사들은 80년대 중후반 이후 지속적으로 건설경기가 하락하는 국면에서, 이윤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기 위해 고정자본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취하였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으로 건설기계를 임대하여 공정에 투입하는 비율을 높였다. 그 결과, 하도급이 건설현장에 널리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나 그 반대급부로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건설기계 운용에 따르는 각종 비용과 건설현장의 위험을 떠맡게 되었다.

한마디로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특고로 진입하게 된 이유는 건설사들의 이윤추구전략 때문이었다. 원청이 이윤은 최대한 사유화하고 비용과 위험은 건설기계 노동자들에게 전가한 것이다. 따라서 건설기계 노동자들에 대한 산재 적용 및 안전보건 조치 확대 요구는 단순히 건설현장의 위험이 크기 때문만은 아니다. 보다 근본적으로 건설기계 노동자들을 특고로 전환시킨 원청에게 사회적 책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건설현장의 하도급 구조가 위험의 외주화를 통해 지탱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고용노동부의 입법예고안은 한계가 명확하다.     



건설기계 노동자들의 안전보건을 위해 남은 과제들

다른 한편, 원청책임 강화뿐만 아니라 27개 기종에 대한 산재법 확대 적용이 정말 실효성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해 질문해봐야 한다. 특례규정에 따라, 건설기계 노동자들도 1인 차주에 한해서 산재를 인정받는다. 하지만 김학열 지부장은 실제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건설기계 노동자들은 타인을 고용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지적했다.

"공사 기간이 점점 단축되면서 정해진 시간 내 많은 공사 물량을 해치워야 하기 때문에, 1인 차주 혼자서는 해낼 수가 없어요. 그래서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타인을 고용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산재법은 여전히 1인 차주에 한해서 보험이 제공되도록 규정되어 있죠."

또한 김학열 지부장은 지금처럼 특고에 대한 특례 조항으로 산재보상과 안전보건 조치의 적용범위를 확대해 나갈 경우, 노동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난점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건설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임금체불, 부당해고 등에 대항하기 위해선 노동기본권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전통적인 근로자와 동등한 법적 지위를 누리지 못할 경우, 현행 법체계 내에서 어렵지 않겠냐는 우려였다.

마지막으로 일부 건설현장들에서는 고용 조건으로 적용확대 제외신청을 건설기계 노동자들에게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얘기하며, 이런 사례들을 적발하고 위반 시에는 강력한 처벌을 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평생 정규직이길 바랬다는 김학열 지부장. 사업증만 하나 달랑 가진 사장 아닌 사장이 되어 버린 지금, 그의 바람은 단 한 가지였다.

"최저수준의 임금을 유지하며 겨우겨우 살아가는 건설기계 노동자들이 노동기본권과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권리를 쟁취하기를 바랍니다. 건설기계 노동자들 모두에게 산재법, 산안법이 제대로 적용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싸워나갑시다. 투쟁!"

 

 

특집1. 노동자 건강권 관련 법, 적용제외 조항 '제외'하라 / 2019.05

[모든 사람에게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를①]

 

노동자 건강권 관련 법, 적용제외 조항 '제외'하라 

 

 

류현철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 

 

국회가 난장판이다. 근대 이후로 공중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국가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기제 중 하나가 법률일진대 그것을 만드는 입법기관이 각자의 이해관계에 혈안이 되어 이전투구 중인 것이다.

지난 연말 이런 이전투구 집단에서도 쉽게 외면할 수 없었던 법안 하나가 어렵사리 통과되었다. 지하철 스크린 도어를 수리하다가 몸이 끼어 숨진 19살 하청 노동자의 죽음을 계기로 발의되어, 석탄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일하다가 컨베이어에 온몸이 갈리어 숨진 24살 또 다른 하청 노동자의 죽음에 이르러서야 통과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이 그것이다.

노동자의 허망한 죽음을 막자고 발의된 법안은 그렇게 또 다른 숱한 죽음이 쌓이고 나서야,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앞섬에 노동자 민중들의 분노가 뒤서고 넘쳐서야 통과되었다. 그렇게 법이 만들어지고 고쳐지는 것이다. 노동자가 일터에서 건강하게, 최소한 몸과 마음을 다치지 않게 아니 최소한 죽음을 무릅쓰지 않고 일하게 만들어줘야 할 기본법으로서 산업안전보건법과 더불어 근로기준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모두 마찬가지다.

 

법 적용제외는 삶 전체의 불평등으로 이어져

근로기준법은 '헌법에 따라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함으로써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 향상시키며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 안전 및 보건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고 그 책임의 소재를 명확하게 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노무를 제공하는 자의 안전 및 보건을 유지·증진함을 목적'으로 하겠다고 한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산업재해보상보험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며, 재해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 복귀를 촉진하기 위하여 이에 필요한 보험시설을 설치·운영하고, 재해 예방과 그 밖에 근로자의 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법 취지가 온전히 지켜지고 있을까? 사회적인 가치,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해내는 과정과 거기에 결부되는 노동의 투입과 매개의 방식이 다변화되고 있으며 사회는 이것을 4차산업이니 하면서 떠들고 있다. 4차산업 시대에 기업과 사용자들은 오로지 책임회피 측면에서만 창의적이고 희한한 고용·계약 관계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은 기존 법률의 '근로자'의 개념의 고루함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수많은 노동자를 '노동자'라 불리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이름을 제대로 얻지 못하면 권리에서도 배제되는 것이다.

고용특례업종, 영세업종(업주) 보호, 공익필수직종,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위험작업의 범위 등 여러 가지 설명을 곁들여 이들 법의 적용범위에 '차이'를 둔다. 이는 일터의 안전과 건강문제에 있어서 노동자들에 대한 '차별'을 낳는다. 사용자와 사업주가 지켜야 할 기준 적용에 있어서 예외(특례)는 결국 불평등을 낳고, 이것은 법적으로 보장된 권리의 수준이 낮아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일수록 건강과 안전상 위험이 높아진다.

지난 연말 통과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은 '김용균법'으로 불렸지만 그 이름으로 대표되는, 일터에서 위험에 노출되는 많은 비정규직/불안정 노동자들을 제대로 포괄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진행된 하위 법령 개정에서라도 최대한 노동자의 건강권 영역과 포괄범위를 넓힐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제안하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하위법령 개정안은 더욱 후퇴하고 말았다.

도급금지/승인 규정을 두어 관리하겠다는 일터의 위험업무의 범위, 법적 보호조치 대상이 되는 특수고용직의 범위와 보호조치의 내용, 작업중지권 실질적 운용 가능성은 형편없이 줄어들었다. 산재보상영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많은 노동자가 산재보험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어 일터와 업무에서 비롯된 사고와 질병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산재임에도 '산재'로 인정되지 않는 질병과 재해는 통계에 잡히지 않아 위험의 크기조차 드러나지 않는다. 우리나라 산재 통계는 '산재보상 승인 통계'일 뿐이다. 드러나지 않은 산재는 위험을 감춘다. 감춰진 위험은 관리할 수 없다. 관리되지 않는 위험은 또다시 산재를 일으키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위험 관리의 출발은 '드러내기'부터 시작한다.

물론 일터에서의 사건 사고, 질병, 손상과 죽음이 법적인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 노동자들에게 집중되고 있음은 논문과 통계가 아니라도 직관만으로 알고도 남는다. 그런 현실을 부정하기 힘들었던 정부와 전문가들이 위험의 외주화 방지, 원청의 책임 강화, 취약노동자보호를 입에 달고 있지만 입법과 행정과정에서 실물로 엮여 나오는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합리적 이유나 설명 없이 법 적용을 받지 않도록 하는 예외규정이 숱하다.

일터의 안전, 일과 건강에 관련된 영역은 계속 확장되고 있음에도 구시대적인 안전개념에 머물러 있는 구분이나 예외조항도 여전하다. 안전과 건강문제에 대서 작업환경이나 업무의 위험성과 그에 따른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관리 전략에 따른 것이 아니라, 사업주의 경제적 여건이나 (기형적인) 계약 관행에 따라 적용을 달리하는 예외규정은 차별에 불과하다.

수년 전 무상급식이 공론의 장에 올라와 보편적 복지 논쟁이 일었던 적이 있다. 잘사는 집 아이에게도 무상급식을 해야 하는가를 집요하게 문제 삼았음에도 보편적 복지가 판정승을 거두었다. 하지만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에 관련된 법안의 예외규정은 거꾸로 더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에게서 밥그릇을 뺏는 형국이다.

사용자와 사업주의 의무를 주로 규정한 법들이니 어려운 형편의 사업주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변한다. 위험에 노출되어 일하는 것은 노동자들이며 법의 목적에서 보호하고 지켜야 할 대상도 그들이라고 밝히고 있는데, 경제를 살펴 영세한 사장님들을 배려한다는 논리로 법률상의 예외조항을 두는 것은 본말의 전도이다.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할 권리가 가장 우선이어야

노동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하여 향상하고, 노동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 증진하기 위한다는 법의 예외는 그 목적(법익)에 충실히 부합하는 한에서 인정할 수 있는 것이다. 예외는 어쩔수 없는 경우에만 인정되어야 하며 그 어쩔 수 없는 이유라는 것이 누구의 이해에 맞닿아 있는것인가를 살펴야 한다.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할 '권리'가 우선이며 이것을 중심으로 그것을 보장할 책임과 의무를 사업주이든 정부건 지자체건 국가건 나눠 가져야 한다. 안전과 건강에 관련된 제도에 있어서 사업의 규모나 사업주의 여건을 고려한 적용 제외조항이 남아있는 한, 위험하여 책임져야 할 것이 많은 업무는 계속 외주화될 것이며 법률상 권리도 조직력도 없는 노동자들은 더욱 위험해질 것이다.

안전하고 이윤이 많이 남는 사업을 독식할 수 있는 구조는 위험하고 책임의 비용이 많이 드는 업무의 외주화를 얼마든지 허용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일터와 노동자 안전보건에 있어서 예외는 오로지 특히 위험하거나 취약한 대상에 대한 더욱 각별하고 강화된 관리와 보장의 측면에서만 인정되어야 한다.

이윤에 매몰되지 않은 인간다운 노동을 위해 관련 법률의 개정과정은 늘 난항을 겪는다. 그리고 그 난항을 헤치고 나가는 해법 역시 변함없다. 진부해 보이지만 노동자 건강권에 대한 각성으로 조직된 노동자들의 힘, 노동인권과 생명에 대한 사회 인식의 진전과 참여를 전제로 하는 연대가 그것이다. 정부의 산업안전보건법개정안에서 '근로자'가 아닌 '일하는 사람'의 안전 및 보건이라는 개념 찬 제안이 등장한 배경도 거기에 있다.

한편으로 최근의 산업안전보건법 하위 법령의 명백한 후퇴에서 확인되는 것처럼 사회적 관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언제든 오로지 경제 논리와 이윤을 중심에 둔 제도의 역진이 나타날 것이다. 우리가 할 일은 진전되고 개선된 제도의 경우는 현실 작동을 점검하고 성과를 확인하여 확장하고, 미진하고 후퇴하는 제도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근거를 들어 짚고, 공중에게 드러내고 바로 잡는 것을 게을리 않는 것이다.

그리하여 모든 노동자를 '노동자'라 부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모든 노동자에게 나이, 성별, 인종, 직종, 업종, 사업장 규모, 고용형태를 넘어서 똑같이 안전하고 건강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언론보도] 주 52시간 그늘… 法개정 이후 102명 과로사 (19.04.30, 서울신문)

[단독] 주 52시간 그늘… 法개정 이후 102명 과로사 

입력 : 2019-04-30 18:04

출처: pixabay

사망을 포함해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산재를 신청한 건수는 2016년 1911건(승인 421건), 2017년 1809건(승인 589건), 2018년 2241건(승인 925건)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은 “장시간 노동으로 병을 얻거나 사망하면 산재라는 인식이 최근 강해지면서 신청 건수가 늘었다”면서도 “통계에 잡히지 않은 과로사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90501001006

 

[단독] 주 52시간 그늘… 法개정 이후 102명 과로사

지난해 3~12월 산재 중 43명만 인정 대기업 2곳 빼곤 영세사업장 노동자 “대한민국 과로사회 확인해주는 자료”일주일에 최대 52시간만 근무하도록 근로기준법이 바뀐 뒤에도 가족의 과로사를 호소하며 유족이 정부에 산업재해를 신청한 건수가 102명(사망 노동자수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 52시간 근무제가 아직 지켜지지 ...

www.seoul.co.kr

 

[언론보도] 입법취지 살리지 못하는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19.05.09, 매일노동뉴스)

입법취지 살리지 못하는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이선웅 직업환경의학전문의(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2019.05.09 08:00

출처: pixabay

그런데 최근 입법예고된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은 ‘노무를 제공하는 자’로 보호 대상을 확대한 28년 만의 전부개정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 입법예고된 하위법령은 보호 대상에 이미 적용범위가 확대되는 상황인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9개 직종만을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명시했다. 더구나 안전보건 관련 내용도 미흡하다. 경제적 비용부담을 고려해야 하는 사후적 법제인 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달리 예방을 위한 사전적 법제인 산업안전보건법은 산업구조와 이에 따른 사회적 안전보건 상황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그것이 선제적 입법으로써 산업안전보건법 목적에 맞는다. 결국 보험료 징수 문제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사회적으로 통용될 뿐인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개념을 일반적인 것인 양 산업안전보건법에 뒤늦게 적용하는 것은 입법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http://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8270

 

입법취지 살리지 못하는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 매일노동뉴스

28년 만에 산업안전보건법이 전부개정됐다.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은 법의 목적을 확대해 보호 대상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한정하지 않고 ‘노무를 제공하는 자’로 확장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산업안전보건법이 안전교육과 재난사고 예방에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할 국가의 의무를 정한 헌법 34조6항을 산업현장에 구체화하고자 입법됐다(오상호,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적용방안 연구)는 것을 감안하면 당연한 일로 생각된다. 고용형태에 관계없이 국민은

www.labortoday.co.kr

 

[박선욱공대위] 노동부장관과 대통령은 간호사 살인기업 처벌하라

노동부장관과 대통령은 간호사 살인기업 처벌하라!

고용노동부장관 공개질의 기자회견

 

고 박선욱 간호사가 사망한지 1년이 지난 20193월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고 박선욱의 자살 사건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372항에 따른 업무상 사유에 의한 사망이라고 판정했다. 병원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한 사망임이 분명해졌는데도 서울아산병원은 재발방지 대책은 고사하고 고인과 유가족에게 지금까지 사과조차 하지 않고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직원 모두가 행복하고 긍지를 느끼는 병원이라고 스스로 얘기하는 서울아산병원은 사실상 직원이 죽어나가도 침묵하는 곳이다.

지난 1년 동안 유가족과 공대위는 고 박선욱 간호사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우리는 오만한 병원의 태도에 분노하며 오늘 고용노동부장관과 문재인정부에게 공개질의를 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그동안 우리는 병원장에게 면담 요청을 수차례 했고, 매주 병원 앞에서 시민들에게 이 사건을 알려보기도 하였고, 고용노동부 동부지청에게 특별근로감독을 수차례 요구하였다. 하지만 고인의 사망 이후 서울아산병원의 행보에서 반성의 기미조차 찾아볼 수 없었고 고용노동부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서울아산병원에 특별근로감독을 하지 않고 여론의 눈치만 보고 있다.

그 사이에도 서울아산병원은 간호사가 야간 근무를 할 때 발소리가 시끄럽다며 수면양말을 신고 일하라 했고, 간호사들에게 유리멘탈 탈출하기라는 이름의 교육을 시켰고, 면접 질문으로 학교 선배가 자살한 병원인데 왜 지원했냐라는 등의 부적절한 질문들을 했다. 이뿐 아니라 2019년 초 신입 직원 오리엔테이션에서 허가 없이 병원 내에서 문서의 배부나 시위, 집회 등에 참여한 경우 징계하겠다는 내용으로 교육을 진행하는 등 인권탄압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런 기업에게 노동부는 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사실상 면죄부를 주려고 하고 있다. 노동부와 정부는 노동존중을 말하기 전에 노동부에서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 도리이다. 우리는 오늘 노동부 장관과 문재인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질의한다. 노동부장관과 문재인 정부는 업무상재해로 사망한 고인과 유가족에게 성실히 답변하고 살인기업을 단죄해야 한다. 이것이 최선의 산업재해 예방법이다.

2019.05.09.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공동대책위

노동부장관 공개질의서

20182, 생을 달리한 고 박선욱 간호사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고용노동부 동부지청에 고소고발을 접수한지 벌써 9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고용노동부는 간호사의 근로환경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 방지 대책을 만드는 등 대책을 강구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 사건 이후에도 4명의 간호사가 유명을 달리하였습니다. 이는 간호사의 자살이 개인의 문제가 아닌 병원의 구조적인 문제임을 방증하는 것입니다. 결국 지난 3월 박선욱 간호사의 죽음은 산업재해보상법상 업무상 재해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로써 간호사 업무의 구조적 문제를 계속 제기한 우리의 외침이 인정받았습니다.

그러나 서울아산병원의 만연된 초과근로를 통한 근로기준법 위반과 간호사의 생명의 안전조차 보호하지 못한 극악한 업무환경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책임을 묻기 위한 고소고발에 대하여, 고용노동부 동부지청은 9개월의 시간 동안 담당자만 2번 교체되고, 3번째 담당자는 기존 담당자에게 사건에 대하여 전달받은 것이 없다는 이야기만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문재인 정부의 노동존중입니까?, 노동부의 이런 태도가 초기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 90.4%가 취임 2년 만에 불만 86.9%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에 고 박선욱 간호사 공동대책위원회는 고용노동부가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해당 병원에게 그 책임을 묻도록 촉구하며 다음과 같은 공개질의를 합니다.

공개질의

1. 서울아산병원의 신입 간호사에 대한 교육은 프리셉터 개인에게 과중한 부담을 주고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없어, 중환자실 신입 간호사가 업무역량을 갖추는데 턱 없이 미흡하였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박선욱 간호사의 사망 이후 병원 자체 감사 과정과 최근의 산재판정에서도 밝혀졌습니다. 이에 대한 조사는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해 밝혀져야 합니다.
2. 부실한 교육으로 인하여 고 박선욱 간호사는 실제 업무 과정에서, 정해진 업무시간 전후로 하루 몇 시간씩 과도한 초과근로가 계속되었습니다. 고 박선욱 간호사와 다른 간호사들에 대하여 어떤 조사가 진행되었고 그 결과는 무엇입니까?
3. 고용노동부 서울동부지청은 서울아산병원에 대해 산업안전법 위반으로 임시건강진단명령을 내렸다고 하였는데, 그 결과와 조치사항은 무엇입니까?
4. 유가족과 공동대책위원회는 서울아산병원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였으나 이루어지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기만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고용노동부 장관의 답변을 요구합니다.

[만평] 바늘구멍... / 2019.05

'월 간 「일 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평] 바늘구멍... / 2019.05  (0) 2019.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