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연대]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개정투쟁 민주노총 농성돌입 기자회견(2019.05.20)

위험의 외주화 금지 약속파기 문재인 정권 규탄 및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개정투쟁

농성돌입 기자회견

 

 일시 : 2019 5 20 () 오전 11

 장소 : 광화문 세종로 공원 농성장 앞

 순서 (사회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실 최명선 실장)

- 여는 말 : 문재인 정부 위험의 외주화 약속 파기 규탄 : 민주노총 이상진 부위원장

- 건설기계 원청 책임 강화 확대 촉구 : 건설노조 동부건설기계 이영록 지부장

- 특수고용 산안법 적용확대 :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오윤석 수석본부장

- 작업중지 명령제도 문제점/연대 발언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손진우 집행위원장

- 기자회견문 낭독

 

 

위험의 외주화 금지 약속파기한 문재인 정권 규탄한다노동계 의견 반영하여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전면 수정하라

 

 

지난 4월 정부는 28년 만에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입법예고를 했다. 위험의 외주화 금지, 노동자 보호 확대를 이야기했던 산업안전보건법은 국회를 통과할 때부터 자본과 보수야당, 경제부처에 흔들려 반쪽으로 통과되더니, 하위법령은 더욱 후퇴하여 반의 반쪽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다시는 태안화력 김용균과 구의역 김 군이 없도록 하겠다는 약속이 산안법에도, 시행령에도 담겨있지 않다면, 위험의 외주화 금지 약속은 파기한 것과 다름없다. 더욱이 노동부는 오늘 작업중지의 범위 해제 절차 및 심의위원회 운영기준을 지방노동관서에 알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현행 기준인 중대재해 발생시 전면 작업중지 원칙에서 전면 작업중지 범위를 현격하게 좁힌 것이다. 내년 1월에서야 시행되는 개정 산안법의 작업중지 명령 범위의 후퇴를 노동부 운영기준을 통해 8개월이나 앞당겨서 시행하는 것이다. 위험의 외주화 약속은 파기하고, 반복적 산재사망의 중요한 재발방지 대책인 작업중지 명령은 자본의 요구에 떠밀려 앞 당겨 시행하는 정부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구의역 김군, 태안화력 김용균, 삼성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의 보호를 담아라

입법 예고된 산안법 시행령에는 도급승인을 받는 범위를 4개 화학물질의 설비보수해체철거 작업 등으로 한정했다. 도급금지에서도 제외되었던 구의역 김군, 태안화력 김용균, 조선하청 노동자들의 업무는 도급승인에서조차 빠졌다. 구의역 참사는 2개의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외주화 금지를, 조선하청산재는 노동부 조사위원회에서 재하도급 금지를 주요 대책으로 제시했다. 사고의 주요 원인이 무분별한 도급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동부는 원청 책임 강화로 해결된다고 주장하며 검토조차 하지 않았다.

 건설기계 장비 사고 원청 책임강화 27개 건설장비 전면 적용하라.

해마다 600명이 죽어나가는 건설현장에 20%가 넘는 사망사고는 건설기계 장비에서 발생한다. 장비 사고 중65% 이상은 굴삭기, 덤프, 이동식 크레인 등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노동부는 원청 책임 적용 대상으로 타워크레인, 건설용 리프트와 항타기·항발기 4개만 규정했다. 사고 다발 기종은 아예 빠진 것이다. 노동부가 진정 건설업 사망을 줄이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 인지 의심스럽다. 또한, 원청 책임 강화 전면 적용으로 대대적으로 홍보하더니 하위법령에서 사무직 노동자만 사용하는 사업장은 적용을 제외했다. 또한 사고가 다발하는 에어컨 등 전자제품, 통신 설치·수리·정비작업도 빠져있다. 원청에 대한 책임강화 곳곳에서 사업주가 빠져 나갈 구멍을 열어주고 있는 것이다.

 특수고용노동자 보호조치 확대하라

정부는 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산안법이라 홍보했지만, 특수고용노동자 보호조치의 적용대상은 매우 협소하다. 이번 하위법령에서 250만 특수고용 노동자의 수십 개에 달하는 직종에서 9개 직종만 적용대상으로 발표했다. 사고가 다발하는 화물운송 노동자, 영화방송 드라마 현장 등의 우선 조치를 위해 보호직종 확대를 요구한 노동계의 주장은 전혀 수용되지 않았다. 또한, 적용대상 9개 직종 중 4개 직종은 그나마 안전교육에서 제외된다. 안전하게 일할 권리 중 기본 중의 기본인 안전교육조차 받지 못하게 방치하는 하위령 이라면, 전면 개정만이 답이다.

 작업중지 명령 졸속해제 삭제하라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에서 재발방지 대책 수립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인 노동부의 작업 중지 명령이 하위법령에서 졸속심의와 작업중지 해제가 될 최악의 상황에 처해있다. 작업 중지명령은 이미 법 개정과정에서 경영계와 보수 언론의 협공으로 현행의 지침보다 후퇴에 후퇴를 거듭해서 국회를 통과했다. 입법 예고된 시행규칙에서는 사업주 작업 중지 해제 신청 이후 4일 이내 해제심의위원회를 열도록 강제하고 있다. 또한, 노동조합의 참여방안은 찾아볼 수가 없다. 사업주가 작업중지 해제신청만 하면, 현장 확인, 노동자 의견청취, 전문가들이 심의 판단까지 무조건 4일 이내 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 주 연달아 발생한 한화 토탈 대산공장의 독성 유증기 대량 유출 같은 폭발 및 붕괴, 화재 등 사업장 전체적인 위험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도 위협이 되는데, 4일 만에 안전조치 확인이 가능한 일인가? 작업중지 범위 축소도 모자라 해제도 졸속으로 진행하려 하는 입법예고안을 강력 규탄한다.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 이후 유가족이 앞장서고, 노동 시민사회의 전국적 투쟁으로 국회를 통과시킨 산업안전보건법이 경영계의 압박으로 안전 생색내기 법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에 김용균 어머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청와대가 법령 전면 개정에 직접 나서야 한다. 또한, <교통사고, 산재사망사고, 자살>의 감소대책을 총괄하는 국무총리실도 직접 나서야 한다. 정부는 우리 아이들의 동료는 안전하게 일하게 해 달라고 했던 유족들의 호소가 헛되지 않도록 하위령 입법 예고안을 전면 수정하라. 민주노총은 농성투쟁뿐 아니라, 전국의16개 지방 노동청에 대한 항의 면담. 집단 의견서 제출 투쟁, 산재 피해자 및 유가족과 청년 및 시민사회 연대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이를 통해 문재인 정부의 생명안전 정책의 허구성을 폭로하고, 산안법 하위법령의 전면 개정을 쟁취 하는 투쟁을 끝까지 전개해 나갈 것이다.

1. 문재인 대통령은 산안법 하위법령 전면 개정으로 위험의 외주화 방지 약속 이행하라

1. 도급승인 대상 입법예고안 전면 재검토하고 대폭 확대하라

1. 27개 건설기계 원청 책임 강화 전면 적용하고, 특수고용노동자 적용 직종 확대하라

1. 작업 중지 졸속해제 규정 폐기하고, 노동자 대표 참여 보장하라

 

2019 5 20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기자회견] 위험의 외주화 금지 약속 파기 문재인 정부 규탄 기자회견

위험의 외주화 금지 약속 파기

문재인 정부 규탄 기자회견

출처: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일시: 2019521() 오전 11

장소: 광화문 광장

주최: 산재 피해자 유가족,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 순 서 >

(사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조성애 정책기획국장)

1. 추모묵념

2. 산재 피해자 유가족 발언

- 김용균 노동자 유가족

- 이한빛 PD 유가족

3. 현장노동자 발언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집배노조 허소연 선전국장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 김태훈 부위원장

-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

4.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 발언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이나래 활동가

5. 기자회견문 낭독

 

구의역 김군도, 태안화력 김용균도 없는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누구를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인가?

정부는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하기 위해 산업안전보건법 개정법안을 정부 입법으로 지난 11월 국회에 송부했다. 도급인의 책임범위 확대, 유해 작업의 도급 금지, 위험성 평가 시 작업장 노동자 참여 보장 등 위험의 외주화 방지 방안도 담고 있다”(문재인 대통령)

원청과 하청사이 위험 업무 떠넘기기와 무리한 제반여건이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을 하루하루 사지로 내몰고 있어 개선대책 마련이 시급”(자유한국당)

힘들고 위험한 업무를 돈 없고 힘없는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것은 '죽음의 외주화'”(더불어민주당)

스물다섯 청년의 이승에서 못다 이룬 꿈, 부디 위험의 외주화’, ‘죽음의 외주화가 없는 하늘나라에서는 맘껏 꿈의 나래를 펼치길 소망한다”(바른미래당)

20181210일 김용균 동지가 목숨을 잃자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하여 자유한국당,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이 내놓은 논평이다.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 위험의 외주화, 산재사망률 OECD 1위가 언급된 2016년 구의역 참사에서도 같은 말을 쏟아냈다.

고 김용균 유가족을 비롯한 산재 피해자 유가족,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의 투쟁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이 통과되었고 김용균법이라 불린다. 그러나 정작 고 김용균 동지와 같은 업무를 하는 발전소의 하청 노동자들은 김용균법이라 부르지 않는다. 유해, 위험업무로 수많은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어도 발전 산업과 구의역 김군의 업무는 도급금지 업무에 해당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억한다.

정부의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안의 손질이 어려우니 일단 법안을 통과시키고 보완책을 하위법령인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담겠다고 더불어민주당은 약속했다. 태안화력 김용균 동지의 장례를 치르고 난 후 정부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태도를 바꾸고 있다. 2016년 구의역 참사 때도 마찬가지였다.

산재 피해 유가족들과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는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구의역 김군과 태안화력 김용균이 포함되지 않는 산업안전보건법 도급금지 조항, 기업이 싫어한다며 도급승인 대상에서도 제외하여 하청노동자의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문재인 정부와 고용노동부가 국민생명존중을 말할 수 있는가?

특수고용노동자에게 산업안전보건법을 적용하자는, 건설장비 전체로 안전조치를 확대하자는 요구를 거절하는 문재인 정부와 고용노동부, 국민 속에 노동자들은 존재하는가?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 작업중지는 동일작업에만 해당되도록 하겠다지만 현장 작업 전체가 연결되어 있으며, 비슷한 시스템이 존재한다. 결국 안전을 확보하지 못한다. 또한 해제 절차에 해당 당사자인 노동자들의 참여보장을 강화하지 않고서 국민과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김용균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후에도 50여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대한민국의 일터, 정규직 입사지원서를 제출도 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한 공주우체국 이은장 집배노동자, 하루에도 7-8명씩 끼어 죽고, 떨어져 죽고, 폭발사고로, 과로로 죽어가는 노동자가 넘쳐나도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 입법에 기업과 가진 자들의 눈치를 살피는 현실!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노동자의 분향소를 찾아와 최선을 다 한다고 말했던 정부와 정치권의 기만에 분노한다. 더 긴 말이 필요 없다.

지금 당장! 문재인 정부는 최우선 가치는 국민의 생명보호이고, 생명과 안전을 이익보다 더 중시하고, 더 안전한 작업장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켜라!

말로만 산업재해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산업안전보건법 하위법령을 제대로 개정하여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보장하라!

다시는억울한 죽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산재 피해 유가족과 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던 약속 이행하라!

2019521

산재 피해자 유가족,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엉터리 산안법 하위법령 규탄기자회견(0521).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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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 구의역 참사 3주기 추모 문화제

구의역 참사 3주기 추모문화제

2019년 5월 25일 낮2시 구의역 
* 문화제 후 구의역 헌화



추모의 벽 5월 20일~28일 구의역9-4 강남역 10-2 성수역 10-3
[토론회] 서울교통공사 출범 2년을 돌아보다 5월 30일 낮2시 서울시의회 별관 2층 제1대회의실 

청년에게 좋은 일자리를
긴 경제 위기, 청년들은 경쟁에 내몰리고 기업주들은 더 나쁜 일자리를 강요해도 괜찮다고 여깁니다. 오늘도 세상 어딘가의 '김군'은 더 낮은 임금, 더 힘든 일을 참으며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할 지도 모릅니다. 

죽음의 외주화 중단
기업들은 안전 비용을 줄이려 외주화합니다. 외주된 기업은 규제와 감시가 허술한 틈을 타 또다시 안전을 무시합니다. 2인1조는 커녕 안전장비조차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안전제일'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돈이 제일'입니다. 

차별 없는 정규직화
'비정규직'은 구조적 차별의 다른 이름입니다. 누군가의 능력이 부족하고 무언가 잘못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제대로 된 정규직화는 차별을 없애는 것입니다. 그래야 또 다른 '김군'이 없도록 할 수 있습니다. 

[당장멈춰TV] 2화 일터에서 노동자들이 다치거나 병들지 않게 사업주가 가져야할 의무에 대해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X미디어뻐꾹

 

2편이 올라왔습니다.

이렇게 긴 제목의 유투브 영상은 처음인데요...! 

"일터에서 노동자들이 다치거나 병들지 않게 사업주가 가져야할 의무에 대해" 알아봅니다. 

연구소 회원 손익찬 동지가 설명하는 '산업안전보건법에서 명시한 사업주가 져야할 의무' 과연 무엇일지 

아래 링크를 타고 가시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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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OOnZtzIZ7Zc

 

[당장멈춰TV] 1화 일터에서 위험한 상황에 처했거나 목격시 대처 법은?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X미디어뻐꾹 

 

예고편에 이어 1화 "일터에서 위험한 상황에 처했거나 목격시 대처법은?" 이라는 제목으로 본편이 올라왔습니다~~!! 

푸우씨의 진행을 통해 연구소 회원 이태진 동지가

일터에서 위험상황시 노동자들이 어떻게 대응해야하는지에 관한 정보를 들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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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oyhWUanIByM&t=35s

 

[당장멈춰TV] 예고편 국내 유일의 노동안전보건전문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와 미디어뻐꾹이 야심차게 기획한 당장멈춰TV 예고편이 공개되었습니다~

작업중지권을 연구하는 '당장멈춰팀' 세 전문가가 뭉쳐 수준 높은 정보를 전달하려고 합니다. 

평소 일하면서 '이건 아닌데'라며 긴가민가 하신는 분들에겐 특히나 더욱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링크 타고 들어가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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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https://youtu.be/o7OghFlDP2Y

 

 

[입장] 2018 산업재해 발생현황 평가

 2018 산업재해 발생현황 평가 

산재 통계, 변명보다 제대로 된 드러내기로부터

 

2019.05.17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노동부는 2018년 산업재해 발생현황이 발표됐다.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 수는 20182,142명으로 이 중 사고 사망자는 971 , 질병 사망자는 1,171 명이다. 2018년 정부가 2022년까지 자살예방, 교통사고, 산업안전 분야에서 사망률을 절반으로 낮추겠다고 공언하면서, 사고사망재해 예방 중심으로 활동하겠다고 했지만 사고사망자 수는 2017964명보다 오히려 증가했고, 사망만인율도 거의 변화가 없다. 하지만 노동부 보도자료는 이에 대해 제대로 평가하고 대책을 찾기보다, 늘어난 사고 사망자 숫자에 대해 변명을 주로 하고 있다.

1. 사고사망만인율, 변명 말고 평가와 분석을
2. 모든 산재를 산재로
3. 산재 통계와 예방의 연결
4. 안전한 일터가 목표다 

산재사망율과 같은 단일한 지표를 도달해야 할 목표로 삼고, 이를 달성하지 못한 이유를 통계상의 이유 등을 들어 해명하는 산재 통계 발표가 아니라, 2018년부터 해 오고 있는 산재 예방 정책과 그 목표 지표에 대한 평가, 산재 사고 사망 감소를 위한 전략과 전술에 기반한 분석, 그리고 이에 따른 예방 정책에의 시사점을 제안하라. 해마다 나오는 비판인 질병 산재의 문턱을 낮추고, 특히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의 치료받을 권리를 확대하기 위한 정책을 개발하라.

2018 산업재해 발생현황 평가_한노보연.pdf
0.13MB



[토론회자료집] 연이은 간호사의 죽음이 가져온 변화와 향후 과제

[토론회자료집] 연이은 간호사의 죽음이 가져온 변화와 향후 과제

2019.05.15(수)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

발제 
고 박선욱 간호사 산재승인과 직장내괴롭힘 법안이 가지는 의미 
권동희 (법률사무소 일과사람 노무사, 고 박선욱 간호사 공대위)

서울의료원 고 서지윤 간호사 사망 관련 투쟁 경과와 의미 그리고 향후 과제
김경희(서울의료원 간호사, 고 서지윤 간호사 사망대책위)

토론 
최원영 간호사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190516_간호현실_자료집.pdf
1.94MB

 

[연구리포트] 서울성모병원 청소노동자 근로실태 보고서 / 2019.05

 [연구리포트] 

 

 

서울성모병원 청소노동자 근로실태 보고서 

 

 

유형섭 / 보건의료학생 매듭 

 

 

1. 서론

 

지난 몇 년간 청소 노동자의 고용불안, 저임금, 열악한 휴게시설 등이 이슈였다. 대학 청소노동자 노동안전실태조사를 통해 시설관리를 담당하는 노동자들은 무거운 물건 취급, 불편한 자세에서의 반복적인 작업, 청소에 쓰이는 화학물질, 보호장비 부족, 적절하게 지급되지 않는 휴식공간 등에 의해 건강권이 침해 받고 있음이 드러났다.01 또한 청소용역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실태에 대한 연구에서, 대부분 비정규직 저임금의 여성 노동자로 자신의 노동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일상적으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2. 연구 대상 및 방법

 

서울성모병원의 청소 용역을 담당하고 있는 대건 기업에 소속되어있는 청소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다. 연구는 면접조사로 진행하였으며 대상자 선정 시 협력업체의 협조를 받아 13명의 노동자에게 면접조사를 진행하였다. 면접의 내용은 인적사항, 근로조건, 휴게공간, 건강 실태 및 산재 보상여부, 인권 침해 및 직무 스트레스에 대한 부분을 30-1시간 동안 인터뷰하였고 2-3명씩 그룹을 지어 총 13명의 노동자와 면접을 진행하였다.

 

3. 연구 결과

 

(1) 사업장 특성

대건 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청소노동자는 총 264명으로 여성 200, 남성 64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교대 근무가 아니라 데이(6:30- 15:30) 188, 이브닝(14:00-21:00) 45, 나이트(22:00-5:00) 31명의 전담 근무자를 두고 있으며, 주당 근무 시간은 평균 40시간이며 근속연수에 상관없이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 계약 기간은 나이에 따라 달라지며 만 60세 미만의 노동자의 경우 매년 계약서를 다시 작성하며 따로 정년이 있지는 않으나 60세 이상 노동자의 경우 6개월마다 계약서를 다시 작성하고 있다. 해당 사업장에서 노동조합은 부재한 상태이다. 휴가 역시 근무시간 대 별로 다양하나 데이 근무의 경우 공식 휴가일수는 18일이다. 휴게 시설의 경우 성별에 따라 구분되어 있다. 정기적으로 작업장 내 유해물질 관리 교육과 성희롱 성폭력 예방교육, 산재 보상에 관련한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2) 면접조사 결과

면접 대상자는 13명으로 모두 여성이었다. 데이근무자가 11, 이브닝 근무자가 2명으로 구성되어있었으며 평균 연령 60.3, 평균 근속연수는6.9년이었다. 이 중에는 다른 건물에서 청소노동을 하시다가 오신 분들이 2, 그 중에 한 명은 타 병원 근무 경력이 있었고, 나머지 11명의 경우 서울성모병원에서 처음 청소 노동을 시작하였다.

 

① 근로 조건, 노동시간 및 임금

데이 근무자의 경우 출근시간이 이른 편이지만, 일찍 오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계약서를 자주 써야하며,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지만 고용해주는 것 자체에 만족했다. 이에 고용불안을 느끼기보다는 고용관계에서 오는 당연한 것이라는 태도를 보였으며, 계약 취소를 걱정하기보다는 체력이 가능 할 때까지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임금 역시 다른 직원들과 비교해서 차이 없이 동등하다는 것을 수용하였다. 휴가의 경우 쓰고 싶을 때 쓸 수 있는 것에 만족하나 적은 것에 불만을 표하는 사람도 있었다. 정작 휴가가 몇 일인지 다들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였다.

 

② 휴게시설 및 노동조합

데이 근무의 경우 아침과 점심에 각각 1시간씩 휴식시간이 정해져 있고 휴게시간은 철저히 지켜지고 있다. 그 시간 동안은 휴게실에서 동료와 수다를 떨거나 식사를 한다. 휴게시설 자체는 냉난방, 샤워, 냉장고 등이 잘 갖춰져 있고 넓어서 만족하는 편이며 개선사항은 없다.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필요성을 아예 못 느끼시는 분부터 없다는 사실이 부당하다는 의견까지 다양하였다.

 

휴게실은 만족해요. 보일러도 뜨뜻하고, 면적도 넉넉해요.” / “(노조에 대해 묻자) 그냥 가는 거지 뭐..” “잘 모르겠어요..” / “용역 노동자들도 노조 있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다른 계약직 경우에도 있는데 우리는 왜 없는지..”

 

노동강도 및 건강 실태, 산재 여부

노동 강도와 관련해서는 다들 자신이 할 수 있는만큼의 일이라고 생각하였다. 모두 스스로 건강하다 하였고, 일하다 다치거나 다칠 뻔한 적은 없다고 기술하였다. 반면, 청소 업무 중에 병원 청소가 유동인구가 많아 힘들고 기피하는 장소이며, 걸레질을 많이 하니 어깨와 팔이 아프고, 병동이 아닌 다른 층에서 청소 업무를 맡는 경우 담당하는 구역이 넓어 항상 다리가 아프다는 의견 역시 있었다.

 

일하다가 아파진 곳이 딱히 있진 않아요. 오히려 건강해졌어요.” / “어깨와 팔이 많이 아파요. 걸레질을 워낙 많이 하니깐. 많이 걸어서 다리도 아프고요. 일하다가 아플 때 정형외과나 한의원에 가요.”

 

그 외 피부나 호흡기 질환 등을 앓거나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였고, 청소 시 필요한 보호구는 적절히 제공한다. 하지만 주사바늘에 찔리는 경우는 허다하게 발생한다고 하였다. 재해 발생 시 사무실에선 산재 보상을 받을 수 있고 락스 등 청소에 쓰이는 유해물질에 대한 교육도 정기적으로 받는다고 한다. 그러나 주변에서 산재보상을 받은 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간호사 분들 열심히 일하시지만 실수 하실 때도 있어서 사실 다들 그런 경험(주사 바늘에 찔린 경험) 거의 있을 거에요. 사무실에 보고하면 응급실도 가서 항체 있는 거면 주사 맞긴 하지만, 어떤 환자의 것인지 대부분 모르고 기분 나쁜 경험이에요.”

 

④ 인권 침해 및 직무 스트레스

직장 동료 특히 같은 구역을 청소하는 노동자들끼리는 사이가 좋은 편이며 다들 즐겁게 일하고 있다 하였다. 협력업체 소장, 부소장과의 관계도 원만한 편이다. 환자 및 보호자와 그리고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과의 표면적인 마찰은 없으나 그 기저에는 우리는 이 병원에서 가장 낮은 사람이자, 부딪히면 손해를 많이 입는 위치에 있으므로 마찰을 일으키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 폭언이나 폭행, 성추행 등 직접적으로 인권침해를 당하는 경우는 없었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심심치 않게 일상에서 마주치면서 무시당하는 경험을 한다.

 

병원 구성원끼리 갈등은 없어요. 우리가 제일 밑바닥인데요 뭐. 우리에겐 발언권이 없어요, 민원 들어오면 우리만 손해니깐 그런 소지를 만들지 않아요.”/ “우리는 항상 비켜야하는 느낌, 먼저 양보해야 해요. ‘죄송합니다라는 말이 입에 붙었어요.” / “나이먹고 이런 일 하는 거 누가 하라고 해서 하는 것도 아닌데, 간호사나 의사 등 다른 구성원들이 같은 인간으로 대해주지 않을 때 좀 그런 것이 있다. 우리도 한 인간으로 대해줬으면 좋겠다.” / “의사 선생님이 인사 받아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매번 보는 사이인데 고개라도 끄덕여주시지.. 그럴 때마다 맘이 상합니다.”

 

4. 논의

연구 결과 노동 강도나 휴게시설을 비롯한 자신 들의 업무와 업무 환경에 대해서는 대부분 만족하는 편이었다. 반면 불안정한 계약 조건, 최저임금, 노조의 부재 등에 대해서는 표면적으로는 만족하나 고용해주는 것이 다행이라는 식의 현실에 순응하는 태도를 보였다. 면접에 참여한 노동자들은 다들 건강하며, 재해를 경험한 적이 없었고, 유해물질 관리에 대해 철저히 교육을 받고 있었다. 그러나 건강근로자효과일 수도 있으며, 협력업체가 건강한 사람을 위주로 채용하였을 수도 있다. 면접 대상자가 모두 여성이며 주로 데이 근무자라서 보다 위험한 일을 맡는 남성 노동자나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야간근무를 맡는 노동자가 조사에 빠져 있기도 해, 이 역시 편향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아픈 원인을 자연스러운 노화의 현상이나 가정에서 가사일을 부담하기 때문으로 유추하는 인식 때문에, 일 때문에 아픈 것인지 아닌지를 분간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면접 시 언급된 근골격계질환 등에 의해 건강이 손상되거나, 예리한 물질에 의해 사고손상이 발생하고 특히 오래 걸어 다녀 발생하는 업무상 손상의 경우 선행연구에서 역시 나타난 바와 동일해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인권침해와 관련해서는 경험하지 않았더라도 병원에서의 위치, 사회에서의 위치가 낮게 설정되어있다 인식하고 있고, 먼저 조심히 행동하려고 하였다. 물론 대부분의 의료진, 환자, 보호자들 모두 자신들에게 잘 대해준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래서 하나같이 병원 구성원들이나 학생에게 하고 싶은 말에 우리도 한 인간으로 대해줬으면 좋겠다.” “우리도 너네랑 똑같은 사람이다!”라 응답하고 있을 것이다. 즉 아무리 근무환경이 안전하고 휴게시설이 잘 되어 있어도, 비정규직, 저임금, 여성 청소노동자로서 사회적으로 낮은 대우를 받는 것이 지금의 근무 환경을 수긍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대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역시 중요해 보인다.

 

5. 결론 및 제언

자신이 하는 일에 자긍심을 갖고 일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알 것이며, 이는 자신들의 노동권이 보장받고, 고용이 안정되고 만족스러운 임금을 받으며, 자신의 일을 누군가가 천대하지 않아야 가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직장 안팎에서 변화가 이루어져야한다. 직장 안에서는 비정규직 청소 노동자라는 이유로 차별 받지 말아야하며, 병원, 협력업체와 노동자 사이의 의사결정구조 등에 대해 노동조합 등을 통해 노동자로서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한다. 그동안 여성노동, 청소노동은 집안일과 마찬가지로 가치있는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단지 집안일이 집밖에서 연장되어 실행되는 것에 불과하다고 인식되었

. 하지만 병원의 건물은 저절로 깨끗해지지 않는다. 환자의 건강과 직결되는 병원의 위생환경유지/관리에 청소노동자들의 노동은 필수적이다. 의료진과 마찬가지로 청소노동자 또한 환자들의 건강을 돌보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서 병원 안팎의 노력으로 변화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노동자의 건강권은 자연스럽게 지켜질 것이다.

[국제안전보건기준비교검토] 독일 산업안전보건 체계가 한국 산안법전면개정안에 주는 메시지 ⑦ - 독일과 한국의 여성 노동자 안전보건 / 2019.05

[국제안전보건기준비교검토] 

 

 

독일 산업안전보건 체계가 한국 산안법전면계정안에 주는 메시지 ⑦ 

- 독일과 한국의 여성 노동자 안전보건 

 

 

천지선 / 회원, 변호사 

 

 

<머리말>
산업안전보건 국제기준 비교 연구팀에서는 2018년 9월부터 독일 산업안전보건법과 체계를 공부하면서, 한국 산업안전보건 체계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일곱 번째 글로 독일의 여성노동자 산업안전보건 문제를 다룬다.
  


들어가며- 여성노동자 보호?
 

한국여성단체연합은 2018년 3월 27일 "우리는 보호가 아닌 권리를 원한다"라는 대통령 개헌안에 대한 논평을 발표했다. 대통령 개헌안은 제33조 제5항 후문에서 여성의 노동을 현행 헌법에서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특별한 보호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데, 이를 삭제하라는 내용 등이었다.

여성에 대한 혹은 페미니스트에 대한 흔한 오해 중 하나는, 이들이 여성에 대한 보호를 무조건 환영할 것이라는 점이다. 많은 여성들은 평등하고 공정한 처우를 원하지 '보호'를 바라지 않는다.

다만 무엇이 평등하고 공정한 것이냐는 아주 어려운 문제이다. 형식적으로는 평등해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불평등한 경우도 많고, 반대로 형식적으로는 불평등해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평등에 가까운 경우도 많다.

임신·수유 여성노동자는 특별한 상황에 처해 있으므로, 그 상태에 적합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금융권의 여성 지원자에 대한 채용성차별 사건, OECD 최고라는 성별임금격차에서 드러나듯이 여성은 여전히 채용, 임금, 승진 등에서 차별받고 있고 이는 시정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를 '보호'라고 표현할지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이다.



독일과 한국의 임신·수유 여성노동자 산업안전보건제도

독일은 모성보호법(Mutterschutzgesetz, 2017. 5. 23. 개정)이라는 별도의 법률이 있다. 이 법은 크게 근로시간적 건강보호, 사업장 건강보호, 의료적 건강보호, 해고보호, 모성보호를 위한 급여, 벌칙규정 등을 두고 있다. 이 중 대한민국과 비교하여 시사점을 가지고 있는 법의 적용범위, 여성의 건강보호, 태아 산재 보험 적용 등을 살펴보겠다.

가. 적용범위

대한민국은 모성보호 규정을 근로기준법에 두고 있고, 근로기준법 상 근로자에 한정하여 보호를 하고 있다. 이에 반해 독일 모성보호법은 다른 독일의 산업안전보건제도와 같이 그 적용범위가 매우 넓다.

독일 모성보호법의 적용범위에는 직업훈련 및 실습 중인 여성, 장애인 여성, 제3세계 봉사자 여성, 정신적 동업조합, 교회의 구제사업 또는 이와 유사한 단체/공동체의 회원으로서 공공분야 일자리에 종사하는 여성, 이 기간 중 외부교육훈련에 참가하는 여성, 가내근로 종사여성, 경제적인 비자영업으로 인하여 유사노동자로 간주되는 여성, 교육훈련 행사 또는 초중등학교 또는 대학교 교육훈련의 범위 내에서 의무적으로 주어진 실습에 참여하는 초·중등 여학생 및 여성 대학생 등이 포함된다.

나. 건강보호- 노동시간 관련 보호, 위험성 평가 및 보호조치, 임신여성에 대한 금지업무 등

대한민국도 위험한 장소에서의 근로 금지, 시간 외 근로 금지,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적용금지, 유해·위험업무에 대한 사용 금지, 쉬운 근로로 전환, 임신기 또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 허용, 야간근로 및 휴일근로의 제한(노동자 동의 필요), 유급 수유시간의 허용 등 다양한 모성보호제도를 두고 있습니다만, 실효성과 세심함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다.

독일 모성보호법도 노동시간 관련 임신여성 및 수유여성의 건강보호 규정을 두고 있다. 그 중 독특한 점은 일종의 동의 철회 조항이다. 교육훈련시설의 야간근로는 여성의 명확한 설명 등을 요건으로 하여 예외적으로 허용되는데, 이때 여성은 위 설명을 "언제나 철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한민국에는 없는 조항이다.

독일 모성보호법도 사업장 건강보호 규정을 두고 있다. 그 중 감탄한 점은 사업주에게 "모든 업무에 대해" 임신 또는 수유여성 및 그 아기가 노출되거나 노출될 수 있는 위험을 종류, 크기 및 기간에 따라 평가하고, 이에 대해 보호조치가 필요한지를 밝히며, 보호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임신 여성에 대하여 유럽연합의 생식독성 물질, 태아세포돌연변이성 물질, 발암성 물질, 태아손상 유해물질 등에 노출되는 업무를 금지하고 있다.

대한민국도 유해·위험업무에 대한 사용 금지 조항이 있지만, 지극히 좁은 범위의 예외만을 규정하고 있고, 이를 규정하고 있는 근로기준법 시행령 별표4는 2010. 7. 12.에 개정되어 이후의 새로운 물질이나 변화를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상식적으로 당연히 들어가 있어야 할 생식독성 물질, 태아세포돌연변이성 물질, 발암성 물질, 태아손상 유해물질 등도 특정하고 있지 않다. 물질안전보건자료의 체계적 관리와 함께 생식독성 물질, 태아세포돌연변이성 물질, 발암성 물질, 태아손상 유해물질 등을 사용하는 업무도 유해·위험업무로 규정되길 기대한다.

독일 모성보호법은 임신여성에 대한 금지 업무 또는 작업으로 "임신여성이 임신 5개월이 경과한 후 현저하게 움직임이 어려워 상시적으로 서서 있어야 하고 그 업무가 매일 4시간을 초과하는 업무"나 "성과급 업무 또는 작업 속도를 높임으로써 보다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기타 업무", "일정한 작업속도의 컨베이어벨트업무", "주어진 노동 템포에 속도를 맞추는 작업" 등도 포함하고 있다. 세심함도 세심함이지만, 성과급 업무나 노동 템포에 속도를 맞추는 작업을 스트레스가 높은 업무로 파악하는 관점이 놀랍다.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시간의 의미를 묻는 하나의 방식, 미시마 유키오의 <목숨을 팝니다> / 2019.05

[노동시간 읽어주는 사람] 

 

 

시간의 의미를 묻는 하나의 방식, 미시마 유키오의 <목숨을 팝니다> 

 

 

김직수 /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

 

 

필자는 "당신 인생에서 단 한 권의 책을 꼽으라면?"이라는 질문에 주저 없이 답하는 사람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다. 모든 텍스트란 개인적으로든 집단적으로든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달리 읽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인생 단 한 권의 책' 부류의 질문에서 유독 불리한 작가가 있기 마련인데 한국에서는 이에 해당하는 작가로 미시마 유키오를 꼽고 싶다. 

우리 사회는 그를 '천황 만세를 외치며 할복자살한 극우파 작가'쯤으로 고정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작가의 생애와 사상이 그의 작품과 별개인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명백히 그의 작품에 다른 결이 존재함에도 이를 사상하고 단순화하는 것은 극우 사상만큼이나 해롭다. 그의 작품들을 일련의 사회적 메시지로 읽고자 하는 경우 그가 제시하는 '처방'은 위험할지언정, 그의 '진단'은 놀랍도록 날카로우며 당대의 진보적 지식사회의 그것에 비하더라도 참신한 것들이 적지 않다.

흔히 미시마의 작품은 '심미주의적' 경향을 띤 것으로 이야기되며, 실제로 그의 작품들에서 직접적인 정치적 언급은 그다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일본의 진보적 지식인들이 심지어는 일본의 근대 문학이라는 직접적인 카테고리를 다루면서도 좀처럼 미시마를 언급하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이는 그가 내세우는 '아름다움'에 관련되며, 더욱 정확히는 그가 아름다움을 내세우게 만드는 현실의 '추악함'에 관련된다. 

그의 작품으로 <가면의 고백> <금각사> <비단과 명찰> <풍요의 바다> 등이 흔히 언급되는데 이런 '대작'들과 비교되면서 흥미 위주로 가볍게 쓰인 소설로 평가받는 책이 <목숨을 팝니다>이다. 하지만 나는 의도되었든 의도되지 않았든 간에, 이 책을 시간과 그 의미에 대해 천착하고 있는 작품으로 꼽는다. 전후 일본인들이 그들의 시간을 살아내는 모습에서 미시마는 어떤 추악함을 읽어냈던 것일까.

미시마가 자위대의 궐기를 호소하며 할복자살한 1970년으로부터 2년여 전에 쓰인 이 작품은 하니오라는 한 청년의 자살 시도로부터 시작된다. 하니오는 자본주의의 첨병으로 일컬어지는 광고업계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하고 있던 어느 날 석간신문을 읽다가 갑자기 죽고 싶다고 생각한다. 석간신문을 읽다가 글자가 바퀴벌레로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죽음의 충동을 느낀 것이다. 그가 읽던 신문에는 공무원의 스파이 행위, 도쿄를 뒤덮은 스모그, 하네다 공항 폭탄테러, 은행강도 사건 등 온갖 '추악한' 일에 대한 기사들이 가득했지만 그는 그저 '판에 박은 듯 똑같은 하루'라고 느끼고 있었다. 그렇다면 이런 세상에 살아 봐야 의미가 없다고 느낀 이유는 무엇일까. 하니오가 생각해낸 답은 그가 '열심히 일하는 착실한 사원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자살에 실패한 하니오는 회사를 그만두고 신문에 목숨을 판다는 광고를 낸다.

그런데 놀랍게도 손님들이 찾아온다. 어느 자산가 노인은 젊은 아내의 외도에 복수하기 위해 하니오에게 함께 죽어줄 것을 요청하고 어떤 꼬마 아이는 흡혈귀인 자신의 어머니에게 하니오가 피를 바쳐 기쁨을 주기를 원한다. 자신을 대신해 생체실험의 대상이 되어 주기를 원하는 의뢰인이 나타나는가 하면, 하니오가 첩보전의 희생양이 되어 주기를 요구하는 스파이 집단도 의뢰인으로 등장한다. 하니오는 그저 무덤덤하게 의뢰를 받아들여 충실히 수행한다. 공교롭게도 사건들이 해결되는 가운데 하니오는 계속 살아남는다. 그런데 이 모든 사건들의 배후에 ACS(아시아 컨피덴셜 서비스)라는 비밀조직의 그림자가 끊임없이 드리워진다.

의뢰인들이 화폐를 매개로 하니오에게 해결을 요청하는 문제들은 질투, 연민, 공포, 충성과 같은 다양한 감정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이러한 인간 군상을 통해 미시마는 전후 일본 사회의 다양한 모순, 보다 정확히는 의미의 상실과 관계의 파괴를 보여준다. 기업사회로의 변모가 계속되면서 장시간 노동의 굴레에 빠진 경제동물이 되어버린 노동자, 교환의 대상으로 전락한 사랑, 아무도 서로를 돌봐 주지 않는 파괴된 공동체, 의롭지 못한 일로부터 등을 돌리는 나약한 기회주의 등 이 모든 것들은 하니오의 죽음을 통해 해결될 터였다.

"세계가 의미 있는 것으로 변하면 죽어도 후회는 없다는 기분과, 세계가 무의미하니 죽어도 상관없다는 기분이 어디서 서로 화해하는 것일까. 그러나 결과가 어떻든 하니오에게는 죽음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하지만 ACS로 의심되는 검은 손의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인해 하니오는 계속해서 무의미의 연쇄 속으로 떠밀려갔다. 그들은 끊임없이 하니오의 뒤를 쫓으며 문제가 불거지는 것을 막는다. 하니오는 그저 자유롭고 싶었다.

"하니오는 무의미에서 시작해, 그 무의미에 하나하나 의미를 부여하는 자유를 누리는 것이 삶이라고 생각했다." 
 

이처럼 그 의도는 다양하지만 화폐를 매개로한 의뢰인들의 요구에 목숨을 거는 행위들을 반복하면서, 삶의 의미에 대한 부정 그 자체가 하니오에게 하나의 의미가 되었고 그로 인해 역설적으로 죽고 싶지 않다고 느끼게 된 것이다.

한편 ACS의 존재는 고도로 성장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시간의 의미를 다룬 또 다른 역작인 미하엘 엔데의 <모모>에 등장하는 회색인간들을 떠오르게 한다. 이들의 그늘 아래 등장인물들이 '살아도 사는 게 아닌' 무의미한 삶을 계속하게 된다는 점은 놀랍도록 닮아 있다.

<목숨을 팝니다>에서는 주인공 하니오가 목숨을 파는 거래 행위를 계기로 등장인물들과 대화를 나누고, 또 하니오의 공감 능력에 의해 그들이 지닌 문제가 드러난다는 점도 비슷하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모모가 평범하지만 '신비한' 능력을 통해 잿빛 시간을 사는 사람들에게 심장으로 느끼는 시간의 의미를 일깨워준다면 하니오는 자신은 이미 한 번 죽었다는 사실에서 깨달은 삶의 의미, 시간의 의미를 묻는다는 점이다.

전후 일본 사회의 자본주의적 고도성장의 이면을 미시마는 한 청년노동자의 자살 시도라는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행위로부터 불러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이해하기 어려운' 죽음의 선택이 만연한 세상을 살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과로 자살'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   전후 일본인들이 그들의 시간을 살아내는 모습에서 미시마는 어떤 추악함을 읽어냈던 것일까. 미시마는 전후 일본 사회의 자본주의적 고도성장의 이면을 한 청년노동자의 자살 시도라는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행위로부터 불러낸 것이 아닐까.

갑자기 과로 자살을 언급하는 이유는 광고회사에서 그저 열심히 일하다 어느 날 죽음을 선택하는 하니오의 모습이 필자에게는 과로 자살자의 하나의 전형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물론 미시마가 하니오의 자살 시도의 동기를 일일이 묘사하고 있지는 않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저 열심히 일한 것이 원인인 것 같다'는 작중 하니오의 언급은 흘려듣기 어렵다. 미시마의 작품 가운데 보기 드물게 직접적으로 노동쟁의 사건을 다루었으며 <목숨을 팝니다>와 비슷한 시기에 쓰여진 소설인 <비단과 명찰>에서도 그 단초를 찾아볼 수 있다. 당시 일본 사회에 만연해 있던 가부장적 노사관계가 파탄을 맞이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미시마가 철저한 평등주의자는 아니었지만 그의 기본적인 사고방식은 '천황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이었다. '질서의 회귀'를 통해 근대를 극복하고자 했던 그에게 자본주의 체제와 그속에서 노동자들이 장시간 노동의 노예가 되어 무의미한 세계에 직면하는 모습이 아름답지 못했던 것이리라. 잘 알려져 있듯 미시마는 '안보투쟁'의 한복판에서 도쿄대학 전공투 학생들과 토론을 벌인 적이 있다.

여기서 우리는 긴장뿐만 아니라 묘한 상호 존중과 공감을 읽어낼 수 있는데 그것은 이들의 자본주의와 근대성에 대한 문제의식, 그리고 '절대자'를 중심으로 하는 질서의 회복을 통해 그것을 넘어서고자 한 의지였다. 미시마에게 그 절대자가 '천황'이었다면, 전공투 학생들에게 그것은 '프롤레타리아'였다. 오늘날의 68혁명에 대한 해석의 틀을 빌리자면 전공투가 탈물질주의적 좌파였다면, 미시마는 탈물질주의적 우파였다.

물론 우리는 세계 곳곳에서 일어났던 전복적 시도들을 '실패'로 기억하고 있지만, 삶과 그 본질로서의 시간의 의미를 묻는 목소리에 다시금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다. 과로 자살로 스러져가는 수많은 노동자들이 그들의 죽음을 통해 끊임없이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업무관련성 전문조사(역학조사) 이야기 / 2019.05

[직업환경의학 의사가 만난 노동자 건강 이야기] 

 

 

업무관련성 전문조사(역학조사) 이야기 

 

 

김대호 / 근로복지공단 직업환경연구원 

 

 

필자는 업무상 질병관련 역학조사를 수행하는 기관인 직업환경연구원(구 직업성폐질환연구소)의 업무관련성평가부에서 직업환경의학 전문의로 일을 하고 있다. 이에 직업환경연구원이 수행하는 역학조사 과정과 직업병을 밝혀내기 어려웠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직업환경연구원에는 다양한 사건들이 의뢰되는데, 불산에 노출되었다고 주장하는 7명의 건설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산재신청을 한 사건이 있었다.


불산 누출 직접적인 증거 찾기 어려워

산재신청을 한 날짜가 불산에 노출되었다고 주장하는 날짜로부터 한 달 뒤였기 때문에 감기 몸살 증상이 있었다는 것 외에는 한 달 전의 불산 누출 여부를 확인할 수가 없었고, 고용노동부 담당지청에서도 이미 조사를 하였지만 최종적인 판단을 할 수 없었다.

산재요양 신청 상병을 보니 '간질성폐질환', '호흡곤란', '뇌경색증', '뇌병증', '두통', '저산소혈증', '가려움증', '불면증', '탈모성모낭염'으로 다양하게 기재되어 있었는데, 7명에서 공통적인 신청 상병은 '간질성폐질환'이었다. 이러한 상태로 사건은 필자에게 배당이 되었다.

우선 필자는 사업장 조사를 하기 전에 의무기록을 검토한 후 신청인들을 모두 불러내 면담부터 시작하였다. 이들은 모두 건설 노동자들로 여기 저기 장소를 옮겨 다니면서 철골을 설치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월요일인 13일에 불산을 취급하는 업체의 증축공사 현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들이 호소한 증상 중에서 감기 몸살이라고 표현되는 근육통/오한은 7명 모두에게 있었고, 그 외 기침은 2명, 열감은 3명이었으며, 두통/어지럼증이 5명, 가려움증이 6명, 귀에서 소리가 들리는 이명이 4명, 관절통이 3명이 있었는데, 첫 면담 당시에는 불산에 노출되었다고 주장하는 13일 저녁에 증상이 발생하였다고 진술하였다.

검토한 흉부 컴퓨터단층영상에서 비정상적인 소견인 간유리 음영(Ground Glass Opacities)이 관찰되는 경우가 5명이 있었는데, 이 중 3명은 경미하였고, 입원 치료까지 하였던 2명은 '간질성폐질환'을 진단받을 정도로 심하였다. 이외 2명의 흉부 영상에서는 비정상적인 소견이 없었다.

면담을 마친 후 불산을 취급하고 있는 업체를 방문하여 전체 공정과 설비 시스템에 대한 이해, 그리고 대기오염 방지설비 및 불산의 입고 및 출고되는 과정을 조사하였고, 13일 당일의 불산 입출고 내역을 확인하였지만, 우리 조사팀 모두 현장에서 불산 누출의 직접적인 증거를 찾기가 어려웠다.

불산 취급 업체 측은 화학물질 누출 흔적이 없고, 다른 직원들 중 이상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으며, 겨울에 노동자들이 무리하게 일을 하였다면 감기 몸살은 걸릴 수 있는 것이 아니냐며 항변하였다.


과거 구미 불산 누출 사건에서 관찰한 유형과 일치 

우리 역학조사팀은 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면서도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 자료를 다시 검토하고 추가 면담 조사를 위해 지방에서 지내고 있었던 7명의 신청인들을 직업환경연구원으로 불러내었다. 집단 요양신청을 하였던 7명의 노동자들이 입을 맞추어 진술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휴대폰을 모두 압수하고, 면담 전후의 사람들을 격리시킨 상태에서 다시 자세하게 조사를 시작하였다.

7명이 모두 함께 근무한 날은 13일이 유일하였고, 13일 오전에 불산 취급 업체의 직원과 공사 현장의 다른 협력업체 직원들이 있었지만, 점심시간 이후로는 신청인 7명만 있었다고 하였다. 증상 발생 시기는 1명이 13일 저녁으로 가장 빨랐고, 2명은 다음 날인 14일 오전과 오후에 시작되었으며, 2명은 이틀 후인 15일 오전에, 나머지 2명은 15일 오후에 증상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처음 면담 당시에는 13일 퇴근 후에 모두 증상이 나타났다고 진술하였기 때문에 불산 노출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였던 것이 서로 간의 대화를 차단한 후 집중 면담을 해보니 과거 구미 불산 누출 사건에서 관찰되었던 노출과 증상 발현까지의 잠복기(노출 후 1~2일)가 일치하였다.

이와 같은 면담 내용을 마무리 한 후 불산 취급 업체에서 입수한 자료들을 검토한 결과, 두 가지의 불산 노출 경로를 추정할 수 있었는데, 첫 번째는 집진시설에서 배출되는 불산에 노출될 가능성이었고, 두 번째는 원료가 입고되는 과정에서 불산이 누출됐을 가능성이었다.

우선 노동자 7명이 작업했던 위치 주변에는 대기오염 방지설비(이하 스크러버) 7기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각 스크러버의 배출물질이 한 방향으로 이동할 경우 작업위치가 밖이라고 하더라도 작업자들이 일정 농도의 불산에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2주 전부터 작업을 시작하였는데, 왜 13일에만 불산에 노출되었으며, 7명의 흉부 영상에서 중증도가 각기 다르게 나타났는지는 설명하지 못하였다.

두 번째는 불산이 입고되는 과정에서의 누출인데, 불산 노출이 있었다고 판단되는 13일 당시 불산은 작업시간동안 총 3회 입고되었고, 원료가 출고되는 곳에는 불산 누출이 있을 경우 알람이 울리도록 되어 있었으나 입고되는 곳에는 센서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13일 당시 알람이 울리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센서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입고 설비 쪽에서 누출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었다. 또한 폐질환 정도에 따라 불산 노출농도가 다르다고 추정되는 3개의 집단이 구분되고 이를 감안하면 누출지점으로부터 가까운 곳에서 작업하였던 노동자들은 상대적으로 고농도에 노출되었고, 먼 곳에 있었던 사람들은 거리에 따라 급격하게 불산 농도가 감소하여 저농도로 노출되었을 것이라고 판단하였는데, 이들의 흉부 영상에 나타난 중증도와 누출지점으로 추정되는 곳으로부터의 거리가 일치하였다.

결론적으로, 직업환경연구원의 업무상질병심의위원회에서는 신청인 7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증상과 임상경과 및 흉부 영상에서의 동일한 소견, 그리고 날짜별 작업내용과 공사현장의 작업환경 및 불산에 노출된 13일의 오전과 오후에 공사현장 인원 배치 등을 종합하여, 노동자 7명의 임상증상들은 모두 13일 월요일에 불산 취급 업체의 증축 공사현장에서 근무할 당시 오후 2시 경에 불산이 입고되는 상황에서 노출된 불산에 의한 업무상 질병으로 판단하였다.

역학조사를 실제로 수행하는 일도 복잡하고 어렵지만, 수집된 자료와 현장 조사 결과들을 종합하여 최종적인 판단에 이르는 과정도 매우 고되고 어려운 일이다. 또한 역학조사는 노동자에게 발생한 질병의 원인을 찾는 일인데 아직까지 원인조차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질병이 있다는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역학조사 제도는 질병의 직업적 원인이 밝혀진 노동자들에게는 환영 받는 제도이지만, 그렇지 못한 노동자들로부터는 큰 질타를 받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병들지 않는 노동환경을 만들어가기 위해 역학조사는 계속되어야 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유해물질들과 직업병을 발견하며, 기존 유해물질들의 새로운 노출 경로들도 밝혀내어야 한다. 더불어 역학조사 소요기간도 단축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직업환경연구원의 전문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

[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 일터의 안전이 사회의 안전을 만든다 / 2019.05

[노동안전보건 활동가에게 듣는다]

 

 

일터의 안전이 사회의 안전을 만든다

 

 

지안 / 상임활동가

 

<일터>는 10년 전에도 조성애 국장을 모시고 노안사업의 중요한 이슈들을 들어보았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현장성은 그가 가장 강조하는 노안운동의 핵심이었다. 한편에서 지난 10년간 비정규직이 만연해지고 '위험의 외주화'가 본격적으로 사회적 문제가 되었다. 일터의 위험이 가장 약한 고리로 전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따라서 다양한 형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고, 다양한 직업도 등장했다. 따라서 우리가 투쟁해야할 노동 문제 역시 다양해졌다는 점도 새롭게 주목해야 할 문제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공공운수노조는 학교, 병원, 지하철 등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공존하고 있는 현장의 노안문제를 다루고 있다. 지난 4월 8일 노안사업 담당자인 조성애 정책기획국장과 함께 공공부문의 이슈와 더불어 '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은 분리될 수 없다

"안녕하세요. 공공운수노조 정책기획국장 조성애입니다. 노동안전사업을 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재 직책이 정책국장인데요. 아직 노안국장이 없어요. 작년에 노동안전보건위원회를 구성하고 노동안전보건위원장이 선임되었습니다. 그래서 노조 차원에서 체계를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두 번째로는 현장에서 사고 이후에 대책을 마련하는 것 이상으로 사고가 발생하기 이전에 안전한 현장을 만들고자 합니다. 세 번째로 공공운수노조라는 측면에서 공공부문이라는 특수한 지점이 있어요. 일반 사업장과 다르게 공공부문의 현장에서는 노동자의 안전이 곧 시민의 안전과 직결됩니다. 이 연결을 확장시킬 수 있는 노동자의 현장을 만들고 싶어요."

 너무 당연하게도 노동자는 시민이며 시민인 노동자는 노동을 한다. 이 두 가지 영역을 분리해서 생각할 때 일터의 안전은 일터만의, 노동자 개인만의 문제가 된다. 반대로 우리의 모든 일상적 공간은 누군가의 일터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일터의 안전은 그 일터를 이용하고, 생산물을 소비하는 시민의 안전과 직결될 것이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일터의 노동안전은 노동자뿐 아니라 시민의 안전과 어떻게 연결되는 걸까?

"예를 들어 요즘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죠. 지하철의 경우 스크린도어가 생기면서 역사는 깨끗하게 관리되더라도 터널 안의 공기 질이 더 심각해졌어요. 특히 지하철의 레일과 바퀴는 모두 쇠기 때문에 이것이 마모되면서 내부에서도 미세먼지가 많이 생겨요. 우선 환기와 청소를 잘 해야 하는 데 그게 어렵죠. 당연히 터널 내에서 일했던 노동자들의 기관지가 좋을 수 없고 각종 폐질환 및 폐암의 위험도 높아요. 지하철 노동자들의 폐질환 산재가 다른 직종의 노동자와 비교했을 때 1.86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어요. 그렇다면 이것이 지하철 노동자만의 문제일까요? 지하철 문이 여닫히는 순간 먼지 냄새가 콱 나는 걸 누구나 느껴보았을 거예요. 당연히 터널 내 유해물질들이 객실 안으로도 유입이 되겠죠. 만약 지하철노동자들의 폐질환 산재율을 보고 터널이라는 노동환경을 개선한다면 시민들도 더 안전한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을 거예요."

 한편에서 공공운수노조에는 다양한 공공부문현장들이 소속되어있다. 전통적인 제조업 중심의 현장이 아니라는 점에서 여러 각도로 노안문제를 재구성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제조업 공장에 만연한 근골질환이 학교 급식 노동자의 상황에서 새롭게 다뤄져야 하고, 직장 내 괴롭힘과 감정노동 같이 비교적 새로운 이슈들이 현장의 주요한 현안으로 등장한다.

"학교는 일자리 형태, 직종으로 구별하면 100여 개의 서로 다른 노동자들이 근무하는 현장이에요. 또 이와 아주 다른 현장인 병원도 있고요. 또 화물노동자와 같이 특수고용노동자들도 있어요. 그래서 하나의 사안에 집중해서 사업을 꾸릴 수 없어요. 현장의 성격에 따라서 주요한 노안사업도 달라지는데 어떤 현장은 감정노동 문제가 더 중요하다면 어떤 현장은 근골이 가장 중요한 문제인 식이죠. 공통적으로는 사고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가장 중요한 문제고, 두 번째는 법 적용 문제가 핵심적입니다. 교육공무직 같은 경우는 산안법 전면적용을 받지 못했는데 투쟁의 결과로 급식실은 법적용을 받게 되었어요. 현재 산보위 구성이 진행 중이죠. 한편 영화산업노조, 버스노조처럼 노동시간 특례업종인 곳은 노동시간 규제 적용을 받게 하는 투쟁을 통해 장시간 노동을 없애기도 했죠. 이처럼 매우 다양한 이슈들이 존재해요."

 

공공운수노조 건물 1층 카페에서 조성애 국장이 책 <빵과 장미>를 들고 있다.

 

'위험의 외주화' 어떻게 막을 것인가

 조성애 국장은 10년 전 인터뷰에서 모든 노동자가 치료받을 권리가 있어야 한다는 점과 더불어 법적용에서 노동자 사이의 위계와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짚으면서 산재법 적용을 가장 중요한 노안활동의 구호로 꼽았다. 10년이 지난 지금 어떤 변화가 만들어졌을까.

"별로 진척된 것이 없어요. 그때나 지금이나 특수고용노동자를 여전히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요. 물론 약간의 범위확장은 있어왔지만 몇 가지 직종으로 산재법 적용 확대가 이루어져 왔습니다.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기본적 권리 측면에서 산재법뿐만 아니라 산안법 전면적용이 되어야 해요."

 어떤 법이든 노동자에게 필요한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것이 법안이 마련되는 기본적인 바탕일 것이다. 그러나 노조가 없고, 더 영세한 현장의 노동자들이 법적용에서 제외되는 아이러니는 위험이 더 취약한 곳으로 전가되는 현실을 드러낸다.

"이 문제는 노안운동을 넘어서서 기본적으로 근로기준법에서 제안하는 노동자라는 개념이 확대되어야 합니다. 이번 산안법 개정에서 근로자라는 기존의 표현을 '노무에 종사하는 자'라고 변경하였으나 이것 역시 '노무'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의 문제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어요. 그리고 노동조합이 참 못하는 것 중 하나가 미조직 사업장 문제예요. 그나마 조직이 있으면 최소한의 안전과 법적 기준을 지켜요. 지금은 이 이상 눈을 돌리지 못하는 상황이고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의 방안은 우리 공장 안에 있는 하청업체들, 공장 안에 있는 노동자들의 안전보건 문제를 원청이 같이 책임져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거예요.

이를 주장할 수 있는 가까운 예시로 태안화력이 있을 겁니다. 아무리 하청 노동자들이 노동환경을 개선하고 싶어도 그 기계는 원청 소유잖아요. 하청업체는 사고가 나거나 계약 기간이 끝나면 다른 업체로 전환되는 거고요. 그럼 또 다른 하청업체가 들어오고 개선이 없는 똑같은 기계에서 일하다 같은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거예요. 이런 점에서 원청 노동자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물론 원청도 하청도 없고 영세사업장인 경우에는 더 열악한 상황이죠. 이 부분을 조직된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가 더 고민해야합니다."

 그런 점에서 공공부문의 일자리의 질은 어떨까. 갈수록 일자리를 최소화하고 쪼개기 때문에 단시간 일자리들이 늘고 있고 정규 인원 자체를 감축하려는 시도도 있다.

"학교 급식실에 2시간 45분 노동하는 노동자가 있어요. 하루 3시간씩 일하면 주 당 15시간이라 4대 보험, 주휴수당 등 법적 조치가 되어야 하니 생긴 형태죠. 식당에서 점심시간에만 쓰는 아르바이트처럼 배식 시간에만 배치하는 거예요. 공공기관에서 법적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 이런 일자리들을 양산하고 있습니다.

한편에서 일자리의 질은 안전문제와 연관돼요. 사고 예방은 기본적으로 인력을 늘림으로써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어린이집 교사를 생각해봅시다. 아이의 부모가 출근하면서 아이를 등원시킨다면 이 아이를 등원버스에 태우는 어린이집 교사의 출근시간은 어떨까요? 이들은 기본적으로 장시간 노동에 시달릴 뿐 아니라 교사 당 돌봐야하는 아이 수가 너무 많아요. 어린이집 교사의 '학대'가 이슈가 되고 있는데 이걸 교사 개인의 일탈이나 인성의 문제로 봐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어요. 문제를 야기하는 노동조건을 바꿔야 합니다."

 

 

노동운동의 역사는 노동시간단축의 역사다

"전 노동운동의 역사는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처음 근기법이 만들어질 때 노동시간은 주 48시간이었어요. 이 48시간이라는 기준은 그냥 나온 게 아니에요. 미국과 영국의 하루 주 6일 8시간 노동제에서 온 거죠. 노동시간이 48시간에서 44시간으로, 40시간으로 단축되는 과정이 노동운동이 투쟁해온 역사입니다. 노동시간단축 투쟁을 통해서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노동환경을 만들어온 거죠. 이 쟁취는 노동자들이 일터에서 죽어가면서 흘린 핏 값으로 만들어진 결과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후퇴할 수 없어요."

 이런 점에서 탄력근로제는 시대의 역행이다. 앞서 초단시간 노동자의 사례를 보았듯이 탄력적으로 시간을 조절하는 주체는 노동자가 아니라 자본이며, 이런 식의 운영이 법적으로 가능하다면 노동자는 스스로의 노동시간 통제력을 지금보다 잃을 것이다.

"탄력근로제를 통해서 노동시간이 길어진다면 위험의 영향은 일터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확장될 거예요. 조건상 표준적인 노동시간으로 운영될 수 없는 특수한 업무들이 있어요. 병원, 항공, 철도 등이 대표적이겠죠. 그렇다고 한다면 총 노동 시간을 보장하면서 그 안에서 더 많은 노동자를 배치하고 그들이 충분히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해야 해요. 내가 장시간 노동을 하는 버스 운전자라면,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승객 전체에게 위험이 되죠. 그런 점에서 노동시간 문제는 단순히 현장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노동자에게 자기 권리가 있을 때 안전한 일터를 넘어서 안전한 사회를 만들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