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보고] 반도체의 날-반올림의 11번째 집단 산재신청



10/30 지난 금요일은 정부(산.자부)와 반도체산업 기업들이 "반도체의 날"로 기념하고 축제를 벌이는 날이었습니다. 

90년대 비약적인 성장을 한 반도체산업은 현대의 "쌀"로 일컬어 질 정도로 효자산업으로 대우합니다.


그러나 노동자들에게 반도체산업은 재앙이었습니다. 
먹고살기 위해 찾은 일터에서 오히려 건강과 목숨을 잃고 가족을 잃었습니다. 
올해로 반도체의 날 8회(년)차, 반올림이 오늘처럼 진행한 집단산재신청은 벌써 11번째 입니다. (오늘.집단산재신청 하신분은 7분)
고부가가치 이윤창출 위시하며 열리는 화려한 행사 뒤에 많은 노동자들이 루푸스, 혈액암 등 질병에 신음합니다.


이날 반도체 직업병피해자들 7분을 모아 11번째로 집단산재신청을 하는 이자리에서 

우리는 이렇게 외쳤습니다. 

"반도체산업 기업들과 정부는 당신들만의 축제를 멈추고, 직업병문제를 해결하라"
"반도체산업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직업병의 문제 원인을 제대로 규명하라"
"반도체 노동자들의 피와 눈물을 멈추도록 하며,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을 토대로 하는 경영을 하라"


* 기자회견 및 퍼포먼스 영상: 





* 기자회견문 전문


20151029_기자회견자료.hwp



"기업과 정부는 반도체의 날 팡파레가 아니라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야 한다”


오늘 10월 29일은 올해로 여덟 번 째를 맞는 반도체의 날이다. 8년 전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반도체 산업의 위상을 알리고 업계 종사자들의 화합을 높이기 위해 이 날을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가 직업병으로 고통받아온 반도체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리기 시작한 것도 꼭 8년 전이다.

오늘 저녁, 반도체 기업들은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화려한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같은 날 우리는 삼성 반도체 직업병 문제 해결을 위한 노숙농성을 23일째 이어가고 있는 이곳 삼성전자 본사 앞에서 반도체 산업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의 열한 번째 집단 산재 신청을 한다.

지금까지 반올림에 제보된 첨단 전자산업 직업병 피해 노동자들의 수는 366명이며, 그 중 70명이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보험 보상을 신청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이 중 단 4명만을 직업병으로 인정했고, 몇 년에 걸친 행정소송을 견뎌 산재 인정을 받은 피해자도 4명에 불과하다. 50명은 아직도 언제 끝날 지 모르는 정부의 조사와 법원의 판단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화학물질의 유해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생산에 사용해도, 작업환경에 대한 안전보건관리를 부실하게 해도, 그로 인해 노동자가 병들고 죽어도, 사업주는 아무런 부담을 갖지 않는다. 사업주는 역학조사나 재해조사에 제공되는 정보들을 통제하며, 피해 노동자와 법적 대리인의 참여를 막고, 정부는 이런 사업주의 횡포를 규제하지 못한다.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을 위한 기업과 정부의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신속한 치료와 생계를 보장하기 위한 산재보험법의 취지는 어디에 있는가.

삼성전자 반도체와 LCD부문에서만 221명의 제보가 있는데, 오늘 새로이 삼성전자 반도체와 삼성 디스플레이의 피해 노동자들이 산재보상을 신청한다. 이 문제를 제기한 지 8년이 되어 가는데도 여전히 삼성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서 직업병 피해자가 나오고 있다는 사실은 무얼 뜻하는가. 삼성이 국내외 전문가들을 동원하여 직업병을 부인하고 작업환경의 완전무결함을 거짓으로 선전하던 순간에도, 삼성 노동자들은 공장에서 병을 키워가고 있었다. 투명하고 내실있는 예방 대책을 만들기 위한 사회적 대화를 거부하고 독단적인 보상위원회를 앞세워 피해자 한 명 한 명을 침묵시키는 지금 삼성의 태도 때문에,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젊은 노동자들이 병들고 죽어가야 하는가.

삼성 뿐 아니라 SK하이닉스 반도체, 아이엠텍, SKC에서 일하다 병들고 죽어간 노동자들이 오늘 집단 산재 신청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첨단 전자산업 현장 도처에서 노동자들의 건강과 생명이 위협당하고 있음을 뜻한다. 이 문제는 한두 개 기업의 내부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가야 할 사회적 사안임을 뜻한다. 삼성이나 SK하이닉스 같은 대기업이 알아서 운영하고 알아서 관리하는 내부 기구가 아니라, 투명하고 지속적으로 해결해나갈 수 있는 공적인 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오늘, 정부와 기업들이 반도체 산업의 성공과 발전을 축하하는 축제의 날, 우리는 그 성공과 발전에 뿌려진 이 노동자들의 땀방울과 눈물방울을 기억해야 한다. 반도체의 날을 축하하는 팡파레 소리가 아무리 크고 화려하다 하여도, 이 노동자들의 피맺힌 목소리를 덮어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제8회 반도체의 날, 열한 번 째 집단산재신청을 통해 정부와 기업에 요구한다.

1. 정부와 기업은 반도체‧전자산업 노동자의 생명과 인권을 존중하라.

1. 정부는 독성화학물질과 방사선에 의한 노동자들의 질병과 죽음을 산업재해로 신속히 인정하라.

1. 정부와 기업은 반도체‧전자산업 직업병에 대한 투명하고 내실있는 예방대책을 마련하라.

1. 삼성은 독단적 보상조치와 반인권적인 권리포기각서에 대해 사과하고 조정위원회를 통한 사회적 대화에 성실히 임하라.


2015년 10월 29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