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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3. 416 인권선언에 바란다 / 2015.6 특집 3. 416 인권선언에 바란다 장세현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던 그 때 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처음 사고 소식을 듣고, 큰일이 없을까 걱정 했지만 얼마 후 ‘전원구조’라는 언론 보도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준비한 행사를 마쳤다. 행사를 마친 후 혹시 구조된 이들 중에 다치거나 위급한 사람은 없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을 켰다. 그리고 이어진 충격과 슬픔. 구조된 이는 없었다. 알아서 나왔던 이는 있을지언정. 304명의 꽃 같은 이들을 보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첫 번째 이유는 정부의 패악이다. 그들은 잘못된 정보를 생산했고, 이를 마치 진실인 양 시민들에게 알렸다. 두 번째, 언론이 자신의 사명을 잊었다. 당시 가장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가 정부라 할.. 더보기
월 간 「일 터」/[특 집]

특집3. 416 인권선언에 바란다 / 2015.6

특집 3. 416 인권선언에 바란다


장세현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국장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던 그 때 나는 일을 하고 있었다. 처음 사고 소식을 듣고, 큰일이 없을까 걱정 했지만 얼마 후 ‘전원구조’라는 언론 보도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준비한 행사를 마쳤다. 행사를 마친 후 혹시 구조된 이들 중에 다치거나 위급한 사람은 없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을 켰다. 그리고 이어진 충격과 슬픔. 구조된 이는 없었다. 알아서 나왔던 이는 있을지언정. 304명의 꽃 같은 이들을 보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첫 번째 이유는 정부의 패악이다. 그들은 잘못된 정보를 생산했고, 이를 마치 진실인 양 시민들에게 알렸다. 두 번째, 언론이 자신의 사명을 잊었다. 당시 가장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가 정부라 할지라도 그들은 확인하고 그 심각성을 알려야 했다. 세 번째는 인간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했을 알권리가 제한된 것이다. 피해당사자 혹은 피해 관계자임에도 그들은 자신들에게 닥친 참사와 아픔의 진실을 접할 수 없었다. 이들의 권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진실이 드러나기를 원하지 않는 이들에 의해 제한되고 있다. 그 결과 우리는 고통과 직면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이 4.16인권선언은 의미가 있다. 지금껏 거대담론과 공의에 의해 가려져있던 인간의 권리(알 권리, 진실에 대한 권리 등)를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뿐 아니라 이를 위한 책임과 의무까지 담고 있다. 나는 이 선언이 그냥 스쳐가는 선언에 그치지 않기를 원한다. 모든 이들이 당연히 알아야할 인권선언이 사회에 퍼지고, 이 내용이 당연한 사고가 되어 세상이 바뀌기를 원한다. 모두의 인권이 소중해지는 그런 세상을 말이다. 다만 한 가지 이 선언에 아쉬운 점이 있다. 선언문이라는 글의 성격상 이해할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 용어가 많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결국 이러한 용어의 사용은 선언문이 내용을 아는 이들만의 리그로 전락할 위험을 갖게한다. 이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알권리를 제한할 수 있다. 그렇기에 모두에게 알려지고 퍼지는 선언문이 될 수 있도록 혼선이 오지 않으면서도 모두가 듣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표현되었으면 한다.




쥬리 NGA, 청소년 활동가


작년 교육부가 교내 세월호 리본을 달기를 금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내 논란이 되었다. 학생이 노란 리본을 달고 등교할 수 있는지 여부는 학교장과 교사들의 자의에 좌우된다고 학생들은 증언한다. 그나마 세월호 참사는 다수가 공감한 사안이었기에 허용될 여지가 있었던 것이다. 많은 중고등학교에서 학생의 정치적 의사표현과 집회 참석, 학교에 대한 항의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으며, 개중에는 학교장이 허하지 않은(정치적일 수 있는) 뱃지 착용을 명시적으로 금하고 있는 곳도 있다. 청소년에게 영향이 미치는 모든 일들이 청소년의 투표 없이 정치인과 학교장에 의해 결정되는 상황인데, 항의마저도 금지당하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가 원천적으로 억압받는 현실에서 청소년 주체가 학교나 교사의 이해와 충돌하는 정치적 표현을 했다면 그 탄압이 어떠했을지 불 보듯 뻔하다.


위 공문에 대해 국가인권위는 ‘노란리본 달기는 순수한 애도행위이며 이를 금하는 것은 인권침해’라는 입장을 냈다. 인권위의 판단은 청소년의 추모리본 달기가 ‘비정치적 활동이니 괜찮다’는 논리에 기반하고 있다. 이는 학생들의 정치적 표현을 금하겠다는 교육부의 입장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정치에 개입하겠다는 것은 우리의 삶과 죽음에 대한 문제에 개입하겠다는 뜻이다. 애도는 이미 정치적 행동이다. 안전이 지켜지며 죽음까지 존엄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정치적 목소리로 모아질 때 변화를 만들어낸다. 4.16인권선언이 말하는 연대와 권리를 위해 행동할 권리가 정치적 주체성을 억압당해온 청소년에게 실현되기를 바란다.




유미아빠 황상기 반올림


2005년 우리 유미는 삼성반도체 공장에 다니다가 백혈병에 걸렸습니다. 그때 당시 삼성에서는 반도체 공장에 화학약품은 쓰지도 않고 취급도 안한다고 했고, 전리방사선도 없다고 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삼성은 어떤 화학약품을 쓰는지 어떤 방사선을 쓰고 있는지 아무런 대답이 없지만, 반도체 공장에서 일하다가 병에 걸렸다는 제보전화가 여전히 반올림에 접수됩니다.


이러면 안 됩니다. 제가 생각해보니까 세월호하고 삼성하고 닮은 점이 너무 많습니다. 삼성은 노동자한테 자신이 무슨 유해화학물질을 쓰는지, 어떻게 자신의 몸을 보호해야하는지 교육도 시키지 않았습니다. 노동자는 그냥 일만 했습니다. 암에 걸려 죽으면 개인 탓으로 돌렸습니다. 세월호 역시 똑같았습니다. 배에서 일하는 노동자한테 배의 안전교육하나 시키지 않았습니다. 배가 잘못되면 그 승객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해서 사고가 났는데도 승객을 대피시키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다 노동자들을 사람 취급하지 않기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노동자는 이 나라를 끌고가는 주체인데, 왜 노동자가 무시 당하고 가진자 권력자들의 소모품이 되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노동자 스스로 노동자 권리를 찾고 생명을 지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