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6월호_동아시아 과로사통신] 드러나지 않는 여성의 과로

드러나지 않는 여성의 과로

황이링 Huang Yi-Ling, Taiwan OSHlink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5월의 둘째주 일요일을 어머니의 날로 지정하고 모성을 기념하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여성들은 어머니가 되지 않기를 선택하고 있다. CIA의 최근 세계 출산율 예측에 따르면, 총 227개 국가 및 지역 중 하위 5곳은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 한국, 대만이다. 대만은 15~45세의 가임 연령 여성1명 당 기대출산율 1.07명으로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대만 내무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대만의 출생률은 역대 최저 수준이다. 작년 대만의 인구는 사망자수가 출생자수를 초과하며 통계 집계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저출산은 이제 공식적으로 국가 안보 문제가 되었다.

대만 여성들이 출산을 주저하는 이유?

이 질문에 대한 답에는 단순히 엄마가 되는 것에 대한 부담뿐만이 아니라 전통적인 성 역할에서 오는 압박감과 육아에 대한 정부 지원자금 부족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지난달 대만 취업 은행에서 워킹맘의 피로 지수를 조사한 결과, 직장 내 일 평균 근무 시간은 10.6시간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응답한 워킹맘 중 20.7%는 하루 12시간 이상 일을 하고 있어 과로 위험이 매우 높았다. 워킹맘의 평균 피로 지수는 100점 만점에서 77.3점으로 나타났다. 그 중 15.1%는 피로 지수가 100점이라고 답했다. 또한 워킹맘의 92.7%가 "휴식을 취하기 위해" 가출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설문 조사는 워킹맘들이 가정과 직장에서 커다란 스트레스에 직면해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그래서 많은 대만 여성들은 엄마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출산을 주저하고 있다.

 

[2011~2020년 업무 관련 뇌심혈관 질환 승인건수 (단위: 명)

 

드러나지 않는 노동은 특히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지난 10년 동안 대만 노동 보험국에서 승인한 업무 관련 뇌심혈관 질환의 산업재해 보상 청구 건수 757건 중 80건(약 10.6%)만이 여성이 청구한 경우다. 이렇게 큰 성별 차이는 여성이 과로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을 의미할까? 대답은 '아니오'다. 실제로 여성의 과로 문제는 대부분 드러나지 않는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은 호르몬의 보호 효과 때문에 남성보다 7~10년 늦게 심혈관 질환이 발생한다. 그러나 완경 이후에는 더 이상 호르몬의 보호를 받지 못하므로, 여성의 심장병 발병 위험은 남성만큼 높아진다.

2019년 통계에 따르면, 심혈관 질환은 대만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사망원인이다. 2019년 심장 질환으로 인한 남성의 사망 건수 중 64세 이하 남성의 사망 비중은 31.65%다. 반면 64세 이하 여성의 심장 질환 사망률은 2019년 여성의 심장 질환 사망 전체 건수 중 11.13%에 불과하다.

여성은 가족을 돌보기 위해서 남성보다 더 일찍 직장을 떠날 가능성이 높고. 그러다보니 실제로 49세 이하 여성의 심장병 사망률은 2019년 여성의 심장병 사망률 중 3.05%에 불과하다. 통계에서 보듯이, 여성은 호르몬의 특성상 노동을 하는 연령대에는 심혈관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낮다. 때문에 여성이 업무 관련 뇌심혈관 질환에 대한 노동 보험 보상을 신청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하지만 "번아웃(Burnout)"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국립 대만 대학교의 보건 정책 및 관리 연구소에서 진행한 "대만 유급 노동자의 번아웃(Burnout) 분포 및 상관 관계"연구에서 볼 수 있듯이, 25~65세 사이의 대만 전체 유급 노동자의 평균 개인 번아웃 점수는 남녀가 각각 33.9점과 36.6점이다. 25~65세 사이 대만 전체 유급 노동자의 업무 관련 평균 번아웃 점수는 남녀가 각각 27.9 점과 29.2 점이다. 또한 모든 연령대에서 여성은 평균 개인 및 업무 관련 번아웃 항목에서 더 높은 점수가 나왔다. 여성은 전체 연령대 중 35~45세 연령대의 개인 번아웃 점수가 37.7로 가장 높고, 25~35세 연령대에서 업무 관련 번아웃 평균 점수가 30.4 점으로 가장 높았다.

여성은 과로로 인해 허리, 목, 어깨 및 기타 근육통과 우울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러나 업무 관련 근골격계 장애판정은 반복적인 움직임이 필요한 작업에 기준을 두고 결정된다. 또한 보건 당국은 업무 관련 정신 질환 판정 시 매우 높은 까다로운 승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따라서 여성들이 많이 경험하고 있는 업무 관련 근골격계 질환 및 정신 질환에 따른 산재로 인정되는 건수는 매년 한 자리수로 매우 적다. 또한 과로 및 업무 관련 번아웃 문제는 공식 통계에 반영되지 않아 정부 당국에 의해 대부분 무시되고, 현재 업무로 인해 발생하는 여성의 근골격계 및 정신 장애 중 상당수가 개인 문제로 분류되고 있다. 당국이 직장과 가정내에서의 여성 과로 문제를 계속 간과한다면 저출산 같은 문제는 앞으로도 악화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