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보자, LAW동건강]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변화는 현재진행 중/2021.5

[일터5월호_알아보자, LAW동건강]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변화는 현재진행 중

 

지난 2021324일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사업주 조치의무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였다. 정부에서는 개정법을 지난 413일에 공포하였고, 올해 1014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조항이 개정된 이유는 2019716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 이후 회사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사 및 후속조치가 지나치게 회사 자율에 맡겨져 있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기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개정법은 어떻게 바뀌었을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2019716일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는 날이었다. 그 전부터 직장갑질119 스탭으로 참여하여 채팅 및 이메일상담으로 노동자들의 괴롭힘 피해이야기를 들으며 하루 빨리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되기를 기대하고 있었기에 상당히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 이 법은 시민들에게도 관심사여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시행일인 2019716일 포털사이트에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달리기도 했다

현행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내용

현행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먼저 직장 내 괴롭힘의 개념을 도입하였고, 사용자 및 근로자에게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금지하였다. 누구든지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사용자에게 그 사실을 신고할 수 있으며, 사용자는 신고를 접수하거나 괴롭힘 사실을 알게 된 경우 조사의무를 부담한다. 사용자는 조사과정에서 피해노동자가 요청하는 경우 적절한 보호조치를 하여야 한다. 또한, 사용자는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 피해노동자의 의견을 들어 행위자에 대한 징계 등의 조치를 하여야 하며, 신고자나 피해노동자에게 괴롭힘 신고를 이유로 한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안 된다. 나아가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발생 시 조치 등에 대해 미리 취업규칙에 정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하였다.

현행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문제점

그러나 기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시행 시부터 여러 가지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다. 첫 번째 문제점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적용 범위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가 규정된 근로기준법에서는 상시근로자수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한국 전체 사업체 중 5인 미만 사업체의 비중이 61.6%인 점을 감안하면, 이미 절반 이상의 사업장의 노동자들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또한, ·하청간 관계에서, 원청노동자가 하청소속 노동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 직장 내 괴롭힘 행위자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괴롭힘이 발생해도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인정되지 않는다. 특수고용 노동자의 경우에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괴롭힘 행위 또한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아니게 된다.

두 번째 문제점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사 및 조치 등의 권한이 회사에게 편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회사는 괴롭힘 사실을 조사하고 괴롭힘 사실 확인 시 행위자에 대한 징계 등의 조치를 하여야 하지만, 이를 소홀히 할 경우 처벌 조항이 없기 때문에 관련 조치를 취하는 데에 적극적이지 않다. 오히려 직장 내 괴롭힘이 만연한 회사이미지로 낙인찍히기 싫어서 피해노동자에게 행위자와 적극적인 화해를 종용하기도 한다. 직장 내 괴롭힘 행위자에 대한 별도의 처벌규정도 없는 상태에서 이러한 회사의 태도는 피해노동자에 대한 2·3차 가해로 나아가기도 한다.

세 번째 문제점은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일 경우이다.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사의무 및 행위자 처벌 등의 권한의 주체가 사용자로 되어 있다. 근로기준법상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 행위자인 경우, 조사가 객관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에 따라 행위자 징계에 있어서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소규모 사업장이거나 친인척을 고용한 사업장에서 발생한 괴롭힘의 경우 관련한 문제점이 더 크게 부각되었다.

 

위와 같은 문제점으로 인해 직장 내 괴롭힘 상담을 하면서도 가장 많이 했던 답변이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하여 1차적으로 조치 의무를 하여야 하는 곳이 회사이기 때문에 먼저 회사에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하셔야 합니다. 바로 노동청에 신고하셔도 회사에 권고 정도만 있을 것입니다.’였다. 그러나 답변을 하면서도 알고 있었다. 회사에서 괴롭힘에 대해 제대로 조사할리 없고 결국 노동청을 찾아가게 될 것인데, 노동청에서도 만족할만한 결과를 받아볼 수 없다는 것을.

개정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내용

현행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되지 않자,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문제에 대한 사용자의 조치의무의 실효성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요구가 증가하였다. 현장에서의 노력 덕분에 개정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조항이 지난 324일 국회의 문턱을 넘게 되었다. 정부에서는 지난 413일 개정 법률을 공포하였고, 올해 1014일부터는 개정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조항이 시행된다. 개정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조사과정에서 사용자의 객관적 조사의무 명문화: 기존에는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 행위의 신고를 접수하거나 인지하는 경우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하여야 하였으나, 개정법에서는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그 사실 확인을 위하여 객관적으로 조사를 실시하여야한다고 개정되었다.(근로기준법 제76조 제2)

사용자 및 사용자 친족이 직장 내 괴롭힘 행위자인 경우 과태료 부과: 기존에는 사업주 등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 행위자라 하더라도 별다른 처벌조항이 없었으나, 개정법에 따르면 사용자 및 사용자의 친족 등이 직장 내 괴롭힘 행위자인 경우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되었다.(근로기준법 제116조 제1항 신설)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관련자의 비밀 유지 의무 명문화: 기존에도 직장 내 괴롭힘 조사에 관여한 사람들의 비밀유지 의무가 명문화되어 있지는 않았으나, 피해자 등에 대한 N차 가해 및 개인정보보호를 위하여 당연히 조사 관련자들의 비밀유지 의무가 있었다. 개정법에서는 이러한 비밀유지 의무를 명문화하여, 조사 관련자들에게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누설할 수 없음을 규정하였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3 7항 신설)

객관적 직장 내 괴롭힘 조사 의무, 피해자 보호 및 가해자 징계 조치, 비밀 유지 의무 위반 시 과태료 부과: 개정법에 따르면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 조사를 객관적으로 실시하지 않거나, 피해노동자에 대한 적절한 보호조치 및 행위자에 대한 적절한 징계 등의 조치를 하지 않는 경우, 그리고 비밀 유지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되었다.(근로기준법 제116조 제2)

개정법 시행 이전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의 경우

1014일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개정법이 시행되나, 실무상 혼란이 있을 수 있는 점은 1014일 이전에 행해진 직장 내 괴롭힘을 1014일 이후 신고하는 경우 개정법을 적용할 수 있을지 여부이다. 그러나 2019년 처음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이 시행되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개정법의 부칙에서는 이 법 시행 후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의 경우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직접적인 개정법의 적용은 1014일 이후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보인다. 다만, 1014일 전에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1014일 이후에까지 지속하여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면 개정법에 따라 사용자는 객관적인 괴롭힘 조사 의무 및 비밀유지의무를 져야할 것이다.

사용자의 직장 내 괴롭힘 조치의무의 실효성이 확대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개정 조항이 시행될 예정임에도 불구하고 한계점이 있다. 현행법의 문제점으로 가장 먼저 지적된 5인 미만 사업장 및 원·하청 관계 및 특고노동자에게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 문제이다. 개정법에서도 소규모 사업장 및 하청 노동자, 특고노동자들은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조항의 적용에서 여전히 제외되어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지난 331일 성명에서 개정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조항에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가해자·피해자 간 접촉이 빈번해 괴롭힘 문제가 더욱 심각한 소규모 사업장은 이번 법 개정에서도 적용범위에서 제외되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하였다.

법에 있으니까 지키지를 넘어서야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된 내용이 법에 명문화되고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울타리가 만들어지는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직장 내 괴롭힘은 법에 규정되는 것을 넘어 조직문화 차원에서도 중요한 문제이다. 조직 내 구성원들이 직장 내 괴롭힘이 무엇인지 알고 왜 하면 안 되는 것인지, 본인의 행동 중 반성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조직체계 중 직장 내 괴롭힘을 유발하는 지점을 발견하고 어떤 방향으로 바꿔나가야 할지 등이 조직차원에서 공유되어야 하고 학습되어야 한다. 단순히 법에 있으니까라는 생각에서 행복한 조직문화 만들기의 차원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고민하였으면 좋겠다.

(박경환 회원, 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