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촉구] 단식농성을 시작하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고 이한빛 피디 아버지 이용관 님과, 
고 김용균 님 어머니 김미숙 님,
민주노총 노동안전보건위원장 이상진님이 단식농성에 들어갔습니다. 

국회는 우리의 목소리에 답해야 합니다. 

■ 단식농성을 시작하며

이용관
저희 산재피해가족과 사회적 참사 가족들은 아들과 딸, 형제자매, 부모를 잃었습니다. 
가족을 잃은 순간부터 저희는 모든 삶이 멈추어 버렸습니다. 
많은 분들은 살아야할 이유를 못 찾고, 먼저 떠난 가족을 따라 스스로 세상을 버리기도 합니다.

많은 유가족들은 생업마저도 포기하고 오늘도 진상규명을 위해 울부짖고 있습니다.
사람이 죽었는데도 기업은 책임지려 하지 않기 때문에 유가족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이런 참극이 하루에 6~7명씩 수십 년간 지속되었는데 정부와 국회는 방치해왔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운동본부와 유가족은 일터에서 가족을 잃는 참극을 멈추게 하기 위해 10만 국민의 동의를 얻어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주기를 바라며 지난 12월7일부터 정의당과 함께 국회 로텐더홀에서 농성을 하며 국회의원들에게 간절히 호소했습니다.
정기국회에서 수많은 법안이 통과됐으나 저희가 제출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논의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다리는 저희 유가족들은 피눈물이 흐릅니다.
이제 저희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생명보다 소중한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살아남은 저희 가족들에게 무슨 희망이 있겠습니까.
그저 모든 삶이 부서져버린 저희와 같은 가족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는 나라, 
일하러 갔다가 일터에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이 없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계속되는 죽음을 보며 계속 고통 받지 않기 위해, 
그래서 저희도 죽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마지막 선택을 합니다. 
오늘부터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될 때까지 단식을 할 것입니다. 
법이 제정되지 않는 한 살아서 제 발로 나가지 않을 것입니다.
국회는 조속히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해 주십시오. 
제발 저희가 살아갈 수 있는 작은 희망을 만들어 주십시오.





■ 단식농성을 시작하며

김미숙

어제가 용균이 얼굴을 못 본지 2년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만들어달라고 농성하느라, 추모제가 열린 태안 용균이 회사에도 못가 봤습니다.
아직도 용균이가 없는 게 믿어지지가 않는데, 벌써 2년이 흘렀습니다.

용균이로인해 만들어진 산안법으로는 계속되는 죽음을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변한 게 없습니다.
매일같이 용균이처럼 끼어서 죽고, 태규처럼 떨어져 죽고, 
불에 타서 수십 명씩 죽고, 질식해서 죽고, 감전돼서 죽고, 과로로 죽고, 
괴롭힘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고, 화학약품에 중독돼서 죽습니다.
너무 많이 죽고 있습니다.
제발 그만 좀 죽었으면 좋겠습니다.
보고 있기가 너무 괴롭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좀 만들어달라고, 정부와 국회가 안전을 책임저서 사람들을 살려달라고 국회에서 7일부터 노숙농성을 했습니다.
국회의원들에게 법 좀 만들어달라고 허리 숙여 간절히 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때로는 들리지 않을 것 같아 소리 높여 답답한 마음을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논의도 안하고 있다니 너무나 애가 타고 답답해서 어쩔 줄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절박한 마음으로 마지막 선택을 했습니다.
저는 평생 밥을 굶어본 적이 없어, 무섭기도 하고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자신을 갉아먹는 투쟁방법을 다른 사람들이 단식을 하는 것도 따라다니며 뜯어말리고 싶었는데 이제 저 스스로 택합니다. 
나의 절박함으로 다른 사람들을 살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입니다. 
법이 제대로 만들어질 때까지 피눈물 흘리는 심정으로 단식을 할 겁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재정될 때까지 잘 버텨보겠습니다.

<기자회견문>

얼마나 더 죽어야 하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즉각 제정하라

 

129일 정기국회 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무산됐습니다. 1210일 태안화력에서 사망한 고 김용균 노동자의 2주기를 앞두고 들려온 소식에 참담함을 느낍니다. 정의당, 더불어 민주당, 국민의 힘 모두가 법안을 발의했고, 이낙연 민주당 당대표가 제정을 약속했지만 끝내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법인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 이뤄지지 않은 것입니다.

 

올해만 해도 한익스프레스 이천 산재참사로 38명의 노동자가 떼죽음을 당했고, 인천 남동공단에서, 포스코 제철소에서, 영흥 화력발전소에서 노동자 죽음의 행렬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매해 2400명의 산재사망자가 발생하고, 끊이지 않는 재난참사를 막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입니다. 지난 92210만 명의 동의로 국민동의청원이 성공한 것은 안전하고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필요함을 확인하는 사건이었습니다.

 

2020년 올해 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반드시 제정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국회 밖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 당사자 2인이, 국회 안에서 산재·재난참사 피해자들이 농성을 하며더 이상 우리 가족들의 동료가 계속 죽어나가서는 안 된다 절절히 요구했지만 국회는 끝내 외면한 것입니다.

 

아들의 2주기에도 참석하지 못하고, 국회에서 법 제정을 위해 노력한 고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님과 고 이한빛 PD의 아버지 이용관님, 민주노총 이상진 부위원장이 1211일 단식에 들어갑니다. 127일부터 단식에 돌입한 이태의, 김주환 비정규직 노동자를 포함 5명이 단식농성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법 제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싸워 온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도 단식에 들어갑니다.

 

산재 재난참사 피해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운동본부, 민주노총도 국회 앞 농성장과 전국 지역에서 릴레이 단식을 이어나갈 것이며 촛불을 들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즉각 제정을 요구할 것입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사람이 죽어갑니다

날마다 7명이 일하다 죽는 나라

얼마나 더 죽어야 합니까?

국민이 죽어 가는데 국회는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국회는 이제 이 죽음의 사슬을 끊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