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 故 심장선 화물노동자 사망사고 진상 규명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노동안전보건단체 기자회견」

사진 출처: 비정규직 이제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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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8일 남동발전 영흥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화물노동자 심장선씨가 3.5미터 높이 화물차 상부에서 석탄회를 싣고 내려오다 떨어져 목숨을 잃었습니다. 고인은 당시 혼자 일하고 있었습니다. 화물노동자가 상차 업무까지 혼자서 하다가 사망한 것입니다. 고 김용균님이 사망한 지 2년, 국가기관인 남동발전은 나아진 것이 없습니다.

이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는 노동안전보건단체들은 오늘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의 각성을 촉구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아래는 기자회견문입니다. 자세한 사고 경위 및 설명은 첨부한 기자회견자료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기자회견문

2020년 12월 9일, 대한민국의 노동자 안전은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민간부문이 아닌 공공기관에서, 그것도 김용균이 사망했던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지난 9월 화물노동자가 사망했다. 그와 똑같은 사례로 또 한 명의 화물노동자가 이번에는 영흥화력발전소에서 사망했다. 도대체 노동자의 목숨을 갈아 넣으며 생산되는 전기를 우리는 편안하게 사용해야 하는가. 

거대한 설비와 재활용 폐기물을 혼자 상·하차 해야 하는 화물노동자의 안전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 화물노동자는 김용균이었다. 김용균 사망 이후 정부는 공공기관의 안전수준을 높인다고 여러 가지 기획을 쏟아냈다. 그러나 여전히 현장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작업자의 수는 부족하고 작업장에서 일하는 다양한 노동자들의 안전은 뒷전이다. 화물노동자는 을 중의 을이었던 것이다. 문제가 생기면 한 곳만 해결하면 된다는 땜질식 처방이 지속되는 화물노동자들의 죽음을 만들어 낸 것이다. 

‘중대재해 기업처벌법’이라도 빨리 만들어졌다면 이러한 죽음을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나 정부와 거대 여당은 이 또한 관심이 없다. 입법을 하겠다는 말은 대통령, 국무총리, 당대표까지도 서슴없이 얘기했지만 정작 필요한 시점에서는 등을 돌리고 있다. 이즈음 되면 현 정부는 노동자의 안전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산재사망의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영흥화력 발전소를 가진 한국남동발전은 11월 30일 보도 설명자료를 통해 원청인 자신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모두 거짓이다. 상차업무는 화물노동자의 업무가 아닌데도 시킨 것이다. ‘회정제설비 운전 지침서’에 분명히 상차업무가 적시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분출구를 맞춰 석탄회를 상차하는 것뿐만 아니라 만차 시까지 차량 상부에 올라가 감시해야 했다. 또한 영흥화력발전소에서 상차업무를 담당하는 ‘석탄회반출관리원’은 단 한 명이다. 석탄회의 재활용 반출업무 전반, 관련기기의 현장 점검, 데이터 관리도 모자라 안전사고 관리 업무까지 맡고 있는데 상차업무를 지원하거나 수행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명확한 진상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이에 대한 원청의 책임을 인정하고 관계자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려야 한다. 

하나. 화물노동자에게 상·하차 작업을 금지시키고 안전 설비를 마련하라. 

우리의 문제인식은 분명하다. 사고 현장에는 상·하차 전담인력이 없었고 안전인력 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설비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는 화물노동자가 화를 당해야 했던 것이다. 따라서 전담 안전인력을 배치하고 상·하차 안전작업 매뉴얼 작성을 작성해야 하며 추락이나 끼임 사고 예방을 위한 상·하차 작업 설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나. 안전운임제를 모든 화물노동자에게 적용해야 한다. 

화물노동자들은 운송을 해야만 소득이 생긴다. 그렇기 때문에 무리한 작업도 제시간에 이루어내지 못하면 적은 소득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 안전조치가 충분하지 않아도 빨리 끝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적절한 소득이 보장된다면 절차를 꼼꼼히 살필 수 있다. 이 때문에 도입된 것이 안전운임제이다. 낮은 운임 때문에 과로‧과속·과적 등 위험한 운송으로 내몰리는 화물노동자의 적정운임을 보장하여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이다. 그러나 이는 컨테이너와 시멘트 운송 화물노동자에 한해 일부 시행되고 있어 포괄범위가 매우 낮다. 고인의 경우 안전운임제 적용을 받지 않고 있었다는 점은 큰 차별이다. 

하나.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하라.

노동자가 줄줄이 사망해도 책임지는 자 없고 개선되는 것 없는 현실은 이 사회를 녹록하게 보는 시각이 있기 때문이다. 책임지지 않고 개선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제 이러한 구조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그 방법은 ‘중대재해 기업처법’ 제정이다. 한 해에 수천 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이 절박한 구조, 공공부문이라고 결코 낫지도 않은 이 황당한 구조를 계속 가져가는 것은 비정상사회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정상사회로 진입해야만 한다. 정부와 국회는 이에 응답해야 한다. 

2020년 12월 9일

노동안전보건단체 일동 (김용균재단, 건강한노동세상, 노동건강연대, 마창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 반올림,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일과건강, 충청남도 노동건강인권센터 ‘새움터’,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